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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혁신과 규제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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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문제제기 : 혁신과 규제 상호관계에 관한 두 가지 입장

Ⅱ. 혁신과 규제 간 갈등의 역사와 교훈

Ⅲ. 과학기술의 혁신에서 법과 규제의 기능

Ⅳ. 혁신과 규제 간 갈등의 유형

Ⅴ. 혁신과 규제 간 갈등관계 조정을 위한 법적 쟁점

Ⅵ. 갈등조정을 위한 현행 법제

Ⅶ. 요약 및 결론

<국문초록>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는 상호 긴장관계에 있다. 한편으

로 신규 기술의 도입을 촉진하여야 한다는 요구와 다른 한

편 신규 기술로 인한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신규 기술을 규

제하여야 한다는 요구는 충돌한다. 신규 기술의 도입을 규

제할 것인지 여부, 어떠한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지 등은 하

나의 일관된 원칙에 따라 정해질 수 없다. 각 상황에서 문제

되는 위험의 중대성이나 발생가능성에 차이가 있고, 갈등의

근저에 놓여있는 이해관계의 구조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따

라서 다양한 갈등상황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화해서

각 유형의 특성에 따라 적용되는 법리를 적절히 조화 내지

배합하면 두 가지 충돌되는 요구를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

다. 어떠한 유형에서는 신속한 절차를 통해 신규 기술을 원

칙적으로 허용하고, 어떠한 유형에서는 안전성 확보에 중점

을 두어 신규 기술을 규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유형

별 접근방식에 따르면 신규 기술의 도입을 촉진하면서도 신

규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을 실제 제도화하여 혁신과 규제의 갈등관

계를 해소하고자 한다면, 가능한 많은 사례를 분석하여 유

형화하고 각 유형의 특성과 이에 적합한 규제원리를 수립하

여야 한다.

우선, 위험상황의 유형에 따라 4가지 유형(① 위험이 중

대하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경우, ② 위험이 중대하지만 발

생가능성은 낮은 경우, ③ 위험이 미약하고 발생가능성이

큰 경우, ④ 위험도 미약하고 발생가능성도 낮은 경우)으로

구분하고, 이들 위험 상황에 따라 신규 기술도입을 지지하

는 원칙과 신규 기술 도입을 통제하는 원칙을 적절히 조화

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갈등관계의 유형은 갈등의 근저에 놓여있는 이해관

계구조에 따라 경쟁사업자들 사이의 갈등 내지 경쟁관계가

문제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다시 ① 경쟁사업자들이 생산 또는 제공하는 재화나

용역이 동일한 경우(유형 I : 동일상품 경쟁형)와 ② 경쟁사

업자들이 생산 또는 제공하는 재화나 용역이 동일하지는 않

경제규제와 법(Journal of Law & Economic Regulation) 제9권 제2호 (통권 제18호). (Vol. 9. No. 2). 2016. 11. pp.7~29

특집 | 혁신과 규제: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제규제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Innovation and Regulation : The Legal Structure of Their Relations and Legal Means to Resolve Their Mutual Conflicts

이 원 우(Won-Woo Lee)***

† 투고일자 2016. 10. 31, 심사일자 2016. 11. 25, 게재확정일자 2016. 11. 29.

  •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단 출연 법학연구소 기금의 2016 학년도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았음. ** 이 논문은 2016년 9월 22일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가 󰡔혁신 과 규제 :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제규제󰡕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 술대회에서 필자가 행한 기조연설을 토대로 하여 작성한 것이다.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Professor, 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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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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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나 대체재관계에 있는 경우(유형 II : 대체재 경쟁형)로 구

분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③ 새로운 과학기술의 적용이

관계자의 헌법상 기본권이나 법적 권리와 충돌하는 경우(유

형 III : 기본권충돌형)와 ④ 새로운 과학기술의 적용이 특정

인의 이해를 떠나 사회적 가치 내지 이데올로기 차원의 갈

등을 야기하는 경우(유형 IV : 가치갈등형)로 구분할 수 있

다. 이들 갈등유형에서 문제되는 이익상황이 상이하기 때문

에 신규 기술도입에 대한 적용원칙이나 고려사항이 다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유형별 고찰을 토대로 하여, 혁신과 규제의 갈등

상황을 조정함에 있어서는 비례원칙에 따른 안전과 위험의

개념, 피해구제가능성, 실질적 법치주의를 위한 유연한 법

적용, 민주적 참여권 보장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에 따

르면, 신규 기술의 도입을 허용하는 경우에 안전성 확보와

피해구제의 보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때 안전성이란 비

례원칙에 따라 그 정도를 평가하여야 하고, 피해구제가능성

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종류와 성질, 크기와 발생가

능성(위험상황의 유형) 그밖에 위험의 감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의 종류와 크기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또

한, 규범은 과거의 경험에 기초해서 설계되고 수정⋅보완

된다. 그런데 새로운 과학기술은 본질적으로 과거와 다른

상황에서 등장하며 과거 기술과는 다른 문제를 내포하고 있

다. 따라서 법제도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구조를 취하여야

한다. 만일 입법취지에 비추어 현행 법령상의 기준이나 요

건을 신규 기술에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라면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임시허가와 같은 제도를 통해 도입이 허용되

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

하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통제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위험

상황이나 갈등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지

만, 본질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이해관계

자의 참여를 통해 다원적 의사결정과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는 종국적으로 정치적

결정의 성격을 갖는다. 정치적 결정을 정당화한다는 면에서

나, 의사결정의 결과에 대한 수범자의 수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나, 의사결정과정에 이해관계자의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한편 신규 기술의 안전성과 편익에 대한

평가는 고도의 전문적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전문가그룹

의 역할이 보장되어야 하고, 규제기관의 전문성도 적절히

구비되어야 한다.

Ⅰ. 문제제기 : 혁신과 규제 상호관계에 관한 두 가지 입장

최근 원격의료서비스 등 IT기술을 이용한 Health

Care, FinTech,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과 같이 새

로운 기술을 적용한 사업의 허용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근저에는, 우리나라는 세

계 최고 수준의 ICT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활용한 서비스제공은 각종 규제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1)

종래 혁신과 규제는 갈등관계로 이해되었다. 혁

신은 새로운 위험을 야기하기 때문에 위험방지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게 되고 이러한 규제는 혁신을

저해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법학계에서

는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새로운 기술이 인간

의 존엄성, 전통적인 윤리관이나 가치관의 훼손, 환

경생태계의 불가역적 파괴, 인간의 생명이나 신체

에 대한 위해 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오늘날 경제

적 발전이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주의적 사고가

확산됨으로써 새로운 기술에 의한 편의성이 상대적

으로 더 크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다른 한편으

로는 과학기술로 인한 새로운 위험은 본질적으로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위험은 과소평가되

고 있다는 주장도 강화되어 왔다. 이러한 입장에서

는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등장한 새로운 기술에 대

해서는 안전은 물론이고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여

정치적 통제가 요구되며 사전배려원칙에 입각한 사

전규제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2) 이에 반하여

1)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신규 기술의 도입과 기존 규제의 충돌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과학기술계에서 여러 연구가 진행 되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광호, 󰡔융합 활성화를 위한 기술규제의 개선󰡕, STEPI, 2012. 3; 이명화 외, 󰡔바이오 분야 규제형성과정 개선방안󰡕, STEPI, 2014. 12; 이광호 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과학기술 분야 규제개선 방안 연구󰡕, 2015. 2; 김미애, “금융과 ICT기술 융합을 위한 무(無)규제 원칙”, 󰡔KERI Brief󰡕15-01, 2015. 3; 정장훈/양승우, “신기술 시장출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 󰡔STEPI INSIGHT󰡕, 제172호, 2015. 8. 15; 김이경 외,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규제 기반 연구󰡕, KISTEP, 2015. 12; 이재훈, “과학기술기반 신산업 창 출 활성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제도 입법 추진 방향”, R&D InI, KISTEP, 2016. 7, 18-32면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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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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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이 불필요하게 과장되어 있으며, 이러

한 위험방지라는 논거가 종래 체제에 의존하고 있

는 기득권을 옹호하는 데 이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새로운 기술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원칙적 허용과 예외적 금지’,

‘금지되지 않은 것은 허용된다는 원칙’,3) ‘사전규제

보다는 사후규제의 원칙’,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

칙’4) 등을 근간으로 하여 규제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5)

이렇게 양자를 갈등관계로 이해하면, 갈등관계의

조정은 양자택일의 문제로 환원될 우려가 있다. 그

러나 위의 두 가지 상반되는 입장은 나름대로 합리

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의 주장에 대한 합리적인 재비판도 가능하다. 반

대되는 두 주장이 각각의 합리성과 비합리성을 동

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들 상이한 두 견해가

상정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안이 서로 다른 사안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들 주장이 추상적

인 차원에서는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의

미도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두 견해가 원리적으로

언제나 양립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혁신과 규제 사

이에 야기되는 갈등관계를 조정할 가능성이 열려

2) 이러한 입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대륙법계에서 주로 논의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Laurence Boisson de Chazournes, “New Tecnologies, the Precautionary Principle, and Public Participation”, in: Thérèse Murphy (ed.), 󰡔New Technologies and Human Rights󰡕, 2009, pp. 161-194 참조. 3) 예컨대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제4조 제1항 참조. 4) 예컨대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6항 참조. 5) 이러한 입장은 전통적으로 자유방임주의적 경향이 강한 영미법계 에서 많이 논의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ICT융합기술과 관 련한 규제개혁의 방향으로 주장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서 는 󰡔혁신과 규제 :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제규제󰡕(서울대학교 공익 산업법센터 창립 10주년 기념 제13회 국제학술대회 발표자료집, 2016. 9.)에 수록된 Christopher S. Yoo, Karen Yeung의 글과 역시 같은 자료집의 이병태, 이광호, 장원철 등의 발표자료 참조, 뒤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현행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 에 관한 특별법」, 「산업융합 촉진법」과 국회계류 중인 「지역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과 「국민행복과 일자리 창출⋅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 특별 법안」 등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일정한 경우에는

