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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 「행정법연구」 수록 논문의 분석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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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제59호 2019년 11월 Korea Administrative Law Theory Practice Association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59, November 2019

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 「행정법연구」 수록 논문의 분석을 중심으로 —

1)

이 희 정 **

국문초록

2019년으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행정법이론실무학회에서 발간한 「행정법연구」 1997년 창간호부터

2019년 8월 발간한 제58호에 수록된 논문들을 살펴본 결과, 우리 행정법학이 ‘소송을 통한 권리구제

를 위한 법도그마틱의 발전’이라는 전통적인 영역을 넘어 훨씬 다양하고 광범한 ‘제도(institution)’를

형성하는 행정법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의 대상과 방법론을 확장시켜오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행정법학은 행정청에 의한 권력적 행정작용에 대해 주로 국민의 권리구제를 통

해 법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법부가 소송제도를 운영하는데 사용할 법 도그마틱의 개발에 초점을 맞

추어 왔는데, 이는 해방 후 법치행정의 불모지에서 짧은 기간 내에 오늘날과 같은 행정수준에 이르게

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그 목표 및 방법론의 내재적 한계와 21세기 사회의 여러 변화로

인해 전통적 행정법학은 현실과 괴리되고 사회적, 시대적 요청에 충분히 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

다. 「행정법연구」에 나타난 위와 같은 연구경향들은 우리 행정법학이 이러한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연구의 대상을 확장하고 방법론을 다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도를 중심으로 한 행정법학이라는 관점에서 보며, 위 논문들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경향)들을 볼

수 있었다. 첫째, 행정이 대상으로 하는 개별 문제영역 및 행정이 작동하는 현실 상황에 대한 경험적

관점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규범으로 구성된 메트릭스 내에서 도그마틱을 구성하고 작동시키

는 데 초점을 맞춘 과거와 구별되는 점이다. 둘째, 연구대상이 되는 제도적 대안들이 증가되고 그에

대한 연구가 심화되고 있다. 행정행위를 넘어 행정계약, 행정조사 등으로, 법적 효력 있는 단계를 넘

어 내부 조직과 의사결정과정 등에 대한 연구가 증가해 왔다. 셋째, 정적인 상태에서의 법적 권리・의

무의 내용이 아니라 권리・의무가 정립되고 실현되는 동적 의사결정과정들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넷째, 개별 행정법 영역에 대한 연구들이 증가하고 심화하고 있다.

  • 1989년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한 이후 30년 동안 행정법 연구자로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풍부 한 자양분을 제공해 준 행정법이론실무학회의 창립 30주년을 감사한 마음으로 축하드립니다. 「행정법연 구」에 수록된 행정법학자들의 열정적인 연구결과들을 통해 한국 행정법학의 정체성을 되짚어보면서 학문 적 존경의 마음이 깊어지고 더욱 겸허하게 연구에 정진할 계기가 되었습니다. 필자의 능력과 지면의 부 족으로 「행정법연구」에 수록된 모든 옥고들을 적절히 살펴 인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저자들의 너그러 운 양해를 구합니다.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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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64

이러한 연구의 흐름을 고려할 때 행정법학이 앞으로 대응해야 할 도전은 다음과 같다. 법적 논증의

보편적 설득력을 증진시켜야 하고, 더 과학적이고 다양한 방법론으로 제도적 대안들의 장단점과 채택

기준들을 연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 관점에서 생산된 통찰과 지식들을 행정법학의 기본

이론에 반영하는 노력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주제어: 행정법연구, 행정법학 방법론, 제도법학, 학제간 연구, 행정계약, 행정조직

목 차

Ⅰ. 도입

Ⅱ. ‘제도법학’으로서 행정법학의 의의와 방법론

Ⅲ. 행정법 서론 : 제도의 지도 이념

Ⅳ. 행정작용유형론 : 제도적 대안들

Ⅴ. 행정조직법・공무원법・지방자치법 : 제도의 내부

Ⅵ. 개별행정법

Ⅶ.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과 전망

Ⅰ. 도입

이 글의 목적은 행정법이론실무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행정법연구」에 1996년 창간호부

터 학회 창립 30주년을 맞는 2019년 8월에 발간된 제58호에 수록된 논문들을 통해 한국 행정

법학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전개 방향과 과제를 전망해 보는 것이다. 수록 논문이 총

657편으로 방대하므로, 연구의 대상을 분담하여 이 글에서는 행정구제법 관련 쟁점을 주된 주

제로 하는 논문 이외의 논문들을 고찰 대상으로 하였다.

행정구제법이 행정법학의 전통적인 중심주제가 되어 왔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행정법총론

의 법원론, 법률관계론, 행정작용유형별 법리도 행정소송의 소송요건 판단과 본안심사를 위한

쓰임새를 1차적인 의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밖의 주제로 눈을 돌리면 바로 발견되는

우리 행정법학의 또다른 핵심주제는 ‘(소송을 포함하지만 소송 이외의 광범한) 제도를 형성하

는 행정법’ 또는 ‘행정법의 제도적 기능’으로 보인다. 국민 생활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국가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법은 수범자인 국민과 공무원의 행위를 규율하고 사회적

의사결정과정, 분쟁해결과정을 설계하는 등으로 국가와 사회의 질서를 형성하는 기능을 담당한

다. 「행정법연구」에는 행정법이 형성하는 ‘제도’에 초점을 맞추어 그 기능의 이념적 모델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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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65

주제 논문 수(편) 비율(%) 행정법학: 이념, 연구방법론 15 3.2

행정법 총론

국가, 행정 3 0.6

法源

입법 6 1.3 국제법, 세계행정법 5 1.1 법원리 3 0.6 법치행정원칙 7 1.5 행정상 법률관계(공권과 반사적 이익) 1 0.2

행정작용

유형론

행정입법 29 6.3 행정행위 24 5.2

사실행위 2 0.4

정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찾는 내용의 논문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법규범

에 의해 설계된 이념적 세계의 틀을 현실에 덧씌워 현실을 규정하고 규율하려 하기 보다는 그

이념적 틀이 현실의 구성원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고 다원적인 목적을 실현

하는 데 적합한 틀로 수정해가고자 노력한다.

이 글은 「행정법연구」에 수록된 논문들만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주로 참조한 논문

들은 그 중에서도 ‘제도를 중심으로 한 연구’의 관점을 보여주는 논문들만을 살펴보았다는 점

에서 매우 제한적인 연구이다. 그렇지만 이 논문들이 질적・양적 측면에서 우리 행정법학의 정

체성을 유의미하게 보여줄 수 있는 ‘표본’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되므로, 여기에서 관찰

되는 특징을 우리 행정법학 일반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로 보더라도 큰 오류는 없을 것으

로 생각된다. 그러나 「공법연구」, 「토지공법연구」, 「공법학연구」, 「국가법연구」 그리고 개별 행

정법 영역의 논문들이 게재되는 「환경법연구」, 「지방자치법연구」 등에 수록된 더 많은 논문들

을 검토한 뒤가 아니라면 우리 행정법학의 정체성에 ‘없는 것, 부족한 것’ 등에 대해서는 확인

할 수 없다. 다만 향후의 전망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앞으로 그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

는 연구경향 등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통적 행정법학의 대상과 연구방법론 상의 한계를 지적하

고 새로운 접근과 방법론으로 행정법의 제도적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시하는 논문들을

살펴본다.(II). 다음으로 행정법 총론의 주제별로 관련 논문들을 살펴보면서 연구대상과 연구방

법론에 있어서 위와 같은 특징들이 나타나는지 살펴본다.(III, IV, V) 마지막으로, 위에서 본 특

징들을 정리하고, 이를 기초로 향후 우리 행정법학의 전망과 과제에 대한 소견을 제시한다.

(VI). 아래 표는 이 글의 고찰의 대상이 된 논문들(소송법학을 직접 주제로 한 논문들을 제외

한 논문들)을 주제별로 분류한 것이다.1)

1) 논문의 분류와 통계 작성을 도와준 김지민 씨에게(고려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고마움을 전하며, 훌륭한 행정법학자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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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66

행정계약 16 3.5 행정계획 1 0.2 행정조사 2 0.4 행정절차 14 3.0

행정절차 시민참여 4 0.9 전자정부/정보공개/개인정보보호 18 3.9 행정상 실효성 확보수단 5 1.1 행정조직법 9 1.9 공무원법 (부정청탁방지법 등) 9 1.9 지방자치법 36 7.8 소계 209 45.0

개별

행정법

경찰행정법 12 2.6 급부행정법 21 4.5 공용부담법(주로 토지 관련) 20 4.3 건설행정법 30 6.5 교육행정법 8 1.7 재무행정 6 1.3 경제행정법 24 5.2 민관협력/민영화 6 1.3 방송통신법 34 7.4 과학・기술행정법 20 4.3 농업법 2 0.4 환경행정법 24 5.2 보건행정법 16 3.5 통일법 5 1.1 이민행정법 11 2.4 그 밖의 개별 행정법 영역 3 0.6 비교행정법 11 2.4 소계 253 55.0 총 합 462 100.0

Ⅱ. ‘제도법학’으로서 행정법학의 의의와 방법론

  1. 전통적 행정법학의 특징 및 한계

행정법학의 연구대상과 연구방법론을 직접 주제로 하며 행정법이 형성하는 ‘제도’에 초점을

맞춘 방법론의 채택을 강조한 논문들로 이상덕, 「Ernst Forsthoff의 행정법학 체계와 방법론 개

관」(제10호, 2003. 10), 문상덕, 「현대의 행정 변화와 행정법학 방법론 연구」 (제14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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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67

10), 김종보, 「행정법학의 개념과 그 외연 - 제도중심의 공법학방법론을 위한 試論 -」 (제21호,

  1. 8), 이원우,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제48호, 2017. 2) 등이

있다.

이에 따르면, 전통적 행정법학은 행정청에 의한 권력적 행정작용에 대해 주로 국민의 권리

구제를 통해 법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법부가 소송제도를 운영하는데 사용할 법 도그마틱의 개

발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는 해방 후 법치행정의 불모지에서 짧은 기간 내에 오늘날과 같은

행정수준에 이르게 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그 목적 및 방법론이 갖는 내재적 한계와 21

세기에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여러 변화로 인해 전통적 행정법학은 현실과 괴리되고 사회적,

시대적 요청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평가된다.

(1) 연구의 목적과 대상

행정법학 연구의 목적과 대상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전통적 행정법학은 행정청에 의한

권력적 행정작용을 사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법리 체계를 수립하여 재판규범을 제공하는 것

을 주된 목적으로 하였다. 따라서 연구의 대상도 행정소송과 관련되는 범위로 제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컨대 제도를 형성하는 법령 전체보다는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의 근거 조문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그 밖의 조문들이 구현하는 제도적 기능 등에 대해서는 행정법학적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행정청에 의한 처분에만 관심을 집중한 결과 입법작용과 사법

작용, 행정입법・계약․사실행위・계획 등의 행위유형 그리고 피규제자, 시민단체, 자율규제의 주

체인 사업자협회 등 사인의 행위 등에 대한 연구가 소홀해졌다.

근대적 행정법의 체계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행정

작용에 의한 국민의 권리침해와 그에 대한 권리구제수단의 발전이었다. … 그러나 권리

구제중심의 행정법학은 소송으로 전환되기 어려운 각종의 공법상 제도들을 체계적으로

포섭하는데 한계를 보인다. 각종의 공법상 제도들이 모두 소송을 의식하고 설계되는 것

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정법총론은 항고소송이라는 열쇠구멍을 통해 전체 제도를 선

별적으로 조망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행정청의 처분을 다투는 소송에서 현출되

는 쟁점만으로 여전히 소송 외에 남아있는 공법상 제도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는 매

우 어렵다. 행정법학의 연구자 또는 행정법학으로 무장한 법조인들도 소송 외에서 하나

의 공법상 제도에 직면하면 제도 일반에 대한 전문성 부족을 절감하게 된다.2)

행정법학의 초점은 개념본질상 당연히 행정에게 일정한 행위지침을 제시하는 데 있

2) 김종보, 행정법학의 개념과 그 외연 - 제도중심의 공법학방법론을 위한 試論 -, 행정법연구 제21호, 2008. 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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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68

어야 한다. 그런데 종래 우리나라 행정법학은 행정소송에 중심을 두어왔고, 그 결과 행

정분쟁의 해결을 담당하는 법원에게 - 그것도 주로 법원이 당해 사안의 본안판단을 할

수 있는지 여부라는 형식적・절차적 관점에서 - 지침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 결과 司法法學이 행정법학의 중심을 이루고, 정작 중요한 - 행정에 대해 행위기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 행정법학은 부수적・종속적으로 취급되는 기이한 현상이 지배하게

되었다.

행정소송법은 물론이고 행정실체법 이론도 행정행위론은 소송요건인 처분성 문제,

공권은 원고적격의 문제, 재량은 심사강도의 문제, 법원론은 심사척도의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한 수단적 측면이 강조되고, 정작 각각의 이론이 행정활동의 기준으로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행정학을 비롯한 여타 사회과학에 미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이는 결과적으로 행정제도의 실체적 내용에 대한 공법적 연구가 소홀하게 되고, 그

로 인해 행정과정에 대한 공법적 규율기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과적으

로 이러한 태도는 행정법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법치행정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

다.3)

(2) 연구방법론

전통적 행정법학은 현실의 행정을 법개념적 ‘형식’에 포섭시켜 법도그마틱으로 단순화시키는

방법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여 행정법학의 방법론을 다양화시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개념형식

중심의 법해석방법론의 적실성(適實性)이 저하되고 방법론 편중을 초래하였으며, 행정법 현상

에 대한 실증적・경험적 고찰이 경시되고, 행정에 관한 법정책적 고찰이 미흡하게 된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전통적 행정법학을 그 기초에 있어서 규정하여 온 사고방식 내지 연구방법론으로서

의 법학적 방법은, 애초에 국가학적 방법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등장하여 정치학적 시

점, 사회학적 분석, 문화적 통찰 등을 사상(捨象)하고 ‘법학적인 고찰에의 순화(純化)’를

강조하였고, 법의 해석, 법의 기술적 분석의 심화, 법체계의 구축, 합법성의 유지 등에

행정법학의 초점을 맞춤으로써, 실천적으로는 행정의 조직과 활동에 대하여 사법심사를

중심으로 하는 재판통제의 고도화를 목표로 하였다.

그런데 법학적 방법의 채용에 의하여, 학문체계상의 관점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행정

이라는 공통의 대상을 연구하면서도 사실의 학(學)으로서의 행정학 등과 당위의 학(學)

으로서의 행정법학이 분리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행정학과 행정법학의 이면(二面)이

론), 법해석론 위주의 방법론으로 인하여 행정학, 정책학, 경제학 등과 같은 인접 제 사

3) 이원우,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 2, 97-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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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69

회과학에 대하여 행정법학의 배타성이 노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행정법학의 이러한

배타적 ‘자기 한정(限定)’이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행정법학의 실제적 역할을 감

소시킨 원인이 된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4)

위와 같은 연구 대상과 방법론의 한계가 초래한 행정법학과 현실의 괴리는 21세기 들어 행

정환경의 변화로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이러한 문제상황은 21세기에 들어서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이는 세계화, 지식정보

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권력의 분산, 정부와 시장 사이의 기능배분의 변화, (이해

관계의) 다원화, 변화속도의 가속화, 위기의 일상화 등 지난 세기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급격한 변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환경생태계 등 모든 영역으로 급속하

게 확산되고, 이에 따라 행정의 성격과 양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행정법학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 행정법학과 행정

현실의 괴리, 행정법학의 외연 위축, 법치행정과 공법원리 형성의 저해, 행정법학의 司

法法學化 등 행정법학의 위기가 야기되고 있다. …5)

  1. 대안의 제시: 제도적 방법론 등

위의 논문들은 전통적 행정법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행정법학의 현실과의 정합성, 문제해결능

력을 제고하기 위한 해법으로 행정법의 제도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확대・심화를 요청

하고 있다. ‘제도’의 의미를 먼저 행정법학의 연구대상과 방법론에 있어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의미한다.

