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우,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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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제48호 2017년 2월 Korea Administrative Law Theory Practice Association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48, February 2017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1)
이 원 우 **
국문초록
그동안 우리 행정법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행정행위론과 행정소송법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법학의 틀 내에서이다. 이러한 방법론에 의해서는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행정현실
을 적절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를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상황은
21세기에 들어서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이는 세계화, 지식정보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권력의
분산, 정부와 시장 사이의 기능배분의 변화, 다원화, 변화속도의 가속화, 위기의 일상화 등 지난 세기
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급격한 변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환경생태계 등 모든 영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이에 따라 행정의 성격과 양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행정법학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 행
정법학의 외연 위축, 법치행정과 공법원리 형성의 저해, 행정법학의 司法法學化 등 행정법학의 위기
가 야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행정법학의 위기는 독일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독일 행정법학이 어떻게 자신들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검토
함으로써 우리 행정법학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행정법학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행정법학의 위기의 원인과 극복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
될 수 있다. 첫째, 행정법학의 위기는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로 인해 야기되었다. 둘째, 행정법
학이 행정현실로부터 유리된 데에는 행정법학 방법론의 문제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 셋째,
독일 행정법학은 현실에 적합한 새로운 법학방법론을 발전시킴으로써 이러한 위기를 적절히 극복해
왔다.
행정법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은 다음과 같은 요청을 만족하여야 한다. 첫째, 오
늘날 행정법학은 조종학문으로서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규범해석학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법학
방법론을 넘어서 사실상태의 분석, 효과 및 결과 분석, 학제적 연구(입법학,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단 출연 법학연구소 기금의 2016학년도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은 것으 로서, 2015년 3월 27일 한국행정법학회가 주최한 제4회 행정법분야 연합학술대회에서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행정법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던 기조발표 중의 일부를 수정ㆍ보완한 것이다.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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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등 다양한 연구방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방법론은 법의 해석, 적용뿐 아니라 정책형
성과 입법과정으로부터 행정부에 의한 법의 집행, 사법심사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법학의 범주로 받
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다. 둘째, 규범해석학을 중심으로 하는 법학방법론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행
정법학의 임무와 성격에 비추어 문언주의적 해석을 넘어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이 채택되어야 한다.
셋째, 마지막으로 행정법 해석에 있어서 형식주의를 극복하여 규범의 형식과 실질을 실질적 법치주의
라는 관점에서 조화시켜야 한다.
주제어: 행정법학방법론, 조종학, 다원주의,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 형식주의, 실질적 법치주의
목 차
Ⅰ. 문제제기
Ⅱ. 현대 행정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의 배경
Ⅲ. 행정법학의 위기와 행정법학방법론의 전환
Ⅳ. 규범해석방법론의 과제 : 형식주의의 극복
Ⅴ. 맺음말
Ⅰ. 문제제기
필자는 오래 전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우리 행정법학방법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1)
“종래 행정법학의 주된 관심사는, ①행정권에 대한 권한의 위임 ②위임된 권한을 행
사하는 과정에서 법이 요구하는 절차 ③행정작용에 대하여 사법심사를 가능하게 하는
법적 요건 ④사법심사에 적용되는 기준 등에 한정되어 왔다.
이는 법학의 다른 부문에서와 마찬가지로 행정법학에 있어서도, 사법작용을 중심으
로 제기되는 문제들에 관심을 한정시켜 온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법학일반
에서 제기되고 있는 방법론상의 문제 내지 관점상의 문제는 이러한 관심대상의 지평을
보다 확장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2) 더욱이 동태적인 행정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는
1) 이원우, “행정법상 정부규제의 본질”, 뺷육사논문집뺸 제38집, 1990.7, 131면 이하.(=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3면 이하.)
2) 전통적인 법학방법론에 대한 문제제기는, 광의의 법사회학적 운동으로 볼 수 있는 자유법론과 Realism
사조로부터 시작되어, 존재와 당위, 사실과 규범의 이원론 극복을 위한 사물의 본성(Natur der Sache)론, 선판단의 도그마에서 벗어나려는 Topik론, 통합론에 근거를 둔 현실학문정향적 해석이론, 그리고 이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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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관심범위의 제약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비판이 추가적
으로 제기되고 있다.
첫째로는, 행정현상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정작용의 실체에 대
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종래 행정법학의 관심대상은 지나치게 추상적
ㆍ정태적이어서 실제 행정의 실체와 불일치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법원의 판단에만
치중함으로써 행정기관의 작용에 대하여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행정작용과 관련하여 활
동하는 법률가에게는 법원의 심사보다도 행정기관의 작용과정에서 제기되는 법률문제
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3)”
25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우리 행정법학은 이러한 문제상황을 크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
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행정법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행정
행위론과 행정소송법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법학의 틀 내에서이다.
이러한 문제상황은 21세기에 들어서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이는 세계화, 지식정보화, 과
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권력의 분산, 정부와 시장 사이의 기능배분의 변화, 다원화, 변화속도의
가속화, 위기의 일상화 등 지난 세기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급격한 발전이 정치, 경제, 사회, 문
화, 과학기술, 환경생태계 등 모든 영역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행정의 성격과 양태에
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4) 그동안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행정법학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뒤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여러 측면에서 행정
법학의 위기라 할 만큼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글은 이러한 행정법학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1세기 행정의 새로운 변화를 규정하
고 있는 특징을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가 행정법학에 대해 제기하는 문제와 그 해결방안을 행
정법학방법론의 측면에서 검토하고자 한다.5)
비해석주주의(non-interpretivis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론을 통하여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 법률해석 의 방법론이 법의 체계적인 해석․ 적용에 기여하는 바가 지대함은 물론이나, 이러한 해석론이 법이념과 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현실을 규율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개념법학적 방법론을 ‘正(These)’으로, 이에 대한 공격으로 제기된 방법론들을 ‘反(Anti-These)’으로 하여, 이들의 대립과정을 지양한 ‘合(Synn-These)’ 으로의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의거한 문헌으로는, A. Kaufman / W. Hassemer, Grundprobleme der Zeitgenösischene Rechtsphilosophie und Rechtstheorie, 심헌섭 역, 뺷현대법철학과 법이론의 근본문제뺸, 법문사, 1974; M. Kriele, Theorie der Rechtsgewinnung, Dunker und Humblot, 1976; G. Calebresi, A Common Law for the Age of Statutes, Harv. Univ. Press, 1982; J. H. Ely, Deomocracy and Distrust, Cambridge: Harv. Univ. Press, 1980; 강경선, “헌법해석방법론에 관한 변증적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1984; 최송화, “법과 정 책에 관한 연구”, 뺷법학뺸 제26권 제4호, 서울대학교, 1985 등 참조.
3) Stephen G. Breyer/Richard B. Stewart, Administrative Law and Regulartory Policy, 2nd ed., Little, Brown and Company, 1985, p. xxxix.
