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신재, 행정입법의 처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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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대상판결의 요지 1. 사실관계 2.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 3. 대상판결 4. 참고판결: 서울행정법원 2005. 9. 1. 선고 2004구합 5911 판결
Ⅱ. 평석 1. 서론 2. 판례 및 선행 논의 검토 3. 비교법적 검토 4. 대상판결에 관한 검토 5. 결어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1)
곽신재**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19두48905 판결
Ⅰ. 대상판결의 요지
- 사실관계
원고는 공기압 전송용 밸브(Valves for pneumatic transmission)를 국
내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이다. 공기압 전송용 밸브를 생산하는 국내 기
업 2개는 피고보조참가인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이하 ‘참가인’이
- 이 논문은 2024. 5. 17. 행국행정판례연구회 제396차 월례발표회에서 발표한 글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 법학박사,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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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라 한다)에 대하여, 일본산 공기압 전송용 밸브(이하 ‘이 사건 물품’이라 한
다)의 덤핑으로 동종물품을 생산하는 국내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다.
참가인은 2014. 2. 21. 이 사건 물품의 덤핑사실과 국내산업 피해
유무에 관한 조사개시결정을 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원고를 포함한 일
본 기업에 대한 의견 수렴, 전문가 회의, 공청회, 현지실사 등 절차를
거쳐 2015. 1. 20. 이 사건 물품의 덤핑으로 국내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받고 있다고 판정하고, 원고 및 원고의 제품을 수출하는 자가 공급하는
이 사건 물품에 11.66%의 덤핑방지관세를 5년간 부과하여 줄 것을 피
고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건의하였다.
피고는 2015. 8. 19. 원고 및 원고의 물품을 수출하는 자가 공급하
는 이 사건 물품에 대하여 2015. 8. 19.부터 5년간 11.66%의 덤핑방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한 기획재정부령 제498호 ‘일본산 공기업
전송용 밸브에 대한 덤핑방지관세의 부과에 관한 규칙’을 제정․ 공포하
고, 같은 날 관보에 게재하였다(이하 위 시행규칙을 ‘이 사건 시행규칙’이라
한다).1) 위 시행규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덤핑방지관세 부과에 관한 시행규칙 제정의 근거규정은 관세법 제51조로, 그 내용
은 다음과 같다.
제51조(덤핑방지관세의 부과대상)
국내산업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또는 주무부장관이
부과요청을 한 경우로서 외국의 물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상가격 이하로 수
입(이하 “덤핑”이라 한다)되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하 이 관
에서 “실질적 피해등”이라 한다)으로 조사를 통하여 확인되고 해당 국내산업을 보
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그 물품과 공급자 또는
공급국을 지정하여 해당 물품에 대하여 정상가격과 덤핑가격 간의 차액(이하 “덤
핑차액”이라 한다)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관세(이하 “덤핑방지관세”라 한다)를
추가하여 부과할 수 있다.
-
국내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
-
국내산업의 발전이 실질적으로 지연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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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5
제1조(목적)
이 규칙은 「관세법」 제51조에 따라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할 물품과 공급자를 지정하고 해당
물품에 적용할 관세율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부과대상 물품)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는 물품은 일본산 공기압 전송용 밸브[「관세법 시행령」 제98조에 따
른 관세ㆍ통계통합품목분류표 번호 제8481.20.2000호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중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한다. 다만, 별표 1에 규정된 물품은 제외한다.
-
압축공기를 이용하여 기계적인 운동을 발생시키는 공기압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것일 것
-
관로상의 압력이 10바 미만인 압축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일 것
-
안지름 320밀리미터 이하의 액추에이터(actuator)를 구동시키기 위한 것일 것
제3조(부과대상 공급자)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는 공급자는 제2조에 따른 부과대상 물품의 공급자로 한다.
제4조(덤핑방지관세율)
일본산 공기압 전송용 밸브의 공급자에 대한 덤핑방지관세율은 별표 22)와 같다.
부칙 <제498호,2015.8.19>
제1조(시행일) 이 규칙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유효기간) 이 규칙은 공포한 날부터 5년간 효력을 가진다.
제3조(일반적 적용례) 이 규칙은 이 규칙 시행 이후 수입신고하는 물품부터 적용한다.
공급자 덤핑방지관세율(%)
-
원고 및 그 회사의 물품을 수출하는 자 11.66
-
CKD 및 그 회사의 물품을 수출하는 자 22.77
-
토요오키 및 그 회사의 물품을 수출하는 자 22.77
-
그 밖의 공급자 22.77
2) 별표2에서는 원고를 포함한 3개 회사 및 그 밖의 공급자에 적용되는 덤핑방지관세
율을 다음과 같은 표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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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
제1심판결3)과 원심판결4)에서 이 사건 시행규칙의 처분성은 쟁점
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제1심법원 및 원심법원은 이 사건 시행규칙의
처분성과 원고의 원고적격이 인정됨을 당연한 전제로 본안판단에 나아
갔다.
제1심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이 사건
시행령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였다. ① 관세법 제51조에 근거하
여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 덤핑이 있을 것, ⓑ 국내산업
에 실질적 피해 등이 있을 것, ⓒ 덤핑과 국내산업의 실질적 피해 등 사
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② 그런데 피고
는 영업상 비밀 보호를 이유로 일체의 비공개본 자료 제출을 거부하였
다. 그러나 관련 법령 및 WTO 반덤핑협정5)에 비추어볼 때 위 거부를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6) ③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 ⓑ, ⓒ
요건 충족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시행령은 위법하다.
원심판결은 제1심판결과 달리 이 사건 시행령을 통한 덤핑방지관
3) 서울행정법원 2017. 9. 1. 선고 2015구합76360 판결
4) 서울고등법원 2019. 7. 3. 선고 2017누73251 판결
5)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의 1994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
반협정 제6조의 이행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Implementation of Article VI of
the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1994)을 의미한다.
6) 관련하여, 위 협정은 국가 사이의 권리․ 의무관계를 설정하는 국제협정으로서 사인
에 대하여는 직접 효력이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대법원 2009.
-
- 선고 2008두17936 판결), 피고의 자료제출 거부가 타당한지를 판단하는 근거
로 WTO 반덤핑협정 규정을 인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
나 제1심판결이 WTO 반덤핑협정 규정 위반을 직접적인 근거로 적시한 것은 아니
다. 단지 덤핑방지관세 부과 요건에 관한 피고의 증명이 부족하며, 이러한 증명 부
족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관한 근거로 WTO 반덤핑협정
규정을 검토한 데 불과하다. 이러한 점에서 제1심판결이 WTO 반덤핑협정의 효력
범위에 관한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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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7
세 부과의 적법성 및 타당성을 자세히 검토한 뒤 덤핑과 국내사업의 실
질적 피해 등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와
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 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
다. ① 이 사건 물품의 수입물량이 크게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원고의
재고관리 정책 변경이 수입물량 상승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물량 상승의 원인을 덤핑으로 단정할 수 없다. ② 참가인이 적용한 가
격분석방식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효과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이 사
건 물품의 덤핑으로 인하여 국내 동종물품의 가격이 하락하였다거나 가
격인상 억제의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국내산업의
이윤, 시장점유율, 생산량, 가동률 고용 등 지표를 보더라도 국내산업에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대상판결
대상판결은 이 사건 시행규칙의 대상적격을 직권으로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먼저 행정처분이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률에 의하여 권리를
설정하고 의무를 명하며,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케 하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관계가 있는 행위”이므로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일반론을 설시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시
행규칙의 처분성을 부정하였다.
(1) 이 사건 시행규칙은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할 물품과 공급자를
지정하고 해당 물품에 적용할 관세율을 정한 조세법령에 해당
한다. 이 사건 시행규칙에서 덤핑물품과 관세율 등 과세요건을
규정하는 것만으로 납세의무자에게 덤핑방지관세를 납부할 의
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2) 이 사건 시행규칙은 수입된 덤핑물품에 관한 세관장의 덤핑방
지관세 부과처분 등 별도의 집행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상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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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3) 이 사건 시행규칙에 근거한 관세부과처분 등에 따라 덤핑방지
관세를 납부하게 될 자는 덤핑물품을 수입하는 화주 등이지 원
고와 같이 덤핑물품을 수출하는 자가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
시행규칙은 덤핑물품의 수출 또는 수입행위를 규제하거나 외
국 수출자와 국내 수입자 사이의 덤핑물품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율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시행규칙이 그 효력 범위
밖에 있는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
- 참고판결: 서울행정법원 2005. 9. 1. 선고 2004구합5911 판결7)
대상판결의 제1심 및 원심에서는 이 사건 시행규칙의 처분성을 쟁
점으로 삼지 않았는데, 이는 관세법 제51조에 근거한 재정경제부령(이하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이라 한다)의 처분성을 인정한 다수의 선례가 있었
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선례로서 서울행정법원 2005. 9. 1. 선고 2004구합5911
판결8)을 살펴본다. 사안에서 피고 재정경제부장관은 덤핑방지관세 부
과규칙이 일반적․ 추상적 법령으로서 원고들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
접적인 변동을 초래하지 않아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
7) 위 판결에 관한 평석으로, 권순일, “재정경제부령에 의한 덤핑방지관세부과조치의
처분성 재론 ― 기능적 관점에서 ―”, 「행정판례연구」, 제12집, 2007, 191면 이하;
김중권, “이른바 처분적 시행규칙의 문제점에 관한 소고”, 법률신문 제3478호,
-
- 27., 15면; 정하중, “집행적 법규명령과 처분적 법규명령의 개념”, 법률신문
제3482호, 2006. 8. 17., 14면이 있다.