(1) 제도의 의의

행정법학자들은 ‘법제도’, ‘법제’ 등의 단어를 빈번히 사용하지만, ‘제도’의 의미는 정의하기

쉽지 않다. ‘제도주의(institutionalism)’ 또는 ‘신제도주의(new institutionalism)’ 등을 표방하는 정

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사회과학 영역에서도 ‘제도’개념의 통일된 정의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고 하지만, 공통적 요소는 사회적 맥락과 완전히 유리되어 존재하는 ‘원자화된 개인’으로부터

사회현상을 설명하려는 행태주의 등 기존의 지배적인 사회과학 이론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

였다는 점과,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설명하는데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이라고 한다.

이 맥락이 곧 ‘제도’ 이다. ‘제도’란 개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제약요인(structural

4) 문상덕, 현대의 행정 변화와 행정법학 방법론 연구,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10, 125-6면

5) 이원우, 앞의 글, 1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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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70

constraints)이고, 제도의 영향력 하에서 이루어지는 인간행위는 안정성(stability)과 규칙성

(regularity)을 띠게 된다. 제도 하에서 개인행위나 개인 간 상호작용은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지

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과 예측 가능성을 보이게 된다.6)

이러한 개념을 보면, 법학의 대상인 법이 오늘날 제도의 가장 대표적인 것임을 명백하다. 법

으로 구성되는 공동체적 의사결정의 구조와 과정, 행위규범, 그에 기초하여 인정되는 권리와

의무의 체계 등이 모두 제도이다. 이를 대함에 있어 전통적인 법학은 법으로 구성된 제도의 내

부에서 제도가 기초한 원리 또는 논리들이 현실에 충실히 구현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면, 정치학, 사회학 등에서는 제도가 개인들의 실제 의사결정이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

는지, 이러한 개인들의 반응이 모이거나 상호작용을 할 때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등에 더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법학의 목표는 코드(code)가 사이버 공간을 만

들 듯이 법령에 따른 법률관계를 만들고, 최소한 재판에 붙여진 분쟁상황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른 권리・의무가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를 이것으로 제한하면, 처분성이 인정

되지 않는 행정작용처럼 소송이라는 제도의 궤도 밖에 놓이는 상황이나 협상, 연성규범(soft

law)등과 같이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은 적절한 설

명도 부여되지 않고 심지어 관심 밖에 놓이게 된다. 제도에 초점을 맞춘 법학은 제도의 내부에

서 보는 시선뿐만 아니라 제도의 외부에서도 그 제도가 현실에서 사람들의 행위에 미치는 영

향 등을 관찰, 분석,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참고로 행정법학이 부딪친 이러한 문제와 변화의 필요성은 우리나라에 특유한 현상이 아니

라 각국의 행정법학이 유사하게 부딪치고 극복해 오기도 한 문제이다. 특히 우리 행정법학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독일도 그러하다. 오토 마이어(Otto Mayer)가 ‘법실중주의적 개념법학

방법론’을 정립함으로써 형식주의적인 도그마틱 구성 과정에 해당되지 않는 것은 행정법학에서

배제된 결과 동태적인 급부행정 등을 행정법학의 대상으로 포섭하는 데 한계에 부딪치자 행정

현실과 행정법학의 괴리가 생겼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론적 시도 중 대표적인 것이 포르

스토프(Forsthoff) 의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이었다.7)

한편, Forsthoff에 따르면, 법규범을 이해할 때 사회적 발전이 법질서에 결부되어 있다

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Forsthoff는 법질서를 여러 제도들의 의미 있는 구조라고 본

다. 국가, 헌법, 자치해정, 소유권, 토지수용, 경찰, 법률, 행정명령, 행정행위, 계약, 가

족, 결혼 등이 모두 제도이며, 실정법의 규정과 실정법 속에 있는 일반적 법사상이 그

러한 제도에서 밀접하게 결부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제도적 방법론은 규범과 사실을 동

시에 상호 보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서, 규범과 사실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 그에 따르면, 모든 규범은 그 자체만을 고찰하면 서로 관계없이

6) 하연섭, 제도분석 - 이론과 쟁점 -, 다산출판사, 2011.7. 7-8면

7) 이원우, 앞의 글,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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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71

미해결인 상태로 있기 때문에 법질서의 통일성은 단지 제도를 통하여만 가능한 것이다.

… Forsthoff의 제도적 방법론이란 지도이념과 현실의 측면에서 대상영역을 전체적・통

일적으로 고찰하는 것이며, 그 고찰의 결과 통일성있는 실체로서의 제도가 규명되고 제

도를 구성하는 법규범이 파악된다. Forsthoff 가 이해한 제도는 ① 지도이념과 ② 현실

두 가지로 구성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Forsthoff의 제도적 방법론의 구체적인 적용은

항상 현실 포착으로부터 출발한다. … 행정법학이 현실에 천착해야 할 필요성은 두 가

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이유는 현실의 변화로 요약될 수 있다. … 둘째 이유는

Forsthoff의 행정에 대한 “특별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에 따르면, 행정은 가치실현 작

용으로서, 단지 법률의 집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행정은 법률에 구속되기는 하지만,

법률에 의존하지 않고도 법률과 마찬가지로 행정법의 대상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법형

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독자적인 국가기능이다. 따라서 행정법학은 실정법률의 해석과

체계화에 국한되어서는 아니 된다.8)

(2) 연구의 목적과 대상

행정소송이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도 당연히 제도법학의 목적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에 한

하지 않고 공익을 위해 개인(국민 또는 공무원)의 행위에 규칙성과 안정성을 만들어야 할 때

이를 성공적으로 할 방법,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을 피하는 방법 등도 연구대상으로 한다. 이는

규범의 정립과정, 즉 입법을 통해 제도를 설계하는 단계에 대한 관심, 법령의 집행과정에서 개

인들의 법준수 또는 법회피 등 태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 유인구조 대한 관심 등을 포함한다.

조종학문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의 영향에 따라 독일에서는 ‘규범의 적용’을 중심으로

하는 ‘해석학’으로부터 ‘규범정립’을 중심으로 하는 ‘행위학문 내지 결정학문’으로 행정

법학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 따라서 조종학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에서는 사실

관계분석, 효과분석 내지 결과분석, 학제적 연구 등이 추가적으로 함께 고려되어야 한

다. 이에 따라 현대 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는 규범정립학 (입법학) 연구의 중

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 현대 행정국가에서 행정법원리를 탐구함에 있어서는 입법을

지도하는 법원리에 더 큰 중점을 두게 된다. 법치주의의 발전으로 인해 법률집행상의

원리는 상당부분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헌법과 불문법원리 그리고 당해 영역의 성질을

고려할 때 입법자들은 어떤 원리를 따라 행정제도를 설계해야 할 것인지가 논의의 중

심을 이루게 된 것이다.9)

8) 이상덕, Ernst Forsthoff의 행정법학 체계와 방법론 개관, 행정법연구 제10호, 2003.10, 290-1면

9) 이원우, 앞의 글, 1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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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72

(3) 연구방법론

행정법학을 제도적 관점에서 연구하더라도 전통적 법해석론은 그 기초를 이룰 것이다. 그러

나 법개념, 법이론의 추상성・형식성을 전제한 해석방법론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법정책학,

법사회학, 법철학과 같이 다른 학문 분과로부터 필요한 자양분을 얻을 것을 제시하는 논문들이

있다. 홍준형, 법정책학의 의의와 과제, 행정법연구 제6호 (2000.11), 이계수, 행정법과 법사회

학,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 4), 박정훈, 행정법과 법철학, 행정법연구 제7호 (2001. 9), 강지

은, 사피엔스(Sapiens)와 공법의 미래 - 유발 하라리 저서 「사피엔스」상 인류 역사를 토대로 고

찰해 본 공법의 발전과정 및 미래전망 -, 행정법연구 제55호 (2018. 11) 등이 대표적 예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법의 연구에 있어서도 법적 고찰에

의 純化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법령이 행정에 의해 기계적으로 집행된다고 하는 예

정조화적 전제를 부정하고 현실의 행정활동을 경험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관찰・분석함

으로써 법규범과의 편차와 그 원인 등을 고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10) …

이미 행정관련 법제도 속에는 합법성에 대한 고려 외에도, 합목적성을 비롯한 경제

성, 효율성, 민주성, 적시성, 시민에의 배려 등과 같은 다양한 가치기준이 포함되어 있

다. 따라서 행정에 관한 법과 제도를 연구하는 행정법학에 있어서는 실정법의 의미 해

석의 문제 뿐 아니라, 그러한 법해석의 사회적・정책적 의미와 결과 그리고 정책실현수

단으로서의 법의 기능과 한계, 법적 기준의 설정이나 정책의 법제도 설계 등과 같은 법

정책적 문제에 대해서도 당연히 학문적 관심을 기울이고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요청되는 것이다.11)

1) 법정책학 : 제도의 목적지향성

제도법학의 수행을 위해서는 법에 대한 정책적 관점의 접근이 요구된다. 그런데 법학의 특

기를 잃지 않고 정책적 접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통적인 법학이 인식과 해석의 대상으로 삼아 온 법규범은 실은 다양한 정책적 의

도와 고려를 바탕으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입법정책 또는 법형성의 배경을 무

시하고 법규범 자체만을 고립시켜 인식 또는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더욱이 고

도로 복잡다양화된 사회현실에 대처하기 위해서 뚜렷한 정책목적을 지닌 법령들이 급

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규의 입법취지나 목적을 도외시하고 법조항의 진정한 의미내

용을 파악한다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법규범의 해석・적용이 사회에 어떠한 임팩트를

10) 문상덕, 현대의 행정 변화와 행정법학 방법론의 연구 - 전통적 행정법학의 방법론 분석과 그 보완을 위 한 시론 -,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 10.

11) 문상덕, 위의 논글, 126-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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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73

미칠 것인가에 관한 충분한 지식이 없이는 법학이 추구해온 형평 또는 구체적 타당성

의 이념도 실현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 (물론 법학에도 역사적 해석방법, 목적론적

해석방법 등이 활용되고 입법론적 논의의 빈도가 늘고 있지만) 문제는 전통적 법학이

법해석의 사회적・정책적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입법

론적 논의에 있어서도 법적 해결을 요하는 문제의 정책적 의미, 정책실현수단으로서 법

의 현실적 기능과 한계, 법과 정책의 상호관계에 대한 사회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는 데 있다.12)

2) 법사회학 : 제도 관련 현상에 대한 경험적 고찰

법사회학과의 접목은 행정이 대상으로 하는 현실, 행정이 이루어지는 현실 등에 관한 경험

적 관찰・분석을 위한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

연구자들도 분쟁의 내적 과정(행정내부의 결정과정을 포함)을 잘 알지 못해 행정결정

을 둘러싼 제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잘못된 현실 인식 하

에 이루어지는 법학적 논증(재판과 법해석)은 잘못된 재판으로 귀결되거나 왜곡된 현실

을 법적으로 정당화하기 일쑤다. 법원이 현실을 오인하거나 혹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

아 공익에 대한 잘못된 가정과 판단을 선택한다면 결과는 치명적이다. 자원의 (재)분배

는 왜곡되고 지배는 공익의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이러한 사정을 교정하는 데 행정법사

회학은 매우 유용하다. … 법 적용자가 법률의 규정을 목적적으로 해석하고, 법률의 의

도를 최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로서는 어떠한 해석을 취해야 법률이 목적으로 하

는 효과가 사회적 현실에서 달성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13)

3) 법철학

행정법제도의 연구에 있어 정책과 경험적 현상 측면에 초점을 맞춘 방법론을 적용하다 보면

법학의 특징과 장점이 훼손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문제의 해결에 대한 법학의 기여도

어려워질 것이다. 융합적 연구도 각 학문분과의 특장점을 살려서 기능을 분담해야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법학에 있어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접목하면서 이를 법리의 부

단한 환골탈퇴로 연결 짓는 반성적 (reflexive) 과정에 법철학은 많은 기여를 해줄 수 있다.

현대 행정법에 있어서는 ‘법률의 홍수’라고 표현될 정도로 행정활동에 대하여 수많은

법률들이 제정되어 있다. 다른 한편으로 행정법의 논의에 있어 행정학적, 행동과학적, 정

치학적 방법론들이 동원되어 이제 새로운 행정법학은 操縱學(Steuerungswissenschaft) 으로

12) 홍준형, 법정책학의 의의와 과제, 행정법연구 제6호, 2000.11, 125면

13) 이계수, 행정법과 법사회학,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4, 1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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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74

서의 기능을 갖는다고 한다. 이러한 규범과학과 사실과학의 연계는 원칙적으로 바람직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행정법학이 그 분석력과 비판력을 상실하여 법학으로서의 독자

적 의의를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행정법학이 규범과 사실의

Synthese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면서도, 순수한 법적 관점에서 그동안 혼란된 문제점들을

냉철히 검토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 이를 위한 법철학적・법이론적 무기를 풍부히 제

공해 주는 것이 바로 Kelsen-Merkl의 순수법학이다.

순수법학은 형이상학적 개념을 배격하고 엄밀・명백한 인식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첫

째로 행정법에 있어서 그동안 무비판적・습관적으로 전제되어 있던 도그마틱적 개념구

분들을 반성하는데 예리한 방법론을 제공한다. … 둘째로 순수법학의 내용적 중립성은

독일・프랑스・영국・미국・유럽공동체, 나아가 일본・중국 등의 다양한 행정법에 대한 多元

的 法比較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으로 기능할 수 있다.”14)

이를 보면 법정책학, 법사회학적 접근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순수법학의 ‘순수함’이 의외로

제도법학의 시각과 유사한 부분이 있음을 발견된다. 제도의 역사성, 사회성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으나, 다양한 제도들의 공통된 본질을 포착하여 편견없이 제도적 대안들을 검토할 수 있

게 해주는 측면에서 그러하다. 이는 제도의 역사성, 사회성에 대한 통념이 비판적으로 그리고

부단히 재구성되지 않으면 이 역시 “무비판적・습관적으로 전제되어 있던 도그마틱적 개념구분

들”과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4) 인문학 등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제도의 이해와 발전방향에 대한 보편적 통찰을 하는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15)

Ⅲ. 행정법 서론 : 제도의 지도 이념

  1. 행정법의 지도 이념의 재구성

행정법이 구현하는 제도들이 지향해야 할 이념을 제시하는 것은 제도법학의 1차적 임무일

것이다. 국민주권, 자유민주주의, 사회국가원리 등의 이념은 자명한 듯 보이지만, 개별・구체적

인 법적 결정을 내리는 단계까지 향도해 주어야 하는 행정법학에 있어서 이는 자명함과는 거

14) 박정훈, 행정법과 법철학, 행정법연구 제7호, 2001. 9, 210-11면

15) 강지은, 사피엔스(Sapiens)와 공법의 미래 - 유발 하라리 저서 「사피엔스」상 인류 역사를 토대로 고찰해 본 공법의 발전과정 및 미래전망 -, 행정법연구 제55호, 201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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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75

리가 멀다. 「행정법연구」에서 시대적 변화를 통찰하면서 행정법이 추구해야 할 이념을 재정의

하고자 하는 논문으로는 최승원, 행정법과 공익 - 이해조절법적 행정법으로 -, 행정법연구 제15

호 (2006. 5), 이계수, 자유주의와 한국 행정법, 행정법연구 제31호 (2011.12), 박정훈, 행정법과

‘민주’의 자각 - 한국 행정법학의 미래, 53호 (2018. 5) 등을 들 수 있다.