혁신으로 인해 야기되는 위험을 적절히 규제하면서

도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지 않고 혁신으로 인해 얻

게 된 사회적 편익을 효과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다. 때로는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원

칙을 적용함으로써, 때로는 하나의 유형 속에서 서

로 다른 원칙을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외견상 상반

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요구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갈등관계가 처한 상

황을 유형화하여 각 유형에 따라 어떠한 원칙들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

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

제의식에 입각하여 법제도적인 관점에서 혁신과 규

제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하에서는 먼저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가 갈등관계에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

보고난 후(II), 과학기술의 혁신과 법제도의 상호작

용의 측면에서 법과 규제의 기능을 살펴보고(III),

혁신과 규제의 갈등을 이해관계인의 대립구조라는

관점에서 유형화하여 각 유형별 특징을 검토할 것

이다(IV). 이러한 기초적인 논의를 토대로 혁신과

규제의 갈등을 해소함에 있어서 제기될 수 있는 법

적 쟁점을 법치주의, 민주주의, 비례원칙, 권리구제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V), 여기서 도출된 법적

관점에 입각하여 현행법상 과학기술의 발전과 규제

간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를 분석⋅검토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VI).

Ⅱ. 혁신과 규제 간 갈등의 역사와 교훈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 사이의 긴장과 갈등은

동서고금을 통해 늘 존재해 온 보편적 현상으로서

역사적으로 많은 사례가 있으나, 근대 산업혁명 이

후 증가하였고, 최근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

라 그 빈도와 정도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우리는 먼저 과거 역사로부터 미래를 향한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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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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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제도적 상황에서 과학기술

이 발전했고 어떤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저

지되었던가? 어떤 제도적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폐

해가 심화되었고 어떤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폐해가

적절히 통제되었던가?

1820-30년대 미국에서 철로가 증설되면서 운하

산업계로부터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그 이유 가운

데 하나로 철도기술의 위험성이 주장되었다. 나중

에 부통령을 거쳐 미국 제8대 대통령(재임기간

1837-1841)이 된 마틴 밴 뷰런(Martin Van Buren)

은 뉴욕 주지사로 재임하던 1829년 당시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등장한 철로의 증설을 강력히 반대했

다.6)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였다. 첫째, 철도건설은

운하운송과 관련된 광범위한 업종에서 대규모 실업

을 야기할 것이다. 둘째, 철로는 국가안보를 위협한

다. 국가비상사태 발생시 운하는 현대전 수행에 필

수적인 공급물을 운반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셋째, 철도관련 기술은 그 자체가 위험하

다. 철도운송물은 1시간에 15마일이라는 엄청난 속

도로 운반되는데, 이는 승객의 생명과 신체를 위험

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철도가 통과하는 주변

농작물과 가축에 해를 끼치고, 주민들을 공포에 떨

게 할 것이다. 반 뷰런에 따르면, “신은 분명 사람

들이 이렇게 위험한 속도로 여행하도록 하지 않았

습니다.” 공익과 국가안보 그리고 인간과 신에 대

한 경외까지 근거로 제시되었지만, 핵심적인 이유

는 운하 산업의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

1860년대 자동차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영국의

이른바 기관차량법(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도 과학기술혁신과 규제가 충돌했던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증기기관 자동차의 등장에 위기의

식을 느낀 마부들이 안전을 이유로 규제를 제안하

여 1861년 이 법률이 제정⋅시행되었다.7) 이에 따

6)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Harvey L. Zuckman/Robert L. Corn-Revere/Robert M. Frieden/Charles H. Kennedy, Modern Communication Law, Vol. 1, 1999, pp. 183-197, 특히 183-184 참조. 7) 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 1861.

라 도로에서 자동차의 속도 및 중량이 제한되었는

데, 1865년 개정 법률에 따라8) 속도제한을 더욱 강

화하고9) 자동차의 운행을 위해서는 운전수, 기관

원, 적기를 든 안전요원 등 3명을 필수적으로 고용

하도록 규제가 강화되었다(이른바 적기조례). 이러

한 규제로 인해 영국의 자동차산업의 발달이 저해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초 IPTV관련 특허를 세계

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던 나라 중 하나였으나, 방

송계와 이들의 의견을 대변한 당시 방송위원회의

반발로 관련법령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서비스를

개시하지 못 하였다. 2008년 방송위원회와 정보통

신부가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되고 IP-TV법이 제

정된 후에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처음 라디오가 등장했을 때, 신문사에서는 라디

오에서 뉴스를 방송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였다. 텔

레비전이 등장했을 때도 여러 산업계가 위협을 느

끼고 텔레비전의 발전을 저지하려 하였다. 인쇄매

체는 물론이고, 라디오도 비슷한 위협을 받았으며,

극장은 모두 문을 닫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다. 철도의 발전으로 운하

산업이 예전과 같은 지위를 누리지는 않겠지만, 여

전히 살아남아 있다. 라디오의 등장이 신문을 대체

하지는 않았다. 텔레비전의 지배가 확산되고 있지

만, 라디오는 여전히 존속하고 있고, 영화산업은 오

히려 더 발전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컴퓨터의 발

전으로 타자기 산업은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그러

나 타자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워드

프로세서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하였다면, 오늘날

컴퓨터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누리는 혜택을

누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IPTV에 지상파재전송이

이루어지지 않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는 타자

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워드프로세서

8) The Locomotive Act 1865 (Red Flag Act). 이를 통상 “적기조 례”로 번역하고 있으나, 영국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이다. 9) 도시에서는 시속 2마일(시속 3.2km), 도시 이외 지역에서는 시속 4마일(시속 6.4km)로 제한하였다. 1981년 법률에 따르면 각각 시속 5마일과 10마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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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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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제거하고 판매하도록 하는 것과 유사한 시

도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산업구조는 변한다. 새로운

상품과 산업이 등장하고 어떤 상품과 산업은 시장

에서 사라진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인류는 진보해

왔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시장구조에 법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인류의 진보를 저지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법은 경쟁자가 아니라

경쟁을 보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다른 한편 과학기술의 발전은 생명과 신체에 대

한 위험을 야기하기도 하고, 핵무기를 비롯한 군사

기술을 차치하더라도 환경생태계의 파괴, 사막화에

서 보듯이 인류를 전 지구적인 재앙에 빠뜨릴 수도

있는 중대한 위험을 야기할 수도 있다. 원자력발전

이 제공하는 혜택과 위험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와 일본 도

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은 핵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재앙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Ⅲ. 과학기술의 혁신에서 법과 규제의 기능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의 갈등 관계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의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서 첫 번째

착안점은 법과 규제의 기능에 대한 관념을 재정립

하는 데에 있다.

법과 규제의 기능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① 제어

장치(브레이크) 뿐 아니라 ② 조종장치(핸들)로서

기능과 ③ 동력장치(엔진)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하

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 전통적으로 법 내지 규제

란 사회적 위험10)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

10) 위험의 개념과 관련하여 위험과 리스크를 구분하는 견해와 이를 통일적으로 이해하려는 견해가 있다. 필자는 이론적으로 위험 (Gefahr)과 리스크(Risiko)를 구분하여, 전자는 가까운 장래에 손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를 의미하고, 후자는 위험에 이르지 않은 손해발생의 개연성을 의미한다고 본다. 전자는 전통 적으로 경찰권 발동의 근거가 되고, 후자는 문제된 사안의 특성에 따라 사전배려조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이원우,

되었다. 법이나 규제란 인간의 부정적 활동을 통제

하여 소극적으로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지, 바람직

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

각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법은

통제만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방향을 유도하는 조종

장치로서 기능은 물론이고 동력장치로서의 기능도

수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과학기술의 혁신에 있어서 법

과 규제는 혁신에 수반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할

뿐 아니라,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혁신을

유인하고 지원하는 조종장치 내지 동력장치로서 기

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과학

기술을 대할 때, 법은 위험의 통제라는 관점 뿐 아

니라, 어떻게 하면 이러한 혁신을 유도하고 촉진시

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법의 기능을 이렇게 이해하게 되면, 새로운 과학

기술을 활용하려는 새로운 행위가 위험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규제하려는 경우에도 이를 원

칙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그러한 행위를 허용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유용성을 증진시키면서도 예상되

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이 어떠한 행위를 허용하면서

그 위험성을 통제하는 경우, 그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정한 조건의 충족 여부를 심사하여 허

가하는 사전규제를 사용할 것인지, 그 행위 자체를

금지하지 말고 그 행위로 인한 폐해를 규제하는 사

후규제를 채택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고려할 것인지

는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문제가 되는 위험의

유형 내지 갈등상황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법적 요

소들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다.

