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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行政法에 있어 判例의 意義와 機能 法學과 法實務의 연결고리로서의 判例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판례를 例示로 하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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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행정법학회 행정법학 제1호 2011년 9월 Korean Administrative Law Association Vol. 1, Oct. 2011

行政法에 있어 判例의 意義와 機能

法學과 法實務의 연결고리로서의 判例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판례를 例示로 하여

1)

朴 正 勳*

<국문초록>

판례는 입법(법률)과 법학(학설)과 함께 법의 를 이루는, 법의 중심 맥점이

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0년 한국행정법학회의 창립을 기념하면서 앞으로 행정법과

행정법학이 가야할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행정법에 있어 판례의 의의와 기능을 고

찰한다.

먼저 제2장에서는 ‘판례’와 ‘ ’의 개념을 고찰한다. 의 개념 중 (1) 첫째,

‘법의 사실적 인식근거’로서의 개념은 제1단계의 판례법, 즉, 실정법을 경험적

으로 인식할 수 있는 근거로서의 판례와 연결되고, (2) 둘째, ‘법의 규범적 인식근거’

로서의 개념은 제2단계의 판례법, 즉, 판례 생성의 헌법적 정당성에 의거하여

판례상의 명제에 대하여 법명제로서의 자격을 승인할 수 있는 근거로서의 판례와

연결되며, (3) 셋째,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개념은 제3단계의 판례법, 즉, 판례

상의 명제에 대하여 법적 구속력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로서의 판례와 연결된다. 이

러한 제3단계의 판례법은 법관의 법형성 기능의 한계로 인하여 인정될 수 없다.

제3장에서는 행정법에서의 판례의 특수성을 고찰한다. 행정법에서는 행정작용이

법의 인 입법 재판 학설 중 입법과 재판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즉, 행정

입법은 입법과, 행정심판과 행정결정은 재판과 연결된다. 또는 ‘행정’ 그 자체를 법

의 제4요소로 추가할 수도 있다. 행정법상 판례는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만이 아

니라, 행정심판, 고충민원, 감사원 심사청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진정의 결정례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파악될 수 있다. 일반행정법 영역에서는 소위 광범위한 ‘법률

의 흠결’로 인하여 제2단계와 제3단계의 판례법이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제4장 이하에서는 세 단계의 판례법과 관련하여 행정법에 있어 판례가 갖는 기능

을 고찰한다. 제1단계의 판례법, 즉, 실정법의 경험적 인식근거로서의 판례는 법학과

실무의 ‘소통기능’으로 연결된다. 법학과 실무는 상호 존중하고 이해하여야 한다는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법학대학원 교수,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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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2

것이다(제4장). 제2단계의 판례법, 즉, 법명제의 규범적 인식근거로서의 판례는 법학

과 실무의 ‘상호평가기능’으로 연결된다. 법학과 실무는 상호 무비판적으로 맹종하

거나 무시하여서는 아니 되고, 상호 비판하면서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

다(제5장). 제3단계의 판례법, 즉, 법명제의 효력근거로서의 판례는 인정될 수 없다

는 점은 법학과 실무의 ‘혁신기능’으로 연결된다. 판례는 끊임없이 사안들의 비교를

통하여 그 타당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법학과 실무는 공동작업으로써

행정법 도그마틱을 발전시킨다. 이상과 같은 법학과 실무의 소통기능, 상호평가기능

및 혁신기능을 불확정개념과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소재로 삼아 구체적으

로 설명하였다.

주제어 : 행정법, , 법의 경험적 인식근거, 규범적 인식근거, 효력근거, 판례

법, 법학과 법실무, 소통, 평가, 혁신, 재량행위, 불확정개념

. 序說

. 法源으로서의 判例

. 行政法에서 判例의

特殊性

. 判例의 疏通機能

. 判例의 評價機能

. 判例의 革新機能

. 結語

序說

제1판례 : 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0두6121 판결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 조, 제17조, 제22조, 제24조의2, 제28조, 제31조의2, 제34조의2 등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 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 여부와 만일 과징금 을 부과한다면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과징금의 부과액수를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재 량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 은 재량행위라 할 것이나, 이러한 과징금 부과의 재량행사에 있어서 사실오인, 비례 평등 의 원칙 위배 등의 사유가 있다면 이는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서 위법하다.

제2판례 :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두13315 판결 구 주택건설촉진법(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 33조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은 상대방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효과를 수 반하는 이른바 수익적 행정처분으로서 법령에 행정처분의 요건에 관하여 일의적으로 규 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므로, 이러한 승인을 받으려는 주택건 설사업계획이 관계 법령이 정하는 제한에 배치되는 경우는 물론이고 그러한 제한사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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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3

없는 경우에도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처분권자는 그 승인신청에 대하여 불허가 결정을 할 수 있으며,

제3판례 :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1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서 정한 도시지역 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행위를 수 반하는 건축허가는 건축법 제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건축허가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 한법률 제56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한 토지의 형질변경허가의 성질을 아울러 갖는 것 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같은 법 제58조 제1항 제4호, 제3항, 같은법시행령 제56조 제1항

별표 1 제1호 (가)목 (3), (라)목 (1), (마)목 (1)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같은 법 제56조 제1 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한 토지의 형질변경허가는 그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금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행정청에게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법에 의하여 지정된 도시지역 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가는 결국 재량행위에 속한다.

2 행정행위를 기속행위와 재량행위로 구분하는 경우 양자에 대한 사법심사는, 전자의 경우 그 법규에 대한 원칙적인 기속성으로 인하여 법원이 사실인정과 관련 법규의 해석 적용을 통하여 일정한 결론을 도출한 후 그 결론에 비추어 행정청이 한 판단의 적법 여부 를 독자의 입장에서 판정하는 방식에 의하게 되나, 후자의 경우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 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 탈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에 대한 심 사는 사실오인, 비례 평등의 원칙 위배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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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4

한국행정법학회! 우리 모두의 옥동자의 탄생을 축하하는 오늘 향연에서

우리는 萬歲三唱과 함께 다음과 같은 실존적인 물음을 던지며 우리 스스로

를 돌아본다. ‘행정법’이란 무엇인가? ‘행정법학’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근본적으로, ‘법’이란 무엇인가, ‘법학’

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라고 묻고,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서 출발하여 행

정법에서의 특수성을 찾을 수 있다.

‘법’은 대저 인간의 평화롭고 정의로운 공동체 생활을 위한 강제적 규율

인 만큼, 한편으로 평화와 정의를 지향하는 ‘이성’을, 다른 한편으로 강제적

규율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동시에 갖지 않으면 아니 된다. 이성적인 힘,

바로 그것이 ‘법’이다. 이성 없는 힘은 폭력일 뿐이고, 힘이 없는 이성은 사

변일 뿐이다. 이와 같이 이성과 힘이 결합된 법은 인류 역사에서 솔로몬

으로 상징되는 강력하고 현명한 재판관에 의한 ‘재판’을 통해 나타났다.

그 후 국가체제가 확립되면, 한편으로 재판의 힘을 보강하는 ‘입법’이 행해

지고, 다른 한편으로 재판의 이성을 보완하는 ‘법의 지혜’(juris+prudentia), 즉

‘법학’이 발전한다. 그리하여 서양의 근대국가 성립 후에는, 특히 의회민주

주의의 확립과 더불어, 법의 3요소로서 입법과 재판과 법학, 그리고 그 각

각의 산물인 법률과 판례와 학설이 鼎立하게 된다.

이와 같이 역사적으로는 재판(판례)이 중심에 있고 양측에서 입법(법률)

과 법학(학설)이 이를 보강 보완하는 관계로 파악할 수 있다. 반면에, 의회

민주주의와 결합된 법치주의 이념의 관점에서는 입법이 중심에 서고 재판

은 법률을 구체적 사건에 적용하는 지위로 격하되지만, 이는 ‘이념’에 불과

하고 법의 ‘실제’에서는 법률의 불명확성과 모순 또는 흠결 때문에 여

전히 재판과 판례가 중심에 있다. 여기에서도 법학은 재판에게 법률의 해

석 가능성들을 제안함으로써 여전히 재판에 대한 (이성의) 보완 기능을 수

행하고자 하지만, 학문적 권위가 약해지면 재판의 결과인 판례들을 사후적

으로 정리 체계화하는 기능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상의 법이론적 역사적 개관에서 알 수 있듯이, ‘법’이란 무엇인가, ‘법

학’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만나게

되는 중심 맥점은 바로 ‘판례’이다. 다시 말해, 판례(법)의 문제는 한 국가의

“법질서와 법학의 실존적 문제 중의 하나”1)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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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5

국행정법학회의 창립을 기념하는 학술대회에서 앞으로 행정법과 행정법학

이 가야할 길을 모색함에 있어 판례의 의의와 기능을 고찰하는 것은 자못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명의식을 갖고 본고에서는 먼저 ‘法源’으로서의 판례 문제를 고

찰함으로써 판례의 의의에 관한 법이론적 기초들을 확보하고( .), 이를 기

초로 행정법 영역에서 판례가 갖는 특수성들을 분석한 다음( .), 행정법에

서의 법학과 법실무의 상호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판례의 기능을 소통기능

( .), 평가기능( .) 및 혁신기능( .)으로 구분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소통기

능의 핵심은 판례를 매개로 한 상호 이해와 존중이며, 평가기능의 핵심은

판례를 소재로 한 상호 비판과 自省이며, 혁신기능의 핵심은 판례의 사안유

형과 이익 가치상황에 따른 비교과 검증이다. 이러한 논의를 위한 소재로

서, 종래 처분성 원고적격 신뢰보호원칙 등의 문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이론과 실무의 대화가 부족하였다고 생각되는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판례

를 例示로 삼았다.

