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_FI002738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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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대상판결의 쟁점 1. 사건의 개요 2. 판결요지 3. 이 사건의 쟁점 Ⅱ.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의 의의 1. 도입 경위 2. 제도적 취지 3. 행정절차법의 규정과 그 해석론
Ⅲ. 처분기준을 설정‧ 공표하지 않고 한 처분의 효력 1. 기존의 논의와 대상판결의 입장 2. 독자적 취소사유성 여부 Ⅳ. 향후의 과제 1. 문제 상황 2. 사전적 보완방법: 절차적 하자의 치유 3. 사후적 통제장치: 국가배상
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20)하명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45633 판결)
Ⅰ. 대상판결
- 사건의 개요
(1) 피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중국 정부에 추천할 ‘중국 단체관
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의 지정 및 관리 등을 시행하기 위하여 「중국 단
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업무 시행지침」을 제정하였는데, 2013. 5.경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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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침 제3조의2를 신설하여 2년에 1회 재심사를 통해 전담여행사 지
위를 갱신하는 ‘전담여행사 갱신제’를 도입하였다.
(2) 피고는 2013. 9.경 각 평가영역‧ 항목‧ 지표에 따른 점수의 합
계가 75점 이상인 경우에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기로 기준을 정하
고, 이를 전담여행사들에게 공지하였다.
(3) 원고는 2006. 4. 11. 위 지침에 따라 전담여행사로 지정되었는
데, 피고는 종전 처분기준에 따른 심사를 거쳐 2013. 12. 5. 원고의 전
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였고, 그 무렵 원고를 비롯한 전담여행사들에
게 종전 처분기준에서도 대체로 고려되었던 유치실적, 상품가격, 행정
제재 이력, 저가상품 여부, 고부가상품 판매비율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
터링하여 이를 2년마다 실시하는 갱신제 평가에 반영할 것임을 공지하
였다.
(4) 피고는 일부 전담여행사들이 무자격가이드를 고용하고, 무단이
탈보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의 위반행위로 인한 폐해가 늘
어나자, 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2016. 3. 23.경 종전 처분
기준의 각 평가영역‧ 항목‧ 지표 및 배점 등을 일부 변경하고, ① 평가
기준 점수가 70점 미만이거나 ② 70점 이상 업체 중에도 행정처분(무자
격가이드 등)으로 6점 이상 감점된 업체에 대해서는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으나, 이를 미리 공표하지 않은 채 갱신심사
에 적용하였다.
(5) 원고는 변경된 처분기준에 따르면 갱신 기준 점수인 70점을 상
회하는 77점을 받았으나, 갱신제 평가기간인 2014. 1.경부터 2015. 10.
경 사이에 무자격가이드 고용, 무단이탈보고 불이행 등의 위반행위로
받은 감점이 8점이어서 탈락기준인 6점을 상회하였다.
(6) 피고는 당초 2016. 3. 28. 원고에게 전담여행사로 재지정한다
고 통지하였으나, 원고의 행정처분으로 인한 감점이 8점이어서 재지정
탈락기준인 6점을 상회한다는 점을 간과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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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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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고에 대하여 전담여행사 재지정을 직권으로 취소한다고
-
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 판결요지
(1)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18. 4. 25. 선고 2017누84954
판결)의 요지
원심은 피고가 행정처분으로 6점 이상 감점된 전담여행사에 대해
서는 지정취소하도록 평가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된 재량의 범위 내
이고, 피고가 변경된 처분기준을 사전에 공표하지 않았더라도 원고로서
는 그러한 변경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
차법 제20조 제1항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없다
고 판단하였다.
(2) 대상판결(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45633 판결)
의 요지(파기환송)
① 행정청이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의 처분기준 사전공표 의무
를 위반하여 미리 공표하지 아니한 기준을 적용하여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해당 처분에 취소사유에 이를 정
도의 흠이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해당 처분에 적용한 기준이
상위법령의 규정이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과 같은 법의 일반원칙을 위반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
다면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② 사전에 공표한 심사기준 중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소 불
명확하고 추상적이었던 부분을 명확하게 하거나 구체화하는 정도를 뛰
어넘어, 심사대상기간이 이미 경과하였거나 상당 부분 경과한 시점에서
처분상대방의 갱신 여부를 좌우할 정도로 중대하게 변경하는 것은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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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 본질과 사전에 공표된 심사기준에 따라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므로, 갱신제 자체를 폐지하거나
갱신상대방의 수를 종전보다 대폭 감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거나 관계 법령이 제‧ 개정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
- 이 사건의 쟁점
대상판결의 사안은 그리 복잡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떠오르는 쟁점으로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
표의무를 위반하고 행한 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부
이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는 우리
나라와 일본의 행정절차법에만 존재하는 매우 독창적인 것으로서, 제정
당시부터 그 획기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찬사와 일일이 처분기준을 설정
하여야 하는 행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교차한 제도이다. 그리하여 법원
이 과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관하
여 주목을 받고 있었는데, 대상판결은 이에 대하여 분명하게 답변하고
있다.
만일 대법원이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에 대한 절차적 하자가
청문이나 이유제시의 하자와 같은 비중을 가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면,
이 사건 처분은 그 자체로 위법하여 취소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상
판결은 그러한 학설의 주류적인 견해를 따르지 않았다. 다만 이미 공표
된 처분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피고에게 불리하게 새롭게 설정된 처분기
준을 적용한 것을 두고 소급적용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관점으로 접
근하여 이 사건 처분의 위법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서 소급적용금지
의 대상이 법령뿐만 아니라 행정규칙에 해당하는 처분기준도 포함되는
지도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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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87
이 사건은 위와 같은 굵직한 두 가지 쟁점 외에도 종기가 정해진
인‧ 허가처분에서 갱신제의 의미와 해석이라는 쟁점이 포함되어 있고
그것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평석거리가 될 만하다. 그러나 이하에서는
위에서 제시한 쟁점 중에서 첫 번째로 제시한「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
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이라는 쟁점에만 집중하여 평석하고자
한다. 앞에서 본 것처럼 대상판결은 처음으로 위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판결로 기록될 것이고, 이 쟁점을 다루기에도 벅차고 다른 쟁점을 다루
기에는 지면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석은 다음의 기회로 미루
기로 한다.
Ⅱ.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의 의의
- 도입 경위
(1) 미국에서의 논의상황
미국연방행정절차법에는 우리나라 행정절차법 제20조의 처분기
준의 설정‧ 공표의무가 규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이러한 절차법적인
접근이 미국의 판례와 학설을 통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고 알려져 있
다.1) 미국에서는 원래 행정청이 처분기준에 관하여 일반‧ 추상적인 규
칙을 제정하지 않고 해당 사안에 적용할 처분기준을 형성할 재량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되었는데, 연방대법원은 1947년 체르니 사건[SEC.
v. Cherney 332 U.S. 194(1947)]에서 재결에 의하여 설정된 규칙의 소
급적 적용이 당사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경우 규칙으로 일
반적인 지침을 미리 설정하지 않고 재결로 사안별로 그때그때 지침을
1) 임재홍,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의 설정 및 공표”, 「행정법연구」, 제4호, 1999, 69면
이하 참조. 미국에서의 논의상황의 상당부분은 위 논문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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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하는 것은 재량권의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이어서
1974년 루이스 사건[Morton v. Ruiz 415 U.S. 199(1974)]에서 행정청은
정책의 관리에 있어서 입법적 규칙을 제정할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행
정절차법은 행정청에 대하여 공표된 입법적 규칙에 의한 결정을 요구한
다고 하면서, 공표되지 않은 해석규칙에 기초한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데이비스는 재량통제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정청의 처분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다음, 이러한 처분기준은
입법적 규칙뿐만 아니라 해석적 규칙, 행정청의 정책의 일반적 설명이
나 정책 설명까지 포함하는 것이지만, 이해관계인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연방행정절차법상의 규칙제정절차를 이용하자고 제안하였다. 이
러한 견해를 취한다면 행정청이 입법적 규칙이나 해석적 규칙을 발할
권한이 있다는 것은 설명할 수 있으나, 행정청에게 어떠한 근거로 그러
한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데이
비스는 법원이 행정청에 처분기준의 설정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주장하
였다. 데이비스의 처분기준에 관한 견해는 설정, 공개, 체크라는 세 단
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기준의 설정과 공개가 우리나라와 일본에
서 입법적으로 도입되었다고 설명될 수 있다.