“식품안전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식품안전법연구I󰡕, 2008, 3-6면, 15-16면(이원우, 󰡔경제규제 법론󰡕, 2010, 935-937, 943-944면); 이원우, “개인정보 보호 를 위한 공법적 규제와 손해배상책임”, 󰡔행정법연구󰡕제30호, 2011. 8, 237-275면, 특히 262-266면 참조. 그러나 이 글의 목적상 위험과 리스크를 구분할 필요는 없으므로 이 글에서 위험 이라 하면 전통적인 경찰법상의 위험과 리스크를 모두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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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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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혁신과 규제 간 갈등의 유형

  1. 유형화의 필요성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는 것일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인류의 진보를 가져왔다는 기술결정론적인 입장(기

술관료주의)에서 보면, 비록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일시적인 피해가 야기되더라도 거시적으로 기술혁

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제도 내지 규제체계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에 반해 사회

결정론(결정주의) 입장에서는 통제되지 않은 과학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은 민주적 과정을 통해

통제되고 제한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주장할 것이

다. 어떤 기술이 사회에 필요한지에 대해 먼저 결

정이 이루어지고,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 범위 내에

서만 이루어지면 된다는 것이다.11)

그러나 이러한 양극단의 주장을 일반화된 원칙

으로 받아들여 제도화할 수는 없다. 과학기술의 혁

신과 규제 사이의 갈등은 그 갈등의 구조와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렇다고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법제도를 설계하는 데 아무런 정책적 함의

를 제공해 주지 못 한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 도입

에 대한 허용 여부 및 허용할 경우 규제의 방식과

정도를 결정하는 데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 그리고

이러한 고려요소들 간의 비교형량 방법 등에 대해

일정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이해관계의 구조 및

내용에 따라 갈등 사례를 유형화하고, 이러한 갈등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 어떠한 요소가 어떻게 고

려되어야 하는지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11) 과학사적 관점에서 기술결정론과 사회결정론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홍성욱, “기술결정론과 그 비판자들 : 기술과 사회변화의 관계를 통해 본 20세기 기술사 서술 방법론의 변화”, 󰡔서양사연 구󰡕제49집, 2013, 7-39면 참조.

  1. 위험상황의 유형에 따른 갈등해소 원칙

위험을 손해발생의 개연성과 발생될 법익침해의

중대성에 의해 확률적 방법으로만 계량화하여 산정

할 수는 없다. 위험의 존재는 이해관계자의 신뢰

등 심리적 요인, 공정성, 사회적 윤리적 고려사항

등 질적 요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12)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가 갈

등관계에 있는 경우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다룰 것

인지 판단함에 있어서, 확률적 방법에 의해 위험을

정의하는 방식을 원용하여 갈등관계를 유형화하는

것은 일응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즉 새로운 과

학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상황을 (i) 위험의 중

대성과 (ii) 위험의 발생가능성을 기준으로 4개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13) ① 위험이 중대하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경우(제1유형), ② 위험이 중대

하지만 발생가능성은 낮은 경우(제2유형), ③ 위험

이 미약하고 발생가능성이 큰 경우(제3유형), ④ 위

험도 미약하고 발생가능성도 낮은 경우(제4유형)

이렇게 4개의 유형으로 구분하고 보면, 각 유형별

로 규제의 필요성에 차이가 존재하게 되므로, 이러

한 규제필요성의 차이를 전제로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 사이의 갈등해소를 위한 원칙을 다르게 설정

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제1유형에서는 규제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청되

고 따라서 새로운 과학기술을 적용하여 상업적으로

활용함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의 필요성이

수긍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위험방

지를 위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촉진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위험방지

기술에 대한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

12) 이러한 확률적 방법론과 비확률적 방법론에 의한 리스크 개념정 의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윤혜선, 󰡔리스크규제에 관한 공법적 연구󰡕, 서울대학교 법학박사학위논문, 2009. 8., 30-49면 참조. 13) 이러한 유형구분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윤혜선, 󰡔리스크규제에 관한 공법적 연구󰡕, 서울대학교 법학박사학위논문, 2009. 8., 68면. 윤혜선 교수의 이러한 유형론은 위험과 리스크를 구별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리스크의 유형을 파악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 한 것처럼 이글의 목적상 리스크와 위험을 통일적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이러한 유형론은 여기에도 원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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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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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위해 위험방지 자체를 산업화하는 방안을 고려

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반하여 제4유형에서는 규제의 정당화근거

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따라서 규제로 인해 새로운

기술의 적용이 제한된다면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

한 사회발전을 불필요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이 유형에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

감하게 폐지 또는 완화하고 새로운 기술의 적용을

권장하고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촉진정책

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제2유형의 경우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일단 위험이 현실화되면 그 피해가 크기 때문에,

피해구제를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규

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피해구제를 위한 제

도로서는 위험방지를 위한 조건의 부과, 손해발생

시 원상회복의무 또는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한

보험가입의무 등의 부과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위 제1유형에서와 같이 위험예방을 위한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촉진정책을 시행하여야 할 것

이다.

제3유형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규제의 필요성

이 인정될 수는 있지만, 사후규제를 통해서도 규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므로, 원칙적으

로 사전규제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정비하여

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유형별 규제정책방향은 지극히

추상적인 수준의 논의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위험의 중대성은 실제로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다

양한 기준으로 파악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이 중

대하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예컨대, 경쟁사업자의 경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

해하고 시장의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

요하다고 하는 것과 원자력발전소의 파괴로 인해

생태계와 인간의 생명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때의 침해의 중대성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는 갈등관계의 원인을 좀더 실질적으로 분석하여

유형화할 필요가 있다.

  1. 이해관계의 구조와 성격에 따른 갈등 관계의 유형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 간의 갈등 사례들을 보

면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이해관계의 구조와 성격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크게 혁신과 규제간 갈등이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

자의 경쟁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경쟁사업자들

이 생산 또는 제공하는 재화나 용역이 동일한 경우

(유형 I)와 동일하지는 않으나 대체재관계에 있는

경우(유형 II)로 구분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새

로운 과학기술의 적용이 관계자의 헌법상 기본권이

나 법적 권리와 충돌하는 경우(유형 III)와 새로운

과학기술의 적용이 특정인의 이해를 떠나 사회적

가치 내지 이데올로기 차원의 갈등을 야기하는 경

우(유형 IV)로 구분될 수 있다.

(1) 유형 I : 동일상품 경쟁형

과학기술의 혁신이 기존 규제와 갈등을 야기하

는 많은 사례들은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사이

의 경쟁관계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경쟁사업자 사

이의 갈등관계는 문제되는 전통적 사업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에서 생산 또는 제공하는

재화나 용역이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유형 I)와

양자가 다른 서로 다르지만 ‘대체재’ 관계에 있는

경우(유형 II)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 I과 유형 II는 모두 종래의 전통적인 사업자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신규사업자 사이의 갈등이

다. 모두에서 예시한 사례들을 보면 과학기술의 혁

신과 규제 사이의 긴장과 갈등은 상당수 이 유형에

속한다. 운하운송사업과 철도운송, 마부와 자동차,

케이블방송과 IPTV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문제되고 있는 우버 택시, 에어비앤비 등도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이들 두 유형에서 문제되는 이해충돌은 기본적

으로 사업자 간의 경제적 대립이 중심을 이루고 있

다. 이러한 사업자 간 경제적 이익충돌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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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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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대원칙은, 해당 경쟁사업자

상호 간의 이익조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시장 경쟁의 촉진과 이를 통한 소비자 효용

극대화라는 정책목표가 핵심적인 요소로 고려되어

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은 경쟁을 보호해야지 경

쟁자를 보호해서는 안 된다. 이들 유형(유형 I, 유

형 II)에서는 어떤 규제를 통해 이익을 향유하는 사

업자가 그 규제를 존속시키기 위해 특정 위험을 과

장하거나 규제의 개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을

과소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새로

운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대원칙은 아래에서 살펴볼 유형 I과 유형 II

모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두

산업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국면에서는 사업자 간

의 경제적 대립 이외에도,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실업문제와 같이 사회적 문제도 내포하

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실업문제는 사회 전체적

으로는 제로섬게임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떤 한 편

의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약하게 인정될 것이다.

유형 I은 최근 문제되고 있는 우버택시나 에어비

앤비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기존 택시사업

과 우버택시는 자동차를 이용하여 여객운송서비스

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숙박업과 에어비앤비

는 모두 숙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두 사업

의 내용은 동일한 것이다. 여기서 야기되는 갈등은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사이에 규제차별이 발

생하게 되어 경쟁조건의 차이를 야기한다는 데 본

질이 있다. 신규 사업자는 새로운 기술로 소비자에

게 새로운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

업의 허용필요성을 주장하고, 기존 사업자는 새로

운 사업자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위험방

지를 위한 규제를 회피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위험

방지를 위해서는 기존의 영업규제시스템 속에서 신

규 사업이 흡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유형에서의 규제갈등을 해소함에 있어서는

두 가지 측면이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기존 사업자에 대한 종래 규제가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통해 규제의 폐지 또는 완화가 필요하다면 기존 사

업자에 대한 규제를 정비하여 동일한 경쟁조건을

창출해 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존의 규제가 여전히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라면, 새로운 진입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규제

를 적용하거나 혹은 기존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 위

해서는 문제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규

제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택시운송사업을

허가함에 있어서 운전자로 인한 위험에 대한 통제

(예컨대 일정한 범죄의 전과자 규제)나 일정한 설

비상의 위험 통제가 여전히 요구된다고 할 때, 신

규 사업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거나

적어도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할 제도적 담보장치

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기존 규제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의한 편의성을 제거하

게 된다면 혁신의 성과를 수용하지 못 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편의성 증대로 인한 소

비자 효용증대를 도모하면서도 기존 규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예컨

대 우버택시에 대해 우버택시에 가입하여 운송서비

스를 제공하는 자들에 대해 운전자의 안전성이나

설비의 안전성, 보험가입 여부 등에 대한 통제 및

보증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2) 유형 II : 대체재 경쟁형

이와 달리 유형 II는 운하운송과 철도운송, 마부

와 자동차운송, 케이블방송과 IPTV 등의 관계에서

와 같이 전통적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가 생산 또

는 제공하는 재화나 용역이 서로 다르지만, 새로운

사업이 종래 전통사업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사

업자 간 이해가 충돌하는 경우이다. 유형 II에서 새

로이 도입되는 혁신은 유형 I에서의 그것에 비해

신규성이나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

이 일반적이다. 또한 이 경우 새로운 사업은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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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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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시장을 창출해 나갈 뿐 아니라 그 파급효과도

