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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도시정비법상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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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 부동산신탁의 최근 현안

6│BFL 제94호(2019. 3)

I. 서론1

도시 내 물리적 공간의 형성에 관여하는 공법규

정을 건설법이라 하고, 이 영역에서 시설물을 시공

하는 자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건설업면허를 받

아 영업을 하는 건설업자이다. 재건축사업과 재개발

사업을 규율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

정비법’)도 건설법의 한 분야로서, 건설업자가 시공자

로서 또는 공동시행자로서 주된 역할을 수행한다.

다른 한편 신탁업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에 의해 설립되는 금융투

자업자로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다(제

12조 제1항). 신탁업자는 금융과 투자를 주로 규율하

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설립된 금융 관련 기업으로

서, 건설법 분야에서 건설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건

설업자와는 법적 성격이 전혀 다르다.

2015년 도시정비법의 개정을 통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신탁업자도 일정 수의 토지 등 소유자의 지정

동의에 의해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게 제도가

개정되었다(제27조 제1항1). 종래 도시정비법상 신탁

업자에 대한 조항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긴급하게 정비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신탁업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었다.2 2015년의 개정법률은 긴

급한 사유 등과 무관하게 토지 등 소유자의 자유로

운 의사에 따라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

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 이를 통

해 신탁업자들이 재건축, 재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사업시행자의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갖는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을 구성하여 사업을 시행하는 조

합방식이 주류를 이룬다.3 당연히 도시정비법의 많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서울대학교 건설법센터 선임연구원

1 이 글에서는 도시정비법의 인용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별도의

법명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도시정비법으로 하며, 근거법령

이 다른 경우에는 그 법령을 명시하기로 한다.

2 도시정비법이 인정하는 정비사업의 유형은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개발사업 및 재건축사업의 세 유형이 있다. 이 가운데 신탁업

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는 경우는 재개발사업 및 재건축

사업이며, 이 글에서는 정비사업을 위 두 유형의 사업을 통칭하

는 것으로 하였다. 물론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도 세부적으로

는 차이점이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부분에서 설명하

기로 한다.

3 2016년 누적 정비구역의 수는 주택재개발사업이 1,113구역이며,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

김종보ㆍ최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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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7

은 조항은 조합에 의해 진행되는 사업의 절차와 내

용 등에 대해 정하고 있다. 신탁업자의 자발적 사업

참여가 가능해진 상황에서는 신탁업자에 의해 진행

되는 사업의 유형이 하나 추가된 것이라 볼 수 있으

며, 이하에서는 이를 ‘조합방식’에 대비하여 ‘신탁방

식의 정비사업’이라 부르기로 한다.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은 종전 조합방식에 의한 정

비사업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명분

을 가지고 도시정비법에 등장했다[이에 대해 상세한

사항은 III. 1. (3) 참조]. 하지만 도시정비법이 조합방

식에 할애하고 있는 관심에 비하면 신탁방식의 정

비사업에 대한 조항은 매우 부족하며, 대부분의 절

차와 쟁점은 해석에 맡겨져 있다. 신탁방식에 대한

충분한 법적 규율의 부족과 신탁방식에 의한 정비

사업에 대한 실무상의 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사업현장에서 여러 혼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신탁법이나 자본시장법에 근거한 신탁업

자의 개발신탁 등 다양한 개발사업과 도시정비법에

의한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이 법적으로 어떠한 차이

를 보이는지에 대한 이론적 토대도 아직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

이하에서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이론적 기초를

다지는 의미에서, 사업시행자로서의 신탁업자의 지

위가 어떠한 것인가(III),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어떠

한 구조를 이루며, 그에 따라 신탁계약은 어떻게 정

해져야 하는가(IV)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II.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과 신탁방식의 정비사업

  1. 정비사업의 의의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이란 ‘도시기능을 회복하

기 위하여 정비구역에서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하거

나 주택 등 건축물을 개량 또는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제2조 제1호). 2003년 구 도시재개발법에 의

한 주택재개발사업·공장재개발사업·도심재개발

사업, 구 주택건설촉진법상의 주택재건축사업 및

구 도시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임시조

치법상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통합되어 도시정비

법으로 흡수되었다. 그후 2018년 도시정비법 전부

개정을 통해 정비사업은 재개발사업·재건축사업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세 유형으로 변경되었으며

(제2조 제2호),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정비사업은 「빈

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

비법)으로 분화되었다.

정비사업은 행정청이 지정한 정비구역에서 이루

어지는 사업으로, 도시가 쇠퇴한 구역 등에 지정되

는 정비구역은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한 구역이

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구역은 사인(私人) 스스로의

자발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설령 사인의 개

별적인 개선 노력이 있더라도 구역 전체의 기능 회

복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비구역은 행정주체

에 의한 포괄적인 구역 지정, 개발계획의 수립 및

사업 시행이 필요한 지역에 지정된다.4 정비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시가지를 정비하여 도시기능을 개선

하고 합리적인 토지의 이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주체 또는 그 권한을 위탁받은 사업시행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정비사업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신탁업자가 토지

를 신탁 받아 개발하는 사업의 유형을 개발신탁이

라고 한다.5 이 신탁방식은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효

율적으로 이용해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그 토지

를 수탁자(신탁업자)에게 신탁하고, 수탁자는 신탁계

이 가운데 1,065개 구역이 조합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한

편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935개소 대부분이 조합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국가통계포털 http://kosis.kr/index/index.do

(최종접속 2019. 2. 10)].

4 김종보, 건설법의 이해, 피데스, 2018, 392면.

5 박근용, “신탁업자의 정비사업 시행참여에 관한 법적 연구,” 금융

법연구 제12권 제1호(2015), 한국금융법학회,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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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BFL 제94호(2019. 3)

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토지의 개발과 관련된 각종

의 절차를 자신의 이름으로 진행한다. 토지소유자

가 자금조달, 인허가, 건설, 분양, 세무, 법률 등의

지식과 경험의 부족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용하는 방식이다.6 신탁업자는 개발신탁관계에서

자금의 조달, 건물의 건설, 건물의 분양, 건물의 유

지·관리를 하거나 또는 임차인을 모집하여 임대계

약을 체결하여 그 관리·운영의 성과를 신탁배당으

로 토지소유자에게 교부한다.

