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정비사업의 구조이론과 동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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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
김 종 보**
목 차
Ⅰ. 정비사업의 동의제도 1. 서론-민사소송에서 행정소송으로 2. 동의의 뜻 3. 동의의 유형 Ⅱ. 구조이론(構造理論)의 의의와 기능 1. 구조이론의 개념 2. 구조이론의 내용 3. 헌법상 기본권제한과 구조이론 Ⅲ. 환권형(換權型)과 배분형(配分型) 1. 환권형과 배분형의 의의 2. 배분형인 정비사업 3. 분양신청과 분양포기 4. 입법론
Ⅳ. 강제가입제와 임의가입제 1. 임의가입제와 강제가입제의 의의 2. 임의가입제의 특성 3. 입법론-강제가입제 Ⅴ. 정관중심형과 처분중심형 1. 정관중심형과 처분중심형의 의의 2. 처분중심형인 정비사업 3. 정관과 처분의 균형 Ⅵ. 동의에 대한 공법적 평가 1. 처분과 동의의 흠결 2. 총회무효소송과 ‘확인의 이익’ 3. 분양신청의 한정해석
Ⅰ. 정비사업의 동의제도
- 서론-민사소송에서 행정소송으로
1.1 도시정비법의 한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의해 진행되는 재건축
-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단 출연 법학연구소 기금의 2011학년도 학술연구비
의 보조를 받았음.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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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재개발사업은 2003년 이 법에 의해 통합되기 전까지는 전혀 다른
경로를 밟아 발전해왔다. 재건축과 재개발사업은 그 추구하는 목표가
도시의 재생이고, 반대하는 소유자들의 소유권을 강제로 박탈하는 수단
이 필요했으며, 권리배분에 대해 이해관계인이 매우 민감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통합되면서 하나의 근거법률을 공유하게 되었다.1)
그러나 두 개의 사업은 토지등소유자의 조합가입방식이 전혀 다르게
설계되어 있었고, 처분에 대한 의존정도, 신탁등기 등에서 상당히 달랐
다. 두 사업을 통합하는 도시정비법은 제정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짧았
고, 당연히 이런 구조적 차이점을 감안하여 법률에 반영하는 데 성공하
지 못했다.
1.2 행정소송(취소소송)과 민사소송
1980년대 이래 재건축, 재개발사업과 관련된 각종 분쟁은 꾸준히 법
원의 판결을 양산해 왔으며, 이를 통해 대법원은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각종 법리들을 선언하고 발전시켜 왔다. 구법시대(2003년 도시정비법
제정되기 이전 도시재개발법과 주택건설촉진법이 적용되던 시대, 이하
구법시대) 재개발사업은 대부분의 분쟁이 수용재결이나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 등 행정소송으로 집중된 반면, 재건축사업은 매도청구소송이
나 조합설립무효소송과 같은 민사소송이 주를 이루었다. 도시정비법이
제정되어 두 사업이 유사한 구조를 공유하게 되었으므로, 재개발의 취소
소송과 재건축의 민사소송이 둘 중 하나로 정리될 개연성도 높아졌다.
우연히 법률제정 초기 법원에는 강남의 재건축과열로 인한 사건들이
많이 제기되어 있었고, 민사소송으로 제기된 사건들에 대해 법원은 자연
스럽게 응답하게 되었다. 민사판결이 많이 누적되자 종래 행정소송에
1) 도시정비법의 제정경위와 연혁에 대해서 자세히는, 김종보/전연규, 새로운 재건
축ㆍ재개발이야기Ⅰ-상권(한국도시개발연구포럼, 2011), 24쪽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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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한해 소송이 제기되던 재개발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도 제소기간
의 제한이 없는 민사소송으로 분쟁의 중심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1.3 판례변경
도시재개발법이 정해 놓은 절차를 기본으로 해서 재건축사업을 포섭
한 도시정비법의 구조를 감안하면 이러한 분쟁의 양상은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법률의 구조가 도시재개발법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행정소송
이 일반적인 분쟁해결의 방법이 될 것이라 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법원은 2009년 가을에 정비사업의 주요 분쟁을 행정소송에 의하도록
입장을 바꾸었고2) 과도하게 늘어났던 민사사건의 수는 이를 계기로 현
저히 감소하고 있다.
종래 대법원은 조합의 설립과 관련해서 조합설립인가를 강학상 인가
로 보아 취소소송을 불허하고 민사소송만이 허용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조합설립무효를 구하는 민사소송이 급증하자 이러한 민사소송을 모두
금지하고 인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으로 분쟁방식을 통일했다. 또 권리
배분의 단계에서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과 별도로 제기되던 민사소송
즉, 총회결의무효확인소송도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
했다.3)
2) 대법원 2009. 9. 17. 선고, 2007다2428 전원합의체 판결(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60568 판결(조합설립인가 취소소송).
3) 관리처분계획에 대해, 김종보, “관리처분계획의 처분성과 그 공정력의 범위”, 행정판
례연구 Ⅶ(박영사, 2002), 328쪽 이하 등. 조합설립인가에 대해서는, 김종보, “강학
상 인가와 정비조합설립인가”, 행정법연구 제10호(2003), 325쪽 이하; 박현정, “재
건축ㆍ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설립동의 또는 총회결의에 관한 소송유형의 검토”, 행
정법연구 제26호(2010), 143쪽 이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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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의사표시와 처분요건의 차이
민사소송에서 일정한 법률관계를 다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법률관계
에 대한 당사자 간의 합의이고, 그 합의가 유효하지 않으면 법률관계가
무효가 된다.4) 그러므로 민사소송에서는 당사자의 의사가 절대적인 것
이고 법원에서 중시하는 것도 역시 개개인의 의사가 된다.5) 이에 반해
행정소송에서 주된 다툼의 대상은 처분의 위법성이며,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는 처분의 요건을 구성하는 것으로 변화된다. 민사소송에서 토지등
소유자의 의사표시로 절대적 가치를 인정받던 각종 동의는 그 의미가
감소하므로, 당연히 동의가 흠결된 경우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1.5 동의흠결의 평가
행정소송에서 동의를 요하는 처분이 그 요건을 흠결하면 하자있는
처분으로 판단되는데, 그 하자가 위법사유가 되는지 또는 중대한 것인지
등에 대한 평가는 결국 개별적인 법률의 취지에서 의존하게 된다. 그러
므로 도시정비법이 도대체 어떠한 목적에서 개별 처분의 발급요건으로
동의제도를 만들어 놓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행정소송에서 동의가
흠결된 처분의 위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4) 곽윤직, 민법총칙(박영사, 2002), 201쪽; 김대정, 계약법(상)(피데스, 2007), 24쪽
이하.
