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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_FI001878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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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

-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1)

윤 재 왕*

Ⅰ. 서론

법은일종의사회적기억장치이다.1) 즉, 수없이많은행위가능성들가

운데특정한행위방식을선택하고, 선택된행위에규범성을부여하기위

해어떤행위가능성을부각시키고다른행위가능성은망각에묻어둔다.

이과정에개입되는끝없는커뮤니케이션가운데는당연히‘무엇이법인

가?’ 또는‘무엇이법이어야하는가?’에대한커뮤니케이션도중요한역

할을한다. 다시말해특정한행위가능성에규범성을부여하는행위자체

  • 고려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교수, 법학박사(Dr. iur.) ** 투고일자2014.4.8, 심사일자2014.4.21 게재확정일자2014.5.12 1) 이에관해서는N. Luhmann, Das Recht der Gesellschaft, 1993[한국어판, 사회의 법(윤재왕역), 2014], 166면이하참고. 또한사회적체계의기억에관한Ders., Soziale Systeme, 1984, S. 158f.와법의기억으로서의성격및기억의방식에관한 Raffaele di Giorgi, Das Gedächtnis des Rechts, in: R. M. Kiesow u.a.(Hrsg.), Summa. Festschrift für Dieter Simon, 2005, S. 99ff.도참고. 그리고인간의역사 를기억사(Mnemohistory)로재구성하고자하는J. Assmann, Moses the Egyptian: The Moemory of Egypt in Western Monotheism, 1997[한국어판, 이집트인모세 (변학수역), 2009], 25면이하도참고.

목차

Ⅰ. 서론

Ⅱ. 오해의근거: 법에대한이념 주의적고찰방식과현실주의적 고찰방식

Ⅲ.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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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에대한성찰역시법과관련된커뮤니케이션에해당하고,2) 이러한성찰

적커뮤니케이션을전통적으로‘법철학’이라는명칭으로부른다. 법의성

찰에해당하는이분과학문은그형성기에는‘자연법’이라는이름과동일

한의미로사용되기도했지만, 자연법의시대가종언을고한이후에는근

대적실정법체계에대한성찰이라는의미에서실정법의철학, 즉실정법

의형성과존재그리고그한계에대한성찰로정착한다. 물론법철학또

한법자체가그렇듯이사회적기억장치에해당한다. 왜냐하면법과마찬

가지로법(철)학도그자체규범성을갖지않는다는사실만을제외하면

다른모든사회적커뮤니케이션과같이사회내에서이루어진시간의역

사에속하고, 역사는과거를현재에비추어재구성하는작업이기때문이

다. 바로이재구성이라는측면에서성찰이론은과거를관찰하고재단하

기위한일정한도식(Schema)을만들어낸다. 도식은모든에피소드의총

합이아니라, 에피소드를해석하는틀이다. 즉, 현실속에서전개된개개

의커뮤니케이션을있는그대로모사하는작업이아니라, 지금여기에서

과거의커뮤니케이션이어떠했는지를투사(Projektion)하는작업이다. 이

점에서도식은다른일회적에피소드와는달리시간적차원에서상당한

지속성을갖는다. 이렇게지속적으로사용된다는의미에서법철학적기억

장치에서가장핵심적인역할을하는도식은예나지금이나‘자연법론

(Naturrechtslehre)’과‘법실증주의(Rechtspositivismus)’의구별이다.3)

이구별도식은법철학이라는학문분과의성찰에속하는여러가지차

원에서결정적인역할을한다. 즉, 법이념의존재여부나그필요성, 법개

념을정의하는방식그리고법효력의내포와외연과관련하여구별의어

느쪽을선택하는가에따라각각의이론구성은상당한차이를보인다. 더

2) 법체계의자기관찰의특수한형태로서의성찰을법이론또는법철학으로파악하는 입장으로는N. Luhmann, 사회의법, 제11장: 법체계의자기서술, 651면이하참고. 3) 물론이러한구별자체가과연타당한지를다시물을수있다. 이에관해서는, 구별 의타당성자체에대해서는의문을제기하지않지만, 기존의방식과는다르게구별 할때에만이구별이의미를갖는다고보는M. Auer, Normativer Positivismus - positivistisches Naturrecht. Zur Bedeutung von Rechtspositivismus und Naturrecht jenseits von Rechtsbegriff und Rechtsethik, in: Andreas Heldrich u.a.(Hrsg.), Festschrift für Claus-Wilhelm Canaris, Bd. 2, 2007, S. 931f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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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이구별된형식의어느쪽에더많은연결가능성을부여하느냐에따라

한쪽이다른한쪽에우선하는비대칭화(Asymmetrisierung)가이루어진

다.4) 다시말해한쪽이다른한쪽보다우선하고, 더긍정적가치를갖는

다고고정시킴으로써, 부정적가치를갖는쪽에대한커뮤니케이션의연

결가능성을차단하거나그부정성을최대한부각시킨다. 특히심지어법

철학적커뮤니케이션을왜곡함으로써부정성을과장하는경우도있다. 법

철학적구별도식의측면에서이러한부정성은전통적으로‘법실증주의’의

몫이었다. 즉, ‘법실증주의’, ‘법실증주의자’ 또는‘법실증주의적’이라는

표현은상당부분비난과힐난의의미를담고있고, 누군가를‘법실증주의

자’로낙인찍는것은혹시모욕죄에해당할지도모를중대한함의5)를담

고있다. 예를들어2차대전직후구스타프라드브루흐는그의유명한

논문‘법률적불법과초법률적법’6)의서두를나치불법에대한법실증주

의의책임으로장식한다. 즉, 라드브루흐에따르면법실증주의는“법률은

법률이다”라는명제를통해독일의법률가들로하여금극단적으로불법적

인체제에대해전혀저항할수없는무기력상태에빠지게만들었다고

단정한다.7)

라드브루흐의이러한인과귀속은그사이나치법체계에대한경험적

분석을통해충분히반박되었지만,8) 그럼에도법실증주의가“법률은법률

4) 구별, 구별의안쪽과바깥쪽, 그리고안쪽에지향된비대칭화에관한기초적인내용은

N. Luhmann, Einführung in die Systemtheorie, 2002, S. 66ff. 참고. 여기서루만은 스펜서-브라운(G. Spencer Brown)의‘형식의법칙(Laws of Forms)’을인용한다.
5) 행정법학자인발터옐리네크(Walter Jellinek)는1951년에독일국법학자대회의토 론중에“실증주의란무엇인가? 실증주의자라고부르는것은모욕에해당하는가?” 라는물음을제기한다[VVDStRL 10(1952), S. 73]. 이에관해서는H. Lecheler, Unrecht in Gesetzesform? Gedanken zur “Radbruchschen Formel”, 1994, S. 11 참고.
6) G. Radbruch, Gesetzliches Unrecht und übergesetzliches Recht, in: Gustav Radbruch Gesamtausgabe(GRGA), Bd. 3, 1990, S. 83ff. 7) G. Radbruch, ebd. 이러한라드브루흐의태도에대한상세한설명은F. Saliger, Radbruchsche Formel und Rechtsstaat, 1998[한국어판, 라드브루흐공식과법치국 가(윤재왕역), 2011], 5면이하, 48면이하참고.
8) 이에관해서는U. Neumann, Recht als Struktur und Argumentation, 2008[한국어판,

구조와논증으로서의법(윤재왕역), 2013], 357면이하; B. Rüthers, Unbegrenz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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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이다”라는명제에기초하고있다는사고는법또는법학에관한상식적인

이해뿐만아니라, 법철학적학문공동체(scientific community) 내부에서도

여전히법실증주의의핵심테제로여겨지고있다.9) 예컨대이명제를흔히

소크라테스가말했다고오해되는“악법도법이다”라는말과동일한연장

선상에서파악하는것은일상적및전문적상식으로정착했다.10) 법철학

적지식을조금더갖춘사람은이명제와같은의미를갖는다고하는,

또다른문장을제시한다. 즉“아무리극악한법률이라도형식적으로바

르게제정되어있는한, 구속력이인정되어야한다”11)는문장이다. 이문

장을역사에남긴저자는칼마그누스베르그봄(Karl Magnus Bergbohm)

이다.12) 이문장은- 법철학사에만국한시킨다면- 법실증주의의‘진상’을

가장정확하게표현하고, 법실증주의가얼마나커다란재앙을불러일으킬

수있는지를너무나도뚜렷하게보여주는증거로여겨진다. 즉, 이문장

을통해법실증주의는어떠한법이든그것이법적절차에합치하여제정

되기만하면, 법으로서효력을가진다고주장하는‘악한’ 이론으로증명

된다고생각한다.13) 그리하여- 앞에서지적했던- 구별도식의부정적측

Auslegung, 6. Aufl. 2005; E. Franßen, Positivismus als juristische Strategie, JZ 1969, S. 766ff.; H. Rottleuthner, Substanzieller Dezisionismus, 1983, in: ders.(Hrsg.), Rechtsphilosophie und Nationalsozialismus, 1983, S. 20ff.; ders, Rechtspositivismus und Nationalsozialismus, DuR 1987, S. 373ff.; M. Stolleis, Geschichte des öffentlichen Rechts in Deutschland, Bd. 3, 1999, S. 316ff. 참고. 9) 법실증주의전반에관해서는N. Hoerster, Was ist Recht?, 2006[한국어판, 법이란 무엇인가?(윤재왕역), 2009], 69면이하; S. Shuman, Legal Positivism. Its Scope and Limitations, 1963; W. Ott, Rechtspositivismus, 2. Aufl. 1992 참고.
10) 소크라테스가“악법도법이다”라고말한적이없다는점그리고이말이어떤식 으로악용되었는가에관해서는강정인, 소크라테스악법도법인가, 1994; 권창은, 소크라테스는악법도법이라고말하지않았다, 2005 참고.
11) 이문장은예컨대오세혁, 법철학사, 제2판2012, 231면에서는“아무리극악한법 률이라도형식적으로올바르게제정되어있는한, 구속력이인정되어야한다”로 번역되어있고, 호세욤파르트, 법철학의길잡이(정종휴역), 2000, 220면에는“아 무리나쁜법률이라도형식상바르게제정되어있다면구속력있는것으로인정해 야만한다”로번역되어있다.
12) 베르그봄의생애에관해서는B. Kastner, Karl Magnus Bergbohm - Werk und Wirkung, ARSP 84(1998), S. 235f.; Th. F. Kremer, Die “wissenschaftliche Rechtsphilosophie” Carl Magnuis Bergbohms. Versuch einer analytische-kritischen Rekonstruktion, 2000, S. 2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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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5

면을채우기에가장적합한내용으로여긴다.

이논문은이러한법철학적‘상식’에대해“과연그럴까?”라는물음을

제기하기위한것이다. 무엇보다베르그봄의이문장이등장하는곳은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그의 유일한 법철학 저작인‘법학과 법철학

(Jurisprudenz und Rechtsphilosophie)’14)의한구석이라는사실을감안해

야한다. 그마저도본문의한구절이아니라, 루돌프슈타믈러(Rudolf

Stammler)의짧은논문한편에대한베르그봄나름의평가를제기하기

위한각주에서등장하는구절이다. 따라서이책에서베르그봄이주장하

는내용전반을고려하고또한베르그봄이논의대상으로삼았던슈타믈

러의논문을끌어들일때에만이유명한(악명높은?) 문장의의미를제대

로이해할수있다. 그런데도법철학적기억은이‘따져보기’ 작업을충

실하게이행하지않는다. 기억은망각을통해가능하고, 과거에속한사

실이나텍스트의상당부분을배제할때에만재구성으로서의기억도기능

한다는점에서베르그봄의텍스트를꼼꼼히따져보는작업을이행하지않

는것자체가‘잘못’이라고단정할수는없다. 하지만법철학적기억이

가능할수있도록만드는구별도식, 즉자연법론/법실증주의의구별에해

당하는경우에는사정이조금다르다. 왜냐하면구별의어느한쪽을어떤

식으로이해또는오해하느냐에따라전체기억장치의존재근거와실재근

거(Seins- und Realgrund)에커다란영향을미치기때문이다. 다시말해

구별의양쪽에귀속되는내용에관련된것이아니라, 구별자체에관련된

13) 베르그봄의법실증주의를이런식으로이해또는오해하는전거들은무수히많다.