개발신탁은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 토지

를 개발한다는 점에서는 정비사업과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업시행의 단계적 과정이 정비

사업과 유사하게 토지의 확보, 자금조달, 분양, 시

공 등에 걸쳐 유사하다. 그러나 개발신탁은 수탁자

와 신탁업자의 신탁관계에 대해서만 민사적으로 특

별한 계약이 존재할 뿐 신탁업자의 개발행위에 대

해 특별한 공법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런 점에서 신탁업자도 사인으로서 토지소유권을 취

득하거나 건축법상 건축 허가 등을 모두 받아야 하

므로, 사업시행자에 대해 다양한 특칙을 두고 있는

도시정비법상의 사업시행자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또 개발신탁은 기반시설의 정비나 도시기능의 회복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보다는 사적 개발이익

의 확보가 주된 목표이다. 이는 개발신탁이 공법적

인 특례와 무관한 이유이다.

  1. 사업시행자의 개념과 지위

(1) 사업시행자의 뜻

사업시행자는 개발사업 일반에 적용되는 개념으

로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최종 귀속주

체이면서 개발사업의 법적 책임과 불이익도 귀속되

는 주체를 말한다.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란 재

개발·재건축사업 등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

하며(제2조 제8호), 법에 의해 ‘형식적’으로 정해진다.

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자는 정비사업의 권한과 책

임을 지는 자라는 의미에서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

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사업시행자란 실질적으

로 사업시행을 담당하는 모든 자를 의미하지만, 형

식적으로 보면 실질적인 사업시행자 중에서 법률에

의해 사업시행자의 지위가 부여된 자만을 의미하기

도 한다.7 형식적인 측면에서 보면 행정청으로부터

조합 설립의 인가를 받기 이전의 토지 등 소유자들

의 단체나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만을 받은 단계에

서의 신탁업자는 사업시행자라고 할 수 없다.

사업시행자는 정비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

는 주체이고 정비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각종 권한

과 책임이 귀속되는 주체이므로, 정비사업과 사업

시행자는 매우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나 다

른 한편 사업시행자는 단순히 1인이 아닌 단체(조합)

인 경우가 많고, 조합 등의 단체가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는 경우에도 공동시행자로 건설사가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조합이나 공동시행자를 배제하

고 행정청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단독시행자로

되는 경우도 있다.

(2) 사업시행자의 권한과 책임

사업시행자는 자신의 이름과 책임으로 정비사업

의 시행과 관련된 각종 인허가의 상대방이 되며, 정

비사업의 비용조달, 주택의 공급 및 사업 참가자들

과 계약을 맺는 등의 역할을 한다. 건축법상 건축주

는 1인이고 경우에 따라 수인이 된다고 해도 그 수

에 따라 다르게 취급되지 않는다. 건축주가 수인이

되는 경우, 건축비용의 부담문제나 완공된 건축물

배분의 문제는 내부적으로 민사상 조합계약을 통해

해결된다. 하지만 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자는 구성

6 [네이버 지식백과] 개발신탁(開發信託)(부동산용어사전, 2011. 5.

24, 방경식).

7 김종보, 앞의 책(주 4), 4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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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9

원들과 독립한 실체를 인정받아 단일한 행위주체로

활동하며, 권한 배분의 문제에 있어서도 관리처분

계획과 같은 공식적 처분절차가 마련되어 있다.8

사업시행자는 정비사업과정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로서 행정청에 의해 지정되거나 설

립인가를 받는다. 사업구역이 확정된 후 구역 내 토

지 등 소유자로 구성되는 정비조합은 조합 설립인

가를 통해, 신탁업자의 경우에는 행정청의 지정에

의해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갖게 된다. 사업시행자

는 정비계획을 토대로 정비사업의 설계도면에 해당

하는 사업시행계획을 작성하며, 이는 행정청의 인

가를 통해 확정된다(제50조 제1항). 사업시행자에 의

해 작성되고 행정청의 인가로 확정된 사업시행계획

은 사업의 시행을 위해 필요한 개별적 행정처분권

을 위한 포괄적 기초가 된다. 권리의 배분을 위한

관리처분계획도 역시 사업시행자가 작성해서 행정

청의 인가를 통해 확정된다(제74조 제1항). 관리처분

계획에 따라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자, 경비부과처

분을 받은 자, 청산금부과처분을 받은 자들이 모두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9

도시정비법이 사업시행자에게 개별적인 행정처분

권을 부여하고 있는 한도에서 사업시행자가 누리는

지위는 행정주체로서 행정청이며, 그 행정처분에

대하여 불복하고자 하는 자는 행정소송을 통해 취

소를 구해야 한다.

(3) 사업시행자의 유형과 지정개발자제도

현행 도시정비법은 정비사업을 우선적으로 재건

축·재개발사업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으로 구분하

고 있다. 그에 따라 정비구역의 특성 또는 토지 등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다시 여러 유형의 사업시행

자로 하여금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첫째, 재건축·재개발사업은 조합이 사업시행자

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10 다만

조합이 조합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시장·군수

등,11 토지주택공사 등,12 건설업자, 등록사업자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토지 등 소유자가

20인 미만인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시행하거

나 토지 등 소유자가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의 동

의를 받아 시장·군수 등과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

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25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

19조).

둘째, 천재지변 등의 특수한 사정에 의해 조합방

식을 대신하여 사업시행자가 되는 자를 ‘공공시행

자’라고 한다.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천재지변 등

긴급하게 정비사업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의 사

유가 있는 때에는 시장·군수 등이 직접 정비사업

을 시행하거나, 토지주택공사 등(토지주택공사 등이

건설업자 또는 등록사업자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경우를 포

함)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하게

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26조 제1항). 종래 조합시행의

특수한 형태로 인정되던 사업시행자의 유형에 대하

여 그 법적 성격의 공공성을 강조하여 2017년 개정

에서 ‘공공시행자’로 명명하게 되었다. 도시정비법

이 공공시행자제도를 명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시

행규정의 제정, 사업시행계획인가 등의 특칙이 논

리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도시정비법은 조합방식의 예외적인 사업시

행자로서 ‘지정개발자’제도를 두고 있다. 즉 시장·군

수 등은 재개발사업 및 재건축사업이 일정한 요건

에 해당하는 때에는 토지 등 소유자, 「사회기반시설

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2조 제12호에 따른 민관합

동법인 또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신탁업자를 사업시

행자로 지정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하게 할 수 있다

8 김종보, 앞의 책(주 4), 431면.

9 김종보, 앞의 책(주 4), 432면.

10 박근용, 앞의 논문(주 5), 32면 ; 김종보, 앞의 책(주 4), 446면.

11 도시정비법상 “시장· 군수 등”이란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

사, 시장, 군수, 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제2조 제11호 다목).