5) 안철상, “행정소송과 민사소송”, 행정소송Ⅰ(한국사법행정학회, 2007), 36쪽 이하; 권
영준, “계약법의 사상적 기초와 그 시사점”, 저스티스 제124호(2011), 173쪽 이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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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동의평가의 상호의존성
그러나 판례변경에 의해 촉발된 동의의 평가문제는 단순하게 동의가
흠결된 처분의 위법성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동의제도의 해석을
둘러싼 불만이 여전히 수많은 민사소송을 통해 분출되고 있으며, 다툼의
대상인 동의제도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업의 전 범위에 산재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하나의 민사판결에 의해 다수의 민사사건들이 영향
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더 나아가 민사소송의 심리대상
인 동의제도는 행정소송의 그것과 불가분적으로 견련되어, 행정소송에
서 이루어지는 동의의 평가가 민사소송에 대해서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
게 된다. 이렇게 종횡으로 연결된 동의제도와 그에 대한 판결의 강력한
파급효 앞에서 법원 판결의 분쟁해결적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앞서 언급된 대법원의 판례변경도 이러한 문제를 타개해
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제 정비사업에서 정해진
각종 동의들의 취지와 기능을 사업구조 전반에 걸쳐 체계적으로 이해하
기 위한 시도가 필요한 때이다.
- 동의의 뜻
2.1 다양한 동의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건축, 재개발사업은 사업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이해관계인들의 동의와 찬성을 요구하는 사업이다. 행정처분이 발급되
기 위해 토지등소유자의 다양한 참여와 협력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
다.6) 도시정비법에 의해 진행되는 정비사업은 조합이 조합원의 가입을
6) 박정훈, “행정법의 구조변화로서 ‘참여’와 ‘협력’”,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박영사,
2005), 247쪽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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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 동의를 받고, 조합이 결성되면 다시 다양한 사업안건에 대해 조합
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 외에도 조합원
개개인이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분양신청을 하거나 분양신청을 하지
않는 자에 대해 또 동의를 얻어 현금청산을 하는 등 도시정비법은 다양
한 형태로 개인의 공적, 사적 의사를 반영한다.
2.2 협의의 동의
정비사업에서 동의라는 것은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기도 하
고, 넓게 보면 조합의 구성, 운영과 관련된 조합원의 찬성이라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미동의자’와 대립되는 ‘동의자’ 또는
‘동의’라는 용어는 정비사업 전체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며, 법적으로는
조합설립의 동의를 지칭한다. 그러므로 좁은 의미에서 동의라고 말하면
조합정관에 찬성하고 향후 진행될 정비사업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말
한다.
2.3 광의의 동의
이에 비해 넓은 의미로 동의를 파악할 때 도시정비법상 존재하는 동
의는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띤다. 조합설립인가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신청하는 경우에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동의율을 충족해야
하고(도시정비법 제8조, 제28조, 제24조 제3항 10호), 시공자의 선정, 조
합의 해산 등 총회의 결의사항에 대해서는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동의요건이 요구된다(도시정비법 제24조). 그러므로 넓은 의미
에서 동의는 특정한 단계별로 정비사업의 절차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라
는 의미를 가질 뿐 그 법적 효과와 동의율 등에서 각각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용어상 동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분양신청의 경우에도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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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처분단계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를 원한다는 신청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넓은 의미의 동의에 포함된다.
2.4 민사상 동의와 공법상 동의
민사법에서 말하는 승낙, 동의 등은 일정한 법률관계의 효과발생을
위한 의사표시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민사적으로 보면
정비사업에서 사용되는 각종의 동의가 조합계약에 대한 합의 또는 조합
계약에 따른 결의로 이해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입장에 의한다면 그
법률관계의 효력은 당사자의 합의에서 나오고 합의에 하자가 발견되면
무효로 판단된다. 이에 비해 행정주체의 일방적 처분에 의해 법률관계가
형성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서는 당사자의 신청, 동의 등이 처분의 효력
발생을 좌우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다.7) 법률에서 처분의 요건으로
당사자의 신청 또는 동의를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신청과
동의 등은 처분이 갖는 일방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법에서 처분의 전제로서 요청되는 당사자의 동의도 이해관계인의
동의(건축법 제45조제1항)와 같은 단순한 동의에서부터 계약서에 대한
합의에 가까운 동의까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할 수 있다. 전자의 동의는
특별한 내용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동의 또는 반대 정도가 검토되
지만, 후자의 동의는 동의를 위해 일정한 내용에 대한 숙지가 요청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라 해도 그 동의가 민사법에서 말하는 합의로 해석되
어 동의의 흠결이 법률관계를 무효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 동의를
전제로 발급된 처분의 효력(공정력)이 일차적으로 공법상 법률관계의
효력을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7) 김동희, 행정법Ⅰ(박영사, 2011), 251쪽; 김철용, 행정법Ⅰ(박영사, 2010), 228쪽
이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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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에서 연구의 대상으로 하는 동의는 넓은 의미의 동의이며, 조합
설립을 포함해서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일정한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
서 토지등소유자에게 구하는 각종의 의사를 포괄한다. 그러므로 분양신
청, 총회결의, 조합설립동의 등 그 용어와 무관하게 토지등소유자의 의
사를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요건은 모두 동의에 해당한다.
- 동의의 유형
3.1 단체법상 동의와 개별적 동의
도시정비법이 예정하고 있는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는 매
우 다양한 것이어서 여러 기준에 의해 분류될 수 있다. 우선 동의의
유형을 단체법상의 동의와 개별적 동의로 나눌 수 있는데, 조합원총회에
서 이루어지는 시공자선정동의 등이 단체법상의 동의에 속하고 분양신
청, 현금청산 등의 동의는 개별적 동의에 속한다. 전자는 사업시행자의
구성원으로서 사업의 운영과 관련된 안건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지만,
후자는 동의에 의해 자신의 개별적 지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동의이다.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는 이 두 가지의 의미를 모두 갖는데
특히 임의가입제인 경우라면 동의하지 않는 순간 소유권을 박탈당할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개별적 동의의 성격이 더 강해진다. 조합설립동의
에 의해 자신의 소유권을 이전해야 하는 경우라면 역시 동의는 개별적
동의로서의 성격이 부각될 수 있다.
3.2 서면동의와 참석동의
도시정비법상의 동의는 이론상 회의에 참석해서 동의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조합설립동의는 오히려 그 요식적 성격 때문에 총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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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해도 서면의 형식을 띠도록 강제되고 있다(도시정비법 제17조 제1
항). 그 외 각종 조합원총회에서 조합원은 자신의 의사를 서면으로 밝히
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 실무관행이며, 오래 전부터 법원도 서면결의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다.8) 도시정비법도 총회에 대해 10% 이상의 참석
을 강제하는 선에 머무르고(제24조 제5항), 서면동의서의 매매 등에 대
한 형사처벌 조항까지 마련하고 있다(제83조의3 6호). 이론상 서면동의
와 참석동의는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도시정비법의
운영실무나 법조항 자체도 이 둘을 엄격히 구별하고 있지 않다. 정비사
업에서 요청되는 각종 동의가 서면동의 위주로 변질되면서 토론과 양보
를 전제로 설계된 각종 동의제도의 취지가 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동의에 대한 공법적 평가에서 고려할 요소이다.