法源으로서의 判例

判例의 개념

‘판례’(precedent, précédent, Präjudiz)는2)가장 넓은 의미로는 先判決例의 준

말로서, 최고법원을 포함한 모든 심급의 법원에서 내려진 판결(또는 결정)

이 다른 사건에서 선례로서 원용되는 것을 의미한다(광의의 판례). 그러나

법학과 실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고법원의 판결들이라는 점에

서 통상 판례는 대법원판례와 헌법재판소판례를 가리킨다(협의의 판례). 대

법원판례 중에서 전원합의체판결 또는 그동안 논란되어 오던 쟁점에 관해

명백한 입장을 밝히는 판결과 같이 향후의 재판에 명시적인 지침을 제공하

1) Fritz Ossenbühl, in: Erichsen (Hg.),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0.Aufl., 1995, §6 Rn.77.

2) 본고에서의 판례의 개념과 法源性에 관한 고찰은 졸저, (J. H. Park), Rechtsfindung im Verwaltungsrecht, Berlin 1999, S.159-184; 졸고, “판례의 법원성”, 법실천의 제문제(東泉김인 섭변호사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6, 1-26면; “행정법의 法源”, 행정법연구 제4호, 1999 년 상반기, 33-64면 현재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박영사, 2005, 113-162면 수록 에서 피력한 私見을 수정 보완하여 改筆한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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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6

는 ‘중요판례’ 내지 ‘지도적 판례’(leading case, leitende Präjudiz), 또는 이에 해

당하지 않더라도 두 개 이상의 대법원판례에서 동일한 견해가 반복적으로

확인된 ‘확립된 판례’(ständige Rechtsprechung)는 판례의 구속력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최협의의 판례).

우리나라에서 법학과 법실무의 관계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협의의 판례,

즉, 대법원판례와 헌법재판소판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에서와 같은

‘선례구속’(stare decisis)원칙이 인정되지 않고, 오히려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

급심재판에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해서만 하급심을 기속한다고 규정하

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건은 특히 행정사건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대법원에 상고되어 수많은 대법원판례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대법원판례의

변경은 법원조직법상 반드시 전원합의체의 심판으로 하도록 되어 있고,

원심판결이 대법원판례와 상반된 판단을 한 경우에는 소액사건심판법과

군사법원법상 절대적 또는 상대적 상고 항소이유로 명시하고 있는 등

대법원판례는 우리나라 실정법상 특별취급되고 있다.3) 또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당해 사건에 관해서만 기속력을 갖지만,4) 헌법재판소판례는 헌법사

건에 관한 단심 및 최고심의 결정으로서, 사실상 강력한 구속력을 발휘한

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본고에서도 ‘판례’라는 용어를 협의로 파악하여 대

법원판례와 헌법재판소판례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행정작용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판례는 행정법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본고에서는 일단 양자 모두 최고법원의 판례라는

점에서 대법원판례와 구별하지 않고 논의하되, 특별한 언급이 필요한 때에

는 헌법재판소판례를 별도로 지적하기로 한다.

3)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호는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 법률 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전원합의체에서 심판하도록 하 고,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호는 “원심판결이 법률 명령 규칙 또 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를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의 제 외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와 군사법원법 제414조 제2 호 및 제442조 제2호는 대법원판례와 상반되는 판단을 한 경우를 상고이유 또는 항소이 유로 규정하고 있다.

4)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1항, 제67조 제1항, 제75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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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7

問題의 所在 다양한 法源 槪念과 法槪念

(1) 종래 독일에서의 논의를 본받아 우리나라에서도 판례의 의의

와 기능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판례도 하나의 ‘法源’(Rechtsquelle)인가 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이루어져 왔다. 법학이 ‘법’을 그 연구대상으로 하는 한,

판례도 그 ‘법’을 이루는 구성요소로 인정되어야 비로소 법학의 연구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판례의 法源性 문제는 법학의 근본주제의 하나가 되었던 것

이다. 독일에서 판례의 法源性을 긍정하는 쪽에서는 ‘법관법’(Richterrecht) 또

는 ‘판례법’(Präjudizienrecht)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지만, 판례의 法源性을

부정하는 쪽에서는 의식적으로 그러한 용어는 피하고 단지 ‘판

례’(Präjudizien, Rechtsprechung)라고만 부른다.

(2) 판례의 法源性 문제는 그 전제로서 ‘法源’의 개념을 어떻게 파악하는

가에 달려 있다. 法源은 원래 유럽에서 중세후기 및 근대에 이르러, 실정법

의 다원성과 복잡성으로 인해 개별사안에 관한 재판에서 적용하여야 할 법

규를 찾는 작업이 중요하였기 때문에 만들어진 개념이다. ‘법규’ 내지 ‘법명

제’(Rechtssatz)는 원래 법적 삼단논법에서 대명제로 설정하여 거기에 소명제

인 당해 사건의 사실관계를 포섭시켜 결론을 도출하는 논리적 도구이다.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만을 들여다보고 그때그때마다 적합한 해결을 즉흥적

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된다는 요건/효과로

이루어진 일반 추상적 명제를 대명제로 내세우고 그 대명제에 따라 당해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재판에 있어 평등과 법적 안정성을 실현

하기 위한 보장책이다. 당해 사건에서 이러한 대명제로 설정되는 일반 추

상적 명제가 반드시 그 사건에 적용되어야 하는 ‘법의 명제’, 즉, ‘법규’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명제가 ‘법’에 의해 강제되는 것임이 인정되어야 하

는데, 이러한 법적 강제력 내지 효력을 인정하기 위한 근거가 바로 ‘法源’이

다.5) 요컨대, 法源은 원래부터 법 내지 법규의 효력근거를 의미하는 개념으

5) 예컨대, 19세의 자녀가 그 소유명의의 부동산을 부모의 동의 없이 처분한 후 그 부 모가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라는 이유로 그 처분행위를 취소한 경우, 그 취소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만20세가 되기 전에는 법정대리인(부모)의 동의 없이 행한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라는 명제가 ‘법명제’로서, 삼단논법의 대명제로 설정되어야 하는데, 그 명제가 법적 구속력 내지 효력 있는 법명제로 인정될 수 있는 ‘法源’은 바로 민법 제4조와 제5조 제1항 및 제2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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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8

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독일에서 19세기부터 위와 같은 재판과 관련한 실정법적 의미를

벗어나, 한편으로 Savigny로 대표되는 역사법학파에 의하여 법의 생성근거

로서의 法源 개념이 사용됨으로써 관습법이 실정법을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法源’이라고 주장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법철학적 관점에서, ‘法源’은 법의

평가근거라는 의미로서, 실정법의 정당성 근거 또는 그 비판의 근거가 바

로 ‘法源’이라고 주장되기도 하였다. 또한 법사회학 내지 법사학의 관점에서

특정의 법질서 속에서 재판과 관련 없이 어떤 명제가 법명제로 사실

상 승인되기 위한 근거, 즉, 법의 인식근거라는 의미로 ‘法源’ 개념이 사용

되었다. 나아가 이러한 법의 인식근거에 관하여, 법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사실상 승인’의 차원을 넘어, 일정한 명제가 마땅히 법명제로 승인되어야

할 자격이 있다는 의미에서 ‘규범적 인식’의 차원으로 확장되기도 하였다.

(3) 위와 같은 다양한 法源 개념들 중에서 판례의 法源性과 관련하여 문

제되는 것은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法源, 법의 사실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

및 법의 규범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이다. 판례가 법의 근원적인 생성근거

가 된다거나 법의 정당성 또는 비판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

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주장된 적도 없다. 그런데 위 세 가지 法源 개념은

각각 서로 다른 ‘법’ 개념과 연결되어 있다. 즉, 첫째,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法源 개념은 법의 필수적 개념요소로서 ‘효력’을 전제로 한다. 이에 의하면,

실정법적 효력, 특히 재판에 적용될 수 있는 효력이 결여된 법은 있을 수

없고,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실정법적 내지 법도그마틱

적 법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두 번째의, 법의 사실상 인식근거로서

의 法源 개념은 법의 필수적 개념요소로서 ‘사실상 승인’만을 요구하기 때

문에, 실정법적인 효력이 없더라도 대다수의 법질서 구성원에 의해 법으로

승인되기만 하면 ‘법’으로 파악된다. 이는 법사회학적 법개념이다. 셋째, 법

의 규범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 개념은 법의 필수적 개념요소로서 일반

적으로 ‘사실상 승인’의 요소와 더불어 ‘승인(인식)의 당위성’을 요구하지

만, ‘실정법적 효력’을 반드시 전제하지 않는다. 이러한 법개념에 대해서는

확립된 용어가 없으나, 법으로서의 당위성과 자격(가치)을 강조한다는 의미

에서 일응 ‘법윤리학적’ 내지 ‘법가치론적’ 법개념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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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9

다.

(4) 종래 우리나라에서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판례의 法源性을

논의함에 있어 상당한 난맥상을 보인 것은 각기 다른 法源 개념 및 법개념

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이다. 즉, 판례는 결코 法源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

는 논자들은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法源 개념 및 실정법적 법도그마틱적

법개념을 전제로 한 것이고, 반면에 판례는 반드시 法源의 하나로 파악되어

야 한다는 논자들은 대부분 법의 사실적 규범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 개

념 및 법사회학적 법윤리학적 법개념에 의거하고 있다. 따라서 法源 개념

과 그 전제가 되는 법개념을 밝히게 되면, 판례의 法源性에 관한 견해 차이

는 상당 부분 해소되고 논쟁의 대상과 범위가 좁혀지게 된다. 즉, 첫째, 판

례가 법의 사실적(경험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해서

는 異見을 찾기 어렵다. 둘째, 판례가 법의 규범적(당위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그 범위와 관련하

여, 예컨대, 법률의 흠결보충의 경우에 한정하는가 아니면 법률의 해석도

포함하는가에 대하여 견해가 나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바로 세 번

째의,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法源 개념에 관해서이다. 節을 바꾸어 이와 같

은 세 가지의 法源 개념에 상응하여 法源으로서의 판례, 즉, 판례법에 관해

고찰하기로 한다.