12 도시정비법상 “토지주택공사 등”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

라 설립된 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주택사

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지방공사를 말한다(제2조 제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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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BFL 제94호(2019. 3)

(제27조 제1항 제3호).

  1. 시행과 시공

정비사업의 시행과 구별해야 할 개념으로 ‘시공

(施工)’이 있다. 시공은 일반적으로 물리적 시설물을

만들어 내는 행위로 정의된다.13 따라서 앞에서 살

펴본 사업의 시행과 시공은 분명하게 구분되며, 양

자의 주체도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비사

업 실무 및 입법의 내용을 보면 사업의 시행과 시공

은 엄격하게 구분되어 규율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으로는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양자를 구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다.14

특히 정비사업에서 시행과 시공의 구별이 어려웠

던 이유는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자인

조합에 대하여 단순 시공사에 불과한 건설사가 사

업시행의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해 온 실무의 관행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건설사는 조직 구

성 및 업무 수행에 있어서 시공의 역할뿐만 아니라

시행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으로 변화되었

다.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

는 상황에서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도

록 제도가 개편되면서, 실무에서 종전 건설사의 지

위와 신탁사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

가 되고 있다.

III. 사업시행자로서의 신탁업자의 지위

  1. 신탁업자의 도시정비법상 지위의 변화

(1) 긴급정비사업의 지정시행자

2003년 도시정비법으로 통합되기 이전 재개발사

업을 규율해 온 구 도시재개발법은 1995년 12월 전

부개정을 통해 처음으로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신탁업자를 제3개발자로 지정하여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즉 정비구역 내 토지면적의

10분의 1 이상의 토지를 신탁받은 신탁업자는 시행

자 지정을 받아 재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될 수 있었

다.15 다만 제3개발자를 지정할 수 있는 사유는 천

재지변 등 긴급성이 요구되거나 사업이 장기간 시

행되지 않는 경우 등 극히 제한적이었다.

2003년부터 시행된 도시정비법은 종전에 개별법

으로 규율되어 온 도시정비사업을 통합하면서 재개

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의 구분 없이 정비사업시행자

를 단일한 조문으로 규율하게 된다. 이때에도 도시

재개발법과 유사하게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신탁업

자를 지정개발자로 지정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공동시행자 지위취득

2005년 노후·불량주거지 개선을 위한 주택재개

발사업 활성화의 필요에 따라 자금조달과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도시정비법이 개정되었다. 이때

신탁업자는 시장·군수 등, 건설업자, 등록업자와

함께 재개발사업의 공동시행자가 될 수 있도록 제

도가 개편되었다.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사업과 재건

축사업을 구별해서 주택재건축사업에서는 여전히

신탁업자의 정비사업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는 공공성이 강하고 활성화의 필요성이 시급한 주

택재개발사업에 한하여 신탁업자의 공동시행을 인

정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신탁업자가 사업

성이 낮은 정비사업을 지원할 것을 기대하는 입법

13 ‘시공’이란 공사를 시행함이다(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

korean.go.kr/search/View.jsp 참조).

14 김종보, “시행과 시공의 구별:종합공사에 대한 건설산업기본법

조항의 위헌성,” 행정법연구 제26호(2010), 행정법이론실무학

회, 65면.

15 도시재개발법(법률 제5116호, 1995. 12. 29, 전부개정) 제10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대통령령 제15096호, 1996. 6. 29, 전부개

정) 제19조 제1항 제3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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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11

자의 의도가 확인된다.

(3) 단독의 사업시행자 지위취득 : 지정개발자

2015년 도시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신탁업자를 주

택재개발·재건축사업의 단독시행자로 인정하는 규

정이 신설되었다. 정비조합의 불투명한 자금집행과

정비사업 관계자들의 비전문성으로 인한 사업성 저

하 및 사업 지연 등으로 인한 주민 갈등 등을 고려

해서, 신탁업자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여 자금조달

과 전문성 등을 보완하고자 한 것이다.16 국회의 입

법 개정이유를 보면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서 발생

하는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취지가 강하게 보인다.

2015년 법 개정의 보다 근본적 의의는 바로 긴급

한 사유 등과 관계없이 정비사업구역 내 토지 등 소

유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신탁업자를 사업시

행자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즉 종전까지는

사업시행에 있어서 토지 등 소유자에게는 ‘조합방

식’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대한 조력자로

건설사를 공동시행자로 선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

었다. 그러나 이 개정을 통해 토지 등 소유자 일정

수 이상의 동의로 신탁업자를 사업시행자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신탁업자가 조합을 갈음하여 사업

시행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제도 변화라

고 할 수 있다.

(4) 사업대행자

도시정비법상 사업대행자란, 장기간 정비사업이

지연되거나 권리관계에 관한 분쟁 등으로 정비사업

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에 의한 요청으로 조합 등을 대신하

여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한다(제28조 제1항).

사업대행자제도는 도시정비법 제정 당시부터 정비

사업의 지연 등을 이유로 시장·군수 등이 직접 대

행하거나 지정개발자 등에게 정비사업을 대신 시행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였다. 2015년 신탁업자에 대

한 지정개발자 지정요건을 완화한 것과 맥을 같이

하여 2016년 도시정비법이 개정되면서(2016. 1. 27)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에 의해 사업대행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하나 추가되었다.

초기에 사업대행자제도가 어떠한 입법취지로 도

시정비법에 도입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드

러나 있지 않지만, 정비사업이 어려움에 처한 경우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대신 끝까지 정비사업을 완

료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제도로 도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초기의 대행자제도가 긴급상황을 전

제로 한 것이었다면, 2016년 이후의 대행자제도는

신탁업자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토

지 등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

할 것인가 또는 사업대행자방식으로 사업을 시행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탁업자에 의한 사업대행방식의 정비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즉 조합방식의 정비사업

이 장기간 지연된 사업장에서 신탁업자를 사업대행

자로 지정하여 잔여사업을 완료하고자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대행

방식 정비사업도 ‘신탁방식 정비사업’으로 부르고

있지만, 양자는 법률관계 및 도시정비법상의 법적

규율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구별을 요한다.