예컨대오세혁, 앞의책, 호세욤파르트, 앞의책, 113면, 220면; H. Henkel, Einführung in die Rechtsphilosophie, 2. Aufl. 1977, S. 497; Arth. Kaufmann, Problemgeschichte der Rechtsphilosophie, in: ders. u.a.(Hrsg.), Einführung in die Rechtsphilosophie und Rechtstheorie der Gegenwart, 8. Aufl. 2008, S. 79; H. Klenner, Rechtsphilosophie im Deutschen Kaiserreich, in: G. Sprenger(Hrsg.), Deutsche Rechts- und Sozialphilosophie um 1900, 1991, S. 14; E. Wolf, Das Problem der Naturrechtslehre, 1955, S. 95. 참고. 14) K. Bergbohm, Jurisprudenz und Rechtsphilosophie. Kritische Abhandlung, Erster Band: Einleitung - Erste Abhandlung: Das Naturrecht der Gegenwart, 1892(이하 의인용은모두1967년의영인본에따른다. 그리고저자및책이름이없이S.만을 기입한경우는모두이책을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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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것일경우이해또는오해는국지적차원이아니라, 논의(Diskurs) 전체에

동요를불러일으킬수있다. 이점에서베르그봄이남긴이한문장은이

문장에한정된의미론이아니라, 법실증주의전체에대한의미론의차원

에서접근할필요가있다. 즉, 법에대한법실증주의적성찰이과연어떠

한의도에서기획되었고또한구별의다른쪽에해당하는자연법론에대

해어떠한태도를취했는지를고려할때에만이문장에대한이해또는

오해를서술할수있다.

이러한배경에서이글은먼저베르그봄의이문장의전후맥락을설

명하여문장의의미에대한이해를촉진한다(Ⅱ). 여기서는무엇보다법

철학적전통의중심축으로작용했던자연법을무자비할정도로비판하는

베르그봄의입장이어떠한배경에서형성되었는지를비교적상세히서술

한다. 이를위해먼저베르그봄이어떠한법개념에서출발했고(Ⅱ. 1), 그

의법개념이형성된배경이되는법적학적프로그램이무엇인지를밝히겠

다(Ⅱ. 2). 그다음에는이전의서술에비추어베르그봄이어떠한동기에

서자연법(론)을비판하는지를설명한다(Ⅱ. 3). 이와함께우리의성찰적

작동의계기가되는문장의전후맥락에서핵심적역할을하는슈타믈러의

법이념론을간략히소개하여, 베르그봄과슈타믈러사이의간격을확인한

다(Ⅱ. 4). 끝으로통상법실증주의의하위테제가운데하나라고여겨지는

이른바복종테제의관점에서베르그봄의법실증주의를분석한다(Ⅱ. 5).

본론에해당하는이러한서술은‘오해의근거’라는표제하에진행될것

이다. 이점에서본논문은베르그봄의법철학에대한오해를제거하고,

오해의제거가이해에다가서기위한첫걸음이라는확신에기초하고있

다. 그리고궁극적으로는법실증주의가법철학적기억속에서얼마만큼

왜곡된형태로구별의한쪽을차지하게되었는지를밝히고자한다. 물론

역사적으로매우다양한형태로등장한법실증주의전체를논의대상으로

삼을수는없다. 즉, 법실증주의를단수로이해하는것이아니라, 복수로

이해하고그가운데어느하나의법실증주의를논의의대상으로삼는다.

그렇지만단수가복수의추상화라면, 이논문의서술은단수의법실증주

의에대한이해와오해를준거로삼는다고말해도무방하다. 왜냐하면법

실증주의가구별도식의어느한쪽에해당한다는점을의식하는한, 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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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주의전체가당연히논의의배경으로서역할을하기때문이다. 즉, 무

대와무대의배후모두논의의대상영역을구성한다. 이점에서이글은

‘법실증주의’에대한훨씬더포괄적인연구의서막에해당한다고할수

있고, 그때문에방법적측면에서일단텍스트에대한근접성을최대한

유지하고자한다.

Ⅱ. 오해의근거: 법에대한이념주의적고찰방식과

현실주의적고찰방식

일단문제의문장을원문그대로앞뒤의수식문장까지함께인용하면

서시작해보자.

“이에 반해 우리가 현실주의적인 독트린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극도로 저열

한 법률일지라도 그것이 형식적으로 정확하게 제정된 한, 구속력을 갖는다

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15)

이문장자체만으로이미베르그봄이악법, 즉극도로저열한법률에

대해서도절대적으로복종해야한다는주장을적극적으로옹호하지는않

는다는사실을확인할수있다. 왜냐하면그와같은‘악법’의구속력을

인정할수밖에없는상황이‘고통스러운(peinlich)’ 것이라고덧붙이고있

기때문이다. 더욱이이러한상황에처하게되는이유가‘현실주의적

(realistisch)’ 독트린을인정한다는전제조건에따른것이라고말하고있

다. 다시말해어떤법률이형식적으로올바르게제정되었다면설령그

15) 원문은다음과같다. “Billigen wir dagegen die realistische Doktrin, so befinden wir uns in der peinlichen Lage, auch das niederträchtigste Gesetzesrecht, sofern es nur formell korrekt erzeugt ist, als verbindlich anerkennen müssen.”(S. 144) 심헌섭교수는이문장을다음과같이번역한다(심헌섭, 법철학I, 1989, 38면): “이러한현실주의적이론을시인한다면, 우리는아무리극악한법률이라도, 그것이 형식적으로정확하게제정된한, 구속적인것으로승인하지않으면안되는괴로 운상태에놓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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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내용이극도로저열할지라도어쨌든구속력을갖는다는주장은무조건적

타당성을갖는것이아니라, 일정한전제조건이충족될때에만타당성을

갖는, 일종의가언판단(hypothetisches Urteil)이다. 그렇다면이전제조건

으로서의‘현실주의독트린’이과연무엇인지를밝혀야한다. 더욱이문

장서두에‘이에반해(dagegen)’라는단어가등장한다는점에서현실주의

적독트린과구별되는다른독트린이있다는것을전제하기때문에, 이

독트린을설명하기위해서는구별의다른쪽까지도함께표시(markieren)

해야한다. 이를위해서는먼저베르그봄이‘법학과법철학’ 전반에걸쳐,

때로는잔혹한수사학까지동원하기를서슴지않으면서, 자연법(론)을줄

기차게비판하고있다는사실을감안해야한다. 다시말해베르그봄의법

이론적기획전체에서과연법의개념을어떤식으로설정하고있고, 설

정된법개념에서자연법은어떠한위상을갖는지를우선검토해야한다.

  1. 베르그봄의법개념

베르그봄은방법적으로정확한법개념을규정하기위해서는실제로

(real) 존재하는법으로부터출발해야한다고한다(S. 79). 즉, “법으로서

기능하는것만이법이고, 그이외에는법이아니다. 그리고이모든것이

법이고, 예외는있을수없다”라고단정한다.16) 따라서“법이현실적으로

작용하지못한다면, 이미법이기를멈춘다. 왜냐하면법은단순한존재만

으로끝나지않기때문이다.”(S. 81) 그렇기때문에베르그봄에게법은

단순한관념이아니라, 구체적현실속에서경험적으로확인가능하고실

제로관철되는작용을할때에만비로소개념적으로포착할수있다. 법

의이러한경험적, 현실적요소를베르그봄은실정성(Positivität)이라는

개념으로집약한다.

“현재의 법 또는 과거의 법은 모두 실정적이거나 실정적이었던 법이다. 그

16) S. 80. 이맥락에서베르그봄은키어룰프(J. F. M. Kierulff)의다음과같은문장을 인용하다. “생생하게작용하는것만이법이다. 법은행위를통해입증된힘일뿐이 다.”(J. Kieruff, Theorie des gemeinen Civilrechts, Bd. I, 1839, 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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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9

저 생각으로만 있거나 있었던 법은 실정적이지 않거나 실정적이지 않았던

법이다. 왜냐하면 생각으로만 있는 법은 법으로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정법이란 모든 언어사용에 비추어 볼 때 국가에 의해 명시적으로 제정된

법뿐만 아니라, 비국가적이고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규범들 - 적어도 이들

이 법규범인 한 - 도 포함한다. 모든 법은 실정적이고, 모든 법은 정립되

며, 실정법만이 법이다. 불문의 법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정립되지 않은 법

이 존재할 수는 없다.”17)

이렇게볼때, 베르그봄의법개념은두가지핵심적구성요소로이루

어져있다. 하나는법을아우르는상위의유(Gattung)에공통된표지이다.

즉, 인간의역사에서작용하는모든규범이그렇듯이법은어떤규범적인

것으로서준수되어야하며그자체현실속에서실제로기능하고자하는

추상적규칙이다. 그리고법은이러한규범적사고를구체화하여, 사고된

규칙이인간의공동생활의조직과관련을맺으면서인간상호간의외적

행동과이에결부된사물에관련되도록자세히규정되어야한다. 두번째

구성요소는종(Art)적표지로서법이라는종의특수한성격을규정하는

속성이다. 즉, 법은어떠한힘또는권위를가지고규칙이인간의행동에

의무를부과하는효력(구속력)을가져야한다.18) 다시말해법적규칙은

이규칙에저항하는행위나상태에대해반작용을가하는방식의측면에

서다른종류의규범과는뚜렷하게구별된다. 그때문에법의종적특성

17) S. 52. 따라서여기서말하는제정(Setzung)은역사적입법자의결정에기초한(좁 은의미의) 제정법뿐만아니라, 역사적과정속에서생성된관습법까지도포함하는 개념표지이다. 이로써제정법과관습법은그존재를경험적으로확인할수있고, 그것이현실속에서작용한다는전제하에모두실정법에속한다. 다른한편이인 용문에서는의도적으로동어반복(Pleonasmus)을구사하고있음을알수있다. 왜 냐하면이미법에대한개념정의자체가실정성을본질적요소로삼고있기때문 에, 법은곧실정법이고, 실정법만이법이기때문에굳이‘실정적’이라는수식어를 필요로하지않는다. 그럼에도이불필요한수식어를추가하는이유는- 뒤에서더 자세히서술하듯이- 자연법, 이성법, 이념적인법과같이- 베르그봄에게는- 법이 아닌법에관한사고가만연한탓에이들법아닌법으로부터진정한법을구별하 기위해서이다. 이에관해서는A. Brockmöller, Die Entstehung der Rechtstheorie im 19. Jahrhundert in Deutschland, 1997, S. 264 참고. 18) 이에관해자세히는A. Brockmöller, ebd., S. 265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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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은반드시법을형성하는자의종류와권한, 법형성의형태그리고법의

관철이라는측면에서대답되어야한다(S. 82).

