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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거부처분과 행정소송,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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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제63호 2020년 11월 Korea Administrative Law and Practice Association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63, November 2020

거부처분과 행정소송*

— 도그마틱의 분별력・체계성과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 —

1)

朴 正 勳**

국문초록

법학에 있어 방법론의 기본은 구별 내지 분별이다. ‘잘 구별하는 자, 잘 판단한다!’(bene cernit,

qui bene distinguit). 침익처분과 수익처분의 구별은 물론, 침익처분도 적극적 침익처분과 소극적 침익

처분(즉, 거부처분)으로 구별하고, 앞의 적극적 침익처분은 다시 순수한 침익처분(제1유형)과 이중효과

적 처분(제3유형)으로 나누고, 뒤의 거부처분은 신청인 자신에 대한 수익처분의 발급을 거부하는 것(제

2유형)과 제3자에 대한 침익처분(행정개입 내지 공권력발동)의 발령을 거부하는 것(제4유형)으로 구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별은 유형화와 체계화로 연결된다. 거부처분의 유형화를 통하여 거부처분 취소

소송의 대상적격, 특히 신청권 문제의 체계적 이해와 해결을 모색할 수 있고, 나아가 원고적격, 협의의

소익, 사전통지, 이유제시, 재량심사강도, 위법판단 기준시,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등을 거쳐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효력, 의무이행소송과의 관계까지 다수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도그마틱의

분별력과 체계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례의 한계를 깨기 위해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이 필요하다.

특히 거부처분의 신청권 문제가 그러하다.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의 관계에 관하여, 행정청의 선결권과 그에 의거한 공정력 내지 불

가쟁력을 보장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원고의 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부작위 또는 거부처분으로 인한 국가배상에서, 판례는 사익보호성 문제를 독자적인 요건이 아니

라 상당인과관계의 필수적 요소로 파악하고 있으나, 직무상 의무위반과 피해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을 위한 하나의 요소로 고려할 수는 있어도, 인과관계 또는 위법성의 필수적 요건으로 요구하여서

는 아니 된다. 또한 국가배상을 국가의 자기책임으로 파악하여, 법적 결정인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그

위법성만으로 공역무 내지 행정작용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무원 개인의 귀책사유는 요구하지 않는 방

향으로 국가배상법이 개혁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거부처분 등 법적 결정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확대

되어야 하지만,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은 별도의 판단기준인 ‘개인과실’에 의거하여 제한적으로 인정

되어야 한다. ‘고의중과실’이 아니라 ‘기관행위로서의 품격 상실’ 여부를 최종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본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단 출연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20학년도 학술연구비 지원 받은 것

으로서, 2020. 7. 11. 백윤기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학술대회의 기조발제문 ( 公刊)과 2020. 7. 21. 서울행정법원 전문역량강화 법관세미나의 발표문(未公刊)을 수정보완한 것임 을 밝힌다. 이 자리를 빌려 백윤기 교수의 정년퇴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박사(Dr. j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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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2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거부처분의 위법성 일반’이다. 소송물의 요소로서 ‘거부처분’을 당해

거부처분에 한정하지 않고 그것과 규율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확대하여, 신청 대상인 처분이 동

일하면 거부사유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거부처분으로 파악함으로써,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범위와 거부

처분 취소판결의 기속력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요건으로 거부‘처분’을 인정하는 판례는 ‘처분’을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제2조 제1항 제1호)라고 정의하고 있는 행정소송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행정청의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가 처분에 해당하면 그 소극적인 공권력 행사의 거부는 당연히 처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판례학설이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대상적격의 문제이

든, 원고적격의 문제이든, 일차적으로 일본행정법의 주관주의 및 사법소극주의의 영향 때문이고, 궁극

적으로는 독일행정법의 주관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이 필요하다.

프랑스, 영국, 미국의 행정소송에서는 독일과 일본에서와 같은 주관주의적 요소가 없거나 미약하다. 우

리 행정소송법에는 취소소송의 주관소송적 성격을 명시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객관소송적 성

격에 방해가 되는 규정도 없고, 이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는 차고 넘친다. 나아가 ‘민주’의 관점에서

보면, 주권자인 은 자신의 이익과 관련되는 사항에 관하여 마땅히 행정의 법률집행 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권 발동의 근거와 한계로 법률이 정해진 이상, 원고적격을 충족하는 民主의

提訴가 있으면, 司法이 그 행정권 발동의 법률적합성 여부를 심사하는 데 충분하고, 신청권 내지 법규

상 신청규정과 같은 더 이상의 제한요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 밖에 본고에서는 신청인 이외의 관계자의 원고적격, 경원자의 자신에 대한 거부처분을 다툴 협의

의 소익, 거부처분에 대한 제소기간, 본안문제로서 거부처분의 절차적 위법성, 판단기준시, 형식적 거

부처분의 문제, 심사방식 내지 심사강도, 거부처분에 대한 효력정지와 가처분의 문제, 거부처분 취소판

결의 효력, 기속력의 범위, 이행명령 및 의무이행소송과의 관계, 기각판결의 효력 등을 고찰하였다.

주제어: 거부처분의 유형화, 다원적 비교법, 신청권,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 거부처분 취소

소송과 의무이행소송, 객관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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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3

. 序說

二. 拒否處分의 槪念과 分類

三. 拒否處分에 대한 不服方法

四. 拒否處分 取消訴訟

五. 結語

一. 序說

필자는 학생 시절부터 취소소송의 대상적격과 원고적격의 문제와 관련하여 계쟁처분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이 체계적 이해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침익처분과 수익

처분의 구별은 물론, 침익처분도 적극적 침익처분과 소극적 침익처분(즉, 거부처분)으로 구

분한 다음, 앞의 적극적 침익처분은 다시 순수한 침익처분(제1유형)과 이중효과적 ― 처분

의 상대방에게는 수익적이지만 이를 다투는 원고에게 침익적인 ― 처분(제3유형)으로 나누

고, 뒤의 거부처분은 신청인 자신에 대한 수익처분의 발급을 거부하는 것(제2유형)과 제3자

에 대한 침익처분(행정개입 내지 공권력발동)의 발령을 거부하는 것(제4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후배들에게 전수한 행정법 공부요령에서 시

작하여, 사법시험 합격 후 학원 강단에서 설파한 행정법 이해의 秘法을 거쳐, 결국 학자가

되어 체계화한 취소소송 4유형론1)과 행정법분쟁 4유형론으로 귀착되었다.2)

법과 법학에 있어 방법론의 기본은 구별 내지 분별이다. ‘잘 구별하는 자, 잘 판단한

다!’(bene cernit, qui bene distinguit).3) 이러한 분별은 유형화와 체계화로 연결된다. 이같이

법도그마틱의 힘은 구별분별력과 체계성에 있는데, 바로 행정법에 있어 적극적 침익처분

과 소극적 침익처분, 즉 거부처분의 구별이 그 좋은 例의 하나이다. 먼저 이 양자의 분별

을 통하여 — 학생 때 경험하였듯이 — 취소소송의 대상적격과 원고적격의 문제를 혼동 없

이 명확한 해결을 모색할 수 있고, 나아가 사전통지, 이유제시, 재량심사강도, 위법판단 기

준시,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등을 거쳐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효력과 의무이행소송과의 관

1) ,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006, 63면 이하.

2) 졸저,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 2005, 22면 이하. 3)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6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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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4

다수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이러한 분별력은 체계 정립으로 발전하

여, 말하자면, 본고에서 개관하는 ‘거부처분 행정소송법’, 나아가 ‘거부처분 행정법’을 정립

할 수 있다.

그러나 도그마틱의 분별력과 체계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슨 문제이든 우리 판례만 들여

다보면 시야가 좁아져 비판정신을 잃게 된다. 판례의 한계를 깨기 위해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이 필요하다. 특히 거부처분의 신청권 문제가 그러하다.

二. 拒否處分의 槪念과 分類

  1. 개념

넓은 의미로 ‘거부처분’은 행정청의 일정한 조치를 구하는 상대방의 신청에 대하여 그

조치를 전부 또는 일부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행정청의 결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여기에

서 신청 대상인 조치가 ― 항고소송의 대상인 ― ‘처분’인 경우로 한정되면 협의의 거부처

분이 되고, 이 중에서 우리 판례에서와 같이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어 거부

결정의 처분성이 인정되는 경우만을 최협의의 거부처분이라고 할 수 있다. 광의의 거부처

분은 국가배상에서 문제될 수 있으나, 본고에서는 항고소송(취소소송)과 관련하여 주로 협

의 및 최협의의 거부처분을 살펴보기로 한다.

  1. 분류

협의의 거부처분은 먼저, 신청 대상인 처분이 신청인을 상대방으로 하는 수익처분인 경

우(㉮형태: 취소소송 제2유형)와 제3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침익처분인 경우, 다시 말해, 제

3자에 대한 행정개입규제 내지 행정권발동 신청을 거부하는 경우(㉯형태: 취소소송 제4유

형)로 나눌 수 있다. 앞의 ㉮형태는 다시 신청 대상인 수익처분이 허가, 면제 또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의 수리 등과 같이 법규상 금지 상태를 해제해 주는 것인 경우(㉮-1형태)와 법

적 또는 금전 기타 사실상의 이익을 새로이 부여하는 경우(㉮-2형태)로 나눌 수 있다.

위 각 형태들을 다시, 신청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법령상 신청 대상인 처분의 발급

발령 요건이 명시되어 있고 신청권 또는 신청절차 내지 신청방법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유형), 처분의 발급발령 요건은 명시되어 있으나 신청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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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5

(ⓑ ), 법률상 처분의 근거가 있거나 해석상 인정될 수 있으나 그 요건과 신청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유형) 및 법률상 처분의 근거도 없는 경우(ⓓ유형)로 나눌 수 있다. 그

리고 위 유형들은 각기 ― 효과재량만을 기준으로 ― 기속행위인 경우(ⓐ-1유형, ⓑ-1유형

등)와 재량행위인 경우(ⓐ-2유형, ⓑ-2유형 등)로 나눌 수 있는데, ⓒ유형과 ⓓ유형은 거의

예외 없이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위 ㉮-1형태의 거부처분, 즉 허가 등 금지해제 신청에 대한 거부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

분 법규상 신청 규정이 있거나(ⓐ유형),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반드시 ― 헌법합치적 해석

에 의해 ―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에, 위 ㉮-2형태의 거부처분의 경

우에는 신청 대상인 수익처분에 관해 법규상 신청 규정이 없는 경우(ⓑ유형)가 많고 그 중

에서도 재량행위인 ⓑ-2유형이 대부분이다. 종전의 교수재임용과 도시계획변경이 그러했고,

현재에도 문화재지정 또는 지정해제4), 일반재산 매각 등이 문제되고 있다. 기속행위인 ⓑ-1

유형은 기속행위에 대한 사법심사 필요성 때문에 조리상 신청권을 인정하기에 용이하고 또

한 강력하게 요청된다. 법규상 근거규정만 있고 요건과 신청에 관한 규정이 없는 ⓒ유형의

예로서는, 불가쟁력 발생 이후 직권취소 또는 철회 신청,5)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6) 잠수

기어업 면허 신청7) 등을 들 수 있다. 수익처분의 경우에는, 법률유보의 범위와 관련하여,

법률상 근거가 없어도 허용될 수 있으므로 ⓓ유형도 문제될 수 있으나, 법률상 근거가 없

는 경우에는 신청권은 물론 ― 필자가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 파악하는 ― 행정청의 법

적 의무도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논의의 실익이 없어 논외로 한다.

