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영, 행정처분과 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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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문】
행정처분과 형벌
최 계 영*
-------------- @ 次 --------
I. 서설
- 행정처분의 공정력과 형법상 보호법익
DL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IV. 행정처분이 소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V. 결론
I. 서설
- 행정법과 형법의 관계
현대 행정에 있어 행정법은 형법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형벌은 행정법상의 의무이행
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다. 많은 행정법률이 의무의 불이행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형벌
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다른 법영역이 교차하게 될 경우 양 법영역의 충돌은
불가피하고,이를 해소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결책은 ‘법질서의 통
일성’(Einheit der Rechtsordnung)이라는 관점이다. 행정법에서 명령된 것은 형법에서도 명령된
것이고,행정법에서 금지된 것은 형법에서도 금지된 것이고,행정법에서 허용된 것은 형법에서
도 허용된 것이다. 이는 가장 간명한 해결책이고 규범을 준수하는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도 가
장 이해하기 쉬운 해결책이다. 행정형벌에 있어서 형법은 행정법을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이 되
므로,‘법질서의 통일성’을 일반적으로 관철시킨다면 행정법이 주도권을 갖게 된다. 독일에서는
행정형벌의 '행정법 종속성’(Verwaltungsrechtsakzessorietät)* 1 비라고 하기도 하는데 행정법의 주
도권이 극명하게 나타난 표현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각 법영역은 서로 다른 임무를 갖고 있고,이는 “개별 사안에서의 정의와 상황적합
성을 추구하는 법치국가의 산물’’2》이라 할 것이므로, ‘법질서의 통일성’이라는 일반화된 명제로
-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
1) Rüdiger Breuer, Konflikte zwischen Verwaltung und Srafverfolgung, DÖV 1987, S.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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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특히 형법에는 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특유한 법원칙들
이 발전되어 있고,이는 행정형벌에 있어서도 결코 포기될 수 없는 부분이다. '최후적 • 보충적
수단’(ultima ratio)로서의 형벌,죄형법정주의,‘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의 원칙,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행정법의 기능을 보장하면서
도 피고인의 인권보장을 위한 형법의 여러 원칙을 조화시키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행정법과 형법의 관계는 규범의 각 단계에서,즉 법률, 법규명령,행정규칙,행정처분의 각
단계에서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중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은 행정
처분과 형벌의 관계이다. 주지하다시피 행정처분은 위법하더라도 일정한 효력(공정력)을 갖는
다. 문제는 이러한 위법한 행정처분의 효력을 형법에서도 그대로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인가이
다.
- 문제의 소재
구체적으로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행정처분이 범죄의 성립을 좌우하는 경
우 형사법원은 독자적으로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가? 판례에 의하면, 구 도시계
획법상의 조치명령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조치명령이 적법한 것이라야 하고 그 처분이
당연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위법한 처분으로 인정되는 한 조치명령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한다.2 3 4 5 ) 반면 운전면허 취소처분이 행정소송에서 취소된 경우 행정처분은 처분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잃게 되고 따라서 처분에 복종할 의무가 처음부터 없었음이 확정되었다는 이
유로 무면허운전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다.4》전자의 판례는 피고인은 행정처분에 대한 취
소쟁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형사소송절차에서 바로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
하여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후자의 판례는 피고인이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
쟁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경우 형사재판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형사재판에서의 공정력의 문제는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가 형사재판의 선결문제
가 되는 경우와 행정처분의 ‘효력’ 유무가 형사재판의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로 나누어 설명된
다. 적법 여부가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형사법원이 독자적으로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으
나,효력 유무가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형사법원이 독자적으로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는 것이다.5》그렇다면 어떠한 경우 ‘적법’ 여부가 선결문제가 되고 어떠한 경우 ‘효력’ 유무가
2) Meinhard Schröder, Verwaltungsrecht als V아gäbe fiir Zivil- und Strafrecht, VVDStRL 50(1991), S. 205.
3) 대법원 1992. 8. 18. 선고 90도 1709 판결.
4) 대법원 1999. 2. 5. 선고 98도4239 판결.
5) 김동희,『행정법 I』,박영사,제 12판,2006, 311, 312쪽; 김남진 • 김연태,『행정법 I』,법문사,제9판,
2005, 258-259쪽; 유지태,:행정법신론』,신영사,제9판. 2005, 186쪽; 홍정선,『행정법신론(상)j,박영사,
제13판,2005, 328쪽. 이에 대해 형사소송에서는 피고인의 인권 보장을 위해 공정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수설에서 말하는 행정처분의 ‘효력' 유무가 전제가 되는 경우에도 형사법원이 행정처분의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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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결문제가 되는가? 판례는 구 도시계획법상의 조치명령 위반죄의 경우 조치명령의 적법성이
구성요건이 된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법률의 문언에서 명시적으로 적법성을 구성요건요소로 규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행정처분의 적법성이 구성요건요소라고 해석함으로써 비로소 형사법
원이 독자적으로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를 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형사법원이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경우와 행정처분의 효력을 그대로 받아들
여야 하는 경우를 나누는 기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에서 논의가 활발하지 아니하다. 그런
데 이에 관해서는 행정처분의 성질을 기준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즉,수익적 행정
처분의 경우에는 형사법원이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할 수 없으나, 침익적 행정처분의 경우
에는 이를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6》이렇게 행정처분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
는 견해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로 보장하여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분
명한 장점이 있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수익적 행정처분은 형사법원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침익적 행정처분은 위법할 경우 형사법원이 이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견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구성요
건에 대해서도 수익적 행정처분이 전제가 되는지,침익적 행정처분이 전제가 되는지에 따라 형
사법원의 심사권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도로교통법상의 무면허운전죄를 예로 들어보자. “운전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라는 구성요건은 처음부터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경우와 처음에는 운전면허를 받았으나 나중에 취소된 경우를 모두 포섭한다. 그런데 위
견해에 의하면 전자의 경우 운전면허발급처분은 적법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나,후자의 경우 운
전면허취소처분은 적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자는 범죄구성요건을 통하여 형벌로 보호할 법
익이 무엇인가를 표시하는데,하나의 단일한 구성요건에 관하여 어떠한 경우에는 적법하지 않
아도 보호되고 어떠한 경우에는 적법해야만 보호된다는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그러한 관점에서 구성요건의 구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보다 적절하지 않은가라는 구상이
이 논문의 출발점이다.7) 즉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가,소극적 구성요건요소인가를
기준으로 삼아 논의를 전개시켜 보고자 하는 것이다. 행정처분의 성질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와
구성요건의 구조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안에서 차이가 난다. 허가
를 받지 아니하고 한 행위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에 있어서 처음에는 허가를 받았으나 나중에
허가가 취소 또는 철회된 경우이다. 전자의 견해에 의하면 허가 취소• 철회 처분이 적법해야
력을 부인하고 범죄의 성립을 부인할 수 있다고 하는 견해가 있다{박윤혼,최신『행정법강의(상)j,박영
사,개정 29판,132-135쪽; 박균성,『행정법론(상)』,제5판,2006, 106, 107쪽}.