행정법이 공익과 사익이라는 이분법적 선택의 논리체계를 전제로 공익을 실현하는 법이 아

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익의 조화로운 실현을 위한 시스템을 형성하는 이해조절적

규범체계” 로서의 역할하게 되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다양한 이익들을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제3의 창의적인 제도적 방안들을 모색할 것을 강조한다.

행정시스템은 단순히 공익실현 및 이를 위한 이익형량 논의를 극복하고 공・사익조절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진화하여야 한다. 복효적 행정 관념에서는 특히 사전・사후적

이해조절법으로서의 행정법 형성과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 이해조절적 관점에서는

위법・부당, 기속・재량, 수익・침익, 허가・특허, 무효・취소, 배상・보상 등 전통적으로 대립

해 왔던 행정법 개념들 간의 중간영역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해명이 행정법의 향후 주

요 과제가 될 것이다. 행정법학의 많은 논의들을 이해조절법적 행정법체계로 접근하게

되면, 상충하는 이익의 비교형량을 통한 일방의 선택보다 제이익 상호간의 조절과 조화

를 도모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며, 이를 위한 절차나 과정에 특히 유념하게 됨으

로써, 성숙된 법치주의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16)

행정법이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사회구성원 중 ‘누구’ 또는 ‘어느 계층’의 자유인가

를 구별하여 묻지 않을 경우 결과적으로 형성되는 현실적 구조를 분석한 연구는 본격적인 법

사회학적, 비판법학적 연구에 해당한다.

행정법의 자유화의 한 내용으로서 행정법의 주관화 혹은 개인화는 자율적인 시민,

자기 권리를 자각한 시민을 형성・주체화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그

덕에 개인은 국가와 대등한 주관적 권리의 주체가 되었다고 보는 게 옳다. … 행정법의

주관화・개인화로 초래되는 객관법으로서 행정법의 후퇴도 생각해야 한다. 주관화・개인

화의 경향은 “공공성이나 공익에 대한 관심을 결여한 치열한 사익 추구와 거기서 비롯

되는 사익 대 사익의 첨예한 갈등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행정법은 일차적으로 객관

‘법’이다. 이것이 과도하게 주관화・개인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면 행정법의 공익실

현 작용은 중대하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17) … 자유의 다의적 의미를 인식하고 양날의

칼로서 자유주의 행정법의 ‘정치적’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자유주의의 서로 다

16) 최승원, 행정법과 공익 - 이해조절법적 행정법으로 -, 행정법연구 제15호, 2006. 5, 110면

17) 이계수, 자유주의와 한국 행정법, 행정법연구 제31호, 2011.12, 6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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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76

른 요소 중 어느 요소를 옹호하고 어느 요소를 거부해야 할지를 꿰뚫어보아야 한다.”18)

최근 미래 행정법학이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재정립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행정법학의 연구

대상으로 직접민주방식에 의한 의사결정절차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논문도 있다.19)

행정법은 분명히 法治를 위해 성립한 것이지만, 그 법의 정당성은 민주에서 비롯된

다. 사법에서 법의 정당성은 근본적으로 ‘합리성’ 내지 ‘이성’에 있지만, 공법으로서 행

정법에서는 합리성만으로 부족하고 ‘권위’ 내지 ‘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민주적 정당

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법의 본질적 징표는 민주주의와의 연결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민주와의 관련성이 법의 효력요건 내지 법치의 배경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되었다는 점이다. …

군주제가 폐지되었음에도 여전히 행정법에서 민주가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것은 근

본적으로 간접민주제와 대표제 때문이다. 즉, 국민이 주권자이긴 하지만 대표를 선출하

여 의회를 구성한 후에 그 의회가 법률을 제정하면 더 이상 국민의 주권이 미칠 수 없

기 때문에, 법률은 ‘민주의 차단막’이 되고, 따라서 법률을 출발점으로 하는 행정법에서

민주는 사라지는 것이다. …

그리하여 직접민주방식에 의해 행정에 관한 규범이 제정되거나 개별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헌법개정 또는 - 국회에 의한 또는 헌법개정에 의해 도입되는 직접민주적 절

차에 의한 - 법률제정에 의하여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직접민주방식에 의한

행정에 관한 의사결정절차도 행정법학의 연구대상이 되어야 한다.20)

  1. 법치주의

법치주의 원칙도 그 단계별로, 또 외부적 요소에 따른 사회 변화와 상호작용하면서 우선적

으로 요구되는 구체적 요소가 달라져왔음을 볼 수 있는 논문으로 박균성, 법치행정의 원칙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행정권의 의무, 행정법연구 제2호 (1998. 4), 이원우, 현대적 민주법치국가

에 있어서 행정통제의 구조적 특징과 쟁점,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 4) 등이 있다. 1998년 제

2호에서는 기본적으로 법치행정의 消極的인 원칙으로서의 엄격성이 강조된다 : “행정은 이미

존재하는 법에 존속되며, 그 법을 위반하여서는 안되며, 행정권의 행사는 법에 근거가 있어야

하며 법의 근거가 있어야 함에도 법에 근거가 없는 경우에는 행정권은 행사될 수 없으며 만일

행정권이 이들 원칙을 위반하여 국민의 권익을 침해한 경우에는 司法的 권리구제가 행해져야

18) 이계수, 위의 글, 71면

19) 박정훈, 행정법과 ‘민주’의 자각 - 한국 행정법학의 미래,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5

20) 박정훈, 행정법과 民主의 자각,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 5. 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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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77

한다는 것을 기본적인 내용으로 한다.”21)

法理論상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이며 법치행정의 원칙이 우리나라 행정법의 기본원칙

을 이룬다는 것은 확고한 사실이다. 그러나 現實은 법에 의한 행정과는 상당히 큰 거리

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에 의한 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規範的 當

爲와 法現實 사이에 큰 괴리가 있었던 원인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한국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이에 따른 빈번한 법개정 그리고 국가발전이 가

장 큰 국가적 과제로 되면서 행정권 주도의 국정운영이 행하여져 온데 있다. 정책목적

달성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에 행정권은 법을 국가정책실현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경향이 강하였고 행정권에게 넓은 활동의 여지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여러 면에서 법치행정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 국민

들의 관심이 이제는 경제발전에만 집중되지 않고 자유와 평등 등 기본권의 향유에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국민의 권리주장과 평등에의 요구가 강해

지고 있다. 다른 한편 국가발전에 따라 사회가 전문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그리하여

이제는 행정이 관료집단의 人間的인 능력만에 의해 행해지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국제

화와 신자유주의의 확대에 따라 국가의 개입이 축소되고 사적 부문의 자유로운 경쟁이

커짐에 따라 자유로운 경쟁의 틀을 이루는 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22)

2011년에는 현대 민주법치국가에서는 행정에 대한 소극적 통제와 더불어 규제형평제도와 적

극행정면책제도와 같이 행정이 전문성과 자율성을 발휘하여 적극적인 행정을 할 수 있게 뒷받

침할 제도가 마련되어야 함이 강조된다. 이는 법치주의의 단계적 진화 그리고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최근 기존 규제 하에 신기술의 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한 임시허가23),

규제샌드박스와 본격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적극행정면책제도 등의 도입은 이러한 지도이념

의 변화가 시기적절한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현대 민주법치국가에서 행정통제는 상반된 두 가지 요구를 내포하고 있다. 한편으로

행정권한이 확대됨에 따라 권한이 남용될 위험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폐해를

방지할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적극적 공익실현을 내용으로 하는

복합적이고 전문적 행정임무를 적절히 수행하려면 행정이 타율적으로 소극적 통제의

대상으로만 남아서는 안되고, 행정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대

21) 박균성, 법치행정의 원칙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행정권의 의무, 행정법연구 제2호, 1998. 4. 160면

22) 박균성, 위의 글, 160면

23) 김태오, 기술발전과 규율공백, 그리고 행정법의 대응에 대한 시론적 고찰 -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 화 등에 관한 특별법 (소위 ICT 특별법)상 임시허가제도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38호, 201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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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78

적 민주법치국가에서 행정통제는 적극적 행정책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

다. … (압축성장은) 한국의 경제발전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발전에 대해서

도 타당한 표현일 것이다. … 서구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입헌군주제를 거쳐 민주

법치국가로 단계적으로 발전하였지만, 우리나라는 권위주의적 체제에서 발전된 민주법

치국가제도가 곧바로 수입되면서 두 단계의 상이한 요구를 동시에 수행하여야 하는 문

제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 한편으로 행정의 투명성 확보와 행정재량축소를 통해 행정

통제를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 이로 인한 소극행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행정면

책제도와 규제형평제도를 도입하려는 것도 한국이 처한 문제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

한 노력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24)

오늘날 우리나라 법학은 여전히 합법과 위법이라는 이진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물론 법규범의 잣대에 비추어 무엇이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지에 대한 답

을 찾는 것은 중요하고 법의 핵심적인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는) 적법하지

만 (실질적으로는) 부당한, 법의 취지에 비추어 허용되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형식적으로는) 위법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묵인될 수 있고 또 묵인되는 것이 정당한 경우가 있다. 또한 오늘날 비공식적 협

력행정의 영역에서 행정과 국민이 수용성이 높은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협력하는 경

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명백히 위법한 상태를 상당기간 묵인하기도 한다. 행정으로

서는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형식적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이를 쉽게 위법하다고 단정

하기 어렵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적법과 불법 내에서도 다양한 법적 평가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적법한 여러 대안 가운데 어떠한 대안이 더욱 법의 정신에 부합하는지, 관계법령의 종

합적 체계적 해석을 통해 어떠한 대안이 더욱 법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분

석과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법률에 포함되어 있는 사회적 합의로부터 평가

기준이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은 법학자의 임무이다. 이익형량,

효율성, 비례성 등 법원리는 그 자체로서 위법이냐 적법이냐의 이진법적 접근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즉 법적 판단은 합법/위법의 이전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다층적 스펙트럼으로 이해되어야 한다.25)

  1. 국가 그리고 세계

국가에 대한 관념은 행정법학의 기초를 구성하는 이론이다. 행정법학의 연구대상과 방법론의

24) 이원우, 현대적 민주법치국가에 있어서 행정통제의 구조적 특징과 쟁점,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4, 105-6면

25) 이원우,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관제,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 2, 1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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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79

확장을 위해서는 전통적 행정법학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가법인설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그 필연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수적이다. 이현수, 국가의 법적 개념 - 프랑스 공법이론상

국가법인설의 수용과 전개, 행정법연구 제36호 (2013. 7), 영국법 전통과 ‘state’ 개념, 행정법연

구 제38호 (2014. 2.), 정호경, 국가법인설의 기원과 전개 과정 - 독일에서의 발전과정을 중심으

로, 행정법연구 제42호 (2015. 7) 등의 연구들이 국가에 대한 법개념이 재구성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행정조직법, 공무원법 분야에서는 국가의 내부로 들어가서 각 행위주체

들에 독립적 의미를 부여한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아래 행정조직법, 공무원법 참조)

예컨대 영국의 경우에는 유럽공동체에 가입하기 이전까지는 대륙법계에서와 같은 법

인으로서의 국가 개념을 알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규율하고 시민을 보호하

는 정비된 법질서를 발전시켰음을 감안한다면 국가를 법인으로 개념하는 것이, 시공을

초월하여 타당할 수 있는 보편적 관점이라기보다는 이론이 생성될 당시의 유럽 대륙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또는 이념적 맥락에서의 필요에 의하여 강하게 각인된 관점일

수도 있다는 의문을 조심스럽게 품어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근래의 유럽에서는 법의 유

럽화와 국제화라는 이중의 현상을 겪으면서 그 귀결로서 개별 국가는 자신의 전통적

영역이었던 바를 국제법 또는 유럽법에 내어놓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개별 국가에게 유

보되었던 영역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데, 이처럼 국가의 내적 권능이 국제화되는 과정

이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요컨대 유럽연합의 틀 안에서는 아마도 국가의 비법인화

(dépersonnalisation juridique de l'Etat)와 국가의 주권성의 종말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

미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국가를 법적으로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 시공의 제약 하에서 여러 설득력 있는 관점들이 제시될 수 있을

따름임을 확인할 수 있다.”26)

국가법인설이 전제하는 기관론은 실제 공무원이 행하는 결정의 정치적 의미를 전혀

도외시하게 됨으로써 행정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 행정현실에 부합하

는 이론의 구축을 방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옐리네크와 볼프에 의해 완성된 기관개

념을 기초로 하면 먼저 하나의 법인내부에서의 다수 기관들 사이의 법적인 관계들은

적절하게 파악될 수 없다고 하면서, 기관은 다른 법주체에 대해 일시적으로 법인의 권

한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내부에서의 고유한 자신의 권한 내지 동일한 법주체의

다른 기관들에 대한 고유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행

정이 실재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 국가에 대한 법개념은 … 변화된

정치적・사회적 조건들 및 헌법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다.27)

26) 이현수, 국가의 법적 개념 - 프랑스 공법이론상 국가법인설의 수용과 전개 -, 행정법연구 제36호, 2013. 7, 9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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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80

한편, 오늘날 세계화의 진행은 성숙기로 들어가 이제 예상되던 파급효과들에 대해 유권자들

이 반응하고 저항하는 데 이르렀다(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선출 등). 외국

의 통상관련 행위 등 국제적인 현상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층위의 국제 규범들이 국내법에 영

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국가 주권의 일부인 행정권을 기반으로 전개된 행정법 이론만으로는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규범 지형(地形)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행정법연구」에도 이에

대응하는 다수의 논문들을 볼 수 있다.28)

종래 행정법은 “행정에 관한 국내공법”이라고 정의되어 왔다. 그런데 글로벌한 사회

에서 행정법은 여러 가지의 도전에 직면한다. 우선 행정법이 국내법에 한정되는가의 문

제가 있다.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 금융시장은 IMF의 규정에 의하여 ‘재구조화’되었다.

환경법 분야는 폐기물관리와 습지보전 그리고 지구온난화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

제조약이 대폭 국내법으로 수용되었다. 한미 무역협정은 우리 산업의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상의 문제에서도 국내법과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

다. 그렇다면 행정법을 국내법이라고 한정하고 출발하기에는 그 분야가 너무 협소하거

나 아니면 문제의식이 깊지 못할 위험이 있다.29)

한미 FTA의 협상과정에서 한미 FTA의 국내법적 영향 및 법적 문제를 검토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자유무역에 관한 조약이라는 이유로 주로 국제법 내지

는 통상법의 관점에서 검토되었고 국내법적 관점에서는 충실하게 검토되지 못하였다.

… 한미 FTA는 한국의 행정조직, 행정절차 및 행정구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미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한미 FTA의 국내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에

서와 같이 이행법을 통하여 협정의 이행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은 아닌지 검

토되어야 한다.30) ‌

  1. 공법과 사법

소송법학의 영역에서 공・사법 구별의 쟁점은 이미 이루어진 법적 행위에 대해 소송의 유형,

27) 정호경, 국가법인설의 기원과 전개 과정 - 독일에서의 발전과정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42호, 2015. 7, 17, 19면

28) 류병운, 세계행정법, 행정법연구 제16호, 2006.10.; 김광수, 글로벌 시대의 공익론, 행정법연구 제19호, 2007.12. ; 박균성, 한미 FTA의 국내법적 문제에 대한 시론적 연구, 행정법연구 제32호, 2012.4 ; 김용섭, UNESCO 문화다양성 협약을 둘러싼 법적 문제,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2; 김대인, 세계행정법과 국제 기구 ― 세계은행의 부정당업자제재 제도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45호, 2016.6.; 강지은, 사피엔스 (Sapiens)와 公法의 미래 - 유발 하라리 저서 뺷사피엔스뺸상 인류 역사를 토대로 고찰해 본 公法의 발전과 정 및 미래 전망 -, 행정법연구 제55호, 2018.11.

