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國家賠償法의 改革 - 私法的 代位責任에서 公法的 自己責任으로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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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제62호 2020년 8월 Korea Administrative Law and Practice Association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62, August 2020
國家賠償法의 改革*
— 私法的 代位責任에서 公法的 自己責任으로 —
1)
朴 正 勳 **
국문초록
법의 생명은 개혁에 있다. 그동안 ‘행정쟁송법’은 괄목상대할 만한 개혁을 이루어 왔으나, 국가배상
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소송통계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입법의 고착과 민
사법원 관할 및 이로 인한 私法的 사고의 지배로 말미암은 것이다. 즉, 국가배상은 공무원의 개인적
인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을 전제로 그 책임을 국가가 대위하는 것이라는 대위책임설이 판례・통설이었
다. 국가배상을 통한 행정통제, 공익과 사익의 조정, 공적 부담 앞의 평등, 공적 위험의 분배, 사회연
대 등 공법적 사고가 실종되었다.
판례를 분석함에 있어 유형화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위법한 개별처분 및 거부처분에 의거한 국가배
상 판례 총 33개를 위법성만으로 과실을 추정한 것(A+유형), 조건부로 과실을 추정한 것(A0유형), 일
정한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과실을 인정한 것(A—유형),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는 이유로 과실
을 인정하여 배상책임을 긍정한 것(B유형), 담당공무원이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를 갖고 결정했다는
이유로 과실을 부정한 것(C유형), 재량행위로서 재량기준에 의거하여 결정했다는 이유로 과실을 부정
한 것(D유형),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및 객관적 정당성 상실이 없다거나 국가에게 배상책임을 부담시
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과실을 부정한 것(F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유형의 명칭
은 필자의 관점에서 평가한 학점(평점)과 상응한다. 요컨대, B, C, D, F유형의 판례들을 극복하고 A+
유형으로 개혁해야 한다.
프랑스의 국가배상은 공법 독자적 제도, 국가의 자기책임, 국가의 주권면책 포기, 사회연대, 행정의
역무과실과 공무원의 개인과실의 구별, 법적 결정에 있어 위법성과 역무과실, 역무책임과 개인책임의
재판관할 분리, 과실의 경합과 책임의 경합, 역무책임의 배상 범위의 탄력성 등을 특징으로 한다. 프
랑스 제도가 우리법의 개혁 방향이다.
독일의 국가배상은 대위책임 및 민사재판 관할을 특징으로 한다. 1981년 자기책임과 공법적 제도로
- 본고는 2010. 6. 25. 한국공법학회 공법학자대회의 주제발표문 “국가배상법의 개혁”(未公刊)을 대폭 수 정・개필하여 2018. 5. 18. 한국공법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가배상법의 개혁 재론”(未公刊)을 보 완・수정한 것임을 밝힌다. ** 법학박사(Dr. jur),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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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하는 입법이 연방의 입법권한 부재로 실패하였다. 국가배상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손실보상
제도를 확대하였는데, 수용유사침해, 수용적 침해, 희생보상청구권 등이 그것이다. 학설상으로 헌법합
치적 해석을 통해 자기책임으로서의 국가배상책임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법의 해석론은 헌법 제29조 제1항의 새로운 해석으로부터 출발하여, 공법 제도로서의 국가배상
을 확인하고, 항고소송과 국가배상의 관계를 검토하며, 공무원의 ‘공무과실’이라는 징표를 추가하고,
공무원의 개인책임의 제한, 직무행위책임과 영조물책임의 통합, 배상액의 산정 등을 논의한다. 입법론
으로 공공단체의 추가 및 역무과실・개인과실의 명시, 영조물책임의 폐지, 공무원의 개인책임 및 구상
책임의 명시, 소송방법의 명시 등을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을 국가가 대위한다는 사고에서 탈피하여, 국가가 공권력을 행
사하다가 발생시킨 손해를 스스로 책임진다는 자기책임의 관점에서, 손해 앞의 평등, 위험의 분배, 소
득의 재분배, 공동체적 연대 등 공법적인 이념들을 실현시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테제는, 위법한 법
적 결정・조치의 경우에는, 국가는 ‘행정의 적법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국가
의 역무과실 내지 공무수행상의 하자가 인정되어 국가책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제어: 대위책임, 자기책임, 사회연대, 역무과실, 공무과실, 개인과실
목 차
Ⅰ. 서설
Ⅱ. 판례의 분석
Ⅲ. 비교법적 고찰
Ⅳ. 개혁의 방향
Ⅴ. 결어
Ⅰ. 서설
(1) 법은 안정과 질서를 위해 태어났지만, 법의 생명은 개혁과 함께 한다. 개혁이 없으면
법은 죽는다. 입법과 판례가 움직이지 않으면 법학이 뛰어야 한다. 그래서 법학은 비판의식과
개혁정신을 한 순간에도 잃어서는 아니 된다. 입법과 판례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는 대표
적인 영역이 바로 국가배상, 정확하게 말해, 행정상 손해배상(이하 ‘국가배상’)이다.
그동안 ‘행정쟁송법’은 괄목상대할 만한 개혁을 이루어 왔다. 행정소송법의 1984년 전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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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및 1994년 개정, 1988년 헌법재판소 설치와 함께 실질적인 행정소송의 역할을 하여 온 헌
법소원심판의 도입 및 발전, 1984년 행정심판법의 제정 및 그 후 수차에 걸친 개정, 1994년
고충민원제도의 도입 및 강화, 199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설치와 함께 도입된 인권진정제도
등이 그것이다.1) 판례에서는 처분성과 원고적격의 확대, 조리상 신청권의 확대, 협의의 소익
의 확대, 무효확인소송의 독자성 인정 등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국가배상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입법은 거의 변함이 없었고 판례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퇴보하기까지 하였는데, 법학의 책임도 부정하기 어렵다. 가장 급선무이었던 행정소송의 개혁
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 국가배상법에 대한 개혁정신이 약했었다는 반성
도 필요하다. 특히 종래 행정쟁송은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을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는
데, 행정‘쟁송’이 행정과 다투는 쟁송절차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행정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도 마땅히 포함되어야 함에도 제외되어 왔다. 다른 한편으로, 국가배상과 행정상 손실보
상을 ‘행정상 손해전보’라는 개념으로 통합하면서도 학문적 논의가 주로 재산권의 보장과 관
련한 손실보상에 치중하여 왔다.
소송통계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다. 행정소송 제1심 제기건수는 1953년의
157건에서 2019년의 21,442건으로 약 137배 증가하였는데, 1970년대의 1년 평균 제1심 제기
건수 822건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약 26배 증가된 수치이다. 반면 국가배상(지방자치단체 포
함, 이하 같다)은 통계가 시작된 1970년대의 1년 평균 제1심 제기건수가 210건이던 것이
2019년 1,109건으로 약 5.3배 증가되었을 뿐이다. 행정소송에서 2019년 제1심 처리건수
20,851건 중 ― 조세사건을 제외하고 ― 원고(전부・일부)승소는 2,770건(13%)인 데 비해, 2019
년 국가배상 제1심에서 원고(전부・일부)승소는 244건(22%)이다.2) 국가배상의 승소율이 수치
상으로 행정소송을 상회하긴 하지만, 승소율이 문제가 아니라, 2,700건을 상회하는 행정소송
에서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았음에도 그것을 이유로 국가배상을 받은 사건은 극히 소
수라는 것이 문제이다. 더욱이 위 국가배상 승소사건의 대부분이 사실행위 또는 영조물하자
에 의거한 것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1) 여기서는 행정소송, 헌법소원심판, 행정심판, 고충민원, 인권진정, 감사원심사청구 및 개별법상 행정불 복절차 등을 아우르는 광의의 ‘행정쟁송’을 가리킨다.
2) 통계는 법원행정처, 뺷사법연감 2019뺸, 603면 표 72, 73 및 577면 표 19; 朴正勳/이계수/정호경, 사법발 전재단 편, 뺷사법60년뺸 행정재판편, 769면, 778면 참조. 조세사건에서 원고가 승소한 경우에는 취소판 결의 효력(기속력)에 의해 기납부한 조세의 반환이 이루어져 국가배상청구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통 계에서 조세사건은 제외하였다. 국가배상사건은 1970년 603건, 1971년 567건으로, 그 이후에 비해 현격 하게 많은데, 이는 월남파병과 관련하여 - 국가배상법상 국가배상제한규정이 도입되기 이전에 - 군 인의 국가배상소송이 예외적으로 급증한 것이기 때문에 1970년대 평균 사건수의 계산에서 제외하였다. 여하튼 우리나라 GDP 및 국가예산을 1970년대와 현재를 비교하면, 우리의 國富 가운데 국가배상에 쓰 이는 것은 극히 미소한 부분으로 축소된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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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와 같은 국가배상법의 미발전은 입법의 고착과 특히 민사법원 관할 및 이로 인한 私
法的 사고의 지배로 말미암은 것이다. 즉,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1951년 제정 때부터 ‘공
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한 이후 전혀 변화가 없었는데, 이 규정에 근거
하여, 국가배상은 공무원의 개인적인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을 전제로 그 책임을 국가가 대위
하는 것이라는 소위 대위책임설이 판례・통설로 자리 잡게 되었다. 대위책임설에 의하면 국가
배상 문제의 핵심은 공무원의 개인적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에 있고, 따라서 민사소송으
로 다루어지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국가배상이 민사소송으로 다루어지면서,
채권・채무의 정확한 확정이라는 민사소송의 논리에 갇혀, 국가배상을 통한 행정통제, 공익과
사익의 조정, 공적 부담 앞의 평등, 공적 위험의 분배, 사회연대 등 공법적 사고가 실종된 것
이다. 민사법에 익숙한 법관들은 자주 국가배상에 관해 “눈먼 돈(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엄
밀히 따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엄밀히 따지다’고 함은 오직 민사법적 관점에서 공무
원의 고의・과실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떤 행정조치에 대해 위법성을 인정
하면서도, 심지어 위법을 이유로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어 그 위법성에 관해 기판력
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고의・과실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하는 판례가 형성되어 확대・고착되었다. 급기야 최근에는 위법한 처분에 대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기 위한 논거로서,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한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없다든
지, 국가에게 배상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든지 하는 판시까
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를 극복하지 않으면 국가배상법의 개혁은 공염불이 된다.
개혁(reform; la reforme, die Reform)은 ‘틀을 다시 짜는 것’이다. 국가배상의 ‘틀’을 私法的
대위책임에서 공법적 자기책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공무원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국가가
대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자신의 기관인 공무원의 직무행위로 인해 ― 따라서 공법적으
로 ― 국가 스스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먼
저 우리 대법원판례를 유형화하여 분석함으로써 그 문제점을 밝히고(Ⅱ.),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을 통해 인식의 지평을 넓인 다음(Ⅲ.), 우리 국가배상에 대한 해석론적・
입법론적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Ⅳ.).3)
3) 필자는 이미 2010. 6. 25. 한국공법학회 공법학자대회에서, 판례 분석과 프랑스・독일에 대한 비교법적 연구를 기초로 헌법 및 국가배상법 규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론을 제시하면서 공법적 자기책임으로서의 국가배상책임을 주장하고, 이를 명확히 하는 국가배상법의 개정을 제안한 바 있고, 2018. 5. 18. 한국공 법학회에서 이를 재론하는 발표를 하였으나, 그동안 公刊하지 못했다. 특기할 것은 그동안 필자의 문제 의식과 맥락을 같이하는 다수의 연구들이 축적되어 학문적 기반이 구축되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김중권, 국가배상법상의 과실책임주의의 이해전환을 위한 小考, 법조, 제635호, 2009, 45-90면; 정준현, 국가배상의 책임주체와 과실책임에 관한 연구, 미국헌법연구, 제22권 제1호, 2011, 325-356면; 정승윤, 국가배상법상 위법과 고의・과실 개념에 관한 소고, 부산대 법학연구, 제52권 제4호, 2011, 53-78면; 박 현정, 프랑스 국가배상책임제도에서 위법성과 과실의 관계, 한양대 법학논총 제29권 제2호, 2012, 5-28 면; 최계영, 처분의 취소판결과 국가배상책임, 행정판례연구 제18집 제1호, 2013, 261-300면; 박현정,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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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판례의 분석
- 유형화
(1) 판례 분석의 첫 단계는 유형화이다. 잘 구별하는 자가 잘 판단한다!4) 영조물책임 이외
에, 공무원의 직무행위로 인한 국가배상 사안의 유형화는 그 직무행위의 성질을 기준으로 한
다. 먼저 사실적 행위(㉮)와 법적 조치(㉯)로 구별되는데, 후자의 법적 조치는 다시 작위(㉯1)
와 부작위(㉯2)로 구분된다. 작위는 개별처분과 법령제정행위로 나눌 수 있고, 부작위는 다시
감독・예방조치의 불이행의 경우와 수익처분의 발급을 거부하거나 지체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사실적 행위(㉮)의 경우에는 그 위법성이 과실의 문제로 흡수되어 과실의 인정 여부가 주
로 문제되는 반면, 법적 조치(㉯)의 경우에는 그 위법성 여부가 먼저 독자적으로 판단된 후
그에 추가하여 과실이 요구되느냐, 요구되더라도 위법성만으로 과실이 인정될 수 있느냐가
문제된다. 본고의 결론을 먼저 말하면, 현행법의 해석론으로도 법적 조치의 경우에는 위법성
이 인정되면 그것으로 동시에 공무원의 과실(‘공무과실’)도 인정됨으로써 국가배상책임이 성
립한다는 것이다. 입법론으로는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을 ‘공무수행상의 하자’로 규정함으
로써 위법한 법적 조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고에서
문제의 초점이 법적 조치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에 있기 때문에, 이하의 판례 분석에서 사실적
행위에 관한 것은 판례는 제외한다.
법적 조치에 관한 판례 중 감독조치 불이행의 경우에 대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위법’을 인정하는 사안에서는 모두 예외 없이, 과실 여부에 관한 명시적인 판단 없
이, 과실의 인정을 전제로, 배상책임을 긍정하였다.5)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경우에도 과실을
랑스 행정법상 ‘역무과실’(la faute de service)에 관한 연구 ― 역무과실과 위법성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법학박사논문, 2014; 이일세, 국가배상에 관한 주요 판례분석: 법령위반(위법성)을 중심으로, 안암법학회, 2014, 439-485면; 문병효, 대법원의 긴급조치 및 국가배상 관련 판결들에 대한 비판적 고 찰, 민주법학, 제59호, 2015, 41-97면; 안동인, 국가배상청구소송의 위법성 판단과 객관적 정당성 기준, 행정법연구 제41호, 2015, 27-53면; 이윤정,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본질 및 요건에 대한 재검토, 강원법학, 제47권, 2016, 441-471면; 정하중, 우리 국가배상법의 개선방안, 토지보상법연구, 제16집, 2016, 1-41면 등.
