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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환지계획의 처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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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환지계획의 처분성

― 대법원 1999. 8. 20. 선고 97누6889 판결―

1)김 종 보*

Ⅰ. 판결개요

  1. 사실관계

甲(충청남도 예산군수)은 이 사건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환지계

획안을 작성하여 14일간(1991. 9. 27.∼1991. 10. 10.) 일반에 공람하였다. 공람이 종

료된 후 甲은 공람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한 일부 토지소유자들의 의견서와 그 일부

의견을 환지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자신의 의견서를 첨부하여 A(충청남도지사)에게

인가신청을 하였다. A는 같은 해 12. 7. 甲의 일부 의견에 따라 환지계획안(案)을

수정하되 그 외는 원래의 환지계획안에 따라 처리하라는 처리의견을 붙여 인가를

하였다. 그 후 甲은 A의 처리의견에 따라 당초의 환지계획안을 일부 수정하였고,

이로 인해 乙(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환지의 위치가 공람 당시(의 환지

계획)에 비하여 10m가량 이동되었다. 이후 甲은 1991. 12. 21.경 일부 수정된 환지

계획에 따라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하였다.

이에 乙은 다단계로 진행된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의 모든 처분에 대하여 무효

확인 및 취소소송을 병합 제기하였다. 乙이 제기한 소송은 환지계획의 무효확인 및

취소소송, 환지예정지지정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소송, 환지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소

송이다.

  1. 대법원 판결의 요지

⑴ 환지계획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 환지예정지지정이나 환지처분은 그에 의하여 직접 토지

소유자 등의 권리의무가 변동되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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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으나, 환지계획은 위와 같은 환지예정지 지정이나 환지처분의 근거가 될 뿐 그

자체가 직접 토지소유자 등의 법률상의 지위를 변동시키거나 또는 환지예정지지정

이나 환지처분과는 다른 고유한 법률효과를 수반하는 것이 아니어서 이를 항고소송

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가 없다(소 각하).

⑵ 환지예정지지정

법 제47조, 제33조 등의 규정에서 환지계획의 인가신청에 앞서 관계 서류를 공

람시켜 토지소유자 등의 이해관계인으로 하여금 의견서를 제출할 기회를 주도록 규

정하고 있는 것은 환지계획의 입안에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대한 다수의 이해관계인

의 의사를 반영하고 그들 상호간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고 할 것이므로, 최초의 공람과정에서 이해관계인으로부터 의견이 제시되어 그에

따라 환지계획을 수정하여 인가신청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 전에 다시 수정된 내

용에 대한 공람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봄이 위와 같은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

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가 1991. 12. 7.자 인가 후에 수정한 내용에 따른 이

사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은 환지계획에 따르지 아니한 것이거나 환지계획을 적법하

게 변경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것이어서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다.

  1. 정 리

이 사건에서 乙(원고)은 처음으로 공람된 환지계획상으로는 유리한 지역에 환

지를 받기로 확정된 자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환지계획은 A(충청남도지사)

에게 인가를 받아 확정되었으며, 乙은 자신의 환지위치가 공람된 환지계획에 표시

된 바대로 확정되었다고 믿었을 것이다. 다만 공람된 환지계획이 인가되었다는 사

실이 乙에게 통지되었는지 또는 공고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이 사실관계를 밝

히지 않고 있다. 그 후 사업시행자인 甲(예산군수)은 최초의 공람절차에서 이의를

제기했던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참작하여 인가된 환지계획을 변경하였으나, 그 변

경을 위해 새로운 공람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사실관계만으로는 선명하지 않으나

이러한 환지계획변경은 A에게 인가를 받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도 역시

환지계획의 변경이 乙에게 통지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이 사실관계를 해명하

지 않고 있다. 이에 의해 두 개의 환지계획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처음 공람에 제공

되고 인가를 받은 환지계획(舊計劃)과 공람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가도 받지 않은

새로운 환지계획(新計劃)이 그것이다. 사업시행자 甲은 구 계획이 신 계획에 의해

유효하게 변경되었다고 믿었으므로, 환지예정지의 지정이나 환지처분을 하면서 신

계획의 내용에 따랐다.

