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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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 Korea Administrative Law and Practice Association 행정법연구 제75호 2024년 11월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75, November 2024 DOI https://doi.org/10.35979/ALJ.2024.11.75.1
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1)
김 종 보**
국문초록
기반시설이란 도시의 기능 유지와 시민의 일상생활 등에 필요한 시설로서 공공성이 인정되
는 것을 말한다. 도시계획시설은 도시기능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 중 공공성과 영향력이 높은
기반시설로서 도시계획결정 절차를 통해 설치된 것을 의미한다. 기반시설 중에는 도시계획결정
을 통해 도시계획시설로 설치되거나 도시계획결정을 거치지 않고 건축허가 등 간이절차에 의
해 설치될 수 있는 시설이 있으며, 간이절차로 설치된 기반시설은 도시계획시설이 아니다. 도
시계획결정은 기반시설의 공공성을 전제로 시설의 설치를 위해 수용권과 같은 특권을 부여하
고, 그 대신 엄격한 수립절차 조항을 적용받는 양면성을 갖는다. 공공성과 같은 기반시설의 요
건이 충족되어야 도시계획결정이 정당화되고, 그렇지 못하면 수용과 기타의 특권도 부여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기반시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도시계획결정의 하자는 대체로 중대한 하
자로 평가되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기반시설에 대해 사후적으로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
때에도 기반시설 요건과 관련해서 다양한 하자가 존재할 수 있다. 기반시설의 소유 및 운영자
가 사인(私人)이라면 소유자의 동의가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이에 비해 기반시설이 아닌 일반
시설에 대해 내려진 도시계획의 사후결정은 무효로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기반시설이 아
닌 시설에 대해 도시계획결정이 사후에 내려지면, 당해 시설의 소유자에게 도시계획시설의 특
권은 무의미하고, 오히려 소유자는 도시계획결정에 의해 다양한 행위제한을 받는 불이익을 입
게 된다. 따라서 기반시설에도 해당하지 않는 일반시설에 대해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을 내리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며 시설 소유자의 동의만으로 불법성은 해소되지 않는다.
행정처분의 하자로 인한 무효를 다투기 위해서는 하자의 중대성과 함께 명백성을 요구하는
것이 통설과 판례이지만 도시계획결정 과정에서 기반시설 요건을 잘못 해석한 하자의 명백성
에 대해서는 기존의 학설보다 구체적인 명백성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도시계획 수립절차의 특
성, 형량명령 등의 관점에서 도시계획 하자의 명백성은 일반적 하자의 명백성보다 더 쉽게 긍
-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의 2024학년도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았음(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 단 출연).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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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2
정될 수 있다.
주제어: 기반시설, 도시계획시설, 도시계획시설결정, 사후적 도시계획결정, 하자의 명백성
목 차
Ⅰ. 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의의
Ⅱ. 도시계획의 법체계와 도시계획시설
Ⅲ. 기반시설의 설치절차
Ⅳ. 도시계획결정의 하자와 무효판단
Ⅰ. 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의의
- 기반시설의 의의
1) 기반시설과 수용권
주거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〇〇마트 등 대규모 판매시설은 도시민의 생활에 긴요한
시설이긴 하지만, 이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해서 대기업에 수용권까지 부여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은 도시민에게 필수
적인 다양한 시설을 기반시설로 나열하면서, 이를 설치하기 위해 수용권을 부여하고 있다
(법 제96조 제2항). 국토계획법이 나열하고 있는 기반시설에는 예컨대 유통업무설비도 포함
되어 있으므로(법 제2조 제6호 다목),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규모 판매시설도 문구상으로 기
반시설에 해당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토계획법에 나열된 시설의 유형에 속
한다고 해서 항상 기반시설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그중에도 ‘공공성’이 부족한 시설은
해석상 기반시설에서 제외된다. 이런 추가적인 해석이 필요한 이유는, 기반시설을 공공성이
있는 시설로 한정하지 않고 있는 국토계획법의 입법불비 때문이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회
원제 골프장이 기반시설의 일종인 체육시설로서 도시계획결정의 대상이 되는지, 그래서 수
용권이 부여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다툼에서, 체육시설에 공공성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았
던 국토계획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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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3
2) 기반시설의 정의규정
국토계획법은 기반시설에 대해 정의규정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정의(定意)하기보다
는 유형별로 단순하게 나열하고 있다. 법률상 다음과 같은 시설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
설이 기반시설이다(국토계획법 제2조 제6호).
가. 도로・철도・항만・공항・주차장 등 교통시설
나. 광장・공원・녹지 등 공간시설
다. 유통업무설비, 수도・전기・가스공급설비, 방송・통신시설, 공동구 등 유통・공급시설
라. 학교・운동장・공공청사・문화시설・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체육시설 등 공공・문화체육
시설
마. 하천・유수지・방화설비 등 방재시설
바. 화장장・공동묘지・납골시설 등 보건위생시설
사. 하수도・폐기물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
이러한 시설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을 기반시설로 정의하는 법률의 규정은 대통령령
이 이들을 한정할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대통령령을 보아도 나열되는 시설이 더
넓어지고, 부대・복리시설이 추가되는 등 범위가 확대될 뿐 기반시설을 한정하는 문구는 발
견되지 않는다(국토계획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그리고 국토계획법은 다시 이렇게 나열된
기반시설 중 도시계획2) 결정을 통해 설치된 시설을 ‘도시계획시설’로 정하고 있다(국토계
획법 제2조 제7호).
3) 기반시설의 개념
국토계획법이 기반시설을 나열하는 데 그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시설의 종류가 다양해
서 여러 시설의 유형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개념을 도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1) 헌법재판소 2011. 6. 30. 자 2008헌바166 결정, “그 자체로 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 교통시설이나 수도・전기・가스공급설비 등 국토계획법상의 다른 기반시설과는 달리, 기반시설로서 체육시설의 종 류와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기 위해서는, 체육시설 중 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한정해 두 어야 한다.”: 헌재는 수도나 전기공급설비 등 다른 기반시설은 공공성이 개념상 충족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헌재 결정에 따라 개정된 국토계획법도 체육시설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기반시설 전체에 대해 공공성을 요구하는 식으로 개정되었어야 한다.
2) 법률상 공식 명칭은 도시・군관리계획이고 도시・군관리계획과 도시・군관리기본계획을 합해서 도시・
군계획이라 칭하지만(국토계획법 제2조 제2호), 이 글에서는 도시・군관리계획만을 편의상 도시계획 으로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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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의 유형과 기능, 설치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기반시설의 개념을 정의하
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법적으로 도시계획시설이 관련된 복잡하고 다양한 쟁점
들을 해결하고자 할 때, 그 출발점은 기반시설의 개념이 되어야 한다.