4) bene cernit, qui bene distinguit; Wer gut unterscheidet, der entscheidet gut! 졸저,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 능, 66면 참조.
5) 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4다225083 판결(주점 화재로 인한 사망, 소방공무원의 감독조치 불이행);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범인식별실 불사용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5다48944 판결(유흥주점 화재로 인한 사망, 소방공무원의 감독조치 불이행);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759 판결(부랑인 선도시설 및 정신질환자 요양시설에서의 수용자에 대한 폭행 등 부당한 대우, 담당 공무원의 감독조치 불이행); 대법원 2001. 3. 9. 선고 99다64278 판결(토석채취공 사 중 암석이 굴러 가스저장시설을 충격하여 화재 발생, 토지형질변경 허가권자인 행정청의 감독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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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 자체를 부정하였
다.6) 이와 같이 부작위 중 감독조치 불이행에 관한 판례는 이미 본고의 결론에 합치하고, 또
한 작위 중 법령제정행위에 관한 판례는 찾기 어려우므로, 이하에서는 (적극적) 개별처분과
거부처분에 관한 판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2) 위법한 개별처분 및 거부처분으로 인한 국가배상 판례는 아래 <표 1> 총목록과 같이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총 33개로 조사되었다. 이 중 과실을 요구하지 않거나, 과실을 무조
건 또는 조건부로 추정하거나, 아니면 일정한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과실을 인정함으로써 배
상책임을 긍정한 것은 13개이고, 나머지 26개는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심지어 취소판결이
확정되어 처분의 위법성에 관해 기판력이 발생한 경우에도, 공무원의 ‘과실’을 부인함으로써
청구를 배척하였는데, 그 중 국가배상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이 12개에 달
한다.
아래 <표 1>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분류는, 과실을 요구하지 않거나 위법성만으로 과실
을 추정한 판례(A+유형), 조건부로 과실을 추정한 판례(A0유형), 일정한 객관적 사정을 기초
로 과실을 인정한 판례(A—유형), 객관적 사정과 담당공무원의 주관적 사정, 특히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를 갖고 결정했다는 이유로 과실을 부정한 판례(C유형), 재량행위로서 재량기준
에 의거하여 결정했다는 이유로 과실을 부정한 판례(D유형),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및 객관
적 정당성 상실이 없다거나 국가에게 배상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
로 과실을 부정한 판례(F유형)와 반대로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는 이유로 과실을 인정
하여 국가배상책임을 긍정한 판례(B유형)이다. 위 유형들의 명칭은 本稿에서 피력하는 필자
의 관점에서 평가하면 받게 될 학점(정확하게 말해, 평점)과 상응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앞서 본 감독조치 불이행에 관한 판례 중 ‘위법’만으로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각주 5)은 A+유형에 해당하고, 배상책임을 부정한 것(각주 6)은 ‘객관적 정당성’을
판단기준으로 삼았지만 그것을 과실이 아니라 위법의 징표로 파악하고 별도로 과실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에서 A0유형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불이행).
6)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전원합의체 판결(교육감 및 담당공무원의 종립학교의 위법한 종 교교육이나 퇴학처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불이행);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2132 판결(경찰 관 음주운전 단속시 운전자의 요구에 따라 곧바로 채혈을 실시하지 않고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만을 하고 1시간 12분이 지난 후 채혈한 조치); 대법원 2007. 10. 25. 2005다23438(경찰관들의 인질 구출 및 납치범 검거 직무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질의 아버지가 범인들에게 피살, 경찰의 상황판단 미숙, 안이한 상황대처, 허술한 작전, 현장상황의 신속한 보고나 전파의 부재, 늦장 대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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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유형 ①1968.11.05. 68다1770 건물철거명령 O 위법성만으로 과실 인정・추정 A+ ②1969.05.27. 68다824 압수물환부처분 O 위법성만으로 과실 인정・추정 A+ ③1973.10.10. 72다2583 특허취소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④1979.04.10. 79다262 물품세부과처분 O 객관적 사정에 의거 과실 인정 A- ⑤1981.08.25. 80다1598 숙박업영업허가취소처분 O 과실의 조건부 추정 A0 ⑥1984.07.24. 84다카597 의료기관업무정지처분 X 재량기준 → 과실 부정 D ⑦1991.01.25. 87다카2569 상속세부과처분 O 객관적 사정에 의거 과실 인정 A- ⑧1994.11.08. 94다26141 이발소영업허가취소 X 재량기준 → 과실 부정 D ⑨1995.07.14. 93다16819 전역보류처분 O 위법성만으로 과실 인정・추정 A+ ⑩1995.10.13. 95다32747 노조설립신고반려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⑪1996.11.15. 96다30540 토지초과이득세부과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⑫1997.05.28. 95다15735 개발부담금부과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⑬1997.07.11. 97다7608 자동차정비업허가거부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⑭1999.03.23. 98다30285 준공검사 지연 O 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⑮1999.09.17. 96다53413 유선업경영신고반려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⑯2000.05.12. 99다70600 산림개간허가취소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⑰2001.02.09. 98다52988 건축허가취소처분 O 과실의 조건부 추정 A0 ⑱2001.12.14. 2000다12679 교수임용거부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⑲2001.03.13. 2000다20731 통관보류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⑳2002.05.10. 2001다62312 인증기관업무정지차븐 X 재량기준 → 과실 부정 D ㉑2003.11.27. 2001다33789등사법시험불합격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㉒2003.12.11. 2001다65236 공인회계사시험불합격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㉓2004.06.11. 2002다31018 종합토지세부과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㉔2004.12.09. 2003다50184 교도소 징벌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㉕2007.05.10. 2005다31828 교통부담금부과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O 객관적 사정에 의거 과실 인정 A- ㉖2011.01.27. 2009다30946 교수재임용거부처분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㉗2011.01.27. 2008다30703 장해급여 취소처분 취소재결 O 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㉘2012.05.24. 2012다11297 건축허가거부처분 O 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㉙2013.04.26. 2011다14428 변리사시험불합격처분 X 객관적‧주관적 사정 → 과실 부정 C ㉚2013.11.14. 2013다206368 농업기반시설 매수 부관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㉛2015.11.27. 2013다6759 토석채취허가거부처분 O 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㉜2016.06.23. 2015다205864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사용금지 조치 요청 X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㉝2018.12.27. 2016다266736 변호인접견불허처분 O 위법성만으로 과실 인정 A+
<표 1> 총목록
(3) 위 판례들을 처분의 종류를 기준으로 적극적 침익처분과 제3자에 대한 수익처분으로
나누고 다시 적극적 침익처분을 일반침익처분, 제재처분 및 공과금부과처분으로 나누어 표시
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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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34
<표 2> 분류표
적극적 침익처분 [제1유형]
일반침익처분
건물철거명령(판례①)(O) 특허취소처분(판례③)(X) 건축허가취소처분(판례⑰)(O) 농업기반시설 매수 의무를 부과하는 부관(판례㉚)(X) 환경부장관이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원고가 제조・판매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사용금지 조치를 요청한 행위(판례㉜)(X)
제재처분 숙박업영업허가취소처분(판례⑤)(O) 의료기관업무정지처분(판례⑥)(X) 이발소영업허가취소(판례⑧)(X) 산림개간허가취소처분(판례⑯)(X) 인증기관업무정지처분(판례⑳)(X)
공과금부과처분
물품세부과처분(판례④)(O) 상속세부과처분(판례⑦)(O) 토지초과이득세부과처분(판례⑪)(X) 개발부담금부과처분(판례⑫)(X) 종합토지세부과처분(판례㉓)(X) 교통부담금부과처분(판례㉕)(△)
제3자에 대한 수익처분 [제3유형]
압수물환부처분(판례 ②)(O) 근로복지공단의 장해급여 취소처분을 취소하는 산재심사위원회의 재결(판례㉗)(O)
거부처분 (처분지연 포함) [제2유형]
전역보류처분(판례⑨)(O) 노조설립신고반려처분(판례⑩)(X) 자동차정비업허가거부처분(판례⑬)(X) 준공검사지연(판례⑭)(O) 유선업경영신고반려처분(판례⑮)(X) 교수임용거부처분(판례⑱,㉖)(X) 통관보류처분(판례⑲)(X) 사법시험불합격처분(판례㉑)(X) 공인회계사시험 불합격처분(판례㉒)(X) 건축허가거부처분(판례㉘)(O) 변리사시헙불합격처분(판례㉙)(X) 토석채취허가지연(판례㉛)(O) 변호인접견불허처분(판례㉝)(O)
※ (O): 청구인용 (X): 청구기각 (△): 일부인용
위 분류는 필자의 ‘행정법분쟁 4유형론’7)에 상응한다. 적극적 침익처분은 모두 제1유형에
속하고, 거부처분은 제2유형에, 제3자에 대한 수익처분은 제3유형에 해당한다. 제4유형은 여
기에 없고 상술한 감독조치 불이행의 경우에 발견된다. 제1유형 중 공과금부과처분은 국가배
상과 공법상 부당이득 반환의 관계와 관련하여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기할 것은 일
반침익처분은 건물 내지 건축에 관한 것만 국가배상이 인정되었고, 제재처분은 최초의 1981
년 판례에서만 국가배상이 인정된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인정된 적이 없으며, 제3자에 대한
수익처분에 관해서는 모두 국가배상이 인정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수익처분의 발급 거부 또
는 지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위 전역보류처분(판례⑨)의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 판결 또는 재결에 위반한 위법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또는 판결 또는 재결이 없더라
도 신속히 처분을 발급할 직무상 의무가 있고 그 위반으로 인해 위법이 인정되면 역시 그것
만으로 — 객관적 주의의무를 그르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공무원의 과실도
7)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22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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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35
인정하여 배상책임을 긍정한 반면,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경우에는 모두 공무원의 과실을 부
정하였다. 아래 유형별 고찰(C유형)에서 후술한다.
- 유형별 고찰
(1) A+유형 (과실不要 또는 무조건 과실추정)
이 유형은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한 후 그것을 근거로 바로 국가배상을 인정한 판례
이다. 판례①, ②, ⑨가 이에 해당한다. 판례①은 공무원의 과실 여부를 묻지 않고 건물철거명
령이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라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불법행위책임을 면할 수 없
다고 판시하였다. 판례②, ⑨에서는 공무원의 과실을 별개의 요건으로 보면서도 처분의 위법
성에 기하여 그것만으로 바로 과실을 추정하였다. 즉, 판례②는 고소인에 대한 압수물환부처
분이 위법한 처분임이 명백하고 따라서 공무원인 검사가 “고의나 과실로” 위법한 처분을 하
였다고 “아니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판례⑨은 병역법 및 동법시행령에 위반된 내규(兵인
사관리규정)를 발령・유지시킨 육군참모총장에게 “직무상의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
라고 판시하였다. 판례⑭도 준공검사의 현저한 지연에 대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
을 이유로 위법성을 인정한 다음 그것만으로 배상책임을 인정한 점에서 역시 A+유형으로 평
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이 이후의 판례에서 — 아래 B유형과 F유
형에서 보는 바와 같이 — 위법성에 더하여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별개의 요건으로 변질된 것
이 문제이다. 그러나 최근 판례㉝에서 변호인접견불허처분이 위법한 직무행위라는 이유로 바
로, 공무원의 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함으로써 본고에서 주장하는 국
가배상법 개혁의 희망이 보인다.