판결에 나타난 사실관계만 보면 환지면적에 있어서는 신 계획과 구 계획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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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차이도 없는 것으로 보이며, 다만 乙에 대한 환지의 위치가 10미터 변경되

었을 뿐이다. 甲이 신 계획에 따라 환지예정지를 지정하고, 환지처분을 한 것에 乙

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아 을의 입장에서 보면 구 계획상의 환지위치가 신 계

획상의 환지위치보다 더 유리했을 것이다. 乙이 불리한 위치로 환지를 받게 된 근본

적인 원인은 갑이 신 계획을 유효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집행했기 때문이다.

Ⅱ. 평 석

  1. 논 점

대법원은 환지계획에 대한 항고소송에서는, 환지계획이 국민의 권리의무에 영

향을 주지 않는 행정내부적인 것이기 때문에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하고

있다. 다른 한편 환지예정지지정에 대한 항고소송에서는 환지계획에 따르지 아니한

환지예정지지정은 무효라 선언하고 있다. 다시 정리하면 환지계획은 처분성이 없다

는 원칙과 환지계획에 따르지 않은 환지예정지지정이 무효라는 원칙이 대법원에 의

해 채택되고 있다.

대법원이 두 개의 항고소송에서 채택하고 있는 이 두 원칙은, 환지계획과 관련

된 것이므로 내용상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원칙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 서로 모순되는 것인지 하는 점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 두 개

의 결론은 어떠한 관계에 있는 것일까?

환지예정지지정이 환지계획의 내용과 달라지는 경우에 무효가 된다는 것은, 환

지예정지지정이 무효가 아니려면 환지계획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르면

환지예정지지정은 무엇인가를 새롭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바를 그대

로 집행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이는 환지계획을 통해서 이미 변동될 수 없는 권리관

계가 확정되며, 환지계획에 의해 확정된 권리관계는 환지예정지지정에 의해 단지

집행되기만 할 뿐 변동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환지예정지지정

이 환지계획에 반하면 무효라는 것은, 환지계획에서 이미 국민의 권리의무가 구속

적으로 확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환지

계획 자체에 대한 소송에서 환지계획은 행정내부적인 것으로 토지소유자의 법률상

지위에 변동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취하고 있다. 대법원의 견해

처럼 환지계획에 의해 확정되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 행정내부적인 것에

불과한 것이고 이에 대하여 다툴 수 없다면, 환지계획은 국민의 권리의무를 구속적

으로 확정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환지예정지지정은 환지계획의

집행에 불과한 것이고 환지계획의 내용에 반하면 무효라 판단하고 있으므로, 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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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속에 일정한 권리의무가 이미 구속적으로 결정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 사건의 해결과 관련하여 대법원의 판결 속에는 서로 모순

되는 두 개의 입장이 있다. 환지계획이 행정 내부적이며, 권리의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는 명제와 환지예정지지정이 환지계획에 반하면 무효라는 명제, 즉 환

지계획에 의해 권리의무가 확정되는 것이라는 명제가 하나의 판결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개의 명제는 서로 모순되므로, 남는 과제는 무엇이 틀렸

는가를 찾아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절차와 환지계획,

환지예정지, 환지처분의 관계 등을 간단히 살펴보아야 한다.

  1. 토지구획정리사업과 환지계획의 의의

⑴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의의와 근거

토지구획정리사업은 기존의 시가지로서, 획지와 도로망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높은 지역에서 시행되는 공법적 개발 사업이다. 이와 같은 공법적 개발 사업은 사적

자치에 의한 시장 기능만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도심의 문제 지역을 정비하기 위

한 수단으로 발전해왔다. 1962년 제정된 도시계획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가 1976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라는 별개의 법률로 분리되어 입법되고, 2000년에는 도시개

발법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수용방식의 사업방식이 추가되는 등의 전면개정을 겪는

다. 현행 도시개발법에는 환지방식, 수용방식, 혼용방식이라는 3종류의 사업방식이

규정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환지방식의 개발 사업이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 토지

구획정리사업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해도 좋다.

토지구획정리사업은 수용방식과 달리 토지소유권을 박탈하지 않고 구토지의 소

유권을 새롭게 조성되는 토지(환지)의 소유권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공공시설을

설치하고 필지경계선을 정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구 토지소유자의 소

유권이 새로운 환지에 대한 소유권으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권리배분이 이루어지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의 특성상 소유권의 변경에 대한 계획인 환지계획의 존재가 필연

적으로 요구된다.