3.3 처분동의와 일반동의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는 이를 요건으로 처분이 발급되는
경우가 있고, 처분과 전혀 연결되지 않는 종국적인 동의가 있다. 조합설
립동의, 관리처분동의, 사업시행동의 등은 전자에 해당되어 동의의 효과
가 그 자체로서 종국적이지 않은 대표적인 경우이다.9) 처분으로 연결되
는 동의는 처분이 발급된 후 처분에 흡수되어 독자적으로 무효확인을
구할 수 없고,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만이 허용되어야 한다.10) 이에 비해
처분과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조합원총회의 유무효는 여전히 정관의 힘
에 지배되고, 민사상 무효확인소송에 의하고 있다.11)
8) 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다17572 판결;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3다
55455 판결 등.
9) 동의의 흠결과 절차하자에 대해서는 하명호, “처분에 있어 절차적 하자의 효과와
치유”, 행정소송Ⅱ(한국사법행정학회, 2007), 131쪽 이하.
10)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60568 판결.
11) 부산지법 2007. 9. 14. 선고, 2006가합20712 판결,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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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변형된 동의로서 분양신청
조합설립인가에 의해 그 실체가 갖추어진 조합은 일정한 기간 후 사
업시행인가를 받고 조합원들과 관리처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이렇
게 시작되는 관리처분의 절차는 조합이 사업시행인가 후 60일 이내에
분양신청 하도록 알리면서 시작되는데, 이는 개략적인 부담금내역과
분양신청기간, 분양대상 건축물 등을 토지등소유자에게 통지하고 이를
일간신문에 공고하는 방법에 의한다(도시정비법 제46조). 통지나 공고
후 사업시행자가 정한 기간 내에 토지등소유자가 분양신청을 하면 그에
기초하여 권리배분을 위한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된다.
외형상이나 이론상 분양신청은 토지등소유자가 사업시행자에 대해
관리처분의 단계에서 새로운 소유권을 배분받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에
불과하고 정비사업에 대한 동의와는 제도의 취지가 다르다. 그러나 정비
사업의 실무에서 조합설립동의에 못지않게 사업에 반대하는 자들과 그
취지가 선명하게 밝혀지는 단계가 분양신청의 시기이다. 실무상으로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는 것이 조합사업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대로 받아들
여지기 때문이다.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또는 수용재결의
절차로 이어져 토지소유권을 상실하므로, 분양신청은 미동의자에 대한
소유권박탈제도와 불가피하게 연동된다.12) 또한 미동의자가 분양신청
을 하는 경우에는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에 동의하도록 종용하므로,
분양신청은 정비사업의 동의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12) 분양신청의 개정 연혁에 대해 자세히는 김종보,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자
와 사업절차의 특수성”, 법학논문집 제31집 제1호(중앙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
663-6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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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조합의 구성을 위한 동의와 사업진행을 위한 동의
조합구성을 위한 동의는 조합설립동의를 전제로 대의원, 조합임원
등을 선임하기 위한 동의를 말하고, 사업운영을 위한 동의는 예결산승인
등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 안건에 대한 동의를 말한다.
조합설립인가라는 설권적 처분이 발급되는 시점에 행정청은 단순히 조
합정관만을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내용을 인가의 대상으로 삼는
다. 특히 인가신청서에는 창립총회에서 선임된 임원ㆍ대의원의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가 포함되고, 이를 통해 조합설립인가는 조합장, 조합임원
을 포괄적으로 승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도시정비법 제16조 제1항 2호,
동법시행규칙 제7조 7호). 조합의 구성을 위한 동의 중 주요한 동의는
행정청의 조합설립인가 또는 변경인가(신고)라는 처분에 의해 승인되어
야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실무상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Ⅱ. 구조이론(構造理論)의 의의와 기능
- 구조이론의 개념
1.1 구조이론의 뜻
정비사업은 다수의 이해관계인의 권리의무를 묶어 오랜 기간 진행되
는 사업이며, 사업의 첫 지점부터 마지막 지점까지 각종 권리의무의
변환이 복잡하게 진행된다. 장기간 진행되는 정비사업은 사업의 단계에
따라 다양한 절차들을 예정하고 있는데, 이런 절차들은 토지소유권의
변환방식, 조합가입방식, 처분에 대한 의존도 등과 같은 구조적 요소를
반영해서 정해진다. 정비사업의 구조는 결국 이 구조요소들과 사업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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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므로, 사업절차에 반영된 구조요소의
형태와 의미를 설명하기 위한 논리체계가 필요하게 된다. 이 글에서
‘정비사업의 구조이론’이라 부르는 것은 구조요소와 절차의 상호관련성
을 통해 정비사업의 구조를 설명해주는 이론체계를 지칭한다.
정비사업의 구조는 사업을 지탱하는 조합계약과 행정처분의 관계에
대한 것, 조합원의 가입방식에 따른 것, 사업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물권변동의 경로에 관한 것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입법자가
구조이론을 선명하게 이해하고 이를 전제로 입법을 한 것이 아니어서
도시정비법에는 서로 모순되는 조항들이 산재해 있다. 또 이렇게 모순되
는 조항들을 재판의 준거로 사용해야 하는 법원도 입법적 모순을 조율하
는 판결을 내리는 데 여러 한계를 보여 왔다. 구조이론들은 40년 넘게
진행된 정비사업의 실무 및 판례와 법령들 속에 침전되어 있지만, 매우
복잡하고 불분명하거나 때론 모순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1.2 구조이론의 기능
정비사업에 대한 구조이론은 도시정비법이 마련하고 있는 각종 조문
들의 모순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이를 정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재건축과 재개발사업이 각 절차를 다르게 택하면서 서로 모순되는 조항
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들에 대해 구조이론을 적용해보는 것은 체계에
맞는 법개정을 가능하게 한다. 또 구조이론이 정비사업의 구조를 잘
설명하는 기능을 하면 재판과정에서 개별조항의 해석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만약 조항 상호간에 모순이 있으면 그를 조율하는 판결이
가능하고,13) 조항의 취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그 취지를 보충할 수
있는 잣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구조이론은 정비사업의 현장에
13) 예컨대 현금청산의 의미를 재건축, 재개발에 대해 달라지도록 해석하거나, 해석에
의해 신탁을 요하는 것으로 보는 등의 판결이 가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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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개별 조문을 해석하고 운용하는 실무가들에게 많은 설명적 기능을
담당하므로, 최초로 법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1.3 구조이론과 재산권제한
도시정비법이 공익을 위해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기본권을 제
한하는 구체적인 모습은 도시정비법이 상정하고 있는 정비사업의 구조
에 의해 정해진다. 정비구역이 장차 단일한 하나의 주택단지를 구성할
것을 전제로 사업이 진행되므로, 정비구역 내 토지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이 한계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 또는 견제하면서 사업에
참가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견제할 수 있는지를 정하
는 것이 바로 정비사업의 구조이며, 이는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기본적인 틀을 이룬다. 또 정비사업의 구조에 의해
토지등소유자가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가 정해진다.
- 구조이론의 내용
2.1 권리변환의 방식
개발사업에서 사업시행자가 사업의 과정에 사업구역 전체의 소유권
을 취득한 후 다시 배분하는 방식(배분형)과 사업시행자의 소유권취득
없이 신구소유권이 처분을 매개로 연속되는 방식(환권형)이 분립되어
있다.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을 사업과정에서 보유하는가 여부는 조합설
립의 동의내용 및 분양신청, 제3자와의 관계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
인다.