㉯형태의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현행법상 신청에 관한 규정을 찾기 어려우므로 대부분

ⓑ유형 또는 ⓒ유형인데, 거의 대부분 재량행위로서,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영업자에 대한 시정명령 신청, 공무원에 대한 징계 신청, 특임공관장의 임면 또는 지위변경

요구8) 등이 그러하다. 예외적으로 기속행위인 경우(ⓑ-1유형)에는 기속행위에 대한 사법심

사 필요성 때문에 판례에서도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었는데, 대표적인 예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시행자에 대한 공사중지명령 신청 사건이다.9) 이러한 ㉯형태의 거부처분은 제3자

4) 2015. 12. 10. 선고 2013두20585 판결(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보유자추가인정, 신청권 불인 정); 대법원 2001. 9. 28. 선고 99두8565 판결(도지정문화재 분묘 지정해제, 신청권 불인정). 5)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11104 판결(신청권 불인정). 그러나 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

330 전원합의체 판결(새만금간척종합개발사업 공유수면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처분 직권취소 거부)에 서는 거부처분의 처분성을 전제로 본안판단하였다. 6)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3두2945 판결(신청권 인정). 7) 대법원 1996. 6. 11. 선고 95누12460 판결(신청권 인정).

8)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두11455 판결(부작위위법확인소송, 신청권 불인정). 9)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두25449 판결(신청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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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6

대한 침익처분을 구하는 것으로, 반드시 법률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유형은 있을

수 없다.

<표 1> 거부처분의 유형

㉮-1

허가 등

금지해제

(제2유형)

ⓐ유형 근거요건신청

규정

ⓐ-1 기속현행법상 대부분

ⓐ-2 재량 현행법상 대부분

ⓑ유형 근거요건 규정

ⓑ-1 기속조리상 신청권 인정

ⓑ-2 재량조리상 신청권 인정

㉮-2형태

추가적

이익 부여

(제2유형)

ⓐ유형근거요건신청 규정ⓐ-1 기속 현행법상 일부

ⓐ-2 재량 현행법상 일부

ⓑ유형 근거요건 규정

ⓑ-1 기속

ⓑ-2 재량

교수재임용도시계획변경(종전) (X)

문화재 지정지정해제 (X)

일반재산 매각 (X)

ⓒ유형 근거 규정

직권취소철회 (△)

※ 주민등록번호변경 (○)

※ 잠수기어업면허 (○) ⓓ유형 규정 없음 법규상 근거 없는 공직 채용 (X)

㉯형태

(제4유형)

ⓐ유형 근거요건신청 규정ⓐ-1 기속 현행법상 찾기 어려움

ⓐ-2 재량 현행법상 찾기 어려움

ⓑ유형 근거요건 규정

ⓑ-1 기속※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시행자

에 대한 공사중지명령 (○)

ⓑ-2 재량

영업자에 대한 시정명령 (?)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 (?)

제3자에 대한 경찰권발동 (?)

공무원에 대한 징계 (X)

특임공관장의 임면지위변경 (X) ⓒ유형 근거 규정 타인에 대한 미행 신청 (X)

ⓓ유형 규정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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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7

三. 拒否處分에 대한 不服方法

  1. 항고소송(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

(협의)에 대하여 먼저 이를 다투는 항고소송(취소소송)을 제기해야 하는가 아니

면 막바로 금전지급 등의 이행을 구하는 당사자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에 대하

여, 판례는 바로 당사자소송을 허용하였다가10) 그 후 취소소송이 선행되어야 한다11)고 하

여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사견에 의하면, 프랑스의 판례실무를 참고하여, 행정

청의 선결권과 그에 의거한 공정력 내지 불가쟁력을 보장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

칙적으로 원고의 의사에 따라 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양

소송은 제소기간, 원고적격, 본안이유, 주장증명책임, 판단기준시, 소송비용, 가구제, 판결

의 내용과 효력 등에서 달라서 어느 일방이 타방을 배척하는 모순관계가 아니기 때문이

다.12)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금전 기타 물건의 급부 청구의 사안(①)과 그 밖의 수익처분의

발급을 구하는 사안(②)으로 구분하고, 다시 앞의 사안에서, 일정한 요건의 충족 여부를 행

정청이 결정하고 이에 의거하여 급부를 제공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①-a)와 그러한 행

정청의 결정이 定되어 있지 않은 경우(①-b)로 나눌 수 있는데, 뒤의 사안에서는 신청 대

상인 수익처분이 실체법적 처분개념에 의한 협의의 처분인 경우(②-α)과 쟁송법적 처분개

념에 의해 확대된 처분인 경우(②-β)13)로 구분할 수 있다. ①-a과 ②-α경우에는 재량행위는

물론 거부재량이 없는 기속행위라 하더라도, 반드시 거부처분을 취소소송으로 다투어야 하

고, 급부 또는 수익처분의 발급을 구하는 당사자소송은 허용될 수 없다. 반면에 기속행위인

①-b, ②-β의 경우에는 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이 선택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14) 행정청의

10) 1991. 2. 12. 선고 90다10827 판결(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등에관한법률에 의한 보상금청구).

11) 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다35783 전원합의체 판결(이주대책을 위한 택지분양권아파트입주권 청

구);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5두16185 전원합의체 판결(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 에 관한 법률에 의한 보상금 청구).

12) 자세한 내용은 졸고,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의 관계: 비교법적 연혁과 우리법의 해석을 중심으로, 특별

법연구, 제9집(이홍훈대법관퇴임기념), 2011, 142면 이하 참조.

13) 예컨대, 방음벽설치 기타 소음방지조치를 요구(신청)한 경우에 방음벽설치 등을 ‘처분’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 당사자소송은 행정청의 방음벽설치 의무의 존재 확인을 구하는 확인소송 또는 직접 방음벽설치의 이행을 구하는 이행소송이 될 것이다. 당사자소송 활용론과 같은 맥락이다.

14) 기속행위인 ①-b의 경우에 당사자소송이 제기되더라도, 행정의 선결권을 존중하여 거부처분의 효력을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당사자소송의 판결문에서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주문을 함께 선고하는 것이 타당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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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8

거부재량 또는 선택재량이 있는 경우에는 (전부 또는 일부)거부처분에 대한 취

소소송만이 허용되어야 한다.15)

<표 2>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당사자소송

금전 기타 물건의

급부

①-a

일정한 요건의 충족 여부를 행정청이 결정

하고 이에 의거하여 급부를 제공하도록 규

정되어 있는 경우

거부처분 취소소송

①-b 행정청의 결정이 定되어 있지 않은 경우 선택적 허용

그 밖의

수익처분의

발급

②-α 신청 대상인 수익처분이 실체법적

처분개념에 의한 협의의 처분인 경우 거부처분 취소소송

②-β 신청 대상인 수익처분이 쟁송법적

처분개념에 의해 확대된 처분인 경우 선택적 허용

  1. 거부처분과 국가배상

(1) 보호이익의 범위 문제

공무원의 직무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에서 보호이익의 범위 문제는 주로 공무원의 부작위

의 경우에 발생하지만, 거부처분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다만, 위 ⓐ유형, 즉 처분

의 발급발령 요건과 신청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익보호성’이 쉽게 인정되어 문

제되지 않고, 신청 또는 처분의 요건이 규정되지 않은 ⓑ유형과 ⓒ유형이 주로 문제된다.

최근의 판례는 사익보호성 문제를 독자적인 요건이 아니라 상당인과관계의 필수적 요소로

파악하고 있으나,16) 헌법상 명문으로 직무상 의무의 사익보호성을 국가배상의 요건으로 규

정하고 있는 독일17)과 달리, 이에 관한 제한이 없는 우리법에서는 직무상 의무위반과 피해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을 위한 하나의 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별론으로, 인과관계

또는 위법성의 필수적 요건으로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18) 다시 말해, 사익보호성이 인정

되면 인과관계를 긍정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되겠지만, 반대로 사익보호성이 없다고 하

15) 관해 졸고, 전게논문(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의 관계), 148면 이하 참조.

16) 대법원 2001. 4. 13. 2000다3489 판결; 대법원 2008. 4. 10. 2005다48994 판결; 대법원 2015. 12. 23.

2015다210194 판결; 대법원 2010. 9. 9. 2008다77795 판결 등.

17) 기본법 제34조: “Verletzt jemand in Ausübung eines ihm anvertrauten öffentlichen Amtes die ihm

einem Dritten gegenüber obliegende Amtspflicht, so trifft die Verantwortlichkeit grundsätzlich den Staat oder die Körperschaft, in deren Dienst er steht.”

18) 旨, 박균성, 행정법론(상), 2017, 793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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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9

무조건 인과관계를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사안의 개별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인과관

계를 긍정해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19) 이 문제는 독일행정법 특유의 ‘주관주의’의 일

환으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행정소송의 원고적격으로 권리침해를 요구하는 것과 동

전의 양면 관계이고, 따라서 본고의 주제 중 하나인 거부처분의 신청권 문제와도 직결된다.

(2) 거부처분의 위법성과 공무원의 귀책사유

독일행정법의 주관주의의 또 다른 발현형태는 공무원 개인의 주관적 손해배상책임을 전

제로 이를 국가가 대위한다는, 국가배상의 대위책임적 구조이다. 따라서 직무행위의 위법성

이외에 담당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필요하다. 우리 국가배상법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

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거부처분에 관

한 우리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20) 1995년 판결에서 (거부)처분의 위법성만으로 과실을

바로 인정하여 배상청구를 인용하였으나,21) 그 후 대부분의 판결에서 위법성은 인정하면서

도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과실을 부정하거나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을 부정함으로

써 배상청구를 기각하였고,22) 예외적으로만 위법성에 더하여 객관적 정당성의 상실도 인정

하여 배상청구를 인용하여 오다가,23) 최근 2018년에 다시 처분의 위법성만으로 과실을 묻

지 않고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타났다.24)

19) , 위 각주 4)의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두20585 판결에서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보유 자 추가인정에 관해 근거법규의 사익보호성을 부정하면서 신청권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 추가인정 거부로 인한 손해배상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20) 자세한 내용은 졸고, 국가배상법의 개혁 - 사법적 대위책임에서 공법적 자기책임으로, 행정법연구제

62호, 2020, 1-43면, 7면 이하 참조.

