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에서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관한 연구 — 독일 행정소송과 우리 행정소송의 비교를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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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제71호 2023년 8월 Korea Administrative Law and Practice Association 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 71, August 2023
행정소송에서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관한 연구
— 독일 행정소송과 우리 행정소송의 비교를 중심으로 —*
1)
강 지 웅**
국문초록
독일 행정소송은 19세기 후반에 행정국가 모델과 사법국가 모델의 절충을 통해 민사소송을
모방하여 생성되었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행정소송은 주관적 권리구제 중심의
사법국가 모델로 전면 재구성되었다. 현재의 독일 행정소송은 개인의 권리구제를 최우선 목적
으로 삼는 주관소송적 구조를 띠고 있으므로, 민사소송에 대한 독자성을 갖는 데 일정한 한계
가 있다. 그러나 행정통제 기능과 법형성 기능 같은 객관적 기능도 행정소송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으로 인정되며, 이것이 행정소송의 독자성을 이루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독일 행정소송의 기능상 독자성은 소송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소송의 대상과 유
형에 관하여 보면, 행정행위 개념을 기준으로 재판관할이 협소하게 되어 있는 점에서는 독자성
이 약하나, 공법적 행정작용에 관하여 포괄적 권리구제가 보장되고 객관적 통제 기능을 수행하
는 소송유형이 있는 점, 행정행위의 특수성이 반영된 소송요건과 가구제가 마련되어 있는 점에
서는 독자성이 있다. 소송의 구조 측면에서는 ‘권리침해’가 원고적격과 본안요건을 관통하는
중심축을 이루고 있고 판결의 효력이 상대효를 갖는 등 주관소송적 구조를 띠고 있어 독자성
이 약하다. 소송법관계의 경우, 원고와 피고 행정청 간의 구조적 불평등을 전제로 소송상 지위
와 역할이 부여되고, 계쟁 행정작용을 둘러싼 多極的 이해관계가 형량・조정된다는 점에서 강한
독자성을 띤다. 심리원칙의 경우,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으로 말미암아 피고 행정청의 소송물
에 관한 처분권이 좁게 인정되고, 소송자료의 수집책임에 관하여 직권탐지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효과적인 행정통제를 추구하므로 독자성이 강하다.
행정국가 모델과 사법국가 모델의 절충은 행정법원법 자체의 형태와 체계에도 반영되어 있
다. 한편으로는, 상당한 정도의 자족성을 갖춘 행정법원법이 마련되어 있고 행정소송에 관한
독자적이며 완전한 규율을 목표로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 가지 유형의 준용규정을 두어 민
사소송법을 준용하는 범위와 한계를 세밀하게 규율한다. 제1유형인 ‘유보조건 없는 특별준용규
- 이 글은 拙稿, 독일 행정소송의 독자성에 관한 연구 - 행정법원법의 자족성과 민사소송법 준용체
계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법학박사논문(2023)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여 2023. 3. 10. 한국공법학 회 신진학자대회에서 발표한 초고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부장판사,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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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인용된 준용대상 규정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별도의 준용요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제2
유형인 ‘상충하는 규정이 유보된 특별준용규정’은 행정법원법이 독자적인 규율을 추구하는 증
거조사와 집행 분야를 그 규율대상으로 삼는다. 준용대상 규정의 범위가 제1유형보다 넓은 대
신에 구체성은 덜하고, 행정법원법에 상충하는 규정이 없어야 한다는 소극적 준용요건이 있다.
제3유형인 ‘일반준용규정’은 준용대상 규정을 구체적으로 인용하지 않고 법률 전체를 포괄적으
로 인용하는 대신, 규율의 공백과 유사성이 모두 인정되어야만 준용이 허용된다.
우리나라의 행정소송은 소송의 구조와 소송법관계에 관하여는 독일 행정소송보다 독자성이
강하나, 소송의 대상・유형과 심리원칙에서는 독자성이 약하다. 또한 우리 행정소송법은 자족성
이 현저히 떨어지고, 준용규정이 사실상 제8조 제2항 한 개밖에 없으므로, 이를 통해 상당수의
민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만, 위 조항은 일반준용규정이므로, 규율의 공
백이 있는지, 규율대상 간의 유사성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때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즉,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
타나는 규율영역에서는 통상의 심사기준에 따라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여부를 판단하고, 독
자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영역에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따라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주제어: 행정소송, 독자성, 사법국가 모델, 행정국가 모델, 객관적 통제 기능, 행정법원법,
준용, 규율의 공백, 유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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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Ⅰ. 서론
Ⅱ. 독일 행정소송법의 역사와 체계
Ⅲ. 행정소송의 독자성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Ⅳ.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Ⅴ. 결어
Ⅰ. 서론
우리나라의 행정소송법은 행정재판절차를 망라하여 규정하지 않고, 제8조 제2항1)에서 법
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포괄적으로 준용함으로써 그 공백을 메운
다.2) 그런데 ‘준용’이란 어떤 사항에 관한 규정을 그것과 유사하기는 하나 본질이 다른 사
항에 관하여 필요에 따라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맞추는 것으로서,3) 어떤 규정을 본래의
규율사항에 관하여 수정 없이 맞추는 ‘적용’과는 구별된다.4) 즉, 준용규정을 둔 법령이 규
율하려는 사항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법령의 규정이 준용되므로,5) 행
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을 통한 민사소송법과 민사집행법 규정의 준용 여부를 검토할 때는
위 두 법률의 준용을 막는 행정소송의 독자적 성질이 무엇인지를 탐구해야 한다.6)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론과 실무에서는 민사소송법 준용의 기준이 되는 행정소송의 독자성에 관한
구체적・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였다.
이러한 행정소송에서의 민사소송법 준용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독일 행정
1)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은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
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주석 행정소송법, 박영사, 2004, 147-148면 참조. 3) 준용(Verweisung)이란 어떤 사항에 관한 법 규정을 그것과 본질은 다르지만 유사성이 있는 다른
규율사항에 대하여 적용하는 입법기술을 말하고, 알맞게 적용(entsprechende Anwendung)한다는 것 은 독일 법령에서 준용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용어로서, 준용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준용대상 규정 에 일정한 수정을 가할 수 있음을 뜻하는 표현이다. 4) 법제처, 법령 입안・심사 기준, 2021, 784면; 조정찬, “준용에 관한 몇 가지 문제”, 법제 제514
호, 2000, 27-28면 참조. 5)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371 판결 참조. 6)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15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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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의 독자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행정소송법은
연혁적으로 독일법을 계수한 일본 행정소송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둘째, 독일의 행정소
송법인 연방행정법원법(VwGO, 이하 ‘행정법원법’이라 한다)은 우리 행정소송법보다 자족
성이 훨씬 높은 법률이면서도,7) 우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과 같이 민사소송법과 법원조
직법을 포괄적으로 준용하는 규정과 민사소송법과 법원조직법의 특정 조문을 구체적으로
준용하는 규정 등 20여 개의 준용규정을 두고 있다.
본 논문은 소송제도의 근간이 되는 네 가지 주제, 즉 ① 소송의 대상과 유형, ② 소송의
구조, ③ 소송법관계, ④ 심리원칙을 중심으로 독일 행정소송과 우리나라 행정소송이 민사
소송에 대한 관계에서 갖는 독자성을 비교법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하여 민사소송
법의 준용 문제에 관한 검토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하에서는 위 네 가지 주제를 행정소송
제도를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이라고 부를 것이다. 본 논문이 ‘네 개의 기둥’에 주목하는
이유는, 위 네 가지 주제에 행정소송의 핵심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분류체계가
전체 소송제도 중 상대적으로 독자성이 강한 영역과 약한 영역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Ⅱ. 독일 행정소송법의 역사와 체계
- 독일 행정소송의 역사적 전개
독일의 행정소송은 중세 후기인 15세기 말에 행정의 고권적 조치에 대한 통제를 목적으
로 그 맹아가 싹텄다. 우선 신성로마제국 차원에서는, 영방군주의 고권행위가 신민(臣民)이
가진 이른바 자연법상의 기득권(wohlerworbenes Recht)8)을 침해하는 경우 신민이 일정한
사전절차를 거쳐 영방군주를 상대로 제국최고재판소에 고권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
기할 수 있었다.9) 한편, 각각의 영방국 차원에서는 17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 대부분의 란
트에서 영방군주 및 소속 관료가 행한 고권행위의 위법성을 다투는 소송이 제한적으로나마
도입되었다.10) 다만, 그중 사적인 권리에 관한 분쟁-국고와 사인 간의 재산권 분쟁-은 일
7) 박정훈,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 박영사, 2006, 110면 참조. 8) 중세 자연법사상에 기초하여, 당시 전통적으로 인정되던 일정한 신분상의 특권과 재산권 등의 권리
를 일컫는 개념이다. 정하중, “수용유사적 그리고 수용적 침해제도”, 고시연구 제21권 제3호, 1994, 89-90면 참조. 9) Fritz Fleiner, Institutionen des deutschen Verwaltungsrecht, Tübingen 1922, S. 32-3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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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재판소인 란트재판소가 관할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행정 관련 분쟁은 행정 내부의 심판
기관이 관할하는 양분된 구조를 취하였다.11)
그중 18세기 프로이센의 관방사법(Kammerjustiz)은 행정재판의 목적을 행정에 대한 법적
통제에 두고 행정재판을 행정작용의 연속으로 보는 당시의 전통적 관념12)이 반영된 제도였
다. 즉, 관방재판 절차는 일반재판소의 재판절차보다는 행정절차에 가까웠고, 관방재판부는
통상 행정관청에 인정되는 광범위한 사실조사 권한을 가졌다.13) 그러나 이러한 맹아 단계
의 행정구제 제도는 독자적인 소송법을 갖추지 못했음은 물론, 민사소송과 달리 긴 시간
동안 기초이론을 연구하고 이를 실무에서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행정재판은 처음
부터 민사소송법에 많은 부분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19세기 초・중반에 독일의 외견적 입헌군주제라는 배경 속에서 행정재판에 공
백이 발생하였고, 이를 타개하려는 자유주의 시민계급의 사법국가(Justizstaat) 모델과 그 대
척점에 있는 군주 및 관료집단의 행정국가(Administrativjustiz) 모델 간에 정치적・법적 대립
이 벌어졌다. 사법국가 모델이란, 행정과 분리된 일반재판소가 행정재판을 담당하는 모델이
다. 시민의 권리보호를 위해서는 행정재판의 기능적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행정으로부터 분리된 재판소가 행정통제 기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14) 반면에 행정국가
모델은 행정부에 속한 행정재판소가 행정재판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독립된 사법부가 행정
통제 기능을 담당하면 행정부의 활동의 자유가 제한되고 행정부의 임무가 사법부로 넘어간
다고 보면서, 행정재판을 사법으로부터 분리하여 행정의 우월성과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것
이다.15)
이러한 대립과 타협의 과정을 거쳐 19세기 후반부터 바이마르공화국 시대까지 여러 란
10) Wolfgang Rüfner, Verwaltungsrechtsschutz in Preußen von 1794 bis 1842, Bonn 1962, S. 45-51;
Martin Sellmann, Der Weg zur neuzeitlichen Verwaltungsgerichtsbarkeit, in: Külz/Naumann, Staats- bürger und Staatsgewalt, Karlsruhe 1963, S. 35-39 참조.
11) Jakob Nolte, Die Eigenart des verwaltungsgerichtlichen Rechtsschutzes, Tübingen 2015, S. 7 참조;
18세기 프로이센의 재판체계 및 재판관할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박훈민, 독일 행정법상 국고이론 에 관한 비판적 연구 - ‘국가사인설’의 이론사적 고찰을 중심으로, 서울대 법학박사논문, 2014, 72-75면, 82면 참조.
12) 최선웅, 행정소송에서의 변론주의와 직권탐지주의, 서울대 법학박사논문, 2004, 39-40면; 김연태,
“행정소송의 기능 - 취소소송을 중심으로”, 고려법학 제38권, 2002, 220면 참조.
13) 이러한 관방사법의 절차원칙은 오늘날 독일 행정소송이 채택하고 있는 심리원칙인 직권탐지주의의
효시로 평가받는다. Marcel Kaufmann, Untersuchungsgrundsatz und Verwaltungsgerichtsbarkeit, Tübingen 2002, S. 70; 최선웅, 앞의 논문(각주 12), 99-100면 참조.
14) Jakob Nolte, a.a.O.(각주 11), S. 10 참조.
15) Jakob Nolte, a.a.O.(각주 11), S. 10-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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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에서 행정소송 제도가 생겨났다. 독일의 행정소송 제도는 위 두 재판모델 간의 제도적
타협의 결과물인 만큼, 개별 규율영역에 두 모델의 요소가 절충되어 나타났다. 우선 당시의
행정재판소는 기존의 일반재판소와 달리 조직상으로 행정부에 속하였고, 최고심급에서만
행정관청과 행정재판소가 분리되었다.16) 즉, 재판소 조직이 행정과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
았고, 일반재판소 조직과는 구별되었다.17) 다음으로 재판관할과 소송유형은 권력적 행정작
용에 대한 취소소송을 중심으로 협소하게 형성되었고, 그마저도 열기주의를 취하거나 재량
결정을 소송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법심사 범위가 제한되었다. 이로써 독일의 행정소
송 제도를 떠받치는 첫 번째 기둥인 ‘소송의 대상 및 유형’은 독자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형성되었다.18)
반면에 또 다른 기둥인 ‘소송법관계’(Prozessrechtsverhältnis)19)와 관련해서는 원고와 피
고 행정청의 소송상 지위와 역할이 서로 다르게 형성되었고, 소송참가 제도 및 공익대변인
제도를 통해 계쟁 행정작용을 둘러싼 다양한 사익과 공익이 형량・조정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으므로, 이 부분은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상대적으로 강하였다. 한편, 또 하나의 기
둥인 ‘심리원칙’(Verfahrensgrundsatz)20)에서도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강하게 드러났다. 19세
기 후반의 독일 행정법학은 행정에 대한 적법성 통제를 개인의 권리구제에 버금가는 행정
소송의 기능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고, 이를 위해서는 행정소송 절차에서 정확한 사실관계
에 기초한 객관적으로 올바른 재판을 추구해야 하므로, 사실규명과 증거조사를 당사자에게
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소송의 대상에 관한 처분권과 관련해서는
처분권주의를 취하면서도, 소송자료의 수집책임과 관련해서는 직권탐지주의를 취함으로써
사법국가 모델과 행정국가 모델을 절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21) 요컨대, 19세기 독일 행정
소송 제도에는 행정국가 모델의 영향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고, 행정통제 기능이라든가 소
16) 프로이센 고등행정재판소를 비롯한 각 란트의 고등행정재판소가 바로 그것이다. 고등행정재판소의
재판관은 조직・인사적인 측면에서 일반재판소의 법관과 동일한 독립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박정 훈, 앞의 책(각주 7), 43면 참조.