기반시설을 법적으로 정의하면 ‘도시의 기능 유지와 시민의 일상생활 등에 필요한 시설
로서 공공성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근대화・산업화에 의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인구의
도시집중을 초래하게 되었다. 도시가 통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교통시설, 유통시설, 통신
시설 등이 필요해지고, 직장과 주택의 집중으로 상하수도, 학교, 공원과 같은 기반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그러나 원활한 도시기능을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은 그 수요가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충족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기반시설은 국가 또는 자치단체 등
행정주체가 이를 설치하고 관리할 책임을 지며, 이는 국토계획법상 기반시설의 설치에 관
한 조문들에 반영되어 있다.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고, 또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이를 고려해
국토계획법은 기반시설을 도시계획 수립절차에 의해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으며(국토계획법
제42조 제1항), 주민참가, 지방의회 의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가 정해져 있다.
- 기반시설의 공공성
1) 공공성의 기능
기반시설의 공공성은 도시계획시설결정3)을 통해 그 시설부지의 수용권이 부여된다는 점
에서 헌법상 ‘공공필요’(제23조 제3항)의 요건을 충족하는 대표적인 예가 된다. 공공성이
인정되는 기반시설에 대해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지고, 실시계획이 인가되면 토지보상법상
사업인정이 의제된다(국토계획법 제96조 제2항). 만약 기반시설이 갖추어야 할 공공성이 충
족되지 않는 시설에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지면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수용도
허용될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재판소도 기반시설로 나열된 운동시설 중 공공성
을 갖춘 것만이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4) 만약 공공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
반시설에 대해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진다면, 이는 도시계획결정의 하자가 된다. 보통 이러한
3)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도시계획을 도시계획시설결정이라 부른다. 용도지역제 도시계획, 개발제 한제 도시계획, 지구단위계획과 같은 도시계획을 포괄해서 도시계획결정이라 칭하므로 도시계획결 정은 도시계획시설결정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다만 이 글에서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도시계획시설 결정과 도시계획결정을 유사한 개념으로 혼용해서 사용하므로, 도시계획결정이라 해도 대부분 도시 계획시설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4) 헌법재판소 2011. 6. 30. 자 2008헌바166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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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5
하자는 당해 시설이 설치되는 부지의 소유자에 의해 다투어지며 구체적으로는 도시계획결
정이나 수용재결에 대한 취소소송의 형태를 띤다. 취소소송에서 법원은 헌법의 기준과 법
령이 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엄격히 해석함으로써 토지를 수용당하는 이해관계인을 두텁게
보호하는 태도를 보인다.5)
2) 공공성의 판단기준
기반시설의 공공성은 시설의 기능이 도시를 위해 필요하고, 또 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 충족된다.6) 공공성은 기반시설이 반드시 비영리적일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영리성은 인정될 수 있다.7) 다만 영리성의 비중이 일정한 한도를 넘어서게 되면 시
설 운영의 주된 이익이 공공에 귀속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반할 수 있다. 이러한 시설은 비
록 형식상 도시계획결정이 되어 있다고 해도 도시계획시설이 요구하는 공공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도시계획시설이 도시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행
정주체에게 설치의무가 부여되지만, 그 필요성이 즉시 설치의무를 지울 정도로 긴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당해 시설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이 시장에서 공급되거나
공급될 가능성이 높으면 필요성은 약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필요성이 높아진다.8) 법령이
기반시설의 요건을 명백히 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기반시설과 일반시설을 나누는
기준은 당해 시설의 공공성 여부가 된다.
3) 법령상 기반시설의 기준
도시 내에는 주택과 상가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있고, 도시계획시설 또는 기반시설 중에
는 개인이 설치하는 일반 건축물 또는 일반 시설과 구별하기 어려운 시설들도 적지 않다.
때에 따라 법령이 기반시설과 일반시설을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이때 법령
이 정하는 기준은 기반시설의 공공성 요건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도시계획시설규칙)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인 방
5)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1두3746 판결. 제주도 예래유원지의 공공성에 대한 판결.
6) 공공성의 개념에 대해 자세히는 금태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5조 제1항의 위헌 성”, 행정법연구, 제27호(2010.8.), 274면 참조.
7) 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6두48416 판결, “시설에 대한 일반 시민의 자유로운 접근 및 이용이 보장되는 등 공공필요성의 요청이 충족되는 이상, 그 시설이 영리 목적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만으로 기반시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8) 필요성 요건에 대해 자세히는 김연태, 공용수용의 요건으로서 공공필요, 고려법학, 제48호(2007.4.), 9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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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6
송통신시설은 전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해진다(동 규칙 제76조 제2호). 전파법에 따르
면 방송통신시설은 공중(公衆)이 방송신호를 직접 수신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개설한
무선국 중 ‘전파를 송출하는 시설’로 한정되므로(전파법 제2조 제6호, 제9호), 전파를 송출
하지 않는 시설은 기반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도시계획시설규칙에 따르면 기반시설인
장사시설 중 화장시설, 공동묘지 등은 사인이 설치하는 시설이라도 ‘일반의 사용에 제공’하
는 시설이면, 기반시설로 분류되고 도시계획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동 규칙 제136조 제
1항).9) 법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르면 사인이 설치하는 화장시설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제한하면 기반시설로 인정될 수 없다.
- 도시계획시설의 의의
1) 도시계획시설의 개념
국토계획법에 따르면 기반시설이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설치될 때 이를 도시계획시설이라
한다. 도시계획시설을 보다 실질적인 관점에서 정의하면, 도시계획시설이란 ‘도시기능을 위
해 필수적인 시설로서 공공성과 영향력이 높은 기반시설 중 도시계획결정 절차를 통해 설
치된 시설’을 말한다. 기반시설의 높은 공공성은 새로 설치되어야 하는 시설부지에 대한
수용권과 더불어 도시계획시설에 인정되는 특례를 정당화한다. 다른 한편 기반시설의 큰
영향력은, 도시 전체 차원에서 새로 설치되는 시설의 기능과 서비스 공급량 등에 대한 검
토를 요구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국토계획법은 기반시설에 대해 공개적이고 엄격한
도시계획결정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법률이 일정한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도시계획결
정을 의무화하고 이를 도시계획시설이라 부르는 이유는, 시설의 중요성을 고려해 특별한
취급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10) 공공성을 갖춘 기반시설이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통해
설치될 때 그 시설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상으로 헌법이 말하는 공공필요를 충족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수용권이 발동될 수 있다(헌법 제23조 제3항).
도시계획시설은 유원지, 공원처럼 면적의 의미를 갖는 시설, 도로나 철도와 같이 선형의
시설, 그리고 방송통신시설, 문화시설과 같이 건축물의 형태를 띠는 시설로 크게 나뉠 수
9) 참고 판례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두5745 판결【도시관리계획입안제안신청반려처분취소】
“기반시설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는 경우 그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는 사업에 필요한 토지 나 건축물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산지전용허가의 면적 제한에 관한 일 부 규정의 적용도 면제받는 등(산지관리법 시행규칙 제18조 제3항 제3호)의 권한과 혜택을 부여받 게 되는 점.”