6) 박정훈,“협의의 행정벌과 광의의 행정벌”,『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박영사,2005, 349-359쪽.
7) 김동희,앞의 책, 3H쪽은 “이 문제는 범죄구성요건의 해석에 관한 것으로,그러한 점에서 당해 처벌규
정의 내용이 문제로 된다. … 이 경우 관계규정의 내용의 해석은 일률적 기준이 아니라,당해 행정행위
의 의의 • 목적,당해 행위를 다틀 수 있는 다른 수단의 존재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행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는바,‘구성요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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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성립하는 반면,후자의 견해에 의하면 적법 여부에 상관없이 효력이 있다면 범죄가 성
립한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상세하게 살펴볼 것이다.8 9
n. 행정처분의 공정력과 형법상 보호법익
- 형사재판과 공정력
행정처분의 공정력은 행정의 실효성 보장과 법적 안정성을 위해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취소
쟁송으로만 이를 다틀 수 있게 한 결과 인정되는 효력이다. 형사재판에서 공정력이 인정되지
않아 행정처분의 효력이 배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해 형사재판에서만 그러한 것이고 행정
처분의 효력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취소쟁송 제도로 인해 형사재판에서 항
상 공정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공정력이
인정되어야 하는지는 행정의 실효성 보장과 법적 안정성을 위해 형사재판에서도 공정력을 인
정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행정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
해 형벌로 제재하는 것이 타당한가가 문제가 된다.
행정처분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행정형벌은 행정상 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행정형벌의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행정의 실효성 보장은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행정의 실효성이라는 것은 매우 광범위한 개념으로서 해당 행정작용이 추구
하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행정의 기능을 보장한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이
따라서 행정의 실효성이 어느 정도로 요구되는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고 개별
행정작용마다 행정의 실효성이 요구되는 강도는 상이하다. 그리고 형법의 차원에서 이러한 강
도의 차이는 행정의 실효성 그 자체, 즉 행정의 기능 그 자체도 보호의 대상이 되는가의 문제
가 된다. 해당 행정처분이 실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 외에 행정의 기능 그 자체도 형법상
보호의 대상이 된다면 위법한 행정처분의 효력도 존중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보호법익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즉 행정처분의 존재가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는 경
우와 행정처분이 소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즉 행정처분의 부존재가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
는 경우로 나누어 각각의 보호법익을 살펴보기로 한다.
8) 아래 IV.의 3. 참조.
9) Reimund Schniidt-de Caluwe. Der Verwaltungsakt in der Lehre Otto Mayers. S. 29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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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과 형벌 261
가.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작위,금지,수인을 명하는 하명처분에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이다. 이 경우 행정
처분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이익 외에 행정처분 자체의 이행을 확보하는 것도
보호법익이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식품위생법에 의하면 행정청은 “식품위생상의 위해가 발
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영업자에 대하여 유통 중인 당해 식품 등
을 … 폐기 … 할 것을 명할 수 있”고 위 명령에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식품위생법 제75조 3호,제56조 제3항). 이 경우 형벌로 보호하고자 하
는 이익은 식품위생의 안전뿐인가, 아니면 폐기처분에 따른 의무의 이행도 확보하고자 하는 것
인가?
이 문제에 관하여는 구 노동조합법(1963. 4. 17. 법률 제1329호; 개정 1980. 12. 31. 법률 제
3350호) 제46조의 구제명령위반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시사점을 준다.메 위 구성요건
은 확정되지 아니한 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위반한 경우에도 명시적으로 확정
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구제명령이 위
법할 때에 구제명령위반죄가 성립하는 것은 물론이고,“재심 또는 행정소송으로 구제명령이 취
소된 경우에 그 취소 전에 원래의 구제명령을 즉시 이행하지 않은 때”에도 구제명령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해석되었다.10 11 12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구제명령의 신속한 이행확보를 위해 위와
같이 처벌하는 것은 행정형벌이 “행정명령의 이행확보수단으로서 최후_ 보충-(필자 강조)이
어야 하는 점”에 비추어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리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 형벌은 통상
개인의 기본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침해이기 때문에 법치국가에서는 ‘최후의 수단’(ultima
ratio)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헌법상 비례원칙의 표현이다J2) 물론 헌법재판소의 판
단은 위법한 행정명령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형벌을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법의
차원에서의 판단이지만,개별 사안의 해석에 있어서도 형벌이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헌
법상 원리는 준수되어야 할 것이다.13 14 》
따라서 하명처분에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당해 행정처분
을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이 보호법익이고,행정처분의 이행 확보는 보호법익이 되지 아니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씨 이에 대하여 행정행위에 위반하는 범죄의 보호법익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가치판단 내지 선택의 문제인 것이고 논리필연적으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문제
가 아니며,그 보호법익을 행정목적의 원활한 수행으로 파악한다면 위법한 행정행위의 경우에
도 당연무효가 아닌 한 가벌성을 띤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견해가 있다.어 그러나 보호법익이
10) 헌법재판소 1995. 3. 23. 선고 92헌가14 결정.
11)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도2055 판결.
12) Breuer, a.a.O., S. 177; Schröder, a.a.O., S. 208.
13) Schröder, a.a.O., S. 208.