이점에서베르그봄의법개념은법의명령적성격, 사회적실효성그

리고형식적효력근거(권위적인제정또는관습법의형성)라는기준들을

통해정의된다. 그리하여베르그봄의법개념은다음과같이요약할수있

다. 즉, 법이란명령적지시의체계19)로서, 실효성을발휘하는규범들만이

법규범이된다. 그리고법규범은“권위적의지를통해성립하거나또는

사실, 즉객관적으로입증할수있는과정을통해법이된다.”20) 그러나

이러한법개념이‘초실정적법’에관한사고나그와유사한이념자체를

전면적으로부정하는것은아니다. 다만하나의규범이실정법에속하기

위해서는법으로서기능한다는것이요구된다는점을명백히할뿐이

다.21) 즉, 설령초실정적법일지라도그것이법으로서제정되고이를적

용하는순간에비로소실정법이될수있다는것이다. 그러므로초실정적

법이라는표현자체는그것이‘법’이라는명칭을갖고있음에도불구하

고, 법개념에는귀속되지않는다는결론에도달한다.

이와같이법개념을제정과실효성이라는실정적요소에국한시킴으

로써, 베르그봄은통상의자연법론또는법도덕주의(Rechtsmoralismus)가

법개념의구성요소라고주장하는‘정의’, ‘도덕적정당성’ 등의이념적요

소를법개념의내포(Intension)에서배제한다. 이렇게개념의내포에해당

하는요소를제거함으로써법개념의외연(Extension)이확장되기때문에

19) 법의체계로서의성격을베르그봄은다음과같이표현한다. “법이란모순관계에있 을수도있는법률들의총합이아니며, 서로모순될수있는의견들의총합도아니 다. 법은명령적지시들이그자체조화를이루는체계이다.”(S. 391) 20) S. 132. 여기에서도역시(좁은의미의) 제정법과관습법모두를법개념에포함시 킬수있도록주의를기울이고있다. 21) 따라서이러한실정성개념으로부터결단주의나비합리주의를먼저떠올리는것은 잘못이다. 물론과연법의실정성이구체적으로무엇을의미하는지에대해서는‘실 증주의’라는타이틀에비해많은성찰이이루어지지않았다. 이러한성찰은루만의 사회학적분석을통해실정성을법의‘변경가능성’으로이해함으로써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시작했다. 이에관해서는N. Luhmann, Rechtssoziologie, 4. Aufl. 2008, S. 207f.; ders., Kontingenz und Recht. Rechtstheorie im interdisziplinären Zusammenhang, 2013, S. 126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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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11

베르그봄의법개념은넓은의미의법개념이된다. 예를들어극악한내용

의법일지라도, 실정성이라는요건을충족하는한, 당연히법의개념에

포함된다. 물론이관계를거꾸로파악할수도있다. 즉, 자연법론처럼설

령실정성이라는기준을충족하지않더라도그자체정당성을갖는이념

이법의외연에속한다고보게되면, 베르그봄의법개념은도덕적이념을

반영한‘법’을배제한다는의미에서자연법론에비해더좁은의미의법

개념을갖는다고말할수도있다. 물론이러한개념논리적차이에따라

베르그봄의법개념이넓은의미또는좁은의미를갖는다는사정은그의

법개념자체에대한이해를직접적으로촉진하거나또는이를차단하지는

않는다. 중요한것은오히려이논리적관계에대한서술로부터베르그봄

의법개념을둘러싸고자연법과실정법이각각어떠한논리적위치를갖

는지를확인할수있다는사실이다. 즉, 이러한법개념자체역시일정한

구별이고, 바로구별이기때문에구별을통해표시되는공간들을배정하

는작업이뒤따른다. 따라서베르그봄의법실증주의가자신의구별과관

련하여자연법에게아무런공간도배정하지않았다고생각하는것은속단

이다.22) 그러므로구별이어떠한의도에서이루어졌는지, 다시말해그의

이론적구별의동기가무엇인지를밝힌이후에비로소‘실정성’에대립되

는자연법을베르그봄이어떤식으로이해했는지그리고이를어떻게비

판하는지를서술할수있다. 따라서베르그봄법철학의전체프로그램에

대한개략적설명이필요하다.

  1. 일반법학으로서의법철학

베르그봄의법학적기여는무엇보다앞에서설명했듯이법의실정성

을법의가장중요한속성으로부각시키는데있다. 물론그의법철학적

명성(또는악명)은근대적의미의법의이론적전제를밝힌데있다기보

22) 다시말해실정법/자연법이라는구별이이루어지는한, 구별의바깥쪽에있는자연 법을어떤식으로든지칭해야한다. 구별의형식에따른이러한논리에관해서는 H. v. Foerster, Die Gesetze der Form, in: D. Baecker(Hrsg.), Kalkül der Form, 1993, S. 9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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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다는, 우리의논의의동기및배경을형성하는그의주저‘법학과법철

학’에대한편파적인수용에근거한다. 즉, 그의주저의실증주의적결론

은가장첨예한형태의법률실증주의라고공격을받는다.23) 베르그봄은

이책이외에는여타의법이론적또는법철학적저작을발표하지않았다.

‘법학과법철학’은제1권이라는명칭을달고있긴하지만, 제1권에서예

고한제2권의출간은이루어지지않았다.24) 그렇지만베르그봄의이책은

그자신이직접사용했던용어인‘일반법학(Allgemeine Rechtslehre)’의

형성에결정적인기여를했다는점에대해서는오늘날별다른이견이없

다.25) 즉, ‘정법의기준’이나‘법적정당성의근거제시’와같이우리가오

23) 이에관해서는앞의각주13의문헌이외에도H. Welzel, Naturrecht und materiale Gerechtigkeit, 4. Aufl. 1980, S. 183f.; F. Wieacker, Privatrechtsgeschichte der Neuzeit, 2. Aufl. 1967, S. 373f.; A. Verdross, Abendländische Rechtsphiloso- phie, 1958, S. 165f. 참고. 이밖에도이성법적전통을이어받은법실증주의 (Rechtspositivismus)와 이성법적 맥락을 상실한 법률실증주의(Gesetzesposi- tivismus)를구별하는A. Baratta, Rechtspositivismus und Gesetzespositivismus: Gedanken zu einer ‘naturrechtlichen’ Apologie des Rechtspositivismus, ARSP 54(1968), S. 325ff.의경우에도베르그봄은부정적의미를갖는법률실증주의에 속한다(다만바라따자신은베르그봄을명시적으로거론하지는않는다). 이와같이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를구별하는것은법철학에서는매우일반적인현상 에속하고(예컨대앞에인용한Henkel, Kaufmann, Verdross, Welzel, Wieacker 등은모두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를구별한다), 특히법률실증주의는법실증주 의의극단적또는극악한형태로파악한다. 그리고법률실증주의의대표자는항상 베르그봄이인용된다. 이논문의제목이‘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를선택한사 정도여기에기인한다. 물론이논문은이러한구별에의문을제기하고, 이른바 ‘대표적법률실증주의자’ 베르그봄에대한오해를불식시키는것이이논문의목 적이다. 다시말해법률만능주의또는법률맹목주의라는의미의법률실증주의자 체가역사상존재하지않았다는사실을밝히고자한다. 이와관련해서는독일제 국에서 법률실증주의의 존재 자체를 의문시하는 J. Schröder, Gab es im deutschen Kaiserreich einen Gesetzespositivismus?, in: ders., Rechtswissenschaft in der Neuzeit, 2010, S. 505ff. 참고.
24) S. 104: “법학을이성법, 자연법또는여타의선험적과정을밟는법철학의궤도로 부터해방시키는작업이아직완결되지않았다. 이책제1권은그와같은궤도의 형태, 이러한궤도가만연하고있는상황및그에대한비판을다룬다. 제1권의목 적은법철학에서횡행하는주관주의를청산하고모든법학의대상을순화하여, 법 률가와법철학자가다루지말아야할것이무엇인지를분명히한다. 이와같이경 계설정을명확히한이후제2권은법학의소명, 방법, 단계, 특히법의철학의과 제를다루도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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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13

늘날법철학의과제또는대상영역으로생각하는것과는달리베르그봄은

법철학을법및법학적기본개념에대한이론으로구성하고자했다. 그리

하여전통적으로자연법(론)과같은의미로사용되는법철학26)과명시적

으로구별하기위해‘일반법학’이라는용어를사용하며, 일반법학을‘실정

법의철학’이라고부르기도한다(S. 92). 이와관련하여베르그봄은특히

법의실정성과자연법적효력을법적으로함께생각하는것이불가능하다

는측면에서법을분석하며(S. 108ff.), 법질서의무흠결성및법으로부터

자유로운영역(rechtsfreier Raum)을이론적근거로삼기도한다.27)

따라서베르그봄의법철학, 정확히는일반법학은법을철학적으로정

당화하는것이아니라, 의문의여지없이주어져있는사실을‘설명’하고

‘파악’하는것을목표로삼는다.28) 예를들어베르그봄이법의구속력에

대한일반적인근거를제시하고자할때에도이에관해어떠한설명방식

을적용할지라도현행법이갖는구속적성격을결코박탈하지않고또한

법적성격이없는명제를법으로끌어들이지않도록최대한주의를기울

인다. 그리하여자연법이라는전통적법철학의흥분을도발이라도하려는

듯, “정법의근거와정당성은이미그존재자체에있다”라고말한다.29)

즉, 법은그존체자체로서이미정당성을확보하기때문에, 법이존재한

다는사실이외에는다른존재근거와정당성을필요로하지않는다는것

이다.

이와같이실정법및실정법의구조에만초점을맞추는베르그봄의

법인식론은방법론적으로존재와당위의엄격한구별에서출발한다. 즉,

법이존재한다는사실과마땅히있어야할법은완전히별개의물음의

25) 이에관해서는무엇보다A. Funke, Allgemeine Rechtslehre als juristische Strukturtheorie, 2004, S. 23f., 44ff. 참고.
26) 역사상가장대표적인보기는1821년에출간된헤겔(Hegel)의‘법철학(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을보면알수있다. 이책의부제는‘자연법과국가학 기초’이다. 즉, 자연법이라는단어가법철학과거의동일한의미로사용되고있다. 27) S. 367ff. 이무흠결성테제에관해서는아래의3에서더자세히논의한다. 28) S. 127, 550. 이에관해서는A. Funke, ebd. S. 44 참고. 29) S. 400. 물론곧바로법이법외적인근거(예컨대주관적신념)에서효력을갖지 못한다고볼수있는경우도있다고함으로써이러한단호한태도를다시상대화 하는설명이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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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대상이고, (베르그봄이의미하는) 법철학과일반법학의연구대상은전적

으로전자에대한물음에국한된다고한다.30) 이맥락에서베르그봄은다

음과같은오스틴의유명한구절을인용한다.31)

“법의 존재와 법의 가치 또는 반가치는 별개이다. 즉, 법인지 법이 아닌지의

물음과 법이 어떤 전제된 기준에 부합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물음은 전혀

별개의 물음이다. 사실상으로 존재하는 법률은 그것이 설령 우리가 동의하거

나 또는 비난하는 판단을 내릴 때 기준이 되는 명제와 합치하지 않기 때문

에 우리가 결코 승인할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법률이다.”32)