10) 정태용, 도시계획법, 2001, 한국법제연구원, 16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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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7
있다.11) 앞의 두 경우는 건축물과 혼동할 여지는 없고 도시계획시설의 유형 그 자체로 법
률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가 판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 중에서도
건축물의 형태를 띠는 기반시설은 민간이 설치하는 건축물과 형태가 유사하므로 이와 구별
하지 않으면 수용권이 잘못 부여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2) 도시계획시설과 기반시설의 범위
국토계획법은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설치되는 기반시설이 도시계획시설이라고 정의하면서
(법 제2조 제7호), 지상, 지하 등에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면 그 시설의 종류・위치・규모 등을
‘미리’ 도시계획으로 결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법 제43조 제1항 본문). 이 조항에 의해 설
치된 도시계획시설은 기반시설을 전제하므로, 도시계획시설은 동시에 기반시설일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 국토계획법은 기반시설의 설치에 대한 예외로 기반시설의 특성 등을 고려해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반시설은 도시계획결정 없이도 설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제43조
제1항 단서). 그러므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기반시설은 도시계획결정을 거치지 않고, 건축
허가를 받거나 공작물 설치신고를 하는 등의 간이절차로 설치될 수 있다. 이렇게 설치되는
기반시설은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설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당연히 도시계획시설도 아니다.
예외 조항에 따라 기반시설은 도시계획결정을 받은 것(도시계획시설)과 그렇지 않은 것으
로 나뉘고, 결국 기반시설의 범위가 도시계획시설의 범위보다 넓다.
3) 도시계획시설의 성립요건
도시계획시설은 기반시설이 실질을 구성하고, 도시계획결정이 형식을 구성함으로써 성립
한다. 기반시설의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성이며, 공공성이 높은 기반시설을 전제로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져 기반시설이 설치되면 이를 도시계획시설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기
반시설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반 건축물이나 일반시설에 대해 도시계획결정이 내려
진다 해도 이 시설이 도시계획시설이 되는 것은 아니며, 또 기반시설이지만 도시계획결정
이 없이 설치되는 기반시설도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될 수 없다.
4) 도시계획시설의 특권
도시계획시설은 설치를 위해 사인의 토지를 수용할 정도의 정당성이 부여되는 시설이다.
11) 김종보, 도시계획시설의 법적 의미, 공법연구, 1997.6, 672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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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8
수용권이 부여된다는 점 이외에도 도시계획시설에 관해서는 다양한 법률에서 특권적 지위
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권도 도시계획시설이 갖는 공공성에 의존한다. 도시계획시설
의 특권적 지위가 인정되는 대표적인 것은 용도지역 내 용도제한의 특례이다. 주거지역이
나 상업지역 등 용도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 용도의 건축물이라 해도 도시계획시설인 건축
물은 허용되는 특례가 인정된다(국토계획법 제76조, 같은 법 시행령 제83조 제1항).12) 도시
계획시설결정과 용도지역제 도시계획이 대등한 도시계획이기 때문에 이 조항은 당연한 원
칙을 선언하고 있는 확인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실무는 도시계획시설인
건축물도 일반 건축물에 비해 특례를 인정받을 뿐 용도지역을 개폐할 정도의 도시계획 권
능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또 산지관리법상 산지전용기준(법 제18조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20조 제6항 [별표 4의2] 제1호 라목)에서 특례가 인정되거나13),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
허가의 기준은 사인의 개발행위허가에 적용될 뿐 도시계획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도시계획
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Ⅱ. 도시계획의 법체계와 도시계획시설
- 도시계획의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도시를 건설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국가나 자치단체는 도시계획이라는 수법을 사용하는
데, 이때 도시계획은 ‘토지의 합리적 이용’ 및 ‘도시의 원활한 기능 유지’라는 목적을 위해
봉사한다. 도시계획은 규율 대상을 기준으로 개인의 토지소유권을 제약하는 민간부문에 대
한 것과 민간부문이 잘 작동하기 위한 전제로서 공공부문에 대한 것으로 구별될 수 있다.
민간부문에 대한 도시계획은 토지소유자들에 대한 건축규제로 나타나며, 자치단체는 도시
계획을 통해 용도지역별로 용적률, 건폐율, 건축물의 허용용도 등 개별 토지소유자의 건축
행위를 제한한다. 다른 한편 자치단체는, 도시의 원활한 기능을 유지해야 할 책임을 동시에
부담하고, 이는 도로, 공원과 같은 기반시설을 설치해야 할 의무로 연결된다. 기반시설의
설치를 위해 법률에 마련된 또 다른 도시계획이 바로 도시계획시설결정이고(국토계획법 제
2조 제4호 다목), 공공부문을 규율하는 도시계획이다.
12) 시행령 제83조 ① 용도지역・용도 지구 안에서의 도시・군계획시설에 대해서는 제71조 내지 제82조 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참고 판례,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두1806 판결.
13) 참고 판례,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두574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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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9
- 도시의 건설과 관리
국토계획법은 도시계획에 관해 규율하는 법률로서 주로 도시관리계획에 관한 조항을 마
련하고 있지만, 이에 더해 도시계획사업에 관한 조항들도 다양하게 두고 있다. 도시계획의
관리적 기능은 도시의 성장을 억제하는 규제적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도시계획사업은 도시
의 성장과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민간부문, 공공부문에 대한 구별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주택단지 조성사업, 신도시 개발사업과 같은 도시계획사업은 민간부문과 공공부
문에 대한 것으로 구성된다. 2024년 현재 국토계획법은 개발사업보다는 도시의 관리에 주
목하고 있고, 이런 점에서 도시계획의 관리적 기능이 주된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1970, 80
년대의 도시계획법제는 도시의 성장과 개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이는 도시계획사업을
규율하는 방대한 조항에 따라 이루어졌다.
- 도시계획사업의 의의와 기능
도시계획사업이란 도시계획시설사업을 포함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상 정비사업,
「도시개발법」상 도시개발사업을 말한다(국토계획법 제2조 제11호). 전통적으로 도시계획사
업으로 분류되는 토지구획정리사업, 도시재개발사업, 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 등은 모두 국
토계획법의 전신인 도시계획법에 직접 규정되어 있었다.14) 도시계획사업은 도시계획을 이
용해서 새로운 시가지를 조성하거나 기존의 불량 정착지를 재개발하는 등 새로운 택지 또
는 건축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이다. 당연히 도시계획사업에 대한 법률조항은 ‘새롭게
주택단지를 조성하거나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을 절차로 규율하며, 사업의 절차는 보통 도
시계획결정(구역지정), 실시계획, 수용, 착공, 준공의 순서로 진행된다.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도시계획시설사업도 새로운 시설을 만들어내기 위한 사업이
며, 국토계획법에서 정하고 있는 도시계획시설결정에 관한 조항도 역시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시행자와 실시계획(같은 법 제85조 이하 제7장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
으로 이어지는 사업절차에 관한 조항의 일부이다. 이처럼 도시계획시설의 설치를 위한 사
업은 도시계획사업의 일종으로, 도시계획시설도 주로 시설의 설치 과정을 규율하기 위해
14) 토지구획정리사업은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 규정되어 있었고, 1962년 도시계획법이 제정될 때 도시계획법에 남아있다가 1966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 의해 독립되었다. 재개발사업은 1960년대 후반부터 도시계획법령에 규정되었다가 1975년 도시재개발법 제정으로 독립했다. 2000 도시개발법 제정으로 도시개발사업으로 옮겨간 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 등도 역시 오랜 기간 도시계획사업으 로 규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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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10
만들어진 개념이고 대부분 판례가 적법성을 판단하는 사안도 역시 이에 대한 것이다.