14) Michael Heghmanns, Grundzüge einer Dogmatik der Straftatbestände zum Schutz von Verwaltungsrecht
oder Verwaltungshandeln, Berlin 2000, S. 3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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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의 문제는 단순히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없고,이는 헌법상 원칙에 합치하는 방향으
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특정한 법익의 보호와 무관한 단순한 행정불복종을 형벌로써 제재하
는 것은 형벌은 행정처분의 이행을 확보함에 있어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헌법상의 요
청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실정법상 많은 하명처분의 경우 행정형벌이 유일한 이행확
보수단이 아니라 다른 이행확보수단과 중복적 • 병렬적으로 마련되어 있으므로 행정형벌을 통
해 그 이행을 확보할 필요성도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다. 행위자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행정처
분에 불복종하였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불복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행정처분을 통
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에 위험을 초래하였다는 점에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예외적으로 행정작용에 대한 복종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구성요건도 생각해 볼 수 있
다. 군형법상의 항명죄(제44조)와 명령위반죄(제47조)는 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계없이 명령
에 대한 불복종을 일반적으로 처벌하는 구성요건이므로 명령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법익이 아니라 명령에 대한 복종 그 자체가 보호법익이 된다. 그러나 구성요건 자체에서 '정당
한 명령’(제44조) 또는 ‘정당한 명령 또는 규칙’이라고 규정하여 범죄의 성립범위를 문언상 한
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이는 특별행정법관계에서의 명령이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일반행정법관계에서의 행정처분으로는 비록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의해 폐지되기는 하였
으나 앞서 본 구 노동조합법의 구제명령위반죄를 들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에서 구제
명령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는 동시에 위법한 구제명령까지 무조건 이행이 강제되지 아니하
도록 양자를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구제명령에 대하여 일단 법원의 심사를 거치게 한 후 법원
으로부터 가집행명령 등 즉시강제력을 부여받고 법원의 그 명령에 위반한 경우에 처벌을 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므로 행정처분의 이행 확보,특히 신속한 이행 확보를 보호법익으
로 하는 구성요건을 창설하는 것이 반드시 위헌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법원의 심사를 거쳐 강
제력을 부여하도록 하는 절차적 보장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1이
나. 행정처분이 소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행정청의 허가17》없이 한 행위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이다. 도로교통법상의 무면허운전죄,식
품위생법상의 무허가영업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허가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사회
적으로 유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잠재적인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일
반적으로 금지하여 놓고 개별적으로 행정청의 심사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도록 하여 위험을 통 15 16 17
15) 조용연,“행정행위의 효력”,『재판자료j 제68집,법원도서관, 1995, 1기쪽.
16) 현행「노동조합 및 노사관계조정법」은 사용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신청에
의하여 관할법원이 구제명령을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하고,이 명령에 위반한 경우 과태료에 처하
도록 규정하고 있다(위 법 제95조,제85조 제5항).
17) 이 글에서는 강학상의 ‘허가’ 개념,즉 법규에 의한 일반적인 상대적 금지를 특정한 경우에 해제하여
적법하게 일정한 행위를 할 수 있게 하여 주는 행위라는 의미로 사용하도록 하겠다. 실정법상으로는 허
가,면허,인가,특허,승인 등 여러가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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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허가를 받지 아니한 행위를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행
정청의 허가절차를 거치게 하기 위함이지 그 행위 자체의 유해성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이 경
우에는 구성요건의 구조상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와 달리 허가 제도를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보호법익 이외에,허가를 받을 의무의 이행 확보도 보호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J8》왜냐하면 행위자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허가를 받지 아니하였다
는 점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운전에 필요한 능력은 갖추었으나 운전면허를 받지
않고 운전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에도 행위자는 처벌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도로교통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면허를 받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허가의 이행 확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와 마
찬가지로 단순한 행정불복종을 형벌로 제재하는 데 불과하여 ‘최후의 수단’으로서의 형벌이라
는 헌법상 요청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허가를 받
지 아니하고 한 행위를 형벌로 제재하는 구성요건은 이미 그 헌법적 정당성을 문제삼기 어려
울 정도로 각종 행정법률에서 일반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허가 제도가 중요한
법익에 대한 잠재화되어 있지만 현저한 위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여 준다는 점에서 일반적
으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긍정할 수 있을 것이다.이
특히 독일 문헌에서는 행정청의 허가절차에는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Informationsfunktion)
이 있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찾고 있다.2이 행정청은 행위자의 허가 신청을 통하여 허가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현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이러한 정보는 행정청의 사후 감독을 가능
하게 하며,행정청은 행정법상의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사정이 변경되었을 때 허가의 철회 또는
변경을 통해 개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감독기능; Überwachungsfunktion).2l》생각건대,위와 같
은 정보수집기능과 감독기능이 비단 허가 제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허가 제도는 그 주
된 임무가 위험을 통제하는 것이고 또한 대부분의 허가는 사인의 계속적인 행위의 기초가 된
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행정작용과 비교할 때 위와 같은 정보수집기능과 감독기능이 갖는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8 19 20 21
18) Heghmanns, a.a.O., S. 167-172 참조.
19) 다만 개개의 법률에 있는 무허가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비례원칙 등 헌법상 원칙에 합치되는지 검토
해 볼 필요는 있다.
20) Wolfgang Winkelbauer, Zur Verwaltungsakzessorietät des Umweltstrafrechts, Berlin 1985, S. 61; Rudolf
Rengier, Die öffentlich-rechtliche Genehmnigung im Strafrecht, ZStW 1989., S. 876; Heghmanns, a.a.O., S.
172 참조.
21) Rengier는 허가 제도의 기능으로 이외에도 안전확보 및 질서유지 기능,행정청의 처분권한 보장,진실
발견기능을 들고 있다. Rengier, a.a.O., S. 876,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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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 위법한 행정처분의 불이행에 대한 형사처벌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당해 행정처분이 위법한 경우에도 그 불이행을 이
유로 형벌을 가할 수 있는가? 우선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에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데 통설 • 판례가 일치하고 있다.22 23 )
다음으로 행정처분의 하자가 당연무효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어떠한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경우 구성요건의 보호법익은 원칙적으로 행정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법익이지
행정처분의 이행 확보 그 자체는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위법한 행정처분의 경
우에는 형벌을 통해 보호해야 할 법익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도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도시계획법 제78조 제1항에 정한 처분이나 조치명령을 받은 자가 이에 위반한 경우
이로 인하여 같은 법 제92조에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하여는 그 처분이나 조치명령이 적
법한 것이라야 하고,그 처분이 당연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위법한 처분으로
인정되는 한 같은 법 제92조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0도
1709 판결).
이러한 판시는 이후의 판례에서도 반복되어 나타나지만,이는 모두 구 도시계획법상의 조치
명령 위반죄에 관한 것이다.:미 그리하여 이러한 판결례를 예외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입장도 있
22) 대법원 1990. 7. 10. 선고 90도966 판결(특례보충역편입자에 대한 해당업체의 해고통지서가 송달되기
전에 입영통지서가 송달된 경우 그 입영처분은 당연무효이어서 병역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
- 선고 95도1993 판결(당연무효인 운행차의 개선명령에 불응한 자에 대하여 대기환경보전법
-
제57조 제8호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할 수는 없다).
23) 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도1237 판결; 2004. 5. 14. 선고 20()1도2841 판결. 한편 대법원은 온천법상
의 시설개선명령 위반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다.