8) 위 판결은 서울고등법원 2006. 7. 14. 선고 2005누21950 판결로 원고의 항소가 기각
되었고, 당사자 모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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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9
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인정하였다.9)
(1) 관세법 제53조 제1항은 재정경제부장관이 덤핑방지관세 부과
결정을 위한 조사가 종결되기 전이라도 잠정적으로 추계된 덤
핑차액 이하의 잠정덤핑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
54조 제1, 2항은 당해 물품의 수출자 또는 재정경제부장관이
가격 수정이나 덤핑수출 중지에 관한 약속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등 조사대상공급자에게 잠정조치의 대상 또는 협상
상대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과하고 있다.
(2) 덤핑방지관세는 특정 물품 및 공급자 또는 공급 국가를 지정하
여 당해 물품에 대해 부과되는 것이어서 그 물품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후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다수의
판결이 이루어졌다. 이중 서울행정법원 2007. 12. 24. 선고 2006구합
29782 판결은 서울고등법원 2008. 9. 5. 선고 2008누3618 판결, 대법원
-
-
- 선고 2008두17936 판결로 항소 및 상고가 기각됨에 따라
-
확정되었다.10)
9) 다만 서울행정법원은 본안에서 위 시행규칙의 적법성 및 타당성을 인정하여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10) 이외에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간 판결례로,
서울행정법원 2009. 10. 1. 선고 2008구합40363 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7. 12. 선
고 2018구합87439 판결 등이 있다. 한편 대상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는 하급심에서
도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정하는 판결이 선고되고 있다(서울행정법
원 2023. 2. 2. 선고 2022구합61441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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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Ⅱ. 평석
- 서론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는 방대하고 중요한 쟁점이다. 행정입법
과 행정행위의 차이에 관한 행정작용법적 논의, 취소소송의 성질과 효
력에 관한 논의, 제소기간과 잠정처분에 관한 논의 등 수많은 문제가
이에 연결되어 있다. 이에 관한 논의는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에 관한
해석론을 넘어서 입법론으로 연결되고,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의 영역 설
정, 즉 헌법 제107조 제2항의 해석론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기능 및
권한 분장에 관한 논의로까지 이어진다.11)
그러나 행정소송법 개정에 관한 오랜 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떠한 입법적 개선도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행정입법
사법심사 제도는 대법원의 부수적 규범통제를 원칙으로 하되, 일정 범
위에서 헌법소원 또는 취소소송으로 직접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헌법소원심판은 보충적 성격을 가진 절차이나, 행정입법
의 처분성 범위를 좁게 인정하는 판례의 태도로 인하여 사실상 행정입
법에 관한 주된 불복절차로 기능한다.
대상판결은 서울행정법원이 2005년 처분성을 인정한 이래로 계속
11) 입법론에 관하여서는 정하중, “행정소송법의 개정방향”, 「공법연구」, 제31집 제3호,
2003, 11면 이하; 박정훈, 행정법연구 3: 행정법 개혁의 과제, 박영사, 2023, 165면
이하; 이원우,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적 통제방식의 쟁점”, 「행정법연구」, 제25호,
2010, 1면 이하 등 다수의 연구가 있다. 한편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의 영역 설정에
관한 연구로, 최계영, “헌법소원에 의한 행정작용의 통제 ― 기능과 한계 ―”, 「공
법연구」, 제27집 제2호, 2008, 201면 이하; 이원우, 앞의 글, 1면 이하; 이상덕, “항
고소송과 헌법소원의 관계 재정립 ― 실무의 상황과 나아갈 방향 ―”, 「공법연구」,
제44집 제1호, 2015, 227면 이하; 정호경, “항고소송과 헌법소원의 관계 ― 보충성
원칙과 명령․ 규칙에 대한 심사권을 중심으로 ―”, 「사법」, 제36호, 2016, 305면 이
하 등이 있다.
9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11
법원의 심사대상에 포함되었던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
정하였다. 이는 행정입법의 대상적격을 매우 협소하게 인정하는 대법원
판례의 경향을 더욱 강화하여, 종래 처분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여겨졌
던 영역에서조차 처분성을 줄이는 방향을 취한다. 이러한 판단이 과연
지금까지의 판결례에 비추어 정합적인지, 나아가 정책적으로 타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 평석에서는 현행 행정소송법의 틀 내에서 행정
입법의 ‘예외적’ 대상적격을 판단하는 기준에 관하여 논의하고, 이를 바
탕으로 대상판결의 타당성을 논하고자 한다.
- 판례 및 선행 논의 검토
(1) 판례의 태도
1) 기본적인 입장: 행정입법의 처분성 불인정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항
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
항에 대하여 법률에 의하여 권리를 설정하고 의무를 명하며, 기타 법률
상 효과를 발생케 하는 등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관계가 있는 행위”
이므로, “구체적인 권리․ 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은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12)
대표적인 사례로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두15168 판결이 있다.
이 판결에서는 구 의료법 시행규칙(2003. 10. 1.1 보건복지부령 제261호) 제
31조의 대상적격이 문제되었다. 위 법령은 의료기관의 명칭표시판에 진
료과목을 함께 표시하는 경우 그 글자의 크기를 의료기관 명칭을 표시
하는 글자 크기의 2분의 1 이내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위 법령이 위
반자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별도의 집행행위가 매개되지 않으
12) 대법원 1994. 9. 10. 선고 94두33 판결 등 다수.
10페이지
12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면 그 자체로서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 의무나 법률관계에 직접적인 변
동을 초래하지는 않으므로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외에도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부정한 판결례는 많다. 대법원
-
-
- 선고 91누12639 판결에서는 원동기, 동력전달장치, 제동장
-
치 등 일정 부분에 한하여 자동차정비사업 허가 없이 수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정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1990. 11. 15. 교통부령 제938호
로 개정된 것)의 처분성을 부정하였다. 대법원 2015. 2. 25. 선고 2014두
44670 판결은 창원시 시청 소재지를 정한 조례 규정의 처분성을 부정한
원심을 확정하였고,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8574 판결에서
는 시립보육시설 시설장의 정년을 61세에서 60세로 낮춘 조례의 처분
성을 부정하였다.13)
행정입법의 처분성에 관한 대법원의 일반론은 행정처분을 ‘행정청
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률에 의하여 권리를 설정
하고, 의무를 명하며,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케 하는 등 국민의 권리
․ 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로 보는 판례에 뿌리를 둔다.14)
이러한 판례는 근래 들어 대법원이 처분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적용범위가 축소되고 있다.15) 대표적 선례인 대법원
-
-
- 선고 2015두60617 판결은 이른바 ‘쟁송법적 개념’을 채택
-
하여 권리의무의 변동이라는 실체법적 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처분성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16)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의 적용례는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없는 의료원 폐지결정의 공포,17) 국방전력발전업
13) 처분성이 부정된 사례를 자세히 정리한 연구로, 박찬석, “처분적 조례에 대한 항고
소송의 적법 요건”, 「대법원판례해설」, 제107호, 법원도서관, 2016, 469면 참조.
14)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누761 판결 등 다수.
15) 김동희․ 최계영, 행정법Ⅰ, 제27판, 박영사, 2023, 690-691면.
16) 박균성, 행정법론(상), 박영사, 2023, 1235면; 김동희․ 최계영, 앞의 책, 691면.
17)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5두60617 판결
11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13
무훈령에 따른 연구개발확인서 발급,18) 지방법무사회의 사무원 채용승
인 신청 거부,19) 총포․ 화약안전기술협회의 회비납부통지20) 등과 같은
사실행위에 집중되어 있다. 처분성을 확대하는 법리가 행정입법에 적용
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2) 예외적 인정례
① 두밀분교폐지조례 판결(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8003 판결)
이 판결은 조례 형식으로 내려진 행정작용의 처분성을 인정한 최
초의 사례이다.21) 사안에서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소규모학
교 통․ 폐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색초등학교 두밀분교(이하 ‘두밀분
교’라 한다)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공립초등학교는 공공시설
로서 그 설치 및 관리를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초등학교
의 설립 및 폐지는 조례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경기도의회는
-
-
- 경기도립학교설치조례 제2조(도립학교의 명칭과 위치)의 [별
-
표 1] 가평군란 중 ‘상색초등학교 두밀분교장’란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
정 조례를 의결하였고, 경기도교육감은 이를 공포하였다. 두밀분교 근
처에 거주하는 주민인 원고들은 이 사건 조례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
를 제기하였다.
제1심인 서울고등법원22)과 대법원은 모두 위 조례의 처분성을 인
정하였다. 조례가 집행행위의 개입 없이도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
18)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64700 판결
19)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5다34444 판결
20)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41458 판결
21) 대법원은 일찍이 1954. 8. 19. 선고 4286행상37 판결에서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예외
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그러나 두밀분교폐지조례 판결 이전
까지는 위와 같은 법리를 근거로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한 선례는 존재하지 않
았다.