17) Wolfgang Kohl, Das Reichsverwaltungsgericht, Tübingen 1991, S. 14-16 참조.
18)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10-111면 참조.
19) 소송법관계란, 소송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소송의 주체인 원・피고, 법원, 제3의 소송
참가자에게 권리와 의무, 책임이 적절히 배분되어 맺어진 법적 관계의 총체를 말한다. Rosenberg/ Schwab/Gottwald, Zivilprozessrecht, München 2018, §2 Rn. 1-2; Schmidt-Aßmann/Schenk, in: Schoch/Schneider, Verwaltungsgerichtsordnung Kommentar, München 2021, Einl. Rn. 155 참조.
20) 심리원칙이란, 소송을 관통하는 몇 가지 기본사상을 분류하고 이론적으로 정교하게 다듬어 정립한
소송의 지도원리를 말한다. Wolfgang Grunsky, Grundlagen des Verfahrensrechts, Bielefeld 1974, S. 16 참조.
21) Jakob Nolte, a.a.O.(각주 11), S. 1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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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절차의 독자성이 중시되었다.
그리고 당시의 행정소송법령에는 민사소송법의 규정내용을 차용하여 만든 규정과 민사소
송법을 준용하는 규정이 많이 있었는데, 개별 란트의 행정소송 제도가 사법국가 모델과 행
정국가 모델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에 따라 준용규정의 양과 폭이 달라졌다. 예컨대, 민사
소송의 절차원칙을 행정소송에 광범위하게 차용하는 것을 긍정하는 란트에서는 행정소송에
민사소송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됨을 선언하는 이른바 일반준용규정을 두었다.22) 반면에 상
대적으로 행정소송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란트에서는 민사소송법의 특정 조항을 준용하는
규정을 두되, 일반준용규정을 두지는 않았다.23) 또한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인 바이마르공
화국 시대에 설치된 함부르크와 브레멘의 행정재판소는 다른 란트의 행정재판소와 달리 조
직상으로 행정과 명확하게 분리되었고 일반재판소와 매우 유사하게 구성되었으며,24) 행정
소송법상의 준용규정도 준용대상 규정을 구체적・명시적으로 인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더 세
분화되고 정밀해졌다.25)
이후 나치 시대에 형해화되었던 독일의 행정소송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불법국가
에 대한 반성 속에서 ‘소송의 구조’가 개인의 권리구제에 초점을 맞추는 주관소송적 구조
로 확립됨으로써 사법국가 모델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그러나 연방 차원의 소송법이 제
정되기 전까지는 행정국가 모델과 사법국가 모델을 어떻게 절충할 것인지를 놓고 지역별로
온도 차가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두 가지 재판모델의 최종 절충점으로 행정법원법이
탄생한 것이다.
- 독일 행정소송법의 민사소송법 준용체계
행정법원법26)은 19세기 후반의 행정소송법령보다 사법국가 모델에 더 기울어져 있기는
하나, 여전히 그 안에는 두 모델 사이의 절충이 구현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행정법
22) 뷔르템베르크 ‘행정재판에 관한 법률’ 제72조는 ‘민사소송법의 보충적인 적용’이라는 표제 하에 “기
존 민사소송법의 개별 조항들은, 이 법의 규정과 어긋나지 않는 한, 비록 이 법이 그것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더라도 행정재판 절차에 준용된다.”라고 규정하였다.
23) Gustav Kahr, Das bayerische Gesetz über die Errichtung eines Verwaltungsgerichtshofs und das
Verfahren in Verwaltungsrechtssachen vom 8. August 1878, Nördlingen 1879, S. 179; Jakob Nolte, a.a.O.(각주 11), S. 24-25 참조.
24) Wolfgang Rüfner, Die Entwicklung der Verwaltungsgerichtsbarkeit, in: Jeserich/Pohl/v. Unruh,
Deutsche Verwaltungsgeschichte, Bd. 4, Stuttgart 1985, S. 646 f. 참조.
25) Jakob Nolte, a.a.O.(각주 11), S. 28-29 참조.
26) 이하에서 법령명과 조문번호를 기술할 때 별도의 언급이 없으면 독일의 법령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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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법 자체의 ‘형태와 체계’에도 두 재판모델이 절충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현행 행정법원
법이 총 5편 195개 조문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당한 정도의 자족성을 갖추고 있는 것은 행
정국가 모델의 영향이고,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는 규정이 세분화된 것은 사법국가 모델의
영향이다.
행정법원법의 준용규정은 기본적으로 행정소송 절차가 민사소송 절차와 통일성을 띠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행정소송은 민사소송과 구별되는 독자적 성질을 지니고 있으므
로,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영역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기 어렵다.27) 또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더라도 준용이 행해지는 영역의 성격에 따라 준용대상 규정을 아무런
유보나 수정 없이 그대로 적용할 수도 있고, 행정소송의 특성에 맞게 일정한 수정을 거칠
수도 있다.28) 행정법원법은 이러한 준용의 범위와 한계를 세밀하게 규율하기 위하여 아래
와 같이 세 가지 유형의 준용규정을 두고 있다.29)
제1유형인 ‘유보조건 없는 특별준용규정’(Spezialverweis ohne Voraussetzungen)이란, 준
용규정에 민사소송법이나 법원조직법의 특정 규정을 인용하고, 그 규정이 별다른 유보조건
없이 행정소송에 적용될 수 있음을 선언하는 규정을 말한다. 즉, 해당 준용대상 규정을 행
정소송에 적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입법자가 이미 판단을 마친 경우이다.30) 다만, 제1유형
에 속하는 준용규정들의 문언을 보면, 대부분 준용대상 규정이 ‘알맞게 적용된다’(gelten
entsprechend)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즉, ① 법률용어가 양 소송절차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되거나 기관 등의 명칭이 서로 달라 준용대상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의미의 왜곡’
이 생기는 경우, ② 준용대상 규정의 규율내용 중 일부가 기존의 행정법원법 규정과 서로
충돌하고, 두 규정을 모두 유지하면서 충돌을 해결할 합리적인 방안이 존재하지 않아 ‘해
소할 수 없는 모순’이 생기는 경우에는, 준용대상 규정에 일정한 수정을 가할 수 있다.31)
제2유형인 ‘상충하는 규정이 유보된 특별준용규정’(Spezialverweis mit Abweichungs-
vorbehalt)이란, 민사소송법의 특정 규정을 인용하고 그 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고 선언하기
는 하지만, “이 법에 상충하는 규정이 없는 한”(제98조) 또는 “이 법에서 달리 정하지 아니
하는 한”(제167조 제1항)이라는 전제가 붙은 준용규정이다. 행정법원법 제98조(증거조사)
및 제167조 제1항(집행)에 인용된 일군의 민사소송법 규정은 원칙적으로 행정소송의 해당
규율영역에 준용되지만, 만약 행정법원법에 개개의 민사소송법 규정과 상충하는 규정이 있
27) Meissner/Steinbeiß-Winkelmann, in: Schoch/Schneider, VwGO §173 Rn. 25 참조.
28) Meissner/Steinbeiß-Winkelmann, in: Schoch/Schneider, VwGO §173 Rn. 26 참조.
29) Jakob Nolte, a.a.O.(각주 11), S. 203-207 참조.
30) Jakob Nolte, a.a.O.(각주 11), S. 209-210 참조.
31) Jakob Nolte, a.a.O.(각주 11), S. 210-2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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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293
는 때는 적용이 배제된다.32) 제2유형의 준용규정이 규율대상으로 삼는 ‘증거조사’와 ‘집행’
분야는 민사소송에 대한 관계에서 독자적인 규율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상충하는 규정
이 없을 것’이라는 준용요건은 행정법원법의 독자적인 규율내용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33)
제3유형은 행정법원법 제173조에 규정된 이른바 ‘일반준용규정’(Generalverweis)이다. 제
173조 1문은 “이 법에 소송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 양 소송절차의 근본적인 차이로
인하여 그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 한,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제278조 제5항 및 제278a조
포함)을 준용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특정 조문을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전체를 인용한다. 하지만 위 규정은 두 가지 준용요건을 두고 있
는데, ① 행정법원법에 해당 사항에 관한 규정이 없어야 하고(규율의 공백), ② 행정소송
절차와 민사소송 절차의 근본적인 차이로 인해 그 적용이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유사성).
결국 행정법원법 제173조 1문은 법형성의 방법론인 법률유추를 실정법에 편입시킨 것으로,
규율의 공백이 있을 때 유추를 통해 공백을 메우는 조문이다.34) 이러한 준용을 다른 말로
‘준용유추’(Verweisungsanalogie)라 한다.35) 위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는지 판단하려면, 규
율의 공백이 행정소송의 독자적 성질에 기인한 것인지, 그리고 하나의 규율에 관하여 서로
다른 법적 가치평가를 야기하는 양 소송절차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검토하여야 한다.36)
이와 같은 3유형의 세분화된 준용체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독일 행정소송 제도의
독자적 성질에 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일단 어떤 유형의 준용규정이든 준용대상 규정을 행
정소송에 ‘알맞게’ 적용하려면 해당 영역에 행정소송의 독자적인 규율사항이 있는지 살펴
야 한다. 또한 제2유형의 특별준용규정에 인용된 준용대상 규정의 준용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행정법원법에 상충하는 규정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제3유형인 일
반준용규정의 준용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양 소송절차의 차이점을 규명할 필요가
가장 크다.
32) Jakob Nolte, a.a.O.(각주 11), S. 216 참조.
33) Jakob Nolte, a.a.O.(각주 11), S. 214 참조.
34) Stefan Auer, Inhalt, Reichweite und Grenzen der Verweisung in §173 Verwaltungsgerichtsordnung,
München 1993, S. 8-10 참조.
35) Meissner/Steinbeiß-Winkelmann, in: Schoch/Schneider, VwGO §173 Rn. 61 참조.
36) Larenz/Canaris, Methodenlehre der Rechtswissenschaft, Berlin・Heidelberg 1995, S. 194; Jakob Nolte,
a.a.O.(각주 11), S. 229-23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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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294
Ⅲ. 행정소송의 독자성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 독일 행정소송의 기능상 독자성
(1) 주관적 권리구제 기능
독일 행정소송은 민사소송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권리구제를 최우선 기능으로 삼는다. 이
는 독일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와 재판청구권37)에서 도출되고, 행정의 공권력 작용에 대한
포괄적・실효적 권리구제를 천명한 기본법 제19조 제4항에 의해서 뒷받침된다. 특히 위 조
항은 권리구제의 요건으로 ‘개인의 권리침해’를 규정함으로써, 개인의 권리를 실효적으로
구제하는 것이 행정소송의 핵심 기능임을 드러낸다.38) 이로써 독일은 행정소송에 관하여 헌
법상으로 사법국가 모델을 채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소송에서의 권리구제 기능은 민사소송에 비하여 두 가지 특수성을 갖는다.
첫째, 행정소송의 권리구제 기능은 행정보다 열위에 있고 행정의 일방적인 공권력 조치를
받는 시민을 위해 법원이 권리구제 수단을 제공한다는 사고에서 나온 것이므로,39) 행정소
송의 주된 관계인인 시민과 행정 간의 구조적 불평등은 민사소송과 구별되는 행정소송만의
특징이다.40) 둘째, 행정소송은 민사소송보다 판결의 집행이 덜 중요시되는데, 이는 행정소
송의 중심을 이루는 취소소송이 형성소송으로서 집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 점과, 행정부
가 판결을 자발적으로 존중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한 것이다.41)
(2) 객관적 통제 기능
(가) 행정소송은 민사소송과 달리 행정에 대한 통제 기능을 수행한다. 비록 객관적인 적
법성 통제가 주관적 권리구제의 부수적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독일 행정법학의 기본적 시
각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통제 기능이 행정소송의 주된 기능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42)
37) Schmidt-Aßmann/Schenk, in: Schoch/Schneider, Einl. Rn. 132; Jakob Nolte, a.a.O.(각주 11), S. 7
참조.
38) Eberhard Schmidt-Aßmann, Verwaltungsverantwortung und Verwaltungsgerichtsbarkeit, VVDStRL 34,
1976, S. 234-237 참조.
39) Winfried Brohm, Zum Funktionswandel der Verwaltungsgerichtsbarkeit, NJW 1984, S. 10 참조.
40) Jakob Nolte, a.a.O.(각주 11), S. 50 참조.
41) Dieter Lorenz, Die verfassungsrechtlichen Vorgaben des Art. 19 Abs. 4 GG für das Verwaltungs-
prozeßrecht, in: FS-Menger, 1985, S. 156 참조.
