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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윤 재 왕*
1 )
Ⅰ. 서론
형벌의의미와목적을둘러싼끝없는논쟁에서칸트는일반적으로엄
격하고엄숙한응보1)이론을주장한것으로알려져있다. 형벌의정당화를
다루는문헌에서형벌이론에관한칸트의유명한테제를언급하지않는
경우는거의없을뿐만아니라,2) 거의자동적으로그에대한비판이뒤따
른다. 물론순전히예방만을지향하는형벌은인간을단순한도구로전락
- 고려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교수, 법학박사 ** 투고일자2012.12.18, 심사일자2012.12.23, 게재확정일자2013.1.11 1) 미리밝혀두지만, ‘응보’와‘복수’를동일시하는일반적인이해는문제가있다. 독일어
‘Vergeltung’의번역인응보는원래돈과어원이같고, 교환의기본형식을반영하는 표현이다. 즉, 응보는무엇에대한대가라는의미이다. 따라서나쁜행위에대한대가 로서의벌이라는의미뿐만아니라, 좋은행위에대한대가로서의상도응보라는개념 에포섭된다. 이점에관해서는O. Höffe, Vom Straf- und Begnadigungsrecht, in: ders.(Hg.), Immanuel Kant: Metaphysische Anfangsgründe der Rechtslehre, 214면 이하참고. 2) 예컨대W. Hassemer, Warum Strafe sein muss?[배종대/윤재왕옮김, 범죄와형벌], 81면; C. Roxin, Strafrecht Allgemeiner Teil I, § 3 Rn. 3; 김일수/서보학, 「새로 쓴형법총론」, 718면; 배종대, 「형법총론」, 24면이하; 이재상, 「형법총론」, 48 면이하참고.
목 차
Ⅰ. 서론
Ⅱ. 칸트형벌개념의편린들- 도덕적-종교적차원의우위?
Ⅲ. 도덕적-종교적형벌개념
Ⅳ. 법적형벌개념- 응보와예방 사이에서
V. 응보와예방의결합
Ⅵ.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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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시키고만다는칸트의비판은대다수의학자들이동의하는내용이다.3) 하
지만형벌의정의그리고형사처벌의정언명령적성격을거의맹목적으로
주장하는것처럼느껴지는구절들을접하면현대의형벌이론에익숙한독
자들은혼란과거부감을느끼게된다. 이러한거부감은그저응보이론을
회의적인시선으로바라보는오늘날의전반적인분위기에만원인이있는
것은아니다. 칸트의응보사상이그의법철학과실천철학전반의전개과
정에비추어볼때에도이물질처럼느껴지고, 더욱이그의응보이론은도
덕에기초하고있어서법과도덕의엄격한분리라는칸트법철학의기본
적출발점과도합치하지않는다는지적4) 역시거부감의원인으로작용한
다. 이밖에도칸트가사형을옹호한것은범죄자역시도덕적인격으로서
자신의도덕적실존을스스로완성할과제를안고있는존재라는칸트의
도덕철학적인격이론에도반한다는비판을제기할수있다.
그러나칸트의형벌론에대한이러한이해나비판은대부분형벌또
는형법에대해칸트의단편적인언급들가운데극히일부분만을취합한
결과이며, 칸트의실천철학전체를체계적으로고찰하여칸트의형벌론
전반에대한분석을행하지않은채이루어지는것이대부분이다. 예컨대
칸트의응보이론은“도덕형이상학”에서비교적상세하게표명되고있지
만, 이말년의저작에서표명된응보사상을그이전의저작과관련시켜
포착하려고시도하지않는것이일반적이다. 그러나칸트가여기저기에
남겨놓은간략한언급들을모아놓은“성찰(Reflexion)”이나칸트의강
의를필기한노트들에등장하는형벌에관한내용들까지함께분석대상
으로삼게되면, 칸트의형벌론을단순히‘응보이론’ 또는‘절대적형벌이
론’의전형으로치부하기어렵게된다. 특히국가형벌의목적을예방으로
규정하는언급도자주등장할뿐만아니라, ‘카르네아데스의널빤지’를
보기로들면서형벌이그와같은긴급피난상황에서는행위자의행위를
일정한방향으로행위를조종하는예방작용을전혀할수없다는서술까
3) 대표적으로는W. Hassemer, 범죄와형벌, 106면이하참고. 4) 예컨대D. Tafani, Kant und das Strafrecht, in: Journal der Juristischen Zeitgeschichte, 2007, 17면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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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감안하면칸트가예방의측면도충분히감안했다고해석하는것도얼
마든지가능하다. 따라서칸트의철학전반에해당하는얘기이지만, 형벌
론의경우에도해석의정합성을확보하는작업은상당히어렵고, 얼핏보
기에모순되는주장들을일관된흐름속에자리잡게만들기위해서는
섬세한분석을필요로한다.
이글은칸트형벌론에대한단편적이해와칸트를예방론자로파악
하려는최근의경향5)들을배경에두면서, 텍스트에대한근접성을유지하
는가운데칸트의형벌론이전개되는과정들을살펴보고, 과연이형벌에
관한칸트의서술들이체계적일관성을갖고있는지를밝혀보고자한다.
이와함께그의형벌론이전체실천철학, 특히법철학과국가철학과의관
련속에서어떠한의미를갖고있는지를시론적으로언급하도록한다. 핵
심텍스트는당연히“도덕형이상학”의법론(Rechtslehre)에자그마한단락
으로등장하는“형법”에관한서술이지만, “성찰”이나“강의필기노트” 또
는“도덕형이상학원론”이나“실천이성비판”, “이성의한계내에서의종
교” 등에서간단하게언급되고있는내용들도함께고려한다.
Ⅱ. 칸트형벌개념의편린들- 도덕적-종교적
차원의우위?
흔히상대적형벌이론으로불리는예방이론에의하면범죄는형벌의
근거가아니라, 단지형벌을부과하는특정한계기에불과하다. 즉, 형벌
의근거는범죄와는전혀다른곳에위치하는별개의근거(목적)에따른
다. 그리하여범죄와형벌사이에는어떠한기능적, 인과적연관성도없
5) 예방론자로서의칸트를조명하는대표적인문헌으로는K. Altenhain, Die Begründung der Strafe durch Kant und Feuerbach, in: Gedächtnisschrift für Rolf Keller, 1면이 하; B. S. Byrd, Kant's Theory of Punishment, in: Law and Philosophy 8(1989), 151 면이하; W. Schild, Anmerkungen zur Straf- und Verbrechensphilosophie Immanuel Kants, in: Festschrift für W. Gitter, 1995, 831면이하; A. Mosbacher, Kants präventive Straftheorie, in: ARSP 90(2004), 210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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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보게된다. 이에반해흔히응보이론으로불리는절대적형벌이론에
서형벌은범죄, 즉불법에뒤따르는당연한법률효과로서, 불법만이형
벌의근거이고불법만이형벌의생산자이다. 간단히말해, 형벌은죄를
지었기때문에부과되고, 이점에서범죄와형벌사이에는인과적연관성
이존재한다고본다. 이러한차이점을시간적관점에서서술한다면, 상대
적형벌이론은미래지향적(prospektiv)이고절대적형벌이론은과거지향적
(retrospektiv)이라고규정할수있다.6)
상대적형벌이론과절대적형벌이론사이의이러한근원적차이를감
안하면칸트가“도덕형이상학”에서서술하고있는형벌개념은전형적인
절대적형벌에속한다. 왜냐하면칸트에게형벌은범죄로인해장애가발
생한질서를사후적으로회복하는것이기때문이다. 즉, 행위와형벌, 불
법과법률효과사이에는필연적결합이존재한다고전제한다. 물론여기
서말하는질서는경험적국가질서가아니라, 오로지선험적실천이성을
통해파악할수있는, 형이상학적이고국가초월적인질서이다. 유명한‘섬
의비유’는바로이관점에서이해할수있다.
“설령한시민사회가그구성원모두의동의를얻어해체하는경우(예
컨대한섬에살고있는주민들이서로갈라서서전세계로흩어지기
로결정한경우)일지라도먼저감옥에남아있는마지막살인자를처
형해야한다. 그래야만누구든지자신의행위에응당한가치가있는
것을받게될것이며, 제대로처형을이행하지않았다는이유로국민
들에게피의죄악(Blutschuld)이남는일이없도록할수있다. 왜냐하
면만일살인자를처형하지않는다면그국민은정의에대한공공연
한침해의공범으로여겨질수있기때문이다.”7)
그리고이러한“정의가땅에떨어지면인간은지상에서더이상살아
야할가치가없다.”8)
6) 형벌론에대한전반적인서술로는Hassemer, 범죄와형벌, 61면이하, Neumann/ Schroth, Neuere Theorien von Kriminalität und Strafe[배종대옮김, 형사정책의새 로운이론], 18면이하참고. 7)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333면. 8) Ebd., 3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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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섬의비유’, ‘응보이론’, ‘동해보복사상’의전형으로평가되
는, “도덕형이상학”의“법론(Rechtslehre)” ‘E. 형벌권과사면권에관하여’
의서술에서칸트는형벌의개념을명시적으로정의하지않고있다. 단지
‘법관의형벌(poena forensis)’과죄악자체가저절로처벌되는‘자연적
형벌(poena naturalis)’에관한구별을제시하고있을뿐이다. 물론E.의
첫문장은“형법이란복종자에대해그가저지른범죄를이유로고통을
부과하는명령권자의권리에관한법”9)이라고시작하고있고, “도덕형이
상학” 제2판의“형법의개념에대한논의의추가”에딸린각주에서는형
벌을“시민의존엄성을유예하는일방적강제”10)로규정하고있기때문
에 “도덕형이상학”에서말하는형벌은형벌을부여받는자의의지에반
하여일방적으로부과되는강제로서의물리적해악이라고해석할수있
다. 자연법에관한강의에서제시하고있는형벌개념역시같은맥락에
해당한다.
“법률의위반과결합되는해악이형벌이고, 여기서법률은형벌을정
한법률(leges poenales)이다.”11)
문제는이러한형벌개념이법적형벌, 즉국가형벌에만국한되지않는
다는사실이다. ‘자연적형벌’이라는개념에서도알수있듯이칸트는‘형
벌’이라는단어를매우포괄적으로사용하고있다. 다시말해형벌은법과
도덕을아우르는실천철학의전영역에걸쳐있는상위개념에해당한다.