- 도시계획시설의 관리
기반시설의 설치를 위해 이루어진 도시계획결정은 시설의 설치 이후에도 시설부지 전체
에 대해 효력이 지속되고 시설의 존속을 보장하는 법적 기초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
의 법적 효력에 따라 당해 시설부지에서 ‘도시계획시설의 성격에 반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국토계획법 제64조 제1항). 다만 이러한 금지는 불확정개념에 의존하는 막연한 것일 뿐
아니라 사인(私人)의 건축행위 등에 대한 소극적 금지일 뿐, 시설의 적극적인 운영이나 관
리를 위한 근거규정이 되지는 못한다.
그래서 도시계획시설은 운영과 관리를 위해 섬세한 규율이 필요할 때 별도의 법률이 제
정되며, 「도시철도법」, 「도로법」,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주차장법」 등이 그
예이다. 이에 해당하는 도시계획시설은 개별법률에서 베풀고 있는 조항에 따라 관리되거나
운영된다. 다만 개별법률에서는 국토계획법에 따라 설치된 시설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도 도시계획시설이라는 명칭 대신에 도시철도, 도로, 도시공원 등의 명칭을 별도로 사용하
므로 당해 시설이 도시계획시설이라는 점이 선명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국토계획법상 도
시계획시설에 관한 조항은, 시설의 운영이나 관리보다는 주로 설치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
에 유의해야 한다.
- 건축물인 도시계획시설
건축물의 형태를 띠는 도시계획시설은 실무상 건축물로 건축허가의 대상이기도 하며, 이
때 건축허가는 도시계획시설의 실시계획이 인가됨으로써 동시에 의제되고(국토계획법 제92
조 제1항 제1호), 건축허가 요건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도 이루어진다. 당연히 건축물의 용
도에 대해서도 같이 판단되며 위험방지를 위한 건축법상의 허가요건이 심사된다. 건축허가
요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해 건축물의 용도가 먼저 정해져야 하므로 도시계획시설에 대
해서도 역시 건축법이 정하는 건축물의 용도는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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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11
Ⅲ. 기반시설의 설치절차
- 도시계획시설의 설치
1) 유형적 시설물 중심의 절차
도시계획시설의 설치절차는 도시계획시설결정과 실시계획 및 시공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도시계획시설이 유형적 시설물이라는 측면을 갖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시설의
종류, 사업대상지의 위치와 면적이 확정되고 실시계획에 의해 구체적인 설계도가 작성된다.
실시계획은 토지보상법상의 사업인정으로 의제되어 대상부지의 소유권을 수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실시계획이 인가되고 나면 수용과 시설물 설치 공사 및 준공검사 등의 절차
가 이어진다.
2) 도시계획결정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면 그 시설의 종류・명칭・위치・규모 등을 ‘미리’ 도시계획으로 결정
해야 한다(법 제43조). 도시계획결정은 국토계획법이 정하고 있는 주민공람, 자치단체 의회
의 의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각종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고시되어야 효력을 발생한
다. 또 도시계획결정에 절차가 엄격하게 마련되어 있는 이유는 도시계획결정에 재량이 부
여되어 있기 때문이며, 투명하고 전문적인 절차가 행정에 부여된 계획재량을 통제하는 기
능을 한다. 또 도시계획결정에서 누리는 행정청의 재량은 수립절차에 의한 통제에 더해 공
익과 공익, 공익과 사익, 사익과 사익을 충분히 비교해서 형량해야 한다는 실체적 제약을
받는다.15)
3) 실시계획의 의의와 기능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실시계획은 사업시행에 필요한 설계도서, 자금계획 및 시행 기간과
기타 필요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며, 사업시행지의 위치도 등이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할 때
같이 제출되어야 한다(국토계획법 제88조 제5항).16) 도시계획시설의 설치 기준에 대해서
15)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4두12063 판결,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 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 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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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12
도시계획시설규칙이 정하고 있으므로, 실시계획은 그 기준에 적합하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용도지역제 도시계획, 지구단위계획과 같은 도시계획은 결정과 고시로 절차가 완결되므
로, 후속하는 절차가 없고 도시계획에 대해 별도로 시행하거나 실시한다고 표현하지 않는
다. 이에 비해 도시계획시설결정은 유형적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한 후속 절차와 공사를 수
반하므로 사업을 시행한다거나 또는 실시한다는 표현이 법문에 나타난다. 실시계획은 일정
한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한 공사계획이며 실시계획의 인가는 공사를 허가한다는 의미이다.
공사허가로서 실시계획인가는 설계도를 중요한 구성요소로 하고 이 설계도에 의해 시설물
의 형태가 특정된다. 실시계획의 인가는 토지보상법 제20조 제1항 및 제22조에 의한 사업
인정으로 의제되므로 사업시행자는 도시계획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다(법
제96조 제2항).
4) 사인이 설치하는 도시계획시설
도시계획시설은 공익성이 매우 높은 시설로 사업시행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군수
등 행정주체가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국토계획법 제86조), 예외적으로 사인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도 있다(같은 조 제4항 제5항). 다만 사인인 사업시행자는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고 토지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법 제86조 제7항,
시행령 제96조 제2항). 사인에게 수용권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행정주체보다 더 강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다. 터미널, 주차장 등은 사인이 설치하는 도시계획시설의 대표적인 예이다.
- 기반시설의 간이설치
1) 간이절차의 의의
기반시설은 원칙적으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어야 하지만, 그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정한 시설에 한정해서 도시계획결정을 면제하는 예외가 있다(간이
절차: 국토계획법 제43조 제1항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6조).
도시계획시설의 종류가 방대해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시설부지의 소
유권이 이미 확보되어 건축허가 등 간이한 허가 절차에 의해 시설을 설치하고자 할 때 주
로 활용된다. 기반시설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설이므로, 도시계획결정이라는 엄격한 절차
를 후퇴시키더라도, 기반시설의 설치를 촉진하고자 하는 취지가 간이절차로 나타난 것이다.
