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우, 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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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행정법학회 행정법학 제4호 2013년 3월 Korean Administrative Law Association Vol. 4, Mar. 2013
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1)
이 원 우
<국문초록>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로 파악하는 견해가 종래 지배적이
었으며, 헌법재판소도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설시하고 있다.
헌법상 경제질서를 특정한 경제체제로 규정하려는 견해는 헌법상 경제질서가 가지
는 규범적 의미를 고려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규범적 의미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때문이다. 헌법이 특정한 경제체제를 자신의 경제질서로 채택하였다면, 이에 부합하
지 않는 경제관련 법령은 위헌으로 될 것이어서 입법재량을 지나치게 축소하게 된
다.
오늘날 점차 많은 견해들이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의 개방성 내지 중립성을 인정
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특정한 경제질서로 설명하고자 하는바, 이
는 그 자체로서 모순적인 태도이다.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의 근간은 제119조 제1항에서 규정한 “개인과 기업의 자유
와 창의의 존중”과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규제와 조정”을 두 축으로 하
여 이루어져 있다. 이 두 요소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하여 제1항을 원
칙으로 제2항을 예외로 보는 견해와 반대로 제2항을 원칙으로 제1항을 예외로 보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이러한 두 견해 모두 우리 헌법을 특정한 경제이데올로기에
의해 해석하는 것으로서 타당하지 않으며, 제1항과 제2항은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다
고 보아야 한다. 제1항과 제2항은 대등한 가치와 규범적 효력을 가지며, 따라서 제1
항과 제2항이 요구하는, 일응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는 규범적 가치는 구체적인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형량되어야 한다.
요컨대 우리 헌법은 경제규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를 제시하고 경제에 관한
국가의 임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그러한 경제규제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특정한 수
단이나 방식에 관하여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입법자는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어떠한 수단을 채택할 것인지에 대하여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부여받고 있
-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 인문 사회계열 해외연수 지원금으로 연구되었음. 이 글은 “공생발전을 위한 행정법의 대응”을 주제로 2012년 12월 15일 한국행정법학회와 한국법 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행정법분야 연합학술대회’에서 한국행정법학회 주관으로 발표되 었던 발표문을 수정 보완한 것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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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제119조 제2항에서 열거하고 있는 경제규제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를 함에 있어서는 완화된 심사로서 합리성 심사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
최근 경제규제에 관한 논의의 화두는 ‘공생발전’이다. ‘공생’과 ‘발전’이라는 개념
은 일견 서로 대립되는 것처럼 보인다. 공생이 ‘결과에 있어서 균형’을 핵심요소로
한다면, 발전은 경제성장 또는 경기활성화를 의미할 때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전
자는 분배를, 후자는 성장을 키워드로 한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양자는 상생의 관계에 있다. 대기업이 건강하고 내실 있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발전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영세소상인 등 국내소비자의 구매력이 증대
되어야 한다. 다만, 대기업을 현재 지배하고 있는 CEO나 단기적인 투자차액을 노리
는 현 주주로서는 이러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동할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당
한 규제는 단기적인 유인 때문에 왜곡될 수 있는 대기업의 행동양식을 올바로 유도
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생발전을 위한 정부의 규제가 모두 정
당화될 수는 없다. 정부의 규제정책에서도 기업의 의사결정에서와 유사한 유인체계
의 왜곡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집권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임기
내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직접적이고 강력한 규제정책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사
회경제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접근방식은 단기적 시각에서는 비
용만 크고 효과는 적게 평가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행정절차와 규제개혁위원회와 같이 불합리한 규제개선을 위한
사전예방적 장치들과 부당한 규제에 의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사후구제수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공생발전을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으로 중소기업지원제도를 들 수
있다. 유럽의 경우 공공발주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좋은 제도로 논의
되고 또한 많이 채택되고 있는 것이 분할계약제도이다. 분할계약(Losteilung)이란 물
량이나 업무내용(사업분야)에 따라 발주단위를 분할하여 공고하여야 할 의무를 부여
하는 제도이다. 이는 중소기업들에게 입찰의 기회를 부여하고 대기업의 자진 불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보호에 적절한 수단일 뿐 아니라, 입찰참가자
의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입찰경쟁이 활발하게 되어 경쟁으로 인한 효율성도 증진시
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떠한 정치적 또는 정책적 입장이 우리 헌법적 가치에 더욱 부합하는지에 대해
평가하고 분석한다는 관점에서 정치적 또는 정책적 문제를 헌법(문제)화하는 것(‘정
치의 헌법화’)은 민주적 헌정체제에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헌법을 해석하여 자신과 다른 정치적 입장을 위헌으로 규정하려는 것
(‘헌법의 정치화’)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헌법은 특정한 경제질서를 모델로 채택하지 않고 경제질서에 있어서 개방적
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입법자는 경제규제를 위해 광범위한 재
량을 가지고 다양한 정책을 입안할 수 있다. 경제규제와 관련해서 ‘정치의 헌법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규제와 관련한 그간의 헌법적 논의를 보면 특정
한 경제규제정책을 옹호하거나 반대로 이를 위헌이라고 규정하기 위해 경제관련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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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정을 좁게 해석하려는 시도들, 즉 ‘헌법의 정치화’ 현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제
헌법의 정치화를 극복하고 정치의 헌법화를 통해 헌법해석론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이를 통해 우리 헌법규범에 내재하고 있는 다양성과 합리성을 사회발전을 위한 재
료로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제어: 경제규제, 경제헌법, 경제질서, 사회적 시장경제, 경제민주화, 공생발전,
분할계약제도
. 들어가는 말: 경제규제 논
의에서 탈이데올로기화와
법학의 임무
. 경제규제의 의의와 범위
. 경제규제에 관한 헌법규범
.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
국가계약법에 의한 중
소기업 보호를 중심으로
. 나가는 말
들어가는 말경제규제 논의에서 탈이데올로기화와
법학의 임무
최근 경제규제 논의에서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공생발전이다. 경제민주
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공생발전을 위해 어떠한 규제수단 채택할 것
인지에 대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긴급
한 사회정치적 의제로 인정하는 데는 모두 동의하고 있으며, 그 스펙트럼
의 편차도 과거 어느 때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데에는 여러 가지 정치경제적 배경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지난 대통령선거이다. 혹자는 정당 간 이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책 간의 차이가 희박해진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공
개된 토론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절충과 타협이 이루어지고 각 정
파 내의 극단적인 입장이 수정되고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이래로 정부규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규제완화가 자유와
효율의 증대를 통해 사회적 합리성을 보장할 것이라는 지적 조류가 지배
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개별경제영역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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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4
하여야 한다는 규제완화의 주창자이기도 하지만,1) 규제완화 자체가 곧 합
리성과 자유의 증진을 내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에 대해서는 이러
한 주장은 도그마에 불과하며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점을 논증하고, 경제
규제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극복하여야 한다는 점을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다.2) 과도한 규제를 경계해야 하듯이 과도한 규제완화가 야기하
는 불합리성도 극복되어야 한다. 규제나 규제완화 중 어느 하나가 선험적
으로 좋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에는 시장이 자유의 확대와
효율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장주의자(규제완화론자)들이 있
고, 다른 한편에는 시장만능주의로 인한 공공성 파괴를 회복하기 위해 정
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규제주의자(규제옹호론자)들이 있다. 현실
의 규제정책 전개과정에서는 이들 이데올로기적 입장 사이의 정치적
우열 상황에 따라 ‘과도한 규제’와 ‘과도한 규제완화’가 불필요하게 반
복되는 현상이 목도된다.
시장주의자들은 종종 규제개혁의 국면을 활용하여 합리적이고 필
요한 규제까지도 폐지하고자 한다. 이들은 공공선택론에 근거하여
규제의 폐해 내지 부당성을 실증적으로 제시하고자 하지만,3) 이들의
1) 개별경제영역에서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글로는 이원우, “식품안전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식품안전법연구I-현행 식품안전법제의 쟁점과 개선과제 , 경인문화사, 2008. 10. 17, 1-75면; 이원우, “우리나라에서 방송통신 융 합에 따른 규제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이원우 편, 방송통신법연구IV-방송통신 융 합환경에 따른 규제체계의 대응 , 경인문화사, 2008. 10. 17, 193-224면; 이원우, "법령상 부작위의무(금지행위)의 반복적 위반과 시정명령 위반의 판단기준", 경제규제와 법 제1권 제1호, 2008. 5, 123-130면; 이원우, “통신법상 개별약정의 허용성과 그 한계”, 행 정법연구 제16호, 2006. 10. 1-21면; 이원우, “현행법상 통신이용요금의 규제”, 권오승 편, 정보통신과 공정거래 , 법문사, 2006. 2, 181-206면; 이원우, “통신시장규제에 있어 서 전문통신규제기관과 일반경쟁규제기관의 관계”,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 10, 319-345면 등 참조. 일반론으로서 규제완화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이원우, “규제형평제도 의 구상 좋은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언”, 뺷행정법연구뺸제27호, 2010. 12, 1-47면; 이원우, “행정부패: 행정규제의 부패구조에 대한 법정책적 대응”, 김인영 외, 비리와 합 리의 한국사회 , 소화, 1999. 5. 24, 213-252 면 참조.
2) 이원우, “행정법상 정부규제의 본질”, 뺷육사논문집뺸제38집, 1990. 6, 131-162면; 이 원우, “변화하는 금융환경하에서 금융감독체계 개선을 위한 법적 과제”, 공법연구 제 33집 제2호, 2005. 2, 35-94면: 이원우, “경제규제와 공익”, 뺷법학뺸제47권 제3호, 서울대학 교 법학연구소, 2006. 9, 89-120면;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완화”, 뺷저스티스뺸제106호, 2008. 9, 355-422면; 이원우, “규제형평제도의 구상 좋은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 언”, 뺷행정법연구뺸제27호, 2010. 12, 1-47면; 이원우,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전략과 과제 빲법 및 법정책의 역할을 중심으로”, 뺷재정법연구뺸창간호, 2008. 8, 119-164면.
3) 이러한 입장으로는 Levine / Forrence, Regulatory Capture, Public Interest, and the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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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5
실증분석은 실증적인 반증으로 인해 그 설득력이 반감되어 가고 있
다.4) 때때로 규제가 이익집단의 사익추구행위에 의해 왜곡되는 사례
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규제의 본질을 사익추구행위
로만 규정할 수는 없다. 설사 이익집단이 사익을 추구하려는 경우에
도 입법절차나 행정절차 등 공개적인 공적 토론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공익적 가치에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5)
이에 반하여 규제주의자들은 시장의 실패나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
키기 위한 규제도입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영역까지 정부의 규제권
한을 확대하고 강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공익을 위해 만들어진
규제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려는 이익집단들의
활동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6)
요컨대 규제는 공적 규범적 계기로서 공익추구와 사실적 계기로서 사익
추구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경제규제가 특정집단의 독점적 이윤추
구의 도구로 전락되지 않고 공익실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는 정보공개, 행정에 대한 주민참여, 민주적 행정절차 등이 확립되어야
한다.7)
법학의 탈이데올로기화가 법학의 임무를 전통적 법학 내지 법도그마틱
의 관점으로 축소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데올로기와 정책은 다른 것이다.
Agenda: Toward a Synthesis, 6 J. L., Econo. & Org. 167, 185(1990) 참조. 규제를 포획의 관점 에서 실증적으로 논증하고, 수요공급의 관계로 설명한 고전적인 문헌으로는 Stigler, The Theory of Economic Regulation, 2 Bell J. Econ. & Mgmt. Sci. 3, 4, 11-12(1971); Posner, Theories of Economic Regulation, 5 Bell J. Econ. & Mgmt. Sci. 335, 344, 346(1974); Peltzman, Toward a More General Theory of Regulation, 19 J. L. & Econ. 211, 212(1976) 등 참조. 이에 대한 소개 의 글로는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3-33면 참조.
4) 이들 이론의 문제점은 이미 초기부터 지적되어왔다. 이에 대해서는 이원우, 뺷경제 규제법론뺸, 2010, 3-33면 참조.
5) 규제에 대한 공공선택이론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행정절차 내지 행정과 정론적 입장에서 규제의 공익적 기능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고 옹호하는 주장으로는 Croley, Regulation and Public Interests: The Possibility of Good Regulatory Government(2008) 참 조, 특히 pp. 159-236에서는 사익을 추구하는 이익집단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료들의 공익적 임무수행에 의해 공익이 어떻게 보호되었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6) 포획이론에 입각한 규제 비판에 대하여는 위 각주(3)의 문헌 참조.
