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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_FI00259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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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법학연구원 고려법학제97호2020년6월

  • 1 -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

해명을위한시도*

1) 윤 재 왕**

▶목차◀

Ⅰ. 글머리에 Ⅱ. 재판거부금지의효력근거–

법이론적정당화시도와그 한계

Ⅲ. (법)체계이론과재판거부금지 의이해를위한세가지좌표계

  1. (법)체계이론의개요
  2. 체계의폐쇄성과개방성

  3. 체계의코드와프로그램

  4. 체계의중심과주변

Ⅳ. 법체계에서재판거부금지의 위치

I. 글머리에

법원은제기된사례에대해반드시결정을내려야한다. 사례가일상적

으로반복되는단순한경우이든아니면결정의전제가되는법률과선결례

가완전히침묵하고있는일회적이고이례적인경우이든일단법원의문지

방을넘어온것이라면어떤식으로든결정을내려야한다. 물론법원의문

지방을넘어서기이전, 즉법원과는다른사회적맥락속에서등장한갈등

을법원의결정에맡길것인가에대한결정은전적으로갈등의당사자또는

  • 이논문은2016년대한민국교육부와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NRF-2016S1A5A2A01023871) ** 고려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교수.

http://dx.doi.org/10.36532/kulri.2020.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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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관련된당사자의몫이다. 이점에서법원의결정에맡길것인지에대한결

정은법원과는무관하고동시에결정을유예하거나결정을회피할수있는

당사자들의주권적결정영역에속한다. 따라서법원이전의영역에서는결

정강제(Entscheidungszwang)가존재하지않는다. 이와동일한맥락에서결

정의전제가되는프로그램으로서의법률역시그자체하나의결정의산물이

지만, 이입법적프로그램을둘러싼결정역시반드시결정을내려야한다는

강제하에놓여있지않다. 즉의회가특정한규율영역과관련해법률의제정을

일단유보하거나결정을내리지않는다고결정하는것은허용될뿐만아니라

때로는– 예컨대미래에대한예측가능성이매우낮거나문제영역과관련

된갈등이첨예해어느한쪽에유리한방향으로법이제정되는것을피하고자

하는경우에는– 합리적인결정으로평가되기도한다. 유독법원만이제기된

사례에대해‘어떠한경우에도’ ‘어떤식으로든’ 결정을내려야한다는결정강

제하에있으며, 이러한강제를법이론에서는통상재판거부금지또는법거부

금지(Justizverweigerungs-oder Rechtsverweigerungsverbot)라고부른다.1)

하지만재판거부금지는명문의실정법적토대를갖고있지않는경우

가많고, 실제로우리법질서에서이금지를명문화한규정을찾아볼수없

다. 단지법원이재판을거부한실례가없다는사정으로부터소극적으로이

금지가묵시적효력을갖고있다고전제할수있을뿐이다. 더욱이재판거부

금지는역사적측면에서볼때결코당연한것으로여겨지지않았다. 예컨대

근대법체계의모범적원형에해당하는로마법대전(Corpus Iuris Civilis)은

– 일부영역에국한되긴하지만–재판거부금지와는정반대로재판을거부

하도록명령을부과했고,2) 절대왕정의태동과함께시작된중세후반및근

대초기의법질서역시사법권력에대한통제와제한그리고법질서의통일

1) 일반적으로는후자의‘법거부금지’라는용어가더자주사용된다. 물론양자사이에는 약간의개념적차이가있긴하지만, 여기서는‘재판거부금지’라는용어를통일적으로사 용하겠다. ‘법거부금지’에관한간략한설명으로는Rüthers/Fischer/Birk, Rechtstheorie, 6. Aufl. 2011, Rn. 823 참고. 또한윤재왕, 법관의결정의무– 재판거부금지의역사적 전개과정에관하여, 「고려법학」제92호(2019), 5-6면각주11도참고. 2) 이에관해자세히는Th. Mayer-Maly, Iurare sibi non liquere und Rechtsverweigerungsverbot, in: Festschrift für Franz Matscher zum 65. Geburtstag, 1993, S. 349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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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3

성이라는이념을기치로내세우면서사법권의행사범위를좁은범위에한

정시켜법률프로그램을벗어나는영역에서는재판을거부하도록명령하는

방향으로발전해왔다. 물론이러한명령의수행으로인한결정의공백을보

충하기위한다른제도를발전시켰고, 프랑스의입법문의(référé législatif)나

오스트리아와프로이센의문의의무(Anfragepflicht)는이와관련된대표적

인사례에해당한다.3) 즉주권자의의지로서의법률을사법에서도일관되게

관철하기위해법관의해석권한을제한하고, 법관이법률문언의불명확성

등을이유로법관개인의법적견해나법이외의논거가법적결정에영향

에미치는것을사전에차단하기위해결정자체를법원으로부터외재화

(Externalisierung)하는방식이법의역사에서는예외가아니라원칙이었다

고말할수있다.4) 이역사에종지부를찍은것은프랑스민법전제4조라는

획기적인사건이었다. 이조항은사법권에관한그이전의역사와는어떠한

연결가능성도없는상태에서그리고그이전의역사와는완전히모순되게

도법관이법률의불명확성등을이유로재판을거부하는것을금지한다고

규정했다. 이러한획기적전환은비슷한시기에‘해석지침’의입법화를통해

결정강제와결정금지사이의긴장을완화하려고했던입법적시도와같은

절충적해결방법을포기하고, 법질서내에서법원이차지하는위치를–조금

은과장해서표현하자면– ‘예속으로부터해방으로’ 전환하는혁명을불러

일으켰다. 이제일정한경우에는결정을금지한다는전제로부터어떠한경

우에도결정이강제되고, 이러한강제는역설적이게도법률로부터거리를

둘수있는자유를법원에게인정한것이기때문이다.5) 다시말해거부의

금지라는이중‘부정’은사실상법관의적극적활동을정당화하는‘긍정’의토

대로작용하게되었다.

3) 이러한역사적전개과정에관해서는윤재왕, 법관의결정의무– 재판거부금지의역사 적전개과정에관하여, 「고려법학」제92호(2019), 1면이하참고.

4) 특히관습법이지배하던시대와관련하여법의효력및외재화의기술에관해서는 Th. Simon, Geltung. Der Weg von der Gewohnheit zur Positivität des Rechts, in: Rechtsgeschichte 7(2005), S. 102 이하참고. 5) 자세히는윤재왕, 법관의결정의무– 재판거부금지의역사적전개과정에관하여, 「고 려법학」제92호(2019), 35면이하, 44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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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따라서이와같은역사적연원(Genesis)에비추어본다면재판거부금지

는법질서를구성하는당연한원칙이아니라특정한역사적및현실적원인

에기초한것으로여겨야한다. 즉사법부라는제도가존재하면당연히재

판거부는금지된다는논리적결론에도달할수는없다. 그러나무엇보다‘입

법과사법’ 또는‘법률과법관’ 사이의관계를둘러싼끝없는이론적논의와

권력분립이라는근대적법원칙과결부된섬세한정치적역학관계그리고

법관의법률해석의의미와한계에관련된모든방법론적, 법이론적논쟁이

법원또는사법(司法)이라는소실점(Fluchtpunkt)으로집약된다는사정을

감안한다면,6) 사법작용을다른국가권력의작용과뚜렷이구별되게만드는

재판거부금지제도를단순히역사적연원만으로설명또는정당화할수없

다. 즉결정금지로부터결정강제로전환하게된시대사적배경만을근거로

재판거부금지를설명할수는없고, 연원과는독립된타당성(Geltung)을밝

혀야만한다.

문제는19세기초반이후재판거부금지는‘지나칠정도’로당연한원칙

으로이해된나머지이에대한이론적해명을시도하는경우가거의없다는

사실이다.7) 이점에서부르주아형식법(bürgerliches Formalrecht)의해체

와법의실질화(Materialisierung des Rechts)라는, 19세기후반부터법질서

가겪게된변화를감지하면서법관의자유와재량을대폭확대하고자했던

자유법이론(Freirechtslehre)이재판거부금지를갑작스럽게부각시킨것은

이제도에대한이론적해명을시도한예외에속한다. 즉자유법론은법률

에흠결이있는경우에는법관개인의인격을결정에적극적으로투입해야

6) 이점에관한정확한지적으로는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Beiträge zur Diskurstheorie des Rechts und des demokratischen Rechtsstaats, 1992, S. 241 참고.

7) 이러한판단은물론독일권에제한된것이긴하지만법률의해석에관한비교법적 연구에따르면재판거부금지를명문화하고있는로만계열국가(프랑스, 스페인, 포르 투갈등)나영국에서도사정은크게다르지않다는것을알수있다. 오히려최근에 이금지를명문화하는경향이새롭게형성되고있을정도이다. 이에관해서는 S. Vogenauer, Die Auslegung von Gesetzen in England und auf dem Kontinent, Bd. I, 2001, S. 188 이하, 312 이하, 418 이하, Bd. 2, 2001, S. 905 이하, 1200 이하; Ch. Wendehortst, Methodennormen in kontinentaleuropäischen Kodifikationen, in: Rabels Zeitschrift für ausländisches und internationales Privatrecht 75(2011), S. 736 이하, 749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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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해방’된법관상을재판거부‘금지’를통해설명하고자했다. 하지만

자유법이론이초창기에내세운급진적이론은이를주창하는학자들마저도

다시후퇴의필요성을느낄정도로일종의정치적운동의성격을갖고있었

기때문에재판거부금지자체보다는이제도의역사적연원으로부터그타

당성을설명하려는이론사의일회적에피소드에머무르고말았다.8) 그이후

몇가지단편적인연구를통해재판거부금지의소송법적또는방법론적의

미를밝히고있을뿐, 이제도가법체계전체에서차지하고있는위상을하

나의완결된이론적토대위에서설명하려는법학내재적이론은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배경을감안하면서아래에서는먼저재판거부금지에대한통상

의법이론적설명과그한계(II)를서술한이후, 인식관심을법학외부로전

환해특히니클라스루만(Niklas Luhmann, 1927~98)의체계이론을이론적

도구로삼아재판거부금지의위치와필요성을설명하겠다. 잘알려져있는

대로루만의체계이론은‘사회적인것(Das Soziale)’에관한보편적이론이

고, 특히전체이론을구성하고있는개별적인부분이론들이서로밀접하

게유기적으로결합되어있어어느부분이론에서출발할지라도다시다른

부분이론과의연결고리를거쳐다시출발지점으로돌아오는복합적인순

환과정을거치게된다.9) 즉‘재판거부금지’라는극히제한된영역에대한인

식관심을실현하기위해서는체계이론–사회적체계에관한이론–을거쳐

법체계이론에가닿아야하고, 구체적지점에도달했을지라도다시이로부

터전체이론으로되돌아가는상황이반복된다. 이점에서특정한문제에

대한서술은전체에대한조망이없이는불가능하다는, 통상의거대이론

8) 재판거부금지를자유법론의핵심근거로삼는대표적인문헌으로는H. Kantorowicz, Aus der Vorgeschichte der Freirechtslehre(1925), in: ders., Rechtswissenschaft und Soziologie. Ausgewählte Schriften zur Wissenschaftslehre, hrsg. von Th. Würtenberger, 1962, S. 53 이하; ders., Epochen der Rechtswissenschaft(1914), in: ders., Rechtshistorische Schriften, hrsg. von H. Coing/G. Immel, 1970, S. 7 이하 참고.

9) 루만의 체계이론의 이러한 특성을 가장 섬세하게 밝히고 있는 A. Göbel, Theoriegenese als Problemgenese. Eine problemgeschichtliche Rekonstruktion der soziologischen Systemtheorie Niklas Luhmanns, 2000, S. 9-25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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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Supertheorie)이야기하는난점에덧붙여개념과개념사이의순환적연결

을지속적으로컨트롤해야한다는난점까지추가된다. 이러한난점및이

난점을회피하기위해서는단순화를감수하지않을수없다는점을충분히

의식하면서먼저법체계에관한체계이론적구상의개요(III. 1)를묘사하기

로한다. 그이후우리의주제인재판거부금지에대한서술을위해법체계

의폐쇄성/개방성의구별, 코드/프로그램의구별, 중심/주변의구별이라는

세가지좌표계(Koordinatensystem)를설정하고(III. 2, 3, 4), 이를통해재

판거부금지가전체법체계에서어떠한위치에있는지를밝히고자한다(IV).

이러한좌표계설정은전적으로서술영역의제한이라는목적에뒤따른것

일뿐그자체필연성을갖지않는다. 따라서얼마든지이주제를다른방

식, 다른좌표계를거쳐서술할수도있다. 예컨대결정의역설과역설의전

개라는측면또는결정강제와논증강제의관련성이라는측면을좌표계로

설정하는것도가능하다. 이“얼마든지달리될수있다”는의미의우연성

(Kontingenz)10)은곧아래의서술에도해당되며, 따라서다른우연성과의

우연적인만남은있을수있는다음기회로넘기기로한다.

Ⅱ. 재판거부금지의효력근거–법이론적정당화시도와그한계

재판거부금지를선험적법원칙으로전제11)할수는없기때문에, 법률

10) 이개념으로부터법체계를파악하는것으로는N. Luhmann, Kontingenz und Recht. Rechtstheorie im interdisziplinären Zusammenhang, hrsg. von J. Schmidt, 2013 참 고. 재판거부금지와관련해서는S. 198 이하참고.

11) 이점은재판거부를명령했던역사적사실자체에의해반박된다. 예를들어프랑스혁 명직후로베스피에르는법관을입법자가제정한법률에구속시키고법률이불명확할 경우에는반드시재판을거부하도록명령하기위해법률에대한해석의여지를출발 점으로삼는‘법학(jurisprudence)’이라는단어자체를언어사용에서삭제하려고시도 했다. 이에관해서는Ch. Schönberger, Höchstrichterliche Rechtsfindung und Auslegung gerichtlicher Entscheidungen, in: Grundsatzfragen der Rechtsetzung und Rechtsfindung, VVDStRL 71(2012), S. 298 이하참고. 재판거부명령과관련해서 는M. Th. Fögen, Schrittmacher des Rechts. Anmerkungen zum Justiz- und Rechtsverweigerungsverbot, in: Honsel, Heinrich u.a.(Hrsg.), Privatrecht 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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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불명확성이나흠결을이유로법관이실제로재판을거부한사례가없었

다는경험적사실로부터소극적으로이금지의효력을관습법적으로정당

화12)하지않는이상이제도의효력근거(Geltungsgrund)를찾는가장우선

적인경로는헌법이다. 헌법제27조제1항은“모든국민은헌법과법률이

정한법관에의하여법률에의한재판을받을권리를가진다”라고규정하

여13) 국민의재판청구권또는국가의사법보장의무를확정하고있다.14) 재

판청구권은국민이법원이라는국가제도를이용할수있고이를통해기본

권보장을실현한다는의미이다.15) 따라서권리보호에반해재판을지나치

게지연하거나소송절차의공정성을위반할때는이기본권을침해한것이

된다. 하지만재판거부금지는법원이소송절차와관련해법질서가규율하고

있는의무에충실하게변론과심리를거쳐궁극적으로법과불법에대한결

정을내려야한다는강제를내용으로삼는다. 즉법원은“무엇이법인지를

알수없고, 그때문에결정이불가능하다”고선언할수없다는의미이다.

이점에서재판청구권은소송절차의개시및그공정한진행과관련된것이

Methode. Festschrift für Ernst A. Kramer, 2004, S. 14 이하; (역사적측면에관한) 윤재왕, 앞의논문, 18면이하참고.