16)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5두3959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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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13
2) 간이절차의 대상
간이절차에 의해 설치될 수 있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은 다음과 같다(국토
계획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1호 나목).
주차장, 차량 검사 및 면허시설, 공공공지, 열공급설비, 방송・통신시설, 시장・공공청사・문
화시설・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 체육시설・연구시설・사회복지시설・공공직업 훈련시설・청소년
수련시설・저수지・방화설비・방풍설비・방수설비・사방설비・방조설비・장사시설・종합의료시설・
빗물저장 및 이용시설・폐차장.
법령이 정하는 기반시설의 전체 범위와 비교하면 좁은 시설이 간이절차의 대상으로 정해
져 있지만, 이러한 기반시설도 예상외로 방대한 유형을 망라하고 있다. 이들이 과연 어떠한
기준에 의해 간이절차의 대상이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설 대부분
이 건축물이나 공작물의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간이절차의 대상
이 되는 시설은 건축법상 건축허가나 공작물 설치신고 등으로 설치할 수 있다.
3) 간이절차의 선택권
실무상 기반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자가 간이절차로 시설을 설치하고자 신청할 때, 이
를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이를 거부하는 사례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17) 이런
실무상의 관행과 간이절차를 허용하는 예외조항의 취지를 보면, 문화시설 등 간이절차가
허용되는 기반시설은 시설의 설치자가 도시계획절차 또는 간이절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예외조항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기반시설은 도시계획
결정을 통해 설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고, 이에 대해 행정청이 개입해서 간이절차
를 불허하고 도시계획결정 절차를 거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행정청이 개입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은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정당한 사유도 행정청이 제시해야 한다.
4) 건축물인 기반시설의 설치
기반시설에 속하는 건축물이라면 이는 다시 도시계획결정을 거쳐 설치되는 도시계획시설
과 간이절차에 의해 설치되는 기반시설로 나뉜다. 다만 유통업무시설, 방송통신시설과 같은
기반시설은 간이절차(건축허가)에 의해 설치될 수 있는 기반시설일 뿐 아니라, 건축법상 동
17)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두122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한국전력이 ‘기반시설’인 변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행정청이 거부하였는데, 대법원은 거부처분이 위법이라고 판 단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건축허가의 요건이 충족되는가에 놓여있었고, 도시계획결정을 생략해도 좋은가는 다투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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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14
일한 용도의 일반건축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혼동의 우려가 있다. 기반시설로서 유
통업무시설, 방송통신시설 등은 간이한 절차에 의해 설치될 수 있는 용도이므로(국토계획
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1호 가목), 간이절차를 선택한다면 기반시설이라 해도 건축허가
만으로 건축될 수 있다. 그러나 기반시설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 건축물은 건축허가만으
로 설치되어야 하며, 건축허가를 위해 사전에 대지를 매입하거나 토지사용승낙 등의 민사
적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일반 건축물에 불과한 시설은 건축허가의 대상일 뿐이고, 공공
성이 높지 않아 기반시설도 아니므로 도시계획결정의 대상도 될 수 없다. 따라서 일반 건
축물의 건축을 위해 도시계획결정과 이에 후속하는 수용재결이 내려지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건축물인 기반시설도 기반시설의 요건을 갖출 정도의 공공성이 높은 것에 한정된다.
- 도시계획시설의 사후결정
1) 사후결정의 의의
도시계획시설의 사후결정이란 이미 설치된 기반시설에 대해 사후적으로 도시계획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도시지역이 확대되는 사유 등으로 이미 설치되어 있는 기반시설에 대
해 사후에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이런 도시계획결정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자치단체별로 또는 실무자의 판단에 따라 불규칙하게 존재할 것으로 추측된
다. 사후적인 도시계획결정은 엄밀히 말해 기반시설 ‘설치절차’라 보기 어렵지만, 도시계획
결정이 내려진다는 점, 기반시설과 도시계획결정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기서 같이 다룬다.
도시계획시설 사후 결정의 대상이 기반시설 중 반드시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설치해야 하
는 시설(필수적 도시계획시설)이라면, 이에 대한 사후 결정은 해석상 허용될 여지도 있다.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설치되어야 한다는 법률의 취지가 위반된 것이기 때문이다. 시설의
운영자가 국가나 자치단체라면 운영주체와 협의를 전제로 도시계획시설결정이 내려져야 하
고, 특히 필수적 도시계획시설의 소유 및 운영자가 사인(私人)이라면 소유자의 동의는 필요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간이절차에 의해 기반시설이 ‘적법하게’ 설치된 후 도시계획결정이 사후에 내려지는 경
우라면, 이익상황이 통상적인 도시계획결정의 이익상황과 다르다. 이미 설치된 기반시설은
도시계획시설이 아니었으므로, 설치과정에서 토지의 수용 등 도시계획시설이 누리는 특권
을 활용한 적이 없고, 그것이 비록 기반시설이라 해도 이미 토지와 시설물의 소유권을 사
인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시설에 대해 사후에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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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15
면 기반시설의 소유자에 대해 침익적 처분이 되고, 그 외 법률상 이익을 갖는 제3의 이해
관계인은 존재하기 어렵다. 그 시설이 만약 기반시설이 아닌 일반적 건축물이거나 일반시
설이라면 처분의 침익성이 더 강해지고, 이해관계 있는 제3자는 상정하기 어렵다.
2) 사후결정의 허용성
도시계획시설 관련 규정은 모두 당해 시설의 설치를 위한 조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기반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면 ‘미리’ 그 위치와 규모 등을 정해 도시계획으로 결정해야 하
고(국토계획법 제43조 제1항 본문),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진 후 도시계획시설사업에 관한 조
항이 다수 마련되어 있으며(제7장 제85조 이하) 그중에는 시설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수용권을 부여하는 조항도 있다(제96조). 또 도시계획결정 이후 실시계획이 뒤따르지
않을 때 매수청구권을 부여하거나(10년) 실효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국토계획법의 조항들도
(법 제47조, 제48조) 기반시설의 ‘설치과정’을 규율하는 제도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도시계
획시설 관련 조항들은 사전적인 설치절차로 마련되어 있을 뿐, 시설이 먼저 설치된 후에
도시계획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제로 마련된 것은 아니다.