(2) 일본에서의 도입과정
행정절차법 제20조의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와 가장 유사한
대표적인 입법례로는 일본의 행정수속법(行政手續法)을 들 수 있는데, 제
5조에서 신청에 의한 처분에서의 심사기준, 제12조에서 불이익처분에서
의 처분기준을 나누어서 규정하고 있다.
일본에서 행정수속법의 제정시도는 1950년대까지 소급되는데,
- 10.경 법제심의회에 행정수속법부회를 설치하고 1952년에 국가행
정운영법안 14개조, 1953년에 행정심의회운용부회의 국가행정운영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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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89
요강(시안) 21개조를 발표하였지만,2) 아직까지는 처분기준의 설정ㆍ공
표에 관한 사고는 없었던 것 같다.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에 대한 발상은 1960년대에 들어서서 처음
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는 도로운송법에 의한 개인택시사업의 면허거부
처분의 취소소송과 관련된 동경지방재판소 1963년 9월 18일 판결,3) 그
항소심인 동경고등재판소 1965년 9월 16일 판결,4) 그 상고심인 최고재
판소 1971년 10월 28일 판결5)이라고 알려져 있다.6) 당시의 일본 도로
운송법에는 면허 신청의 가부를 결정하는 절차에 대하여 특별한 경우에
청문절차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이외에는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았는데, 최고재판소는 행정법규상 면허기준의 ‘취지를 구체화한 심사
기준’을 설정할 필요성에 관하여 “도로운송법 제6조는 추상적 면허기준
을 규정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취지를 구체화한 심사기준을 설정하고 이것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적
용하여야 하고, 특히 상기 기준의 내용이 미묘하고 고도의 인정을 필요
로 하는 것 등의 경우에는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사항에 관
하여 신청인에 대해서 그 주장과 증거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할 것
이고, 면허신청인은 이와 같은 공정한 절차에 따라 면허의 허부에 대하
여 판정을 받아야 할 법적 이익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라
는 취지로 판시하였다.7)
2) 일본 행정수속법의 입법경위에 관한 개략적 내용은 홍준형/ 김성수/ 김유환, 행정
절차법 제정연구, 법문사, 1996, 105-110면 참조. 3) 東京地方裁判所 昭和38(1963). 9. 18. 宣告 昭和36年(行)第26号 判決, 行政事件裁判
例集 14巻 9号 1666頁. 4) 東京高等裁判所 昭和40(1965). 9. 16. 宣告 昭和38年(ネ)第2341号 判決, 行政事件裁
判例集 16巻 9号 1585頁. 5) 最高裁判所 昭和46(1971). 10. 28. 宣告 昭和40年(行ツ)第101号 判決, 最高裁判所 民
事判例集 25巻 7号 1037頁. 6) 김창조,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 「법학논고」, 제15권, 1999, 110면 이하; 김원주,
“행정절차법 판례연구”, 한국행정법학의 어제‧ 오늘‧ 내일(문연 김원주 교수 정년
기념 논문집 1권), 2000, 433면 이하에는 위 판결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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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판결이 일본의 행정수속법의 제정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
기는 하였지만, 개인택시의 면허발급과 같이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소수
의 특정한 사람을 선정하는 경우에서 면허기준의 설정이라는 한정된 영
역에서 문제가 되었고, 이해관계인에게 직접 고지하여 주장‧ 증명의 기
회를 주는 것에 주안점이 있었다.8) 여기에서 승인된 절차적 권리는 일
본 헌법 제22조의 직업선택의 자유의 보호에서 도출되었고, 도로운송법
을 넘어서서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할 때 심사기준의 설정과 운용의 의의
를 일반적으로 확립한 것은 아니었으며, 심사기준의 공표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9)
결국 심사기준과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의 이론적 배경이 된
것은 위 판결뿐만 아니라 일본 헌법의 적법절차조항, 미국의 정보공개
제도와 적정절차의 법리 및 이와 관련된 미국판례법의 영향 등이었
다.10)
이에 관한 최초의 시도는, 1962. 2.경 발족된 제1차 임시행정조사
회 제3전문부회 제2분과회의 1964. 2. 행정수속법 초안 168개조에서 비
롯되었다. 위 초안 제21조에서 행정청이 허가, 인가, 면허, 특허 등에 관
하여 신청의 절차, 허가기준 그 밖의 법령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
항을 설정하여 공표하는 것을 원칙적인 의무로 규정하고, 제24조에서는
이해관계인에게 처분기준의 설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11)
7) 위 판결의 사안, 사건의 경과 등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유진식, “일본법상 심
사기준의 법적 성격”, 행정절차와 행정소송, 피앤씨미디어, 2017, 298-302면 참조. 8) 塩野 宏 高木 光條解 行政手續法弘文堂 頁 9) 室井 力/ 芝池義一/ 浜川 淸, 行政手續法ㆍ行政不服審査法, 第2版, 日本評論社, 2008,
94頁. 10) 임재홍, 앞의 글, 68면. 11) 위 법안 초안은 총무처 행정조사연구실이 1985.에 발간한 「각국의 행정절차법」이라
는 자료집에 ‘일본 행정절차법 초안(1963년안)’으로 번역되어 수록되어 있는데, 거
기에 수록된 조문은 다음과 같다.
제21조(허가기준의 공표) 행정청이 법령에 의하여 허가, 인가, 면허, 특허 등(이하
허가 등이라 한다)을 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허가 등의 신청절차, 허가기준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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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91
그 이후 행정관리청 행정관리국장 자문기구로 설치된 제1차 행정
소속법연구회에서는 1983. 11.경 행정수속법법률안요강안 71개조(1983
년 제1차 행정수속법연구회 요강안)를 발표하였는데, 제35조에서 처분
기준의 설정의무와 제36조에서 그에 대한 공표의무, 제37조에서 변경의
경우에도 같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12) 또한 총무성 행정관리국장
자문기구로 설치된 제2차 행정소속법연구회에서는 1989년에 45개조로
된 요강안(1989년 제2차 행정수속법연구회 요강안)을 발표하였는데,
0501조에서 처분에 대한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를 의무화하고 있었다.
위 두 요강안은 모두 1963년의 행정수속법 초안에 입각하여, 거기에 불
이익처분에 관한 처분기준을 더하고 그것을 심사기준과 나누지 않고 규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3차 임시행정개혁추진심의회 소속 ‘공정, 투명한 행정소
속부회’가 1991. 11.경 행정수속법요강안을 제3차 행정개혁추진심의회
법령의 시행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본조에서는 허가기준 등이라 한다)을 정
하여야 한다. 행정청이 허가기준 등을 변경할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허가기준
등을 정하는 것이 매우 곤란한 경우 또는 허가기준 등을 공표하는 것이 공공의 안
전 그밖의 공공의 복지를 침해할 것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4조(기준설정 등의 신청) ① 행정청이 법령에 의하여 기준의 설정ㆍ구역의 지
정(변경 또는 폐지를 포함한다. 이하「기준의 설정 등」이라 한다)을 할 수 있는 경
우에는 당해 행위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당해 행정청에 대하여 당해행위를 할
것을 신청할 수 있다. 12) 위 요강안도 총무처 행정조사연구실이 발간한 「각국의 행정절차법」에 ‘일본 행정절
차법 요강안(1983년안)’으로 번역되어 수록되어 있다.
제0701조/제35조(처분기준) 행정청은 처분에 대하여 처분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당해처분을 행함에
있어 처분청에 재량의 여지가 없을 때, 2. 법령에 의하여 처분기준이 구체적으로
정하여진 경우, 3. 처분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당해처분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제0702조/제36조(동전) 전조의 규정에 의하여 설정한 처분기준은 미리 공표하여야
한다. 다만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행정목적 수행에 방해되거나 공공복지를 해
할 대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0703조/제37조(동전) 전항의 규정은 행정청이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 준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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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제5조(심사기준) ① 행정청은 심사기준을 정하는 것으로 한다.
② 행정청은 심사기준을 정하는 때에는 인허가 등의 성질에 비추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하여야 한다.
