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행정법과 민주의 자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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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년 5월 Korea Administrative Law Theory Practice Association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53, May 2018
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 한국 행정법학의 미래 ―
1)
朴 正 勳 **
국문초록
공법의 본질적 징표는 민주주의와의 연결성이다. 독일의 행정법은 君主가 있어도 ‘마치 君主가 없
는 듯이’ 法治를 지향하는 것이었는데, 君主가 民主로 바뀐 지금에도 ‘마치 民主가 없는 듯이’ 행정법
을 파악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와 같이 행정법에서 民主가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간
접민주제와 대표제 때문이다. 간접민주제는 전자민주주의와 주권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통해 극복될
수 있다. 직접민주방식에 의한 행정에 관한 의사결정절차가 향후 행정법학의 연구대상이 되어야 하지
만, 시급한 과제는 현행 행정법 제도에 있어 ‘民主’를 자각하여 민주를 위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
도록 해야 할 것인가를 숙고하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은 우리 모두가 임금이 되어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이다. 두 사람이 카드놀이를 하
더라도 규칙이 필요한데, 수천만 명의 임금들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법이라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法治의 헌법적 근거이다. 法治는 그 자체가 절대적인 목적이 아니라, 民主를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한 수단이다. 행정법은 法治 안에 갇혀서는 아니 되며, 언제나 民主와 연결되어, 民主를 위한 기능
과 역할이 자각되어야 한다. 이것이 행정법이 私法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행정법의 제도들을 이
해함에 있어 私法的 논리와 민사소송과의 類比에 빠져서는 아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民主의 관점에서 법률유보, 행정의 개념과 범위, 행정절차와 행정쟁송의 기능을
고찰하였다. 첫째, 법률유보 내지 의회유보는 의회의 기관독점의 산물이 아니라, 의회를 매개로 하여
民主와 행정을 연결하기 위한 기제로 파악되어야 한다. 통설ㆍ판례는 수익적 재량행위에 붙이는 부관
은 법률적 근거를 요하지 않는다고 하여 법률유보의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왔으나, 수익처분의 발
급시에 부담으로써 별개의 의무를 부과하는 데에는 별도의 민주적 정당성이 필요하다. 또한 법률 문
언의 가능한 의미 범위를 벗어나는 법형성은 판례가 의회입법을 대신하는 것으로서, 의회입법절차에
서의 개방성과 참여가능성이 실종되고, 폐쇄적이고 비밀주의적인 (최고)법원의 평결절차를 거치게 됨
-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단 출연 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의 2018학년도 학술연구비 지원받은 것 으로서, 대통령 탄핵소추가 의결되고 촛불집회가 진행 중이던 2016년 12월 16일 개최된 한국공법학회 2016년도 공법학자대회 뺷한국공법학의 미래뺸의 제2주제 발표문 “행정법학의 과제와 임무”(未公刊)를 수 정ㆍ보완한 것이다.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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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써 民主와 완전히 단절된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제도적 차원에서 民主가 法治의 틀
내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精緻하고 구체적인 법률과 법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행정의 개념에 관하여, 행정과 司法은 공히 民主의 ― 의회를 통해 제정된 ― 법률을 적용하
여 집행하는 집행기구들이다. 행정법에 있어 제1법관은 행정이고 司法은 제2법관이다. 행정의 범위에
관해서는, 의회를 통해 제정된 법률이 ‘판사 이외의 기관’을 그 집행기관으로 지정하게 되면, 그 기관
은 행정 내지 행정기관이 된다. 따라서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단체(법인)가 당해 특별법 또는 다른 법
률의 집행기관으로 지정된 경우 그 법률상 부여받은 권한 이외의 사항에 관해서도 행정소송법상 ‘행
정청’이 된다.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법률에 의해 공공단체로 설립된 이상,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법률에 의해 특정한 행정권한이 부여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청’에 해당하고, 상
대방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일방적 결정을 하였다면 ‘공권력 행사’로서 처분성을 충족한다.
셋째, 종래 행정절차는 주관적 법치에 치중되어, 권리구제의 ‘時點’을 행정의 종국결정 이전으로 앞
당겨 개인에게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었으나, 이제 행정이 제1법관으로서 주관
하는 ‘재판’이 바로 행정절차로 이해되어야 한다. 행정쟁송도 국민의 권리구제 기능과 함께 행정의
적법성 확보 및 평화적 토론장 내지 ‘민주포럼’으로서 기능이 강조되어야 한다. 처분성은 행정조치에
대하여 民主가 적절한 시점에서 탄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관점에서 인정되어야 한다. 원고적격은 주
권자 국민 모두에게 개인적인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행정을 탄핵할 수 있도록 인정되어야 하지만, 그
렇게 되면 행정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책임이 실종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탄핵을 성실히 실효적으
로 행할 수 있는 법률적ㆍ경제적ㆍ명예적 이해관련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프랑스 월권소송에서와 같
이 원고적격과 소익의 판단기준시가 提訴時라는 것은 民主의 탄핵이 法治의 지연으로 인해 봉쇄되어
서는 아니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 취소소송은 객관소송적 ‘구조’를 취하고 있어 원고적격의
‘위법성견련성’(Rechtswidrigkeitszusammenhang)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한편으로 원고적격을 확대하는
의미가 있는 동시에, 본안에서 원고적격의 인정근거와 무관한 위법사유로도 처분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원고가 民主의 대표로서 제기하는 행정소송에서, 소송수행의 성실성과 실효성을 위해 요구되는
개인적인 이해관련성을 갖추어 원고적격이 인정된 이상, 본안판단의 범위에서는 民主의 행정에 대한
통제를 위해 취소사유를 제한하지 않는다.
행정법은 더 이상 ‘마치 民主가 없는 듯이’ 존재할 수 없다. 오히려 民主를 자각하고 그 불명확성과
恣意와 위험을 법의 틀 내에서 순치시켜 그 民主의 평화적 실현을 위해 봉사하여야 한다. 여기에 우
리나라 행정법의 미래가 있다. 한국의 행정법학은 이러한 民主의 자각을 통하여 비로소 보수ㆍ진보의
갈등을 극복하고 자유와 사회공동체가 조화를 이룬 통일한국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주제어: 행정법, 민주, 법치, 법률유보, 행정청, 행정절차,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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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Ⅰ. 序說
Ⅱ. 法治와 民主
Ⅲ. 法律留保의 의미
Ⅳ. 行政의 개념과 범위
Ⅴ. 행정절차와 행정쟁송
Ⅵ. 결어
Ⅰ. 序說
영어 future의 어원은 라틴어 esse(영어의 be 동사)의 미래분사인 futurus로서, ‘앞으로 무엇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며, 독일어 Zukunft도 ‘앞으로 온다’는 뜻이다. 우리말에서도 將來는 ‘장차
온다’는 것이지만, 未來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나라 공법학의 ‘미
래’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은, 먼 앞날의 상황을 상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 미래가 반드시 우리에게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 라는 현재의 과
제와 임무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거꾸로 말하면, 그 과제와 임무를 소홀히 하면 우리에게 그
미래는 오지 않는다.
행정법학은 다양한 행정영역의 수많은 법률과 법령들을 아우르는 ‘일반공법학’으로서, 보편
과 개별의 변증법적 연결을 추구하면서, 입법부와 사법부를 포함하여 국법질서 전체를 파악한
다.1)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전개되어 온 행정법학의 방법론은 크게 비교법에 의거한 체계정
립, 판례연구를 통한 실제규명, 헌법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 학제간 연구를 통한 행정과학으로
발전 등 4가지 관점에서 요약될 수 있다.2) 필자는 행정법학 연구의 방향을 법학의 4차원에 따
라, 제1차원의 법도그마틱과 제2차원의 법제도론(행정소송ㆍ행정심판ㆍ행정과정ㆍ입법과정), 그
리고 제3차원의 비교법과 제4차원의 역사적 인식 및 이념적 자각으로 제시하고, 그 마지막인
이념적 자각은 공법의 본질적 요소로서의 민주주의와 이와 연결된 객관적 법치주의 및 공공성
에 대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3)
행정법학의 미래는 바로 이러한 ‘民主’의 자각에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본고에서는
먼저 法治와 民主의 관계를 논의한 다음(Ⅱ.), 행정법의 출발점인 법률유보의 민주적 의미를 고
1)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2005, 제2장 행정법교육의 목표와 방향 참조.