4) 이러한 21세기의 시대적 변화에 대하여 상세한 논의는 이원우, “21세기의 시대적 도전과 법학의 과제”, 뺷정의로운 선진한국(JK)과 법학의 미래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법학연구소 공동주최 학술대회 자료 집, 2013. 10. 8, 53-7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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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에서는 먼저 오늘날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행정환경의 변화 내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
해 살펴본 다음,(II) 이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행정법학의 위기상황의 현상과 원인을 검토하고,
독일 행정법학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의 전환방향
을 살펴볼 것이다.(III) 이러한 방법론적 전환에 따라 규범해석방법론에 있어서도 형식주의의
극복이라는 과제가 부여되고 있는바, 이와 관련해서 규범회피와 규제형평의 문제를 검토할 것
이다. 행정법에 있어서 형식과 실질의 긴장관계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질적 법치
주의의 관점이 부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IV)
Ⅱ. 현대 행정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의 배경
-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 개관
세계화, 지식정보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권력의 분산, 정부와 시장 사이의 기능배분의
변화, 다원화, 변화속도의 가속화, 위기의 일상화 등 21세기 시대적 도전들은 상호 밀접한 관련
성을 가지고 있다. 정보화는 세계화를 촉진하며, 세계화를 통해 정보화는 더욱 확산되고 강화
되고 있다. 정보화는 정치권력의 독점적 구조를 와해시키고 다양한 대중의 정치참여를 촉진하
여 다원화사회를 촉진한다. 세계화는 국경의 벽을 낮추고 시장을 통합하여 확대하고, 정보화는
작은 기업이나 개인도 큰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술적 인프라를 제공해주지만, 전지구적
차원에서 경제력의 집중을 가져와 양극화를 가속화하기도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보건의료
환경이 개선되고 정보화와 세계화를 통해 의료기술의 혜택이 전지구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사회는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다. 정보화로 인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널리 알
려지기도 하고, 문화산업의 독점적 구조를 허물 수 있게 되었다. 유투브를 통해 한류가 세계적
인 현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적으로 획일적인 지
배문화가 형성되어 다원화가 위협되기도 한다. 정보화로 인해 지적 재산이 널리 유통될 수도
있지만, 쉽게 복제되어 유통될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의 혁신은 다시 정보화를 고도화시킨다. 이러한 과학기술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
5) 이 글과 유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행정법학방법론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글로는 문상덕, “현대의 형정 변화와 행정법학 방법론 연구-전통적 행정법학의 방법론 분석과 그 보완을 위한 시론”, 뺷행정법연구뺸 제 14호, 2005. 10, 115-146면; 박정훈, “한국 행정법학 방법론의 형성ㆍ전개ㆍ발전”, 뺷공법연구뺸 제44집 제2 호, 2015. 12, 161-191면 참조. 한편 이 글의 초안이 기조발제의 형태로 발표되었던 2015. 3. 27. 한국행정 법학회 주최 제4회 행정법분야 연합학술대회에서 김남진 한국행정법학회 이사장께서 축사의 형식을 빌려 발표한 “행정법의 종말론과 재생론”이라는 글은 필자의 기조발제문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큰 방향에서 같은 해법을 제시하였다. 이는 우연이라기보다는 현재 우리 행정법학이 따라야 할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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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근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학기술의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
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제거하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새로운 환경생태계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규제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해 행정과 행정법에 어떠한 변화가 야기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 세계화
21세기를 가장 특징지우는 현상은 세계화라 할 수 있다. 세계화에 따라 국내법 차원의 제도
적 접근만으로는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고 세계적 차원에서 규제기준이나 규제수단 등의
균등화현상도 증대하고 있다. 금융, 식품안전, 환경, 정보통신 등 전문규제영역에서 국제규범의
중요성이 확대ㆍ강화되고, WTO, FTA 등 국제경제질서의 자유화ㆍ개방화에 따라 경제활동을
규율하는 규범이 국제기준에 따라 규율됨으로써 종래 전통적인 국내법과는 다른 내용의 규범
이 적용되는 영역이 증대되고 있다. 국제법질서와 국내법질서의 충돌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국
내법상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이 발생하거나 법적 분쟁이 국내법질서와 다른 방법으로, 그리
고 익숙하지 않은 결론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6) 특히 BIT와 FTA에 의해 도입된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절차’(ISD)에서는 공법적 분쟁이 주요쟁점으로 다투어지면서 새로운
법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또한 세계화는 국가 간 경쟁관계도 조성한다. 국제사회 내 체제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
지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학습능력이 있는 체제 내지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며, 법,
특히 행정법은 이러한 경쟁력 있는 체제를 형성하는 제도적 틀로 기능한다.7) 경쟁력 있는 법
제도는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역량을 강화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규범
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여 국제사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며, 나아가 그러한
법제도를 다른 국가에 전수함으로써 당해 개별 국가 내에서도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게 된다.
요컨대 이제 법제도, 특히 행정법제도는 국내적 차원에서만 설계되고 집행될 수 없으며, 국
제법질서 속에서 조명되어야 한다.
- 정보화/디지털화
6) 국내법의 고유성을 강조하면 외국인의 차별문제가 발생하고, 국제규범의 보편성을 강조하여 외국인의 지 위를 보장하는 과정에서는 내국인의 역차별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7) 이러한 생각의 단초는 박세일, 뺷법경제학뺸, 2002, 4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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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의 급속한 진전은 지식정보의 집적과 효과적 활용을
가능케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과학기술ㆍ환경생태계의 모든 영역에서 종전에는 상상
할 수도 없었던 진보를 이루게 하였다.8) 정보화는 발전된 과학기술뿐 아니라 일체의 지식정보
의 집적과 이러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처리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통해 누
구나 적재적소에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식정보사회
에서는 과학기술발전의 효과가 극대화되어 그동안 과학의 발전을 통해 축적되었던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매체를 통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강화, 식량증산을
통한 기아극복과 경제성장, 자연재해의 예방, 보건의료기술을 통한 질병으로부터의 해방, 범죄
예방, 양질의 보편적 문화적 가치의 전 세계적 전파, 파괴된 환경의 복구 등은 이러한 진보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오히려 시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통한 권력남용의 우려, 정보격차의 발
생으로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의 지역 간ㆍ계층 간 심화, 첨단범죄로 인한 리스크 증대, 획일적
대량문화의 확산으로 인한 소수 고유문화의 위기와 문화다양성 훼손위험, 과학기술에 의한 환
경파괴와 재난 리스크 증대, 생명과학기술 발달과 함께 제기되고 있는 새로운 윤리적 문제 등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과학기술ㆍ환경생태계의 모든 영역에서 폐해가 심화되는 양상도 동
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의 혁신은 인류사회에 진보를 가져오는 동시에 다른
한편 새로운 위험을 야기하기도 한다. 법은 이러한 과학기술의 혁신이 가져오는 진보를 적극적
으로 수용하면서도 새로운 위험을 적절히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역할갈등’상황에
처하게 되었다.9)
- 이해관계 다원화 : 사회구조 및 이해관계의 복합성 증대
전통적인 행정법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행정권의 발동, 즉 규제는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며, 규
제완화는 자유의 회복을 가져오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즉, 전통적인 공법이론에서는 ‘규제자로
서 행정권 내지 국가권력 v. 피규제자로서 국민’이라는 양극적 대립관계로 공법상 법률관계를
파악하고 이 양자 간의 관계의 해결을 위한 법적 문제들만 조명하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국
가는 권력을 보유한 강자이고 국민은 국가에 의해 자유를 침해받는 약자라는 관념이 무의식적
으로 전제된다. 그리하여 공법학의 최대 목표는 인권보장, 즉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상정한다.
8) 정보화사회의 발전에 따른 법적 쟁점과 이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이원우, “정보화사회의 진화와 규제법제의 대응”, 김상택 편, 뺷방송통신 정책과 전략-다학문적 접근뺸, 2016, 55-104면 참조.
9) 과학기술의 혁신과 법적 규제의 갈등관계에 대한 해명과 해소방안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혁 신과 규제–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뺷경제규제와 법뺸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7-2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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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관념은 이해관계의 다원화라는 현대사회의 구조적 특성에 비추어
수정되어야 한다.10) 국민에는 시장지배적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 소비자, 근로자 등
다양한 군상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에는 국가권력 못지않은 강력한 권력의 보유자도
존재한다. 따라서 오늘날 공법상 문제상황 내지 공법상 생활관계를 법적으로 포착함에 있어서
는 이를 다극적 관계로 파악하여야 한다. 문제되는 행정법관계에서 관련되는 이해관계자들은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다. 구체적인 분쟁의 실체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이해충돌을
적절하게 조정할 수 없게 된다.11)
이상과 같이 이해관계의 복합적 구조를 고려하면, 규제개혁이 피규제자, 특히 기업의 고충해
결처럼 인식되는 것은 잘못이며, 규제가 국민, 특히 기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관념도 잘 못
된 것이다. 침해행정과 수익행정은 상대적 개념이다. 예컨대 배출권거래제도를 형식적으로 보
면 배출할 권리를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수익적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도는 환경
오염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환경규제수단의 일종으로 이해되고 있다. 더욱이 일정한 범위 내에
서, 즉 배출권의 범위 내에서만 배출이 허용되고 그 이상의 배출행위가 금지된다는 점에서 침
해적 성격을 가지기도 한다. 이는 환경보호를 위해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면서(예컨대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 기간 동안 영농행위를 금지) 보조금을 지급하여 손실을 보전하는 경우에도 마
찬가지이다. 행위금지라는 침해행정과 보조금지급이라는 수익행정이 별개의 처분으로 분리되어
서는 이 제도의 본질이나 성격,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침해행정과 수익행정에 따라 획일적으로 다른 법리를 적용하는 행정법 도그마틱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침해행정과 수익행정이라는 성격구분은 매우 상대적이어서 개개 처분의 법형
식이나 직접 상대방에 대한 일차적 양태만으로 양자를 구별하여 이들에게 서로 다른 법적 효
과를 귀속시키는 것은 행정의 실질을 간과하고 형식논리에 따라 기계적으로 잘못된 결론을 내
릴 위험이 크다. 개개 처분은 하나의 총체적 제도를 이루는 부분이므로 제도 전체를 구체적인
사실상태와 결합하여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12)
이러한 관점에서 행정법학은 행정학과 만나야 하며, 행정학에 일임하고 있는 제도분석을 행
정법학의 틀로 끌어들여야 한다. 즉, 특정행위방식이나 수단을 형식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그
러한 행정작용의 성과와 결과의 측면에서 평가하여 문제되는 행정제도 전체를 실질적으로 판
10) 현대행정법관계의 다극화에 대해서는 이원우, “현대행정법관계의 구조적 변화와 경쟁자소송의 요건”, 뺷경 쟁법연구뺸 제7권, 2001. 4, 139-184면 참조.