22) 서울고등법원 1995. 5. 16. 선고 94구2663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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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체적인 권리의무나 법적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법률상 효과를 발
생하는 경우 그 조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데, 위 조례는 두밀분교 취학아동이 영조물인 특정의 초등학교를 구체
적으로 이용할 이익을 직접 상실하게 하는 것이므로 처분성이 인정된다
는 것이다.
② 약가고시 사건(대법원 2003. 10. 9.자 2003무23 결정,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두2506 판결 등)
처분적 행정입법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선례는 국민
건강보험법 제41조 제3, 4항 및 이에 근거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제정․ 공포되는 요양급여대상에 관한 고시이
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8조는 보건복지부장
관이 요양급여의 대상을 특정하기 위하여 ⓐ 약제를 제외한 요양급여
중 비급여대상과 ⓑ 약제의 급여대상을 고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행위 급여․ 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이
하 ‘건강보험고시’라 한다), 약제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치료재료 급
여․ 비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이하 ‘약가고시’라 한다), 한약제제 급
여목록 및 상한금액표 등에 관한 보건복지부 고시가 제정된다.23)
대법원 2003. 10. 9.자 2003무23 결정은 약가고시의 처분성을 인정
한 대표적인 판례이다.24) 2002. 8. 14. 개정된 보건복지부 고시 ‘요양급
23) 김동희․ 최계영, 앞의 책, 693면은 약가고시를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서 법
적 구속력이 있는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에 해당한다고 본다. 다만 약가고시는 그
본질에서 행정입법이 아니라 일반처분 또는 물적 행정행위에 불과하므로 위 판결
을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한 선례로 볼 수 없다는 견해로, 김중권, “조문형식을
띤 고시의 처분성 인정에 따른 문제점에 관한 소고”, 「저스티스」, 통권 제98호,
2007, 286-290면 참조.
24) 위 판결에 관한 평석으로, 박해식, “고시의 처분성과 제약회사의 당사자적격”, 「대
법원판례해설」, 제47호, 법원도서관, 2004, 642면 이하; “이선희, 약가고시의 처분
성 ― 대법원 2003. 10. 9.자 2003무23 결정 ―”, 행정판례평선, 박영사, 20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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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15
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은 ‘자이프렉사’라는 약품에 관
하여, ‘소요비용이 저렴한 대체 약품 투여로 효과가 없는 경우에 투여할
경우 요양급여를 인정하나, 이와 다른 경우에는 약값의 100%를 본인부
담하도록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대법원은 ⓐ 위 고시는 불특정의 항정
신병 치료제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 제약회사의 특정 의
약품을 규율 대상으로 하고, ⓑ 의사에 대하여 특정 의약품을 처방할
때 지켜야 할 기준을 제시하면서 만일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약제
비용을 보험급여로 청구할 수 없도록 한 점을 근거로 고시의 처분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두2506 판결 역시 약가고시의 처분
성을 인정한 대표적인 선례이다.25) 이 사건에서는 특정 약품의 상한금
액을 인하하는 내용의 약가고시가 문제되었다. 원고 제약회사들은 의료
보험 가입자가 고시에서 정한 상한금액의 범위 내에서 약제의 실제 구
입에 든 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상환받는 ‘실거래가상환제
도’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상한금액의 인하가 곧바로 약품 가격에 직접
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면서 위 고시의 취소를 구하였다. 대법원
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어 처분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
다. ⓐ 이 사건 고시는 특정 제약회사의 특정 약제에 대하여 국민건강
보험가입자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여야 하거나 요양기관이
상환받을 수 있는 약제비용의 구체적 한도액을 특정하여 설정하였다.
ⓑ 약제의 지급과 비용의 청구행위가 있기만 하면 달리 행정청의 특별
한 집행행위의 개입 없이 이 사건 고시가 적용된다. ⓒ 약제 상한금액
의 변동은 곧바로 국민건강보험가입자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
면 이하 참조.
25) 위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박평균, 대법원 2006. 2. 22. 선고 2005두2506 판결, 「대법
원판례해설」, 제64호(2006년 하반기), 법원도서관, 2007, 100면 이하; 박균성, “명령․
규칙에 대한 항고소송”, 「사법」, 제2호, 사법연구지원재단, 2007, 267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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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하여야 하거나 요양기관이 상환받을 수 있는 약제비용을 변동시킨다.
약가고시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입장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로 자
리잡았다. 대법원 2004. 5. 12.자 2003무41 결정, 2004. 5. 17.자 2004무
6 결정, 2006. 12. 21. 선고 2005두16161 판결 등에서 약가고시의 처분
성을 인정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갔다.26)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고시 역
시 처분성이 인정되어 본안판단의 대상이 된다. 대법원 2006. 5. 25. 선
고 2003두11988 판결에서는 차등수가제 신설, 야간가산율 적용시간 축
소, 진찰료와 처방료의 통합, 주사제 원외처방료의 삭제 등을 정한 개정
고시 규정의 처분성이 인정되었다.27)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
두7745 판결에서는 백내장수술 등 7개 질병군의 상대가치점수를
10~25% 인하함으로써 요양급여 수가를 조정하는 내용의 개정고시 규
정이 행정처분으로 인정되었다.
(2) 학술적 논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행정입법의 대상적격에 관한 논의는 매우
넓은 영역에 걸쳐져 있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위와 같은 쟁점을 자
세히 살펴보지는 아니하고, 현행 행정소송법의 틀 내에서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인정할 수 있다면 그 범위는 어떻게 설정
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1)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 가능성
현행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의 규정, 나아가 처분의 범위를 “국민
26) 최계영, “국민건강보험의 행정법적 쟁점”, 「서울대학교 법학」, 제55권 제2호, 2014,
62면. 다만 같은 글 63면에 따르면, 요양급여에 관한 고시 중 개별․ 구체성이 상대
적으로 강한 고시는 주로 항고소송으로, 일반․ 추상성이 강한 고시는 헌법소원으로
다투는 실무적 경향이 드러난다고 한다.
27) 이 판결의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 2003. 1. 15. 선고 2001구25210 판결에서는 건강보
험고시의 처분성에 관한 명시적인 판단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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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17
의 권리․ 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정작용”으로 좁게 특정하
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행정입법의 대상적격을 예외적으로 인정
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28) 이러한 견해는 ‘형식은 규범
이지만 실질적 성질은 처분’인 행정입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근
거로 한다(이른바 ‘처분적 행정입법’).29) 이렇듯 형식과 실질이 일치하지
않는 행정작용이 존재하는 이상,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일률적으로 부인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처분적 행정입법’ 개념이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30) 이 견해는 서로 다른 형식을 가진 행정작용을 실질에
따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입법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고, 행정의
작용형식 체계를 흐트러뜨리며, 행정절차법의 적용범위나 행정상 강제
집행의 대상, 행정소송 체계 등 여러 분야에 이론적 난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31) 조례는 그 형식에서 분명한 행정입법
이므로, 그 내용이 아무리 개별적․ 구체적 결정(행정행위)에 가깝더라도
취소소송이 아닌 규범통제절차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32) 따라서
입법론적으로는 행정입법에 대한 규범통제절차를 제정하는 것이 타당
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법제와 같이 규범통제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상
황에서는 처분의 형식을 가진 집행행위를 특정하여 이를 대상으로 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33)
28) 박균성, 앞의 책, 1223-1225면; 김동희․ 최계영, 앞의 책, 692-693면; 이원우, 앞의
글, 23-26면; 정하중․ 김광수, 행정법개론, 제16판, 법문사, 2022, 131면.
29) 앞서 본 두밀분교폐지조례가 그 전형적인 예시에 해당한다. 김동희ㆍ최계영, 앞의
책, 690면.
30) 김중권, “이른바 처분적 행정입법의 문제점에 관한 소고”, 「공법연구」, 제42집 제4
호, 2014, 285면 이하; 손상식, “처분적 법규범에 대한 통제 ― 명령ㆍ규칙에 대한
본원적 규범통제를 중심으로 ―”, 「헌법학연구」, 제19권 제1호, 2013, 454-455면.
31) 김중권, 이른바 처분적 행정입법의 문제점에 관한 소고, 297-302면.
32) 위의 글, 303-3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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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2) 처분성 인정범위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범위에 관하여서는 견해가 갈린다.