2) 졸고, 한국 행정법학 방법론의 형성ㆍ전개ㆍ발전, 공법연구 제44집 제2호, 2015, 161-191면 참조.
3) 졸고, 전게논문, 182-183면. 그리하여 “행정법학은 법치주의의 ‘우리’ 안에 갇히지 말고 민주주의의 ‘광 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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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하고(Ⅲ.), 이어 民主의 관점에서 행정의 개념과 범위를 검토하며(Ⅳ.), 나아가 民主와 공공성
의 관점에서 행정절차와 행정쟁송의 민주적 함의 및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Ⅴ.)
Ⅱ. 法治와 民主
- 문제의 소재
(1) 먼저 용어의 문제부터 지적하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모두 19세기 중후반 서양의
다른 많은 사상들과 함께 일본에 유입된 것으로, 일본인들에게는 이러한 사상들은 모두 主義,
主張으로 번역되었다. 특히 천황체제 하에서는 ‘민주’와 ‘법치’도 하나의 ‘主義’(ism)에 불과했
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에서 민주와 법치는 ‘주의’가 아니라, 엄연히 헌법에 의해 구성된 민
주체제와 법치국가이다. 그런데 민주체제라고 하면 ‘체제’라는 용어로 인해 대의제 또는 직접
민주제와 같이 특정한 정치체제가 연상된다. ‘君主’와 대비되는 民主, 즉 왕이 아니라 백성이
임금(주권자)이라는 그 핵심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그냥 ‘民主’라고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법
치국가라는 용어도 ‘법으로’ (국민을) 지배하는 국가라는 의미 ― rule by law ― 로 오해될 수
있다. 사람이 아니라 ‘법이’ 지배하는 국가라는 올바른 의미 ― rule of law ― 를 살리기 위해
서는 그냥 ‘법치’ 또는 ‘법의 지배’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고에서도 특
별한 경우가 아니면 民主와 法治라고 일컫는다.
(2) 행정법은 분명히 法治를 위해 성립한 것이지만, 그 법의 정당성은 民主에서 비롯된다.
私法에서 법의 정당성은 근본적으로 ‘합리성’ 내지 ‘이성’에 있지만, 公法으로서 행정법에서는
합리성만으로는 부족하고 ‘권위’ 내지 ‘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민주적 정당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법의 본질적 징표는 민주주의와의 연결성이라고 할 수 있다.4) 문제는 이러
한 民主와의 관련성이 법의 효력요건 내지 法治의 배경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당초 일본을 통해 받아들인 행정법은 바이마르시대까지 민주주의의 발전이 지체되었던
― 그리하여 이를 법치주의의 발전으로 보완하고자 하였던 ― 독일의 행정법이었고, 따라서 우
리에게 행정법은 ‘법’으로 행정을 규율한다는 法治의 측면만이 부각되었다. 그 ‘법’의 민주적
정당성 문제가 소홀히 취급되었으며, 그 ‘법’이 주권자 국민을 위해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하
느냐는 아예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독일에서 행정법이 당초 외견적 입헌군주제 하에서 군주와 분리되어, 군주와 무관하게,
4) 공ㆍ사법 구별의 방법론적 의의와 한계: 프랑스와 독일에서의 발전과정을 참고하여, 공법연구 제37집 제 3호 2009, 83-110면 (107-10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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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립ㆍ발전된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독일의 행정법은 君主가 있어도
‘마치 君主가 없는 듯이’(als ob es keinen König gäbe) 法治를 지향하는 것이었는데, 君主가 民
主로 바뀐 지금에도 ‘마치 民主가 없는 듯이’ 행정법이 성립할 수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 인본주의적 개인주권과 직접(가능)민주제
(1) 군주제가 폐지되었음에도 여전히 행정법에서 民主가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것은 근본적
으로 간접민주제와 대표제 때문이다. 즉, 국민이 주권자이긴 하지만 대표를 선출하여 의회를
구성한 후에 그 의회가 법률을 제정하면 더 이상 국민의 주권이 미칠 수 없기 때문에, 법률은
‘民主의 차단막’이 되고, 따라서 법률을 출발점으로 하는 행정법에서 民主는 사라지는 것이다.
(2) 이러한 간접민주제는 한편으로 국민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직접 국정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불가능성과 다른 한편으로 주권이 국민 개개인에 의해 직접 행사되면 법질서
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 내지 스마트폰을 이용
한 ― 그 방해ㆍ왜곡의 방지가 실현된다면 ― 전자민주주의가 가능해짐으로써 위 첫 번째 사
실상의 불가능성 문제는 거의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의 법질서 파괴 우려에 관해서
는, 이러한 우려는 서양에서 근대적 주권 개념이 장ㆍ보댕에 의해 ‘입법권’으로 정립되었다가
절대군주제를 거치면서 ‘법 위에 있음’(solutus legibus), 따라서 법을 무시하고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변질됨으로써 야기된 것이다.5) 따라서 주권 개념을 원래의 ‘입법권’, 즉, 법을 만들고
바꿀 수 있어도 자기가 만든 법을 위반할 수는 없는 것으로 회복시키게 되면, 위와 같은 우려
는 근본적으로 없어진다. 바로 여기에 民主와 法治를 모순 없이 연결시킬 수 있는 길이 있다.
(3) 뿐만 아니라, 우리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못 박고 있다. 헌법 어디에도 ‘집단으로서의 국민’이라는 용어가 없
고, 주권자로서의 ‘국민’은 기본권주체인 개별 ‘국민’과 동일하다. 국가의 권력이 반드시 ‘국민
의 대표’에 의해서만 행사된다는 규정도 없다.6)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의 인생을
5) 이에 관해 Reinhold Zippelius, Allgmeine Staatslehre: Politikwissenschaft. 16.Aufl., 2010, §9 II, III (S.47-54); Martin Kriele, Einführung in die Staatslehre: Die geschichtlichen Legitimitätsgrundlagen des demokratischen Verfassungsstaates. 6.Aufl., 2003, S.32-50; 장ㆍ보댕 (임승휘 편역), 국가론, 책세상문고 고 전의 세계 45 (2005) 참조.
6) 독일기본법 제20조 제2항 전단은 모든 국가권력은 ‘Volk’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Volk’는 그 용어 자체로 ‘전체로서의 국민’이라는 의미를 지니면서, 기본권주체인 ‘Menschen’(인간) 또는 ‘Deutsche’(독일인), 그리고 통상 시민을 의미하는 ‘Bürger’와 분명히 구별된다. 그리고 동항 후단은 국가 권력이 Volk에 의해 선거 및 투표, 그리고 입법, 집행 및 사법의 개별 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행사된 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권자 국민을 집단으로서의 국민으로 보고 간접민주제를 주장 하는 학설은 독일기본법의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반면에 프랑스헌법 제3조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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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각자가 이 세상의 주인, 국가의 주권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 서로를 ‘임금님’으로 존중하고 ― 이것이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다! ― 이 나라의 주인으
로 긍지를 갖고 나라의 운명에 책임을 진다. 바로 이러한 실존주의적 ‘인본주의(휴머니즘)’에
의거하여 국민 각자가 모두 주권자임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 헌법 제1조 제2항이다.7)
이러한 생각을 도그마틱적으로 정리하면, 주권은 국민 개개인에게 부여된 것으로, 원칙적으
로 직접 주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 주권은 입법권에 한정되기 때문에, 현행 헌법 하에서는
헌법개정에 관한 국민투표(제130조 제2항)와 대통령의 국민투표회부(제72조)에 의거하여 국가
의 중요사안에 관해 직접민주제적 결정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헌법개정을 통해 직접민
주제적 제도들을 확대 도입하는 데 헌법상 장애가 없다는 점이 직접(가능)민주제의 핵심이다.