세 단계의 判例法

(1) 제1단계 판례법 : 법의 사실적(경험적) 인식근거로서의 판례

제1단계 판례법은 판례의 사실상의 구속력에 의거한다. 상술한 바와 같

이 법원조직법상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

여만 하급심을 기속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대법원 스스로 자신의 판례를

전원합의체의 심판을 통해 새로운 견해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미법

에서와 같은 ‘선례구속’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판례변경절차의 특수성

및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과 소액사건심판 등에서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례위반의 특별취급으로 말미암아 사실상 판례는 당사자, 다른 국가기관,

하급심, 심지어 대법원 스스로에게도 강력한 구속력을 발휘하고 있다. 법사

회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판례를 우리 사회에서 엄연히 작용하고 있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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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10

나의 ‘법현상’으로 파악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달리 말해, 판례는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명제가 사실적 경험적으로 법명제로 승인될 수 있

는가를 인식하게 해 주는 근거를 이룬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판례는 분명

히 판례‘법’이다. 유의할 것은 이러한 제1단계 판례법은 후술하는 제2단계

판례법과는 달리, 반드시 판결이유에서 설시된 일반 추상적 대명제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 대명제와의 포섭을 통해 일정한 결론이 도출되도록 한

개별 구체적인 사실적 요소들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사실상 동일한 판결이 선고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

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1단계의 판례법은 ‘사례법’(case law, Fallrecht)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6)

이러한 제1단계 판례법이 갖는 의미는, 일차적으로 법학은 엄연한 법현

실인 판례를 마땅히 연구대상으로 삼아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

고자 노력하여야 한다는 데 있다. 판례를 도외시하는 법학은 법의 ‘실제’를

간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실무(법원)로서도 당해 사건의 해결에만

급급하지 아니하고 판례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충분히 자각하고, 판례에

대한 사회 및 법학계의 견해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아니 된

다. 요컨대, 판례를 매개로 하여 법학과 법실무는 서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기능’이 바로 판례의 첫 번째 기능인데, 이에 관해 아래 .에

서 상론하기로 한다.

(2) 제2단계 판례법 : 법의 규범적(당위적) 인식근거로서의 판례

제2단계의 판례법은 판례생성의 규범적 정당성에 의거한다. 이 규범적

정당성은 근본적으로 법관의 재판의무 및 판결이유 설시의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최고규범인 헌법에 의해 그 정당성이 부여된다. 즉, 법

관은 재판에 임하여 법률의 문언이 불명확하다거나 모순된다거나 적합한

6) 법제처의 법령해석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법제업무규정 제26조 제8항은 민원인으 로부터 법령해석의 요청을 받은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반드시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하도록 규정하면서도, 그 단서 제2호에서 “정립된 판례”가 있는 경우에는 법제처에 대한 법령해석요청을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우체국예금 보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분쟁조정의 신청이 있으면 반드시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하 도록 규정하면서도 그 단서 제2호에서 “분쟁의 내용이 관계 법령 판례 또는 증거 등에 의하여 심의 조정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 회부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사회에서, 심지어 행정부 내에서도 판례가 사실상 법령에 준하는 구속력을 갖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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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11

법률이 없다는 이유로 재판을 거부할 수 없다. ‘법률의 완전성’ 이념에 의하

면, 상술한 법적 삼단논법에서 대명제의 역할을 하는 법명제(법규)의 자리

에 법률을 집어넣고 이에 당해 사건의 사실관계를 포섭시키면 자동적으로

결론이 도출된다는 것이나, 이는 의회민주주의와 결합된 법치주의를 이념

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하나의 픽션에 불과하다. 당해 사안에 적합한 법

률이 있고 그 법률의 문언이 명확한 경우는 오히려 예외에 불과하다. 대부

분의 사건에서, 특히 대법원에 상고되는 사건에서는, 당해 사안에 적합한

법률이 있다 하더라도 그 법률의 문언이 불명확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행

정사건에서는 법률의 문언이 명확하면 애당초 분쟁의 소지가 없었거나 설

사 있었다 하더라도 행정심판 등을 통해 행정내부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행정소송으로 제기되는 사건은 거의 예외 없이 법률의 불명확성 또는

특히 일반행정법 영역에 관해 법률의 흠결이 문제되는 경우이다. 그럼에

도 법관은 합리적인 판결이유의 설시를 통해 당해 사안을 해결하여야 할

책무와 권한을 헌법에 의해 부여받았는데, 그 책무의 이행 내지 권한의 행

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성되는 것이 바로 판례이므로, 판례의 생성은

헌법적으로 정당성을 갖는다.

판례의 생성과정을 법이론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법률의 문

언이 불명확하여 ‘해석’이 필요한 경우에 관하여 살펴보면, 법관은 해석을

통해 그 법률 문언보다 더 자세한 명제를 정립하여 이를 삼단논법의 대명

제로 정확하게 말해, ‘제1차 대명제’인 법률의 문언을 한 단계 더 구체화

하였다는 의미에서 ‘제2차 대명제’로 내세우고 여기에 당해 사안을 포섭

시켜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이와 같이 정립되는 제2차 대명제가 법적 삼단

논법의 대명제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리하여 법의 근본이념인

평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것은 당해 사안에서만 타당한 것으로 만족하

여서는 아니 되고, 향후에도 동일한 사안에서 모두 차별 없이 타당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보편화능력’(Verallge-

meinerungsfähigkeit)을 스스로 주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보편화능력’

의 주장은 당해 사안에 적합한 법률이 없어 ‘흠결보충’이 필요한 경우에 더

욱 더 분명히, 강력하게 나타난다. 법관이 정립하는 명제가 홀로 대명제로

서의 역할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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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12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법관이 판결이유의 설시를 위해 스스로 정립한

대명제 는 모두 ‘보편화능력의 주장’을 그 필수적 요소로 내포하고 있다. 법

률의 해석을 위한 제2차 대명제이든, 법률의 흠결보충을 위한 단독 대명제

이든 간에 모두 마찬가지인데, 그 주장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후자가 더 강

하다. 여하튼 이러한 보편화능력의 주장에 근거하여, 판례는 법의 규범적

(당위적) 인식근거인 제2단계의 판례법으로 인정된다. 즉, 대저 모든 ‘법’은

본질상 보편화능력이 필수적이다. 판례도 그러한 보편화능력을 갖추고 있

음을 스스로 주장하는 것인데, 그러한 ‘주장’은 상술한 바와 같이 헌법상 법

관의 책무와 권한으로 부여된, 법률의 해석 또는 흠결보충의 임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이와 같이 그 주장 자체가 규범(헌법)적으로

승인됨으로써 판례에 대하여 ‘법’으로서의 자격 내지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

다. 다만, 그 주장의 내용이 사실인지, 다시 말해, 실제로 보편화능력을 갖

추고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말하자면, 법으로서의 ‘효력의 주장’을 정당한

것으로 승인하는 것이고, ‘효력의 實在’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후자는

다음에서 논의하는 제3단계의 판례법에 관한 문제이다.

요컨대, 판례는 법관에 의한 판례생성의 헌법적 정당성에 근거하여 법질

서 속에서 ‘법’으로서의 자격이 승인됨으로써 제2단계의 판례법이 된

다. 유의할 것은 이러한 판례법은 상술한 보편화능력의 주장에 의거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판결이유에서 ‘대명제’로 제시된 부분에 국한하여 인

정되고 당해 사안의 특유한 사실관계와 관련된 부분은 제외된다는 점이다.

예외적으로 당해 사안의 사실적 요소들도 그 대명제와의 포섭을 통해 결론

이 도출되는 과정에서 일반 추상성을 갖는 것이라면 이들도 대명제에 포

함되는 것으로 대명제의 내용을 재구성함으로써 판례법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섭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여 당해 사안의 개

별 구체적인 사정들까지 모두 판례법의 내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규

(법명제)’로서 갖추어야 할 일반 추상성이 결여되기 때문이다.8)

7) 그 대명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헌법규정, 헌법원리 또는 일반적 법원리들을 제시하 는 경우가 있으나, 어디까지나 당해 사건의 사실관계를 직접 포섭시키는 것은 법관이 정 립한 대명제이다. 따라서 이것만을 법적 삼단논법에서의 대명제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헌법규정 등은 ‘超대명제’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8) 예컨대, 건축법상 ‘가설건축물’에 관한 대법원 1989. 2. 14. 선고 87도2424 판결에서 토지에 정착하고 있고 4개의 기둥 및 4면의 벽을 갖추고 있으면 가설건축물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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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13

이상과 같은 제2단계 판례법 개념이 갖는 의미는, 첫째, 법관에 의해 정

립된 판례가 정치적 사회적 명제가 아니라 ‘법명제’로서의 자격이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그것을 법적 논의의 場으로 끌어들여 법학의 관점에서 ‘규범

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러한 판례에 대한 평가를 통해 법학은

법실무를 비판함과 동시에 판례에 비추어 법학 자신의 이론을 스스로 반성

하게 된다. 둘째, 판례는 헌법이나 법률에서 기계적으로 연역된 것이 아니

라 법관의 주도적 역할과 책임 하에 정립된 것이라는 점을 ‘법관의 판례에

의해 만들어진 법’이라는 의미의 ‘법관법’(Richterrecht, judge-made law) 내지

‘판례법’이라는 명칭을 통해 강조할 수 있다.9) 이와 같이 판례에 있어 법관

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기 때문에, 법실무(법원)는 판례생성에 신중을 기

하고 판례에 대한 학계의 평가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自省의 기회로 삼음과

동시에 나아가 주체적인 관점에서 학계의 이론을 비판할 수 있게 된다. 요

컨대, 판례를 매개로 하여 법학과 법실무는 서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러

한 ‘평가기능’이 바로 판례의 두 번째 기능인데, 이에 관해 아래 .에서 상

론하기로 한다.

(3) 제3단계 판례법의 否定 : 판례는 법의 효력근거가 될 수 없다!