물론이러한방법론적구별은신칸트학파의방법이원주의와같은섬

세한방법론으로전개되지않는다. 다시말해베르그봄은단지분석적관

점에서‘있는법’과‘있어야할법’을구별할뿐, 켈젠이나라드브루흐또

는라스크(E. Lask)처럼이구별을토대로거대한법철학적체계를구성

하지는않는다.33) 이렇게된데에는무엇보다‘법학과법철학’이그러한

방법적구별에충실하지못한기존의이론들, 특히자연법론을비판하는

작업에만집중하여방법적성찰을구체적으로보여주고있지못한탓이

다. 다른한편베르그봄은- 법철학사의관점에서- 역사법학파의후예로

30) 법실증주의에대한독일어권의유일한단행연구인W. Ott, Der Rechtsposi- tivismus, ebd., S. 111f.는베르그봄의일반법학과오스틴의분석법학사이의이러 한상관성을완전히오해하고있다. 그리하여베르그봄이마치오스틴의이원주의 와는전혀다른입장에있는것처럼서술한다.
31) S. 397f. “규정에따라법으로제정된법의형식적구속력과그법의실질적선함 은 구별되어야 한다(강조는 글쓴이).” 이에 관해 자세히는 R. Kass, Karl Bergbohms Kritik der Naturrechtslehre des ausgehenden 19. Jahrhunderts, Diss. Kiel, 1972, S. 30f.; Th. F. Kremer, ebd., S. 136f. 참고. 32) J. Austin, Lectures on jurisprudence or the Philosophy of Positive Law, 1869, Lect. V, 4. ed., I, p. 220 note. 오스틴의법실증주의에관해서는W. Ott, Der Rechtspositivismus, ebd., S. 33ff.(‘분석적 실증주의’); M. Zwanziger, Anti-Naturrecht made in England?, in: J. Eisfeld u.a.(Hrsg.), Naturrecht und Staat in der Neuzeit. Diethelm Klippel zum 70. Geburtstag, 2013, S. 375ff.(‘실 증주의와자연법의결합가능성’) 참고. 33) 이점에서베르그봄을신칸트주의에귀속시키는카우프만의입장(Arth. Kaufmann, Problemgeschichte der Rechtsphilosophie, ebd., S. 57)은분명히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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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15

서법개념, 법이념또는법효력의체계적위치와연관성에대해성찰하기

보다는, 법의세계를관념적사유의세계가아니라, 역사적, 경험적사실

의세계로의식하고, 법을오로지존재사실의측면에서만고찰하고자했

기때문이기도하다.34) 이점은‘법학과법철학’에서거의3분의1에해

당하는내용이역사법학에잔재하는이념적요소를비판하고, 이를제거

하기위한노력에할애된점에서도분명하게드러난다.35) 즉, 전통적인

자연법론과결별하고, 오로지외적현상속에서법의실정화과정만을개

념적으로포착하고자했던역사법학파의출발점을일관되게관철하는것

을자신의과제로삼았다. 이런의미에서당위적요소를완전히배제하고

순수한역사적, 경험적법에대한고찰을일관되게추구하는법철학을베

르그봄은‘진정으로역사적인원칙’의실현이라고판단한다(S. 549). 이로

써‘일반법학’ 또는베르그봄이의미하는법철학은존재하는대상에대한

설명이라는인식목표와함께이론철학에대한연결가능성을확보하고자

할뿐, 실천철학적요소를제거한학문이된다. 이런의미에서베르그봄

은“법철학이반드시자연법또는여타의힘든사변을포함해야만하는

것은아니다”(S. 103)라고말하거나“우리는법철학을통해지금존재하

고있는법의가장내재적인본질과궁극적인근거가무엇인지를알고자

한다. 법철학은우리에게어떤실천적인것을가르치는분과가아니라,

어떤이론적인것을가르치는분과이다. 즉, 법철학은순전히추상적개

념들과이개념들로구성된판단으로성립할뿐이며, 법의존재방식과그

근거전반을파악하려는노력이다”(S. 172)라고말한다.

더나아가베르그봄은일반법학이법의철학이어야하지만, 그것은철

학자가아니라, 법률가에의해행해져야한다는점을강조한다(S. 25). 또

한일반법학이결코이미발전된법학과국가학에모순되어서는안된다

고한다(S. 6). 그리고현실의법생활한가운데에서이론적관점을취해

야한다고한다(S. 29). 따라서베르그봄은법철학의대상영역을사실상

34) 이에관해서는R. Kass, ebd., S. 70ff. 참고.
35) ‘법학과법철학’의제3장은‘자연법비판과역사적법이론에대한수정’이라는제목 으로355면에서552면까지의서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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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의법에국한시킨다는점에서뿐만아니라, 법철학의학문적위상과관련

해서도철두철미실증주의적방법론을채용한다. 즉, 법(철)학의대상은

실정법이지, 형이상학적구성이나자연법이아니고, 이성법으로정당화되

는법적또는도덕적원칙도아니며, 오로지실정법만이법으로인정될

수있다는테제와함께주로자연법철학이구사하는사변적방법을전면

적으로거부한다.

이렇게볼때베르그봄의법철학적프로그램은자연법론과마찬가지

로실정법과자연법의구별에따르고있고, 이점에서자연법론과법실증

주의라는기초적구별(basale Unterschei- dung)의도식에아무런문제없

이부합한다. 물론자연법론과는달리표시된구별의안쪽을‘실정법’으

로삼고, 그에따라자연법을부정가치에연결시키고있기때문에당연히

자연법은부정적함의를가진다. 그렇다면실정법이라는이안쪽에서다

시구별표시의바깥에있는자연법은어떠한의미를갖는가? 다시말해

실정법/자연법의구별이다시구별의안쪽인실정법에어떤식으로재진

입(re-entry)36)하고있는가? 이물음은- 형식논리계산(Formkalkül)의측

면을접어두면- 결국베르그봄은자연법의개념을어떤식으로구성했는

가라는물음에직결된다. 이물음에대답하는일은우리의논의대상이

되는문장서두에있는단어인‘이에반해(dagegen)’를이해하는데결정

적인역할을하기때문에, 별도의항으로나누어설명하기로한다. 비록

이상의설명만으로도‘이에반해’가곧‘자연법(론)에반해’를뜻한다거나

자연법론이현실주의에반하는것이라는점을충분히암시했긴하지만말

이다.

  1. 베르그봄의자연법개념과자연법의추방

‘법학과법철학’에서펼쳐지는본격적인논의의서두에서베르그봄은

먼저자연법의개념을확정한다. 그에따르면자연법이란인간의제정

36) ‘재진입’의형식법칙적의미에관해서는N. Luhmann, Einführung in die System- theorie, S. 80f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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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zung)과무관하게존재하는법에관한사고로서, 실정법- 앞에서지

적한대로여기에는관습법도포함된다- 과직접적관련성이없이그자

체로존재하는법명제또는일반적법원칙을뜻한다고한다(S. 130ff.).

특히실정법만으로충분하지않거나실정법을무시해야마땅하다고여겨

지는법적사례가등장하거나입법자에대해구속력있는지침을제시하

는법형성(Rechtsbildung)이문제될때에는자연법을원용하게된다고한

다. 즉, 어떠한경우든자연법은실정적인것이외의영역에위치하는규

범으로서실정법이자연법에모순되는경우에는실정법이존재함에도불

구하고법생활과법의발전에서구속력을가져야마땅한그무엇으로여

겨진다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반드시실정법에속하지않는어떤법규

범의존재를주장하거나최소한이를묵시적으로전제하는사람은이미

자연법을정립하는것이고, 이자연법은실정법적법원(Rechtsquelle)에

기초하지않거나심지어실정법에대항하여법적으로규정할수있는효

력을가져야만한다고생각하지않을수없다고한다(S. 132).37)

이러한자연법은당연히앞에서서술한법개념에정면으로배치되고,

법철학적기억역시- 각각의형태마다조금씩차이가있지만- 자연법을

이와같이이해한다. 하지만베르그봄의관심사는무엇보다이러한역사

적과정을거쳐법으로서의속성을갖지않는다는측면에집중된다. 즉,

실정법은역사적과정이없이는효력을갖는법이될수없고, 따라서경

험적으로입증할수있는법형성과정이라는외적사실로부터추론되는

대상임에반해, 자연법은어떠한역사적과정도없고, 어떤객관화한의

지에연원하지않을뿐만아니라, 법을형성하는현상으로포착되는사실

에도연원하지않는다는대립적관계에초점을맞춘다. 다시말해자연법

은법을생산하는사실로부터도출된결론이아니고, 어떤자연법에대해

생각하는순간이미그자체로존재하게된다는것이다. 이때자연법을

이성이나인간의윤리적본성또는신의계시로부터창조해내는지는자연

법의본질과관련해서는전혀중요한의미가없다(S. 133). 이로써베르

그봄에게자연법은그저생각의산물, 즉관념의소산일뿐이다. 즉, 자연

37) 베르그봄의자연법개념에관해자세히는R. Kass, ebd., S. 19f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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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법은어떠한경험적사실에도연결되지않는주관적관념일뿐, 객관적,

역사적, 경험적측면에서아무런실체도갖고있지않다고한다.

이와함께베르그봄은왜이러한주관적관념으로서의자연법이‘횡행’

했는지를밝힌다. 무엇보다그당시까지의모든법원이론(Rechtsquellen-

theorie)들이충분한명확성을확보하지못한탓에자연법이근본적으로

주관주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했다고 한다(S.

132f.). 다시말해명확한법원이론이존재했었다면자연법의혼란과학문

적불가능성을이미폭로했을것이라고한다. 그런데도법원이론은여전

히그러한명확성을확보하지못한나머지, 아직도자연법이라는미몽에

서깨어나지못하거나, 자연법적사유를자신의이론에뒤섞는우를범하

고있다고비판한다.

“법형성에 관한 엄밀한 이론, 모든 주관적 욕구를 배제하고 법의 산출을 처

리하는 엄밀한 방법만 구사했다면 저 무용하기 짝이 없는 자연법적 노력은

법률가들에게 영원히 종말을 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오늘날에

도 법원이론은 자연법에 대항하여 엄밀한 법학을 정리하는 데 어떠한 기여

도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와 정반대로 법적으로 극히 부자

연스럽기 짝이 없는 자연법 및 수많은 변종들을 폭로해야 하는 우회로를

거쳐야 하고, 또한 만족스러운 법원이론을 위해 무엇보다 자연법이라는 잡

초로 무성한 땅을 우선 정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S. 133)

따라서자연법은법개념을이원화하여객관적, 역사적및경험적현실

로서의실정법에주관적, 비역사적및관념적, 초실정적법을추가함으로써

혼란을조장했을뿐이라는것이베르그봄의결론이다. 이러한이원화는그

의신념적강령인‘과학적법철학(wissenschaftliche Rechtsphilosphie)’에

정면으로배치된다. 베르그봄은무엇보다법을실정법과초실정적인법으

로구별하는전통적인이원주의를극복하고오로지실정법의토대위에서

통일된법개념을관철하고자했다. 바로그래서도- 앞에서도지적했듯이

  • 외적인사실로부터인식할수있는형성과정의산물이아닌법에관한

사고는그연원이무엇이든관계없이자연법의개념에속한다. 그러한법

은결코‘실정적’이지않으며, 따라서법이아니고, “법의방식에비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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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때결정적인척도가될수있는” 그어떤의미도갖지않는다(S.