21) 대법원 1995. 7. 14. 선고 93다16819 판결(전역보류처분)(“위와 같은 내용의 병인사관리규정을 발령유

지시킨 육군 참모총장에게 직무상의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22)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32747 판결(노조설립신고반려처분); 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다

7608 판결(자동차정비업허가거부처분); 대법원 1999. 9. 17. 선고 96다53413 판결(유선업경영신고반려 처분);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교수임용거부처분); 대법원 2001. 3. 13. 선고 2000다20731 판결(통관보류처분);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33789등 판결(사법시험불합격처 분);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다65236 판결(공인회계사시험불합격처분); 대법원 2013. 4. 26. 선 고 2011다14428 판결(변리사시험불합격처분) 등.

23)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다11297 판결(건축허가거부처분);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3다

6759 판결(토석채취허가거부처분).

24)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66736 판결(변호인접견불허처분). 특기할 것은 위 ㉯형태(제4유형)

에 속하는 감독조치 내지 보호조치 불이행에 관한 판결에서는 ― 정확하게 거부처분에 대한 것은 아니 지만 ―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위법’을 인정하면 예외 없이 과실 여부에 관한 명시적 인 판단 없이, 과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배상책임을 긍정하고,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경우에는 과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 자체를 부정하였다는 점이다. 이에 관한 판결 목록은 졸고, 전게논문(국가배상법의 개혁), 각주 5,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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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10

핵심은 거부처분과 같은 법적 결정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의 고의과실을 인정하

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따라서 프랑스 행정법에서와 같이, 국가배상을 국가의 자기책임

으로 파악하여, 사실행위와는 달리, 법적 결정의 경우에는 그 위법성만으로 공역무 내지 행

정작용의 잘못(역무과실; la faute de service)을 인정하고 공무원 개인의 귀책사유는 요구하

지 않는 방향으로 국가배상법이 개혁되어야 한다.25) 다만, 배상책임의 범위는 ― 예컨대,

공장설치허가의 거부처분의 경우 그 공장 가동에 의한 ― 이행이익의 배상으로까지 확대되

어서는 아니 된다. 프랑스에서는 피해자의 과실, 제3자의 행위, 불가항력 등 ‘외부요인’이

있는 경우 배상책임이 부정되거나 감경되고, 특히 피해자의 불법적 지위, 위험인수, 손해방

지의 소홀 등도 과실상계에 준하여 고려되며, 당해 거부결정으로 부수적으로 얻은, 예컨대

공장 설치를 위한 자본의 금융이익도 손익상계로 공제된다.26) 이것이 바로 ‘공법상의 제도’

로서 국가배상의 특수성의 하나이다.

(3) 공무원의 개인책임

이와 같이 거부처분 등 법적 결정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확대되어야 하지만, 반면에,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은 별도의 판단기준인 ‘개인과실’(la faute personnelle)에 의거하여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무원의 사기저하, 地不動의 부작용이 발생

한다. 우리 전원합의체 판례27)에서 말하는 ‘고의중과실’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 거부처분

과 같은 법적 결정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공무원이 당해 사안의 사실관계를 인식하고 있

어 ‘고의’에 해당하고, 사실관계 인식이 결여되었으면 바로 ‘중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비리원한분노무리한 승진욕심 등 사적 동기에 의한 직무집행, ⒝폭

언모욕희롱 등 불량한 태도에 의한 직무집행, ⒞‘용서받을 수 없는’(inexcusable) 중대한

직무상 과오 등의 경우에만 개인과실을 인정한다. 우리 판례에서도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 그 본질에 있어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라고 판

25) 내용은 졸고, 전게논문(국가배상법의 개혁); 旨 박현정, 프랑스 국가배상책임제도에서 위법성 과 과실의 관계, 한양대 법학논총 제29권 제2호, 2012, 5-28면; 박현정, 프랑스 행정법상 ‘역무과실’(la faute de service)에 관한 연구 ― 역무과실과 위법성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법학박사논문, 2014.

26) 판사는 판결문에 배상액 산정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의무가 없으며, 배상액 판단에 상당한 재량을

갖는다. 개인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손해인 경우에는 민사 불법행위에서와 같은 정확한 배상액 산정 이 이루어지는 반면, 대기업의 경제적 손해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과실상계, 손익상계, 제3자의 행위 등을 고려하여 극히 소액의 금액으로 상징적인 국가배상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이에 관하여 Duncan Fairgrieve, State Liability in Tort: A Comparative Law Study, 2003, p.189-238; René Chapus, pré. cit. p.1235 이하; 박현정, 전게 박사학위논문, 158-168면 참조.

27) 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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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11

있으므로, ‘고의중과실’이 아니라 ‘기관행위로서의 품격 상실’ 여부를 최종 판단기

준으로 삼아, 위와 같은 개인과실의 경우에만 공무원 개인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바뀌어

야 한다.28)

四. 拒否處分 取消訴訟

  1. 소송물

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의 대표적 수단은 취소소송이므로, 이하에서는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 집중하여 고찰한다. 먼저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판례와 사견에 따르면, ‘거

부처분의 위법성 일반’이 되고, 독일 학설에서와 같이 권리침해 요소를 추가하는 견해에

의하면, ‘위법한 거부처분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 내지 법률상이익이 침해되었다고 하는 원

고의 법적 주장’이 될 것이다.29) 여하튼 소송물에서 거부처분만이 문제되고 신청 대상인

처분은 제외된다는 점에서, ‘일정한 처분(행정행위)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권’을 소송물로

하는 독일의 의무이행소송, 또는 ‘일정한 처분을 해야 하는 행정청의 의무’를 소송물로 파

악할 수 있는 프랑스의 이행명령과 구별된다.

판례에 따라 거부처분의 위법성 일반을 소송물로 파악할 때, 그 소송물의 범위는 실제로

주장되지 않았더라도 주장 가능한 모든 실체적절차적 위법사유들을 포괄한다는 점에 논란

의 여지가 없다.30) 이러한 소송물의 범위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의 범위와 거부처분 취소

판결의 기속력의 범위와 일치하게 된다. 판례는 소위 ‘쟁점주의’라 하여, 소송물의 범위를

일정한 거부사유에 의거한, 역사적으로 특정된, 당해 거부처분에 한정하기 때문에, 행정청

이 소송 중에 다른 거부사유로 변경하는 것을 봉쇄하고, 반대로 취소판결 확정 이후 행정

청이 다른 거부사유로 다시 거부처분을 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필자는 소송물의 요소로서의 ‘거부처분’을 당해 거부처분에 한정하지 않고 그것

과 규율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확대하여, 신청 대상인 처분이 동일하면 거부사유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거부처분으로 파악함으로써,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범위와 거부처분 취

소판결의 기속력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주장하였다.31) 이러한 사견은

28) 내용은 졸고, 전게논문(국가배상법의 개혁), 32-33면 참조.

29) 이에 관해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380면 이하 참조.

30)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395-40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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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12

취소소송이라는 틀 내에서도, 독일의 의무이행소송 또는 프랑스의 이행명령에서

와 같이,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1. 적법요건

(1) 대상적격

(가) 문제의 소재

아킬레스의 에 해당하는 것이 대상적격의 문제이다. 즉, 협의의 거부처분, 즉 원고가

신청한 행정조치가 처분인 경우이면 바로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인정할 것인가, 그에 대하

여 행정청의 거부결정 자체의 처분성도 따질 것인가. 주지하다시피 판례는 신청 대상 조치

가 처분인 것만으로 부족하고 그 처분을 구하는 신청권이 법규상 또는 조리상 인정되어야

만 거부‘처분’이 되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우선 이러한 판례는 행정소송법의 명문 규정에 배치된다. 행정소송법은 ‘처분’을 “행정청

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제2조 제1항

제1호)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행정청의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가 처분에 해당

하면 그 소극적인 공권력 행사의 거부는 당연히 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 우리 행정소송법은, 처분의 정의 규정 자체가 없는 일본법과는 달리, 처분을 위와 같

이 정의하면서, 신청 대상이 처분이면 그 신청의 거부도 당연히 처분이 된다는, 협의의 거

부처분 내지 소극적 처분개념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판례

학설이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대상적격의 문제이든,

원고적격의 문제이든, 일차적으로 일본행정법의 주관주의 및 사법소극주의의 영향 때문이

지만, 근본적으로는 독일행정법의 주관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독

일법을 살핀 다음, 일본법을 살펴본다.

(나) 독일법

독일에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행위’(Verwaltungsakt)는 개별사안에서 상대방에

대한 ‘규율’(Regelung)로서, 직접적으로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 등의 법적 효과를 발생시

키는 행위에 한정되므로,32) 여기에서 벌써 상대방의 권리의무 내지 법적 지위가 문제된다.

나아가 원고적격에서 ‘권리침해’의 주장이 요구되는데,33) 그 권리는 반드시 계쟁 행정행위

31) ,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414-418면 참조.

32) 독일 연방행정절차법 제35조 및 행정재판소법 제42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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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13

위법성의 근거가 되는 법률규정의 사익보호성에 의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법성

견련성’(Rechtswidrigkeitszusammenhang)34)이라고 한다. 그리고 본안에서는 계쟁 행정행위

가 위법하고 그로 인해 원고의 ― 그 위법성의 근거가 되는 법률규정에 의거한 ― 권리가

침해된 것으로 판단되면 취소판결이 선고된다.35)

이와 같이 취소소송의 대상, 원고적격 및 본안에서 모두 사인의 법률상 공권이 필요하기

때문에, 1960년 현행 행정재판소법에 의해 의무이행소송이 도입되기 이전에, 행정청의 ‘거

부’(Ablehnung)를 행정행위로 파악하여 취소소송을 허용하면서도, 신청 대상인 행정행위를

구하는 사인의 권리 — 기속행위인 경우에는 청구권(Anspruch), 재량행위인 경우에는 무하

자재량행사청구권(Anspruch auf fehlerfreie Ermessensausübung) — 이 법률상 인정되는 경

우로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학설판례상 거의 대부분 이를 원고적격의 제한으로

파악하여, 대상적격 단계에서는 거부행위 자체의 행정행위로서의 성격은 별도로 문제되지

않고 전제되었다.36) 그러나 대상적격 단계에서 이미 거부행위가 행정행위의 요소인 ‘규율’

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은 상대방의 실체법적 청구권 또는 절차법적 청구권(즉, 무하자재량

행사청구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견해가 있었는데,37) 이것이 우리 판례의 뿌

리로 생각된다.