이처럼 도시계획결정의 근거조항(국토계획법 제43조 제1항)은 사전 결정을 명시하고 있
으므로 문구상 이를 사후결정의 근거조항으로 삼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조항이 사전결정
만을 허용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하면 사후결정도 허용되지 않고, 유추적용 문제는 판
단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이 조항에도 불구하고 사후결정이 허용되는 것으로 보고, 이 조항
이 유추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사후결정을 허용하는 해석은, 어떠
한 조건 아래 사후결정이 허용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사후결정이
예외적이고, 법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3) 사후결정의 한계
간이절차로 설치된 기반시설에 대해서 사후적으로 도시계획시설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결국 간이절차에 대한 선택권의 해석문제가 주된 것이다. 설치자에게 기반시
설을 간이설치하는 선택권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설치된 기
반시설에 대해 사후적으로 도시계획결정을 내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완성된 기
반시설에 대해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을 내려야 할 정도의 특수한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행
정주체가 도시계획결정 절차를 통해 시설을 설치하도록 요청했어야 한다. 특히 사인이 설
치하는 기반시설이라면 설치비용도 사인이 부담하는 것이고,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수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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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16
이나 특례를 인정받은 시설도 아니라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절차상으로는
사후결정의 과정에서 기반시설 소유자의 동의나 의견제출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어야 한
다. 물론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해도 사후에 도시계획결정을 내려야 할 특별한 사정변경
등이 있다면, 자치단체가 이를 설명하고 사후에 직권으로 이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할 가
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이와 달리 기반시설이 아닌 시설에 대해 내려지는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은 어떠한 사정변
경으로도 허용되기 어렵다. 기반시설이 아닌 시설에 대해 도시계획결정이 사후에 내려지면,
당해 시설의 소유자는 도시계획시설결정에 의해 다양한 행위제한을 받는 불이익을 입게 된
다.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계획결정을 해제하려면 행정청과 사전협상 등의 절차를 거
쳐 공공기여의 의무를 지게 된다.18) 기반시설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시설에 대해 위법하게
사후적인 도시계획결정을 내리고, 이를 해제하기 위한 절차로 사전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Ⅳ. 도시계획결정의 하자와 무효판단
- 이익상황에 따른 하자의 양상(樣相)
도시계획시설은 기반시설로서 도시계획결정을 통해 설치되는 시설이므로 기반시설인가
여부는 도시계획결정의 중요한 요건이 된다. 도시계획결정에서 하자 중 도시계획 수립절차
에 대한 하자나 형량의무 위반 등도 있지만, 도시계획결정이 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한 것인
가 여부는 중요한 다툼의 대상이 된다.
1) 일반적 도시계획결정의 하자
도시계획결정을 받아 설치되는 도시계획시설은 다양한 특권이 부여되는 시설이므로, 사
인인 사업시행자가 시설을 설치하고자 할 때, 도시계획시설의 범위를 되도록 넓혀 도시계
획결정을 받고자 한다. 이는 결국 기반시설의 범위를 넓게 인정받으려는 시도로 이어지는
데, 실무상 이러한 노력이 용인되어 기반시설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시설에도 도시계획결
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19)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지면 시설부지의 토지소유자는
18) 이에 대해 자세히는 김종보・허지인, 지구단위계획과 공공기여의 산정, 행정법연구, 2022. 3. 141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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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17
토지를 수용당하는 처지에 놓이므로, 그 하자를 주장하게 되며 기반시설이 아닌 시설에 대
해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진다면 하자는 중대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자가 신청한 도시계획결정이 거부되는 사건에서도 역시
그것이 기반시설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20) 도시계획시설결정의 기준
을 정하고 있는 도시계획시설규칙에 따르면 예컨대 주차장은 주차장법이 정하는 노외주차
장만이 기반시설로서 도시계획시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동규칙 제39조) 기반시설이 될
수 있는 주차장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못하면 사업시행자가 되
려는 자의 신청은 거부될 수 있고, 그 거부를 다투어도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렵다. 만약
기반시설 요건이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착각해서 이를 거부하면 거부처분에 하자
가 인정된다.
2) 도시계획시설 사후결정의 하자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은 그것이 필수적 도시계획시설인가 간이설치된 기반시설인가에 따
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필수적 도시계획시설은 그것이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해도 시설 운영자와의 협의는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므로, 이를 생략하면 절차하자
로 해석해야 한다. 간이절차에 의해 설치된 기반시설도 최초에 기반시설을 간이한 절차로
설치하도록 행정청이 승인한 것이라면 그에 대한 사인의 선택권과 신뢰는 보호되어야 한
다. 그러므로 간이설치된 기반시설에 대한 사후결정에서, 시설소유자에게 동의를 받는 절차
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소유자의 동의가 생략된다면 중대한 절차상 하자를 구성한다.
기반시설을 ‘설치할 때’ 일반시설에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지는 오류와 유사하게 사후적인
도시계획결정도 기반시설이 아닌 시설을 착각해서 내려질 수 있다. 기반시설 중 간이절차
에 의해 설치된 기반시설에 대한 사후결정이 일정한 한계를 갖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기반
시설에도 해당하지 않는 일반 건축물에 대해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을 내리는 것을 허용될
수 없다. 그리고 일반시설에 대한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은 시설 소유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
하게 불법성이 해소되지 않는다.
-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의 의의
행정처분의 하자는 제소기간 내에 다투어지는 한 단순한 하자인 것으로 충분하지만, 제
19) 앞의 헌법재판소 2011. 6. 30. 자 2008헌바166 결정. 이는 회원제 골프장을 기반시설인 운동시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진 사안이었다.
20) 앞의 산지전용허가를 둘러싼 화장시설 사건.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두5745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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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18
소기간이 지난 후 무효등확인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기 위해서는 하자의 중대성과 함께 명
백성을 요구하는 것이 통설21)과 판례22)이다. 처분의 무효를 인정하기 위한 하자의 중대성
은 하자가 크거나, 심각한 것을 의미하고 그 중대성으로 인해 위법성이 크고, 국민의 권리
가 심각하게 침해된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비해 하자의 명백성은 사실이나 법령상
문구의 불명확성, 해석상의 다툼 여부 등에 의해 판단되며, 법적 안정성과 제3자의 권리보
호 등을 목적으로 요구된다. 판례상 하자의 중대・명백성은 보통 함께 판단되면서 하자가
중대하면 명백성은 별도의 판단 없이 인정하는 것이 주류적이지만, 명백성이 독자적으로
판단되고 부인된 사례들도 있다.
행정처분의 하자를 단순위법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중대・명백한 하자로 볼 것인가 구별
문제는 이론적이거나 선험적으로 판단되는 것만은 아니고, 행정소송법과 긴밀하게 연결되
어 있다. 행정소송법은 제소기간 내이면 처분에 단순위법 이상의 하자가 있을 때 구제해
주기로 정하는 한편, 제소기간을 놓치면 처분이 무효일 때에만 권리가 구제되는 것으로 정
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20조 및 제38조 제1항). 결국 무효와 취소의 구별이 중요한 쟁점
이 되는 소송은 무효등확인소송이며 여기서 소송의 승패를 정하기 위해 행정행위의 무효를
가리는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 기준을 정할 때, 처분이 무효일
때 원고를 구해주고자 하는 ‘행정소송법의 취지’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23)
도시계획결정은 공공성이 있는 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해야 하므로, 공공성 요건을 충족하
지 못하는 일반시설에 대한 도시계획결정은 하자가 있는 것이다. 기반시설 요건은 토지의
수용을 정당화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도시계획시설의 성립요건이므로 그 요건이 결여된 하
자는 중대한 하자로 평가하는 것이 옳다.24) 만약 하자가 사후적 도시계획결정에 존재하는
21) 김동희・최계영, 행정법Ⅰ, 박영사, 2023, 338면; 김철용, 행정법, 고시계사, 2023, 314면; 박균성, 행 정법(상), 박영사, 2023, 447면; 정하중・김광수, 행정법개론, 법문사, 2023, 258면; 등
22)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4두619 판결,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로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고.” 대법원은 행정처분 당연무효의 판단기준으로 중대성과 함께 명백성을 요구하고 있다.