140f.). 이점에서베르그봄에게실정법과‘법’을사칭하는자연법은작동

상폐쇄된(operativ geschlossen), 완전히별개의체계에속한다.38) 그렇기

때문에만일법철학이이두가지별개의체계사이에위계질서를구축

하거나또는다른어떤방식으로관계를설정하고자한다면, 그것은‘학

문적으로도저히용납할수없는죄악(S. 109)’을범하는것이다. 왜냐하

면양자의관계를설정하려는법철학은두부분영역의‘법’이절대적으로

다른범주에속한다는점에비추어볼때, 논리적으로불가능하고실천적

으로참을수없는비과학적시도이기때문이라고한다(S. 371).

이와같은법이원주의의논리적불가능성은베르그봄이주장하는실

정법과자연법의배타성으로부터직접도출된다. 다시말해만일자연법

이완벽하게실정법과합치한다면초실정적법으로서의자연법은아무런

의미를갖지않을것이고, 다른한편자연법이논리적팽창력을갖기위

해서는필연적으로실정법을필요로할것이기때문에자연법론이자연법

과실정법의상호보충적관계를주장하는것은전혀타당성이없는전

제조건에따른것이라고한다. 이점에서베르그봄의실정법은그것이존

재하기위한모든요소와모든규율내용에비추어자연법을통한보충을

필요로하지않는‘무흠결성(Lückenlosigkeit)’을갖는다. 즉, 법은어떠한

생활사실이어떠한경우에어떠한법적의미와효과를갖는지를적극적으

로규정할뿐만아니라, 그자체로는얼마든지법적규율가능한대상일지

라도법적으로의미를갖지않도록‘방치’하는소극적태도를보일수도

있다. 이후자의소극적영역에속하는상태나행위는설령한사람또는

많은사람이이를법적으로규율할필요가있다고생각할지라도그러한

규범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여전히 법 스스로 ‘법이 아닌 공간

(rechtsleerer Raum)’39)으로규정한영역일뿐이다. 그렇기때문에베르그

38) 체계의작동상의폐쇄성에관해서는N. Luhmann, Soziale Systeme, 1984, S. 357ff. 참고. 특히법체계의작동상의폐쇄성에관해서는ders., 사회의법, 61면 이하참고. 39) S. 371ff. 오늘날의법이론또는법학방법론에서는‘법으로부터자유로운공간

(rechtsfreier Raum)’이라는표현을사용한다. 이를둘러싼논의에관해서는무엇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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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봄은‘순수한’ 법률가라면자신의주관적사변을객관적법으로둔갑시켜

이공간을채워서는안된다고경고한다.

“그 해악이나 비인간성의 측면에서 매우 저열한 법에 대해서도 순수한 법률

가는 자신의 최상의 미덕을 견지해야 한다. 즉, 설령 마음속 깊은 곳에 자

리한 확신과 심장의 뜨거운 열정이 오로지 법을 왜곡할 때에만 충족될 수

있다고 판단할 때에도 자신의 이성을 결코 그러한 확신과 열정에 굴복시키

지 않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S. 398)

그렇지만자연법을거부하기위해베르그봄이동원하는‘법의무흠결

성’ 테제를법률이모든법적사안을완벽하게해결할수있다는주장으

로과장해석해서는안된다. 물론베르그봄은명시적으로“실정법은어떠

한흠결도없다(S. 373)”라고말한다. 하지만이와동시에“구체적인사

안에서실정법이침묵하는경우가있을수있다(S. 381.)”거나“어떠한

법률도흠결이없을수는없으며, 어떠한법률도완벽하지(erschöpfend)

않다(S. 382)” 또는“형식적인법원은언제나단편적이다(S. 383)”라고

말하기도한다. 그렇기때문에법적용자는‘유추’, ‘사물의본성’ 또는‘법

질서의정신’ 등을통해법률문언으로부터법률에내재하는법적사고를

사후적으로추출해낼수있다고한다(S. 382, 384). 더욱이베르그봄은

관습법의존재를명백히인정하고, 관습법을실정법의개념에포함시킨

다.40) 얼핏보기에는이문장들은서로모순되는것같지만, 사실은그렇

다K. Engisch, Einführung in das juristische Denken, 11. Aufl. 2010[한국어판, 법학방법론(안법영/윤재왕공역), 2011], 232면이하(엥기쉬도이맥락에서베르그봄 을인용한다); Arthur Kaufmann, Rechtsfreier Raum und eigenverantwortliche Entscheidung dargestellt am Problem des Schwangerschaftsabbruchs, in: Festschrift für Reinhard Maurach, 1972, S. 327ff.; C.-W. Canaris, Die Feststellung von Lücken im Gesetz, 2. Aufl. 1983, S. 40ff.; K. Lüderssen, Rechtsfreier Raum? 2012에실린논문들을참고.
40) S. 546: “역사적길을거쳐구속력있는규칙으로존재하게된법만이실정법이 다.” 이점에서베르그봄의법개념을국가주의라고단정하는B. Kastner, ebd., S. 243은 전혀 텍스트에 근거하지 않는 주장이다. 또한 W. Ott, Der Rechtspositivismus, ebd., S. 45 역시오로지제정법에국한시켜베르그봄의무흠 결성테제를이해하고있기때문에완전히잘못된해석이다. 이에관한지적은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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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21

지않다. 일단‘실정법의무흠결성’에관한베르그봄의서술은전적으로

자연법비판의맥락에속한다.41) 이에반해‘법률의무흠결성’이라는일반

적표현은자연법론이법실증주의를공격하면서, 법실증주의가마치모든

법적사례를순전히법률로부터의논리적추론에기초하여해결할수있

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포장’할 때 등장한다. 흔히 법률의 완결성

(Geschlossenheit) 테제42)로불리는이가상의주장은법실증주의자의대

표주자가운데한사람으로알려진베르그봄에게는전혀해당하지않는

다. 이점은앞에인용한문장에서분명히드러난다. 다시말해베르그봄

은결코법률의해석과적용을둘러싼학문적, 실천적작업을전면적으로

거부하거나관습법의존재자체를부정하는조잡한‘법률실증주의’를주

장한것이아니라, 단지자연법에반대하는역사적, 경험적법이론을주

장했고, ‘법률의무흠결성’에관한주장역시오로지이러한법이론의관

점에서자연법을비판하는맥락에비추어이해해야한다.43)

다른한편자연법이인간의외적행위를직접규율하는규범, 실정법

과는별개의독자적법체계가아니라, 단순히‘초실정적원칙’ 또는실정

법에대한‘비판적척도’로등장할지라도사정은마찬가지라고한다. 일

단초실정적원칙은그저형식적원칙(예컨대정의)에불과하고, 따라서

그불명확성때문에실정법에연결되는지점을확인할수없다고한다.

설령그러한원칙이실질적인모습으로등장할지라도, 이역시주관적관

념일뿐이기때문에법에대한(경험적, 역사적이라는의미에서) 과학적

Schröder, ebd., S. 514; A. Brockmöller, ebd., S. 269f. 참고.
41) R. Schröder, ebd.
42) 이에관해자세히는N. Hoerster, 법이란무엇인가?, 80면이하, 133면이하[회르 스터는‘완결성테제’라는표현대신‘포섭테제(Subsumtionsthese)’라고표현한다]와 법실증주의를 완결성 테제에 직결시키는 H. Coing, Grundzüge der Rechtsphilosophie, 3. Aufl. 1976, S. 70f. 참고.
43) R. Schröder, ebd. 따라서‘법관법(Richterrecht)’에대한베르그봄의경계심역시 이측면에서이해해야한다. 베르그봄은법관법이‘실천적자연법의이복동생 (Halbbruder)’[S. 236]이라고한다. 이는법관법의형성자체를거부하는것이아 니라, 법관법이라는미명하에법관또는법원이주관적사고를법적결정의근거 로삼아서는안된다는경고이다. 따라서법률을출발점으로삼아일반적인해석 방법론을동원하고, 법률의경계선상에서형성되는법관법까지부정하는것은아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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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고찰에통합시킬수없으며, 초실정적원칙은끝없이새로운원칙을추가

해야하고, 다시이원칙들사이에충돌이생기면, 이충돌을해결하기

위해또다른원칙을도입해야하는악순환에빠진다는것이다.44) 또한

자연법을비판적척도로삼으려는구상또한이미자연법이법일될수

없다는논리적불가능을상징한다고한다. ‘비판적척도’라는표현자체

가(실정)법바깥의관점이라는점을스스로고백하는것이고, 이척도를

이용하여가늠하는대상인실정법과같은‘종(Gattung)’에속하지않는다

는것을포함하고있기때문이다. 다시말해비판적척도라는표현자체

가자연법은법으로서효력을갖지않는다는사실을함축한다는것이다.

따라서법학에서자연법적척도에대해서는어떠한‘존재’도귀속시킬수

없다는것이베르그봄의결론이다(S. 399).

이렇게볼때, 베르그봄의‘과학적법철학’ 또는‘일반법학’에따르면

실정법과자연법의구별은법내부에서이루어지는하나의구별이아니

라, 법과비법(Recht und Nicht-Recht)의구별이다. 따라서법을실정법과

자연법으로구별하고, 다시이구별의한쪽인실정법에서자연법이어떠

한의미를갖고있는지를밝히기위해이구별을반복하는자연법적재

진입(re-entry)은베르그봄의구별이아니다. 오히려그러한구별자체를

부정하고, 법자체내에서자연법/실정법구별의반복을거부함으로써법

은오로지실정법이라는통일성으로서하나의독자적체계를구축한다.

물론자연법도얼마든지나름의독자적체계를구축할수있다. 하지만

그럴때에도자연법은비법으로서실정법이라는체계에게는단지하나의

환경일뿐, 실정법내부의작동이진행되기위한필수적전제조건이아니

다.45) 다시말해실정법체계내에서다시실정법/자연법구별을진입시

44) S. 395 Fn. 14. 오늘날에는특히헌법학에서기본권해석과관련하여‘원칙’과‘규 칙’을구별하고, 원칙들상호간의충돌가능성과관련하여상당히복잡한형량모델 이발달되어있다. 이에관해서는R. Alexy, Theorie der Grundrechte, 1986, S. 71ff, S. 125ff.와이를비판하는R. Poscher, Theorie eines Phantoms - Die erfolglose Suche der Prinzipientheorie nach ihrem Gegenstand, in: Rechtswissenschaft 2010, S. 349ff. 참고.
45) 자연법과법실증주의를이러한차이이론(Differenztheorie)의관점에서본격적으로 연구한문헌은아직없다. 하지만체계이론과형식계산(Formkalkül)에비추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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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23

켜야할필연적근거가없다. 물론이와같이두체계가서로합치하거나

서로연결될필연성이없다는사실과는별개로, 실천적으로는(다시말해

필연적인것이아니라, 단순히우연적사실로서) 실정법의객관적구속력

과자연법의주관적허구(Fiktion) 사이의대립과갈등은지속적으로전개

된다고베르그봄은생각한다(S. 393f., S. 479).

바로이지점에서자연법의주관적성격에대한베르그봄의비판이

중요한의미를갖는다. 베르그봄은법이나도덕과같은실천적영역에서

는 어떤 객관적 척도를 인식할 수 없다는, 메타윤리적 비인지주의

(Nonkognitivismus)46)의입장에있다. 그리하여초실정적규범효력의영

역은- 설령‘인간의이성’과같은인간존재의특수한속성을구속되는

경우라할지라도- 결코철학적사유의결과로서의객관적진리가아니

라, 단지그와같은사고를행하는주체의주관적사고에불과하다. 바로

그때문에신의계시, 사회의에토스, 도덕따위를원천으로삼는다고말

하면서끝도없이다양한주관적사고들이넘쳐난다고한다. 이러한주관

적사고나관념을베르그봄은이상(Ideale) 또는이념(Idee)이라고부른다

(S. 479). 그리고이러한이상또는이념은“정신병자의순간적이념에서

시작해서천재의획기적인이념에이르기까지, 광적인정치가의우스꽝스

러운착상에서위대한민족의역사적소명에대한확신에이르기까지(S.