다만, 이와 같이 독일법상 대상적격이든 원고적격이든 간에, 신청 대상인 행정행위를 구

하는 원고의 권리가 그 행정행위의 근거법규의 사익보호성에 의거하여 인정되어야 하는데,

그 행정행위를 행정청에 신청할 수 있다는 명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바로 사익보호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오로지 그러한 신청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사익보호성

이 인정되는가는 분명하지 않다. 오히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문헌을 살펴보면, 무하자

재량행사청구권의 성립요건으로 반드시 법규상 신청규정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

33) 행정재판소법 제42조 제2항.

34)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78면 각주 17), 154면, 195면 각주 20) 등 참조.

35) 특히 Felix Weyreuther, Die Rechtswidrigkeit eines Verwaltungsaktes und die »dadurch« bewirkte

Verletzung »in . . . Rechten« (§ 113 Abs. 1 Satz 1 und Abs. 4 Satz 1 VwGO), in: System des Ver- waltungsgerichtlichen Rechtsschutzes: Festschrift für Ch.-F. Menger 1985, S.681-692 참조.

36) 특히 Kormann은 신청된 수익적 행정행위의 발급을 거부하는 ‘소극적 처분’(negative Verfügung)은 당

해 수익적 행정행위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행정청의 의사표시로서, 적극적 처분과 동일하게, 행정청 의 법률행위적 행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였다(Karl Kormann, System der rechtsgeschäftlichen Staats- akte, 1910, S.65). 또한 Bachof도 행정행위의 발급을 거부하는 조치는 그것만으로 행정행위가 되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Otto Bachof, Die verwaltungsgerichtliche Klage auf Vornahme einer Amtshandlung, 1951, S.38). Wolff는 행정행위 발급 신청의 거부도 행정행위의 개념적 징표인 ‘규 율’(Regelung)에 해당한다고 한다(Wolff/Bachof, Verwaltungsrecht I. 9.Aufl., 1974, S.38; Wolff/Bachof/ Stober, Verwaltungsrecht. 10.Aufl., 1994 S.626).

37) Peter Krause, Rechtsformen des Verwaltungshandelns, 1974, S.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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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14

.38) 그런데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일본에 와서 ‘법령에 기한 신청’, 즉 법규상 신청규정으

로 한정되게 된다.

여하튼 독일에서 1960년 행정재판소법 제정에 의해 의무이행소송(Verpflichtungsklage)이

도입된 이후에는 ‘거부된 행정행위의 발급을 명할 것’39)을 구하면 되므로, 거부행위 자체의

행정행위로서의 성격은 더 이상 문제되지 않고, 단지 원고적격으로서 ‘거부행위로 인한 권

리침해’가 필요한데,40) 재량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술한 바와 같은 무하자재량행사청구

권 내지 신청권이 요구된다. 의무이행소송 대신에 거부행위의 취소만을 구하는 ‘독립적 취

소소송’(isolierte Anfechtungsklage)이 허용되는가에 관해, 판례는 별도의 권리보호필요성

없이 허용하지만, 학설은 예외적으로 의무이행소송의 승소가능성 또는 실익은 없으나 행정

청의 거부행위를 취소해 둘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권리보호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41) 여

하튼 이러한 독립적 취소소송에 있어서는 여전히 거부행위의 행정행위로서의 성격이 문제

될 것이지만, 상술한 1960년 이전의 통설판례와 같이, 행정행위의 발급을 거부하는 조치

만으로 행정행위로서의 ‘규율’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 일본법

일본의 판례학설은 법규상 또는 해석상 신청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거부처분이 된다고

한다.42) 독일과 다른 것은 이를 대상적격의 문제로 파악하고,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이 아

니라 ‘신청권’을 문제 삼으며, 원칙적으로 법규상 신청규정의 유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 이러한 일본의 신청권 이론은 한편으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과의 관계에서, 다른 한편으

로 상술한 독일의 주관주의 영향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먼저 일본의 부작위위법확인소송( 作為 違法確認の訴え)의 부작위는 행정청이 ‘법령에

38) Thomas Würtenberger, Verwaltungsprozessrecht: Ein Studienbuch. 3.Aufl., 2011, §22 Ver- pflichtungsklage, Rn.331-333; Friedhelm Hufen, Verwaltungsprozessrecht. 10.Aufl. 2017, §15 Verpflichtungsklage, Rn.16-26. Rn.26 참조.

39) 행정재판소법 제42조 제1항: Durch Klage kann die Aufhebung eines Verwaltungsakts (Anfech-

tungsklage) sowie die Verurteilung zum Erlaß eines abgelehnten oder unterlassenen Verwaltungsakts (Verpflichtungsklage) begehrt werden.

40) 행정재판소법 제42조 제1항: Soweit gesetzlich nichts anderes bestimmt ist, ist die Klage nur zulässig,

wenn der Kläger geltend macht, durch den Verwaltungsakt oder seine Ablehnung oder Unterlassung in seinen Rechten verletzt zu sein.

41) 이에 관하여 Hans-Werner Laubinger, Die isolierte Anfechtungsklage, in: System des Verwaltungsge-

richtlichen Rechtsschutzes: Festschrift für Ch.-F. Menger 1985, S.443-459;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 조와 기능), 84면, 296면 이하 참조.

42) 條解行政事件訴訟法第4版(原編著南博方, 編集高橋滋市村陽典山本隆司), 2014, 5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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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15

신청’( 令 基づく申請)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어떤 처분 또는 재결을 해야 함

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된다.43) 이러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 행정

청의 거부처분이 없는 경우에 제기된다는 의미에서 —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보충적

성질을 갖는 것이고, 따라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인 ‘부작위’의 요건으로서 ‘법령에

기한 신청’은 바로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대상인 ‘거부처분’의 요건이 된다는 것이다.44)

다른 한편, 일본 行政事件訴訟法 제9조도 우리법과 동일하게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을 ‘처

분의 취소를 구함에 관해 법률상 이익을 가진 자’로 규정하고 있으나, 제10조 제1항에서

“자기의 법률상 이익에 관계되지 않는 위법을 이유로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

써 원고적격의 위법성 견련성을 요구하고 있다.45) 이와 같이 ‘권리’가 ‘법률상 이익’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을 뿐 그것의 위법성 견련성이 요구되는 이상, 전형적인 주관소송 형태를

띠고 있고, 따라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의 요건으로 독일에서와 같은 무하자재

량행사청구권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신청권’ 내지 ‘법령에 기한 신청’으로 변형

되어 대상적격 단계에서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이 된 것이다. 다만, 일본의 판례는 ‘해석상’

신청권이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한편으로 우리 판례에서 ‘조리상’ 신청권이

라 하여 마치 법규와 무관하게 막바로 不文法源 또는 헌법원리에 의해 인정되는 듯한 오해

를 야기하는 것과 비교하여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법규’의 해석에 의거

한 것인 이상 신청권의 인정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고, 그리하여 사실상 법규상 명문의 규

정에 의한 신청권, 즉 ‘법령에 기한 신청’의 경우로 한정되는 결과가 된다. 실제로 2004년

일본 行政事件訴訟法 개정에서 그렇게 되었다.

즉, 동 개정에서 항고소송의 일종으로 의무부과소송(義務付けの訴え)이 도입되면서, ‘법

령에 기한 신청’을 전제로 하는 것(申請型)과 이를 전제로 하지 않는 것(非申請型)으로 구

분되었는데(제3조 제6항 제2호 및 제1호), 申請型(二號型)은 부작위위법확인소송과 거부처

분 취소소송 또는 무효확인소송과 병합하여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됨으로써(제37조의3 제3

43) 우리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부작위’의 정의가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라고 하여 ‘신청’을 법령에 기한 신청에 한정하지 않는 것과 대 비된다.

44) 條解行政事件訴訟法第1版, 1987, 107면; 裁判實務大系行政爭訟法(園部逸夫/時岡泰編), 1984, 54-63

頁참조.

45) 2004년 개정에서 제9조 제2항으로 제3자의 원고적격에 관한 ‘법률상 이익’의 해석규정을 추가하여, 근

거법령의 문구만이 아니라, 법령의 취지 및 당해 처분에서 고려되어야 할 이익의 내용성질, 당해 법령 과 목적을 공통으로 하는 관계법령의 취지 및 목적, 침해이익의 내용성질정도 등도 감안하도록 규정 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상 이익’의 범위가 확대될 여지는 있으나, 위 제10조 제1항에 의한 위법성 견 련성이 유지되는 한, 독일식의 주관주의적 성격을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관해 졸저, 전게서(행 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3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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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16

), 부작위와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서 신청권은 이제 ‘법령에 기한 신청’, 즉 법규상

신청규정으로 축소된 것이다. 申請型(一號型)은 실제로 신청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법령에 기한 신청이 아니어서 부작위거부처분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인데, 이는 “일정한

처분이 없음으로 인하여 중대한 손해가 생길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회피하기 위해 달리

적당한 방법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다는 제한이 붙어 있다(제37조의2 제1

항). 그 예로서, 위법건축물의 인근주민이 建築基準法에 기한 시정조치로서 행정청의 당해

건축물에 대한 제거명령을 구하는 것을 들고 있는데,46) 앞의 ㉯형태(제3자에 대한 침익처

분) 중 ⓑ-2유형(재량)의 거부처분에 해당한다. 요컨대, 일본에서는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부

작위위법확인소송 뿐만 아니라, 의무부과소송에서도 원칙적으로 법규상 신청권 내지 신청

규정을 요구하면서, 예외적으로 위와 같이 중대한 손해 및 보충성 요건 하에서 이를 요구

하지 않는 것으로 귀착되었다.47)

(라)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

바로 여기에서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이 필요하다. 프랑스, 영국, 미국의 행정소송에서

는 독일과 일본에서와 같은 주관주의적 요소가 없거나 미약하다. 즉, 행정소송의 대상에서

프랑스는 ‘침익적인 법적 행위’(l’acte juridique faisant grief)이고, 영국은 ‘공적 권한의 행

사 또는 불행사’(excercise or non-excercise of official power)이며, 미국은 ‘행정청의 규칙,

명령, 허가, 제재, 급부 또는 그에 상응하는 것 또는 그 거부 및 부작위의 전부 또는 일

부’48)로서, 상대방에 대한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라는 직접적개별적 법적 효과를 필수요

소로 하지 않고, 따라서 개별결정만이 아니라 규칙제정행위도 포함된다. 원고적격에서도 프

랑스는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이익’(intérêt direct et personnel)이고, 영국은 ‘충분한 이

익’(sufficient interest)이며, 미국은 ‘사실상의 손해’(injury in fact)이므로, 법률상 권리의 침

해를 요구하지 않고, 더더욱 본안의 취소사유는 ― 객관적 ― 위법성만으로 충분하고 이에

더하여 권리침해가 필요하지 않다. 이와 같이 행정소송의 원고적격과 본안 단계에서 공히

주관적 권리라는 요소가 없다는 점에서 프랑스영국미국의 행정소송은 모두 ‘객관주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49)

따라서 행정청의 ‘거부결정’(la décision de rejet; refusal, denial)은 위와 같은 침익적 성

46) , 條解行政事件訴訟法第4版103면 참조.