예를들어“실천이성비판”에서는형벌에대해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모든형벌그자체와관련하여일단정의가있어야한다. 즉, 정의는
형벌개념의본질을구성한다. 물론형벌이어떤호의와결합할수도
있지만, 정작형벌을받아마땅한자의생각은전혀그러한호의를형
벌의원인으로고려하지않는다. 따라서형벌이란물리적해악으로서,
이물리적해악은설령도덕적악에대한자연적결과로결합되지는
9) Ebd., 331면. 10) Ebd., 363면. 11) Kant, Naturrecht-Feyerabend, AA XXVII, 2/2, 139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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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다할지라도도덕적이성입법의원칙에따른결과로결합되어야
한다.”12)
실천철학강의의필기노트에는다시다음과같은구절이등장한다.
“형벌이란도덕적해악을이유로한사람에게부과되는물리적해악
이다. 모든형벌은경고하는형벌이거나아니면복수하는형벌이다.
경고하는형벌이란오로지해악이발생하지않도록할목적에서선언
되는형벌이다. 복수하는형벌이란해악이발생했기때문에선언되는
형벌이다. 따라서형벌이란해악을방지하거나또는해악을처벌하기
위한수단이다.”13)
“형벌이란물리적해악으로서, 그근거는실천적악이다. 자연에서는
그어느것도그자체로악이되지않는다. 모든의도에비추어거부
감을불러일으키는것은악한것이며, 감각적의미에비추어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것이해악이다. 실천적악에근거한모든물리적해악이
곧형벌이다. 형벌은법률을고의로위반하는것에상응한다.”14)
“형벌을통해도덕적악과물리적해악을결합시킨다. 이러한결합은
필연적이며, 물리적해악은도덕적악의직접적결과이다. 또는도덕
적악에는물리적해악이뒤따라야하고, 이것이도덕적으로필연적이
라는사실은이성을통해통찰하거나증명할수는없지만, 그럼에도
물리적해악이법칙위반에따른직접적이고필연적인결과라는사실
은형벌의개념자체에포함되어있다.”15)
형벌과관련된이구절들에서등장하는‘정의’, ‘ 도덕적해악’, ‘실천
적악’ 등은전후맥락에비추어볼때당연히칸트의도덕이론과관련을
맺고있는개념들이다. 예컨대도덕적해악이라고말할때에는도덕률또
는도덕법칙에대한위반을전제한다. 이를더정확히이해하기위해서는
도덕적해악의반대개념, 즉도덕적선또는도덕법칙에합치하는행위와
12) Kant,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AA V, 66면.
13) G. Gerhardt(Hg.), Immanuel Kant. Eine Vorlesung über Ethik, 64면.
14) Kant, Praktische Philosophie-Powalski, AA XXVII 1, 150면.
15) Kant, Metaphysik der Sitten-Vigilantius, AA XXVII 2/1, 55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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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따른결과를고려할필요가있다. 잘알려져있듯이칸트는도덕적
행위의의미를공리주의와쾌락주의의관점에서해석하는것을철저히거
부한다.16) 그리하여행위의도덕성을판단하는기준은어떤효용이나쾌
락또는행복이아니다. 그렇기때문에칸트실천철학의입장에서는도덕
률에합치하는행위가곧바로행복과연결되지않고, 단지행복해야마
땅하다(glückwürdig)는가치와연결될뿐이다.17) 다시말해도덕법칙에
부합하는행위자체는결코그러한행위를하는사람의행복을촉진하기
위한것이어서는안된다. 따라서정언명령으로서의도덕률을준수한다고
해서자동적으로행복해지는것은아니며, 단지행복해야마땅할가치가
있다고볼뿐이다. 그렇긴하지만칸트는이행복해야마땅하다는가치를
이가치에상응하여실제로행복해진다는희망과결합시키고, 이를‘최고
선(das höchste Gut)’이라는개념을통해표현한다. 최고선이란한사람의
도덕성과행복이완전히합치한상태를뜻한다. 즉, 각자가도덕률의준
수여부와정도에비추어행복해야마땅한가치에정확히비례하여실제
로행복하다면그것이곧최고선의상태이다. 그리고이최고선을통해
결합되는도덕과행복은모든이성적존재가갖고있는이성이정립한
궁극의목적이며, 최고선을촉진하는것은인간의자유의지의선험적이고
필연적대상이고, 이대상은도덕법칙과불가분의관계에있다.18)
그렇다면도덕적으로악한행위가행복을지속시키거나행복을획득
하게만든다면, 이는이성적질서에대한모순이자이질서의파괴에해
당한다. 칸트로서는인간역사의의미를형성하는이이상적이고완결된
질서의통일성이도덕법칙의위반으로인해상처를입고, 도덕적죄악을
통해모순을겪게되며, 질서의균형또한파괴되고만다. 그렇기때문에
이러한질서를회복하는것은순수한이성에비추어볼때무조건적이고
절대적으로필요하다. 실천적법칙(또는법률)에반하는모든행위에따
16) 이점은특히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AA V, 62면이하에자세히서술 되어있다. “실천이성비판”의전반적내용및쾌락주의의거부에관해서는K. Steigleder, Kants Moralphilosophie, 99면이하참고. 17)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AA V, 198면이하, 205면참고. 18) Ebd., 2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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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직접적이고무조건적결과로서의형벌은그러한질서를이념적으로회
복하기위한필연적전제조건이다. 즉, 형벌은법률위반의이성필연적결
과이다. 그러므로이미사실상으로발생하여더이상예방의대상이되지
못하는불법행위일지라도그행위는이미이념적상태를침해한것이기
에, 형벌을통해침해로인한장애를제거해야한다.19)
이와같은이성적질서를침해하는행위에대한반작용으로서의형벌
은그러한이성적질서를반드시현세에서회복해야한다거나현세에서
곧바로회복할수있다는것을의미하지않는다. 즉, 현세에서누리는행
복과마땅히행복해야한다는것사이에는필연적인과성이존재하지않
는다. 바로이점에서최고선은다시실천이성의두가지요구를전제한
다. 첫째는영혼의불멸성이다. 왜냐하면이경우에만이성적존재의도
덕적심정이도덕법칙과완벽하게적합한상태에도달하는무한대의과정
이가능할수있기때문이다. 둘째는신의존재이다. 왜냐하면오로지신
만이마땅히행복해야한다는것과실제로행복한것이합치하는상태를
불러일으킬수있기때문이다. 그리하여최고선에관한이론은도덕과종
교를결합하는끈이된다.20) 이러한전제에서출발한다면부도덕한행위
로인하여행복하지못하게되는것역시얼마든지‘형벌’이라고볼수
있다. 즉, 도덕성에비례하여행복을배분한다면도덕적으로행위하는자
는- 영원속에서그리고신의주재아래- 자신이행복해지리라기대할
수있어야하고, 이에반해부도덕하게행위하는자는- 역시동일한전
제하에- 불행해야한다. 그렇기때문에행복이거부된다는것은곧불
행이고, 그자체해악의부과로서형벌에해당한다. 이렇게도덕적악이
형벌을받아마땅하고, 악을행한자는자신의행위의결과로서형벌을
받을것이라두려워해야한다는점을칸트는“실천이성비판”에서다음과
같이표현한다.
19) 이로부터칸트를법적의미에서도형벌이이성적질서의회복을목표로삼는다는
입장으로해석하는H. H. Lesch, Der Verbrechensbegriff. Grundlinien einer
funktionalen Revision, 23면이하참고.
20) A. Mosbacher, Kants präventive Straftheorie, 2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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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우리의실천이성의이념속에는도덕법칙의위반에수반
되는그무엇, 즉그러한위반의당벌성(Strafwürdigkeit)이라는점이
깃들어있다.”21)
이문장에서등장하는당벌성에따른형벌은당연히법적형벌을의
미하지않는다. 만일이때의형벌이국가의형벌이라면결과적으로모든
부도덕한행위는곧바로입법자의처벌대상이될것이고, 그렇게되면
‘법과도덕의분리’라는칸트국가철학과도덕철학의대전제에반하는결
과를낳는다. 양자의엄격한분리는1789년의저작“이성의한계내에서
의종교”에다음과같은간결한문장으로표출되어있다.
“윤리적목적을지향하는헌법을강제를통해실현하려고하는입법
자는저주받으리라. 왜냐하면그러한입법자는그저윤리적목적에정
반대되는결과를낳을뿐만아니라, 그의정치적목적마저도파괴하고
불안하게만들기때문이다.”22)
그렇기때문에도덕률의준수가행복해야마땅하다는것과연결되듯
이도덕률의위반이당벌성과연결되는것은필연적이며, 그러한필연성
은법적인맥락과는관계가없다. 도덕법칙의위반과도덕적당벌성사이
의관계는“여론에관하여”에서는다음과같이표현된다.
“의무위반이위반한자에게생기는불이익을전혀고려함이없이직
접적으로심정에작용하고, 그자신이보기에도비난하고처벌할수
있다고여겨지는경우에해당하는경우의의무이념은전혀다른성질
을갖는다.”23)
다시말해도덕적의미의당벌성은국가형벌의당벌성과는의무이념
의성질자체가다르다. 그래서도부도덕한행위는도덕적의미의형벌개
념에따른당벌성과결합하고, 자발적으로사악한준칙에따라일관되게
21) Kant,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AA V, 65면.
22) Kant, Die Religion innerhalb der Grenzen der bloßen Vernunft, AA VI., 96면.
23) Kant, Über den Gemeinspruch: Das mag in der Theorie, taugt aber nicht für
die Praxis, AA VIII, 28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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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하는자는더욱더비난과형벌을받아마땅하다고보게된다. 이와
같은도덕적의미의형벌개념은특히신의정의에비추어형벌을논의하
는부분, 즉신학적맥락에서가장분명하게드러난다. 신의정의는무엇
보다각개인이응당받아야할행복을분배하는정의이며, 이러한정의
에따르는형벌은단순히국가형벌이나자연적형벌이아니라, 각자의도
덕적삶에비추어이성적으로희망할수있는행복의반대, 즉불행을뜻
한다. 도덕적행위에대해응분의행복을희망하는것- 물론그것이도
덕적행위의동기가되어서는안된다- 과마찬가지로의무위반에대해
서는형벌이뒤따르며, 이때형벌은행복을상실하는것이될수도있고
물리적해악이부과되는것일수도있다.24)
문제는이러한도덕적-종교적의미의형벌개념이법적의미의형벌개
념에아무런여과과정없이그대로적용될수있는가하는점이다. 즉,
공적인강제법률을고의로위반한행위에대해부과되는형벌은도덕법칙
의위반에대해부과되는형벌과는다른것이라고볼수있는가이다. 물
론피상적인차원에서는도덕법칙의위반에따라마땅히두려워해야할
형벌을국가의법적인형벌정의를수단으로삼아부과하고또한부과해야
한다고생각할수도있다. 하지만그렇다고해서도덕적-종교적의미의
형벌과법적의미의형벌을구별할수없다는결론이도출되지는않는다.