처분성 인정 기준 및 범위에 관한 견해가 다양하여 일률적으로 정리하
기는 어려우나, 이하에서는 ‘협의설’과 ‘광의설’로 구분하기로 한다.34)
① 협의설
협의설은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예외의 범위를 처분적 행
정입법으로 엄격하게 제한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35) 이러한 입장
은 기본적으로 처분이 개별적․ 구체적인 방식으로 법률관계에 직접 영
향을 미치는 강학상 행정행위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다.36)
이때 개별성이란 규율의 수범자가 특정한 대상으로 한정된다는 의미이
며, 구체성이란 규율의 대상, 즉 사안이 특정된다는 의미이다.37) 행정입
법은 그 본질에서 일반적․ 추상적 규율, 즉 불특정한 수범자에 대하여
불특정한 사안에 관한 규율을 부과하는 작용이므로 처분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내용에서 분명히 개별성과 구체성을 가짐에도 불구하
고 제정자의 착오 또는 취소소송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행정입법의
33) 위의 글, 304면. 위 논문의 저자는 두밀분교폐지조례 사건에서 조례 자체가 아니라
조례의 집행행위인 ‘폐쇄조치’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34) 이는 윤정인, “법원의 명령․ 규칙에 대한 사법심사 ― 실무현황과 항고소송을 통한
본안적 규범통제소송의 가능성 ―”, 「인권과정의」, 제457호, 2016, 82-83면을 참조
하여 설정한 것이다. 한편 박균성, “명령․ 규칙에 대한 항고소송”, 279면은 행정입
법의 대상적격을 무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원고적격을 통하여 범위를 제한하고자 하
는 견해를 ‘최광의설’로 소개하고 있으나, 이는 현행 행정소송법 규정의 해석론이
라기보다는 입법론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본 논문에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
다. 위와 같은 입법론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연구로, 박정훈, 앞의 책, 165면 이하
참조.
35) 정하중, “집행적 법규명령과 처분적 법규명령의 개념”, 14면.
36) 정하중, “법무부의 행정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론적 고찰”, 「지방자치법연구」,
제7권 제3호, 2007, 399-400면 참조.
37) 정하중, “집행적 법규명령과 처분적 법규명령의 개념”,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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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19
형식을 취한 행정작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처분적 행정입법의 처분
성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38)
다만 일반적․ 추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집행행위 없이도 국민
의 권리와 의무를 직접 규율하는 성격을 가진 자기집행적 행정입법은
처분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다. 예컨대 ‘당구장에 18세 미만 청소년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화체육부장관 부령은 그 자체로 직접 당구장 영
업주에게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그 수범자가 불특정다수이고 규율대
상인 사안 역시 불특정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별도의
규범통제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② 광의설
광의설은 처분적 행정입법을 넘어선 범위에서도 행정입법의 처분
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인정범위를 설정하는 기준에 관
한 견해는 다소 차이가 있다.
먼저 처분적 행정입법뿐 아니라 자기집행적 행정입법도 처분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39) 자기집행적 행정입법이란 단순히 처
분의 기준을 정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국민의 행위기준 또는 권
리의무의 요건을 규율하는 행정입법을 의미한다.40) 이러한 행정입법은
38) 위의 글, 14면은 두밀분교폐지조례를 그 대표적인 예시로 소개한다. 즉 두밀분교폐
지조례는 그 실질에서 영조물의 공용폐지행위에 불과하므로 개별․ 구체적 행정행
위에 해당하므로 처분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39) 이원우, 앞의 글, 24면, 위 연구는 행정입법을 ① 처분적 행정입법, ② 자기집행적
행정입법, ③ 처분을 매개로 집행되는 통상의 행정입법으로 구분하고, 이중 ①, ②
는 현행법에 의하더라도 처분성이 인정될 수 있으나 우리 판결례는 ②의 대상적격
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본다.
40) 자기집행적 행정입법의 예시는 헌법재판소에서 직접성이 인정된 사례로부터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당구장 출입문에 18세 미만자의 출입 금지를 표시하도록 명한 체
육시설의설치․ 이용에관한법률 시행규칙(헌법재판소 1993. 5. 13. 선고 92헌마80 결
정), 노래방에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18세 미만의 출입을 금지하고 영업시간을 9
시부터 24시로 제한한 풍속영업규제에관한법률 시행령(헌법재판소 1996. 2. 29.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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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권리의무의 요건을 직접 규율하는 동시에 다른 행위의 기준으로 기능한
다는 점에서 도시관리계획과 유사하며, 따라서 동일한 논리에 따라 처
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본다.41) ① 명령․ 규칙이 직접 국민에게 일
정한 행위의무 또는 행위금지의무를 부과하는 경우, ② 단순한 사실적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을 뿐인 경우, ③ 국민에게 일정한 행위의무 또
는 행위금지의무를 부과하는 법규정을 정한 뒤 이를 위반할 경우 형벌
또는 행정벌을 부과할 것을 정한 경우에는 집행적 행정입법으로서 처분
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같은 맥락이다.42)
행정입법 역시 처분성 판단의 일반법리에 따라 그 대상적격을 판
단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43) 대법원이 쟁송법적 요소를 고려하여
처분성을 확대하였음에도 행정입법에 관하여서만 처분개념을 좁게 제
한하는 것은 논리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44)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 내용․ 형식․ 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
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행정입법에 적용하면, 결
국 문제된 행정입법이 법률관계에 미치는 직접성․ 구체성의 정도에 따
라 처분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 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는 견해의 기저에
는 ① 행정입법과 행정행위는 그 작용방식에서 상대적인 차이를 가질
고 94헌마213 판결) 등이 있다.
41) 이원우, 앞의 글, 24면.
42) 윤정인, 앞의 글, 84-85면. 이러한 기준은 현재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적법요건
중 직접성 판단 기준과 유사하다. 헌법재판소의 직접성 판단례에 관하여, 이상덕,
“항고소송과 헌법소원의 관계 재정립”, 243-246면 참조.
43) 박균성, “명령․ 규칙에 대한 항고소송”, 284면; 同人, “법규명령에 대한 항고소송의
제문제”, 「특별법연구」, 제9권, 2011, 71면.
44) 박균성, “법규명령에 대한 항고소송의 제문제”, 7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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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21
뿐 그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는 이해45)와 함께 ②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
적 통제 및 권리구제 보장의 필요성에 대한 고려가 있다고 보인다.46)
행정입법은 복잡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 중
요성과 입지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행정입법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국민의 권익을 제한하는 사례도 계속 늘고 있다. 이러한 상
황에서 오로지 행정작용의 형식이라는 법리적 이유로 행정입법에 대한
직접적 불복수단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행정형벌이
나 제재처분 등과 같은 불이익처분을 받은 뒤 이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행정입법을 다투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구제에 대한 부당한 제한이
라는 점 또한 중요한 근거로 제시된다.47)
(3) 검토
1) 대법원 판례에 관한 이론적 검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매우 좁은
범위에서 예외적으로만 인정한다. 이중 두밀분교폐지조례는 특정한 하
나의 사실관계에 관한 1회적 규율로서, 규범으로서의 작동방식이 사실
상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48) 반면 약가고시와 건강보험고시는 수범자
가 불특정다수라는 점에서 ‘일반성’을 갖추고 있기는 하나, 규율대상이
45) 박정훈, 앞의 책, 194-195면; 박균성, 앞의 책, 1224-1225면. 한편 행정입법과 행
정행위의 차이가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형적인 규범과
전형적인 처분은 분명히 다른 성질을 가진다고 보는 견해로, 이원우, 앞의 글, 23
면; 정호경, 앞의 글, 325면 참조.
46) 박정훈, 앞의 책, 168-169면; 이원우, 앞의 글, 19-20면; 이상덕, “항고소송과 헌법
소원의 관계 재정립”, 257면; 윤정인, 앞의 글, 83면; 김수정,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서의 행정입법 ― 프랑스에서의 논의를 중심으로 ―”, 「행정법연구」, 제13호, 2005,
127면 등 참조.
47) 이상덕, “항고소송과 헌법소원의 관계 재정립”, 255-256면; 윤정인, 앞의 글, 85면.
48) 같은 취지로, 최계영, “헌법소원에 의한 행정작용의 통제”, 21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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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고유명사로 특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높은 ‘구체성’을 가진다.49) 이러한
점에서 두밀분교폐지조례와 약가고시, 건강보험고시 사례는 모두 전형
적인 자기집행적 법규명령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예외’로서의 특성을
가진다.50)
다만 이러한 예외가 이론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는 불확
실하다. ‘집행행위의 개입 없이도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적 이익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일반법리는 언뜻 자기
집행적 행정입법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되나, 실제 사례를 살펴보
면 인정범위가 훨씬 좁다. 앞서 살펴본 학술적 논의 중 협의설은 두밀
분교폐지조례 판결을 긍정하는 반면 약가고시에 대하여는 반대하는 입
장을 보이고, 광의설은 자기집행적 행정입법 전반으로 인정 범위를 확
대하여야 한다고 본다. 결국 두 견해 모두 대법원이 설정한 예외적 기
준에 관한 이론적인 설명이 될 수는 없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두밀분교
폐지조례와 약가고시 판결을 관통하는 이론적 설명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까?