<표 3> A+유형
①1968.11.05. 68다1770 건물철거명령 (무허가 착오) 인용중대 명백한 위법성 → 배상책임 A+
②1969.05.27. 68다824 압수물환부처분 (환부대상자 착오) 인용명백한 위법성 → 과실 무조건 추정 A+
⑨1995.07.14. 93다16819 전역보류처분 (근거규정 위법) 인용규정의 위법성 → 과실 무조건 추정 A+
⑭1999.03.23. 98다30285 준공검사 지연 (현저한 지연) 인용객관적 정당성 상실 → 위법성 → 배상책임A+
㉝2018.12.27. 2016다266736 변호인접견불허처분 O 위법성 → 배상책임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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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36
(2) A0유형 (조건부 과실추정)
이 유형은 일정한 조건 하에서 공무원의 과실을 추정한 판례이다. 판례⑤, ⑯이 이에 해당
한다. 즉, 양 판례 모두 “법령에 대한 해석이 복잡, 미묘하여 워낙 어렵고 이에 대한 학설,
판례조차 귀일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소극적 조건과, “일반적
으로 공무원이 관계법규를 알지 못하였다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여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어떤 행정처분을 하였다면”이라는 적극적 조건을 들고, 그러한 조건 하에서는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이에 관한 과실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인
바”라고 과실을 추정한다.8)
<표 4> A0유형
⑤1981.08.25. 80다1598 숙박업영업허가취소 (법령해석오류) 인용소극적・적극적 조건 → 과실 추정 A0
⑰2001.02.09. 98다52988 건축허가취소 (취소사유 오인) 인용소극적・적극적 조건 → 과실 추정 A0
(3) A—유형 (객관적 사정에 의거하여 과실 인정)
이 유형은 처분의 위법성과 별도로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하여 국가배상청구를 인용한 판
례인데, 공무원의 주관적 사정과 무관한 ‘객관적 사정’만을 기초로 과실을 인정한다. 판례④,
⑦과 판례㉔ 중 청구인용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즉, 판례④는 물품세부과처분에 관해, 감사원
시정판결, 부산세관장 및 국세청기술연구소의 회보 등 당시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상
급관서에 질의하거나 재무부관세국에의 조회하는 등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고 판시하고, 판례⑦은 상속세부과처분에 관해, ‘부실감정’에 기초한 상속재산 평가가 공무원
의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9)10)
8) 판례⑤는 숙박업영업허가취소처분에 관해, 미성년자의 혼숙을 이유로 숙박업영업허가를 취소할 수 있 는 법률상 근거가 없고 이를 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보건사회부훈령을 소급 적용한 것은 공무원(중 구청장)의 ‘법령의 해석, 적용상의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판례⑯은 건축허가취소처분에 관하여, 건축허가의 경위와 당시의 담당 공무원의 판단 내용, 건폐율 산정 및 건축 허가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과 이 사건 건축허가 대상이 된 대지를 사업부지로 한 이 사건 도시계획 시설사업계획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담당공무원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9) 판례㉕는 총 15번에 걸친 교통부담금부과처분 분납금 중 마지막 15회분에 대해 국가배상을 인정한 것 인데, 同種의 처분이 대법원판결을 통해 위법한 것으로 확정된 후 이를 유관 행정부서로부터 시달된 업무지침이나 업무연락 등을 통해 충분히 인식할 수 있게 되었으면 담당공무원으로서는 최소한 그 때 까지 납부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15회분에 관해서는 이를 수납하지 않거나 징수절차에 나아가지 아니하 여 장래를 향한 위법한 행정작용을 중지 내지 회피하여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은 과실 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10) 최근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5다224797 판결은 성폭력범죄의 소년 피의자들이 경찰의 피의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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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37
<표 5> A—유형
④1979.04.10. 79다262 물품세부과처분 (과세대상품목 오인) 인용객관적 사정(질의・조회 않음)을 기초로 과실 인정 A—
⑦1991.01.25. 87다카2569 상속세부과처분 (상속재산평가 오류) 인용객관적 사정(부실감정 不知)을 기초로 과실 인정 A—
㉕2007.05.10. 2005다31828 (청구인용 부분) 교통부담금부과처분 (법령해석 오류) 인용대법원판결 이후의 처분 → 객관적 사정 (판례확립)을 기초로 과실 인정 A—
(4) B유형 (위법성과 객관적 정당성 상실에 의거하여 배상책임 인정)
이 유형은 최근 아래 F유형과 같이 위법성에 더하여, 심지어 항고소송에서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취소 확정된 경우에도, 별개의 요건으로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을 요구하지만, 당해
사안의 사실인정에 비추어 담당공무원의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객관적 정당성 상실
을 긍정함으로써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례이다. 판례㉗, ㉗, ㉛이 이에 해당한다. 위법성 이외
에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을 요구하기 때문에 A평점을 줄 수 없지만, 위법한 법적 결정에
대해 여하튼 과실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B평점은 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객관적 정당
성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으로 인한 판단의 자의성은 비판을 면할 수 없다.11)
<표 6> B유형
㉗2011.01.27. 2008다30703 장해급여 취소처분 취소재결 (민사확정판결 모순 사실인정) 인용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㉘2012.05.24. 2012다11297 건축허가거부처분 (위법한 부관의 이행 요구) 인용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㉛2015.11.27. 2013다6759 토석채취허가 지연 (이행재결에 불응) 인용위법성 + 객관적 정당성 상실 B
(5) C유형 (객관적 사정과 주관적 사정에 의거하여 과실 부정)
이 유형은 법령해석이 복잡 난해하고 이에 대한 판례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객관적 사정과
공무원 나름대로 신중하게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법령을 해석하였다는 주관적 사정을 기초로
문조서 작성시 직무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구하는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범죄수사를 하면서 지켜야 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한계를 위반하였다면 이는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특히 피의자가 소년 등 사회적 약자인 경우에는 수사과정에서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 도록 더욱 세심하게 배려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 따라서 경찰관은 피의자의 진술을 조서화하는 과정에 서 조서의 객관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고의 또는 과실로 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함으로써…”고 판시하였는데,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이 순수한 법적 결정은 아니지만, 위법성을 인정 한 동일한 사정에 의거하여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A-유형으로 평가할 수 있다.
11) 同旨, 최계영, 처분의 취소판결과 국가배상책임, 행정판례연구 제18집 제1호, 2013, 261-30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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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38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한 판례이다. 1990년대까지 배상책임을 부정한 판례의 대종을 이루는
유형인데, 2000년대에도 아래 F유형과 더불어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판례③, ⑩, ⑪, ⑫, ⑬,
⑮, ⑲, ㉓, ㉙ 총 9개의 판례가 이에 해당한다. 이 중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것이 5개에 이른다.12) 주목할 것은 판례⑩, ⑬, ⑮, ⑲, ㉙는 계쟁처분이 이미 행정소송에서
취소 확정되어 그 위법성에 관한 기판력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별개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함으로써 배상책임을 배척하였다는 점이다. 판례㉙에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수험생에 대한 불합격처분을 행정청이 직권취소까지 하였다.
<표 7> C유형
③1973.10.10. 72다2583 특허취소처분 (법령적용・해석오류)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객관적 사정 → 합리적 근거 C+ 파 기
C+ ⑩1995.10.13. 95다32747 노조설립신고반려처분 (법령해석 오류) 취소 확정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객관적 사정 → 합리적 근거
C0 ⑪1996.11.15. 96다30540 토지초과이득세부과처 분(법령해석 오류)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 주관적 사정 →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
⑫1997.05.28. 95다15735 시행령제정 및 개발부담금부과처분 (시행령 위법)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 주관적 사정 →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 C0
⑬1997.07.11. 97다7608 자동차정비업허가거부 처분 (거부사유 위법) 취소 확정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 주관적 사정 →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 C0
⑮1999.09.17. 96다53413 유선업경영신고반려 처분 (시행령 위법) 취소 확정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객관적 사정 → 합리적 근거 C+ 파 기
⑲2001.03.13. 2000다20731 통관보류처분 (법령해석 오류) 취소 확정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 주관적 사정 →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 C0 파 기
㉓2004.06.11. 2002다31018 종합토지세부과처분 (과세대상 오인) 기 각 법령해석 미확립 / 주관적 사정 →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 C0 파 기
㉙2013.04.26. 2011다14428 변리사시험 불합격처 분(시행령 위헌)
취소 확정 직권 취소
기 각 반대견해 가능 / 주관적 사정 →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 C0 파 기
12) 판례㉙에 관해 특기할 것은, 원심은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을 근거로 과실을 인정하였었는데(B유형), 대 법원이 이를 정면으로 뒤집어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될 정도가 아니라고 판시하였더라면 F유형이 될 것 이지만, 그리하지 않고 C유형으로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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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39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판례③은 특허취소처분에 관해, 처분 당시 신법적용과 구법적
용 사이에 견해가 대립되어 이에 관해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판단도 달랐는데, 3인의 위원을
선정하여 반년이 넘게 심의를 시켜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근거로, 대법원의 최종판단으로 결
과적으로 법령의 부당집행이 되었더라도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판
례⑩은 노동조합설립신고반려처분에 관해, 노동부의 업무처리 지침 내지 관행 등이 행정소송,
관련기관의 유권해석 등을 통하여 현실적으로 명백하게 위법 내지 부당한 것으로 논의되어진
바 없다가 대법원판결을 통해 비로소 위와 같은 지침・관행에 근거한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밝혀지게 된 점을 근거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여 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판례⑮는 유선
업 경영신고 반려처분에 관하여, 시행령 규정에 유선업 경영신고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실질
적 검토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어, 해당 항만시설의 관리청인 항만청에 대한 질의
하여 그 회신을 토대로, 전용사용권자의 공동사용동의가 없음을 이유로 위 반려처분을 한 것
은 법령의 해석, 적용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
시하였다.13) 위 판례들은 신중한 심의과정, 업무처리 지침 내지 관행, 질의회신 등 객관적이
고 구체적인 사정들을 기초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 평가
를 할 수 있다(C+유형).
그러나 그 후 판례들에서는 법령의 해석이 분명하지 아니한 상황 하에서 ― 위와 같은 특
별한 객관적인 사정들을 제시함이 없이 ― 담당공무원이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를 갖고 결
정하였다고 판시함으로써 공무원의 주관적 사정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크
다(C0유형).14) 예컨대, 판례⑲는 통관보류처분에 관하여, 통관대상이었던 타이어가 법령상 수
입선다변화품목인 승용자동차용 타이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담당공무원
이 타이어의 실제 사용용도를 중시하여 통관을 보류한 것은 상당한 합리적 근거가 있고, 위
타이어가 수업선다변화품목에 해당한다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근거로 과
실을 부정하였다.
13) 판례⑮에서 특기할 것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에게 위 시행령이 상위법규에 위배되는지 여부 까지 사법적으로 심사하여 그 적용을 거부할 것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 하고 있고, 또한 공무원의 과실에 관한 입증책임이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14) 즉, 판례⑪은 토지초과이득세부과처분에 관해, 당해 토지가 토지초과이득세의 부과대상인지 여부가 명 백하지 않다가 위 처분 이후 다른 同種의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대법원 판결에 의해 비로소 명확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판례⑫는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시행령 및 그에 의거한 개발부담금부과처분에 관해, 법률 규정의 해석에 관한 견해가 통일되어 있지 아니한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여러 가지 견해 중 어느 하나에 따라 시행령을 제정하였는 데, 그 후 그와 유사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의해 그 시행령 규정이 위법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판례⑬은 인근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한 자동차정비업허가거부처분에 관 해, 처분 당시 관련공무원들이 허가기준을 정한 법령에 ‘지역주민의 이용편의’ 등 지역적 특수성을 고 려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을 근거로 소음・분진・냄새 등 환경오염의 예방도 하나의 행정목적이라고 보 고 인근주민들의 반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점을 근거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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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40
(6) D유형 (재랑행위로서 재량기준에 의거했다는 이유로 과실 부정)
이 유형은 당해 처분이 재량권남용으로 위법하더라도 법령 또는 훈령상의 재량기준에 의
거한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한 판례이다. 판례⑥, ⑧, ⑳이 이에 속하는
데, 모두 제재처분에 관한 것으로서, 모두 제재처분이 행정소송 또는 행정심판에서 재량권남
용으로 취소 확정된 경우이다.
<표 8> D유형
⑥1984.07.24. 84다카597 의료기관업무정지 (재량권남용) 취소 확정기각재량행위 / 재량기준에 의거 D 파기
⑧1994.11.08. 94다26141 이발소영업허가취소 (재량권남용) 취소 확정기각재량행위 / 재량기준에 의거 D
⑳2002.05.10. 2001다62312 인증기관업무정지 (재량권남용) 취소 확정기각재량행위 / 재량기준에 의거 D
위 판례들에서는 모두, 공무원의 과실을 판단함에 있어 다른 사정들은 전혀 고려하지 아니
하고 오직 당해 처분이 법령 또는 훈령상의 재량기준에 의거하였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러한 재량기준도 객관적인 사정의 하나이므로 이에 근거하여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
한 것은 위 C+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 재량기준이 과도하거
나 그렇지 않더라도 구체적 사정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이어서 재량기준 자체가 위법한 것
으로 판단된 경우에는 ― 재량기준 제정행위에 관한 과실을 살펴보아야 함에도 이를 간과하
고, 재량기준이 탄력적인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안이하
게 그 기준에 따라 제재처분을 내리게 된 과실을 문제 삼아야 함에도 이를 간과하였다는 점
에서 비판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D유형으로 분류하고자 한다.15)
(7) F유형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을 부정함으로써 배상책임 배척)
이 유형은 공무원의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과 처분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이 없다는 이유로
공무원의 과실 내지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판례이다. 2000년대에 들어 새롭게 등장하여 지금
까지 대종을 이루고 있는 유형인데, 판례⑯, ⑱, ㉑, ㉒, ㉔, ㉕, ㉖, ㉚, ㉜ 등 9개가 이에 해
당한다. 이 중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것은 5개에 이른다.16) 계쟁처분이 행정
15) 위 판례⑥은 부산직할시장의 처분에 관한 것으로, 피고가 부산직할시인데 재량기준은 보건사회부훈령 이고, 판례⑧은 부천시 남구청장의 처분에 관한 것으로, 피고가 부천시인데 재량기준은 공중위생법시행 규칙(보건사회부령)이어서, 재량기준의 제정에 관한 책임을 피고에게 물을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판례⑳는 산업자원부장관의 처분에 관한 것으로, 피고가 대한민국이고 재량기준은 시 행령 및 그에 의거한 산업자원부훈령이기 때문에, 재량기준의 제정에 관한 책임이 문제되지 아니한 것 이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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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41
소송에서 취소 확정된 경우가 5개인데, 판례㉑, ㉒에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수험생
에 대한 불합격처분을 행정청이 직권취소까지 하였다.
<표 9> F유형
⑯2000.05.12. 99다70600 산림개간허가취소 (취소사유 오인) 취소 확정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및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 부정 F 파 기
⑱2001.12.14. 2000다12679 교수임용거부처분 (시장 무권한 제청) 취소 확정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및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 부정 F 파 기
㉑2003.11.27. 2001다33789등사법시험불합격처분 (출제오류) 취소확정 직권취소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및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 부정 F 파 기
㉒2003.12.11. 2001다65236 공인회계사시험 불합격처분 (출제오류)
취소확정 직권취소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및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 부정 F 파 기
㉔2004.12.09. 2003다50184 교도소 징벌처분 (절차적 위법) 기 각 처분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과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 부정 F 파 기
㉕2007.05.10. 2005다31828 (청구기각 부분) 교통부담금부과처분 (법령해석 오류)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및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 부정 F
㉖2011.01.27. 2009다30946 교수재임용거부처분 (소청심사 취소) 취소 확정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및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㉚2013.11.14. 2013다206368 농업기반시설 매수 의무를 부과한 부관 (재량권남용)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및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㉜2016.06.23. 2015다205864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사용금지 조치 요청 (가정적 위법)
기 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및 처분 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부정 F 파 기
이 유형의 판례는 판례㉖을 제외하고 모두 동일한 일반론을 전개하고 있다. 즉, 행정처분
이 위법하여 항고소송에서 취소된 경우에도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
당”하고, 그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
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16) 최근에 이를수록 파기 건수가 감소하는데, 이는 F유형의 판례가 확고하게 확립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 라고 할 수 있으나, 필자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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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42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우선, 위 일반론에서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로써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이 충족된다고 하였지 공무원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설시한 것은 아니므로, 혹시 위법
성의 요소로 추가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통상 판례는 국가배상에
서의 위법성을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공
서양속 등의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으로 파악하
고 있다.17) 다시 말해,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이라는 징표는 그동안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
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되어 왔으므로, 이와 정면으로 모순되게 위 F유형의 판례들이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을 축소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F유형의
판례는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 요건 이외에 공무원의 과실을 요구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
— 위법성의 요소와는 다른 의미의 —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이라는 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판례㉖은 이를 명시하고 있다.18)
특히 F유형의 초기판례인 판례⑯, ⑱은 위와 같은 일반론의 말미에 대법원 1999. 3. 23. 선
고 98다30285 판결(판례⑭)을 참조 표시하고 있었는데, 동 판결은 위 A+유형에서 본 바와 같
이, 준공검사 지연으로 인한 국가배상을 인정한 것으로, 그 ‘위법성’의 근거로 설시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에서 위법성 판단의 근거로 사용되는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이라는 개념을 ― 위법성이 인정되는 사안에서, 심지어 이미 항고소송에서 취
소 확정된 사안에서, ― 공무원의 과실을 부정하기 위한 근거로 轉用하고 있다는 비판이 가
능하다. 말하자면, F유형의 판례는 그 탄생에서부터 체계적 모순을 갖고 있었다. 그 후 판례
㉑부터 위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30285 판결(판례⑭)의 참조 표시가 사라지고 대신
‘자가발전 식으로’ 판례⑯, ⑱을 참조 표시하고 있는데, 아마도 위와 같은 비판을 의식하였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여하튼 F유형에서는 동일한 일반론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면서 공
무원의 ‘과실’을 부정하여 국가배상을 배척하고 있는데, 감독조치 불이행의 경우에는 위 각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을 근거로 부작위의 ‘위법성’을 인정하여 배상청
구를 인용하는 판례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판례의 자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위 일반론에 의하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
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
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
17) 대표적으로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70180 판결 참조.