16 개정제안 전문을 살펴보면, “현행법은 지정개발자인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받는 사유가 제한되어 있어 신탁업자의 정비

사업 참여가 매우 저조한 실정인바, 신탁업자의 부동산개발사업

에 관한 전문성과 정비사업비 조달능력을 활용할 경우 정비사업

에 있어 투명한 사업 관리를 통해 갈등을 감소시키고 사업 지연

을 줄일 수 있으며, 전문적인 사업 관리와 시공사에 대한 교섭력

을 강화할 수 있음. 또한 시공사가 적정수익률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주를 꺼려하는 소규모 사업장에 대하여 신탁업자가 참

여하여 해당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할 수 있고, 다양한

갈등요인으로 인해 정비사업의 진행이 교착된 사업장의 정상화

를 도모할 수 있음. 이에 신탁업자의 사업시행자 지정사유를 확

대하고,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정비사업에 참여할 경우 필요

한 관련 조항을 정비함으로써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촉진하려는

것임”이라 하고 있다. 박근용, 앞의 논문(주 5), 41면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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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BFL 제94호(2019. 3)

사업대행자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이나 토지 등 소

유자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에서 본래적 의미의 사

업시행자는 아니며, 단지 ‘자기의 이름’으로 및 ‘사

업시행자의 계산’으로 정비사업을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2조 제3항). 따라서 사업

대행자에 의한 사업시행은 종전 사업시행자(조합)와

의 역할 분담 및 사업대행 완료 후 법률관계의 처리

가 매우 중요하다.

(5) 제도 변화의 의의

구 도시재개발법 및 도시정비법의 변화과정을 살

펴보면, 정비사업에 있어서 사업시행자로서의 신탁

업자의 역할은 점점 확대되어 왔다. 처음으로 긴급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신탁업자가 제도화된 것

은 신탁업자를 시장·군수 등과 대등한 공공시행자

의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주택재

개발사업에 대한 공동시행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의 제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개정을 거쳐 신탁업자는 종래의

지정개발자로서의 지위와 함께 동의에 의한 ‘단독’

의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되었

다. 이를 통해 신탁업자는 긴급한 사유로 인한 지정

요건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동의요건’만으로 사업시

행자가 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신탁업자가 건설사

와 유사하게 개발이익을 추구해서 정비사업의 현장

을 수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인데, 이는 신탁업

자가 이미 다양한 현장에서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획

득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최근 들어 정비사업에 있어 신탁업자의 역할론17

이나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문제18 등에 대한 이슈가

쟁점화된 이유는 바로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자유

의사)에 따른 단독의 사업시행자 지위 인정 때문이

다. 이로써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 비견될 만한 사

업시행자가 등장하게 된 것이고, 조합방식에서의

사업운명체라 할 수 있는 건설사와의 경쟁구도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또 신탁업자가 동의에 의한

단독 사업시행자가 되면서, 조합방식의 사업시행과

대비되는 신탁방식의 사업시행을 위한 다양한 법제

도의 정비가 필요해졌다. 또한 긴급정비사업이 가

지는 공공성과는 차원이 다른 조합방식 유사의 사

업시행자로 신탁업자가 지정됨으로써 그 법적 성격

을 정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도시정비법상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의 지

위를 가지게 되는 사유는 다양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재개발사업에서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

자와 공동으로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고(제25조 제

1항), 공공시행자와 유사하게 천재지변 등 및 정비

사업의 시행 지연에 따른 지정개발자로서 사업시행

자가 될 수 있다(동법 제26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

이와 달리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요건 이상에 해당

하는 자가 신탁업자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것에

동의하는 경우에도 지정개발자인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다(제26조 제1항 제3호). 신탁업자는 사업시행의

사유에 따라 위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의 사업시

행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사업시행자는 정

비사업의 유형, 공공 개입의 정도, 사업시행주체의

역할 및 토지 등 소유자와의 관계 등에 있어서 차이

가 있다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한다. 특히 이 글에서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이라고 하는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에 의한 정비사업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신탁업자가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최근의 현황을

보면 단독시행자방식보다 오히려 대행방식이 더 많

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상 지정개발

17 건설경제 2018. 3. 21.자, “빗장 풀리는 부동산신탁업”;한국일

보 2017. 2. 22.자, “‘조합’ 대신 ‘신탁’… 아파트 재건축 방식에

새 바람”;한국경제 2017. 12. 8.자, “‘멈춘 재건축’ 신탁사 도움

으로 속속 정상화” 등.

18 조선비즈 2018. 3. 13.자, “신탁회사에 맡겼다가… 여의도 재건

축 파열음”;머니투데이 2018. 1. 9.자, “기대와 달리… ‘신탁형

재건축’ 시장서 찬밥”;한국경제 2017. 3. 2.자, “재건축, 신탁회

사는 도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있는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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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13

자의 사업시행에 대해서는 몇 개의 조문이 있지만

대행방식의 사업에 대해서는 거의 조문이 존재하지

않고, 이를 더 선호하는 신탁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

문이다. 대행방식과 단독시행방식 모두에 대한 규

율이 새롭게 마련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 다른 사업시행자와의 비교

(1) 조합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대표적이고

원칙적인 사업시행자는 바로 조합이다(제25조). 조

합은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에 의해 조직되고,

도시정비법이 인정하는 공법인이다(제38조). 조합은

추진위원회의 구성(제31조), 조합 설립의 동의 및 시

장·군수 등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제35조)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조합은 사업

시행자로서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하여 인가를 받

고, 분양 신청을 받아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인

가를 받으며, 공사를 완료한 후 준공인가 및 이전고

시를 거쳐 사업을 종료한다.

도시정비법상의 대부분의 사업절차는 사업시행

자를 기준으로 하므로 사업시행자 간 큰 차이가 없

어 보인다. 하지만 조합방식에 의한 정비사업은 구

역 내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이라는 조직을 스스로

구성하여 사업을 시행하고, 조합이 획득한 이익을

조합원인 토지 등 소유자가 분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의

‘자기’ 사업시행이며, 따라서 사업비용을 자신이 충

당하고 그 이익도 자신이 얻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지

정개발자로 지정되어 사업을 시행하는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은 조합방식 정비사업과 여러 점에서 차이

를 보인다. 특히 사업시행의 이익의 향수와 비용 부

담의 측면에서 매우 이질적이며, 사업시행에 따른

신탁보수를 받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2) 시장·군수 등 및 토지주택공사 등

도시정비법은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로서 조합

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천재지변, 사업시행의 지

연 및 중단 등의 경우에는 시장·군수 등이 직접 사

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시장·군

수 등은 토지주택공사 등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여

사업을 시행하게 할 수도 있다(제26조 제1항). 이와

같이 일정한 경우의 정비사업에 대해 도시정비법

은 도시관리의 책임이 있는 행정주체의 적극적인

개입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들을 정비사업의 공공

적 측면을 강조하여 ‘공공시행자’라고 정하고 있다.