상술한 바와 같이, 판례는 법관의 판례생성의 정당성과 판례의 ‘보편화

능력의 주장’에 의거하여 ‘법’으로서의 자격 내지 가치를 인정받음으로써 법

는 부분은 법률의 해석을 위한 제2차 대명제로서, 여기서 말하는 ‘판례법’에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천막으로 된 지붕과 앵글식 기둥’이라고 하더라도 위 대명제에 포섭된다고 한 부분도 충분히 일반 추상성을 띠고 있으므로 ‘판례법’의 내용으 로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안에서 구체적으로 천막의 두께와 앵글식 기 둥의 높이가 어떠하였는지는 법규(법명제)로서의 일반 추상성을 갖추지 못하므로 ‘판례 법’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상술한 바와 같이 제1단계의 판례법에는 이러한 개 별 구체적인 사안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9) 필자는 선행연구(졸고, 앞의 논문, “판례의 법원성”, 법실천의 제문제, 박영사, 1996, 1-26면)에서 법률의 해석과 흠결보충의 경우를 구별하여 후자에 대해서만 제2단계의 판 례법으로서의 성격을 부여하였다. 즉, 법률의 흠결 보충을 통한 ‘법형성’(Rechtsfortbildung) 의 경우에는 상술한 바와 같이 법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나, 법률의 해 석에 있어서는 입법자의 의사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법관의 역할과 책임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이 그 논거이었다. 따라서 법률의 해석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나 법률만이 법 의 규범적 인식근거로서도 法源에 해당하고 그것을 해석한 판례에 대하여 별도의 法 源 자격을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양자에 있어 법관의 역할과 책임의 차이는 특히 행정법의 영역에서 all or nothing의 관계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에 불과 하다는 점을 깨닫고 本稿에서는 양자의 경우에 모두 제2단계의 판례법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되, 그 法源性의 강도가 다른 것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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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14

의 규범적 인식근거로서의 法源에 해당하지만, 마지막 제3단계의 法源 개

념, 즉,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法源으로는 인정될 수 없다. 이를 序說에서 언

급한 바 있는, 법의 두 가지 근본요소인 ‘이성’과 ‘힘’에 의거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법관은 법의 한 쪽 요소인 이성 내지 합리성을 만족시키기 위

해, 자신이 정립한 대명제의 보편화능력을 주장하는데, 법의 나머지 요소인

힘의 관점에서는, 그 ‘주장’을 당해 사건에 관해서만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을 뿐, 당해 사건을 넘어 향후 동일한 사건들에서까지 관철시킬 힘은 우

리 헌법 하에서는 갖지 못한다. 말하자면, 판례의 보편화능력은 당해 사건

에서만 전제될 뿐이고 실제로 강제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향후 동

종의 사건에서 앞선 사건에서의 판례를 인용하는 것만으로는 마치 법률

의 조항을 인용하는 것과 같이 그 판례에서 정립된 대명제의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즉, 판례는 그 대명제의 법적 효력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판례가 향후 동종의 사건에서도 보편화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서는, 그 판례를 만든 법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판례가 당해 사건

에서도 타당하다는 ‘이성’의 지원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후행 사건의 법관

들은, 하급심의 법관들도, 자신이 정립하는 대명제의 보편화능력을 주장하

기 위해서는, 동일한 취지의 판례를 단순히 인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왜 그

판례가 당해 사건에서도 타당한지에 관해 실질적인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

다. 이러한 실질적 이유로서, 법적안정성 내지 신뢰보호만을 내세울 수 없

다. 오직 법적안정성을 실현하기 위해 법관이 판례에 구속된다는 것은 헌

법상 부여된 재판의무와 판결이유 제시의무를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법관이 법적안정성만을 염두에 두고 판례를 단순 적용하여 재판을

하는 것이 지배적인 경향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제1단계의, 법의 경험적 인

식근거로서의 판례법에 불과하다. 법의 ‘효력’을 통해 법적안정성이 확보되

는 것이지, 거꾸로 법적안정성에 의거하여 그것만으로 법의 효력이 인정될

수는 없다.10) 법적안정성의 실현이 司法의 유일한 임무가 아니다. 오히려

10)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에 의거하여 행정도 함부로 선례 또는 행정규칙에서 벗어 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선례와 행정규칙이 법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법규에 ‘준하는’ 구속력만이 인정될 뿐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언제든지 그 선례와 행정규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더욱이 행정이 처분을 함에 있어 그 처분이유로 선례 만을 인용한다면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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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15

올바른 법의 발견과 형성을 통한 ‘법의 발전’이 司法의 주된 임무이자 존재

의의이다.

이상과 같이 제3단계의,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판례법을 부정하는 것은

법실무와 법학에 대하여 공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법실무(법원)는 한

번 정립된 판례를 무비판적으로 동종의 사건에 적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판례가 생성된 선행사건과 그 판례를 적용해야 하는 후행사건을 그 사

안유형과 이익상황 또는 가치대립상황의 관점에서 면밀히 비교 분석함으로

써 그 판례의 타당성을 매 사건마다 검증하여야 한다. 법학도 마찬가지로

판례의 추상적인 결론만을 취하여 이론으로 내세우지 말고, 판례의 사안유

형들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그 문제에 관한 이론들을 끊임없이 검증하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법학과 법실무 모두 혁신과 발전을 기할 수 있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 .에서 상론한다.

行政法에서 判例의 特殊性

行政法의 構成要素

序說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역사적으로 입법(법률)과 재판(판례)과 법학

(학설)이 법의 3요소를 이루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는데, 이는 로마법 이래

私法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이를 일반적인 법의 모습으로 이해한다면, 행

정법의 모습은 일반적인 법의 3요소 중 앞의 두 가지 요소, 즉, 입법과 재

판이 각각 의회와 법원에 한정되지 않고 각각 행정과 부분적으로 겹친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즉, 한편으로 ‘입법’을 널리 受範者의 행위기준과 심

사기준을 정립하는 작용이라고 이해하면, 행정법에 있어 입법은 의회에 의

한 법률제정만이 아니라 행정에 의한 행정입법도 분명히 포함한다. 다른

한편으로 ‘재판’을 널리 受範者의 행위에 대한 심사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행정법에 있어 재판은 행정소송 또는 헌법소원심판만이 아니라 널리 행정

에 의한 광의의11) 행정심판도 포괄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행정은 행

11) 여기서 말하는 광의의 행정심판은 행정심판법에 규정된 협의의 행정심판을 포함하 여 처분청에 대한 이의신청,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고충민원, 감사원에 대한 심사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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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16

정법의 受範者인 동시에 스스로 행정법의 입법과 재판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보다 더 근본적으로, 행정의 법집행작용 자체가 특정 사안에 대하여

법을 적용하여 법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결정을 한다는 점에서 법원에

의한 재판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다.12)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법의 구성요소

를 여전히 입법 재판 학설이라는 3요소로 파악한다면, 행정법에 있어서

는 입법과 재판을 각각 행정작용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지만, 보다 간명한 방법으로는, 행정법의 구성요소로서 기존의 위 3요

소에 더하여 행정(행정입법+행정심판+행정결정)을 제4요소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行政法에 있어 判例의 範圍

위와 같은 행정법의 구성요소에 있어서의 특징은 행정법에 있어 ‘판례’

의 범위에 영향을 미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좁은 의미의 판례는 최고법원

의 판례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모든 심급의 법원의 판례로

확대되는데, 여기서의 ‘법원’을 다시 광의의 행정심판을 담당하는 심판기관

으로 확대하게 되면, 행정법에 있어 넓은 의미의 판례는 행정심판의 심판

례와 고충민원 심사청구 인권진정의 결정례를 포괄하게 된다. 나아가 위

에서 지적한 재판과 행정결정의 구조적 동일성에 입각하면 행정기관의 결

정례도 행정법에 있어 최광의의 판례 속에 포함시킬 수 있다.

물론 행정기관의 결정은 언제든지 행정소송에서 법원의 판결로써 취소

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구속력을 갖지 못하지만,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에 의거하여 행정기관이 자신의 결정례에서 함부로 벗어날 수 없고 법

원도 그 결정례를 특히 원고(시민)에게 유리한 경우에 존중하여야 한

다는 점에서, 행정기관의 결정례도 넓은 의미로는 법의 사실적 경험적 인

식근거로서 제1단계 판례법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더욱이 행정

심판의 재결례와 고충민원 심사청구 인권진정의 결정례들은 인용재결

또는 인용결정의 경우에 원칙적으로 행정기관의 제소가 불가능하여 사실상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인권진정 등을 포괄하는 것이다.

12) 이것이 필자가 주장하는 ‘행정과 司法의 상대적 동일성’ 테제이다.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2005, 96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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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17

강력한 구속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더더욱 쉽게 제1단계 판례법으로 파악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행정기관의 결정, 행정심판의 재결, 고충민원 등

의 결정도 헌법과 법률에 의거한 권한과 책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결정의 합리적인 이유제시를 위해서는 법률의 해석과 흠결보충에 있어

‘보편화능력의 주장’과 함께 스스로 삼단논법에서의 대명제를 정립하게 되

므로, 이 경우에도 법관의 판결에 준하여, 법의 규범적 인식근거로서 제2단

계 판례법까지도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고충민원의 확립된 ‘판례’에 의하면, 예컨대, 수익처분

의 발급을 구하는 고충민원에 있어,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서 신청권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물론 행정청에 신청이 접수되어 정식의 거부처분이 내

려지기 이전에도 행정청의 거부의사가 명백한 경우에는 고충민원을 부적법

각하하지 않고 본안판단에 들어가고, 또한 행정심판기간 또는 제소기간이

경과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한 이후에도, 행정청은 기간의 제한 없이 직권취

소가 가능하다는 근거에 입각하여, 단순위법만으로 처분의 취소를 시정권

고하고 있다. 고충민원에서 인용결정은 권고적 효력을 갖지만, 실제로 피신

청기관의 수용율이 95퍼센트를 상회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거부처분의 문

제와 제소기간의 문제를 이유로 시정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예는 전혀 없다.