42) Schmidt-Aßmann/Schenk, in: Schoch/Schneider, Einl. Rn. 170: Veith Mehde, Verwaltungskontro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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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295
행정통제 기능은 전체 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관계인의 개인적 이익보다는 공
익에 최우선으로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행정소송이 객관적 통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판상 구제를 청구하는 원고 개인의 영향력과 이익지배를 제한할 필요가 있
다.43) 또한 행정소송의 객관적 통제 기능이 강조되면 될수록 주관적 권리구제 기능만을 수행
할 때보다 사법심사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44) 종국재판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도 넓어진다.45)
(나) 독일 행정소송에 나타나는 객관적 통제 기능의 징표로는 크게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① 행정주체의 내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행정소송이 인
정된다. 독일에서는 1950년대부터 지방자치단체의 내부기관 상호 간의 분쟁을 중심으로 기
관의 권한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소송이 판례에 의해 인정되기 시작하였다.46) 또한 지방자
치단체의 자치행정권 내지 계획고권도 판례에 의해 원고적격의 근거가 되는 ‘권리’에 속하
는 것으로 파악되었다.47) 오늘날 판례・통설은 기관소송과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에 터 잡
은 행정소송을 ‘외부법관계를 전제로 하는 주관소송’의 구조 속에서 파악하려고 하지만, 위
와 같은 소송은 그 실질상 객관소송의 성격이 강하다.48)
② 행정법원법 제42조 제2항은 ‘권리침해의 가능성’을 원고적격의 인정요건으로 명시하
면서도, 연방법 또는 州법으로 특별규정을 둔 경우에는 권리침해의 가능성이 없는 기관이
나 단체에 원고적격이 인정될 여지를 열어 놓았다.49) 이것은 행정작용의 적법성을 통제할
필요가 있는 특정 영역에 관하여 그 영역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공익의 수호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관청이나 단체에 원고적격을 인정하려는 취지이다.50)
③ 독일 행정소송법에는 집단적 분쟁해결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현대사회에는 이해관계
als Daueraufgabe der Verwaltungsgerichtsbarkeit, Die Verwaltung 2010, S. 379-380 참조.
43) Jakob Nolte, a.a.O.(각주 11), S. 52 참조.
44) Walter Krebs, Subjektiver Rechtsschutz und objektive Rechtskontrolle, in: FS-Menger, 1985, S. 192
참조.
45) Walter Krebs, a.a.O.(각주 44), S. 193 참조.
46) Thomas Groß, Die Klagebefugnis als gesetzliches Regulativ des Kontrollzugangs, Die Verwaltung
2010, S. 362; Friedhelm Hufen, Verwaltungsprozessrecht, München 2016, §1 Rn. 33, §21 Rn. 1 참조.
47) Thomas Groß, a.a.O.(각주 46), S. 360-361; Schmidt-Aßmann/Schenk, in: Schoch/Schneider, Einl.
Rn. 171 참조.
48) Schmidt-Aßmann/Schenk, in: Schoch/Schneider, Einl. Rn. 171; Jakob Nolte, a.a.O.(각주 11), S. 53
참조.
49) Thomas Würtenberger, Verwaltungsprozessrecht, München 2011, Rn. 296 참조.
50) Dieter Lorenz, Verwaltungsprozessrecht, Berlin・Heidelberg 2000, §18 Rn. 84-8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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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296
인의 수가 많고 다양한 공익과 사익이 얽혀 있는 복잡한 행정결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는 1990년에 행정법원법을 개정하여 이른바 ‘집단소송’(Massenverfahren)
에 관한 특별규정을 도입하였다.51) 이는 다수의 소송관계인이 있는 사건에서 통지를 공고
에 의하도록 하거나, 소송참가를 제한하거나, 공동소송대리인을 선임하게 하거나, 하나의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다수의 사건 중 몇 개를 표본소송(Musterverfahren)으로 삼아
우선 심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④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 기능을 수행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실질적 법치주의가 확
립된 독일에서는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이라는 헌법적 관점으로 말미암아, 헌법의 행정법
에 대한 규율 밀도가 私法에 대한 규율 밀도보다 높으므로, 행정소송에서의 규범통제 필요
성도 여타 소송에 비해 크다.52) 또한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심사는 법적 안정성과 명확성을
제고하고 행정작용의 효과성과 균질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므로 행정입법에 대한 법적 통제
는 행정소송의 객관적 기능으로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다) 행정에 대한 통제 기능은 행정소송 특유의 객관적 기능이지만, 이 기능에는 행정의
자율성과 책임영역을 존중해야 한다는 헌법상의 한계가 있다.53) 실질적 법치주의가 구현된
오늘날 행정권은 공익 실현을 위해 독자적인 형성임무를 부여받은 헌법상 국가권력의 일부
이고, 그러한 형성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민주적 정당성도 갖고 있다.54) 반면에 사법권이
기본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수행하는 기능은 행정결정의 적법성을 사후적으로 심사하는
것으로 한정된다.55) 따라서 행정과 행정소송은 준별되어야 하고, 행정의 자율성은 보장되어
야 하며, 법원의 재판권이 행정에 유보된 판단권한이나 결정권한을 대체하여서는 안 된다.56)
(라) 한편, 행정소송에서 법관의 법형성은 피고 행정청으로 하여금 법형성의 결과물을 반
복적으로 접하게 함으로써 행정에 대한 일종의 교육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행정소송의 법
51) 집단소송 관련 특별규정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Czybulka/Kluckert, in: Sodan/Ziekow, Verwaltungs-
gerichtsordnung Großkommentar, Baden-Baden 2018, VwGO §56a Rn. 1-4 참조.
52) 이 부분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박정훈, “헌법과 행정법 - 행정소송과 헌법소송의 관계”, 서울대 법
학 제39권 제4호, 1999, 88-94면 참조.
53) Winfried Brohm, Die staatliche Verwaltung als eigenständige Gewalt und die Grenzen der Verwal-
tungsgerichtsbarkeit, DVBl. 1986, S. 323-325 참조.
54) Winfried Brohm, a.a.O.(각주 39), S. 12; ders., a.a.O.(각주 53), S. 329-331 참조.
55) Eberhard Schmidt-Aßmann, Funktionen der Verwaltungsgerichtsbarkeit, in: FS-Menger, 1985, S. 122
참조.
56) Eberhard Schmidt-Aßmann, Die Kontrolldichte der Verwaltungsgerichte: Verfassungsgerichtliche Vor-
gaben und Perspektiven, DVBl. 1997, S. 287-28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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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297
형성 기능은 행정법을 사회변화에 발맞추게 하고 법질서에 생동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57) 개개의 행정법규를 일관성 있게 적용하고 그것들이 전체 법체계 내에서 조
화를 이루게 함으로써 행정법질서를 수호하는데,58) 이러한 기능도 큰 틀에서 객관적 통제
기능에 속한다.
(3) 심판 기능과 분쟁조정 기능
행정소송이 적법성 통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행정으로부터 독립된 법원이 권위를 가지고
계쟁 행정작용이 법에 어긋나는지를 심사하여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소송은 행정작용의 연장이 아니라, 행정작용의 적법성에 대한 다툼이 있을 때 이
를 사후적・억제적으로 통제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59)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행정소송
에서는 심판 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한편, 행정소송도 분쟁조정 기능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① 그로 인해 행정의 적법성 통
제가 약화되거나60) 행정작용을 발하는 단계에서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이 약해질 우려가
있는 등61) 법치국가 원리에 반할 소지가 있다. ② 또 행정이 계쟁 행정작용에 이르기까지
밟아나가는 의사결정 과정이 행정소송상 화해의 와중에 재판절차로 사실상 이전되는 효과
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권력분립 원리 및 민주주의 원리에 반할 소지가 있
다.62) 이처럼 행정소송의 분쟁조정 기능은 다른 헌법원리로 말미암아 민사소송과 달리 뚜
렷한 한계가 있다.
- 행정소송의 절차적 독자성에 관한 독일과 우리나라의 비교법적 검토
(1) 소송의 대상과 유형
(가) 독일은 사법권이 분야별로 나뉜 다원적 구조를 띠고 있으므로, 행정재판권이 민사재
판권과 분할되어 있다.63) 행정법원의 재판관할은 지배복종관계 하에서 발하여지는 ‘행정행
57) Thomas Würtenberger, a.a.O.(각주 49), Rn. 7; Eberhard Schmidt-Aßmann, Der Beitrag der Gerichte
zur verwaltungsrechtlichen Systembildung, VBlBW 1988, S. 384-386 참조.
58) Winfried Brohm, a.a.O.(각주 39), S. 10; Schmidt-Aßmann/Schenk, in: Schoch/Schneider, Einl. Rn.
175 참조.
59) Dieter Lorenz, a.a.O.(각주 50), §5 Rn. 6 참조.
60) Winfried Brohm, a.a.O.(각주 53), S. 328-329 참조.
61) Thomas Würtenberger, a.a.O.(각주 49), Rn. 10 참조.
62) Rupert Scholz, Verwaltungsverantwortung und -gerichtsbarkeit, VVDStRL 34, 1976, S. 160 f.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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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298
위’에 대한 취소소송을 중심으로 협소하게 형성되어 있다. 반면에 행정상 손해배상・손실보
상 사건과 국고행정관계에 관한 사건은 공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작용과 관련된 사
건임에도, 2차적 권리구제 수단이라거나 私法 형식의 행정작용이라는 이유로 현행 법령과
판례상 일반법원의 재판관할에 속한다.64)
우리나라의 행정재판권은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구성된 사법부에 속한다. 민사소송법
과 별도로 행정소송법이 마련되어 있어 행정소송의 절차적 배타성이 인정되고, 제1심 전문
법원으로 서울행정법원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독일과 달리 사법부 안에서 재판분야가
나뉘어 있지는 않다.65) 행정재판권의 범위도, 일본을 거쳐 계수한 독일법의 영향을 받아
지배복종관계를 중심으로 협소하게 형성되어 있다. 행정상 손해배상청구소송, 공법상 부당
이득반환소송, 개별법에 근거규정이 없는 행정상 손실보상금청구소송 등에 관하여, 대다수
학설은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이므로 당사자소송에 의하여야 한다고 보지만,66) 판례
는 지금껏 이러한 유형의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처리해 왔다.67)
(나) 독일의 경우 국고작용 등 私法 형식에 의해 이루어지는 행정작용에 대한 재판권이
일반법원에 있는 관계로 행정재판권의 범위는 좁은 편이지만, 적어도 公法적 행정작용은
종류에 상관없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 취소소송과 의무이행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행
위와 그 거부・부작위는 규율대상의 개별성과 법적 효과의 직접성을 징표로 하므로 그 범위
가 협소하지만,68) 행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행정작용에 대하여도 법률과 판례를 통해 일
반이행소송, 예방적 금지소송, 확인소송 등의 소송유형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제한된 범위
나마 행정입법을 직접 다툴 수 있는 규범통제절차가 마련되어 있고, 규범통제절차의 대상
이 되지 않는 행정입법 중에서 자기집행적 행정입법이나 행정입법 부작위에 대하여는 판례
에 의해 확인소송이 허용된다. 즉, 계쟁 행정작용이 어떤 종류의 행정작용인가 하는 점은
소송유형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뿐, 행정상 권리구제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69)
63) Jachmann-Michel, in: Dürig/Herzog/Scholz, GG §95 Rn. 2-4; Schulze-Fielitz, in: H. Dreier, Bd.
III, GG Art. 95 Rn. 21-23 참조.
64) 박정훈, “공・사법 구별의 방법론적 의의와 한계 - 프랑스와 독일에서의 발전과정을 참고하여”, 공
법연구 제37집 제3호, 2009, 90-91면 참조.
65)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14-115면 참조.
66) 김동희・최계영, 행정법 I(제26판), 박영사, 2021, 136-137면, 549-551면, 628-629면; 이현수, “공법
상 당사자소송의 연원과 발전방향”, 일감법학 제32호, 2015, 338-342면 참조.
67) 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행정, 2016, 160-168면 참조.
68)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46-148면 참조.
69)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48-14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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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299
우리나라의 행정소송은 항고소송, 당사자소송, 민중소송과 기관소송의 네 가지 종류로 되
어 있다. 그중 핵심을 이루는 것은 처분 등과 그 거부・부작위를 다투는 항고소송인데, 이
는 다시 취소소송, 무효등확인소송과 부작위위법확인소송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우리 행정
소송법에는 독일의 의무이행소송, 일반이행소송, 예방적 금지소송, 확인소송70) 및 규범통제
절차와 같은 소송유형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판례・실무상 이러한 법정 외 소송유형이 인
정되지도 않는다.71) 즉, 우리 행정소송은 행정작용에 대한 통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소
송유형이 완비되어 있지 않다.72) 물론 대법원은 그동안 국민의 권리구제 기회 확대를 위해
쟁송법적 처분 개념설의 입장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을 계속 확대해 왔으나,73) 행정소송의
유형을 재정비하지 않은 채 현행 행정소송법 하에서 처분성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우리 행정소송은 재판관할의 범위가 독일처럼 협소한 것은 물론이고 소송유형
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며, 행정현실에 필요한 법정 외 소송유형을 인정하는 데에도
소극적이므로, ‘소송의 대상과 유형’ 측면에서 독일보다 독자성이 약하다.