12) 관습법적정당화에관해서는E. Schumann, Das Rechtsverweigerungsverbot. Historische und methodologische Bemerkungen zur richterlichen Pflicht, das Recht auszulegen, zu ergänzen und fortzubilden, ZZP 81(1968), S. 90 이하; M. Scheffelt, Die Rechtsprechungsänderung. Ein Beitrag zu methodischen und verfassungsrechtlichen Grundlagen und zur Anwendung der Ergebnisse im Verwaltungsrecht, 2001, S. 202 이하; K. Hemke, Methodik der Analogiebildung im öffentlichen Recht, 2006, S. 190 이하참고.

13) 우리나라헌법에명문으로규정된‘재판청구권’과헌법해석상기본권으로인정되는 미국의‘법원접근권(access to the courts)’을상호비교하는조수혜, 재판청구권의 실질적보장을위한소고–수용자의경우를중심으로한국과미국의논의비교-, 「홍익법학」제14권3호(2013), 433면이하도참고.

14) 헌법재판소는, 헌법제27조제1항이보장하고있는재판청구권의핵심적내용으로 “헌법이특별히달리규정하고있지않는한법관에의하여사실적측면과법률적 측면의한차례의심리검토의기회는적어도보장되어야함”(헌재2004. 12. 16. 2003 헌바105, 판례집16-2하, 505, 512)을들고있다.

15) ‘재판청구권’이라는국민의기본권에대응하여사법부가일정한형태의‘논증의무’를 부담한다고주장하는박준석, 재판청구권과법원의논증의무- 대법원2010. 6. 24. 선고2010도3358 판결을중심으로-, 「법학논총」제36권2호(2012), 203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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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며, 결정강제라는의미의재판거부금지와는직접적관련성이없다. 전자가

절차라는형식적측면에관련된것이라면,16) 후자는결정및결정의내용이

라는실질적측면에관련된것이기때문이다. 심지어헌법제27조제1항의

문언을순전히형식적으로이해한다면‘법률에의한재판’이라는문구는법

률의침묵과불완전성을전제하는재판거부금지와는정반대되는결론에도

달할수있다.17) 물론재판거부금지는법적으로불확정한상태를방치하는

결정을저지하고, 이를통해궁극적으로는재판청구권을보장하기위한것

으로이해할수는있다. 하지만법관은의문과업무부담에도불구하고제

기된모든사례에대해결정해야하고, 더욱이결정이재판청구권을행사하

는구체적국민에게불리한것일지라도어쨌든결정을내려야한다는명령

을재판청구권또는사법보장의무를통해정당화할수는없다.18)

헌법적차원에서생각할수있는또다른논거는권력분립원칙이다.

즉법을제정하는입법과법을구체적사례에적용하는사법사이의역할분

담을의미하는권력분립원칙을재판거부금지에투영시켜볼수있다. 이

원칙자체는국가권력을통제한다는법치국가와민주주의이념에비추어

볼때당연한전제조건에해당하지만사법작용에대한엄격한통제와그에

따른법관의법률구속으로전환시킬때는곧장재판거부금지에반하는것

처럼보인다. 역사적으로볼때에도시민혁명전환직후혁명위원회가법관

들을최대한통제하고자했고그때문에절대왕정의통제무기였던결정금

16) ‘재판청구권’이법과권리의실체적내용자체를보호하는것이아니라, 공정하고 신속한재판을받을기회나절차, 조직을국가에대해요구할수있는‘절차적기본권’ 임을강조하는김하열, 「헌법강의」, 2018, 622면이하참고.

17) 이와관련하여헌법재판소는, 헌법제27조제1항에서정하는“법률에의한재판”을 “합헌적인법률로정한내용과절차에따라, 즉합헌적인실체법과절차법에따라 행하여지는재판”(헌재1993. 7. 29. 90헌바35, 판례집5-2, 14, 31; 헌재1996. 1. 25. 95헌가5, 판례집8-1, 1, 14; 헌재2001. 2. 22. 2000헌가1, 판례집13-1, 201, 208 참조)이 라고새긴다. 나아가“법률에의한재판”에서의“법률”의외연에는형식적의미의 법률뿐만아니라, 그러한법률의위임등에따라제정된하위법령이나죄형법정주의 와같은특별한요청이없는경우에는관습법도포함된다고해석하는김하열, 「헌법 강의」, 박영사, 2018, 635면이하도참고.

18) 재판청구권으로부터재판거부금지를도출할수없다는점에관해서는M. Th. Fögen, Schrittmacher des Rechts, S. 10 이하; E. Schumann, Das Rechtsver- weigerungsverbot, S. 80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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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9

지와문의의무를부과하면서주로권력분립원칙을근거로제시했으며, 이

점에서재판거부금지를규정한프랑스민법전제4조는마치권력분립원칙

으로부터이탈하는것처럼보일수있다. 그러나문의의무또는결정금지는

권력분립이아니라전적으로주권자의의지를절대시한군주제의유산이고,

프랑스혁명위원회가내세운근거였던권력분립역시귀족중심의전통적

사법권력의무력화라는정치적의도를몽테스키외(Montesquieu)에대한형

식적이해또는오해로포장했을따름이었다는사실을기억해야한다.19) 설

령근대초기의권력분립원칙과이원칙을대표하는법률유보및법률구속

이념을극히형식적으로이해할지라도법률자체가법률제정이후에발생

하는모든사례들을완벽하게예측하는것은불가능하기때문에판결활동

을오로지법률의적용에만국한시키는일또한현실적으로불가능하다. 만

일이불가능을가능으로만들고자한다면문의의무와같은과거의제도로

회귀할수도있겠지만, 이–현실적으로불가능한–회귀를권력분립원칙으

로정당화할수는없다.20) 물론권력분립원칙은오늘날에도매우형식적인

의미로이해되기때문에입법과사법을엄격한상하질서로파악한다. 적어

도이러한이해에따른다면–이해자체의설득력과는관계없이–권력분립

원칙은재판거부금지의효력근거가될수없다. 오히려재판거부금지제도

를전제하면서입법과사법사이의관계를새롭게성찰하거나, 법률의해석

및해석의한계를둘러싼법학방법론의논의가세분화하는계기로작용한

19) 즉‘해석금지– 문의의무– 해석방법의법규범화’라는, 재판거부금지가형성되기 이전의역사는권력분립이론으로설명할수없고, 왕정의파기이후에잠시형식적 의미의권력분립에기초해재판거부명령을원칙으로삼았을뿐이다. 이러한역사적 배경에관해서는윤재왕, 앞의논문및윤재왕, 몽테스키외의권력분립이론에대한 형식적이해로인한이론적, 제도적혼란을밝히고있는윤재왕, “법관은 법률의 입”? - 몽테스키외에대한이해와오해-, 「안암법학」제30권(2009), 129면이하도 참고.

20) 이에관해자세히는재판거부금지원칙이성립한역사적배경을고려하면서권력분립과 의연관성에대해의문을제기하는E. Schumann, Das Rechtsverweigerungsverbot, S. 83 이하참고. 또한법이론의관점에서재판거부금지를형식적의미의권력분립원 칙으로정당화할수없다는점을밝히고있는V. Klappstein, Demokratische Legitimation und Grenzen der Verlagerung von Entscheidungen auf den Rechtsanwender, in: C. Bäcker/S. Baufeld(Hrsg.), Objektivität und Flexivität im Recht, 2005, S. 116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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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다고말하는것이옳다. 따라서권력분립원칙은재판거부금지를정당화하

거나거부하는근거가될수없다.

바로이지점에서법관이법률의적용을넘어법률에반하는법형성

(Rechtsfortbildung) 또는법창조(Rechtsschöpfung)의권한까지가지는지

여부를둘러싼헌법학, 법이론, 법학방법론의끝없는논쟁을재판거부금지

에연결시켜음미해볼수있다. 얼핏보기에는법률의불명확성과흠결을

이유로재판을거부할수없다는전제는곧법관에게법을창조하고법을

지속적으로발전시킬수있는권한을부여한다고생각할수있다. 즉객관

적목적에지향된해석, 법률의흠결에대한보충및사회적변화에적응하

기위한법의지속적발전을통해법관이법을형성하고창조할수있다는

사고를재판거부금지에기초한불가피한결과로이해하고, 심지어법관의

이러한창조적활동을독자적인소송목적으로상승시키기도한다.21) 이와

같이법적문제에대해반드시법적대답을제시해야할의무로부터법관의

법형성명령을도출한다면, 법적분쟁의해결을위해사법제도를이용하는

것은특정한실체적규범의존재여부에의존하지않게되고, 사실상법원

으로하여금법형성을통해분쟁을해결할규범을찾아내도록강제하며, 그

에따라법원은법형성과제를담당한다고볼수도있다. 하지만법적문제

에대한법적대답을거부할수없다는재판거부금지는이대답에어떠한

내용을담아야하는지에대해서까지규정하는것이아니다. 예를들어제기

된신청이기존의법에비추어볼때확실한판단을내릴토대를갖추고있

지않다면법관은얼마든지신청을각하하고법형성을거부할수있다. 이

는결코재판거부금지에대한위반이아니다.22) 즉재판거부금지를결정의

지침이되는실질적원칙과결합할때만재판거부금지를이유로법형성의

필요성을제기할수있다. 이처럼재판거부금지와법형성사이의관계설정

21) 대표적으로는E. Schmidt, Der Zweck des Zivilprozesses und seine Ökonomie, 1973, S. 34 이하참고.

22) J. Ipsen, Richterrecht und Verfassung, 1973, S. 53 이하; M. Scheffler, Die Rechtsprechungsänderung, S. 158 이하; R. Wimmer, Der Richter als Notgesetzgeber. Normabstinenz und richterlicher Entscheidungszwang, in: Der Richter und 40 Jahre Grundgesetz, 1991, S. 50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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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11

은오로지사법부의기능을분쟁에대한종국적결정을뛰어넘어법질서의

지속적인형성과발전에까지확장시킨다는전제하에서만가능하다. 이는곧

–우리가바로앞에서살펴본–입법/사법의구별및관계에관련된권력분

립원칙의이해에따라재판거부금지의의미와영향이달라진다는것을의

미한다. 물론오늘날의법이론이대부분법관의판결이갖고있는창조적

성격을인정하고있고, 이를법률의흠결및흠결보충과같은예외적경우

에국한시켜이해하지않는다는점23)에서는재판거부금지를근거로삼아

법형성을정당화할수있는여지는얼마든지있다. 하지만이경우에도법

관의법형성을재판거부금지로부터정당화하는것일뿐, 재판거부금지를법

형성으로정당화하는것은아니다. 다시말해법형성은–법관의권한이나

권력분립원칙에대한특정한이해에따라–재판거부금지에수반되는현상

이라고설명할수는있지만,24) 이수반되는현상을거꾸로금지자체의근

거로삼을수는없다.25)

법관의법형성이과연어느정도의범위에서허용되는가라는법이론적

쟁점과는별개로특히법률의흠결을확인하고법관이이러한흠결을보충

하는활동을인정하거나이를의무로여길때에는재판거부금지는법적안

정성(Rechtssicherheit)이라는법이념의한요소와결합할수있다. 즉분쟁

사안을법률만으로해결할수없다(흠결의확인)는이유로사안에대한결

정을거부할수없다는것은곧종국적결정이라는안정성을확보하게된

다. 얼핏보면이는상당히설득력있는견해로여겨진다. 왜냐하면재판거

23) 이와관련된문헌은윤재왕, 법관의결정의무, 4면각주7)에인용된문헌을참고.

24) 법관이법형성권한을가지는필연적인이유로‘재판거부금지’를들고있는최근문헌으 로는Stefan Drechsler, Grundlagen und Grenzen der richterlichen Rechtsfortbildung, ZIS 2015, S. 344 이하, 특히S. 346 참고.

25) 이점을정확하게지적하고있는O. Ballweg, Rechtswissenschaft und Jurisprudenz, 1970, S. 108 이하. 칸토로비치이후재판거부금지를가장상세히다룬문헌가운데 하나인이책에서발벡은사이버네틱이론을수용해판결을결정강제와논증강제의 결합으로파악하면서이를통해판결이입법에다시영향을미치는피드백과정으로 서술하고있다. 이선구적연구는거의주목을받지못하다. 하지만루만은1970년대 초반에집필해사후에출간된단행본N. Luhmann, Kontingenz und Recht, S. 198의 각주32번에서도이책을인용하고있다. 또한법체계에서피드백의의미에관해서는 T. Eckhoff/N. K. Sundby, Rechtssysteme, 1988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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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부금지는법률을뛰어넘어반드시결정을내리도록유도하고이를통해분

쟁당사자들사이의평화를가져오기때문이다.26) 하지만자세히관찰해보

면재판거부금지가법적안정성사상으로부터탄생할수는없으며, 이금지

자체가상당히높은불안정성요인을담고있음을알수있다. 즉국가활동

의예견가능성이라는의미의법적안정성은법관이법률에흠결이있을경

우언제나재판불가(non liquet) 결정을선고하거나의심스럽고불명확하며

불완전한규범인경우에는–역사적사례에서알수있듯이–문의의무와같

은제도를이용해입법자가진정무엇을의욕했는지를확인함으로써확보

할수도있다. 다시말해시민이특정한사례에서법률의흠결이나불명확

성으로인해자신의권리를보호받을수없다거나법원이입법권한을가진

자에게문의한이후에권리를보호받을수도있다는사정을사전에알고있

는상태라면법적안정성이라는이념에도얼마든지부합할수있다. 이점

에서재판불가결정이반드시분쟁당사자들사이에평화를불러일으킬수

없고법적평화라는소송목적에도도달할수없다고말하기는어렵다. 이러

한맥락에서이미라드브루흐는재판거부금지를전제함으로써법관의흠결

보충과같은법창조적활동을인정하는이상사법권은확대되지않을수없

고, 이는다시형식적의미의엄격한권력분립과법적안정성이갖는의미

가후퇴하지않을수없다고말한다.27) 물론법적안정성을재판거부금지의

근거로보는입장과라드브루흐처럼재판거부금지와법적안정성의충돌

가능성에주목하는입장사이에는‘법적안정성’을완전히다른의미로이해

한다는점에주목할필요가있다.28) 전자의입장은어떠한경우에도법관이

26) 재판거부금지와법적안정성및법률의흠결에관해서는한편으로는밀접한상호관련 성을전제하는C.-W. Canaris, Die Feststellung von Lücken im Gesetz. Eine methodologische Studie über Voraussetzungen und Grenzen der richterlichen Rechtsfortbildung praeter legem, 1964, S. 177과다른한편으로는이상관관계를부정 하는E. Schumann, Das Rechtsverweigerungsverbot, S. 99 이하참고.

27) G. Radbruch, Rechtswissenschaft als Rechtsschöpfung(1906), in: Gustav Radbruch Gesamtausgabe, Bd. 1, 1987, S. 413 이하(동일한논거로라드브루흐는권력분립역시 재판거부금지와양립할수없다고한다).

28) 이는‘법적안정성’이라는개념이안고있는근본적인문제점이기도하다. 이개념의 다양한 의미에 관해서는 A. von Arnauld, Rechtssicherheit. Perspektivische Annäherungen an eine idée directnis des Rechts, 2006, S. 101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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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13

결정을내린다는사실자체를안정성의핵심으로이해하는반면, 후자의입

장은법률을초월할수있는가능성이유발할예측불가능성에초점을맞추

어재판거부금지가오히려법적안정성을침해한다고생각한다. 이러한개

념이해의대립만으로도이미법적안정성을재판거부금지의효력근거로삼

는것을불가능할뿐만아니라설령전자의입장을취할지라도역사적전개

과정에비추어볼때에도법적안정성만으로법관에대한결정강제를정당

화할수없다.