커서 새로운 관련 산업이나 과학기술의 혁신을 유

도할 잠재력이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의

미가 크다. 유형 II의 경우 새로운 사업은 단순히

동일한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 기존 사업을 대체하

는 것이 아니라, 기존사업에서 제공되던 재화나 용

역을 포함하여 질적으로 더 우수한 재화나 용역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계의 존망

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14) 따라서 기존 사업계

의 저항이 조직적이고 강력하게 제기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만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규

사업이 가져오는 편익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고, 특히 신규사업을 통해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

전이 촉진되고, 이것이 다른 관련 산업분야의 발전

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

운 기술을 적용한 사업을 허용하여야 할 필요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ICT융합기술을 통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

우, 오늘날 세계화된 시장에서 신속하게 시장진입

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점을 고

려하면, 유형 II의 경우 특별한 법률적 지원이 요청

된다고 판단된다. 유형 II에 해당하는 사업의 경우

앞 절에서 살펴본 위험상황에 따라 위험의 중대성

과 발생가능성이 동시에 큰 경우가 아니라면, 신속

한 절차를 통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

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3) 유형 III : 기본권충돌형

갈등관계의 원인에 따른 세 번째 유형은 새로운

기술의 활용이 이용자의 헌법상 기본권과 충돌하는

경우이다. Health Care라든가 Big Data 분석 및

IoT관련 산업에서 개인정보보호라는 기본권의 보

호가 문제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유형에서

는 관련 기본권의 성질과 내용, 관련되는 여러 공

익과 사익들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관

14) 자동차의 등장에 따른 마차사업의 몰락이나 컴퓨터 문서편집기 능에 의해 타자기산업이 시장에서 배제된 사실을 상기하면 될 것 이다.

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야기된 기본권충돌

이나 이익형량에서는 전통적인 기본권 충돌이나 이

익형량에서와는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과학기술의

변화로 인해 사회경제적 토대가 달라진 현대사회에

서 재산권, 영업의 자유, 인격형성의 자유 등 전통

적인 기본권 관념이 그대로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

가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기본권에 대한 현대적 재

해석이 요구된다.

예컨대,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도 종래

이를 인격권에 기초한 프라이버시의 문제로 보아왔

으나 그러한 관점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오늘

날 정보가 가지는 재화– 특히 공공재– 로서의

성격을 고려해서 개인정보보호제도를 재설계할 필

요도 있을 것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는 개인

정보를 인격권에 기초하여 파악하여 개인정보의 수

집⋅활용 등의 문제를 모두 정보주체의 동의에 의

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입법태도는 개인정보

의 이용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개인정보의 보호도 무력화하여 현실적으로 개인정

보가 보호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즉 동의가 없으면 객관적인 제도적 기술적

보호장치가 존재하더라도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

게 되어 빅데이터 활용이나 IoT환경에서 새로운 기

술발전에 대한 제약요소가 되는 한편, 동의만 있으

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데, 정보주체가 중요

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동의를 거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동의가 강

제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보는 생산의 원료(Rohstoff der Produktion)이

며, 권력의 원료(Rohstoff von Macht)이자 변화의

연료(Treibstoff der Veränderung)이다.15) 정보는

국가와 사회 상호간의 무수한 관련성 속에서 끊임

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기 때문이

다.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개인은 권리행

15) Spinner, Die Wissensordnung - Ein Leitkonzept für die dritte Grundordnung des Informationszeitalters, 1994, S.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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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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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조건을 상실하며,16) 행정 또한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적 임무수행의 기초를

상실하게 된다.17) 요컨대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개

인이든 국가든 자신의 목적적 활동을 수행하기 위

해서 “정보”를 필요로 하며, 따라서 일정한 경우 타

인의 정보에 대한 접근(정보의 공개성)이 보장되어

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헌법상 프라이버시권 내

지 인격권으로부터 개인정보의 신성한 영역이 선재

되어 있다는 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국가 또는 사회

가 필요로 하는 정보수집의 허용범위 문제를 논하

는 전통적인 태도는 정보의 한 측면만을 강조한 것

이다. 이와 달리 정보는 국가사회가 공유해야 할

공유자원이라는 사실을 출발점으로 해서, 어떤 정

보의 경우에는 공유에 제한이 따르며, 개인정보의

유통과정에서 정보주체인 개인은 어떠한 통제권을

가지는가의 문제를 논하는 방식이 현대 정보화사회

에서의 정보의 성격에 더욱 부합할 것이다. 즉 정

보에 대한 권리를 프라이버시라는 개인의 기본권보

장의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주의라는 객관적 법질서의 관점에서 파악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는

제도적 기술적으로 개인정보가 적절히 보호된다면

동의 없이도 개인정보의 활용이 허용되는 영역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정보주체가 동의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개인정보의 이용이 제한되어야 하

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편재로 인해 새로운 기술에

의한 인권침해의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에

서18) 앞으로 이 두 번째 유형의 갈등이 점증할 것

16) 예컨대 어떤 사업권에 대한 신청이 거부된 자는 자신과 경쟁관계 에 있는 타인의 사업계획서에 대한 평가결과에 대한 정보 없이 그 거부처분의 부당성을 주장하여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17) 예컨대 조세관청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에 관하여 정보를 획득할 수 없다면, 조세행정의 적정한 집행은 불 가능하게 된다. 18)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해 도입된 새로운 기술이 다양한 측면에 서 광범위하게 인권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문헌으로는 Thérèse Murphy (ed.), 󰡔New Technologies and Human Rights󰡕, 2009.

으로 보인다.

(4) 유형 IV : 가치갈등형

네 번째 유형은 새로운 과학기술의 활용이– 특

정 개인의 이해를 떠나– 사회적 가치 내지 이데올

로기 차원의 대립에 따라 규제갈등을 야기하는 경

우이다. 이 유형의 갈등은, 배아줄기세포연구나 유

전자변형 등과 같은 생명공학기술에서와 같이 새로

운 기술이 전통적인 윤리관과 충돌에서 비롯된 경

우도 있으며, 원자력발전과 같이 환경생태계에 대

한 위험 나아가 인류 생존에 대한 위험에 대한 사

회적 평가 내지 가치관의 대립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여기서는 과학기술을 활

용하는 행위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여 그러

한 이해관계자와 사업자가 갈등관계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앞의 세 유형과 차이가 있다.

물론 전통적 윤리관이 문제되는 생명공학이나 환경

생태계 내지 인류생존에 대한 위험 등도 헌법상 기

본권과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개인의

기본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공동체 질서 내지 공

동체적 가치와 같은 거대 담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

고 있다. 앞의 세 유형에서는 이미 확립된 법적 권

리가 충돌하기 때문에 실체적 권리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핵심과제이지만, 세 번째 유형에

서는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는 국면에서 야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체적 권리관계의 조정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절차와 과정을 어떻

게 형성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따

라서 유형 IV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소통의 절차와 과정을 투명하

게 만들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하

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

을 것이다.19)

19) 이러한 소통절차의 중요성은 영국에서 Care.data 사업의 실패사 례와 미토콘드리아 DNA 질병 예방 성공 사례를 통해 알 수 있 다.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Karen Yeung, “Tension in Law, Regulation and Tecnical Innovation : Recent Cases from the UK Experience”, 󰡔혁신과 규제 :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제규제󰡕,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 창립 10주년 기념 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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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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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혁신과 규제 간 갈등관계 조정을 위한 법적 쟁점

앞에서 과학기술의 혁신에 있어서 법의 기능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새

로운 기술을 시장에서 허용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허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결정함에 있어서, 한편으

로는 새로운 기술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여야 한다

는 법적 요구가 존재하고, 다른 한편 새로운 기술

의 도입을 허용하여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편

익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동시에 과

학기술의 혁신을 유도⋅촉진하여야 한다는 요구도

존재한다. 이하에서는 외견상 상반되는 것처럼 보

이는 이러한 법적 요구들을 적절하게 조화시키기

위해 어떠한 법적 문제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인지

검토하기로 한다.

  1. 비례원칙 : 안전과 위험의 비례관계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규제

하는 1차적인 목적은 그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여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일찍이 이작 아시모

프(Issag Asimov)도 1942년작 단편 󰡔Runaround󰡕

에서 이른바 로봇공학의 삼원칙(Three Laws of

Robotics)을 제시하였는데, 그 제1원칙이 “로봇은

인간에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

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 이 원칙은 나중에 모든 도구에 대해 확장되어

“도구는 안전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발전한다.