23) 1951년 행정소송법에는 취소소송만이 행정소송의 형태로 정해져 있었지만, 이와 다른 형식의 무효 확인소송이 다수 제기되어 심리되었다. 무효확인소송이 당사자소송인지, 아니면 항고소송인지에 대 해 논란이 있었고, 1984년 전문 개정된 행정소송법은 종래 학설과 판례에 의해 인정되던 무효확인 소송을 항고소송의 일종인 무효등확인소송으로 받아들였다. 오랜 행정소송의 역사에서 무효인 처분 의 상대방을 구제해 주던 제도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김종보, 무효인 행정행위의 법적 효과, 행정법연구, 2020. 8. 9면; 김도창, 일반행정법론(상), 청운사, 1981, 348면 이하 참조.
24) 도시계획결정이 무효인가와 무관하게, 기반시설은 도시계획시설의 성립요건이므로 기반시설이 아닌 시설에 대한 도시계획결정이 내려진다고 해도 이 시설이 도시계획시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계 획시설이 아닌 시설에 대해 내려진 도시계획결정이 공정력을 포함해 어떠한 효력을 갖는 것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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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19
것이라면 그 하자의 중대성은 앞의 경우보다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하자의 중대성에 관한 판단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없지만, 기반시설 요건에 대한 하자
의 명백성 판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통상의 무효소
송에서 그렇듯이 법원이 명백하다고 인정하면 명백한 것이 되고, 명백하지 않다고 보면 역
시 명백하지 않다고 결론 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기반시설의 요건 하자가 도시계획결정의
과정에서 명백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 도시계획결정이라는 처분의 성질과 도시계획절차의
공개성, 다단계성 등을 고려하는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 하자의 명백성과 공무원의 주의의무
1) 명백성 판단의 규범적 요소
공무원이 처분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분을 발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므로, 심지어 중대한 하자가 있는 처분이 발급된 사안에서도 공무원은 하자를 인
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침익적인 처분의 상대방이 중대한 하자가 있는 불이
익 처분을 받았을 때 하자를 인식했다면, 대부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이다.25) 따라서 명
백성 기준을 공무원이나 상대방의 ‘하자에 대한 인식’이라는 사실에 의존시키면, 처분 당시
공무원이나 상대방에게 하자가 쉽게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박하기 어렵다. 공무원과
상대방이 현실에서 그 하자 또는 하자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90일 이상의 시간을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명백성 판단기준에 대해 평균적 판단능력, 주의의무 등 규범적 기준
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자의 명백성에 대해 다수설은 ‘일반인’의 평균적 인식능력을 기준으로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정도로 일견 명백한 경우를 지칭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외견상 일견명
백성).26) 다수설도 일반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일반인의 ‘판단능력’을 기준으로
가정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규범적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는 일
반인을 기준으로 하고, 또 판단능력 또는 인식능력에 한정된 기준이어서, 사안에 따라서는
명백성의 범위를 과도하게 좁히는 문제를 갖는다. 공무원도 아닌 일반인의 판단능력을 기
준으로, 일반인이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하자만을 명백한 하자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 해석은 향후 법리와 판례에 맡겨져 있다.
25) 물론 행정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도 제소기간 내 주위적 청구로 무효확인을 구하는 사례 등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이다.
26) 김철용, 행정법, 고시계사, 2024, 337면; 박균성, 행정법(상), 박영사, 2023, 447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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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20
명백성을 이렇게 좁히면 예컨대 공무원이 단번에 알 수 있었던 하자나, 공무원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알 수 있는 하자라 해도, 일반인이 한눈에 알아차릴 수 없는 하자는 명
백한 하자에서 제외된다.
2) 명백성 판단의 보충적 기준
하자의 명백성에 대해 이해관계인이 다수인 처분 또는 건축허가와 같은 복효적 행정처분
의 무효등확인소송처럼 제3자가 강력한 이해관계를 가질 때에는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
서 다수설과 같은 기준을 유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명백성의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다수설에 따를 때 운전면허정지나, 조세부과처분처럼 제3의 이해관계인이 없는
처분에 대해서도, 처분의 상대방에게 중대한 하자가 있는 처분을 감내하도록 강요하는 부
당한 결과로 이어진다.27) 그래서 다중의 이해관계에 직결되지 않거나 제3의 이해관계인이
존재하지 않고, 처분의 수범자가 무효등확인소송의 원고에 한정될 때라면 하자의 중대성에
더해 명백성을 요구할 때 그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공무원에게 처분의
발급과정에서 간단한 검토를 거쳐야 할 주의의무를 인정하고 이를 거치면 알 수 있는 정도
의 하자를 명백한 하자로 보는 보충적 기준을 요구해야 한다.
대법원도 한편으로는 공무원의 간단한 주의의무를 전제하고 이를 거치면 알 수 있는 정
도의 하자를 명백한 하자로 판단하는 사안이 적지 않다.28) 명백성의 기준으로서 공무원의
주의의무는 처분 당시 법령과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와 판단에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
미 정도면 충분하고, 완벽한 사실조사나 법령해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처분 당시 하자
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공무원이 일정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중대한
27) 대법원 2009.2.12. 선고 2008두11716 판결, “취득세 신고행위의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가 특별히 문제되지 않아 그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법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되지 않는 반 면”, 명백성을 요구하지 않고 무효를 확인한 이 사건에서 대법원도 역시 이러한 이익상황을 주요하 게 고려하고 있다.