18) 즉, “국・공립대학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것이 불법행 위가 됨을 이유로 국・공립대학 교원 임용권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당해 재임용거부가 국・공립대학 교원 임용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 은 고의・과실이 인정되려면 국・공립대학 교원 임용권자가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임용거부처 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밑줄: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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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43
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한다.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 ⇒ 「처분의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 ⇒ 「공무원의 과실」이라는 3단계의 등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과연
어떠한 근거로 이 등식이 성립할 수 있는지 극히 의문일 뿐만 아니라,19) ‘국가 책임부담의
실질적 이유’라는 극단적인 불확정개념에 의거한 자의적 판단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20)
후술하는 바와 같이, 필자는 프랑스의 판례・실무를 참고하여, 위와 같은 판단기준들, 즉,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행정처분의 태양 및 원인, 피해자측의 관여 유무, 손해의 정도
등은 과실 여부 및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일도양단적’인 기준이 아니라, 배
상책임의 범위, 즉 배상금액을 ‘탄력적’으로 ― 私法的인 손해액 산정방법이 아니라, 손해의
공평한 분배라는 공법적인 관점에서 ― 결정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8) X유형 (공과금부과처분)
이상의 유형들과는 별도로, 판례④(물품세부과처분), 판례⑦(상속세부과처분), 판례⑪(토지초
과이득세부과처분), 판례⑫(개발부담금부과처분), 판례㉓(종합토지세부과처분), 판례㉕(교통부
담금부과처분)를 X유형으로 묶을 수 있는데, 이는 모두 공과금부과처분에 관한 것이라는 공
통점을 갖는다. 이 중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판례④, ⑦ 및 판례㉕의 청구인용 부분인데,
모두 위 A0유형의 논거로써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하고 있다. 국가배상청구를 배척한 나머지
판례들은 대부분 C유형의 논거로써, 다만 판례㉔의 청구기각부분은 F유형의 논거로써, 공무
원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19) F유형 판례들은 위법한 처분을 내리게 된 과정을 전혀 살피지 않는다. 예컨대, 위 판례⑯에 있어, 무권 한, 절차위반 및 재량권남용을 이유로 제1차・제2차 허가취소처분이 행정소송에서 위법으로 취소 확정 되었다면, 그러한 위법한 처분을 함에 있어 과연 군수, 면장 등 관계공무원의 직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를 살펴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아니하고 위 허가취소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이 있는지 여부만을 문제 삼 고 있다.
20) 특기할 것은 위 판례㉑은 결론부분에서 ‘처분의 객관적 정당성’을 명시적으로 설시하고 있는 반면, 판 례㉒는 이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의 판례에서는 원고들이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승 소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취소판결의 - 처분의 위법성에 관한 -기판력이 국가배상소송에 미 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처분의 객관적 정당성’을 명시적으로 부정할 수 있었으나, 후자의 판례에 서는 원고들이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당사자들이어서 그 취소판결의 기판력을 의식하여 이 를 명시적으로 부정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취소판결의 기판력의 대세효를 긍정 하는 私見(졸저,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444면 이하 참조)에 의하면, 판례㉑의 경우에도, 불합격처분 취소판결의 효력은 그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던 응시자들 뿐만 아니라, 그와 동일한 입장에 있는 응시자 모두에게 미친다. 그렇다면 판례⑳의 경우에도 분명히 ‘위법’한 처분이라는 점에 기판력을 받고 있는 처분이 어떻게 ‘객관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은 동일하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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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44
<표 10> X유형
④1979.04.10. 79다262 물품세부과처분 (과세대상품목 오인) 인용객관적 사정(질의・조회 않음)을 기초로 과실 인정 A—
⑦1991.01.25. 87다카2569 상속세부과처분 (상속재산평가 오류) 인용객관적 사정(부실감정 不知) 을 기초로 과실 인정 A—
⑪1996.11.15. 96다30540 토지초과이득세부과 처분 (법령해석 오류) 기각법령해석 미확립 / 합리적 근거 C
⑫1997.05.28. 95다15735 시행령제정 및 개발 부담금부과처분 (시행령 위법) 기각법령해석 미확립 / 합리적 근거 C
㉓2004.06.11. 2002다31018 종합토지세부과처분 (과세대상 오인) 기각법령해석 미확립 / 합리적 근거 C 파기
㉕2007.05.10. 2005다31828 교통부담금부과처분 (법령해석 오류)
기각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객관적 정당성 상실 및 국가가 책임을 부담할 실질적 이유 부정 F
인용 대법원판결 이후의 처분 → 객관적 사정(판례확립)을 기초 로 과실 인정 AO
이 X유형의 판례에서 국가배상법 개혁을 위한 귀중한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즉, 이 판례의
사안들은 모두 당해 부과처분에 기하여 조세, 부담금 등을 납부한 후 그 납부액 상당의 국가
배상을 구하는 것인데, 예외 없이 그 부과처분들이 사전에 취소소송에서 취소되지 않았고 또
한 취소소송의 제소기간도 도과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취소소송에서 처분의 위법성만으로 취
소판결을 받아 그 취소판결의 기속력에 의하여 기납부액을 손쉽게 반환받을 수 있기 때문이
다. 이와 같이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이 도과한 경우에는 통상 민사소송으로써21) 부과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여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데, 부과처분의 위법성은 인정되지만 그 명
백성의 결여를 이유로 당연무효가 인정되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예비적 청구 또는 선택적
청구로 국가배상을 구하게 되고, 그 배상청구가 원심에서 인용되거나 배척되어 피고 또는 원
고가 상고한 사건이 위 X유형 판례의 대종을 이룬다. 말하자면, X유형의 판례에서는 국가배
상청구가 부당이득반환청구의 代替財이다.22)
21) 주지하다시피 대법원 2008. 3. 20. 선고 2007두6342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무효확인소송의 보충성이 부정되기 이전에는 이러한 경우 민사소송에 의하는 수밖에 없었다.
22) 실제로, 판례④는 원심에서 주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기각되고 예비적 청구인 국가배상청구 만이 인용되어 피고가 상고한 사건(상고기각)이고, 판례㉓에서는 주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취 하된 후 원심에서 예비적 청구인 국가배상청구만이 인용되어 피고가 상고한 사건(원심파기)이며, 판례 ㉕에서는 원심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더하여 국가배상청구가 선택적 청구로 추가되었는데,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기각되고 국가배상청구는 일부 인용되어 원고・피고 쌍방이 상고한 사건(쌍방상고기각)이다. 또한 판례⑦은 납세고지처분이 있기 이전에 자진 납부한 세액에 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고 납 세고지처분에 의거하여 납부한 세액에 관해서는 국가배상청구를 하였는데, 원심에서 양 청구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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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45
그렇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에서 처분의 당연무효를 인정하기 위해 위법성에 더하여 그 중
대・명백성이 필요하듯이, 국가배상청구에서도 처분의 위법성 이외에 그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요건이 요구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배상청구를 통해 사실상 부당이득반환의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처분의 ‘불가쟁력’이 잠탈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손배배상제도와 부당이득
반환제도는 ‘法構成’(Rechtskonstruktion)상의 차이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 특히 위법하게 지
급된 금전을 반환받는 데에는 -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23) 요컨대, 실무상 국가배상청구
는 처분에 불가쟁력이 발생한 후 손해배상 명목으로 기납부액을 반환받기 위한 수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위 판례⑪, ⑫, ㉓(C유형)이 공무원의 과실을 엄격하게 판단하여, 법
령해석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를 갖고 처분을 하였으면 과실이 없
다고 하면서 배상책임을 부정한 것에 충분히 수긍이 간다. 즉, 위법성의 중대・명백성이 없다
는 이유로 주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는 마당에 위법성만을 이유로, 또는 과
실을 쉽게 인정하여, 선택적 또는 예비적 청구인 국가배상청구를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
을 것이다. 반대로, 판례④, ⑦(A—유형)에서, 질의・조회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거나 부실감
정에 기초하였다는 객관적인 사정을 기초로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한 것은 과실의 객관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처분의 위법성의 명백성을 인정하여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인용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代替財인 국가배상청구를 인용하
였다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24)
요컨대, C유형의 판례는 X유형의 사안에 관한 한, 즉 공과금부과처분에 기하여 금전을 납
부한 후 제소기간 도과 후에 비로소 손해배상 명목으로 그 납부액을 돌려받기 위한 사안에
관한 한, 타당하다.25) 문제는 이러한 C유형의 판례 논리를 위 X유형과 다른 사안들에 轉用하
는 데에 있다. 이들 사안에서는 국가배상청구가 부당이득반환청구의 代替財가 아닐 뿐만 아
니라, 특히 제소기간 내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당해 처분이 위법으로 취소된 경우에는 처분
의 불가쟁력도, 처분의 당연무효도 모두 문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술한
인용되어 피고가 상고한 사건(상고기각)이며, 판례⑫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였다가 선택적 청구로 부 과처분의 근거인 시행령의 제정에 관한 국가배상청구를 추가하였는데, 원심에서 양 청구가 모두 기각 되어 원고가 상고한 사건(상고기각)이다.
23) 민법상으로 손해배상에는 손해를 안 때로부터 3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있고 과실상계, 손익상계가 가능 한 반면, 부당이득반환에는 비채변제, 불법원인급여, 특히 선의의 수익자의 반환범위의 제한이 있다는 차이가 있으나, 공법상 부과처분에 의거하여 납부한 금전을 돌려받는 경우에는 - 과실상계와 비채변 제, 불법원인급여, 선의의 수익자의 반환범위 등이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 사실상 차이가 거의 없다.
24) 최근 판례㉕의 청구인용부분은, 同種의 처분에 관해 그 위법성이 대법원판결에 의해 확정되었다는 점 을 근거로 그 이후 내려진 당해 처분의 위법성을 명백한 것으로 인정할 여지가 있으므로 국가배상청구 를 인용한 것에 찬성할 수 있겠으나, 위법성의 명백성에 의거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하는 것이 보 다 간명한 해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25) 후술하는 바와 같이 프랑스에서도 공과금 부과 및 징수결정에 관한 국가배상책임에 대해서는 보다 엄 격한 요건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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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와 같이 C유형의 판례는 공과금 부과처분만이 아니라, 특허취소처분(판례③), 노동조합설립
신고반려처분(판례⑩), 자동차정비업허가거부처분(판례⑬), 통관보류처분(판례⑲) 등에 무비판
적으로 반복되었고, 이에 더하여 공무원의 과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D유형, F유형의 판례
로 변질된 것이다. 있다. 요컨대, 우리 판례는 법방법론의 요체인 ‘구별’ 내지 ‘유형화’를 소
홀히 함으로 말미암아 모순이 심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는 데에는 비
교법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Ⅲ. 비교법적 고찰
- 프랑스
(1) 공법 독자적 제도로서의 국가배상
프랑스 행정법 역사에서 ‘공역무’(le service public)에 의거한 공법의 독자성을 천명한 1873
년 블랑코(Blanco)판결은 다름 아닌 국가배상에 관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프랑스의 행정법은
국가배상을 민법상의 손해배상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으로부터 발전하였다. 그 판결은 “공역
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행위로 인해 사인에게 가해진 손해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은 사인
간의 관계를 위하여 민법전에 규정된 원리들에 의해 규율될 수 없다. 국가의 배상책임은 일
반적인 것도 아니고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권리와 사인의 권리를 조정할 필
요성에 따라 변하는 특별한 규율들을 갖는다.”라고 설시하였다.26) 여기서 말하는 ‘국가의 권
리와 사인의 권리 사이의 조정’이 바로 공법 독자적 제도로서의 국가배상의 존재의의이다.
이러한 국가배상의 공법적 독자성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국가의 ‘자기책임’이다. 즉, 국가
는 사인과는 다른 특별한 지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스스로 책임져
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리스 오오류(Maurice Hauriou)는 공역무 집행을 위한
국가의 특권의 ‘보상물’ 내지 ‘代價’(la contre-partie)가 국가배상책임이라고 하면서, 공역무는
모든 사람을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공역무 집행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지 아니하면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이 된다고 설파하였다.27) 레옹 뒤기(Léon Duguit)는 공법의 영역에서
‘국가 주권’(la souveraineté de l’état) 관념을 추방하고자 하는 그의 기본입장에 의거하여, 공
무원 개인의 책임으로부터 분리된, 국가 자신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주권
면책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하였다.28) 또한 그도 국가배상책임은 공동체와 개인 사이
26) TC 8 février 1873, Blanco, Rec. 1 er suppl. 61, concl. David. 이에 관하여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 론, 2005, 462면 이하 참조.