공공시행자에 의한 정비사업의 범위는 천재지변 등

으로 매우 한정적으로 인정되고 있다(제26조 제1항

각호).

공공시행방식의 정비사업은 사업을 감독하는 주

체에 의한 사업시행이라는 점에서 조합방식 및

신탁방식의 정비사업과 여러 점에서 차이를 보인

다. 즉 사업시행자의 지위는 이미 공공주체에게 부

여되고, 그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의 인가(제50조 제

6항), 시행규정의 작성(제53조) 및 주민대표회의의

구성(제47조) 등에 있어서 별도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1. 정비사업시행자로서의 신탁업자의 지위

(1) 자본시장법에 의한 법적 규율

사업시행자로서의 신탁업자는 자본시장법상 금

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제11조 및 제12조 제

1항 제1호). 즉 신탁업자는 금융투자업을 주된 업(業)

으로 하는 금융투자업자로서 자본시장법에 의해 그

조직이 구성·승인된다(제2편 제1장 제1절 및 제2절).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자인 신탁업자가 자본시장법

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대

해서는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게 된다(제415조).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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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BFL 제94호(2019. 3)

일 신탁업자가 부정한 방법 등으로 금융투자업을

인가받은 경우나 인가조건을 위반한 경우에는 금융

투자업 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자본시장법 제420조).

나아가 신탁업자는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

서 유지를 위해 금융위원회의 포괄적 감독권하에

놓여 있다(자본시장법 제416조).

(2)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의 범위

신탁업자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당

연히 자본시장법에 의한 법적 규율을 받게 된다.19

자본시장법에 따른 금융투자업이란 이익을 얻을 목

적으로 계속적이거나 반복적인 방법으로 투자매매

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

업 및 신탁업을 행하는 행위를 말한다(제6조 제1항).

여기에서의 신탁업이란 신탁을 영업으로 하는 것

을 말하며(자본시장법 제6조 제9항), 신탁업자란 금융

투자업자 중 신탁업을 영위하는 자를 말한다(동법

제8조 제7항).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의 영업대상

으로 금융투자상품을 정의하고 있으며,20 다만 신

탁법상의 일정한 신탁은 여기에서 제외한다. 신탁

법상 위탁자의 지시에 따라서만 신탁재산의 처분이

이루어지는 신탁과 신탁계약에 따라 신탁재산에 대

하여 보존행위 또는 그 신탁재산의 성질을 변경하

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용·개량행위만을 하는 신

탁은 금융투자상품에 포함되지 않는다(자본시장법

제3조 제1항 단서).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에 따른 신

탁이 여기에 해당하는가 문제 된다. 신탁방식 정비

사업의 신탁은 개발신탁인데, 개발신탁은 수탁자가

사업시행자로서 신탁재산 처분 및 신탁사무 처리에

대하여 폭넓은 재량을 가지며 개발업무를 적극적으

로 수행한다. 즉 위탁자의 지시에 따라서만 신탁재

산의 처분이 이루어지는 신탁 또는 신탁재산에 대

하여 보존행위 또는 그 신탁재산의 성질을 변경하

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용·개량행위만을 하는 신

탁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신

탁은 자본시장법상의 관리형 신탁으로 보기 어렵

다. 따라서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자본시장법의 적

용 제외대상인 신탁상품이 아니므로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3) 자본시장법과 도시정비법의 관계

신탁업자가 금융투자업이 아닌 도시정비법상 정

비사업을 영업으로 하는 경우, 그 근거법을 자본시

장법으로 할 것인가 또는 도시정비법으로 하여야

할 것인가 또는 양자가 모두 적용될 것인가를 결정

해야 한다. 신탁업자의 인가 및 등록은 자본시장법

에 따르도록 도시정비법이 명문으로 정하고 있지만

(제2조 제9호), 신탁업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경

우 자본시장법과 도시정비법의 관계에 대해서는 특

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상의 금융투자업과 도시정비법에 의한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은 신탁의 구조, 수익의 배분, 사업 위험의

부담 등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자

본시장법과 도시정비법 양자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

석·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도시정비법은 신탁업자를 일정한 요건하에 정비

사업의 사업시행자의 지위로 인정하고 있으며(제

27조 및 동법 시행령 제21조), 사업시행에 있어서의 권

리·의무의 귀속주체 및 책임귀속 등의 주체를 모

19 자본시장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자본시장에서의 금융혁신과 공

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금융투자업을 건전하

게 육성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높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0 자본시장법 제3조(금융투자상품)

① 이 법에서 “금융투자상품”이란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特定) 시점에 금전, 그 밖의 재

산적 가치가 있는 것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취득하는 권리

로서, 그 권리를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금전 등의 총액이 그 권리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 등의 총액을 초과하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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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15

두 사업시행자로 정하고 있다(제50조, 제72조, 제74조,

제86조 및 제92조 등). 따라서 자본시장법에 따른 신

탁업자가 지정개발자로 지정되어 정비사업의 사업

시행자가 되는 경우, 그 ‘사업시행’에 있어서는 도시

정비법의 법적 규율에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편 사업시행자로서 신탁업자의 위법 및 부당행

위에 대한 도시정비법의 법적 규율은 매우 불분명

하다. 신탁업자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독권한의 행

사, 구체적인 사안에서의 벌칙의 부과 등에 있어서

도 도시정비법상의 다른 사업시행자와 대등한 정도

의 법적 규율이 보충되어야 할 것이다.

  1. 토지 등 소유자의 보호

(1) 토지 등 소유자와 신탁회사의 관계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자가 사업시행의 주체가 되

고, 사업으로 인한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된다.

특히 도시정비법은 각 유형의 정비사업에 대해

사업시행자가 구성 또는 지정되는 것에 많은 법

적 규율을 두고 이후의 사업시행에 대해서는 거의

전적으로 ‘사업시행자’를 전제로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토지 등 소유자

가 조합 설립에 동의를 하고, 행정청의 설립인가를

통해 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된다. 그럼에도 토지 등

소유자는 여전히 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되고,

조합총회를 통해 조합의 사업시행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사업이 종료된 이

후에는 조합의 청산 등을 통해 조합원인 토지 등 소

유자가 정비사업의 최종적인 이익의 귀속주체가 된

다. 이와 같이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사

업시행자인 조합과 조합원(토지 등 소유자)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때로는 하나의 단일

체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토지 등

소유자와 사업시행자인 신탁업자의 관계가 여러 측

면에서 조합방식 정비사업과 다르게 설계되어 있

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를 만들어 내

는 과정에서는 토지 등 소유자 일정 수의 지정동의

와 신탁계약이 매우 중요한 법적 요건이다. 토지 등

소유자의 지정동의에는 정비사업의 시행방법 등에

관한 시행규정과 신탁계약의 내용이 포함된다. 따

라서 지정동의에 의해 전체 정비사업의 시행, 의사

결정 및 비용 부담 등이 일괄적으로 정해지며, 기타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각종 사업시행절차 등에 대해

서는 주로 사업시행자인 신탁업자가 결정한다. 이

런 점에서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있어서 토지 등 소

유자의 지위는 사업시행자인 신탁업자에 비해 매우

열위의 지위에 있고 이에 대한 특별한 보호가 필요

하다. 특히 사업시행자 지정동의와 신탁계약은 대

등한 개인 간의 관계라기보다는 전문적 능력을 갖

춘 대형 금융회사와 개인 간의 관계이므로 계약의

체결과정에서 토지 등 소유자의 이익이 침해될 가

능성이 높다.