이상의간략한논의에서알수있듯이재판거부금지를정당화하기위

한헌법적및법이론적근거들은이제도와의연결가능성의범위내에존재

한다는사정이외에는제도의정당성근거를명확하게보여줄수없다는한

계를안고있다. 다만어떠한정당화시도도19세기의법실증주의가전제했

던법질서의완전무결성과무모순성을표방할수없다는인식을바탕에깔

고있다는점만은분명하다. 즉재판거부금지를법률의흠결과같은예외적

상황을해결하기위한제도로파악하든판결의창조적성격을적극적으로

인정하든관계없이실정법질서로부터언제나유일하게정당한결정을논리

적으로도출해낼수없다는인식은이모든시도의공통된기반에해당한

다. 이점은프랑스민법전제4조의입법배경에서도확인할수있고, 이른바

법다원주의(Rechtspluralismus)라는개념29)을통해근대법의진화를설명

하려는이론적시도에서도확인할수있다. 재판거부금지의의미를수면위

로떠오르게만든자유법학, 특히칸토로비치의이론역시완전무결성테제

에대한비판을실마리로삼았다는사실역시이점을증명한다.30) 문제는

법실증주의이후(postpositivistisch)의법이론31)이재판거부금지가전체법

체계에서갖는위상을여전히설명하지못한다는점이다. 이론사의관점에

29) 형식적법규범에만한정된법실증주의를비판한초기법사회학의출발점이자오늘날 의세계사회법현상을집약적으로표현하는이개념의역사에관해서는R. Seinecke, Das Recht des Rechtspluralismus, 2015, S. 45 이하참고.

30) 이에관한간략한이론사는윤재왕, 법과논증그리고논증이론, 「법학논총」제43권 4호(2019), 41면이하참고. 31) 이개념에관해서는이계일, 포스트실증주의법사고와법효력론, 「법철학연구」제 13권2호(2010), 9면이하; 울프리드노이만, 실증주의이후시대의법률과판결, 「법 철학연구」제19권1호(2016), 205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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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서도–독일어권에만국한시킨다면–법관의법창조라는시대사적사명을기

치로내세우면서재판거부금지의제도적, 이론적무게를한껏높인칸토로

비치이후이에대한진지한이론적접근이이루어지지않았음을확인하게

된다. 앞에서서술한내용들이이론적조각들(theoretische Fragmente)에그

칠뿐법질서의속성과법질서를포괄하는사회전체의변화를함께고려하

는이론적설명력을갖추지못한이유역시이러한맥락에서이해할수있

다. 바로그때문에우리는칸토로비치이후처음으로재판거부금지를포괄

적인이론적논의의대상으로삼은루만의체계이론을끌어들여이제도의

위상을밝혀보기로한다. 물론체계이론이라는거대이론을수용할때발생

하는추상화의위험을뚜렷이인지할것이고동시에‘효력근거’나‘정당화’와

같은규범적, 평가적관점을최대한배제하는체계이론의특성때문에근대

법의전개양상을재판거부금지에비추어설명하고진단하는작업이우선하

게될것이다. 즉이제중요한것은정당화가아니라설명과분석이다.

Ⅲ. (법)체계이론과재판거부금지의이해를위한세가지좌표계

  1. (법)체계이론의개요

재판거부금지가법체계전체에서어떠한위상을갖는지에대한설명과

분석을위해이제부터끌어들이게될루만의체계이론(Systemtheorie)은크

게보면‘사회적인것(Das Soziale)’ 전체에대한체계이론적해명,32) 즉전

체사회에관한이론그리고이전체사회를구성하고있는부분체계(Teil-

oder Subsystem)에관한이론으로구별해설명할수있다. 하지만이두가

지구성부분을‘총론과각론’처럼이해해서는안되며, 또한양자의관계를

32) 루만체계이론의출발점과종착점에해당하는이이론적관심은체계이론의‘총론’에 해당하는「사회적체계들(Soziale Systeme, 1984)」이전에집필되어사후에출간된 Die Systemtheorie der Gesellschaft, hrsg. von J. Schmidt/A. Kieserling, 2017에 훨씬더순수한형태로서술되어있다. 특히‘사회적인것’의의미에관해서는주로 분화이론의관점에서서술하고있는S. 707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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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15

공간적으로이해해전체사회라는거대공간속에법, 경제, 정치와같은부

분체계들이각각자리를차지하고있다는식으로이해해서도안된다. 무엇

보다‘사회적인것’을규정하는커뮤니케이션(Kommunikation)은– 그것이

법적커뮤니케이션이든또는경제적커뮤니케이션이든– 그자체사회의

구성부분이고, 이점에서개별부분체계의커뮤니케이션은동시에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개별 부분체계의 작동은 언제나 사회의 ‘수행

(Vollzug)’33)이다. 오로지특별한관찰방식에따라부분체계의분화를확인

할수있을뿐이며, 부분체계의분화는일정한형식을전제한다. 전체사회

와부분체계의이러한관계는당연히법체계에도해당하며, 특히기능적분

화를특성으로삼는근대사회에서는다른기능체계와는뚜렷이구별되는

법체계(Rechtssystem)의독자적인속성을밝히는이론적작업이선행되어

야한다.34) 다시말해– 다른모든부분체계에대한서술에서도그렇듯이

– 법체계에관한서술은언제나전체사회와의관련성과다른부분체계와

의구별을함께고려해야한다. 그래서도어쩌면전체사회와다른부분체

계에대한서술을마친이후에야비로소관심의대상인부분체계에대한서

술이가능하다고여길정도로다른것과구별되는한부분체계는이부분체

계이외의것(환경)과밀접한관련을맺고있는셈이다. 이중층적이고복잡

한사정을감안하면서우리는부분체계(법체계)의부분체계(사법부)에서이

루어지는커뮤니케이션을제한하는조건(재판거부금지)에초점을맞추는

국지적관점을취한다는사실을변명으로삼아법체계를극도로단순하게

체계이론적으로서술해보기로한다.35)

33) 체계이론의핵심개념에해당하는‘수행’에관해자세히는J. Clam, Kontingenz, Paradox, Nur-Vollzug : Grundprobleme einer Theorie der Gesellschaft, 2004, S. 234 이하참고.

34) 전체사회와의연관성을고려하면서법체계전반을체계이론적으로서술한루만의 수많은문헌가운데– 글쓴이의주관적관점에서- ‘접근성’이가장수월하고또한 아래의서술에직간접적으로반영되어있는두개의문헌으로는N. Luhmann, Die soziologische Beobachtung des Rechts, 1986; ders., Recht als soziales System, ZfRS 20(1999), S. 1-13 참고. 또한체계이론의‘체계’ 개념을법이론적배경에서서술하고 있는Th. Vesting, Rechtstheorie, 2. Aufl., 2015, S. 67 이하도참고.

35) 루만의(법)체계이론과관련된수많은1차문헌과2차문헌을이하에서는주로1차문헌 중심으로인용하겠다. 기본적으로각주의부담을완화하기위한것이지만, 모든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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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앞에서서술했듯이, 체계이론은법을사회의한부분체계로이해하고,

이부분체계가다른부분체계들(정치, 학문, 경제, 교육, 예술등)과는구별

되는특정한기능(행위기대의안정화36))을근거로모든커뮤니케이션을포

괄하는전체사회체계로부터분화했다는전제에서출발한다. 전체사회는

커뮤니케이션/비커뮤니케이션이라는구별에비추어자신의환경(의식, 생

명, 사물)과의경계를설정하는반면, 기능적부분체계들은체계의기본적

소재(기초적작동)를사회와공유한다. 즉부분체계를구성하는요소들인

커뮤니케이션은동시에사회의구성요소이기도하다. 다만각부분체계는

사회의커뮤니케이션이귀속될수있는코드(Code)를통해나머지사회와

구별된다. 따라서법/불법(Recht/Unrecht)이라는코드와관련된모든커뮤

니케이션은법체계에속하고, 이러한개념정의만으로이미법체계바깥에는

법적커뮤니케이션이존재하지않게된다. 하지만모든법적커뮤니케이션

이곧바로법적효력을주장할수는없다. 다시말해모든법적커뮤니케이

션이향후에이루어지는체계의모든작동에서출발점으로삼아야할정도

로법체계의상태를변경시키는것은아니다. 오히려효력은일정한반사적

법규범(reflexive Rechtsnormen)37)에의거해특정한법적행위(예컨대계

약, 법률, 판결)에귀속시키는의미(Sinn)이다. 이점에서법체계는자기자

신의힘으로스스로를조종한다. 또한다양한법적행위들은지시규칙을통

해서로순환적으로연결되어있고, 그때문에법효력은한커뮤니케이션에

과모든이론단위가서로맞물려있기때문에어느한지점에고정시켜인용을밝히기 어렵게만드는체계이론의이론적성격에기인하는문제이기도하다. 또한이글의 논의전체에결정적영향을미치고있는, 체계이론과법체계이론에관한세개의번역 서를여기에서지적해둔다.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윤재왕옮김, 2014; 니클라 스루만, 「사회의사회」, 장춘익옮김, 수정번역판, 2014; 니클라스루만, 「체계이론 입문」, 윤재왕옮김, 2014. 여타의루만저작은번역서가있는경우라할지라도원문 을인용하겠다.

36) 루만법사회학의핵심에해당하는이개념에관해서는무엇보다N. Luhmann, Rechtssoziologie, 2. Aufl., 1983, S. 176 이하; 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체계이론적 관점에서본법과정치의관계, 「강원법학」제50호(2017), 285면이하참고.

37) 예컨대하트(H. L. A. Hart)가말하는‘인식규칙(rules of recognition)’이나‘변경규칙 (rules of change)’과같이법규범의‘변경’에관한법규범은이러한반사적법규범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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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17

서다른한커뮤니케이션으로전달된다(예컨대법률→판결; 판결→법

률). 이와같은순환적지시의과정을통해법적커뮤니케이션은다른법적

커뮤니케이션에끝없이연결되고이로써법은스스로를재생산한다(자기생

산; Autopoiesis).38) 그렇기때문에법코드에지향되어있지않은(예컨대

정치적또는경제적) 커뮤니케이션은법적상태를변경할수없고, 이점에

서법은작동상폐쇄되어(operativ geschlossen) 있다. 그렇지만법체계는

환경의정보를법체계고유의메커니즘을통해처리한다는정보적개방성

을통해환경에연결되어있다. 이와동시에서로다른코드에따르는커뮤

니케이션들이함께진행되는과정을거쳐부분체계들사이의조율을가능

하게만드는구조적연결(strukturelle Kopplung)39)을통해서도법체계는

환경에연결되어있다. 예를들어법률과계약이라는법체계의제도를통해

정치와경제가법체계내에서작동할수있게되고, 법적상태를변경할수

있다. 물론이경우에도법률및계약의성립과효력에관한법체계의규칙

이준수되어야한다. 이처럼법체계의작동상의폐쇄성과구조적연결은체

계/환경(System/Umwelt)의관계가고도의선별성을갖게만들고, 이로써

이관계를합리적이고효율적으로형성할수있도록기여한다. 즉법체계가

환경에의해압도(체계의타락)되거나거꾸로법체계가환경을전혀고려하

지않는맹목적인상태(체계의고립)에빠지지않게해준다. 그때문에법체

계는다시중심과주변이라는내부분화를겪게된다. 법체계의중심에는

상하질서로이루어진법원이자리잡고, 법원은법/불법코드가치의귀속에

관련된최종적결정을담당한다. 이에반해법체계의주변에서는입법, 계약

의형성등을거쳐법체계와환경과의구조적연결이이루어진다.40)

38) ‘자기생산’ 개념에관해서는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292면이하; Th. Vesting, Rechtstheorie, S. 69 이하참고. 또한‘자기생산’ 개념을도입하면서도법체계의자율 성을 하버마스의 논의이론(Diskurstheorie)에연결시킬 가능성을탐색하는 G. Teubner, Recht als autopoietisches System, 1989, 특히21면이하(자기관련성)도 참고.

39) 이에관해자세히는(법체계와정치체계의구조적연결을중심으로서술한) 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298면이하참고. 40) 법체계이론에관한상세한서술로는Th. Huber, Systemtheorie des Rechts, 2007; 간략한서술로는A. Fischer-Lescano, Globalverfassung. Die Geltungsbegründ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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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1. 체계의폐쇄성과개방성

(법)체계이론에관한이러한간략한서술은괄호가상징하듯이사회적

체계에관한일반적이론을법에대입시켜추출한결론들의연결에해당한

다. 다시말해체계이론은전체사회를설명하는이론적개념들을다른모

든부분체계에서일관되게유지하면서전체사회로부터분화한부분체계에

특수한측면을포착하기위해새로운개념을추가하거나일반적차원의개

념의변용하면서동시에동일한개념을모든부분체계에투사하는보편이

론을구상한다. 이점에서전체사회와부분체계의관계는동일성과차이의

차이(Differenz von Identität und Differenz)41)에해당한다. 따라서하나의

사회적부분체계인법체계에관한이론은사회적체계전체에대한이론구

성에직접적으로연결되어있다. 이측면에서는무엇보다체계이론자체가

제기하는물음의방식에주목할필요가있다. 즉체계이론은“사회(체계)가

무엇인가?”가아니라“사회(체계)가어떻게가능한가?”라고묻는다. 흔히

‘자기생산적전환(autopoietische Wende)’42)이라고불리고, 루만스스로도

자신의이론이전개과정에서그이전과그이후로구별하는의미를갖는다고

평가하는「사회적체계들(1984)」은‘체계는존재한다(Es gibt Systeme)’라

는전제에서출발한다.43) 존재론의혐의에노출되어있는이짧은문장은

이에대한복잡한이론적논의를접어둔다면체계이론이제기하는물음의

방식을분명하게보여주고있다. 즉사회적체계들의존재자체에대해서는

의문을제기하지않으며, 오히려존재하는체계들이어떠한방식으로작동

der Menschenrechte, 2005, S. 55-66 참고. 41) 헤겔철학과의차별성을보여주는이측면에관해서는R. Frey, Vom Subjekt zur Selbstrefrenz. Rechtstheoretische Überlegungen zur Rekonstruktion der Rechtskategorie, 1987, S. 38 이하참고.

42) ‘전환’이라는표현이갖는의미및이표현이불러일으킬수있는불연속성에대해 회의적인입장으로는특히Th. Schwin, Funktion und Gesellscahft. Konstante Probleme trotz Paradigmenwechsel in der Systemtheorie Niklas Luhmanns, ZfS 24(1995), S. 196 이하참고. 43) N. Luhmann, Soziale Systeme. Grundriß einer allgemeinen Theorie, 1984, S.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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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19

하고각체계가어떻게다른체계와구별되는지를묻는다.