14페이지
일감법학 제 20 호 150
2.2 처분의존도
정비사업은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라는 측면
과 또 사업의 주요단계별로 당사자의 합의와 상대적으로 독립된 행정처
분이 제도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복합적이다. 사업시행자인 조합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근거는 조합정관이지만, 또 다른 한편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는 한 조합정관은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등기도 할 수 없다.
또 조합정관도 법이 정한 관리처분의 기준에 위반될 수 없고 관리처분계
획이 인가되면 조합정관과 일치하지 않는 처분의 내용이 공정력을 발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정비사업이 한편으로는 조합계약의 효력에 의존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주요절차에 처분을 배치하는 형식으로 사업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정비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조합
정관의 힘을 중시하는지 처분의 효력을 중시하는지에 따라 동의의 가치
도 달라진다.
2.3 조합가입방식
도시정비법(제19조)은 재건축사업의 조합원을 동의한 자들만으로 한
정하는 반면(임의가입제), 재개발사업의 토지등소유자에 대해서는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강제가입제). 재개발사업에
서 강제가입제를 취한다는 뜻은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조합원이 된다는 의미이며, 이 경우 찬성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서도 동의가 의제된다. 이에 비해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들은 조합원이 될 수 없고 조합이 인가되는 순간 매도청구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임의가입제는 조합원과 토지등소유자를 다른 뜻으
로 이해하지만, 강제가입제에서 조합원이라는 용어는 토지등소유자와
거의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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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51
2.4 구조이론과 민사소송
도시정비법에서 조합설립에 동의하거나 각종 총회에서 동의한 자들
의 의사를 어느 정도로 존중하고 있는가 하는 점은 사업의 구조와 법조
문의 취지에 의해 객관적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이들이 민사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사업 전체의 구도와 무관하게 일정 부분을
고립시켜서 민사적인 관점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도시정비법의 구조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헌법상 기본권제한과 구조이론
3.1 도시정비법의 공익
도시정비법은 공익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로서 전형
적인 공법에 속한다(헌법 제37조 제2항).14) 도시정비법이 추구하는 공익
은 ‘원활한 도시기능의 유지를 위한 도시재생’이지만 이는 재건축, 재개
발사업이 개발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이라는 일반적 인식에 가려 잘 보이
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처럼 건설경기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 계속
되면 개발이익을 위한 정비사업이라는 측면보다는 도시를 재생한다는
공익적 측면이 더 부각된다.
도시의 일정지역이 퇴락해서 도시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슬럼화 하는
것은 도시기능을 손상시킨다. 또 아파트단지가 낡아 기능을 상실하거나
붕괴위험이 생기면 도시전체의 건전한 주거환경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렇게 도시나 공동주택이 노후화 될 때 시장질서가 스스로 이를 해결하
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불가능해지면 도시재생이라는 공익을
14) 김중권, “행정법의 대상과 범위(공법과 사법의 구별)”, 행정소송(Ⅰ)(한국사법행정
학회, 2008), 459쪽 이하.
16페이지
일감법학 제 20 호 152
위해 법률이 제정되고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강제조치들이
마련된다. 이 과정에서 기본권이 제한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기본권이
바로 재산권이다(헌법 제23조 제1항, 제3항 및 제37조 제2항).
3.2 재산권의 박탈과 제한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소유권은 도시재생이라는 공익에 의해
제약되는 전형적인 희생물이며, 가장 강력한 제한을 받는 경우에는 소유
권이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서 박탈되기도 한다(도시정비법 제39조 및
제40조). 이에 비해 사업에 찬성하는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원이 되어 특
별한 제약을 받지 않는 것 같지만 이들에게도 역시 헌법상 기본권제한이
예정되어 있다. 극단적으로 행정청이 직접 사업시행자가 되면(도시정비
법 제8조 제4항) 토지등소유자는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전혀 부여받지
못할 수도 있고, 조합이 설립되어 사업에 대해 밝히는 각종의 동의도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게 제도가 설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재산
권이 어떠한 제한을 받는가 하는 점은 결국 사업 전체를 관통하는 정비
사업의 구조에 의존하게 된다.
3.3 기본권제한의 내용결정
통상 헌법이 예정하는 법률에 의한 기본권제한(제37조 제2항)은 면허
제(도로교통법)ㆍ허가제(건축법, 식품위생법)처럼 그 내용이 쉽게 파악
되고, 법률의 제정목적과의 관계도 선명하다. 이에 비해 도시정비법에
의해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에게 정해진 기본권제한은 재산권의 처
분, 사용과 관련되어 장기간에 걸쳐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기본권
제한의 내용이 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각 단계별로 정해진 기본권제
한들과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공익이 비례원칙에 맞게 잘 설계되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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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53
지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장기간, 복합적인 성격을 갖는 기본권
제한은 정비사업의 구조가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따라 다른 내용을 갖게
되므로, 결국 정비사업의 구조는 기본권제한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정비사업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기본권제한
과 공익간의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검토하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Ⅲ. 환권형(換權型)과 배분형(配分型)
- 환권형과 배분형의 의의
1.1 환권형과 배분형의 뜻
환권형 또는 배분형은 개발사업의 과정에서 소유권 이동경로의 차이에
주목해서 사업시행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는 사업과 이전되는 사업
을 구별하기 위해 이 글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환권형이란 개발사업의
과정에서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을 이전받는 과정 없이 소유자들의 구소유
권을 일정 시점에 새로운 소유권으로 변환시켜 주는 방식을 말한다. 이런
방식에서는 사업시행자 앞으로 등기할 필요도 없고, 수용권도 원칙적으로
필요하지 않다. 환권처분에 의해 소유권이 변환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배분형은 사업의 초기에 사업시행자가 구성원의 토지를 모두 인수하여
하나로 혼합한 후 권리배분계획에 따라 소유권을 배분해주는 사업의 구조
를 말한다. 배분형은 조합원의 소유권을 조합이 신탁 등을 통해 이전받고,
반대하는 자들의 소유권을 모두 수용(또는 매도청구)해서 사업대상지 전
체의 소유권을 취득해야 배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15)
15) 예컨대 일본의 도시재개발법은 사업을 제1종 시가지재개발사업과(제3장, 제60조
이하), 제2종 시가지재개발사업으로 분류하고(제4장, 제118조의2 이하) 제1종은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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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54
1.2 환권형과 배분형의 예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서 환지계획과 환지처분은 전형적인 환
권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환지처분에 의해 구소유권이 소멸하고 새로운
소유권이 부여되는 것으로 법률이 명시하고 있다(도시개발법 제42조
제1항). 환지처분이 내려지는 시점까지 구소유권이 존속하다가 처분에
의해 소멸되기 때문에 사업의 중간에 반대하는 자들에 대해 수용권이
발동될 필요가 없다. 이에 비해 도시정비법에 의한 주거환경개선사업
중 공동주택방식은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을 전부 수용한 후, 토지등소유
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를 취한다(제6조 제1항 2호). 공동주택방식에서
관리처분계획과 같은 형식적인 처분이 존재하지 않지만 권리변환의 경
로는 배분형의 전형을 이룬다.