(다) 독일의 행정소송에는 취소소송과 의무이행소송 특유의 소송요건으로 전심절차(행정
심판)와 제소기간이 있는데, 이 두 소송요건은 ‘행정행위’라는 작용형식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서 독자성을 지닌다. 행정심판은 일방적・고권적으로 발하여진 행정행위에 대한 재판
상 통제 전에 행정 스스로 자기통제를 하는 제도로서, 행정절차와 행정소송을 한편으로는
연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구별 짓는 행정쟁송 특유의 절차이다.74) 또한 제소기간은 행정
행위를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의 제도이
다.75)
우리나라의 행정소송에도 취소소송 특유의 소송요건으로 행정심판과 제소기간이 있으나,
독일 제도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일과 달리 원칙적으로 행정심
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에 대한 불이익처분과
같이 개별 법률에서 예외적으로 행정심판의 필수적 전치를 규정한 경우가 있으나,76) 이러
70) 우리 행정소송법상 인정되는 확인소송은 항고소송의 하위유형인 무효등확인소송뿐이다(행정소송법
제4조 제2호).
71)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11-12면 참조.
72)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32-138면 참조.
73) 이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이상덕, “항고소송과 헌법소원의 관계 재정립”, 공법연구 제44집 제1호,
2015, 250-261면 참조.
74) Jakob Nolte, a.a.O.(각주 11), S. 134-136 참조.
75) Dieter Lorenz, a.a.O.(각주 50), §20 Rn. 1-7 참조.
76) 김동희・최계영, 앞의 책(각주 66), 749-75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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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00
한 경우에도 무의미하거나 불필요한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도록 필수적 전치의 완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77) 전체적으로 행정심판의 소송요건으로서의 의미는 독일보다 약하다. 또한
제소기간의 경우, 우리 행정소송법에는 독일과 달리 불변기간인 주관적 제소기간과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연장이 가능한 객관적 제소기간이 중첩적으로 존재한다. 다만, 행정심판의
경우 불복신청기간의 고지가 행해지지 않거나 잘못 행해진 경우 구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만,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에 관해서는 행정소송법에 별다른 규정이 없고, 대법원은 행정심판
법 규정을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에 유추적용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78)
(라) 독일 행정소송상 가구제는 침익적 행정행위 및 이중효과적 행정행위에 대한 ‘집행
정지’와 그 밖의 행정작용에 대한 포괄적인 가구제수단인 ‘가명령’의 이원적 체계로 되어
있다.79) 집행정지는 침익적 행정행위 및 이중효과적 행정행위에 대한 취소쟁송의 제기로써
자동 발생하는 정지효가 공익상 필요에 따라 법률의 규정 또는 행정청의 명령에 의해 배
제・소멸되거나, 법원의 결정으로 발생・회복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침익적 행정행
위의 특수성에 기초한 제도인 점, 계쟁 행정행위를 둘러싼 공익과 사익 간 또는 사익 상호
간을 형량・조정하는 점에서 독자성이 강하다. 집행정지의 대상이 되는 침익적 행정행위 등
을 제외한 나머지 행정작용에 관하여는 가명령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데, 가명령은 민사가
처분을 모델 삼아 만들어진 가구제절차이므로 전반적으로 독자성이 약하다. 한편, 규범통제
절차에서의 가명령 제도는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법적 안정성의 요청 때문에 심사기준
이 엄격하고, 법규범의 적용을 일반적으로 정지하는 내용의 가명령만 가능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행정소송상 가구제는 여러 면에서 공백이 있다. 우리 행정소송법
은 침익적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23조).
반면에 거부처분・부작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는 가구제, 위법한 침익적 행
정처분이 임박한 때 미리 현상을 유지하는 예방적 가구제, 그리고 행정처분 이외의 행정작
용에 대한 가구제는 법률상 마련되어 있지 않다.80) 한편, 판례는 거부처분에 대한 집행정
지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민사가처분 규정을 준용하여 행정처분의 금지를 구하는 것
도 허용하지 않는다.81)
77) 김동희・최계영, 앞의 책(각주 66), 751면;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8-19면 참조.
78)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두6916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두16875 판결 참조.
79) 집행정지와 가명령의 이원적 체계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Friedhelm Hufen, a.a.O.(각주 46), §31 Rn.
7-11; 이진형, 독일 행정소송에서의 가구제에 관한 연구, 서울대 법학박사논문, 2021, 16-28면 참조.
80) 이진형, 앞의 논문(각주 79), 203-206면 참조.
81) 대법원 1992. 2. 13. 자 91두47 결정; 대법원 1992. 7. 6. 자 92마54 결정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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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01
(2) 소송의 구조
(가) 사법국가 모델에 기울어져 있는 독일 행정소송은 개인의 권리구제를 최우선 목적으
로 삼으므로, ‘권리침해’가 행정소송의 전제로 헌법상 명시되어 있다. 또한 법률규정과 판
례는 계쟁 행정작용으로 인한 ‘권리침해의 가능성’을 행정소송의 원고적격으로 요구하고
있고(행정법원법 제42조 제2항),82) 그 권리는 이른바 보호규범에서만 도출되는 것이 원칙
이다. 따라서 독일에서 원고적격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행정주체의 내부기관이나 지방자치
단체의 권한을 ‘권리’로 파악하거나, 건축・환경 관련 인근주민 소송에서처럼 보호규범의 범
위를 넓히는 방식83)에 의한다.
이에 비해 우리 행정소송법 제12조는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에 관하여 “처분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권리’가 아닌 ‘이익’ 개념을 사용하고 있을 뿐 아
니라, 현행 해석론상으로도 독일과 같은 엄격한 위법성 견련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독일
보다 원고적격의 범위가 더 넓다.84) 실제로 대법원은 1998년 속리산국립공원 판결에서 법
률상 이익의 인정근거를 근거법령에서 관계법령으로 넓히는 등85) 수익적 행정처분에 대한
제3자의 원고적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다만, 대법원은 원고적격의 인정근거를 여전
히 개별 법률에서 찾으려는 경향을 유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법률상 이익의 판단근거가
기본권과 헌법원리 등 전체 법질서로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거부처분・부작
위와 관련하여서는 ‘신청권’을 그 개념요소의 하나로 삼음으로써 대상적격의 문제로 접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는 우리 행정소송의 객관소송적 성격과 행정소송법상 처분 개념
에 충실한 해석 필요성을 근거로 ‘신청권’ 요건은 대상적격과 원고적격 단계에서 모두 불
필요하다는 견해가 유력하다.86)
(나) 독일에서 취소소송의 권리보호필요성은 주관소송적 구조 속에서 원고적격을 엄격히
제한함에 따라 원고의 권리보호 이익을 따로 판단하기 위해 별도의 소송요건으로 다루어지
82) Dieter Lorenz, a.a.O.(각주 50), §18 Rn. 9-12; Wahl/Schütz, in: Schoch/Schneider, VwGO §42 Abs.
2 Rn. 64-67 참조.
83)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98-206면 참조.
84)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208-212면 참조.
85) 다만, 법률상 이익의 인정근거를 근거법령에서 관계법령으로 넓히는 것이 대법원의 보편적인 법리
전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정남철, “행정소송법 개정안의 내용 및 문제점 - 특 히 행정소송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비판적 고찰을 중심으로”, 법제연구 제44호, 2013, 287-288면 참조.
86) 박정훈, “거부처분과 행정소송 - 도그마틱의 분별력・체계성과 다원적 비교법의 돌파력”, 행정법연
구 제63호, 2020, 17-2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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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02
는 것이다.87) 행정행위가 실효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취소소송의 권리보호필요성이 결여
되나,88) 그 경우에도 계쟁 행정행위의 위법성 확인을 구할 정당한 이익이 있으면 ‘계속확
인소송’으로 소송이 진행될 수 있다.89) 계속확인소송에서 정당한 이익 중 하나로 인정되는
‘반복방지의 이익’은 앞으로 같은 상황에서 위법한 행정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이익인
데, 이는 행정소송의 객관적 통제 기능에 따른 것으로 독자성이 인정된다.90)
우리 대법원은 기간만료로 실효된 행정처분에 대한 권리보호필요성과 관련하여, 2006년
전원합의체 판결91)에서 제재적 행정처분의 가중사유나 전제요건에 관한 규정의 법규명령
해당 여부와 상관없이 권리보호필요성을 인정한 이래로 그 인정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
히 대법원은 권리보호필요성의 인정근거 중 하나로 독일의 계속확인소송에서 요구되는 정
당한 이익과 마찬가지로 ‘반복방지의 이익’을 내세움으로써 행정소송의 객관적 통제 기능
을 강조하는 추세에 있다.92)
(다) 독일의 취소소송과 의무이행소송에서는 본안요건으로 계쟁 행정행위 또는 거부・부
작위가 위법하고 그로 인해 원고의 권리가 침해되었을 것을 요구한다. 즉, 원고적격과 본안
요건에 걸쳐 보호규범을 매개로 한 권리 개념이 관통하고 있으며, 위법성은 권리침해와 견
련성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독일의 취소소송과 의무이행소송은 철저한 주관소송적 구조를
띤다.93) 본안판단 기준시를 보면, 의무이행소송은 그 성질상 재판 시점이 본안판단 기준시
가 되고, 취소소송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처분 시점이나, 판례상 취소소송에서도 재판 시점
을 본안판단 기준시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94) 또한 독일 행정법원법에는 판결의
효력이 상대효를 갖는다는 점이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다(제121조 제1호).95) 이같이 본안의
심사척도, 본안판단 기준시와 판결의 효력 범위에서 드러나는 주관소송적 성격은 민사소송
에 대한 관계에서 독자성이 약한 부분이다.
87)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291-292면 참조.
88) Riese, in: Schoch/Schneider, VwGO §113 Rn. 96;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300, 303-304면 참조.
89) Schübel-Pfister, in: Eyermann, Verwaltungsgerichtsordnung Kommentar, München 2022, VwGO §113
Rn. 85-126 참조.
90) Veith Mehde, a.a.O.(각주 42), S. 393-396 참조.
91) 대법원 2006. 6. 22. 선고 2003두168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92) 이상덕, 앞의 논문(각주 73), 262-263면 참조.
93)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218-221면; 이상덕, 앞의 논문(각주 73), 232면 참조.
94) 특히 건축법과 외국인법에 그런 사례가 많다고 한다. Thomas Würtenberger, a.a.O.(각주 49), Rn. 614
참조.
95) Dieter Lorenz, a.a.O.(각주 50), §35 Rn. 22-2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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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03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민국헌법 제107조 제2항이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
되는 여부”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행정소송법 제4조 제1호는
취소소송을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소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처분의 위법성에 한정되고, 원고의 권리・이익은 원고적격 단
계에서만 문제 되며, 본안판단 단계에서는 원고적격의 인정근거가 되는 규범뿐만 아니라
계쟁 행정처분과 관계된 모든 규범과 헌법원리가 위법성의 심사척도가 된다. 또한 우리 판
례는 취소소송의 본안판단 기준시를 처분 시점으로 고수하고 있고,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행정소송법 제29조 제1항에서 취소판결의 대세적 효력을
명시하고 있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우리나라의 취소소송은 행정에 대한 법적 통제에 초점
을 맞추는 객관소송적 구조를 띠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96)
(3) 소송법관계
(가) 독일에서 행정재판권은 민사재판권과 분할되어 있으나, 법원조직 측면에서는 일반법
원과 공통점이 많다. 즉,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중립성을 요구하는 점, 원칙적
으로 3심제의 심급구조로 되어 있는 점, 재판부 구성에서 합의부재판과 단독재판의 구별이
상대화되어 있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으므로, 법원조직 측면에서 독일 행정소송의 독자성은
약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부터 행정사건의 심급구조가 3심제로 변경되었고, 서울을 관할구
역으로 하는 서울행정법원을 설치하여 행정사건을 제1심으로 심판하고 있다. 행정법원은
일원적인 사법부의 산하 전문법원이므로, 위와 같은 제1심 관할의 배타성은 법원 간 업무
분담 문제일 뿐이고, 행정법원 판사의 자격・신분 등은 지방법원 판사의 그것과 같다.97) 서
울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방법원 본원과 고등법원에서 행정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요컨대, 우리 행정소송은 법원조직 측면에서 독일보다도 독자성이 약하다.
(나) 반면에 소송관계인들 간의 관계는 민사소송과 차이가 크다. 독일 행정소송의 핵심을
이루는 취소소송은 민사소송과 달리 전형적인 대립당사자 구조를 띠고 있지 않다. 피고 행
정청은 공익을 위해 행정행위를 발하고, 취소소송에서는 행정행위를 방어한다. 시민은 행정
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원고로서 취소소송을 제기한다. 따라서 취소소송에서는
96)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59-165면; 최계영, “항고소송에서 본안판단의 범위”, 행정법연구 제42
호, 2015, 123-130면 참조.
97)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2016, 28-29면;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14-115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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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04
원고와 피고 행정청의 역할이 서로 다르며, 원고와 피고 행정청이 각각 고유의 이익을 가
지고 대립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독일 행정소송에서는 참가인과 공익대변인이 정식의 소송관계인 지위를 갖는다. 행
정소송상 참가인은 자신의 이익을 직접 추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소송에 참가할 수 있
고,98) 법원이 참가 요건의 충족 여부 및 허가 여부를 심사하여 결정을 하여야만 참가가 이
루어진다.99) 특히 제3자가 계쟁 법률관계에 관여되어 있고 합일확정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는 ‘필수적 참가’ 제도가 활용된다.100) 이러한 행정소송 특유의 제3자 소송참가 제도는 행
정법원이 행정통제 기능을 수행하고 계쟁 행정작용을 둘러싼 제반 이익을 형량・조정하는
데 기여한다. 결국 독일의 행정소송은 소송법관계 측면에서 강한 독자성을 띤다.