29) 김광수, 글로벌 시대의 공익론, 행정법연구 제19호, 2007.12. 100면

30) 박균성, 한미 FTA의 국내법적 문제에 대한 시론적 연구, 행정법연구 제32호, 2012. 4, 8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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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81

적용되는 법원리 등을 결정하기 위해 관련 규정, 생활관계의 성질 등을 사후적 관점에서 고려

하여 결정된다. 제도법학의 영역에서는 사전적으로 국가가 사회문제에 대한 개입을 검토할 때

공법적 접근과 사법적 접근 중 택일 또는 조합의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공・사법의 철학, 관련

행위자들의 행위에 미치는 영향 및 그로 인한 개입의 성공가능성 등이 검토될 것이다.

개인들의 삶이 다양한 층위의 공동체를 통해 - 국가,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정치공동체 외에

도 경제, 사회 공동체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 네트워크화 되어

있어서 국민의 기본권 실현을 목적을 하는 복지국가에서는 사적 영역이 공적으로 전환되는 경

향과 함께 공적 영역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적 영역으로 전환하는 경향도 함께 존

재한다. 따라서 공・사법의 구분은 전면적, 택일적인 것이 아니라 국면에 따라 그리고 공익성의

경중 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검토되기도 한다. 그러한 연구는 규제와 급부 양쪽의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김유환, 정부규제의 대안과 대체질서,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4)에서 제시하는 규제매트릭

스에는 (1)정부의 규제 외에도 그 대안으로 (2) 私法질서와 소송절차수정에 의한 대안으로서

과실책임에 기한 불법행위책임 (일반 과실 책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제조물책임, 위험책임

등 무과실책임의 창설, 상린관계, 민사소송절차법상 입증책임 전환, 집단소송절차의 도입, 원고

적격의 범위 확대, 소송절차의 변경 등을, (3) 시장기능과 경제적 유인(economic incentive)에 기

반한 대안으로서 대출과 대출보증, 매도가능한 권리, 거래가능한 재산권, 경쟁적 시장의 개설과

가격상한제, 공적 소유방식 등을, (4) 자율규제를 통한 대안으로서 임의자율규제, 위임자율규제,

메타규제 등과 표준설정을, 그리고 (5)보험 기타 보상계획을 통한 대안과 (6) 정부의 영향력에

의한 대안으로 정부계약, 정보공개 및 공표, 의사소통과 교육, 행정지도 등이 포함된다.31)

그러므로 각 대안이 가지는 한계상황을 이해하고 그 대안을 통해 규제목표를 달성하

기 위해 어떠한 보완조치가 필요한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약한 명령・통제식 규제와 규제의 대안을 결합시키기도 하고, 복수의 규제의 대안들을

결합시키기도 하는 복합체제가 필요할 수 있다. 예컨대, 사전규제적 성격을 띠는 자율

규제와 사후규제의 성격을 띠는 특정한 사법질서를 결합시킴으로써 더 나은 규제시스

템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규제의 대안의 조합을 통한 규제목표에 대한 접근은

하나의 과학이며 동시에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32)

급부행정에 있어서 민영화, 私化(privatization)에 관한 연구는 「행정법연구」 창간 초기부터 밀

도 높게 나타난다. 민영화 관련 논의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행정법연구」가 창간된 1997년 12

월 IMF 체제로 상징되는 경제사회적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강력한

31) 김유환, 정부규제의 대안과 대체질서,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 4.

32) 김유환, 위의 글, 5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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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82

수요가 있었고, 정부의 기능민영화가 21세기 국가과제로 추진된 것이 그 배경이 되었다.33) 정

부와 민간 상호간의 기능분배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배경으로 조직법적, 규제법적 쟁점들을 아

우르는 분야이다.34)

  1. 입법

입법은 구속력있는 공식적 제도를 형성하는 가장 의도적이고 명확한 수단이다. 따라서 행정

법령의 내용은 연구대상인 ‘제도’의 1차적 모습을 확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행정법령을

제・개정하는 과정은 ‘제도’가 형성되는 과정의 일부로 연구될 수 있다.

일반론으로서는 주로 법률유보 원칙을 다루고 있다.35) 국회가 행정작용을 직접 근거지워 주

어야 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는 국가의 통치제도 하에서 국회와 행정부의 권한분

배에 관한 문제인 동시에 법률유보원칙을 통해 사법부가 행정부의 권한의 근거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권한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2005년 행정법이론실무학회가 국회 법제실과 [입법에 관한 국회의 책임과 역할] 이라는 주

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 후 게재된 특집논문들이 입법관련 대표적 연구이다. 고 최송화 고

문님은 기조연설에서 국가의 제도와 기능의 확대, 인구의 증가, 교육의 보편화, 자유와 권리의

식의 고양, 정보화 사회의 심화에 따른 의사소통의 폭과 속도의 증대 등으로 인해 대의민주주

의라는 전통적 패러다임이 직접 민주주의와의 관계 설정 및 경계선의 변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환기시키셨다.36)

당시 17대 국회에서 의원입법의 수가 16대 국회의 의원입법에 비해 현격히 증가하고 그리고

가결율이 정부제출 법률보다 현저히 높은 현상을 직면하여, 의원입법의 의미와 질 제고에 대한

요청이 커짐을 보여준다. 의원입법은 “국가 및 사회의 변화방향을 정확히 관측하고 이를 제도

화할 임무”를 갖지만, 이러한 정책적 입법의 증가가 법의 속성에 영향을 미칠 것임이 지적되고

있다.

33) 이원우, 정부기능의 민영화를 의한 법적 수단에 관한 고찰 - 사인에 의한 공행정의 법적 수단에 대한 체 계적 연구 -, 행정법연구 제3호, 1998. 10, 108-9면

34) 최승원, 공기업 민영화의 법적 기초, 행정법연구 제21호, 2008.8; 차민식, 기능사화와 국가책임에 관한 소 고,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 4; 김유환, 우리 민영교도소제도의 행정법적 문제, 행정법연구 제40호, 2014. 11; 황창용, 민간투자도로의 통행료에 관한 법적 고찰, 행정법연구 제40호, 2014.11; 박재윤, 보장국 가론의 비판적 수용과 규제법의 문제, 행정법연구 제41호, 2015. 2.

35) 최정일, 독일에서의 행정유보론의 현황에 대한 약간의 고찰, 행정법연구 창간호, 1997. 6; 김환학, 법률유 보 - 중요성설은 보장행정에도 타당한가 -, 행정법연구 제40호, 2014. 11; 박정훈, 행정법과 법해석 - 법 률유보 내지 의회유보와 법형성의 한계 - (대법원 2014.4.10 선고 2011두31604 폐차신고수리거부처분취 소사건 판결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43호, 2015. 11.

36) 최송화, 21세기의 국회상을 그리며,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 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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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83

그런데 법률의 정책적인 면이 부각되면 그 반사적인 효과로 법률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 줄어들고 그 당위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게 된다. 특히 어떤 정책에서 소외되는

사람이나 대립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그룹은 끊임없이 당해 정책과 이를 구체화하는 법

률에 저항하며, 그 결과는 헌법소송 혹은 극단적으로는 법률 불복종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법률이 더욱더 정책적 성격을 띨수록 종래 법률이 담당해 온 사회의 기본적인 가

치설정에 관련된 임무는 약화될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요인으로 말미암아 헌법적 논

의가 강화되게 된다.37)

이렇게 정책을 제도화하는 법률 중에는 권리・의무를 발생시키는 규정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 밖의 나머지 규정들은 (성공적으로 작동한다면) “국가기구 및 정부의 주요임무를 정하고 정

책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각종 단체와 기업을 포함하는 국민 개인의 행위를 통제하고 일정방

향으로 유인할 수 있으며, 국가자원의 배분체계와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

다. 행정소송에서 중요한 것은 전자와 같은 법적 효과를 갖는 규정이지만, 나머지 규정들도 그

제도가 대응하고자 한 상황들이 무엇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를 해석함에 있어 고려사항이 된다.

따라서 제도법학으로서 행정법학은 법률이 효과를 발생하는, 달리 말하면 개인이나 국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입법에 관심을 두게 된다.

그 전후로 「행정법 연구」에 입법 일반에 관한 논문은 거의 없다. 행정법학자들이 국회의 현

실적인 작동과정을 많이 개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의 정치과정으로서의 본질 때문에

문제의 인식이나 해법에 있어서 헌법학 또는 정치학 등 사회과학적 고찰이 더 적합한 점이 있

을 수도 있다. 그러나 1998년 설립된 한국입법학회, 2004년 설립된 한국입법정책학회 등 전문

학회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보면, 한국의 ‘입법학’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별도의 연구 장르로, 개별 법률에 대해 제도적 관점에서 목적 및 그 실현을 위해 채택된 조

직, 수단 등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입법적 대안을 제시하는 논문들을 볼 수 있다.38) 최근 입

법평가제도가 입법의 합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활용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행정법 연구」에서 입법평가론 자체의 기능과 방법론을 정면으로 다룬 논문은 없

37) 김광수, 의원입법의 영향과 책임성,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10, 30면

38) 김용섭, 바둑문화의 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과 입법방향, 행정법연구 제22호, 2008.12; 최윤영・

최승원,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의 법적 쟁점과 과제」, 행정법연구 제40호, 2014. 11; 김용섭, 재난 및 안전 관리 법제의 현황과 법정책적 과제, 행정법연구 제45호, 2016. 6; 정호경, 마정 근, 화학물질 관리 법제에 관한 연구 -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화평법・화관법의 비교를 중심으로 -, 행정 법연구 제44호, 2016. 2; 정호경,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구조와 쟁점, 행정 법연구 제47호, 2016.12; 이은기, 묘지・장사행정(葬事行政)규제법제의 개선방안에 관한 소고,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 2; 문상덕, 주민자치조직의 법제화 - 주민자치회에 관한 법률 제정의 방향 모색 -, 행정법 연구 제48호, 2017.2; 조성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법적 문제, 행정법연구 제56호, 201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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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84

지만 위와 같은 개별 법제에 관한 논문들은 실질적 의미의 입법평가에 해당된다고 보인다.

이와 별도로, 보장국가의 모델과 함께 입법의 새로운 패러다임도 제시되고 있다. 규율 대상

의 복잡성과 기술성, 공사협력으로 인한 행정수행구조를 고려할 때 법률유보 원칙을 실현하는

입법의 세부구조로서 의회와 행정의 역할을 재정립하여 입법을 지속적인 정보취득과 반영이라

는 일종의 학습과 반성적 과정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연구와 행정규제에 있어서 사인의 규범정

립에 대한 참여가 늘어나는 현상을 도그마틱적으로 분석한 연구 등이 실질적 의미의 입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된다.

보장행정의 상황적 특징은 행위자의 다극성으로 인한 행정임무의 복잡성과 그 수행

에 이어서의 불확실성이다. 그 결과 의회의 입법가능성과 실제 발생하는 문제의 법률적

해결 필요성 간에 괴리가 발생한다. 입법자는 더 이상 그러한 고도의 복잡성을 갖는 법

소재를 실체적 프로그램으로 조종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의회의 지시 및 장악능력이 행

정의 임무와 구조를 포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행정법학적으로 주목할 것은 행정의 독

자성이다. 법체계 합리성의 위기는 행정의 독자성 확대로 인해 법을 통한 조정과 형성

의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이것이 곧 입법의 포기를 의미하지 않

는 것은 물론이지만, 중요성설에 기초한 법률의 실체법적 언명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법률유보의 의미 그리고 법률우위와의 관계가 변화한다. 즉 국가의 임무영역이 점차 광

범해지고, 규율에 대한 요청이 세분화됨으로써 전지적이고 무한책임을 지기보다 규율지

식을 학습하는 행위자로서, 다른 행위주체들 고유의 구체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신축적인 대응능력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한 경험이 획득되는 경우에는 의

회에 의한 규율구조와 법상태의 수정(사후조종)은 항시 가능하다 할 것이다. … 보장행

정에 있어서는 그 형성여지와 절차책임이 사인과의 협력과 결부되어 있다. 즉 행정은

더 이상 - 입법자에게서 물려받은 권위에 기반을 두고 - 질서와 급부를 양손에 쥔 절차

의 지배자가 아니다. 따라서 행정이 사회적 가치를 규정하기 보다는 규율구조에 의존하

여 관리하는 역할로 전환된다. …

법률제정권자는 불확실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규율하는 경우 예측의 권한을 발휘하

는 한편, 이로부터 사후개선의 헌법적 의무가 도출된다. 법률제정권자의 사후관찰과 사

후파악의 의무를 통해 법률유보의 관념은 계속적인 수정의 요청으로 이어진다. 법률제

정권자의 예측이 어긋났다는 것이 밝혀지거나, 여러 행위자의 협력관계를 법률로 조직

했으나 기대했던 대로 작동되지 않은 경우, 그리고 실험법률과 같이 처음부터 한시적인

경우 법률제정권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39)

최근 삼권분립에 대한 예외현상으로서 입법절차에 사인들이 관여하는 현상들이 늘어

39) 김환학, 법률유보: 중요성설은 보장행정에서도 타당한가, 행정법연구 제40호, 2014. 11, 22-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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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85

나고 있다. 이는 권력분립 및 국가기관에 대하여 인정 정당성의 고리를 다원화하여 다

양한 방식으로 기능적인 권력분립을 추구하는 이해에 의하여 정당화될 수 있다. … 이

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국가의 조종능력 상실과 그로 인한 자성적 법 (reflexives Recht)

이 필요하다는 이론적 입장을 고려할 수 있다. …

사인의 규범정립은 행정규제에 있어서 이른바 ‘규제된 자율규제’의 전략과 밀접한 관

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규제된 자율규제는 국가의 규칙설정과 사인의 자율의무부담, 사

인의 외부통제와 국가의 감독, 기업과 관련된 조직 및 절차규정의 활용 등과 같이 사인

의 자율적 수단을 활용하여 규범을 집행하는 현상을 의미하지만, 규범의 정립에 있어서

도 사인이 주도하거나 관여하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는 바, 규제된 자율규제에서는 입

법자가 일반적으로 설정한 목표나 기초조건을 사적 규범정립을 통하여 채워나가는 것

이 될 것이다. 이는 최근 보장국가론에서 논의되는 중요한 규제수단에 해당한다. 또한

법규범의 정립권한을 사인이 행사하는 도그마틱적 기초는 공무수탁사인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40)

Ⅳ. 행정작용유형론 : 제도적 대안들

추상적인 행위형식에 따른 법도그마틱의 정립을 기반으로 하는 행정작용유형론은 법치주의

의 형식적 안정을 가져오고 그 결과 행정에 있어서 복잡성을 감축하고 부담을 경함하는 기능

을 하였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제도들이 공무원과 이해관계들의 행위에 미치는 실제적 영향을

관찰하고 반응하지 못함으로써 행정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대상이 되는 생활영역에 불합

리한 왜곡을 가져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행정법연구」에는 개별 행정 영역에서 행위형

식과 관련된 일반적 도그마틱이 현실과 괴리되는 부분을 관찰하고 이를 개선할 대안을 제시하

거나 다양화되고 혼합되는 형식・수단을 위한 새로운 도그마틱화를 시도하는 연구들이 다수 나

타난다.