11) 그밖에도 수인의 딜레마나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상호합의된 강제가 요구되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완화 – 올바른 규제정책 실현을 위한 법정책의 모색”, 뺷저스티스뺸 통권 제106호, 2008. 9, 355-389면, 405-422면, 특히 360-362면; 이원우, “행정법상 정부규제의 본질”, 뺷육사논문집뺸 제38집, 1990. 6, 131-162면, 특히 143-156면; Sunstein, After the Rights Revolution Reconceiving the Regulatory State, 1990, p. 48 이하 참조.
12) 이러한 관점에서 제도중심의 공법학방법론을 주장하는 견해로 김종보, “행정법학의 개념과 그 외연”, 뺷행 정법연구뺸 제21호, 2008. 8, 1-22면, 특히 10-1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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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하여야 할 것이다. 개개의 처분을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개개의 처분을
포함하여 전체 제도의 구조를 파악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분석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도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13)
- 리스크사회
현대사회는 리스크사회이다.14) 행정도 전통적인 위험의 예방과 제거에서 리스크관리로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찰행정법 도그마틱의 중심을 이루던 위험규제의 법리만으로
는 리스크사회에서 리스크를 규제 내지 관리하기 어렵게 되었다. 리스크의 존부에 대한 판단이
나 리스크에 대한 대응방안의 적실성 등은 전통적인 법형식에 따른 법적 요건과 효과의 문제
로 평가할 수 없으며, 리스크를 구성하는 사실영역에 대한 분석과 행정결정의 효과 등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해서만 올바로 판단될 수 있다.
전통적인 경찰행정법의 중심개념은 “위험(Gefahren)”과 “자기책임(Eigenverantwortlichkeit)”이
다.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으며, 개인은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
한 결과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는 관념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경찰행정법
의 법리는 근대 자유주의 정신의 반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주의 이론만으로는
현대 리스크사회의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인식되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새로운 법리들이 규제법의 원리로 제안되고 있다. 이들 새로운 원리에서는 전통적인 경찰행정
법원리와는 달리 “위험” 대신 “리스크”15), “자기책임” 대신 “책임분배의 다원화”가 그 화두를
이루고 있다.16)
위험의 존재를 전제로 규제하게 되면 피규제자의 자유는 보호될 수 있지만, 규제수익자, 예
컨대 소비자의 자유는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가 있게 된다. 특히 현대국가의 리스크는 국
13) 같은 이유에서 현행 행정규제기본법상 규제를 개개의 처분으로 설정하고 있는 점은 적절하지 못한 것이 다. 실무상 이른바 덩어리규제의 개념을 도입해 일부 보완하려는 시도가 있으나 여전히 규제제도 전체를 종합적으로 평가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14) 리스크사회에서 규제에 관한 공법적 쟁점에 관하여 상세한 논의는 윤혜선, 뺷리스크규제에 관한 공법적 연구뺸,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8.
15) 위험의 개념과 관련하여 위험과 리스크를 구분하는 견해와 이를 통일적으로 이해하려는 견해가 있다. 필 자는 이론적으로 위험(Gefahr)과 리스크(Risiko)를 구분하여, 전자는 가까운 장래에 손해를 야기할 가능성 이 충분한 상태를 의미하고, 후자는 위험에 이르지 않은 손해발생의 개연성을 의미한다고 본다. 전자는 전통적으로 경찰권 발동의 근거가 되고, 후자는 문제된 사안의 특성에 따라 사전배려조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이원우, “식품안전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뺷식품 안전법연구(I)-현행 식품안전법제의 쟁점과 개선과제뺸, 2008, 3-6면, 15-16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935-937면, 943-944면); 이원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와 손해배상책임”, 뺷행정법연구뺸 제30호, 2011. 8, 237-275면, 특히 262-266면 참조.
16) 이원우, “식품안전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뺷식품안전법연구(I)뺸, 2008, 1-74면, 특히 3-7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935-93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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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91
민의 생명과 같이 중대한 법익의 침해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익침해의 위험이 존
재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단계에서도 국가의 개입이 요청될 수 있다.(리스크관리) 전통적인 경
찰행정법이론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앞선 단계에서 규제권한의 발동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근대 자유주의 사상에 기초한 전통적 규제원리들은 규제자인 국가와 피규제자
의 관계만을 법적 고찰의 대상으로 삼았던 데 대하여, 현대국가의 규제원리는 규제법관계를 훨
씬 복합적인 관계로 파악하고, 피규제자의 이익뿐 아니라 규제수익자의 이익 및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하여 규제의 정당성 문제를 검토한다는 것이다.17) 사전배려 내지 사전예방
의 원리는 현대국가에서 규제의 중점이 전통적인 위험방지에서 리스크관리로 이동하였다는 것
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법리이다. 사전배려의 원칙은 환경법의 영역에서 발전되었지만, 오늘날
에는 경제규제는 물론 경찰법상 규제에서도 그 필요성이 긍정되고 있다.18)
또한 책임분배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자유주의 원리에 따르면 자신의 귀책사유의 한도 내에
서만 책임을 지게 되지만, 그럴 경우 많은 소비자들은 손해발생을 모두 감수하여야 하는 문제
가 야기된다. 그렇다고 생산자가 모든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도 전통적인 책임원리에 따른 공평
의 이념은 물론이고 효율적인 자원배분이나 효과적인 위험관리에도 적합하지 않다. 정의와 형
평, 사회적 비용의 최소화, 효과적인 위험관리 등 다양한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리스크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하여 다양한 원리들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책임배분의 원리로 자
기책임의 원리 내지 원인자책임의 원리 뿐 아니라, 위험책임의 원리, 공동부담의 원리
(Gemeinlastprinzip) 등 다양한 책임배분의 원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원리들을 어떻게 세밀하게
조정하느냐가 앞으로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
“리스크”와 “책임배분원리의 다원화”를 중심으로 하는 현대적 규제원리들이 전통적 경찰법
리와 모순ㆍ충돌된다거나 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전통적인 법리는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현대국가의 변화된 상황에서 이들 전통적인 규제원리만으로는 복합적이고 다원
화된 규제현실을 적절히 규율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 따라 규제 내지 규제
법원리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측정기술의 발전은 종래 측정할 수 없었던 미세한 단위까
지 측정해냄으로써 위험기준 “0”의 의미에 변화를 가져왔다.19) 이에 따라 위험에 대한 인식에
17) 이에 대하여 상세한 논의는 이원우, “규제완화와 규제개혁”, 뺷저스티스뺸 제106호, 2008. 9, 355-389면, 360-363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41-144면) 참조
18) 이에 대하여는 이원우, “변화하는 금융환경 하에서 금융감독체계 개선을 위한 법적 과제”, 뺷공법연구뺸 제
33집 제2호, 2005. 2, 35-94면, 특히 70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921-922면); 이원우, “식품안전 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뺷식품안전법연구(I)뺸, 2008, 1-74면, 특히 15-16면 (=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943-944면) 참조.
19) 이른바 ‘제로-리스크’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원우, “식품안전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뺷식품안전법연구(I)뺸, 2008, 20면, 35-39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947면, 959-96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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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92
도 변화가 요구되고, 이른바 리스크에 관한 소통(risk communication)의 문제도 제기된다.20) 이
는 위험기준이나 위험배분에도 변화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대규제원리를 연구함에
있어서는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따라 법원리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반
추가 요구된다.
- 국가기능의 변화
(1) 정부와 시장의 기능배분 변화
현대 사회에서 국가의 기능은 지속적으로 증대되는 경향이 있지만21), 다른 한편 종래 국가
가 수행하던 기능에 민간의 참여가 다양한 형태로 증가되는 경향도 존재한다. 시민의 권리와
지위가 향상되고 정치적 참여가 증가할수록 국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되지만, 국가재정
의 한계로 인해 이러한 임무를 국가가 모두 담당할 수 없게 되고 일정 부분 민간부문(시장)에
게 이러한 임무수행을 맡길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와 시장은 대립ㆍ갈등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적을 위해 상
호협력하는 공존관계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22) 이러한 인식이 국가와 사회, 정부와
시장의 협치라는 새로운 거버넌스 추구로 나타나고 있으며, 시장에서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을
민영화하기도 하고, 국가와 민간이 일정한 역할 배분에 따라 임무를 공동으로 수행하기도 한
다. 그 결과 국가와 사회의 기능배분의 변화가 촉발되고, 이는 그 논리적 귀결로 국가와 시장
상호간의 책임배분과 위험배분에서도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민영화나 규제완화도 이러한 맥락
에서 이해하여야 문제의 본질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다. 민영화나 규제완화를 이데올로기적으
로 예단하여 그 자체로서 좋다거나 나쁘다는 결론을 전제로 한 접근은 비과학적이며 문제해결
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23)
20) 리스크관리에서 리스크커뮤니케이션으로의 중점 이동에 대해서는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70면, 975면, 978면 참조.
21) 독일의 재정학자 아돌프 바그너는 이러한 현상을 “국가임무 확대의 법칙”이라고 하였다. Adolph Wagner, Finanzwirtschaft, 2. Aufl., I. Teil, 1877, S. 68.