(4) 그리하여 직접민주방식에 의해 행정에 관한 규범이 제정되거나 개별결정이 내려질 가능
성이 헌법개정 또는 ― 국회에 의한, 또는 헌법개정에 의해 도입되는 직접민주적 절차에 의한
― 법률제정에 의하여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직접민주방식에 의한 행정에 관한 의
사결정절차도 행정법학의 연구대상이 되어야 한다.8) 그러나 시급한 연구과제는 현재 대의제
방식에 의해 제정되는 법률과 그에 의거한 제도들을 운용함에 있어 ‘주권자인 개개 국민’ 즉,
바로 ‘民主’를 자각하고 그 제도들이 국민들을 위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할 것
인가를 숙고하는 것이다.
- 공동체 운영의 필수적 장치로서 法治
(1) 이와 같이 행정법학이 民主를 자각하고 이를 방법론적 지표로 삼는 데는 法治를 정확하
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法治의 헌법적 근거이다. 법치에 관해 헌법상 명문
의 근거는 없고 헌법의 존재 자체가 그 근거가 된다고 생각하는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사견
항은 국가의 주권이 ‘le peuple’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le peuple’은 반드시 전체로서의 국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없고 개개의 民을 지칭하는 뉘앙스가 강하다. 최소한 인민(peuple)주권과 국민(nation) 주권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同旨 성낙인, 헌법학 제17판, 2017, 138면). 그리고 동항 후단은 그 le peuple이 그의 대표자 이외에도 국민투표(le référendum)를 통하여 국가 주권을 행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국민투표의 제안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의회의원 5분의 1 및 유권자 10분의 1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프랑스헌법은 직접민주제적 요소가 가능한데, 우리 헌법은 독일기본법보다 프랑스 헌법에 가까운 것은 분명하다. 프랑스의 인민(peuple)주권과 국민(nation)주권의 연혁과 발전과정에 관하 여, 성낙인, 프랑스헌법학, 1995, 164-185면 참조.
7) 필자가 말하는 ‘인본주의적 개인주권과 직접(가능)민주제’는 조병윤, 세계화와 통일을 위한 인간존중의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방안, 공법연구 제26집 제2호, 1998, 63-118면에서 제시된 ‘인간존중의 실질적 민주 주의’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관해 조병윤, 프랑스 인권제도의 발전의 근원과 실질적 민주 주의 헌법철학 및 정치철학사상, 헌법학연구 제9권 제1호, 2003, 137-194면 참조.
8) 예컨대, 영업허가 등 행정결정을 해당 지역의 주민투표에 의해 결정하는 스위스의 주(Canton) 행정법이 연구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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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의하면, 헌법 제1조 제1항의 민주‘공화국’에서 법치의 헌법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즉, 공
화국 republic의 라틴어 어원인 res publica는 ‘공동의 것’, 다시 말해 ‘공동체’를 의미한다. 일본
에서 번역된 ‘共和’는 우리에게 친숙한 말이 아니다. 결국 ‘민주공화국’은 우리 모두가 임금이
되어 다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이다. 두 사람이 카드놀이를 하더라도 규칙이 필요한데,
하물며 수천만 명의 임금들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법이라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法治의 헌법적 근거이다.9)
(2) 우리는 여기에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法治는 그 자체가 절대적인 목적이 아니라, 民主
를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는다.10) 행정법은 法治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법치 안에 갇혀서는 아니 되며, 언제나 民主와 연결되어, 民主를 위한 기능
과 역할이 자각되어야 한다. 이것이 행정법이 私法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행정법의 제도
들을 이해함에 있어 私法的 논리와 민사소송과의 類比에 빠져서는 아니 되는 이유가 바로 여
기에 있다. 된다. 다시 말해, 法治와 행정법의 과제와 임무는 한 마디로 民主가 안전하게, 평화
적으로, 그리고 활발하게 유지ㆍ발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있다.11) 이와 같이 행정법
은 수단이기 때문에, 그 목적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방해가 된다면, 그 제도와 이론들은 언제
든지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권력분립원칙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民主의 실현을 위한,
民主의 봉사자인 국가기관의 권력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法治의 한 요소이다. 입법ㆍ행정ㆍ사법
이 기능적으로 중첩될 수 있지만 조직적으로 분립되어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고 하는
‘기능적’ 권력분립도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9) 공화국과 법치국가 내지 법질서공동체의 관계에 관하여 Karsten Nowrot, Das Republikprinzip in der Rechtsordnungengemeinschaft: Methodische Annäherungen an die Normalität eines Verfassungsprinzips, Tübingen 2014, 특히 S.619-651 참조. 또한 법체계에 대한 공화국의 의미에 관하여 Alexander Somek, Rechtssystem und Republik: Über die politische Funktion des systematischen Rechtsdenkens, Wien 1992, 특히 S.441-578 참조.
10) 200년 전까지 유럽보다 문명이 앞섰던 이슬람국가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를 民主는 거의 실현하지 못하면서 法治를 절대화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유달승, 이슬람과 민주주 의의 관계 연구, 한국중동학회논총 제31권 제2호 2010, 29-42면 (30면) 참조.
11)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관계에 관하여 김비환, 현대자유주의에서 법의 지배와 민주주의의 관계: 입헌민 주주의의 스펙트럼, 법철학연구, 제9권 제2호, 113-144면; 법의 지배와 민주주의: 역사적 및 이론적 단상, 연세 공공거버넌스와 법, 제2권 제1호, 2011, 1-24면; 이국운, 특집: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법과 “이웃” - 법치의 본원적 관계형식에 관한 탐색 (특집: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법과사회 제36권, 2009, 155-181면; Kurt Seelmann, Rechtsstaat und Demokratie - Geschichte und systematische Probleme aus rechtsphilosophi- scher Sicht, 서울대학교 법학 제49권 제3호, 76-96면 (김준석 역, 법치국가와 민주주의 - 법철학적 관점에 서 본 역사 및 체계적 문제들); Michael Becker / Hans-Joachim Lauth / Gert Pickel (Hg.), Rechtsstaat und Demokratie: Theoretische und empirische Studien zum Recht in der Demokratie, 2001; José Maria Maravall / Adam Przeworski (ed.), Democracy and the Rule of Law, 2003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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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法律留保의 의미
- 법률유보의 민주적 성격
(1)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전부유보설 등 법률유보 범위의 확장을 주장하는 이론들
은 의회민주제와 법치국가의 결합을 그 논거로 삼았다. 즉, 행정의 모든 영역의 모든 종류의
작용들은 의회에 의해 미리 제정된 법적 규칙에 의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회에 의해’라는 부분은 의회민주제의 징표이고, ‘미리 제정된 법적 규칙’은 법치국가의 요소
이다.12)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까지 전자가 억압 내지 무시ㆍ간과되고 오직 후자의 관
점만이 부각되었다가, 1990년대부터 전자가 ― 특히 독일의 ‘의회유보’라는 개념에 의거하여
―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상술한 바와 같이 간접민주제에서 비롯된 ‘民主와 국회의 단절’로 말
미암아, 법률유보의 민주적 함의가 그다지 살아나지 못했다. 법률유보 내지 의회유보는 말하자
면 국회의 ‘기관독점’의 표현으로 오해된다. 그리하여 이에 대항하여, 어떤 법규가 합리성만 있
으면 되지 그것이 꼭 국회에서 제정된 것이어야 하는가, 국회에서 만들면 오히려 정치적 타협
에 의해 합리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률유보에서 ‘民主’가
망각된 것이다.