행위형식론에서는, 행정작용을 분절적으로 재단하여 행정작용의 일정 단면이나 양상

을 예컨대 행정행위를 비롯한 일정한 ‘행위형식’으로 파악하고 개별 행위형식마다의 의

의, 법적 성질, 법적 효과 등을 개념화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행정작용의 어떤 국면이

나 양상을 일정한 행위형식의 개념으로 받아들인다면, 당해 행위마다의 구체적 목적이

나 내용, 실질적 기능과는 관계없이 각 행위형식에 부여된 법적 규율의 총체로서의 공

통적 개념을 기초로 다양한 행정작용을 횡단적・통일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 결

과 행위형식론에 기해 정립된 법개념과 법도그마틱은 무한의 범위에서 전개되는 복잡・

40) 박재윤, 행정규제에 있어서 사인이 규범정립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44호, 2016. 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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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86

다양한 행정활동을 단순화하여 파악할 수 있는 기능(복잡성 감축기능)을 수행함과 동시

에, 현안이 된 문제 사안을 미리 정립된 법개념과 법도그마틱에 대입함으로써 어떤 행

정작용에 어떠한 법적 규율이 미치는 지의 여부를 당해 행위형식에의 부합 여부를 통

해 알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법리 규명의 부담을 던 채 (부담경감기능 (Entlastungs-

funktion)) 비교적 손쉽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나 해답을 구할 수 있게 되어 행정에 대한

법적 통제의 가능성도 높일 수 있었다. …

실제의 행정활동은 일정한 행정목적의 실현을 위하여 다양한 변수들이 개입하면서

복합적인 성격과 동태적인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어떠한 행위의 구

체적인 목적이나 내용과는 관계없이 공통의 법적 규율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행위형식

의 징표가 어느 정도 추상적일 수밖에 없게 되는데, 모든 법적 규율들을 지나치게 추상

적・형식적으로 단순화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행위형식에 적합하거나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허구적인 평가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 행정

법학이 일반행정법 중심의 추상적 법개념과 법도그마틱의 정립에 치중함으로써, 행정작

용의 실질적 내용을 담아내지 못하거나 개별・구체적 상황에 대한 실효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공허한 방법론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제기된 것이다.41)

현대의 행정활동을 더 형식패턴에 편입시킬 수 없는 상황이 점점 더 늘어간다. 형식

론에서 완벽을 기하려고 하면,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괴리가 빚어지는데, …

형식・수단의 혼합의 행정법적 형상의 도그마틱적 관철 역시 가능하여야 한다. 도그

마틱적 관철이 가능하기 위해 먼저 전제로 하여야 할 점은, 형식・수단의 혼합이란 결코

마음대로의 무질서한 혼동이나 전체 행정작용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작용형식과 수단의 특수한 결합을 의미한다. 이때 특수한 사례에 관한 개별적으로 존재

하는 착안점에 연계되어야 하는데, 그것의 일반화가능성이 탐문되어야 하고, 헌법적 규

준이 탐구되어야 하고, 일반행정법의 원칙이 전개되어야 하는지 여부가 고려되어야 한

다. …

형식・수단의 혼합에 적용이 가능한 법에 대한 물음은 원칙적으로 두 가지의 해결선

택을 전개한다: 혼합을 전체로서 통일적으로 고찰하는 것(일괄적 접근)과 혼합된 법적

행위 내지 사실행위를 분리되게 고찰하는 것(개별적 접근). 42)

  1. 행정행위

행정행위에 관한 논문으로는 하자와 효력(6편)43), 재량과 판단여지(5편)44), 인허가제도(5편

41) 문상덕, 현대의 행정 변화와 행정법학 방법론 연구,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10, 124-5면

42) 김중권 행정법상 행위형식・수단의 혼합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35호, 2013.4, 30, 38,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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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87

)45), 부관(6편)이46) 있다. 인허가제도에 관한 연구에서는 행정행위의 형식적 이념형으로 제시되

는 특허, 허가, 인가, 신고 등이 관념적이고 평면적인 법도그마틱으로만 이해될 경우 행정 및

시장의 현실과 괴리를 빚는 지점들을 지적하고 이를 현실에 적합한 형태의 제도로 수정하는

노력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사고의 지평을 열어서 판례를 변경시키고 입법적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허가는 사전에 요건이 통제되지만, 신고는 도달만으로 효력이 발생하고 법령 준수

여부의 통제는 시정명령 등 법령상 규정된 사후규제권한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

전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사후적 통제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민에게 보다 유리한

제도라는 것이다. … 신고한 내용 자체로 위법행위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행위 개시 이

전의 규제는 불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일단 신고제는 행정청의 수리 없이도

당해 행위를 적법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허가와 다른 것이지, 위법한 사항이 발견되

었을 때에도 미리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까지 반드시 보아야 할 것은 아닐 것이

다. 그리고 앞서 사례에서 보았듯이 시민이 행위를 개시한 이후에 사후적으로 통제를

하는 것이 시민에게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행정청이 신고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법령위반사항이 있어 신고한 내용대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시정명령 등의

43) 김성태, 무효인 조례에 근거한 권한없는 행정청의 행정행위의 효력: 대법원 전원합의체 1995년 7월 11일 선고, 94누4615 건설업 영업정지 처분무효확인, 행정법연구 창간호, 1997.6; 김남진, 행정행위의 하자승계 론과 규준력이론 행정법연구 제2호, 1998.4; 박균성,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구성요건적 효력,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김용섭, 행정행위의 효력발생요건으로서의 통지, 행정법연구 제5호, 1999.11; 이현수, 行 政行爲의 不可變力: 독일・오스트리아 공법학상 개념의 발달과정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10.; 정호경, 행정처분 발령후 근거법률이 위헌결정된 경우의 행정처분의 효력― 대법원 판례에 대 한 비판적 검토 ―, 행정법연구 제17호, 2007.5.

44) 이은상, 독일법상의 「의도된재량」, 행정법연구 제11호, 2004.5; 장경원, EU 행정법상의 재량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23호, 2009.4.; 최선웅, 불확정법개념과 판단여지, 행정법연구 제28호, 2010.12.; 김은주, 행 정재량과 절차적 정당성의 모색 ― 미국에서의 이론과 법제도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37호, 2013.11.; 송시강, 행정재량과 법원리 ― 서론적 고찰 ―,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2.

45) 선정원, 기한방식에 의한 인・허가규제의 한계와 행정내부규제의 개혁, 행정법연구 제7호, 2001.9; 선정원, 인가론의 재검토, 행정법연구 제10호, 2003.10; 이현수, 공법상 허가와 민법상 책임 ㅡ독일의 상린관계법 상의 논의를 중심으로ㅡ, 행정법연구 제11호, 2004.5; 이경운, 영업자 지위승계신고의 수리와 행정절차 ―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는 혼합적 허가인가? ―, 행정법연구 제15호, 2006.5; 선정원, 인허가의제의 효력범 위에 관한 고찰, 행정법연구 제34호, 2012.12; 김중권, 행정법상 행위형식・수단의 혼합에 관한 연구― 독 일에서의 논의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35호, 2013.4.

46) 김용섭, 행정행위의 부관에 관한 법리, 행정법연구 제2호, 1998.4; 박정훈, 기부채납 부담과 의사표시의 착오 : 대법원 1995.6.13. 선고 94다56883 판결, 공보 1995, 2390,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김대인, 계 약의 형식으로 된 부관의 법률관계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5다65500판결에 대한 판례평석 ―, 행정법연구 제26호, 2010.4; 박재윤, 행정행위의 부관에 관한 분쟁유형별 고찰, 행정법연구 제38호, 2014.2; 이승민, ‘불확정 부관(개방형 부관)’에 대한 법적 검토― 협의, 협약(계약) 체결, 사후 승인신청 등을 요하는 부관의 법적 문제점 ―,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2; 선정원, 기부채납의 부담에 대한 독일 과 미국의 사법적 통제의 비교와 그의 시사점, 행정법연구 제50호, 2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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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88

권한을 행사하여 당해 행위를 중지시키고 원상회복을 명하게 될 것임이 명백하게 예상

된다면, 수리 거부를 통해 사전에 금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47)

입법자는 집행조직으로서 행정에 대해 해야 할 업무의 실체적 내용을 결정하고 그것

을 집행할 조직을 설립하며 업무처리의 절차를 규정함으로써 업무의 실체적 내용, 조직

과 절차를 형상화하여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법률들에서는 행정이 처리해야 할 업무

의 실체적 내용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부분적으로 절차규정을 두고 있을 뿐 조직과 관

련해서는 해당 업무를 처리할 관할권자에 대한 규정 이외에 해당 부처내의 세부기관들

사이에서 업무의 세부적인 배분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다.

업무관할권에 관한 규정은 업무내용에 관한 실체규정과 행정조직을 연결시켜주는 연

결규정이다. … 입법자는 경제침체가 심화되면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 실체적 규제의 일

부를 철폐하거나 절차규제를 간소화하거나 심사절차를 촉진시킬 수 있는 다른 입법기

술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실체규정, 절차규정과 조직규정의 조화가 깨

져 법의 해석적용과 관련하여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인허가의제의 경우도 주무기관과 협력기관의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매우 심각한 법적

불확실성이 야기되는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 입법자는 사업자가 의제되는 인허가들

중의 일부에 대해서만 그 요건을 심사하고 인허가의 효력을 발생시켜 줄 것을 원하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는 사업에서 사업자가 사업진행단계에

따라 일정 시점에서 일부의 인허가만을 원하는 경우에 의제되는 모든 인허가의 요건들

을 미리 충족시키도록 요구하는 것은 사업자의 경제적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

될 것이다.48)

행정청의 재량을 통제하기 위한 처분의 ‘기한’ 설정과 같은 세부적인 제도가 행정청 내부에

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는지를 토대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실질을 고려한 개선방안을 제

시하는 연구도 볼 수 있다.

첫째 인・허가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그 복잡성의 정도에 따라 그리고 이해관계인 등

의 참여나 다른 행정기관들과의 사전협의필요 등에 따라 달라진다. 평균적인 공무원의

업무처리시간을 조사하여 그것을 기초로 업무담당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기한이 설정

되어야 한다. …

둘째, 특정 업무처리단계에 대한 기한설정은 입법자가 예산권자와 조직권자에게 많

은 행정업무중 해당 업무에 자원을 우선적으로 배정하도록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으로

47) 최계영, 건축신고와 인・허가의제, 행정법연구 제25호, 2009.12, 183면

48) 선정원, 인허가의제의 효력범위에 관한 고찰, 행정법연구 제34호, 2012.12, 53-4, 6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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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89

볼 수 있으므로, 자원배분의 재조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허가행정청뿐만 아니라

협력해야 할 행정기관들에 대해서도 협력의 의사표시에 기한을 설정함으로써 입법자는

협력기관에게 자원을 우선적으로 배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

셋째, 법령에 의한 강제적 성격의 기한보다는 행정기관 스스로 행정규칙에 의한 비

구속적 성격의 기한을 설정하도록 하거나 통상의 업무처리시간을 예고하도록 하는 것

이 실무현실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보다 적절하다.

넷째, 현재 민원사무편람에 의하여 공무원들과 민원인들이 업무처리기한을 알 수 있

도록 하고 있는데, 기한설정의 권한이 있는 기관이 직접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설정된

기한을 빈번하게 위반하면 그것을 인원의 부족이나 절차혁신의 필요의 표시로 보고 대

처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49)

행정행위에 있어 재량이 행사되는 중요한 영역이라 할 부관이 비중있는 연구주제가 되고 있

다. 부관에 관한 기존의 법이론이 현실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상황이나, 최근 나타나고 있는 다

양한 부관의 활용방식과 관련해서는 설명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고, 그

에 이론적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

즉 부관에 관한 독립쟁송가능성이라는 이론적으로 매우 중요시되는 문제가 부각되는

분쟁상황은 실제로는 발생할 가능성이 적고, 오히려 위법한 부관으로 인한 문제가 후속

적인 행정행위가 거부되는 단계에서 부각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학문적인

논의도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분쟁의 문제상황에 대한 별다른 고

민없이, 판례는 선행 행정행위와 이에 부가된 부관 전체에 대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후속 행정행위에서 위법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 결과적

으로 이러한 판례 및 학설의 현황은 위에서 살펴본 분쟁의 발생실태와 문제점에 비추

어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셈이다.50)

이처럼 부관 부가 당시에 그 내용 및 범위가 확정되지 않고 수허가자가 향후 별도의

행위를 통해 행정청의 협력을 구해야 하는 형태의 부관을 어떻게 지칭할 것인지에 대

해서는 아직까지 특별한 논의가 없는 것 같다. 그 내용 및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에 주목한다면 이러한 부관은 ‘불확정 부관’으로, 부관 부가 이후의 행위를 통해 내용

이 보충된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개방형 부관’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인데 … 그러므로

‘불확정 부관’에 대한 실체법적・절차법적 통제를 강화하고, 그 허용범위를 명확히 하여

법치행정의 원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를 비공식적 행정작용으로 취급하기 보다는

49) 선정원, 기한방식에 의한 인・허가규제의 한계와 행정내부규제의 개혁, 행정법연구 제7호, 2001.9, 247-8면

50) 박재윤, 행정행위의 부관에 관한 분쟁유형별 고찰, 행정법연구 제38호, 2014. 2,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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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90

부관의 한 유형으로 포섭할 필요성이 있다.51)

  1. 행정입법

「행정법연구」에 수록된 행정작용유형에 관한 논문 중 가장 많은 수의 논문은 행정입법에 관

한 것이다(행정입법 29편, 행정처분 25편, 행정계획 16편). 이러한 현상은 현대 행정작용의 핵

심은 개별적인 처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정입법에 있다고 평가될 정도로 그 현실적 비중이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이론은 현실과 괴리되어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하였음을 반영

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간호에서부터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이라는 행정입법의 유형과 효력 문제에 대한 판례의 분

석과 비판이 행해졌다. 도그마틱적 이념형으로 제시되었던 법규명명의 형식-내용-효력을 행정

권이 미스매치하여 행정입법을 제정하는 현상이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것을 보면, 이는 행정권

의 법에 대한 무지나 무시가 아니라 그 이념형이 너무 단순하여 행정의 복잡한 현실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관련 판례들에서 제시한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는 법

리들은 그러한 이념형과 현실의 괴리를 최소한의 변형으로 땜질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

다. 이러한 괴리는 헌법상 행정조직과 행정입법에 관한 문언의 역사적 한계, 행정현실에서 법

집행의 압력과 입법적 합의의 어려움 등에서 유발된다. 만약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의 이념형 준

수를 강제할 수 없다면, 그 이념형으로 달성하고자 하였던 목적, 즉 행정입법의 통제를 위한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그 1차적 대안이 국회에 의한 행정입법의

통제인 것은 자연스럽다.

    1. 행정법이론실무학회가 국회사무처를 소관청으로 하여 법인설립이 허가된 무렵 국

회와 “의회에 의한 행정입법 통제”라는 주제로 공동학술세미나를 한 후 12호 특집에는 고 서

원우 고문님의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 의회에 의한 통제를 중심으로” 라는 글을 필두로 4편의

논문이 수록되었다. 이후에도 의회통제에 관한 논문 5편이 수록되어 있다.52)

행정입법의 유형에 대한 이론과 판례를 보다 정합적 또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논문들

이 있다. 그리고 다수 초점을 변경하여 처분 단계에서 재량을 구속하는 행정규칙의 기능 자체

에 초점을 맞춘 논문들이 있다. 이는 ‘형식적 의미의’ 법적 효력에 대한 천착에서 벗어나 현실

행정에서 행정규칙이 수행하는 실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행정입법 이론에 대한 재구성을

51) 이승민, ‘불확정부관(개방형부관)’에 대한 법적 검토,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 2, 157-8면

52) 최정일, 독일과 미국에서의 의회에 의한 위임입법의 직접적 통제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21호, 2008. 8; 김용섭, 국회법상 행정입법 검토제도의 현황과 법정책적 과제, 행정법연구 제33호, 2012.8; 김재선, 미 국 REINS 법안에 관한 행정법적 논의와 시사점 - 미국 행정입법에 관한 의회심사제도를 중심으로 -, 행 정법연구 제35호, 2013.4; 김환학, 독일 연방의회의 법규명령 통제 - 협력유보의 허용성을 중심으로 -, 행 정법연구 제52호, 2018.2.; 정하명,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연방의회의 의한 행정입법통제, 행정법연구 제54호, 201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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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91

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들이 축적된 결과 오늘날 판례에서 나타나는 행정입법의 효력에 대한 묘사를 보

면, 더 이상 법적 구속력이 “있다. 없다.” 라는 도그마틱에 머물지 않고, 내부적 효력에 따라

공무원들이 이를 준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처분의 상대방 등에게 미치는 영향을 법적 관점에

서 유의미한 효력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 효력의 내용 역시 100 아니면

0 이 아니라 그 사이에 있는 스펙트럼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입법을 법규

명령과 행정규칙으로 유형화하고 그 법적 효력이 있고 없다고 설정하는 도그마틱은 사안을 간

략히 판단하도록 하는 기능은 좋았지만, 규범의 수요가 증대하고 그 결과로 규범의 체계가 복

잡해지면서, 그러한 간이한 도그마틱이 상황을 해결할 능력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행정

조직 내에서 행정과정을 규율하는 제도로서의 행정입법의 기능에 맞는 법이론이 구성되지 않

음으로써 제도의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도가 작동하는 현실의 문제

에 직면하는 법원은 이에 대해 솔로몬의 지혜와 같은 해법들을 제시하였지만, 그것이 도그마틱

의 관점에서 보면 논리적 명확함이나 단순함을 결여한 해독하기 어려운 해법으로 보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판례는 행정입법의 효력에 대해 점점 더 섬세한 설명을 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행정법 이론으로 충분히 수용된 것 같지는 않다.