이와관련해서는무엇보다칸트가형벌이라는개념을사용하는두가지
서로다른맥락을고려해야한다.25) 즉, 법적으로형벌은공적법률에대
한위반을이유로국가에의해부과되는형벌이고, 도덕적으로형벌은도
덕적으로잘못된행위에대한반작용이라는의미에서행위의자연적결과
(poena naturalis)이거나또는전지전능한심판관인신이마땅히행복해야
한다는것에정확히비례하여종국적으로분배하는행복의반대편, 즉불
24) 이점을적절히지적하고있는M. Salomon, Kants Strafrecht in Beziehung zu seinem Staatsrecht, in: ZStW 32(1013), 17면; H. Oberer, Über einige Begündungsa- spekte der Kantischen Straflehre, in: R. Brandt(Hg.), Rechtsphilosophie der Aufklärung, 401면이하참고. 25) 두가지차원을엄격히구별하여설명하는문헌으로는예컨대A. Mosbacher, Kants präventive Straftheorie, 216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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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이다. 따라서칸트의형벌관을더욱정확히이해하기위해서는일단도
덕적-종교적형벌개념이적용되는영역및그에따르는정의원칙을추적
해볼필요가있다. 특히도덕적-종교적차원에서의형벌사상이국가형벌
까지포괄할수도있지만, 그것만으로이미국가형벌의정당화가이루어
지지않는다는사실을밝힐필요가있다. 각각의차원을구별할때에만
비로소칸트가국가형벌에관하여절대적이론을주장했다는성급하고상
투적인결론을피할수있기때문이다. 이점에서칸트가말하는도덕적-
종교적차원의형벌개념을조금더상세히분석할필요가있다.
Ⅲ. 도덕적-종교적형벌개념
도덕적-종교적차원의형벌개념을이해하기위해서는앞에서짧게언
급했던‘최고선’에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 칸트의최고선이론은
도덕적행위를그에상응하는비례적행복의분배에대한희망과결합시
킨다. 양자사이의필연적결합은도덕에서행복과관련된모든요소를
제거하고, 도덕은오로지행복해야마땅한것에만집중한다는데기인한
다. 즉, 도덕적으로가치있는행위는그러한행위를하는사람이처벌을
받을지도모른다는두려움이나상을받으리라는기대를동기로행위하는
것이아니라, 오로지형식적이고순수한도덕법칙에대한존중때문에행
위할때에만존재한다. 그리고이러한도덕적행위가행복을기약한다고
희망할수있어야한다.26) 이점에서도덕법칙과행복에의희망은필연적
관련성이있다. 다른한편행복이란인간이본성적으로추구하게되는것
이기때문에, 행복과도덕사이에일정한결합도있어야하는데, 이러한
결합을가능하게만드는것은도덕적으로행위하는사람이아니라, 전지
전능하고보편적정당성을지닌존재인신이다. 행위의도덕적가치는선
한의지에달려있고, 도덕적가치에따라행복을배분하는존재는선의
26) 이에관해서는R. Brandt, Gerechtigkeit und Strafgerechtigkeit bei Kant, in: G. Schönrich/Y. Kato(Hg.), Kant in der Diskussion der Moderne, 433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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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지에비추어한사람이받아마땅한행복을정확하게규정할수있어야
하기에전지전능한존재이어야한다. 그러므로신은“마음을꿰뚫어보는
존재, 즉모든사람의심정가장깊숙한곳까지꿰뚫어보고각자에게그
의행위에걸맞은것을귀속시키는존재”27)이다.
이와같은절대적존재는보편타당하고정의로운존재이지않을수
없다. 그래야만각자는자신의응분의몫을받게된다.28) 이렇게최고선
에관한이론에비추어이성필연적존재가되는신은“성스러운입법자
(창조주), 자비로운통치자(세계를보존하는자), 정의로운법관”이며, 신
을전제할때에만“도덕법칙은최고선이라는개념을통해종교, 즉모든
의무를신의명령으로인식하는단계에도달한다. 그러므로도덕은어떻
게우리를행복하게만드는가에관한가르침이아니라, 우리가행복하기
위해마땅히어떻게해야하는가에관한가르침이다.”29)
칸트의도덕철학에서최고선에관한이론이얼마나중요한비중을갖
고있는지는그의저작여러곳에서확인된다. 예컨대“실천이성비판”에
서는이세계의현명한주재자이자통치자를전제하지않는다면, “도덕법
칙은공허하기짝이없는관념으로보지않을수없다. 왜냐하면도덕법
칙을충실하게따라이루어지는필연적결과는... 그러한전제가없이는
상실될것이기때문이다”고표현하고, 더나아가다음과같이말한다.
“최고선을우리의최대한의능력을기울여실현시키는것이의무이다.
따라서최고선은가능해야한다. 그리하여최고선은이세계의모든
이성적존재에게불가피한것으로서, 그러한존재의객관적가능성을
27) Kant, Die Religion innerhalb der Grenzen der bloßen Vernunft, AA VI, 99면.
이에관해서는또한R. Brandt, Gerechtigkeit und Strafgerechtigkeit bei Kant, 439면참고. 28) 하지만칸트는‘최고선’을정의와관련시키지는않는다. 왜냐하면천당과지옥을 판가름하는최후의심판이정의라는이름으로불리는것을피하고자했기때문이 다. 따라서최고선에관한이론은결코아리스토텔레스의‘배분적정의’에해당하 지않는다. 그렇지만국가형벌과같은그이외의영역에서는정당한분배라는요 구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R. Brandt, Gerechtigkeit und Strafgerechtigkeit bei Kant, 434면참고. 29) R. Brandt, e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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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31
위해필연적인것으로전제해야한다. 이전제는필연적이어서도덕법
칙과관련하여이전제조건만이타당성을갖는다.”30)
물론최고선을주재하는법관인신이심판하는대상은내면의도덕성
이다. 즉, 심정의가장깊숙한곳에자리잡은도덕성이심판대상이고, 그
것이곧고유한의미의도덕적가치를결정하는심급이된다. 그리고이
심판관이내리는판결은상과벌의형태로행복을분배한다. 그래서도신
은전지전능한자로서인간의내면깊숙한곳까지장악할수있어야한
다. 그리고심판의원칙은도덕성과행복사이의정확한비례이고, 그것
이바로정의(Gerechtigkeit)이다.31) 그래서칸트는도덕성과행복의분배
사이의관계에서확보되어야하는정의를엄격한상응관계(Äquivalenz)에
해당하는개념들을동원하여표현한다. 예컨대‘적절한비례에따른정확
한일치’, ‘도덕성의비율에따라정확하게’, ‘정확한동등성으로’ 등의표
현이등장한다. 이와함께신의정의는“처벌받아야할자가결코처벌을
받지않아서는안된다”32)고요구한다. 당연히이러한요구도엄격한비
례에따른필연적관계로서, 도덕적해악에정확히비례하는행복의분
배, 더정확히는불행의분배가이루어질때에만전체적인정의가충족된
다. 이렇게볼때신의정의는도덕법칙의위반을이에대한형벌과결합
시키는것이다. 칸트에따르면신의통치아래서인간은자신의선한행
동을이유로그에상응하는행복을누리는것이정의라고주장할정당성
을갖지못한다. 그러한정의의실현은오로지신의선함과정의로움을
신뢰할때에만가능하다. 그리하여정의가실현되지않는다는인간의한
탄은그저악한자가응분의벌을받지않고살고있다는한탄에불과하
다. 이러한맥락에서“도덕형이상학” 강의에서는죄인이죽은이후의형
벌의정의에대해다음과같이언급한다.
30) Kant,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AA V, 144면. 31) 칸트의정의개념에관한전반적인내용은O. Höffe, Immanuel Kant, 250면이하; R. Brand, Gerechtigkeit und Strafgerechtigkeit bei Kant, 431면이하참고. 32) Kant, Die Religion innerhalb der Grenzen der bloßen Vernunft, AA VI., 73면
(이구절이등장하는절의제목은‘선한원칙이악과행하는투쟁에관하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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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누군가가범죄를저지르고도응보를받지않을수있다는것, 피안의
세계에서도행위의마땅한상쇄가이루어지지않는다는것은신의정
의와사물의질서에부합하는것이아니다.”33)
이와같이행위와도덕적의미의형벌을결합시킬때결정적인측면
은행위자의동기와의관련성이다. 물론하나의행위가형벌을받아야마
땅하다, 즉당벌성을갖는다고전제되어야한다. 따라서행위가법칙에
준하는지아니면법칙에반하는지를판단할수있는기준으로서의법칙이
필요하고, 이법칙은도덕적-종교적맥락에서는신의명령으로서의도덕
법칙이다. 그리하여도덕법칙의위반은도덕적-종교적당벌성이라는사고
와필연적으로결합한다. 이도덕적으로형벌을받아마땅한행위도칸트
는범죄(Verbrechen)라고지칭한다. 도덕적악과범죄라는개념을같은
것으로보게되면, 주로법적의미에서사용되는형벌(Strafe)이라는개념
과마찬가지로혼란을불러일으키기쉽다. 따라서칸트철학에서등장하는
이두가지개념을정확히이해하기위해서는두가지차원을엄격하게
구별해야한다.
다른한편형벌의개념을단지그목적에비추어소극적으로만규정
하는칸트의입장은그의전체도덕이론에따른어쩔수없는결론이다.
즉, 도덕법칙의준수가결코상에대한기대나벌에대한두려움을동기
로삼아서는안되기때문에, 형벌이란결코도덕적행위를강제하는수
단이되거나도덕적행위를촉진하는수단이될수없다는것이형벌에
관한기본적출발점이다. 특히상과벌이미래의목적과어떠한관련성이
있는지는윤리학강의필기노트에자세하게등장한다. 상당히길긴하지만
이해의정확성을위해그대로인용해보자.
“상(praemia)은대가적(auctorantia)이거나응당한(remunerantia) 것이
다. 대가적인상은 행위의동기가전적으로약속한상을받기위한
것일경우에부여되는상이고, 응당한상은 행위가약속한상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선한심정과순수한도덕성을동기로행해진경우에
33) Kant, Metaphysik der Sitten-Vigilantius, AA XXVII 2/1, 55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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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33
주어지는상이다. 대가적상은인센티브로서의상이고, 응당한상은
응분의것으로서의상이다. 하나의행위를물리적쾌락을동기로행한
자는단지약속된상때문에한것이기에그의행위는결코도덕성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동기로 행위한 자는 응당한 상(praemia remunerantia)이아니라, 대가적상(praemia auctorantia)만을기대해야
한다. 이에반해선한심정과순수한도덕성으로부터이루어진행위는
응당한상을받을수있다.