27) Maurice Hauriou, Précis de droit administratif et de droit public. 6 e éd., 1907,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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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47
의 문제로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손해를 입었으면 마땅히 그 공동체의 기금(la
caisse)으로 배상하지 않으면 공평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하였다.29)
특히 중요한 것은 프랑스에서는 이와 같이 국가배상이 공법 독자적 제도로서, 행정법의 중
심영역을 이룬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모든 문헌에서 행정법 총론의 주요부분으로 국가배상이
다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행정법의 두 개의 중심축으로 ‘적법성 원리’(le
principe de la légalité)와 ‘공권력 책임 원리’(le principe de la responsabilité de la puissance
publique)를 들고, 전자의 실현을 위한 월권소송과 후자의 실현을 위한 완전심판소송으로서의
국가배상청구소송을 대비시키고 있다.30)
(2) 국가배상의 성립요건으로서의 역무과실
위와 같이 공법 독자적 제도로서 국가배상의 요체인 국가의 자기책임을 실현하는 구체적
인 수단은 ‘역무과실’(la faute de service)과 공무원의 ‘개인과실’(la faute personnelle)의 구별
이다.31) 국가배상은 역무과실에 의해 성립하고 공무원의 개인과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국
가 자신이 행정을 운영함에 있어 범한 잘못에 대하여 국가 스스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제로는 행정은 공무원의 행위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따라서 행정운영상의 잘못
도 공무원의 행위를 통하여 발생하는 것이지만, 그 공무원 개인의 책임을 매개로 하지 않고,
국가의 ‘역무과실’로서 국가 스스로의 책임으로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국가 ‘자신’
의 과실을 인정한다는 것이, 위에서 레옹 뒤기가 강조한 바와 같이, 국가의 주권면책을 완전
히 포기하고 국가가 법에 완벽하게 복종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역무과실과 개인과실
의 구별은 법치국가(l’état du droit)의 지배원리라고 할 수 있다.32)
(3) 역무과실과 위법성
역무과실과 위법성(l’illégalité)은 관념적으로 독립된 개념이다. 행정작용이 사실적 행위로
28) Léon Duguit, Les transformations du droit public, 1913, p.223 et s.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레옹 뒤기의 사상에 관하여 장윤영, 레옹 뒤기의 공법 이론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법학박사학위논문, 2020, 156 면 이하 참조.
29) Léon Duguit, Leçons de droit public général, 1926, p.315 et s. (이광윤 역, 일반공법학 강의, 민음사, 1995, 257면).
30) 대표적으로 Yves Gaudement, Droit administratif. 20 e éd., 2012, p.121 이하 참조.
31) 통상 la faute de service가 ‘역무과실’로 번역되고 있으나, ‘역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명확한 의미를 전달해 주지 않고, 프랑스에서 le service public은 공적인 국가작용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무과 실이라는 표현보다는 ‘공무’과실이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本稿에서는 통례에 따라 ‘역무과실’로 번역하되, 우리나라 제도의 개혁에 관해서는 ‘공무수행상의 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32) René Chapus, Droit administratif général. Tome 1. 15 e éd., 2001, p.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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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48
이루어질 때에는 그 행위가 법규에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그것이 행정운영
상 객관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을 지키지 못하였다는 의미의 역무과실이 인정되어야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된다. 이 경우에도 ― 우리의 영조물책임에 상응하는 ― 공공시설의 설치・관리에
있어서는 역무과실이 추정되고, 특수한 경우에는 판례와 법률에 의해 역무과실이 요구되지
않는 ‘무과실책임’(la responsabilité sans faute)이 인정되기도 한다. 반면에, 행정작용이 법적
결정(개별결정+규칙제정)으로 이루어질 때에는 법규를 준수하는 것 자체가 행정의 의무이기
때문에, 그 법적 결정의 위법성이 판명되면 원칙적으로 역무과실이 성립한다. 다시 말해, 원
칙적으로 법적 결정의 위법성 자체가 역무과실이다. 법적 결정에 있어서는 행정의 존재의의
가 바로 적법성의 실현에 있기 때문이다.33)
그러나 법적 결정에 있어서도 항상 위법성만으로 역무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 예외
적으로 ‘역무 중과실’(la faute lourde de service)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이 중과실 요건은
원래 의료행위, 구조행위, 경찰의 집행행위, 교도행정의 집행 등 손해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
실행위에 관해 요구되었으나 최근 판례에서는 폐지 또는 완화되고 있다. 또한 감독업무
(l’activité de contrôle)에 있어서도 중과실 요건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도지사(préfet)에 의
한 지방자치단체의 감독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감독 내지 통제업무에 있어서도 그 감독
의 결과 위반사항을 적발한 때에는 시정명령, 제재처분 등 법적 결정으로 연결되는데, 이러한
법적 결정으로 인한 국가배상은 상술한 바와 같이 위법성만으로 역무과실이 인정되지만, 감
독소홀로 인한 국가배상의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중과실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 때에도 중과
실은 공무원 ‘개인’의 중과실이 아니라 ‘역무’의 중과실이다.34) 전형적인 법적 결정임에도 불
구하고 중과실 요건이 요구되는 것은 ‘공적 채권의 확정 및 징수’(la détermination et le
recouvrement des créances publiques)이다. 이러한 법적 결정에 대해서는 그 취소를 구하는 소
송 - 행정소송 또는 민사소송35) - 으로 다투어 구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국가배상은 제한
된다는 의미이다.36) 요컨대, 위법한 법적 결정인 경우에는, 그것이 공과금 부과 및 징수결정
33) René Chapus, pré. cit. p.1295; 국내문헌은 대표적으로 박현정, 프랑스 행정법상 ‘역무과실’(la faute de service)에 관한 연구 ― 역무과실과 위법성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법학박사논문, 2014; 同人, 프랑스 국가배상책임제도에서 위법성과 과실의 관계, 한양대 법학논총 제29권 제2호, 2012, 5-28면 참조.
34) 이상에 관하여 René Chapus, pré. cit. p.1303 et s. 참조.
35) 「조세절차법」(Livres des procédures fiscales: LPF) L.199조에 의해,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의 직접세 와 간접세(부가가치세 및 그에 유사한 조세)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으로, 등록세, 인지세, 재산세 각종 사 회보험 부담금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도록 구분되어 있는데, 조세소송의 90퍼센트가 행정소송 에 해당한다. 과세처분은 원칙적으로 행정행위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어 이론적으로 행정재판소 관할에 속하지만, 등록세와 재산세에 관해서는 부동산 소유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근거로, 사회보험 부담 금에 관해서는 재판관할의 정책적 배분에 의해 민사법원의 관할로 정해졌다. 행정소송에서 계쟁 과세 처분이 조금이라도 위법하면 그 전부를 취소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세액을 심리・판단하 여 계쟁 과세처분의 금액을 감액까지 할 수 있으므로, 완전심판소송에 해당한다. 프랑스의 조세소송에 관하여 Grosclaude/ Marchessou, Procédures fiscales. 5.éd., 2009, p.249 이하 참조.
36) 이에 관하여 René Chapus, pré. cit. p.1316 et s. 참조. 이것이 상술한 우리 판례 X유형에 상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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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49
이 아닌 한, 그 위법성만으로 역무과실이 인정되어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한다.
이상과 같이 프랑스 판례에서 역무과실에 관하여, 사실적 행위와 법적 결정을 구분하고,
법적 결정에 있어서도 공과금 부과 및 징수처분을 별도로 취급하며, 사실적 행위에 있어서는
손해발생 가능성이 높은 행위, 감독행위 등을 구별하고 있다. 이러한 프랑스의 분별과 유형화
의 지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4) 공무원의 개인과실
개인과실은 행정운영의 체계 및 방식과 무관한, 공무원의 개인적인 잘못으로 인한 과실이
다. 판례상 3개의 유형으로 나뉘는데, 가장 명백한 형태가 ⓐ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영역에
서 범한 개인과실이고, 다음으로 ⓑ 직무집행의 범위는 벗어나지만 외적으로 직무관련성이
있는 영역에서 범한 개인과실이며, 마지막으로 ⓒ 직무집행 자체에 관한 개인과실이 그것이
다. 위 ⓑ유형의 판례는 군용차량 운전사가 통상의 운행경로에서 이탈하여 부모, 친구 등을
방문하다가 교통사고가 난 경우, 또는 항상 총기를 소지하고 근무하는 경비원이 퇴근하면서
동료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가서 근무 중 소지하던 총기로 그 동료를 살해한 경우 등이다.37)
위 ⓒ유형은 다시 3개로 분류되는데, 그 첫째(ⓒ-1)가 비리・원한・분노・무리한 승진욕심 등 사
적인 동기에 의한 직무집행이다. 판례상 자신이 관리하는 기금을 횡령하기 위하여 어떤 결정
을 한 경우, 타인을 형사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자격 없는 자에게 철도할인권을 교부한 경우,
타인의 소유 토지임을 알면서도 그것이 공적인 쓰레기 적치장소로 오인한 것으로 가장하고
지속적으로 동 토지 위에 쓰레기를 적치한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2)는 직무집행의
불량한 태도인데, 직무집행과정에서 폭언, 모욕, 희롱 등을 하는 경우이다. 셋째(ⓒ-2)는 ‘용서
할 수 없는’(inexcusable) 직무집행으로서, 앞의 두 가지에 해당되지 않지만 직무상 범한 과오
가 중대한 경우이다.
위와 같은 개인과실에 대해서는 공무원이 피해자에 대해 직접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
담한다. 피해자는 민사소송으로 공무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공무원의 개인과실이 없는 한, 역무과실로 인해 국가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공무원은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지지 않고 국가에 대한 구상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러
한 점에서, 역무과실과 개인과실의 구별은 -역무과실만으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함으로써
피해자 구제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 공무원의 안정된 직무집행을 확보하는 것으로 기능
한다.
이다.
37) 이상에 관하여 René Chapus, pré. cit. p.1387 et s. : Jean Rivero / Jean Waline, Droit administratif. 21 e éd., 2006, n o 507 et 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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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50
(5) 과실의 경합과 책임의 경합
상술한 바와 같이 역무과실에 대해서는 공법상 국가배상책임이, 개인과실에 대해서는 공무
원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각각 발생하지만, 역무과실과 개인과실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양
자의 책임이 동시에 발생한다. 이를 ‘과실의 경합’(le cumul de fautes)에 의한 ‘책임의 경
합’(le cumul des responsabilités)이라 한다. 즉, 역무과실과 개인과실이 동시에 작용하여 손해
가 발생한 경우인데, 판례상 대표적인 사례는 우체국 시계가 正時보다 빨리 가서 우체국 정
규출입문이 조기에 닫히게 되자 피해자가 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우편물 분류실을 거쳐 외부
로 나가려고 했는데 거기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피해자를 의심하여 동인을 폭력적으로 길
밖으로 내팽기치는 바람에 피해자가 다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은 사안이다.38) 시계의 고장이
라는 역무과실과 직원들의 폭행이라는 개인과실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사
실적 행위의 경우인데, 법적 결정에 있어서도, 예컨대 위 ⓒ유형의 개인과실(직무집행상의 과
실)이 행정시스템 또는 감독체계의 결함 때문에 범해질 수 있었던 경우에도 과실의 경합은
발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판례는 위와 같이 개인과실에 역무과실이 경합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가 아
니더라도, 위 ⓒ유형에서와 같이 직무집행 과정에서 개인과실이 범해진 경우, 나아가 위 ⓑ유
형에서와 같이 직무관련성이 있는 영역에서 개인과실이 범해진 경우에도 ‘책임의 경합’을 인
정한다. 여기에서 인정되는 국가책임이 공무원의 민사상 책임을 대신하여 부담하는 ‘책임의
대위’(la substitution de responsabilité)인지, 아니면 일종의 공무원의 선임・감독에 관한 역무과
실을 의제하여 이를 국가의 자기책임으로 파악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 학설상 견해가 일치되
어 있지 않다.39)
여하튼 국가책임과 공무원 개인책임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피해자는 행정소송(완전심판소
송)을 통해 국가에게 손해배상을 구할 수도 있고, 민사소송을 통해 공무원 개인에게 손해배
상을 구할 수도 있다. 내부관계에서는 국가와 공무원이 서로 구상하게 되는데, 그 소송형태는
완전심판소송이다. 즉, 국가가 손해를 배상하면 개인과실을 범한 공무원을 상대로 구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손해를 배상한 때에도 국가를 상대로 구상할 수 있다. ‘과실의
경합’의 경우에는, 마치 민사상 공동불법행위자의 관계에서와 같이, 역무과실과 개인과실의
기여정도에 따라 상호의 구상비율이 정해지지만, 위와 같이 확대된 - 역무과실 없는 - ‘책
임의 경합’의 경우에는 전액 공무원이 부담하여야 한다.
38) CE 3 février 1911, Anguet, p.146, S.1911.3.137, note M.Hauriou.
39) 이상에 관하여 René Chapus, pré. cit. p.1395 et s.; Jean Rivero / Jean Waline, pré. cit. n o 50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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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51
(6) 역무과실에 의한 배상책임의 범위
프랑스에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역무과실에 의한 배상책임의 성립은 넓게 인정되는 반
면, 그 배상책임의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먼저 손해와 인과관계의 입증을 비교적 엄격히
요구한다. 예컨대, 점토채취 허가결정에서 채취량을 제한한 것이 위법하여 역무과실이 인정된
다 하더라도, 그 제한이 없었더라도 원고 회사가 즉시 점토를 추가로 채취하기로 결정할 수
없었거나 그와 같이 채취한 점토로 벽돌을 생산할 화덕을 추가 설치할 재정적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경우에는 손해가 인정되지 않는다.40) 인과관계에 관해 행정행위 이외에 피해자의 과
실, 제3자의 행위, 불가항력 등 ‘외부요인’이 있는 경우 배상책임이 부정되거나 감경된다. 특
히 피해자의 불법적 지위, 위험인수, 손해방지의 소홀 등도 과실상계에 준하여 고려된다. 또
한 피해자가 당해 행정행위로 부수적으로 입은 이익도 손익상계로 공제된다. 가장 큰 특징은
판사는 판결문에 배상액 산정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의무가 없으며, 배상액 판단에 상당
한 재량을 갖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인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손해인 경우에는 민사 불
법행위에서와 같은 정확한 배상액 산정이 이루어지는 반면, 대기업의 경제적 손해인 경우에
는 과실상계, 손익상계, 제3자의 행위 등을 고려하여 극히 소액의 금액으로 상징적인 국가배
상판결을 내리기도 하는데, 이것이 프랑스에서 ‘공법상의 제도’로서 국가배상이 갖는 특수성
의 하나이다.41)
- 독일
(1) 대위책임으로서의 국가배상책임
우리나라 국가배상제도의 뿌리가 일본을 통해 도입된 독일 제도인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그 극복 방향을 모색하기 위하여 독일 제도의 연혁과
현황을 정확히 이해하여야 한다. 독일에서는 19세기말까지 국가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 국
가와 공무원 모두 배상책임을 지지 않았으나, 1900년 독일 민법전(BGB; Bürgerliches
Gesetzbuch)이 제정되면서 먼저 공무원 개인책임이 규정되었다. 즉, 제839조에 공무원이 “고
의・과실로”(vorsätzlich oder fahrlässig) “제3자에 대해 부담하는 의무”(die ihm einem Dritten
gegenüber obliegende Amtspflicht)에 위반하는 때에 그 공무원이 ― 민사법상으로 ― 배상책
임을 지게 되었다. 이 규정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이러한 공무원 개인책임을 국가가 대위
하는 구조는 프로이센의 州책임법과 제국(연방)공무원법을 통해 도입되었다가 바이마르헌법
40) CE 10 juin 1992, Société Les Briqueteries Joly n o 85782. 이에 관하여 박현정, 전게 박사학위논문, 155-156면.