행정입법의 제정절차를 광의로 보면 의회의 감독절차 등도 포함될 수 있지만, 협의로 보면

행정절차법상 행정입법예고절차, 특히 의견수렴절차가 핵심이다. 현행 행정입법예고절차는 의

견수렴의 가능성은 개방시켜 두었지만, 그 의견에 대한 행정청의 질서있는 반응을 구체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러한 절차의 문제점이나 개선을 단독주제로 한 논문은 「행

정법 연구」에서 매우 적다.

대통령령・총리령・부령, 위원회규칙, 고시 등의 제정절차는 폐쇄적이어서 민주와 거리

가 멀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임입법의 한계와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의 통제 문제가 이

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의회절차에 준하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행정입법절차가 마련된다면 행정입법의 민주적 정당성도 획득될 수 있

다.53)

  1. 행정계약

‘계약’이라는 행위형식은 ‘행정행위’처럼 개별적, 구체적 법률관계를 형성하되 ‘행정입법’처

럼 많은 규율 내용을 맞춤형으로 담을 수 있다. 따라서 행정주체와 사인간의 규율을 형성, 집

행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적 대안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국가와 사인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53) 박정훈, 행정법과 ‘民主’의 자각,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 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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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92

프레임이 여러 측면에서 변화하고 - 민주주의, 법치주의의 심화를 통한 개인의 지위 강화, 신

공공관리론 등에 의해 행정의 효율성, 지속가능성을 위해 개인에게 협상 및 협력주체로서 책임

부여 등 - 이는 행정 거버넌스의 변화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법률에서도, 실제 행정의 재량권

행사에서도 계약방식의 도입이 증가하였고, 이에 대한 행정법학적 연구도 자연히 증가하였다.

「행정법연구」 수록 논문들을 보면, 정부조달계약에 대한 연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16편중 11편)54), 그 연장선에서 민관협력에 관한 계약에 관한 연구가 있다(2편).55) 정부조달계

약은 판례상 사법상 계약으로 분류되지만,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경제적 효율

성 제고, 부패방지, 실질적 불대등관계에서 공급자 보호, 국제통상법상 요청 등 다양한 이유로

공법적 제도화가 필요함이 지적되고56), 이에 대한 구체적 제도화 방안이 연구되어 왔다. 주로

비교법적 연구를 통해 선택가능한 이론적 개념틀과 행위기준을 모색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연

구에도 불구하고 조달관련 분쟁조정위 등에서 보면 정부조달계약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는 당

사자간의 협상에 의한 맞춤형 규율이라는 계약행위의 장점은 몰각되고 행정주체가 공익과 법

령으로 일방적으로 관계를 규율하고 있다는 의심이 있고, 행정처분과 소송은 계속하여 경제활

동을 해야 하는 기업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과정일 수 있어서, 계약적 행위기준과 적극적 분쟁

조정작용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필요 등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

행정기능의 민영화와 관련된 행정계약은 계약제도의 쓰임이 세분화되는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 특성에 맞게 사법상 계약이론을 적극적으로 접목할 필요성, 국민의 기본권과 직접 관

련이 있는 민간위탁의 경우 행정계약과 함께 그 관계를 규율하는 별도 법률의 제정으로 제도

를 강화한다는 전략 등에 대해 조망되고 있다.57)

협의의 민간협력계약의 경우 계약기간이 장기간이고, 경제적 위험부담이 사인에게

거의 전적으로 전가되며, 사인과 행정주체간의 매우 큰 신뢰가 요청된다는 점에서 정부

조달계약에 비해 특수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행정의 효율

54) 홍준형, 정부투자기관에 의한 부정당업자제재통보의 법적 성질, 행정법연구 제5호, 1999.11; 김대인, 정부 조달계약에 있어서 투명성의 법적 의미, 행정법연구 제13호, 2005.5 ; 김대인, 정부조달계약에 있어서 구 속력의 한계, 행정법연구 제15호, 2006.5; 김대인, 재정행정법과 국제경제법의 상관관계에서 본 정부조달 계약, 행정법연구 제17호, 2007.5; 김대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공공조달법제의 현황과 발전 방안, 행정법연구 제31호, 2011.12; 이상수, 공공조달을 통한 사회・환경적 가치의 구현― EU의 공공조달 관련법제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33호, 2012.8.; 김대인, EU 공공조달법제에 대한 연구― 2014년 EU 개정 공공조달지침을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41호, 2015.2; 임성훈,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 자격제한과 법률유보원칙― 입찰참가 제한범위 확장을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12 ; 강지 웅, 독일 공공조달법의 역사와 체계, 행정법연구 제52호, 2018.2; 김대인, 독일의 부정당업자제재제도에 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53호, 2018.5.

55) 김대인, 행정기능의 민영화와 관련된 행정계약: 민관협력계약과 민간위탁계약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 14호, 2005.10; 박우경, 프랑스 행정법상 실시협약 변경의 한계,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12.

56) 김대인, 정부조달계약에 있어서 투명성의 법적 의미, 행정법연구 제13호, 2005.5, 195면

57) 김대인, 행정기능의 민영화화 관련된 행정계약,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10, 37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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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93

성 측면에서 협의의 민간협력계약의 경우 정부조달계약의 엄격한 적용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협의의 민관협력계약의 전후에 이루어지는 여러 가

지 조치들에 대해 행정소송의 제기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민주법치국가적 통제가 반영

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다음으로 광의의 민간협력계약에 속하는 민간위탁계약의 경우 행정의 효율성 차원에

서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법치국가적 통제의 차원에서 그 한계를 면밀하게 설

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행형업무나 교정업무와 같이 국민의 기본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를 위탁할 경우에는 이러한 통제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민간위

탁계약에 대한 통제에 있어서는 공적 주체에 의한 통제만이 아니라 민간부문에 의한

통제가능성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비해 행정처분과 대체될 수 있는 작용유형으로서 행정계약에 대한 연구는 외국의 논의

가 깊이 있게 소개된 바 있지만, 구체적 적용례를 중심으로 한 연구는 제한적이다.58) 최근 부

관에 협약 또는 계약의 방식이 결합된 경우에 대한 연구가 구체적 사례의 하나라고 볼 수 있

다.59)

  1. 행정절차・행정조사・시민참여

(1) 행정절차

1998년 행정절차법 시행을 계기로 한 특집이 편성된 이후 행정절차법을 중심으로 꾸준한 연

구가 이루어져왔다.60) 행정절차법에 채택되지 못하고 개별법으로 수용된 행정계획절차에 대한

58) 김병기, 독일 행정법상 위법한 행정계약과 그 법적 효력,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김효연, 오토・마이 어의 공법상계약 이론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35호, 2013. 4; 박은진, 프랑스 행정계약법상 ‘不豫 見’(l’imprévision)이론에 관한 연구― 공법상 독자적 사정변경이론의 정립을 위하여 ―, 행정법연구 제35 호, 2013.4; 이희정, 계약에 의한 행정의 법리적 고찰- ‘Contractual Governance’에 관한 영국의 논의를 중 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40호, 2014.11.

59) 김대인, 계약의 형식으로 된 부관의 법률관계 - 대법원 2009.2.12. 선고 2005다65500판결에 대한 판례평 석, 행정법연구 제6호, 2010.4; 이승민, ‘불확정 부관(개방형 부관)’에 대한 법적 검토 - 협의, 협약(계약) 체결, 사후 승인신청 등을 요하는 부관의 법적 문제점 -,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2.

60) 김종보, 행정절차로서의 계획절차와 도시계획수립절차 : 독일의 계획확정절차, 연방건설법전의 건설계획 (B-Plan)수립절차와 관련하여, 행정법연구 창간호, 1997.6; 선정원, 오스트리아 행정법상 ‘절차로부터 자유 로운 행정행위’와 그에 대한 권리구제 - 특히 강제행위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2호, 1998. 4; 선정 원, 행정절차에 있어 사실조사와 행정서식,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오준근,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 제되는 범위,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김철용, 계획확정절차의 도입문제, 행정법연구 제4호, 1999.4; 임재홍,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의 설정 및 공표, 행정법연구 제4호, 1999.4 ; 김광수, 의견청취절차를 결 한 행정처분의 효과, 행정법연구 제4호, 1999. 4 ; 김광수, 미국 행정절차법 연구 : 미국 행정법상 절차적 권리의 유효사거리에 관하여, 행정법연구 제12호, 2004.10; 최계영,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 법치행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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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94

연구가 계속됨도 두드러진다. 2017년 6월 49호에는 [행정절차법]이 특집주제로 채택되었다.

행정절차법의 제정에 힘입어 행정절차가 제도화되고, 이를 통하여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이 확보됨과 동시에 국민의 권익보호가 증진되었음은 행정절차법 제정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독일이나 미국 등의 행정절차법과 비교할 때, 우리의 현행 행정절차법은 지나치

게 처분절차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행정절차 일반을 보다 폭넓게 아우르는 행정기본법의 역

할은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물론 이러한 입법태도는 종래 우

리 행정소송이 처분을 매개로 한 취소소송중심주의에 강하게 치우쳐 있던 것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도 있겠으나, 향후 보다 적극적인 입법적 변화가 요청되는 부분이다. …

그러므로 이와 같은 행정절차의 기능을 감안할 때, 절차보장의 확대를 위하여 보다 적극적

인 행정절차법의 해석 및 적용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할 것이다.61)

(2) 행정조사

행정조사의 연구가 활발해지는 것은 행정과정에 대한 관심의 증가를 보여준다. 나아가 행정

조사는 그야말로 권력적인 데서 비권력적인 데까지 다양한 목적과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행정처분의 합리성 강화를 위해서 사실적, 평가적 기초를 마련하는 과정이므로 처분

의 실체적・절차적 합리성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행정조사 일반에 대한 연구를 넘어 구체적 맥

락별 연구가 필요한데, 「행정법연구」에서는 최근 들어 이러한 연구들을 볼 수 있다.62)

형사법적 관점의 적용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리스크가

많아지고 불확실성이 늘어난 이 사회에서 무엇이 해롭고 유익한지에 대한 판단을 할 능력이

제한되고 있음을 느낀다. 인터넷을 통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유통되지만, 오늘

날의 복지국가에서 개인이 이러한 정보를 스스로 얻어서 처리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선

택을 하라고 하는 자기책임의 원칙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어떤 물질이 해로울 수 있음을 알

아도 그 상품에 그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안다 해도 그

행정의 효율성의 조화 ― , 행정법연구 제18호, 2007.8; 금태환, 미국 연방행정절차법에서의 실질적 증거 기준, 행정법연구 제18호, 2007.8; 홍준형,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 설정・공표와 합의제 행정청의 행정절 차, 행정법연구 제20호, 2008.4; 박동열, 규칙제정절차에서의 국민의 참여 ― 미국의 협상에 의한 규칙제 정법의 실패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37호, 2013.11; 안동인, 행정절차법의 처분절차상 주요 쟁점 ― 절차보장의 확대를 위한 적극적 해석의 필요성 ―, 행정법연구 제49호, 2017.6 ; 강지은, 프랑스 행정 절차법상 일방적 행정행위 ― 행정절차법전 제2권의 주요개념 및 해석원리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 제49호, 2017.6 ; 윤강욱・박훈민, 네덜란드 「일반행정법전」(Algemenewetbestuursrecht)상 행정절차에 관 한 소고, 행정법연구 제50호, 2017.8

61) 안동인, 행정절차법의 처분절차상 주요 쟁점 ― 절차보장의 확대를 위한 적극적 해석의 필요성 ― , 행 정법연구 제49호, 2017.6, 24면

62) 금태환, 영장없는 현장조사의 가능성 ―미국법상 “광범하게 규제되는 산업” 법리를 중심으로 ― , 행정법 연구, 제46호, 2016.8; 김대인, 불공정조달행위 행정조사법제에 관한 연구 ― 조달청을 중심으로 ―, 행정 법연구 제56호, 2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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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95

사용량이 치명적인지 아닌지 등에 대해 충분한 인식이 없을 수도 있다. 행정청은 이러한 가운

데 사전배려적 위험 예방조치를 할 여론의 압박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고, 그렇다면 행정청이

취하는 조치 가운데 과거를 향한 정의의 회복이 주된 목적이 아니라 장래의 동종 사건의 재발

방지 등을 목적으로 경찰법적 조치들을 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이 때 형사사법절차와 그 수

준, 방식의 절차를 어떻게 차별화할지가 과제이다.

(3) 시민참여

행정을 둘러싼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는 핵심적인

문제이고, 「행정법연구」에는 2000년대 중반에 이를 행정법학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연구들

이 활발했다.63)

21세기 한국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국가정책이나 사회정책 전반에 걸쳐 광범한

시민들의 참여가 목격되는 점이다. 중요한 정부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언론은 시민단체

의 대응을 빼놓지 않고 보도하며, 각 부문에 그에 관련되는 시민들의 모임이 결성되어

있다. 말하자면, 이제 시민단체를 통한 시민들의 정책참여는 일상화되어 있으며, 결국

이렇게 결정된 정책이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민단

체가 현실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사회적 에너지가 가져오

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초기의 사회운

동의 차원에서 전개되어 오던 시민운동을 학문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하며, 동시에 사회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도로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64)

  1. 정보공개・정보보호・전자정부

「행정법연구」 제2호가 발간된 1998년은 행정법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해였다. 1월 1일

부터 「행정절차법」과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최초로 시행되었고(2016.12.31 제정), 3월에는 최초의 행정법원이 개원하였다. 국가적

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부의 임기가 시작된 해이자, 1997. 12. IMF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시

작된 IMF의 개입이 우리 정책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를 대응한 사회변화가 일어나는

63) 김유환, 21세기 New Governance에서의 NGO/NPO의 역할과 과제, 행정법연구 제15호, 2006.5; 김광수, 시 민단체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법적 방안―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16호, 2006.10; 곽 노현, 참여행정체계 구축을 위한 시민참여법제의 개관과 구상, 행정법연구 제18호, 2007.8; 문상덕, 참여 와 교섭에 의한 행정과정과 행정분쟁의 해결, 행정법연구 제18호, 2007.8.