⑵ 환지계획의 의의와 수립절차

환지계획이란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인하여 조성된 대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

가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시행자가 입안하고 시장·군수의 인가를 통하여 확정되는

행정계획이다. 환지계획을 입안함에 있어서, 토지의 가액은 감정평가를 거쳐 규약·

정관 등에 의하여 구성·운영되는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시장·군수가 환지계획의 인가를 신청하고자 하는 경우 이를 14일간 일반에 공람하

고,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묻는데, 이 때 공람에 제공되는 것이 바로 환지계획안(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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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러한 환지계획안은 아직 구속력을 갖지 않으며, 후술하는 인가를 통하여 비

로소 환지계획으로 확정된다. 환지계획을 통하여 토지구획정리사업의 결과로 확보

될 도로망과 그를 중심으로 정리된 구획에 따라 새로운 토지의 소유자를 확정하는

사항이 담겨지게 된다. 환지계획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절차가 적용되는 것

이 원칙이다.

⑶ 집행행위로서 환지처분과 환지예정지지정

환지계획을 실현하는 집행행위로서 환지처분이 있는데, 환지처분은 시행지구

내 기존토지의 소유권을 소멸시키고 법률상 전혀 새로운 것으로 간주되는 토지상에

새로운 권리의무관계를 창설하는 시행자의 처분이다. 환지계획에서 환지를 받기로

정해진 자는 환지처분의 공고가 있은 다음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구 토

지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다.

구역지정에서 사업완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의 특성상

환지계획을 최종적으로 집행하는 환지처분 외에 중간단계의 집행행위로서 환지예정

지지정이라는 처분이 마련되어 있다. 환지계획만으로 아직 토지소유권이 변동되지

않지만, 대상지역 내 토지소유자들에게는 새롭게 받게 될 토지가 법적으로 확정되

므로 이를 확인하기 위한 단계가 필요하다. 여기서 구 토지의 사용수익권을 새로운

토지의 사용수익권으로 이전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이

다.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은 시기적으로 환지처분에 선행한다.

환지계획을 통해 확정된 환지의 위치와 면적은 후속하는 집행행위인 환지처분

이나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내용적으로 구속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집행행위가 환

지계획에서 정해진 환지의 위치와 면적을 변경시키게 되면 무효가 되고, 환지계획

상의 환지위치와 면적은 집행행위가 없었던 것과 같이 계속 효력을 유지한다. 다만

환지계획에서 정해진 환지의 위치와 면적이 반드시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적법한 절

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1. 판결의 검토

이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이 된 행정작용은 환지계획의 변경 또는 변경된 환지

계획이고, 대법원이 일차적으로 처분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도 변경된 환지계획이다.

대법원은 오래 전부터 환지처분이나 환지예정지지정은 환지계획의 집행행위에 불과

한 것으로 파악하고 환지계획의 내용에 반하는 집행행위의 효력을 지속적으로 부인

해 왔다(환지예정지지정의 무효에 대해서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5누603 판결, 환

지처분에 대해서는 대법원 1978. 8. 22. 선고 78누170 판결, 대법원 1990. 10. 10. 선고

89누4673 판결, 대법원 1991. 4. 26. 선고 90다11295 판결, 대법원 1992. 6. 26. 선고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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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11728 판결, 대법원 1992. 11. 10.선고 91누8227 판결 등). 이를 보면 대법원이 간

접적으로나마 환지계획을 통하여 권리의무가 확정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왔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의 환지계획에 대응하는 도시재개발

법(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의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대법원이 그 처분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추측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해 준다(대법원 1995. 8.

  1. 선고 94누5694 판결 등).

다른 한편 이 사건은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 환지계획의 처분성이 최초로 문제

된 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여기서 대법원은 환지계획의 처분

성을 명시적으로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물론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이 된 것

은 甲이 임의로 수정한 환지계획이며 대법원은 이러한 환지계획이 처분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 부연한다면, 이 사건에서 乙은 甲이 임의로 수정한 환지계획만을 다투었

을 뿐 최초의 환지계획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았다. 乙은 최초의 환지계획에 대하여

는 이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최초의 환지계획이 유효하다고 주장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 환지계획은 갑이

임의로 수정한 환지계획이었으며, 대법원이 일차적으로 처분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

도 바로 수정된 환지계획이다. 이처럼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한도에서라면 대법

원이 수정된 환지계획에 대하여 그 처분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충분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에서 더 나아가 환지계획일반의 처분성을 부인하는 견해를 밝히

고 있다. 즉 대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이 사건의 환지계획뿐 아니라 앞으로 나타날

유사한 사건에서도 환지계획은 처분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 표

명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환지계획의 처분성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을 항목을 나누어 검토해

보기로 한다.