22) 이러한 입장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완화–올바른 규제정책 실현을 위한 법정책 의 모색”, 뺷저스티스뺸 통권 제106호, 2008. 9, 355-389면, 405-422면, 특히 358-364면(= 이원우, 뺷경제규제 법론뺸, 2010, 137-146면)
23) 규제개혁정책에서 탈이데올로기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완화–올바른 규 제정책 실현을 위한 법정책의 모색”, 뺷저스티스뺸 통권 제106호, 2008. 9, 355-389면, 405-422면, 특히 364-366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46-149면). 민영화 정책에 있어서 탈이데올로기적 접근에 대 해서는 이원우,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전략과 과제–법 및 법정책의 역할을 중심으로”, 뺷재정법연구뺸 창 간호, 2008. 8, 120-164면, 특히 127-128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660-66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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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93
(2) 민주주의의 성격 변화
시민의 정치적 역량의 강화는 민주주의 성격의 변화도 초래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대의민주
주의에서 이른바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를 지향하는 시도가 점증하고 있다. 이
에 따라 ‘민주적 정당성’을 더 이상 이른바 ‘민주적 정당성의 연쇄고리’(Legitimationskette)의
존재에서 찾지 않고, 의사결정과정에서 시민 내지 공중의 참여권을 확대ㆍ강화하는 것에서 찾
으려 한다. 도시계획이나 환경관련 의사결정과 같은 대규모 사업 결정과정에 시민의 절차적 참
여를 보장하려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3) 공적 임무 수행 방식의 변화
국가기능의 변화는 다른 한편 전통적인 공적 임무수행방식의 변화로도 나타나는데, 하나는
공적 임무 수행 주체의 다원화이고, 다른 하나는 수단의 측면에서 전통적인 명령통제방식이 아
니라 참여와 협력에 의한 행정이 강화되고 전통적인 법적 형식 이외에 협의ㆍ조정ㆍ지도 등
다양한 사실상의 수단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1) 임무 수행 주체의 다원화
행정주체의 다원화와 관련해서 다시 두 가지 현상이 주목할 만하다. 첫째,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와 같이 전통적인 국가행정주체 이외에 다양한 공공주체(공법상 법인 내지 특수법인) 또는
사인이 공적 임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둘째, 다원화된 행정주체의 활동(기능적 자치행정)에서는
자율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24)
행정주체의 다원화는 공법상 법인이론, 공무수탁사인의 법리, 행정보조자법리25) 등 전통적인
공법학 도그마틱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행정주체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새로운
접근, 그리고 이는 곧 행정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행정현실에서
확대되고 있는 이들 다원화된 행정영역은 ‘공동체의 질서가 문제되는 법생활영역’으로서 공법
원리가 적용되어야 하지만, 전통적 행정법학의 입장에서는 이를 사법으로 분류하고 있다.26)
24) 기능적 자치행정에서 자율규제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908-918면 참조.
25) 공무수탁사인과 행정보조자의 법리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컴퓨터 프로그램 불법복제 단속활 동에 있어서 민간참여를 위한 법제개선방안”, 뺷행정법연구뺸 제10호, 2003, 29-51면, 특히 31-37면; 이원우, “정부기능의 민영화를 위한 법적 수단에 대한 고찰”, 뺷행정법연구뺸 제3호, 1998, 108-136면, 특히 119-133 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373-380, 730-752면) 참조. 뒤의 논문에서 행정보조자는 비독립적 행 정보조자를, 특허모델은 독립적 행정보조자를 말하는 것이다.
26)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공동체의 질서가 문제되는 법생활영역’에서는 공법원리가 지배할 수 있도 록 법리를 구성하고 있는 글로는 이원우,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의 개념요소로서 행정청”, 뺷저스티스뺸 통권 제68호, 2002. 8, 160-199, 특히 164-16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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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94
2) 자율규제의 중요성
자율규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많지만, 위험규제의 목적을 최대한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율규제가 필수적이다.27) 전문화와 분업화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
생산 및 유통의 전 과정은 사업자가 지배하고 있다. 어떠한 위험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가 피규제자이며, 그 위험을 회피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능력도
피규제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피규제자 자신에 의한 자율적 규제만이 궁극적으로 규
제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시켜 줄 수 있다. 피규제자가 규범회피를 위해 노력하는 한 규제는 무
력화될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타율규제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의 규제일 뿐이다. 위험을 최소화하여 최적의 안전상태를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의 최대한을 달성하려면 피규제자의 자율규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험관리의 책임이 위험지배자에게 부여되어야 한다는 위험책임의
법리가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3) 행정수단의 변화
이와 같이 국가와 사회의 기능배분의 변화와 새로운 협치적 가버넌스의 추구에 따라, 규제
행정도 종래 명령통제에 의한 일방적 고권적 방식에 주로 의존하던 데로부터 합의와 협력에
의한 행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28)
더욱이 전통적인 일방적 고권적 규제수단이 규제목적의 효과적 실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반성으로부터 유인체계를 이용한 규제, 다양한 사실행위를 결합한 참여에 의한 규제로 규제체
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법의 기능 변화
(1) 연성법의 확대
전통적인 법적 논의에서 법규범이란 구속력 있고 법원에 의해 강제집행이 가능한 경성법
27) 자율규제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완화–올바른 규제정책 실현을 위한 법정책의 모색”, 뺷저스티스뺸 통권 제106호, 2008. 9, 355-389면, 405-422면, 특히 383-383면 참조.
28) 참여와 협력에 의한 행정에 대하여는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외국의 연구성과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와 동아시아 제국에서도 일반적인 경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한 국내문헌으로 는 박정훈, “행정법의 구조변화로서의 참여와 협력”, 뺷공법연구뺸 제30집 제5호, 2002. 6, 1-26면; 한견우, “프랑스에서의 참여와 협력에 의한 행정과 행정법”, 뺷공법연구뺸 제30집 제5호, 2002. 6, 27-34면; 김유환, “미국 행정법에 있어서의 참여와 협력”, 뺷공법연구뺸 제30집 제5호, 2002. 6, 35-64면 참조. 그밖에 “행정 법에 있어서 참여와 협력”을 주제로 한 2004년 동아시아행정법학회에서의 姜明安(중국), 山田洋(일본), 陳 春生(대만), 김유환(대한민국)의 주제발표문 참조. 제6회 동아시아행정법학회 국제학술대회 자료집, 2004, 1-30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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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95
(hard law)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분쟁양상이 다양화되고 규범의 역할이
통제와 명령 중심에서 유도와 조종으로 확대되면서, 이에 부합하는 규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컨대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전문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영역에서는 당해 위험을 지배하
는 자에 의한 자율규제가 필수적이며, 자율규제는 그 본질상 상당부분 연성법(soft law)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연성법의 기능과 역할이 문제해결에 중요하다. 그밖에 전
통적인 분쟁해결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예컨대 다양한 비정식적 분쟁해결(ADR) 절차-에서
도 연성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세계화에 따라 국제규범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는 점은 이미 지적하였는데, 국제규범의 영역에서 연성법의 역할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29)
(2) 법의 조종적 기능 강화
전통적인 관념에 따르면, 행정법의 역할은 자동차의 브레이크에 비견되었다. 규제와 통제,
한계설정 등이 전통적인 법의 기능으로 생각되었다. 경제학자가 어서 가자고 할 때, 가도 되는
지 좀 더 생각해보고 가자는 게 법률가의 임무라는 비유는 이러한 법의 기능을 잘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부문에서 법의 역할이란 국가권력을 통제하는 데 그 중점을 두었다. 법률
가들은 한계를 설정하고 왜 그러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지 근거를 제시하는 데 노력을 기울
여왔다. 이러한 법의 역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확립되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이해관계의 복합성이 중
층적으로 구조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법에 대한 기대는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
대사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은 엔진이나 핸들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여야 한다.30) 구성원
의 행위를 억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자유와 창의가 꽃피울 수 있도록 유도하
고 지원하고 촉진하는 데 법의 새로운 임무가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법은 혁신
과 창조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로서 기능한다. 즉 우리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법은 금지하고
통제하는 소극적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하
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행정법은 조종과학의 성격을 가지며, 법원에서 재판의 기준을 제시하는 규
범해석학으로부터 행정의 행위규범으로 작용하는 행위기준의 정립으로 중점을 이동하여야 한
다.31) 조종과학으로서 행정법학은 전통적인 규범해석학중심의 법학방법론 외에 효과 및 결과
29) 연성법에 대하여는 정경수, “국제법상 연성법의 재인식”, 뺷안암법학뺸 제34호, 2011, 935-958면 참조.
30) 법의 핸들로서의 기능의 의의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혁신과 규제–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 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뺷경제규제와 법뺸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7-29면, 특히 11면 참조.
31) 이러한 견해로는 Andreas Voßkuhle, § 1 Die Neu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n : Hoffmann-Riem/Schmidt-Aßmann/Voßkuhle (H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s, 2. Aufl., Bd. I,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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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96
분석, 사실관계 분석 등 행정의 실제에 대한 실증적ㆍ과학적 분석에 의해 보완되어야 하며, 경
제학, 정치학, 심리학 등 인접사회과학과 학제적 연구를 수행하여야 한다.