7) 이러한 결합이론의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원우, “행정법상 정부규제의 본질”, 뺷 육사논문집뺸제38집(1990. 6), 131-162면(=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3-33면) 참조. 이러한 필자의 입장과 유사한 접근방식으로는 Croley, Regulation and Public Interests: The Possibility of Good Regulatory Government(200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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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6
법은 그 자체로서 정책의 결과이자 정책의 목표와 수단을 담는 그릇이다.
법학이 이데올로기를 포기하여야 한다는 것(법학의 탈이데올로기화 내지
이데올로기적 중립성)이 정책적 문제에 대하여 침묵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법학은 정책적 문제를 구체적 개별적 사안에 따라 차별화하여 논
의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그리고 차별화된 답변을 찾아야 한다.8) 법과 정
책이 혼동되어서도 안 되지만, 양자를 인위적으로 분리하여서도 안 될 것
이다.
경제규제의 의의와 범위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리고 집권세력의 성격에 따라 내용과 형태, 성질
을 달리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경제규제가 존재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
다.9)(경제규제의 보편성과 특수성) 이하에서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의 연구 대상인 경제규제의 개념과 경제규제의 유형을 성질에 따라 살
펴본다.
경제규제의 개념
규제, 감독, 유도, 지도, 조종 등 국가가 경제영역에 개입하는 현상을 설
명하는 용어는 매우 다양하며, 여기에 통일된 어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다. 경제규제의 개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해가 가능하지만, 이 글에서 경
제규제란 공공주체가 생산이나 급부의 주체가 아닌 제3자로서 경제과정에
개입하여 경제주체들의 행위를 규율 유도 조성 금지 통제하는 작용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한다.10)
규제의 개념을 이렇게 넓게 파악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규
8) 이러한 입장에 대한 독일 문헌으로는 Osterloh, VVDStRL 54 (1995), 208 f, 240.; Bauer, VVDStRL 54(1995), 267; 그밖에 독일 공법학회 여러 학자들의 입장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VVDStRL 54(1995), 301 ff. 참조. 또한 R. Schmidt, Die Verwaltung(1995), S. 284; v. Arnim, Rechtsfragen der Privatisierung(1995) 참조.
9) 최송화/이원우 역, 롤프 슈토버 저, 뺷독일경제행정법뺸 (R. Stober, Wirtschaftsverwaltungsrecht, 1994), 법문사, 1996, 56면. 경제규제의 역사에 대하여는 최송화/ 이원우 역, 롤프 슈토버 저, 뺷독일경제행정법뺸, 법문사, 1996, 35-55면 참조.
10) 이에 대하여 상세한 논의는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0-1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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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7
제를 좁게 정의하면, 경제영역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규제이슈를 논의에서
제외시킬 우려가 있다. 둘째, 다른 사회과학에서의 논의와 학제적 연구를
위해 경제학, 행정학, 정치학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법과 가능하면 동일한
용어법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경제규제의 유형
경제규제의 개념을 위와 같이 파악할 때, 경제영역에서 공익실현을 위
해 법제도가 개입하는 방식, 즉 경제규제의 방식은 이론적으로 세 가지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다.
첫째, 경제규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계약의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계약법제와 재산권보장이다. 이는 자유로운 시장질서가 형성되기 위한 최
소한의 법제도적 요청이다.11)
둘째, 계약법제와 재산권보장에 더하여 자유로운 경쟁질서 그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경쟁법적 규제가 동원될 수 있다. 경쟁법적 규제의 범위와
정도에 대해서는 다시 여러 가지 차원이 존재하지만, 경쟁질서 자체를 파
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제재하여야 한다는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
서 이론적으로 하나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서의 경쟁법적 규제란
시장경쟁질서를 전제로 한 경찰법적 규제를 의미한다.
셋째, 계약법제, 재산권보장 및 경쟁법적 규제에서 더 나아가 효율적이
고 정의로운 경제질서의 형성을 위해 추가적인 규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기존의 시장경쟁질서를 보호하고 단순히 유지하는 경찰행정작용의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조건을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때로는 사회적 목
적 실현을 위해 국가가 개입한다는 점에서 정서행정 내지 유도행정, 나아
가 사회행정목적의 규제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번째 유형의 규제는 그 기능 내지 목적을 기준으로 유효경쟁
형성을 위한 적극적 경쟁형성규제 영업법적 규제(협의의 경제규제) 기술
안전규제 사회정책적 규제 산업정책적 규제 등으로 세분하여 유형화할
수 있다. 이들은 경쟁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유효경쟁규제와 경쟁 이외의
공익목적을 위한 규제로 나눌 수 있으며, 후자는 다시 영업법상 규제나
11)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Eucken, Grundsätze der Wirtschaftspolitik, 6. Aufl.(1990), S. 254 ff., 270 ff.; 권영설, “국가경제와 법”, 뺷공법연구뺸 제29집 제2호(2001), 1-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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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8
산업정책적 규제와 같이 경쟁의 형성 보호와는 무관하지만 경제적 목적
을 달성하기 위한 규제와 환경규제, 보편적 서비스 제공과 같이 사회적
목적을 위한 규제, 공공의 안전을 위한 기술규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상의 분류를 도식화하면 아래 표와 같다. 요컨대 경제규제의 다양한 유
형별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에 차이가 존재하며, 경제규제가 달성하
고자 하는 공익의 요소를 시장의 존재, 경쟁보호, 경쟁형성, 영업상 위해
의 방지 제거, 경제성장, 기술상 위해의 방지 제거, 환경보호, 소득분배
계층대립해소 사회적 연대강화와 같은 형평성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
다.
규제목적에 따른 경제규제의 유형
규제목적․ 기능 경제영역에서 규제유형
시장의 구성요소 재산권법제
계약법제
경제적 목적
경 쟁 일반경쟁규제(소극적 경쟁질서보호)
유효경쟁규제(적극적 경쟁형성규제)
영업법상 위해(경제적 위해)방지 및 제거 영업법적 규제(협의의 경제규제: 진입규제․ 사업영역규제․ 가격규제․ 품질규제 등)
경제성장․ 발전 산업정책적 규제
비경제적 목적
기술상 위해의 방지 및 제거 기술․ 안전규제
환경보호 환경규제
형 평 사회정책적 규제
기 타 기 타
경제규제와 자유
경제규제는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고 규제완화는 자유의 회복을 가져온
다는 가설은 공법관계를 ‘규제자로서 국가 v. 피규제자로서 국민’의 양극적
대립관계로 파악하는 데서 오는 오류이다. 국민은 시장지배적 대기업, 중
소기업, 영세자영업자, 소비자, 근로자 등 다양한 계층과 집단을 포함한다.
모든 국민을 추상적으로 파악하여 국가에 대립하는 하나의 집단으로 상정
하는 것은 근대 형식적 법치주의의 추상적 인간관에 기초한 것으로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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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9
는 실질적 정의를 내용으로 하는 현대 법치국가에서는 극복되어야 한다.
현대규제국가에서 공법관계는 다극적 관계로 파악하여야 한다. 적어도 ‘규
제자빲피규제자빲규제수익자’라는 3각구도로 파악하여야 그 실체를 올바
로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정부빲기업빲소비자(일반국민)’, ‘정부빲시장지
배력 있는 대기업-대기업과 경쟁하는 중소기업’, ‘정부빲기업빲근로자’ 등의
관계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공법상 생활관계를 이렇게 파악하게 되면
규제와 자유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기업규
제는 피규제자인 기업에 대해서는 자유의 제한이지만, 소비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자유의 보장을 의미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그와
경쟁하는 비지배적 사업자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근로자를
위한 규제는 기업의 자유를 제한하지만, 근로자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다. 규제는 직접 상대방의 관점에서는 자유의 제한이지만, 다른 한편에서
는 자유의 확대로서의 의미를 가진다.12)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규제란 단순히 자유의 억압이 아니라 대립 충
돌하는 자유들 사이에서 누구의 자유를 보장해줄 것인가의 선택이거나 또
는 충돌하는 자유들 사이의 조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기업에 대한 규
제를 완화하는 것은 소비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고, 시장지배적 대기업
에 대한 규제의 완화는 그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기업들의 자유를 제한
할 수 있다. 개인의 자유는 국가에 의해서 뿐 아니라 사회 제세력, 예컨대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른바 시장권력)에 의해서도 제한될 수 있다.13)
국민들 상호간에 있어서도 일방이 사실상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력
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사회권력 내지 시장권력에 대한 규제를
통해 다른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과 마찬가지로 자유회복의 의미를 지닌다. 국가권력과
마찬가지로 모든 권력은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범위에서 인정될 수 있
고 또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
도적 장치 또한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규제든 규제완화든 선택의 문제이며, 가치중립적인 도
12)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34-206면, 특히 137-146 면 참조.
13)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권력에는 시장권력 외에도 다양한 세력이 있을 수 있 다. 예컨대 종교단체나 문중 등 전통적인 사회관계 내에서도 (사실상의) 권력이 형성되고 그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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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10
구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어느 자유 내지 가
치를 보호 옹호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합리적 발전을 위해 타당한가를
헌법질서에 비추어 검토하는 것이 관건이지, 규제냐 규제완화냐가 선험적
으로 주어진 규범적 명령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규제나 규제완화는 헌법과
법에 의해 설정된 공동체질서를 올바로 형성하기 위해 국가가 채택할 수
있는 다양한 임무수행방식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경제규제에 관한 헌법규범
개관
민주적 헌정체제에서 헌법이 규범력을 획득함에 따라 국가의 성격이 헌
법규범에 따라 규정되고, 이에 따라 시장 내지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
범위와 강도, 성격에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따라서 어떤 경제규제정책
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헌법상 경제질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
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상당한 연구가 있었지만, 여전히 다른 입장들이
대립되어 있으므로 주요쟁점을 검토하기로 한다.
우리나라 헌법상 경제질서에 관한 논의는 두 축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
나는 우리나라 헌법상 경제질서가 다양한 경제질서 모델 가운데 어떠한
모델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의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질서에 관한 기본
원칙으로서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두 축의 논의와 관련해서 최근에는 제119조 제2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가 논의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제119조 제2항의 해석론 문제이다. 이하에서 위의 쟁점을
차례로 검토한다.
헌법상 경제질서
(1) 개관
경제질서(Wirtchaftsordnung)는 경제체제(Wirtschaftssystem)와 구별되는 개념
이다. 경제체제란 이론적으로 유형화된 경제질서의 모델로서 이념형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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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11
미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경제질서란 경제영역에서 구현된 실정법규범의
총체를 의미한다. 경제체제는 시장경제(거래경제)와 계획경제(중앙관리경
제)를 양극단으로 해서 혼합경제,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
거시조종적 시장경제(global gesteuerte Marktwirtschaft), 경제계획에 따른 시장
경제(Planifikation),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등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
다.14) 다만, 혼합경제란 시장경제의 요소와 계획경제의 요소가 혼합된 경
제체제를 의미하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든 경제질서를 포괄하는 개념으
로서 아무런 유형적 특징을 제시할 수 없고, 이러한 관점에서 혼합경제라
는 관념은 경제체제론의 유형으로서는 부적절한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15)
헌법상 경제질서에 대한 과거의 논의는 ‘헌법이 어떠한 특정의 경제체제
를 채택하였는가?’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대체로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로 파악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여전
히 다수설은 물론이고 우리 헌법재판소도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란 독일의
특수한 경제질서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우리나라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칭하는 것은 잘못이고 이를 혼합
경제로 파악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16) 이러한 견해 차이는 사회적 시
장경제질서의 개념 내지 그 규범적 의미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하에서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라는 용어가 ‘Soziale Marktwirtschaft’라는
독일어의 번역어이고, 이 개념이 독일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점에서 사회
적 시장경제질서에 대한 독일의 논의를 검토한 다음, 우리나라 헌법상 경
제질서를 경제헌법의 개방성 중립성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러한
논의를 기초로 하여 우리 헌법상 경제관련 규범의 의미를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4) 경제체제의 유형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은 최송화/이원우 역, 롤프 슈토버 저, 뺷경제 행정법뺸, 56-72면 참조.