③ 행정청은 행정상 특별한 지장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 법령에 의하
여 신청의 제출처가 되고 있는 기관의 사무소에 비치 그밖의 적당한
방법으로 심사기준을 공표하여야 한다.
제12조 (처분기준) ① 행정청은 처분기준을 정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행정청은 처분기준을 정할 때 불이익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하여야 한다.
에 최종보고하였는데, 심의과정에서 신청에 기한 처분과 불이익처분을
나누어서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방법이 취해졌고 이것이 요강안 작성의
단계에서도 승계되어, 불이익처분의 기준과 별도로 심사기준에 관한 조
항이 설치되었다.13)
일본의 행정수속법은 1993. 9. 일본국 국회를 통과하여 같은 해
-
- 공포되어 1994. 10. 1.부터 시행되고 있다.14) 현행 행정수속법
제5조15)와 제12조16)는 다음과 같다.
13) 塩野 宏 高木 光前揭書 頁 14) 현행 행정수속법은 2005(平成17年). 6. 29. 法律 第73号로 개정되어, 2006(平成18年).
-
- 시행되고 있다. 15) 2005(平成17年). 6. 29. 法律 第73号로 개정, 2006(平成18年). 4. 1. 施行. 행정수속법
이 제정될 당시에는 제1항은 “행정청은 신청에 의하여 구하여진 인허가 등을 할
지 여부를 그 법령이 정함에 따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준(이하 심사기준이
라 한다)을 정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었다. 16) 위 조문 역시 제1항은 제정될 당시에는 “행정청은 불이익처분을 할 지 여부 또는
어떠한 불이익처분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법령이 정함에 따라 판단하기 위하여 필
요한 기준(이하 처분기준이라 한다)을 정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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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93
(3) 우리나라 행정절차법에서의 도입경위
우리나라에서 행정절차법의 제정에 관한 논의는 일찍부터 시작되
었고,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를 법제화하겠다는 사고도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미 1960년대 중반부터 한국공법학회, 서
울변협, 대한변협 등을 중심으로 행정절차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었고, 1971년에는 행정절차법안이 마련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한국
공법학회는 국무총리 산하 행정개혁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5개장 전문
145조의 공법학회안을 작성한 후 1975. 12.에 위 위원회에 제출하였
다.17) 그런데, 공법학회안은 일본의 1963년 행정절차법 초안과 상당히
유사한 내용으로, 제39조에서는 특허ㆍ인가ㆍ허가의 기준 설정 및 공표
의무, 제41조에서는 당사자의 행정청에 대한 처분기준의 설정에 대한
신청권을 규정하고 있었다.18) 다만 일본의 1963년 행정절차법 초안과
17) 김도창(연구책임자), 서원우, 김남진, 박윤흔으로 연구진이 구성되어 있었고, 그 법
률안은 한국행정과학연구소, 행정절차법연구: 행정연구(12), 아산사회복지사업재
단, 1980, 283면-285면에 수록되어 있다. 18) 공법학회안 제39조(특허, 인‧ 허가나 그 취소‧ 정지‧ 철회 기준 공표 등) ① 행정청
은 법령에 의한 특허‧ 인가‧ 허가(이하 「특허 등」이라 한다)의 기준을 정하여 미리
공표하여야 한다. 다만, 그것을 공표하는 것이 국가적 안전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
리(이하「공익」이라 한다) 또는 사안의 성질에 반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② 특
허 등의 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①과 같다. ③ 법령에 의하여 특허 등을 취소ㆍ
정지 또는 철회하는 경우에도 ①의 예에 의한다. ④ ① 내지 ③의 규정에 의한 기
준을 정하는 경우에 중앙행정청에 있어서는 부령을 규정하는 절차에 준하여 관계
기관의 심사 또는 협조를 받아야 한다. ⑤ 행정청은 ① 내지 ③의 규정에 의한 기
준을 정기적으로 검토하여 불필요한 부담 또는 과중한 부담을 과하는 기준 기타
적합하지 아니한 사항을 정비하고, 사정의 변경, 기술의 개선에 맞추어 그 기준을
개선하여야 한다.
제41조(기준설정 등의 신청) ① 행정청이 법령에 의하여 기준의 설정ㆍ구역의 지
정ㆍ변경 또는 철회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당해 행위에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자
는 당해 행정청에 대하여 그 행위를 할 것을 신청할 수 있다. ② ①의 신청은 소정
사항을 기재한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③ 행정청은 ①의 신청이 이유있다고 인정
할 때에는 이유를 붙여 그 뜻을 당해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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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다른 점은 적용대상을 특허 등의 기준에만 한정하지 않고 법령에 의하
여 특허 등을 취소‧ 정지 또는 철회하는 경우에도 그 기준을 설정‧ 공표
하도록 한 것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총무처를 중심으로 1981년과 1982년에 두
차례에 걸쳐 행정절차법 제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물로
서 1985. 12.에 행정절차법시안이 마련되었는데(1985년 총무처의 행정
절차법 시안), 위 시안이 현행 행정절차법의 모태가 된 것으로 생각된
다. 위 시안 제23조에서는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가 정부 차원의
입법안으로는 처음으로 규정되어 있었다.19) 당시의 논의과정에서 처분
기준의 공표대상을 수익적 처분으로 한정할 것인지(일본의 1963년 행정절
차법 초안) 아니면 수익적 처분‧ 불이익처분 모두에 적용할 것인지(공법
학회안, 일본의 1983년 요강안)가 논의되었는데, 설정‧ 공표의무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둘 사이에 큰 차가 없을 것이므로 모든 처분으로 하였다
고 설명되어 있다.20) 한편, 위 시안은 처분기준을 반드시 법령으로 정
하도록 한 것이 특징인데, 처분기준을 공시 또는 행정청의 내부지침으
로 정하는 사례를 막음으로써 국민이 사전에 처분의 기준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여 공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억제하고 국민의 법적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21)
한편, 1986. 4. 18. 총무처에 행정절차법심의위원회가 설치되고, 심
의위원회는 7개장 전문 71개조로 된 행정절차법안을 마련하고 1987. 7.
- ~ 8. 5. 그 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하였는데, 제24조에서 현행법상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를 담고 있었다.22) 그런데, 1987년의 행정절
19) 1985년 총무처의 행정절차법 시안 제23조(처분기준의 공표) 행정청은 행정처분의
기준을 미리 법령으로 정하여야 한다. 다만, 처분기준을 법령으로 정하는 것이 당
해 처분의 성질상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0) 총무처 행정조사연구실, 행정절차법 시안, 총무처, 1985. 12, 177면. 21) 총무처 행정조사연구실, 앞의 책,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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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95
제20조(처분기준의 설정‧ 공표) ①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
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
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②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
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
니할 수 있다.
③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
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차법안은 입법화에 실패하였고, 그 내용 중 일부가 1989. 11. 14. 국무
총리훈령인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행정절차에 관한 훈령’과 1990. 3.
- 총무처의 행정절차운영지침으로 시행되었지만, 여기에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에 관한 규정이 빠져 있었다.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에 관한 제도적 취지가 처음으로 입법화된
것은 1994. 1. 7. 행정규제 및 민원사무기본법이었고,23) 행정절차법이
22) 1987년의 행정절차법안 제24조(행정처분기준의 공표) ① 행정청은 행정처분의 기
준을 미리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다만, 그 행정처분의 성질상 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하게 해하는 것으로 인정
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행정처분의 기준을
변경 또는 폐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제1항의 규정에 의한다. ③ 당사자 등은 당해
행정청에 대하여 행정처분의 기준을 제시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행
정청은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 23) 행정규제 및 민원사무기본법 제11조(심사기준의 설정ㆍ공표) 행정기관의 장은 처
분등의 민원사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적용하게 될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심사기준
(이하 “심사기준”이라 한다)을 미리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 또는 폐지
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그 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당해 업무의 수행에 현저
한 지장을 주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하게 해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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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제정되면서 위 규정은 삭제되었다. 한편, 1987년 행정절차법 시안에 규
정되었던 이 제도는 1994년 행정절차법 시안에서는 빠졌다가 1996년
행정절차법 시안에 포함되었고, 그것이 반영된 행정절차법은 1996. 12.