(2) 의견수렴제도의 보완

도시정비법은 조합방식의 정비사업에 관하여 많

은 내용을 두면서 조합원의 의견을 조합이 수용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두고 있다. 특히 정관에 따

라 총회를 두어야 하며, 총회의 의결사항에 대해서

는 도시정비법령이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다(제45조

제1항). 나아가 총회의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총회소집절차, 의결정족수, 의결권 행사방법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정하고 있다(제44조 및 제45조 제

3~7항).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사업절차의 중요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 의사

결정을 하여야 한다.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해당 정비사업

의 토지 등 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의(이하 ‘토

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를 두고, 그 의결을 거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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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BFL 제94호(2019. 3)

정하고 있을 뿐이다.21 다만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

의의 의결사항을 살펴보면, 조합의 총회에서의 의

결사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제48조 제

1항).22 그러나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의결

된 사항의 법적 효력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은 토지

등 소유자의 보호에 커다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해석이 가능한데, 지정개

발자제도의 취지를 고려해서 토지 등 소유자 전체

회의의 결정사항을 임의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방법

과 이를 구속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그것이

다. 신탁업자가 긴급한 상황에서 지정개발자가 되

는 경우라면 전자의 해석이 옳지만, 토지 등 소유자

의 동의를 얻어 지정개발자가 된 경우라면 후자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3) 비용의 분담과 개발이익의 귀속

도시정비법은 정비사업을 위한 비용의 부담에 대

하여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으며

(제92조),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업시행

자에게 그 이익이 귀속된다. 사업시행자가 조합인

경우에는 비용조달을 위해 조합원에게 경비부과처

분을 내릴 수 있고, 조합원의 부동산을 (재건축사업

의 경우) 신탁받아 이를 활용하여 재원을 마련할 수

도 있다.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일차적으로 사

업시행자가 그 개발이익을 향유하며, 세법상으로도

그 이익의 주체로 간주된다. 다만 조합이 사업시행

자가 된 경우, 개발이익이 권리배분계획 등을 통해

조합원에게 다시 귀속될 수 있다.23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 도시정비법상의 비용

부담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지만, 신탁계약

을 통해 그 원칙이 수정될 수 있다(제92조). 따라서

신탁업자는 신탁계약을 통해서 사업의 시행으로 인

한 손익의 정산을 별도로 정할 수 있게 되고, 현재

실무적으로는 종전의 개발신탁에서의 손익정산방

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탁계약은

사업자금의 차입방법 및 변제 충당의 순서 등을 정

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바와

다르게 토지 등 소유자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

다. 그러므로 신탁계약의 내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

도 공법적인 통제가 불가피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시행규정의 내용도 통제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비용 등의 부담에 대해 신탁계약상 위탁자 및 수익

자의 부담으로 한다는 규정도 그 타당성이 검토되

어야 한다.24

한편 조합방식 정비사업과 마찬가지로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의 이익의 귀속도 사업의 종료와 함께

수익자인 토지 등 소유자에게로 최종 귀속되어야

한다. 이때 사업시행자인 신탁업자와 토지 등 소유

21 2015년 개정 전 도시정비법에 의하면 조합이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지정개발자가 재건축· 재개발사업을 시행함

에 있어 토지 등 소유자들로 구성된 총회를 두는 규정이 없었다.

개정법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를 두

었지만, 이 또한 불완전한 입법보완으로 보인다.

22 제48조에 따른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의 의결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시행규정의 확정 및 변경

  2. 정비사업비의 사용 및 변경

  3.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와의 계약 등 토지 등 소유자의 부담

이 될 계약

  1. 시공자의 선정 및 변경

  2. 정비사업비의 토지 등 소유자별 분담내역

  3.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 및 상환방법

  4. 법 제52조에 따른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및 변경(법 제50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정비사업의 중지 또는 폐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며, 같은 항 단서에 따른 경미한 변경은 제외한다)

  1. 법 제74조에 따른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법 제74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따른 경미한 변경은 제외한다)

  1. 법 제89조에 따른 청산금의 징수· 지급(분할징수· 분할지급

을 포함한다)과 조합 해산 시의 회계보고

  1. 법 제93조에 따른 비용의 금액 및 징수방법

  2. 그 밖에 토지 등 소유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시행규정으

로 정하는 사항

23 김종보, 앞의 책(주 4), 431면.

24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토지신탁계약서” 제

17조(비용 등의 부담 및 사업자금조달) 참조. 2017년 9월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 의결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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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17

자는 신탁계약상 신탁의 계산 및 수익의 교부에 대

해서 정한 바에 따르게 된다.25 정비사업에서 최종

적인 이익의 귀속은 토지 등 소유자에게 매우 중요

한 사안이므로, 신탁계약으로 이를 정하는 경우에

는 토지 등 소유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IV.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구조와 신탁계약

  1. 신탁의 기본구조와 정비사업

(1) 신탁의 기본구조

신탁이란 일반적으로 위탁자와 수탁자 간의 신임

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특정

의 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 또는 기타의 처분행위

를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 또는 특정

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처분·운용·개

발 및 신탁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

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신탁법 제2조). 신탁은 위

탁자와 수탁자, 수탁자와 수익자 및 위탁자와 수익

자의 삼면관계를 핵심적인 구도로 한다.26 이러한

신탁의 구조를 기본으로 여러 신탁의 법률관계(신탁

관계인, 수탁자의 권리·의무 및 수익자의 권리·의무 등)

가 촘촘하게 규율된다. 신탁은 사법(私法)상의 계약

관계를 기본으로 각 당사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

고, 사법관계의 특성상 각 당사자의 최대한 사익(私

益)의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2) 정비사업의 공공성

정비사업의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스스로

사업시행자가 되는 조합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

며(제25조 제1항 및 제2항), 공공시행자의 경우에도 토

지 등 소유자와 사업시행자의 구도로 되어 있다(제

26조). 이와 같은 기존 정비사업의 구조에서 위탁자

인 토지 등 소유자와 수탁자이며 사업시행자인 신

탁업자 외에 수익자의 지위나 이익의 귀속주체 등

은 상대적으로 낯선 개념이다. 특히 조합방식 정비

사업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원의 지위 이전

을 제한하기도 하는데,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는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도 문제 된다(제39조 제2항).