Ⅲ. 행정법학의 위기와 행정법학방법론의 전환
- 개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대 국가에서 행정환경에 급격한 변화 내지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행정법학의 연구는 여전히 전통적인 개념법학에
기초하고 있는 규범해석학중심의 법학방법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하에
서는 행정현실의 변화에 적절히 방법론적 대응을 하지 못함으로써 오늘날 행정법학이 어떠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는지 검토하고,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행정법학방법론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것인지 살펴볼 것이다. 이를 위해 독일 행정법학의 위기극복 사례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 행정법학의 위기
(1) 행정법학의 위축
행정법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행정법학의 연구대상을 넘어서는 적극적 연구가 요청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종래 행정법학은 오히려 이와는 반대로 좁은 의미에서 행정법적 쟁
점(행정권한의 법적 근거와 국민의 권리, 행정절차와 행정소송요건)으로 논의의 틀을 제한함으
로써 행정결정의 실체를 형성하는 중요한 행정실체법적 쟁점은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특
히 행정법학이 총론과 행정구제법에 대한 연구에 몰입하고, 개별 행정영역에 대한 연구를 상대
적으로 소홀히 함으로써, 행정법학은 행정의 형식과 절차의 측면에 치중하고, 실제 행정판단의
실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연구가 소홀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금융규제법은 상법학에, 독점규
제법과 소비자보호법은 경제법학에, 방송법은 헌법학에, 그밖에 개별 각론 영역의 사업규제도
마찬가지로 상법학, 경제법학, 민법학 등 다른 법학분야나 행정학, 경제학 등 인접 사회과학의
연구에 넘겨주고, 공법적 담론에서 주도권을 상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
1-63, 19-2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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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가 행정법학의 외연을 축소한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결과 행정법학이 행정현
실과 유리되어 현실설명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32) 이는 행정학과의 거리
두기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오늘날 행정법은 조종과학으로서 행정과학의 하나로 파악되
어야 하는데 형식적 개념법학에 치중하여 중요한 쟁점에 대한 연구를 행정학의 연구에 넘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33) 이에 따라 일반적인 행정제도 대부분이 행정학의 연구에 넘겨지고, 행
정법학은 행정권한의 추상적인 형식(행위형식론)과 절차, 그리고 행정소송법에 의한 권리구제
의 문제로 연구영역이 축소하게 되었다. 법적 형식에 의해 포섭될 수 있는 행정작용만을 대상
으로 어떤 제도를 설명한다는 것은 좀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허구이다. 행정법학의 대상은 개개
행정작용으로 분리해서는 올바로 파악할 수 없는 제도가 중심대상이고 이러한 제도는 구체적
인 현실에서 운용되는 실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행정법학이 발전하려면 개별 영역에서 구체적인 쟁점들에 대한 논의가 축적되어 이로
부터 일반원리가 추출되어야 하는데, 개별 행정영역에 대한 실체적 연구가 축적되지 않고 있어
행정법총론의 발전에도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개별 행정영역에서 검증되지 않은 총론의 이론은
그만큼 행정현실과 유리되고 현실에 대한 규범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3) 법치행정과 공법원리 형성의 저해
행정법학이 공법적 담론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게 되면, 행정제도의 형성과정에서 공법원리와
이념이 간과된 채 사실학적 또는 私法的 관점에서 정책적 결정이 이루어지게 되는바, 이는 법
치행정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첫째, 기본권, 평등원
칙, 비례원칙 등 공법원리가 지배하여야 하는 생활영역(공법영역)에 사적 자치에 따른 이해관
계의 조정이 지배하게 되는 결과가 야기될 수 있다. 둘째, 행정제도를 통해 실현되어야 할 다
양한 법적 가치들이 적절히 고려되지 못하고 사실상의 편의나 특정한 가치에 의해 행정결정이
정당화될 수 있다. 셋째, 행정영역에서 논의의 중심을 형성하여야 할 중요한 공법적 쟁점이 부
수적인 쟁점으로 흡수되어 버릴 수도 있다.
(4) 행정법학의 司法法學化
행정법은 일차적으로 행정에 관한 법이다. 행정법학의 초점은 개념본질상 당연히 행정에게
일정한 행위지침을 제시하는 데 있어야 한다.34) 그런데 종래 우리나라 행정법학은 행정소송에
32) 이와 유사한 문제의식으로 김유환, 뺷행정법과 규제정책뺸, 2012, 3-12면 참조.
33) 이런 점에서 김유환, 뺷행정법과 규제정책뺸, 2012; 선정원, 뺷규제개혁과 정부책임뺸, 2017 등의 연구는 매우 소중한 연구라고 평가받을 것이다.
34) 물론 행정법학이 행정의 행위규범을 연구하는 데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법원의 행위규범을 중 심으로 연구되고 있는 현재의 행정법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행정에 관한 행위규범성을 강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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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98
중심을 두어왔고, 그 결과 행정분쟁의 해결을 담당하는 법원에게 -그것도 주로 법원이 당해 사
안의 본안판단을 할 수 있는지 여부라는 형식적ㆍ절차적 관점에서- 지침을 제공하는 데 주안
점을 두었다. 그 결과 司法法學이 행정법학의 중심을 이루고, 정작 중요한 -행정에 대해 행위
기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행정법학은 부수적ㆍ종속적으로 취급되는 기이한 현상이 지배하게
되었다.
행정소송법은 물론이고 행정실체법 이론도 행정행위론은 소송요건인 처분성 문제, 공권은 원
고적격의 문제, 재량은 심사강도의 문제, 법원론은 심사척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적
측면이 강조되고, 정작 각각의 이론이 행정활동의 기준으로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관심
은 행정학을 비롯한 여타 사회과학에 미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행정제도의
실체적 내용에 대한 공법적 연구가 소홀하게 되고, 그로 인해 행정과정에 대한 공법적 규율기
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태도는 행정법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법치행정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 독일에서 행정법학의 위기 극복 : 행정법학방법론의 전환
(1) 논의의 의의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행정법학의 위기는 독일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경험한 바 있다. 이하
에서는 우리나라 행정법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고 또 지금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독일 행
정법학이 어떻게 자신들의 위기를 극복하고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검토함
으로써 우리 행정법학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적 발전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독일의 경우 경찰법 중심의 전통적 행정법학의 위기는 집행실패와 비공식적 협력행정이라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야기되었다고 한다.35) 집행실패란 결국 현실적합성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
인데, 행정법학방법론을 행정법 도그마틱의 형성으로 국한시킴으로써 행정법학이 행정의 현실
과 유리됨으로써 야기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행정법학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과도 유사하므로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줄 것이다.
(2) 제1기 : ‘법실증주의적 개념법학방법론’으로서 독일 행정법학 방법론의 정립과 제1차 위기
이러한 집행실패의 문제점은 이미 오토 마이어(Otto Mayer) 행정법에서부터 내재해 있었던
것이다. 오토 마이어는 공법학방법론의 핵심을 형식적 법치주의에서 찾았고, 따라서 법적 행위
것이다.
35) Andreas Voßkuhle, § 1 Die Neu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n : Hoffmann-Riem/Schmidt-Aßmann /Voßkuhle (H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s, 2. Aufl., Bd. I, S. 8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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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99
인 행정작용만이 법치국가에서 행정의 합법성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했다. 법형식만이 법학적으
로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에 따르면 법학적 방법(juristische Methode)이란 규범을 논리
적ㆍ구성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형식적 법치주의를 법학의 기본이념으로 할
때, 법학방법론은 그 대상을 형식적 규범으로 한정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었다.36) 이러한 오
토 마이어 행정법학방법론의 형식주의적 특징은 19세기를 지배한 법실증주의와 개념법학의 영
향 아래 형성된 것이었다.(‘법실증주의적 개념법학방법론’) “법학적”(juristisch)이라는 것이 “도
그마틱 구성 과정” (dogmatisch-konstruktives Verfahren)으로 동일시됨으로써 형식적 의미에서
법학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모든 연구가 행정법학 고유영역으로부터 제외되었다.37) 이는 곧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로 나타나게 되었다.