온천수를 사용하는 여관 또는 목욕탕에서 계량기가 달린 양수기를 설치 사용하라는 시설개선명
령은 온천수의 효율적인 수급으로 온천의 적절한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서 온천법 제15
조가 정하는 온천의 이용증진을 위하여 특히 필요한 명령이라 할 것이므로 이에 위반한 소위는
온천법 제26조 제1호,제15조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1986. 1. 28. 선고 85도2489 판결).
이에 관해 대법원이 온천법상의 시설개선명령 위반죄에 관해서도 독자적으로 적법성을 심사한 것으로
보는 견해<김남진 • 김연태, 앞의 책,258쪽)가 있으나,위법 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안이 아니라
적법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사안이고,이때 적법하다는 판단은 시설개선명령의 하자가 중대 • 명
백하여 당연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적법성을 구성요건으로 본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문흥수,“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불이행죄의 위헌여부”,r인권과 정의」제229호,대한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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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과 형벌 265
다.24 25 )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행정처분의 이행 확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구성요건의 창설
은 과잉금지의 원칙과 적법절차의 원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일정한 절차적 보장 하에서 예
외적으로만 허용된다고 할 것이므로,:비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에 원칙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형사법원은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쟁송의 제기 여부와 상관없이,그리고 취소쟁송의 제
소기간이 도과되어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에도,행정처분의 위법성을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결과가 법적 안정성과 행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취소쟁송 제도를 마련하
고 제소기간을 제 한한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제기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 있어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은 또 다른 법치주의의 하위 원리인 실체적 정의와 적
법절차의 원리에 대한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후퇴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형벌은 최후적 • 보충
적 수단이어야 하므로,행정불복종을 형벌로 제재할 특별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행
정의 실효성 확보 요청도 약화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독일의 경우 형사법원은 행정행위의 적법성을 심사하지 아니하고 그 효력을 그대로 존
중하여야 하고,행정행위가 취소쟁송을 거쳐 나중에 취소된 경우에도 그 처벌가능성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례이다.26) 우리나라의 판례가 독일의 판례와 이처럼 상반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구성요건의 문언의 차이이다. 독일은 공무집행방해죄
(독일 형법전 제113조)와 공무상 표시무효죄(독일 형법전 제136조) 등 명시적으로 직무집행의
적법성을 구성요건요소로 규정하고 있는 형벌법규가 있어 그와 같이 명시적으로 적법성이 규
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 반대해석으로 - 적법성은 구성요건요소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다.27 28 ) 우리나라의 경우 적법성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형벌법규는 존재하지 아니하고,공무집행
방해죄의 경우에도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나 대법원은 축소해석에 의해 직무집행의 적법성을
구성요건요소로 삼고 있다.28》둘째,행정재판권과 형사재판권의 관계의 차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소송의 1심을 관할하는 행정법원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지만 행정법원은 대법원 산하
의 전문법원에 불과하다. 반면 독일은 같은 사법부 내에서도 행정재판관할과 형사재판관할이
분리되어 있다.29 30 )3이 셋째,집행정지제도의 차이이다. 우리나라는 취소쟁송을 제기하더라도 원칙
사협회, 1995, 144쪽 참조).
24) 조용연,앞의 논문,170쪽; 문흥수,앞의 논문,144쪽.
25) 위 m. 2.의 가. 참조.
26) BGHSt 23, 86. 이에 대해 비판하며 사후의 취소는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는 Wolfgang Gerhards,
Die Strafbarkeit des Ungehorsams gegen Verwaltungsakte, NJW 1978, S. 86-89; Schröder, a.a.O., S.
223-225 참조.
27) Schröder, a.a.O., S. 221 참조.
28) 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도506 판결 등 참조.
29) 박정훈,앞의 논문(각주 6), 352쪽 참조.
30)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구성요건적 효력(Tatbestandswirkung)을 구별하여 공정력은 상대방에 대한 효
력에 국한되고, 처분청 이외의 다른 국가기관에 대한 효력은 구성요건적 효력으로 파악하여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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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行政法硏究/2006년 하반기
적으로 행정처분의 집행은 정지되지 아니하고 예외적으로 법원의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때에만
행정처분의 집행이 정지된다(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 반면 독일의 경우 취소쟁송의 제기로
원칙적으로 행정행위의 집행이 정지되고 예외적으로만 쟁송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집행력이 발
생한다(독일 연방행정법원법 제80조 제1항). 독일은 원칙적으로 집행정지효를 인정하는 대신
집행이 정지되지 않아 즉시집행력이 있는 행정행위의 이행을 형벌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것이
다.
- 적법성의 범죄체계론상의 지위
그렇다면 행정처분의 적법성은 범죄체계론상 어떠한 지위를 갖는가. 이는 행정처분이 적법함
에도 불구하고 위법하다고 오인하였을 경우 범죄가 성립하는가의 문제,즉 착오 문제의 해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에 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직무집행의 적법성의 체계적 지위에
관한 논의를 참조하여 구성요건요소,위법성조각사유 또는 객관적 처벌조건이라는 세 가지 가
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행정처분의 적법성이 구성요건요소라면 이에 관한 착오는 고의를
조각하고,위법성조각사유라면 형법 제16조에 의하여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한하여 범
죄의 성립이 부정되고,객관적 처벌조건이라면 착오는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선 객관적 처벌조건3U으로 본다면 적법성의 인식 여부에 상관 없이 적법한 행정처분이 최
대한으로 보호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 형법상 명문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객관적
처벌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위법한 행정처분을 불이행한 경우에도
일단 범죄는 성립하고 유죄판결의 일종인 형 면제의 판결이 선고될 뿐이어서 행정작용의 보호
에 지나치게 치우치게 되지 않는가 한다. 우리 판례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반죄가 성립되
지 아니한다”라고 판단하고 있으므로 객관적 처벌조건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이제 구성요건요소로 보는 방법과 위법성조각사유로 보는 방법이 남게 되는데,앞서 본 바 *
다는 견해가 주장되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구성요건적 효력이 그 근거를 달
리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공정력의 근거는 행정의 안정성 • 실효성 확보에 있는 반면 구성요
건적 효력의 근거는 권력분립의 원리 또는 국가기관 상호간의 권한 존중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
데 이러한 구성요건적 효력론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도 형사사건에서 행정행위의 적법 여부가 선결
문제가 된 경우에는 - 견해에 따라서는 이 경우뿐만 아니라 행정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선
결문제가 된 경우에도 - 형사법원이 행정행위의 위법성을 심사할 수 있다고 하여 형사법원의 심사
권을 행정행위가 당연무효인 경우에 한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남진 • 김연태,앞의 책,
268쪽; 홍정선,앞의 책,328쪽; 박균성,앞의 책,106쪽. 구성요건적 효력의 근거를 권력분립의 원
리에서 찾으면서도 위와 같이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을 긍정하는 까닭은 - 물론 피고인의 방어
권 보장이라는 형사소송의 특수성에도 있겠지만 - 우리나라의 사법권이 대법원을 정점으로 하는
일원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기인하지 않을까 한다.