모든형벌은경고하는형벌이거나복수하는형벌이다. 경고하는형벌
은해악이발생하지않도록하기위한목적에서선고된다. 복수하는
형벌은해악이발생했기때문에선고되는형벌이다. 형벌이란해악을
방지하거나이를처벌하기위한수단이다. 관헌이부과하는형벌은모
두경고하는형벌로서, 죄를지은사람본인에게경고하거나그러한
모범을통해다른사람을경고하기위한형벌이다. 도덕성에따라행
위를처벌하는존재(신)의형벌만이복수하는형벌이다.
모든형벌은형벌의정의에속하거나또는입법자의현명함에속한다.
전자의형벌은도덕적형벌이고후자의형벌은실용적형벌이다. 군주
와관헌의형벌은모두교정을하거나또는다른사람에게모범을보
이기위한실용적형벌이다. 관헌은범죄를저질렀기때문에형벌을
부과하는것이아니라, 범죄를저지르지않도록하기위해형벌을부
과한다. 이러한형벌과는관계없이모든범죄는그것이저질러졌기때
문에마땅히처벌을받아야한다는당벌성을갖는다. 행위에필연적으
로뒤따라야하는형벌은도덕적형벌이며, 그러한형벌은복수적형
벌이다(poena vindicativae). 선한행위에대해상을주는것은앞으로
도선한행동을하도록하려는것이아니라, 선하게행동했기때문에
상을주는것이다.”34)
그렇기때문에상과벌이행위동기로작용하여도덕적으로정당한행
위를촉진한다면, 그와같은상과벌은행위의도덕적가치를박탈한다.
행위의도덕적가치는자신의행복을증진시키리라는기대를동기로삼아
서는안되기때문이다. 따라서형벌은과거지향적으로도덕적으로잘못
된행위를이유로부과될뿐이며, 결코미래지향적으로도덕적으로잘못
34) G. Gerhardt(Hg.), Immannuel Kant. Eine Vorlesung über Ethik, 61면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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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된행위를억제하기위하여부과되어서는안된다. 그렇다면정의로운응
보(Vergeltung)로서의상과벌은최고선에관한이론에서전제하고있듯
이, 행복해야마땅하다는것과행복사이의정의로운균형을확보하는것
이다. 상과벌은오로지이최고선을둘러싼정의에서만그정당성을확
인받을뿐, 결코국가형법의영역에서가능한것이아니다. 왜냐하면국
가의법관은내면깊숙이자리잡은심정을꿰뚫어볼수없을뿐만아
니라, 법의이름으로최고선을실현하는것역시국가의과제가아니기
때문이다.35)
이렇게도덕적-종교적차원에서형벌은일정한방향으로행위가이루
어지도록동기를부여하는실용적목적과는전혀관계가없고, 그근거는
바로최고선에관한이론때문이다. 그래서도도덕적행위가행위하는사
람의행복을촉진하거나불행을조장하는어떤동기구조와의직접적관련
성을배제하면서동시에마땅히행복해야한다는기준에따른상과벌로
서행복을정의롭게분배한다는종교적이념을고수할때에만, 그맥락에
서의형벌은도덕적형벌이라고볼수있고, 이도덕적형벌은필연적으
로회귀적(retrospektiv)일수밖에없다. 이점에서도덕적당벌성은그위
치가법론이아니라, 도덕론또는종교철학에속한다.36)
그렇다면도덕적-종교적차원에서의형벌은그자체가정당한목적일
뿐어떤다른목적을위한수단이아니다. 이는형벌이도덕성과관련된
행위조종으로서는전혀유용한수단이아니고, 따라서그자체로서정당
화가이루어져야한다는것을뜻한다. 이점은도덕형이상학강의필기노
트에다음과같이묘사되어있다.
“정의의이념은행위의도덕적가치가인식될것을요구한다. 도덕적
으로악한행위가본질적으로비처벌(Straflosigkeit)과결합하고처벌
이오로지자의적인우연에의존하는것은사물의질서에철저히반
한다. 이성은도덕적행위가도덕법칙에부합하는것을언제나마땅히
35) 이점을적절히지적하고있는W. Schild, Die Strafmaßnahme als Symbol der Strafwürdigkeit, in: Festschrift für E. A. Wolff, 438면참고. 36) O. Höffe, Vom Straf- und Begnadigungsrecht, 2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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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35
행복해야한다는사실과결합시킨다. 따라서이성은도덕법칙을위반
한자가마땅히행복해서는안된다고생각한다. 도덕적법관은응보
를할수있는그의입법적권력을통해이성에게위반된도덕법칙에
대해비례하는해악을규정하도록요구한다.
이로부터모든형벌의본질적요청은형벌이란정의로워야한다는것,
즉형벌은도덕적으로악한행위의직접적이고필연적인결과라는사
실이다. 형벌이정의의행위, 즉도덕적악을이유로부과되는물리적
해악으로서의성격을갖는다는사실또한바로이점에근거한다. 우
리가우리의행위가일단당벌성을갖는다고인정하고이와동시에
우리를처벌할권한을갖고있는누군가를생각한다면... 이로부터우
리와다른사람들의불법적행위에대해적절한해악을부과하는도
덕적법관으로서의신을생각하게된다.”37)
형벌에대한이러한도덕적-종교적차원의이해는다음과같은결론에
도달한다. 즉, 당벌성에관한생각은도덕법칙의위반에상응하는것이고,
도덕법칙의준수는행복해야마땅하다는것에상응하는것이다. 당벌성의
확인은도덕법칙과인간의행위사이의비교를통해이루어지고, 인간의
행위는오로지그토대가되는심정에따라판단된다. 그리고이러한판
단에근거하여행복해야마땅한대로정확하게행복을분배하는것은최
고선의이념을필요로하며, 이최고선의이념은다시최상의도덕적정
의를실현할수있는전지전능한심판관으로서의신을전제하지않을수
없게만든다. 이에따라도덕적-종교적차원의형벌은오로지과거지향적
응보로서만가능하고, 형벌의목적은최고선, 즉도덕적으로정당한세계
의수립이다. 그것이현세에서수립되는지여부는전혀별개의영역에속
한다.38) 그러므로고유한의미의도덕에서는형벌의예방적기능은배제
되어야한다.39)
37) Kant, Metaphysik der Sitten-Vigilantius, AA XXVII 1/2, 552면이하.
38) 칸트실천철학이갖고있는이러한신학적, 종교적배경에관해서는R. Brandt,
Gerechtigkeit und Strafgerechtigkeit bei Kant, 457면이하.
39) A. Mosbacher, Kants präventive Strafheorie, 217면. 이러한배경에서칸트의형
벌개념은순수한법개념으로부터도출되는것이아니라, 실천철학에서전개되는
더욱근원적인개념이고, 이를다시법론의영역으로전환한것이라고평가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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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Ⅳ. 법적형벌개념- 응보와예방사이에서
칸트는통상헤겔과함께국가형벌의목적지향성을부정하는절대적
형벌이론의대표자로여겨진다. 즉, 형벌이사회적으로유용한어떤목적
을추구하기위한수단이아니라, 행위자가자신의행위를통해떠안게
된책임을정당하게응보하는것자체를그유일한의미와목적으로보
아야한다는형벌이론의대표자로알려져있다.40) 이러한응보사상에대
해초월적질서를전제하기때문에세속적인국가형벌에는부합하지않는
다41)거나권위주의적인사고에얽매여있다42)는비판이제기되고, 심지어
재사회화를중심으로하는상대적형벌이론이대세를장악했던시기에는
“칸트와헤겔과의결별”43)을선언하기도했다. 하지만칸트가형벌과관
련하여남겨놓은여러언급들을종합해보면그를응보론자로단정하기
가어려워진다. 다시말해절대적형벌이론/응보이론이라는카테고리로
묶어버리기에는텍스트자체가단순하지않다. 물론“도덕형이상학”의형
법과형벌에관한서술만을보면얼마든지절대적형벌이론에기운것처
럼보이지만, 그이전의여러저작과강의필기노트그리고“성찰”에서는
오히려예방이론의흔적이훨씬더많이남아있다.44) 다시말해범죄와
행위사이의인과적결합을전제하지않는목적형사상에관련된서술도
상당히많이등장한다. 그때문에“도덕형이상학” 자체의텍스트와그이
있다. 이에관한지적으로는H. Oberer, Über einige Begründungsaspekte der
Kantischen Strafrechtslehre, 403면참고.
40) 즉, 형벌은응보이외에는다른목적이없으며, 따라서응보와목적이일치한다는
것이다. 칸트의형벌론을오로지이러한관점에서포착하는입장으로는예컨대W.
Kargl, Friede durch Vergeltung, in: GA 1998, 68면참고.
41) C. Roxin, Strafrecht Allgemeiner Teil I, § 3 Rn. 2.
42) G. Radbruch, Rechtsphilosophie, in: GRGA[Gustav Radbruch Gesamtausgabe,
hrsg. v. Arth. Kaufmann], Bd. 2, 397면.
43) U. Klug, Abschied von Kant und Hegel, in: J. Baumann, Programm für ein
neues Strafgesetzbuch, 36면이하.
44) 예방이론의관점에서칸트형벌론을해석하는최근의논의이전에이미이점을
지적하고있는U. Neumann/U. Schroth, 형사정책의새로운이론, 25면이하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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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37
전의텍스트를하나의흐름에서해석하는일은다른경우의칸트해석과
마찬가지로상당히고통스러운문제이다. 여기서는일단정합적해석의
문제는제쳐두고, 얼마든지예방이론으로읽힐수있는부분들을소개하
는일부터시작해보자.
국가형벌과예방의관계에대한칸트의언급들가운데가장대표적인
것은그의윤리학강의필기노트에등장하는다음과같은구절이다.
“관헌(Obrigkeit)의형벌은모두경고하는형벌이다. 경고는죄를지은
사람자신을지향하거나이를모범으로삼아다른사람에게경고하는
것이다... 모든형벌은형벌의정의에속하거나입법자의현명함에속
한다. 전자는도덕적형벌이고, 후자는실용적형벌이다. 도덕적형벌
은죄를지었기때문에부과되고, 도덕적위반에대한필연적결과 (consectaria)이다. 실용적형벌은범죄를저질렀기때문에부과되는
것이아니고, 범죄를예방하기위한수단이다. 실용적형벌은치료적
형벌(poena medicinales)이라고부르며, 이는교정(correctivae)이거나
예시(exemplares)이다. 교정적인치료적형벌은범죄를저지른자를
개선하기위해부과되고, 그래서개선형(animadversiones)이다. 예시는
다른사람에게본보기를위해이루어진다.
군주와관헌의형벌은모두실용적형벌이고, 교정을위한실용적형
벌이거나예시를위한실용적형벌이다. 관헌은범죄를저질렀기때문
에형벌을부과하는것이아니라, 범죄를저지르지않도록형벌을부
과한다.”45)
또한실천철학강의노트필기에는이구절과같은의미로다음과같이
말한다.