오토 마이어가 민법학에서 발전된 법학방법론을 공법학방법론으로 계수한 것은 행정제도의
주요 구성요소들을 개념화하고 논리적인 규범체계로 정립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그러
나 이는 행정제도와 행정현실을 고권적 법률행위로서 행정행위, 즉 처분중심으로 분해하고 개
념논리로 해석함으로써, 동태적인 급부행정의 현실을 행정법학의 대상으로 포섭하는 데 있어서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미 19세기 중엽부터, 특히 1870년대 산업혁명과 도시화로 인해 생
존배려(수도공급, 에너지공급, 폐기물처리), 도시계획, 사회보장 등 급부행정이 양적으로나 질적
으로 행정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 마이어 행정법은 이러한 행정현실을
설명하거나 규율할 수 없었다.38) 오토 마이어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행정영역을 자신의 행정법
학의 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이를 단지 전쟁에 의해 촉발된 특수한 현상으로 치부하였다.39)
플라이너(Fritz Fleiner)와 옐리네크(Walter Jellinek)는 사회국가적 행정작용을 행정법학의 대상으
로 수용하였으나 이는 부분적이고 부차적으로 다루어졌을 뿐이고, 체계적으로 통합되지는 못했
다.40) 이들은 기본적으로 오토 마이어의 법학방법론을 계승하여 확고하게 발전시켰다.41)
(3) 제2기 :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의 정립과 제2차 위기
이와 같이 행정현실과 행정법학의 괴리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행정법학방법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은 1938년 “급부주체로서 행정(Die Verwaltung als Leistungsträger)”이라는 포
르스토프(Ernst Forsthoff)의 논문이다.42) 포르스토프에 따르면 법학방법론은 시대와 상황에 불
36)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S. 20 ff.
37)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41 f.
38)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S. 47-51.
39) Otto Meyer, Deutsche Verwaltungsrecht, 3. Aufl. 1924, Vorwort.
40)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S. 77-80.
41) 이에 대해서는 Stolleis, Geschichte des öffentlichen Rechts in Deutschland III, 1999, S. 236-240 참조.
42) 이 논문의 서문에서 포르스토프는 행정법 도그그마틱이 현대 행정의 현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을 연구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Ernst Forsthoff, Die Verwaltung als Leistungsträger,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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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100
가결하게 구속되어 있으며 역사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행정법 도그마틱의 발전도 곧
행정의 사회적ㆍ구조적 전환의 반영으로 나타난 것이다.43) 이와 같이 포르스토프는 행정현실에
대한 관찰과 통찰에 기초한 법리를 제시함으로써 종래 오토 마이어 행정법에서 설명할 수 없
었던 급부행정의 영역을 행정법의 중심으로 편입시킬 수 있었다. 포르스토프에 따르면, 행정법
도그마틱이 행정의 실제에 부합하도록 하려면, 법개념을 정립함에 있어서 실증적 사회적 기초
를 필요로 한다.(이른바 “제도적 목적론적 개념정립”)44) 법규범으로부터 개념이 정립되는 것이
아니고, 그에 선재하는 질서가 법개념의 내용을 채우는 것이다.45) 이를 통해 법개념이 사회적
사실상태를 담아낼 수 있고, 행정법적 사고가 현실적합성을 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포르스토프
의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은 행정법학에서 목적, 임무, 기능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행정작용의
법형식만을 대상으로 하는 형식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게 해주었다.
포르스토프 이래 독일 행정법학은 행정현실에 대한 관심과 연구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몰아친 세계화, 민영화, 규제완화, 과학기술의 급격
한 발전, 정보화, 리스크 증대 등 행정환경의 질적ㆍ양적 변화로 인해 종래의 행정법학방법론
에 의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여전히 행정법방법론의 중심
을 이루어 온 규범해석학 중심의 법학방법론은 또 다시 행정법학을 행정의 현실과 괴리시킴으
로써 행정법학의 현실적합성 상실을 야기하게 된 것이다.46)
(4) 제3기 : ‘조종학적 다원주의적 방법론’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과 독일행정법학의 발전
이러한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른 행정법학의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여 독일 행정법학은 이른
바 조종학문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을 발전시킴으로써 위기를 극복하였다. 새로운 방법론의 핵
심은 종래 규범해석학을 넘어서 다원주의적 법학방법론을 채택한 것이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
독일 행정법학계는 “행정법의 개혁(Reform des Verwaltungsrechts)”을 화두로 다양한 학문적 노
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 가운데 특히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슈미트-아스만(Schmidt-Aßmann)
교수와 함부르크 대학교의 호프만-림(Hoffmann-Riem) 교수가 주도한 일련의 연구는 이러한 행
정법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행정법학의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의 연구는 이른바 조종학문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에 입각하여 이루어졌으며47), 이러한 새
Vorwort.
43)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82 ff.
44) Ernst Forsthoff, Die Verwaltung als Leistungsträger, 1938, Vorwort, S. 47, 50; Forsthoff, Zur Rechtsfindungslehre im 19. Jahrhundert, ZStW 96, 1935, 50: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S. 84에서 재인용.
45) Wolfgang Meyer-Hesemann, Methodenwandel i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1981, S. 107-120.
46) Andreas Voßkuhle, § 1 Die Neu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n : Hoffmann-Riem/Schmidt-Aßmann/ Voßkuhle (H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s, 2. Aufl., Bd. I, S. 8-19 참조.
47) 이들의 연구성과물은 행정법개혁총서(Schriften zur Reform des Verwaltungsrechts)로 발간되었는데 그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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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101
로운 행정법학방법론을 통해 21세기 행정법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행정법학의 르네상스를 꽃피
우게 되었다.48)
조종학문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의 영향에 따라 독일에서는 ‘규범의 적용’을 중심으로 하는
‘해석학’으로부터 ‘규범정립’을 중심으로 하는 ‘행위학문 내지 결정학문’으로 행정법학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49) 물론 전통적인 법학방법론에 따른 도그마틱 연구는 여전히 중요하다.
민주적 헌정체제에서 법은 행정의 의사결정체계의 핵심적인 요소이고, 모든 결정은 그것이 현
행법에 부합하는지 심사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외적 한계에 대한 분석은 전통적인 법
률가의 본래적 임무이지만, 오늘날 행위학문 내지 결정학문의 관점에서는 여러 단계의 인식과
정 가운데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조종학으로서 행정법학방법론에서는 사실관계분석,
효과분석 내지 결과분석, 학제적 연구 등이 추가적으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50)
이에 따라 현대 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는 규범정립학(입법학)51) 연구의 중요성이 강
조되고 있다. 법원리들은 그 기능 내지 주된 수범자를 기준으로 두 가지 계층으로 구분
할 수 있다. 하나는 행정기관이 법률에 의해 부여된 행정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 준수하
여야 할 법원리이고, 다른 하나는 입법자가 행정제도를 설계함에 있어서 따라야 할 원리
이다. 전통적인 행정법이론에서는 일차적으로 전자에 대해 관심을 가졌었다. 20세기 초까
지 헌법의 규범력이 인정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는 입법을 지도하는 법원리를 연구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52) 그러나 현대 행정국가에서 행정법원리를 탐구함에 있어서는 입법을 지도하
는 법원리에 더 큰 중점을 두게 된다. 법치주의의 발전으로 인해 법률집행상의 원리는 상당부
분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헌법과 불문법원리 그리고 당해 영역의 성질을 고려할 때 입법자들
은 어떤 원리에 따라 행정제도를 설계해야 할 것인지가 논의의 중심을 이루게 된 것이다.
판인 제10권은 행정법학방법론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학문적 노력이 근본적으로 행정법학 방법론의 개혁에 터잡고 있으며, 행정법학방법론의 개혁이 행정법학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Schmidt-Aßmann/Hoffmann-Riem (Hg.), Methoden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2004.
48) 김남진, “행정법의 종말론과 재생론”, 뺷규제패러다임의 변화와 행정법학뺸, 제4회 행정법분야 연합학술대 회 자료집, 2015. 3.
49) Andreas Voßkuhle, § 1 Die Neu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n : Hoffmann-Riem/Schmidt-Aßmann/ Voßkuhle (H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s, 2. Aufl., Bd. I, S. 19 ff.
50) Andreas Voßkuhle, § 1 Die Neu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n : Hoffmann-Riem/Schmidt-Aßmann/ Voßkuhle (H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s, 2. Aufl., Bd. I, S. 19 ff.
51) 입법학(Gesetzgebungslehre)은 본래 의회의 법률제정을 연구대상으로 한다. 권력분립의 원칙상 입법권은 의회에 귀속된다. 그러나 현대 행정에서 행정권은 행정입법권을 통한 실질적 입법권을 행사할 뿐 아니라 법률안 제출권은 물론 의원입법의 지원활동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입법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행정 권의 입법작용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에서 입법학을 규범정립학(Rechtsetzungslehre)이라 표현한 것이다.
52)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의 논쟁을 통하여 비로소 기본권도 주관적 공권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대한 소개는 이원우, “허가․ 특허․ 예외적 승인의 성질 및 구별”, 김동희 편, 뺷행정작용법뺸, 2005, 120-143, 139-14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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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102
행정법학의 임무를 행정법 도그마틱의 형성으로 국한시키게 되면 행정법학은 법원의 재판을
통해 이루어지는 송무를 중심에 두고, 행정법이 구현되는 대부분의 법현실을 연구대상에서 배
제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법원송무에 관한 도그마틱도 행정현실과 괴리될 것
이다. 예컨대 인허가의 적법성 판단 기준도 당해 처분의 형식적 근거규정의 문언형식과 형식적
절차에 한정하게 될 것인데, 이는 인허가에 이르는 과정에서 인허가청과 상대방인 국민 상호간
에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조정과 협상 등 실질적 과정과 내용을 배제하여 현실과 유리된
결론에 이르게 할 것이다.