(2) 의회유보 내지 법률유보는 의회의 기관독점의 산물이 아니라, 의회를 매개로 하여 民主
와 행정을 연결하기 위한 기제로 파악되어야 한다. 이는 의회가 간접민주제에서의 대의기관이
어서가 아니라, 의회의 개방성과 참여가능성을 통해 주권자 국민들의 의사와 이해관계가 가장
잘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의회와 법률도 ― 상술한 권력분립원칙과 마찬가지로
― 자기목적적인 것이 아니라, 民主를 위한 수단인 것이다. 반면에, 대통령령ㆍ총리령ㆍ부령, 위
원회규칙, 고시 등의 제정절차는 폐쇄적이어서 民主와 거리가 멀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임입법
의 한계와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의 통제 문제가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바로 이러한 이유
로, 의회절차에 준하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행정입법절차가 마련된다면 행정입
법의 민주적 정당성도 획득될 수 있다.
12) (의회)민주제적 논거를 강조한 것은 Dieter Jesch, Gesetz und Verwaltung: Eine Problemstudie zum Wandel des Gesetzmäßigkeitsprinzipes. 2.Aufl., 1968, 특히 S.171-175; 법치국가적 논거를 강조한 것은 Hans Heinrich Rupp, Grundfragen der heutigen Verwaltungsrechtslehre: Verwaltungsnorm und Verwaltungsrechts- verhältnis. 2.Aufl., 1991, 특히 S.113-146. 이에 관하여 Fritz Ossenbühl, Vorrang und Vorbehalt des Gesetzes, in: Isensee/Kirchhof (Hg.), Handbuch des Staatsrechts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Bd.V. 3.Aufl., 2007, §101 Rn.20-2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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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9
- 부관의 법률적 근거 문제
(1) 법률유보의 민주적 함의와 관련하여, 부관의 법률적 근거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종래의 통설ㆍ판례는 수익적 재량행위에 붙이는 부관은 그것이 침익적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도 법률적 근거를 요하지 않는다고 하여 법률유보의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왔기 때문이다.
특히 부담은 대부분 상대방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하명이므로 당연히 법률유보의 대상에 속함
에도 불구하고, 수익적 재량행위에 붙이는 부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률유보를 면제하고 있
다. 독일에서는 행정절차법 제36조 제2항이 이를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한편으로 부관의 부종성 도그마, 즉 부관은 본체인 행정행위에 종속된 것이므로 본체에 관한
재량은 부관에 대한 재량을 포함한다는 논리와, 다른 한편으로 수익처분의 발급을 거부하는 것
보다 부관을 붙여 발급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더 이익이라는 소위 ‘잔고이론’(Saldotheorie)을 배
경으로 한다.13)
(2) 우리나라에는 위 독일 행정절차법 규정과 같은 법률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부종성 도그마와 잔고이론은 오늘날 현대행정에서의 부관, 특히 부담의 실제와 유리된 것이다.
이를 法治와 民主의 관계로 파악해 보면, 본체인 행정행위가 법률에 의해 재량행위로 규정된
이상 거기에 종속되는 부관에 대해서는 또다시 법률적 근거가 없어도 된다는 것은 법률을 순
전히 ‘법적 규칙’으로만 간주하는 法治의 관점에 함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民主의 관점에
서 보면, 수익처분의 발급 여부에 재량이 허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발급시에 부담의 형식
으로 별개의 의무를 부과하는 데에는 별도의 민주적 정당성이 필요한 것이다.
(3) 따라서 사견에 의하면, 수익적 재량행위에 대한 조건ㆍ기한ㆍ부담은 원칙적으로 개별적
인 법률상 근거가 필요하고, 예외적으로, ① 당해 수익처분의 발급요건의 사후탈락을 방지하는
부담, ② 당해 수익처분의 대상인 행위(건축, 영업활동 등)를 규율하는 부담은 상대방과의 협약
이 있으면 이것으로 법률상 근거를 대체할 수 있으나,14) 그 행위 규율의 범위를 벗어나는 부
담의 경우에는, 예컨대 기부채납의 부담 또는 대체시설의 설치를 명하는 부담은 명시적인 법률
상 근거가 없으면 붙일 수 없고, 그에 관한 협약이 있더라도 공무수행과 결부된 금전적 대가의
약속이므로 사회상규 내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이다.15)
13) 상세한 내용은 졸고, 행정행위 부관의 재검토 : 부종성 내지 ‘부관’적 성격의 극복을 위하여, 2016. 6. 30. 한국행정법학회 발표문(미공간) 참조.
14) 이러한 부담은 프랑스에서 행정계약의 형식으로 체결되는 ‘부담’(cahiers des charges)에 상응하는 것이다.
15) 同旨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다63966 판결. 이에 관하여 졸고, 전게 발표문, 7-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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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10
- 판례에 의한 법형성의 한계
(1) 법률의 ‘해석’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의 범위 내에서 가장 적합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
혀내는 것이다. 그 범위를 벗어나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해석의 차원을 넘어서는 ‘법형
성’(Rechtsfortbildung)에 해당한다. 법형성의 대표적인 방법은 유추와 목적론적 축소이다. 私法
에서는 이러한 법형성이 원칙적으로 제한 없이 허용되는 데 반해, 형법에서는 피고인에게 불리
한 법형성은 금지된다. 문제는 행정법 영역에서 상대방에게 불리한 법형성이 허용되는지 여부
인데, 개별 행정영역에서는 거의 대부분 법률위반에 대해 형벌이 부과되기 때문에 형법과 마찬
가지로 상대방에게 불리한 법형성은 그것이 유추이든 목적론적 축소이든 간에 금지된다는 견
해가 독일의 다수설이다.16)
(2) 여기에 民主의 관점을 적용하면, 법률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는 법형성은 판례가 의회입
법을 대신하는 것으로서, 의회입법절차에서의 개방성과 참여가능성이 실종되고, 폐쇄적이고 비
밀주의적인 (최고)법원의 평결절차를 거치게 됨으로써 民主와 완전히 단절된다는 비판이 가능
하다. 또한 행정의 로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개별행정법 영역에서는 예컨대 소비
자와 생산자, 환경유해시설 운영자와 인근주민, 지입차주와 지입회사 등 고정된 이해대립구도
에서 일방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의회입법절차를 통한 民主와의 연결이 절
대적으로 필요하다.17) 반면에, 비례원칙, 신뢰보호원칙 등 행정법상 일반원칙들과 행정소송에서
의 처분성, 원고적격 등에 관한 법형성은 대부분 국민에게 유리한 것일 뿐만 아니라, 특정한
경우 일정한 국민에게는 유리하고 다른 국민에게는 불리할 수 있으나 일반행정법 차원에서는
그 이해관계 대립 상황이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례에 의한 법형성이 民主에 반
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民主에 의해 요청되기도 한다.18)
(3) 대법원 2014년 4월 판결19)은 2004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법률 부칙 제3조 제2항
에 의해 지입차주가 지입계약을 해지하고 특례허가를 받으면 그 화물자동차 대수만큼 지입회
사의 허가대수가 감소한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는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위 개
정법률의 입법취지를 근거로 지입차주의 특례허가의 법적 의미를 추론한 것이므로, 법창조 내
16) 이상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졸고, 행정법과 법해석: 법률유보 내지 의회유보와 법형성의 한계, 뺷행정법연 구뺸 제43호, 2015, 13-46면 참조.
17) 졸고, 전게논문, 31면 이하 참조.