- 법률 제5241호로 제정되어 1998. 1. 1.부터 시행되고 있고, 제20조
에서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에 관하여 위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4) 소결
미국의 행정절차법과 그에 대한 판례에서는 설정된 처분기준의 공
표에만 염두에 두고 있을 뿐 그 설정의무까지 부과하고 있지는 않고 있
다. 따라서 행정청에게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를 부과하는 형태로
재량권의 행사를 통제하겠다는 사고방식을 입법화한 최초의 시도는 일
본에서 행정수속법을 제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1960
년대에 선고된 도로운송법에 의한 개인택시사업의 면허거부처분의 취
소소송과 관련된 판결과 미국 행정절차법과 그에 대한 판례, 학설의 영
향으로 촉발된 것으로 확인된다.
일본 다음으로 이러한 사고방식을 입법화한 나라는 우리나라인데,
이미 1975년의 한국공법학회안에서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를 제안
하고 있었지만, 일본 행정수속법 제정과정의 영향을 받았다고 짐작된
다. 우선 위 공법학회안의 해당 조문이 1963년 일본 행정조사회 작성
행정절차법안과 상당히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현행 행정절차법의 제정
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1985년 총무처의 행정절차법 시
안은 정부 차원의 입법안으로는 처음으로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
를 규정하고 있었는데, 당시의 논의과정에서 처분기준의 공표대상을 일
본의 1963년 행정절차법 초안과 1983년 행정수속법 요강안 중 무엇을
따를 것인지 논의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도 그렇다.24)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4) 1985년 총무처의 행정절차법 시안을 작성하는데, ① 1985년 총무처 용역보고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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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97
물론 일본의 行政手續法은 제5조의 인‧ 허가 등에 대한 심사기준에
대하여 법적 의무로 규정하고 제12조의 불이익처분에 대한 처분기준에
대해서는 노력의무로 규정하는 등 기준의 성격에 따라 규율의 내용과
강도 등을 달리 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행정절차법은 이를 구별하지
않는 등 완전히 같은 입법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도입경위
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를 이해하
는데, 일본의 그에 대한 해석론은 상당한 참고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부
인할 수 없다.25)
- 제도적 취지
행정절차법 제20조에서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를 규정하기 이
전에도, 행정청이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행정작용의 일
관성을 유지하고 행정객체에 대한 자의적 차별을 방지할 필요가 있으므
로, 행정청이 개별적 처분을 할 수 있는 재량권을 향유하고 있거나 매
우 미약한 조건적 제약 밖에 없는 경우에 미리 그 권한행사의 기준을
정하여 두는 사례는 많았다. 그러나, 행정절차법이 제정될 때까지는 행
정청에게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를 부과하는 형태로 처분과정을 통
제하겠다는 관념이 우리나라 학설과 판례에 일반화되어 있었던 것은 아
② 1975년 한국공법학회안, ③ 1981년 대한변호사협회안, ④ 1976년 제정 서독연방
행정절차법, ⑤ 1963년 일본 행정조사회 작성 행정절차법안, ⑥ 1983년 일본 행정
절차법연구회 마련 행정절차법 요강안, ⑦ 1926년 오스트리아 일반행정절차법, ⑧
1946년 제정 미국 연방행정절차법 등의 입법례를 참조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총
무처 행정조사연구실, 앞의 책, 35면). 25) 塩野 宏 高木 光前揭書 頁에서는, 우리나라의 행정절차법에 대하여, 심사기준
과 처분기준을 구분하지 않고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당해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정법 차원에서 가장 잘 정비되어 있지만, 일본의 행정절차법이 광범위하게 영향
을 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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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니다. 그런데,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 절차법적 규율로 처
분의 이유제시, 의견제출 및 청문, 문서의 열람 외에 행정청으로 하여금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처분의 기준을 미리 정하여
공표할 의무를 부과하였는데, 그 입법취지에 대하여 행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여 주는 동시에 처분에 대한 불복을 용이하게 하
여, 궁극적으로 행정의 공정타당성과 법적 안정을 확보하려는데 있다고
일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26) 구체적으로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
는, ① 행정의 자기구속을 강화하고, ② 행정청의 자의를 배제하며, ③
국민의 행정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고, ④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에 사법적 통제를 쉽게 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27)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도입경위를 위와 같은 일반적인 설명에 덧
붙여 검토하면,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의 취지는 ‘당해 처분의 이해
관계인에 대한 절차적 권리보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재량권
의 통제를 위한 처분기준의 설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보장’도 아울러 도
모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일본에서 심사기준과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
제도를 규정하게 된 계기는 도로운송법에 의한 개인택시사업의 면허거
부처분의 취소소송과 관련된 판결의 선고라고 여겨진다. 위 판결은 어
떠한 처분을 발령할 때 처분기준을 미리 설정하고 이해관계인에게 알려
주어야 그에 따라 주장과 증명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받게 되는 것
이라는 사고에서 비롯되었다. 신청인이 막연한 법령상의 요건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자격을 가지고 어떠한 준비를 하여야 인ㆍ허가
를 취득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없고, 그 상태에서는 바람직한 의견청취
26) 홍준형,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 「고시계」, 통권485호, 1997, 34면
참조. 오준근, 행정절차법, 삼지원, 1998, 325면에서는 행정의 투명성과 신의성실
및 신뢰보호의 원칙을 입법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27) 홍준형,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 설정ㆍ공표와 합의제 행정청의 행정절차”, 「행정
법연구」, 제20호, 2008, 14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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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99
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가 당해 처분의 이해관계인의
절차적 보장이라는 관점에서만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가 마련된
것은 아니고, 미국의 판례와 학설의 성과를 반영하여 마련된 것이라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처분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잠재적인
이해관계인을 비롯한 국민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이를 공개함으로써 처
분기준이 적절한 것인지, 행정청이 해당 처분기준을 준수하였는지를 사
후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에서 자의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사법적 통제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여
기에도 입법적 취지가 있는 것이다.
- 행정절차법의 규정과 그 해석론
(1) 처분기준의 의의와 범위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필요한 처분기준’에 대하여 설정‧ 공
표의무를 행정청에 부과하고 있을 뿐, 설정ㆍ공표의 대상이 되는 처분
기준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관해서
는 해당 처분의 법적 성질, 특히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의 관련성 여
부와 그 영향력의 정도 등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처분기준이 재량기준만 의미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통상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기준을 설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된 경우이므로, 처분의 여부나 내용의 선
택이 법적으로 기속되어 있는 경우 행정청이 그와 별도로 처분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생각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행정청에게 재량권이 부여되
어 있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청은 상급행정기관의 지위에서 하급행정기
관의 법령해석을 통일시키고 행정사무를 합리화하기 위하여 행정규칙
을 발할 수 있고(해석규칙), 대량으로 행해지는 행정처분에서 개개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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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체적인 사정을 감안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획일적인 처분기준을
정하는 행정규칙을 발할 수 있는데(간소화규칙), 이러한 행정규칙들은 재
량사항이 아니더라도 국민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
로,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부관 중에서 본체가 되는 인‧ 허가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인‧ 허가를 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같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때
에는 행정청은 그 부관에 관해서도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를 부담한
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28) 이에 대하여 일본에서는 심사기준은 인‧ 허가
를 할지 여부의 판단에 관한 기준이고 부관을 붙일 경우의 기준 등은 포
함되어 있지 않다는 견해도 있고, 부관에 대하여 심사기준을 정하여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할 수 없고 유형적으로 판단하자는 견해도 있다.29)
(2) 설정ㆍ공표의 구체성
처분기준이 어느 정도로 구체적으로 설정‧ 공표되어야 하는지에 관
하여,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당해 처분의 성질
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
다. 따라서 행정청은 처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당해
처분의 성질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정ㆍ공표하여야 할 것
이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처분기준이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이어야 한다
고 설명하기 곤란하고, 사안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를 너무 엄격하
게 요구하여 법령에서 인정하는 재량의 여지를 없앤다면, 당사자의 권
리보호에 치우쳐서 행정청이 공익을 배려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
질 수 있다.30)
한편, 근거가 되는 법령에서 이미 그 처분기준에 관하여 구체적으
28) 南 博方/ 高橋 滋, 注釋 行政手續法, 第一法規, 2000, 137頁. 29) 室井 力/ 芝池義一/ 浜川 淸, 前揭書, 98頁. 30) 김창조, 앞의 글, 11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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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01
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구체화가 불가능한 경우에 처분기준
의 설정‧ 공표는 불필요할 것이다.31)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방송위원
회의 최대액 출자변경승인처분 취소사건에서 “방송법 제15조의2 제2항
이 ‘방송의 공적 책임‧ 공정성 및 공익성의 실현가능성, 사회적 신용 및
재정적 능력, 시청자의 권익보호, 그 밖에 사업수행에 필요한 사항’과
같은 심사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어 이해관계인들도 그 의의와 내용을
인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에서 요
구한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라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도 하였고,32) 교육부장관이 학교법인에 대하여
대학교의 폐쇄 및 법인해산명령을 발령함에 있어서, 고등교육법 제62
조, 사립학교법 제47조에 이미 예측가능한 처분기준이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에서 요구한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의
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도 하였다.33)
(3) 설정ㆍ공표의 형식과 방법
처분기준은 반드시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설정‧ 공표하여야 하는 것
은 아니고, 법규명령의 형식으로도 가능하다. 실제로 제재적 처분의 경
우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에 처분기준이 별표의 형식으로 구체화되는 경
우가 많이 있다.