이러한 고충민원의 ‘판례’도 앞으로 행정법에 있어 주요 연구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하에서는 논의의 편의상 협의의 판례, 즉 대법

원판례에 한정하여 논의하기로 한다.

행정법에 있어 판례의 法源性

(1) 판례의 法源性과 관련하여 행정법 영역이 갖는 특수성은 일반행정법

내지 행정법총칙에 관한 총체적인 ‘법률의 흠결’에서 비롯된다. 그 흠결보

충을 위한 판례의 법형성기능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실체법적 관점

에서 과연 행정법에 있어 ‘총칙’이 필요한가는 각국의 법질서와 법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일반행정법 ‘이론’의 역할은 독일에서 가

장 크고 프랑스, 영국, 미국 순으로 약해진다. 그러나 개별행정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법관이 합리적인 판결이유의 제시를 위해 당해 개별행정영역을

넘어서는 일반적인 대명제를 정립하는 것은 대체로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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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18

다. 이러한 대명제에 대하여 규범적으로 판례의 (제2단계 판례법으로서) 法

源性이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판례’에 의한 일반행정법은 어느 나라에서

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이 행정법 영역에서 판례는 일반행정법과 관

련하여 그 어떤 다른 법영역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므로

법형성에 있어 법관의 역할과 책임에 의거하여 인정되는 제2단계 판례법으

로서의 판례의 法源性이 행정법 영역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다.

(2) 독일에서는 19세기말 Otto Mayer가 자신의 행정법학의 모태로 삼았던

프랑스 행정법이 당시에 이미 꽁세이유 데따의 판례법으로 이루어져 있음

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독일의 행정법에 관해서는 판례, 그의 용어에

따르면, “재판소들의 원칙들”(Rechtsgrundsätze der Gerichte)의 法源性을 부정

하였다.13) 이는 한편으로 고등행정재판소들의 권한이 제한되어 있어 그 판

결의 영향력이 미약하였다는 점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행정법은 오직 ‘법

치국가’의 이념에 의해 구성되어야 한다는 그의 학문적 소신에서 비롯되었

다. 그러기에 그는 행정법에 있어 관습법의 존재도 부정하였다. 그의 후계

자인 Fritz Fleiner에 있어서도 “재판소의 관행”(Gerichtsgebrauch)은 法源이 아

니었다.14) 반면에, 동시대의 Paul Schoen은 확립된 판례는 “재판관의 관습

법”(richterliches Gewohnheitsrecht)으로서 무시할 수 없는 法源이 된다고 주장

하였고,15) Walter Jellinek도 확립된 판례와 관습법은 법적안정성을 그 징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고 강조하였다.16)

이처럼 독일에서 바이마르 시대까지는 판례는 그 法源性이 정면으로 부

정되거나, 아니면 확립된 판례에 한하여 그것도 관습법의 자격으로 法源性

이 인정되었을 뿐이다. 1945년 이후에는 Ernst Forsthoff가 역시 판례를 “재판

소의 관행”이라고 지칭하면서 관습법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았으나,17)

Hans J. Wolff가 행정법의 法源에 관한 부분에서 “법관의 판결법”(richterliches

Urteilsrecht)이라는 제목 하에서, 公刊된 최고법원의 판결들은 장기간의 관행

13) Otto Mayer, Deutsches Verwaltungsrecht. Bd.I. 3.Aufl., 1924, S.91-92.

14) Fritz Fleiner, Institutionen des Deutschen Verwaltungsrechts. 8.Aufl., 1928, S.87 Anm.73.

15) Paul Schoen, Verwaltungsrechtliches Gewohnheitsrecht, VerwArch 28(1921), S.1-32.

16) Walter Jellinek, Verwaltungsrecht. 3.Aufl., 1931, S.124.

17) Ernst Forsthoff, Lehrbuch des Verwaltungsrecht. 10.Aufl., 1973, S.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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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일반인의 법적 확신을 입증하지 않더라도 “法源에 유사한” 성격을 갖는

다고 서술한 이래,18)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대부분의 학자들은 “판례

법”(Richterrech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판례의 法源性을 인정하고 있

다.19) 다만, 제3단계 판례법, 즉, 법의 효력근거로서의 法源性을 명시적으로

긍정하는 문헌은 찾기 어렵고, 대부분이 법관의 법형성기능의 정당성에 의

거하여 판례의 법명제로서의 자격을 인정하는 제2단계 판례법이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특히 1977년 시행된 독일의 행정절차법이 행

정행위의 개념, 부관, 직권취소와 철회, 공법상계약의 허용성과 요건 및 효

과 등 일반행정법의 중요부분에 관하여 그동안 축적된 연방행정재판소의

판례들을 수용하여 명문화함으로써 판례의 법형성기능이 실증되었기 때문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Reinhard Mußgnug은 일반행정법이야말

로 판례법의 법형성력을 보여주는 전형적 예라고 강조한다.20)

이상의 독일에서의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면, 19세기말 프랑스와는 달리

행정법 영역에서 판례의 法源性이 정면으로 부정되었으나 그 후 약 1세기

동안, 수많은 개별행정법령들을 포괄하는 일반적 법체계로서의 ‘일반행

정법’ 내지 ‘행정법총칙’의 필요성, 이에 관한 성문법전의 미비 및 행

정소송의 대폭 증가에 따른 연방행정재판소의 적극적인 판례생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됨으로써, 결국 프랑스에서와 마찬가지로 ‘판례행정법’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 판례의 중요한 내용들이 입법화되었다

는 점은 프랑스와 결정적인 차이이지만. 이러한 독일의 1977년 이전까지의

상황은 현재까지의 우리나라의 상황과 그대로 일치한다.

(3) 우리나라의 행정판례는 1971년까지의 정착기, 1988년까지의 시련기,

1997년까지의 전환기, 현재까지의 발전기를 거치면서 그 양과 질의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왔다.21) 제2단계 판례법 내지 판례의 법형성기능의 관

18) Wolff/Bachof, Verwaltungsrecht I. 9.Aufl., 1974, S.127.

19) 판례의 法源性에 관한 최근 독일의 이론상황에 관해서는 졸저 (J. H. Park), Rechtsfindung im Verwaltungsrecht, Berlin 1999, S.164-177 참조.

20) Reinhard Mußgnug, Das allgemeine Verwaltungsrecht zwischen Richterrecht und Gesetzesrecht, in : Festschrift der Juristischen Fakultät zur 600-Jahr-Feier der Universität Heidelberg, 1986, S.203-204.

21) 정하중, “행정판례의 성과와 과제”, 행정판례연구 제11집, 2006, 3-49면; 졸고, “행정 판례 반세기 회고”, 행정판례연구 제11집, 50-90면 참조. 위 시대 구분은 필자에 의한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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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20

점에서 행정판례들을 일응 네 가지 유형 내지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일반행정법에 대하여 법률이 흠결되어 있는 쟁점에 관한 판례, 일반행정

법에 대하여 법률규정이 있는 쟁점에 관한 판례, 개별행정영역에 대하여

법률이 흠결되어 있는 쟁점에 관한 판례 및 개별행정법령의 해석에 관한

판례가 그것이다. 예컨대, 위 유형은 행정법의 일반원칙, 법률유보, 행정규

칙, 재량행위 등에 관한 판례이고, 위 유형은 취소소송의 대상과 원고적격

및 협의의 소익, 사전통지의 필요성, 이유제시의 정도 등에 관한 판례이며,

위 유형은 경찰법상 경찰책임, 환경법상 사전배려원칙 등에 관한 판례이

다. 제2단계 판례법으로서의 法源性의 강도, 다시 말해, 법관의 법형성의 역

할과 책임의 강도는 의 순서라고 할 수 있다.

위 유형 중 특히 법률유보와 재량행위에 관한 판례는 한편으로 행정과

의회의 관계에서, 다른 한편으로 행정과 법원의 관계에서, 행정의 법적 구속

과 자율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국가의 권력분립구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판례의 법형성기능이 가장 강력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序頭에

예시한 바와 같이 이하에서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판례의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 위 유형의 경우는 비록 법률규정은 있으나 당해

쟁점이 사법심사의 범위와 행정절차의 밀도에 관한 것으로, 역시 행정의 법

적 구속과 자율성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위 유형에 비하여 판례의 법

형성기능이 더 강한 것으로 이해된다. 행정판례들을 이해하고 비판하며 검

증함에 있어 위와 같은 유형별 특성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判例의 疏通機能 理解와 尊重

疏通機能의 意義

이상에서 밝힌, 행정법에 있어 판례의 의의는 첫째로 법학과 실무 사이의

소통기능으로 연결된다. 판례는 우리 법질서 속에서 엄연히 법으로서의 사

실(Faktum)과 자격(Qualität)을 갖추고 있으므로, 한편으로 법의 파악과 규명

을 임무로 하는 법학으로서는 반드시 판례를 주요한 작업‘대상’으로 삼아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법의 발견과 적용을 임무로 하는 실무로서는 판례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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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21

요한 작업‘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법학과 실무는 필연적으로 판례를

매개로 만나게 된다. 그러나 법학과 실무의 작업‘영역’은 양자 모두 판례에

한정되지 않는다. 법학은 법의 역사, 비교법, 법의 이념과 체계 등을 연구하

고, 실무는 소송절차의 진행, 사실의 발견, 이익의 조정 등을 수행한다. 이와

같이 법학과 실무의 영역은 판례를 접점으로 할 뿐, 그 외연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법학과 실무는 혼동될 수 없으며 각기 고유한 임무와 가치를 갖는

다. 대저 모든 ‘소통’(communication)은 상호 독립과 거리유지를 출발점으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통이 아니라 간섭과 지배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

다. 각자의 독자성을 지키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상대방의 영역을 이

해하고 존중함으로써 소통은 이루어진다. 법학은 판례를 통하여 실무를 이

해하고 존중하며, 실무는 판례에 대한 학자들의 태도를 통하여 법학을 이해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종래 우리나라에서 법학은 판례의 이론

적인 측면만을 비판하고 그 판례가 만들어지게 된 실무의 사정과 고민에 대

한 이해가 부족하였고, 거꾸로 실무는 판례에 대한 학계의 태도가 너무 피상

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그 학문적인 배경과 방법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던

것이 아닌가 라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法學의 자세 實務에 대한 理解와 尊重

판례는 어디까지나 실무의 결과물이다. 정확하게 말해, 판결이유의 설시

를 위한 법적 삼단논법에서 정립된 대명제이다. 논리적으로는 대명제(법명

제) 소명제(사실관계) 결론이라는 순서를 취하지만, 방법론적 관점에서

보면, 거꾸로 당해 사안에서의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 대명제이다.