18) 이러한 경우에는 상술한 바와 같은 ― 민주의 관점에서 이해되는 ― ‘기능적’ 권력분립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시 말해, 의회가 당해 문제에 관한 입법기능을 방치하고 있을 때 법원이 그 입법기능을 대신 함으로써 입법부와 사법부의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19)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두316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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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11
지 입법에 가까운 법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입회사와 지입차주의 이해관계 대립을 民主와
완전히 단절된 방법으로 해결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4) 반면에, 대법원 2016년 2월 판결20)에서는, 도시개발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서 도시개발
구역이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지 아니하면 도시개
발구역의 지정이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도록 정하고 있는데,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가 지정되지
않아 실시계획 인가 신청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
한 원심을 깨고, 그러한 경우에도 위 규정이 적용되어 지정ㆍ고시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도시
개발구역 지정이 해제된다고 판시하였다.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자와 그 지역주민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원심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 범위를 넘은 ‘목적론적 축소’를 통해 전자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판단을 한 것인데,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판례에 의한 법형성을 부정하고
입법의 문제로 유보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 법률과 법령의 실천적 의미
또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법률과 법령의 실천적 의미이다. 일차적으로, 民主와 法治의 관계
에서, 이념적 차원에서는 民主와 法治가 평행선을 이루면서 상호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
적 차원에서 民主가 法治의 틀 내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精緻하고 구체적인 법률과 법령
을 제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제정과정이 民主에게 열려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자유와 사회공동체의 조화, 특히 헌법 제119조 제1항의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
와 창의’와 제2항의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의 방지’ 등의 조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精緻하고 구체적인 법률 및 법령과 그 제
정ㆍ적용ㆍ통제를 위한 행정법이 필요하다.
Ⅳ. 行政의 개념과 범위
- 행정의 개념
(1) 보다 근본적으로 民主의 자각은 ‘행정’ 자체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요구한다. 전
통적인 행정의 개념, 특히 전체 국가작용 중 통치작용과 입법작용 및 사법작용을 제외한 부분
이 행정이라고 하는 소위 ‘소극설’은 君主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행정은 군주의 권력
20)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두336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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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12
행사 자체로서, 한편으로 의회에서 제정된 법률의 통제를 받고, 다른 한편으로 그 법률의 준수
여부를 재판에 의해 통제를 받는다는 관념은 본질적으로 ― 君主를 전제로 한 ― 法治의 관점
이다. 그리하여 행정에 대한 법률의 통제와 재판상 통제의 강도와 밀도에 따라 법치행정의 모
습이 달라진다.21)
(2) 그러나 民主의 관점에서 보면, 주권자 국민들은 공동체(민주공화국)의 운영을 위해 의회
를 통해 법률을 제정하는데, 그 법률이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에 의해 집행되는 것이라면 ‘판사
의 법’이 되고, 판사 이외의 집행기관이 지정된 법률은 ‘행정의 법’이 된다. 다시 말해, 행정과
司法은 공히 民主의 법률을 적용하여 집행하는 집행기구들이다. 그 대상이 되는 법률이 다를
뿐이다. 행정은 법률을 ‘집행’하고 司法은 법률을 ‘적용’한다는 통속적 이해는 잘못이다. 법률
의 집행과 적용은 동일한 것이다.22)
다만, 법률이 행정에 의해 적용ㆍ집행된 경우에는 ― 국민의 재판청구권에 의거하여 ― 그
적합성 여부가 행정재판에 의해 심사되는데, 그 행정재판이 다시 행정에 의해 이루어지느냐 아
니면 司法에 이루어지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헌법 제107조 제2
항에 의해 행정재판이 司法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그 법률의 최초 적용자는
행정이고, 司法은 단지 그 적용을 사후에 ‘re-view’, ‘다시 살펴보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의
미에서 행정법에 있어 제1법관은 행정이고 司法은 제2법관이다.23)
- 행정의 범위 : 행정청의 개념
(1) 그렇다면 ‘행정’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위와 같은 民主의 관점에서 보면, 의회를 통해
제정된 법률이 ‘판사 이외의 기관’을 그 집행기관으로 지정하게 되면, 그 기관은 행정 내지 행
정기관이 된다. 모든 법률은 판사의 법과 행정의 법으로 나뉘고, 따라서 판사의 법이 아니라면
행정의 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사 이외의 집행기관’으로 통상 국가의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이 지정되지만, 그밖에 私人이 지정되기도 하고, 법률에 의해 새로운 단체
(법인)가 설립되기도 한다.
21) 사견에 의하면, 행정의 우월성을 인정하여 그 통제 강도가 약한 단계를 행정법의 제1단계로, 시민의 자 유와 권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행정에 대한 통제를 최대한 강화한 단계를 행정법의 제2단계로, 행정의 공적 책임과 시민의 권리의 균형을 위해 행정에 대한 통제를 조정하는 단계를 행정법의 제3단계로 분류 한 바 있는데, 이들 단계는 모두 주로 法治의 관점에서 파악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2) 이러한 민주적 관점에서의 행정에 관하여 특히 Hans Kelsen, Vom Wesen und Wert der Demokratie. 2.Aufl., 1929 (Neudruck 1981), S.69-77 참조. 행정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관한 독일의 최근 논의는 Lothar Michael, Verfassung im Allgemeinen Verwaltungsrecht - Bedeutungsverlust durch Europäisierung und Emanzipation? VVDStRL 75 (2016), S.131-186 (174-179) 참조.
23) 이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제3장, 96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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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13
(2) 私人의 경우에는 법률을 적용하여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 즉 행정권한을 부여받
은 때에 한하여 그 행정권한을 행사하는 범위 내에서만 ‘공무수탁사인’으로서, 행정소송법상
‘행정청’이 된다. 문제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단체(법인)가 당해 특별법 또는 다른 법률의 집
행기관으로 지정된 경우, 私人의 경우와 달리, 그 법률상 부여받은 권한 이외의 사항에 관해서
도 행정소송법상 ‘행정청’이 되느냐이다.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에 의해 공기업ㆍ준정부기관ㆍ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 거의 대부분은 특별법에 의해 설립
된 ― 특수법인에 관하여 제기된다.24)
(3) 대법원 2014년 12월 판결25)에 의하면, 「한국철도시설공단법」에 의해 설립되어 준정부기
관으로 지정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법령이 아닌 내부규정에 의거하여 공사입찰과 관련하여 낙
찰적격심사 감점조치를 한 경우에, 그 감점조치는 법령에 의하여 위임 또는 위탁받은 행정권한
에 의거한 것이 아니므로, 위 공단은 그 조치에 관해서는 행정청이 될 수 없고, 따라서 그 조
치가 상대방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
였다.
또한 동일한 취지로 대법원 2010년 11월 결정26)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기타공공기관으
로서, 법률상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를 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
를 한 경우에도 행정청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위 조치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이 아니라 단지 상대방을 당해 공공기관의 입찰에 참가시키지 않겠다는 뜻의 사법상의 효력을
가지는 통지행위에 불과하다고 판시하였다.27)
(4) 위 판례들에 대하여 일단 도그마틱적으로 세 가지 점에서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행정소송법 제2조 제2항에 의하면, ‘행정청’에는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행정기관, 공공단체 및 그 기관 또는 사인이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권
한이 위임ㆍ위탁되면 그 수임ㆍ수탁받은 행정기관, 공공단체 등도 행정청이 된다는 의미이지,
그러한 경우에만 한정된다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행정청의 개념을 한정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그 개념에 포함되는 것들을 예시하고 있는 ‘개방적 정의규정’이다. 행정절차법 제2조 제1
호 나목 규정은, 가목의 국가ㆍ지방자치단체의 기관과는 달리, 공공단체에 관하여 “법령 또는
자치법규에 따라 행정권한을 가지고 있거나 위임 또는 위탁받은”이라는 수식어를 부가하고 있
24) 이하의 상세한 내용은 졸고, 공공기관과 행정소송 ― 공공기관의 행정청 자격에 관한 대법원판례의 극복 을 위해, 2017. 6. 23. 한국행정법학회 학술대회 발표문(未公刊) 참조.
25)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두6700 판결.
26) 대법원 2010. 11. 26. 자 2010무137 결정.