본 논문은 그 단초를 일반처분 또는 물적 행정행위와 행정계획의
처분성으로부터 찾고자 한다. 일반처분 또는 물적 행정행위51)는 구체적
49) 이는 약가고시에 관한 평가가 갈리는 이유다. 박해식, 앞의 글, 652면은 약가고시가
의료기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자 등 불특정 다수인을 적용대상으로 한다는 점
에서 일반적․ 추상적인 법규명령 또는 행정규칙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본다. 반
면 이상덕, “항고소송과 헌법소원의 관계 재정립”, 254-255면은 약품명과 제조사
명, 급여상한금액을 정한 약가고시는 수많은 약품의 가격을 한꺼번에 결정하여 공
고한다는 특수성이 있을 뿐 그 본질에서 개별․ 구체적 결정이거나 개별공시지가결
정과 같은 일반처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50) 다만 차등수가제, 야간 가산율 적용시간 축소, 진찰료와 처방료의 통합, 주사제 처
방료 삭제 등에 관한 건강보험고시 사례는 건강보험고시와 여타 자기집행정 행정
입법 사이의 차이는 상대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계영, “국민건강보험의 행정법적
쟁점”, 66면은 “건강보험 관련 고시는 법원이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확장하는 과정
에서 견인차가 되고 있다.”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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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23
사물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한편 수범자는 불특정다수인 행정결정으로
서 일반적․ 구체적 성격을 가진다. 예컨대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및 고
시처분의 수범자는 특정 매체물을 제조하거나 판매, 대여하는 불특정다
수이나, 특정 매체물에 관한 표시의무, 포장의무, 청소년에 대한 판매․
대여 등의 금지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구체성을 가지고, 따라서 처
분성이 인정된다.52) 처분성이 인정되는 행정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도
시관리계획은 결정의 수범자를 특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이나,
① 특정 지역에 대한 용도지역․ 용도지구 지정 및 변경, ② 특정 지역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도시자연공원구역, 수산자원보호구역의 지정 및 변
경, ③ 공공시설 설치에 관한 결정 결정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
체성을 가지고, 따라서 국민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구속력을 가지는 처
분으로 인정된다.53) 도시관리계획은 건축허가 또는 개발행위허가, 수용
처분 등과 같은 후속적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구체성을 고려하여 처분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처럼 개별․ 구체적 행정결정뿐 아니라 일반적․ 구체적 행정결정
역시 ‘처분으로서의 실질’을 가진다면, 이를 근거로 일반적․ 구체적 행정
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논리가 가능하다. 일반처분의 가능성이 인정
되는 이상 ‘실질에서 처분’인 행정입법의 범위를 개별성과 구체성을 모
두 갖춘 경우로 제한할 이유는 없다. 두밀분교폐지조례와 같이 개별성
과 구체성을 모두 갖춘 행정입법뿐 아니라, 약가고시와 같이 규율대상
인 물건, 장소, 대상이 고유명사로 특정된 행정입법 역시 가장 협의의
51) 김동희․ 최계영, 앞의 책, 693-694면에 따르면, 특정한 물건을 규율함으로써 관련
된 자들의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작용을 일반처분 또는 물적 행정행위
라 한다.
52)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4두619 판결
53) 대법원 1982. 3. 9. 선고 80누105 판결; 헌법재판소 2012. 7. 26. 선고 2009헌바328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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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구체성을 갖춘 것으로 보아 처분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규
율의 구체성은 행정입법의 처분성이 인정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범위를
특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54)
2) 권리구제의 공백 방지 필요성
행정입법은 현대 행정기관의 중요한 정책적 도구로서 국민의 권익
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므로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사법적 통제 및
권리구제 수단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 이론(異論)이 있다고 보
기는 어렵다. 단지 ① 행정작용의 형식을 준별하여 별도의 절차를 만들
어야 하는지 아니면 최소한의 특칙을 두고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포섭하
여야 하는지, ②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의 관할을 대법원과 헌법재
판소 중 어디에 둘 것인지, ③ 직접적 통제와 간접적․ 부수적 통제 중
어떠한 방식을 취할 것인지 등과 같은 제도 설정 방식에 관한 문제에서
의견이 갈릴 뿐이다.
그러나 제도 설정 방식을 둘러싸고 장기간 이루어진 심도 있는 논
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떠한 입법적 개선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
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실무가 수행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은 현행
제도 안에서 가능한 한 권리구제의 공백을 방지하는 데 있을 것이다.
권리구제와 적법성 통제에 명백한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법리적 정합성만을 고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정교한 제도를 구성
하기 위한 연구와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으로, 당면한 권리구제를 위한
최대한의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 제도는 ① 집행적 행
정입법과 처분적 행정입법은 (그 범위의 차이는 있으나) 헌법재판소와 대
54)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가 처분의 요건을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이라고 정의
할 뿐, “개별․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를 뒷
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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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25
법원에서 중첩적으로 관할하여 직접적 쟁송을 허용하고, ② 이외의 행
정입법에 대하여서는 대법원의 부수적 규범통제를 통하여 다투도록 구
성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큰 권리구제의 공
백은 ‘후속 집행행위가 없거나 집행행위를 상정하기 매우 어려워 부수
적 규범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취소소송의 대상적격을 인정받을
수 없는 경우’일 것이다. 이 경우 국민은 취소소송과 부수적 규범통제
중 어떠한 방법으로도 행정입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없게 된다.55) 더
나아가, 후속 집행행위를 상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행정입법의 구체
성이 매우 높아 사실상 기계적인 적용에 불과한 경우, 행정입법으로 인
하여 권익이 제한되는 자가 집행행위의 대상이 아니어서 이를 다투기가
곤란한 경우 역시 권리구제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권
리구제의 공백을 만들 수 있다. 적어도 이러한 영역에서는 행정입법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취소소송으로 직접 다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어
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앞서 살펴본 ‘처분으로서의 실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규율의 구체성’은 가능한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고 생각된다.
- 비교법적 검토
행정입법에 관한 사법심사 제도는 국가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프랑스, 영국, 유럽연합 등과 같은 다수의 국가는 행정입법을 취소소송
의 대상으로 인정하되 원고적격을 통하여 제한을 가한다.56) 한편 행정
55) 취소소송의 대상적격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헌법소원이 가능하므로 권리구제의 공
백이 없다는 견해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법원 절차에 내재한 권리구제의
공백을 별도의 제도인 헌법소원에 전가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며, 국민에게 절차 선
택에 따른 불확실성을 전가한다는 점에서도 옳지 않다. 적어도 법원이 제공하는
소송제도 내에서 권리구제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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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입법을 취소소송의 대상에서 제외하되, 별도의 소송유형을 통하여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국가로 독일이 있고, 우리나라와 같이 협소한 범위에서
예외적으로 대상적격을 인정하는 국가로 네덜란드가 있다. 본 논문에서
는 행정입법의 예외적 대상적격 인정 범위를 정하는 데 참고할 만한 입
법례로 독일과 네덜란드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독일
독일 행정소송에서 행정입법을 직접 다툴 수 있는 소송유형은 주위적
규범통제절차(prinzipale Normenkontrolle)이나, 확인소송(Feststellungsklage)
등을 통하여 예외적으로 행정입법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가능성이 열
려 있다.57) 우리나라의 법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주위적 규범통
제절차의 대상이 되지 않는 행정입법(가장 대표적으로는 연방기관의 행정입
법)에 관한 예외를 설정하는 법리가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주위적 규범통제절차의 적용범위는 한정적이다.58) 이를 벗어나는
행정입법은 원칙적으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독일 연
방행정법원은 행정법원법(Verwaltungs-gerichtsordnung) 제43조에 규정
된 확인소송을 통하여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직접 시민의 권리를 침해
56) 프랑스, 영국, 미국의 법제를 개관한 연구로, 박정훈, 앞의 책, 209-211면 참조. 한
편 프랑스의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제도에 관한 연구로, 김수정, 앞의 글, 109
면 이하 참조. 유럽사법재판소의 입법작용에 관한 사법심사에 대한 연구로, 拙著,
“주관소송과 객관소송 체계의 특성에 관한 연구 — 원고적격, 본안심사 범위, 재량
심사 강도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를 중심으로 —”, 서울대학교 법학박사논문, 2024,
124면 이하 참조.
57) 독일의 법제에 관하여, 박정훈, 앞의 책, 170-193면 참조. 독일의 주위적 규범통제
절차에 관한 또다른 연구로, 이상덕, “독일 행정법원법에서의 규범통제소송제도에
관한 고찰”, 「행정법연구」, 제32호, 2012, 115면 이하 참조.
58) 독일 행정법원법 제47조 제1항 제1, 2호는 규범통제절차의 대상을 ① 연방도시계획
법전에 근거하여 발령된 조례 및 연방도시계획법전 제246조 제2항에 근거하여 발
령된 법규명령, ② 주(州)법이 정한 범위 내에 있는 주법의 하위 규정으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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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27
하는 행정입법을 다툴 수 있는 길을 열었다.59) 행정법원법 제43조는
“원고가 조기 확정에 관한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는 경우, 소를 통하
여 법률관계의 존재, 부존재 또는 행정행위의 무효 여부의 확인을 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60) 위 규정에 근거하여 원고는 행정입법에 의
하여 형성된 법률관계가 부존재하거나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여
줄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확인판결은 그 자체로 행정입법의 효
력을 소멸시킬 수는 없으나, 원고에게 가해진 행정입법의 제한을 없앨
수 있다.61)
확인소송이 적법하게 인정되기 위해서는 문제된 사안이 ‘충분히 구
체화된 법률관계’여야 한다.62) 즉 원고가 확인을 구하는 법률관계는 구
체적인 사실관계에 근거하여야 하고, 법적 관계여야 하며,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사안 사이의 관계여야 한다. 반면 추상적인 법리적 문제나
법률의 내용에 관한 다툼은 확인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63) 이에 따
라 확인소송을 통하여 다툴 수 있는 행정입법의 범위는 구체적인 법률
관계를 형성하는 행정입법, 즉 국민에 대하여 구체적인 의무를 부과하
거나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입법으로 특정된다. 음료수 용기 수
거를 위하여 제조업체에 소비자로부터 보증금을 받을 것을 명령하는 규
칙,64) 우편사업자에 대하여 우편배달부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규칙65)
59) Hufen, Friedhelm, Verwaltungsprozessrecht, 13.Aufl., C.H.Beck, 2024, §18, Rn. 8; 박
정훈, 앞의 책, 185-186면. 독일 연방행정법원이 위와 같은 가능성을 인정한 최초
의 판례로, BVerwG, NJW 2000, 3584 참조.