479)” 극도로다양한모습으로등장한다고한다.

하지만이러한모든주관적사고들은‘주관적’이라는수식어가말해주

듯이객관적인법이될수없으며, 따라서법학과법철학에서는무의미할

따름이다. 그리고자연법은이러한주관주의의대표주자에해당한다. “실

질적으로볼때자연법적방법은법적인문제를판단할목적에필요한

규범을역사적인법에대한객관적인식이아니라, 주관적확신으로부터

때이러한구별과차이를확인하는것은어렵지않은일이다. 46) 비인지주의는인지주의(Kognitivismus)와는반대로도덕적, 실천적영역에서는객 관적진리또는타당성을확인할수없으며, 가치평가는전적으로평가자의주관 적사고일뿐이라고한다. 이러한메타윤리적측면에관해서는K. Seelmann, Rechtphilosophie, 4. Aufl. 2007[한국어판, 법철학(윤재왕역), 2010], 206면이하 참고. 또한베르그봄의비인지주의를지적하는A. Funke, ebd., S. 56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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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도출한다.”(S. 141) 같은맥락에서베르그봄은다음과같이말하기도한

다.

“이른바 이성의 명령, 도덕, 계시 따위에는 너무나도 강한 주관적 요소가

깃들어 있다. 이 주관적 요소가 효력을 갖게 만들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와 같은 잠재적인 것들을 법원으로 격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동기이다. 모든

자연법론이 자극하는 것은 바로 이 주관주의이다.”(S. 452)

그러나이로부터베르그봄이이주관적사고가법의세계에들어서는

모든길을차단했고, 그래서‘극악한’ 법률실증주의자라고생각하는것은

속단이다. 무엇보다베르그봄은자연법을포함한모든주관적사고들을

‘법정책(Rechtspolitik)’의영역으로옮겨놓는다.47) 즉, 객관적실정법과

는무관하게실정법의문제점을지적하거나실정법을개정하기위한주관

적사고들이서로충돌하고타협하는무대를법이아니라, 정치의영역으

로할당한다. 이렇게되면법체계의환경은자연법이라는또다른법체계

가아니라, 정치체계이다.

물론법을둘러싼정치로부터직접적으로효력을갖는자연법을추론

해내는것은당연히허용되지않는다. 왜냐하면그렇게되면객관적법질

서내에서각각의실정법을승인할가치가있는지여부가각자의주관적

판단에맡겨지고, 결국에는실정법질서전체의효력마저도주관적판단에

좌우되는결과를낳기때문이다.48) 더욱이그로인해발생할공백을자연

법이메울수는없다. 자연법은순수한주관성의소산으로서아무런힘도

없으며, 그저자연법의창시자나그의생각에동조하는사람들에게만타

당성을가질뿐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역사적실정화과정을거치지않

고서는결코‘객관적으로기능하는규범’이나‘객관적구속력’이생성될

수없다. 그래서도단순한이론적사유의세계를떠나외적인생활세계에

47) S. 145, 234. 베르그봄이자연법비판을통해자연법의법적성격을부정하고, 이로 써실정법이지향해야할이념이나이상을법적용이아니라, 법정책의영역으로 위치지우고자(verorten) 했다는지적에관해서는A. Brockmöller, ebd., S. 267; R. Kass, ebd., S. 115; B. Kastner, ebd., S. 240f. 참고.
48) 이에관해서는Th. Kremer, ebd., S. 8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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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실천적실효성을발휘하고자하는모든자연법은공동체의통일적인

질서를파괴하고완벽한무정부상태를야기할위험을안고있다고한다.

그때문에베르그봄은법실증주의를비난할때에는즐겨인용되는다음과

같은유명한(또는악명높은) 문장을남겨놓았다.

“자연법이라는 이름의 잡초는 그것이 어떠한 형태이든 또는 어떤 식으로 위

장을 하면서 등장하든, 노골적으로 등장하든 수줍게 등장하든 조금도 주저

함이 없이 짓밟아 말살해야 한다.”(S. 118)

“자연법은 실천적 관점과 이론적 관점을 지향한다. 그러나 실천적이든 이론

적이든 법과 관련된 그 어떠한 물음이나 그 어떠한 지점에서도 자연법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형태의 법학에서 자연법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자연법에 사용된 모든 정신적 노동은 어리석은 낭비일 뿐이다.”(S.

479)

이모든서술에비추어볼때, 베르그봄은법의세계를자연법으로부

터해방시켜순수한실정법의세계로재구성하고자시도했다고말할수

있다. 적어도이점에서는켈젠의순수법학(Reine Rechtslehre)의선구자

로서역할을한셈이다.49) 하지만이보다더욱중요한측면은베르그봄

스스로자신의실정법개념과자연법비판이어떠한결론을낳는지를매

우솔직하게고백하고있다는사정이다. 즉, 법체계를오로지제정법과

관습법이라는실정법만으로구성하는‘현실주의적(realistish)’ 사고에서출

발하고, 이에 반해 자연법과 같은 주관적 사고에 따른 이념주의적

49) 이에관한지적으로는R. Schröder, ebd., S. 515f. 참고. 켈젠스스로도자주베르 그봄을 인용한다[예컨대 H. Kelsen, Naturrecht und positives Recht, Eine Untersuchung ihres gegenseitigen Verhältnisses, in: WRS I(1927/29), S. 215ff., wiederabgedruckt in: H. Klecatsky u.a.(Hrsg.), Die Wiener Rechtstheoretische Schule, 1968, S. 237f.; ders., Die philosophischen Grundlagen der Natur- rechtslehre und des Rechtspositivismus, in: WRS I(1928), S. 281, wiederabgedruckt in: H. Klecatsky u.a.(Hrsg.), ebd., S. 313f.]. 다만켈젠은베르 그봄이자연법을체계초월적관점에서실정법을비판하는메커니즘으로작동한다 는전제에서출발하는것에대해문제를제기하고, 오히려자연법이실정법질서를 옹호하는이데올로기적기능을한다는사실에초점을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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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idealistisch) 사고를법학과법철학에서배제할경우에는때로는실정법

이극악한내용을가질지라도형식적으로정확히정립되는한, 다시말해

경험적이고사실적인과정을통해제정법또는관습법으로확인할수있

는한, 실정법에대해구속력을부여할수밖에없는‘고통스러운’ 상황이

발생할수있음을솔직히인정하고있다.50) 더욱이이러한고통스러운상

황을선택하는것과형식적으로정확하게제정된법일지라도그구속력을

거부할여지를남겨놓는이념주의적고찰방식을선택하는것사이에는피

할수없는‘딜레마’가놓여있다는점도인정한다(특히S. 143f.). 이념주

의를선택할때에는한편으로는무질서의위험을감수해야하고, 다른한

편으로는과학적법철학의성립을포기해야하는문제점이따르기때문이

다. 물론주관적이념이정치적으로작용하여저열한법률의형성을피할

수있다는사실까지부정하지는않는다. 그렇지만자신의견해가현실속

에서어떠한대가를치를것인지를명백하게의식하고있었다. 즉, 개인

적신념을정치의영역에유보한채, 과학적법철학을주장하는이론가로

서자신의이론이담고있는한계를솔직히고백했다고볼수있다.

  1. 보론: 법이념의문제- 슈탐믈러의문제의식과

베르그봄의비판

역사법학의거목빈트사이트(Bernhard Windscheid)의제자인루돌프

슈타믈러(Rudolf Stammler)는법의역사성과경험적성격에대한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당대의철학적사유의정점이라할수있는신칸트주의

의방법론을수용하여법인식론(Rechtsepistemologie)를발전시키는데결

정적인역할을했다.51) 특히슈타믈러는경험주의적(베르그봄식으로말

50) 이점을부각시키고베르그봄의학문적정직성을긍정적으로평가하는Th. Kremer, ebd., S. 83f. 참고.
51) 슈타믈러의법철학에대한간략한서술로는Arth. Kaufmann, Problemgeschichte der Rechtsphilosophie., ebd., S. 75; H. Welzel, ebd., S. 187f.; A. Verdross, S. 177 참고. 또한슈타믈러의법철학전반을개관하고있는박사학위논문인M. Wenn, Juristische Erkenntniskritik : zur Rechts- und Sozialphilosophie Rud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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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27

하자면현실주의적) 법이론에서제거되었거나제자리를찾을수없었던

법의정당성문제를다시법철학의영역으로끌어들였다. 다만이문제를

과거의자연법론처럼어떤초월적인법을상정하는방식으로해결할수

없었다. 무엇보다존재/당위를엄격히구별하는방법이원주의에기초한

신칸트주의를따르는한, 존재하는(실정)법을다시초월적인자연법으로

이중화(verdoppeln)할수있는길은막혀있었기때문이다.

그리하여슈타믈러는이러한방법적출발점에충실하기위해법의효

력, 다시말해법의구속력을인식론적문제로전환한다. 이를위해슈타

믈러는법과정법(richtiges Recht)을분리한다. 즉, 법의존재여부는법

의정당성여부에따라결정되는것이아니라, 오로지법을법으로인식

할수있는조건이충족되어있는지에따라결정된다. 물론그렇다고해

서슈타믈러가좋은법과나쁜법, 정당한법과정당하지않은법사이의

규범적차이자체를부정한것은아니다. 단지이러한차이가법개념을

규정하는문제와는아무런관련성이없다고말할뿐이다. 다시말해서술

적-범주적차원의법개념과규범적-이념적차원의법개념은별개의철학

적성찰의영역에해당한다. 이로써법철학은인식론적부분과규범적부

분으로이원화된다. 전자는일반적으로구속력을갖는법개념을마련하는

작업에집중하고, 후자는정법에대한규범적규정을밝히는데집중한

다. 이맥락에서슈탐믈러는법철학적법개념과경험적법개념을구별한

다. 즉, 경험적인법개념은귀납적(induktiv)으로획득되는속성을종합한

인식이라면, 이러한인식을가능하게만드는조건으로서의법개념이선행

되어야한다는사실을밝힌다.52) 이와함께이러한법개념을다시법이념

(Rechtsidee)와구별한다. 이구별은특히선험적법개념을전제할지라도,

법이지향해야할궁극적이념을다시별개의문제영역에속한다는것을

Stammlers, 2003 참고. 그리고신칸트주의법철학과관련해서는U. Neumann, 구 조와 논증으로서의 법, 2013, 417면 이하; W. Kersting, Neukantianische Rechtsbegründung. Rechtsbegriff und richtiges Recht bei Cohen, Stammler und Keseln, in: R. Alexy u.a.(Hrsg.), Neukantianismus und Rechtsphilosophie, 2002, S. 42f. 참고. 52) R. Stammler, Die Lehre von dem richtigen Recht, 1. Aufl. 1902, S. 11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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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명확히하려는것이었다. 이를통해슈타믈러는실증주의적법개념을그

대로유지하고자했다. 즉, 실증주의적법개념은도덕중립적이고, 따라서

어떤규범적의미요소를원용할필요없이대상에대한완벽한인식을

가능하게해주기때문에법개념의차원에서는형식적이고동시에경험적

인실증주의의차원에서머무르고자했다. 이와는달리법이념은법이궁

극적으로지향해야할목표, 즉법의법으로서의성격(Recht des Rechts)

을정당화하는것이무엇인가라는물음에대한대답이다.53) 그러나슈탐

믈러는- 앞에서지적했듯이- 이법이념이고전적자연법과는어떠한유

사점도없다는점을강조한다. 슈타믈러에게도자연법은학문적으로불가

능한것이었다. 왜냐하면절대적타당성을내용으로하는법명제란존재

할수없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 하지만적어도‘법’을이원주의적관점

에서고찰한다는점에서는슈타믈러의법철학과자연법론은일치한다. 다

만슈타믈러는법이념을어떤불변의절대적내용이아니라, 역사적가변

성을전제한객관적타당성으로이해한다는차이가있다. 이것이유명한

‘가변적내용을지닌자연법(Naturrecht mit wechselndem Inhalt)’에관한

이론이다.54)

이러한이론구상은슈타믈러가1902년에출간한그의법철학주저

‘정법론(Lehre von dem richtigen Recht)’에서상당히장황하면서도명백

하게펼쳐진다. 하지만그훨씬전에이미슈타믈러는스승빈트샤이트의

박사학위취득50주년기념논문집에기고한논문‘역사적법이론의방법

에관하여’55)에서경험적법개념의한계와법이념을둘러싼문제를제기

했다. 이논문에서슈타믈러는다음과같은물음에서출발한다.