⑴ 환지계획의 효력과 처분성

이 사안에서는 변경된 환지계획이 실제로 위력을 발휘하여 환지예정지지정의

내용을 결정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사후에 무효인 것으로 판단된 환지계획의 변경

이 사업시행자에게는 유효한 것으로 오해되었으며, 사업시행자는 변경된 환지계획

에 따라 환지예정지지정을 했다. 그러므로 변경된 환지계획은 비록 무효였다고 하

여도 환지예정지지정을 사실상 구속했고, 그렇다면 환지계획은 국민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최초의 환지계획이

유효했고, 후속한 환지계획변경행위가 무효였기 때문에 최초의 환지계획이 변경되

지 않은 채 효력을 갖게 된다.

대법원이 환지예정지지정의 무효확인소송에서 “환지계획이 공람절차를 거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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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서 무효”라고 판단하는 것은, “환지계획의 변경이, 효력발생요건인 통지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더 나아가 공람절차 등도 거치지 않아 효력을 발생하지 않고, 최초의

환지계획이 변경되지 않은 채 존재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환지예

정지지정은 최초의 환지계획에 따라 행해져야 하는 것이며, 변경된 환지계획에 따

라 행해진 환지예정지지정은 대법원의 입장과 같이 당연히 무효로 해석되어야 한

다.

대법원의 심판대상이 되었던 환지계획의 변경은 효력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것

으로 무효 또는 부존재 상태이며 국민에 대하여 효력을 갖지 못하도록 이론구성 되

어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어떠한 행정작용이 효력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 하

여도 그 처분성이 모두 부인되는 것은 아니며, 무효등확인소송을 통해 무효 또는 부

존재임이 확인될 수 있다. 만약 어떠한 행정작용이 무효일 경우 무조건 그 처분성이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무효등확인소송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 되므

로, 무효등확인소송제도를 두고 있는 현행 행정소송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해석이

된다.

이 사건에서는 환지계획 변경처분이 무효여서 이론적으로는 아무런 효력을 발

휘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후속하는 집행행위를

통해 사실상 효력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처럼 무효인 행정작용도 국민의 권리의무

에 사실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항고소송으로 그 사실상의 효력을 배제할 필

요가 있는 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환지계획(의 변경)은 그것이

비록 무효였다 하여도 처분으로서의 성격은 갖는 것이며, 대법원이 이에 대한 항고

소송을 부적법 각하한 것은 옳지 않다. 더 나아가 대법원이 그 결론을 일반화하면서

환지계획의 처분성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선례를 내놓은 것은 앞으로 토지구획정리

사업과 관련된 분쟁에서 조기의 권리구제를 봉쇄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환지처분으로 모든 권리의무의 변동이 종결되면 개별적인

환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

므로, 대법원의 견해처럼 환지계획의 처분성까지 부인하게 되면 환지계획 이후에는

환지예정지지정에 대해서만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

러나 환지예정지지정에 대한 항고소송도 환지처분이 행해지고 나면 소의 이익을 잃

게 된다는 것이 이 판결 후반부에 피력된 대법원의 견해이므로 환지예정지지정에

대한 소송 중에 환지처분이 행해지면 그 소송 역시 각하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토

지구획정리사업과 관련된 행정법적 분쟁해결의 길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

찬가지이다.