31) Winkelbauer, a.a.O., S. 45,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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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과 형벌 267
와 같이 위법한 행정처분의 경우에는 형벌을 통해 보호해야 할 법익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면
이는 범죄론의 체계상 구성요건요소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만 이렇게 본다면 언제나
적법성의 인식이 있어야 범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적법한 행정처분도 행위자의 잘못된 주관적
인식에 따라 처벌할 수 없게 된다는 형사정책적 결함이 지적될 수 있다. 이 문제는 ‘행정처분
의 적법성’이 갖는 의미를 나누어 봄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구성요건적 고의의 대
상이 되는 것은 행정처분이 적법하거나 위법하다는 판단 그 자체가 아니라,행정처분의 적법성
의 기초를 이루는 사실관계라고 할 것이다. 행정처분의 발급요건이 되는 사실관계를 오인하여
행정처분이 위법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면 이는 고의를 조각하지만,행정처분의 근거법령에
대한 해석과 포섭을 잘못하여 행정처분이 위법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면 이는 형법 제16조
의 문제로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범죄의 성립이 부정될 것이다.
- 형사법원의 심사범위
따라서 형사법원은 구성요건요소인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심사할 수 있지만,이때 형사법원이
위법성을 심사할 수 있는 범위는 취소쟁송의 위법성과 달리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위법한
행정처분의 경우에는 보호법익이 없어 그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없는 것이라면, 거꾸로 형
사법원이 심사할 수 있는 위법성의 범위는 보호법익과 관련이 있는 위법사유에 제한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법령 위반과 재량 하자 그리고 실체적 하자와 절차적 하자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법령에 위반한 실체적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보호법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반면 재량 하자의 경우나 절차적 하자의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행정처분을 통
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이익인 보호법익이 존재한다. 따라서 형사법원은 법령에 위반한 실체적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위법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할 수 있고,재량 하자나 절차적 하자의 경
우에는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을 인정할 수 없다. 예컨대 비례원칙에 위반한 과도한 처분이
라거나 이유제시가 없는 처분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죄를 선고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
면 당해 처분은 여전히 보호법익의 실현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을 인
정하는 것이 취소쟁송 제도,특히 제소기간과 긴장관계에 있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제한은 필요
하다.32》판례도 재량 하자나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무죄라고 판단한 예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취소소송과의 관계
그렇다면 취소소송이 제기되어 취소판결 또는 기각판결이 확정된 경우는 어떠한가. 이때에도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이 인정되는가.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와 기각판결이 확정된 경우로
32) 권력분립의 원칙과 불가쟁력의 제도적 의의를 이유로 재량 하자에 관한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을
부인하는 견해로는 박정훈,앞의 논문(각주 6), 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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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行政法硏究/2006년 하반기
나누어 살펴본다.
가.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당해 처분의 위법이 확정되고,별도의 행정행위를 기
다림이 없이 당해 행정처분의 효력은 처분시에 소급하여 소멸하고 처음부터 당해 처분이 행하
여지지 않았던 것과 같은 상태로 되는 효과,즉 형성력이 있고 이와 같은 취소판결의 형성력은
당사자 이외의 제3자에게도 효과가 있다(행정소송법 제13조). 이와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이유
는 승소한 원고의 구제를 실효성 있게 하기 위하여 취소의 행정판결에만 부여되는 특수한 효
력이라 할 것이므로,행정처분의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행정처분
의 위법 여부가 다른 형사사건의 선결문제로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이들 형사사건에 대하여
재판을 하는 법원으로서도 행정사건의 판결에 따라야 하고 이와 저촉되는 다른 판단을 한다면
취소의 행정판결에 위와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취지가 몰각되는 결과가 되므로 이에 어긋나는
판단은 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다.33 34 ) 따라서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은 소멸되고,형사법원은 확정된 취소판결의 취지에 따라 행정처분 위반죄에 대하여 무
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만약 형사법원이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긍정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그 판결이 확정된 후
에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어떠한가. 판례에 의하면,이 경우 확정된 취소판결
은 무죄 내지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라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
법 제420조 저卜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한다.씨
나. 기각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러나 기각판결이 확정된 경우는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와 다르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기
각판결의 경우에는 취소판결과 같은 형성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당해 행정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대한 기판력이 발생하기는 한다. 그러나 처분의 적법성이 구성요건요소인 이상 이는 증거
재판주의의 원칙에 따라 검사가 증거에 의하여 입증을 하여야 할 사항이지 기각판결의 기판력
으로 이를 대신할 수는 없다.35》확정된 행정사건의 기각판결이 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유력한
증거가 될 것임은 틀림없으나,이에 의하더라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처분의 적법성이 증명
되지 못할 경우 형사법원은 이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기각판결
이 확정된 경우에는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와는 달리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이 유지된다.
다만 이 경우 형사법원의 독자적 심사권은 행정처분의 발급요건이 되는 사실관계의 존부를 판
33) 대법원 1982. 3. 23. 선고 81도1450 판결.
34) 대법원 1985. 10. 22. 선고 83도2933 판결.
35) 기각판결의 기판력을 존중하여 행정형벌의 성립을 긍정하여야 한다는 견해로는 박정훈,앞의 논문(각주
6), 3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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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과 형벌 269
단하는 데 한정되고,근거법령의 해석과 포섭에 관한 행정소송의 판단은 형사법원에서도 존중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예컨대 토지의 무단 형질변경을 이유로 도시계획법상 원상복구명령
이 발령되었고 그 위반죄의 성부가 문제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때 형질변경을 피고인이 했
는가,피고인 이외의 다른 사람이 했는가의 문제는 원상복구명령의 발급요건이 되는 사실관계
의 존부의 문제이므로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밭에 가
설건축물을 설치하는 행위가 형질변경인가의 문제는 근거법령의 해석과 포섭의 문제이므로 행
정법원의 판단이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IV. 행정처분이 소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
- 허가가 위법한 경우
행정청으로부터 허가를 발급받기는 하였으나 그 허가가 위법한 경우는 어떠한가. 형사법원이
허가의 위법성을 이유로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허가에 중대 • 명백한 하자가 있
어 허가가 당연무효일 경우에는 허가 없이 행위한 것이므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통설 • 판
례36 37 38 》의 견해이다. 다만,전문적인 법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행정처분
이 당연무효임을 인식하기는 쉽지 아니할 것이므로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허가에 단순위법의 하자가 있는 경우는 어떠한가. 이러한 구성요건의 보호법익은
허가를 받을 의무의 이행을 확보하는 데 있지,허가의 적법성까지 확보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니
라고 할 것이므로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단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라고 규정되어 있는
구성요건을 “적법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추해
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기 때문이다.꺼 판례도 연령미달의 결격자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
로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합격하여 발급받은 면허로 운전한 사안에 관하여,이러한 운전면허는
당연무효가 아니고 취소되지 않는 한 유효하므로 무면허운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고,예
위조된 외화획득용 원료수입추천서에 기하여 수입승인을 받고 이러한 수입승인에 기초하여 수
입면허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수입면허가 당연무효가 아닌 이상 무면허수입죄가 성립하지 않는
다고 한다.39)
그런데 허가가 위법한 경우 중에서도 위와 같이 부정한 행위에 의하여 허가가 발급된 경우
36) 대법원 1993. 8. 13. 선고 93도1165 판결; 1995. 12. 26. 선고 95도2172 판결 등 참조.