60) 원문은 다음과 같다. “Durch Klage kann die Feststellung des Bestehens oder
Nichtbestehens eines Rechtsverhältnisses oder der Nichtigkeit eines Verwaltungsakts
begehrt werden, wenn der Kläger ein berechtigtes Interesse an der baldigen
Feststellung hat.”
61) Hufen, op. cit., §18, Rn. 8
62) Hufen, op. cit., §18, Rn. 9
63) Hufen, op. cit., §18, Rn. 10
64) BVerwG, NVwZ 200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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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등이 이러한 예시에 해당한다.
(2) 네덜란드
네덜란드에서 입법작용은 원칙적으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
다. 네덜란드 일반행정법전(Algemene wet bestuursrecht) 제1:3조 제1항은
‘행정결정’(besluit)을 ‘행정청의 공법적 행위가 포함된 서면으로 이루어
진 결정’이라 정의하고, 제2항은 ‘개별적 행정결정’(beschinkking)을 ‘행정
결정 중 일반적 효력을 가진 결정(besluiten van algemene strekking)을 제
외한 나머지 결정 및 그 신청을 거부하는 결정’이라고 정의한다. 한편
일반행정법전 제8:1조는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개별적 행정결정만이 취
소소송이 될 수 있음을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국사원은 행정
입법을 포함한 모든 일반적 효력을 가진 결정의 대상적격을 원칙적으로
부정한다.66) 행정입법의 효력은 개별 결정을 다투는 취소소송에서 간접
적인 방식으로 심사될 수 있을 뿐이다.67)
다만 국사원은 ‘구체화된 일반적 결정’(concretiserense besluiten van
algemene strekking)의 경우에 예외적으로 대상적격을 인정한다.68) 구체
65) BVerwG, NVwZ 2010, 1300. 이 판결은 원고가 규범제정자인 연방고용복지부를 피
고로 하여 확인소송을 제기하였기 때문에 규범 제정자와 수범자 사이에 어떠한 구
체적인 법률관계가 있을 수 있는지도 문제되었다. 연방행정법원은 “규범 제정자와
수범자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어떠한 법률관계도 없고, 이는 ‘자기집행적 규
범’(self-executing Normen)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라고 하면서도, “규칙이 후속
적 행정작용을 통한 추가적인 구체화나 개별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원고의 권리와
의무를 직접 결정하는 경우에는 규범 제정자와 수범자 사이에 권리 제한 또는 의
무 부과에 관한 구체적인 법률관계가 있다.”라고 보아 적법성을 인정하였다.
66) Eliantonio, Mariolina ․ Grashof, Franziska, in: Cases, Materials and Text on Judicial
Review of Administrative Action, 1st edition, Oxford; Chicago: Hart, 2019, pp. 127,
149.
67) Ibid., pp. 648-650.
68) Ibid., p. 136; Van Wijk, H.D. ․ Konijnenbelt, Williem ․ Van Male, Ron, Hoofdstukken
van bestuursrecht, 16e dr., Deventer: Wolters Kluwer, 2014, pp. 23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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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29
화된 일반적 결정이란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일반
규정을 전제로, 위 규정이 적용되는 특정한 대상, 장소, 적용기간 등을
정하는 행정입법을 의미한다.69) 대표적인 예로는 지방자치단체의 규칙
이 도보로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보행을 금지할 경우에 특정 장소
를 도보로 지정하거나 지정하지 않은 규칙, 특정 지역을 자연보호구역
또는 소음제한구역으로 설정하는 규칙, 특정 지점에 대한 교통신호 설
정 등이 있다.70)
구체화된 일반적 결정이 인정된 판결례를 살펴본다. 네덜란드 국사
원 2008년 1월 16일 판결에서는 2005년 스카스터란(Skarsterlân) 주택 규
칙이 문제되었다.71) 이 규칙은 주택을 허가 없이 거주 목적 이외의 다
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다만 규칙이 시행될 당시 거주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
고, 위와 같은 예외가 적용되는 주택과 그 소유자의 목록을 첨부하였다.
국사원은 ‘장소, 시간, 대상을 특정하는 규칙’은 일반적 행정입법이 아니
라는 점을 전제로, 문제된 규칙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주택의 명칭을
기재한 이상 이는 구체화된 일반적 결정으로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
고 보았다.
구체화된 일반적 결정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를 살펴본다. 국사원
2000년 2월 28일 판결72)에서는 암스테르담 시의 알베르트 카이프 재래
시장(Albert Cuypmarkt)에 관한 결정이 문제되었다. 암스테르담 시의 노
상판매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시민은 시장 및 시의회의 허가 없이 노
상 판매를 할 수 없으며, 시장과 시의회는 노상점포의 숫자, 구성, 업종
별 점포 수, 권장되는 업종 등 허가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암
69) Van Wijk, H.D. ․ Konijnenbelt, Williem ․ Van Male, Ron, op. cit., p. 239.
70) Ibid., p. 240.
71) ABRvS, 16 januari 2008, ECLI:NL:RVS:2008:BC2100
72) ABRvS, 28 februari 200, ECLI:NL:RVS:2000:AA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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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르담 시의회는 알베르트 카이프 재래시장의 점포 숫자와 구성 등을
정하였고, 원고는 이러한 구성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국사
원은 알베르트 카이프 재래시장의 점포 숫자, 구성 등에 관한 결정은
단순히 노상판매에 관한 규칙을 시간, 장소 및 대상의 측면에서 구체화
한 것이라 볼 수 없고, 허가 결정을 내리는 데 적용되는 독자적인 평가
기준을 새롭게 정한 것이므로 일반적 효력을 가진 행정입법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독일과 네덜란드는 행정입법이 (적어도 일부 영역에서는) 행정소송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되, 예외적으로 대상적격을 인정할 수 있는 가
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구체적인 법리 구성
과 표현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기저에 있는 논리는 직접성과 구체성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독일 확인소송은 ‘구체적인 의무 부과 또는 권리 제한’이라는 기준
을 설정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앞서 살펴본 일반적․ 구체적 행정
입법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대상적격이 인정되지 않는 자기집행적
행정입법 중 상당한 부분도 대상적격을 가질 수 있다. 한편 네덜란드는
‘대상, 장소, 적용기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일
반처분에 준할 정도의 일반적․ 구체적 성격을 가진 행정입법과 동일한
범주를 형성한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행정입법 대상적
격 인정 범위는 네덜란드와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네덜란드 국사원이 설정한 명확하고 실용적인 기준과 달리,
우리나라 대법원이 설정한 기준은 다소 모호하고 부정확하다. 대법원이
제시한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구체적인 권
리․ 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 등과 같은 기준은 독일 확
인소송에 적용되는 기준과 더욱 유사하나, 대법원은 실제로 권리․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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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31
를 직접 규율하는 자기집행적 행정입법의 대상적격을 인정하지 않는다
는 점에서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대상적격이 인정된 약가고시와 건
강보험고시에 관하여 대법원은 구체적 타당성에 근거한 이유를 설시할
뿐, 정확히 어떠한 법리적 기준에서 위와 같은 행정입법이 다른 행정입
법과 구분되는지 밝히지 않았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
러한 이론적 부실함은 대상판결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 대상판결에 관한 검토
(1) 대상판결 분석
대상판결은 관세법 제51조에 근거하여 발령되는 기획재정부령인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정하였다. 2005년 이후로 처분성
이 계속 인정되고 있었고, 당사자들도 적법요건을 다투지 아니하였으
며, 원심에서 매우 상세한 본안판단이 이루어지기도 한 이 사건에서 대
법원이 직권판단에 나아가 처분성을 부정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대상판
결에 대한 검토에 나아가기 전에 대법원 판결과 이에 관한 대법원판례
해설73)을 참조하여 처분성 부정 근거를 보다 상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대법원이 든 첫째 근거는 ‘이 사건 시행규칙에서 덤핑물품과 관세
율을 규정하는 것만으로 납세의무자에 덤핑방지관세를 납부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판례해설은 과세
물건, 세율과 같은 과세요건을 규정한 것만으로는 납세의무가 생기지
않으므로 ‘직접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74) 이때 ‘직접
성 요건’이란 판례 법리 중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그 자체로서 직
접’이라는 부분을 의미한다.75) 대법원판례해설은 대법원이 약가고시에
73) 박설아,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는 시행규칙의 처분성 및 덤핑방지관세의 부과요
건”, 「대법원판례해설」, 제134호, 2023, 89면 이하.