15) 같은 견해 최송화/이원우 역, 롤프 슈토버 저, 뺷경제행정법뺸, 61면.
16) 예컨대 김형성, “경제헌법과 경제간섭의 한계”, 뺷공법연구뺸제21집, 1993, 225-252면, 특히 237-241면; 전광석, 헌법 제119조, 뺷헌법주석서 IV뺸, 법제처, 2010. 2, 478면. 전광석 교수는 기본적으로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는 개방성을 가진다고 보면서 구체적인 경제질 서의 형성은 혼합경제질서의 범주 내에서 입법적 결정에 유보되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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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12
(2) 사회적 시장경제질서
1) 역사적 배경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질서가17) 정립되는 데에는 20세기 전반 독일 프
라이부르크 학파를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us)18) 내지 질서
자유주의(Ordo-Liberalismus)19) 이론이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19세기말 자본
주의의 모순이 심화되어 사회경제적 문제가 극심해지자 20세기 전반 유럽
에서는 자유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권위적인 전체주의의 위협이 확산되
었다. 한편으로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에 따른 좌익 전체주의가 세력을 확
장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나치즘이나 파시즘과 같은 극우파 정치
세력이 강력한 정치권력으로 등장하여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였다. 자유주
의 시장경제체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케인즈주의가 등장하여 경제
정책의 지도이념으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자유주의적 가치
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케인주주의도 결국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
고 시장질서를 왜곡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신자유
17)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기본이념과 경제정책원리 등에 대해서는 Wilhelm Röpke, Richtpunkte des liberalen Gesamtprogramms(1944), aus : ders., Civitas humana, Grundfragen der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reform, 1949, S. 73-100, in : Stützel u.a.(Hg.), Grundtexte zur Sozialen Marktwirtschaft, 1981, S. 227-232; Alfred Müller-Armack, Die Wirtschaftsordnung, sozial gesehen, Denkschrift vom 1. 7. 1947, in : ders, Generalogie der Sozialen Marktwirtschaft, Frühschriften und weiterführende Konzepte, 1974, S. 83-89; Franz Böhm, Die Bedeutung der Wirtschaftordnung für die politische Verfassung, SZ 1946, S. 141 ff., in : Ulrich Scheuner(Hg.), Die staatliche Einwirkung auf die Wirtschaft, 1971, S. 85 ff.; Walter Eucken, Grundsätze der Wirtschaftspolitik, 6. Aufl.(1990), S. 254-291, 291-304 등 참조.
18) 경제이론사에서 신자유주의란 원래 1930년대 Eucken, Röpke, Böhm 등에 의하여 정립 발전되어 전후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형성에 기여한 경제이론을 지칭 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영미권의 신보수주의에 입각한 경제정책도 신자유주의라고 칭 하고 있으나 양자는 그 이론적 배경이나 내용에 있어서 상당히 다른 이론이다. 이들 두 이론적 입장의 구별에 대하여는 김성구, 뺷경제위기와 신자유주의뺸(1998), 109-115면 참조. 물론 이들 두 사상적 조류를 주도한 사상가들이 대부분 하이예크를 중심으로 한 ‘몽 펠르랭 소사이어티(Mont Pelerin Society)’의 회원으로 활동했고 전체주의에 대항해서 자 유주의의 복원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사상적 근원은 같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독일에서는 시장권력 자체에 대한 제도적 규율에 주목하였던 데 반해 영미에서는 자유방임적 성격이 점차 강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경제질서로 발전하게 된다.
19) 질서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의 독일적 형태로서 1937년 출판된 오이켄의 뺷국민경제 의 기초뺸(Eucken, Die Grundlagen der Nationalökonomie, 1937)에서 출발하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물론 오이켄은 이 저서의 출간 전에 여러 논문을 통해 이론적 기초를 제시하였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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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13
주의 내지 질서자유주의는 이러한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고전적 자유주의
의 본원적 가치인 인간의 자유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경제가 고전적 자유
주의에서 상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인식에 근거하여 자유주
의 시장경제질서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지성사적 운동이다.
2) 독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고전적 모델
제2차 세계대전 후 서독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관념을 형성하는 데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것은 발터 오이켄(Walter Eucken), 프란츠 뵘(Franz
Böhm), 빌헬름 뢰프케(Wilhelm Röpke) 등 독일어권의 신자유주의 내지 질서
자유주의 이론가들이다. 이들은 고전적 자유주의 시장경제질서의 폐해를
시장권력, 즉 독과점에서 찾고,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는 시장경제를 목
표로 설정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어떠한 형태의 시장권력도 국가가 저지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질서자유주의의 창시자인 발터 오이켄(Walter Eucken)은 시장경쟁의 자유
로운 운동이 시장경쟁의 조건 자체를 파괴하는 경향, 즉 독점화경향과 계
급대립의 경향을 가진다고 설파하고, 따라서 국가는 이러한 경향을 차단
하는 정책으로 시장경쟁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하였다.20) 그 예로는
시장권력의 억제 및 수정을 위한 정책(반독점정책)과 사회복지정책(계급대
립 해소정책)을 들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조절적 개입으로 경쟁질서가 유
지될 경우에 비로소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운동은 최적 균형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란츠 뵘(Franz Böhm)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
하였다. “경제적 자유를 요구하는 자는 시장에서 권력을 보유할 수 없으
며, 시장권력을 보유하는 자는 경제적 자유를 요구할 수 없다.”21)
이러한 신자유주의 내지 질서자유주의 이론은 제2차 세계대전 이
후 루드비히 에어하르트(Ludwig Erhardt)와 알프레드 뮐러-아르막
(Alfred Müller-Armack), 프란츠 뵘(Franz Böhm) 등에 의해 ‘사회적 시장경
제’(Soziale Marktwirtschaft)라는 이름으로 서독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수
20) 이러한 오이켄의 경제이론에 대해서는 Walter Eucken, Grundsätze der Wirtschaftspolitik, 6. Aufl. (1990), passim. 참조.
21) Franz Böhm, Die Bedeutung der Wirtschaftordnung für die politische Verfassung, SZ 1946, S. 141 ff.(= Ulrich Scheuner(Hg.), Die staatliche Einwirkung auf die Wirtschaft, 1971, S. 85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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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14
용되어 꽃을 피우게 된다. 따라서 사회적 시장경제의 내용을 이해하
기 위해서는 사회적 시장경제이론의 토대를 제공한 오이켄, 뵘, 뢰프케
등의 경제이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이켄(Walter Eucken)은 시장질서가 형성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에 따르면, 자유로운 경쟁이 자유와 효율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질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경쟁질서의 구성원
리’(konstituierende Prinzipien der Wettbewerbsordnung)와 ‘경쟁질서의 규제원
리’(regulierende Prinzipien der Wettbewerbsordnug)라는 두 가지 원리가 구현되
어야 한다고 보았다.
‘경쟁질서의 구성원리’22)란 자본주의의 일반적 조건(외적 조건)을 창출하
기 위한 국가정책으로서, 시장경쟁질서의 기초가 되고 있는 행동규율시스
템을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사적 소유권, 책임, 계약의 자유, 화폐가치의
안정, 개방된 시장, 경제정책의 불변성 등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쟁질서의 구성원리’는 고전적 자유주의에서도 인정하
던 것이다. 고전적 자유주의 이론에 따르면, ‘경쟁질서의 구성원리’에 의해
시장의 기본적 조건이 창출되면 시장경쟁의 자유로운 운동을 통하여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 최적 균형이 달성되며, 따라서 그 이
외의 국가의 개입은 부인된다.
‘경쟁질서의 규제원리’란23) 이러한 점에서 고전적 자유주의와 질서자유
주의를 구별해주는 핵심적인 경제정책원리로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유지
하기 위한 원칙이다. 오이켄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장경쟁
의 자유로운 운동이 시장경쟁의 조건 자체를 파괴하는 경향, 즉 독점화경
향과 계급대립의 경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을 차단하여 시장
경쟁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제정책이 필요하다. 예컨대, 독점과 카르텔을
방지하여 시장권력을 억제하고 수정하기 위한 반독점정책, 소득재분배정
책, 사회정책, 노동시장정책 및 환경정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24) 오이켄
22) 오이켄의 '경쟁질서의 구성원리'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Walter Eucken, Grundsätze
der Wirtschaftspolitik, 6. Aufl.(1990), S. 254-291 참조.
23) 오이켄의 ‘경쟁질서의 규제원리’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Walter Eucken, Grundsätze
der Wirtschaftspolitik, 6. Aufl.(1990), S. 291-304 참조.
24) Lüder Gerken/Andreas Renner, Die ordnungspolitische Konzeption Walter Euckens, in : Lüder Gerken (Hrsg.), Walter Eucken und sein Werk : Rückblick auf den Vordenker der sozialen Marktwirtschaft, 2000, S.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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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15
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를 통해 경쟁질서가 유지되어야 비로소 시장에서
의 자유로운 운동이 최적 균형을 보장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의 개입은
경쟁조건의 유지를 위한 개입이며, 케인즈주의와 같이 시장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국가개입은 부정된다. 이 점에서 질서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
의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뢰프케(Röpke)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이론은 나치즘의 통제경제에 대한 반
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에 의하면 집단주의로 빠지지 않기 위한 대안은
시장경제일 수밖에 없지만, 여기서 시장은 독점, 경제력집중, 이익집단에
의한 무정부적 상태 등을 허용하지 않는 시장이어야 한다.25) 왜냐하면, 시
장은 사회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요소, 즉 하위사회(sub-society)에
불과하므로 시장의 보호도 사회 전체의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
다. 이에 따라 진정한 경쟁질서의 창출을 위한 ‘반독점정책’, 반자유
방임정책(Anti-Laissez-faire)인 ‘적극적 경제정책’, 경제적 휴머니즘으로서
‘경제사회적 구조정책’(이는 시장의 사회적 조건을 만드는 정책으로서 도농
간, 일차산업과 이차산업간, 지역간의 인구 및 소득분배 정책을 말한다.),
인류학적 사회학적 틀의 형성을 위한 ‘사회정책’ 등 네 가지 유형의 경
제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뢰프게의 경제정책의 특징은 ‘적극적 경제정책’
과 ‘사회정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26)
반자유방임정책(Anti-Laissez-faire)인 ‘적극적 경제정책’은 다시 ‘기본정책’과
‘시장정책’으로 구분된다. ‘기본정책’(Rahmenpolitk)이란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필요한 틀, 즉 경쟁규칙과 감독기구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법적 도덕적
틀 없이 공정한 경쟁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정책’은 시
장의 자유에 대한 개입으로서 뢰프케는 이를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고
하였다. 이러한 시장정책은 다시 두 가지 정책으로 구성되는데, 경제생활
의 곤란을 완화시켜주기 위한 이른바 ‘적응정책’(농업, 수공업, 소상인, 노
동자 등 특별히 취약한 경제생활영역에 대한 지원정책)과 개입주의가 집
25) Wilhelm Röpke, Richtpunkte des liberalen Gesamtprogramms(1944), aus : ders., Civitas humana, Grundfragen der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reform, 1949, S. 73-100, in : Stützel u.a.(Hg.), Grundtexte zur Sozialen Marktwirtschaft, 1981, S. 228.
26) 이러한 뢰프케의 경제정책이론에 대하여는 Wilhelm Röpke, Richtpunkte des liberalen Gesamtprogramms(1944), aus : ders., Civitas humana, Grundfragen der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reform, 1949, S. 73-100, in : Stützel u.a.(Hg.), Grundtexte zur Sozialen Marktwirtschaft, 1981, S. 227-23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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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16
단주의로 빠지지 않기 위한 원칙인 이른바 ‘시장조화적 경제정책’이 그것
이다.27) 후자는 시장개입도 시장경제체제에 부합하는 방식의 개입수단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데, 뢰프케는 이를 알코올을 섭취하고자
할 때에도 에틴알콜과 메틸알코올을 구별해야 하는 것에 비유하였다. 다
른 경제정책이 주로 정부의 경제규제의 근거 내지 정당화 사유로부터 도
출되는 것으로서 경제정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면, 시장조화적 경제정
책은 그러한 경제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식을 규율하는
정책원리이다.