처분기준이 법규명령의 형식으로 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입법절
차에 따라 공포되므로 별 문제가 없지만,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설정되
어 이를 공표하는 경우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2조에서 정한대로 당사자
31) 하명호, 행정법, 제3판, 박영사, 2021, 277면; 總務省 行政管理局 編, 逐條解說 行政手
續法, 98頁; 塩野 宏 高木 光前揭書, 135頁 참조. 32)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08두5148 판결. 원심판결을 비판한 평석으로는, 홍준형,
앞의 글(주27); 오준근, “처분기준을 설정ㆍ공표하지 아니한 합의제 행정기관의 행
정처분의 효력”, 「인권과 정의」, 제378호, 2008 참조. 33)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4두3631 판결(공보불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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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등이 알기 쉽도록 편람을 만들어 비치하거나 게시판‧ 관보‧ 공보‧ 일간
신문 또는 소관 행정청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여야 한다.
(4) 처분기준 공표의무가 면제되는 경우
행정절차법은 제20조 제2항에서는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당해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
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
표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행정절차법은 행정의
공정‧ 타당성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표
의무를 원칙으로 하되, 위와 같은 사유가 있는 경우에 예외를 인정함으
로써 공익과 사익 및 관계이익 상호간의 형평을 도모하고 있다.
다만 행정절차법 제20조 제2항에서 공표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의
요건에 관하여 ‘현저히’,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와 같은 불확정개념을
사용하여 어느 경우에 공표의무가 면제되는 것인지 일의적으로 해석되
지는 않는다. 행정절차법이 공표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므로, 예외적인
사정은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공증인법에 따른 공증인가는 지역별 사정과 공증수
요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므로 성질상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현
저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34)
34)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8두4190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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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03
Ⅲ. 처분기준을 설정‧ 공표하지 않고 한 처분의 효력
- 기존의 논의와 대상판결의 입장
(1) 기존의 논의
행정청이 처분기준을 설정하지 않거나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구체
적으로 정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정했거나 설정된 처분기준을 공표를 하
지 않고 처분을 하였을 경우, 바로 처분이 취소되어야 하는지에 관해서
는 견해가 나뉜다.
우리나라의 학설과 판례가 절차적 하자를 독립된 취소사유로 보고,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는 처분의 이유제시, 의견제출 및 청문, 문서의
열람과 함께 처분과정의 중요한 절차적 규율로서 행정절차법이 특별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다른 행정절차법상의 의무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인
취소사유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설이다.35)
이에 반하여,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을 설정‧ 공표하여야 하는 경
우와 아닌 경우의 구별이 불분명하고 처분기준이 설정되지 않았다고 하
더라도 처분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단순한 성실의
무로 취급하여 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 위반만으로는 구체적인 처분의
하자가 되지 않아 취소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36)
절충적인 견해로서 모든 경우에 취소사유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
고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가 개별사안에서 구체적인 처분과 관련하
여 응축되는 경우이거나37) 당사자의 절차적 공정성을 침해한 경우에
35) 박균성 행정법론(상), 제19판, 박영사, 2020, 683면; 오준근, 앞의 글, 141면; 임재홍,
앞의 글, 78면; 최철호, “행정처분기준설정의 법적 쟁점에 관한 연구”, 「토지공법연
구」, 제39집, 2008, 606면; 하명호, 앞의 책, 279면; 홍정선, 행정법원론(상), 제28판,
박영사, 2020, 600면. 36) 정하중, 행정법개론, 제13판, 법문사, 2019, 359면; 정형근, 행정법, 제2판, 피엔씨미
디어, 2014, 2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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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만38) 그 의무위반을 독립된 취소사유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行政手續法 제5조 제1항에서 심사기준을 “정하여
야 한다.”라고 규정하지 않고 “정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우리
나라보다 해석상 논란이 있을 소지가 더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
여 위법하다고 보는 견해와 위법사유까지는 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견
해 및 중간적인 입장에서 위법성이 추정된다는 견해로 나뉘어져 있으
나, 적극설이 주류적인 견해로 보인다.39)
한편, 일본의 하급심 판결례도 적극설을 따르는 것이 주류로 보이
지만, 소극설을 취한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의 의학교를 졸업
한 중국 국적인 원고가 후생대신에게 의사국가시험의 본시험 수험자격
을 인정하여 달라고 신청하였으나 후생노동대신은 원고가 예비시험의
수험자격만 있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거부한 사안에서, 동경고등재판소
는 “후생대신은 본건 인정신청을 행한 항소인에 대하여 심사기준을 공
표하지 않고, 법률상 제시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본건 각하 처
분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행정수속법이 규정하는 중요한 절차를 실천
하지 않고 행하여진 처분은, 해당 신청이 부적법하다는 것이 일견 명백
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행정수속법에 위반
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를 면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40) 나아
37) 홍준형 교수는 처분의 상대방 또는 그밖의 이해관계인이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를
요구하였으나 행정청이 이에 응하지 않고 처분을 강행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
되는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홍준형, 앞의 글(주 26), 43면]. 38) 박재윤, “처분기준의 설정공표와 신뢰보호”, 「행정법연구」, 제59호, 2019, 128면. 39) 南 博方/高橋 滋, 前揭書, 139頁; 塩野 宏高木 光前揭書, 142頁; 神橋一彦, “手續的瑕
疵の 效果”, Jurist 行政法の爭點, 第3版, 有斐閣, 2004, 64-65頁; 宇賀克也, 行政手續
法の解說, 第6次改訂版, 學陽書房, 2013, 85頁; 杉原丈史, 行政の違法事由と行政訴訟,
現代行政法講座Ⅱ 行政手續と行政救濟, 日本評論社, 2015, 138頁. 그리고, 室井 力/ 芝
池義一/ 浜川 淸, 前揭書, 99頁에서는 이러한 견해가 일본의 주류적인 견해인 것처
럼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의 권위 있다고 생각되는 문헌들은 이러한 견
해를 취하고 있는 듯 하다. 40) 東京高等裁判所 平成13(2001). 6. 14. 宣告 平成11年(行コ)第173号 判決(상고), 判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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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05
가 항만시설의 목적외 사용 불허가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심사기준
이 설정되지 않은 점만을 이유로 위 처분을 취소한 하급심 판결이 있
다.41) 반면에 나라현 노동조합연합회가 나라현을 상대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노동회관의 사용을 불허가한 것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
한 사안에서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않은 것도 위법사유라는 주장이 들어
있었는데, “행정수속법 제5조는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기 앞서 심사를
하기 위하여 행정청에 대하여 가능한 한 구체적인 심사기준의 정립을
의무로 부과하고 이를 원칙적으로 공표하도록 하여 행정청의 허인가 처
분의 투명성과 공정함을 확보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지만 위 절차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하여 개개의 행정처분이 즉시 위법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라고 판시한 하급심 판결도 있다.42)
(2) 대상판결의 입장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행정청이 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를 위
반하여 미리 공표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하여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
도, 그것만으로는 해당 처분의 취소사유에 이르는 흠이 존재한다고 볼
時報 1757号 51頁. 41) 那覇地方裁判所 平成20(2008). 3. 11. 判決(이 판결은 杉原丈史, 前揭書, 139頁에 소개
되어 있다). 42) 奈良地方裁判所 平成12(2000). 3. 29. 宣告 平成10年(行ウ)第23号 判決(확정), 判例
地方自治 204号 16頁, 行政手續法 제정 이전에는 물론 처분기준의 비공개가 위법하
지 않다고 한 하급심 판결들이 있었다고 한다(南 博方/ 高橋 滋, 前揭書, 139頁 참
조). 그밖에도 우리나라의 문헌 중에서 일본의 하급심 판결례 중에서 부정설을 취
한 판결들도 많다고 소개한 문헌들이 있는데, 엄밀하게 보면 그러한 판결들은 심
시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주
로 필요한 심사기준이 아니라든가 법령에 구체적인 심사기준이 정해져 있어서 굳
이 심사기준을 정할 필요가 없다든가 심사기준의 설정에 면제사유가 있다든가 하
는 등의 사유를 든 것이다. 대표적으로 仙台高等裁判所 平成18(2006). 1. 19. 判決을
두고 부정설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되기도 하나, 실제 판시내용을 보면 심사기준의
설정의무 자체는 인정하면서 법령에 심사기준이 정해져 있고 그 구체화의 필요성
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室井 力/ 芝池義一/ 浜川 淸, 前揭書, 99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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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에 덧붙여서 “다만 해당 처분에 적용
한 기준이 상위법령의 규정이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과 같은 법의 일반
원칙을 위반하였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다면 해당 처분은 그것을 이유로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
다.”라고도 하였다.