53) R. Stammler, ebd., S. 113. 이에관한상세한서술은C. Müller, Die Rechts- philosophie Marburger Neukantianismus, 1994, S. 97f. 참고. 54) 이에관해자세히는G. Ellscheid, Strukturen naturrechtlichen Denkens, in: Arth. Kaufmann u.a.(Hrsg.), ebd., S. 210ff.; W. Kersting, ebd., S. 43; G. Radbruch, Rechtsphilosophie. GRGA Bd. 2, 1993, S. 241 참고. 55) R. Stammer, Über die Methode der geschichtlichen Rechtstheorie, in: ders./ Th. Kipp, (Hrsg.), Festgabe zu Bernhard Windscheids 50jährigen Doktorjubiläum, 1888, S. 1ff.


29페이지

윤 재 왕29

“법제정자를 규정하는 보편타당한 근거가 존재하는가? 다시 말해 비록 경

험 속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상을 입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이념, 하나의 기준 그리고 하나의 목표로서 입증 가능한 효력을 가진 근거

가 존재하는가? 독트린으로서의 자연법은 모든 법에 관해 선험적으로 확정

된 목표와 척도로서 제시될 수 있는 것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뜻한다.”56)

이맥락에서슈타믈러는모든자연법론은이성인식을수단으로모든

법에대한보편타당하고필연적인원칙을찾으려고한다는공통점이있다

고확정하고, 바로이점이자연법론을역사적법이론의토대위에서있

는다른모든이론과구별되는측면이라고한다. 바로이러한자연법적

측면으로부터슈타믈러는훗날그가‘법이념’이라는용어로포착한문제,

즉역사적법에대한인식과는관계없이법의내용을서술할수있는가

능성이있는가라는문제를다룬다. 그러면서도슈타믈러는다음과같은

문장을통해자신의문제의식을기존의자연법론과는구별하고자한다.

“실제로 법인 것이 마땅히 법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이미 ‘법이란 무엇

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와

같은 일반적인 것 자체를 규정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이미이때부터슈타믈러는추상적자연법론에빠지지않으

면서도, 동시에존재하고있는법을판단하는척도로서의법이념을전제

할수있는법철학적가능성을탐색하기시작했다.

슈타믈러의본격적인법철학적연구가시작되는초기저작에해당하는

이논문은우리의서술대상인베르그봄의문장이등장하는긴각주가

본문에추가되게된직접적동기이다. 무엇보다베르그봄은슈타믈러의

문제제기자체를문제삼고자한다. 즉, 베르그봄은슈타믈러의문제제기

자체가결국은자연법적문제제기일뿐이라고단정한다. 왜냐하면그러한

자연법적문제제기를통해획득되는인식은결국법의기준과목표로서

효력을갖는다고보는것이고, 따라서자연법을긍정하는것이되고만다

56) R. Stammler, ebd., S.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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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고한다(S. 143). “왜냐하면그렇지않고서는슈탐믈러는선험적으로확

정된목표로제시될수있는것을찾으려는진지한노력자체를하지않

을것이기때문이다... 어떤연구가자연법적문제제기와자연법적방향

을갖는다면목표는실질적자연법일수밖에없다.”(S. 143)

따라서베르그봄이보기에자연법과역사학파의경험적법을매개하

려는슈타믈러의이론도결국에는자연법론의변형에불과할뿐이다. 즉,

슈타믈러가훗날‘법이념’이라는용어로표현하는, 실정법에대한기준

또는척도역시자연법과마찬가지로이념주의적독트린일뿐이고, 이독

트린은자신이표방하는현실주의적독트린에완전히대립된다고한다.

그렇기때문에양자를매개하는제3의길이란없으며, 양자가운데어느

하나만을선택해야하는딜레마로부터벗어날탈출구는없다는것이다(S.

144). 문제의문장에등장하는‘이에반해’, ‘현실주의적독트린’, ‘고통스

러운상황’은바로슈타믈러에대한이러한비판의맥락에서이해할수

있다. 이점에서주관적/객관적, 이념적/현실적, 추상적/경험적등의구별

과관련하여어떠한타협도거부하고, 다만구별의앞쪽에해당하는부분

을모두법정책, 즉정치의영역으로배치(또는추방)한다.

  1. 법적구속력과도덕적구속력의분리가능성-

베르그봄과복종테제

이상의논의를통해우리는베르그봄이현실주의의입장에서법개념

을구성했으며, 그때문에법개념의영역에서모든이념적, 이상적요소

를제거함으로써자연법을법철학의영역에서추방하여법정책의영역으

로옮겨놓고자했다는점을확인했다. 그리고이러한결론으로말미암아

어떤경우에는형식적으로올바르게제정된법이라면그내용이아무리

저열할지라도구속력을인정해야만하는고통스러운상황이펼쳐질가능

성을베르그봄스스로도인정하고있다는사실도확인했다.

이제는여기서한걸음더나아가베르그봄이말하는이고통스러운

상황이 혹시 법개념의 차원에서만 발생할 수있을뿐, 법의 구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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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31

(Verbindlichkeit), 즉법효력(Rechtsgeltung)의차원에서는달리해석할

여지는없는지를검토해보고자한다. 즉, 자연법이갖는주관주의적속

성때문에이를법의영역에서추방한법이론은필연적으로법효력과관

련된주관적구속력을전면적으로부정할수밖에없는가라는물음을제기

한다.57) 다시말해현실주의적관점에따른법의구속력은주관적도덕의

차원에서의구속력까지함께포함한다는의미로받아들여야하는지를묻

고자한다. 전통적으로‘법과도덕’이라는표제아래논의되는이문제는

법실증주의전체에대한논의와밀접하게맞물려있다. 왜냐하면실정법

의법으로서의구속력을인정한다고해서이로부터곧바로그법이도덕

적으로도구속력을갖기때문에법에복종해야한다는결론이도출되는

것은아니기때문이다. 만일법적구속력과도덕적구속력을엄격하게분

리한다면, 법적으로구속력을갖는규범에대해도덕적구속력을부정하

고, 법복종(Rechtsgehorsam)을거부할수있는상황도얼마든지생각해볼

수있다. 따라서베르그봄의법효력론을짧게나마살펴보는것은그의법

실증주의적법철학또는- 그자신의표현에따르면- ‘과학적법철학’을

이해하기위해반드시필요한작업이다.

이를위해서는먼저흔히법실증주의가주장한다고여겨지는이른바

‘복종테제’에대한설명이약간필요하다. 이테제에따르면법실증주의는

법은어떠한경우에도- 그러니까악법일지라도- 반드시복종과준수의

대상이라고주장하는이론이라고한다.58) 즉, 법실증주의는법은단순히

법적인차원에서만구속력을가질뿐만아니라, 개인의주관적도덕의차

원에서도구속력을인정하는이론이라는것이다. 따라서서론에서인용한

“법률은법률이다”라는라드브루흐의법실증주의진단법에따르면, 형식적

절차를준수하여제정된법이라는법개념에덧붙여그러한법률에반드시

57) 구속력과법효력의관계에관해자세히는U. Neumann, 구조와논증으로서의법, 111면이하, 136면이하참고. 58) 이에관해서는H. Dreier, Zerrbild Rechtspositivismus. Kritische Bemerkungen zu zwei verbreiteten Legenden, in: C. Jabloner u.a.(Hrsg.), Vom praktischen Wert der Methode. Festschrift f. Heinz Mayer, 2011, S. 63f.; N. Hoerster, 법이란무 엇인가?, 75면, 83면이하(회르스터는복종테제를‘준수테제’라고부른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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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복종해야한다는도덕적의무까지추가하는것이법실증주의라고한다.

하지만이는법실증주의에대한수많은오해들가운데하나일뿐이다.

이점은법실증주의자를자처하는하트(H.L.A. Hart)나회르스터의분석

을통해서도충분히해명되고있다. 나는여기서또다른법실증주의자,

아니가장대표적인법실증주의자인한스켈젠(Hans Kelsen)의이론에

비추어이측면을조명하고자한다.

모든법실증주의자들이그렇듯이켈젠은법과도덕을엄격히분리한

다. 즉, 법은형식적절차의논리적연관성의체계인반면, 도덕은개인의

주관적양심과결정의세계이다. 그에따라법은스스로의고유한논리에

따라작동하는체계로서개인의도덕과는관계없이독자적으로객관적의

무를부과한다. 따라서법규범은이를준수하지않고자하는사람뿐만아

니라, 심지어법규범의존재를전혀모르는사람에게까지도구속력을부

과한다. 바로이런의미에서법은법에구속될의무가있는주체의내면

으로부터독립된객관적존재가된다.59)

그러나켈젠이법과도덕을이렇게엄격하게분리하고, 심지어양자를

대립적(객관적/주관적) 관계로파악한것은법의무(Rechtspflicht)를절대

화하여주관적도덕이법복종과관련하여아무런의미도가져서는안된

다고주장하기위한것이아니다. 더욱이- 자연법론처럼- 법의객관적-

도덕적정당성으로부터법의절대적정당성및그에따른복종의무를주

장하려는것도아니었다. 오히려켈젠은법의무를도덕의무와엄격히분

리하여법의무의독자성을수립하고자했다. 그는이를통해법의강제적

성격을다시한번확인하고, 이를통해무엇보다법에대한복종여부를

개인들의도덕적판단에맡길수있는여지를최대한넓게인정하고자

했다.60) 다시말해켈젠이법을매우중립적인관점에서강제질서로규정

59) 이에관해서는무엇보다H. Kelesen, Hauptprobleme der Staatsrechtslehre. Entwickelt aus der Lehre von Rechtssatze, 1. Aufl. 1911, S. 318f. 참고. 또한Zai-Wang Yoon, Rechtsgeltung und Anerkennung. Probleme der Anerkennungstheorie am Beispiel von Ernst Rudolf Bierling, 2009, S. 51f. 참고.
60) 켈젠이법과도덕을이와같이엄격하게분리했다는점및그이론적배경에관해 서는H. Dreier, Rechtslehre, Staatssoziologie und Demokratietheorie bei Hans Kelsen, 2. Aufl. 1990, S. 236ff.; S. Hammer, Braucht die Rechtstheorie ei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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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33

한다고해서, 이를통해개인으로부터과연이러한강제로서의법에복종

해야하는지아니면저항해야하는지에대한결정권을박탈하려는것은

아니었다. 오히려그정반대였다. 왜냐하면켈젠은도덕중립적인형식적

법개념을통해법에대한복종여부를전적으로개인의도덕에내맡기고

있기때문이다. 이렇게되면법효력, 즉법의구속력과법복종은별개의

물음이된다. 다시말해단지효율적인강제질서의존재여부와관련하여

법이법으로서효력을갖는다는사실, 즉법이법적차원에서구속력을

갖는다는사실을확인하는문제와그러한법이갖는가치를둘러싼실천

적-윤리적문제사이의어떠한연관성도단호하게차단한다.61)

따라서법실증주의가모든법에대한무조건적복종을옹호하는주장

이라고보는복종테제는적어도켈젠이나하트와같은법실증주의자에게

는전혀타당하지않다. 그리고실제로그와같은테제를주장하는법실

증주의자를찾아볼수도없다. 그러한주장은오히려- 방법적으로는자

연법론에더가까운62) - 국가주의자나결단주의자의전유물일뿐이다.