1.3 정비사업의 구조해석
정비사업이 토지등소유자의 소유권을 모두 흡수해서 조합에게 귀속
시켰다가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소유권을 배분하는 방식(배분형)을 취하
는가, 또는 조합에게 소유권이 귀속됨이 없이 토지등소유자의 구소유권
이 관리처분계획에 의해 새로운 권리로 변환되는 방식(환권형)을 취하
는가 하는 문제는 정비사업의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에 의존한다. 이
문제는 좁게 관리처분계획의 법적 성격문제로 한정해서 볼 수도 있지만,
사업전체의 구도와 관련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리변환계획을, 제2종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도록 정하고 있다. 제1종은 환권형,
제2종은 배분형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으며, 제2종은 1975년에 새로 도입된 예외적인
사업방식이다. 田中二郞, 行政法 下卷(弘文堂, 1998), 204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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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55
- 배분형인 정비사업
2.1 배분형의 특성
이론상 정비사업은 재건축과 재개발을 불문하고 배분형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조합에게 법인격을 인정하고 있는
점(도시정비법 제18조), 관리처분계획을 집행하는 처분에 이전고시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이전고시 다음 날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는 점(제54조), 이전고시 이외에 소유권을 박탈하기 위해 수용권, 매도청
구권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관리처분계획이 직접 구소유
권을 새로운 소유권으로 변환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구법시대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조합원 전원에 대한 수용이 분양을
조건으로 정해져 있었고(1977년 제정 도시재개발법 제38조 제1항), 이는
도시정비법이 제정될 때까지 유지되었다(1996년 전문개정이후에는 제
31조 제1항). 정비사업의 원형에 해당하는 재개발사업이 배분형을 원형
으로 설계되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 조항이 도시정비법 제정과
정에서 소멸한 것은 입법적 오류에 가까운데, 만약 입법자가 의도적으로
환권형을 취한 것이라면 재건축도 역시 환권형으로 설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2 재건축과 재개발의 불일치
현재 실무상으로는 재건축사업에서 신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서 배분형에 가깝게 사업이 진행되고, 재개발사업은 이전고시가 이루어
지는 시점까지 구토지소유권이 여전히 존속하므로 환권형에 가깝게 운
영되고 있다. 세금과 관련해서도 재개발에서 관리처분계획은 환권형에
가깝게 입법되어 있고, 재건축은 그렇지 않다(지방세법 제109조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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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56
서울시세감면조례 제14조). 그러나 재건축과 재개발사업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사업구조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실무관행은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2.3 이른바 공용환권(公用換權)
학설에서는 정비사업에 대해 공용환권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
용하고 있으며, 공용환권을 ‘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적으로 권
리를 교환, 분합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16) 판례도 재개발사업에
대해 이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17) 도시재개발법이 제정되고 학
설에 공용환권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1980년대 이래18) 이
용례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유사하게 채택되고 있다. 구법시대 재개발
사업을 공용환권으로 설명했던 것은 일본의 일반적 사업방식인 환권형
사업(제1종 재개발사업)과 그에 관한 일본 학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보인다.19) 그러나 학설과 판례가 정비사업에 대해 공용환권이라는 용어
를 사용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구조를 환권형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
서 동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재건축사업은 여전히 사업의 과정에서
16) 김동희, 행정법Ⅱ(박영사, 2010), 434쪽; 김철용, 행정법Ⅱ(박영사, 2010), 615쪽;
박균성, 행정법론(하)(박영사, 2008), 469쪽; 김성수, 개별행정법(법문사, 2001),
653쪽; 홍정선, 행정법원론(하)(박영사, 2010), 634쪽 등.
17)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4다26256 판결은 재개발사업이 “토지 및 지상 건축
물에 대한 권리를 권리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교환ㆍ변경하는 공용환권의
방법으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 외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
다96072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1969 판결 등도 같은 취지.
18) 김도창, 일반 행정법론(하)(청운사, 1985), 416쪽 등.
19) 田中二郞, 앞의 책, 195쪽 이하; 室井力, 現代 行政法入門(2)(法律文化社, 1997),
183쪽; 村上武則, 應用行政法(有信堂, 1998), 128쪽 이하; 日笠 端, 都市基本計劃と
地區の 都市計劃(共立出版, 2000), 175쪽; 藤田邦昭, 이동근 옮김, 일본도시재개발
의 실제(명보문화사, 1980), 22쪽 등. 다만 일본에서는 공용환권이라 하지 않고 실정
법의 명칭에 맞추어 (공용)권리변환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1페이지
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57
신탁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함한 현행법상 정비사업을 모두
공용환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또 수용권, 이전고시, 분양신청 등 배분형
의 징표를 다수 드러내고 있는 재개발사업도 환권형이라 보기 어렵다.
물론 공용환권을 ‘사업초기의 단독주택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사업
이 종료할 때 구분소유권과 대지사용권으로 바꾸어 준다’는 의미로 넓
게 보면, 환권형과 배분형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공용환권의 의미를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권리를 강제
로 교환, 분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한 이렇게 넓게 해석하기 어렵다.
배분형을 취하는 한국의 정비사업에 대해 공용환권이라는 용어를 사용
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2.4 배분형과 분양신청
전형적인 환권형 사업인 도시개발사업에서는 환지계획을 수립하기 위
해 별도의 분양신청을 받지 않는다(도시개발법 제28조, 제29조 참조).20)
환권형의 성격상 환지처분은 토지와 토지를 일대일 대응관계로 변환하
는 대물적인 것이므로21) 토지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분이 내려지
는 것이기 때문이다.22) 이에 반해 배분형의 정비사업은 토지를 아파트
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사업시행자가 소유자들의 희망평형 등을 알 필요
가 있고, 다양한 형태로 구소유권이 존재해서 일정한 기준에 의해 청산
대상을 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분양신청 절차를 마련하게 된다. 정비
사업에서 분양신청의 절차가 중요하게 취급되는 이유도 정비사업의 구
조가 배분형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 일본의 환권형도 분양신청이 없고, 배분형에만 분양신청이 있다(일본 도시재개발법
제71조, 제118조의2 참조, 한국감정원, 일본 재건축ㆍ재개발 관계법령집, 2005).
21)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다카285 판결.
22) 박균성, 앞의 책, 457쪽; 박평준, “신법상 공용환권에 관한 고찰”, 고시연구 제30권
제12호(2003), 65쪽 등.
22페이지
일감법학 제 20 호 158
- 분양신청과 분양포기
3.1 분양신청제도의 취지
분양신청제도는 배분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고, 그 목적도
주로 사업시행자인 조합과 사업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 조합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조합설립에 동의한 조합원은 분양신청을
통해 희망평형 등 신축건물에 대한 자신의 요청을 밝힐 수 있는 권리만
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분양신청의 절차를 조합원이 기존 사업의
불이익을 고려해 사업에서 이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를 청산할 수 있다는 것은(도시정비법
제47조) 조합이 청산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조합은 여전히 관리
처분계획에서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 중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를 분양
대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강제가입제인 재개발의 경우에도
조합설립에 동의했던 자는 분양신청을 해야 하고, 동의하지 않은 자들에
한해 분양신청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좁게 해석하는 것이 옳다.