47) 大浜啓吉, 行政裁判法, 2011, 89頁참조.

48) (연방)행정절차법 제551조 (13)항: ‘the whole or a part of an agency rule, order, license, sanction,

relief, orthe equivalent or denial thereof, or failure to act.”

49) 이에 관하여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119-13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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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17

, 법적 의미, 공적 권한 내지 행정조치의 불행사라는 점만으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고

원고적격도 위와 같은 이익 또는 손해만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근거법규의 사익보호성에

의거한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 또는 법규상 신청권 내지 법령에 기한 신청이라는 것이 요

구되지 않는다. 본안에서도 행정청의 조치의무 위반 여부, 재량행위인 경우에는 재량권남용

여부만이 문제되지 그로 인한 어떠한 권리의 침해는 묻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에서

개별결정 또는 행정입법조치에 대한 제소기간(2월)이 도과한 이후 사정변경을 이유로 하는

‘철회신청’(la demande d’abrogation)에 대한 거부조치 또는 2개월간의 무응답으로 인한 묵

시적 거부결정은 개인적직접적 이익이라는 원고적격 하에서 월권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것이다.50) 요건과 기한에서 여러 가지 제한이 붙어 있는 독일 행정절차법 제51조의 ‘절차

재개’(Wiederaufgreifen des Verfahrens) 제도와 대비된다.

(마) 우리법의 올바른 모습

우리법상 취소소송의 대상인 ‘처분’은 ‘구체적 사실에 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

로서, 반드시 독일의 행정행위와 같이 개별사안에 대한 직접적 법적 효과의 발생에 한정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위 프랑스영국미국에서와 같이 확대될 수 있다.51) 원고적격인 ‘처분

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 자’도 위법성의 근거가 되는 법규가 아닌 관계법령에

의거하여 법률상 이익을 긍정하는 판례52)에 비추어 보면, 최소한 독일일본에서와 같은 근

거법규에 의한 사익보호성과 위법성 견련성을 요구하지 않고, 나아가 프랑스영국미국에

서와 같이 이익과 손해를 기준으로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53) 본안에서도 ‘위법’한

처분을 취소하고(행정소송법 제4조 제1호), 특히 재량처분은 재량권의 남용만으로 취소한다

(동법 제27조)고 규정하고 있을 뿐, 권리침해를 요구하는 독일 행정재판소법 제113조 제1

항, 또는 취소사유를 제한하는 일본 政事件訴訟法 제10조 제1항과 같은 규정이 없다. 또

한 우리 행정소송법 제29조 제1항은 “처분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제3자에 대하여도 효

력이 있다”고 하여 대세효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이를 문언에

배치되게 형성력만으로 한정하는 통설과는 달리, 문언 그대로 기판력을 포함하는 취소판결

의 효력 전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사견에 의하면, 기판력의 대세효를 전제로 하는

제3자의 재심청구(행정소송법 제31조)와 더불어, 우리법상 취소소송의 객관소송적 성격을

50) CE, ass., 20 déc. 1995, Mme Vedel et M. Jannot. 관하여 Répertoire de contentieux administratif mise à jour 2000 Tome III, no 820 참조.

51)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174면 이하 참조.

52) 특히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누3286 판결(속리산국립공원 사건).

53)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81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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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18

실정법적 핵심 근거가 된다. 요컨대, 우리법에는 취소소송의 주관소송적 성격을

명시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객관소송적 성격에 방해가 되는 규정은 없고 이를 인

정할 수 있는 근거는 차고 넘친다.54)

이상과 같은 점에서 우리 취소소송은 독일일본과 같은 주관주의적 색채는 미약하고 오

히려 프랑스영국미국과 같은 ‘객관소송’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이러한 전제

에 서는 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대상, 원고적격, 본안의 모든 단계에서 무하자재량행사

청구권 또는 신청권 등 어떠한 권리도 필요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55) 대상 단계에서

는 행정소송법상 ― 소극적 ― 처분 개념인 “구체적 사실에 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 및 그 거부”만으로 충분하고, 원고적격 단계에서는 ‘법률상 이익’을 근거법규 이외에

관계법령 나아가 헌법 내지 법질서 전체에 의해 보호되는 이익으로 파악하며, 본안에서는

행정청의 거부처분이 기속적 의무의 위반 또는 재량권 남용으로 위법으로 판단되면, 원고

의 권리 내지 법률상 이익의 침해 여부는 따지지 않고, 바로 취소된다. 취소판결의 효력으

로서, 행정청은 판결의 취지에 따라, 즉 기속적 의무 또는 재량의 0으로의 수축의 경우에

는 신청된 계쟁 처분을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고, 재량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경우에는 위법

으로 지적된 재량권 남용을 반복하지 않고 신청에 대해 다시 결정할 의무가 발생한다.(행

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상술한 바와 같이, 2014년 대법원판결56)은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대상사업에 대한 환경

영향평가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공사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생활환경침해를 받을 우

려가 있는 주민들이 행정청에게 그 중지명령을 구할 수 있는 신청권이 있다고 판단하고 따

라서 그 신청을 거부하는 행위는 민원회신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하였더라도 처분에 해당한

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樣的으로 취소소송 제4유형(㉯형태의 거부처분)에 대하여 법규상

54) 상술한 바와 같이 법률상 이익의 위법성 견련성을 규정한 行政事件訴訟法제10조 제1항 규 정 때문에 취소소송의 주관소송적 성격이 실정법상 극복하기 어려운 ‘주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권리 내지 소의 이익을 확대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객관소송에 가까운 것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이론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原田尚彦, 訴の利益, 1973, 27頁이하; 田村悅一, 行政訴訟における國民の 權利保護, 1975, 134頁이하; 原田尚彦, 行政責任と國民の權利, 1983, 135頁이하; 阿部泰隆, 行政訴訟 改革論, 1993; 神橋一彦, 行政訴訟と權利論, 2003, 9頁이하, 109頁이하, 169頁이하; 山岸敬子, 客観訴 訟の法理, 2004, 85頁이하; 阿部泰隆, 行政法解釈学(2) 実効的な行政救済の法システム創造の法理論, 2009, 143頁이하; 亘理格, 行政行為と司法的統制: 日仏比較法の視点から, 2018 213頁이하 등 참조.

55) 반드시 객관소송적 구조를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일본 판례의 영향으로 처음에는 객관적외형적 판단

문제인 — 시계의 針에 비유되는 — 대상적격으로서 거부처분의 성립요건으로 시작된 신청권 문제가 ‘조리상’ 신청권으로 확대되고 이것이 독일의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과 동일시되면서 주관적개별적 판 단 문제인 — 分針에 해당하는 — 원고적격 단계로 넘어간 이상, 신청권 여부와 무관하게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판단하면 충분하다.

56)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두2544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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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19

관한 규정이 없음에도 조리상 신청권을 인정한 사례라고 하겠으나, 환경영향평가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공사 시행에 대한 중지명령은 당시 법률상 기속행위이었으므

로,57) 실질적으로는 사견에서와 같이, 원고들의 생활환경침해 방지 이익과 행정청의 기속

적 조치의무에 초점에 맞추어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허용하고 인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

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하면 사업자가 협의 내용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행정청은 조

치명령을 무조건 내려야 하지만(제40조 제1항), 사업자가 그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해당 사업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공사중지명령을 하

도록 규정함으로써 행정청에게 요건재량 내지 판단여지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소극적 처분 개념과 생활환경침해 방지라는 법률상 이익, 그리고

요건재량판단여지의 남용으로 인한 위법성만이 문제되고 신청권이라는 ‘권리’는 들어설

자리가 없다.

(바) 法의 임무

독일에 특유한 행정소송의 주관주의 형태는 19세기 후반 입헌군주제 하에서 ‘마치 군주

가 없는 듯이’(als ob es keinen König-Souverän gäbe) 법치국가를 구성하였던 데서 비롯된

다. 시민(Bürger)은 군주의 ‘신민’(Untertan)이지만, 그 대표로 구성된 의회의 법률로써 —

사익보호성이 명시된 — 보호규범(Schutznorm)을 부여받은 경우에는, 그리고 그러한 경우

에만, 행정의 법률적합성을 다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이러한 보호규범이 수익적 행

정행위의 경우에 가장 분명하게 명시된 것이 법규상 신청규정이고 그에 근거한 권리가 바

로 법규상 신청권이었다. 이러한 신청규정과 신청권이 있는 경우에만 보호규범이 되어 행

정의 의무이행을 구하는 시민의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다. 요컨대, 신청권은 독일의 입헌군

주제의 유물이다. 문제는 民이 주권자인 민주제로 바뀐 후에도 君主 대신에 ‘民主가 마치

없는 듯이’(als ob es keinen People-Souverän gäbe) 행정법과 행정소송을 파악하는 데 있

다.58)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과 우리나라의 신청권 판례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주권자인

民은 자신의 이익과 관련되는 사항에 관하여 마땅히 행정의 법률집행 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59)

57) 환경영향평가법(2011. 7. 21. 법률 제1089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3항은 사업자가 협의재협의 절차가 끝나기 전에 환경영향평가대상사업에 관한 공사를 시행한 때에는 해당 사업의 전 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공사중지명령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58) 졸고, 행정법과 ‘민주’의 자각,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 4-5면 참조.

59) 이러한 의미에서 독일에서는 ‘법률집행 청구권’(Anspruch auf Gesetzeserfüllung)이라는 개념이 제창되

었는데, 전통적인 보호규범 이론에 의거한 주관적 공권의 범위를 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Hans Heinrich Rupp, Grundfragen der heutigen Verwaltungsrechtslehre. 2.Aufl. 1991, S.262- 272; 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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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20

法 입장에서 보면, 입헌군주제 하에서 司法은 오직 법률상 명시된 보호규범에 터잡

아, 그리고 그에 의거한 시민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만 君主의 행정을 견제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주관소송으로서의 행정소송이다. 현대 민주제 하에서 권력분립의 요체는

입법행정사법의 상호 견제이다. 따라서 행정권 발동의 근거와 한계로서 법률이 정해진

이상, 원고적격을 충족하는 民主의 요구(提訴)가 있으면 司法이 그 행정권 발동이 법률에

적합한지 여부를 심사하는 데 충분하고, 신청권 내지 법규상 신청규정과 같은 더 이상의

제한요건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강한 ‘民主’의식과 司法의 人才力量責任의 관점에서 우

리의 행정소송은 독일일본과 같을 수 없다. 프랑스영국미국을 따라가야 한다. 이것이 다

원적 비교법의 결론이다.