우리나라에서도 행정소송의 중심을 이루는 취소소송의 소송법관계는 민사소송의 그것과
다르다. 취소소송의 피고는 독일과 달리 행정주체가 아니라 ‘행정청’이고, 피고의 경정이
민사소송보다 넓게 허용된다. 이는 행정통제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원고의 소송수행
상 편의를 도모하기 위함이다.101) 또한 취소소송이 양 당사자 대립구조를 기본으로 한다고
보면서도, 민사소송처럼 당사자 사이에 권리・이익에 관한 대립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쟁
행정처분을 두고 공격과 방어를 하는 관계에 있다고 설명된다.102)
또한 우리 행정소송법은 민사소송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소송참가 제도를 두고 있다. 즉,
소송의 결과에 따라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받을 제3자는 당사자・제3자의 신청 또는 직
권에 의하여 결정으로 소송에 참가할 수 있다(행정소송법 제16조). 행정소송상 제3자의 소
송참가는 법원의 직권으로도 가능하다는 점, 참가인은 민사소송법상 공동소송적 보조참가
인과 유사한 지위를 가지므로 통상의 보조참가인보다 독립적인 지위가 인정된다는 점103)에
서 독자성을 지닌다. 또한 계쟁 행정작용에 관여한 제3의 행정청은 당사자・제3의 행정청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결정으로 소송에 참가할 수 있다(행정소송법 제17조). 이 제도는
소송의 적정한 해결을 위해 권리능력이 없는 행정청으로 하여금 소송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요컨대, 우리의 행정소송은 소송법관계 측면에서 독일 못지않게 독자성이 강하
다.
98) Redeker, in: Redeker/von Oertzen, Verwaltungsgerichtsordnung Kommentar, Stuttgart 2022, VwGO
§66 Rn. 1 참조.
99) Hoppe, in: Eyermann, VwGO §65 Rn. 26-28 참조.
100) Dieter Lorenz, a.a.O.(각주 50), §8 Rn. 28-33 참조.
101)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424면, 434-435면;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162면 참조.
102)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48면 참조.
103)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457-460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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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05
(4) 심리
(가) 독일의 행정소송은 소송의 대상에 관한 처분권과 관련해서는 처분권주의를 취하면
서도 소송자료의 수집책임에 관하여는 직권탐지주의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소송의 개시
와 종료, 심판대상의 결정은 원고와 피고 행정청이 주도하지만,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
계를 확정하는 것은 법원의 임무이다.
특히 직권탐지주의는 행정소송의 민사소송에 대한 독자성을 나타내는 핵심 징표이다. 직
권탐지주의는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행정을 통제함으로써 공익을 실현하기 위함이
며, 그 과정에서 소송관계인 특히 피고 행정청이 사실관계를 호도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다.104) 따라서 민사소송과 달리 주장책임과 형식적 증명책임이 존재하지 않고,105) 법원은
소송관계인의 사실주장과 증거신청에 구속되지 않는다. 또한 행정청의 포괄적인 자료제출
의무 및 정보제공의무(행정법원법 제99조)는 법원이 사실조사 임무를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단이다. 다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닌 법원이 모든 사실관계를 선제적으로 인
지할 수는 없으므로, 소송관계인은 사실관계 규명에서 협력의무를 진다.106) 이에 따라 법원
의 사실조사 활동과 소송관계인의 협력 행위가 상호작용을 이루면서 사실관계가 규명된다.
행정법원법에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소장의 필수적 기재사항(제82조), 법관의 석
명의무와 소송관계인의 준비서면 제출 및 증거신청(제86조), 변론준비를 위한 법원의 광범
위한 소송지휘 권한(제87조),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제87b조) 등과 같은 규정이 마련
되어 있다.
우리나라 행정소송은 소송의 대상에 관한 처분권과 관련해서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처분
권주의를 취하고 있다.107) 다만, 소송자료의 수집책임과 관련하여 행정소송법 제26조는 “법
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
한 사실에 대하여도 판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의미에 관하여 직권탐
지주의를 원칙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직권탐지주의 원칙설)108) 또는 변론
주의와 직권탐지주의를 적절히 절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개방적・탄력적 규정이라는 견해
(입법정책설)109)도 있으나, 확립된 판례110)와 다수설은 행정소송에서도 변론주의가 원칙이
104) Dieter Lorenz, a.a.O.(각주 50), §30 Rn. 12 참조.
105) Dawin/Panzer, in: Schoch/Schneider, VwGO §86 Rn. 70 참조.
106) Kothe, in: Redeker/von Oertzen, VwGO §86 Rn. 13-18 참조.
107)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338면 참조.
108) 배병호, “행정소송법상 직권심리주의의 한계 -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두26589 판결을 중
심으로”, 공법연구 제43집 제3호, 2015, 343-344면 참조.
109) 최선웅, 앞의 논문(각주 12), 217-223면 참조. 다만, 입법정책설은 주장책임 및 형식적 증명책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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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06
고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직권심리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이른바 ‘변론주의 보
충설’을 취하고 있다.111) 변론주의 보충설에 의하면, 행정소송에서도 주장책임과 형식적 증
명책임이 인정되고,112) 행정소송법 제26조 후단에 따른 직권심리의 범위는 “청구의 범위 내
에서 기록상 자료가 나타나 있는 사실”에 한정된다.113) 나아가 당사자 간 자백의 구속력도
인정된다.114) 한편, 우리 행정소송법에는 법원의 행정청에 대한 포괄적 자료제출요구 제도
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행정심판기록 제출명령 제도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나,115) 우
리 행정소송법이 임의적 행정심판 전치주의를 취하는 관계로 그 효용성은 제한적이다.116)
요컨대, 우리 행정소송은 심리원칙과 심리절차 측면에서는 독일 행정소송보다 독자성이 약
하다.
(나) 독일 행정소송에서는 소송상화해가 법률상 명시적으로 인정된다(행정법원법 제106
조). 다만, 행정소송상 화해는 실체법상의 화해계약임과 동시에 소송법상의 소송행위에 해
당하는데, 공법상 화해계약은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으로 인해 민법상 화해계약보다 허용
범위가 좁다.
우리 행정소송법에는 소송상화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이와 관련하여 당사자소
송에서는 민사소송법이 준용되어 소송상화해가 가능하다는 것이 다수설이나, 항고소송에서
는 공익적 성격에 비추어 소송상화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다.117) 다만, 실무상
으로 제재처분의 기간・정도를 다투는 사건, 산업재해 사건, 과징금 사건 등 일정 유형의 사
건에서 법원의 권고에 따라 피고 행정청이 직권취소・변경처분을 하고 원고가 소를 취하하는
이른바 사실상 화해가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다.118) 또한 행정소송에서도 민사소송법의 준
용을 통해 화해권고결정의 형식으로 소송상화해가 가능하다고 보는 유력한 견해도 있다.119)
인정 여부, 자백의 구속력 인정 여부 등 각론에서 변론주의 보충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110) 대법원 2000. 3. 23. 선고 98두2768 판결 등 참조.
111)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723-726면 참조.
112)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339-347면 참조.
113)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735-740면 참조.
114) 서울행정법원 실무연구회, 행정소송의 이론과 실무 개정판, 사법발전재단, 2013, 223-224면 참조.
115)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351-354면 참조.
116) 2004년 대법원이 마련한 행정소송법개정안, 2007년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과 2012년 법
무부 행정소송법개정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은 법원의 행정청에 대한 자료제출요구 제도를 신설하 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계영, “법치주의 구현을 위한 행정소송 심리절차의 강화”, 서울대 법학 제54권 제4호, 2013, 25-30면 참조.
117)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351-354면 참조.
118)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370-37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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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07
(5) 소결
행정국가 모델과 사법국가 모델의 절충이라는 잣대로 우리나라의 행정소송을 살펴보면,
소송제도를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 중 ‘소송의 구조’와 ‘소송법관계’에는 행정국가 모델의
요소가 많이 담겨 있다. 반면에 ‘소송의 대상・유형’과 ‘심리원칙’의 경우 사법국가 모델의
요소가 강하게 나타나거나 제도 자체가 미비하여 독자성이 약하며, 행정국가 모델에 가까
운 우리 행정소송의 구조와 기능을 충분히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행정소송이 구체적인 제도 측면에서 독자성이 약하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
리 행정소송법 자체의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우리 행정소송법은 독일 행정법원법에
비해 자족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다고 우리 행정소송법이 자체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
한 준용규정을 충분히 가진 것도 아니다. 사건의 이송(제7조), 제3자 및 행정청의 소송참가
(제16조, 제17조), 거부처분취소판결의 간접강제(제34조)에 관해서만 민사소송법 또는 민사
집행법의 특정 조문을 준용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민사소송법을 본격적으로 준용하는 규
정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이 사실상 유일하다.
Ⅳ. 민사소송법의 준용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 민사소송법의 준용 문제에 관한 2단계 심사기준
이처럼 소송의 구조와 소송법관계는 독자성을 갖는 데 비하여 소송의 대상・유형과 심리
원칙은 독자성이 약한 우리 행정소송에서는, 민사소송법을 준용하지 않고서는 소송제도의
원활한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오히려 민사소송법 규정을 행정소송의 성질에 맞게 적
극적으로 준용하는 것이 행정소송 실무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우리 행정소송은 민사소송으로 환원될 수 없는 독자적 성질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민사소송과 행정소송 간의 유사성이 강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쉽게 준용을 허용해야 하지
만,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강한 부분은 준용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준용규정의 3유형 체계를 통해 이러한 준용의 범위와 한계를 세밀하게 조정
119)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625-642면 참조. 2004년 대법원이 마련한 행정소송법개정안과 2012년 법
무부 행정소송법개정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은 화해권고결정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정훈, “원고적격・의무이행소송・화해권고결정”, 행정소송법 개정 공청회 자료집, 법무부, 2012, 29-3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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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08
한다. 제1유형인 ‘유보조건 없는 특별준용규정’은 민사소송과 유사성이 강한 분야를 규율영
역으로 삼으며, 준용대상 규정이 구체적으로 인용되어 있고 준용요건은 별도로 요구되지
않는다. 제2유형인 ‘상충하는 규정이 유보된 특별준용규정’은 제1유형의 규율영역보다는 행
정소송의 독자성을 더 고려해야 하는 분야를 규율영역으로 하며, 준용대상 규정의 범위가
제1유형보다 넓은 대신에 상충하는 규정이 없어야 한다는 소극적 준용요건이 있다. 제3유
형인 ‘일반준용규정’은 준용대상 규정을 구체적으로 인용하지 않으며, 규율의 공백과 유사
성이 모두 인정되어야만 준용이 허용된다.
그러나 우리 행정소송법에는 민사소송법 준용의 범위와 한계를 조정하는 세분화된 체계
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준용을 통해 행정국가 모델과 사법국가 모델을 적절히 절충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일반준용규정인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독일
처럼 민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는 범위와 한계를 세밀하게 조정하기 위해서는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규정된 준용의 요건과 효과를 해석하는 기준을 규율영역별로 나눌 필요가
있다. 즉, 전체 행정소송 제도를 이루는 개개의 규율영역 중 민사소송에 대한 독자성이 약
한 영역에서는 ‘규율의 공백’과 ‘유사성’ 요건을 상대적으로 완화하여 심사하고, 준용 과정
에서도 준용대상 규정을 소폭 수정하는 것으로 족한데, 이것을 편의상 ‘통상의 심사기준’이
라 할 수 있다. 반면에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두드러지는 영역에서는 ‘규율의 공백’과 ‘유사
성’ 요건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심사하고, 불가피하게 준용을 긍정하더라도 준용대상 규
정을 큰 폭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편의상 ‘엄격한 심사기준’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통상의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어떤 경우에 엄격한 심
사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결정할 기준이 필요하다. 이에 관한 첫 번째 실마리는 우리 행정
소송이 민사소송에 대한 관계에서 독자성을 강하게 띠는 규율영역을 추려내는 것이다. 즉,
소송제도를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 중 ① 주관적 권리구제 기능에 못지않게 객관적 통제
기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된 ‘소송의 구조’, ② 계쟁 행정작용을 둘러싼 多極的
이해관계를 전제로 하는 특유의 ‘소송법관계’, ③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 때문에 피고 행정
청의 소송상 처분권을 제한하고, 법원이 필요에 따라 일정 범위에서 직권증거조사와 직권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심리원칙’ 등은 독자성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이며, 이러한 규율영
역과 관련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여부를 판단할 때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실마리는 독일 행정법원법에 마련되어 있는 제1유형과 제2유형의 특별준용
규정들이다. 위 두 가지 유형의 특별준용규정이 규율하는 영역은 민사소송과의 유사성 또
는 민사소송과의 동질화 필요성이 역사적으로 검증된 영역이므로, 우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대한 해석론으로 통상의 심사기준이 적용되는 영역을 분류할 때 중요한 참고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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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09
수 있다.
- 엄격한 심사기준의 적용례
(1) 소송참가 규정의 준용 문제
(가) 독일 행정소송에서 보조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문제는 ‘소송법관계’와
관련이 있는데, 이 영역은 상대적으로 강한 독자성을 띠는 영역이다. 이에 관하여는 특별준
용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행정법원법 제173조 1문의 일반준용규정을 통한 준용 여부가
문제 된다. 그런데 행정법원법 제65조 이하에 규정된 행정소송상 참가 제도는 앞서 본 바
와 같이 여러 면에서 독자성을 띠고 있고, 이는 계쟁 행정작용을 둘러싼 多極的 이해관계
에 관한 포괄적 사법심사를 가능케 한다. 이런 점에서 독일의 판례와 통설은 보조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은 ‘규율의 공백’이나 ‘유사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행정소송상 참
가에 준용될 수 없다고 본다.120)
우리나라의 다수설121)과 판례122)는 행정소송법 제16조의 소송참가 이외에 민사소송법 제
71조를 준용하여 행정소송에서 보조참가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소송상 참가 제
도는 우리 행정소송법에 자족적인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규율영역이다. 또한 이 제도는 계
쟁 행정작용을 둘러싼 多極的 이해관계가 형량・조정되는 행정소송 특유의 소송법관계가 반
영된 제도로서, 제3자의 참가 여부가 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고, 참가인에게 공동소송적 보
조참가인에 준하는 지위가 주어진다.123) 따라서 민사소송법상 보조참가 규정의 준용 여부
를 판단할 때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하여야 한다.