41) 이상에 관하여 Duncan Fairgrieve, State Liability in Tort: A Comparative Law Study, 2003, p.189-238; René Chapus, pré. cit. p.1235 et s.; 박현정, 전게 박사학위논문, 158-16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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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52
제131조에 규정되었고 이것이 기본법 제34조에 계승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독일은 연혁적으로, 그리고 규범구조적으로도, 민법에 의해 발생한 공무원의 개
인책임을 (연방)헌법에 의해 국가가 대위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1948년 제헌헌법에서
현재와 동일한 국가배상 규정(제27조 제2항)을 가진 후, 6.25전쟁 중이던 1951년 국가배상법
이 제정되었다. 독일과 우리나라의 국가배상 제도는 역사적으로 출발점을 달리한다.42) 뿐만
아니라,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은 국가배상의 재판관할이다. 바이마르 헌법 제131조 제1항
제2문에서부터 기본법 제34조 제2문은 국가배상에 관한 ‘통상법원’(ordentliches Gericht)의 관
할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명문의 규정을 갖고 있다. 이처럼 독일에서 국가배상의 민사소송 관
할은 ‘헌법적’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그 만큼 국가배상에 관한 私法的 사고의 지배를 벗어
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2) 국가책임법의 제정 및 실패
1981년 이러한 대위책임・민사법적 국가배상책임 제도를 자기책임・공법적 제도로 전환하는
「국가책임법」(Staatshaftungsgesetz)이 제정되어 1982년부터 시행되었는데, 국가의 자기책임을
명문화하고 위법・무과실행위로 인한 국가책임도 인정하는 등 국가배상에 관한 개혁적 입법이
었으나, 1983년 연방헌법재판소에서 국가배상에 관해서는 연방의 입법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이 내려져 폐기되었다.43) 그 후 헌법개정에 의해 기본법에 국가배상법에 관한 연방
의 입법권한이 명시(제74조 제1항 제25호)된 이후에도 현재까지 전혀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
지지 않고 예전과 같은 민법 제839조 및 기본법 제34조에 의해서만 규율되고 있다. 이는 일
반적으로 독일 통일 이후 긴장된 재정상태에서 주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국가배상책임의 강화
를 원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44)
(3) 최근의 새로운 경향
이상과 같이 전통적으로 독일의 국가배상제도가 私法的인 것으로 구성된 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공법적인 제도로서 ‘손실보상’(Entschädigung)을 위법한 국가작용에 의한 구제수단으
로 확대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정식의 ‘수용’(Enteignung)에 의한 재산권 침해를 넘는, 수용
유사침해(enteignungsgleicher Eingriff), 수용적 침해(enteignender Eingriff), 희생보상청구권(Auf-
opferungsanspruch) 등 판례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일찍이 오토 마이어도 위법한 국가작용으로
42) 同旨 김중권, 국가배상법상의 과실책임주의의 이해전환을 위한 小考, 법조, 제635호, 2009, 45-90면 (71면).
43) BVerfGE 61, 149 (179ff.).
44) 이에 관해 대표적으로 Ossenbühl/Cornils, Staatshaftungsrecht. 6.Aufl., 2013, S.6; 이일세, 독일 국가배상 책임의 법적 구조와 그 요건에 관한 연구, 강원법학 제2호, 1993, 9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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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53
인한 손해를 가중된 ‘특별희생’(besonderes Opfer)으로 파악하여 이를 손실보상의 관점에서 설
명하였고,45) 최근에는 국가배상과 손실보상을 국가의 ‘전보의무’(Einstandspflicht)로 통합하고
자 하는 시도가 있다.46) 이는 프랑스에서 손실보상이 私法 제도로서 민사소송 관할이고 그
적용 영역이 정식의 재산권수용에 한정되는 데 반해 국가배상이 공법 제도로서 행정소송 관
할이며 국가의 자기책임을 넘어 무과실책임까지 확장되어 상술한 독일의 수용유사침해 등이
모두 국가배상으로 다루어진다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여하튼 이와 같이 손실보상 제도를 통하여 국가배상의 취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도
1981년 연방헌법재판소의 자갈채취결정(Naßauskiesungsbeschluß)47)에서 행정소송을 통한 침해
행위의 배제(제1차 권리구제)가 가능한 경우 수용유사침해에 의거한 손실보상(제2차 권리구
제)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됨으로써 중대한 걸림돌에 부닥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현재까지 학설상으로 헌법합치적 해석을 통해 현행법상 대위책임적 구조를 극복하고 국가
의 자기책임으로서의 국가배상책임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48) 오랜 전통과 헌법・실정법상 한계로 인해 국가배상이 대위책임과 私法
的 구조에 매여 있는 독일에서조차도 이러한 이론적 시도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Ⅳ. 개혁의 방향
- 해석론
(1) 헌법의 해석
어떠한 해석론도 헌법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 제29조 제1항은 “공무원의 직
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
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45) Otto Mayer, Deutsches Verwaltungsrecht. 2.Bd., 3.Aufl., 1927, S.306 이하. 이에 관하여 Wolfram Höfling, Vom überkommenen Staatshaftungsrecht zum Recht der staatlichen Einstandspflichten, in: Grund- lagen des Verwaltungsrechts III, 2009, S.954-955 참조.
46) Wolfram Höfling, a.a.O., S.945-1006.
47) BVerfGE 50, 300.
48) 김중권, 전게논문(국가배상법상의 과실책임주의의 이해전환을 위한 小考) 75면 이하; Ossenbühl/Cornils, a.a.O., S.7-123, 특히 S.7-14; Maurer/Waldhoff,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9.Aufl., 2017, S.708-749; Oliver Dörr (Hg.), Staatshaftung in Europa: Nationales und Unionsrecht, 2014, S.121-155; Bernd J. Hartmann, Öffentliches Haftungsrecht: Ökonomisierung–Europäisierung–Dogmatisierung, 2013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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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54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와 ‘정당한 배상’ 및 ‘공무원 자신
의 책임’이라는 부분이다.
먼저 ‘불법행위’라는 용어는 민법 제750조 이하에서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를 의미하
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헌법의 해석에서 반드시 이러한 법률상의 의미에 구속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민법 자체에서도 제35조(법인의 불법행위능력), 제320조 제2항(불법행위로
인한 점유의 경우 유치권의 배제) 등에서 불법행위가 반드시 고의・과실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형법 영역에서는 ‘불법행위’를 위법행위에 유사한 용어로 사용하
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 헌법상의 ‘불법행위’를 ‘위법행위’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 않다. 더
욱이 위 헌법조항 자체에서 반드시 국가의 대위책임을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지 않고, 그 조
항을 순진하게 - 독일식의 대위책임이라는 픽션을 의식하지 않고 - 읽으면 국가가 자신의
책임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해석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또한 제2문에서 ‘공무원 자신
의 책임’이라고 했으므로 이에 대응하여 제1문은 ‘국가 자신의 책임’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1문에서 헌법적으로 명령하고 있는 ‘정당한 배상’은 공무원의 개인적
책임에 구애됨이 없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상의 점들을 감안하면,
위 헌법규정은 자기책임으로서의 국가책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문구상으로는 독일에서와 같이 국가의 대위책임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중간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헌법의 체계적 해석을 추가하면, 위 헌법 제29조 제1항은 기본권의 章에서 국민의
국가에 대한 기본권으로서 국가배상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제23조의 재산권, 특히
제3항의 손실보상청구권, 제24조의 선거권, 제25조의 공무담임권, 제26조의 청원권, 제27조의
재판청구권, 제28조의 형사보상청구권, 제30조의 범죄피해보상권 등과 함께 ‘국가공동체적 권
리’로서 보장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배상청구권을 순수한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파악해서는 아
니 되고, 모리스 오오류, 레옹 뒤기, 오토 마이어 등이 강조하였듯이, 국가공동체의 이익을 위
한 개인의 희생을 전보한다는 공동체주의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는 19세기 후반, 늦어도 20세기 초에는 이미 국가의 자기책임이
확립된 반면, 독일에서는 1980년대에 비로소 국가의 자기책임을 전제로 하는 국가책임법이
제정된 역사적 이유는 민주제의 발전에 있다. 레옹 뒤기가 강조하였듯이, 국가의 자기책임은
국가의 주권면책이 완전히 포기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주권면책의 포기는
민주제가 성숙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국가는 원래 책임이 없으나 공무원의 자
력, 직무수행상의 사기 등을 고려하여 공무원의 책임을 대신 부담해 주는 것이라는 대위책임
관념이 지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국가배상책임이 국가의 대위
책임으로 이해되어 온 것은 민주제의 미성숙 때문이었으나, 그 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민주
제는 19세기 말의 프랑스에 비견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이제는 국가배상책임
이 국가의 자기책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49) 이것이 바로 ‘민주’, 즉 民이 주권자임을 자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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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55
는 행정법학의 요체이다.50)
(2) 공법 제도로서의 국가배상
종래 국가배상청구권이 私權으로 파악되어 민사소송의 대상으로 취급되어 온 것은, 국가의
고권적 지위는 국가의 활동이 적법한 때에만 유지되고 그 활동이 위법한 경우에는 국가의 고
권적 지위가 상실되기 때문에 국가배상에 있어서 국가는 私人과 동일한 지위에 서게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는 공・사법 구별에 관하여 19세기부터 독일에서 정립된 권력
설의 입장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 권력설은 21세기 우리나라에서는 극복되어야 마땅하다.
공법의 독자성의 진정한 징표는 ‘공익과 사익의 조정’과 ‘공동체에 대하여 열려 있음’이다.51)
이러한 견지에서 보면, 공익실현을 위한 공무수행 중에 발생한 私人의 피해를 전보하는 것은
공익과 사익의 조정을 위한 핵심수단으로서, 공법의 중심영역을 이루는 것임이 분명하다. 따
라서 국가배상은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 소정의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해당되어 당사자소
송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52)
국가배상의 당사자소송으로의 전환은 특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더욱 시급하다. 상술한
바와 같이 공무원의 고의・중과실은 프랑스의 개인과실에 상응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은 대위책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민사소송의 영역으로 남겨 두어도 문
제가 없다. 그러나 프랑스의 역무과실에 상응하는 공무원의 (경)과실, 특히 위법한 법적 결정
에 의하여 국가배상책임이 문제되는 경우는 위와 같은 공법적 특수성이 현저하다. 행정소송
법 제3조 제2호에서도 당사자소송의 대상으로 “처분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를 명시하
고 있으므로, 최소한 위법한 처분으로 인한 국가배상은 당사자소송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경우까지 민사소송의 틀 안에서 私法的 사고에 의해 지배되었던
탓에 - 위 C, D, F유형의 판례에서처럼 - 공무원의 ‘개인적인’ 과실을 부정함으로써 국가
배상을 배척하고 있다. 위 프랑스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에서 밝혀졌듯이, 위 유형들의 판례에
서 부정된 공무원의 ‘과실’은 프랑스에서의 개인과실, 즉, 우리나라의 고의・중과실에 상응하
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의 경과실은 거의 대부분 프랑스에서의 개인과실이
아니라 역무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의거한 국가배상책임은 프랑스에서와 같이 국가의
49) 우리나라 헌법학계에서는 현재 자기책임설이 다수설이다. 성낙인, 헌법학, 2017, 1050면; 허영, 한국헌 법론, 2009, 579면; 전광석, 한국헌법론, 2010, 422면; 이준일, 헌법학강의, 2008, 835면 등. 이에 관하여 김중권, 전게논문, 65면 각주 38) 참조.
50) 졸고, 행정법과 ‘민주’의 자각: 한국 행정법학의 미래,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 1면 이하 참조.
51) 졸고, 공・사법 구별의 방법론적 의의와 한계, 뺷공법연구뺸 제37집제3호, 2009, 83-110면 참조.
52) 국가배상을 당사자소송의 대상의 하나로 명시한 2004년 대법원 행정소송법개정시안이 다른 이유로 - 특히 항고소송의 대상 문제로 - 좌절되어 안타깝다. 당사자소송의 대상에 관해서라도 다시 행정소송 법 개정을 추진하여야 하겠지만, 위와 같은 해석론을 통해서도 국가배상을 당사자소송으로 전환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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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56
자기책임에 의거한 공법적 제도로 파악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국가배상이 실무상 민사소송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데서
근본적으로 위 유형의 판례의 문제점이 비롯된다. 국가배상사건이 하급심에서 전문재판부에
배당되지 않고 사인 간의 일반 손해배상사건과 혼합되어 배당되고 있으며, 또한 대법원에서
도 행정사건전문 재판연구관들이 검토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배상에 관한 재판의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가배상사건은 항고소송을 담당하는 행정법원으로 하루
빨리 관할이 바뀌어야 한다. 항고소송과 국가배상소송은 위법한 국가작용에 대한 兩大 소송
수단으로서, 그 심판대상에 있어 위법성 부분이 공통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3) 항고소송과 국가배상
해석론을 통한 국가배상법 개혁의 출발점은 항고소송과 국가배상소송의 관계에 대한 올바
른 인식이다. 독일에서는 상술한 바와 같이, 1981년 연방헌법재판소의 자갈채취판결을 계기
로, 항고소송을 ‘제1차적 권리구제’(primärer Rechtsschutz), 국가배상소송을 ‘제2차적 권리구
제’(sekundärer Rechtsschutz)라고 함으로써, 항고소송이 행정법의 주된 제도이고 국가배상은
부차적이라는 뉘앙스를 갖는다. 심지어 최근에는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제1차 권
리구제수단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제2차 권리구제수단인 국가배상청구가 배제된다는 학
설이 대두되기까지 한다.53) 그러나 프랑스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에서 보았듯이, 국가배상은
법치국가 실현을 위한 항고소송과 대등한 제도로서, 항고소송 못지 않은 위법억제적・행정통
제적 기능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공적 손해 앞의 평등과 사회연대적 분배를 실현하는 ― 소득
의 재분배 기능을 가진 세금에 의한 ― 공적 보험의 역할까지 담당한다. 국가배상을 위한 정
부예산은 말하자면, 법치국가의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54)
(4) 공무원의 고의・과실 문제의 극복: 공무과실
이러한 국가배상의 행정통제와 사회연대 기능은 국가배상을 국가의 자기책임으로 파악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러나 걸림돌이 되는 것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이라는 문구이다. 국가의 자기책임은 공무원 개인의 책임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
문이다.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도 프랑스법에서 찾을 수 있다. 즉, 프랑스에서 공무
원의 직무집행에 관한 개인과실(ⓒ유형)은, 위에서 본바와 같이, 사적인 동기에 의한 직무집
53) 이에 관한 상세는 Wilfried Erbguth / Wolfram Höfling, Primär- und Sekundärrechtsschutz im Öffent- lichen Recht, VVDStRL 61 (2002), S.221-259, 260-299 (223-231, 263-284) 참조.