그 이유를 요약하면,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정하여 공표
된 처분기준이 근거 법령으로부터 구체적인 위임을 받아 제정‧ 공포되
지 않았다면 행정규칙의 성질을 가지는데, 이를 위반하였다고 바로 그
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그것을 따랐다고 처분의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행정청이 미리 공표하지 않은 기
준을 적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그렇게 된
다면 처분의 위법여부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지고 개별법령의 집행이 사
실상 유보ㆍ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시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처분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채 행한 처분이 그 자체로
위법한 것이 아니고,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하는 다른 실체법적 추가
적인 사유가 있어야 비로소 위법하게 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보
인다. 특히 처분을 발령하기에 앞서 처분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는 절
차적 의무의 준수문제와 그렇게 설정된 처분기준이 행정규칙의 성질을
가지는 경우 법규성이 없다는 처분기준의 효력문제는 서로 다른 차원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연계시켜서 동일시하는 듯한 판시를 한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이는 학설의 주류적인 견해를 취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고 그렇다
고 소극설을 취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하지 않고 단서를 달아 일종의 절
충적인 태도를 취한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행정절차법에 처분기준
의 설정‧ 공표제도가 마련되어 있든지 아니든지 어차피 이 사건과 같이
처분기준의 소급적용과 같은 실체법적 사유가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취
소를 면치 못할 것이고, 반대로 이 사건에서 처분기준의 소급적용이라
25페이지
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07
는 실체적 위법사유가 없었다면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의무를 위반하
였다는 것만으로 해당 처분을 취소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결국은 소
극설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음으로 주목할 판시는 대상판결이 위와 같은 입장을 선언하고,
그 이유를 설시하였는데, 그 핵심적인 내용은 그동안 판례가 취하고 있
다고 간주되었던 절차적 하자가 독자적인 취소사유라는 명제를 거부하
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에서는 이상과 같이 파악된 대상판결의 입장에
대하여 평석하고, 향후의 과제에 대하여 논하기로 한다.
- 독자적 취소사유성 여부
(1) 절차적 하자의 효과에 대한 판례의 경향
절차적 하자가 독자적인 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우리나
라 판례가 적극설을 취하고 있다고 흔히들 설명하고 있고, 실제로도 대
부분의 대법원 판결에서는 기속행위나 재량행위를 구별하지 않고 절차
상 하자를 독자적인 취소사유로 보는 적극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43)
그러나, 민원사무를 처리하는 행정기관이 민원 1회방문 처리제를
시행하는 절차의 일환으로 민원사항의 심의‧ 조정 등을 위한 민원조정
위원회를 개최하면서 민원인에게 회의일정 등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은
경우 이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민원사항에 대한 행정기관의 장의 거부
처분에 취소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재량권의 불행사 또는 해태로
볼 수 있는 구체적 사정이 있다면 비로소 그 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44) 또한, 청문절차나
43) 대표적으로 재량행위인 식품위생법에 의한 영업정지처분에 대한 대법원 1991. 7. 9.
선고 91누971 판결 및 징계처분에 대한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두20505 판결
과 기속행위인 조세처분에 대한 대법원 1984. 5. 9. 선고 84누116 판결 등에서 보는
것처럼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절차적 하자가 있는 처분을
취소한 판결들이 도처에 산재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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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심의절차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해당처분의
취소사유가 되지만, 이미 육군3사관학교 생도에 대한 퇴학처분이 다른
하자는 없이 처분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하자 때문에 취소되어 다시 재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대리인의 출석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방어권의
행사를 방해하는 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시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라고 판시한 사례도 있다.45)
후자의 판결들까지 감안하여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살펴보면, 절차
적 정의를 실현하고 상대방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절차적 하자를
독자적인 취소사유로 인정하는 원칙하에서, 절차적 정의나 방어권이 실
질적으로 침해되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취소사유로 보지 않고, 그럼
으로써 소송경제와 무용한 절차의 반복을 방지하겠다는 것으로 읽힌
다.46) 또한 종전까지는 부수적으로 절차적 하자만을 이유로 실체판단을
44)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두1560 판결. 45) 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46) 절차적 정의와 소송경제의 조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절차적 하자의 독자적 취소사
유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처분사유의 추가‧ 변경의 허용기준, 절차적 하자의 치유,
처분에 대한 위법성의 판단시점, 기속력의 범위 등에서도 나타난다. 그런데, 그동
안의 판례는 소송경제보다는 절차적 정의를 중시하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처분
사유의 추가ㆍ변경에 관해서도 그 허용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은 소송경
제를 희생해서라도 절차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하명
호, “처분사유의 추가‧ 변경에 관한 판례의 평가와 보완점”, 「고려법학」, 제58호,
2010, 17면 참조).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경항은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소송경제를 해할 뿐만 아니라 이를 빌미로 법원으로서도 실체판단을 소
홀히 하고 절차적 하자만을 찾아내어 형식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하여 최근의 대법원 판례의 경향을 살펴보면,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바로 처분의 취소사유라고 연결시키지만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경향은 처분사유의 추가‧ 변경의 허용범위에 관해서도 나타난다. 이 문제를 판단하
는 데 있어서 무엇이 처분사유인지 확정하는 것이 사안에 따라서는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법무부장관이 자동차관리법위반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을 ‘품행 미
단정’이라고 하면서 국적법상의 귀화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귀화불허가
처분을 한 경우, 처분사유를 국적법상의 귀화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자동차관리법위반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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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09
하지 않고 형식적인 판결을 선고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향후
에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가 행정절차법에
서 차지하는 위치가 청문과 같은 의견청취제도나 이유제시제도와 비견
되는 차원의 주요 절차인지, 민원 1회방문 처리제의 일환으로 이루어지
는 민원조정위원회의 사전통지제도와 비교할 수 있는 부수적 절차에 불
과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2) 행정절차법에서 차지하는 위치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제도는 대륙법계는 물론 영미법계에도 일찍
이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제도인 것은 분명하
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미 일본에서는 1963년에 행정절차
법 시안에서 입법화가 시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75년에 한국공법
학회에서 행정절차법안으로 제안된 이래 행정부처 내에서 논의되어오
다가 1987년의 행정절차법안으로 성안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성안된 행정절차법안을 토대로 행정절차법은 1996. 12. 31.