엄격한 심사기준에 따르면, 이 영역에 규율의 공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다수설은 민사소송법 제71조의 보조참가 요건인 “소송결과에 대한 이해관계”는 참가인의
법적 지위가 판결주문에서 판단되는 권리관계의 존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관계를 의미
하는 데 비해, 행정소송법 제16조의 참가 요건인 “소송의 결과에 따른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는 판결의 효력이 직접 미치는 경우만을 의미하므로 전자의 범위가 후자보다 넓다고
하면서, 그 범위 차이만큼 규율의 공백이 있다고 본다.124) 그러나 양자는 문언상 차이가 있
120) Jakob Nolte, a.a.O.(각주 11), S. 409 참조.
121)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97-98면;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461-462면; 김
성원, “행정소송에서의 제3자의 소송참가”, 원광법학 제32권 제3호, 2016, 23-25면 참조.
122) 대법원 2002. 9. 24. 선고 99두1519 판결; 대법원 2013. 6. 18. 자 2012무257 결정 참조.
123) 이시윤, 신민사소송법(제15판), 박영사, 2021, 796-798면 참조.
124) 김성원, 앞의 논문(각주 121), 2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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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10
다고 보기 어렵고, 판결의 효력은 받지 않으면서 참가적 효력만 받는 제3자를 행정소송법
제16조에 따라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에서 제외해야 할 뚜렷한 근거도 없다.125)
무엇보다도 다수설과 판례는 행정소송에서 민사소송법 제71조를 준용하여 보조참가를
하더라도 그 보조참가인은 행정소송의 성질상 판결의 효력을 받고, 따라서 통상의 보조참
가인이 아니라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인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고 본다.126) 즉, 행정소송에
서 행정소송법 제16조에 따라 참가를 하든 민사소송법 제71조를 준용하여 보조참가를 하
든 참가인의 지위는 동일하고,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점도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정소송에서 행정소송법상의 참가와 민사소송법상의 보조참가 사이의 유일한 차이점은 참
가를 위해 법원의 결정이 필요한지 여부 정도일 것이다.127) 게다가 행정청은 권리능력이
없어 민사소송법에 따른 보조참가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행정소송법 제17조에 행정청의
참가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128)
나아가 행정소송에서 참가 여부를 법원의 지배 아래 두는 것은 행정통제 기능을 수행하
기 위해 법원의 절차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것이고, 참가인에게 독립적 지위를 주는 것은 계
쟁 행정작용과 관계된 여러 공적・사적 이익을 숨김없이 규명하기 위함이므로, 행정소송상
참가와 민사소송상 보조참가는 제도의 취지 면에서 유사성이 없다. 결국 보조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71조 이하의 규정은 행정소송에 준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독일 행정법학의 다수설은 주참가129) 및 채권자소송130)과 같은 보조참가 이외의 민
사소송상 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문제에 관하여도, 행정법원법 제65조에 따
125) 독일에서도 행정법원법 제65조 제1항에 규정된 참가 요건과 민사소송법 제66조에 규정된 보조참가
요건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본다. Bier/Steinbeiß-Winkelmann, in: Schoch/Schneider, VwGO §65 Rn. 2 참조.
126)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98면;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두30069 판결; 대법원 2013.
-
- 선고 2011두13729 판결 참조.
127) 현행 실무상 명칭도 행정소송법 제16조에 따른 참가인이나 민사소송법상 보조참가인이나 모두 ‘보
조참가인’으로 표시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91면 참조.
128)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98면 참조.
129) 주참가(Hauptintervention)란 타인 간에 계속 중인 소송의 목적물에 관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제3자가 양 당사자를 상대로 독립된 소를 제기함으로써 소송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Rosenberg/ Schwab/Gottwald, Zivilprozessrecht, München 2018, §52 Rn. 1-3 참조.
130) 채권자소송(Gläubigerstreit)은 어떤 채권에 관하여 채권자와 채무자가 소송 계속 중인데 그 채권의
보유자임을 주장하는 제3자가 있는 경우, 채무자가 그 제3자에게 소송고지를 하여 소송에 참가하도 록 한 뒤 자신은 채권액을 공탁하고 소송에서 탈퇴하며, 이후 소송에서는 종래의 원고와 참가인이 채권의 귀속관계를 놓고 다투는 제도이다. Schultes, in: MüKo ZPO, Bd. I, München 2020, §75 Rn. 1-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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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11
른 참가 제도는 민사소송법상의 각종 소송참가 제도가 맡는 임무를 모두 포괄하는 제도이
므로 규율의 공백이 없다고 보아 부정설을 취한다.131)
우리 행정소송에서 독립당사자참가 및 공동소송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문
제에 관하여, 다수설은 위 민사소송법 규정을 행정소송에 준용하지 못할 이론적 이유는 없
다고 하면서 준용 긍정설을 취한다. 그러나 준용 긍정설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항고소송에
서 독립당사자참가 및 공동소송참가가 가능해지려면 해당 참가인이 원고적격, 제소기간 등
항고소송 특유의 소송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므로, 항고소송에서 독립당사자참가 및 공
동소송참가가 가능한 사례를 상정하기는 어렵다.132) 또한 항고소송에서는 처분청과 처분
상대방이 모두 어렵지 않게 특정되므로, 독립당사자참가가 필요한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항고소송에서 독립당사자참가 및 공동소송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은 규
율의 공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준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당사자소송에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소송이 계속 중인 상태에서 원고가 주장하
는 권리의 귀속에 관하여 제3자와 다툼이 있는 사안을 상정할 수 있다. 또한 우리 행정소
송은 소송자료의 수집책임과 관련하여 독일만큼 엄격한 직권탐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지 않
으므로, 법원이 소송요건의 판단자료를 충분히 수집하지 못하여 당사자적격의 흠결을 미처
걸러내지 못한 경우에는 독립당사자참가 등을 통해 권리의 귀속 문제를 포함한 3자 간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당사자소송에서는 독립당사자참가 및 공동소
송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준용될 수 있다.
(2) 변론주의의 내용과 보완장치에 관한 규정의 준용 문제
(가) 자백 및 자백간주 규정의 준용 여부와 관련하여, 독일 행정법원법에 자백 및 자백
간주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것은 사실관계 확정에 관한 행정소송의 독자적 규율시스템에 기
인한 것이므로, 이를 규율의 공백으로 볼 수 없다. 또한 민사소송법의 자백 및 자백간주에
관한 규정은 당사자 간의 상호작용 및 사실관계의 공동 재구성에 맞게 만들어진 조항으로
서, 법원이 소송관계인들의 협력 하에서 사실관계를 주도적으로 규명하는 행정소송의 규율
시스템과 유사성도 인정되지 않는다.133)
131) Redeker, in: Redeker/von Oertzen, VwGO §64 Rn. 1; Hoppe, in: Eyermann, VwGO §65 Rn. 1
참조.
132) 법원행정처, 앞의 책(각주 67), 99면; 김성원, 앞의 논문(각주 121), 25-28면 참조.
133) Stefan Auer, a.a.O.(각주 34), S. 113 ff.; Renate Köhler-Rott, Der Untersuchungsgrundsatz im Ver-
waltungsprozess und die Mitwirkungslast der Beteiligten, München 1997, S. 7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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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12
우리나라에서 민사소송법상 자백 및 자백간주 규정의 준용 여부를 판단할 때 통상의 심
사기준을 취할 것인지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할 것인지를 정하기 위해서는, 소송자료의 수
집・제출에 관한 우리 행정소송법상의 심리원칙이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강한 영역인지 민사
소송과의 유사성이 강한 영역인지 규명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확립된 판례인 변론주의 보충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물론 우
리 행정소송법 제26조는 독일 행정법원법 제86조 제1항만큼 직권탐지주의를 분명하게 선
언하는 규정은 아니다. 그러나 행정소송법 제26조의 표제는 ‘직권심리’로 되어 있어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관계를 규명한다는 취지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행정소송법 제26조 전단에서
직권 증거조사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후단이 변론주의에서의 주장책임에 명백
히 반하는 내용, 즉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도 판단할 수 있다”라는 내
용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우리 입법자는 민사소송의 심리원칙과 차별화되는 행
정소송만의 독자적인 심리원칙을 선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134) 결국 우리 행정소송법
제26조는 공익적 견지에서 변론주의와 직권탐지주의를 절충한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
고 그 절충점은 ① 주장책임의 원칙적 인정 및 공익적 차원에서의 완화, ② 원칙적 직권증
거조사의 인정을 통한 형식적 증명책임의 완화, ③ 자백의 구속력의 제한적 인정으로 파악
해야 한다. 즉, 독일 행정법원법 제86조 제1항은 변론주의에 기초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행
정소송에 준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데 비하여, 우리 행정소송법 제26조
는 변론주의에 기초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을 어느 정도 인정하되, 그로 말미암아 행정
소송의 객관적 통제 기능이 저해되지 않도록 준용대상 규정에 수정・제한을 가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우리 행정소송의 심리원칙을 이렇게 해석한다면, 이 규율영역은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영역으로서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할 때, 우리 행정소송법 제26조는 법원이 당사자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규명하는 시스템을 전제하는 데 비하여, 재판상 자백에 관
한 민사소송법 제288조나 자백간주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150조는 당사자와 당사자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시스템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므로, 민사소송법상 자
백 및 자백간주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기 위한 규율의 공백과 규율대상의 유사성은 제한적
으로만 인정된다. 결국 자백 및 자백간주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을 행정소송에 준용하더
라도 큰 폭의 수정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정소송에서는 법원이 ‘기록에 의하여’
파악한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 자백 및 자백간주의 구속력이 배제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134) 최계영, 앞의 논문(각주 116), 48-4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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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13
(나) 독일 민사소송법은 제138조 제1항에 당사자의 진실의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는데, 판례와 통설은 독일 행정법원법에 당사자의 진실의무에 관한 규율의 공백이 있고,
당사자의 진실의무는 소송관계인의 협력의무와 유사성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제138조
제1항이 행정소송에 준용된다고 본다.135)
그런데 우리 민사소송법은 독일과 달리 당사자의 진실의무에 관한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물론 통설은 신의에 따른 성실소송 수행의무를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
과 문서성립의 부인 및 거짓 진술에 대한 제재를 규정한 같은 법 제363조, 제370조를 근
거로 하여 당사자의 진실의무를 긍정한다.136) 그러나 민사소송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
황에서 간접적인 해석론에 의해 인정되는 당사자의 진실의무를 행정소송에서 섣불리 인정
하기는 어렵다.
(다) 독일 행정법원법은 실질적 소송지휘에 관한 고유의 규정들을 갖고 있다. 즉, 행정법
원은 사실관계 및 쟁점에 관하여 소송관계인들과 토론하여야 하고(제104조 제1항), 소송관
계인들이 사건의 해결에 적합한 소송수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제86조 제3항).
또한 재판장 또는 주심판사는 준비절차에서 소송관계인들에게 주장이나 진술을 보충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제87조 제1항), 이를 위한 기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제87b조 제1항).
결국 행정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39조 제1항의 일반적 석명의무를 포괄하는 석명권한과 의
무를 갖고 있고, 이는 직권탐지주의에 따른 법원의 사실규명의무를 구체화한 것이다.137) 또
한 민사소송법 제139조 제2항에 따른 법원의 지적의무와 기습적 재판의 금지는 행정법원
법 제86조 제3항, 제104조 제1항과 제108조 제2항에 의해 도출된다.138) 이처럼 행정법원법
은 법원의 실질적 소송지휘에 관한 독자적인 규율시스템을 갖고 있으므로, 규율의 공백 자
체가 없어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이 배제된다.139)
그러나 우리 행정소송법에는 실질적 소송지휘에 관한 고유의 규정이 없고, 행정심판기록
의 제출명령 이외에 법원의 사실심리 수단을 명문화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법
원의 석명권 또는 석명의무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136조 내지 제140조와 관련하여 ‘규율의
공백’이 있고, 오히려 위와 같은 민사소송법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법원의 주
135) Kraft, in: Eyermann, VwGO §173 Rn. 5 참조.
136) 이시윤, 앞의 책(각주 123), 333-334면 참조.
137) Kothe, in: Redeker/von Oertzen, VwGO §86 Rn. 12 참조.
138) BVerwG, Beschluss vom 16.06.2003. - 7 B 106/02, NVwZ 2003, S. 1133; Dawin/Panzer, in: Schoch/
Schneider, VwGO §86 Rn. 131; Dawin, in: Schoch/Schneider, VwGO §108 Rn. 129-130 참조.
139) Meissner/Steinbeiß-Winkelmann, in: Schoch/Schneider, VwGO §173 Rn. 15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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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14
도적인 사실조사 활동과 행정의 적법성 통제에 도움이 된다. 또한 우리 행정소송의 심리원
칙은 주장책임과 형식적 증명책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원칙적으로 인정하되 공익
적 견지에서 완화하는 시스템이므로, 민사소송의 실질적 소송지휘와 ‘유사성’도 인정된다.