54)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의 사견에 의하면,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은 항고소송에서의 위법성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파악되고, 따라서 항고소송에서의 취소판결의 (처분의 위법성에 관한) 기판력은 당연히 국가 배상소송에 미치지만, 패소판결의 (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기판력은 국가배상소송에 미치지 아니한다. 국가배상소송에서 원고로 하여금 한번 더 위법성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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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57
행, 직무집행의 불량한 태도,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inexcusable) 직무집행인데, 이 세 번째
의 ‘용서할 수 없는’ 직무집행이라는 것은 바로 직무상의 중과실이라는 의미이다. 이를 뒤집
어 보면, 공무원의 직무집행상 과오가 ‘용서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오직 역무과실에 의한 국가
책임만이 문제될 수 있고 공무원 개인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교법의 핵심은 개
념의 비교가 아니라 ‘기능’의 비교에 있다.55) 이러한 기능의 관점에서 보면, 프랑스에서 ‘용
서할 수 있는’ 직무집행상 과오는 공무원 개인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공무원
의 경과실에 해당하고, 프랑스에서 ‘용서할 수 없는’ 직무집행상의 과오(ⓒ-3)와 그보다 더 중
한 개인과실(ⓐ, ⓑ, ⓒ-1, ⓒ-2)은 우리나라 공무원의 고의・중과실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무원
개인책임에 관한 프랑스의 법리는 우리나라에서 고의・중과실의 경우에만 공무원의 구상책
임56)과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배상책임57)을 인정하고 경과실에 대해서는 양 책임을 모두
면제하는 것에 상응한다.58)
국가의 배상책임에 있어서도, 프랑스의 ‘용서할 수 있는’ 직무집행상의 과오가 역무과실이
되어 국가 책임이 발생하듯이, 우리나라 공무원의 경과실의 경우에 ― 국가배상법 제2조 제1
항의 규정상으로 ― 국가 책임이 발생하여야 한다.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경과실의 경우
에는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이 부정될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경과실에 해당하는 사안
에서, 프랑스의 ‘용서할 수 있는’ 직무집행상 과오의 경우와 같이, 공무원의 ‘개인적인 잘못’
으로 인정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위 C, D, F유형의 판례에서와 같이, 공무원의 ‘과실’ 자체가
부정되고, 나아가 대위책임적 사고방식에 의거하여 국가의 배상책임까지 부정되는 것이 문제
의 핵심이다. 입법론으로 후술하는 바와 같이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공무원의 개인적 고의・
과실과 선택적으로 국가 등 행정주체 자신의 ‘공무수행상의 하자’를 추가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겠지만, 현행법의 해석론으로도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공무원의 고의・과실’에
공무원의 ‘직무수행상의 잘못’ 내지 ‘공무과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공무원의 과실
의 범위가 확대됨과 동시에 이를 매개로 국가의 (자기)책임이 성립하게 된다.59)
다시 말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공무원의 ‘개인과실’(고의・중과실)에 의한 국가의 대
위책임과 공무원의 ‘공무과실’에 의한 국가의 자기책임을 함께 규정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다. 위 조항에 ‘공무원의’ 고의・과실이라는 문구가 있는 이상, 바로 프랑스에서와 같은, ‘행정
자체’의 역무과실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모든 행정작용은 공무원의 행위를 통해 이
55) 졸고, 비교법의 의의와 방법론: 무엇을, 왜, 어떻게 비교하는가? 뺷법철학의 탐구와 모색뺸(심헌섭박사75 세기념논문집), 2011, 489면, 494면 이하 참조.
56)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
57) 대법원 1996. 12. 20. 선고 96다42178 전원합의체 판결.
58) 同旨, 김동희, 공무원이 직무집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공무원의 개인책임 성립 여부, 뺷행정판례연구뺸 제4집, 1999, 453면 이하 참조.
59) 同旨, 김동희, 국가배상법에 있어서의 과실의 관념에 관한 소고, 서울대 법학, 제20권 제1호, 1979, 152 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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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58
루어지기 때문에, 공무원의 ‘공무상의’ 과실은 결국 행정 자체의 ‘역무과실’과 동일시될 수
있다. 즉, 공무원의 공무과실은 공무원의 ‘개인’으로서의 요소가 없어지고 국가의 ‘기관’으로
서의 잘못으로 흡수된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 위법한 처분의 경우에는 항상 공무원의 ‘공무
과실’이 인정되어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지만, 공무원의 개인과실(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공
무원의 개인책임과 구상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상의 논의를 후술하는 공무원 개인책임의 판단기준과 입법론을 포함하여 요약하면 아래
<표 11>과 같다.
<표 11>
프랑스 책임 우리나라 유형 현황 해석론 입법론
개인 과실
ⓐ유형 (직무 무관) 개인책임
공무원의 고의・중과실 ⇒ 개인책임
공무원의 ‘개인과실’ 기관행위 품격상실
‘공무원의 직무 행위로서의 품 격을 상실할 만 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유형 (직무관련성) ⓒ-1유형 (사적 동기 직무집행) ⓒ-2유형 (불량태도 직무집행) ⓒ-3유형 (‘용서할 수 없는’직무집 행상 과오)
개인책임 + 국가책임 (대위책임 /자기책임 학설대립)
공무원의 고의・중과실 ⇒ 개인책임 + 국가(대위)책임
개인 과실 없음 역무 과실
공무원 개인의 ‘용서할 수 있는’ 직무집행상 과오 공무원 개인의 어떠한 직무집행상 과오도 없는 경우
국가책임 (자기책임)
공무원의 경과실 ⇒ ‘과실’ 부정 (C, D, F유형 판 례)
공무원의 ‘공무과실’
‘국가・지방 자 치단체 기타 공 공단체의 ‘공무 수행상 하자’
(5) 공무원의 개인책임의 제한
이상과 같이 현행법 하에서도 공무원의 ‘공무과실’에 의거하여 국가배상책임이 확대되어야
하지만, 공무원의 개인책임은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무원, 특히 현장
에서 즉시 법적 결정 내지 조치를 해야 하는 경찰공무원 등의 사기저하, 伏地不動의 부작용
이 발생한다. 위 1996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말하는 ‘고의・중과실’ 기준만으로 부족하다. 법
적 결정・조치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공무원이 당해 사안의 사실관계를 인식하고 있어 ‘고
의’에 해당하고, 사실관계 인식이 결여되었으면 오히려 ‘중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고의・중과실은 사실인식에 관한 것이므로 사실행위에 대해서는 적합한 기준이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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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59
판단의 적법성이 문제되는 법적 결정・조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이러한 난점을 해결하는 열쇠는 프랑스의 개인과실과 우리나라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말하는 고의・중과실을 비교하는 데 있다. 즉, 프랑스의 개인과실 중 직무집행에 관한 것은 비
리・분노 등 사적 동기, 불량한 태도, ‘용서할 수 없는’(inexcusable) 중대한 과오 등인데, 이는
우리 판례에서 공무원의 고의・중과실의 본질적 징표로서 말하는 ‘기관행위로서의 품격 상실’
에 상응한다. 우리 판례가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 그 본질
에 있어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라고 판시하고 있듯이, 공무원 개인책임의 판단기
준은 고의・중과실이 아니라 기관행위로서의 품격 상실이라고 보아야 한다. 기관행위로서 품
격을 상실하지 않은 직무집행상의 ― 프랑스의 ‘용서할 수 있는’ ― 과오에 대해서는 징계책
임으로 충분하다.60)
이러한 해석론은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 제2문의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
한다.”는 규정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 공무원의 개인과실로서의 고의・중과실뿐만 아
니라 공무집행상의 중대한 ― 프랑스의 ‘용서할 수 없는’ ― 과오의 경우에도 공무원의 개인
책임, 정확하게 말해,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손해배상책임 및 국가에 대한 구상책임이 발생
하기 때문이다. 최근 객관적 정당성이라는 기준 하에서도 예외적으로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
하여 국가배상을 인용한 판례㉗에서 공무원이 별다른 증거 없이 확정민사판결의 사실인정과
모순되는 사실을 전제로 재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인정된 ‘과실’은 바로 공무집행상의 중대한
과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배상책임과 더불어 공무원의 개인책임도 발생한다. 반면에,
위 C, D, F유형의 판례에서 ‘과실’이 부정된 사안들은 모두 공무원의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지 않은 공무집행상의 과오의 경우이므로, 공무원의 개인책임은 부정되지만 국가배상
책임은 인정되어야 한다.
요컨대, 직무와 무관한 개인과실에 대해서는 공무원 개인에게만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지
만, 그 밖의 개인과실의 경우에는 피해자는 국가와 공무원 개인에게 선택적으로 손배배상을
구할 수 있고, 국가가 손해를 배상한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공무원에게
그 부담부분에 관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반대로 공무원 개인이 손해를 배상한 경우에
는 국가에게 그 부담부분에 관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6) 직무행위책임과 영조물책임의 통합
이상과 같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공무원의 고의・과실’에 공무과실까지 포함하는 것
으로 해석하게 되면, 제5조의 영조물책임과의 차이점이 상대화된다. 판례・통설은 ‘영조물’을
널리 공물을 의미하는 넓은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정 운영
60) 이에 관하여 졸고, 국가배상법제의 개혁: 국가책임과 공무원(경찰관) 개인책임의 구별을 중심으로, 2019. 1. 18. 한국법제연구원 입법정책포럼(未公刊)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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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60
의 시스템 전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하게 되면, 여기에 공무원, 법령, 훈령, 업무시스템,
교육시스템, 감독시스템 등이 모두 포함되고, 따라서 공무원의 모든 공무상의 과실은 영조물
의 관리상의 하자와 동일해진다. 반대로 영조물의 설치・관리상의 모든 하자에 반드시 일정한
공무원의 공무상의 과실이 개입되어 있다. 영조물의 하자를 안전확보의무 또는 방호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영조물의 통상적 안전성의 결여로 파악하는 판례61)에 의하면, 결국 영조물책
임도 결국 ― 객관화된 ― 공무상의 과실책임과 동일해진다.
이와 같이 직무행위책임과 영조물책임이 접근 내지 동일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조
물책임을 별도의 조문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음으로 말미암아, 제2조의 직무행위책임을 국가
의 대위책임으로, 제5조의 영조물책임을 국가의 자기책임으로 각각 달리 파악하는 부작용이
있다. 다시 말해, 자기책임임이 규정상 분명한 영조물책임 규정으로 말미암아 이와 대비되어
직무행위책임은 자기책임이 아닌 것으로 이해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국가배상에 관해 영조
물책임을 별도로 규정하는 입법례는 우리나라와 일본 외에는 드물고, 프랑스 판례에서는 무
과실책임이 인정되는 특별한 경우로서 공토목공사로 인한 배상책임이 이에 상응하지만 일반
적인 국가배상책임과 구별되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다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입법론적
으로 제5조의 영조물책임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7) 유형화
해석론상 국가배상법 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은 ‘유형화’이다. 그 대부분은 위에서 이미 논의
한 바인데, 여기서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의 유형화는 사실적 행위와 법적 조치
의 구별이다. 사실적 행위는 행위의 위법성 이외에 공무원의 개인과실(고의・중과실) 또는 공
무과실(중과실 또는 경과실)이 별도로 요구된다. 오히려 위법성 문제가 과실 문제에 흡수되어
과실 여부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무 경과실이 인정되어 국가배상이 인용되는 경우
에도 공무원 개인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반면에, 법적 조치는 작위(개별처분+법령・훈령제정
행위)와 부작위(판결・재결의 집행지연+감독소홀) 모두 위법성이 인정되면 그것만으로 공무원
의 공무과실이 인정되어 국가배상이 인용되고, 이러한 경우에도 공무원의 개인과실(고의・중과
실) 또는 공무상의 중과실이 없는 한 공무원의 구상책임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이 성립하
지 않는다.
다음으로 중요한 구분은 공과금 부과처분과 여타 처분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공과금 부
과처분의 경우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이 도과한 후 그 위법성을 이유로 이미 납부한 공과금 상
당액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공무원의 개인적 고의・중과실 또는 공무상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중대・명백한 위법성을 요건으로 공법
61) 대표적으로 대법원 2000. 2. 25. 선고 59두54004 판결. 이에 관하여 김동희, 국가배상법 제5조상의 영 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의 관념, 서울대 법학, 제43권 제1호, 2002, 103-204 (117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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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61
상 부당이득반환을 인정해야 한다.
반면에, 개별처분과 법령・훈령제정행위의 구별은 과실 인정 여부에 관해 의미가 없다. 개
별처분의 경우에 원칙적으로 위법성만으로 공무원의 공무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 법령・훈
령제정행위의 경우에도 ― 상위법령 위반이 명백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에 관해 판례가 확립
되지 않고 견해가 대립되는 때에도 ― 국가는 적법한 법령・훈령을 제정하고 시행할 의무에
위반한 ‘자기책임’으로서 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법령・훈령제정기관(국가기관)와 개별처분
기관(지방자치단체장)이 다른 경우에도 법령・훈령제정으로 인한 국가의 책임은 개별처분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자기책임!)으로 승계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
만 손해배상청구를 한 때에는, 일단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배상하고 국가에 대하여 구상 청구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개별처분과 법령・훈령제정행위의 구분은 아래에서 보는 배상액 산
정과 관련하여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명백한 법령위반으로 인한 위법성과 요건재량 또
는 효과재량의 남용으로 인한 위법성을 구별하는 것도 과실 인정 여부에 관해서는 의미가 없
지만, 후술하는 바와 같이, 배상액 산정에 있어서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실체적 위법
성과 절차적 위법성의 구별도 마찬가지이다.