- 소결
이상에서 독일 행정법학의 성립과 위기, 그리고 위기 극복을 통한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다
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행정법학의 위기는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로 인해 야기
되었다. 둘째, 행정법학이 행정현실로부터 유리된 데에는 행정법학 방법론의 문제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 셋째, 독일 행정법학은 현실적합적인 새로운 법학방법론-제1차위기시에는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 제2차위기시에는 조종학적 다원주의적 방법론-을 발전시킴으로써 이
러한 위기를 적절히 극복해왔다.
즉 독일에서는 오토 마이어의 ‘법실증주의적 개념법학 방법론’을 통해 독자적인 행정법학을
정립하였으나, 개념법학의 형식성으로 인해 급부행정의 현실에 대한 설명력을 상실하자 포르스
토프의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die institutionell-teleologische Methode)을 통해 행정현실의 변
화를 수용하였고, 세계화ㆍ정보화ㆍ민영화ㆍ과학기술의 혁신 등 21세기의 격변기에 새로운 문
제에 봉착해서는 조종학적 행정법학이라는 관점에서 ‘다원주의적 방법론’을 도입함으로써 행정
법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행정법학의 새로운 부흥기를 맞고 있다. ‘조종학적 법학방법론’으로서
다원주의적 방법론이란 전통적인 규범해석학적 방법론 외에 사실관계분석, 효과분석 내지 결과
분석, 학제적 연구 등이 추가적으로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독일 행정법학방법의 발전사에 비추어 볼 때, 제1차 위기도 극복하
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제2차 위기까지 닥쳐온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규
범해석학적 방법론의 형식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규범해석방법론을 넘어 다원주의적 방
법론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동시에 기울여져야 할 것이다. 요컨대 독일 행정법학의 발전과정
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① 규범해석학적 측면에서는 제도주의적
목적론적 방법론을 도입하고, ② 나아가 조종학적 방법론으로 다원주의적 방법론을 채택할 필
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전자의 문제, 즉 규범해석방법론상의 개선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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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103
Ⅳ. 규범해석방법론의 과제 : 형식주의의 극복
- 법에 있어서 형식과 실질
이론은 구체적 사실의 유형화와 추상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규범학은 다양한 사실에
대한 규범적 평가를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추상화의 요청이 더욱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규범은 현실을 추상화한 것이므로 형식을 본질적 속성으로 한다.(입법과정 = 구체적 사실의 추
상화 과정 = 실질에서 형식을 추출) 그러나 이러한 형식적 규범은 그것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구체적 사회적 사실관계와 결합되어 다시 생명을 부여받게 된다.(법적용과정 = 추상적 규범으
로부터 구체적 결론 도출 = 형식에서 실질을 도출) 입법자는 형식적 법률의 제정을 통해 형식
적 법치주의의 틀을 제공하고, 행정과 사법은 구체적 개별적 사안에 이를 적절히 적용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를 실현한다. 즉 우리 법질서의 토대를 형성하는 것은 형식적 법치주의와 법적
안정성이라는 형식주의 이념이지만, 행정권과 법관은 법률의 해석ㆍ적용을 통해 이를 실질적
정의로 환원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법학은 언제나 실질적 법치주
의를 지향해야 한다. 예링은 법의 형식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여, “형식은 자의에 대한 적
이요, 자유의 쌍둥이 자매”라고 하였지만53), 현대 민주적 헌정국가에서의 법치주의를 후기입헌
주의 시대의 실증주의적 법치주의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공법의 영역에서는54) 오
히려 “형식은 자의의 적이 아니라 자유의 적”이라는 디 파비오(Udo Di Fabio)의 주장이 더 타
당하다고 할 것이다.55)
법에 있어서 형식과 실질의 관계에 대해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
왔다. 형식과 실질의 문제는 법의 일반성과 형평성의 갈등이기도 하고56), 해석학에 있어서 프
로클루스(Proculus)학파의 엄격한 문언주의와 사비누스(Sabinus)학파의 목적론적 해석(원리에 따
른 자유로운 법운영)의 대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57)
이하에서는 법에 있어서 형식과 실질의 긴장관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두 가지 문제상황,
즉 규범회피와 규제형평의 문제에 대해 행정법학이 해결하여야 할 과제를 검토하기로 한다.58)
53) Rudolf v. Ihering, Geist des römischen Rechts auf den verschiedenen Stufen seiner Entwicklung, 4. Aufl., 1894, 2. Teil, 1. Abs., S. 471.
54) 위의 예링의 주장은 19세기 민법학자로서 당시 사법질서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55) Udo Di Fabio, Form und Freiheit, DNotZ 2006, 342, 344.
56) 법의 일반성과 형식을 강조한 소크라테스와 법의 형평성과 실질을 강조한 플라톤의 대립에 대해서는 이 원우, “규제형평제도의 구상”, 뺷행정법연구뺸 제27호, 2010. 12, 1-47면, 8-9면 참조.
57) 프로클루스 학파의 엄격한 문언주의와 사비누스 학파의 목적론적 해석의 형성과 대립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남기윤, 뺷법학방법론뺸, 2014, 162-165면 참조.
58) 법에 있어서 형식과 실질이라는 주제는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한 쟁점을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주제 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여기서는 규범회피와 규제형평의 문제만을 기존의 연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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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범회피란 형식적으로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지만, 입법목적을 실질적으로 고려하면 규
제되어야 하는 문제상황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규제형평이란 형식적으로는 규제대상으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 정의의 원칙에 비추어 규제하여서는 아니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 두 문제에
대하여 논하기에 앞서, 법적 평가에서 형식과 실질이 충돌하는 국면에서 문제가 되는 합법/위
법의 이진법 문제를 검토하기로 한다.
- 법적 판단에 있어서 합법/위법의 이진법의 극복
오늘날 우리나라 법학은 여전히 합법과 위법이라는 이진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
다. 물론 법규범의 잣대에 비추어 무엇이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중
요하고 법의 핵심적인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는) 적법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당
한, 법의 취지에 비추어 허용되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형식적으로는) 위법하
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묵인될 수 있고 또 묵인되는
것이 정당한 경우가 있다. 또한 오늘날 비공식적 협력행정의 영역에서 행정과 국민이 수용성이
높은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협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명백히 위법한 상태를 상
당기간 묵인하기도 한다. 행정으로서는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형식적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이를 쉽게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게 된다.59)
더욱 중요한 것은 적법과 불법 내에서도 다양한 법적 평가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적법한
여러 대안 가운데 어떠한 대안이 더욱 법의 정신에 부합하는지, 관계법령의 종합적 체계적 해
석을 통해 어떠한 대안이 더욱 법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법률에 포함되어 있는 사회적 합의로부터 평가기준이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은 법학자의 임무이다. 이익형량, 효율성, 비례성 등 법원리는 그 자체로서
위법이냐 적법이냐의 이진법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즉, 법적 판단은 합법/위법
의 이진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다층적 스펙트럼으로 이해되어야
과의 결론을 중심으로 간략히 언급하는 데 그치기로 한다.
59) 1950년 출간된 행정법교과서에서 포르스토프는 이미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 다. “개인과 국가의 관계는 오늘날 개별처분(특정 사안에 대하여 발급되는 개별적 경찰처분 또는 일회적 허가발급)에 의해 그때그때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태이다. 이제 기본적으로 다른 국면이 전 개되는 것이다. 어떤 개인에게 불법이 발생한 경우,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지속적 상황을 가능한 한 조용하게 그리고 유리하게 형성하는 게 중요하게 된다. 개인의 지위가 강하면 강할수록 권리구제수단이 아니라 협상방식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수단이 많이 제공된다. 여기서는 상호수수(相互授受, do ut des)의 원칙에 따라 조정된다. 행정으로서도 이러한 방식의 조정수단이 유리하 게 된다. 왜냐하면, 행정이 사회적 생활관계에 개입하면 할수록, 행정도 사회 제요소와의 협력에 의존하 게 되기 때문이다.” Ernst Forsthoff, Lehrbuch des Verwaltungsrechts, 1950, S. 62(=10. Aufl., 1973, S. 73 f.) : Andreas Voßkuhle, § 1 Die Neu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n : Hoffmann-Riem/Schmidt-Aßmann/ Voßkuhle (H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s, 2. Aufl., Bd. I, S. 10, FN. 50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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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105
한다.
이상과 같이 현대행정에서 법적 판단은 규범의 형식적 문언과 형식논리에 의해서만 이루어
질 수 없고, 입법취지와 목적, 관련 사실관계 분석, 법적 판단의 결과 내지 효과분석 등 전통적
법학방법론에서 비법적 판단으로 여겨졌던 방법론들이 결합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법적
판단에서 이진법을 극복하는 것은 ‘조종학적 다원주의적 방법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핵심
적인 과제가 된다.