법률 제5241호로 제정되어 1998. 1. 1.부터 시행되고 있다. 행정절차법
은 제1장 총칙, 제2장 처분, 제3장 신고, 제4장 행정상 입법예고, 제5장
행정예고, 제6장 행정지도, 제7장 국민참여의 확대, 제8장 보칙 등 63개
조로 구성되어 있지만, ‘제2장 처분에 관한 규정’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
고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처분절차법이라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행
정절차법의 제정문에는 구체적인 제정이유를 8개를 나열하고 있는데,
처분절차와 관련해서는 처분의 처리기간 및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를
볼 것인지에 따라 처분사유의 변경ㆍ추가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은 위
사안에서 ‘귀화요건 중 일부를 갖추지 못하였다는 판단’ 그 자체가 처분사유라고
하면서, 법무부장관이 소송계속 중에 불법 체류 전력 등을 추가로 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처분사유의 근거가 되는 기초 사실 내지 평가요소에 지나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허용하였다(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두3161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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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의견청취제도와 나란히 거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제정 당시에
입법자가 이 제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
여준다.
모든 절차적 하자를 곧바로 처분의 취소사유로 연결시키는 것은
소송경제를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법
치주의 원칙상 절차적 정의를 실현하고 상대방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
해서는 절차적 하자를 독자적인 취소사유로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 되어
야 하고, 그 원칙과 예외를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
된다.
우선 그 기준으로 행정절차를 주요절차와 부수적 절차로 나누고,
주요절차에 대한 하자는 경미하여 절차적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가 아니라면, 독자적인 취소사유를 구성하고, 자문위원회의
자문과 같은 부수적 절차와 관련된 하자는 그 하자가 실체적 결정에 영
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독자적인 취소사유를 구성
하지 않는다고 프랑스식으로 이론을 구성해볼 수 있다.47) 그러한 관점
에서 보면,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제도는 나름대로 오랜 논의과정을 거
쳐서 형성되었고 행정절차법 제정 당시에 매우 중요한 제도로 강조되었
다는 점, 처분기준의 설정에 민중적인 통제를 시도하는 독창적인 제도
이라는 점, 현행 행정절차법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을 감안하면, 주요절
차에 속하면 속하였지 부수적인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처분절
차 중 사전통지와 의견청취절차, 문서열람, 이유제시와 함께 그 절차상
의 하자가 경미하여 절차적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가 아
니라면, 독자적인 취소사유를 구성한다는 결론이 된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준으로 항고소송의 주관소송적 기능에
입각하여 당사자의 방어권과 관련된 절차적 권리인지 여부에 따라 독자
47) 박균성, 앞의 책, 741면에서는 이러한 견해를 취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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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11
적인 취소사유인지를 가르는 견해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처분기
준의 설정ㆍ공표제도는 처분기준의 설정단계에서 올바른 재량권의 통
제를 위하여 처분기준의 설정에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설정된 처분
기준을 공표함으로써 당해 처분을 받는 이해관계인에게 자신의 권익을
위하여 무엇을 주장하고 증명하여야 하는지의 방향을 제시하여, 불이익
처분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방어권의 행사를 가능하게 하고, 인ㆍ허가절
차에서는 바람직한 의견청취를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즉, 처분기
준의 설정ㆍ공표제도는 행정의 투명성이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기
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인 등의 이해관계인의 주관적인 권리이
익에 기여하는 기능도 수행한다는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48)
결국, 이 제도는 어느 기준에 의하더라도 훈시규정이나 지도적 규
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정절차법상의 처분절차에서 사전통지와 의
견청취절차, 문서열람, 이유제시와 함께 4개의 기둥이 되는 주요절차이
자 신청인 등의 이해관계인의 주관적 권리를 도모하는 절차로서, 이 의
무를 위반한 처분은 독자적인 취소사유가 된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생
각한다.
(3) 재량의 통제와 행정의 경직성 사이에서 긴장관계의 해소
장치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에 대해서는 이미 1987년 행정절차법안
이 성안되었을 때부터 다양한 행정처분의 기준을 모두 공표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행정의 경직성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있
었고,49) 대상판결도 이러한 의무위반을 처분의 취소사유라고 한다면,
“처분의 위법여부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지고 개별법령의 집행이 사실상
유보ㆍ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시한 것으로 보아, 그러한 우려
48) 室井 力/ 芝池義一/ 浜川 淸, 前揭書, 94頁. 49) 박윤흔, 최신행정법강의(상), 개정20판, 국민서관, 1988, 49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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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를 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행정청에 대하여 단지 ‘필요한
처분’의 설정‧ 공표의무를 행정청에 부과하고 있을 뿐이어서, 당해 처분
의 법적 성질, 특히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의 관련성 여부와 그 영향
력의 정도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처분기준의 구
체성과 관련해서도 법령에서 인정된 행정청의 재량권을 고정화시키지
않도록 할 수 있어서 공익 배려의 여지를 둘 수 있도록 하는 해석이 가
능하다. 이에 따라 판례는 이미 근거가 되는 법령에서 그 처분기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더 이상 구체화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가 굳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법리를 충분
히 활용하면서, 방송법상 심사기준에 관한 판결에서와 같이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처분기준을 정한 것인지 여부라는 요건을 상당히 너그럽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더군다나 행정절차법은 제20조 제2항에서 처분기준 공표의무의 면
제사유를 규정하여 공익과 사익 및 관계이익 상호간의 형평을 도모하
고, 그 요건으로 “당해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
우”라는 불확정개념을 사용하여, 행정청에게 처분기준의 공표여부에 관
한 판단의 여지를 주고 이를 통제하는 법원에게 사법 정책적 관점에 따
른 공간을 주고 있다. 그에 따라 대법원은 공증인법에 따른 공증인가에
관한 처분기준은 지역별 사정과 공증수요를 고려하여 면제사유에 해당
한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행정절차법에서는 행정의 경직성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
치를 마련하고 있고, 대법원은 이를 충분히 고려한 판결들을 선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이 이를 넘어서서 행정청의 어려움을
지나치게 고려하는 판단을 한 것은 입법자의 명백한 의사를 도외시하고
행정의 편의를 도모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31페이지
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13
Ⅳ. 향후의 과제
- 문제 상황
대상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이제는 처분기준이 사전에 설정‧ 공표되
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당해 처분이 취소되지 않을 수도 있게 되었다.
이는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갱신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신청인에게
‘공정한 심사’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변경된 처분기준을 공표
하지 않고 소급적용하는 경우와 같이 다른 위법사유와 결합하지 않고서
는, 항고쟁송을 통한 처분의 무효화라는 유력하고 실효적인 사법적인
통제수단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는 행정부 내에서의 감
사나 자율적인 내부통제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이래서는 입법부가 행정
부에 부과한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동안은 절
차적 하자가 독자적인 취소사유이라고 인식되어왔기 때문에, 절차적 의
무의 법치주의적인 관철수단으로서 항고쟁송 이외의 다른 통제장치에
대하여 소홀하였지만, 이제는 대상판결을 계기로 이를 고민하여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 사전적 보완방안: 절차적 하자의 치유
주지하다시피 독일의 경우 1996년 개정전의 행정절차법 제46조에
서는 “제44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행정행위의 취소는 실체
적으로 다른 결정이 행해질 가능성이 없을 경우 그 행정행위가 절차, 형
식 또는 토지관할에 관한 규정에 위반하여 성립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청
구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대체불가능성의 관점에서 규정하고 있었
32페이지
114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다.50) 이에 대하여 절차적 하자를 너무 가볍게 여기고 권리구제에 반한다
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에 따라 행정절차법이 1996년의 「행정절차의 신
속화를 위한 허가절차촉진법」(Genehmigungsverfahrensbeschleunigungsgesetz)
에 의하여 절차적 하자의 효과를 대체불가능성의 관점에서 인과관계의
관점으로 개정되었다. 그리하여 현행 행정절차법 제46조에서는 “제44조
에 의하여 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행정행위의 폐지는 그 위반이 실체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이 명백한 경우 절차, 형식 또는 토지관할
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여 성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될 수 없다.”라
고 규정하고 있다.51) 다만 절차의 신속과 무용한 반복을 방지하기 위하
여, 절차적 하자의 치유를 “취소소송의 변론종결시”까지로 범위를 확대
하고 있다(제45조 제2항).