인류학적 사회학적 틀(사회)의 형성을 위한 ‘사회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장은 인간의 사회생활의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경쟁자, 생산자, 소비자, 노조원, 주주, 투자자, 사업가 등
이기 이전에 단순한 인간이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 인간은 가족,
이웃, 회사동료 등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정의, 명예, 이타적 봉사심, 평화,
성취감, 심미감 등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사회가 건전
하지 못하고 능률적이지 못하면, 그러한 사회에서 시장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요컨대, 시장은 그것이 잘 기능할 수 있는 틀(사회)을 필요로 한
다. 시장경제의 핵심인 개인주의는 이러한 휴머니즘과 사회적 원리에 의
해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이 균형이 깨지면 시장경제도 존립할 수 없다
는 것이다.28)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사회적 시장경제 이론의 고전적 모델의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사회적 시장경제 이론은 고전적 자
유주의와 달리 시장질서가 형성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문제에 관심을 가
진다. 따라서 사회적 시장경제의 경제정책은 경쟁정책과 사회정책을 핵심
으로 한다. 시장에서의 자유(계약의 자유, 경쟁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결
과적으로 경제력의 집중을 야기하는 한, 시장권력을 통제하기 위해 강력
한 국가를 필요로 하며, 경제력남용 및 기업결합의 통제, 카르텔의 금지
및 해체 등이 경제규제의 전형적인 수단으로 채택된다. 또한 공고한 사회
27) Wilhelm Röpke, Richtpunkte des liberalen Gesamtprogramms(1944), aus : ders., Civitas humana, Grundfragen der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reform, 1949, S. 73-100, in : Stützel u.a.(Hg.), Grundtexte zur Sozialen Marktwirtschaft, 1981, S. 229 f.
28) Wilhelm Röpke, Richtpunkte des liberalen Gesamtprogramms(1944), aus : ders., Civitas humana, Grundfragen der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reform, 1949, S. 73-100, in : Stützel u.a.(Hg.), Grundtexte zur Sozialen Marktwirtschaft, 1981, S.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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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17
정책의 틀 위에서만 경제정책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경제정책은 사회정책과 유리되지 않고, 오히려 사회정책이 경제정책의 중
요한 구성요소를 이룬다. 방법론상으로 ‘경제적 인간’(homo oeconomicus)의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으며, 시장의 무오성이나 완전성을 기초로 하지도
않는다.29) 다만, 사회적 시장경제 이론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 경제이론으
로서 시장질서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입하기 때문에 경제과정에 직접개
입하지 않으며, 경제성장이나 경기부양을 위한 거시조정적 경제정책을 부
인한다는 점에서 케인주주의와 구별된다.
3)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개념적 확장과 경제정책적 함의
사회적 시장경제란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질서자유주의 내지 신자유주
의 이론이 현실 정치에 의한 경제정책으로 수용되어 정립된 개념이다. 따
라서 그 발전과정에서 이론적 순수성보다 정치적 수용성과 정책의 집행가
능성 등 실용적 관점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이에 따라 초기 이념적 모
델에 상당한 수정이 가해지게 된다. 특히 1960년대 중반 스테그플레이션으
로 인한 경제위기를 맞자, 정치적으로 사회민주당(SPD)과 기민련(CDU)/기
사련(CSU)의 대연정이 구성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민주당의 경제정책이 수
용되면서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개념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즉, 1967
년 기본법 제109조를 개정하여 “전체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한 국가의 계
획과 조정”을 경제정책의 중심원리로 도입함으로써 경기부양과 경제성장
을 위한 재정정책의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였고, 이에 따라 이른바 경제안
정법(Stabilitätsgesetz : Gesetz zur Förderung der Stabilität und des Wachstums
der Wirtschaft)을 제정함으로써 질서정책에 중대한 수정을 가하게 된다.30)
29) 경제정책 내지 시장에 대한 인류학적 사회학적 접근은 이미 아담 스미스에서도 발견된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 앞서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을 저술하였는데, 이 책은 자유로운 인간들의 사회 및 이를 기초로 하는 시장경제질서의 정신적 도덕적 조건들에 관한 것이다.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따르면 인간의 이기심이란 중립적 관찰자의 관점에서 통제되며 또한 그러하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는 아담 스미스, 박세일/민경국 공역, 뺷도덕감정론뺸, 비봉출판사, 1996 참조. 합리성의 개념이 분화되어 오늘날과 같이 경제적 합리성으로 축소된 것은 한계효용학파에 이르 러서이다. 경제적 합리성만으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은 오늘날 행동경 제학에 의해 점차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대니얼 캐너먼 은 그의 저서 뺷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뺸(이진원 역, 김영사, 2012)에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인간의 행동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30) 서독에서 ‘거시조종적 경제정책’(globalgesteuerte Wirtschaftspolitik)의 관념이 구체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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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18
따라서 오늘날 독일의 경제질서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헌법상 경제
질서는 사회적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지만, 현실정치에서 경제정책
에 의해 구현된 사실상의 경제질서로서 -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불리고 있
지만, 고전적 형태의 사회적 시장경제와는 달리 국가의 적극적 재정정책
을 허용하여 거시조종적 시장경제체제의 성격도 포함하게 되었다. 이 점
에서 오늘날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란 여전히 고전적 형태의 사회적
시장경제 이론이 그 배경을 이루고 경제정책의 골간을 형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 ‘헌법상 사회국가원리가 경제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
이 일반적이며 고전적인 사회적 시장경제보다 넓은 개념으로 사용된다고
하겠다. 다만 1980년대 이후 경제안정법은 사실상 그 기능이 약화되었고,
1949년 이래 경제정책의 주도권은 기민당/기민련(CDU/CSU)과 자유민주당
(FDP) 등 보수정당이 줄곧 주도하여왔기 때문에 고전적 형태의 사회적 시
장경제에 따른 경제정책이 현실 경제정책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고 할 것
이다.
우리나라의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라고 칭하는 견해도
독일의 신자유주의모델로서 고전적 사회적 시장경제와 같은 의미로 우리
경제질서를 규정하려는 견해는 찾기 어려우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헌법상 경제질서가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라는 견해도 사회국가원리가 구현
된 시장경제질서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결과적으로는 혼합경제질서라는 견
해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제헌법의 중립성 내지 개방성을 어느 정도로 인정할 것인가
의 문제이다. 이에 따라서 입법정책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확보되고 민주
주의원칙에 따른 경제정책의 형성이 허용되는 범위 내지 정도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4) 독일 헌법상 경제질서의 중립성 개방성
독일의 헌법은 특정한 경제질서를 채택하고 있지 않다.31) 이를 경제헌
로 도입되는 데에는 쉴러의 역할이 주도적이었다. 쉴러의 경제정책에 관한 이론에 대하 여는 Schiller, Preisstabilität durch globale Steuerung der Wirtschaft, 1960 참조.
31) 제2차세계대전 직후 서독 기본법이 제정되던 당시 경제정책에 관한 정파별 입장에 대한 설명과 이러한 헌법제정사에 근거하여 경제헌법의 중립성 내지 개방성의 의미를 논 증하는 문헌으로 Martin Kriele, Wirtschaftsfreiheit und Grundgesetz, Zeitschrift für Rechtspolitik 1974, 105-1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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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19
법의 중립성 또는 개방성이라 하며, 이것이 독일의 확고한 통설32)이자 판
례33)의 입장이다. 독일헌법제정의 역사도 이러한 입장을 강하게 뒷받침한
다. 독일 기본법 제정 당시 헌법제정의회의 역할을 담당하였던 의회평의
회(Parlamentarischer Rat)에서 진보세력과 보수세력 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경제조항은 헌법규정에서 채택되지 못하였다. 비록 질서자유주의 내지 신
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은 정치세력이 수에 있어서 소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제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다
수를 점하고 있던 세력들 사이에 합의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경제
질서의 형성은 의회의 다수당이 구체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국
민의 지지를 받아 자유롭게 형성할 수 있도록 입법자의 몫으로 넘기게 되
었다. 당시 사회민주당은 헌법제정 후 시행되는 최초의 연방의회선거에서
제1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추상적인 경제조항에 관
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기보다 연방의 경제정책권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였고, 이러한 배경에서 경제질서 조항을 배제한 채 기
본법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34) 동서독의 통일 후에도 상하원
합동헌법위원회(Gemeinsame Verfassungskommission)에서 특정한 경제체제를
명문으로 규정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는 했지만,35) 동 위원회는 이를
헌법개정건의안에서 제외하였다.
독일의 경제질서로 논의되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는 헌법상 경제질서가
아니라 독일 헌법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2차대전 후 보수정당이 주도한
연방정부가 채택한 경제정책과 이에 의해 형성된 현실 경제질서를 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 정부의 변경에 따라 그 내용에도 여러 차례 변화가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일관된 기조가 유지되었는데, 그것은 독일헌법의 국
가구조원리로 천명된 사회국가원리가 경제영역에 투영된 것이라는 점이다.
사회국가원리가 구현된 시장경제질서라는 의미에서 독일 경제질서를 “사
회적” 시장경제질서라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은 원래 신자유주
의운동을 주창했던 경제이론가들이 모델로 제시했던 “사회적 시장경제질
서”와는 다른 것이고, 이러한 모델 내지 이념형으로서 사회적 시장경제질
32) 최송화/이원우 역, 롤프 슈토버 저, 뺷독일경제행정법뺸, 75-80면 참조.
33) BVerfGE 4, 7(17) 참조.
34) 이에 대하여는 최송화/이원우 역, 롤프 슈토버 저, 뺷독일경제행정법뺸, 73-80면 참조.
35) BT-Ds. 12/6000 v. 5. 11.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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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20
서를 포함하여 더 개방된 넓은 의미의 시장경제질서를 의미한다고 이해하
는 것이 옳을 것이다.
(3) 경제헌법의 규범성과 개방성 중립성
헌법상 경제질서를 특정한 경제체제로 규정하려는 견해는 헌법상 경제
질서가 가지는 규범적 의미를 고려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규범적 의미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때문이다. 만일 헌법이 특정한 경제체제를 자신의
경제질서로 채택하였다면, 이 경제체제에 부합하지 않는 경제관련 법령은
위헌으로 될 것이어서 입법재량을 지나치게 축소하게 된다. 입법재량이
축소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적인 토론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도출할 여지가
그만큼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36) 이는 헌법이 채택하였다고 하는 특
정 경제체제를 지지하지 않는 다른 국민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
져온다. 따라서 특정한 경제질서를 헌법이 채택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원
칙에 비추어 부적절하다. 입법례로 구 사회주의국가헌법에서 마르크스-레
닌주의를 국가의 공식적 이데올로기로 채택하면서 사회주의경제체제를 공
식적 경제체제로 규정한 바가 있었지만, 그러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경제헌법상 특정한 경제체제를 채택하여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또 그러한 입법례를 찾기도 어렵다. 우리 학계에서 마치 사회적 시장경제
질서를 채택하고 있는 것처럼 인용되고 있는 독일의 경우에도, 위에서 설
명한 바와 같이, 헌법상 경제질서를 특정한 경제체제로 규정하는 것을 ‘의
도적으로’ 배제하였고, 이에 따라 통설과 판례는 일치하여 헌법상 경제질
서는 개방성과 중립성을 가진다고 한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경쟁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독점규제정책과 계급갈등
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정책을 중요한 구성요소로 한다. 우리 헌법 제119조
제2항에서 국가의 규제와 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네 가지 경우를 상정
하고 있다. 이 중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라는 세
가지 사유는 사회적 시장경제에서 경제정책의 근거를 설명하기 위한 중요
한 구성요소이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규제와 조정의 헌법적 근거가 사회
36) 같은 견해로 Oliver Lepsius, Verfassungsrechtlicher Rahmen der Regulierung, in : Fehling/Ruffert (Hg.), Regulierungsrecht, 2010, S. 143-211, 153; 전광석, 헌법 제119조, 뺷헌법주 석서 IV뺸, 법제처, 2010. 2, 469-470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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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21
적 시장경제 이론에서 말하는 경제규제의 근거와 동일하다는 것만으로 우
리헌법이 사회적 시장경제를 헌법상 경제질서로 결단하였다는 결론을 도
출할 수는 없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규제수단의 측면에서 이른바 시장조
화적 개입주의라는 원칙을 채택하고 있고, 이것이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독자성을 특징지우는 중요한 요소를 이루는데, 헌법규정으로부터 이와 같
이 경제규제의 방식에 관한 규율을 도출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이라는 요소는 사회적 시장경제론자
들이 반대했던 전형적인 케인즈주의 경제정책을 반영하기 위한 규정이
다.37) 따라서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혼합경제라고 하는 견해도 있으나, 혼합경제라
는 개념 자체가 명확한 개념요소를 규정할 수 없고, 매우 다양한 스팩트
럼을 포괄하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특정한 경제체제로서 동질성을 가진
독자적인 유형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한편 오늘날 점차 많은 견해들이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의 개방성 내지
중립성을 인정하고 있다. 개방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할 수는 있지
만, 경제헌법의 개방성이나 중립성을 인정한다면, 헌법상 특정한 경제질서
를 채택했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서 모순된다고 보아야 한다. 경제체제란
경제규제의 근거 뿐 아니라 경제규제의 방식에 의하여 규정되는 개념이다.