37) Rengier, a.a.O., S. 885; Schröder, a.a.O., S. 225.
38) 대법원 1982. 6. 8. 선고 80도2646 판결.
39) 대법원 1989. 3. 28. 선고 89도149 판결; 1995. 12. 26. 선고 95도217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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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行政法硏究/2006년 하반기
에는 이를 처벌할 필요성이 있지 않은가라는 관점에서 독일에서는 ‘권리남용’(Rechtsmißbrauch)
이론이 주장되고 있다. 즉,부정한 행위의 의해 발급받은 허가의 효력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의
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4이4h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사례로
는 기망,강박,뇌물공여가 전형적으로 언급되고 있고, 논자에 따라서는 공무원과 사인이 공모
한 경우,허가의 위법성을 인식한 경우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化
그러나 이러한 권리남용이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할 뿐만 아니라,우리
나라의 경우 부정한 수단으로 허가를 발급받은 경우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이 허가 제도를 규정
하고 있는 대부분의 법률에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인정할 필요성도 없다. 예컨대,도로
교통법 제152조 3호는 “허위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은 경우를 처벌하고
있고,관세법 제 181조 제2호는 “법령이 정한 허가 • 숭인 • 추천 • 원산지증명 기타 조건을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구비하여 수출입면허를 받은 경우”를 처벌하고 있으므로,위 각 판례의
경우는 이에 해당될 것이다.
- 허가요건을 갖추었으나 허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허가를 받지 않고 행위하였다면 범
죄가 성립한다.씨씨 앞서 본 바와 같이 허가 제도는 행정청의 심사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중요한 법익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을 통제할 수 있게 하고,특히 행정청으로 하여금 현재 행해
지고 있는 행위의 정보를 획득하게 하여 이후에 행해지는 행위의 감독을 가능하게 한다.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행위를 허가요건을 갖추었다는 이유로 허용한다면 이러한 허가 제도의
기능은 보장될 수 없다. 개개인이 행정청의 심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스스로 행위의 위험성 40 41 42 43 44
40) Heghmanns, a.a.O., S. 209-216; Schröder, a.a.O., S. 225; Rengier, a.a.O., S. 893-896 참조.
41) 독일에서는 기망,강박,뇌물공여에 의해 허가를 받은 경우 허가가 당연무효이므로- 권리남용이론을 원
용할 필요 없이 - 범죄가 성립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Rengier, a.a.O,, S. 896-902.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기망,강박,뇌물공여 등이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그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단
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박균성,앞의 책,315쪽).
42) Rengier, a.a.O., S. 893, 894; Schröder, a.a.O., S. 225 참조,
43) 독일에서는 이른바 ‘Genemigungsfähigkeit’의 문제로 논의된다. 이에 대해서 단순히 허가요건을 갖추었다
는 이유만으로는 허가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통설의 입장이다. Heghmanns, a.a.O, S. 234; Schröder,
a.a.O. S. 226 참조.
44) 다만 구 국토이용관리법상의 토지거래허가에 관하여는 “허가 없이 토지 등의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행
위”라 함은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가리키고,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이도
2912 판결 등》고 한다. 법은 토지거래의 예약을 하고 허가를 받은 후 다시 본계약을 체결할 것을 전제
로 하고 있으나,대개의 경우 계약을 체결하고 허가를 받음으로써 거래관계가 종료되고 허가 후 다시
본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해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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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과 형벌 271
을 판단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허가 제도의 기능은 형해화된다. 이는 허가를 신청하였으나 행정
청이 위법하게 허가를 거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허가의 신청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행정
청이 이를 거부한 이상 신청에 의해 획득한 정보를 행정청이 유의미한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
을 것이고 이러한 정보를 기초로 감독권한을 행사할 가능성도 실질적으로 없기 때문이다.내
그렇다면 이러한 허가신청의 거부가 위법하다는 것이 법원에 의해 확정된 경우에는 어떠한
가? 즉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취소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어떠한가? 거부처분
취소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허가가 있는 것으로 의제되는 것은 아니고,행정청은 판결
의 취지에 따라 다시 처분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제3항). 이 경우 거
부처분이 절차상 위법을 이유로 취소되었다면 행정청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다시 거부처분을
할 수 있으나, 실체법상의 위법을 이유로 취소된 경우에는 신청을 인용하는 처분,즉 허가를
해야만 한다.45 46》그런데 전자의 경우에는 다시 거부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으나,
후자의 경우,즉 허가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는 어떠한가?
원칙적으로는 이 경우에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47 48 ) 행정소송법이 거부처분 취소판
결에 대해 신청한 처분에 갈음하는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단지 다시 처분할 의무만을 규
정하고 있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라 행정청의 권한과 책임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그러
므로 허가의 발급과 거부에 관한 행정청의 책임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씨 다만 행정청이 상
당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허가 처분을 발급하지 않거나 허가신청을 다시 거부한 경우까지 위와
같은 논리를 그대로 관철시키는 것은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취소소송까지 제기하여 자신의 권리구제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였음
에도 행정청이 판결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결과일 것이기 때문이다. 즉 수인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범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가 위법한 경우
행정청은 허가가 애당초 위법하였음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하거나 법령상 의무위반,사정변경
등의 사유를 들어 허가를 철회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가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제소기간 내에 취소쟁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더 이상 다틀 수 없게 된
경우는 어떠한가? 예컨대 영업허가 취소처분이 위법하지만 이에 대해 취소쟁송을 제기하지 아
니하여 영업허가 취소처분의 불가쟁력이 발생한 상태에서 음식점 영업을 한 자에 대하여 무허
45) Heghmanns, a.a.O., S. 237.