(8) 배상액의 산정
마지막으로, 위법한 법적 조치의 경우에 위법성만으로 공무원의 공무과실을 인정함으로써
국가배상책임을 긍정한다고 하여, 그 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민사 불법행위에서와 같은 이행
이익의 완전한 배상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필자는 프랑스에 대한 비
교법적 고찰을 참고하여, 우리 F유형의 판례들이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 여부를 판단하는 기
준으로서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들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야 한다고 설시하고 있는바, 바로 여기에서 말하는 제반 사정은 바로 손해액의 산
정을 ‘탄력적’으로 ― 손해의 공평한 분배라는 공법적인 관점에서 ― 결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헌법 제29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배상”이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배상액 산정에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당해 처분에 대하여 집행정
지 등 가구제와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손해발생이 계속되거나 확장된 경우에는 과실
상계에 준하여 고려된다. 적극적 침익처분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이행이익의 상실이 배상액
이 되는 데 반해, 거부처분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의 상실에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예컨대, 대기업의 공장설치허가 거부처분이 위법하여 공무원의 공무과실이 인정됨으로써 국
가배상책임이 성립한 경우 그 배상액은 허가신청 때부터 판결시까지 당해 공장을 가동하여
얻을 수 있는 이행이익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신청비용, 공장가동을 위한 준비비용, 금융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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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62
등 신뢰손해에 한정되어야 하고, 여기에 공장설치를 위한 즉시 자본투입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금융이익 등 피해자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한 배상액이 결정되어야 한다.
또한 법령・훈령제정행위의 경우에 상위법령 위반 여부에 관해 판례가 확립되어 있지 않
고 견해가 대립되다가 당해 판결에 의해 위법한 것으로 판단된 경우에는, 상술한 바와 같이
그 위법성과 과실은 인정하되, 넓은 의미의 ― 국가와 피해자 쌍방의 과실 정도를 감안한다
는 의미에서, 말하자면 ‘공법상의’ 과실상계로써, 공무원의 공무과실의 정도를 배상액의 산
정에서 고려할 수 있다. 요건재량 또는 효과재량의 남용으로 인한 위법성의 경우에도 동일
한 관점이 타당할 것이다. 절차적 위법성의 경우에는 ‘공무과실’의 정도보다는 피해자측의
사정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즉, 당해 절차적 위법이 없었더라도 동일한 개별처분이 내려
졌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당해 처분’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액으로 산정할 수 없고,
단지 그 ‘절차적 위법’으로 인한 손해, 예컨대 신청비용 등 신뢰이익의 상실과 정신적 손해
만이 고려될 것이다.
- 입법론
이상에서 해석론으로 논의한 내용을 개정안으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공공단체의 추가 및 역무과실・개인과실의 명시
헌법 제29조 제1항은 ‘공공단체’를 포함하고 있는 데 반해 현행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공공단체가 제외되어 있어 위헌의 소지가 있으므로, 공공단체를 추가함과 아울러 역무과실(국
가등의 “공무수행상의 하자”)과 공무원의 개인과실(“직무집행상 고의・과실로 인한 위법행위”)
을 명시한다.
현행 개정안 국가배상법 제2조 (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 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때에 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국가배상법 제2조 (배상책임)
① 국가・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이하
‘국가등’이라 한다)는 공무수행상의 하자 또는 공무원(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을 포함한다)의 직 무집행상 고의・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 게 손해를 입히거나,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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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63
(2) 영조물책임의 폐지
상술한 바와 같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국가등의 ‘공무수행상의 하자’를 국가배상요
건으로 규정하게 되면, 현행 제5조의 영조물책임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므로 이를 폐지한
다.
(3) 공무원의 개인책임 및 구상책임의 명시
공무원의 개인책임 및 구상책임을 명시하면서 그 요건으로 고의・중과실에 더하여 ‘직무행
위로서의 품격 상실’이라는 징표를 추가한다.
현행 개정안 국가배상법 제2조 (배상책임)
②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공무원에게 고의 고 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나 지방 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
국가배상법 제2조 (배상책임 등)
②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공무원에게 직무행위 로서의 품격을 상실할 만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피해자가 직접 그 공무원에게 손해의 배상을 구하거나,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 상한 국가등은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
(4) 소송방법의 명시
국가등에 대한 배상청구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속하므로 행정소송(당사자소송)으로, 공무원
개인에 대한 배상청구는 私法上 법률관계에 속하므로 민사소송(이행소송)으로 제기하도록 명
시한다(제3항). 이와 같이 행정소송 관할과 민사소송 관할로 분리하는 것의 장점은 국가등에
대한 배상청구에서 무조건 그리고 무분별하게 담당공무원들을 공동피고로 제소하는 것을 방
지해 주는 데 있다. 행정소송에서는 국가등의 공무수행상의 하자(역무과실)가 심리대상이 되
고 민사소송에서는 공무원의 개인과실이 심리대상이 된다. 그러나 오로지 공무원 개인과실에
의해 국가책임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국가배상청구와 개인배상청구의 심리대상이 중복되기 때
문에, 위와 같이 관할을 분리하는 것이 피해자 구제와 소송경제에 반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러한 장점과 단점을 조화하기 위하여, 法文에는 관할 분리를 명시함으로써 이를 원칙으로 하
고, 판례에 의해 심리대상의 중복을 근거로 행정소송에 개인배상청구를 병합할 수 있는 예외
를 허용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반면에, 구상청구는 국가의 공무원에 대한 것이든 공무
원의 국가에 대한 것이든 공법상 법률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모두 행정소송법상 당사자
소송의 관할이 된다(제4항 및 제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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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64
현행 개정안 국가배상법 제2조 (배상책임)
[신설]
[신설]
[신설]
국가배상법 제2조 (배상책임 등) ③ 피해자는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국가등에 대 하여 행정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당사자소송을 제기하여야 하고, 제2항 전단의 경우에 그 공무 원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이행소 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④ 공무원이 제2항 전단에 따라 피해자에게 손 해를 전액 배상한 경우에 국가등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행정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당사자소송 으로 구상할 수 있다. ⑤ 국가・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는 제2 항 후단의 경우에 공무원에 대하여 행정소송법 의 규정에 의한 당사자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5) 공무과실 원인제공자와 공무집행자와의 관계
상술한 바와 같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공공단체를 추가하고 국가등의 공무수행상의
하자를 명시한 것의 후속조치로서, 동법 제6조 비용부담자 등의 책임에 관한 규정을 다음과
수정한다.
현행 개정안
국가배상법 제6조 (비용부담자 등의 책임)
① 제2조・제3조 및 제5조에 따라 국가나 지 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 우에 공무원의 선임・감독 또는 영조물의 설 치・관리를 맡은 자와 공무원의 봉급・급여, 그 밖의 비용 또는 영조물의 설치・관리 비용을 부담하는 자가 동일하지 아니하면 그 비용을 부담하는 자도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에 손해를 배상한 자는 내부 관계에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자 에게 구상할 수 있다.
국가배상법 제6조 (비용부담자 등의 책임) ① 제2조・제3조에 따라 국가・지방자치단체 그 밖 의 공공단체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 우에 공무수행의 실행, 공무원의 선임・감독 또 는 영조물의 설치・관리를 맡은 자와 공무수행 상의 하자에 원인을 제공하거나 공무원의 봉 급・급여, 그 밖의 비용 또는 영조물의 설치・관 리 비용을 부담하는 자가 동일하지 아니하면 그 원인을 제공하거나 그 비용을 부담하는 자 도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②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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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65
Ⅴ. 결어
개혁은 ‘틀’을 바꾸는 것이다. 국가배상을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국가가 대위한다
는 私法的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국가가 공무원이라는 메카니즘을 사용하여 공권력을 행사하
다가 위법하게 발생시킨 손해를 책임진다는 공법적인 자기책임으로 파악함으로써, 손해 앞의
평등, 위험의 분배, 소득의 재분배, 공동체적 연대 등 공법적인 ― 손실보상에도 그대로 타당
한 ― 이념들을 실현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국가배상은 손실보상과 함께 진정한 ‘공
법상 손해전보’로 통합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에서 주장된 구체적인 테제는, 위법
한 법적 결정・조치의 경우에는, 국가는 ‘행정의 적법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국가의 역무과실 내지 공무수행상의 하자가 인정되어 국가책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투고일: 2020. 8. 9. 심사완료일: 2020. 8. 21. 게재확정일: 202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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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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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62호 68
Reform des Staatshaftungsrechts
— Von der privatrechtlichen, auf den Staat übergeleiteten persönlichen Beamtenhaftung
zur öffentlich-rechtlichen Eigenhaftung des Staats —
Jeong Hoon PARK *
62)
Das Leben des Rechts besteht in seiner beständigen Reform. In Korea hat bisher zwar das
Verwaltungsprozessrecht bemerkenswerte Reformen erfahren, das Staatshaftungsrecht aber über-
haupt nicht. Dies ist auf das Versagen der gesetzgeberischen Reform, die Zuständigkeit des
Zivilprozesses und den daraus resultierenden privatrechtlichen Gedanken zurückzuführen. Die
Theorie ist ganz herrschend in der Rechtsprechung, daß es sich bei der Staatshaftung nicht um
die Eigenhaftung des Staats, sondern um die Übernahme der persönlichen Haftung des Beamten
handelt. Somit gehen die öffentlich-rechtlichen Gedanken wie die Kontrolle der Verwaltung
durch die Staatshaftung, die Harmonisierung öffentlicher und privater Interessen, die Gleichheit
vor öffentlichen Belastungen, die gerechte Verteilung öffentlicher Risiken und die soziale Soli-
darität usw. verloren.
In dieser Arbeit wird zunächst versucht, die Rechtsprechung zur Staatshaftung für rechtswid-
rige Verwaltungsakte mit Hilfe der Typisierungsmethode zu analysieren. Die Rechtsprechung
wird also in sieben Typen unterteilt: Erstens die Rechtsprechung, die nur aufgrund der Rechts-
widrigkeit die Staatshaftung bejaht (Typ A+), zweitens diejenige, die unter einer gewissen
Bedingung die Schuld des Beamten vermutet (Typ A0), drittens diejenige, die unter bestimmter
objektiver Umstände die Schuld des Beamten bejaht (Typ A—), viertens diejenige, die aufgrund
des Fehlens der objektiven Legitimität die Schuld des Beamten und damit die Staatshaftung
bejaht (Typ B), fünftens diejenige, die die Schuld des Beamten aus dem Grund verneint, daß
der Beamte den Verwaltungsakt beruhend auf angemessene Gründe erlassen hat (Typ C),
sechstens diejenige, die die Schuld des Beamten mit der Begründung verneint, daß der Beamte
aufgrund der Ermessenslinien die Entscheidung getroffen hat (Typ D), und zuletzt diejenige, die
durch die Negation des Fehlens der objektiven Legitimität die Schuld des Beamten und damit
die Staatshaftung verneint (Typ F). Diese Typen entsprechen den Noten, mit denen die Recht-
sprechung, nach meiner Meinung, bewertet werden kann. Die Rechtsprechung muß also von
den Typen B, C, D und F herauskommen und zum Typ A+ entwickeln.
Aus einer rechtsvergleichenden Arbeit ergibt sich, daß das französische Staatshaftungsrecht
- Prof. Dr.,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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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家賠償法의 改革 69
durch folgende Stichwörter charakterisiert werden kann : die Staatshaftung als ein öffentlich-
rechtliches Institutut, die Eigenhaftung des Staats, die Aufhebung der staatlichen souveränen
Immunität, die soziale Solidarität, die Unterscheidung zwischen der Schuld der Verwaltung (la
faute de service) und der persönlichen Schuld von Beamten (la faute personnelle), die Staats-
haftung nur aufgrund der Rechtswidrigkeit rechtlichen Entscheidungen der Verwaltung, die
Trennung der Zuständigkeiten über die Staatshaftung und über die persönliche Haftung des
Beamten, die Flexibilität der Bestimmung des Umfangs der Staatshaftung u.s.w. Dies sind sehr
aufschlußreich für die Reform der koreanischen Staatshaftungsrechts.
Das deutsche Staatshaftungsrechts ist durch die Stellvertretungshaftung des Staats und die
Zivilgerichtsbarkeit gekennzeichnet. 1981 scheiterte die gesetzgeberische Reform zur Eigenhaf-
tung des Staats und zur Wende zum öffentlichen Rechtssystem an der mangelnden Gesetz-
gebungskompetenz des Bundes. Um die Schwäche des Staatshaftungsrecht zu ergänzen, wurden
die Entschädigungsinstitute z.B. um den enteignungsgleichen Eingriff erweitert. In der Literatur
wird vielfach angestrebt, durch die verfassungskonforme Auslegung, die positiv-rechtliche Stell-
vertretungshaftung des Staats theoretisch zur Eigenhaftung des Staats umzuformen.
In dieser Arbeit wird de lege lata versucht, von einer neuen Auslegung des Art. 29 Abs. 1
Koreanischer Verfassung ausgehend, die Staatshaftung als ein öffentlich-rechtliches Institut zu
begreifen, als Voraussetzung der Staatshaftung die ,amtliche Schuld des Beamten‘ zu ergänzen
und die Einschränkung der persönlichen Haftung des Beamten und die Flexibilität des Umfangs
der Staatshaftung theoretisch zu begründen. De lege ferenda wird vorgeschlagen, zwischen la
faute de service und la faute personnelle klar zu unterscheiden, die geltende Anstaltshaftung
abzuschaffen und die Zuständigkeit des Verwaltungsprozesses für die Staatshaftung klar zu
bestimmen u.s.w.
As Ergebnis wird betont, daß man vom Gesichtspunkt der Stellvertretungshatung des Staats
abkehren und sich nach dem Gedanken der Eigenhaftung des Staats für die Ausübung öffent-
licher Gewalt hinwenden muß, um dadurch die Ideen der Gleichheit vor öffentlicher Belas-
tungen, der gerechten Verteilung des Risikos und der sozialen Solidarität verwirklichen zu
können. Die Zentralthese dieser Arbeit ist, daß bei rechtswidrigen rechtlichen Entscheidungen
die Staatshaftung, als Eigenhaftung des Staats, schon nur aufgrund der Rechtswidrigkeit ent-
stehen soll, da der Staat zur Rechtmäßigkeit der Verwaltung verpflichtet ist, so daß sich aus
der Rechtswidrigkeit der Entscheidung selbst die Schuld des Staats (la faute der service) ergibt.
Schlüsselwörter: Stellvertretungshaftung des Staats, Eigenhaftung des Staats, soziale Solidarität,
la faute de service, la faute personne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