“정치의영역에서형벌은최대한악한행위를멀리하는데기여하는
것말고는다른필연성이없다.”46)
45) G. Gerhardt(Hg.), Immanuel Kant. Eine Vorlesung über Ethik, 64면. 또한같은
의미의
Kant,
Moralphilosophie-Collins,
AA
XXVII.
1,
286면;
ders.,
Moral-Mrongovius, AA XXVII. 2/2, 1435면이하참고.
46) Kant, Praktische Philosophie-Powalski, AA XXVII 1, 150면.
20페이지
538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그리고수고를편집한“성찰” 가운데형벌에관한6681번은“실용적
형벌은경고적형벌이고, 행위의외적측면에관계하고, 도덕적형벌은
악한심정에관계된다. 관헌의형벌은실용적이다”47)라고되어있다. 여
기서‘관헌의형벌’이나‘실용적형벌’은모두오늘날의의미의국가형벌
이고, ‘경고적’이라는표현은예방이론전체를포괄하고, 그하위단계에서
치료적형벌은특별예방을, 예시적형벌은일반예방을의미한다고해석하
는데아무런문제가없다. 여기서더나아가‘긴급권(ius necessitas)’에
관한다음의구절은일단형벌이예방을목적으로한다는전제하에일
정한경우에는형벌이전혀작용할수없다는의미로읽힌다.
“배가조난을당해바다에빠진상태에서다른한사람을밀어내고
자신이널빤지를차지하여목숨을구한사람에게사형을선고한다고
규정한형법이란있을수없는일이다. 왜냐하면법률이위협하고있
는형벌은자신의목숨을잃는다는형벌보다더큰것일수있기때
문이다. 그러므로그와같은형법은결코의도하는작용을할수없
다. 왜냐하면아직은불확실한(즉, 법관의선고를통해부과될사형)
해악을위협하는것은확실한(즉, 익사) 해악에대한공포보다더무
거울수없기때문이다.”48)
이구절에서칸트는형벌의예방목적을당연한것으로전제하고, 이른
바“카르네아데스의널빤지”와같은긴급상황에서는형벌이의도하는위
협작용을할수없다고본다.49) 즉, 위협은눈앞에닥친죽음에반대되는
행위조종을할수있도록만드는동기가될수없다는것이다. 그렇기때
문에행위자는처벌을받지않아야한다.
이모든구절들을종합해볼때, 칸트가개선이나위하라는형벌목적
을명시적으로인정하고있고, 이점에서훗날의프란츠폰리스트(Franz
von Liszt)의형벌론50)에매우근접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그때문
47) Reflexion Nr. 6681, AA XIX, 132면. 48)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235면. 49) 이에관해서는D. Tafani, Kant und das Strafrecht, 18면참고. 50) 이에관해서는목적형사상의선언문에해당하는F. v. Liszt, Der Zweckgedanke im Strafrecht[심재우/윤재왕옮김, 마르부르크프로그램] 참고.
21페이지
윤 재 왕539
에칸트의형벌론에대한최근의연구들은칸트형법철학에서예방목적의
국가형벌이차지하는비중을부각시켜칸트를예방이론가로평가하는경
우가많다.51) 하지만이는속단이다. 무엇보다앞에서인용했던‘섬의비
유’가등장하는“도덕형이상학”의구절들로부터예방이론을추출해낼수
없기때문이다. 더욱이“도덕형이상학”은칸트의말년저작으로서그이전
에예방에관한언급들은칸트가자신의형법철학을완성하기이전에체
계적연관성을고려하지않은채언급한단편들에불과하다고치부해버릴
수도있다.52) 특히“도덕형이상학”에서전개된형벌이론은명백히“법론
(Rechtslehre)”에해당하지, 결코앞에서서술한도덕적-종교적차원의형
벌에관한서술이아니다.53) 그렇기때문에설령목적형과예방형의흔적
들을밝혔다할지라도, 다시‘절대적형벌이론’으로해석되는구절들을
자세히고찰하면서예방과응보의관련성을추적하지않고서는칸트형벌
이론의전체적모습을포착할수없다.
칸트를응보이론또는절대적형벌이론의대표자로여기게되는가장
핵심적근거는역시앞에서이미인용했던‘섬의비유’이다. 이비유에서
등장하는시민사회는그구성원들이해체를결정했기때문에더이상존
속하지않을것이고, 시민사회가존재하지않는다면미래를지향하는형
벌의예방목적은당연히실현될수없다. 그럼에도형벌을부과해야한다
면, 이제는 형벌의의미와목적으로서응보사상이가장순수한형태로
51) 응보와예방을둘러싼정합적해석이얼마나어려운작업인지를예시하기위해, 특 히개선이라는형벌목적이실현될수없다는다음과같은언급을추가한다. “인간 에대한개선을전제하는것은결코가능하지않다. 인간은자신의내면에서벌어 진범죄충동을뚜렷이인식하기에는너무약한존재이다(Metaphysik der Sitten Vigilantius, AA XXVII 1/2, 554면).” 52) 이러한입장으로는H. H. Lesch, Der Verbrechensbegriff, 38면이하; K. Steigleder, Kants Moralphilosophie. Die Selbstbezüglichkeit reiner praktischer Vernunft, 223면이하참고. 53) 이러한맥락에서칸트는인간의형법이개인의도덕적존엄성에상응하는인간질 서를수립하라는명령만으로는정당화될수없다고한다. 그래서칸트는“인간의 정의는단순히합법성에만기초한다. 그래서형벌은심정이아니라, 행위에만관련 될뿐이다(Metaphysik der Sitten-Mrongovius, AA XXIX, 638면)”라고말한다. 이에 관해서는 W. Enderlein, Die Begründung der Strafe bei Kant, in: Kant-Studien 76(1985), 306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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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드러나게된다. 즉, 형벌이란그것이사회나행위자에게미치는유용한
작용과는전혀관계없이행위자가자신의행위에상응하여받아마땅한
것을부여하는것이어야한다. 이섬의비유는서술의체계적위치에비
추어볼때, 형벌의종류와정도에관한논의의맥락에서등장한다. 형벌
의종류와정도에관해칸트는엄격한동해보복(ius talionis)을요구한다.
한걸음더나아가형벌의의미와목적과관련하여칸트는다음과같이
명시적으로응보사상을표방한다.
“법관이부과하는형벌(poena forensis)은죄악이저절로처벌되고, 입
법자가전혀고려할필요가없는자연의형벌(poena naturalis)과는구
별되는것으로서결코다른가치를촉진하기위한단순한수단- 그것
이범죄자를위한것이든또는시민사회를위한것이든- 으로부과되
어서는안되며, 언제나범죄자가범죄를저질렀기때문이라는근거에
서만부과되어야한다. 왜냐하면인간은결코타인의의도를위한단
순한수단으로조작되어서는안되고, 물권법의대상들속에뒤섞여서
도안되기때문이다. 인간의천부적인격은인간이그러한물권법의
대상으로취급되지않도록보호한다. 설령인간이시민적인격을상실
하거나, 심지어유죄판결을받을지라도인간은결코물건으로취급해
서는안된다. 그러므로범죄자는그에대해부과되는형벌로부터그
자신이나그의동료시민들에게어떤효용을얻을수있을것인가를
고려하기이전에이미가벌성이있는행위를했다고확인되어야만한
다. 형법은정언명령이다. 그러하니‘전체국민이멸망하는것보다한
사람이죽는게낫다’는바리새인들의기치에따라있을수있는이득
때문에범죄자에게형벌을면제해주거나형벌을감경해줄이유를찾
기위해뱀처럼땅바닥을기어다니는행복이론을추구하는자는저
주받으리라! 왜냐하면정의가땅에떨어지면인간이지상위에살아야
할어떠한가치도없을것이기때문이다. 죽어마땅한범죄자에게자
신에게위험한실험을하는것을수용한다면살려줄것이며, 그렇게
해서범죄자는목숨을건져서행복할것이고, 실험을통해의사들은
공동체에유용한새로운지식을획득할수있을것이라고제안하는
것을어떻게보아야하는가? 법원은이러한제안을하는의과대학을
경멸을담아거부할것이다. 왜냐하면만일정의가어떤대가를받고
살수있는것이라면그러한정의는더이상정의라할수없다.”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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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41
이구절과‘섬의비유’를함께읽으면칸트는절대적으로응보이론가
라고판단하지않을수없을것이다. 그렇지만바로앞의인용문은해석
상상당히어려운문제를제기한다는점을고려할필요가있다. 즉, 첫
문장의‘결코... 단순한(niemals bloß)’과‘언제나... 에서만(jederzeit
nur)’이라는표현은내용상서로모순되는것처럼보인다. 다시말해전자
의‘결코단순한수단으로’는단지예방을유일한형벌목적으로삼아서는
안된다는경고로해석할수있는반면, 후자의‘언제나... 범죄를저질렀
기때문이라는근거에서만’은상대적형벌목적으로서의예방과개선이어
떠한경우에도허용되지않는다는해석이가능하다.55) 양자사이의이러
한모순을피하기위해회페(O. Höffe)는앞의구절이단지‘죄없는자
를처벌하지말라’는매우일반적의미의응보원칙의표현으로서칸트는
단순히누구에대해형벌을부과해야하는가에대해답하고있을뿐이라
고한다. 그리하여칸트가국가에게위협과개선의권한을국가에게인정
하고있지만, 이권한은오로지그와같은조치가죄있는자에대해서만
이루어져야한다는전제조건에구속시키고있다고본다. 따라서응보사상
은형벌이법률위반에대해사후적으로부과된다는개념을다시반복하는
것이고, 형벌의척도역시범죄그자체로부터도출되어야하지, 결코공
공복리와같은그이외의요소로부터도출되어서는안된다는표현으로
해석한다. 그리고이를통해형벌의예방적기능에대한칸트의언급이
갖는의미를그대로유지할수있다고본다. 단순하게말한다면, 응보를
지향하는형벌은형벌이죄를지은자에대한처벌에국한되어야한다는
원칙의표현이고, 형벌의목적과관련된정당화는예방의원칙을통해이
루어진다는것이다.56)
이러한해석은형벌이이미그개념상과거에발생한사실(범죄)에시
간적으로뒤따르는반작용이라는, 매우일반적인의미의‘응보’로이해할
수있다는점에서는옳다.57) 하지만이러한일반적의미의응보만으로는
54)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331면이하. 55) 같은취지의A. Mosbacher, Kants üräventice Straftheorie, 218면이하참고. 56) 이에관해서는O. Höffe, Kategorische Rechtsprinzipien, 229면; ders., Vom Straf- und Begnadigungsrecht, 221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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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형벌의목적으로서의응보를정당화할수없다. 즉, ‘죄를저질렀기때문
에(quia peccatum est)’ 그에대해책임이있는사람만을처벌한다는의
미의응보와형벌목적의정당화로서의응보는구별되어야한다. 더욱이
시민사회가해체될지라도범죄자를처벌해야한다는절대적명령은예방
사상과는결코합치할수없다.58) 이점에서‘섬의비유’에서표출되는,
거의무자비할정도의절대적형벌이론을배제하면서칸트의자유주의법
이론과국가이론에걸맞게형벌이론을해석하는것은텍스트의기초를감
안할때, 상당히어려운일이다. 따라서칸트의응보이론을그의법철학
과도덕철학전반과결합시켜적극적으로정당화하든지아니면예방과응
보사이에도저히해소할수없는모순이존재한다고지적하는것이외
에는다른이론적출구가없는것처럼보인다. 그렇다면범죄자에대해
사회적또는개인적목적과는관계없이오로지그가저지른범죄에대한
반작용으로서부과되는해악으로서의형벌을정당화하기위해칸트는어
떠한논거를제시하고있는가? 적어도“도덕형이상학”의“법론” 텍스트에
서는두가지핵심논거가등장한다. 하나는인간을타인의목적을위한
단순한수단으로이용해서는안된다고금지하는인간존엄의원칙을통해
예방이론을부정하는소극적논거이고, 다른하나는응보사상을떠받치고
있는핵심적근거로서의정의(Gerechtigkeit)라는적극적논거이다.