따라서 판례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해 사안의 사실관계 및 분쟁

상황과 그 해결방향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또한 법관의 재

판권한의 헌법적 정당성에 의거하여 그러한 해결과 그 이유제시를 위한 판

례를 존중하여야 한다.

행정법에 있어 판례의 이해와 존중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안의 유형화

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행정판례의 특징은 일반행정법에 관한 규율인데,

일반행정법의 속성인 일반 추상성 때문에 사안유형에 따른 개별화를 소홀

히 하기 쉽다. 예컨대, 종래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법규의 요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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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22

효과를 구분하지 않고 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 대해서도 재량을 인정하

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그러나 판례의 사안들을 유형

화하여 보면, 序頭에서 인용한 제1판례에서와 같이 침익처분, 특히 제재처

분에 관해서는 법규의 요건과 효과를 분명히 구별하고 효과부분에 관해서

만 선택재량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재처분의 요건에 관하여 재

량을 인정한 판례는 찾기 어렵다. 수익처분에 관해서도 제2판례에서와 같

이 수익처분의 발급요건에 관한 법령규정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법규

의 요건과 효과를 분명히 구별하여 효과부분에 관하여 거부재량을 인정하

고 있다. 제3판례에서는 수익처분의 발급요건에 관하여 재량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령상 발급요건이 자세히 규정되어 있어 실제로 행정청은

그 발급요건의 중의 하나를 문제 삼아 발급을 거부하는 경우로서, 효과부

분에 관하여 거부재량이 행사되는 예가 거의 없다. 따라서 당해 수익처분

의 발급 여부에 관하여 그 공공성 또는 사회적 위험성으로 말미암아

행정청의 공익적 판단의 가능성을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요건부분에 관한

재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수익처분의 발급에 관하여 법률 차원에서 효과재

량(거부재량)이 인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종래 행정실무자에 대한 불신 또

는 부패방지 목적 때문에 하위법령에서 발급요건을 대량으로 규정함으로써

그 효과재량이 사실상 소멸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행정소송을 전

담하는 법관이 독일에서는 3,000명을 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00명 남

짓 된다는 현실을 감안해 보면, 수익처분의 수많은 발급요건에 규정된 불

확정개념들에 대한 포섭 문제를 모두 법관이 직접 증거조사와 검증 및 감

정을 통해 주도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實務의 자세 法學에 대한 理解와 尊重

법학은 자신의 학문적 연구결과를 기초로 판례에 대하여 견해를 표명한

다. 따라서 판례에 대한 견해를 통하여 법학의 학문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

다. 이 점은 종래 명시적으로 지적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무의식적으로

항상 행해져 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하여 법학자들은 판례에 숨어 있는 실

무상의 문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견해만을 반복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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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23

주장하면서 판례를 비판하고 있다는 비난이 있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

나 법학은 현실적 분쟁상황의 해결이 그 본연의 임무가 아니다. 법학은 법

을 소재로 하여 그 역사와 이념과 체계정합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그 주

요한 방법론으로 비교법적 고찰을 수행한다. 이제 우리는 이미 외국의 법

이론을 수입하는 단계에서 벗어났지만, 우리의 법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장점과 단점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그 비교의 준거점으로서 여전히 반드

시 우리보다 선진국일 필요는 없고 후진국도 포함하여 외국의 법제와

판례와 이론을 연구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실무의 관점에서 이러한 법학

의 연구결과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은, 학설에 따라 즉시 판례를 만

들고 변경하기 위하여서가 아니라, 우리 판례가 법의 역사와 이념, 그리고

세계 속에서 갖는 의미와 문제점들을 자각하고, 그럼으로써 실무가의 최대

의 덕목인 ‘겸허함’을 갖추기 위함이다. 현재 우리 판례가 취하고 있는 해결

책이 절대 유일한,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님을 자각하는 것이다.

재량행위에 관한 대법원판례에 대하여, 법령상의 요건부분에 사용된 불

확정개념의 해석 적용은 규범인식의 문제로서, 그에 관해서는 의지의 자

유인 재량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하는 독일의 이론 판례에 입각한 학

계의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실제적 관점에서 규범인식의

불확실성과 의지의 자유가 상대적이기 때문에, 요건부분의 판단여지와 효

과부분의 재량을 구별할 필요가 없다 하더라도, 상대적인 차이는 부정할

수 없다. 그 상대적인 차이는 그 재량의 하자 내지 재량권남용을 판단하는

방법론에서 차이를 낳는다. 이러한 점에서, 序頭의 제1판례에서 침익처분의

효과재량에 관한 심사척도로서 제시하는 ‘사실오인’과 ‘비례 평등의 원칙

위배’를 제3판례에서 그대로 수익처분의 요건재량에 관한 심사척도로 제시

하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 .에서 재론하기로 한

다.

判例의 評價機能 批判과 自省

評價機能의 意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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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24

이상과 같은 판례의 소통기능은 평가기능으로 연결된다. 소통기능은 제1

단계 판례법과 제2단계 판례법, 즉, 법현실로서의 판례와 법명제로서의 판

례, 양자 공히 그 근거로 하는 반면, 평가기능은 주로 후자에 의거한다. 즉,

판례를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명제가 아닌, 법명제로서의 자격과 가치를

가진 것으로 파악함으로써 ‘법적 평가’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법

학과 법실무의 임무가 ‘법의 해석’(interpreting law)에 그치지 않고 ‘법의 비

판’(criticising law)을 거쳐 ‘법의 형성’(making law)에까지 미친다고 한다면, 판

례도 마땅히 그 비판과 평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판례의 사실상 구속력

에 안주하여 판례를 맹종하기만 하면 법학과 실무 모두 그 임무를 저버리

는 것이다. 법률도 제정 공포되는 순간부터 비판과 평가를 받게 되고 언

제든지 그 합헌성이 문제될 수 있다. 판례가 규범적으로 한 나라의 법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면, 역시 이러한 비판과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상술한 바와

같이, 법률의 흠결보충 뿐만 아니라 법률의 해석에 관한 판례까지도 ‘판례

법’ 또는 ‘법관법’이라고 하여 별도의 法源 범주로 파악하는 이유는 그것의

책임이 근본적으로 헌법이나 법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판례를 생성한

법관에게 있음을 환기시키기 위함이다. 법률을 제정한 의회와 마찬가지로

판례를 생성한 법관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判例에 대한 評價와 法學의 自省

법의 3요소로서 입법(법률) 재판(판례) 법학(학설)의 관점에서 판례의

위상에 대한 변화과정을 假說的으로 설명하면, 어떤 법영역이든지 간에 그

형성 초기에는 법률이 미비되어 있는 관계로 판례가 법형성에 절대적으로

주도적인 지위를 갖고 전면에 나서게 된다. 법학은 판례를 종합 정리하는

역할에 만족한다(제1단계). 그 후 법률이 점차 정비되면서부터 법관은 법률

을 해석하는 임무에 치중하게 되고, 이에 의회민주주의와 권력분립사상이

추가되어, 법관은 단지 ‘법률을 말하는 충직한 입’(몽테스키외)으로 격하된

다. 법학은 법률의 완전성을 신봉하는 법률실증주의에 입각하여, 법률로부

터의 연역 추론 체계화를 절대시하는 소위 ‘개념법학’으로 발전하게 된

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판례는 그 法源性이 부정될 정도로 위상이 약화

되고 심지어 무시되기까지 한다(제2단계). 그러나 실제 법률의 운용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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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25

서 법률의 완전성 픽션이 깨어지면서 법률실증주의와 개념법학이 공격당하

고, 이와 더불어 판례는 그 위상을 회복하게 되며, 법학은 다시 판례를 주

목하게 된다(제3단계).22)

위 假說을 우리나라 행정법에 적용하면, 일응 1970년대까지가 제1단계,

1990년대 중반까지가 제2단계, 그리고 그 후가 제3단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제3단계에서 판례가 어디까지 주도적 지위를 회

복하고, 법학은 판례를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가에 있다. 제1단계와는 달리

제3단계에서는 법률이 상당한 정도로 완비되고 법학도 일정한 수준 이상으

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법형성에 있어 판례가 유일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실증주의와 특히 더욱이 외국법 이론의

수입에 의존하는 개념법학에 대한 반작용으로 말미암아, 다시 판례를 절

대시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로스쿨 제도의 도입으로 법학교육

과 심지어 법학연구에서조차 판례를 무비판적으로 맹종하며 판례의 소개와

정리에 만족하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연방행정재판소장을

역임한 Horst Sendler는 판례의 法源性을 강조하면서도, 판례법이 “태만하고

실력 없는 법률가”를 위한 도구로 誤用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경고하고 있

다.23)

법학은 재판에게 그 ‘이성’을 보완해 준다고 하는 자신의 역사적인 본연

의 임무를 잊어서는 아니 된다. 이를 위하여 법학은 상술한 바와 같이

판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판례를 평가하고

비판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 평가와 비판은 판례의 추상적인 ‘판결요지’의

문구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판례가 전제하고 있는 기본

관념, 그 기본관념으로부터 당해 사안유형에 관한 추론, 당해 사안유

형에 관련된 가치 이익의 갈등상황에 대한 해결방향 등 세 단계로 나누어

야 한다.