이와동일한맥락에서루만은무엇이법인가라고묻지않고어떻게법

체계가가능한가를묻는다. 이물음에대한체계이론적대답은“법체계는

‘자기생산적’ 체계로서법체계내의모든구별과지칭을스스로생산한다”이

다.44) 이는물론엄격한의미의자율성개념을뜻하지않는다. 왜냐하면법

체계는처음부터사회체계의부분체계로구상되어있고, 법체계는사회의

문제를해결하기때문이다. 즉법체계는사회를수행하고커뮤니케이션이라

는사회의활동에기초하고있다. 따라서체계의자율성은결코엄격한의

미의자율성이아니다. 다시말해루만은“사회, 인간, 또는물리학적· 화학

적측면에서본지구의특수한여건이없이도법이존재한다”라고주장하려

는것이아니다.45) 오히려법체계의자율성을통해루만이표현하고자하는

내용은체계가이러한환경과의관계를오로지법체계고유의활동에기초

해서만수립하고, 따라서작동상폐쇄되어있다는점이다.46) 다시말해법

체계는오로지자신의작동을통해스스로를재생산함으로써자신의통일

성을획득한다는것이다. 이는법적커뮤니케이션이다른법적커뮤니케이

션에연결될수있어야한다는사실이상의의미가아니다. 그리하여체계

와환경의차이는법적작동의재귀성(Rekursivität)47)을통해생성되고, 이

러한재귀성은체계의자기생산적작동이법체계의작동으로연결될수없

는모든것을배제하는단순한사실을통해확보된다. 이로써핵심적인이

론적문제는고정된구조의재생산이라는물음으로부터작동들의연결가능성의

물음으로전환되고,48) 자기생산개념의핵심은법의자기준거(Selbstreferenz)

44)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56면.

45)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111면. 46)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56면.

47) 여기서‘재귀성’은체계의작동이반드시그이전의(또는장래의) 체계의작동에연결 된다는단순한의미이고, 이점에서– 뒤에등장하는– 기초적자기준거, 반사성, 성찰등과같은강한의미의(im emphatischen Sinne)의재귀성과는구별된다. 재귀성 개념에관해자세히는W. L. Schneider, Die Beobachtung von Kommunikation. Zur kommunikativen Konstruktion sozialen Handelns, 1996, S. 169 이하참고.

48) 이점을지적하는U. Stäheli, Sinnzusammenbrüche. Eine dekonstruktive Lektüre von Niklas Luhmanns Systemtheorie, 2000, S. 37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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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라는점이다. 즉무엇이법인지는법스스로규정한다.49)

이처럼자기스스로를규정하는자율적체계로서의법의성격을상징

하는자기준거를루만은다음과같이간략하게는표현한다. “어떠한체계가

그체계를구성하는요소들을기능의단위로서스스로구성한다면그체계

는자기준거적이다.”50) 자기준거적체계는체계를통해구성되고또한체계

를구성하는요소들의통일적인재생산을뜻하지, 체계의구조를유지한다

는의미의자기조직화(Selbstorganisation)를의미하지는않는다.51) 생물학

적자기생산이론을끌어들이면서루만은체계의통일성(Einheit)을일차적

으로“체계를구성하는최종적요소들의통일성과체계의작동이이러한요

소들을결합해나가는과정의통일성”으로파악한다.52) 이에따라루만은

“자기생산적체계는체계를구성하는요소들을체계를구성하는요소들을

통해구성하고이로써체계의환경에있는하부구조의복잡성에서는존재

하지않는경계를설정한다”라고말한다.53) 이와함께루만은자기준거의

형식을다시기초적자기준거(basale Selbstreferenz), 반사성(과정적자기준

거; Reflexivität) 그리고성찰(Reflexion)로구별한다.54) 세가지자기준거의

형식들은 각각 요소/관계(Element/Relation)의 구별, 이전/이후(Vorher/

achher)의구별, 체계/환경(System/Umwelt)의구별에기초한다. 세번째

자기준거인성찰은체계와환경을구별하는체계자체에대한준거를의미

하기때문에자기준거와체계준거가일치한다. “이경우‘자기’는자기준거

적작동이귀속되는체계자체이다. 성찰은체계가자기자신을자신의환

경과의차이로지칭하는작동으로수행된다.”55) 물론기초적자기준거나반

사성에비해훨씬더포괄적인자기준거인성찰은당연히기초적자기준거

와과정적자기준거를전제한다.

49) A. Fischer-Lescano, Globalverfassung. S. 56. 50) N. Luhmann, Soziale Systeme, S. 59.

51)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Rechtstheorie 14(1983), S. 132.

52) N. Luhmann, Soziale Systeme, S. 43. 53)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1. 54) N. Luhmann, Soziale Systeme, S. 600 이하.

55) Ebd., S.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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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21

자기준거를체계내부에서순차적으로선별되는요소들과관계들의작

동적자기생산으로파악한다면폐쇄성의문제에직면하게된다. 이지점에서

루만은자기생산개념을처음으로도입한마뚜라나(Humberto Maturana)의

자기생산개념56)으로부터벗어나의미체계와비의미체계를구별해자기생

산개념을사용한다. 생물학적자기생산에서는의미체계의자기생산에비해

훨씬더철저한폐쇄성구상이존재하고, 그때문에체계/환경의관계를수

립하기위해서는체계바깥의관찰자, 다시말해다른체계를필요로한다.

이에반해의미체계에서는“자기관찰이자기생산적재생산의필수적인요

소이다.”57) 의미체계는이체계가자기자신(내부를향해) 및환경(외부를

향해)을함께지시한다는점에서자기생산적성격을유지하고이를통해체

계/환경이라는핵심적차이와함께체계내재적으로작동한다.58) 따라서의

미가의미와만관련을맺고오로지의미를통해서만변경될수있는한, 체

계의완전한폐쇄성은침해되지않는다.59) 체계/환경의차이를의미와관련

된커뮤니케이션체계에장착하게되면, 즉자기관찰을자기생산의작동적

요소로포함시키게되면폐쇄성과개방성을새로운방식으로결합할수있

게된다. 즉환경관련(개방성; 예컨대정치나경제와의관련)을통해자기생

산(폐쇄성)의순환성(“법은법이고법이고...”)이중단될수있다.60) 루만에

따르면환경은체계에대해단순히“요소들의구성가능성을위한구조적

조건이아니지만그렇다고해서단순히장애나소음에불과한것도아니

다.”61) 환경은그이상의것이고체계의토대이다.62) 즉환경의규정요인들

은다양한방식으로체계에작용하지만이요인들을체계에개입시키는것

은체계가체계고유의차이에따라이요인들에게체계의형식을부여함으

56) 이개념에관한마뚜라나의생물학적서술에대해서는H. Maturana, Erkennen. Die Organisation und Verkörperung von Wirklichkeit. Ausgewählte Arbeiten zur biologischen Epistemologie, 1982, S. 141 이하참고. 57) N. Luhmann, Soziale Systeme, S. 64.

58) Ebd., S. 64.

59) Ebd., S. 64. 60) Ebd., S. 64 이하. 61) Ebd., S. 60.

62) Ebd., S.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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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로써비로소성립한다(“토대는언제나형식이없는그무엇이다”63)).

자기준거적의미체계의폐쇄성에관한루만의이론을생물학적자기생

산이론과구별하면폐쇄된체계와개방된체계를대립적으로파악했던고

전적인이론64)과의차별성을확인할수있다. 폐쇄된체계라는개념은“과

거의체계이론에비해새로운의미를얻게된다. 이개념은더이상환경이

없이존재하는체계, 즉자기자신을거의완벽하게규정할수있는체계를

지칭하지않는다.”65) 다시말해“이제폐쇄성은환경이없다거나오로지자

기자신에의해완벽하게규정된다는뜻이아니다.”66) 체계의폐쇄성은체

계의자폐성(Abgeschlossenheit)이나자급자족(Autarkie)67)이아니며, 개방

성을폐쇄성에조합한다는의미의자율성이다.

사회적체계의폐쇄성/개방성에관한체계이론적구성은당연히사회

적체계로서의법체계에게도해당한다. 즉법체계역시외부와아무런연결

도없이완전히자기관련적으로만존재하지않는다. 단지법체계의규범과

관련해체계가폐쇄되어있다는것, 다시말해예컨대도덕적규범에대해

서는법체계가직접적으로접근할수없다는뜻일뿐이다. 하지만법체계는

인지적으로는(kognitiv) 개방되어있다. 예컨대전기회사가공급하는전력이

원자력발전소에서생산된다는이유로전기료의납부를거부하는시민의행

위는정치적저항에해당하고그자체만으로는법체계의작동에영향을미

63) “Grund ist immer etwas ohne Form”[Ebd., S. 602(강조표시는원문)].

64) 고전적체계이론또는체계이론의역사에관한간략한설명으로는D. Baecker, Einleitung, in: ders.(Hrsg.), Schlüsselwerke der Systemtheorie, 2. Aufl., 2016, S. 7-16 참고.

65) N. Luhmann, Soziale Systeme, S. 602.

66)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3.

67) 루만의자기생산테제또는체계의폐쇄성에대한가장커다란오해는체계가이로써 환경과아무런관계도맺지않고오로지체계의논리만을추구한다는식으로폐쇄성 을해석하는것이다. 이와관련된대표적인사례로는J. Habermas, Der normative Gehalt der Moderne. Exkurs zu Luhmanns systemtheoretischen Aneignung der subjektphilosophischen Erbmasse, in: ders., Der philosophische Diskurs der Moderne, 1985, S. 390 이하; (체계의환경으로서의인간과의연관성에대한오해에 기초한) W. Kargl, Kommunikation kommuniziert? Kritik des rechtssoziologischen Autopoiesebegriffs, Rechtstheorie 21(1990), S. 352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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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23

치지않지만, 법체계는이를법적갈등으로인지하고기존의법적작동에

비추어판단하거나새로운법적작동에연결시켜법체계내부의커뮤니케

이션으로전환할수있다.68) 물론이경우에도환경의사건이그대로법체

계안으로유입되어법체계의작동이되는것은아니며법체계고유의논리

에따라여과되는과정을거치게된다. 이로써법체계는인지적개방성을

통한학습가능성(Lernfähigkeit)을유지하게된다. 그리고이학습은학습

여부와대상및학습의방식을결정하기위한사전조건이체계를통해마

련되어있기때문에비로소가능하다. 앞의예를다시끌어들이자면, 전기료

의납부거부가법과불법의판단대상이고판단의기준이되는법률, 판례,

법도그마틱등이이미전제되어있기때문에이거부를법적인문제로인식

할수있게된다. 따라서법체계의개방성은오로지폐쇄성을전제할때만

가능하고, 이점에서법체계는개방된폐쇄성을갖는다고말할수있다. 즉

“작동상의폐쇄성은오히려개방성을위한조건이다. 모든개방성은폐쇄성

에기초한다.”69)

물론법체계가개방성을갖기위해서는언제나개별적인사례를지속

적이고끝없이이어지는법적결정실무에서처리한다는자기생산적조건이

충족되어야한다. 즉–폐쇄성이개방성의전제조건이라는점을다른관점에

서서술하자면- 법체계는외부의사실들을인지할수있지만, 이는오로지

체계내재적으로생성된정보로서만가능하다.70) 다시말해법체계는타자

준거(Fremdreferenz)를거쳐그에상응하는체계내재적정보를스스로생

성한다. “법은환경이복잡성을구조화하고감축했다는것을전제하며, 법은

그결과를이용한다. 물론법이환경에서이루어진그러한결과의성립과

정을스스로분석하지는않는다.”71) 그렇기때문에법체계는통상적인경우

라면어떤식으로든기능한다. 따라서자기생산적체계이론은극단적인경

68) 이예는R. Frey, Vom Subjekt zur Selbstrefrenz, S. 75에따른것이다. 69) “[Geschlossenheit] ist vielmehr Bedingung der Möglichkeit für Offenheit. Alle Offenheit stützt sich auf Geschlossenheit”(N. Luhmann, Soziale Systeme, S. 606). 이에관해서는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295면이하도참고. 70)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121면이하.

71)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1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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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우가아닌이상법체계의자율성에대해의문을제기하지않는다. 그래서도

자기생산적체계이론으로법체계를설명할때는사회적기능체계들이사회

적변화를각기능체계에고유한형태로전환한다는것을근거로법체계의

독자성과자율성을최대한고려할수있다는장점이있다. 이맥락에서“다

행히도어떠한사회운동이나어떠한언론홍보도법을변경하지못한다”72)

라는루만의단호한표현역시법의변경이법체계의형식을통해서만수행

될수있고, 이러한형식을통해법체계가사회운동이나일반여론도얼마

든지감안할수있다는이론적설명을거치게되면상당부분완화된다. 그

러므로자기생산이사회내에서사고의변화를봉쇄하는것이아니라단지

여과장치를만드는것일뿐이라는루만의결론역시커다란설득력을갖고

있다. 이러한여과장치는사회적견해의변화를학습의계기로받아들여인

지적으로지각한다는의미이고, 결코여론이곧바로새로운규범으로전환

되는것은아니라는뜻이다.

폐쇄성과개방성사이의이러한조합은두가지측면에서고찰할수있

다. 첫째, 의미체계는“자신의요소를생산할때이미자신의부정가능성에

대한통제”를행사(폐쇄성)함에도불구하고– 법체계의경우법및법의

부정으로서의불법에대한통제는법체계에의해행사된다-, 이통제는‘예

/아니요’의선택을위한조건– 법또는불법이라는판단은예컨대납부거

부와관련된환경의사건에대해이루어진다- 에의존한다(개방성).73) 둘

째, 부정가능성의통제(폐쇄성)는체계가환경과지속적이고더안정적으로

(최소한덜불안정적으로) 선별적관계를맺을수있도록만든다(적절한개

방성).74) 다시말해법체계는환경이없이는존재할수없지만, 그렇다고해

서환경과하나로뒤섞이지않으며언제나체계의선별과정(여과장치)을거

쳐서만환경과관련을맺는다.

물론자기준거적인커뮤니케이션연관성에기초해구성되는사회적체

72)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135면.

73) N. Luhmann, Soziale Systeme, S. 603; ders., Ökologische Kommunikation. Kann die moderne Gesellschaft sich auf ökologische Gefährdungen einstellen?, 2. Aufl., 1988, S. 83. 74) N. Luhmann, Soziale Systeme, S.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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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25

계에관한이러한서술은당연히전체사회에도그대로해당된다. 즉전체

사회(사회체계)의기초적단위들인커뮤니케이션은오로지사회내에만존

재할뿐환경에는존재하지않는다.75) 따라서사회는현실적이고필연적으

로폐쇄되어있다고말할수있다. 즉커뮤니케이션의재생산은전적으로

사회내부에서이루어지는데도(자기준거적폐쇄성) 불구하고커뮤니케이션

은필연적으로자신의(심리적, 물리적, 유기체적, 화학적) 환경(예컨대코로

나바이러스)에대해서(über die Umwelt)도존재한다(개방성).76)

그렇기때문에사회적부분체계(우리의경우에는법체계)의자기생산

적성격을사회체계와같은방식으로설명할수는없다. 즉커뮤니케이션은

모든사회적체계의기초적단위이고, 모든사회적부분체계의환경에는다

른커뮤니케이션(예컨대정치적커뮤니케이션)이존재한다. 이러한부분체

계는환경에대한커뮤니케이션뿐만아니라환경과의(mit der Umwelt) 커

뮤니케이션도형성한다.77) 따라서하나의사회적체계는특수한코드에따

른‘예/아니요’의차이를갖게될때비로소자기준거적으로폐쇄된(동시에

환경에개방된) 체계라고지칭할수있다. 즉체계고유의이항적코드화

(‘예/아니요’)를거쳐체계의기초적단위들이체계내부에서재생산되고체

계외부의커뮤니케이션과뚜렷이구별되어야한다.78) 그때문에코드화는

사회적체계가폐쇄성을갖기위해전제되어야할구조이고, 이폐쇄성에

기초한개방성은프로그램을통해실현된다. 이처럼부분체계의폐쇄성과

개방성은코드와프로그램의구별로표현되어야한다.