그런데 안전과 위험은 0/1의 이진법으로 환원될

수 없다. 위험이 ‘0’일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현

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극단적인 제로-리스

크 기준은 종종 매우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

다.20) 안전이 확보된다는 것은 얼마나 안전한가라

회 국제학술대회 발표자료집, 2016. 9., 47-63면, 번역문은 같 은 자료집, 77-91면 참조. 20) 이러한 관점에서 이른바 “제로-리스크”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 에 관하여는 이원우, “식품안전규제법의 일반원리와 현행법제의 개선과제”, 이원우 편, 󰡔식품안전법연구I󰡕, 2008, 35-39면(= 이

는 정도의 문제이며, 따라서 어느 정도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가, 다시 말해 어느 정도의 위험이

허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여야 하는 것이

다. 여기서 전통적인 법원칙인 비례원칙에 따른 판

단이 필요하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비례원칙에 따른 판단은 관련된

여러 이익과 가치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새로운 기

술을 허용함에 있어서는 건강, 안전, 환경, 윤리적,

사회적 리스크와 사회경제적 영향(기존 산업과 경

쟁, 노동에 대한 영향), 적절한 데이터의 취득가능

성 등 여러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21) 특

히 앞서 “위험상황의 유형”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험의 중대성과 발생가능성의 상호관계도 고려되

어야 할 것이다. 위험발생시 예견되는 위험의 크기

도 매우 미약하고 그 발생가능성도 매우 적다면 위

험하지 않다는 평가도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있어

서 흔히 범하는 오류는 어떤 새로운 기술을 두고

그것이 허용되느냐 금지되느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외견상 매우 명쾌한 결론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론적으로나 실

제적으로나 비합리적이다.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

고는 이러한 all or nothing의 이진법적 접근은 문

제를 너무 단순화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합리

적인 답변은 양극단의 중간지대에 놓여있다. 이것

이 비례원칙이라는 법의 일반원칙에도 부합한다.

비례원칙의 본질에 비추어 어떠한 새로운 기술

을 적용한 행위가 문제될 때 이것이 허용되는지 금

지되어야 하는지 선택의 문제로 제기되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조건이 함께 수반되면 예상되는 위험

이 최소화될 수 있는지, 어떠한 조건 하에서 문제

된 행위가 가장 효과적으로 유용성을 발휘할 수 있

는지와 같이 허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질문이 제

기되어야 한다.

원우, 󰡔경제규제법론󰡕, 2010, 959-962면) 참조. 21) 같은 견해로 Karinne Ludlow/Diana M. Bowman/Jake Gatof/Michael G. Bennett, “Regulating Emerging and Future Technologies in the Present”, Nanoethics (2015) 9, pp. 151-16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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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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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조건 하에서라면 허용될 수 있는 행위를,

조건에 대한 고려 없이, 금지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조건이 함께 수반되

면 예상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어떠한

조건 하에서 문제된 행위가 가장 효과적으로 유용

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등 문제된 행위의 허용방안

을 강구하기 위한 질문이 제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허용을 위해 부여되어야 하는 조건은 문제된 행위

가 사실상 금지되는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엄격하

여서는 안 되고 가능한 한 문제된 행위가 합목적적

으로 수행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고 최소한의 범

위에서 부과되어야 할 것이다.22)

예컨대 과학기술의 연구⋅개발과 활용(상용화)

등 그 단계별 통제 방안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연

구⋅개발의 단계에서는 학문의 자유의 본질상 원칙

적으로 모든 새로운 시도가 허용되어야 하며 규제

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할 것이다. 또한 진입허가의

방식도 전통적인 인허가제도 외에 임시허가,23) 사

전심사청구,24) 신기술적합성 인증,25) 시범사업26)

등 유연한 방식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27)

22) 물론 그러한 조건은 조건을 부과하는 목적(예컨대, 위험방지)을 달성하기에는 적합하고 충분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23) 예컨대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제37 조 참조. 24) 사전심사청구제도란 어떠한 행위가 법령상 허용되는 행위인지 불명확한 경우 관할행정청에 대하여 이것이 법령상 허용되는지 여부의 심사를 사전에 청구함으로써 법적 불안정을 신속하고도 투명하게 제거하고 위반행위의 사후시정으로 야기할 수 있는 불 이익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러한 사전심사청구제 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여부 사전심 사 청구에 관한 운영지침」, 「방송통신위원회 사전심사청구제 운 영규정」, 「금융감독법규 위반여부에 대한 사전심사 청구제도 운 영규칙」 등에 도입되어 운용되어 왔으며, 이들은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따른 사전심사청구제도를 구체화한 것이 다.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제36조의 신속처리도 적용법조가 불명확 또는 부적절한 경우 그 행위의 허 용성에 대한 공적 판단을 구함으로써 법적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신속하고 투명한 처리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사전심사청구와 동 일한 성질을 가진다. 25) 「산업융합 촉진법」 제11조 이하 참조. 26)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 별법안」 제15조에 따른 신기술기반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27) 이들 유연한 진입규제 제도에 대하여는 아래 “갈등조정을 위한 현행 법제”에서 설명한다.

  1. 피해구제가능성

위험성을 수반한 새로운 기술을 허용할 것인지,

어떠한 조건 하에 어떠한 절차를 통해 어떠한 방식

으로 허용할 것인지, 즉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예견되는 위험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가능성이 중요한 판단요소가 된다. 만일 어떠

한 위험으로부터 야기되는 피해의 구제가능성이 없

다면, 그러한 위험은 허용되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

로 어떠한 위험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적절한 구제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위험을 허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편익과 손해를 비교형량하여 적절한

방식으로 위험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새로운 기술적용의 허용 여부 또는 허용 방

식을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① 생명

이나 건강과 같은 신체상의 위험이 존재한다거나

또는 ② 위험으로 인한 손해가 비가역적인지 여

부 등이 근거로 제시된다. 기본적으로 타당한 견

해이다.

그러나 신체상 위험도 하나의 중요한 판단요소

이지만,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끊임없이 나오지만, 이를 이유로 자동차

의 운행을 금지시키지는 않는다.28) 비가역성도 하

나의 판단요소일 뿐이다. 비가역적 손해여서 원상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피해구제가 불가능한 것

은 아니다. 피해의 구제는 원상회복에 의해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금전배상에 의해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29)

피침해 법익의 종류(생명이나 신체상 위험)라든

가 침해의 비가역성은 중요한 기준이 되기는 하지

만, 위험의 발생가능성과 위험의 중대성에 의해 결

정되는 ‘위험상황의 유형’에 따라,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편익의 중요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낮고, 법익

침해로 인한 손해의 성질과 정도 등에 비추어 금전

28) 이 글의 모두에서 제시한 적기조례의 사례를 상상해보라. 29) 우리나라 민법상 손해배상은 원상회복이 아니라 금전배상을 원 칙으로 하고 있다. 민법 제394조, 제763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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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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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에 의해 구제가 가능하다면, 새로운 기술의 적

용행위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 확보를 조건

으로(손해발생 가능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조건을 부여하여) 허용하고 손해가 발

생하면 금전적 배상으로 피해를 구제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전적 배상을 담보할 수 있는

보험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적절한 담보를 제공하도

록 함으로써 위험발생시 피해구제가 반드시 이루어

지도록 제도화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손해의 종류나 성질 뿐 아니라, 손해의

크기와 발생가능성(위험상황의 유형), 그리고 그러

한 위험을 감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편익의 종류

와 크기 등이 모두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1. 법치주의 원칙 : 법의 형식성과 실질적 법치주의

규범은 미래를 담는 그릇이다. 그런데 인간의 인

식능력의 한계로 인해 장래 발생가능한 모든 상황

을 미리 예견하여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

서 입법자가 입법 당시에 예견하지 못했던 예외적

인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경우에

현행법령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입법취지나

정의 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규범에서 사전에 예

측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 어떻게 법적 대응을 할

것인가?30) 다시 말해 입법자가 입법 당시에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에 대해 어떻게 법적

으로 대응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

도록 법제도의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규제형평제도는 이러한 경우에 규제의 탄력적 운

영을 가능하게 한다. 규제형평제도란 어떤 규제가

일반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입법자가 예견하지 못

한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 특정인에게 이 규제기

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입법목적 및 형평의 원

30) 이러한 문제의식에 관한 이론적인 논의에 대해서는 이원우, “규 제형평제도의 구상 - 좋은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언”, 󰡔행 정법연구󰡕제27호, 2010. 8., 1-47면 참조.

리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경우, 당해 사안에 한

하여 예외적으로 그 규제기준의 적용을 배제하여

구체적⋅개별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제도를 말한다.

여기서 형평 내지 형평성(equity, Billigkeit)이란 획

일적이고 엄격한 법령의 집행으로 인하여 야기되는

불합리를 시정함으로써 달성되는 개별사안에 있어서

의 정의(Einzelfallgerechtigkeit 또는 Gerechtigkeit

im Einzelfall)를 의미한다.

법에 있어서 형식은 법적 안정성을 위한 핵심요

소이다. 따라서 형식이 없는 법률이란 상상할 수

없다. “형식은 자의에 대한 적이요, 자유의 쌍둥이

자매”라는 예링의 주장은 이러한 형식의 중요성을

설파한 것이다.31) 이런 관점에서 법은 형식이며, 형

식이 없는 법은 상상할 수 없다.32) 그러나 현대 민

주헌정국가에서 법치주의를 후기입헌주의시대의 법

실증주의적 법치주의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공법의 영역에서는 오

히려 “형식은 자의의 적이 아니라 자유의 적”이라는

디 파비오의 주장에 더 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33)

오늘날의 법치주의는 단순한 법률적합성을 넘어서

는 것이다. 모든 미래가 규범 속에 미리 결정되어

있다는 의미의 과도한 규범주의와는 법치주의가 동

일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규범주의는 그것이 가

지는 균등화(평준화)효력(Nivellierungswirkung) 때

문에 개별사안에서 정의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법의 일반성을 무시하고 법규범으로 모든

사람에 대하여 모든 경우를 사전적으로 빈틈없이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의의 원칙에

도 반할 것이다.34)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그리고 평등은

31) Rudolf v. Ihering, Geist des römischen Rechts auf den verschiedenen Stufen seiner Entwicklung, 4. Aufl., 1894, 2. Teil, 1. Abs., S. 471. 32) Rudolf v. Ihering, Geist des römischen Rechts auf den verschiedenen Stufen seiner Entwicklung, 4. Aufl., 1894, 2. Teil, 1. Abs., S. 473. 33) Di Fabio, Form und Freiheit, DNotZ 2006, 342, 344. 34) 이러한 법의 일반성과 특수성의 긴장관계에 대해서는 이원우, “규제형평제도의 구상 - 좋은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언”, 󰡔행정법연구󰡕제27호, 2010. 8., 8-1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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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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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 인간이 아니라 구체적 개별적 인간 실존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는 과거 형식적 법치주의에서

일률적 획일적 형식적으로 법률이 규율하면 되었던

것과는 달리 오늘날 실질적 법치주의에서는 구체적

개별적 상황에서의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법률

이 제정되고 집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규제형평

제도는 이러한 실질적 법치주의 원칙을 구현하는

제도이다. 획일적 형식주의가 야기하는 부정의야말

로 입법자의 의사에도 반하는 것이며, 실질적 법치

주의의 실현을 저해할 수도 있다.