경제규제의 근거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 시장경제, 거시조종적 시장경
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경제계획에 의한 시장경제 등 상당히 많은 경제
체제들이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이 시장실패의 교정이나 사
회정의의 실현 등을 경제규제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경
제체제 사이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구별해주는 것은 오히려 경제규제의 방
식 내지 수단의 측면이다. 즉, 직접 경제과정에 개입을 허용하는지, 재정
정책에 의한 거시경제정책을 인정할 것인지, 경제계획에 의한 거시정책을
채택할 것인지 등 경제정책의 수단의 차이가 경제체제의 차이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상 경제질서가 어느 특정한 경제체제를 채택하
37)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독일의 경우에도 사회민주당과 기민당/기민련의 대연정 당시이던 1967년 헌법개정을 통해 이러한 케인즈주의에 입각한 재정정책의 헌법적 근거 를 마련하였고, 이른바 경제안정법을 통해 구체적 정책으로 구현되기도 하였지만, 현실정 치에서 이를 넓은 의미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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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22
였다는 것은 본래 경제규제의 정당화 사유는 물론이고 경제규제의 수단
내지 방식에 있어서도 특정한 원칙을 채택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시장경제든 혼합경제든 특정한 경제체제를 우리 헌법상 경제질
서라고 하면서 동시에 경제헌법의 개방성 내지 중립성을 주장하는 것은
경제체제 내지 헌법상 경제질서의 규범적 의미를 ‘어떠한 경우에 경제규제
가 정당화되는가?’라는 경제규제의 근거의 측면에서만 이해하고, 경제규제
의 방식 내지 수단의 문제는 경제체제의 구성요소에서 배제할 때 가능하
다. 그러나 이는 위에서 논한 바와 같이 경제체제나 경제질서의 관념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헌법 제 조 제항과 제항의 관계
우리 헌법 제119조 제1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
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방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의 근간
은 제119조 제1항에서 규정한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의 존중”과 제2
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규제와 조정”을 두 축으로 하여 이루어져
있다고 할 것이다. 두 조항은 모두 정의롭고 효율적인 경제질서를 만들기
위한 경제정책의 핵심요소이다.
그런데 이 두 요소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견
해가 대립한다. 제1항을 원칙으로 제2항을 예외로 보는 견해, 제2항
을 원칙으로 제1항을 예외로 보는 견해, 제1항과 제2항을 상호보완관계
로 파악하는 견해. 이 글의 모두에서 경제규제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을 소
개한 바 있는데, 이른바 시장주의 내지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제1항을 원
칙을 보고 제2항을 예외로 본다. 이에 대하여 규제주의의 입장에서는 제2
항을 원칙으로 보고 제1항을 예외로 볼 것이다.38) 이하에서 검토하는 바
38) 이 논문이 발표되었던 2012년 12월 15일 한국행정법학회와 법제연구원 공동 주체 학술대회에서 필자의 발표에 대한 지정토론자였던 건국대학교 이계수 교수는 토론을 통 하여 이러한 입장을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입장은 매우 소수이고, 우리 학계의 상 당수 학자들이 제1항을 원칙으로 제2항을 예외로 파악하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이 글 에서는 이러한 다수견해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제1항과 제2항의 관계를 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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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23
와 같이 이러한 두 견해 모두 우리 헌법을 특정한 경제이데올로기에 의해
해석하는 것으로서 타당하지 않으며, 제1항과 제2항은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입장이다. 제1항과 제2항은 대등한 가치
와 규범적 효력을 가지며, 따라서 제1항과 제2항이 요구하는, 일응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는 규범적 가치는 구체적인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형
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학자들은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을 원칙과 예외
의 관계로 해석하고 있다.39)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자칫 경제규제의 보충
성을 주장하게 되는데,40) 이렇게 되면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를 자유주의
적 시장경제라는 특정한 질서로 이해하게 될 우려가 있다. 시장과 자유가
원칙이고 국가의 개입은 시장을 보완하거나 그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서
인정되는 것이라는 견해41)도 결국 마찬가지 입장으로 귀결될 것이다. 헌
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다른 태
도를 보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입장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도 제
119조 제1항과 제2항을 원칙-예외의 관계로 보고 있다는 견해도 있고,42)
실제 그러한 입장을 설시한 것으로 보이는 결정들이 있으나, 이러한 헌재
결정들이 제2항을 예외적 보충적으로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유력하다.43)
시장은 경쟁을 통하여 혁신과 효율을 이루어낸다. 경쟁은 능력 있는 기
업의 승리를 보장하고 무능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킴으로써, 끊임없는
한 관계로 보아 비교형량의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39) 예컨대 이덕연, “한국헌법의 경제적 좌표”, 뺷공법연구뺸제33집 제2호(2005. 2), 1-31 면, 특히 12면 이하; 김성수, “헌법상 경제조항에 대한 개정론”, 뺷공법연구뺸제34집 제4호, 183-207면, 특히 188-190면.
40) 강경근, “경제적 자유 보장과 국가의 경제제도 형성의 방향과 한계”, 뺷공법연구뺸제 38집 제2호, 1-28면, 특히 18-19, 27-28면 참조.
41) 김문현, “한국헌법상 국가와 시장”, 뺷공법연구뺸제41집 제1호, 2012. 10, 57-79면, 66 면.
42) 예컨대 이덕연, “한국헌법의 경제적 좌표”, 뺷공법연구뺸제33집 제2호(2005. 2), 14면 각주 37.
43) 김성수, “헌법상 경제조항에 대한 개정론”, 뺷공법연구뺸제34집 제4호, 190-194면 참 조. 김성수 교수는 헌법 제119조에 관한 다수의 헌법재판소 결정례를 분석한 뒤 헌법재 판소가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의미를 이해함에 있어서 사회복지와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한 다음,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원칙-예외관계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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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24
혁신과 효율을 보장하지만, 그 결과 종국적으로는 가장 능력 있는 하나의
기업만이 생존할 수밖에 없게 되며, 이는 필연적으로 사적독점의 폐해를
야기하게 된다. 이것이 근대 서구역사에서 나타난 자유방임주의적 시장경
제의 폐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장경쟁의 자유로운 운동이 시장
경쟁의 조건 자체를 파괴하는 경향, 즉 독점화경향과 계급대립의 경향을
가지므로, 국가는 이러한 경향을 차단하는 정책으로 시장경쟁질서를 유지
하여야 한다는 오이켄의 주장이나44), 경제적 자유를 요구하는 자는 시장
에서 권력을 보유할 수 없으며, 시장권력을 보유하는 자는 경제적 자유를
요구할 수 없다는 뵘의 주장45)은 시장과 경쟁이 가지는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남용 그리고 소득의 차이에 따른 계급갈
등을 방지하고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행해지는 국가의 규제
와 조정은 시장경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전제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헌법 제119조 제2항은 이러한 시장경제
의 보장조건으로서 국가에게 규제와 조정의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즉, 동
조 제2항은 제1항의 전제조건 내지 기반을 규정하는 것이지, 제1항의 예외
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시장의 경쟁과 효율은 제2항에 의해 시장기능
이 담보될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관점에서 종래 헌법 제119
조 제1항이 헌법상 경제질서의 원칙이고 동 조 제2항은 예외라고 이해하
는 방식은 수정을 요한다. 경제규제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효율성
과 자유를 제1차적이고 원칙적인 가치로 이해하여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2항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제1항에서 선언하
고 있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
이다.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을 ‘원칙-예외’의 관계로 보는 견해는 헌법
상 경제질서를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질서라는 특정한 경제질서로 해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경제질서에 관한 헌법의 중립성 내지 개방성을 해치게
44) 이러한 오이켄의 경제이론에 대해서는 Walter Eucken, Grundsätze der Wirtschaftspolitik, 6. Aufl. (1990), passim. 참조.
45) Franz Böhm, Die Bedeutung der Wirtschaftordnung für die politische Verfassung, SZ 1946, S. 141 ff.(= Ulrich Scheuner(Hg.), Die staatliche Einwirkung auf die Wirtschaft, 1971, S. 85 ff.
46) 같은 입장의 글로 김형성, “경제헌법과 경제간섭의 한계”, 뺷공법연구뺸제21집, 1993, 225-252면, 238면; 전광석, 헌법 제119조, 뺷헌법주석서 IV뺸, 법제처, 2010, 48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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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25
된다. ‘원칙- 예외론’은 효율, 자유, 경쟁을 원칙으로 보며, 효율 이외의 다
른 공익적 가치들이나 규제의 근거는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된다고 한다.
따라서 헌법상의 다양한 가치들이 비교형량의 대상이 아니라 원칙과 예외
의 관계로 서열화되며, 이는 헌법상 여러 가치 내지 이익들 사이에 우선
순위가 존재한다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를 원칙과 예외의 관계로 보지 않고 상호보완의 관계로 보자
는 필자의 주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상 보호되
고 있는 여러 가치와 이익에 우선순위가 없다면, 이들은 상호대등한 관계
에서 비교형량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제1항과 제2항을 대립의 관계로 보는 것은 우리 헌법구조나 종
래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기본권이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기본권 간에
가치우선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기본권은 대등하다는 게 종래 지배적 이
론이다. 오히려 이른바 이중기준의 원리에 따르면, 경제적 기본권에 대한
제한은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된다. 정치적 의사형성과 관련된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경우보다 더욱 강력한
논증의무를 부담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19조 제1항이 제2항에 우선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는 경제적 자유에 우선성을 부여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원칙빲예외론’에 따르면, 정당한 규제를 위헌이라고 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 예컨대, 방송통신의 융합으로 방송시장의 산업화가 확대됨에 따
라, 다양한 정치적 의사의 표현 보장(예컨대 선거운동에서의 기회균등보
장)과 방송사업자의 경제적 자유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
다. 기업의 경제적 자유와 국민의 언론의 자유가 충돌할 때, 기업의 경제
적 자유가 표현의 자유보다 우선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제1항이 원칙이라
고 보는 한 이러한 다양한 가치의 충돌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으
며, 우리 헌법이 원래 보장하려던 이념과는 달리 경제지상주의가 우리 사
회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47) 우리 헌법은 대부분의 헌법적 가치들에 대하
여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헌법을 개정하여 제119조 제2항을 삭제
47)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34-206면, 특히 146-149, 185-186, 196-198면 참조. 이와 같은 관점에서 원칙-예외론에 따를 때 질병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보 험제도로서 사회보험과 민간보험의 관계에서 민간보험이 사회보험에 우선적인 수단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보충성원칙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전광석, 헌법 제119조, 뺷헌법주석서 IV뺸, 법제처, 2010, 48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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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26
하고 제1항만을 남겨둔다면, 이러한 균형이 깨뜨려질 우려가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충분히 그리고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자유를 진정으로 충실히 보장하기 위해 우리는 경제적 가치
에 우선성을 부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은 경제적 인간으로 축소될
수 없고 우리가 존재하는 사회도 시장으로 축소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
제적 자유는 중요하지만, 그것은 인간 존재의 한 측면을 구성할 뿐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주장이 경제적 가치를 후순위로 취급하는 결과를 야기하
여서도 아니 될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단순히 경제적 가치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생존조건으로서 핵심적인 의미를 가지기 때문
이다. 경제적 자유만으로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자
유 없이 인간이 자유로워질 수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
제58조의 적용제외 규정에 대한 해석론에서도 나타나는바, 이에 대하여는
후술한다.
헌법상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헌법 제 조 제항의 해석
(1)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규범적 의미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규범적 의미와 관련해서 경제규제는 결국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법률
유보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며, 따라서 헌법 제119조 제2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흡수되어 해석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48) 그러나 헌법 제119조
제2항은 아래와 같은 헌법적 의미가 있으며, 따라서 우리 헌법상 매우 중
요한 의미를 가지는 규정으로서 존속되어야 한다.