  1. 체계의코드와프로그램

75) 이점에관한자세한서술은N. Luhmann, Soziale Systeme, S. 192 이하참고. 76)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7; ders., Soziale Systeme, S. 193 이하.

77)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7 이하. 78)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4; ders., Soziale Systeme, S. 603; ders., Ökologische Kommunkation, S. 83; ders., Die Codierung des Rechtssystems, Rechtstheorie 17(1986), S. 171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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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주로폐쇄성과개방성의상호관련성에초점을맞추어자기준거와타자준거를

구별하고, 전체사회와는구별되는부분체계의특수성을감안하기위해코드와프

로그램의필요성을서술한앞절의서술은분화이론(Differenzierungstheorie)의

관점에서는얼마든지다음과같이재서술(re-description)할수있다.

하나의사회적부분체계가폐쇄성을갖기위한첫번째조건이기능의

독점그리고이에따른체계의자기준거적재생산(자기생산)은전체사회를

구성하는부분체계들의위계질서가붕괴되고기능적으로분화된사회로전

환하게되었다는역사적변화를표현한다.79) 이조건과관련해서는근대에

들어특정한기능의우선을지시하고조율하는전체사회의구조적전제를

결코제도화할수없다는사실을지적하는것만으로이미이조건의역사적

의미를밝히기에충분하다. 즉모든부분체계는다른기능과비교해자신의

기능이우선한다고전제한다. 이점에서루만은다음과같이말한다. “오로

지교육체계에게만교육이다른모든것보다더중요하다. 오로지법체계에

게만일차적으로법과불법이중요하고, 경제만이다른모든고려들을경제

적으로표현된목표의뒷전으로물러나게만든다. 기능적으로분화된사회

체계는기능들사이의위계질서를허용하면서도동시에작동이어떠한체

계준거에속하는지에따라위계질서를허용하지않는다.”80) 이처럼자기자

신을다른기능체계에우선하는체계로인식하고작동하는체계에관한이

론은체계내부에서만작동하고환경에서는작동하지않는다는전제에서

출발하기때문에이로부터곧바로작동상의폐쇄성을도출할수있다. 즉

기능체계는다른모든사회적체계와마찬가지로작동상폐쇄된체계이고,

작동상의폐쇄는체계가자기자신과접촉하면서작동하고체계를구성하

79) 루만의체계이론적분화이론에서기능적분화는사회적부분체계의첫번째층위에 해당할뿐, 이차적층위의사회적분화가이로써배제되는것은아니다. 하지만기능적 분화이외의다른유형의분화– 예컨대동일한분절단위, 서로다른위계층위또는 중심/주변의구별– 는모두근대사회의기능적분화원칙에구속된다. 자세히는 (법의진화와관련된) N. Luhmann, Rechtssoziologie, S. 132 이하; ders., Ökologische Kommunikation, S. 168 참고.

80) N. Luhmann, Gesellschaftsstruktur und semantische Tradition, in: ders., Gesellschaftsstruktur und Semantik. Studien zur Wissenschaftssoziologie der modernen Gesellschaft Bd. 1, 1980, S.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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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27

는전체요소를체계의창발적(emergent) 단위로서스스로생산하고지속

적으로재생산한다는의미이다. 따라서기능체계는폐쇄적으로작동하는체

계로서사회의특수한관련문제를지향한다. 하지만작동상의폐쇄라는현

상은하나의사회적기능에대한지향이라는첫번째조건만으로는충족되

지않는다.81) 여기에두번째진화적성취(evolutionäre Errungenschaft)가

덧붙여져야한다. 그것은바로이항적코드화이다.82)

코드(Code)라는개념은현실속에서등장하는사건또는커뮤니케이션

을관찰할때관찰의지침이되는기본적결정을뜻한다. 예컨대바이러스

에감염된사람이확진판정에도불구하고식당과백화점을간행위의연쇄

는그자체사실상의행위연쇄에불과하지만경제체계가이를관찰할때와

법체계가이를관찰할때는각각체계고유의지침에따르게된다. 코드는

오로지두개의가치만을갖는구별로서긍정가치와부정가치만을갖고있

다. 제3의가치는배제된다. 제3의가치를배제한다는점에서코드는이항적

(binär)이다. 예를들어경제체계는지불/비지불의구별에, 학문체계는참/거

짓의구별에, 법체계는법/불법의이항적코드에만지향된다.83) 여기서주

의해야할점은이항적코드화에포함되어있는구별이경제, 학문, 법등에

서관찰을생성하는여러가지요인들가운데하나의요인이아니라, 각부

분체계의사회적자기생산을위한단하나의기초적귀속메커니즘이라는

점이다.84) 다시말해기능체계는단하나의코드를배타적으로사용한다는

81) 물론기능의독점이라는분화현상과앞으로더자세히서술하게될이항적코드화를 경험적으로분리할수있다는이미는아니다. 다만분석적으로는근대사회의기능적 부분체계가폐쇄되기위해기능의독점과코드화라는두가지조건을분리해다룰 수있다는의미이다. 이에관해서는N. Luhmann, Die Politik der Gesllschaft, hrsg. von A. Kierserling, 2000, S. 81 참고. 82) 니클라스루만「사회의법」, 91면.

83) 자세히는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279면이하참고. 84) 기능적부분체계에서이항적코드라는기초적구별을통해이루어지는관찰은일차적 질서의관찰(기대/실망의구별에따른관찰– 확진자의행태에대한실망)이아니라 이차적질서의관찰(실망에대한법적관찰)이다. 관찰에대한관찰, 즉이차적질서의 관찰은특수한기능체계가구조적으로분화하기위한작동상의토대이다. 예컨대법 체계의이항적코드는행위또는사건을그것이법인지불법인지, 다시말해합법적 행위/사건인지불법적행위/사건인지를관찰한다. 즉행위/사건자체도이미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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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뜻이다. 물론그렇다고해서기능체계내에서다른구별들의사용이배제된

다는뜻은아니다. 예를들어법체계에서는법률과판결을구별을관찰할

수있다. 이구별및다른구별들은코드의차원에있는것이아니다. 왜냐

하면다른구별들은커뮤니케이션을체계스스로에게귀속시키는것을가

능하게만드는것은아니기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법/불법이라는코드와

관련해코드화의차원에서다른구별– 법률/판결, 허용/금지, 효력/비효력

  • 들을추가하게되면체계내부에서서로연결되어있는작동을통한명확

한경계가불투명해지고불확실성을야기하게된다.85)

코드는총체적구성이고, 보편성을주장하는세계구성이다.86) 루만이

적극적으로수용한고트하르트귄터(Gotthard Günther)의이론적표현을

빌리자면, 코드는하나의맥락(Kontextur)87)이성립하게만든다. 이항적코드

관찰차원에해당하고, 법코드에기초한관찰은이일차적질서의관찰에대한이차적 질서의관찰이다. 그렇기때문에이차적질서의차원에서비로소참/거짓의차이코드 가분화할수있고, 이차원에서비로소체계는자신의모든작동을법/불법, 즉이차적 질서의관찰도식으로소급시키게된다. 그리하여법/불법을준거로삼을때는언제나 이와관련된커뮤니케이션은모두법체계에귀속된다. 이처럼사회의개별기능체계 는특정한코드차이를통해자신을구성하고, 이로써이항적코드는명백한경계설정 을가능하게만들며, 이를통해체계의작동상의폐쇄를보장한다. 물론역사적으로 보면사회의부분체계들의기능적분화는일차적으로기능관련성이아니라코드의 차이를통해야기되었다고보아야할것이다. 즉법/불법이라는이항도식은– 그것이 사회전체에서관철되는정도와는별개로– 역사적으로먼저등장했고, 이구별에 기초한독립된기능체계로서의법체계는나중에형성되었다. 이에관해서는N. Luhmann, “Distictions directrices”. Über Codierung von Semantiken und Systemen, in: ders., Soziologische Aufklärung, Bd. 4, 3. Aufl., 2005, S. 20 참고: “체계들의 분화는기능이라는통일성관점이아니라코드의차이도식을통해야기되었다(Die Ausdifferenzierung dieser Systeme wird nicht durch den Einheitsgesichtspunkt der Funktion, sondern durch das Differenzschema eines Code ausgelöst).”

85) 니클라스루만「사회의법」, 104면.

86) N. Luhmann, Ökologische Kommunikation, S. 78. 87) ‘Kontextur’는일단‘맥락’으로번역하긴하지만텍스트의주변을의미하는‘Kontext’ 와는엄격히구별해야한다. 귄터는이론에서Kontextur는두개의가치(Zweiwert)로 구조화되어있는영역이고, 이영역내부에서다시이치적인부분체계가형성될수 있으며, 후자의부분체계를Kontext라고부른다. 루만은이항적으로코드화된부분체 계들을귄터가말하는Kontextur로파악하고, 귄터의다맥락성(Polykontexturaalität) 을부분체계의자율성및부분체계들상호간의관계의관점에서수용한다. ‘다맥락성’ 과관련된가장중요하고난해한문헌으로는다치논리(mehrwertige Logik)를다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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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29

에의해구성된세계는엄격하고–어쩌면가혹할정도로–이치적(zweiwertig)

이고제3의가치는없다. 이점에서이항적코드는보편성과특수성을결합

한다. 즉코드는자신의의미영역과관련해코드의구별및코드가치가체

계내에서보편타당성을갖는다고주장한다. 법체계는모든것(보편성)을

관찰할수있지만, 오로지법/불법의구별을통해서만(특수성) 관찰할수있

다. 이는곧법/불법의구별이참/거짓(학문) 또는지불/비지불(경제) 등과는

다른특수한구별이라는뜻이다. 즉법코드는오로지두개의가치만을사

용함으로써제3의가치를배제한다.

법코드의분화는결국법과불법이라는코드의차이를이문제에특화

된기능체계에의해통제한다는의미로해석할수있다. 루만에따르면법

이갖는이새로운지위는위계질서원칙에따라분화된상태에서정치가법

을통제하던근대이전의사회88)가파괴되었다는것을전제한다. 즉분화원

칙이상/하의구별에따라이루어진경우에는오로지최상위의정점에자리

잡은정치체계만이자기준거적자율성을가졌다. 그리하여법은정치와정

치를정당화하는정태적인도덕원칙에의해완벽하게규정되었고, 법은‘예/

아니오’의특수한코드차이를사용하지못했다. 따라서근대사회에서이루

어진법의실정화(Positivierung des Rechts)는법/불법의코드차이가오로

지작동상의폐쇄성을획득한법체계에의해서만통제된다는뜻이다.89)

이맥락에서실정성은법의자기규정성(Selbstbestimmtheit)으로파악

할수있다. 자기규정성은– 작동상의폐쇄성의또다른표현이기때문에

– 당연히환경의존재를완전히무시한다는뜻이아니다. 법/불법코드의

G. Günther, Die Theorie der ‘mehrwertigen’ Logik. in: ders., Beiträge zur Grundlegung einer operationsfähigen Dialektik. 2. Band: Wirklichkeit als Poly-Kontexturalität, 1979, S. 181-202 참고. 또한귄터의이론에관해서는K. Klagenfurt, Technologische Zivilisation und transklassische Logik. Eine Einführung in die Technikphilosophie Gotthardt Günthers, 2016, S. 49 이하; (사회학 적관점에서는) T. Jansen, Zweiwertigkeit und Mehrwertigkeit. Eiige Vorschläge zu einer soziologischen Polykontexturalität, ZTS 2(2014), S. 20 이하참고.

88) 이러한분화형식에따라법체계에서는정치적입법권이사법권을장악하고, 이에 따라입법과사법이위계질서를형성하게되는역사에관해자세히는윤재왕, 법관의 결정의무, 8면이하참고.

89) 자세히는N. Luhmann, Ökologische Kommunikation, S. 125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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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차이를사용함으로써작동상의폐쇄성을야기할수는있지만두개의코드

가치가운데어느하나를선택하는환경으로부터영향을받기때문이다. 다

른한편법의자기규정성은규범적기대(normative Erwartung)와인지적

기대(kognitive Erwartung)의구별에기초한다. 이구별은오로지법체계만

이독점하는법과불법의이항적코드화를통해비로소명확하게이루어진

다. 즉‘규범적/인지적’이라는구별90)에비추어비로소법체계의작동상의

폐쇄성은환경에대한개방성과함께보장된다. 루만은이점을다음과같

이서술한다. “법체계는이러한차이를재귀적자기생산의폐쇄성과환경

관련의개방성을조합하기위해이용한다. 다시말해법은규범적으로는

폐쇄되어있지만인지적으로는개방되어있는체계이다. 규범으로서의성

질은체계의자기생산, 즉환경과의차이속에서스스로를지속하는데기

여한다. 인지적성질은이러한과정을체계의환경과조율하는데기여한

다.”91) 이렇게해서근대사회의법체계는환경의요인들을자신의고유한

기준에따라처리하지만, 이요인들에의해직접적으로영향을받지않는

다. 즉규범적기대의법효력은직접경제적이익, 정치적기준, 윤리적사

고나학문적명제에따라규정될수없고, 법효력은법체계내부에서이루

어지는선별적인개념적여과과정에의존한다. 실정법의학습능력(인지적

으로개방된차원)은실정법이복잡하고신속하게변화하는환경에적응

할수있도록그자신도변화한다. 다만코드화에기초한규범적폐쇄성은

법체계와환경의융합을저지하고, 환경의정보를법체계내부에서디지털

화(Digitalisierung)92)할것을요구한다. 따라서이두가지방향설정을매개

하는것역시법체계의사회적분화를통해법체계나름의방식으로이루어

질수있게된다. 이렇게해서법의변경가능성은–환경이없는폐쇄성을

90) 이기초적구별에관해서는무엇보다N. Luhmann, Rechtssoziologie, S. 40 이하; 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284면이하참고.

91) N. Luhmann,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9. 또한ders., Self-Reproduction of the Law and its Limits, in: G. Teubner(Hrsg.),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S. 113 이하도참고. 92) 아날로그와디지털의구별을체계와환경의관계에접목하는경우로는니클라스루 만, 「사회의법」, 585면이하; 니클라스루만, 「사회의사회」, 892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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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31

주장하는것과는달리–강화되면강화되지억제되지않는다. 다만변경가능

성은학습능력이있고환경에민감한체계내부의특수한기준에따라이루

어질따름이다. 바로이점에서도–앞의III. 2의서술에서드러나듯이-자기

준거적폐쇄성, 즉규범성은법체계에게결코체계의자기목적이아니라오

히려개방성의조건이된다.93) 그때문에법체계의인지적폐쇄성은자기생

산이도저히극복할수없는역설을낳게되며상호의존의중단을가능하게

만들수없다.94)

그렇기때문에–폐쇄성의측면을다시부각시킨다면- 이항적코드는

체계내에서는코드에복종하는것만이중요한의미를가질수있다는것을

통해체계내에서이루어지는정보처리를‘매개’한다. 즉코드는언제나긍

정가치와부정가치를갖고있기때문에체계내에서정보로등장하는모든사

안은이코드를통해이중화할수있다. 다시말해정보를긍정적으로표현할

수도있고부정적으로표현할수도있다. 다만긍정가치는부정가치에비해더

나은연결가능성을갖고있기때문에일반적으로긍정가치로부터구조를형성

하는작동이수행되고, 이에반해부정가치는일반적으로긍정가치를보충하

는역할을한다. 따라서긍정가치를코드의지정가치(Designationswert)로,

부정가치를코드의성찰가치(Reflexionswert)라고부른다.95) 이렇게해서

이항적코드는기능적으로특수한커뮤니케이션연관성이사건들의자기준

거적연쇄라는자기생산적체계의형태를갖추도록해준다. 법체계는이부

분체계의단위(Einheit; 더이상분해할수없는최종적요소)로기능하는

것을오로지체계자신이자신과접촉함으로써규정하게된다. 그때문에

법체계고유의특수한커뮤니케이션에서는정보의측면에서사회적환경

속에는이에상응하는것이존재하지않는다고말할수있다.96) 물론법체

계가관찰하는커뮤니케이션(그리고커뮤니케이션의귀속지점인행위나사

93) Niklas Luhmann, Soziale Systeme, S. 59. 94) Ebd. S. 65.