46) 대법원 2001. 3. 23. 선고 99두5238 판결.
47) 이러한 경우에는 허가의 실질적 통제기능이 문제되지 않고 순수한 형식적 통제기능만이 침해되므로 범
죄의 성립을 부정해야 한다는 견해로는 Rengier, a.a.O., S. 903, 904.
48) Schröder, a.a.O., S.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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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行政法硏究/2006년 하반기
가영업죄가 성립하는가?4이
이 사안의 경우에는 앞서 살펴 본 행정처분이 적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그 중에서도 금
지를 명하는 하명처분에 대한 위반죄와 구조가 유사하다. 허가의 취소• 철회는 관념적으로는
금지 해제의 효과를 갖는 허가의 효력이 실효되어 법규에 의한 일반적 금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지만,실제 효과는 더 이상 당해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는 개별적인 금지 하명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앞서 본 행정처분의 성질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에 의하면 행정처분이 적
극적 구성요건요소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형사법원은 허가 취소 또는 철회 처분의 위법성을 독
자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은 피고인의 방어
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결론이 허가 제도의 기능을 지나치게 약화시키는 것이 아닌
가라는 의문이 든다. 예컨대, 영업허가 취소처분이 위법함에도 이에 대해 취소쟁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영업허가 취소처분의 효력을 다틀 수 없게 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영업허가 취소처
분에 대해 당사자가 다투지 아니하여 불가쟁력까지 발생한 이상 행정청은 당해 영업자가 더
이상 (허가를 전제로 한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게 될 것이
고,당해 영업자를 일상적인 감독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다. 식품위생법에 의하면,영업자에
대하여 건강검진(제26조),위생교육(제27조),품질관리 및 보고(제29조) 등 계속적이고 정기적인
감독이 이루어지는데,영업허가 취소처분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영업을 하는 자는 이와 같은
감독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한 식품위생법상의 의무에 위반한 경우에는 영업허가에 대한 취소
또는 일시 정지를 통해 그 이행을 확보하게 되는데(제58조) 영업허가 취소처분이 확정된 상태
에서 영업을 하는 자에 대하여는 영업허가의 취소나 정지를 통한 감독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된
다. 도로교통법상의 운전면허 취소처분의 경우에도 정기적성검사(제87조),수시적성검사(제88
조) 등은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에게는 실시되지 아니할 것이고,도로교통법상의 의무 위반에
대하여 운전면허의 취소 • 정지(제93조)로 이를 제재할 수도 없게 된다.
이를 정리해보면 허가 제도는 허가의 발급 단계에서 허가요건의 심사를 통하여 위험을 통제
하는 기능 외에도,허가가 발급된 이후에 사후의 계속적인 감독을 통하여 위험을 통제하는 기
능도 갖고 있는 것이다. 허가의 취소 • 철회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이후의 행위에 대하여 처
벌을 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사후의 감독작용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러
한 사후의 위험 통제기능에는 공동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신뢰의 기초를 형성하는 효과도 있다.
예컨대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운전자들도 행정청에 의해 적절하게 계속적으로 감독받고
49) 박균성,앞의 책,106, 107쪽에서는 이 문제를 행정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형사소송에서 선결문
제가 된 경우,즉 영업허가 취소처분의 효력을 부인하여야 무허가 영업이 되지 않으므로 영업허가 취소
처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다수의 견해와 판례
에 따르면 형사법원이 행정행위의 하자를 심사하여 행정행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나,형사소
송에서는 피고인의 인권보장을 위하여 형사법원이 위법한 행정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고 범죄의 성립을
부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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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과 형벌 273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도로교통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5이
이에 대해 형벌 이외의 다른 의무이행확보 수단으로 허가 제도의 기능을 보장할 수 있으므
로 반드시 형벌의 성립을 긍정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허가의
취소 • 철회에 의해 부과되는 의무는 부작위의무인데, 현행법상으로는 이러한 부작위의무에 대
해 벌칙에 의한 간접적 의무이행확보수단을 규정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 보통이고,직접강제
는 예외적으로만 채택되어 있다.51)
물론 앞서 보았듯이 형벌은 ‘최후적 • 보충적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허가가 위법하게 취
소 • 철회되었다고 하더라도 허가 제도의 기능,특히 감독기능을 보장할 필요성은 있는 점, 많
은 경우 형벌 외에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확보할 다른 유효 • 적절한 수단이 없는 점,허가의 취
소• 철회에 대해 취소쟁송으로 이를 다틀 기회 자체는 부여되었던 점을 종합하면,허가의 취
소 • 철회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취소 • 철회 후의 행위를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 형벌은 ‘최후
적 • 보충적 수단’이어야 한다는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허가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개별 법률을 검토하여 당해 허가 제도에 있어서 감독기능이 어느 정도
의 중요성을 갖는지, 행정형벌 이외의 의무이행확보 수단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 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에 대한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러나 허가 취소• 철회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허가
취소 • 철회 처분은 처음부터 행하여지지 않은 것과 같은 상태가 되므로 범죄는 성립하지 아니
한다.50 51 52 53 》판례도 식품위생법상의 영업허가 취소처분,53》도로교통법상의 운전면허 취소처분,54 55 ) 어
업법상의 어업면허 취소처분비이 각 사후에 취소쟁송에 의하여 취소된 사안에 관하여 행정처
분은 처분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잃게 되고 따라서 처분에 복종할 의무가 처음부터 없었음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만,위의 경우, 즉 허가 취소 또는 철회 처분이 위법하나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와 비교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형법은 행위규범이므로 행위자에 대한 비난
가능성은 행위 당시의 사실관계와 법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취소판결의
소급효라는 것은 단지 법적으로 의제되는 것에 불과한데 이로 인해 유 • 무죄의 실체판단이 달
라지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점이다.씨 그러나 행정처분을 범죄의 구성요건으로 하는 경우에는 행
50) Rengier, a.a.O., S. 877 참조.
51) 김동희,앞의 책,431쪽.
52) 위 IV. 3.의 가. 참조.
53) 대법원 1993. 6. 25. 선고 93도277 판결.
54) 대법원 1999. 2. 5. 선고 98도4239 판결.