64) 김광수, 시민단체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법적 방안―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16호, 2006.10, 2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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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96

격동의 시기이기도 하였다.65) 이 때 「행정법연구」에는 최송화 고문님께서 ‘행정법원의 출범을

축하하며’라는 글을 기고하셨고, [정보공개법・행정절차법]을 특집주제로 실린 4편의 논문 중 3

편이 정보공개제도에 관한 것이었다.66) 이후 정보공개법에 관한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었

고, 2008년까지 비교법적 연구가 주를 이루고 판례연구도 있었다.67) 비록 우리나라가 “정보공

개의 인식과 전통을 가지지 못한 채 정보공개법을 제정하고 운영하려고” 하고 있었지만, 정보

공개법의 제정이 개인의 권리구제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법에 이질적이었고, 새로운 방향의

자극이라는 자의식이 독일에 대한 비교법적 연구에 간접적으로 나타난다.

(1994년 7월 독일 환경정보법이 제정・시행되기 전까지) 독일에 일반적 정보공개법이

없었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지적되지만, 첫째로 정보공개제도, 즉 누구에게나 기록

열람의 권리가 있다고 하는 사고방식은, 독일행정법의 전통인 개인의 공권의 구제로 이

루어지는 권리구제체계에서 이질적인 것이었던 점, 둘째로 개인의 권리구제를 담보하는

것으로서의 행정절차법에 의한 청문, 기록열람, 정보제공・교시, 참가규정, 기타 많은 개

별법에서의 참가규정 그리고 지방자치법이나 사회법전에 의한 정보제공규정이 충분히

기능하고 있다고 하는 인식이 있는 점, 셋째로 정보공개에 의한 행정에의 참가・행정의

감시라고 하는 사고방식이 행정차원에서도 시민차원에서도 일반적은 아니었던 점 …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68)

2007년 ‘전자정부’를 주제로 한 첫 논문이 나온 후69) 정보보안, 전자서명, 온라인투표시스템

등에 관한 연구가 나오고,70) 2018년에는 전자정부에서의 행정결정을 도그마틱으로 수용할 방

법에 대한 연구가 나왔다. 제도 도입 전 또는 초기에는 입법에 참고할 수 있는 제도 자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다가, 그 활용이 임박하거나 시작된 단계에서는 적용을 전제로 한 구체적

65) “전례없는 경제위기상황에서 나라가 어렵고 앞길이 어지럽더라도 우리는 학문연구와 실천에 정진하는 것 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해 주는 길이라고 믿기에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홍준형 회장, ‘펴내는 말’, 행정법연구 제2호, 1998. 4.

66) 홍준형, 문서열람청구권과 정보공개청구권, 행정법연구 제2호, 1998.4; 이한성, 미국의 행정정보공개제도, 행정법연구 제2호, 1998.4 ; 경건, 독일 정보공개법제의 개관, 행정법연구 제2호, 1998.4

67) 성낙인, 프랑스의 정보공개법제, 행정법연구 제5호, 1999.11 ; 김태호, 국가비밀과 정보공개 :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및 제2호의 비공개사유와 그 운용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8호, 2002.8 ; 장경원, EU 행 정법상 정보공개제도 ― EU 옴부즈맨의 역할을 중심으로 ― , 행정법연구 제21호, 2008.8; 김용섭, 검사 의 불기소사건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둘러싼 법적 쟁점-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1두2361 전원합의 체 판결-, 행정법연구 제35호, 2013.4.

68) 경건, 독일 정보공개법제의 개관, 행정법연구 제2호, 1998. 4, 43면

69) 최승원, 전자정부의 법적 기본틀, 행정법연구 제18호, 2007.8

70) 박완규, 정보보안 법제의 개선 방향에 관한 연구― 미국 연방정보보안관리법 문제점과 시사점 ―, 행정 법연구 제22호, 2008.12; 장경원, 전자서명의 공법적 제문제 ― 독일의 법제와 그 시사점 ―, 행정법연구 제29호, 2011.4; 김재선, 온라인투표시스템 도입에 관한 입법적 쟁점 검토, 행정법연구 제50호, 2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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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97

도그마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71)

이후 2016년 대만 카오슝에서 개최된 제12회 동아시아행정법학회 학술대회의 제1주제는 ‘정

부자료개방에 관한 법제 및 분쟁처리’ 였다. 1998년에 행정절차법상 당사자의 문서열람청구제

도에서 ‘누구나’에 의한 정보공개청구제도로 급격히 이행한 후, 2016년에 이르러서는 세계가

더 적극적인 정부자료개방을 화두로 삼고 있는 큰 변화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2013년에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제도화는 이루어져있었다.72) 이

는 지능정보사회의 도래라는 현상 내지 전망에 대응하는 제도의 일부분이었다. 지능정보사회에

수반되는 새로운 위험들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는 거버넌스의 논의로 이어졌다.73)

지능정보사회에 따른 사회의 변화와 공통문제를 국가와 시장을 통해 해결하는 것에

대한 한계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국가운영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 결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의사결정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거버넌스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

첫 번째 거버넌스 성공요인은 행위자들의 거버넌스 능력 함양이다. … 각 이해관계

자들이 자율적으로 조직을 관리하고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의 구

비 여부이다. 거버넌스란 … 관계 행위자들의 의식, 태도, 경험 등에서 비롯되는 ‘의도

적 행동양식’이다. 두 번째 거버넌스 성공요인으로는 행위자들에게 합당한 거버넌스 권

력이 배분정 정의 이념에 부합하도록 주어져야 한다 … 합리적 고려 없이 법제도를 통

하여 특정 기관에 거버넌스 권력을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당해 거버넌스 체제는 다른

기관의 무관심과 이탈로 인하여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세 번째는 거

버넌스의 안정적 운영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일단 한번 구조화된 거버넌스에

관해서는 이것이 안정적인가 또는 지속적인가라는 내부적 갈등요소에 대해서는 간과하

는 경향이 존재한다. 이러한 갈등상황을 조율 또는 중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74)

71) 박훈민, 전자정부와 자동화된 행정결정에 대한 법도그마틱상 검토필요성 ― 독일과 네덜란드에서의 법제 와 논의를 중심으로 한 시론 ―, 행정법연구 제52호, 2018. 2.

72) 경건, 한국의 공공데이터 개방의 법제와 쟁점, 행정법연구 제47호, 2016.12; 최승필, 행정정보의 공동이용 에 대한 법적 쟁점의 검토,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12.

73) 김병기, 정보보호 거버넌스 현황과 지능정보사회의 정보보호 거버넌스 개편 試論,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12; 이성엽, 미국의 사이버안보법상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54호, 2018.8 ; 김태오, 데이터 주도 혁신 시대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 정보통신망법과 EU GDPR의 동의 제도 비교를 통한 규제 개선방향을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55호, 2018.11 ; 안동인, 정보보호 추진체계 및 거버넌스의 현황과 개선방안― 안전한 지능정보사회의 구축을 위한 검토 ―, 행정법연구 제56호, 2019.2.

74) 김병기, 정보보호 거버넌스 현황과 지능정보사회의 정보보호 거버넌스 개편 試論,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12, 9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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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98

  1. 행정의 실효성 확보수단

제도법학의 관점에서 행정의 실효성확보수단은 풍부한 연구가 필요하고 가능한 영역이다. 제

도가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가, 그 성패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 중 하나는 실효성이 확보되고

있는가? 일 것이다. 실제로 준수율이 낮다면, 1차적으로는 (규범을 부과한 제도 자체에는 문제

가 없다는 전제 하에) 실효성 확보 수단과 집행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때 행정청에게 어떤 권한이 부여되었는가 실정법규정이 우선적 검토대상이 되겠지만, 행정청이

집행자원 투입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가 (집행재량), 수범자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는

강도가 위반행위를 저지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예컨대 바지사장, 식품위생법 위반 사실

의 공표등이 영업에 가져오는 피해, 의료법상 의사면허정지가 가져오는 피해 등) 등이 고려되

어야 한다. 2차적으로는 규범을 부과하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없는지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규범이 합리적이지 않아서 준수율이 떨어지는데 강한 실효성확보수단을 부과하는 것

은 헌법적 관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정법연구」에 처음 나타난 관

련 연구도 IMF 의 영향으로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행정의 실효성 확보수단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고민으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IMF 체제하의 노점상의 확산은 행정대집행제도의 하나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행

정청은 예컨대 노점상을 단속하여 법치행정의 원리를 관철하여야 하는데 서민들의 생

계를 생각하면 단속만을 고집하기 어렵게 된다. 물론 종전에도 단속권한을 갖고 있는

행정청이 불법건축물이나 노점상 등에 대하여 의도적이든 아니든 법적용을 태만히 한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단속 행정청의 법집행의 결함은 사회일반의 불법확산이라는 부

작용을 초래한다. 행정실제에 있어 시민이 실체법상의 의무를 위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관할 행정청이 이를 묵인하고 사실상 방치함으로 인해 시민이 불법적으로 얻은 지위가

기득권화되어 나중에는 단속을 하더라도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곤 한다. 그동안 우리는

제정된 법집행을 태만히 한 결과 법치행정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였던 바, 엄정한 법

집행을 한다면 법치행정 실현을 위하여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75)

2004년 서원우 고문님은 일본에서 현실의 법집행과정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종래의 행정강

제법제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음을 환기시키며, 법집행시

스템의 법적 통제에 권력의 남용 방지와 권력의 적절한 발동의 확보라는 두 가지 요청을 통일

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집행의 대상이 된 사인에 대한 적정절차 보장과 법집행에 의해

보호되는 이익을 가진 자의 법집행절차에의 관여를 인정하는 절차의 정비가 필요하며, 법집행

75) 김용섭, 대집행에 관한 법적 고찰, 행정법연구 제4호, 1999. 4, 1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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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99

시스템에 과징금, 행정상 제재금, 경제적 불이익, 행정상 의무의 司法的 법집행, 공표 등 정보

를 핵으로 하는 법집행, 협조적 법집행, 사인에 의한 법집행 (시민소송 포하) 등 새로운 의무이

행확보수단의 이론적 자리매김을 논의하였다.76)

행정처분과 형벌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양벌규정, 과징금 등의 제도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

었다.77)

(행정법과 형법은) 서로 다른 임무를 갖고 있고, 이는 “개별 사안에서의 정의와 상황

적합성을 추구하는 법치국가의 산물”이라 할 것이므로, ‘법질서의 통일성’이라는 일반

화된 명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특히 형법에는 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

한 특유한 법원칙들이 발전되어 있고, 이는 행정형벌에 있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후적・보충적 수단으로서의 형벌, 죄형법정주의,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의 원칙,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행정법의 기능을 보

장하면서도 피고인의 인권보장을 위한 형법의 여러 원칙을 조화시키는 해결방안을 찾

아야 한다.

허가 제도는 허가의 발급 단계에서 허가요건의 심사를 통하여 위험을 통제하는 기능

외에도 허가가 발급된 이후에 사후의 계속적인 감독을 통하여 위험을 통제하는 기능도

갖고 있는 것이다. 허가의 취소・철회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이후의 행위에 대하여 처

벌을 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사후의 감독작용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그리

고 이러한 사후의 위험 통제 기능에는 공동생활에 필요한 필수불가결한 신뢰의 기초를

형성하는 효과도 있다. … 허가의 취소・철회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취소・철회 후의 행

위를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 형벌은 ‘최후적・보충적’ 수단이어야 한다는 비례원칙에 반

한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허가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개별 법률을 검

토하여 당해 허가 제도에 있어서 감독기능이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갖는지, 행정형벌

이외의 의무이행확보 수단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78)

최근 소득에 따라 벌금이 차별적으로 정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과거에는 평등의 원칙상 관

철되기 어려운 방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벌금이라는 제도가 위법행위 억지 기능을 목

표 중 하나로 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그 제도의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이를 합리적 평등의 범

주로 재분류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76) 서원우, 법집행시스템의 법적 통제, 행정법연구 제11호, 2004. 5, 12-3면

77) 김용섭, 양벌규정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행정법연구 제17호, 2007.5; 조성규, 과징금의 법적 성격에 대한 시론적 고찰, 행정법연구 제55호, 2018.11.

78) 최계영, 행정처분과 형벌, 행정법연구 제16호, 2006. 10, 257-8, 27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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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100

Ⅴ. 행정조직법・공무원법・지방자치법 : 제도의 내부

  1. 행정조직법

행정조직법은 소송중심의 법도그마틱이 발전되기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였으나, 행정법이

제도로서 기능하는데 첫 번째로 선택이 필요한 문제이고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다. 「행정법연구」에서 다양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의 논문이 나오다가79), 2016년 이후

논문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80) 2017년 2월 발간된 48호에서는 [공공성 확보와 행정조직]이

라는 특집 주제가 채택되었다.

행정조직법은 행정조직이 행정과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과제, 권한과 책임을 확실한

구조로 결합시켜 지속적으로 행정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구성적 구조화 기능을 수

행한다.

관할권과 그 범위 그리고 최종결정권의 소재와 결정방식 (단독결정인가 합의방식인

가), 내부절차, 외부와의 정보소통절차 등에 관한 규정들이 행정조직의 의사결정구조를

형성하고 공무원들의 행위들 상호간에 질서를 형성해준다.

… 조직법학은 조직의 구체적・개별적 결정을 다루지 않고, 행정활동의 결과발생과

관련하여 그 개연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간접적 조정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하지만, 조직과 조직법을 통한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은 포괄적이고 탄력적일 수 있으므

로 사회문제의 복잡성이 높고 그 규모가 커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렵고 기존 조직을

배경으로 실체적 작용범의 개정을 통한 개별적 대응만으로 그 실효성이 떨어질 때 의

미를 갖는다. …

[계층제론] 계층제 조직은 행정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압출함에 있어 핵심적 의사소통

에 참여하는 자들의 숫자를 줄일 수 있어 정보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강제적 정보

축약)

행정조직의 장은 결정을 내리고 그 집행을 위해 하위기관에 명령을 내리는 구조로서,

79) 이광윤, 독립행정청의 법적 성격, 행정법연구 제9호, 2003.5; 김유환, 공법상 단체에 대한 정치활동제한 ― 타당한 규제입법의 방향 ―, 행정법연구 제20호, 2008.4 ; 박재윤, 행정조직형태에 관한 법정책적 접 근 ― 독일 조종이론적 관점에서 ― , 행정법연구 제26호, 2010.4 ; 최승원, 행정조직법의 기초, 행정법연 구 제27호, 2010.8 ; 최영규, 행정기관의 개념과 종류 ― 행정조직법의 기초개념 재검토 ―, 행정법연구 제37호, 2013.11.

80) 김용욱, 공공조합의 법적 성격 및 내부관계에 관한 고찰— 공법인과 사법인의 구분, 특히 산림조합의 임 원선출절차 사례를 두고 —, 행정법연구 제44호, 2016.2; 최계영, 행정주체 사이의 사무관리와 비용상환청 구― 독일의 공법상 사무관리 이론을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45호, 2016.6 ; 선정원, 성장발전하는 경제사회에서 행정조직법, 행정법연구 제47호, 2016.12; 우미형, 공법상 행위주체로서의 행정청에 관한 연 구,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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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101

소속 공무원들은 명령의 복종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특별한 전문가보다는 여러

과의 업무를 일정 정도 알고 있는 종합적 인간(generalist)일 것이 요구된다. 구성원 간

강한 동질화와 전문성의 결핍이 나타난다. 경제사회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속도가 느

리고 사회의 다양화・다원화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갖는다. 다른 대등

한 행정기관 또는 민간기관들과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매우 부족하고,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보다는 자기조직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며, 행정기관들 사이에 업무가 중복되거나

기관간 경쟁이 심할 대에는 자기 기관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경향이 있다.