95) 귄터의구별을수용한이개념에관해서는N. Luhmann, “Distictions directrices”, S. 17; ders., Die Wissenschaft der Gesellschaft, 1990, S. 200 이하참고. 96) 경제체계의관점에서이점을더자세히서술하고있는N. Luhmann, Die Wirtschaft der Gesellschaft, 1988, S. 48-5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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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건)을얼마든지다른가치를토대로관찰할수있다. 다시말해얼마든지다

른구별을통해관찰할수있다. 하지만다른구별로관찰하는이상그커뮤

니케이션은더이상법체계에속하는것이아니라다른기능체계의작동이

된다. 따라서체계이론에서의미하는코드의보편성은완결성을뜻하지결

코필연성을뜻하지않는다. 이점에서“코드는‘...하는한의추상화(Sofern-

bstraktion)’이다. 즉커뮤니케이션이코드의적용영역을선별하는한(‘선별

해야한다’가아니다)에서만그코드가효력을가질뿐이다. 모든상황에서

언제어디서나진리, 법또는소유가중요한것은아니다. 특정한코드를개

입시키는것은전체사회에서는우연적인현상이고, 이렇게할때만단순한

이항적도식을총체화하는것이가능하다.”97)

개별기능체계의작동상의폐쇄는커뮤니케이션이이항코드의두가지

가치가운데어느하나에귀속되는것을가능하게만든다. 이를통해체계

가어떤종착점을향해움직인다거나완벽한상태에근접한다는사고는배

제된다. 다른모든자기생산적체계가그렇듯이기능체계는목적론적체계

가아니다. 이와동시에기능적부분체계가하나의코드가치로부터다른코

드가치로흘러간다는식의사고도배제된다. 즉법체계가불법이라는코드

가치로부터법이라는코드가치로가치로흘러가거나법으로부터불법으로

흘러가는것이아니다. 예컨대권리남용(Rechtsmissbrauch)은권리의행사

가원래법이었다가불법으로흘러간것이아니라, 하나의커뮤니케이션(그

리고커뮤니케이션의귀속지점인행위나사건)에게법이라는코드가치를

귀속시키거나불법이라는코드가치를귀속시킨것일뿐이다.98) 기능체계는

특정한주도적차이(Leitdifferenz)에지향될뿐코드가치의구별이체계의

작동에포함되는것은아니다. 그때문에법/불법의코드화는법적커뮤니

97) N. Luhmann, Ökologische Kommunikation, S. 79. 98) 그때문에권리남용은법(권리)이면서동시에불법(남용)이라는역설에봉착하고, 이역설을법은어떤식으로든해소하거나눈에보이지않게만들어야한다. 즉법/불 법의구별자체가불법일수있는상황을전제하면서이를해소하는메커니즘도법체 계내부에존재해야한다. 역설의측면에서권리남용의문제를집요하게추적하는 문헌으로는R. Guski, Rechtsmissbrauch als Paradoxie: Negative Selbstreferenz und widersprüchliches Handeln im Recht, 2019, S. 50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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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33

케이션들의연결가능성을보장할뿐, 정의(고전적법철학), 근본규범(순수법

학) 등과같은최상위가치와의연결가능성을보장하는것은아니다. 이점

에서작동상의폐쇄및체계의통일성은두가지가치의차이를통해가능

하게된다고말할수있다. 물론그렇다고해서기능체계가정의와같은(코

드와는구별되는) 가치개념에비추어자기서술(Selbstbeschreibung)을할

수없다는뜻은아니다. 하지만이러한자기서술은커뮤니케이션적인자기

관찰및자기서술(체계아이덴티티의확인)로서그자체체계의작동상의

통일성에기초해서만가능하고, 따라서이항적코드화를통한체계의폐쇄

성이전제되어야한다. 다시말해커뮤니케이션적작동으로서의자기서술

역시그토대가되는주도적차이를지향한다. 이점에서자기서술에서사

용되는통일성(법체계자체) 및최상의가치(정의)는법/불법이라는코드가

치를파기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이를전제한다.

이항적코드는기능체계의작동이이루어지는맥락(Kontextur)의범위

를확정한다. 이경우코드자체가구체적사례에서두개의코드가치가운

데어느것을선택해야하는지에관한기준을제공하지않는다는점에주목

해야한다. 법과불법사이의구별은특정한사건또는상태를법으로규정

해야하는지불법으로규정해야하는지에대한지침을제공하지않는다(법

코드는법의기준이아니다). 또한참/거짓의구별이곧참/거짓판단의기

준이되는것은아니다(“진리는진리의기준이아니다”99)). 코드의적용, 즉

코드가치의귀속또는분배의기준들은코드화의차원이아니라프로그램

화의차원에서확보된다. 따라서프로그램은- 간단히말하면- 귀속규칙이

다. 즉프로그램은코드의어느쪽이선택되어현재화(Aktualisierung)되어

야하는지를규정한다. 법체계에서는법률, 법규명령, 판례, 계약등이법과

불법에관한정보를제공한다.

이측면에서보면이항적코드와프로그램은상호보충적인관계를맺

고있다는점이분명하게드러난다. 코드는코드자체만으로는어느쪽코

드가치를선택해야하는지에대한정보를제공하지않기때문에프로그램

99) N. Luhmann, “Distictions directrices”, S.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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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Programm)에의존한다. 역으로프로그램은코드가치의선택에관한지시

를담고있고, 따라서양쪽을가진형식(Form)을전제하기때문에이항적

코드에의존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코드와프로그램은뚜렷한차이를갖

고있다.100) 즉모든기능체계는단하나의배타적인코드를갖고있지만,

동시에다수의프로그램을갖는다. 다시말해법체계의작동상의폐쇄는법

/불법이라는이항적도식에따라이루어지고, 이코드화의차원에서는법/

불법이외의다른코드(예컨대학문체계, 경제체계, 정치체계의코드)와법

체계내부의다른구별(예컨대법률/판결그리고코드/프로그램의구별자

체)은배제되지만, 이와동시에법체계에는다수의프로그램들, 즉다수의

법률들과다수의법규명령들이존재한다. 더나아가기능에특수한코드는

시간적지속성을갖고고정되는반면, 프로그램은변경되고개정되며교체

될수있다. “코드는체계의통일성을규정하고, 체계가어떠한작동을재생

산하고어떠한작동은재생산하지않는지를인식할수있게해준다. 이에

반해프로그램은체계의작동에서때로는사용되고때로는사용되지않을

수있는구조이다. 또한프로그램은코드와는달리체계의작동을통해변

경될수있다. 따라서코드와프로그램의관계는지속성/가변성이라는개념

을통해표현할수있다. 다만이로부터결코위계질서를추론할수는없다.

왜냐하면만일코드와프로그램을위계질서로설명하면마치지속적인것

이가변적인것에비해더중요하다는형이상학적선입견을따르는것이되

기때문이다. 실제로는이구별의한쪽은구별의다른쪽의다른쪽일뿐이

고, 양쪽의차이는형식의통일성을표시한다.”101)

이항코드는양쪽을가진형식을구성하고엄격한이치성(Zweiwertigkeit)

은양쪽의교차를쉽게만든다. 즉별어려움없이긍정적인쪽에서부정적

인쪽으로넘어갈수있고그역도마찬가지이다. 법의부정은곧장불법을

향하고, 진리, 지불, 권력과같은다른제3의가치로향하지않는다. 하지만

코드의차원에서부정된제3의가능성은코드의이항성을포기하지않고서

도얼마든지프로그램의차원에서체계로도입될수있다. “새로운사회적

100) 자세히는윤재왕, 법체계의자율성, 286면이하참고.

101) N. Luhmann, Die Wissenschaft der Gesellschaft, S. 401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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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35

문제가아무리중요할지라도법/불법/고통과같은3항코드로전환할수는

없다. 하지만(법체계바깥에있는) 인간의고통이나고통을차단하는문제

를법적규율의대상으로만들수는있다.”102) 이점에서코드/프로그램의

구별은기능체계의폐쇄성과개방성의차이로재구성할수있다. 즉이항적

코드는체계의작동상의폐쇄성을상징한다. 긍정가치는언제나부정가치를

지시하지만결코체계바깥으로나가지않는다. 이에반해프로그램은사회

적부분체계의개방성을대변한다. 즉프로그램화의차원에서는체계내에

서외부의관점을고려할수있다는뜻이다. 이로인해작동상의폐쇄성이

파괴되는것은아니다. 더나아가프로그램이외부로부터체계로도입된다

는뜻도아니다. 프로그램은어디까지나체계내재적의미론(Semantik)으로

서두개의코드가치의귀속을위한기준을포함한다. 다만프로그램은이

항적코드와는달리외부의사실들을지시한다(타자준거). 이점에서도법

체계는코드와프로그램의조합, 자기준거와타자준거의조합또는– III. 2

의서술에따른다면– 폐쇄성과개방성의조합으로표현할수있다.

  1. 체계의중심과주변

기능체계의분화는– 동어반복을구사한다면– 기능적분화를표현

한다. 이형식의분화는전체사회라는하나의사회적체계내에서기능의

독점그리고코드를통한폐쇄성을거쳐독립된부분체계가분화한다는뜻

이다. 그리고분화는분화한체계내에서다시반복될수있다. 즉기능체계

의분화만으로분화과정이종식되는것은아니며기능체계내부에서체계

고유의특성에따라다양한형태의분화가수행된다. 더욱이기능체계내부

의분화형식은결코기능적분화(funktionale Differenzierung)에국한되지

않고, 다른형식의분화, 즉분절적분화(segmentäre Differenzierung)나위

계질서적분화(stratifikatorische Differenzierung)까지함께포함하게된다.

이렇게되면전체사회내부에서이루어지는기능적분화는기능적으로분

102) N. Luhmann, Ökologische Kommunikation, S.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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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화한사회적체계내부에서분절적, 위계질서적, 기능적분화를거치는과정

으로관찰할수있다. 무엇보다근대사회를그이전의사회와뚜렷이구별

되게만드는조직(Organisation)은 다수의조직들이수평적으로존재(분절

적분화)하거나조직들사이에상하질서를형성(위계질서적분화)하는방식

으로분화하게되었다. 예를들어학문체계와교육체계의조직인대학은분

절적분화형식을, 정치체계의조직인행정은위계질서적분화형식을대표

한다. 조직은한기능체계내부의커뮤니케이션들을공식화하고, 체계내부

의커뮤니케이션들을집약해‘결정’이라는형식을생성하는기능을한다.103)

특히조직은기능체계가다른기능체계와커뮤니케이션할수있는가능성

을확보하고, 체계내부에서이루어지는분화의형식을규정한다. 즉체계를

구성하는조직들의상관관계는곧체계의속성을규정한다.

물론기능체계의코드에지향된커뮤니케이션은결코조직내부또는

조직들상호간의커뮤니케이션에국한되지않는다. 누구나언제든지코드에

지향된커뮤니케이션을수행할수있다. 심지어법체계의경우사법조직의

법적커뮤니케이션이이루어지기위해서는소의제기를필요로한다는점

에서조직외부의커뮤니케이션이더주권적(souverän)인지위를차지한

다.104) 따라서모든법적커뮤니케이션의집합으로서의법체계의경계는모

든제도와모든조직의바깥에존재한다. 이러한복잡성을감축하기위해

법체계는자신의통일성(모든커뮤니케이션)을행위체계로축소시켜서술

하게된다. 즉법체계의아이덴티티를행위체계로상정함으로써이러한복

잡성을감축한다.105) 그리하여좁은의미의법체계는법적행위, 즉법적결

과를야기하고이로써법적상태를변경하는모든행위로구성된다.106) 법

103) 이에관해서는결정체계로서의조직에관한루만의수많은저작가운데특히N. Luhmann, Organisation und Entscheidung, 1978; (조직과사회의상관성에관한) 니클라스루만, 「사회의사회」, 945면이하참고. 104) N. Luhmann, Konflikt und Recht, in: ders., Ausdifferenzierung des Rechts, 1981, S. 93 이하.

105) 이에관해서는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110면참고. 또한‘복잡성감축’에 관한일반적인서술로는(우연성과관련된) N. Luhmann, Rechtssoziologie, S. 31 이하; ders., Soziale Systeme, S. 48 이하도참고. 106) N. Luhmann, Die Einheit des Rechtssystems, S. 135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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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37

적행위는무엇이법적으로효력을갖는지를내용적으로확정(그것이추상

적-일반적규칙인지아니면개별적-구체적행위인지는중요하지않다)한다

는의미에서법효력을지속적으로전달하는과정이다.107) 여기서결정적인

측면은법체계가지속적인작동을하면서출발점으로삼게되는현재의상

태, 다시말해현재법적으로효력을갖고있는상태가새로운상태로변경

된다는사실이다. 그렇기때문에법률이외에도판결, 계약, 규약, 행정행위,

유언등도법적행위에속한다. 이렇게해서법/불법코드에지향된모든커

뮤니케이션의집합으로서의법체계내부에서법을확인하고변경하기위해

법적구속력을갖는결정이이루어지기위한좁은영역이형성된다. 이조

직화된결정체계로서의법(좁은의미의법체계)은규범의반사성(규범의규

범화),108) 즉권한규범, 조직규범, 절차규범등에기초하게되고이러한규

범들을준수할때비로소하나의결정자체가규범력을갖는법적행위가

된다.109)

루만에따르면법체계는– 역사적으로볼때- 조직화된결정체계가

도입되는즉시규범적으로폐쇄된체계라는의미에서자기생산적체계로

확립되었다고한다.110) 즉법/불법코드가치의분배에대해구속력있는결

정을내리는조직화된결정체계가법으로인정한것은곧법으로서효력을

갖게된다. 이때결정체계가독립된법원인지최상위법관인군주인지는중

요하지않다. 물론판결은단순히법률의적용(Gesetzesanwendung)으로,

입법은단순히체계외부에이미주어져있는자연법이나이성법을문서화

한것으로이해했을때는이러한사정이은폐되어있었다. 법의실정화는

법체계의폐쇄성뿐만아니라법의정당화와관련해서도새로운국면에접

어드는촉매역할을했다. 즉이제정당화는인식이아니라사회적차원의

‘합의’111)를통해서만매개될수있게되었다. 하지만법원이스스로합의를

107) N. Luhmann, Die Geltung des Rechts, Rechtstheorie 22(1991), S. 273; 니클라스 루만, 「사회의법」, 150면이하. 108) 이러한‘반사성’에관해서는N. Luhmann, Reflexive Mechanismen, in: ders., Soziologische Aufklärung, Bd. 1, 7. Aufl., 2005, S. 116 이하참고. 109)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203면이하.