전자의인간존엄59)은오늘날의거의모든형벌이론이인정하는형벌
제한의원칙이다. 특히행위자의행위와는아무런관련성이없이오로지
사회적목적을위한수단으로남용될경우행위자의인간으로서의존엄을
침해하게된다는경고와함께순수한예방이론에대한비판의무기로가
장빈번히원용되는논거이다. 이를통해칸트는형벌의정당화와관련하
여특수한정의의관점이배제되는것에대해반론을제기한다. 즉, 범죄
57) 형벌의필수적개념요소로서의응보에관해서는U. Neumann/U. Schroth, 형사정
책의새로운이론, 18면이하; U. Neumann, Dimensionen der Strafgerechtigkeit,
in: X. Liu/ders.(Hg.), Gerechtigkeit - Theorie und Praxis, 118면이하참고.
58)
U. Neumann/U. Schroth, 형사정책의
새로운
이론. 25면; W. Schild, Die
staatliche Strafmaßnahme als Symbol der Strafwürdigkeit, 440면.
59) 칸트의인간존엄사상과그법치국가적의미에관해서는심재우, 인간의존엄과법
질서, 「법률행정논집」제12권(1974), 103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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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43
자의인격속에서자율주체로서의인간의존엄을배척하고서는어떠한형
벌도정당화될수없다는의미에서, 만일범죄자를단순한수단으로전락
시킬때에는그자체정의에반한다고한다. 그렇기때문에이미이반론
만으로형벌을오로지예방적목적설정만으로정당화하는것은불가능하
다. 이러한논증은두가지전제에기초한다. 첫째, 오로지예방을통해서
만정당화되는형벌은인간을타인의목적을위한수단으로이용하는것
이고, 이로써인간을물권법(Sachenrecht)의대상가운데뒤섞어버리는
것이라는전제이다. 이는다시두가지내용을포함한다. 하나는만일형
벌이다른이익을촉진하기위한수단이라면, 형벌을받는자는다른목
적을위한수단이라는것이고, 다른하나는그이익이시민사회를위한
이익이든아니면범죄자개인을위한이익이든어떠한경우에나(허용되
지않는) 수단-목적의관계에해당한다는것이다. 둘째, 예방적목적설정
만으로형벌을정당화하는것은칸트의존엄개념자체에모순된다. 그의
존엄개념은“도덕형이상학원론”의유명한구절로집약할수있다.
“인간은물건이아니다. 따라서인간은단순히일방적수단으로사용
될수있는것이아니며, 오히려인간의모든행위와관련하여언제나
목적그자체로서고려되어야한다.”60)
이두가지전제에대해서는다음과같은반론을생각해볼수있다.
무엇보다범죄자의재사회화를추구하는특별예방과같은형태의예방적
형벌목적이과연어떤목적을위해범죄자를 단순히일방적수단으로
사용하는것인지에대해의문을품을수있다.61) 또는어떠한형벌도그
것이형벌인한, 이미인간을일정한목적을위한수단으로이용하는것
이아닌가라는의문을가질수도있다.62) 왜냐하면형벌은어차피범죄자
60) Kant,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AA IV, 429면. 61) 예컨대K. Lüderssen, Resozialisierung und Menschenwürde, in: KJ 1997, 179면 이하. 이반론에대한재반론으로는H. Mayer, Kant, Hegel und das Strafrecht, in: Festschrift für Karl Engisch, 66면이하참고. 62) 예컨대E. Schmidhäuser, Über Strafe und Generalprävention, in: Festschrift für E. A. Wolff, 45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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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의의지에반하여부과되는것이고, 그렇다면범죄자는어쨌든국가의강
제권의객체가되기때문이다.63) 물론이러한반론의타당성을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떠한경우에도형벌을순수한예방목적만으로는정당화할수
없다는태도를견지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응보이론자체를정당화할수
는없다.64) 그래서도그러한반론을받지않으면서형벌을정당화할수
있기위해서는예방과는관련이없는다른근거를적극적으로제시해야
한다.
그렇지만“도덕형이상학”의E.의‘형벌권과사면권에관하여’의서술
은극히간략하고, 더욱이응보이론의정당화는거의소박할정도로단편
적이다. 그마저도모두정의논거에집중되어있으며, 이논거자체는이
미전제되어있는것으로취급할뿐, 이를논증하고있지는않다. 예를
들어‘섬의비유’에서등장하는‘피의죄악(Blutschuld)’이라는개념은‘정
의’에대한공적인침해, 즉시민사회를해체하기전에마지막사형수를
처벌하지않는행위로인해국민이씻을수없는죄를범하는것이된다
는의미로사용된다. 문제의인용문에따르면, 범죄자가그의행위에부
합하는형벌을받지않거나, 바리새인의기치65)에따라죄없는자가처
벌을받을경우에는‘정의’가침해된다. 그리고이두경우모두‘형법은
정언명령(ein kategorischer Imperativ)이다’는문장에연결되어있다. 즉,
한편으로는적절한처벌의무조건적필연성을요구하면서, 다른한편으로
는바리새인의방식이라는실례를들어죄없는자를처벌하는것을절
대적으로금지하고있다. 그러나정언명령이갖는보편적성격에비추어
볼때, 처벌의절대성은얼마든지보편성을갖는다고볼수있을지라도,
두번째의개별사례는정언명령의보편성에연결시키기어렵다.
이점과는별개로정의와‘피의죄악’에대해서는섬의비유와는다른
맥락에서훨씬더정확하게묘사되어있다. 즉, 칸트는“도덕형이상학”의
“도덕론(Tugendlehre)”의‘맺음말(Schlußanmerkung)’에서인간이신에대
63) C. Roxin, Strafrecht Allgemeiner Teil, § 3 Rn. 51. 64) W. Enderlein, Die Begründung der Strafe bei Kant, 303면이하. 65) 이비유는성경의요한복음11장50절“한사람이백성을위하여온민족이망하 지않게되는것이너희에게유익한줄을생각하지아니한다”가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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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45
해어떠한도덕적관계에있는지를다루는가운데신은순전히권리만을
갖고인간에대해의무를갖지않는반면, 인간은신에대해오로지의무
만을갖고권리를갖지않는다고한다. 이러한신과인간의관계를칸트
는‘초월적(transzendent)’ 관계라고부른다. 이와는달리인간들상호간의
관계는의지가쌍방적으로제한되기때문에‘내재적(immanent)’이라고한
다.66) 신과인간의초월적관계에비추어볼때, 신이인간에게어떤보
상을하는정의는그자체모순이다. 그렇기때문에“신의정의는무엇보
다형벌적정의”67)로서우리들의이성판단에훨씬더강한요구를제기
한다. 이와함께칸트는인간상호간의권리침해와신과신의권리자체
에반하는권리침해를구별하면서, 전자에대해서는신이형벌을부과하
는심판관이되는반면, 후자의경우는인간의실천이성으로는접근할수
없고, 따라서어떠한실례도제시할수없을정도로모든형벌정의의개
념을초월한개념에해당한다고한다. 그때문에신의형벌정의라는이념
은심판관으로서의존재를지칭하는것이아니라, 어떤영원한정의로서
의실체로서인간이파악할수없는냉철하고확고부동한필연성을뜻한
다고한다. 이와관련하여칸트는다음과같은예를제시한다.
“죄없이흘린피는복수를부른다. 복수가이루어지지않은범죄가
있어서는안된다... ‘나는결투를하면서상대방을사악하게살해한
자를사면해달라는그대들의간청을받아들여내나라를피의죄악으
로물들이는일은결코하지않으리라’고어느현명한군주가말했다.
죄악은반드시그대가를치러야한다.”68)
이렇게볼때‘피의죄악’은명백히신의형벌정의에관한사고의맥
락에편입되는것이지, 결코인간사이의형벌정의와관련된개념이아니
다. 왜냐하면여기서말하는‘죄악’은신에대한의무를말하는것이고,
이죄악을통해침해된것은인간사이의정의가아니라, 신의권리이기
때문이다.69) 그러므로응보이론을정당화하기위한칸트의언급들은법적
66)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629면이하. 67) Ebd., 630면. 68) Ebd., 6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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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형벌보다는종교적콘텍스트에훨씬근접하고, 따라서응보의정당화는
종교적차원에서이루어지고있다는추정이얼마든지가능하다.70)
이밖에도‘정언명령’과관련하여범죄자가정언명령으로서의형법을
위반했고, 따라서이정언명령은직접범죄자에게부과되는명령이라고
해석하기어렵다는점을지적해야한다. 일단텍스트자체에서볼때, ‘정
언명령’이라는표현은형벌정의, 즉다른사람을위법하게살해한자는
사형으로처벌해야한다는정의와결합되어있어서, 이명령은범죄자가
아니라, 형사입법자나형사법관에지향되어있음을알수있다. 그리고
이점에서형벌의척도는범죄행위자체로부터도출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형벌의척도와관련하여국가의자의가개입하기때문이다. 그렇
다면동해보복원칙과정언명령은곧국가에대한제한을의미한다. 설령
국가가형벌을통해범죄자를개선하거나일반인을위협할필요가있다고
여길지라도, 그필요성은형벌척도의원칙에따라야하는것이다. 물론
범죄자는 범죄를 통해 “도덕형이상학원론”에서 등장하는 정언명령
(Kategorischer Imperativ)인“네가동시에일반법칙이되도록의욕할수
있는, 그러한준칙에따라행동하라!”71)에위반했다는점은분명하다. 하
지만정언명령으로서의형법을얘기할때의정언명령은준칙과일반법칙
의관계가아니라,72) 형벌부과가절대적으로이루어져야한다는의미일
69) 이에
관해서는W. Schild, Die staatliche Strafmaßnahme als Symbol der
Strafwürdigkeit, 440면참고.