- 규범회피의 방지
법규범의 일반성과 입법기술상의 한계로 인해 과잉포함(overinclusion)과 과소포함
(underinclusion)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방향의 규범실패현상이 발생한다.60) 입법목적에 비추어
원래는 규제되어야 하는데, 입법기술상의 한계 등으로 인하여 규제되지 않는 경우를 ‘과소포
함’이라 한다. 이와 같이 입법목적상 규제되어야 하지만, 규제되지 않는 현상은 피규제자들의
회피노력에 의해 비로소 발생하거나 그 영역이 확장되고 문제점이 강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를 규범회피라 한다. 입법단계에서 포괄적ㆍ추상적 규정을 채택하면서 법적용단계에서 목적론
적 해석이 허용된다면 규범회피행위를 적절히 규제할 수 있겠지만, 입법방식에 있어서 구체성
과 명확성을 강조하고 제한적 열거방식을 채택하는 경우에는 해석의 유연성이 상실되기 때문
에 필연적으로 이러한 과소규제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이러한 규범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입법단계에서는 포괄적 입법방식의 채택이 요청되며,(세법
상 과세실질주의, 경찰법상 개괄조항) 적용단계에 있어서는 목적론적 해석에 입각한 확장해석
과 유추가 적극적으로 원용되어야 한다.61)
- 규제형평
법규범은 일정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규율되어야 할 규율대상으로 상정할 수 있는 사
안들을 유형화ㆍ추상화하여 규정한다. 그런데 이러한 유형화ㆍ추상화의 결과, 입법당시 예측하
지 못했던 비전형적 사안이 규율대상에 포섭됨으로써, 당해 규정의 적용결과가 본래 입법자가
60) 과잉포함과 과소포함의 문제점에 대한 법경제학적 분석으로는 Isaac Ehrlich/Richard A. Posner, “An Economic Analysis of Legal Rulemaking”, Journal of Legal Studies, III(1), pp. 257-286, 267-263, in : Ogus ed., Regulation, Economics, and the Law, 2001, pp. 411-440, 421-427 참조. 과잉포함의 문제를 일반법과 특별법의 문제로 다룬 글로는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완화”, 뺷저스티스뺸 제106호, 2008. 9, 374-375면 참조.
61) 이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이원우,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구성요건의 쟁점과 문제점”, 뺷경제규제와 법뺸 제1권 제1호, 2008.5, 57-69면; 최지은, “경제규제영역에서 규범회피의 법적 문제”, 뺷경제규제와 법뺸 제2권 제2호, 2009.11, 71-95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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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政法硏究 第48號 106
의도했던 규율영역의 한계를 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이른바 ‘과잉포함’) 이 때 행정권은
법령을 집행함에 있어서 구체적인 경우에 위법ㆍ부당의 가능성이 확인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
고, 사후적으로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통제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방치하고 그대로 집
행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법치행정의 원칙이나 행정의 공익적합성의 원리에 반할 뿐 아
니라,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무원의 충실의무에도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ㆍ개별적 사안
에서 법령의 집행이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위헌ㆍ위법적인 집행결
과를 사전에 차단하여야 할 의무가 행정권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당해 사안에 한하여 예외적
으로 그 규제기준의 적용을 배제하여 구체적ㆍ개별적 정당성을 확보해주는 것을 ‘규제형평’이
라 한다.62)
모든 법은 종국적으로 개별사안에서 집행된다. 법의 이념이 올바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개별
사안에서 정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방식으로 법령이 집행되어야 한다.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법
령의 형식적 적용에 의해서도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히 예외적인
사안에서 일반적인 형식적 적용이 현저히 부정의로운 결과를 야기한다면, 집행기관은 합리적인
해석에 의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법률의 근본취지에 비추어 개별사안에서의 정의를 실현하도
록 규제형평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여지가 보장될 때 비로소 행정권은 개별사안
에서 정의로운 법의 집행이라는 자신의 임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Ⅴ. 맺음말
그동안 우리 행정법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행정행위론과 행정소
송법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법학의 틀 내에서이다. 이러한 방법론에 의해서는 동태적으로 변화
하는 행정현실을 적절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를 야기하게 된
다. 이러한 문제상황은 21세기에 들어서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이는 세계화, 지식정보화, 과
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권력의 분산, 정부와 시장 사이의 기능배분의 변화, 다원화, 변화속도의
가속화, 위기의 일상화 등 지난 세기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급격한 변화가 정치, 경제, 사회, 문
화, 과학기술, 환경생태계 등 모든 영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이에 따라 행정의 성격과 양태
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행정법학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 행정법학의 외연 위축, 법치행정과 공법원리 형성의
저해, 행정법학의 사법법학화 등 행정법학의 위기가 야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 행정법학의
62) 규제형평제도에 관하여 상세한 논의는 이원우, “규제형평제도의 구상”, 뺷행정법연구뺸 제27호, 2010.12, 1-4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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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과제는 이러한 행정법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행정법학의 위기는 독일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경험한 바 있다. 따라
서 독일 행정법학이 어떻게 자신들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검토함으
로써 우리 행정법학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독일 행정법학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행정법학의 위기의 원인과 극복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행정법학의 위기는 행정법학과 행정현실의 괴리로 인해 야기되었다. 둘
째, 행정법학이 행정현실로부터 유리된 데에는 행정법학 방법론의 문제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
공하였다. 셋째, 독일 행정법학은 현실에 적합한 새로운 법학방법론을 발전시킴으로써 이러한
위기를 적절히 극복해왔다.
한편 독일 행정법학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새로운 방법론을 분석하여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오늘날 행정법학은 조종학문으로서 성격을 가진다는 점
에서 규범해석학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법학방법론을 넘어서 사실상태의 분석, 효과 및 결과
분석, 학제적 연구(입법학,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등) 등 다양한 연구방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방법론은 법의 해석, 적용뿐 아니라 정책형성과 입법과정으로부터 행정부에 의한
법의 집행, 사법심사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법학의 범주로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다. 둘
째, 규범해석학을 중심으로 하는 법학방법론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행정법학의 임무와 성격에
비추어 문언주의적 해석을 넘어 제도적 목적론적 방법론이 채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마지막으로 행정법 해석에 있어서 형식주의를 극복하여 규범의 형식과 실질을 실질적 법치주
의라는 관점에서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투고일: 2017. 2. 10. 심사완료일: 2017. 2. 20. 게재확정일: 201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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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페이지
21세기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법학방법론의 과제 111
Der Wandel der Verwaltungsumgehbungen im 21. Jahrhundert und Aufgaben der
Methodenlehre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Won-Woo LEE *
63)
Die koreanisch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hat in den letzten Jahrzehnten große Fortschritte
gemacht, jedoch nur im Rahmen der Begriffsrechtswissenschaft, die auf die
Verwaltugshandlungsformenlehre und das Verwaltungsprozeßrecht fokussiert. Mit dieser Methode
sind die dynamisch verwechselnden Realitäten der Verwaltung nicht angemessen zu
berücksichtigen. Diese Problemlage wird im 21. Jahrhundert immer verschlechtert, da sich die
Tendenz der Globalisierug, Informationalisierung, raschen Entwicklungen der Technologie,
Dezentralisierung der Mächte, Veränderungen der Funktionsverteilung zwischen Staat und Markt,
Pluralisierung usw. in den Bereichen der Politik, Wirtschaft, Gesellschaft, Kultur, Technologie,
Ökologie usw. durchgesetzt hat.
Dies hat zu Abtrennung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von der Verwaltungsrealität,
Einschrumpfung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Erschwerung der Fortbildung der
öffentlich-rechtlichen Prinzipien usw. geführt, die überwunden werden sollten.
Da auch die deutsch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solche Probleme hatte und überwunden
hat, kann man aus den deutschen Erfahrungen eine Lehre ziehen. Die Entwicklungen der
deutschen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zeigen folgende wichtige Ansatzpunkte : (1) Die Krise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ist auf die Abtrennung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von
der Verwaltungsrealität zurückzuführen. (2) Die entscheidende Ursache für diese Abtrennung kann
man in der rechtswissenschaftlichen Methode finden. (3) Die deutsch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hat durch Einführung und Entwicklung von neuen Methoden diese
Krise überwunden.
Bezüglich der neuen Methoden, kann wie folgt zusammengefasst werden. (1) Die moderne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als Steuerungswissenschaft sollte nicht nur aus der traditionellen
norminterpretierenden Methode, sondern auch aus verschiedenen Methoden, wie z.B. Analysen der
faktischen Elemente und Wirkungen, interdisziplinären Methoden usw. Nutzen ziehen. (2) Bei der
Anwendung einer norminterpretierenden Methode sollte die institutionell-teleologische Methode
- 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Law.
30페이지
行政法硏究 第48號 112
angenommen werden. (3) Bei der Interpretierung verwaltungsrechtlichen Normen sollte Form und
Substanz aus der materiell-rechtsstaatlichen Perspektive harmonisiert werden, wobei der
Formalismus zu überwinden ist.
Schlüsselwörter: Methode der Verwaltungsrechtswissenschaft, Steuerungswissenschaft,
Pluralismus, institutionell-teleologische Methode, Formalismus, materieller
Rechtssta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