27) 같은 취지의 대법원 1995. 2. 28. 자 94두36 결정(한국토지개발공사)과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두 14822 판결(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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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14
지만, 여기서 말하는 ‘행정권한’은 입찰참가자격제한, 토지수용, 대집행 등 법령상 개별적으로
명시된 권한만이 아니라, 당해 공공기관의 설치 근거 법률에 의거하여 일반적으로 관리ㆍ운영
을 위해 일방적 결정 내지 조치를 하는 권한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28) 요컨대, 공공
기관은 설치법률에 의거하여 행정조직법상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갖고 그 지위에 의거하여
행정권한을 원래부터 갖고 있는 ‘본래적’ 행정청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29)
둘째, 행정권한의 소재 여부는 본안의 문제이기 때문에, 처분성 내지 피고적격에서 문제삼을
수 없다. 더욱이 공급자등록제한, 낙찰자격심사 감점조치 등은 사실상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 조치로서, 법률의 근거가 없으므로 법률유보의 위반임과 동시에 법률상의
입찰참가자격제한의 범위(2년)를 넘는다는 점에서 법률우위의 위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그 조치권한이 법령상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의 행정청 자격을 부정하게
되면 행정소송이 봉쇄되어 공공기관의 탈법행위를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 민사소송에서는 ―
원고가 사전에 제출한 그러한 제한에 대한 동의 때문에 ― 사실상 승소하기가 불가능하기 때
문에, 민사소송으로 다투라고 하는 것은 공공기관에 대한 법적 통제와 권리구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에 다름없다.
셋째, 내부지침에 의거한 제한조치들이, 모든 국가기관ㆍ지방자체단체에 대해 효력을 발생하
는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과 달리, 당해 공공기관에 대해서만 입찰을 봉쇄하는 것이지만, 사인
의 통상적인 사법상의 의사표시와 달리, 공공기관의 결정은 임의로 번복할 수 없는 자기구속력
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코 사법상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없다. 또한 당해 공공기관에 대한 입
찰봉쇄만으로도 해당 사업자에게는 극도의 제재처분이 될 뿐만 아니라, 사실상 다른 국가기관
ㆍ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도 사실상의 중대한 입찰장애로 작용하기 때문에,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도록 처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28)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누3618 판결은 대한주택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의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시행 한 아파트 특별공급에 있어 특별공급 요구에 대한 거부의 처분성 문제에 관하여, “행정청에는 ㆍㆍㆍ 법 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행정기관, 공공단체 및 그 기관 또는 사인이 포함되는바 특별한 법률에 근거를 두고 행정주체로서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하여 특수한 존립목적을 부여받은 특수한 행정주체로서 국가의 특별한 감독 하에 그 존립목적인 특정한 공공사무를 행하는 공법 인인 특수행정조직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대한주택공사의 행정청 자격을 긍정하였다. 이 판결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행정조직상 행정청으로서, 법령에 규정된 ‘이주대책’의 구체적인 방법으 로 그 내부규정으로 정한 특별공급에 관해서도, 그에 관한 명시적인 법령의 근거가 없더라도, ‘행정권한’ 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후의 판례(대법원 1995. 2. 28.자 94두36 결정; 대법원 1999. 11. 26.자 99 부3 결정; 대법원 2010. 11. 26. 자 2010무137 결정; 위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두6700 판결)에서 ‘명시적인 법령상의 권한’이 있는 경우에만 행정청 자격을 인정하는 것으로 변질된 것이 문제이다.
29) 同旨 이원우,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의 개념요소로서 행정청, 저스티스통권 제68호 (2002), 160-199면, 특히 188면 이하. 다시 말해, 행정절차법에서는 공공단체가 국가ㆍ지방자치단체와 별도로 규정되어 있긴 하지만, 이는 국가ㆍ지방자치단체의 경우와는 달리 그 기관만이 아니라 공공단체 자체도 행정청이 된다 는 점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뿐이고, 공공단체도 국가ㆍ지방자치단체의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본래적 행 정청에 해당함에는 변함이 없고, 따라서 행정소송법상 행정청 개념과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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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15
(5) 근본적으로 民主의 관점에서 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위와 같은 공공기관들은 모
두 ‘공공단체’(la collectivité publique), 즉 사람들의 공적 모임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 구
성원은 주권자 국민의 전부(국가), 일정 지역의 주민(지방자치단체) 또는 임원과 직원(공공기관)
이다. 설립근거가 다를 뿐이다. 국가는 헌법과 함께, 헌법에 의해, 설립된 것이고, 지방자치단체
는 헌법상의 제도적 보장 하에 법률(지방자치법)에 의해 설립된 것이며, 공공기관들은 각 설립
법률에 의해 비로소 설립된 것이다. 民主의 관점에서는 이들 공공단체들은 모두 민주공동체 생
활을 위한 수단 내지 장치로 설립된 것이다. 요컨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그 공
공성에 있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30)
따라서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법률에 의해 공공단체로 설립된 이상,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법률에 의해 특정한 행정권한이 부여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청’에 해당하
고, 상대방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일방적 결정을 하였다면 ‘공권력 행사’로서 처분성을
충족한다. 이를 위한 법령상의 행정권한 유무는 본안문제일 뿐이다. 이와 같이 공공기관은 원
칙적으로, 생래적으로, 행정청이지만, 경우에 따라 ― 통상적인 이용관계에서와 같이 ― ‘공권
력 행사’가 아닌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관도 사법상의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처분이 아닐 뿐이다.
요컨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을 행정으로 파악할 때 비로소 民主와 연결된다. 私法은 民主와
거리가 멀다. 주권자 국민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주권자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ㆍ운영되는 공
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판례에서와 같이 법령상 개별적으로 행정권한을 부여받은 범위에서만
행정청이 되어 공법적 통제를 받고 그 이외의 영역에서는 아무리 국민의 권리ㆍ이익을 침해하
는 행위를 하더라도 사법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이 부분에 관해 民主를 배제하는 결과
를 야기하는 것이다.
(6) 마지막으로, 이러한 民主의 관점은 조달계약의 공공성31)으로 연결된다. 조달계약은 거의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데, 조달계약의 담당공무원은 반드시 私人과 같이 ‘최선의 계
약 체결’이라는 동기를 갖는다고 할 수 없어, 부패ㆍ비리의 위험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조달
계약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 수단, 특히 국방조달의 경우에는 외교적 수단이 된다. 이러한 조달
계약의 공공성은 조달절차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위한 공법적 통제를 요구한다. 공법적 통제의
보루는 이하에서 살펴보는 행정절차와 행정쟁송이다.
30) 예컨대, 한국전력공사(시장형 공기업), 한국수자원공사(준시장형 공기업), 근로복지공단(준정부기관), 한국 수력원자력 주식회사(기타공공기관)를 생각해 보라!
31) 이에 관하여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224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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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16
Ⅴ. 행정절차와 행정쟁송
- 주관적 법치와 객관적 법치
행정법에 있어 法治의 일차적 의미는 행정결정을 법에 구속시킴으로써 그 법에 의해 보장된
상대방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주관적 법치’에 있다. 그러나 民主를 자각하게 되면, 주권자 국민
이 의회를 통해 제정한 법률을 ― 역시 주권자 국민의 대표자인 ― 행정이 준수하도록 행정을
통제 내지 유도한다는 ‘객관적 법치’가 강조된다. 이와 같이 民主는 객관적 법치와 연결되는데,
이에 따라 행정절차와 행정쟁송의 기능도 이해당사자 개인의 권리구제에 한정되지 않고, 근본
적으로 民主와 객관적 법치를 위한 행정통제 수단으로 파악되어야 한다.32)
- 행정절차의 민주적 기능
(1) 종래 행정절차는, 주관적 법치에 치중되어, 권리구제의 ‘時點’을 행정의 종국결정 이전으
로 앞당겨 개인에게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民主의 관점에서
는 상술한 바와 같이 행정은 ‘행정의 법’을 적용ㆍ집행하는 제1법관인데, 그 제1법관이 주관하
는 ― 제2법관(판사)이 수행하는 사법절차(형사재판ㆍ민사재판)에 비유하여 ― ‘재판’이 바로
행정절차이다. 그리하여 행정절차는 행정으로 하여금 ‘행정의 법’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한, 객
관적 법치의 절차로 이해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당해 행정결정의 상대방만이 아니
라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인, 나아가 전문가와 일반국민에까지 행정절차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
다는 민주적 요청과 연결된다.