70) 이와는달리‘섬의비유’에서잔혹한복수로서의응보라는측면을배제하고, 순전
히법적맥락에서정당한응보를표현하려는것이었다고해석하는입장도있다.
대표적으로는R. Zackzyk, Staat und Strafe - Bemerkungen zum sogenannten
“Inselbeispiel” in Kants Metaphysik der Sitten, in: G. Landwehr(Hg.), Freiheit,
Gleichheit, Selbständigkeit, 73면이하참고. 하지만이러한해석역시‘섬의비
유’의도덕적-종교적배경을완전히무시할수는없을것이다. 법적의미의형벌을
부과하지않으면‘피의죄악’이씻기지않는다는생각은세속적관점에서는결코
이해할수없기때문이다.
71) Kant,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AA IV, 421면.
72) 이점에서칸트는고유한의미의정언명령(이경우정언에해당하는Kategorisch를
대문자로
표기)과
단순히
‘절대적’이라는
의미에서의
정언명령(이
경우에는
kategorisch라는
소문자로표현)을구별한다. 이에관해서는W. Küper, “Das
Strafgesetz ist ein kategorischer Imperativ” Zum Strafgesetz in Kants Rechtsleh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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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47
뿐이다. 따라서일반법칙에따라행동하라는정언명령의위반으로부터국
가의형벌이절대적으로부과되어야한다는명령을도출하는것은모든
형태의도덕위반을국가의형사입법자가처벌해야한다는것이되고, 이
는법을외적합법성에제한하려는칸트법이론전체의구상에합치하지
않는다.73) 다시말해이맥락에서의정언명령은형벌이오로지당벌성만
을이유로부과되어야한다는필연성을의미74)할뿐, 형벌의목적을절대
적인응보에국한시키는것이아니다.75) 그러므로정언명령으로서의형법
이라는표현을절대적형벌이론(순수한응보이론)의근거로삼는것은불
가능하다.
물론“도덕형이상학”의“도덕론”에서칸트는“한사람의권리를해치
는모든행위는형벌을받아마땅하다. 형벌을통해범죄자에게범죄에
대한복수를하는것이다”76)라고말하고, 그때문에마치절대적인응보
사상을표방하고있는것처럼보인다. 그러나뒤이은문장을보면사정이
전혀다르다. “형벌을부과하고, 인간이받은모욕을복수하는것은최고
의도덕적입법자가하는일이며, 이도덕적입법자(즉, 신)만이‘복수는
나의것이요, 내가응보하리라!’고말할수있다.”77) 여기서도칸트의응
보사상이얼마나도덕적-종교적맥락과밀접한관련을맺는지를다시한
in: Festschrift für H. Jung, 486면이하참고. 따라서‘형법은정언명령이다’라고
할때에는도덕적명령으로서의정언명령이아니라, 법관이절대적으로준수해야
할명령이라는의미이다. 즉, 이명령의수범자는법관이다.
73) 같은취지의M. Salomon, Kants Strafrecht in Beziehung zu seinem Staatsrecht,
in: ZStW 32(1913), 18면; Armin Kaufmann, Die Aufgabe des Strafrechts, in:
ders., Strafrechtsdogmatik zwischen Sein und Wert, 266면이하; E. A. Wolff,
Das neuere Verständnis von Generalprävention und seine Tauglichkeit für eine
Antwort auf Kriminalität, in: ZStW 97(1985), 788면참고.
74) 이점에서형법적정언명령을‘범죄없으면형벌없다(nulla poena sine crimine)’의
표현으로해석하는입장으로는Byrd/Hruschka, Kant zu Strafrecht und Strafe im
Rechtsstaat, in: JZ 2007, 957면; O. Höffe, Vom Straf- und Begnadigungsrecht,
231면참고.
75) 이에관해서는R. Brandt, Gerechtigkeit und Strafgerechtigkeit bei Kant, 457면
이하참고.
76)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460면.
77) Ebd.
30페이지
548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번확인할수있다. 앞의III.에서서술했듯이, 도덕법칙의위반이마땅히
처벌받아야한다는사상은최고선에관한도덕적-종교적맥락에서만타당
성을갖는다. 그리고당벌성의확인은오로지전지전능한신의소관사항
이기때문에, 이로부터신의존재를추론한것이다. 만일국가형벌을부
과하는법관에게그러한능력을요구한다면이미그자체칸트의체계에
반한다. 그렇기때문에신의형벌정의는인간의형벌정의와는원칙적으로
다른구조를갖고있다. 국가에게그와같은신적정의를실현하는대리
인의역할을부여하고, 이를통해최고선을완성하도록만드는것은애당
초불가능할뿐만아니라, “시민의도덕성이형성되기위한외적조건으
로서의좋은국가구조”78)라는칸트의공화주의국가이론에도모순된다.79)
그렇다면“도덕형이상학”에서칸트는응보사상에대한적극적정당화를
제시하지않고있다는결론이불가피하다. 즉, 왜범죄자에게그의범죄
에상응하는해악을부과하는것이국가형벌의‘목적’이되어야하는지에
대한적극적정당화가이루어지지않고있다. 더나아가단순히정의에
대한침해를언급하는것만으로는범죄에상응하지않는처벌이정의를
침해한다거나그러한정의를강제적으로관철하는것이국가의과제라고
증명하지않는한, 그자체만으로정당성을갖지못한다. 물론이점은
법적형벌개념에해당할뿐, 도덕적-종교적의미의형벌개념에까지해당
하지는않는다. 하지만바로그렇기때문에도최고선에관한도덕적-종교
적이론을원용하지않으면서국가형벌자체를독자적으로정당화하는이
론은찾아볼수없다고보아야한다.80) 다시말해‘섬의비유가됐든, 응
보를형벌의유일한목적이자정당화근거로파악하는다른서술이됐든
모두국가형벌의정당화로서는충분하지않다. 왜냐하면범행, 행위자그
리고해악부과를정의를중심으로관련시키는것만으로국가형벌을정당
78) 이점에관해서는Kant, Zum ewigen Frieden, AA VIII, 367면이하참고. 79) 이에관해서는칸트의형벌론을그의국가철학에연결시켜해석하려고시도하는
W. Enderlein. Die Begründung der Strafe bei Kant, 303면이하, 특히320면이
하참고.
80) 이에관한상세한논증은E. A. Wolff, Das neuere Verständnis von General-
prävention, in: ZStW 97(1985), 786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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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49
화할수는없기때문이다. 물론그러한연관성이존재해야하는것은맞
지만, 그것만으로국가형벌을정당화할수는없다. 칸트스스로다른여
러저작에서밝히고있는예방목적을응보와결합시킬때에만비로소형
벌의정당성을확보할수있다. 그때문에양자를결합시키는관점이칸
트자신의서술에서등장하고있는지를추적해볼필요가있다.
V. 응보와예방의결합
1797년의“도덕형이상학”은바로그다음해인1798년에제2판이출
간되는데, 칸트는이제2판에“설명을위한언급”을부록으로추가한다.
부록에서는특히제1판에대한여러가지비판을고려하여제1판의내용
을조금더자세히설명하고있다. 형벌에관한내용은제1판의내용과
마찬가지로매우짧긴하지만, ‘형벌정의(Strafgerechtigkeit)’와관련하여
다음과같이설명한다.
“인간들사이의국가헌법의순수한이념은이미형사재판이라는개념
을수반하고, 형사재판은최고권력에귀속된다. 다만형벌의종류가
범죄(각자의몫을갖고있는국가안전의침해)를멀리하도록하는수
단으로서만유용하기만하다면입법자가마음대로형벌의종류를정
할수있는지아니면범죄자의인격(즉유적존재로서의인간) 속에
깃든인간성에대한존중까지도고려하여야하는지묻지않을수없
다. 특히내가동해보복(ius talionis)을그형식에비추어형법의원칙
으로서항상유일한선험적규정(즉이러한의도에비추어어떠한치
료수단이가장유효한수단인가라는경험으로부터가아니라)이념으로
여긴다는점에서순수한법적근거에비추어그러한물음이필요하
다.”81)
이구절을제1판의서술과비교해보면물음의대상가운데두번째
부분, 즉‘인간성에대한존중까지도(auch noch auf Achtung für die
81)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362면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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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Menschheit)’라는표현은예방이당연히형벌목적이고, 여기에덧붙여인
간의존엄에기초한정의사상이추가되어야하는지를묻고있다는사실을
확인할수있다. 이와함께제1판에서밝힌응보사상이경험이아니라,
이성의필연적사고에따른정당성을갖는다는점을매우분명하게밝히
고있다. 이점에서위구절에딸린각주는다음과같이서술되어있다.
“형벌정의(iustitia punitiva), 즉가벌성논거가도덕적인경우(범죄를
저질렀기때문에)는형벌의현명함(Strafklugheit), 즉가벌성논거가
단지실용적이고범죄를저지르지않도록하는데무엇이가장효과
적으로작용하는가에대한경험에근거하는경우와는구별해야한다.
그리고형벌정의는법개념에대한논의에서 완전히다른장소에위
치한다. 즉, 어떤의도에비추어잘부합하는것(conducibilis)이라는
장소가아니라, 순수한존엄성(honesti)이라는장소에있고, 이존엄이
위치하는장소는윤리학에서찾아야한다.”82)
이인용문에서볼수있듯이칸트는결코예방목적의타당성을부정
하지않는다.83) 칸트는단지과거에지향된형벌정의와관련하여예방목
적으로부터도출되는논거가경험적이고우연적일뿐, 결코선험적으로
필연적인인식이될수없다는사실을명시적으로밝히고있을뿐이다.
이렇게해서형벌의현명함이라는실용적논거는형벌정의라는도덕적논
거와뚜렷이구별된다. 물론양자는형벌을정당화하는데모두필요한
논거이지만, 논거의타당성과관련해서는서로다른장소에위치하게된
다. 이로써칸트가세속적국가형벌의경험적목적을범죄자에게일정한
방향으로영향을미치거나범죄자이외의타인들에게예시로서작용하는
예방적관점에서파악했다는점은분명해진다. 그러나선험적정의논거와
경험적예방논거가언제나조화로운관계에있는것은아니다. 양자사이
에모순이발생할수있다는점은칸트자신도의식하고있었다. 이점은
유고를편집한“성찰” 8042번에다음과같이나타나있다.