74) 위의 글, 1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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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관하여 직접성의 예외를 허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국민건강
보험제도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본다.76) 이
러한 설시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이 앞서 본 자
기집행적 행정입법 – 예컨대 당구장 업주에게 18세 미만 청소년 출입금
지 표시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 – 과 같이 직접적으로 권리를 제한
하거나 의무를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근거는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은 세관장의 덤핑방지관세 부
과처분 등 별도의 집행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상대방의 권리의무나 법률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첫 번째 근거와 같
은 맥락에 있다. 다만 이러한 설시가 원고의 권리구제 가능성, 즉 원고
가 후속 집행행위를 다투는 과정에서 부수적 규범통제를 통해 덤핑방지
관세 부과규칙을 다툴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처분성을 인정할 필요가 없
다는 취지로까지 연결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판례해설에도
원고의 권리구제 보장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발견되지 않는다.77)
세 번째 근거는 원고가 관세부과처분의 직접상대방이 아니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사건 시행규칙에 근거한 관세부과처분에 따라 덤핑
방지관세를 납부하게 될 자는 덤핑물품을 수입하는 화주이지 원고와 같
은 덤핑물품의 제조․ 수출자가 아니다. 또한 이 사건 시행규칙이 덤핑물
품의 수출․ 수입행위를 규제하거나 덤핑물품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율하
지 않는다. 즉 원고는 ‘이 사건 시행규칙의 효력 범위 밖’에 있으므로,
원고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75) 위의 글, 99면.
76) 위의 글, 104면.
77) 다만 위의 글, 102-103면은 WTO 반덤핑협정 위반 여부를 검토하면서, 세관장의
덤핑방지관세 부과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에서 선결문제로서 시행규칙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WTO 반덤핑협정 제1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법심사
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권리구제 방안에 관하여 간략하게 검토하고 있다.
31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33
관하여 대법원판례해설은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으로 인하여 외국 수
출자의 수출물량이 감소하더라도 사실적․ 경제적 불이익에 불과하므로
‘권리의무의 변동’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다.78) 이를 종합하면, 대법원
은 외국 수출업자가 ① 후속적 집행처분의 상대방도 아니고, ② 직접적
으로 수출을 금지당하거나 제한당하는 등 규율을 받지도 아니하며, ③
덤핑방지관세로 인하여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수출물량이 감소하는 결
과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시행규칙의 규율범위 밖’에서 벌
어지는 사실적․ 경제적 불이익에 불과하여 처분성 인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대상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기존 판례와의 정합성
대상판결이 이 사건 시행규칙의 처분성을 부정한 첫 번째 근거는
시행규칙으로 납세의무가 직접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처분성을 인정한 사례인 두밀분교폐지조례와 약가고시 중 어
느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그 자체로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발생시
키지는 않는다. 두밀분교폐지조례는 영조물인 국민학교를 폐지하였을
뿐, 인근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에게 취학에 관한 특정 의무를 부과한 것
이 아니다. 약가고시 역시 마찬가지다. 자이프렉사의 요양급여 지급조
건을 정하고, 특정 약제의 상한금액을 정하는 것만으로는 누구에게 어
떠한 의무도 부과하지 않는다. 일반처분으로서 처분성을 인정받은 공시
지가결정,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고시 역시 그 자체로 구체적인 의무를
발생시킨다고 볼 수 없다. 특히 공시지가결정은 후속처분의 근거가 될
뿐 그 자체만으로는 어떠한 법률효과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그 처분성을 인정하여 본안심사에 나아갔다. 이는 위
78) 위의 글, 105면.
32페이지
34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와 같은 행정작용들이 구체적인 대상을 특정하여 규율하였고, 이에 따
른 이해관계와 권익 침해가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따라서 사법심사를
더 뒤로 미룰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법원은 지금까지 ‘구체
성’, 즉 규율대상의 특정 정도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처분성을 판단하
였다고 보인다.
대상판결이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한 ‘직접적인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라는 표지는 오히려 자기집행적 행정입법이 가지는 특징이다. 예컨
대 의료기관의 명칭표시판에 진료과목을 함께 표시하는 경우 그 글자의
크기를 의료기관 명칭을 표시하는 글자 크기의 2분의 1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은 의료기관 운영자에게 분명한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렇듯 직접적인 의무가 발생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분성을 인정하지 않
는다. 달리 말하면, ‘행정입법으로 인하여 직접적인 의무가 발생하는지’는
그 처분성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
앞서 제2의 (3)항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적어도 일반처분에 상응
하는 일반적․ 구체적 성격을 지닌 행정입법은 처분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은 부과대상인 품목과 제조업자의 명
칭을 고유명사로 특정하였으며 부과율과 부과기간 역시 구체적인 수치
로 이루어져 있다.79) 이는 건강보험 관련 고시 중에서도 가장 구체성이
높은 약가 상한금액 고시에 비견될 만하다. 원고와 같은 덤핑물품 제조
업자 및 수출업자는 이 사건 시행규칙에 의하여 5년 동안 11.66%의 관
세율을 확정적으로 적용받게 되며, 후속 집행행위인 관세부과처분은 위
와 같은 규정을 개별 사안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
렇다면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은 일반적․ 구체적 행정입법으로서 처분
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79) 앞서 본 서울행정법원 2005. 9. 1. 선고 2004구합5911 판결 또한 덤핑방지관세 부과
규칙이 물품과 공급자를 특정하고 있으므로 물품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는 점을 근거로 설시하였다.
33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35
2) 권리구제의 측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행정입법의 처분성 판단에 중요하게 고려
하여야 할 요소 중 하나는 권리구제의 부당한 공백을 방지하는 것이다.
부수적 규범통제를 원칙으로 삼은 우리나라에서 후속 집행행위의 유무
는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를 보장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문제된 행정입
법으로 인하여 권익이 침해되는 자가 후속 집행행위를 다투기 용이한
지, 즉 후속 집행행위를 특정할 수 있고, 이를 직접 다툴 수 있으며, 지
나친 불이익 없이 적시에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 사안에서는 어떨까? 후속 집행행
위를 특정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세관장의 덤핑방지관세 부과처분
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덤핑방지관세 부과규
칙에 따라 부과된 관세부과처분 취소소송 또는 관세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 사건이 발견되며, 부과처분 및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다투면서
그 전제가 되는 덤핑방지과세 부과규칙의 위법성을 주장하는 사례도 발
견된다.80) 그러나 위와 같은 소송은 부과처분의 직접상대방인 수입업자
가 원고이며, 납세의무자가 아니라거나 문제된 제품이 실질적으로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 주를 이룬다. 피고 역시 기획재정부장
관이 아닌 각 지역의 세관장으로 특정된다. 이와 달리 외국 국적의 수
출업자가 원고로서 직접 다투는 경우에는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을 대
상으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재정경제부장관이었다. 대상판
결이 선고된 이후 외국 제조업자 및 수출업자에게 관세처분을 다툴 제
3자 원고적격이 인정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81) 그러나 외국 기업
80) 대표적인 예시로 부산지방법원 2018. 10. 19. 선고 2018구합22358 판결, 인천지방법
원 2017. 1.6. 선고 2016구합51249 판결 등이 있다.
81) 다만 제3자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외국 제조업자 및 수출업자가 덤핑방지
관세 부과규칙을 다툴 방법이 원천 차단되므로 아래 제(3)항에서 살펴볼 WTO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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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에 제3자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을 다
투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수입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물품을 수출하
고, 수출품에 부과된 관세를 다투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국내 수입업
체가 소송 리스크를 부담하기를 꺼려해서 수입을 거부할 경우 외국 기
업은 사실상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을 다툴 방도가 없다. 여러 업체에
게 물품을 수출하여 여러 개의 관세부과처분이 내려진 경우 어떠한 범
위에서 이를 다투어야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나아가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은 중앙부처에서 무역위원회의 전문적 심사를 거쳐 결정되었
다는 점에서 중앙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소송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함
에도 지역 세관장에게 소송 진행의 부담을 지우게 된다는 점에서도 문
제가 있다.
한편 대상판결은 덤핑방지관세로 인하여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수
출물량이 감소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시행규칙의 규율
범위 밖에서 벌어지는 사실적․ 경제적 불이익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명확하지는 않으나, 이러한 설시는 마치 원고와 같은
외국 수출업자는 덤핑방지관세제도에 사실상의 이해관계를 가질 뿐이
라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는 타당하지 않다. 외국 수
출업자의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수출물량이 하락하는 것은 덤핑방지관
세제도의 직접적인 목적에 해당한다. 관세부과처분의 직접상대방은 수
입업자라 하더라도, 덤핑방지관세 제도가 겨냥하는 것은 국내 기업의
경쟁자로서 국내 산업에 피해를 야기하는 외국 수출업자인 것이다. 그
렇기 때문에 관세법 및 동법 시행령은 조사대상자인 외국 기업의 의견
을 조회하고 청문회를 실시하는 등 절차적 참여권을 보장할 것을 규정
하며, 잠정조치의 대상 또는 협상 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기도
덤핑협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 수출업자의 제3자 원고적격을
반드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35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37
한다.82) 이러한 점에서 외국 제조업자 및 수출업자는 덤핑방지관세 부
과규칙에 관한 ‘법률상 이익’을 가지며, 위 규칙은 이러한 이익을 직접
제한한다고 보아야 한다.83)
요컨대,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인정하지 아니할 경우
원고가 그 후속 집행행위를 직접 다툴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지나친 불이익 없이 적시에 권리구제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
다. 반대로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인정한다면,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1회적인 권리구제를 보장하는 데 큰 이점이 있다.84)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3) 국제법적 쟁점
이 사건에 특유한 쟁점으로,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
정하는 것이 WTO 반덤핑협정 제13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지 문제된
다. WTO 반덤핑협정 제13조 제1문은 “법률로써 반덤핑 조치를 규정한
회원국은 종국적 결정 및 제11조에 따른 결정에 관한 검토 등의 행정작
용에 대하여 신속한 심사를 수행할 수 있는 사법절차, 중재절차 또는
82) 앞서 살펴본 서울행정법원 2005. 9. 1. 선고 2004구합5911 판결은 이를 덤핑방지관
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주된 근거로 제시하였다.