110)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9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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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조달할수는없기때문에합의의요구는법체계의다른메커니즘에의존하

지않을수없게된다. 바로이지점에서기능체계의분화는중심과주변

(Zentrum und Peripherie)이라는형식을취하게된다.

중심/주변의구별은그자체위계질서적분화를연상시킬정도로역사

적으로는더원시적인분화형식에해당한다. 즉도시/농촌의구별에기초

한봉건제도나제국의형성은중심과주변사이의수직적관계를전제하고,

따라서중심은질적측면과중요성에비추어주변보다더우위에있다는전

제에서출발한다. 세계체제(Weltsystem)관한연구로유명한월러스타인

(Immanuel Wallerstein)의중심/주변의구별112) 역시이러한위계질서적분

화를출발점으로삼고있고, 기능주의사회학역시동일한의미로이구별

을사용한다. 이에반해루만은분절적, 위계질서적및기능적분화와함께

중심/주변을제4의분화형식으로파악한다.113) 독자적분화형식으로서의

중심/주변의차이는당연히위계질서적구별이아니고, 기능체계상호간의

관계에서발생하는분화형식은더더욱아니다.114) 즉이형식은기능체계

111) 여기서‘합의(Konsens)’는하버마스가말하는의사소통적합의나이상적합의를말 하는것이아니라경험적합의, 더정확히는합의의가정이라는경험적전제이다. 이러한차이는루만의체계이론과하버마스의의사소통이론을구별하는결정적측 면에 해당한다. 이에 관해서는 사회적 차원에서 합의를 가정하는 제도화 (Institutionalisierung)를서술한N. Luhmann, Rechtssoziologie, S. 64 이하참고. ‘합의’ 개념을둘러싼루만과하버마스의이론구성의차이에관해서는M. Neves, Zwischen Themis und Leviathan: Eine schwierige Beziehung. Eine Rekonstruktion des demokratischen Rechtsstaates in Auseinandersetzung mit Luhmann und Habermas, 2000, S. 55 이하참고.

112) 이에관한월러스타인의간결한서술로는I. Wallerstein, Aufstieg und künftige Niedergang des kapitalistischen Weltsystem, in: D. Senghaas(Hrsg.), Imperialismus und strukturelle Gewalt. Analysen über abhängige Reproduktion, 1972, S. 31 이하참고.

113) 분화형식으로서의중심/주변의구별에대해자세히는니클라스루만, 「사회의사 회」, 710면이하, 766면이하참고. 114) 조금더정확하게표현한다면, 기능체계들사이에서도위계질서의형성가능성이 배제되어있는것은아니다. 예컨대정치체계가법체계보다우선하는경우는얼마든 지발생하고그역도마찬가지이다. 다만이러한관계가시간적차원에서일시적으 로만발생할뿐이고, 이관계자체가기능적분화를전제할때에비로소성립한다는 점을고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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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39

내부에서이루어지는또다른기능적분화로서수평적차원의구별이고, 특

히기능체계의중심에서다시위계질서적분화가성립할가능성을배제하

지도않는다. 이점에서중심/주변의구별은결코공간적으로이해해서는

안된다.115)

중심/주변의차이를이렇게이해한다는전제하에이를법체계내부의

분화로도입하게되면, 합의의조달은법체계의주변에서일정한절차규칙

에따라법체계의환경이법의내용을확정할기회를부여한다는뜻이고,

법체계의중심에서는직접합의를조달할필요없이지속적으로법/불법에

대한결정을담당한다는뜻이라고설명할수있다. 주변에서이루어지는합

의의조달의대표적형식은법률과계약이고, 법/불법에대한지속적결정

을위한체계, 즉조직은사법이다. 그렇다면법체계는– 민주적법치국가

를전제한다면- 민주적으로의결된법률또는개인들의계약이라는형식

을거쳐법적내용을스스로정립한것이된다.

하지만법체계의환경과의접촉을통해합의를조달하는것이법과정

치의작동적연결(operative Kopplung) - 하나의작동이곧법적작동이자

동시에정치적작동인경우- 또는법과경제의작동적연결의형태로이루

어질수는없다. 다시말해정치적또는경제적커뮤니케이션이곧장법적

상태를변경하게해서는안된다. 만일그렇게되면법의규범적폐쇄성이

파괴될것이고법과불법을구별하는것역시불가능하게될것이기때문이

다. 따라서법체계는자신의사회적환경에게환경스스로구속력있는법

적행위(계약또는입법)를수행할수있는가능성만을제공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법체계가어떠한전제조건하에서특정한행위가법적으로구속력

을갖는지를섬세하게확정해야한다. 이와같은연결을루만은작동적연

결과반대되는구조적연결(strukturelle Kopplung)이라고부른다.116) 만일

115) 이에관해서는N. Luhmann, Politische Theorie im Wohlfahrtsstaat, 1981, S. 22 참고. 또한T. Lieckweg, Das Recht der Weltgesellschaft. Systemtheoretische Perspektiven auf die Globalisierung des Rechts am Beispiel der Lex Mercatoria, 2003, S. 104 이하도참고.

116) 구조적연결이라는개념은환경이체계에미칠수있는영형이제한되어있으면서 동시에이영향이더쉬워진다는것이다. “뇌는눈과귀를통해매우좁은물리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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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법체계가아무런제한도없이환경의압박에노출되어있다면법체계는부

패한다. 경제와법그리고정치가분화되어있지않다면법은모든형태의

정치적테러와정치적부패그리고사인의권력에대해저항하기어렵다.

이세가지영역이각영역의기능과특수한코드에따라작동상폐쇄되어

있는체계로분화할때만세부분체계들은구조적연결을거쳐각체계들의

상호관계를선별적으로조직할수있고이를통해폭력, 권력, 부패를연결

가능성으로부터배제할수있다. 이러한상태가실현될경우에만예컨대법

과정치는헌법이라는제도를거쳐서로연결된다. 즉법과정치는두체계

모두에서실효적으로작용하는구조인헌법이마련하고있는채널속에서

만서로영향을주고받게된다. 또한법과경제는소유권과계약이마련한

채널속에서만서로영향을주고받는다.

중심/주변의구별은이러한구조적연결을위해서도중요한의미를갖

는다. 왜냐하면구조적연결은각부분체계의중심에서이항적코드를통해

기능적독립성과체계의폐쇄성을보장하는가운데체계의주변에서는환

경에대한개방성에기초해프로그램의생성과변경을지속적으로반복할

때비로소가능하기때문이다. 이점에서법체계의경우에는코드가치의최

종적분배를담당하는법원이체계의중심에자리잡고있고, 주변에서는법

률(입법)과계약뿐만아니라법도그마틱, 법이론등을통해다른부분체계

들과의구조적연결이이루어진다. 그렇다면법체계는분화형식의관점에서

얼마든지중심과주변의차이로표현할수있다.

범위내에서만환경에연결되어있다. [……] 하지만바로그렇기때문에뇌는유기체 로하여금환경에고도로민감할수있도록만든다(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585면).” 특히법체계와정치체계의구조적연결에관해서는윤재왕, 법체계의자율 성, 298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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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41

Ⅳ. 법체계에서재판거부금지의위치

체계이론에관한- 주로법체계를염두에두면서– 이상의서술에기

초해우리는하나의사회적체계가수많은구별및구별을통한경계를재

생산하고, 이로써자기준거만으로는컨트롤할수없는개방성을체계고유

의방식으로‘제한’하는작동적메커니즘또는작동의연쇄라는것을확인할

수있었다. 체계가지속적으로수행하는이러한제한은작동의체계귀속

여부를정하는엄격한이치논리(체계/환경)를통해이루어진다. 즉체계는

무언가를자신의요소로구성하거나구성하지않을뿐이다. 그때문에체계

가작동하는논리에포섭될수있는것, 다시말해체계에서연결가능성이

있는것만이체계의사건이될수있다. 이러한폐쇄성은무엇보다또다른

이치논리에해당하는코드를통해확보된다. 하지만코드자체는코드가어

떻게적용되어야하는지에대해서는아무것도말해주지않는다. 오로지프

로그램만이코드의구체적사용을위한복잡한절차와규칙을규정할수있

다. 따라서프로그램은코드의자기적용(Selbstanwendung)117)을저지함으

로써코드의해석과적용을규율하는셈이다. 그때문에코드의자기준거적

폐쇄성은타자준거적프로그램이갖고있는개방성을통해보충되지않을

수없다. 코드/프로그램구별형식의안쪽인코드가단순히스스로를반복

하거나코드에코드를적용할때발생하는작동상의난관을다른작동형식

으로전환하거나다른방향으로변경하는것이형식의바깥쪽인프로그램

117) 코드를자기자신에게적용하면예를들어“법은법이고불법은불법이다”라는동어 반복이나“법과불법의구별은불법이다” 또는“불법이기때문에법이다”라는역설 을생산한다. 전자는코드에기초한폐쇄성이아무런정보가치를갖지않는작동의 순환을야기하고, 후자는체계의작동이더이상불가능한정지상태로서의폐쇄성을 야기한다. 이러한동어반복이나역설을눈에보이지않게만들기위해체계는동어반 복과역설을펼쳐풀어헤치는(entfalten) 과정을필요로하고, 바로그때문에환경 개방성을필요로한다. 이렇게보면폐쇄성은개방성의전제이자역으로개방성이 폐쇄성의전제라고할수있다. 루만의체계이론의마지막단계에서극히중요한 개념으로떠오른‘동어반복과역설’에관해서는N. Luhmann, Tautologie und Paradoxie in den Selbstbeschreibungen der modernen Gesellschaft, ZfS 16(1987), S. 161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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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의과제인셈이다. 그러므로자기생산적체계의종말이라는대가를치러야

만변경할수있는코드– ‘법/불법’ 코드를다른코드로변경하는것은곧

법체계의종말이다– 와는반대로프로그램은변경할수있고또한변경할

수있어야한다. 이측면에서폐쇄성/개방성의구별은코드/프로그램의구

별과중복되고또한반복한다고볼수있다.118) 즉변경불가능한코드는

폐쇄성을통한체계의아이덴티티를보장하는반면, 프로그램은이러한체

계아이덴티티에체계를개방시키고코드의동어반복과역설을작동의연

쇄로풀어헤치게된다. 이를위해프로그램은새로운것과환경에개방되어

야하고적응능력을갖추어야한다. 두개의구별은다시체계내부의분화

형식가운데하나인중심/주변과도곧장연결가능성을확보한다. 왜냐하면

환경과상당한거리를유지하고있는중심에서는폐쇄성과코드를관리하

는반면, 체계가환경과밀접한접촉을유지하는주변에서는개방성과프로

그램을관리한다고추론하는것은어렵지않은일이기때문이다. 이처럼폐

쇄성– 코드– 중심의시퀀스는개방성– 프로그램– 주변의시퀀스로

서로대응시킬수있다. 우리가앞에서살펴본세가지좌표계는바로이러

한결론에도달하기위해체계이론을재서술한것이었다. 이시퀀스를–

단순화의위험을분명히의식한다는전제하에– 법체계에적용한다면판

결또는사법은– 시퀀스를역순으로대입하면- 법체계의중심에서코드

를관리하면서법체계의폐쇄성을보장하는반면, 법률또는입법은법체계

의주변에서프로그램을생산하면서법체계의개방성을보장한다고말할

수있다. 이러한(법)체계이론의구성에비추어보면우리의주제인‘결정강

제와재판거부금지’는커다란이론적무게를부담하지않고서도쉽게설명

118) 결코두개의구별이일치한다는의미가아니다. 양자는각각체계/환경의차원과 체계내부의작동차원에있기때문이다. 더욱이본문에서사용한‘중복’ 또는‘반복’ 이라는표현역시체계이론의전문가에게는상당히도발적으로들릴수있다는사실 도감안해야한다. 차원을뒤섞을경우체계이론이라는전체건물의설계도를심각하 게위협할수있기때문이다. 무엇보다사회자체와마찬가지로모든것이모든것과 맞물려있는순환적관계로이루어진체계이론의구성자체를고려할때두구별의 상관성을이렇게단순화하는것은별도의이론적정당화가필요하다는유보조건하 에서이테제를제기할뿐이다. 양자가상당부분중복된다는입장으로는예컨대U. Stäheli, Sinnzusammenbrüche, S. 24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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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43

이가능하다. 물론프로그램은법률과입법에국한되지않고, 프로그램의성

격에걸맞게선례, 일반적법원칙, 법도그마틱과같이역동적요소들로구성

되어있긴하지만여기서는일단입법/판결이라는헌법과법이론의전통적

구별및이구별의역사적전개과정119)을함께고려하면서조금더구체적

으로재판거부금지의위치를재구성해보기로한다. 이는체계이론적서술방

식과법학적이론들사이의연결가능성을회복한다는의미를담고있기도

하다.

주로판결이라는사법작용을중심으로발전했던고대와중세의법은

근대가시작되기직전부터왕권이법의제정과법의적용을한손에장악하

는방향으로전환되었다. 이른바정치적사법권(iurisdictio)은–오늘날의표

현에따른다면–입법과판결을모두포함한다. 즉입법과판결은iurisdictio

라는한가지과제의두가지구성부분으로파악되었다. 약16세기후반그

리고특히17세기부터근대적의미의정치권력이탄생하면서입법은훨씬

더높은가치를갖게되었고iurisdictio라는전통적인의미연관으로부터갈

수록해방되면서입법은정치적주권과법적주권이라는의미로변화했다.

오늘날의통상적의미의입법과판결의구별은18세기의산물이다. 하지만

근대초기에입법은여전히사법에대해지시를할수있는권한을갖고있

는상위기관이었고, 법원은입법의프로그램을수행하는기관으로파악되었

다. 법학방법론의개념을원용하자면판결의방법은– 구체적결정이실제

로어떻게이루어졌는지에관계없이120) – 명확한논리적연역을이상적모

델로여겼다. 즉법체계내부의분화형식은입법→사법이라는위계질서

였다. 그러나19세기에들어서면서이러한위계질서적이해는압박을받게

되었다. 무엇보다법체계의기능적분화가강화되고코드를통한폐쇄성이

정착됨과동시에사회전체의복잡성의상승과함께입법프로그램이코드

119) 이에관해서는(본논문의전편에해당하는) 윤재왕, 법관의결정의무, 8면이하 참고. 앞으로서술하는내용가운데역사적측면에대한서술은전편의내용에대한 요약으로보아도무방하다.

120) 표방된해석이론과법실무의불일치에관해서는R. Ogorek, Richterkönig oder Subsumtionsautomat? Zur Justiztheorie im 19. Jahrhundet, 2. Aufl., 2008, S. 1-1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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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가치의분배를완전히장악하는것이현실적으로불가능해졌기때문이다.