규제형평은 규제기관이 법령상 부여된 재량을

충분히 행사함으로써, 현행법령의 해석을 통해서도

상당 정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

재의 행정문화에서 규제기관의 재량권행사는 권한

의 남용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

다. 따라서 이러한 재량남용의 문제를 방지하면서

도 법의 형식화를 방지하고 실질적 법치주의를 실

현할 수 있는 탄력적 규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입

법적 해결이 요청된다. 이러한 취지에서 제18대 국

회에서 「행정규제의 피해구제 및 형평 보장을 위한

법률안」(2010.11.19.)이 제출되었으나 국회 회기 만

료로 자동 폐기되었다.35) 제19대 국회에서는 그 내

용을 대폭 축소하여 규제의 탄력적 적용, 규제의

차등적용이라는 형태로 일부 내용만이 반영되어

「행정규제기본법개정안」(2014.8.27.)으로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역시 회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제20대

국회에는 이른바 「규제개혁특별법안」(「국민행복과

일자리 창출⋅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특

별법안」)에 위 「행정규제기본법개정안」에 규정되

었던 규제의 탄력적 적용, 규제의 차등적용이 반영

되어 의원입법으로 제출되어 있는 상태이다. 또한

이른바 「규제프리존특별법안」(「지역전략산업 육성

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

안」)에서도 허가등의 근거가 되는 법령의 입법목

적에 비추어 해당 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한

35) 이 법안의 입법취지와 주요 내용 및 법리적 쟁점에 대해서는 이 원우, “규제형평제도의 구상 - 좋은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 언”, 󰡔행정법연구󰡕제27호, 2010. 8., 1-47면 참조.

경우 기업실증특례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제의 탄력적 적용 내지 규제형평

제도가 도입되는 경우에는, 현행 법령에 명시적으

로 허용되어 있지 않은 행위가 허용되는 것인지에

대해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다. 규제는 행

위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므로 명확성의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

기 위해 당사자는 관계 규제기관에 대하여 그 행위

의 허용 여부에 대해 사전에 질의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전심사

청구제도를 통해 법적 명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

을 것이다.

  1. 민주주의 원칙과 가버넌스

이상의 논의들은 모두 어떤 행위의 결과에 대한

고려를 중심으로 한 것이다.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고려가 필

요하다. 이것은 신기술에 직면한 사회에서 민주적

가버넌스 문제이며, 위험배분에 있어서 세대간, 계

층간 배분적 정의와도 관련된 문제이다.36)

앞에서 우리는 안전의 보장, 즉 위험에 대한 통

제 문제는 정도의 문제라고 보았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러면 어느 정

도의 위험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누가 어떠한 절차

를 통해 결정할 것인가? 위험의 정도에 관한 사회

적 합의에는 사전적으로 정해진 정답이 없다. 따

라서 합의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

하고 충분한 기회보장이라는 절차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과학기술의 혁신의 관계는 매우 중

층적이다. 자유로운 과학기술의 진보를 위해 자유

로운 연구가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민주주의

36) 이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에서 리스크와 배분적 정의의 문제를 다루는 글로는 Maria Paola Ferretti, “Risk and Distributive Justice : The Case of Regulating New Technologies”, Sci Eng Ethics (2010) 16, pp. 501-5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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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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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가지는 복잡성

과 전문성, 그리고 과학기술 공동체에 대한 외부적

책임통제장치의 결여로 인해 과학기술은 민주적 가

버넌스가 가지는 전통적인 견제와 균형을 벗어날

수도 있다.37) 다른 한편에서는 전문성을 결여한 민

주적 통제가 과학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현대과학기술의 복잡성으로 인해 위험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역할이 지배적으로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종국적

인 의사결정권한을 가지거나 게임의 룰을 독점적으

로 지배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허용

할 수 있는 위험의 정도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잠재적 위험

을 내재한 기술에 대한 규제과정과 리스크 평가에

시민들이 (대의)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누가 어떠한 절차를 통해 결정

할 것인지의 문제에 답하여야 한다. 우선 참여주체

를 다원화하여 전문가집단 외에 관련 산업의 이해

관계자는 물론 시민사회의 참여기회를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당연히 관련된 정부기관이 참여하되 복

수의 정부기관이 간여하게 되는 경우에는 책임을

지는 주관기관이 명확하게 정해져야 할 것이다.38)

다만 시민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민주적 과정을 통해 참여하게 된다는 것은 이들이

의사결정의 결과에 대해 민주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 참여자들이 책임회피적

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39) 이렇게 되면 새로운

37) 이러한 입장으로 Laurence Boisson de Chazournes, “New Tecnologies, the Precautionary Principle, and Public Participation”, in: Thérèse Murphy (ed.), 󰡔New Technologies and Human Rights󰡕, 2009, pp. 190-191 참조. 38) 이는 행정조직법상 책임성원리가 요구하는 바이다. 이에 대하여 는 이원우, “행정조직의 구성 및 운영절차에 관한 법원리”, 󰡔경 제규제와 법󰡕제2권 제2호, 2009. 11, 96-119면, 특히 99-102 면(= 이원우, 󰡔경제규제법론󰡕, 2010, 263-264면, 267-268면) 참조. 39)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의 논의로 Maria Paola Ferretti, “Risk and Distributive Justice : The Case of Regulating New Technologies”, Sci Eng Ethics (2010) 16, pp. 501-515, 특 히 p. 508 이하 참조.

기술에 대해 사후규제적 대안이 아니라 사전예방적

규제를 선호하게 되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저지

되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소통의 과정

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해당분

야의 실무에서 활동하게 될 전문가 그룹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러한 전문가 그룹의 역할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40)

이를 위해서는 규제기관에 적절한 자원– 예컨대

전문성을 가진 인력과 예산– 이 확보되어야 하고

적절한 권한이 입법적으로 부여되어야 한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산업계는 새로운 위험으

로 인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주체이고 새로운

기술로 인한 위험을 예방할 가장 큰 유인을 가진

행위주체라는 점에서 관련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

와 역할도 요청된다. 즉 산업계는 의사결정과정에

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41)

절차와 관련해서는 공식적 절차는 물론 비공식

적 절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이 활용될 수 있

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회적 절차에 의해 의사결

정이 완결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기술에 대한 과

학적 이해와 그러한 기술의 활용이 가지는 산업적

의미에 대한 이해가 성숙될 때까지 관련 데이터의

집적, 결과평가, 시스템 수정이 반복되는 구조를 갖

추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대한 결정에서 간

과해서는 안 될 요소가 신속성이다. 오늘날 기술의

변화와 시장의 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타이밍을

놓친 의사결정은 사실상 새로운 기술을 거부한 것

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체계는 기술의 변화에 시간적으로 적절하게 대

40) 이러한 관점에서 가버넌스에서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장으 로는 Gregory N Mandel, “Regulating Emerging Technologies”, Law, Innovation and Technology (2009) 1, pp. 75-92, 참조. 41) 이러한 관점에서 가버넌스에서 산업계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 장으로는 Gregory N Mandel, “Regulating Emerging Technologies”, Law, Innovation and Technology (2009) 1, pp. 85-8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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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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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절차로서 신중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와 신속한 결정이라는 요구는 일견 상

충되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상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험상황의 유형

이나 갈등상황의 유형에 따라 신속성의 원칙과 참

여를 통한 신중성의 원칙 가운데 더욱 강조되어야

할 원칙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가지 상반

되는 원칙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다.

Ⅵ. 갈등조정을 위한 현행 법제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신규 시장의 창출 또

는 소비자 효용의 증대를 가져오는 새로운 행위가

기존의 규제에 의해 저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져 왔다. 가장 대표적인 법률

로 「산업융합촉진법」과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

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ICT특별법」이라 한

다)이다. 전자는 산업 간의 창의적 결합을 통해 새

로운 사회적 시장적 가치가 있는 산업을 창출하는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이며, 후자는 특히 정

보통신기술의 활용을 통해 사회적 시장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 활동을 진흥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산업융합촉진법」에서는 이른바 “산업융합 신제

품 적합성 인증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① 산업융합 신제품에 맞는 기준, 규격, 요건 등이

현행법령에 없는 경우 또는 ② 현행법상 기준, 규

격, 요건 등을 신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 제조자 등은 소관 행정기관에 대하여 신제품

의 적합성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42) 만일 해당 신

제품이 안전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신제품의 특

성에 맞는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경우에 적합성

인증을 통해 허가등을 받은 것으로 의제하게 된

다.43) 이때 행정기관은 안전성 등의 확보를 위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44) 또한 인증을 받은 사업자

42) 「산업융합 촉진법」 제11조. 43) 「산업융합 촉진법」 제13조 제1항 및 제3항.