55) 대법원 1991. 5. 14. 선고 이도62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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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行政法硏究/2006년 하반기
정처분의 효력에 관한 행정법의 규율에 따라 형사법의 원칙에 일부 수정이 가해지는 것은 불가
피하지 않을까 한다. 특히 형법의 행위규범성과는 모순되지만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수정이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미
V. 결론
행정처분과 형벌의 관계는 행정작용의 기능을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피고인의 인권보장을 위
한 형법 특유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두 가지 상반된 요청 사이에서 조화점을 찾아내어야
하는 문제이다. 이 논문은 형사법원이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독자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기준을 구성요건의 구조에서 찾고자 하였다. 이는 앞의 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가 위법한 경우에서 본 바와 같이56 57 58> 행정처분의 성질을 기준으로 삼는 견해와 비교할 때
행정작용의 기능 보장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행정작용의 기능 보장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도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행정처분이 범죄 성립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은 그 수도 매우 많을 뿐만 아니라 종류도 다양하므로,적극적 구성요건요소와 소극적
구성요건요소라는 일률적인 기준만으로 완결적인 도그마틱을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이다. 이러한 지적은 근본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이 문제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아직 활발하지 아니하므로 일단 가장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경우 - 도시계
획법의 조치명령,운전면허와 영업허가 - 를 상정하고 체계를 구성해 본 것이다. 보다 다양한
사례를 대입하여 체계의 정당성을 점검하고 이를 수정하는 작업은 향후의 과제로 삼고자 한다.
주제어: 행정행위와 형벌,행정행위의 공정력,행정행위와 선결문제,형사법원과 공정력
56) Heghmanns, a.a.O., S. 231, 232.
57) 공정력의 본질을 독일식의 '실체적’ 공정력이 아니라 단지 적법 • 유효성의 사실상의 추정력에 불과하다
고 보는 견해에 따르면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취소판결은 처분의 효력을 ‘소급적으
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처분시부터’ 무효였음을 확정하는 것이므로,이미 성립된 범죄의 가벌성이
소급적으로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범죄는 성립하지 않은 것이다. 박정훈,‘취소소송의 성질과
처분개념',r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j,박영사,2006, 165-173쪽 참조.
58) 위 V.의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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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sammenfassung]
행정처분과 형벌 275
Verwaltungsakt und Strafbarkeit
Choi, Kae Young
In der vorliegenden Arbeit geht es darum, ob der Strafrichter selbständig, das heißt außerhalb
des Verwaltungsprozesses, die Wirksamkeit bzw. die Rechtmäßigkeit des Verwaltungsaktes prüfen
kann, falls der Verwaltungsakt die Strafbarkeit bestimmt. Diese Frage kann in 2 Kategorien
aufgeteilt beantwortet werden. Erstens, in dem Fall in dem die Mißachtung behördlicher
Anordnungen bestraft wird und zweitens, in dem Fall in dem das ungenehmigte Verhalten
bestraft wird.
Lassen wir uns zunächst einen Blick auf den Strafbestand der Mißachtung behördlicher
Anordnungen werfen. In diesem Fall ist das geschüzte Rechtsgut grundsätzlich nicht der
Verwaltungsakt selbst, sondern der Gewinn von etwas durch ihn. Das einfache
Verwalutngsungehorsam bestrafen widerspricht der Forderung des Verfassungsrechts, nach dem
Bestrafung als 'ultima ratio' beschrieben wird. Wenn der Verwaltungsakt rechtswidrig ist, ist ein
Verstoß nicht strafbar und der Richter kann die Illegalität des Verwaltungsaktes selbständig
prüfen. Auch das Oberste Gericht Koreas hat eine gleiche Stellungsnahme. Diese Ergebnis kann
zwar dazu führen, dass die Frage gestellt wird, ob es nicht der Verwaltungsgerichtsordnung
widerspricht, nach der Klagefrist der Anfechtungsklage zum Zweck der Rechtssicherheit und der
Verwaltungseffizienz begrenzt wird. Beim Strafprozeß hat aber die Forderung der materiellen
Gerechtigkeit die größte Priorität. Hat aber der Verwaltungsakt einen Ermessensfehler oder einen
Verfahrensfehler, bleibt der durch ihn zu erziehlende Gewinn bestehend. Daher darf der Richter
einen Ermessenfehler oder einen Verfahrensfehler nicht prüfen. Im Falle, wo ein den
Verwaltungsakt aufhebendes Urteil rechtskräftig ist, darf der Richter über die Illegalität des
Verwaltungsaktes nicht mehr selbständig entscheiden, und muss die Tat für nicht schuldig
erklären. Wenn die Anfechtungsklage aber abgewiesen wurde, darf der Richter über die Illegalität
selbst entscheiden.
Blicken wir nun auf den Strafbestand mit dem ungenehmigten Verhalten. In diesem Fall ist
die Genehmigungspflicht selbst das geschützte Rechtsgut. Das Genehmigunsverfahren läßt
erhebliche potentielle Gefahren für wichtige individuelle oder öffentliche Rechtsgüter regulierbar
erscheinen. Besonders durch dieses Genehmigungsverfahren kann die Behörde Informationen über
das bevorstehnde Handeln sammeln, so daß ihr die k이itinuierliche Überwachung ermöglicht w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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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行政法硏究/2006년 하반기
Es gibt 4 Fälle. Erstens, falls die Genehmigung erteilt ist, kann die Tat auch dann nicht bestraft
werden, wenn die Genehmigung rechtswidrig ist. Es widerspricht dem Analogieverbot, den
Tatbestand 'ohne Genehmigung' als 'ohne rechtmäßige Gehnehmigung' zu interpretieren. Dies gilt
auch dann, wenn die Genehmigung durch Täuschung, Drohung oder Bestechung erteilt wurde.
Zweitens, falls man ohne Genehmigung gehandelt hat, obwohl alle Bedingungen für die
Genehmigung schon erfüllt sind, kann die Tat natürlich bestraft werden. Der Grund dafür ist die
Verletzung der Funktion des Instituts der Genehmigung. Darüberhinaus gilt auch folgendes. Auch
wenn man bei einer Anfechtungsklage gegen einen Ablehnungsbescheid gewinnt hat, kann das
Gerichtsurteil die Genehmigung nicht ersetzen. Drittens, falls die Behörde die Genehmigung
widerrufen hat und der Widerruf bestandskräftig ist, kann die nachfolgende Tat auch dann
bestraft werden, wenn der Widerruf gesetzwidrig ist. Dieses Ergebnis kann auch durch die
Verletzung der Funktions des Instituts der Genehmigung und insbesondere dessen
Überwachungsfunktion begründet werden. Letztens, falls die Behörde die Genehmigung widerrufen
hat aber der Widerruf später durch die Anfechtungsklage aufgehoben wird, kann die Tat nicht
bestraft werden.
Schlüsselwörter: Verwaltungsakt und Strafbarkeit, Wirksamkeit des Verwaltungsktes,
Tatbestandswirkung des Verwaltungsak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