이는입법과의관계에서법관의해석권한이뚜렷이확대되었다는현상으로

표출되었다. 해석을둘러싼논의에서도연역적-논리적사고가갈수록뒷전

으로물러나고동시에다수의법률해석방법론이존재할여지가발생한

다.121) 물론이론적으로는여전히위계질서가입법과사법의관계에대한

사고를지배하고있긴했지만사법은법관법이라는법원(法源)을통해입법

과는구별되는독자적인방식을통해법체계에참여하게되었다. 이와같은

과정을거쳐오늘날에는입법과판결은각각자율적이고분업적으로함께

작용하는조직으로서법체계내에서지속적인규범생산활동을한다는점

에대해더이상의문을제기하기어렵다.122)

따라서입법과판결의구별을위계질서로이해할수없다. 즉프로그램

이라는표현자체가상징하듯이,123) 입법프로그램은법체계의주변에서체

계의개방성을보장하는메커니즘으로서환경과의구조적연결을통해합

의를조달하는기능을수행하면서코드가치의분배를위한하나의프로그

램을제공할뿐이고, 개별사례에직면해코드가치를궁극적으로분배하는

것은사법의몫이다. 특히누적된판례를통해사법이입법으로하여금다

121) 특히입법자의의지를지향한주관적해석론으로부터‘법률의의지’ 또는‘법률의 이성(ratio legis)’라는‘기이한’ 개념을거쳐객관적해석론으로전환되는과정은이 와동일한맥락에속한다. 이에관해서는특히(독일어권에서) 객관적해석이론의 시발점이라할수있는J. Kohler, Über die Interpretation von Gesetzen, in: Grünhut’s Zeitschrift für das Privat- und Öffentliche Recht der Gegenwart 13(1886), S. 1 이하참고. 122) N. Luhmann, Die Stellung der Gerichte im Rechtssystem, Rechtstheorie 22(1990), S. 459 이하;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402면이하. 이지점에서법관법또는 판례의법원성(Rechtsquellencharakter)을둘러싼지루한논쟁에대해다시생각해 볼필요가있다. 굳이법현실주의를원용하지않더라도오늘날판례는부수적인법원 이아니라핵심적인법원이라고말하는데는이의를제기하기어렵다. 차라리어떠한 경우에어떠한과정을거쳐판례가법원으로서기능하는지를이론적으로분석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이에 관한 이론적 단초는 M. Albers, Höchstrichterliche Rechtsfindung und Auslegung gerichtlicher Entscheidungen, in: Grundsatzfragen der Rechtsetzung und Rechtsfindung, VVDStRL 71, 2012, S. 257 이하참고.

123) 문서작성프로그램이문서를작성하지는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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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45

른방식으로환경을고려하도록자극한다는오늘날의상황까지고려한다면

입법과사법의관계는상호순환또는피드백관계(입법↔사법)로파악하

는것이더적절하다. 입법과사법의사회적중요성의차이에관한사고역

시마찬가지이다. 즉사법이입법보다더중요하다거나입법이사법보다더

중요하다는식으로말할수없다. 중요한것은법체계의중심은주변과는

다른기능을담당한다는사실뿐이다.124) 체계이론적관점에서중심과주변

은명백히한125) 가지구별의양쪽에해당하기때문에양자는서열의차이

나중요성의차이를표현하는것이아니라단지각각의특수한기능에비추

어볼때중심에서는주변과는정확히반대되는것이타당성을갖도록설비

되어있다는의미일뿐이다. 즉중심은폐쇄성과코드를관리하는기능을,

주변은개방성과프로그램을관리한다는의미이다. 이점은결정의측면에

서도분명하게확인할수있다. 입법과사법또는법률프로그램과코드중

심의판결은모두조직(의회와행정부/법원)의결정을필요로하지만, 주변

에서수행되는작동들의연쇄인입법은반드시결정을내려야할강제하에

있지않는– 즉결정을내리지않는결정이허용된다- 반면, 이와는정반

대로사법은어떠한경우에도결정을내려야하는– 즉결정을내리지않

는결정은허용되지않는다– 강제하에있다. 사법을구속하는이결정강

제는곧법체계의중심에서관리되는폐쇄성과코드의제도적표현이고, 이

것이곧법원에게만구속력을갖는근본규범인재판거부금지이다.

법원의근본규범(Grundnorm der Gerichtsbarkeit)으로서의재판거부금

지는‘내용이없는이중부정(inhaltsleere doppelte Negation)의형식’126)으로

만들어져있다. 즉법관에게는결정하지않는것이허용되지않는다. 역사적

연구가보여주듯이이는결코당연한원칙이아니었다.127) 예컨대고대로

마법과중세법에서는특정한방식으로규정되어있는소(actiones)에대해

124) 자세히는N. Luhmann, Die Stellung der Gerichte, S. 469 이하; ders., Die Politik der Gesellschaft, S. 251;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432면이하참고. 125) N. Luhmann, Die Stellung der Gerichte, S. 470. 126) Ebd., S. 467.

127) 자세히는윤재왕, 법관의결정의무, 5면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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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서만권리보호가보장되어있었다. 이에반해– 우리의논의의출발점이었

던- 오늘날에는프랑스민법제4조로대표되는, 재판거부에대한명시적

금지가없더라도법치국가적및민주적으로조직된법체계에서는일반적으

로이금지의효력을인정한다. 이에반해법률(과계약)은이와같은법적

작동강제나결정강제를받지않는다. 물론예컨대코로나바이러스를효율

적으로방지하기위해시민의자유를현행법보다더넓게제한해야할경우

에는반드시법률을필요로한다. 하지만그원인은전적으로사회적, 정치

적원인이고, 그결과만이법적으로의미가있다. 이에반해법원은이미법

적이유에서법원에제기된모든소, 이의제기또는신청에대해결정을내

려야한다. 설령법원이관할권이없다고선언할지라도어쨌든결정을내려

야한다. 즉법관은규범을해석하고구성하며사례들을구별하고이에대

해결정을내려야만한다.128) 이때법관은입법자(또는계약당사자)에비

해내용적차원에서훨씬더제한적인정보와인식만을사용할수있을뿐

이다. 시간적차원에서도법정절차는입법과계약에비해–절대적시간이

아니라투입할수있는시간이라는의미에서–훨씬더짧은시간만을활용

할수있다. 또한사회적차원에서도절차참여자의범위는입법과계약과는

비교할수없을정도로좁다.

순수하게기능적으로만고찰한다면재판거부금지는법체계의통일성과

복잡성을유지하기위한장치이다. 즉이금지는환경에대한개방성을강

제하는복잡성의증대속에서도법체계의통일성과폐쇄성을유지하기위

한것이다.129) 이점에서“오로지결정할수없는문제만을결정할수있

다”130)는결정의근원적역설– 결정과관련된모든측면의복잡성을고려

128) N. Luhmann, Die Stellung der Gerichte, S. 468;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412면이하, 437-438면.

129) 이에관해서는N. Luhmann, Die Politik der Gesellschaft, S. 429 이하참고. 130) 하인츠폰푀르스터(Heinz von Foerster)의이유명한명제는다음과같이계속된다. “왜그럴까? 그대답은간단하다. 즉결정이가능한문제는이미이문제가제기된 영역의선택을통해이미결정된것이고또한우리가문제라고부르는것을우리가 ‘대답’으로허용하는것과어떻게결합할것인지에대한규칙을선택함으로써이미 결정된것이기때문이다(인용은H. von Foerster, Shot Cuts, 2001, S. 51 이하에 따름).” 이에관해서는또한N. Luhmann, Paradoxie des Entscheidens, Ver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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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47

한다면결정은불가능하다- 을재판거부금지를통해관리하는셈이다.131)

다시말해법원에게재판불가를허용하지않음으로써결정할수없는결정

의역설을눈에보이지않게만드는것이다.132) 이로써법체계자신의복잡

성이상승할지라도규범적기대의안정화라는법체계의기능이침해되지

않게된다. 그렇다면법체계의중심에있는조직인법원은법체계의복잡성

증대로인해주변에서발생하는교란(Irritation)133)을얼마든지허용함에도

불구하고법과불법에대한결정자체는지속될수있도록함으로써법체계

의기능을유지한다.134)

법원이재판거부금지를통해법체계에서갖게되는이러한특수한지위는

법체계의직접적인기능, 즉‘규범적기대의반사실적안정화(kontrafaktische

Stabilisierung normativer Erwartungen)’135)와관련을맺고있고이와동시

에법체계전체를위계적으로구조화할수없다는것을분명하게보여준다.

그렇게하기에는법체계의작동과구조가너무나도복잡하고시간적으로

너무나도역동적이다.136) 이렇게볼때법체계는다양한분화형식을사용하

지않을수없다.137) 즉오로지중심에서만위계질서를형성하고이에반해

주변에서는더높은복잡성을유지하기위해분절적분화를유지한다. 다시

말해오로지법원만이다수의심급으로구성된위계질서(상급법원/하급법

원)를갖고있고, 오로지이위계질서내에서만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가

84(1993), S. 287 이하참고.

131)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428-429면. 이에관해서는또한A. Fischer-Lescano, Globalverfassung, S. 61, 150 이하; Th. Huber, Systemtheorie des Rechts, S. 171도 참고.

132) 이점에관해서는A. Kieserling, Kommunikation unter Anwesenden. Studien über Interaktionssysteme, 1999, S. 278 이하참고. 133) ‘교란’ 개념에관해서는니클라스루만, 「사회의사회」, 146면이하, 903면이하 참고.

134) 이에관해자세히는T. Lieckweg, Das Recht der Weltgesellschaft, S. 104 이하 참고. 135) 이기초적개념에관해서는특히N. Luhmann, Rechtssoziologie, S. 43 이하.

136) N. Luhmann, Die Stellung der Gerichte, S. 470. 137) N. Luhmann, Die Steelung der Gerichte, S. 470; ders., Die Politik der Gesellschaft, S. 251; 니클라스루만, 「사회의법」, 342면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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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효력을갖는다. 이에반해법체계의주변에서는다수의법률제정형식(국내

법/국제법; 실체법/절차법; 법률/법규명령)들의네트워크라는분절적분화가

우선한다. 그때문에법체계의주변에서는다수의프로그램들이병존하는

반면, 중심에서는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에힘입어법/불법코드가치의

분배가이루어진다. 다시반복하지만이러한설명은주변이중요하지않다

는뜻이아니며, 현실은오히려법다원주의(Rechtspluralismus)라는표현이

상징하듯이법체계의주변이훨씬더역동적인변화가발생하는영역이라

는의미이다. 주변역시역동적인전체사회(세계사회)와다른사회적체계

들과접촉지역(Kontakt-Zone)이기때문이다.

결론적으로재판거부금지는법체계의작동을법체계의작동으로인식

하고서로연결될수있기위한체계중심의근본규범이다. 즉법체계는체

계이기때문에폐쇄성을갖고, 폐쇄성은코드를통해보장되며, 이폐쇄성과

코드의관리는법체계의중심인법원에서수행되고, 이수행은재판거부금

지를전제하면서이루어진다. 그렇기때문에재판거부금지는역사적으로볼

때법체계의자기생산과독립성, 다시말해개방성을가능하게만드는폐쇄

성의확립을위한‘개척자(Schrittmacher)’의역할을했다는평가138)는결코

과장이아니다. 다만중심이거꾸로주변을참칭(정책법원?!)하는것과같이

중심이주변화하는현대의경향은재판거부금지를둘러싼이론적논의가

새로운국면에접어들수밖에없다는점을부차적으로지적하고자한다. 또

한재판거부금지라는형식이곧재판의질적수준까지보장하지는않는다

는점그리고이금지의토대가되고동시에이금지를통해강화되는토대

인, 법체계의폐쇄성이빈번히법체계의외부관찰자에게는오히려자의와

예속의상징으로여겨질수있다는점139)도고려하지않을수없다. 하지만

이러한고려역시법체계주변의프로그램차원에서의미를가질뿐– 현

재의법질서를유지하는이상– 중심에서처리해야할문제는아니다. 이

138) M. Th. Fögen, Schrittmacher des Rechts, S. 20. 139) 재판거부금지가안고있는이‘어두운’ 측면에관한비판으로는E. Geulen, Plädoyer für Entscheidungsverweigerung, in: C. Vismann/Th. Weitin(Hrsg.), Urteilen/ ntscheiden, 2006, S. 51 이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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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49

점에서법이‘비합리적합리성의근원적현상(Urphänomen irrationaler

Rationalität)’이라는아도르노의잠언140)은오늘날에도여전히타당하다.

140) Th. Adorno, Negative Dialektik, 1966, S. 302.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 윤재왕

수령날짜심사개시일게재결정일

2020.05.07. 2020.05.18.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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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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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국문초록】

재판거부금지는19세기부터는너무나도당연시된나머지이에대한이

론적해명을시도하는경우를좀처럼찾아보기어렵다. 특히이금지규범이

법체계전체에서차지하고있는위치를하나의완결된이론적토대위에서

설명하려는법학내재적이론은존재하지않는다. 이글에서는인식관심을

법학의외부로전환함으로써법체계의폐쇄성/개방성의구별, 코드/프로그

램의구별, 중심/주변의구별이라는세가지좌표계를설정하고, 이러한체

계이론적접근을통해재판거부금지라는독특한강제를받는사법부가전

체법체계에서어떠한위치를점하고있는지를해명하고자한다. 요컨대, 환

경과상당한거리를유지하고있는체계의중심에서는폐쇄성과코드가관

리되는반면, 환경과밀접한접촉을유지하는체계의주변에서는개방성과

프로그램이관리된다. 이를부분체계인법체계에적용해보면, 법체계의중

심을차지하는법원은코드를관리하면서법체계의폐쇄성을보장하는반

면, 법체계의주변에위치한입법부나계약당사자는프로그램을생산하면

서법체계의개방성을보장한다. 입법부나계약당사자는반드시결정을내

려야할강제하에있지않지만, 법원은어떠한경우에도결정을내려야하

는강제하에있다. 이러한결정강제는법체계의중심에서관리되는폐쇄성

과코드의제도적표현에해당하고, 이것이바로법원에대해서만구속력을

갖는근본규범인재판거부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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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 55

【Abstract】

A Systems-theoretical Approach to Compulsory

Decision-making, or the Prohibition of the Denial of Justice

Yoon, Zai-Wang

(Professor Dr., School of Law, Korea University)

The prohibition of the denial of justice (Justizverweigerungsverbot)

has been taken for granted since the 19th century; it is very difficult to

find any theorist trying to analyze and explain the principle. Needless to

say, any jurist has never constructed a complete theory to describe the

significance of the norm in the legal system as a whole, which needs us

to look outside. This paper basically gives details about the correlatino

among three distinctions made in the legal system: the distinction

between closure/openness, code/program, and center/periphery. And this

systems-theoretical approach will lead us to new insights into the

position of courts in the legal system as a whole which are subject to the

special pressure of the prohibition of the denial of justice. To sum up, the

operational closure and the binary code are dealt with in the center of the

legal system which lies far away from the environment, whereas the

structural coupling and the programs are coped with in the periphery

which stays in close contact with the environment. This can be applied

to the sub-systems including the legal system as well. While courts as

the center of the legal system deal with its code of legal/illegal and

accomplish its closure, legislators and contracting parties as its periph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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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결정강제와재판거부금지– 체계이론적해명을위한시도

generate its programs and guarantee its openness. Statutes need not to

be passed and contracts need not to be concluded, but courts must decide

every case submitted to them. This compulsory decision-making gives

an institutional expression to the closure and the code dealt with in the

center of the legal system; only courts are subject to this basic norm, or

the prohibition of the denial of justice.

주제어(Keyword) : 체계이론(systems theory; Systemtheorie), 결정강제(compulsory

decision-making; Entscheidungszwang), 재판거부금지(prohibition of the denial of justice; Justizverweigerungsverbot), 작동상의폐쇄성(operational closure; operative Geschlossenheit), 구조적연결(structural coupling; strukturelle Kopplung), 자기생산 (autopoiesis; Autopoiesis), 자기준거(self-reference; Selbstreferenz), 타자준거 (other-reference; Fremdreferenz), 코드(code; Code), 프로그램(program; Programm), 중심과주변의분화(center-periphery differentiation; Zentrum/Peripherie-

fferenzier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