⑵ 처분의 효력요건으로서 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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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법원을 포함하여 대법원에서도 사실관계를 해명함에 있어서 환지계획의 효

력요건으로서 고시(告示) 또는 국민에 대한 개별적 통지행위가 존재했는가를 점검

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환지계획이 대국민적인 효력이 없는 행정내부적인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이론구성하고 있지만 환지계획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민의 권리의

무를 구속적으로 확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으로도 환지

계획은 인가를 받도록 정해져 있는데, 이를 대법원의 견해처럼 행정내부적인 결재

절차(決裁節次)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이다. 만약 환지계획이 행정 내부적 결

재사항에 불과한 것이라면 이를 법에서 특별히 인가절차로 규율하는 것 자체가 매

우 이례적인 것이다. 오히려 환지계획의 인가를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 토지구획

정리사업법의 취지는 환지계획이 다수의 이해관계인에 영향을 주는 일반처분(一般

處分)이고, 이는 상급관청의 승인대상이므로 이를 작성한 행정주체가 상급관청에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러한 일반처분의 승인행위

는 물론 그 승인만으로 효력을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대외적으로 공고되거나 최소

한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통지되어야 효력을 갖게 된다. 행정법상 이에 해당되는 처

분으로는 예컨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의 도시관리계획결정(법 제30

조 제6항),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의 사업인정(법

제22조), 주택법상의 사업승인(법 제16조),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법 제3조), 도

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법 제28조, 제44조),

도시개발법상 실시계획의 인가(법 제18조) 등을 들 수 있다. 만약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도시계획결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원고가 도시관리계획결정의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면 우선 도시계획이 결정되었는가, 또 고시되었는가를 살펴

야 한다. 그 결과 만약 결정이 고시되지 않았다면 처분을 무효로 확인하여야 할 것

이지 이를 처분이 아니라고 각하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법률이 대외적 효력요

건으로서 고시에 관한 규정을 누락한 경우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해석되어야 한다.

환지계획의 인가에 대한 이 사안이 바로 그러한 경우인데,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우선 그 처분이 다수인(多數人)의 물권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처분에 해당되는 것으

로 보고 이와 유사한 여타의 법률에서 고시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추적용을 통해 처분의 무효를 확정하기 곤란한 경우라 하더라도,

최소한 그 효력요건으로서 국민에 대한 개별적 통지는, 규정의 유무에 불구하고 반

드시 행해져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국민에 대한 통지가 처분의 효력발생

요건이라는 것은 의문 없이 받아들여지는 행정법의 일반원리이기 때문이다.

대법원과 원심법원은 환지계획인가의 고시에 관한 조문이 없다는 점, 환지계획

(의 변경)이 무효라는 점 등에 근거하여 그 처분성을 부인하여 소를 각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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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지계획의 처분성(김종보) 1209

법원의 이런 결론이 옳다면 환지계획이 국민에게 고시되었는지 또는 통지되었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한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환지계획은 국민의 권리의무를 구속적

으로 확정하는 행정작용이며, 이는 법에서 고시에 관한 절차를 정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변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시에 관한 절차가 법에 누락되었다는 점만으로

행정작용의 법적 성격을 판단한 것이라면 이는 앞뒤가 바뀐 것이다. 이 사건에서도

고시에 관한 절차가 누락되어 있다는 점은 환지계획의 성격을 파악한 후 해석을 통

해 보충했어야 할 입법상 불비였을 뿐 환지계획의 성격을 좌우하는 요인은 아니다.

⑶ 결 론

토지구획정리사업은 구역지정, 사업시행인가, 환지계획인가의 다단계 절차를 거

쳐 시행된다. 이 중에서도 특히 환지계획은 구토지의 소유권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토지의 소유권을 발생시키고 토지소유자들의 권리의무관계를 확정한다는 점에서 중

요한 의미를 갖는다. 환지처분을 통해 구체적인 권리변환의 효과가 발생하기는 하

지만, 환지처분의 내용이 환지계획에서 확정된다는 점에서 환지계획 그 자체만으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처분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통지절차로서 고시에 관한 규정이 흠결되어 있는 것은 처분의 성립과 효력 자체가

부인될 수 있는 치명적인 입법의 불비이므로, 유추해석을 통해 보충되거나 궁극적

으로는 법률에 고시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

서 여전히 고시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도시개발법의 규정은 시급히 개정되

어야 할 것이다(법 제29조).

<참고문헌>

김동희, 행정법 Ⅰ, 박영사, 2008.

김동희, 행정법 Ⅱ, 박영사, 2008.

김종보, “환지계획의 처분성”, 공법연구 제 28집 제 3호, 한국공법학회, 2000. 3.

김철용, 행정법 Ⅰ, 박영사, 2008.

김철용, 행정법 Ⅱ, 박영사, 2008.

박균성, 행정법론(상), 박영사, 2007.

박균성, 행정법론(하), 박영사,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