3.2 잘못된 실무관행과 분양포기
1980년대 이후 아파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었고, 재개발조
합의 입장에서 반대하는 조합원을 배제해도 사업에 지장이 없었으므로,
분양신청을 포기하는 조합원에 대해 현금청산이라는 쉬운 방법을 택해
왔다. 반대하는 조합원을 배제하는 것이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더 유리
하고, 또 조합원이 포기한 아파트를 분양받고자 하는 수요가 충분히 있었
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행은 분양신청을 포기하는 것이 권리라는 외관을
형성하고, 조합원이 사업의 중간에 분양신청을 포기함으로써 사업에서
이탈할 수 있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왔다. 그러나 사업의 시작지점에서
23페이지
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59
사업을 통해 개발이익을 얻고자 조합에 가입한 자는 사업의 손실도 분담
해야 하는 지위에 있다. 손실이 발생한 사업에서 일부의 조합원만이 분양
포기를 통해 이탈하도록 해석하는 것은, 이들이 분담해야 할 손실을 나머
지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되므로 정당하지 않다.
3.3 분양포기와 조합원자격
그러므로 최근 대법원이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가 바로 조합원 자
격을 상실한다고 판시한 것은23) 분양신청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
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 판결은 강제가입제인 재개발사업에서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를 조합원으로 보고 있는 도시정비법 조항(제
19조)에 정면으로 반한다. 또 분양신청을 하지 않는 자를 조합설립에
대한 미동의자로 해석하는 것은,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동의의 철회를
허용하지 않는 조항과도 모순된다(도시정비법 제17조 제2항, 동법시행
령 제28조 제4항).
이 판례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들의 총회참석권과 관련된 판단과
정에서 나온 것인데, 이들이 단지 총회에 참석할 이해관계가 없는 자들
로 해석해주는 것으로 충분했다. 이 판결에도 불구하고 도시정비법상
현금청산의 근거조문은 강제력이 없고 형성권으로 해석되지도 않으며,
소유권을 상실하지 않는 한 조합원자격을 상실하지 않는다.
3.4 입법상의 오류
원래 분양신청과 현금청산조항은 재개발에만 존재하였던 것이고, 재
건축에는 이러한 제도가 없었다. 도시정비법이 제정되면서 재건축사업
에 대해 관리처분절차가 동일하게 마련되었고 절차의 일부를 구성하는
23) 대법원 2010. 8. 19. 선고, 2009다81203 판결.
24페이지
일감법학 제 20 호 160
분양신청 관련조항도 재건축사업에 적용되게 되었다. 그러나 재건축사
업에서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 조합설립에 동의해서 조합원이 된 자가
분양신청의 시점에 임의롭게 사업에서 이탈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구법시대 재건축사업에 별도의 분양신청 절차를
법정하지 않았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도 조합사업에서 탈퇴가 제한
된다는 법리 때문이었다.24) 현행 분양신청조항은 재건축, 재개발사업에
서 공히 매우 한정적으로 해석해야 하지만, 조문의 구조상 입법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높다.
- 입법론
4.1 신탁의무규정
현재 재건축에서 신탁이 이루어지는 근거는 국토부의 표준정관과 그
에 준거한 각 조합의 정관에 있다(재건축 표준정관 제10조 제1항 7호).
이에 비해 재개발은 이러한 조항이 없으므로 신탁을 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정비사업을 배분형으로 인식하면
재개발사업도 재건축과 동일하게 사업시행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도록
통일되어야 한다. 기존의 재건축도 근거를 정관에 두는 것은 충분하지
않으므로 재건축과 재개발 공히 법률에 신탁의무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론적으로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의 사업시행인가를 사업인정으로
보고 수용권을 부여하므로 사업시행인가를 기준으로 신탁의무를 정하
는 것이 옳다. 다만 재건축의 신탁실무를 고려한다면 관리처분계획을
기준으로 하는 온건한 방법이 더 좋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조합원이
조합에게 소유권을 이전해야 할 의무를 도시정비법의 조문에 명시해서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후 조합설립에 동의한 조합원은 조합에게 토지
24) 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다23887 판결 등.
25페이지
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61
등을 신탁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모든 정비
사업에서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가 정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법률규정
에서 나오는 것이 되어 배분형 사업으로서의 성격이 더 선명해진다.
4.2 분양포기제한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에 대해서는 분양신청을 하도록 의무규정을 두
고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에서 분양대상
자로 정할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또한 관리처분총회의 의결정족수에
서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는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마련하면
좋다. 사실상의 협상절차로 구속력이 없는 현금청산조항은 삭제하고,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 철회한 자들을 수용대상자의 목록으로 이전해
야 한다. 현금청산 조문대신 토지보상법이 정하는 협의매수의 절차를
150일 이내에 진행하도록 특칙을 도시정비법에 마련하면 현금청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4.3 조합원의 보존등기
종래 우리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에 대해 공사의 진척에 따라 건물의
소유권을 조합원이 원시취득하는 것으로 판시해 왔다.25) 그러나 배분형
사업에서 토지와 새로운 건물의 민사적 소유권은 모두 사업시행자에게
귀속되었다가 조합원에게 이전된다. 다만 민사법상 승계취득ㆍ원시취득
의 법리와는 다른 차원에서, 정비사업의 실무를 반영해서 이전고시라는
처분에 의해 최초로 온전한 소유권이 창설되는 것으로 보고 조합원 이름
으로 보존등기 할 수 있는 조항을 명시적으로 마련할 필요는 있다.26)
25) 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3807 판결 등.
26) 현행법이 이전고시에 의해 토지등소유자에게 분양하는 대지 또는 건축물을 도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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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62
4.4 배분형과 세금
도시개발사업에 의한 환지에 대해 각종 세금혜택이 있는 것에 준해서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대해서도 일정한 세금감면의 근거조항을 두어야
한다. 세금감면은 환권형인가 배분형인가와 무관하게 사업의 공익성에
기초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현재 실무에서는 환권형에 대해 더
많은 특혜를 주도로 해석하거나 입법하는 관행이 형성되어 있다.27) 정
비사업 중 재건축, 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불문하고 취득세, 등록
세 등이 면제될 수 있도록 도시정비법이 개편되어야 한다.
Ⅳ. 강제가입제와 임의가입제
- 임의가입제와 강제가입제의 의의
1.1 임의가입과 강제가입의 뜻
도시정비법은 정비사업의 유형에 따라 조합원이 되는 자를 달리 정하
고 있다(도시정비법 제19조제1항). 재건축사업에서 ‘정비구역안의 토지
등소유자로서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만이 조합원이 될 수 있는 것과
달리 재개발사업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는 정비구역 안의 토지등소
유자 전원이 조합원이 된다. 법률상의 용어는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전자
발법 제40조의 규정에 의한 환지로 보고 있고(도시정비법 제55조 제2항) 실무상
이 조항에 의해 조합원이 보존등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선명한 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 이 조항은 배분형 사업에서 조합원이 보존등기
할 수 있도록 특칙을 정하고 있는 조항이고 이 또한 정비사업의 배분형으로 해석하는
근거가 된다.