28)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두23157 판결, “농협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 등의 업무와 재산에 대 하여는 조세 외의 부과금이 면제된다는 것은 앞서 본 농협법 관련 규정의 내용 자체에 의하여 명 백하다. 또한 원고는 농협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농업협동조합으로서 농협법 제8조에서 정한 ‘조합 등’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농협법 제8조의 문언상 부과금 면제를 위한 요건인 ‘업무와 재산’의 의미 역시 분명하여. 중략, 그와 같은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이 사안에서 대법 원의 입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명백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주체는 공무원이며 처분의 과정 에서 공무원이 여러 법적 개념과 사실관계를 검토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같은 취지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27094 판결, “도시정비법 제16조 제3항에 규정된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 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라는 문언의 의미는 분명하다고 보이고,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러한 면 적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존치지역의 면적을 제외하여야 할 만한 아무런 법령상 근거가 없으므로, 처분 요건의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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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21
하자는 명백한 하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처분 당시 법령에서 사용하는 용
어가 다의적, 불확정개념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선례도 없는 경우라면
주의의무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명백성이 부인될 수 있다. 또 사실관계가 복잡해서, 이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하자의 유무가 밝혀질 수 있는 경우에도 명백성이 부인될 수 있
다.29)
- 도시계획절차의 특성과 하자의 명백성
1) 도시계획절차의 신중성과 공개성
도시계획시설결정은 그것이 비록 도시계획시설의 설치를 위한 도시계획결정이라 해도,
도시계획의 일종이며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의 결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도시계획결정이
기초조사, 주민의견 수렴, 지방의회 의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다단계의 공개적인 절차
를 거친다는 점은, 명백성에 관한 판단에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도시계획결정의 절차
를 길고 어려운 것으로 마련한 이유는 도시계획결정이 다수 이해관계인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도시 전체 차원에서도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도시계획결정을 준비하는 공무원
이 지방의회에 보고하거나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중요한 사항에 대해 점
검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절차상 특수성을 갖는 도시계획결정은 여타
의 처분, 운전면허의 정지, 건축허가의 발급 등과는 영향력의 범위, 신중성의 면에서, 비교
하기 어려운 차이를 보인다.
2) 형량의무와 정보수집
도시계획결정에서 기초조사, 공람공고 등을 통해 도시계획과 관련된 제반 정보를 충분히
조사하도록 정해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공익과 공익, 사익과 공익, 사익과 사익 등을
비교 형량하기 위해서이다.30) 형량의무에 위반한 도시계획은 법원에 의해 하자가 있는 것
으로 판단되므로, 도시계획절차에서 다양하고 자세한 사실 및 공익과 사익에 대한 조사와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공무원에게 추가로 요청되는 의무는 기반시설
29)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3두7019 판결 참조.
30) 대법원 2005. 3. 10. 선고 2002두5474 판결 [도시계획변경결정취소청구],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 시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그것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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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 제75호 22
요건을 착각한 하자의 명확성 인정범위를 더욱 넓힌다.
3) 기반시설 요건 판단과 명백성
만약 주택이나 상가, 업무시설 등 ‘일반 건축물’을 짓고자 하는 자가 수용권을 부여받기
위해 도시계획결정을 요청한다면, 실무상으로 즉각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이나 상가
등이 기반시설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때 기반시설과 상가, 판매시설 등은 쉽게 구별되고 해
석상 다툼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31) 당해 건축물을 건축하기 위해 수용권을 부여할 수 있
는가 하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면 기반시설이지만, 부정적이거나 또는 선뜻 답을
하기 어렵다면 기반시설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기반시설과 일반시설의 구
별문제는 해석상 큰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전적이건 사후적이건 도시계획절차에
서 쉽게 드러나는 잘못이라 보아야 한다.
(투고일: 2024. 11. 07. 심사완료일: 2024. 11. 24. 게재확정일: 2024. 11. 30.)
31) 앞의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두23157 판결, “농협법 제8조의 문언상 부과금 면제를 위한 요 건인 ‘업무와 재산’의 의미 역시 분명하여. 중략, 그와 같은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대법원은 해석상 다툼이 없는 조항을 잘못 적용하면 명백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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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23
참고문헌
- 단행본
김도창, 일반행정법론(상), 청운사, 1981,
김동희・최계영, 행정법Ⅰ, 박영사, 2023.
김종보, 뺷건설법의 이해(제7판)뺸, ㈜북포레, 2023.
김철용, 행정법, 고시계사, 2023.
박균성, 행정법(상), 박영사, 2023,
정하중・김광수, 행정법개론, 법문사, 2023.
정태용, 도시계획법, 2001, 한국법제연구원.
- 학술논문
김연태, 공용수용의 요건으로서 공공필요, 고려법학, 제48호(2007.4.)
금태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5조 제1항의 위헌성”, 행정법연구, 제27호(2010.8.)
김종보, 도시계획시설의 법적 의미, 공법연구, 1997.6.
김종보, 무효인 행정행위의 법적 효과, 행정법연구, 2020.8.
김종보・허지인, 지구단위계획과 공공기여의 산정, 행정법연구, 2022.3.
24페이지
행정법연구 제75호 24
The Relationship between Infrastructure and Urban Planning Facilities
Kim, Jong-Bo*
32)
Infrastructure refers to facilities essential for maintaining urban functions and supporting
citizens' daily lives, which are characterised by their publicity. Urban planning facilities
are infrastructure that is both essential for urban functions and possesses high publicity
and impact, thus necessitating installation through urban planning decision procedures.
Some infrastructure is established as urban planning facilities via urban planning decisions,
while others may be installed without such procedures, instead using simplified methods
such as building permits. Infrastructure installed through simplified procedures does not
qualify as urban planning facilities.
An urban planning decision assumes the publicity of infrastructure, thereby justifying
privileges like expropriation rights, yet requires compliance with stringent procedural
requirements. The justification of such decisions relies on the fulfillment of conditions like
publicity; otherwise, the rights associated with urban planning facilities, such as
expropriation, cannot be granted. A failure to meet the necessary requirements for
infrastructure typically constitutes a serious defect in the urban planning decision.
When an urban planning decision is made retrospectively for an existing infrastructure
facility, various defects may arise. If the retrospective decision pertains to an infrastructure
facility that must legally be established through an urban planning decision, such a
decision may be permissible in theory, but should be subject to stricter standards than
preliminary decisions. If the infrastructure is operated by the state or local government,
any urban planning decision should be reached in consultation with the responsible
authority. However, if the owner and operator is a private party, the owner's consent
becomes essential. In contrast, a retrospective urban planning decision for a facility that
does not meet infrastructure criteria should generally be considered invalid. When urban
planning decisions are retroactively applied to non-infrastructure facilities, the privileges
- Professor,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25페이지
기반시설과 도시계획시설의 관계 25
typically granted to urban planning facilities become irrelevant. Instead, the owner is
subject to activity restrictions imposed by the urban planning decision, potentially resulting
in detriment. Thus, retrospective urban planning decisions for non-infrastructure facilities
should not be allowed, and such decisions remain unlawful regardless of the owner's
consent.
The prevailing legal theories and case law generally require both importance and clarity
to contest the nullity of administrative actions based on defects. However, a more intricate
standard for clarity is necessary in cases where requirements for infrastructure have been
misinterpreted in urban planning decisions. Given the characteristics of urban planning
procedures and the obligation to balance private and public interests, clarity of defects in
urban planning decisions may be more readily established than for general defects. If such
defects are present in a retrospective urban planning decision, the defect should be
regarded as inherently clear, or alternatively, the requirement for clarity may be deemed
unnecessary in the interpretation of such decisions.
Key Words: Infrastructure, Urban Planning Facilities, Urban Planning Facilities Decision,
Retrospective Urban Planning Decision, Clarity of Def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