(2) 구체적으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또는 청문은 주관적 권리구제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이를 통한 民主 실현을 위한 것이다.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이 본질적으로
정당한 司法작용을 위한 제도인 것과 동일하다. 행정절차적 하자에 의거한 처분의 쟁송취소의
범위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도 이러한 民主 및 객관적 법치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만
일 행정절차의 목적이 주관적 권리구제에 한정하게 되면 권리구제에의 무익성과 분쟁의 반복
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32) 오늘날 외국인, 특히 외국법인의 행정절차 참가와 행정쟁송 제기가 빈번해짐에 따라, 모든 행정절차와 행정쟁송이 반드시 民主와 관련된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民主를 기반으로 행정절차와 행정쟁송이 정착ㆍ발전하여 외국인에게도 ― 헌법 제6조 제2항에 따라 ― 개방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기본은 어디까지나 民主라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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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17
- 행정쟁송의 기능과 구조
(1) 民主의 관점에서 보면, 행정쟁송은 주권자 국민이 행정의 위법성을 탄핵하는 것으로서,
행정의 적법성 확보가 주된 기능임이 분명해진다. 독일의 외견적 입헌군주제 하에서는, 法治의
목적 내지 명분이 ‘君主에 의한 民의 권리 침해’ 방지에 있었기 때문에, 행정소송은 오직 국민
의 권리구제를 위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이것이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수입되었다. 이제 民
主가 확립된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국민의 권리구제도 행정쟁송의 주요한 기능에 속하지만, 행
정쟁송의 초점을 행정의 적법성 확보로 바꾸어야 한다. 일찍이 民主가 확립된 프랑스에서는 행
정의 적법성 확보가 행정소송의 주된 기능으로 이해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33)
이러한 행정쟁송의 민주적 기능은 특히 행정소송의 평화적 토론장 내지 ‘민주포럼’으로서 역
할을 강조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法治의 목적이 民主의 실현을 위한 것인 만큼, 행정쟁송의
기능도 民主의 역동성과 위험성을 순치시켜 民主의 의지와 결단이 법의 틀 내에서 평화적으로
실현되도록 한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2016년 11월 서울경찰청장의 촛불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효력정지결정들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34)
(2) 처분성의 민주적 함의
民主의 관점에서 보면, 처분성의 문제는 民主로 하여금 행정조치에 대하여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한 주제에 대해 탄핵이 가능하도록 해결되어야 한다. 私法的인 ‘권리’ 개념과 권리관계 변
동 관념에 얽매여 처분성을 부정함으로써 행정쟁송의 기회를 사전에 봉쇄하는 것은 法治로써
民主를 질식시키는 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처분성을 ‘쟁송의 필요성’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소위 ‘쟁송법적 처분개념설’이 대법원판례에서 확대되는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35)
도그마틱적으로 볼 때, 처분성의 확대는 ― 특히 우리나라의 취소소송의 성질을 독일에서와
같은 순수한 형성소송이 아니라 처분의 위법성 확인을 중점으로 하는 공법상 확인소송으로 파
악하면,36) ― 처분의 위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되는데, 민사소송의 확인
소송에서는 즉시확정의 필요가 있어야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것과 달리, 행정쟁송에서는
원고적격과 협의의 소익이 인정되면 충분하다. 처분의 개념을 좁게 파악하되 처분이 아닌 행정
조치에 대해서는 위법성 확인소송으로 당사자소송을 활용하자는 반대견해에 대해서는, 기능적
으로는 위법성확인라는 점에서 결국 취소소송과 동일한 것이 되는데, 명문의 소송유형인 취소
33) 취소소송의 객관소송적 구조와 기능에 관해 졸저,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152면 이하 참조.
34) 최초로 서울행정법원 2016. 11. 5.자 2016아12248 결정.
35)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20638 판결(유역환경청장의 상수원 지역의 매수 거절통지);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9두23617 판결(세무조사결정);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두3541 판결(부당공동행위 자진신고자 감면불인정) 등.
36) 취소소송의 확인소송적 성격에 관해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165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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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18
소송이 유리하다는 점 이외에도, 당사자소송의 형식을 취할 때에는 확인의 이익, 訴價, 입증책
임, 가구제 문제에서 취소소송이 수월성을 갖는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3) 원고적격ㆍ청구인적격의 민주적 함의
民主의 관점에서 보면, 원고적격은 주권자 국민 모두에게 인정되어 개인적인 이해관계와 무
관하게 자신들의 봉사자인 행정을 탄핵할 자격이 인정되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행정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책임이 실종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탄핵을 성실히 실효적으로 행할 수 있는
법률적ㆍ경제적ㆍ명예적 이해관련성이 있는 국민에게 원고적격이 인정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해관련성은 소송의 대상 내지 목적이 아니라, 소송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물
론 행정소송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제기되는 것이지만, 이러한 民主의 관
점에서 보면, 행정소송의 원고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를 위한, 전체 국민의 ‘대표’와 같은 지위
에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37)
(4) 협의의 소익의 판단기준시
취소소송의 협의의 소익 문제도 상술한 처분성과 원고적격과 같이, 주권자 국민에 의한 탄
핵의 기회 부여라는 민주적 함의를 갖는다. 그 중에서 특기할 것은 협의의 소익의 판단기준시
이다. 민사소송에서는 소익의 판단기준시가 상고심 또는 최종사실심의 판결시이다. 민사소송은
당사자의 권리관계를 판결시를 기준으로 확정하는 것인데, 그 권리관계의 확정이 여전히 필요
한 것인가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취소소송의 소익 문제는 ― 영업정지에 대한 취
소소송 제기 후에 정지기간이 경과한 경우와 같이, ― 거의 대부분 소익의 판단기준시를 민사
소송과 동일하게 판결시로 파악함으로써 발생한다.
프랑스 월권소송에서는 원고적격과 소익의 판단기준시가 提訴時이므로, 提訴時에 원고적격과
소익이 충족되면 제소 후의 사정변경에도 불구하고 모두 원고적격과 소익이 인정된다.38) 이와
같이 提訴時를 소익의 판단기준시로 보는 민주적 함의를 간과할 수 없다. 즉, 개인적 이해관련
성에 의거하여 원고적격이 인정되는 원고가, 民主의 대표로써, 提訴時에 유효한 행정행위를 탄
핵하였으면 그 탄핵은 유효하고, 그 후의 사정변경은 재판이 지체됨으로써 발생한 것이기 때문
에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民主의 탄핵이 法治의 지연으로 인해 봉쇄되어서는
아니 된다.
37) 이와 관련하여 프랑스 월권소송에서는 사건명을 원고가 반대하지 않는 한, 승소ㆍ패소를 불문하고 원고 의 이름으로 표시함으로써 그 소송과정상의 책임과 행정의 적법성 확보에 관한 기여를 강조한다는 점을 언급할 만하다.