83) 이처럼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에 관한 원고의 법률상 이익은 쉽게 인정할 수 있는
반면, 개별적 관세부과처분에서 외국 제조업자 및 수출업자가 가지는 제3자 원고
로서의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기는 좀 더 까다롭다. 관세부과처분 자체의 근거법령
에서는 외국 제조업자 및 수출업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를 찾기 어려우며, 외
국 제조업자 등이 주장하는 이익(수출가격이 오르거나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데서
발생하는 손해)은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적 이익이거나 수출약정 체결 당시에 이
미 반영된 이익(당해 관세부과처분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당해 계약상 가격이 변
동되거나 수출물량이 늘어나지는 않으므로)이라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 제조업자 등의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려면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근거법령
및 관계법령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84) 같은 취지로, 권순일, 앞의 글, 207-208면.
36페이지
38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행정심판 절차를 마련하여야 한다.”85)라고 규정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
-
- 국회의 비준을 받아 1994년 국제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
마라케쉬 협정에 가입하였는데, WTO 반덤핑협정은 위 협정의 부속문
서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WTO 반덤핑협정 제13조에 따라 반덤핑 조
치를 구성하는 행정작용에 대하여 ‘신속한 사법심사절차’를 보장하여야
할 국제법적 의무를 진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덤핑방지관세 부과규
칙의 처분성이 부인됨에 따라 외국 수출업자의 권리구제에 어려움이 발
생한다면, 이는 WTO 반덤핑협정 제13조 위반으로까지 연결될 가능성
이 크다.86)
- 결어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우리나라 행정법
의 중요한 과업이다. 이를 위하여 학계와 실무에서 오랜 기간 연구와
토의가 이루어졌으나, 행정소송법 개정 논의 이후 근 20년이 흘렀음에
도 아직까지 어떠한 입법적 개선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
서 법실무가 하여야 할 역할은 현행 법제도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
능한 한 권리구제의 공백이 없도록 제도를 운용하는 데 있다. 행정입법
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심사에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85) 원문은 다음과 같다. “Each Member whose national legislation contains provisions
on anti-dumping measures shall maintain judicial, arbitral or administrative
tribunals or procedures for the purpose, inter alia, of the prompt review of
administrative actions relating to final determinations and reviews of determinations
within the meaning of Article 11. (...)”
86) 이에 관하여 권순일, 앞의 글, 203-24면은 WTO 반덤핑협장 제11조, 제13조의 해
석상 위 협정이 요구하는 사법심사의 대상은 재정경제부장관의 덤핑방지관세 부과
규칙이므로, 관세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허용된다는 것만으로는 우리나라 정
부가 WTO 반덤핑협정 이행의무를 준수하였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
37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39
주어진 제도 내에서 입법작용의 적법성을 도모하고 적시에 권리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87)
이 사건 시행규칙의 적법성에 관하여서는 특히 항소심인 서울고등
법원에서 약 2년에 걸쳐 매우 자세하고 면밀한 심사가 이루어졌다. 원
심이 적용한 심사강도 및 결론의 타당성에 관하여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처분성을 인정하여 심사에 나아간 데에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어떠한 다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상적
격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의 소를 각하하는 것은 사법자원
의 분명한 손실을 낳는다. 이러한 손실을 정당화할 만한 정책적 이익은
뚜렷하지 않다. 권리구제 보장과 선행 판결례와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장기적 측면에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행정소송법 개정을 통하
여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 제도를 확충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안에서 정합적이고 공백 없는 권리구제 제도를 마련하기 위
한 노력도 큰 의미를 가진다. 행정입법의 처분성에 관한 더욱 정교한
법리와 함께 권리구제의 필요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방향으로의 발전
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87) 윤정인, 앞의 글, 80-81면은 특히 행정법원을 중심으로 활발한 부수적 규범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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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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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43
국문초록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19두48905 판결은 2005년 이래로 계속 법원
의 심사대상에 포함되었던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정하였다.
이는 행정입법의 대상적격을 매우 협소하게 인정하는 대법원 판례의 경향을
더욱 강화하여, 종래 처분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영역에서조차 처분
성을 줄이는 방향을 취한다.
본 평석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대상판결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첫째, 대상판결이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으로 인하여 직접적인 납세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대상적격을 부정한 것은 기존 판례와 정합
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이 처분성을 인정한 사례인 두밀분교폐지조례
와 약가고시 중 어느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그 자체로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발생시키지는 않으며, 일반처분과 행정계획 역시 그러하다. 덤핑방지
과세 부과규칙과 같이 고유명사로 규율대상을 특정한 행정입법은 일반적․
구체적 처분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아 대상적격을 인정하여야 한다.
둘째,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정할 경우, 외국 수출업자의 권
리구제에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외국 수출업자는 관련 법령에 의하여
절차적 참여권을 부여받은 덤핑방제과세 제도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임에도
불구하고, 후속 집행행위인 관세부과처분의 직접상대방이 아니어서 이를 효
과적으로 다투기 어렵다. 나아가 국내 수입업체가 소송 리스크를 부담하기
를 꺼려해서 수입을 거부할 경우 외국 기업은 사실상 덤핑방지관세 부과규
칙을 다툴 방도가 없어진다. 셋째, 덤핑방지관세 부과규칙의 처분성을 부정
할 경우 반덤핑 조치를 구성하는 행정작용에 대한 신속한 사법심사절차를
보장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WTO 반덤핑협정 제13조 위반의 문제가 발
생할 가능성이 있다.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우리나라 행정법의 중
요한 과업이다. 이를 위하여 학계와 실무에서 오랜 기간 연구와 토의가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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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졌으나, 행정소송법 개정 논의 이후 근 20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어떠
한 입법적 개선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실무가 하여야 할
역할은 현행 법제도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한 권리구제의 공백이
없도록 제도를 운용하는 데 있다. 행정입법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이고 광범
위한 심사에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주어진 제도 내에서 입법작용의 적법성
을 도모하고 적시에 권리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행정입법의
처분성에 관한 더욱 정교한 법리와 함께 권리구제의 필요성을 균형 있게 고
려하는 방향으로의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주제어: 행정소송, 행정입법, 대상적격, 처분성, 덤핑방지관세
43페이지
행정입법의 처분성 인정기준에 관한 검토 45
Abstract
A study on administrative legislation as an object of judicial review
88)Kwak, Shinjae
The Supreme Court Decision 2019Du48905, decided in December 1,
2022, held that the anti-dumping duty rules, which had been deemed as
an administrative disposition since 2005, were not able to be litigated in
administrative recourses. This decision reinforces the Supreme Court's
trend of recognizing a very narrow scope for judicial review on
administrative regulation.
This paper argues that the decision is unjustified for the following
reasons. First, the decision is not consistent with precedent cases.
According to the precedent cases, an administrative regulation constitutes
an administrative disposition if it has a characteristic of regulating citizen's
specific rights and duties or affecting their legal relations by itself without
any further intermediate executory action. Furthermore, if an
administrative regulation regulate the subject in a concrete way, the
Supreme Court tends to acknowledge it as an object of judicial review.
Second, if the anti-dumping duty rules are not subject to judicial review,
foreign exporters would face great difficulty to find adequate means to
protect their rights. Foreign exporters, who are granted procedural
participation rights under the Korean duty laws, are undoutedly direct
- Ph.D in Law, Judge of Seoul Southern District 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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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行政判例硏究ⅩⅩⅨ-1(2024)
stakeholders in the anti-dumping regime. However, if the
anti-dumping duty rules would not able to be litigated in acministrative
actions, they cannot effectively challenge the decision. If domestic
importers are unwilling to take on the risk of litigation and refuse to
import, foreign exporters have virtually no means to challenge the
anti-dumping duty rules. Third, denying the disposability of
anti-dumping duty rules may lead to a violation of Article 13 of the
WTO Anti-Dumping Agreement, which imposes an obligation to ensure
prompt judicial review of administrative actions that constitute
anti-dumping measures.
Developing proper judicial review system on administrative
regulation is an important task for administrative law in Korea. However,
despite extensive and thorough discussion, there has been no legislative
improvement in the Administrative Litigation Act over 20 years. It is
necessary to ensure adequate and timely remedies to challenge the
legality of administrative regulations within the given framework.
keyword: administrative regulation, judicial review, administrative
action, anti-dumping duty rule
투고일 2024. 6. 9.
심사일 2024. 6. 23.
게재확정일 2024.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