첫째,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제2항은
시장경제의 전제조건 내지 보장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제2항이 없다
면, 헌법상 경제우선성의 확장으로 부당한 결과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상론하였다.
둘째, 우리 헌법은 경제영역에 있어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시장구조는 일단 왜곡되면 회복되기 어렵다. 일단 확장된
시장지배력이나 경제력을 감소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사실상 거의 불
48) 김성수, “헌법상 경제조항에 대한 개정론”, 뺷공법연구뺸제34집 제4호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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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27
가능하다. 따라서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경제규제
의 영역에서는 장래 효과에 대한 예측판단을 기초로 하여 광범위한 규제
와 조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이른바 ‘간접적 사전예방의 원칙’) 일반적
인 기본권제한에 관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
고, 헌법 제119조 제2항이 국가의 규제와 조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것
은 경제질서의 영역에서 입법자에게 더욱 광범위한 형성의 여지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제119조 제2항은 경제영역에서의 국가목표를 규정한 것이다. 즉
국가가 경제규제를 통해 달성하여야 할 공익을 구체화한 것이다.49) 또한
제119조는 제120조 이하의 경제관련 조항들과 함께 경제영역에서 국가의
임무를 규정하는 국가임무조항으로서의 성격도 가진다.50)
넷째, 이와 같이 헌법 제119조 제2항이 경제규제입법에 대하여 광범위
한 재량을 부여한 결과, 제119조 제2항에서 국가임무로 열거하고 있는 경
제규제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법률의 경우 위헌심사를 함에 있어서는 가장
완화된 심사로서 ‘합리성 심사’를 적용하여야 한다.51) 따라서 “적정한 소득
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등을 위한 경
제규제입법의 경우에는 그 정책수단이 당해 목적에 합리적으로 관련되면
합헌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52)
경제규제입법의 위헌심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비례원칙의 구성
요소로서 피해최소성의 원칙 내지 필요성의 원칙이다. 이에 따르면 입법
자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어떤 조치가 입법목적달성을 위해 적합한 수단일
지라도 그보다 더 완화된 수단이나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그 제한을 필요
최소한도의 것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피해의 최소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유의할 것은 당해 입법목적달성을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들의 효과를 사
후적으로 엄밀하게 분석하여 이들 가운데 기본권 침해를 조금이라도 덜
49) 같은 견해 김문현, “한국헌법상 국가와 시장”, 뺷공법연구뺸제41집 제1호, 70면. 경제 규제의 정당화 근거로서 공익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원우, “경제규제와 공익”, 서울대학교 법학 제47권 제3호, 89-120면(=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34-66면).
50) 같은 견해로 최갑선, “경제관련 헌법규정들에 관한 고찰”, 뺷헌법논총뺸제9집, 1998, 727-764면.
51)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9-227면, 특히 215면 참조.
52) 같은 견해 김문현, “한국헌법상 국가와 시장”, 뺷공법연구뺸제41집 제1호, 7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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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28
침해하는 수단이 존재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피해최소성을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 따르면 거의 모든 입법이 위헌으로
판단될 것이다.53) 정책적 판단에 부여된 입법재량을 행사함에 있어서 의
회가 가지는 다양한 정책수단의 선택재량을 사후적 관점에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가 이를 쉽게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는 헌법규범에 명백하게 반하는 행위를 금하기 위한 것이지, 더
욱 타당한 정책을 채택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최소성의 원칙
을 적용하여 위헌이라고 하려면, 문제된 당해 수단을 사용하지 아니 하고,
더 완화된 다른 수단만을 이용하여 당해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
이 일견 명백한 경우로 한정하여야 한다. 입법자는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서 피해최소성 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최대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헌
법재판소에서 입법자의 어떤 결정이 위헌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입법자가
헌법상 최소한의 요구도 준수하지 아니 한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는 것이
다.
헌법재판소도 “개인이 기본권의 행사를 통하여 일반적으로 타인과 사회
적 연관관계에 놓여지는 경제적 활동을 규제하는 사회 경제정책적 법률
을 제정함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형성권이 인정되므로,
이 경우 입법자의 예측판단이나 평가가 명백히 반박될 수 있는가 아니면
현저하게 잘못되었는가 하는 것만을 심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하면서, 이러한 경우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하는가’에 대한 판단은 ‘입법
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는가’하는 명백성의 통제에 그치는 것이 타
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54)
(2) 경제규제의 헌법상 정당화사유
헌법 제119조 제2항에서는 경제규제를 정당화하는 근거로서 다음과 같
53) 극단적으로 이 원칙을 사후적으로 관철한다면, 예컨대 6개월의 영업정지조치는 5개 월 29일의 영업조치와 비교할 때, 그 효과면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기본권을 더 침해하므 로 위헌이라는 주장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영업정지의 기간을 얼마로 설정하여 야 합헌이라고 할 것인지 매우 불명확하게 된다. 영업정지기간을 10년으로 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한정하여야 효과적인 목적달성을 이 루면서 최소침해의 원칙을 준수할 수 있을지는 상당부분 입법자 및 행정권의 판단에게 남겨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54) 헌법재판소ᅠ2002. 10. 31.ᅠ선고ᅠ99헌바76 결정; 2000헌마505(병합)ᅠ전원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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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29
은 네 가지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 경제주
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이라는 경제정책 목표는 전형적인
케인즈학파의 거시경제정책을 염두에 둔 것으로 국민경제 전체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정하겠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1929년 대공항의 발발로 고전경
제학이 현실 경제정책에서 유효성을 상실하고 1930년대 후반부터 케인주
주의 경제정책이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은 이러
한 케인주주의에 입각한 거시경제정책을 통하여 경제공항을 극복하고 새
로운 경제부흥을 이룩하였고 세계각국은 이러한 케인즈주의 경제학에 입
각한 거시경제정책을 적극 도입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 헌법도
‘경제의 성장 및 안정’이라는 케인즈주의 경제정책의 목표를 국가의 규제
와 조정 권한의 근거로 채택하게 된 것이다.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 등의 정책목표는 앞서 사회적 시장경제이론에 관한
부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자유방임주의적 시장경제의 내재적 모순을 시
정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요구
되는 것들이다. 이는 모두 오이켄이 말하는 ‘경쟁질서의 규제원리’에 해당
한다.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의 방지’라는 정책목표는 1980년의 제8차
개헌을 통해 도입되었다. 1970년대의 고도성장은 이른바 ‘불균형 성장정책’
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 결과 시장은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독과점화되었
고, 정부주도의 불균형성장에 의해서는 성장의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질서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독과점에 대한 규제가 강력하게
요청되었다. 이에 헌법개정시 경제규제의 근거로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를 추가하고, 이에 근거하여 독점규제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기에
이른 것이다.
‘소득의 분배’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는 1987년 제
9차 개헌을 통해 처음으로 규정되었다. 제9차 개헌은 이른바 6월항쟁과 이
에 따른 6.29선언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시 1980년대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1970년대부터 누적되어 왔던 노동자보호의 문제와 고도성장과정
에서 야기된 재벌의 경제력집중 해소문제가 정치사회적으로 가장 큰 쟁점
으로 논의되었고, 이들 규정은 이러한 정치경제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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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30
위의 세 가지 정책 목표는 모두 불확정개념이다. 그 가운데 ‘소득의 분
배’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라는 정책목표는 상대적으로 논
란이 적은 데 반하여,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하여는 상당히 다른 견해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하에서는 경제민주화의 개념에 대해서만 간략히 검토하고자 한다.
(3)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를 과거 권위주의 국가주도 경제질서에 대한 반성에서 도입
된 것으로 이해하여 국가에 대한 관계에서 경제의 민주화, 즉 국가로부터
경제의 자율성으로 이해하려는 입장도 일부 있으나,55) 이는 헌법정책적
주장으로서는 몰라도 헌법해석론으로서는 유지되기 어려운 견해로 보인다.
첫째, 헌법 제119조 제2항이 경제에 대한 국가의 규제와 조정의 근거를 규
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경제민주화는 국가로부터 경제의 자율성을 보장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국가가 경제를 규제하고 조정하기 위한 근
거로 해석하는 것이 문언의 해석상 명백하다.56) 둘째, 당시 헌법개정의 역
사적 상황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러한 문언해석이 타당하다. 즉, 현행 헌법
개정 당시 헌법 제119조 제2항에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
화를 위하여”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은, 당시 지나친 경제력집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의 해소가 중요한 정치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었고,57) 노
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의 강화로 노동자보호가 중요한 사회정치
적 요구사항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정치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택된 것이었다.58) 셋째, 경제이론적 관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오이켄을
55) 정창영, “경제민주화의 방향”, 한국경제연구원, 뺷경제민주화의 기본구상뺸, 1988, 5면 이하; 이덕연, “한국헌법의 경제적 좌표”, 뺷공법연구뺸제33집 제2호, 2005, 15-16면.
56) 같은 견해 김문현, “한국헌법상 국가와 시장”, 뺷공법연구뺸제41집 제1호, 69면.
57) 1987년 독점규제법의 개정을 통해 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 해소를 위한 규정들을 신설하고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의 중요한 임무로 규정하게 된 것은 이러한 당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독점규제법상 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해소에 관한 규정들은 바로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에 그 헌법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58) 당시 헌법개정을 위해 국회에 설치되었던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 위 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위원장의 증언도 이러한 입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김종인, 뺷지금 왜 경제민주주의인가뺸, 2012, 48~49면에 따르면 “정부가 탐욕스러운 재벌 문제를 다룰 때 현실적으로 규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위헌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위헌 시비를 방지하기 위해 재벌규제의 근거를 헌법에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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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31
대표로 하는 사회적 시장경제이론에서는 국가의 경제규제의 정당화 근거
로 독과점규제와 계급갈등의 해소를 제시하고 있는바, 제119조 제2항의 입
법취지에 비추어볼 때, 경제민주화란 계급갈등해소를 위한 경제규제의 근
거를 규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물론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민주주의 이념이 가지는 다양한 관점에서 파
악할 수 있겠지만, 현행 헌법의 제정과정에서 나타난 입법취지, 제119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경제규제 정당화 사유 상호관계, 제119조
제2항에서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는 “경제주
체간의 조화를 통한”이라는 문구 등을 고려할 때, 현행헌법 제119조 제2항
에서 말하는 경제민주화란 경제주체 가운데 권력적 지위를 보유하는 특정
경제주체를 규제하고 경제주체 상호간의 관계를 조정하여 경제주체들이
구조적으로 대등한 지위에서 경제행위를 영위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창출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채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경제세력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것, 즉 경제
권력 내지 시장권력의 통제를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특정한 시장권력이
형성되어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달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4) 정당화 사유에 따른 경제규제 정책수단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우리 헌법은 특정한 경제체제를 헌법상 경제
질서로 채택하지 않고, 개방성과 중립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는 구체적
인 경제정책수단의 형성을 헌법에서 정하지 않고 입법자의 재량에 맡겼다
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헌법상 기본권 등 다른 헌법규범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법자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부여받고 있다.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이론에서 말하는 이른바 “시장조화적 개입수단
의 원칙”은 우리 헌법상 요구되는 원칙이 아니다. 물론 많은 경우에 시장
조화적 개입수단이 바람직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조화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비례원칙에 반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
적 자유권을 비례원칙에 반하는 방식으로 침해하지 않는다면 위에서 논한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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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32
정당한 경제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직접 시장과정에 개입하는 수단
도 채택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규제 영역에서 보충
성 원칙은 헌법상 원리로 인정될 수 없다. 이는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
항의 관계에 관한 부분에서 강조한 바 있다. 비례원칙의 해석 적용에 있
어서 필요성의 원칙을 광범위하게 해석하여서도 아니 된다는 점도 앞에서
논한 바 있다. 따라서 어떠한 경제규제수단이 구체적인 문제상황에서 우
리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질서에 더욱 부합하는지에 대하여 논쟁할 여지는
많지만, 어떠한 경제규제수단이 위헌이므로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주
장은 극단적인 경우나 특별한 상황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역경제의 육성과 중소기업의 보호를 위해 재정적 기술
적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식의 정책은 허용되지만, 경쟁으로
부터 보호하는 정책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59) 그러나 경쟁으
로부터 보호가 언제나 금지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시장이 독
과점화되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든가 또는 국가독점
기업이 민영화되어 사적 독점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진입해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른바 ‘비대칭규제’가
필요하고, 이러한 비대칭규제는 전형적으로 신규사업자를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 정책이지만,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실제 대부분의 나라에서 허
용하는 제도이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우리 헌법은 제123조 제3항에서 중소기업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에 "중소기업의 보호"를 국가경제정책적 목
표로 명문화하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의
지원을 통하여 경쟁에서의 불리함을 조정하고, 가능하면 균등한 경쟁조건
을 형성함으로써 대기업과의 경쟁을 가능하게 해야 할 국가의 과제를 담
고 있다. 중소기업의 보호는 넓은 의미의 경쟁정책의 한 측면을 의미하므
로 중소기업의 보호는 원칙적으로 경쟁질서의 범주내에서 경쟁질서의 확
립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중소기업의 보호란 공익이 자유경쟁질서안
에서 발생하는 불리함을 국가의 지원으로 보완하여 경쟁을 유지하고 촉진
시키려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60)라고 하여 중소기업 보호정책에 있어
서 경쟁정책적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경쟁정책적 관점에는 소극
59) 전광석, 헌법 제119조, 뺷헌법주석서 IV뺸, 2010, 480, 487면.