(2) 원고적격

우리법상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은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

으면 충북하고 결코 신청권 기타 권리를 요구하지 않고 또한 본안의 위법성과의 견련성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상술한 바와 같다. 특기할 것은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이

처분을 신청하였다가 거부당한 신청인 본인에 한정되느냐의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는 열쇠는, 취소소송 제1유형에서 침익처분의 직접상대방은 별도의 검토 없

이 바로 원고적격이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직접상대방에게만 원고적격이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독일에서도 소위 ‘병행적 침익’(pararelle Belastung)을 받는 제3

자에게, 예컨대, 외국인남편에게 내려진 추방명령을 다투는 독일인 妻에게, 헌법상 ‘결혼제

도의 국가적 보호’ 규정에 근거하여 외국인법상의 권리를 인정하여 독자적인 원고적격을

인정한 바 있다.60)

이와 같이 거부처분의 경우에도 신청인 본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검토 없이 원고적격이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신청인 본인에게만 원고적격이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이익상황을 가진 제3자에게도 원고적격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예컨대, 제2유형(㉮-2형

태)의 거부처분의 경우, 생활보조금 신청을 하였다가 거부되었으나 신청인이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때 신청인에 대해 부양의무를 부담하는 제3자가 그러하고, 제4유형(㉯형태)

의 거부처분의 경우, 환경영향평가법상 조치명령에 위반한 사업자에 대하여 인근 주민이

공사중지명령을 신청하였다가 거부되었으나 그 신청인들이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때

동일한 생활환경이익을 가진 인근 주민들이 그러하다.

Bickenbach, Das Bescheidungsurteil als Ergebnis einer Verpflichtungsklage, 2006, S.38-44 .

60) 이에 관하여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54면 각주 2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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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21

(3) 협의의 소익

소익과 관련하여 특기할 것은 2015년 대법원판결61)이다. 동 판결은, 인가허가

등 수익처분의 願관계에서, 거부처분 취소판결이 확정되면 판결의 직접적인 효과로 경원

자에 대한 수익처분이 바로 취소되거나 효력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행정청은 취소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판결에서 확인된 위법사유를 배제한 상태에서 원고와 경원자의 각

신청에 관하여 다시 심사할 의무가 있고, 그 결과 경원자에 대한 수익처분이 직권취소되고

원고에게 수익처분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 자신

에 대한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을 인정하였다. 다시 말해, 반드시 경원자에 대

한 수익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소소송(제3유형)을 함께 제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

대로 경원자에 대한 수익처분 취소소송만을 제기하는 것도 허용한 판례도 있다.62)

반면에, 독일의 판례통설에 의하면, 경원자에 대한 허가결정 취소소송과 원고 자신에

대한 허가결정을 구하는 의무이행소송을 반드시 함께 제기하여야 한다. 전자의 취소소송만

을 제기하면 경원자에 대한 허가결정의 취소만으로 원고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기 때문에

권리보호필요성이 부정되고, 반대로 후자의 의무이행소송만 제기하면, 경원자에 대한 허가

결정이 취소되지 않고서는 원고에 대한 허가결정이 불가능하므로, 행정청의 이행의무 및

원고의 이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고, 따라서 원고의 권리침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이유

로 원고적격이 부정되어 각하되거나, 아니면 본안에서 실제로 원고의 권리가 침해된 바 없

다는 이유로 기각된다. 특히 경원자에 대한 허가결정에 대한 제소기간이 도과하여 불가쟁

력이 발생하면 더 이상 권리구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63)

사견에 의하면, 위 대법원판결은 취소소송에서 협의의 소익을 넓게 인정하고 특히 원고

에게 수익처분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협의의 소익의

주장증명책임을 피고행정청에게 부담시키는 점에서 찬성환영할 만하지만, 제소기간 도과

로 경원자에 대한 수익처분에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처분 취

소판결의 기속력에 의거하여 행정청이 동 처분을 직권취소하는 경원자의 신뢰보호 내지 법

적안정성 측면에서 의문의 여지가 있다.64) 그러나 경원자에 대한 수익처분이 당연무효인

61) 2015. 10. 29. 선고 2013두27517 판결(주유소운영사업자불선정처분취소).

62) 대법원 1992. 5. 8. 선고 91누131274 판결. 이에 관해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98면

각주 17) 참조.

63)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98-299면, 독일문헌은 298면 각주 16) 참조.

64) 독일에서도 수익적 행정행위에 대한 신뢰보호(존속보호)는 제3자에 의해 그 수익적 행정행위를 다투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만 적용되지 아니하는데(연방행정절차법 제50조), 우리 사안에 서는 수익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이 제기되지 않아 불가쟁력이 발생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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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22

있을 수 있고, 단순위법인 경우에도 경원자가 신뢰보호법적안정성 보호를 받지 못

할 사정(악의, 사술 등)이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행정청은 국가배상을 하더

라도 동 처분을 직권취소해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동 처분이 직권취소될 수 없다

하더라도, 원고 자신에 대한 거부처분의 위법성만이라도 확정받을 필요성이 ― 정신적 이

익, 반복방지, 국가배상준비를 위해 ― 인정될 수 있으므로 협의의 소익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65) 반면에, 경원자에 대한 수익처분 취소소송만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원고 자신

에 대한 거부처분의 불가쟁력은 행정의 효율성 확보 측면에서만 의미가 있고 경원자의 법

적안정성 측면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경원자에 대한 수익처분의 취소판결의 기

속력에 의거하여 원고에 대한 거부처분을 재심사하게 되는 것은 큰 의문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4) 제소기간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에 관하여 우리 판례는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

다. 즉, 1992년 대법원판결66)에 의하면, 신청에 대하여 거부처분이 있은 후 당사자가 다시

신청을 한 경우에, 그 신청의 제목 여하에 불구하고 그 내용이 새로운 신청을 하는 취지라

면 행정청이 이를 다시 거절하면 새로운 거부처분이 있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때부터 다시 제소기간이 진행된다고 한다. 또 다른 1992년 대법원판결67)은 최초의 거부처

분 이후 동일한 내용의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다시 거절의 의사표시를 명백히 한 경우에

는 새로운 처분이 있은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의 제기기간은 각 처분

을 기준으로 진행된다고 판시하였다. 완전히 동일한 신청이 반복된 경우에는 행정법관계의

조기확정이라는 제소기간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의문의 여지가 있으나, 최소한 신청의 이

유와 근거자료에 변경이 일부라도 있는 때에는 새로운 신청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에

대한 거부행위는 새로운 거부처분이 된다고 할 것이다.

  1. 본안문제

(1) 심사척도

65) , 취소소송에서의 협의의 소익: 판단요소와 판단기준시 및 헌법소원심판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행 정법연구, 제13호, 2005, 1-18면;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99면 각주 18) 및 325면 각주 94) 참조.

66)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누1643 판결.

67)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누754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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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23

( ) 절차적 위법성

거부처분에 대한 심사척도와 관련하여 절차적 위법성의 문제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즉, 사전통지 否와 이유제시의 정도에 있어 적극적 침익처분과 거부처분이 동일한 취급

을 받아야 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느 정도로 달라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사전통지에 관하여, 2003년 대법원판결68)은 임용거부처분의 경우 신청에 따른 처분

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때에는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이 부과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특별한 사

정이 없는 한 직접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어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행정

절차법 제21조 제1항의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전통지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최소한 거부이유가 비리행위, 성적 모욕,

논문표절 등 통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수적이므로, ‘권

익 제한’의 의미를 확장하여 사전통지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69)

이유제시의 정도에 관해서는, 판례는 적극적 침익처분, 특히 제재처분(도로무단점용에 대

한 변상금부과처분)70)과 거부처분(토지형질변경허가거부)71)을 구별하지 않고, 당사자가 어

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이지를 충분히 알 수 있으면, 처분서에 처분의 근

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제재처분과 거부처분의 동일성 범위, 즉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및 취소판결의

기속력의 범위를 달리 보는 사견에 의하면, 법령상 모든 거부사유들을 포괄하는 거부처분

의 경우에는 제재사유별로 구별되는 제재처분에 비하여 이유제시의 구체성과 명확성이 비

교적 덜 엄격하게 요구된다.

(나) 위법판단 기준시

판례는 위법판단 기준시를 적극적 침익처분과 거부처분을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處分

時로 보고 있는데,72) 적극적 침익처분의 경우에는 행정절차의 비중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전면적으로 찬성할 수 있으나,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일정한 유보가 필요하다. 즉, 거부처분

의 취소에 관해서는 處分時를 기준으로 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지만, 취소판결에

의거한 행정청의 재처분의무(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와 관련하여 判決時를 기준으로 한

번 더 판단하여 설시하는 것이 소송경제와 시민의 판결에 대한 신뢰의 관점에서 타당하다.

68) 2003. 11. 28. 선고 2003두674 판결.

69) 旨 최계영,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행정법연구제18호, 2007, 269-297면 참조.

70)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두20362 판결.

71) 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0두8912 판결.

72) 이에 관해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21면 각주 6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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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24

分時 위법하였다는 이유로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피고행정청은 判決

時에 이르기까지의 사실 및 법상태의 변경을 이유로 취소판결의 기속력을 회피할 수 있으

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로 判決時를 기준으로 행정청의 재처분의무를 판시하는 것

이다.73)

(다) 형식적 거부처분

행정절차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1996년 대법원판결74)에 의하면, 행정청의 형식적 거부

처분(즉, 신청의 접수거부 조치)이 단순히 형식적절차상의 이유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명백

하게 처분발급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 기인한 경우에는, 접수거부라는 절차상

위법만으로 판단하여 이를 취소하지 않고, 실질적 거부처분으로 파악하여 그 내용의 재량

권 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나 소송경제적인 면에서 타당하다고 판시하였

다. 그러나 1998년 행정절차법 시행 이후에는 동법 제17조 제4항이 정하는 신청접수의무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신청거부의 절차적 위법성만을 분리하여 판단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75)

(2) 심사방식 내지 심사강도

이에 관한 중요한 문제의식은 과연 재량행위인 거부처분에 대한 재량심사가 재량행위인

적극적 침익처분, 특히 제재처분의 경우와 어떻게 다른가에 있다. 2002년 대법원판결76)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행위인데, 그 재량 행사에

있어서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등의 사유가 있으면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하였는데, 2005년 대법원판결77)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도시지역 토지의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가 거부처분에 관해서도 동일한 취지로

판시하였다. 즉, 위 형질변경행위의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금지요

건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재량이 인정되고, 따라서 그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

가는 결국 재량행위에 속한다고 전제한 다음,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는 것인데, 재량

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등을 판단 대상으로

73) 관해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584면 이하, 585면 각주 41) 참조.