절차적 하자의 치유시기를 연장한 것은 절차적 하자의 비중을 다
른 나라보다 적게 두는 독일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대상판결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이미 하자의 치유시기를 항고쟁송 전으로 제한하
고 있는 통설과 판례를 입법적인 조치없이 취소소송의 변론종결시로 연
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되지만, 향후 대상판결이 그 범위를 확대하
여 절차적 하자의 독자적 취소사유성을 부인하는 입장이 일반화되는 것
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위와 같은 관점에서 입법론적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50) 따라서기속행위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위 규정이 적용되어 취소청구가 불가능하
게 될 것이고재량행위의 경우에는 위 규정의 적용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51) 이러한 개정으로 인하여 위 규정을 둘러싼 상황은 1995. 5. 19.의 행정절차법 초안
의 상태로 되돌아 갔다고 한다(Knack, Verwaltungsverfahrensgesetz Kommentar, 8.
Auflage, S.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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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15
- 사후적인 통제장치: 국가배상
국가배상은 피해자구제기능, 손해분산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재기능 및 위법행위억제기능도 수행한다. 즉, 국가배상은 항고쟁송과
마찬가지로 위법한 처분에 대한 권리구제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범위 내에서 행정통제기능도 아울러 수행한다. 그런데, 우리나
라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위책임설에 입각한 국가배상관이 우세하고 민
사소송으로 다루는 경향 때문에 이 기능이 소홀하게 다뤄졌던 것이 사
실이다. 그런데,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에 대한 사후적인 통제로서
항고쟁송이 무력화된 마당에는 국가배상청구로 인한 사후적인 통제를
고려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국가배상으로 사후통제를 하여야 할 상황으로는 다른 실체법적 하
자가 없는 상태에서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의무만 위반한 경우가 문제
가 될 것이고, 이때 주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것은 손해를 입
었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 행정절차법 제20조는 행정청에게 처분기준의
설정ㆍ공표의무를 법적의무로 부과하여 행정청을 구속하고 있기는 하
지만, 모든 국민에게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청구권을 부여한 것으로 해
석할 수는 없다.52) 다만 당해 인‧ 허가 등의 발급을 신청하려는 사람,
불이익처분을 받거나 받게 될 우려가 있는 사람 또는 그 밖에 행정절차
에 참가하는 당사자 등은 문제된 처분과의 관계에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인 처분기준 설정ㆍ
공표청구권이 인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이때에는 법률상 이익의 위법한
침해로서 국가배상법상 손해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손해의 성격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가 될 것이다.
이 쟁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흥미로운 하급심 판결례가
52) 홍준형, 앞의 글(주 26), 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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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있어서 아래에서 소개한다. 지방자치단체가 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
기 위해서는 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입지선정계획을 설정‧ 공고하여야 하고,
공고 후에는 지체 없이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를 설치하
고 그 입지선정위원회로 하여금 입지를 선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
보성군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한 지
역주민의 의견수렴, 입주 선정에 관한 심의ㆍ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피고 소속 공무원들은 위와 같은 절차가 진행된 것처
럼 서류를 위조하여 전라남도지사에게 제출하였고, 전라남도지사는 이
사건 폐기물 매립장의 설치계획을 승인하였다. 한편, 원고들은 폐기물
매립시설의 경계선으로부터 2km 이내에 거주하는 간접영향권 내의 주
민들로서 폐기물시설촉진법령에 따라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
지고 있었다.53) 이에 대하여 광주고등법원은 원고들의 절차참여권을 고
의로 침해하거나 배제하였다는 이유로 위자료 50만원씩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54)
위 하급심 판결의 사안에서는 보성군수의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
결정ㆍ고시처분과 전라남도지사의 설치계획 승인처분이 모두 무효로
확인되어서,55) 이 평석에서 상정하고 있는 사안과는 다소 다르지만, 결
국은 보성군이 위 무효확인판결 이후 애초에 계획하였던 폐기물 매립장
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여 새로운 처분을
53)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직접 주민대표로서 입지선
정위원회에 참여하고 주민대표로서 전문가 위원을 추천하여 입지선정위원회를 구
성하거나 주민대표가 참여한 입지선정위원회의 활동 과정과 결과를 공람하고 입지
선정위원회에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방법 등으로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폐기물
처리시설의 입지선정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다. 54) 광주고등법원 2015. 5. 27. 선고 2014나12743 판결(상고). 참고로 이 사건에서 쾌적
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진입로를 안전하게 통행할 권리의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기각되었다. 55) 광주지방법원 2018. 5. 31. 선고 2015구합912 판결(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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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17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실체적 하자는 없고 절차적 하자만 남은 경우
라는 점에서 동일하고, 그 절차적 하자에 대한 위법성을 근거로 위자료
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56)
56) 위 하급심 판결에 대하여 민법학계에서의 비판적인 평석으로는, 「최준규, “행정절
차참여권의 침해와 비재산적 손해배상:독일법과의 비교”, 「비교사법」, 제27권 제2
호, 2020」이 있는데, 그 비판의 주된 취지는 행정절차참여권은 공적 성격이 강한
것이므로, 이에 관한 침해를 배상한다면 공적 손해를 사유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위 사건에서 원고는 폐기물시설촉진법상 간접영향권 내의 주민들로서 이들
이 가지는 이익은 일반 공중의 이익과는 구별되는 법률상 이익이라고 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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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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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국문초록
이 사건의 쟁점은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에서 요구하는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의무를 위반한 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행정청이 미리 공표하지 않은 처분기준을 적용하여 처
분을 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해당 처분에 대한 취
소사유에 이를 정도의 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해당
처분에 적용한 기준이 상위법령의 규정이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 행정의 일반
적인 원칙을 위반하였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없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다
면 해당 처분은 위법하게 된다고 판시하였다.
우리나라의 처분기준 설정ㆍ공표제도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행정절차로서, 처분기준의 설정단계에서 올
바른 재량권의 통제를 위하여 처분기준의 설정에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설정된 처분기준을 공표함으로써 당해 처분을 받는 이해관계인에게 자신의
권익을 위하여 무엇을 주장하고 증명하여야 하는지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
을 수행한다. 따라서 이 제도는 훈시규정이나 지도적 규정에 불과한 것이 아
니라 행정절차법상 처분에 대한 주요절차이자 신청인 등의 이해관계인의 주
관적 권리를 도모하는 절차로서, 이 의무를 위반한 처분은 독자적인 취소사
유가 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의무의 위반만으로는 처분의 취소사유가 되
지 않고, 다른 위법사유와 결합하여야만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에 있
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무에 대한 취소소송 이외의 다른 관철수단이 요구되
는데, 그 수단으로 국가배상 청구소송의 활용과 절차적 하자의 치유 등을 제
안하고자 한다.
주제어: 처분기준, 처분기준의 설정‧ 공표, 국가배상, 절차적 하자의
치유, 절차적 하자의 독자적 취소사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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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기준 설정‧ 공표의무와 이를 위반한 처분의 효력 121
Abstract
The effect of disposition in violation of the obligation to establish and publish disposition standards
57)Ha, Myeong Ho*
The issue in this case is whether the disposition in violation of the
obligation to establish and publish the disposition standards required by
Article 20 (1) of the Administrative Procedures Act should be canceled
because it is illegal. In response, the Supreme Court ruled that even if
the administrative agency applied an unpublished disposition standards, it
would not immediately result in cancellation of the disposition, but only
if the disposition violated general administrative principles, such as the
provisions of higher statutes or the principle of trust protection.
The establishment and publication system of Korea's disposition
standards is original and innovative, which is not found in other countries
except Japan. It guarantees the citizens’ participation in the establishment
of disposition standards and by promulgating the set disposition
standards, it performs the function of presenting the direction of
protection of its rights and interests to the other party of the disposition.
Therefore, this system is not merely a disciplinary rule or a guiding rule,
but is a major procedure for disposition under the Administrative
Procedure Act and a procedure to promote the subjective rights of
interested parties such as applicants, and the disposition that violates this
- Korea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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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行政判例硏究ⅩⅩⅥ-1(2021)
obligation itself is considered to be a reason for cancellation.
However, the Supreme Court is in a position that the violation of the
above obligations does not constitute a reason for cancellation of the
disposition, and that the disposition can be canceled only when it is
combined with other reasons for the offense. If so, other means of
implementing these obligations other than the cancellation suit are
required, and I would like to propose the use of the national
compensation claim suit and the complement of procedural defects as
such means.
Keywords: Disposition standards, Establishment and publication of
disposition standards, National compensation, Procedural defect,
complement of defect
투고일 2021. 6. 4.
심사일 2021. 6. 30.
게재확정일 2021.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