한편 정비사업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관리)계획의 일종인 정비계획에

구속되는 도시계획사업이다(제2조 제4호 및 제11호).

따라서 정비사업에 따른 법률관계는 도시기능의 회

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

적으로 정비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법관계

(公法關係)에 속한다.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에게

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

한 법률」에 따른 수용권이 인정되며(제63조), 이것은

정비사업이 헌법상 재산권 수용을 위한 공공필요

요건이 충족되었음을 의미한다(제23조). 이와 같이

도시정비법은 사업시행자가 누구인가 여부에 관계

없이 수용권 및 매도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정비사

업의 공익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반면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신탁업자가 영업이익으로서

신탁보수를 받고 계약에 따른 책임만을 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등 사법관계(私法關係)를 중시한다. 따

라서 신탁업자는 사법영역에 속하는 신탁의 법률관

계를 기초로 공법영역에 속하는 정비사업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3) 정비사업 법률관계의 단체법적 성격

정비사업은 개별적인 사인의 건축행위와 달리 행

정주체에 의한 구역의 지정과 정비계획의 수립을

25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토지신탁계약서” 제

19조(신탁의 계산 및 수익의 교부) 참조. 2017년 9월 토지 등 소

유자 전체회의 의결사항.

26 최수정, 신탁법, 박영사, 20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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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BFL 제94호(2019. 3)

토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정비구역을 기

반으로 전체 토지 등 소유자에게 법적 효력이 미친

다. 정비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 전체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주므로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단체법적 법

률관계가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조합방식에서 정비

사업에 동의하는 자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구성원

이 되며, 동의하지 않는 자는 수용이나 매도 청구의

상대방이 된다. 정비사업의 법률관계는 사업의 본

격적인 시행과 함께 다수 당사자의 법률관계로 변

하게 된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에도 역시 ‘정비사업’이

기 때문에 이러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개별 토지 등 소유자와 신탁업자가 사업 초

기 사법(私法)상의 신탁계약을 체결한다고 하더라

도 이러한 계약관계는 정비구역 내 정비사업 전체

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개별적 법률관계로 환원할 수

없다. 형식상 토지 등 소유자의 신탁업자 지정동의

와 신탁업자와의 개별적 신탁계약이 체결되지만,

행정청에 의해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후

에는 토지 등 소유자와 신탁업자의 법률관계는 단

체법적 법률관계로 묶인다.

  1. 정비사업에서 신탁계약

(1) 신탁계약의 의의

민사상의 신탁계약은 위탁자와 수탁자 간에 합의

한 신탁의 내용을 기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신탁의 목적은 무엇이고, 신탁의 당사자인 위탁자

와 수탁자는 어떠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지, 구체적

인 신탁의 내용(예컨대 수탁자는 신탁 받은 신탁재산을

어떻게 운용·개발·처분 또는 관리해야 하는지 등)은 어

떠해야 하는지에 관한 위탁자와 수탁자의 합의를

정해 놓은 것이다. 만일 신탁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신탁법이 보충적으로 적용

된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위해 체결되는 신탁계약은

위탁자인 토지 등 소유자와 수탁자인 신탁업자 사

이의 개별적인 계약이지만, 정비사업에서 가장 중

요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업시행자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민사상의 신탁과 차이가

있다. 신탁계약과 이를 통한 정비구역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이상의 토지 신탁등기가 있어야 지정개발

자로 지정될 요건을 갖추게 된다(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1조 제3호). 위탁자와 수탁자 간 토지의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한 민사상의 신탁에 더하여 정

비사업의 사업시행자를 지정하는 공법적이고 단체

법적 성격의 합의가 추가된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의 신탁계약이 정비사업

의 기초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그러한 측면

에서는 신탁법이 아닌 도시정비법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따라서 신탁계약으로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사업절차, 사업수단 및 권리배분 등을

정하는 경우, 도시정비법의 법적 규율이나 취지를

위배하거나 규율범위를 넘어설 수는 없다. 따라서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의 신탁은 일반적인 민사신

탁이나 자본시장법상의 신탁과 구별되는, 도시정비

법상 정비사업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이해되어야 한

다. 기본적으로 신탁계약은 위탁자인 토지 등 소유

자와 수탁자인 신탁업자의 민사상의 계약관계이지

만, 도시정비법의 법적 규율 아래에서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져야 한다.

(2) 신탁계약의 기능

도시정비법상 신탁계약은 다양한 관점에 의해 수

정되어야 하지만 신탁방식과 조합방식을 비교할 때

신탁계약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토지 등 소유자

의 동의’라는 점에 있다. 조합방식의 사업에서 조합

을 설립하기 위해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는 조합 설립에 대한 동의이면

서 동시에 정비구역 내에서 시행되는 정비사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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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19

대한 포괄적 동의의 의미를 갖는다. 신탁방식에서

신탁업자와 토지 등 소유자가 개별적으로 체결하는

신탁계약은 조합 설립의 동의와 유사하게 ‘신탁방

식에 대한 동의’로 기능하게 된다.