74)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12897 판결(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신청 접수거부).

75) 旨, 김유환, 형식적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 있어서의 심리범위, 행정판례연구 제4집, 1999, 303-320면 참조.

76) 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0두6121 판결.

77)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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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25

것이다.

위 2005년 판결이 요건부분의 판단에 관해서도 ‘재량’이라고 칭하고 있는 점은 찬성환

영하지만,78) 적극적 침익처분, 특히 제재처분의 효과재량(선택재량)과 거부처분의 요건재량

및 효과재량(거부재량)에 대한 심사방식 내지 심사강도를 동일하게 판시하고 있는 점은 비

판되어야 한다.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원칙의 위배에 그쳐서는 아니 되

고, 요건재량에 관하여 포섭과정의 합리성 내지 설득가능성, 근거자료의 신빙성 등이 심사

되어야 한다.79) 효과재량(거부재량) 부분은 법규상의 거부사유에 한정될 필요는 없지만 법

규상 거부사유와의 관련성을 검토하여 그 입법취지와 무관하거나 심지어 모순된 거부재량

사유인 때에는 재량권남용으로 판단될 수 있다.

  1. 임시구제

(1) 효력정지

우리 판례에 의하면, 거부처분의 효력이 정지되더라도 행정청에 대해 어떠한 처분을 명

하는 등 적극적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거부처분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

로 되는 것에 불과하여 거부처분으로 인한 손해를 피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

문에, 그 효력정지 신청은 신청의 이익을 결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한다.80) 그러나 한약

사 국가시험에서 응시자격 미달로 원서가 반려된 사안에서 그 반려처분의 효력을 정지하

고,81) 2단계로 치러지는 국립대학교 입학시험에서 1차전형 불합격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서

울행정법원 판례가 있다.82) 이와 같은 원서반려처분과 1차전형 불합격처분은 다음 단계의

응시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이 정지되면 응시 기회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적극

적 침익처분으로서의 성질을 병유하기 때문에, 효력정지 신청의 이익이 인정되는 것이 타

당하다.83)

(2) 가처분

78) , 불확정개념과 판단여지, 행정작용법( 凡김동희교수정년기념논문집), 2005, 266면 이하 참조.

79) 졸고, 행정법에 있어 판례의 의의와 기능, 행정법학, 창간호, 2011, 64면 참조.

80) 대법원 1995. 6. 21.자 95두26 결정; 대법원 1992. 2. 13.자 91두47 결정 등.

81) 서울행정법원 2000. 2. 18.자 2000아120 결정.

82) 서울행정법원 2003. 1. 14.자 2003아95 결정.

83)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30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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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26

제300조 제2항의 ‘임시의 지위를 정한 가처분’의 준용에 대하여 판례는 일관

되게 부정적이지만,84) 입법론적으로는 물론, 현행법상으로도 재판청구권의 실효적 보장을

위해서는 최소한, 집행정지효력정지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의

준용을 통해, 강화된 긴급성 요건 하에서 가처분이 허용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행

정심판법에는 이미 ‘임시처분’ 제도가 도입되어 있다.85) 유의할 것은, 당사자소송의 경우에

항고소송의 집행정지규정이 준용되지 않고 또한 당사자소송은 민사소송과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민사집행법 규정의 준용에 의한 가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설실무상 일치된 견

해이므로, 금전지급 기타 급부의 거부처분에 대해서는 ― 상술한 바와 같이, 행정청의 선결

권 및 처분의 공정력 내지 불가쟁력 때문에 바로 당사자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경우를 제

외하고는 ― 당사자소송을 전제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1. 판결의 효력

(1)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효력

(가) 형성력기속력과 기판력의 관계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효력의 핵심은 거부처분의 효력을 소멸시킴으로써 행정청으로 하여

금 신청에 대하여 다시 심사결정하도록 하는 데 있는데(형성력),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취소판결에서 지적된 위법사유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구속이 필요하다(반복금지효→

기속력). 통설에 의하면, 형성력은 행정소송법 제29조 제1항에, 기속력은 동법 제30조 제1

항 및 제2항에 각각 의거한 것으로서, 이 양자는 기판력과 구별된다고 한다.86)

그러나 사견에 의하면, 통설은 취소판결의 효력에 관한 행정소송법 제29조 제1항(“처분

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제3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있다”)이 형성력만을 의미하고 기판력

과는 무관한 것으로 그 의미를 축소하는 데 문제가 있다. 독일에서는 취소판결의 기판력

(Rechtskraft)이 명문의 규정(행정재판소법 제121조)에 의해 당사자 및 참가인에게만 한정되

는데, 취소판결의 ‘대세적’ 형성력은 명문의 규정 없이, 형성판결에 의한 효력으로서 당연

84) 1967. 5. 29.자 67마311 결정; 대법원 1975. 12. 30.자 74마446 결정; 대법원 1992. 7. 6.자 92 마54 결정 등.

85) 행정심판법 제31조 제1항: “위원회는 처분 또는 부작위가 위법부당하다고 상당히 의심되는 경우로서

처분 또는 부작위 때문에 당사자가 받을 우려가 있는 중대한 불이익이나 당사자에게 생길 급박한 위험 을 막기 위하여 임시지위를 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임시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86) 통설의 문헌목록과 자세한 내용에 관하여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365-366면; 졸고, 취

소판결의 반복금지효, 행정판례연구제23집 제1호, 2018, 9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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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27

인정된다. 통설이 위 행정소송법 제29조 제1항의 의미를 독일에서는 이와 같이 명문의

규정도 없이 당연히 인정되는 ‘형성력’에 한정하고 기판력을 배제하는 까닭은, 위 조항에

기판력도 포함된다고 하면 기판력의 대세효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제218조 제1

항)에서는 승소판결이든 패소판결이든 기판력은 당사자, 승계인 및 참가인에게만 미치기

때문에, 취소판결의 기판력도 오직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의해서만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취소소송의 주관소송적 성격이 유지된다. 위 조항과 동일한 규정( 政事件訴訟法 제32조)을

갖고 있는 일본의 통설도 마찬가지이다.87) 일본에서는 법률상 이익의 위법성 견련성을 규

정한 行政事件訴訟法 제10조 제1항 규정 때문에 취소소송의 주관소송적 성격이 실정법상

벗어나기 어려운 ‘주어진 것’이겠으나, 이러한 규정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취소소송의 객관

소송적 성격을 인정하는 실정법적 근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위 취소판결의 기판력

의 대세효를 규정하고 있는 제29조 제1항임은 상술한 바와 같다.88)

이러한 관점을 거부처분 취소판결에 적용하여 보면,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의 기속력,

즉 취소판결의 취지에 따라 재처분해야 하는 행정청의 의무는 제29조 제1항의 ― 대세효

가 있는 ― 기판력의 한 내용으로서, 소송법적 효력이고, 따라서 이에 위반하면 ‘별도의 추

가적인 판결 없이’ 바로 제34조의 간접강제의 대상이 된다. 반면에, 독일에서는 기속력(원

상회복)이 취소판결 자체의 효력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원고의 신청에 의해 취소판결과

함께 원상회복을 명하는 주문을 선고하고,89) 이에 불응하면 간접강제 절차로 이행된다.

(나) 기속력의 범위와 심리 범위

통설은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기속력 내지 반복금지효가 그 성질상 ‘당연히’ ― 위법으로

지적된 ― 개개의 거부사유에 대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90) 그러나 사견에 의하면, 기

속력도 기판력의 한 내용이므로, 기판력과 마찬가지로 그 범위가 소송물인 ‘계쟁처분과 동

일성 있는 처분의 위법성 일반’이고, 따라서 그 범위 내에서 소송 중 처분사유(거부사유)의

추가변경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거부처분 취소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모든 거부사유들이

차단되고 반드시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여야 하겠지만,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이 그 기

87) 條解行政事件訴訟法第4版, 2014, 弘文堂, 653 이하 참조.

88) 이상에 관하여,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438면 이하; 졸고, 전게논문(취소판결의 반복금

지효) 92면 이하 참조.

89) 독일 행정재판소법 제113조 제1항 제2문: Ist der Verwaltungsakt schon vollzogen, so kann das Gericht

auf Antrag auch aussprechen, daß und wie die Verwaltungsbehörde die Vollziehung rückgängig zu machen hat. (행정행위가 이미 집행된 경우에는 신청에 의해 재판소는 행정청이 그 집행을 원상회복하 여야 하여야 한다는 점과 그 방법을 아울러 선고할 수 있다.)

90) 졸저,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365-36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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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28

범위를 ‘판결의 취지’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다시 말해, 소송물이론에

의해서는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기속력의 범위가 법규상 거부사유 전체에 미치는데, 위 제

30조 제2항에 의해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는 힘이 ‘판결’에게 부여된 것이다.

따라서 법원이 소송과정에서 피고행정청에 대해 다른 거부사유들이 있으면 제출하도록

소송지휘하고 그럼에도 다른 거부사유를 주장하지 않았음을 판결이유에 설시하면 취소판결

의 기속력의 범위가 법규상 거부사유 전체로 확장됨으로써 더 이상 다른 거부사유를 이유

로 동일한 거부처분을 할 수 없게 되고, 반대로 — 행정의 일차적 판단권을 존중하여 —

일정한 거부사유에 대해서는 그 전문성과 복잡성을 이유로 별도로 행정청의 조사판단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보류하면 당해 거부사유에 대해서는 취소판결의 기속력

이 미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심리 범위가 탄력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

요컨대,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기속력은 행정청의 거부사유 또는 거부재량이 남아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즉, 판결에서 위법으로 지적된 원처분의 거부사유들이 모두 배제되

고 나머지 가능한 거부사유들도 위와 같은 판결이유 설시에 의해 봉쇄되어 반드시 신청된

처분이 발급될 수밖에 없는 경우이면 ‘계쟁처분 발급의무’로 나타나고, 다른 거부사유 또는

다른 재량거부사유들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재결정의무’로 나타나게 된다.91) 재량행위인

경우에는 대부분 후자이지만, 원처분의 재량거부사유들이 모두 재량권남용으로 판단되고

나머지 가능한 재량거부사유들도 판결이유에 의해 봉쇄된 경우에는 전자도 가능하다.