예컨대, 序頭에 인용한 제2판례에서는 첫째, 수익처분의 경우 법령에 그

발급요건이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면 재량행위라고 하는 판시부

22) 이러한 판례의 3단계 발전 假說에 관해서는 전게 졸저 (J. H. Park), Rechtsfindung im Verwaltungsrecht, S.161 f.; 전게 졸고, “판례의 법원성”, 법실천의 제문제, 1-26면 참조.

23) Horst Sendler, Überlegungen zu Richterrecht und richterliche Rechtsfortbildung, DVBl. 1988, S.828-839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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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26

분은 위 의 기본관념 문제이고, 둘째, 그 재량이 법령상의 요건 이외의

공익상 사유로써 거부할 수 있는 거부재량에 있다고 하는 판시부분은 위

의 추론 문제이며, 셋째, 그 판례에서 아파트 건축사업의 공공성과 사업

자의 권익의 대립상황을 어떻게 조정하였는가는 위 의 문제이다. 위

에 대하여는 과연 발급요건이 법령상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기

만 하면 모든 종류의 수익처분이 재량행위인가, 에 대하여는 재량행위라

고 하더라도 법령상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요건부분에 관해서

만 재량을 인정하더라도 충분한데, 왜 효과부분에서 거부재량까지 인정하

여야 하는가, 에 대하여는 모든 아파트 건축사업에 관하여 그 규모와 위

치와 무관하게 그 사업의 공공성을 이유로 행정의 규제권한을 우선시켜야

하는가 라는 의문과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제3판례에 관해서는 어떤 수익처분의 발급요건(금지요건)이 불확정개

념으로 규정되어 있으면 반드시 그 요건에 관한 판단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야 하는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판시내용에 의하면 그 수익처분=토지

형질변경허가의 발급이 의제되는 건축허가도 결국 ‘재량행위’에 속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건축허가의 재량은 토지형변경허가의 금지요건에만

미치는가 아니면 건축허가 자체에 관한 효과재량(거부재량)도 인정되는 것

인가, 모든 토지형질변경에 관하여 그 규모와 위치와 무관하게 그 공공

성을 이유로 행정의 규제권한을 우선시켜야 하는가 라는 의문과 비판이 제

기될 수 있다.

위에서 제기한 의문과 비판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별도의 연구로

넘기기로 한다. 다만, 강조할 것은 판례를 통한 법학의 自省이다. 이 自省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그 첫 단계는 상술한 바와 같이 판례에 대한 맹종의

반성이요, 두 번째는 위와 같이 판례를 분석하고 평가하면서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학문적 연구가 되어 있는가를 반성하는 것이다.

法學에 대한 評價와 實務의 自省

판례의 평가기능은 법학의 입장에서 판례를 평가, 비판하는 데 한정되지

않는다. 거꾸로 실무의 입장에서도 판례에 대한 법학의 견해를 역시 정

확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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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27

때 비로소 법학과 실무 사이의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종래

실무계에서는 대부분 비공식적으로 학자들이 판례의 진정한 의미와 속사정

을 알지 못한다고 불평과 비난만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실무

에서도 법학의 견해를 공식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도

역시 판례에 대한 법학의 평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세 단계의 관점에서, 즉,

법학이 전제하고 있는 기본관념, 그 기본관념으로부터의 추론 및 사안유형

에 따른 가치 이익상황의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판례에 대한 법학의 견해

를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판례에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고려된

우리나라 실정법의 규범상황, 행정문화와 행정관행, 정치적 사회적 경제

적 여건 등을 밝히고, 우리나라 특유의 이론적 쟁점이나 실무적 문제를 지

적하면서 혹시 학계에서 이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물어야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학문으로서의 법학은 그 임무의 본질상 비교법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연구결과를 우리나라의 문제 상황에

비추어 검토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최근에 판례의 생성과정에서 우리나라 학자들의 학설을 가능한 한 풍부

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계의 연구결과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하지만, 학설의 철학적 비교법적 배경과 이론

적 추론과정은 도외시하고 그 결론만을 피상적으로 수집하여 판례를 정당

화하는 데에만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도 떨쳐버릴 수 없

다. 더욱이 어떠한 학설들이 어떠한 논거로 평가되고 채택되고 배제되었는

지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 실무가들의 판례평석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이를

추측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판례평석의 예도 많지 않다. 앞으로 실무가들

의 판례평석의 기회를 대폭 확대하여야 하겠으나, 근본적으로 법학의 견해

에 대한 평가는 판례 자체에서, 다시 말해, 대법원 판결의 이유 부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다음에서 논의할 판례의 혁신기능으로 연결된다.

판례에 대한 법학의 견해를 평가를 통하여 실무 스스로도 自省의 기회를

갖는다. 여기에서도 自省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즉, 첫째는 지금까지 법

학의 학문적 연구결과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반성이며, 둘째는 법학의 견

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우리나라 특유의 사정과 쟁점들에 대하여

실무에서 충분한 조사와 고려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반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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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28

判例의 革新機能 比較와 檢證

革新機能의 意義

판례의 혁신기능은 제3단계 판례법을 부정하는 데서 비롯된다. 즉, 판례

는 그 자체로 법의 효력근거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후행 판결에서 판례에

의거하여 판단하는 경우에도 판례를 단순히 인용하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판결이유가 될 수 없고, 그 판례의 사안유형에 비추어 당해 사건에서도 타

당성이 유지될 수 있는지를 비교하고 검증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그 판례

에 대한 학계의 견해들도 고려하여야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판결문에서 공

식적으로 논의하여야 한다. 이러한 비교와 검증의 과정을 거치면서 판례는

혁신 발전된다. 이러한 혁신기능은 법학에서도 이루어진다. 자신의 이론이

타당하다는 논거로 그에 부합하는 판례를 인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판례의 사안유형과 추론과정을 분석하여 그 판례 및 그에 의거한 자

신의 이론의 타당성의 범위를 검증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 범위를 한정함

으로써 자신의 이론을 보다 정밀하게 혁신 발전시킬 수 있다.

事案類型의 比較와 判例의 檢證

비교법적으로, 선례구속의 원칙이 인정되는 영국과 미국(뉴욕주)에서는

최고법원의 판결에서 많은 경우에 판례가 소개된 다음 당해 사안에서의 타

당성이 검토되고 있는 반면, 성문법국가로서 선례구속의 원칙이 부정되는

독일에서는 최고법원의 판결에서 대부분 판례가 단순 인용되고 있다. 그러

나 같은 성문법국가인 프랑스에서는 판결이유에서 의도적으로 판례가 언급

조차 되지 않고, 판례법이 지배적인 행정재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판례만

을 인용하면 이유제시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24) 영국과 미국에

서는 오히려 선례구속의 원칙 때문에 판례의 구속성을 부정하기 위한 ‘사

안구별’(distinguishing)의 주장에 대하여 실질적인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고,

24) MacCormick/Summers (ed.), Interpreting Precedents. A Comparative Study, 1997, p.23, 112, 324; 이현수, “선례의 개념과 구속성에 관한 약간의 고찰”, 판례, 어떻게 볼 것인가? 다 양한 시각과 쟁점(2008. 3. 21.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학술대회 발표문, 미공간), 54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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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29

선례구속의 원칙이 없는 독일에서는 판례의 구속성 여부를 비교, 검증할

필요가 없으므로 판례를 단순 인용하는 데 그친다고 하는 것은 아이러니이

다. 독일의 최고법원 판결에서 판례들을 단순 인용하고 있는 이유는 형식

적으로 그 판례들이 당해 사건의 독자적인 판결이유의 참고 내지 보

강자료로서 제시되는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위와 같은 아

이러니가 풀리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판례가 유일한 논거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의문은 해소되지 않는다.

종래 우리나라 대법원판례에서도 대부분 판지에 부합하는 선행 판례들

이 단순 인용되고 있을 뿐, 사안유형의 비교를 통해 그 타당성이 검증되는

예는 찾기 어려운데, 아마도 상술한 독일의 실무관행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우리 대법원도 선례구속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판례를 법의 효력근거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아님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례들을 단순 인용하고 있는 것은 일응 다음과 같이

변명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판결이유에서 판례들을 인용한 다음 그 판례들

에 의거하여 어떤 대명제를 제시한다면 판례들을 그 대명제의 효력근거로

삼았다고 할 수 있으나, 먼저 일반론으로 대명제를 정립한 후 통상 괄호

안에서 이에 부합하는 판례들을 인용하는 것이므로, 당해 사건에서 스

스로 그 대명제를 정립한 것이고 괄호 안에서 인용된 판례들은 단지 그 대

명제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자료에 불과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말하자면,

당해 사건에서 새롭게 동일한 판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문장의 외형에 따른 형식적 논리이고, 실질적으로는 판례들을 효력근거로

삼아 그에 의거하여 대명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설사 위와 같은 변명이 수긍될 수 있다 하더라도, 문제는 비교 검증 없

이 판례를 단순 인용하다 보면 사안유형이 다른 판례가 적용될 우려가 있

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동일한 판례가 반복됨으로써 ‘확립된 판례’가 되겠

으나, 타당성이 결여된 판례가 형성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예컨대, 자

동차정비업허가 거부처분25) 또는 통관보류처분26)으로 인한 국가배상사건에

서, 대법원은 그 이전의 토지초과이득세 부과처분27) 및 개발부담금 부과처

25) 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다7608 판결.

26) 대법원 2001. 3. 13. 선고 2000다20731 판결.