60) 헌법재판소 1996.12.26. 선고 96헌가18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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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33
적 질서유지로서 경쟁정책 뿐 아니라 적극적 경쟁형성정책도 포함하는 것
이므로, 후자의 관점에서는 균등한 경쟁조건을 형성할 국가의 임무를 수
행하기 위해 비대칭규제과 같은 보호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경제규제수단에 관한 이상의 헌법적 틀을 전제로 할 때 우
리 헌법이 경제규제 정당화 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네 가지 사유별로 구체
적으로 어떠한 규제수단 내지 경제규제정책이 가능한지 검토한다.
첫째,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이라는 목표는 ‘균형 있는 발
전’이라는 목표와 ‘경제성장 및 안정’이라는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전자는
산업간, 지역간, 대중소기업간의 균형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를 위
한 정책수단으로는 농수산업 보호육성 정책, 지역균형 개발정책, 중소기업
보호육성정책 등이 있다. 후자, 즉 ‘경제성장 및 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에
는 경기순환대응 재정정책, 물가안정, 금융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
책 등이 해당한다.
둘째, 소득의 분배를 위한 정책으로는 조세정책, 사회보장정책, 노동정
책 등을 들 수 있다. 앞의 사회적 시장경제 이론에 관한 부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고전적 자유주의 시장경제질서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경제정책은 사회정책과 분리될 수 없으며, 우리 헌법 제119조 제2항은 이
러한 성격을 명문의 규정을 통해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된다.61)
셋째,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는 독점규제정책에 의해 추구
된다. 여기서 독점규제정책에는 전통적인 소극적 의미의 독점규제정책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적극적 형성적
독점규제정책이 포함된다.62)
넷째,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
기 위한 정책수단으로는 경제력집중의 억제(순환출자규제, 출자총액제한
등), 기업의 지배구조정책(사외이사제, 노동자의 경영참여 등), 그리고 노동
정책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요컨대 우리 헌법은 경제규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를 제시하고 경
제에 관한 국가의 임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그러한 경제규제임무를 수행
61) 같은 견해로는 전광석, 헌법 제119조, 뺷헌법주석서 IV뺸, 2010, 486면 참조.
62)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34-66면, 특히 53-6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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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34
함에 있어서 특정한 수단이나 방식에 관하여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따
라서 입법자는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어떠한 수단을 채택할 것인지에
대하여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부여받고 있다.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 국가계약법에 의한 중소기업
보호를 중심으로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필요성과 한계
최근 경제규제에 관한 논의의 화두는 ‘공생발전’이다. ‘공생’과 ‘발전’이라
는 개념은 일견 서로 대립되는 것처럼 보인다. 공생이 결과에 있어서 균
형을 핵심요소로 한다면, 발전은 경제성장 또는 경기활성화를 의미할 때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전자는 분배를, 후자는 성장을 키워드로 한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양자는 상생의 관계에 있
다. 대기업이 건강하고 내실 있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발전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영세소상인 등 국내소비자의 구매력이 증대되어야 한
다. 중소기업의 보호와 영세상인 등의 보호를 위한 대기업의 규제가 단기
적이고 일차적으로는 대기업의 자유와 시장지배력을 제한하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비록 단기적으로는 대기
업의 손해로 인식되겠지만, 물론 합리적인 규제의 범주에 있는 한
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의 건전한 발전의 기초가 될 것이다. 문제는 대기업
을 현재 지배하고 있는 CEO나 단기적인 투자차액을 노리는 현 주주로서
는 이러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동할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EO는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후임자를 위해 일할 CEO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정당
한 규제는 단기적인 유인 때문에 왜곡될 수 있는 대기업의 행동양식을 올
바로 - 대기업 자신을 위해서도 유익한 방향으로 -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
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생발전을 위한 정부의 규제가 모두 정당화될 수는 없다. 정부
의 규제정책에서도 기업의 의사결정에서와 유사한 유인체계의 왜곡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장과 국가경제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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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35
전시키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집권
세력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임기 내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단기적인 정
책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강력하고 직접적인 규제는 단기간 내에 변화를
보여주기가 쉽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시장질서를 왜곡하여 균형 있는 경
제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때그때의 정치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대증요법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채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경제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접근방식은 단기적 시
각에서는 비용만 크고 효과는 적게 평가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규제정책의 수립과 집행에서 뿐 아니라 규제완화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규제완화의 성과를 단기간 내에 보여주기 위해서
완화해서는 아니 될, 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
라서 과도한 경제규제 또는 규제완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통제장치
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투명하고 민주적인 행정절차와 규제개혁위원회와
같이 불합리한 규제개선을 위한 사전예방적 장치들과 부당한 규제에 의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사후구제수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63)
공생발전을 위한 정책수단으로서 국가계약법
(1) 개관
경제규제의 정책목표로서 공생이라는 가치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
장, 특정 경제세력의 지배력행사의 방지, 경제주체간의 조화 등과 같은 헌
법상 경제규제의 근거에 반영되어 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법률이 유통
산업발전법과 대 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다. 유통산업
발전법에 의한 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제도는 최
근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어 행정소송 중에 있으며,64) 대 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성과공유제, 중소기업적합업종지정제도
등도 지속적으로 정치경제적인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63)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이원우, 뺷경제규제법론뺸, 2010, 134-206면; 이원우, “규 제형평제도의 구상 좋은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언”, 뺷행정법연구뺸제27호, 2010. 12, 1-47면 참조.
64) 이에 관한 최근 논의는 최우용, “대형마트와 SSM 영업규제의 문제점과 제도적 정 책적 정비방안에 관한 고찰”, 뺷공법학연구뺸제13권 제3호, 213-244면; 박형영, “기업형 수 퍼마켓 규제와 경쟁정책”, 뺷중소기업연구뺸제34권 제1호, 2012. 3, 61-7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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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36
이 글에서는 시간과 지면의 한계를 고려하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
약에 관한 법률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잘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상 중소기업보호를 위한 제도를 검토하고자 한다. 전체 국민
경제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국가가 정책적으로 배려
할 수 있는 여지가 넓기 때문에, 중소기업지원제도로서 세계 각국은 공공
발주에 있어서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시행하고 있
다. 유럽의 경우 공공발주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좋은 제도
로 논의되고 또한 많이 채택되고 있는 것이 분할계약제도이다. 우리나라
의 경우 아직 분할계약제도는 도입되지 않고 있고, 유사한 취지를 달성하
기 위해 국가계약법상 공동계약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이
제도는 중소기업을 지원함에 있어서 매우 우회적인 수단인데다가, 그 운
용상 경쟁제한행위와 결합되어 오용되는 경우가 많고, 공동계약을 하기
위한 전단계로서 공동수급체를 구성하는 것을 우리 대법원이 독점규제법
위반이라고 판시하고 있어서 그 활용도도 크게 제약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하에서는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있는 공동계약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독일의 분할계약제도를 간략히 검토하여
그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
(2) 공동계약제도의 활성화
우리나라는 독일의 분할계약제도와 유사한 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공동
계약제도를 도입하고 있다.65) 그러나 공동계약은 계약대상의 단위를 분할
하지 않고 공동계약의 성립 그 자체를 시장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활성화
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동수급체 형성과정에서 경쟁에 반하는 행위가
65)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5조(공동계약) 각 중앙관서의 장 또 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공사 제조 기타의 계약에 있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계약상 대자를 2인 이상으로 하는 공동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그 담당공무원과 계약상대자 모두가 계약서에 기명 날인 또는 서명함으로써 계약이 확정된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9조 (공동계약) 지방자치단체 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계약상대자를 2명 이상으로 하는 공동계 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과 건설공사 등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하여 제1항에 따른 공동계약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또는 중소기업 간의 공동계약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 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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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37
야기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대법원은 공동수급체 구성을 부당한 공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함으로써 공동계약제도의 활용을 저해하고 있다.
대법원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제25조 제1항,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2조 제2항의 공동계약에 대한 판결에
서 이들 규정은 “계약담당공무원 등이 계약상대자를 2인 이상으로 하는
공동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가능하고 가급적 이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피고인들과 같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입찰에 참가하
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규정이 될 뿐이지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가 보장되
는 반면 공공성의 관점에서 고도의 공적규제가 필요한 사업 등에 있어 자
유경쟁의 예외를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
유를 들어,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행위가 공정거래법 제58조에 규정된
‘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밑줄 필자)고 하여 공동계
약을 위한 공동수급체 구성행위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66)
국가계약법은 중소기업의 보호 육성을 위해 공동계약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공동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전제적 행위인 공동수급체 구성이 독
점규제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으로써 공동계약제의 활성화
를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중소기업보호를 위한 국가계약
법상 공동계약제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독점규제법 제58조를 순수하
게 경쟁법적 관점에서만 해석한 결과이다. 이러한 해석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관점에서 부당하다.
첫째, 대법원과 같이 해석한다면, 국가계약법 제25조 제1항,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2조 제2항은 그 존재의의가 없게 된다. 이들 규정이 없더라도
독점규제법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면 공동수급체 형성은 어차피 가능하
기 때문이다. 독점규제법에 반하지 않는다면 가능하다는 너무도 당연한
독점규제법의 해석을 반복하기 위해서라면 그러한 규정은 전혀 불필요한
것이다. 결국 대법원은 외형상 충돌하는 두 개의 규범, 즉 독점규제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규정과 국가계약법 제25조 제1항을 해석함에 있어서
양자를 조화롭게 조정하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독점규제법상 부당한 공동
행위 금지 규범만을 일방적으로 우선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보호를 위해 특별히 공동계약이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법자가 정책적
66)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8도634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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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38
판단을 한 것이고, 이에 따라 설사 그것이 독점규제법이 지향하는 경쟁원
리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공동계약을 허용하기 위해 법률로 공동수급체의
허용성을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입법취지나 관계법률규정의 체
계적 관계 등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둘째, 이는 독점규제법 제58조의 규범적 의미를 과도하게 축소 해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독점규제법 제58조의 적용제외를 인정함에 있
어서 독점규제법 내재적 논리에 따라 해석함으로써 독점규제법의 예외를
인정하고자 한 동조의 입법취지를 형해화하고 있다. 국가는 시장의 일반
적 경쟁질서를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정책목표를 달성하여야 한다.
그런데 경쟁정책 이외의 정책은 일반적인 경쟁원리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보호, 지역경제육성, 경제부문별 균형발전, 사
회정책적 목적 등은 그러한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독점규제법 제58조
는 이러한 비경쟁정책적 목적을 위하 다른 법률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
한 규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경쟁법원리에 일응 반하는 내
용의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특별히 규정한 것을 일반적인
경쟁원리에 부합하는 한도 내에서만 인정한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이
독점규제법의 이념에 우선성을 부여하여 결과적으로 헌법적 효력을 부여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독점규제법 제58조(“이 법의 규정은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다른 법률 또는 그 법률에 의한 명령에 따라 행하는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를 해석함에 있어서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행위라 함은 당해 사업의 특수성으로 경쟁제한이 합리적이
라고 인정되는 사업 또는 인가제 등에 의하여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가 보
장되는 반면 공공성의 관점에서 고도의 공적규제가 필요한 사업 등에 있
어 자유경쟁의 예외를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법률 또는 그 법률에 의
한 명령의 범위 내에서 행하는 필요 최소한의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라
고 설시하고 있는바,67)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에서 중소기업보호, 지역경제
육성, 경제부문별 균형발전, 사회정책적 목적 등에 의한 특별법규정이 적
용제외규정에서 배제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할 것이다.