27) 함인범, 건설업 경리와 실무(영화조세통람, 2011), 1130쪽, 1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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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63
를 임의가입제 후자를 강제가입제로 이해한다.28) 재개발조합의 경우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이면 조합
원이므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조합원의 지위를 갖는다. 그러
나 재건축조합은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만으로 조합이 설립되므로,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자는 매도청구의 상대방이 될 뿐이다.
1.2 강제가입제와 의제동의
재개발사업이나 도시개발사업과 같이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를 조합
원으로 의제하는 사업에서는 찬성하지 않는 자들도 조합이 인가되는
순간 조합원의 지위를 갖는다. 이처럼 강제가입제는 사실상 동의하지
않은 자들에 대해서도 동의를 의제함으로써 도시정비법상의 동의가 민
사상 합의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동의하지 않는 자들에 대해
바로 매도청구권이 인정되어 소유권이 박탈되는 임의가입제와 달리 강
제가입제에서는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들에 대해서 특별한 불이
익이 예정되어 있지 않다. 이들이 관리처분계획의 단계에서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현금청산(도시정비법 제47조) 및 수용재결의 단계를 거쳐
소유권을 잃게 될 뿐이다. 현금청산이나 수용재결에서도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 요건이 아니라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것만이 요건으
로 정해져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3 강제가입제와 미동의자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사업에 대해서도 강제가입제를 취하되 만장일치
가 아니라 일정한 비율 이상의 동의만으로 사업이 시행되도록 정하고
28) 김종보, 건설법의 이해(박영사, 2008), 392쪽; 이우재, 조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법(상)(진원사, 2009), 661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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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64
있으므로, 미동의자의 존재는 이미 예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조직의 내부
는 다시 재개발사업에 동의하는 자와 동의하지 않는 자로 나뉘고, 비록
미동의자라 해도 관념적으로는 조합원으로서 일반적 권리와 책임을 갖는
다. 또한 미동의자들은 여전히 사업단계별 동의대상자에 포함되므로 사업
시행인가, 관리처분총회 등에 이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각 단계별 동의율
이 낮아져 사업시행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미동의자들도
법적인 면에서는 사업시행에 대해 소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한다.
정비사업의 시행과정에서 일정한 비율의 동의요건이 충족되면 구성
원 개인의 동의여부와 무관하게 의결결과에 따른 권리와 의무가 토지등
소유자 전원에게 귀속된다. 만약 미동의자가 소수인 경우라면 사업시행
과정에서 미동의자의 이익이 무시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미동의자에 대한 권리구제의 길이 막혀 있는 것만은
아니다.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수용재결 등
일련의 절차 속에 존재하는 여러 처분을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기
때문이다.
- 임의가입제의 특성
2.1 임의가입제에서 동의의 기능
재개발사업에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조합원이 사업시행과정
에서 계속 등장하고 여전히 조합원인 것과 달리,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
은 사업초기에 조합에서 배제되는 운명에 놓인다. 재개발사업에서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장래 진행될 절차에서 일정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예정하는 정도의 의미를 갖지만, 재건축사업에서의 동의는 조합의
구성원지위를 부여함과 동시에 향후 아파트 등을 분양받을 수 있는 요건
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임의가입제인가 강제가입제인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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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65
따라 조합설립동의가 갖는 법적 의미가 달라진다.
2.2 가입자격의 통제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사업에 채택되어 있는 임의가입제는 단순히 토
지등소유자의 개인적인 동의여부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에서 순수한 임의가입제는 아니다. 재개발사업에서는 과소토지소유자
등 관리처분의 기준에 미달되는 자들도 찬성여부를 불문하고 조합원으
로 보는 반면, 재건축사업에서는 분양기준에 맞지 않는 자들에 대해
동의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도시정비법 제2조 9호). 재건축이 순수한
임의가입제에 더해서 분양자격이 없는 자를 조합설립과정에서 배제하
고 있는 것은 관리처분계획을 별도로 설계하고 있는 도시정비법과 잘
맞지 않는다. 당연히 재건축에서 분양신청의 의미는 재개발과 크게 달라
지고 분양신청을 전제로 한 현금청산제도도 재건축과 조화되기 어렵다.
2.3 토지등소유자와 조합원의 준별
강제가입제인 경우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가 곧 조합원으로 의제
되므로 조합원과 토지등소유자를 구별할 필요가 높지 않다. 그러므로
사업의 기간 내내 토지등소유자라는 표현과 조합원이라는 표현은 동의
어로 사용되고 그들의 과반수 동의라는 표현도 같은 의미이다. 그러나
임의가입제인 사업에서 토지등소유자는 다시 동의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분류되어 동의한 자들만이 조합원이 된다. 많게는 1/4 가까이 되는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원이 아니므로 동의율을 정할 때 조합원 또는 토지
등소유자 중 누구를 기준으로 하는가는 점은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된다.
도시정비법은 강제가입제를 원칙으로 하던 도시재개발법을 모태로
해서 만들어진 법률이어서 사업의 진행과정에서도 ‘토지등소유자의 동
30페이지
일감법학 제 20 호 166
의’라는 표현이 무절제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분양신청 대상자(법
제46조), 관리처분계획의 공람대상자(제49조 제1항)를 토지등소유자로
보고 있는 반면,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총회는 조합원으로 명확히 한정하
고 있다(법 제28조 제5항). 그러나 임의가입제에서는 조합이 설립된 후
토지등소유자라는 표현을 동의율과 관련해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는 합리적인 해석에 의해 보완될 수밖에 없다. 임의가입제인 재건축사
업의 경우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는 분양신청권도 없
고, 공람을 할 이해관계도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때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원으로 좁게 해석하는 것이 옳다.
2.4 임의가입제와 동의의 평가
현재와 같이 임의가입제와 강제가입제를 법률이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
는 한 두 제도하에서 동의의 의미는 약간 다르게 평가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임의가입제인 재건축에서는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를 조금 더 상세
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중요한 처분요건으로 해석하고, 재개발에서는
조합설립동의를 간이한 내용을 갖는 일반적 처분요건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후자의 경우는 조합설립동의요건이 결여된 경우에
도 항상 중대한 하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동의의 내용이 반드시 완벽한
형태의 정관과 사업전망일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가장 극단적으로 해석하
면 재개발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 것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분양신청도 임의가입제인 경우 원칙적으로 분양포기와 분양신청을
선택할 여지가 더 좁고, 강제가입제에서는 분양신청의 의미가 더 중요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강제가입제에서는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가 분양신청까지 하지 않음으로써 소유권을 박탈당하도록 제도가 설
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분양자격을 갖춘 자가 재건축에 찬성함으로
써 조합원이 되었다면 이들은 분양신청을 포기함으로써 쉽게 탈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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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67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 입법론-강제가입제
현재 재건축은 임의가입제로 재개발은 강제가입제로 되어 있는 것은
주요한 사업절차를 공유하고 있는 재건축, 재개발사업의 통일성과 관련
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재건축에서 임의가입제를 취하고 있는 것은
도시정비법이 관리처분계획을 매우 중요한 처분으로 사업의 중간에 배
치하고 있는 것과 불일치한다.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비로소 아파트를
받을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정해지고 그렇지 않은 자들을 권리관계에서
배제하는 것이 관리처분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건축도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에 대해 강제가입제를 취
하고, 매도청구소송 대신 재개발과 마찬가지로 수용권을 부여하는 것이
제도 개편의 정도(正道)이다. 재건축에 대해 수용권을 부여할 수 없다면
매도청구의 요건을 ‘조합설립의 동의를 하지 않는 자’가 아니라 분양신
청을 하지 않거나 관리처분계획에서 청산대상조합원으로 정해진 자 등
으로 변경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Ⅴ. 정관중심형과 처분중심형
- 정관중심형과 처분중심형의 의의
1.1 조합계약과 행정처분
개발사업 중 조합에 의해 진행되는 개발사업들은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는데, 법의 통제강도를 기준으로 보면 공법적 통제가 강한 ‘처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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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68
심형(處分中心型)’ 사업과 사적자치를 존중하는 ‘정관중심형(定款中心
型)’ 사업으로 구별할 수 있다. 각종의 개발사업들은 그 성격에 따라
상가조합사업과 같이 전혀 공법이 개입하지 않아 행정처분이 존재하지
않고 단순하게 조합계약의 힘만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도 있고, 행정청이
직접 시행자가 되는 재개발사업처럼 조합계약 자체가 없이 구역지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이라는 처분에만 의존해서 진행되는 사업
도 있다.