[네트워크론] 행정조직에 있어 네트워크는 서로 독립성을 갖는 행정기관들이 다른 행

정기관들 또는 민간인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소통하고 협력하여 공무를 처리하는 조직

형태를 말한다. 전통적 의미의 견고한 행정조직과는 다르다. 행정조직법학에서 네트워

크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계층제 조직이 한계를 맞으면서 그 의

대안 또는 보완으로서 네트워크론의 영향을 받는 입법들도 나타나서 더 이상 법학에서

도 그것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81)

행정조직법학의 관점에서 인・허가의제 제도가 갖는 의미는 계층제적 의사결정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행정기관이 복수의 행정기관들과 협력하여 행정결정을 내리는 업무처리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네트워크 이론에서 설정하고 있는 참여자들이

대등한 입장에서 의사소통과 협력을 통해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 가깝다.82)

  1. 공무원법

행정조직의 내부 구성원들을 행위주체로 바라보는 공무원법 관련해서도 유사한 경향이 보인

다. 2016년 이전에83) 비해 이후에 논문이 증가한다.84) 2016년 12월 발간된 제47호에서 [공정사

회 구현을 위한 행정법적 과제]를 특집주제로 한 데에서 볼 수 있듯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016.9.28 시행되면서 공무원 개인의 법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 뿐

81) 선정원, 성장발전하는 경제사회에서 행정조직법, 행정법연구 제47호, 2016.1, 149면

82) 선정원, 위의 글, 167면

83) 홍준형, 임용결격자에 대한 공무원임용행위의 효력: 대법원 1996년 2월 27일 선고, 95누9617 판결(공1996 상, 1141) 퇴직급여청구반려처분취소,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홍준형, 신공공관리론의 공법적 문제: 공무원인사제도개혁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4호, 1999.4; 선정원, 공무원과 법지식, 행정법연구 제6호, 2000.11; 최선웅, 경찰공무원 징계처분의 법적 성질, 행정법연구 제18호, 2007.8.

84) 박재윤, 부패방지를 위한 행정법 제도의 쟁점, 행정법연구 제46호, 2016.8; 정호경,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구조와 쟁점, 행정법연구 제47호, 2016.12 ; 우미형, 조종의 주체로서의 행 정에 관한 연구 ― 청탁금지법의 부작용으로서 행정과 사인의 소통 장애의 극복을 위하여 ―, 행정법연 구 제47호, 2016.12; 이성엽, 청탁금지법상 외부강의 등의 신고의무의 공법상 쟁점, 행정법연구 제51호, 2017.12 ; 우미형, 행정의 전문성의 함의 ― 독일의 논의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52호, 20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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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102

아니라 이 법이 공무원과 사인을 둘러싼 행정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환기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무원의 전문성 등에 대한 연구 등도 수행되고 있어 공무원법 분야에

대한 지속적 관심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 기대된다.

  1. 지방자치법

지방자치법 분야는 「행정법연구」에 총 36편의 논문이 게재되어 연구주제들 중에서 가장 높

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지방자치법연구」라는 전문학술지가 있음을 고려하면 그 비중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는 행정법학자들이 1991년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그 제도가 현재와 같이

활성화될 때까지 등장한 많은 법적 쟁점들에 대해 적극적인 연구로 대응해왔음을 보여준다. 이

는 그야말로 국가와 사회를 조직함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에 대해

이상적 모델을 담은 법과 이를 받아들이는 현실간의 관계를 긴밀히 추적하면서 이루어진 연구

들이다. 세부주제들에 있어서도 조례제정권의 한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권한분배와

같이 소송에서도 흔히 다루어질 수 있는 주제들은 물론이고 행정구역개편, 재정건전성, 파산제,

감사제도, 인사청문회, 자치경찰제 등 (소송에서 다루어질 쟁점도 있지만) 입법정책적 관점에서

논의되기 적합한 제도의 1차적 형성에 관한 주제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Ⅵ. 개별행정법

「행정법연구」에서 행정구제법을 주제로 한 논문을 제외한 나머지 논문들 중 개별 행정영역

을 배경으로 제기되는 문제를 다룬 논문들의 비중은 절반을 상회할 정도로 높다. 행정법각론의

가장 고전적인 분야인 경찰행정법, 급부행정법, 공용부담법, 논문 수가 가장 많은 건설행정법,

방송・통신법,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환경행정법, 경제행정법, 과학기술행정법 외에도 교육행정,

보건행정, 이민행정, 통일법, 농업법 등 다양한 세부영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

다. 이를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행정법학자들이 개별 영역의 법화(法化)를 심화시키

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해왔음은 명백하다.

Ⅶ.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과 전망

  1.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이상에서 살펴본 「행정법연구」 수록 논문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경향들을 볼 수 있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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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103

는 행정법이 형성하는 제도에 초점을 맞춘 연구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1) 현실, 특히 이론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관심

행정법이 규율하고자 하는 현실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관심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실을 규율하는 법도그마틱의 합리성과 완성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제도를 통해 합리적인 규

율을 시도하기 위한 바탕으로 법령이 현실에서 어떤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행정법 이론이 설

명력이나 문제해결력의 측면에서 현실과 얼마나 괴리되는지, 공무원들과 사인들은 법령의 규율

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며 행동하는지 등에 대한 고찰과 그에 토대한 문제인식, 해결방

법의 모색 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그 문제점이 인터뷰나 통계자료와 같은 데이터 등이 근거

로 제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 연구 대상인 제도적 대안들의 확장

어떤 생활관계의 규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토되는 제도적 대안들의 다양성과 허용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행정법학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였던 행정행위보다 행

정입법, 행정계약에 관한 논문이 많으며, 행정청이 중심이 되는 방식 외에 사인의 협력과 NGO

의 활동 등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3) 내부적 의사결정과정 등에 대한 관심 증가

법적 효력 관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 온 내부의 조직, 의사결정절차 등에 대해서도

그 현실적 기능에 주목하고 제도적 관점에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고자 한다. 정적인 상태에

서의 법적 권리・의무의 내용이 아니라 권리・의무가 정립되고 실현되는 동적 의사결정과정들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일일이 법적 권리의무로 포착되기 어려운 의사결정과정의 규범 등이 실

제에 있어 중요함이 인식되고, 그런 측면들에서 제도의 세부사항들을 검토하고 정립하려는 노

력을 하고 있다.

(4) 개별 행정법 영역에 대한 관심의 증가 및 심화

개별 법 영역들에 대해 개척하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 행정영역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되

는 일반이론 외에 개별 행정영역의 목표, 이해관계구조, 참여자 등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을 수

용하여 제도의 수용성, 실효성 등을 높이고자 개별 행정영역에서 작동하는 법의 특수성과 일반

성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였다.

(5) 입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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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104

제도법학은 특정 분쟁의 정의로운 해결에 관심을 집중하기 보다는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

는 유사한 분쟁들이 예방 또는 해결될 수 있는 안정적 시스템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효율적 분쟁해결에 기여하는 법도그마틱의 생산, 비판, 재정립도 제도법학의

주된 내용에 해당되지만, 입법론, 정책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실을 규

범이 형성한 메트릭스 안으로 끌어당겨 규율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나와서 법제도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다시 법제도 내부로 들어와 이를 수정하는 과정을 반

복하는 것이다.

  1. 도전과제와 전망

(1) 법적 판단에 대한 논증 (legal reasoning)의 보편적 설득력 획득

‘법의 내용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법학자는 법조문, 법이론이 담긴 문헌 등을 객

관적 근거로 제시할 수 있지만 (이 점이 사회과학자들에 비해 법학자들이 어떤 주장을 하기에

유리한 측면일 것이다), 행정법 이론이 적용되는 현실에 대한 평가로 들어가면 법학자들의 주

관적 인식만을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그 객관성에 대한 설득력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 더구나

오늘날은 전자민주주의를 포함하여 다양한 매체들을 기반으로 한 지식정보사회로서 전문가들

의 전문적 식견은 예전처럼 권위나 설득력을 독점할 수 없다. 특정 사안에 대한 비전문가인 국

민들도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설령 그 이해에 상대적 차이가 있더라도 전문가들의 판단

에 무조건적인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타당성 등을 갖추어 국민들을 설득할 것

이 요구된다. 이 점에 있어서 법학자, 법률가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이다. 국민들로 구성된 정치

공동체에서 결정할 이슈들을 다루는 행정법학에서도 법이념, 법이론, 법도그마틱을 생산할 때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설명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국민이 억울하게 느끼는 행정청의 어떤 조치에 대해 ‘처분’이 아니므로

소송을 통한 적법성 통제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리는 그 자체만으로는 카프카의 ‘심판’에 나오

는 법정처럼 부조리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어떤 행정조치의 공・사익 형량에 있어, 과학적(으

로 보이는) 방법론에 기초한 분석자료 없이 형량요소의 명칭만 간단히 열거한 후 종합적 판단

을 근거로 어느 쪽이 크다, 적다는 결정을 제시하는 것은 법관의 주관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더

크게 만들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심모원려(深謀遠慮)가 포장되어 있는 형식적

미학을 갖춘 법 도그마틱을 제시하는 방식의 논증 대신에 시민들이 그 심모원려에 함께 참여

할 수 있도록 형식을 풀어헤친 실질적인 고려과정들을 법적 논증의 내용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외관상으로는 법적 판단의 확실성이 떨어져 보여 법적 안정성을 저하시킬 것처럼 보이

지만, 시민들이 법적 결정과정의 복잡함과 어려움이라는 진실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참여를 통

해 수용하도록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법적 안정성을 증진시킬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행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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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105

학자들의 연구들은 다양하고 합리적인 논거의 풍부한 원천이 되어야 할 것이다.

(2) 과학주의

위와 같은 문제는 제도법학의 관점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법을 제안할 때도 마찬가지

로 적용된다. 행정법학자들은 그 학문의 성격상 사회적 문제에 민감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

는 능력을 갖추도록 훈련된다. 언론에 보도되는 많은 사회적 이슈들은 행정법적 의미와 대응을

고려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이고, 행정법학자들은 정부가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정책결정과정

에서 전문가로서 참여할 기회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행정법학자들은 경험지식을

축적하고 통찰력을 기르게 된다. 그러나 행정법학자들이 ‘현실’에 관심을 갖고 현실을 파악하

기 위해 노력할수록 그러한 직관과 통찰력, 정보만으로는 충분한 설득력을 획득하는데 부족함

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의 하나로 「행정법연구」 창간호에 수록된 취지문에서 「행정법연구」지가 지향

할 3가지 원칙 중 첫 번째로 들고있는 ‘과학주의’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科學主義를 지향한다. 우리는 세계의 발전에 대하여 겸허한 마음을 가지며

일체의 독단과 편견을 거부한다. 또한 확립된 학문의 원칙과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의거하고자 한다.85)”

소송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법학에 있어서 과학주의는 논리의 엄밀성에 의해 구현될 것

이다. 제도법학의 경우는 어떨까? 실제 문제의 현장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면 문제의 인식과 해

법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텐데, 이를 보완할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

  • 법학 내에서 실증연구, 실험연구 등 새로운 방법론의 적용 확대

  • 개별행정영역에 있어서는 다른 학문분과와의 협업의 장을 확대할 필요 (법전원 졸업자들의

학부 전공 분야가 법학에 접목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할 필요.

  • 비교법적 연구에서도 제도의 맥락을 넓게 파악할 필요

최근 한국법제연구원에서 법 관련 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법 관련 통계개발 수요조사>를 실

시하였다. 이는 곧 법적 주장을 할 때에 비교법적 검토 외에 일상적으로 통계자료 활용으로 그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청되리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법학계

에 ‘경험적 연구(empirical research)’ 가 부상했고, 21세기에 “Empirical Legal Studies”라고 명명

85) 행정법연구 창간호에 실린 ‘행정법이론실무연구회’명의의 창간 취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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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106

된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음 역시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86)

(3) 제도적 대안에 대한 연구 확대와 심화

‘법’은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제도들 중 하나이다. 국가가 법을 제정하여 개입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민사법 영역에 맡길 수도 공법적 규율을 설계할 수도 있고, 공

법적 규율을 설계하더라도 행정행위와 부관의 방식을 택하거나 행정계약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규제를 하더라도 포지티브 규제, 네거티브 규제, 자율규제와 같은 대안들이 존재하므로,

어떤 접근이 최선인가를 평가하여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은 제도의 설계 단계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이미 작동하고 있는 제도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루어질 수도 있

다. 그리고 평가를 위해서는 이러한 선택이 갖는 이념적 의미, 예상되는 장래 효과 등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다양한 방식들을 - 예컨대, 유사한 상황의 제도적 성공사례와 실패사례에 대한 역

사적 고찰이나 공무원과 수범자들이 규범환경에 어떻게 반응할지 등에 대한 관찰과 분석 등 -

동원해야 한다.

또한 제도는 개인의 행위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유용하다. 분명히 법은 의무를 부과하는 법적 구속력과 실효성 확보수단을 통해 ‘영향’을 미치

지만, 사실 그 영향의 양태는 준수, 위반, 회피, 불복, 무시 등으로 다양할 수 있다. 달리 말하

면, 법은 규범으로 구성된 세계 내에서는 개인의 법적 지위(권리・의무)를 획정하는 데는 확정

적 효과를 갖지만, 개인의 실제 행위에 대해서는 여러 준거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영향은 미

치지만 그 방향은 입법자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일 수 있다. 물론 행정법은 다양한 실효성확보

수단 등을 통해 위반행위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들을 만들어 왔지만 (그러한 수단의 존재

자체가 불준수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개인들이 처한 현실상황과 유인구

조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아 제도가 심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준수를 강제하기 보다는

법제도의 변경으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음이 행정법학자들이 공유하는 제도적 관점

이라 생각된다. 입법정책적 관점에서의 연구가 더 발전해야 할 이유이다.

(4) 법학의 정체성을 지켜야 할 필요와 그 수단

행정영역별로 전문화되고, 행정법의 공통적인 부분은 계속 자양분이 되겠지만, 일반론의 쓰

임새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학문분과와의 교류 시에 법학의 본질적 정체성을 지키

는 것이 법학의 유용성을 지키는 길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법학이 계속 더욱 발전

해야 하는데, 그 필수적인 요소는 제도적 관점의 연구를 통해 생산된 지식과 통찰들을 행정법

학의 기본 이론에 반영하는 것이다. 위에서 본 것처럼 우리 행정법학은 연구논문들을 보면 그

86) Hertogh, M. (2010) "Through the Eyes of Bureaucrats: How Front-Line Officials Understand Administrative Justice," in a M. Adler (ed.), Admnistrative Justice in Context, Oxford: Hart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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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의 제도법학으로서의 정체성 107

목표와 연구대상, 방법론적 다양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음이 명백하다. 그러나 이 소중한

결과들이 행정법 교과서에 수록된 기본 법리들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행정법

학자들에게 가장 큰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투고일: 2019. 11. 9. 심사완료일: 2019. 11. 27. 게재확정일: 2019.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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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108

참고문헌

  1.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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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59號 110

The Identity of Korean Administrative Law Studies from Institutional Perspective

Lee, Hee Jung *

87)

This paper analyzed the academic essays which have been published in the Administrative

Law Journal from 1997 till 2019 and observed the following features. (1) There has been

increasing interest on the empirical result of legal rules in the specific administrative area and

the actual situations where governmental administration is working. It reflects the change of

administrative law studies in that the traditional administrative law had focused on the legal

dogmatic approaches and judicial review. (2) There has been increasing research interest on the

institutional alternatives, administrative contract, administrative investigation etc. (3) The papers

dealing with interior organizations and decision-making process has increased. (4) The research

interest of the dynamic decision-making procedures are expanding over the status quo of legal

right-duty approaches. In the future, administrative scholars have to respond the following

challenges. First, the universal persuasive power of legal reasoning should be strengthened to

acquire legitimacy of legal policies in the current version of democracy. Second, it requires more

scientific research method using interview, statistics data, interdisciplinary cooperation etc., which

has not often been used till recently. Finally, the academic achievement of administrive legal

studies from institutional perspective should be reflected to basic dogmas of admisitrative law to

the level of administrative law textbooks.

Key Words: institutionalism, administrative law journal, institutional legal studies, administrative

contract, administrative organization, inter-disciplinary research

  • Professor, Ph.D. in Law, School of Law, Korea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