물론 양자의 제도적 취지는 같지 않지만, 일정 정도 변론주의가 적용됨을 전제로 법원이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사소송법상의 석명권 또는 석명의무에 관한 조항을 행정소송에 준용할 때는 석
명의무의 범위를 민사소송보다 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수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변론
주의 보충설을 취하는 판례가 제시하는 행정소송에서의 석명권의 한계는 민사소송에서의
기준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140) 공익적 견지에서 직권심리가 인정되는 행정소송에서는
석명권의 한계가 좀 더 완화될 필요가 있다. 오히려 효과적인 적법성 통제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의 지적의무를 준용함으로써 법원의 석명의무를 인정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3) 소송상화해 규정의 준용 문제
행정소송에서는 심판 기능이 강조되고, 분쟁조정 기능이 법치국가 원리, 권력분립 원리와
민주주의 원리에 의한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독일의 행정소송상 화해는 위와 같은 한계를
감안하여 엄격한 실질적 요건을 충족해야만 성립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즉, 행정법원법
제106조 1문은 “화해의 대상에 관하여 처분권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소송상화해가 가능
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행정소송상 화해는 소송법상의 소송행위이자 공법상의 화해계
약으로 파악되고, 통설・판례에 따를 때 피고 행정청에 처분권이 있다는 것은 행정의 행위
형식으로 공법상 계약이 허용되는 경우를 의미한다.141) 이로써 행정소송상 화해의 실질적
요건은 행정절차법 제54조 이하에 규정된 공법상 계약의 허용요건과 연결되는데, 공법상
화해계약은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으로 인해 민법상 화해계약보다 허용 범위가 좁다. 또한
소송상화해에 소송종료효와 집행력은 인정하되 기판력은 인정하지 아니함으로써, 행정소송
상 화해로 인해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이 몰각되는 일이 없도록 규율한다. 이처럼 독일의
행정소송상 화해는 독자적인 규율 체계를 갖추고 있으므로, 민사소송법상 소송상화해 규정
을 통해 보충하거나 수정할 만한 규율의 공백은 존재하지 않는다.142)
140) 대법원 2001. 1. 16. 선고 99두8107 판결 등 참조.
141) Reinhard Franke, Der gerichtliche Vergleich im Verwaltungsprozeß, Frankfurt a.M. 1996, S.
51-94; Michael Dolderer, Der Vergleich vor dem Verwaltungsgericht, in: FS-Maurer, 2001, S. 617-619; Schübel-Pfister, in: Eyermann, VwGO §106 Rn. 9-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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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15
우리나라의 경우, 소송상화해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문제를 둘러싼 법적 상황
은 다소 복잡하다. 왜냐하면 오늘날 소송상화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기 위한 요건으로
‘규율의 공백’이 있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되나, 또 다른 요건인 ‘유사성’을 충족하는 것이
난망하기 때문이다.
우리 항고소송에서 소송상화해의 허용 여부, 즉 항고소송에서 민사소송법상 화해 내지
화해권고결정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종래의 통설은 부정설을 취하였으
나,143) 2000년대 이후 출간된 논문들은 주로 항고소송에 민사소송법상 화해에 관한 규정이
준용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한다.144) 이는 항고소송에서도 제한된 범위나마 소송상화해가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는 문제의식과 더불어, 현행 실무에서 사실상 화해가 빈번하게 이루
어지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145) 그러므로 준용 긍정설에 따르면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을
통한 준용요건인 ‘규율의 공백’은 어렵지 않게 인정되고, 다만 ‘유사성’ 요건을 갖추기 위
해 민사소송법상 화해권고결정에 관한 제225조 내지 제232조만 준용된다고 하거나, 화해권
고결정이 확정되더라도 기판력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 민사소송법의 규율내용에 대
폭 수정을 가하는 등의 이론적 노력이 행해진다.146)
다만, 이러한 이론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사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좀 더 해명
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 민사소송상 화해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판례는 순수한 소송
행위설을 취하는 한편, 화해의 효력으로 무제한의 기판력을 인정하고 있는데,147) 이는 우리
민사소송법의 독특한 규정내용 때문이다.148) 그러나 민사소송법학의 다수설은 독일과 마찬
가지로 소송상화해를 소송행위이자 실체법상의 화해계약으로 본다.149) 소송상화해는 실체
적 법상태에 변경을 가하면서 소송을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단순한 소송행위와는 다르고,
142) Jakob Nolte, a.a.O.(각주 11), S. 530-531 참조.
143) 김철용・최광률(편집대표), 앞의 책(각주 2), 162면, 172면 참조.
144) 대표적으로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626-630면 참조.
145) 최계영, “행정소송에서의 조정 - 비교법적 고찰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제27호, 2010, 198-201
면 참조.
146)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628-629면 참조.
147) 소송행위설에 관하여는 대법원 1962. 5. 31. 선고 4293민재6 판결; 무제한 기판력설에 관하여는
대법원 1962. 2. 15. 선고 4294민상91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148) 민사소송법 제220조는 화해조서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1961년에 개
정된 민사소송법 제461조(구 제431조)는 화해조서도 준재심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판례는 이에 터 잡아 소송상화해에 무제한의 기판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유병현, “화해권고결정의 기 판력이 미치는 승계인의 범위와 가처분의 효력 - 대구지방법원 2009. 12. 1. 선고 2009나2031 판결 을 중심으로”, 저스티스 제126호, 2011, 188면 참조.
149) 이시윤, 앞의 책(각주 123), 591면; 유병현, 앞의 논문(각주 148), 18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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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16
소송상화해를 순수한 소송행위로 보게 되면 조건・기한을 붙이거나 실체법상의 하자를 이유
로 무효화하는 것이 이론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송상화해의 효력과 관련하여서도 다수
견해는 법원의 판단작용이 개재되지 않으므로 기판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거나,150) 민사
소송법 제461조의 존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판력을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를 실체법상
의 하자가 없는 경우로 한정한다.151)
이러한 민사소송법의 논의 상황은 행정소송상 화해의 허용성 문제에서 한편으로는 호재
이고 한편으로는 악재이다. 우리 실정법상 행정처분을 갈음하는 공법상 화해계약을 인정하
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는,152) 우리나라 판례처럼 소송상화해를 순수한 소송행위로
보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에 행정소송상 화해는 독일의 예에서 보듯이 행정에 대한 법적
구속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실질적 요건을 부과할 필요가 있는데,153) 순수한 소송행위에
그러한 실질적 요건을 부과하는 것은 이론상 난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정법상 근거가 빈
약하다. 또한 행정소송상 화해에 의하여 계쟁 행정처분의 위법성이나 적법성에 관해 기판
력을 인정하는 것은 행정의 법률적합성 원칙상 받아들일 수 없는데,154) 행정소송상 화해를
소송행위로 파악하는 이상 대법원은 이에 대해 무제한의 기판력을 인정할 것임이 거의 확
실해 보인다.
결국 소송상화해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은, 그 범위를 화해권고결정에 관한 것으로만
한정하더라도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의 준용요건 중 하나인 ‘유사성’을 해석론으로만 충
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므로, 추가적인 이론적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 통상의 심사기준의 적용례
(1) 항고소송에서 민사가처분 규정의 준용 문제
독일의 행정소송상 가구제는 앞서 본 것처럼 침익적 행정행위 및 이중효과적 행정행위에
150) 기판력 부정설은 민사소송법 제461조를 위헌적인 규정으로 본다. 유병현, 앞의 논문(각주 148),
189면 참조.
151) 이시윤, 앞의 책(각주 123), 596면 참조.
152) 2021년에 행정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제27조에 공법상 계약의 근거규정이 마련되었으나, 여기서의
공법상 계약에는 ‘행정행위에 갈음하는 공법상 계약’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항고소송의 소송상화해 가 공법상 화해계약의 성질을 겸유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행정기본법 제27조가 근거규정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 행정기본법 해설서, 2021, 269면 참조.
153)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638-640면에 제시된 실질적 요건은 대체로 독일 행정절차법에 규정된 공
법상 화해계약의 허용요건을 참고한 것이다.
154) 박정훈, 앞의 책(각주 7), 64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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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17
대한 ‘집행정지’와 그 밖의 행정작용에 대한 ‘가명령’의 이원적 체계로 되어 있고, 전자는
민사소송에 대한 독자성이 강하나 후자는 독자성이 약하다. 이에 따라 가명령에 관하여는
제1유형의 준용규정인 행정법원법 제123조 제3항이 마련되어 있어, 보전처분에 관한 민사
소송법 규정 중 절차의 얼개를 이루면서 행정소송과 배치될 여지가 없는 규정이 준용된다.
또한 ‘알맞은 적용’을 위한 수정도, 거부처분에 대한 의무이행소송 전에 행정심판을 필수적
으로 거쳐야 하는 관계로 본안의 제소명령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926조 제1항을 수정하는
것155) 이외에는 별달리 필요하지 않다. 반면에 행정법원법 제123조 제5항은 제123조 제3
항의 규정이 집행정지절차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통설과 판례도
민사소송법상의 보전처분 규정을 집행정지에 일반준용규정을 통해 준용하거나 유추적용하
는 것을 부정한다.
항고소송에서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우리나라의
논의 상황을 보면, 준용 긍정설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을 통해 항고소송에 민사가처분
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고 보면서, 그 근거로 실효적 권리구제를 위해 거부처분・부작위와
관련한 가구제의 공백을 메울 필요성이 있는 점, 행정소송법상 민사가처분 규정의 준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점 등을 든다.156) 반면에 준용 부정설은 권력분립 원칙
에 따른 한계,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에 관한 규정이 민사집행법상 가처분 규정에 대한 특
별규정에 해당하는 점, 현행법상 의무이행소송이나 예방적 금지소송 같은 소송유형이 인정
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든다.157) 판례는 항고소송에 대한 민사가처분 규정의 준용 가능
성을 일관되게 부정한다.158)
그러나 침익적 행정행위와 행정행위의 거부・부작위는 적어도 가구제와 관련해서는 성질
상의 차이가 있고, 앞서 본 독일의 입법례에는 그러한 차이가 반영되어 있다. 즉, 침익적
행정행위는 고권적・일방적 성격을 띨 뿐만 아니라 잠정적 통용력과 자기집행력이 있으므
로,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본안판단이 있을 때까지 그 효력 내지 집행을
잠정적으로 정지할 필요가 있고, 또 그것만으로 가구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155) 독일의 다수설은 민사소송법 제926조 제1항의 “일정한 기간 내에 소를 제기할 것을 명하여야 한
다.”를 수정하여, 가명령법원은 채권자에게 행정청에 행정행위의 발급신청을 할 기간 또는 거부처 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할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본다.
156) 박정훈, 앞의 논문(각주 86), 26면; 정영철, “권리보호의 효율성명령에 근거한 거부처분에 대한 행
정소송법상 가구제”, 한양대 법학논총 제29권 제4호, 2012, 618면; 하명호, “행정소송에서 가처분 규정의 준용”, 행정판례연구 제22집 제2권, 2017, 190-202면 참조.
157) 대표적으로 강구철, “항고소송에 있어서의 가구제제도의 문제점”, 국민대 법학논총 제12집, 2000,
168-169면 참조.
158) 대법원 1992. 2. 13. 자 91두47 결정; 대법원 1992. 7. 6. 자 92마54 결정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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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18
행정행위의 거부・부작위의 경우에는 본안판단이 있을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것만으로
는 신청인이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민사가처분처럼 다툼의 대상의 현상을
동결하거나 적극적으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잠정조치가 있어야만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도모할 수 있다. 따라서 행정행위의 거부・부작위는 가구제 측면에서는 오히려 사실행위 등
가명령의 대상이 되는 여타 행정작용과 유사하므로, 입법자는 행정행위의 거부・부작위도
가명령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독일의 입법례에 비추어 보면, 우리 행정소송법은 제23조, 제24조에 침익적 행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규정만 두고 있을 뿐 거부처분・부작위에 대한 가구제 규정은 없으므
로 ‘규율의 공백’이 존재한다. 또한 거부처분・부작위는 실효적 권리구제를 위해 요구되는
가구제의 내용과 성격 면에서 민사가처분의 대상이 되는 사안과 ‘높은 정도의 유사성’이
인정된다. 결국 집행정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 거부처분・부작위에 대하여는 통상의 심사기
준에 따라 민사집행법상 가처분 규정이 준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거부처분・부작위
에 대한 민사가처분 규정의 준용을 긍정하더라도 구체적인 준용 범위나 방법은 아직 명확
하지 않다. 통상의 심사기준이 적용되는 관계로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는 경우보다는
수정의 폭과 정도가 작겠지만, 행정소송의 특성에 맞게 일정 정도의 수정은 불가피하다. 예
컨대,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 공익과 사익을 형량・조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거나 심사강
도 자체를 높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159) 특히 우리나라에서 아직 의무이행소송이나 예
방적 금지소송이 인정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여 가처분의 내용을 정할 때 본안이 최대한 선
취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160)
(2) 증거조사 규정의 준용 문제
독일에서는 행정소송의 증거조사에 관한 고유의 규정을 거의 두지 않고 제2유형의 준용
규정인 행정법원법 제98조를 통해 민사소송법 규정을 광범위하게 준용한다. 이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완비된 민사소송법의 증거 규정을 거의 통째로 차용하여 준용 범위에 관한 불명
확성을 제거하고, 증거조사 영역에서 양 소송절차의 통일성을 기하려는 취지이다.161) 그러
나 다른 한편으로 행정법원법 제98조가 ‘상충하는 규정’이 없을 것이라는 소극적 준용요건
을 둔 것은, 행정소송의 증거조사가 민사소송과는 다른 구조와 원리 속에서 행해지는 측면
159) 이와 관련하여 행정심판법 제31조에 마련되어 있는 ‘임시조치’ 제도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박정
훈, 앞의 논문(각주 86), 26면 참조.
160) 하명호, 앞의 논문(각주 156), 197-198면 참조.