는 일정한 경우에는 신제품으로 인해 소비자가 입

을 수 있는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보험 또는 공제

에 가입할 의무를 부담한다.45)

이상과 같은 내용의 “산업융합 신제품이 적합성

인증제도”는 혁신과 규제 사이의 갈등관계를 조정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① 적합성 인증을 위해 안정성에 특별한 문

제가 없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고, 적합성 인증

을 하는 경우 안전성을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조건

을 붙일 수 있도록 규정하여 신기술 도입에 따른

위험통제를 요건을 한다. ② 신제품으로 인해 소비

자가 입을 수 있는 손해를 담보하기 위하여 보험이

나 공제를 통한 손해보장사업을 실시함으로써 피해

구제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③ 특별한 문제가 없으

면 원칙적으로 인증을 하고 이러한 인증에는 허가

의제 효과를 부여하여 ‘원칙적 허가 예외적 금지’

의 원칙을 도입하고 있다. ④ 적합성 인증 신청을

받은 행정기관은 심사예정기간을 신청인에게 통지

하여야 하고, 관계기관의 협의기간은 10일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며, 적합성 인증기간을 6개월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신속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⑤

적합성 인증을 위한 적정하고 전문적인 심사를 위

해 관련행정기관 소속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적합성인증협의체를 구성하여 협의하도록 하고 있

다. 이상의 다섯 가지 내용을 보면 한편으로 새로

운 기술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법

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다른 한편 이로 인해 야기

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고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

로 안전성에 대한 평가는 적합성 평가과정에서 이

루어질 것인데, 이 과정에서 협의기구로 구성된 적

합성인증협의체의 구성에 독립성과 다원성이 보장

되어 있지 않고,46) 협의의 성격도 불분명하여 협의

결과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는 결국 당해 사안에서

44) 「산업융합 촉진법」 제13조 제2항. 45) 「산업융합 촉진법」 제16조. 46) 협의과정에 신청인인 제조자 등의 참여는 어떠한 방식으로 인정 되는지도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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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23

소관 행정기관의 태도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

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ICT특별법」에서는 ‘신속처리절차’와 ‘임시허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47) 신속처리절차제도는 그

내용상 산업융합촉진법상 적합성 인증 제도와 유사

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신규 정보통신기술이나 서

비스가 현행법령상 기준, 규격, 요건 등이 없거나

현행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 미래창조

과학부장관에게 신속처리를 신청할 수 있다.48) 관

계기관의 장이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해당 신규

기술이 허가 또는 임시허가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

단되는 경우가 아니면, 해당 신청인은 자유로이 신

규 기술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49) 만일 신

규 정보통신기술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 허

가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신청인에게 허가등에 필요

한 조건 및 절차 등에 대하여 통지하여야 하며, 신

청인이 그 내용에 따라 허가등을 신청할 경우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여야 한다.50)

임시허가는 신속처리의 연속선상에서 인정되는

제도이다.51) 즉 ① 위의 신속처리제도에 의해 신청

된 신규 정보통신기술이나 서비스가 다른 행정기관

의 소관업무에 해당하지 않고, ② 해당 신규 정보

통신기술이나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 맞거

나 적합한 기준⋅규격⋅요건 등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해당 신규 기술

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임시로 허가를 할 수 있

47) 신규시장의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의 과제로 실험조항, 가인가, 사전허가 등의 도입을 주장한 글로는 이원우, “규제개혁과 규제 완화-올바른 규제정책 실현을 위한 법정책의 모색”, 󰡔저스티스󰡕 통권 제106호, 2008. 9, 382면(= 이원우, 󰡔경제규제법론󰡕, 2010, 173면) 참조. 48) 「ICT특별법」 제36조 제1항. 49) 「ICT특별법」 제36조 제5항. 50) 「ICT특별법」 제36조 제6항. 51) 임시허가제도에 관하여 상세한 내용은 김태오, “기술발전과 규율 공백, 그리고 행정법의 대응에 대한 시론적 고찰 - 정보통신 진 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소위 ICT 특별법)상 임시허 가제도를 중심으로”, 󰡔행정법연구󰡕제38호, 2014. 2., 83-111 면; 김태호, “과학기술 혁신과 허가제도 - 정보통신기술 융합현 상의 수용을 중심으로”, 󰡔혁신과 규제 :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제 규제󰡕(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 창립 10주년 기념 제13회 국 제학술대회 발표자료집), 2016. 9., 187-199, 특히 191-194면 참조.

다.52) 이때 새로운 기술의 안정성 등을 위한 조건

을 붙일 수 있다.53) 임시허가를 받은 자는 소비자

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배상할 수 있도록 보

증보험에 가입할 의무가 있다.54)

신속처리절차와 임시허가제도는 각각 독립적인

의의를 가지며 그 성격도 달리하지만, 두 제도는

구조적으로 서로 유기적인 관련성을 가진다. 어떤

신규 정보통신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해 신속처리가

신청되면, 세 가지 대안이 존재한다. ① 허가등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특별한 조치 없이 신속하

게 신기술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게 된다. ②

기존 법령에 따른 허가등이 필요하다면 그에 따른

허가등의 조건이나 절차를 알려주고 그에 따라 신

속하게 허가등의 절차를 진행하도록 한다. ③ 만일

허가등이 필요하지만 신규 기술이나 서비스의 특성

상 종래 법령에 따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

하여 새로운 기준⋅규격⋅요건을 설정할 필요가 있

는 경우에는 임시허가절차를 진행한다. 앞의 ①과

②는 신속처리절차에 해당하며, 뒤의 ③은 임시허

가절차인데, 후자는 전자의 절차를 통하여 이르게

된다.

신속처리와 임시허가제는 기존 허가제의 대상인

경우에는 기존 법령상의 규제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에서는 아무런 규제완화의 효과도 없지만, 허가

등에 의한 규제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신속하게 답

변해준다는 점에서 규제의 신속성과 투명성, 명확

성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규제합리화의 성격을 가

지고 있다. 또한 관계행정청에서 아무런 회신이 없

으면 허가등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신

규 기술이나 서비스를 자유로이 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원칙적허가 예외적 금지’라는 원칙을 반

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안전성을 위해 필요

한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손해배상을 보장하기 위

한 보증보험가입의무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산업

융합촉진법」상 ‘신제품 적합성 인증제도’와 마찬가

52) 「ICT특별법」 제37조 제1항 제1문. 53) 「ICT특별법」 제37조 제1항 제2문. 54) 「ICT특별법」 제37조 제4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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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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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 기본적인 위험통제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

로 평가된다. 신속처리절차의 경우 제도의 본질상

관계행정청의 협의 이외에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

으나, 임시허가의 경우 시행규칙에 근거하여 ‘외부

평가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전문가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그밖에 아직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앞에서 언급

한 바와 같이 「규제프리존특별법안」과 「규제개혁

특별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전자의 법안에

서는 이른바 ‘네거티브 규제시스템’55)과 ‘규제형평

제도’56)를 규정하고 있으며, 후자의 법안에서는

‘규제형평제도’57)를 도입하고 있다.

이상의 제도개선의 노력은 기본적으로 ① ‘원칙

적 허용과 예외적 금지’의 원칙, ② ‘안전성 확보’

와 ‘피해구제’를 전제로 한 ‘신기술 허가’, ③ 기술

발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규제형평제도’,

④ ‘신속한 처리’와 ⑤ 절차상 ‘전문가참여’ 등을

반영한 것이다. 모두 새로운 기술을 신속하고 적극

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과학기술의 혁신을 촉진하면

서도 기본적인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제도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

55)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 별법안」 제4조 제1항은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라는 제목 하 에 금지되지 않은 것은 허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6)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 별법안」 제13조에서는 이른바 ‘기업실증특례’를 규정하고 있는 바, 이에 따르면 규제프리존에서 지역전략사업등을 추진하고자 하는 자는 허가등의 근거가 되는 법령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해당 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하거나 허가등의 근거가 되는 법령 에 따른 기준⋅규격⋅요건 등을 적용하는 것이 부적합한 경우 기 업실증특례의 적용을 신청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장관은 관계기 관의 의견을 들은 뒤 안전성의 측면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 우 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관련 법령에 따른 허가등을 부여할 수 있다. 57) 「국민행복과 일자리 창출⋅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특 별법안」 제29조에 따르면, 기술 발전 및 융합, 경제적⋅사회적 여건의 변화 등으로 기존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불 합리한 경우 규제개혁위원회는 소관 행정기관의 장에게 규제의 면제⋅완화 또는 한시적 적용 유예를 권고할 수 있으며, 이러한 권고를 받은 행정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권고에 따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고 여전히 신규 기술의 도입이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고, 많은 연구결과 그 원인을 과도한 규제에서

찾고 있다. 물론 「규제프리존특별법안」이나 「규제

개혁특별법안」과 같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

심적 제도개선안이 아직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

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앞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가 충돌하는 양

상을 살펴보면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이익충돌상황이

매우 다양하고 문제되는 위험의 종류나 위험발생가

능성 등도 상이하기 때문에 획일적인 제도에 의해

서는 적절한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각

유형별로 문제되는 이익과 고려요소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규제의 필요성, 위험규제의 방

식(사전규제, 사후규제, 피해구제제도, 이해관계자

참여권 보장의 범위와 정도, 규제기관 또는 전문가

그룹의 역할 등)이 다양한 원칙에 따라 설계될 수

있을 것이다.