신탁계약에서 신탁업자가 토지 등 소유자와 다양

한 계약의 내용을 담아도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바

에 위반하는 내용은 무효로 해석되는데, 도시정비

법이 다양한 공익목적으로 정해진 강행법규성을 갖

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당

사자는 신탁계약을 자유롭게 해지할 수 없다고 해

석해야 한다. 신탁계약이 정비사업에 대한 동의에 가

까운 것으로 해석되면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해 동의

철회가 제한되는 것(도시정비법 시행령 제33조 제2항)

과 유사하게 신탁계약의 양 당사자에 대해서도 신

탁계약의 해제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으로 해석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탁계약이 체결된 이후 일정한 기간 해당

신탁업자에 의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등27

신탁을 한 토지 등 소유자에게 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합

의가 있을 수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의 신탁

계약의 경우에도 사업시행자 지정 이전까지는 동의

의 철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 수준의 해지

사유를 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3) 시행규정의 의의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을 위해서는 도시

정비법상 시행규정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제27조

제4항 제5호 등). 시행규정은 조합의 정관이나 토지 등

소유자 시행의 자치규약에 해당하는 것으로(제2조 제

11호다목)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전체회의, 사업시행,

관리·처분계획, 회계 및 비용 부담 등을 정한 기준

이다(제53조). 즉 시행규정은 도시정비법이 정하고

있는 사항을 포함하여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세부적인 절차, 권리·의무의 귀속, 비용 부

담 등을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정비법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수행을 위해

신탁계약과 시행규정의 작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침묵

하고 있다. 다만 시행규정의 내용을 상세하게 정하

고 있다는 점에서(도시정비법 제53조) 사업시행에 대

해서는 시행규정을 우선시 한다는 점을 유추해 낼

수 있다. 즉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사항은 시행규

정에 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를 신탁계약에 중

복적으로 넣을 필요는 없다. 따라서 신탁계약은 시

행규정에 담기지 않는 계약 당사자 간 권리·의무

에 관한 사항이나 신탁재산의 범위 등에 대해 정하

는 것이 타당하다.

(4) 신탁기간의 확정

통상적으로 계속적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효력 발생 및 종료시기를 정하게 된다. 민사

상 신탁의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로 신탁기간을

자유로이 정할 수 있으며, 계약 당시 정해진 신탁기

간이더라도 신탁기간 중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당사자 간 협의로 변경할 수도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의 신탁계약의 경우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신탁기간이 정해지고, 신탁의 효

력발생시기와 종료시점을 정하게 된다. 다만 위탁

자와 수탁자 간 합의로 그 기간을 정하거나 협의로

변경할 수 있는가 문제 된다. 정비사업에서의 신탁

계약의 경우 토지 등 소유자와 신탁업자가 개별적

인 신탁계약을 통해 신탁의 효력이 발생하고, 신탁

등기의 시점도 함께 정해진다. 하지만 정비구역 내

전체 토지 등 소유자의 법률관계가 일의적으로 정

27 대표적 사례로는 계약 당사자인 신탁업사가 신탁계약 체결 후

일정한 기한 내에 행정청으로부터 사업시행자 지정을 받지 못하

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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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BFL 제94호(2019. 3)

해져야 하는 정비사업에서 개별적으로 계약의 효력

발생시기와 그에 따른 등기시점을 정하는 경우에는

정비사업 재원의 마련, 책임의 부담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사업시행자인 신탁업자의 보

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신탁기간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다

른 정비사업과의 균형을 고려하여 신탁기간을 정할

필요가 있다.

(5) 정비사업의 시행과 신탁보수

신탁보수란 수탁자가 신탁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서 위탁자가 신탁재산에서 지불하는 금전을 말한

다. 신탁법상 수탁자는 신탁행위에 정함이 있는 경

우에만 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신탁을 영업으로 하

는 수탁자의 경우에는 신탁행위에 정함이 없는 경

우에도 보수를 받을 수 있다(제47조 제1항). 신탁방

식 정비사업의 경우에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신탁을

영업으로 하는 신탁업자를 상정하고 있으므로 신탁

행위의 정함이 없이도 신탁보수를 받을 수 있다. 나

아가 도시정비법도 신탁업자는 신탁보수를 받을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즉 정비사업비의 분담기준

에 신탁업자에게 지급하는 신탁보수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제27조 제4항 제3호).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 신탁보수를 지급한다는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하더라도 신탁보수

율이나 지급의 방법 및 시기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인

가 문제 된다. 일반적으로 신탁의 보수율이나 지급

시기 및 방법 등은 신탁약관에 따라 정해진다. 만일

신탁보수의 금액이나 산정방법을 정하지 않은 경우

에는 신탁사무의 성질과 내용에 비추어 적당한 금

액의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신탁법 제47조 제2항).

그러나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 신탁보수율 등

은 정비사업비 및 토지 등 소유자의 분담금 등과 밀

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기준을 설

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비사업에서의 신탁보수

는 정비사업의 시행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업시행자인 신탁업자가 어느 정도의

정비사업업무를 수행했는가를 계량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 시행업무의 복잡성, 계량적

평가의 어려움 등이 있지만 신탁보수율 등을 당사

자의 협의에 의한 신탁계약에 맡겨 두는 것은 위험

하다. 한편 신탁보수율 등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정

하게 되는 경우에는 개별적·구체적 사업현장과 합

치되지 않아 신탁업자에게 과중한 부담이 될 수 있

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신탁보수와 함께 신탁업자의 책임은 어디까지 인

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신탁업자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로서

일정한 한도 이상의 위험을 인수할 수 없지만, 도시

정비법상 정비사업에서는 개발이익과 개발손실이

일반적 수준을 넘을 수 있다. 신탁업자가 금융업자

로서 일정한 보수만을 받는다는 의미는 개발이익에

간여하지 않고 또 개발손실도 인수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는 모든

개발이익과 개발손실의 최종적인 귀속주체가 되어

야 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상 신탁업자의 지위와

충돌한다.

V. 결론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도시정비법에 도입된 후 채

5년이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정비구역에

서 정비사업이 완료되기까지는 8~15년의 시간을

요한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정비사업실무에서

신탁방식은 아직 자리 잡지 않은 미완의 사업방식

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것은 제도 도입 이전에 충분한 이론적·실무

적 검토 없이 입법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의 주체로서 신탁

업자가 단독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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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의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권한과 책임│21

며, 그에 따라 사업시행자로서의 신탁업자의 법적

지위를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

하다. 정비사업의 기존 사업시행자라 할 수 있는 조

합이나 공공시행자 등과의 비교연구가 필요한 이유

이다. 신탁업자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조직이 구

성·승인되지만, 도시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을 수

행한다는 점에서 이중적 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신

탁업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어떠한 법령에 따

라야 하는가가 합리적으로 정해져야 한다.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을 결성하고 조합원이 되

어 사업이 추진되는 조합방식과 달리,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자와 토지 등 소유자가 별개의

존재로 이해된다. 사업시행자 위주의 정비사업을

규율하는 도시정비법하에서 토지 등 소유자를 보호

하기 위한 제도 보완 및 해석·적용이 필요하다. 신

탁방식 정비사업의 기초를 이루는 것은 사업시행자

지정동의와 신탁계약이다. 정비사업에서의 신탁계

약은 일반 민사상의 신탁이나 자본시장법상의 신탁

과 구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기초로 신탁

계약의 주요내용이 정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