161) Rudisile, in: Schoch/Schneider, VwGO §98 Rn.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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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19
이 있기 때문이다.162) 행정법원법의 어느 규정이 ‘상충하는 규정’인지는 판례와 학설에 맡
겨져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상충하는 규정은 직권탐지주의에 관한 규정이다.
우선 양 당사자 대심구조를 전제로 하는 민사소송법의 당사자(Partei)와 상대방(Gegner)
이라는 용어는 원칙적으로 소송관계인(Beteiligte)으로 수정해야 하고,163) 변론주의에서의
형식적 증명책임을 전제로 하는 증거신청(Beweisantritt) 또는 증거신청인(Beweisführer)이라
는 용어도 수정이 필요하다.164) 또한 독일 민사소송법의 증거조사 규정 중에는 당사자주의
가 강하게 반영된 규정, 즉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으면 새로운 변론 없이도 증거결정을 변
경할 수 있다거나(제360조), 특정인을 감정인으로 선정하기로 합의하면 법원이 이에 구속된
다거나(제404조 제5항), 당사자가 증인선서나 증인신문을 포기할 수 있다거나(제391조, 제
399조), 법원이 증거신청인의 비용예납을 조건으로 증인 출석요구를 할 수 있다는(제379조)
등의 규정이 있고, 이러한 규정들은 행정법원법상 직권탐지주의에 관한 규정과 상충하므로
준용이 허용되지 않는다.165)
우리나라에서도 민사소송법상 증거조사에 관한 규정은 행정소송에 광범위하게 준용할 수
있다. 더욱이 독일 행정소송에서는 주장책임과 증명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관계로 증거신청
에 관한 규정과 같이 주장책임과 형식적 증명책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규정의 준용이 부
정되나, 우리 행정소송법 제26조는 주장책임과 형식적 증명책임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므로,
증거신청 규정의 준용을 위한 ‘유사성’ 요건을 충족하는 데 걸림돌이 없다. 또한 문서의 증
거력과 진정성립에 관한 규정(민사소송법 제356조 내지 제363조)이나 서증의 증명방해에
관한 규정(같은 법 제349조, 제350조)도 어려움 없이 준용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민사소송
법에는 독일과 같이 당사자주의가 강하게 반영된 증거조사 규정을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독일과 같은 문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때는 그 신청요건을 완화하거나
제출을 명하는 문서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현행 행정소송법상 행정청에 대한 포괄적
자료제출요구의 근거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민사소송법상의 문서제출명령을 활
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는데, 민사소송법상의 문서제출명령은 문서의 표시, 문서의 취
162) Renate Köhler-Rott, a.a.O.(각주 133), S. 24-25 참조.
163) 예컨대, 당사자신문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에서 ‘당사자’는 ‘소송관계인’으로 새기고, ‘상대방’은
‘반대되는 소송상 이익을 가진 다른 소송관계인’으로 새겨야 한다. Rudisile, in: Schoch/Schneider, VwGO §98 Rn. 241-242 참조.
164) Wolfgang Grunsky, a.a.O.(각주 20), S. 441-442; Schübel-Pfister, in: Eyermann, VwGO §98 Rn. 6,
9, 22, 50 참조.
165) Rudisile, in: Schoch/Schneider, VwGO §98 Rn. 16, 65, 80, 98, 11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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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20
지 및 문서소지인 등을 특정하여 신청해야 하고, 문서제출명령이 허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실효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166) 이와 관련해서는 독일의 해석론을 참고
할 필요가 있다. 즉, 독일 민사소송법 제359조에 규정된 증거결정의 필수적 기재사항을 행
정소송에서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직권탐지주의와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을 발생
시키므로, 위 조항은 행정소송에 제한적으로만 준용된다.167)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우리
행정소송에서도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요건을 완화하거나 피고 행정청에 대하여 어느 정도
포괄적인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하는 식으로 민사소송법 규정을 수정하여 준용함으로써 운용
의 묘를 살릴 수 있다.
Ⅴ. 결어
우리나라의 행정소송은 협소한 재판관할과 다양한 소송유형의 부재 등으로 소송의 대상
과 유형 측면에서는 독자성이 약하나, 소송의 구조 측면에서는 객관소송적 성격을 많이 띠
고 있어 독자성이 강하다. 소송법관계 역시 원고인 시민과 피고 행정청의 소송상 지위 및
역할이 다르게 형성되어 있고, 행정소송 특유의 소송참가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전반적으
로 독자성이 강하다. 심리원칙과 관련하여서도 우리 행정소송법 제26조는 변론주의에 기초
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을 어느 정도 인정하되 그로 인해 행정소송의 객관적 통제 기능
이 저해되지 않도록 준용대상 규정에 수정・제한을 가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조항이므로,
독자성이 강하다.
현행 행정소송법은 자족성이 약하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을 통해 상당수의 민사소
송법 규정을 준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만, 위 조항은 ‘일반준용규정’이므로, 입법자의
계획에 반하는 규율의 공백이 있는지, 규율대상 간의 유사성이 인정되는지 구체적인 검토
를 거쳐야 한다. 이때 행정소송의 독자성이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즉, 독자성이 상대적으
로 약하게 나타나는 규율영역에서는 ‘통상의 심사기준’에 따라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 여
부를 판단하고, 독자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영역에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따라 민사소송
법 규정의 준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166) 최계영, 앞의 논문(각주 116), 28면 참조.
167) 예컨대, 증명의 대상은 반드시 다툼 있는 사실일 필요는 없고, 법원이 판결의 기초로 삼고자 하나
아직 충분한 확신에 이르지 못한 사실이면 족하며, 구체적인 사실을 일일이 특정할 필요도 없다. Kothe, in: Redeker/von Oertzen, VwGO §98 Rn.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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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21
앞으로 우리 행정소송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행정소송법의 전면적인 개정이
불가피하다. 우선 행정소송법의 자족성 강화 측면에서 보면, 재판관할의 확대와 소송유형의
신설, 가구제 제도의 개선, 원고적격의 확대, 화해권고결정 제도의 신설 등 지난 시기 수차
례에 걸쳐 논의되고 시도되었던 행정소송법 개정 노력이 결실을 맺을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행정청에 대한 자료제출요구 제도나 법원의 실질적 소송지휘와 같은 행정소송의 심
리절차에 관한 규정이 신설・강화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민사소송법 규정의 준용체계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특별준용규정
의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독일 행정법원법에 있는 유보조건 없는 특별준용규정
중 우리 현실에 필요한 규정을 취사선택하여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도 독
일처럼 증거조사에 관한 일군의 민사소송법 규정을 광범위하게 준용하는 규정을 마련하되,
행정소송법에 상충하는 규정이 있는 때에는 해석론을 통해 준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할 필
요가 있다.
(투고일: 2023. 7. 31. 심사완료일: 2023. 8. 17. 게재확정일: 2023. 8. 30.)
38페이지
행정법연구제71호 322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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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연구제71호 326
Eine Studie über die Verweisung auf die Zivilprozessordnung im
Verwaltungsprozess
Kang, Jee Woong*
169)
Die deutsche Verwaltungsgerichtsbarkeit entstand in der zweiten Hälfte des 19.
Jahrhunderts als Kompromiss zwischen dem justizstaatlichen Modell und dem Modell der
Administrativjustiz in Anlehnung an den Zivilprozess. Nach dem Zweiten Weltkrieg wurde
dann die deutsche Verwaltungsgerichtsbarkeit vollständig zum justizstaatlichen Modell
umgebaut, das auf den subjektiven Rechtsschutz zentriert war. Das heutige deutsche
Verwaltungsprozess bezweckt in erster Linie den Individualrechtsschutz, auf die die
Struktur des Gerichtsverfahrens ausgerichtet ist, dadurch mangelt es an Eigenständigkeit
gegenüber dem Zivilprozess. Die objektive Funktionen wie Kontrollfunktion und
Rechtsfortbildungsfunktion werden jedoch auch als weitere wichtige Funktionen des
Verwaltungsprozesses anerkannt, und diese Funktionen prägen die Verwaltungsgerichtsbarkeit.
Die Funktionen des Verwaltungsprozesses wirken sich auf das gesamte Gerichtsverfahren
aus. Bezüglich der Rechtswegzuständigkeit steht die verwaltungsaktbezogenen Klagearten im
Zentrum des Verwaltungsprozesses und sind manch öffentlich-rechtliche Streitigkeiten wie
etwa Amtshaftung und die Höhe der Entschädigung wegen Enteignung an den ordentlichen
Rechtsweg zugewiesen. Der umfassende Rechtsschutz gegen die öffentliche Gewalt wird
aber einerseits gem. Art. 19 Abs. 4 GG gewährt, andererseits gibt es Klagearten, die nur
objektive Funktionen erfüllen, wie das Normenkontrollverfahren in §47 VwGO. Darüber
hinaus spiegeln sich die Besonderheit des Verwaltungsakts im Vorverfahren, in der
Klagefrist und im einstweiligen Rechtsschutz wider. Hinsichtlich der Struktur des
Gerichtsverfahrens ist die mögliche individuelle Rechtsverletzung Voraussetzung der
gerichtlichen Kontrolle (§42 Abs. 2 VwGO) und sind die bereits erfolgte Rechts-
verletzungen durch die Behörde in der Regel Gegenstand der Überprüfung (§113 Abs. 1
und Abs. 5 VwGO). §42 Abs. 2 VwGO und §113 Abs. 1 S. 1 und Abs. 5 VwGO
- Vorsitzender Richter, Dr. j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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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에서민사소송법의준용에관한연구 327
binden also den Rechtsschutz an die Verletzung von subjektiven Rechten. Außerdem ist
die Beschränkung der Wirkung eines Urteils auf die Beteiligten des verwaltungsgericht-
lichen Verfahrens Ausdruck eines dem Individualrechtsschutz dienenden Prozessrechts.
Hinsichtlich des Prozessverhältnises verteilen sich die Parteirollen formell, um ein
geordnetes kontradiktorisches Verfahren zu ermöglichen. Diese festgelegten Prozessrollen
sind Ausdruck der Ungleichheit der Parteien im Verwaltungsprozess. Außerdem ist die
Beteiligung eines Dritten zur Verfolgung eigener Interessen Ausdruck des multipolaren
Rechtsschutzverfahrens. Hinsichtlich der Verfahrensgrundsätze macht sich die Eigenart des
Verwaltungsprozesses bemerkbar. Wegen der umfassenden Rechtsbindung der Verwaltung,
ist die Verfügungsbefugnis der Behörde über den Streitgegenstand im verwaltungsgericht-
lichen Verfahren erheblich eingeschränkter als im Zivilprozess. Außerdem stellt der
Untersuchungsgrundsatz sicher, dass die Kontrolle der Verwaltung nicht durch eine
Verfälschung der Tatsachengrundlage versagt. Dadurch gewährleistet der Untersuchungs-
grundsatz die Kontrollfunktion und die Verfolgung des öffentlichen Interesses bei der
jeweiligen Verwaltungsentscheidung.
Der Kompromiss zwischen dem justizstaatlichen Modell und dem Modell der
Administrativjustiz spiegelt sich auch in der Form und Systematik der VwGO selbst
wider. Die VwGO enthält einerseits eine Reihe von eigenständigen und abschließenden
Regelungen und verfolgt den Anspruch einer vollständigen Kodifikation. Andererseits
regelt die VwGO nicht das gesamte Gerichtsverfahren im Detail in eigenständigen
Regelungen, vielmehr bedient sie sich eines differenzierten Systems der drei Arten von
Verweisungen auf die ZPO. Spezialverweis ohne Voraussetzungen verweist auf bestimmte
Regelungen der ZPO und stellt die Anwendbarkeit der in Bezug genommenen Regelungen
außer Frage. Spezialverweis mit Abweichungsvorbehalt verweist auf beide ein relativ
großes Normintervall (Beweisaufnahme und Vollstreckung) und stellt die Anwendung der
konkret in Bezug genommenen ZPO-Regelungen unter die negative Voraussetzung, dass die
VwGO keine Abweichungen enthält. Dagegen erlaubt der Generalverweis die Anwendung
der ZPO nur, wenn eine Regelungslücke und die Vergleichbarkeit der zu regelnden
Sachverhalte vorliegen.
Der koreanische Verwaltungsprozess ist im Hinblick auf die Struktur des Gerichts-
verfahrens und das Prozessverhältnis eigenständiger als der deutsche Verwaltungsprozess,
44페이지
행정법연구제71호 328
jedoch weniger eigenständig in Bezug auf den Klagegegenstand, die Klagearten und
Verfahrensgrundsätze. Der Generalverweis in §8 Abs. 2 ist tatsächlich die einzige
Verweisung in der K-VwPO, so dass es unvermeidlich ist, dass eine beträchtliche Anzahl
von Regelungen der K-ZPO und K-ZVO hierdurch entsprechend anzuwenden sind. Es
bedarf jedoch einer eingehenden Prüfung, ob die Regelungslücke und die Vergleichbarkeit
der zu regelnden Sachverhalte vorliegen. Dabei kann die Eigenständigkeit der Verwaltungs-
gerichtsbarkeit das Beurteilungskriterium sein. Während im Regelungsbereich mit relativ
schwacher Eigenständigkeit sich die Anwendbarkeit der K-ZPO-Regelung nach den
üblichen Prüfungsmaßstab zu klären hat, ist sie im Regelungsbereich mit relativ starker
Eigenständigkeit nach den strengen Prüfungsmaßstab zu klären.
Schlüsselwörter: Verwaltungsprozess, Eigenständigkeit, justizstaatliches Modell, Modell der
Administrativjustiz, objektive Kontrollfunktion, Verwaltungsgerichtsordnung,
Verweisung, Regelungslücke, Vergleichbark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