38) 졸고, 취소소송에서의 협의의 소익 ― 판단요소와 판단기준시 및 헌법소원심판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행 정법연구 제13호, 2005, 1-18면 (14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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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19
(5) 본안판단의 범위
우리나라 취소소송이 객관소송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독일에서 요구되는 ‘위
법성견련성’(Rechtswidrigkeitszusammenhang)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일차적으로 원고적격에 관
한 것이다. 즉,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근거가 위법성 주장 근거와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이 위법사유로 주장되는 여부와 관계없이 환경영향평가법상의 평가
대상지역 내의 주민에게 원칙적으로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확립된 판례이다.39)
이러한 원고적격의 문제는 바로 본안판단 범위의 문제로 연결된다. 위법성견련성 없이 원고
적격이 인정되어 본안으로 넘어가면, 원고적격의 인정근거와 무관한 위법사유로도 처분을 취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행정소송법에는 日本 行政事件訴訟法 제10조 제1항 “취소소송에 있
어서는 자기의 법률상 이익과 관련이 없는 위법을 이유로 하여 취소를 구할 수 없다.”는 규정
과 동일ㆍ유사한 규정이 없다. 바로 이 점이 우리나라 취소소송의 객관소송적 구조를 인정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40) 최근 4대강 살리기사업 사건에서 대법원은 예산편성상의 하자가 원고
들의 법률상이익과 관련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절차상 하자만으로
는 취소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시하였는바,41) 이는 필자로서는 사견을 뒷받침하는 판
례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본안판단의 범위를 원고적격 또는 원고의 법률상이익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도 중
요한 민주적 함의를 갖는다. 즉, 원고가 民主의 대표로서 제기하는 행정소송에서, 소송수행의
성실성과 실효성을 위해 요구되는 개인적인 이해관련성을 갖추어 원고적격이 인정된 이상, 본
안판단의 범위에서는, ― 취소소송의 소송물에 해당하는 ― ‘처분의 위법성 일반’에 대한 통제
를 위해, 취소사유를 원고적격과 관련되는 것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Ⅵ. 결어
행정법은 더 이상 ‘마치 民主가 없는 듯이’ 존재할 수 없다. 오히려 民主를 자각하고 그 불
명확성과 恣意와 위험을 법의 틀 내에서 순치시켜 그 民主의 평화적 실현을 위해 봉사하여야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 행정법의 미래가 있다. 법률유보의 의미, 행정과 행정청의 개념, 행정절
차와 행정쟁송의 구조 및 기능에 관하여 그 민주적 함의를 진지하게 성찰하여야 한다. 물론 모
39) 이에 관하여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14면 이하 참조.
40)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83-284면; 최계영, 항고소송에서 본안판단의 범위: 원고의 권리 침해가 포함되는지 또는 원고의 법률상 이익과 관계없는 사유의 주장이 제한되는지의 문제를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42호, 2015, 107-134면 참조. 반대견해는 김중권, 제3자가 제기한 취소소송에서의 위법성견 련성에 관한 小考, 특별법연구 제13권, 2016, 53-90면; 정남철, 행정법학의 구조변화와 행정판례의 과제, 저스티스 통권 제154호, 2016, 153-188면 (176면 이하) 등 참조.
41)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1두32515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2두632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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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20
든 것을 民主의 관점에서 일도양단적으로 판단하자는 것이 아니다. 종래 法治의 관점에서만 행
정법을 고찰하고 民主를 망각한 것을 반성하고, 法治와 民主를 동시에 포착하자는 것이다. 한
국의 행정법학은 이러한 民主의 자각을 통하여 비로소 보수ㆍ진보의 갈등을 극복하고 자유와
사회공동체가 조화를 이룬 통일한국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투고일: 2018. 5. 13. 심사완료일: 2018. 5. 26. 게재확정일: 201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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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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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22
朴正勳, 공공기관과 행정소송 ― 공공기관의 행정청 자격에 관한 대법원판례의 극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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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과 ‘民主’의 自覺 23
Verwaltungsrecht und Bewußtsein der Demokratie bzw.
des ,People-Souveräns‘
— Zukunft der koreanischen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
Jeong Hoon PARK *
42)
Zukunft der koreanischen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besteht darin, daß man sich immer der
Demokratie bzw. des ,People-Souveräns‘ bewußt ist. In Deutschland wurde das Verwaltungsrecht
und der Rechtsstaat unter dem Spätkonstitutionalismus mit der Annahme, daß es so sei, als ob
es keinen König gäbe, entwickelt. Heute darf die Wissenschaft vom Verwaltungsrecht aber nicht
mehr so, als ob es keinen ,People-Souverän‘ gäbe, getrieben werden. Der entscheidende Unter-
schied des Verwaltungsrechts zum Zivilrecht liegt in dieser Verbundenheit mit der Demokratie.
Die Aufgabe des Rechtsstaats und des Verwaltungsrechts ist die friedliche Verwirklichung der
Demokratie. Mit solchem Bewußtsein sollen in dieser Arbeit die Themen wie die des Gesetzes-
vorbehalts, des Begriffs bzw. Umfangs der Verwaltung und der Verwaltungsbehörde, der Funk-
tion des Verwaltungsverfahrens, der Statthaftigkeit, des Klagebefugnisses und andere Fragen des
Verwaltungsprozesses neu erörtert werden.
Der Gesetzesvorbehalt bzw. der Parlamentsvorbehalt muß nicht als ein Ausdruck des Organ-
monopols des Parlaments, sondern als ein Mittel zur Verbindung zwischen dem People-Souverän
und ― über das Parlament ― der Verwaltung verstanden werden. Nach der Rechtsprechung
bedarf es keine gesetzliche Grundlage für die Nebenbestimmung zum begünstigenden Ermessens-
verwaltungsakt, obwohl es in Korea nicht eine gesetzliche Regelung wie §36 II VwVfG von
Deutschland gibt. Wenn man die demokratische Legitimität der Verwaltung ernst nimmt, ist aber
die zusätzliche gesetzliche Grundlage erforderlich, um eine andere Pflicht durch die Nebenbe-
stimmung aufzugeben können. Die höchstgerichtliche Rechtsfortbildung kann oft der Demokratie
widersprechen, weil es dabei an der Öffentlichkeit und der Möglichkeit der Partizipation fehlt.
Unter dem Aspekt der Demokratie ist sowohl die Verwaltung als auch die Rechtsprechung das
Organ der Ausführung des demokratisch aufgestellen Gesetzes. In diesem Sinne kann die Verwal-
tung als der erste Richter, der Verwaltungsrichter als der zweite Richter bezeichnt werden. Wenn
der Gesetzgeber ein Organ, das durch ein Gesetz neu errichtet wurde, mit einer öffentlichen
- Prof. Dr.,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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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3號 24
Aufgabe betraut, gehört das Organ zur Verwaltungsbehörde, deren Maßnahme einen Verwaltungs-
akt als Gegenstand der Anfechtungsklage darstellen kann.
Das Verwaltungsverfahren muß nicht nur als ein Verfahren zum Rechtsschutz, sondern auch
gewissermaßen als ein ,Prozeß‘, der von der Verwaltung als dem ersten Richter geleitet wird,
begriffen werden. Es ist auch wichtig, die Funktion des Verwaltungsprozesses zur objektiven
Rechtskontrolle der Verwaltung vom ,People-Souverän‘ zu betonen. Die Klagebefugnis bedeutet
unter diesm Aspekt diejenigen persönlichen Situationen, unter den der Kläger verantwortungsvoll
den Prozeß führen kann, und muß somit in Richtung auf wirtschaftliche und ehrenbeeinflussende
Interssen erweitert werden. Auch die Frage nach dem maßgeblichen Zeitpunkt der Beurteilung
des Rechtsschutzbedürfnisses muß dahingehend gelöste werden, daß nicht der Zeitpunkt des
Urteils, sondern, wie in Frankreich, der der Erhebung der klage maßgeblich ist. Die koreanische
Anfechtungsklage hat, anders als die deutsche, die Struktur der objektiven Klage, in dem Sinne,
daß der Rechtswidrigkeitszusammenhang der Klagebefugnis nicht erforderlich ist. Dies hat zur
Folge, daß im Rahem der Begründetheitsprüfung auch diejenigen Rechtswidrigkeitsgründe, die
nicht mit den persönlichen Interessen des Klägers zusammenhängen, erheblich sind, was eine
wichtige Bedeutung für die Effektivität der demokratischen Kontrolle der Rechtmäßigkeit der Ver-
waltung hat.
Von der Zukunft der Wiedervereinigung von Korea, die durch die Überwindung des ideolo-
gischen Konflikts und die Harmonisierung der individuellen Freiheit und der sozialen Gemein-
schaft erfolgt, kann die koreanische Verwaltungsrechtswisssenschaft erst durch das Bewußtsein der
Demokratie bzw. des ,People-Souveräns‘ träumen.
Schlüsselwörter: Verwaltungsrecht, Demokratie, Rechtsstaat, Gesetzesvorbehalt, Verwaltungs-
verfahren, Verwaltungsproz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