(다) 이행명령 및 의무이행소송과의 관계

위 제30조 제2항과 같은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기속력 범위의 제한을 그대로 유지하되,

그 행정청의 재처분의무의 내용을 판결이유에서가 아니라 ‘주문’에서 선고하는 것이 1995

년 프랑스에 도입된 이행명령(l’injonction) 제도이다. 다시 말해, 거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월권소송의 틀을 유지하기 때문에, 分時를 기준으로 위법한 거부결정을 취소하면서, 그

취소의 효과로서, 判決時에 존속하고 있는 행정청의 재처분의무 내지 결과제거의무를 주문

에 명시하는 것이다.92) 이러한 이행명령을 명시적으로 도입하지 않더라도, 우리 현행법 하

에서도, 거부처분 취소판결의 판결이유 부분에서 큰 활자 내지 고딕체로 행정청의 재처분

의무가 判決時에도 존재함을 명시하면 이행명령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

91) 이행명령과 독일의 의무이행소송의 주문도 이와 같이 두 종류로 구분되고, 우리나라 2012년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안 제47조의 의무이행판결도 마찬가지이다.

92) 일본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항고소송’의 일종으로 의무부과소송( 務付けの訴え)을 도입하면서 소위 申請型의 경우에는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병합하여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프랑스의 이행명령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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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29

, 월권소송 내지 항고소송의 틀을 깨고 소송형태 자체를 ‘이행소송’으로 변경시킨

것이 독일의 의무이행소송이다. 독일에서는 확인소송이행소송형성소송이라는 민사소송의

3유형 이론에 의거하여, 의무이행소송은 형성소송인 취소소송과 법적 성격을 달리하는 이

행소송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의무이행소송에서 거부결정을 취소하는 주문을 선고하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는 선언적 의미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 통설판례이다.93) 의무이행소송의 소

송물은 거부결정의 위법성이 아니라 원고의 계쟁 행정행위 발급청구권이므로, 위 ㈏와 같

은 기속력심리의 범위 제한은 없어지고, 심리 범위가 계쟁 행정행위 발급요건 전부에 미

치게 된다. 판례의 의하면 기속행위의 경우에 법원은 행정행위 발급요건 전부에 관해 주도

적으로 심리하여 판결의 ‘성숙성’(Spruchreife)을 획득하여야 하고, 임의로 이를 포기하고

재결정명령판결(Bescheidungsurteil)을 통해 사건을 행정에게 돌려보내서는 아니 된다고 한

다.94) 계쟁 행정행위의 발급을 명하는 승소판결의 효력도 발급요건 전부에 미친다. 즉, 판

결의 기판력(차단효)에 의해 決時 이전의 다른 거부사유들은 차단된다.

입법론으로 우리나라에서 의무이행소송을, 독일식의 의무이행소송이 아니라, 프랑스의 이

행명령과 같이,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결합된 ‘재처분의무 주문 명시’ 제도로 도입하는 것이

판단 기준시와 심리 범위와 관련하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95) 즉, 處分時를 기준으로 거

부처분이 위법하여 이를 취소할 때에만 이행명령이 가능하고, 處分時에 거부처분이 적법하

면 사정변경이 있더라도 이행명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행정청의 선결권이 보장된다. 원고

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행정청에 다시 신청을 하여야 한다. 또한 위 ㈏에서와 같은 기속력

의 범위 제한 및 이에 따른 심리 범위의 탄력적 조절이 여전히 적용되기 때문에, 법원의

과도한 심리 부담을 피할 수 있다.96)

93) Kopp/Schenke, Verwaltungsgerichtsordnung. Kommentar. 21.Aufl., 2015, §113 Rn. 179; Christian Bickenbach, a.a.O.(Das Bescheidungsurteil), S.45 참조.

94) BVerwGE 10, 202, 204; 11, 95, 98 ff.; 12, 186; 69, 198, 201 등. 이러한 판례에 대하여, 행정의 일

차적 판단권 및 행정절차의 경시, 법원의 부담가중, 사법부의 권위 손상의 우려를 지적하는 유력한 견 해가 있다. Kopp/Schenke, Verwaltungsgerichtsordnung. Kommentar. 17.Aufl., 2011, §113 Rn.198; Albert von Mutius, Gerichtsverfahren und Verwaltungsverfahren, in: System des verwaltungsgerichtli- chen Rechtsschutzes. Festschrift für C.-F. Menger, 1985, S.575-604 (601 ff.); Bernhard Stüer, Zurück- weisung und Bescheidungsverpflichtung im Verwaltungsprozeß, in: a.a.O., S.779-795 (788 ff.). 이에 관 하여 Gregor Marx, Das Herbeiführen der Spruchreife im Verwaltungsprozeß, 1996; 고소영, 독일의 의 무이행소송에 있어 ‘판결성숙성’(Spruchreife)에 관한 연구: 법원의 판결성숙성 성취의무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논문, 2015 등 참조.

95) 다만, 일본에서와 같이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병합 제기하도록 강제할 필요는 없고, 의무이행소송이 제

기되면 거부처분 취소소송이 당연히 법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96) 상세한 내용은 졸고, 원고적격의무이행소송화해권고결정,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 공청회 자료집

2012, 22면 이하 참조. 행정소송 담당 법관의 수가 약 4,000명에 이르는 독일의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 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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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30

(2) 기각판결의 효력

형성효와 기속력이 없음은 물론이지만, 계쟁 거부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기

판력이 발생한다. 계쟁처분에 대한 원고의 탄핵이 성공하여 취소판결이 선고확정되면 처

분의 위법성에 관한 기판력이 대세효를 갖도록 함으로써 행정상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확보

하지만, 기각판결의 기판력은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의해 당사자 사이에서만 인정함으로써

원고 패소의 책임과 파장을 원고 개인에게만 한정시킨다. 또한 기각판결은 행정청을 기속

하는 효력은 없으므로, 기각판결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은 거부처분을 직권취소하고 신청에

따른 처분을 하는 데 법적인 장애는 없다.97)

五. 結語

거부처분과 행정소송에 관한 문제들을 한 자리에 모아 살펴본 결과, 도그마틱의 분별력

과 체계성, 그리고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을 새삼 실감한다. 많은 문제들을 한꺼번에 파악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를 높게 가져야 한다. 그래야 보다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독수리와 같이 가능한 한 높이 천천히 날아야 한다는 ‘독수리 행정법’의 방법

론이다. 물론 개개의 문제를 포착천착하기 위해서는 바로 땅으로 내려와 표범으로 변신하

여 돌진해야 한다.

( : 2020. X. X. 심사완료일: 2020. X. X. 게재확정일: 2020. X. X.)

97) , 전게서(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455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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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3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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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33

Ablehnungsbescheid und Verwaltungsprozeß

— Unterscheidungsfähigkeit und Systematik der Dogmatik, aber zugleich

Durchbruchskraft der multidimensionalen Rechtsvergleichung —

Jeong Hoon PARK*

98)

Für ein systematisches Verständnis ist es hilfreich, die Arten des anfochtenen Verwal-

tungsaktes zu unterscheiden. Im Recht ist die Grundlage der Methodik die Unterschei-

dung: „Wer gut unterscheidet, urteilt gut!“ (Bene cernit, qui bene distinguit). Diese Unter-

scheidung führt zur Typisierung und zur Systematisierung. Die Kraft der Rechtsdogmatik

besteht in der Unterscheidung und der Systematisierung. Im Verwaltungsrecht ist die Un-

terscheidung zwischen dem aktiv belastenden und dem negativ belastenden Verwaltungsakt

(=Ablehungsbescheid), wiederum unter dem letzteren zwischen dem Ablehnungsbescheid,

der den Antrag auf einen begünstigenen Verwaltungsakt ablehnt, und dem, der den Antrag

auf einen belastenden Verwaltungsakt gegen Dritten (den Antrag auf Einschreiten der Ver-

waltung) ablehnt, methodisch wichtig. Die Unterscheidungskraft und die Systematik der

Rechtsdogmatik reichen jedoch nicht aus. Eine multidimensionale Rechtsvergleichung muß

erfolgen, um Grenzen der Rechtsdogmatik und der Rechtsprechung zu überwinden,

Unter diesem Aspekt wird in der vorliegenden Arbeit versucht, fast alle Fragen bezüg-

lich des Verwaltungsprozesses gegen den Ablehnungsbescheid systematisch zu betrachten.

Es handelt sich um das Verhältnis zwischen der Anfechtungsklage gegen den Ablehnungs-

bescheid und den Parteistretigkeiten, die Staatshaftung wegen des Ablehnungsbescheides,

die Statthaftigkeit der Anfechtungsklage gegen den Ablehnungsbescheid, insbes. die Frage

des Antragsrechts als Voraussetzung des Ablehnungsbescheides, die Klagebefugnis, das

Rechtsschutzbedürfnis, die Verfahrensfehler des Ablehnungsbescheides, die Kontrolldichte,

den maßgeblichen Zeitpunkt der Beurteilung der Rechtwirdrigkeit, das Nachschieben von

Gründen, die Rechtskraft des Urteils der Aufhebung des Ablehnungsbescheides, das Ver-

hältnis zur Verpflichtungsklage usw.

  •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Dr. j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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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호 34

Die koreanische Rechtsprechung, nach der es des Antragsrechts aufgrund eines Rechts-

satzes oder der Rechtsgrundsätze bzw. der Natur der Sache bedarf, um eine Ablehnung

der Verwaltungsbehörde als einen Verwaltungsakt zu begreifen, steht unter dem Einfluß

des Passivismus und des Subjektivismus des japanischen Verwaltungsprozesses. Dieser

Subjektivismus führt auf das deutsche System des Verwaltungsprozesses zurück, nach dem

es notwendig ist, die Verletzung eines subjektiven öffentlichen Rechts geltend zu machen,

um eine Anfechtungs- und Verpflichtungsklage zu erheben. Im koreanischen Verfassungs-

und Verwaltungsprozeßrecht gibt es aber weder Regelungen, die den Subjektivismus des

Verwaltungsprozesses begründen, noch diejenigen, die dessen Verständnis als eine objek-

tive Klage im Sinne des französischen Verwaltungsrechts (un recours objectif) im Wege

stehen, aber zahlreiche, die ein solches Verständnis als richtig erscheinen lassen. Nach der

Definition des koreanischen Verwaltungsprozeßgesetzes ist schon ein Verwaltungsakt gege-

ben, wenn die Erteilung eines Verwaltungsaktes ablehnt wird, weshalb noch kein subjek-

tives Recht wie das Antragsrecht erforderlich ist.

Schlüsselwörter: Typisierung des Ablehnungsbescheides, Antragsrecht, multidimensionale

Rechtsvergleichung, Anfechtungsklage gegen den Ablehnungsbescheid

und Parteistreitigkeiten bzw. Verpflichtungsklage, Objektivität des korea-

nischen Verwaltungsproze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