물론우리의물음은법실증주의자베르그봄이켈젠과같이법효력의

문제를법복종의문제로부터엄격히분리했는지여부이다. 아쉽게도베르

그봄자신이이문제를자세히다루고있지는않다. 하지만그의법개념

이나법철학전체의프로그램에비추어볼때, 이물음에대답하는것은

어려운일이아니다. 무엇보다베르그봄이법의명령적속성이나사회적

실효성또는법이효력을갖기위한형식적기준에초점을맞추어법개

념을서술하고있다는사실은법과도덕의엄격한분리를전제하고있음

Begriff von subjektiven Recht? Zur objektivistischen Auflösung des subjektiven Rechts bei Keslen, in: S. Paulson u.a.(Hrsg.), Hans Keslen. Staatsrechtslehrer und Rechtstheoretiker des 20. Jahrhunderts, 2005, S. 176ff.(184); H. Hofmann, Einführung in die Rechts- und Staatsphilosophie, 4. Aufl. 2008, S. 15f.; R. Walter, Die Trennung von Recht und Moral im System der Reinen Rechtslehre, ÖZöR 17(1967), S. 123ff.; Z.-W. Yoon, ebd., S. 52 참고. 61) 이에관해서는H. Dreier, Zerrbild Rechtspositivismus, ebd., S. 71f.; ders., Rechtslehre, ebd., S. 246 참고.
62) 이에관해서는U. Neumann, 구조와논증으로서의법, 359면; F. Wittreck, Nationalsozialistische Rechtslehre und Naturrecht – Affinität und Aversion, 2008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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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을보여준다. 더욱이자연법의주관주의적성격을줄기차게강조함으로써

법에대한도덕적판단은법체계바깥에서이루어지는작동이고, 따라서

법개념을모든도덕적요소로부터해방시키고있다. 이밖에도법개념과

법효력을엄격히분리하는오스틴의법실증주의를자주인용하고있을뿐

만아니라, 법의형식적구속력과법의선함여부를엄격히구별하고있

다는점63)에서도베르그봄또한법과도덕의분리및법의무와도덕적

의무의분리를표방했다고보는데에아무런문제가없다. 이에따라법

효력역시법에복종해야할도덕적의무와는관계없이그자체독자적

인구속력을갖는다고보게된다. 그때문에베르그봄은자연법론자들이

“그것은나쁜법이지만, 어쨌든법이다”라고인정하지못한다고비판한다

(S. 398). 다시말해법개념과법효력에도덕적기준을‘삽입’하려는자연

법론은법실증주의처럼형식적인법개념과법적구속력의문제와법에대

한복종의문제를구별할능력이없다는것이다. 달리표현하자면, 자연

법론은“무엇인가가법인가?”라는물음과“그법에복종해야하는가?”라

는물음을뒤섞은나머지자연법적기준에비추어법이라는개념에포섭

된다는사실이확인되면이로부터곧바로이법에복종해야한다는도

덕적의무를도출해내는오류를범하고있다는것이다. 이점에서문장에

서등장하는‘구속력’은전적으로법적구속력을의미할뿐, 개인의도덕

적구속력까지포함하지않는다. 따라서켈젠과마찬가지로베르그봄도

법개념과법효력(법의법으로서의구속력)은법복종까지포함하지않는다

는전제에서출발한다고볼수있다.64)

문제는왜‘극악한내용의’ 법도형식적으로올바르게제정되었다면구

속력을갖게되는상황을‘고통스럽다’고표현했는가하는것이다. 만일법

적의미의법효력과도덕적의미의법복종을엄격히분리했다면, 그러한

63) 이에관해서는앞의각주31 참고. 64) 다만켈젠이나베르그봄과같이법효력을도덕적의무와분리시킬때에는“어떤규칙 이법으로서효력을갖는다”라는명제가과연무슨의미인지를설명할수없는의미 론적난관에봉착한다. 즉, 법실증주의는효력개념의의미론적해석가능성을설명할 수없다. 이문제점에관해서는U. Neumann, 구조와논증으로서의법, 127면이하. 하지만이문제는법실증주의에대한오해를밝히려고할뿐, 법실증주의를재구성하 려는의도를갖고있지않은우리의맥락에서는결정적인의미를갖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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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35

상황은결코고통스러운것이아니라, 어쩌면당연히전제되어야할일상

적인상황이기때문이다. 다시말해형식적절차를준수하여성립한모든

법은- 켈젠에서처럼- 그저하나의강제질서일뿐, 결코그자체만으로도

덕적복종을요구할수없다고전제한다면, 법이제기하는구속력주장은

단지법체계내의커뮤니케이션의한자락일뿐, 도덕적함의를내포하지

않는다고보는것이너무나도당연하다. 그런데도베르그봄이이당연한

상황을고통스럽다고여긴것은그의법실증주의적기획이완결된형태를

갖추지못한탓이라고추정할수있다. 특히무정부상태에대한두려움과

같은국가주의적(etatistisch) 색채가그의사상에여전히남아있다는사정

도한몫을한것같다. 물론그의법개념론이나자연법비판에서는국가주

의적흔적을찾아볼수는없다.65) 단지근대적의미의국가가비로소형성

되는19세기말이라는시대적배경이나뚜렷한법실증주의적방법론이완

벽하게정착하지못한학문내재적환경으로말미암아법효력의영역에아

직법복종의요소가잔재하게된것으로보인다. 그렇기때문에베르그봄

이후에- 특히켈젠과하트에의해- 발전된법실증주의의관점에서는이

‘고통스럽다’라는표현이오히려고통스럽게여겨진다.

Ⅲ. 맺음말

법철학은일종의집단적기억장치이다.66) 즉, 법철학은역사속에서

등장하는수없이많은법적커뮤니케이션들이왜그리고어떻게연결되었

고또한연결되고있는가에대한성찰을행하면서, 현재를과거에연결시

키는작업을한다. 이점에서독립된체계로분화한법체계는체계의작

동들의연결가능성을어떤식으로선별하는지를관찰하고, 동시에법체계

가외부의환경과의상호작용을어떠한기준에따라선별하는지도관찰한

다. 따라서이러한성찰작업은당연히역사적전개의소산이며, 순간적

65) 이에관해서는카스트너(Kastner)의오해에관한앞의각주40 참고. 66) 이에관해서는앞의각주1의문헌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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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작동으로완성되지않는다. 즉, 법철학은곧성찰의역사이고, 바로역사

라는점에서이미기억이다. 하지만기억은망각을전제한다. 과거의모

든커뮤니케이션과가능한모든커뮤니케이션을현재화하는것은불가능

하다. 더정확히는그것이불가능하기 때문에비로소법체계와법체계에

대한성찰이존재한다.67)

따라서과거의성찰커뮤니케이션을현재화할때에도역시망각, 즉

선별의메커니즘이작동한다. 하지만언젠가부터성찰이텍스트라는형식

을취하게되면서부터망각마저도체계가감당하기에상당히어려운작동

이되고말았다. 텍스트는언제든지다시읽기가가능하기때문이다. 바

로이맥락에서본논문은베르그봄이라는인격체계가19세기말에법체

계를성찰하며남겨놓은한텍스트를다시읽고자했고, 이를통해법철

학이이텍스트를망각을통해기억한것이아니라, 단순히오해를통해

기억했을뿐이라는사실을밝히고자했다. 특히그의법철학과관련된현

재의법철학적기억이거의대부분단하나의문장에집중되어있다는

사실에착안하여, 이문장에대한기억의문제점을부각시키고자했다.

따라서 베르그봄의이론적기획전체나이를위한철학적방법론또는

그이후의법실증주의의발전등은단편적으로밖에다루지못했다. 그렇

기때문에예컨대실정성의개념을그저자연법에대한비판으로대체한

나머지실정성을적극적으로밝히지못했다는문제점68) 등은논의에서

배제하지않을수없었다. 그렇지만문자로고정시킨텍스트와콘텍스트

사이의상호작용그리고텍스트와텍스트내부의콘텍스트사이의상호작

용이망각을어렵게만들면서동시에오해를불식시키는데얼마나커다

란힘으로작용하는지를확인할수는있었다. 그때문에텍스트가갖는

무게가베르그봄만이아니라, 법실증주의전체와관련해서도진지하게고

려되기를바라는것은나의텍스트에깃든희망사항이라고말할수있다.

67) 커뮤니케이션체계의자기성찰과자기서술에관해서는N. Luhmann, 사회의법, 651면이하참고. 68) 이러한지적으로는N. Luhmann, Kontingenz und Recht, 2013, S. 126 Fn. 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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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 왕37

【독문초록】

Rechtspositivismus und Gesetzespositivismus - Zum Verstehen und Mißverstehen über Karl Bergbohm

Zai-Wang Yoon

“Billigen wir dagegen die realistische Doktrin, so befinden wir uns in

der peinlichen Lage, auch das niederträchtigste Gesetzesrecht, sofern es

nur formell korrekt erzeugt ist, als verbindlich anerkennen müssen.” Mit

diesem berühmt-berüchtigen Satz ist Karl Magnus Bergbohm in der

Rechtsphilosophie als ein Hauptvertreter des Gestzespositivismus im

pejorativen Sinne angesehen. Öfters wird aber dieser Satz in verkürzter

Form mit oder ohne Absicht zitiert, und dadurch entsteht ein krasses

Mißverstänmdnis darüber, was Bergbohm mit diesem Satz gemeint hat.

Vor diesem Hintergrund setzt sich die vorliegende Abhandlung mit der

“falschen” Rezeption der Bergbohm's Rechtsphilosophie bzw. seiner

Allgemeinen Rechtslehre auseinander. Zu diesem Zweck versucht sie, sein

Hauptwerk “Jurisprudenz und Rechtsphilosophie(1892)” möglichst textnahe

und -gerecht zu erörtern, wobei auch der Kontext der Entstehung dieses

Werkes mit berücksichtigt wird. Im Endeffekt soll sie dazu beitragen,

gängige Missverständnisse über Bergbohm im Besonderen und auch über

den Rechtspositivismus im Allgemeinen zu beseitigen.


38페이지

38 법실증주의와법률실증주의-Karl Bergbohm에대한오해와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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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Keyword)》

법실증주의(Rechtspositivismus), 법률실증주의(Gesetzespositivismus), 칼 베르그봄(Karl Bergbohm), 자연법비판(Kritik des Naturrechts), 역사법학 (historische Rechtsschule), 루돌프슈타믈러(Rudolf Stamm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