82) Ebd., 363면. 83) 같은취지의Armin Kaufmann, Die Aufgabe des Strafrechts, in: ders., Strafrechts- dogmatik zwischen Sein und Wert, 267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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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51
“위협의형벌(범죄를저지르지않도록)은범죄에대한유혹이크면더
욱더강해야한다. 그러나오로지그러한이유때문에더강해진형
벌위협은개인에게는더욱더부정의하고, 오로지시민의권리에만적
합할뿐이다. 이에반해범죄에대한유혹이작으면형벌의위협도작
아야한다. 두가지경우모두형벌이수단으로고려된다. 그러나형
벌을도덕적으로범죄행위에깃든절대적반가치로고찰하면, 형벌은
더욱커져야만한다. 유혹이작더라도. 이점에서형벌위협과도덕적
당벌성또는처벌사이에는모순이있다.”84)
이러한모순을해소하는방법은실천철학강의필기노트에다음과같
이간명하게제시된다. “응보로서너무가혹한형벌은(대부분) 교정으로
서부정의하다.”85) 이에따른다면범죄와형벌사이의정의로운관계는
예방형의상한선을의미한다. 이와동일한의미에서도덕형이상학강의필
기노트에서는“형벌이정의롭다면형벌의정도와종류도정의롭다. 그리
고과연물리적형벌수단이필요한지는현명하고자비롭게선택할일이
다.”86) “성찰”의여러곳에서도비슷한의미의표현들이등장한다.
“국가에서의모든형벌은교정과예시를위해이루어진다. 그러나형벌
은범죄그자체에비추어정의로워야한다(범죄를저질렀기때문에).
범죄자가자신에게불법이가해졌다고투정할수없어야한다.”87)
“모든형벌은응보적형벌(poena vindicativas; 행위의악함에상응하
는형벌)을초과할수없다.”88)
“모든형벌과보상은예방적이거나응보적(응당한보상과응당한벌)
이다. 예방적형벌은예시형이거나훈육이다. 응보적형벌은그것이
범죄가만들어낸해악을범죄자스스로느끼도록만드는것이며, 모든
현명함의규칙에따라서가능하지만, 도덕성에집중되지않는국가헌
법에서는권장할만한형벌이아니다. 하지만예방형으로서의형벌은
84) Kant, Reflexion Nr. 8042, AA XIX, 589면이하. 85) Kant, Prakische Philosophie-Powalski, AA XXVII 1, 150면. 86) Kant, Metaphysik der Sitten-Vigilantius, AA XXVII 1/2, 553면. 87) Kant, Reflexion Nr. 8029, AA XIX, 586면. 88) Kant, Reflexion Nr. 8030, AA XIX, 58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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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무엇보다정의로워야한다. 예방형은단순한수단으로서허용되긴하
지만, 응보로서정의로워야한다.”89)
따라서칸트자신의서술에비추어볼때, 그의형벌이론은오늘날의
합일이론(Vereinigungstheorie)과커다란차이가없다. 합일이론의대표자
인록신(C. Roxin)에따르면, 예방을지향하는형벌일지라도책임원칙에
근거한응보형이그상한선으로작용해야한다.90) 이는“예방형으로서의
형벌이정의로워야한다”는위인용문의한구절에대한현대적표현에
다름아니다.
이와같이예방과응보의결합- 비록그정당화의위치는다르다할
지라도- 은칸트의형벌이론에서도결코생소한것이아니다. 하지만이
러한결합을칸트의텍스트로부터추출해내는해석을시도할지라도, 이
해석자체는하나의커다란난관에봉착한다. 그것은바로사형의문제이
다. “도덕형이상학”에서칸트는살인죄에대해서는절대적으로사형이부
과되어야한다고주장하기때문이다. 만일모든살인자를반드시사형에
처해야한다면, 이형벌은예방을제한하는상한선으로서의의미를완전
히상실한다. ‘섬의비유’ 바로앞문장의내용은이렇다. “만일범죄자가
살인을했을대에는그는죽어야한다. 이경우에는정의를충족할다른
대체수단이없다.”91) 뒤이어베까리아(Beccaria)의사형폐지론92)을비판
하고나서칸트는이렇게말한다.
“살인을하거나살인을명령하거나또는살인에가담한살인자라면
누구나당연히사형을당해야한다. 그것이곧사법권의이념인정의
가선험적근거를가진보편적법칙에따라요구하는바이다.”93)
89) Kant, Reflexion Nr. 8041, AA XIX, 589면. 90) C. Roxin, Strafrecht Allgemeiner Teil I, § 3 Rn. 46 이하; 같은취지의Schönke/ Schröder-Stree, Vorbem §§ 38 Rn. 2 이하참고. 91)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333면. 92) 사형의문제는이미베까리아이전부터칸트당시에이르기까지실천철학과정치 평론(Publizistik)의중요한주제였다. 이에관해서는D. Tafani, Kant und das Strafrecht, 19면이하참고. 93) Kant, Metaphysik der Sitten, AA VI, 3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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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53
이러한극단적주장은칸트가정당한응보라는형벌정의라는기준을
끌어들인이유가원래인간의존엄때문이라는사정94)을감안하면더욱
놀라운일이지만, 그와는별개로살인죄와관련해서는예방과응보사이
에어떠한조화도불가능하다는점을시사한다.95) 바로이지점에서국가
형벌을1차적으로예방형으로파악하는수많은언급과그에대한제한원
리로서의정의로운응보에대한“도덕형이상학”의서술사이에정합성을
확보하려는노력은물거품이되고만다. 즉, 살인죄에대해반드시부과
되어야하는사형은오로지칸트가말하는형벌정의의관점에서만정당화
되고있을뿐, 예방이끼어들여지를남겨놓지않는다. 그리하여상대적
형벌목적이형사사법을위한지침이고, 응보사상은국가의형벌권에대한
정당화를제공한다는식으로해석할지라도, 응보사상의영향력이너무나
도강한나머지목적을지향하는형사사법이형성될여지를거의인정되
지않을96) 정도로사형과관련된논증은지나치게엄혹하고, 그점에서
거의‘이물질(Fremdkörper)’로여겨진다. 이러한이물질을제거하기위해,
사형의정의는범죄자개인이아니라, 종교적색채가담긴도덕적형벌이
론의소산이라고해석하는것말고는정합성을구출하기몹시어려운상
황이다. 하지만텍스트자체는이에관해아무런대답도주고있지않다.
Ⅵ. 맺음말
‘고전(Klassiker)’은끝없이다시읽히는텍스트라는의미일지모른다.
그러나단순한읽기만으로는고전의의미가끝나는것은아니기때문에,
어느지점에선가는읽기의결과를고정시키고, 이고정성으로인해정통
94) 즉, 응보라는관점은인간의존엄이라는관점에의해제한을받아야한다. 이점을 지적하고있는K. Steigleder, Kants Moralphilosophie, 235 면참고. 95) 칸트법철학에서사형제도가갖는의미에관해서는김수배, 칸트법철학에서‘등가 성의원리’와형벌의균형사이의긴장관계- 사형제도를중심으로, 「칸트연구」 19(2007), 55면이하, 특히68면이하참고. 96) 이러한해석방식으로는W. Enderlein, Die Begründung der Strafe bei Kant, 325
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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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해석과그렇지않은해석이갈리고, 이는결과적으로고전의내용을단순
화하는정지상태에도달하게만든다. 근대의대표적고전인칸트의텍스
트도당연히이러한고전의운명을공유하고, 이글이다룬그의형벌이
론역시‘절대적형벌이론’이라는단순화를통해교과서의한자리를차
지하게되었다. 물론고전은그러한단순화에저항하고, 그래서도다시
읽힌다. 이글은이러한‘다시읽기’를위한시도에해당한다. 즉, 응보로
단순화된텍스트를그정반대에해당하는예방의관점에서다시읽기를
시도한것이다. 당연히이‘다시읽기’는관련된여러가지중요한요소
들을빠뜨리거나, 어느한가지요소를지나치게강조했을것이다. 그또
한고전읽기의숙명이다. 어쨌든이러한다시읽기가다시단순화를거
쳐고정되는데에는또많은시간이필요할것같다. 앞에서지적했듯이,
단순화의장막을걷어낼지라도새로운관점까지아우르는정합적인해석
을찾아낼수없기때문이다. 그래서도그저칸트가- 적어도텍스트를
기초로삼을때- 그렇게단순한응보이론가가아니었음을지적하는정도
에서이글을마무리할수밖에없다. 그것은또한고전의개방성에도합
당한일이기도하다. “고전은고전이기때문에고전”97)이기때문이다.
97) N. Luhmann, Soziale Systeme,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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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55
【독문초록】
Strafe und Moral - Kant und Präventionstheorie
Zai-Wang Yoon
In der strafrechtlichen Lehrbüchern ist es gang und gäbe, Immanuel
Kant als einen klassischen Vertereter der absoluten Straftheorie einzustufen.
Demzufolge sehe Kant den Sinn und Zweck der Strafe ausschliesslich in
der retrospektiven Vergeltung des Verbrechens und erschöpfe sich damit
die Legitimierung der staatlichen Strafe. Das sogenannte “Inselbeispiel”
biete in diesem Zusammenhang wohl den besten Beweis für die absolute
Straftheorie an. Gegen diese herrschende Meinung werden seit geraumer
Zeit einige Einwände erhoben, die vor allem auf der Textgrundlage Kants
präventive Straftheorie neu ins Rollen zu bringen versuchen. In der Tat
finden sich mehrere Teststelle, die allein in Hinblick auf die relative Theorie
zu interpretieren sind, wie z.B. bei seinen Vorlesungennachschriften oder
handschriftlichen Nachlaßen “Reflexion”. Deshalb stellt sich eine Frage,
wie diese prima facie widersprüchliche Bemerkungen über die Strafe in
ein kohärentes Verhältnis gebracht werden kann. Vor diesem Hintergrund
versucht die vorliegende Arbeit aufgrund der Textgrundlage Kants
Straftheorie in seinem gesamten Philosophie neu zu beleuchten. Dabei
handelt es sich vor allem darum, die moralisch-theologische und die
rechtliche Ebene der Strafe bei Kant strikt zu trennen und dadurch
“Vergeltung” und “Prävention” in einen jeweiligen Kontext zu verorten.
Anschließend wird dargestellt, dass Kant dem Problem der Vereinigung
bzw. Harmonie zwischen Vergeltung und Prävention durchaus bewußt
war, aber an seinem Beharren auf die Todesstrafe letztlich eine solche
Versöhnung gescheitert ist.
38페이지
556 형벌과도덕- 칸트와예방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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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Keyword)》
칸트(Immanuel Kant), 형벌론(Straftheorie), 응보(Vergeltung), 예방
(Prävention), 최고선(das höchste G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