Ⅶ. 요약 및 결론

이 글의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규제는 언제나 긴장과 갈등

관계 속에 있어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법은 위

험의 통제만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유도하고 촉

진하는 기능까지도 수행하여야 하며, 과학기술의

혁신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가져다주는

총체적 가치를 적절히 수용하면서도 그것이 수반할

수 있는 리스크를 적절히 규제하기 위해서는 규제

체계가 기술발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

화되어야 한다.58) 더욱이 이는 역동적인 시장환경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신규 기술의 도입을 규제할 것인지 여부, 어떠한

58) 이와 같은 입장에서 가버넌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논문으로는 Gregory N Mandel, “Regulating Emerging Technologies”, Law, Innovation and Technology (2009) 1, pp. 75-9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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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25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지 등은 하나의 일관된 원칙

에 따라 정해질 수 없다. 각 상황에서 문제되는 위

험의 중대성이나 발생가능성에 차이가 있고, 갈등

의 근저에 놓여있는 이해관계의 구조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위험상황의 유형에 따라 4가지 유형(①

위험이 중대하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경우, ② 위험

이 중대하지만 발생가능성은 낮은 경우, ③ 위험이

미약하고 발생가능성이 큰 경우, ④ 위험도 미약하

고 발생가능성도 낮은 경우)으로 구분하고, 이들 위

험 상황에 따라 신규 기술 도입을 지지하는 원칙과

신규 기술 도입을 통제하는 원칙을 적절히 조화시

켜야 할 것이다.

또한 갈등의 근저에 놓여있는 이해관계구조에

따라 경쟁사업자들 사이의 갈등 내지 경쟁관계가

문제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다시 ① 경쟁사업자들이 생산 또는 제

공하는 재화나 용역이 동일한 경우(유형 I : 동일상

품 경쟁형)와 ② 경쟁사업자들이 생산 또는 제공하

는 재화나 용역이 동일하지는 않으나 대체재관계에

있는 경우(유형 II : 대체재 경쟁형)로 구분할 수 있

다. 후자의 경우는 ③ 새로운 과학기술의 적용이

관계자의 헌법상 기본권이나 법적 권리와 충돌하는

경우(유형 III : 기본권충돌형)와 ④ 새로운 과학기

술의 적용이 특정인의 이해를 떠나 사회적 가치 내

지 이데올로기 차원의 갈등을 야기하는 경우(유형

IV : 가치갈등형)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갈등유형

에서 문제되는 이익상황이 상이하기 때문에 신규

기술도입에 대한 적용원칙이나 고려사항이 다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유형별 고찰을 토대로 하여, 혁신과 규제

의 갈등상황을 조정함에 있어서는 비례원칙에 따른

안전과 위험의 개념, 피해구제가능성, 실질적 법치

주의를 위한 유연한 법적용, 민주적 참여권 보장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이에 따

르면, 신규 기술의 도입을 허용하는 경우에 안전성

확보와 피해구제의 보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때 안전성이란 비례원칙에 따라 그 정도를 평가하

여야 하고, 피해구제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종류와 성질, 크기와 발생가능성(위험상황

의 유형) 그밖에 위험의 감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의 종류와 크기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규범은 과거의 경험에 기초해서 설계되고 수

정⋅보완된다. 그런데 새로운 과학기술은 본질적으

로 과거와 다른 상황에서 등장하며 과거 기술과는

다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법제도는 유연

하고 개방적인 구조를 취하여야 한다. 만일 입법취

지에 비추어 현행 법령상의 기준이나 요건을 신규

기술에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라면 안전성확

보를 전제로 임시허가와 같은 제도를 통해 도입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통제할 것

인지 등의 문제는 위험상황이나 갈등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 사

회적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이해관계자의 참여

를 통해 다원적 의사결정과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는 종국적으로

정치적 결정의 성격을 갖는다. 정치적 결정을 정당

화한다는 면에서나, 의사결정의 결과에 대한 수범

자의 수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나 의사결정과정에

이해관계자의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59)

한편 신규 기술의 안전성과 편익에 대한 평가는 고

도의 전문적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전문가그룹의

역할이 보장되어야 하고, 규제기관의 전문성도 적

절히 구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위와 같은 관점들에 의

한 제도개선의 노력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 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의 논

지에 입각해서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요약하면 아

래와 같다. 과학기술의 혁신과 규제는 상호 긴장관

계에 있다. 한편으로 신규 기술의 도입을 촉진하여

59) 실질적 참여의 중요성은 영국에서 Care.data 사업의 실패사례와 미토콘드리아 DNA 질병 예방 성공 사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은 Karen Yeung, “Tension in Law, Regulation and Tecnical Innovation : Recent Cases from the UK Experience”, 󰡔혁신과 규제 :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제규 제󰡕,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 창립 10주년 기념 제13회 국제 학술대회 발표자료집, 2016. 9., 47-63면, 번역문은 같은 자료 집, 77-9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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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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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다는 요구와 다른 한편 신규 기술로 인한 위

험을 통제하기 위해 신규 기술을 규제하여야 한다

는 요구는 충돌한다. 그러나 다양한 갈등상황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화해서 각 유형의 특성에 따

라 적용되는 법리를 적절히 조화 내지 배합하면 두

가지 충돌되는 요구를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유형에서는 신속한 절차를 통해 신규 기술

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어떠한 유형에서는 안전

성 확보에 중점을 두어 신규 기술을 규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유형별 접근방식에 따르면 신

규 기술의 도입을 촉진하면서도 신규 기술의 도입

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

한 접근방식을 실제 제도화하여 혁신과 규제의 갈

등관계를 해소하고자 한다면, 가능한 많은 사례를

분석하여 유형화하고 각 유형의 특성과 이에 적합

한 규제원리를 수립하여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다양한 사례를 축적하고 비교⋅분석함으로써 유형

화하고 유형별 특성을 추출하는 연구가 심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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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제와 법 제9권 제2호(통권 제18호) 20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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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and Regulation : The Legal Structure of Their Relations and Legal Means to Resolve Their Mutual Conflicts

Lee Won-Woo

The conflicts between innovation and regul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have been a universal issue in all countries of the world across the ages. They have become more frequent and severer recently, fueled by rapid advancement of science and technology. One might say that the simplest way of resolving these conflicts would be to consider it as a matter of choice. Yet, we cannot take such an extreme argument as a generalized principle when we develop regulation to safely promote science and technology innovation, as the types of this kind of conflicts are very diverse. Rather, a guideline would be needed to determine factors to be considered in deciding types and scopes of regulations for science and technology innovation, and the way of comparing and balancing any competing interests. This would require, first, the categorization of the cases of those conflicts according to the structures and the natures of the interests causing such conflicts, and, second, the examination of factors to be considered and how to consider or balance such factors to resolve the conflicts. The cases of the conflicts between innov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regulation can be broadly divided into three types. The first type is a conflict between conventional businesses and new businesses which use new technology. Most of tensions and conflicts between innov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regulations are included to this type. The second type is a conflict between use of new technology and constitutional rights. Healthcare, big data analysis and IoT-related industries which are conflicted with the privacy right represent this type. What matters in this type is the nature and the contents of related rights and how we should adjust the relations between related multiple public interests and private interests. The third type is a conflict between use of new science and technology and regulations at the level of conflicts of social values or ideologies, which is beyond the conflict of personal interests. The key challenge of the above two types of conflicts is how to adjust the actual rights, as established legal rights are conflicted. However, as the third type of conflicts occurs amid formation of the new value system, how to develop the procedure and the process to reach a new social consensus would matter, instead of adjustment of actual rights. Safety and risks cannot be explained using the binary notation. Guaranteeing safety is a matter of how safe it is, and therefore we must answer to the question, “how safe it should be,” which can be rephrased as “what is the scope of risks allowable.” Here we need judgment based on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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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 혁신과 규제 : 상호 갈등관계의 법적 구조와 갈등해소를 위한 법리와 법적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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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iple of proportionality. Health risks or irresponsibility of damages therefrom are commonly provided as the basis to determine how to control risks (the ex-ante regulation system Vs. the ex-post regulation system). We should consider the scope of benefits from taking the risks as well as the type and the nature of damages, the scope of damages and the possibility of damages as important factors. Norms are like frameworks embracing the future, but we cannot predict and define every potential scenario of the future due to our limited recognition. Accordingly, exceptions which lawmakers fail to predict at point of lawmaking must occur, and applying existing laws is not aligned with the purpose of lawmaking or the concept of justice in this case. The system for equity of regulation enables flexibility of regulations in this case. We should also consider the process. This is a matter of democratic governance in the society faced with new technology, and a matter related to distributive justice among generations and classes in terms of distribution of risks. We should decide who will determine this under which procedure. We should allow diverse actors to participate in this process so as to enable the civil society as well as stakeholders of related industries and experts to participate in this process. Related government organizations should participate in this process. We have made diverse efforts to prevent application of existing regulations to a new act causing development of a new market or increased benefits of consumers through innov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The so-called new technology suitability certification system was adopted under the Industrial Convergence Promotion Act. The quick procedure and the temporary approval system were adopted under the Special Act on ICT. These efforts to improve institutions are based on the principle of negative regulation, approval of new technology for safety and remedy of damages through compensation and the regulation system enabling flexible responses to advancements of technology. These legislative efforts intend to facilitate innov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by promptly and actively embracing new technology while securing basic safety and preventing consumer damages. Advancements of science and technology have always conflicted with regulations. However, laws should induce and promote new technology while controlling risks, and laws should not hinder innov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in the modern society. In order to properly embracing benefits of advancements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properly controlling risks involved, the regulation system should be structured so that it can properly respond to technological advancements. To this end, regulation authorities should have proper resources, including professionals and budgets, and be legislatively empowered. These activities should be made in a dynamic market environment.

Keywords : 혁신(Innovation), 규제(Regulation), 규제개혁(Regulartory Reform), 과학기술(Technology),

ICT, 위험(Risk), 신기술적합성인증제(new technology suitability certification system), 임시허가제도

(temporary approval sys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