현재 경제법학계에서도 다른 법률에 의한 “정당한 행위”를 해석함에 있어
서 공정거래법의 관점에서 경쟁을 제한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67) 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누150 판결;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두19584 판 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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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39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68) 그러나 이는 독점규제법
입법자의 의사가 다른 법률의 입법자의 의사보다 우선한다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입법자의 동등성을 파괴하게 된다.69) 독점규제법 제58조의 “정당
한 행위”는 독점규제법의 이념에 비추어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 문제되는
행위의 근거가 되는 “다른 법률”에 비추어 정당한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
로 해석하는 것이 제58조 규정의 문언이나 규정의 취지, 일반적인 법해석
원리 등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3) 분할계약제도의 도입
독일법상 중소기업보호를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채택하고 있는
중요한 제도로 중소기업친화성평가제도와 분할계약제도를 들 수 있다. 전
자는 법령의 제 개정 시 그 내용이 중소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
해 평가하도록 하는 제도이고, 분할계약(Losteilung)이란 물량이나 업무내용
(사업분야)에 따라 발주단위를 분할하여 공고하여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독일의 경쟁제한방지법에 따르면 공공발주법의 기본원칙으로 경쟁(독일
경쟁제한방지법 제97조 제1항), 투명성, 평등의 원칙(제2항) 등과 함께 중
소기업보호를 규정하고 있다.(제3항) 이를 위해 공공발주를 함에 있어서
공공단체는 계약물건을 물량이나 종류 또는 사업분야별로 가능한 한 분할
하여 발주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며, 경제적 기술적 사유로 인해 하나의
계약으로 묶어서 발주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에만 이들을 하나
의 물건으로 발주할 수 있다.
분할계약제도는 발주규모를 축소시켜 수급능력의 기준을 낮춤으로써 그
렇지 않으면 입찰에 참가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입찰의 기회를 부여
하고 대기업의 자진 불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보호에
적절한 수단일 뿐 아니라, 입찰참가자의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입찰경쟁이
활발하게 되어 경쟁으로 인한 효율성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8) 이러한 경제법학계의 입장에 대한 소개와 이에 대한 비판으로는 이원우, “통신시장 에 대한 규제법리의 특징과 행정지도에 의한 통신사업자간 요금관련 합의의 경쟁법 적용 제외”, 뺷행정법연구뺸제13호, 2005. 5, 155-176면 참조.
69) 독점규제법 제58조에 대한 이러한 부당한 해석은 헌법 제119조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분석이다. 즉, 이러한 해석론의 배경에는 자유와 경쟁이 원칙이고 규제는 예외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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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40
독일 경쟁제한방지법 제97조 제3항에 따르면 분할계약 이외에도 공공발
주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공동계약에 해당하는 공동수급자
구성이 있다.70) 그러나 이것은 분할계약과 대등한 대안으로서 고려될 수
있다는 견해71)와 분할계약이 불가능한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 인정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72)
이상에서 독일의 분할계약제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였는바, 우리나라
국가계약법상 공동계약제도에 비하여 중소기업보호를 위해 실효성이 클
것으로 판단되므로 그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분
할계약제도에 대한 상세한 검토는 후일로 미룬다.
나가는 말
어떠한 정치적 또는 정책적 입장이 우리 헌법적 가치에 더욱 부합하는
지에 대해 평가하고 분석한다는 관점에서 정치적 또는 정책적 문제를 헌
법(문제)화하는 것(필자는 이를 ‘정치의 헌법화’라고 칭한다.)은 필요한 일
이다. 그러나 정치적 정책적 문제를 헌법(문제)화한다는 것이 특정한 정치
적 정책적 입장만을 합헌적으로 인정하고 그와 다른 정치적 입장을 위헌
으로 규정하려는 것(필자는 이를 ‘헌법의 정치화’라고 부른다.)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의 헌법화’는 공공정책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의 절차적 규
율, 참여보장, 이를 통한 공론의 장 형성 등을 통해 법이 정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헌법의 정치화’는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고 정치적 갈등을 야기한다는 점
70) Pünder/Schellenberg, Vergaberecht, Gesetz gegen Wettbewerbsbeschränkungen, Vierter Teil Vergabe öffentlicher Aufträge, Erster Abschnitt Vergabeverfahren, § 97 Allgemeine Grundsätze, Rn 103; OLG Düsseldorf v. 27.11.2008, Verg W 15/08, NZBau 2009, 337, 240 f; OLG Brandenburg v. 27.11.2008 Verg W 15/08, NZBau 2009, 337, 340.
71) OLG Schleswig v. 14.8.2000, Verg 2/2000; BKartA v. 1.2.2001, VK 1-1/01, VergabeR 2001, 143; Müller-Wrede, Grundsätze der Losvergabe unter dem Einfluss mittelständischer Interessen, NZBau 2004, 643, 646.
72) OLG Düsseldorf v. 4.3.2004, Verg 8/04 (Aus- und Fortbildung), VergabeR 2004, 511; OLG Düsseldorf v. 8.9.2004, VII-Verg 38/04 (Gebäudemanagement), NZBau 2004,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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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41
에서 법의 임무에 반하는 것이다. 정책에 대한 토론의 장에서 자신과 다
른 정책을 위헌/위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대화의 상대방을 합헌적 논의의
장에서 퇴출시키려는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적이지 못하다.
우리헌법상 경제에 관한 규범의 구조를 살펴보면, 우리 헌법은 특정한
경제질서를 모델로 채택하지 않고 경제질서에 있어서 개방적이고 중립적
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입법자는 경제규제를 위해 광범위한 재량
을 가지고 다양한 정책을 입안할 수 있다. 경제규제와 관련해서 ‘정치의
헌법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규제와 관련한 그간의 헌법
적 논의를 보면 특정한 경제규제정책을 옹호하거나 반대로 이를 위헌이라
고 규정하기 위해 경제관련 헌법규정을 좁게 해석하려는 시도들, 즉 ‘헌법
의 정치화’ 현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제 헌법의 정치화를 극복하고 정치의
헌법화를 통해 헌법해석론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이를 통해 우리 헌법규
범에 내재하고 있는 다양성과 합리성을 사회발전을 위한 재료로 제공하려
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는 규제보다 시장자유가 원칙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집단도 있고, 이에 반하여 시장을 불신하고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믿
는 집단도 있다. 두 가지 시각 모두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필요한 관점들이다. 경제적 자유와 사회적 정의는 모두 우리 헌법에서 보
장하고 있는 가치이며, 어느 것이 더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양자는 함께 있을 때 그 가치가 드러나고, 다른 것을 배제할 때 그 결함
이 나타난다. 서로는 보완재로서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한 두 개의 수레바
퀴이기 때문이다. 이들 서로 다른 가치는 민주적인 정치적 과정에서 토론
과 설득을 통해 조정되고 입법과 집행으로 구현될 것이다. 기업은 단기적
이익에서 벗어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
이 되는 행위규범을 수용하려 노력하고, 정부도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장
기적으로 우리 시장경제의 체질을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장조화적
수단을 사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좀 더 상호
존중의 자세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타협이 이루어져 많은 국민들이 수
긍할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더욱 합리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공생발전의 정책들이 모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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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42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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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학 제4호 46
Gründe und Grenzen der Wirtschaftsregulierungen zur
Zusammenentwicklung unter der Wirtschaftsordnung der
Koreanischen Verfassung
73)
Won-Woo Lee*
Nach der herkömmlichen Lehre und auch der verfassungsgerichtlichen
Entscheidungen soll sich die Wirtschaftsordnung der Koreanischen Verfassung die
Soziale Marktwirtschaft darstellen. Dabei vernachlässigt diese Meinung die
normativen Bedeutungen der Wirtschaftsverfassung. Sollte eine Verfassung ein
bestimmtes Wirtschaftssystem als ihre Wirtschaftsordnung aufgenommen haben,
bedeutet dies, dass die mit dem Wirtschaftssystem nicht konformen
Gesetzesregelungen verfassungswidrig wären. Dies führt zu einer übermässigen
Reduzierung des gesetzgeberischen Ermessens.
Heute wird in der koreanischen Literatur die sog. Neutralität der
Wirtschaftsverfassung immer mehr angenommen, wobei jedoch gleichzeitig noch
versucht wird, die koreanische Wirtschaftsordnung verfassungsrechtlich zu einem
bestimmten Wirtschaftssystem zuzuordnen, was an sich als widersprüchlich
anzusehen ist.
Nach der koreanischen Wirtschaftverfassung bilden “die Achtung der
wirtschaftlichen Freiheit und schöpferischen Kraft des Individiuums und
Unternehmens” nach Art. 119 Abs. 1 und “die Regulierung und Koordinierung”
nach Art. 119 Abs. 2 beide grundliegenden Achsen der koreanischen
Wirtschaftsordnung. Wie das Verhältnis zwischen beiden Elementen verstanden
werden soll, ist aber sehr umstrittig. Es wird mehrheitlich vertreten, der Absarz 1,
also “die Achtung der wirtschaftlichen Freiheit und schöpferischen Kraft des
Individiuums und Unternehmens” sei die Regel und der Absatz 2, also “die
Regulierung und Koordinierung” sei die Ausnahme. Im Gegensatz dazu wird
teilweise auch behauptet, der Absatz 2 sei die Regel und der Absatz 1 sei die
- Prof. Dr.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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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경제질서와 공생발전을 위한 경제규제의 근거와 한계 47
Ausnahme. Den beiden Meinungen sind nicht zuzustimmen, weil sie jeweils auf
eine ideologisch angelegte Auslegung des Verfassungstextes abzielen. Vielmehr
stehen der Absatz 1 und der Absatz 2 in einem komplementären Verhältnis
zueinander. Die beiden Normen besitzen gleichgestellte Wirkungen und Werte, so
dass sie unter den konkreten Umständen miteinander abzuwägen sind.
Die koreanische Verfassung bestimmt zwar Rechtfertigungsgründe für die
Wirtschaftsregulierungen und wirtschaftsbezogene Staatsaufgaben, aber schreibt
keine bestimmte Regulierungsinstrumente oder -formen vor. Der Gestezgeber
geniesst also umfangreiche Gestaltungsfreiräume bei der wirtschaftsregulierenden
Gesetezgebung.
In einem demokratischen Verfassungsstaat ist die sog. Verfassungsrechtlichung
der Politischen notwendig, weil analysiert und bewertet werden soll, welche
politische Instrumente bzw. Standpunkte aufgrund verfassungsrechtlich zu
gewährleistenden Werten und Interessen noch zweckmäßiger und wünschenswert
sind. Zu vermeiden ist jedoch, die Verfassungstexte von bestimmten politischen
Standpunkten aus gegebenenfalls sogar manipuliert mit der Folge zu
interpretirieren, dass die anderen poitischen Gesichtspunkte verfassungswidrig
bestimmt werden.(das sog. Politisierung der Verfassung)
Die koreanische Verfassung nimmt kein bestimmtes Wirtschaftssystem als
Wirtschaftsordnung auf. Die Wirtschaftsverfassung ist neutral und offengelassen,
somit gewährt dem Gesetzgeber breite Gestaltungsfreiheit. Hier wird die sog.
Verfassungsrechtlichung der Politischen aufgerufen. Sieht man aber die bisherigen
Diskussionen bezüglich der Wirtschaftsregulierungen näher, ist dann schnell
festzustellen, dass die Politisierung der Verfassnug hier in der Weise herrscht, die
einschlägigen Verfassnungsnormen eng auszulegen, um bestimmte
Regulierungspolitik bzw. -instrumente verfassungswidrig zu beurteilen. Diese
Politisierung der Verfassnung ist zu überwinden.
Schlüsselwörter: Wirtschaftsregulierung, Wirtschaftsverfassung,
Wirtschaftsordnung, Soziale Marktwirtschaft, Demokratisierung
der Wirtschaft, Entwicklung mit Zusammenleben, Losteilung im
öffentlichen Aufträ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