27) 대법원 1996. 11. 15. 선고 96다3054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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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30

분28)에 관한 판례를 인용하면서 법령해석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당

공무원이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를 갖고 계쟁 처분을 한 경우에는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위 판례들은 토지초과이득세,

개발부담금과 같은 금전 급부를 명하는 처분에 관한 것으로서, 그 금전을

납부한 후 제소기간이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또한 위법성의 중대 명백성이 인정되기 어려워 당연무효를 이유로 한 부

당이득반환청구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국가배상을 통하여 기납

부액을 반환받고자 한 사안이다. 이러한 사안에서는 제소기간의 면탈을 방

지하기 위해 국가배상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고, 따라서 담당 공무

원의 과실을 부정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처분의 위법성만으로 역무과실을

인정하고 담당 공무원의 개인적 과실을 묻지 않는 프랑스에서도 위와 같은

금전급부 부과처분의 경우에는 처분의 위법성만으로 국가배상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를 금전급부 부과처분이 아닌 일반적 침익처분

(자동차정비업허가 거부처분 통관보류처분)에 관한 국가배상사건에 적용

함으로 말미암아, 위법한 처분으로 인한 국가배상을 사실상 원천적으로 봉

쇄하는 판례가 형성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사례는 준공검사 지연으로 인

한 국가배상의 요건으로서 ‘위법성’의 판단기준(“행정처분의 객관적 정당성

의 상실”)에 관한 판례29)를 이미 취소소송에 의해 취소되었기 때문에 위법

성에 관해 기판력이 발생한 처분으로 인한 국가배상사건30)에서 담당 공무

원의 ‘과실’에 관한 판단기준으로 인용하고 그에 따라 공무원의 과실을 부

정한 경우이다.31)

序頭의 제3판례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즉, 상술한

바와 같이, 제3판례는 수익처분의 발급요건에 관한 요건재량이 문제되는

경우인 반면, 제1판례는 침익처분의 효과재량(선택재량)이 문제되는 경우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판례는 요건재량의 남용 여부에 관한 심사척도

로서, 제1판례에서와 동일하게 비록 제1판례를 명시적으로 인용하지는

28) 대법원 1997. 5. 28. 선고 95다15735 판결.

29)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30285 판결.

30)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

31) 이상에 관해서는 졸고, “국가배상법의 개혁”, 법제도 선진화를 위한 공법적 과제, 2010년 한국공법학자대회 발표집, 2010. 6. 25, 379-404면 (미공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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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31

않았지만 사실오인과 비례 평등원칙의 위배라고 판시하고 있는 점이

다. 우리 판례가 요건부분의 판단에 관해서도 ‘재량’을 인정하고 있는 점은

타당한 것으로 찬성한다.32) 그러나 동일하게 ‘재량’이라고 하더라도 요건재

량과 효과재량은 그 재량권남용의 심사기준이 동일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효과재량은 여러 가능성 중 선택의 문제인 반면, 요건재량은 불확정개념의

포섭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건재량의 재량권남용에 대한 심사는 사

실오인, 비례 평등원칙의 위배에 그쳐서는 아니 되고, 포섭과정의 합리성

내지 설득가능성, 근거자료의 신빙성 등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달리 말

해, 요건재량에 대한 사법심사의 강도 내지 밀도는 효과재량에 대한 그것

보다 강해야 한다.

法學과 實務의 共同作業 행정법 도그마틱의 발전

위 .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행정판례, 특히 일반행정법에 관한 판례는

그 일반성 추상성이 높기 때문에 사안유형의 차이점을 도외시하고 포괄적

으로 생성되고 적용될 우려가 있다. 일반행정법은 개별행정영역들에 대하

여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것이고, 사안유형 또는 이익상황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이 특히 행

정판례에 있어 판례의 비교 검증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판례

의 비교 검증을 위해 법학과 실무는 협력하여야 하는데, 그 협력을 통하

여 법도그마틱을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다. 대저 법도그마틱은 법학과 실

무의 공동작업의 산물이다. 법도그마틱은 법질서의 안정, 당사자에 대한

설명, 법률가 교육 등의 기능과 아울러 본질적으로 실무의 부담경감을

제1차적 기능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학만으로는 올바른 법도그마틱을

정립하기 어렵다. 실무는 판례를 통하여 법도그마틱의 풍부한 소재들을 공

급하면, 법학은 그에 대한 학문적 연구에 의거하여 법도그마틱의 원리와

정신을 제공한다.33) 이러한 공동작업에 있어 핵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판

례의 부단한 비교와 검증이다. 이로써 우리의 행정법 도그마틱은 보다 더

32) 졸고, “불확정개념과 판단여지”, 행정작용법(中凡김동희교수정년기념논문집), 2005, 250-270면 (266면 이하) 참조.

33) 법도그마틱의 기능과 정립에 관하여 전게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3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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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32

세련되고 정밀한 내용으로 발전한다.34)

結語

한국행정법학회의 탄생은 우리나라 행정법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큰 慶事이다. 이를 계기로 법학과 실무는 그 연결고리인 판례를 매개로 상

호 이해와 존중으로써 소통하고, 상호 평가를 통하여 비판과 自省의 기회를

가지며, 부단한 검증에 의하여 각기 자기혁신을 성취함과 동시에, 공동작업

의 산물인 우리의 행정법을 키우고 갈고 닦아 萬代의 반석 위에 올려놓을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꿈을 꾸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

34) Fritz Ossenbühl은 법학과 실무가 행정법의 일반원칙들을 소재로 하여 공동작업으로 써 일반행정법을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ders, Allgemeine Rechts- und Ver- waltungsgrundsätze - eine verschüttete Rechtsfigur? in : Festgabe 50 Jahre Bundesver- waltungsgericht, 2003, S.301 ff.), 그가 말하는 행정법의 일반원칙들은 실제로 연방행정재판 소에 의해 정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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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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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1집 34

Sinn und Funktion des Richterrechts

im Verwaltungsrecht

Richterrecht als Knotenpunkt zwischen Rechtswissenschaft und Rechtspraxis

mit Beispielen der Rechtsprechung zum Ermessen bzw. unbestimmten Rechtsbegriff

35)

Jeong Hoon Park*

Das Richterrecht gehört zu drei Bestandselementen des Rechts, und zwar mit

der Gesetzgebung und der Rechtswissenschaft. Unter diesem Aspekt soll der Sinn

und die Funktion des Richterrechts im Verwaltungsrecht untersucht werden, um

zum Feiern der Gründung der „Korean Administrative Law Association‟ im Jahre

von 2010 den richtigen Weg der Entwicklung des Verwaltungsrechts und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zu finden.

Zuerst werden der Begriff der Rechtsquelle und der des Richterrechts betrachtet.

Der Begriff der Rechtsquelle kann in drei Bedeutungen analysiert : (1) Rechtsquelle

als Grund der faktischen bzw. empirischen Erkenntnis des Rechts, (2) Rechtsquelle

als Grund der normativen Erkenntnis des Rechts und (3) Rechtsquelle als Grund

der positiv-rechtlichen Geltung des Rechts. Diese drei Bedeutungen der Rechtsquelle

beziehen sich auf drei Stufen des Richterrechts. Die erste Stufe des Richterrechts

stellt also den empirischen Erkenntnisgrund des Rechts dar, die zweite Stufe den

normativen Erkenntnisgrund des Rechts und die dritte Stufe den Geltungsgrund des

positiven Rechts. Eine solche dritte Stufe des Richterrechts muss aufgrund der

verfassungsrechtlichen Grenzen der Befugnis der Rechtsfortbildung des Richters

verneint werden.

Man darf die Besonderheiten im Bereich des Verwaltungsrechts nicht übersehen.

Die Verwaltung spielt einerseits, durch die Gebung der Rechtsverordnungen, eine

Rolle als Gesetzgebung und andererseits, durch das Widerspruchsverfahren, eine

  • Dr. iur. Professor of Law, College of Law /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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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 의 와 / 35

Rolle als Rechtsprechung. Die Entscheidung der Verwaltung, d.h. der

Verwaltungsakt selbst hat eine mit der Entscheidung der Rechtsprechung

vergleichbare Struktur. Im Verwaltungsrecht können nicht nur Präjudizien des

Gerichts, sondern auch Beschlüsse des Widerspruchs- und des

Ombudsmansverfahren als das Richterrecht im weiteren Sinne angesehen werden.

Für das Verwaltungsrecht ist wegen der weitgehenden Gesetzeslücke die Bedeutung

des Richterrechts der ersten Stufe und der zweiten Stufe viel grösser als für

andere Rechtsbereiche.

Im Zusammenhang mit der drei Stufen des Richterrechts können seine

Funktionen als Knotenpunkt zwischen der Rechtswissenschaft und der Rechtspraxis

erklärt werden: Das Richterrecht der ersten Stufe, also der empirische

Erkenntnisgrund des Rechts, führt zur Funktion der Kommunikation zwischen der

Rechtswissenschaft und der Rechtspraxis. Die erste muss die letztere beachten und

versuchen, sie richtig zu verstehen. Mit dem Richterrecht der zweiten Stufe, d.h.

dem normativen Erkenntnisgrund des Rechts, kann die Funktion der Bewertung

und der Kritik zwischen der Wissenschaft und der Praxis herausgestellt werden.

Weil und soweit die Rechtswissenschaft die Bewertung und die Kritik des positiven

Rechts zur Aufgabe hat, muss auch das Richterrecht als Gegenstand der

wissenschaftlichen Untersuchung sein. Die Verneinung des Richterrechts der dritten

Stufe, also das Entziehen seiner Qualität als Geltungsgrund des positiven Rechts,

bedeutet, dass die Fallkonstellationen der Präjudizien gegen einander verglicht und

damit ihre Richtigkeit stets geprüft werden, wodurch die Dogmatik des

Verwaltungsrechts fortwährend entwickelt werden kann. In dieser Arbeit sollen diese

drei Funktionen des Richterechts die Kommunikation, die Kritik und die

Innovation mit Beispielen der koreanischen Rechtsprechung zum Ermessen bzw.

unbestimmten Rechtsbegriff konkret erklärt.

Key words: Rechtsquelle, Richterrecht, empirischer und normativer Erkennt-

nisgrund des Rechts, Rechtswissenschaft und Rechtspraxis,

Ermessen, unbestimmter Rechtsbegri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