도시정비법이 예정하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은
대체로 조합을 결성해서 조합정관이 힘을 발휘하도록 설계하면서, 동시
에 구역지정, 조합설립인가, 관리처분계획 등 처분의 힘에 의존해서 사
업이 진행될 것을 또한 예정하는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조합정
관과 처분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 정관중심형과 처분
중심형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는 도시정비법의 연혁, 취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해석을 통해 정해진다.
1.2 정관중심형 사업의 의의
정관중심형 사업은 개발사업 중에서도 절차가 단순하고 규제가 약한
사업이며 조합정관에 사업의 주된 내용을 담고 정관의 구속력에 의존해
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에 의한다. 이러한 사업은 사업의 공공성이
그리 높지 않아 최소한의 공적 통제를 제외하면 사적자치가 보장되는
방식으로 제도가 마련된다. 이 경우 조합설립에 대한 행정청의 승인
이외에 사업의 개시, 사업대상지 결정, 사업지의 소유권확보, 경비부과,
권리배분 등 중요한 사업내용들이 모두 조합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존
한다. 결국 소송의 형태도 민사소송이 되는 것이 통례이며 소송에서
현출되는 다양한 쟁점들이 조합정관의 해석문제로 수렴되는 경향을 보
인다. 주택법상 지역조합, 직장조합 사업은 전형적인 정관중심형 사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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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69
예에 속한다.
1.3 처분중심형 사업의 의의
처분중심형 사업은 입법과정에서 특정한 사업의 필요성과 공공성이
높이 인식되어 사업의 각 단계별로 행정청의 승인 등 공적 통제수단이
마련되고, 동시에 사업시행자인 조합에게도 원활한 사업수행을 위한
공법상의 처분권이 부여된다. 처분중심형 사업은 절차의 각 단계를 중요
한 행정계획으로 묶어 행정청의 승인대상으로 정하면서(실시계획, 관리
처분계획의 인가 등), 행정계획에서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는 법률관계
를 실현하기 위한 개별적인 처분들은 조합에 의해 내려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른 한편 처분중심형 사업은 총회결의를 통해 사적 자치를 보장
하면서 이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처분을 발급하는 구조를 취한다. 그러므
로 처분중심형 사업이라 해도 사업시행자가 조합인 경우 조합원이 사업
시행을 위한 의사결정에서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 처분중심형인 정비사업
2.1 처분중심형의 특징
처분중심형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의 핵심에 해당하는 조합설립
과 권리배분에 관한 사항을 처분의 내용으로 정해서 행정청의 인가를
받도록 한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사업대상지의 확정과 사업의 개시여부
가 구역지정이라는 처분에 묶이고, 소유권박탈은 수용재결을 통해, 경비
등 조합원의 금전납부의무는 청산금부과처분 등 각종 행정처분으로 집
행된다.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생각하는 조합
원은 법이 정하고 있는 각종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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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70
한다. 구법시대 재개발사업이나, 도시개발법상 조합사업 등이 처분중심
형 사업에 해당한다. 최근 대법원이 조합설립인가, 관리처분계획에 대해
취소소송만을 허용하고 민사소송을 불허한 것도 재건축을 포함한 정비
사업이 처분중심형의 구조를 취하고 있음을 확인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처분이 발급된 경우라면 민사상 가처분도 허용되지 않고 취소소송에
대한 집행정지만을 신청할 수 있을 뿐이다.29)
2.2 처분중심형 사업의 징표로서 행정청 직접시행
구법시대 재건축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재개발에서는 광범위하
게 존재하고 있었던 사업방식이 행정청에 의한 직접시행 또는 공공기관
에 의한 단독시행방식이다. 재개발사업에서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이 사업시행자가 되거나 또는 공공기관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서 사업이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조합이 결성되지 않으므로 토지등소유
자는 조합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업시행, 관리처분에서 아무런
동의권을 갖지 못한다. 이 때 사업시행은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또는
총회결의를 요하지 않고 전적으로 처분에만 의존하게 되므로 처분중심
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처럼 조합방식과 행정청의 직접시행방식이 선택적으로 정해져 있
었던 구법시대 재개발사업은 구조상 처분중심형 사업이었다. 다만 행정
청이 직접 시행하는 경우에는 처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조합이 사업시
행자가 될 때에는 그 정당성을 보완하기 위해 일정한 동의를 요구했을
뿐이다. 구법시대 재개발사업의 구조는 도시정비법에 그대로 받아들여
져 심지어는 재건축의 경우에도 행정청이나 공공기관 등이 사업시행자
가 될 수 있게 되었다(동법 제8조제4항). 이 때 주민들은 주민대표회의라
는 자문기구에서 약간의 의견을 낼 수 있을 뿐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29) 대법원 2009. 11. 2. 자, 2009마596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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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71
동의 등 주된 동의권을 상실하게 된다.
2.3 처분중심형 사업과 선결문제
정비사업에 있어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면 토지등소유자의 사용수
익이 정지되는데(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이는 토지등소유자나 세입
자 등에 대한 명도소송의 근거가 된다. 법률이 정하고 있는 사용수익
정지의 요건이 유효한 관리처분계획의 존재이기 때문에, 조합설립의
무효 또는 정관의 무효 여부는 명도소송에서 직접 쟁점이 될 수 없다.
또 재건축의 매도청구소송에서 매도청구권은 조합설립인가라는 행정처
분의 공정력에 의존하게 된다.30)
2.4 분양계약과 관리처분계획
현재 실무에서는 조합원의 사전적 비용부담을 위해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고 나면 조합원에 대해 아파트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관행화
되어 있다.31) 법적으로 이 분양계약은 관리처분계획에 의해 확정된 수
분양권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해도 조합
은 분양을 거부할 수 없다.
처분중심형 사업에서 처분이 정하고 있는 내용을 우회하거나 또는
사업의 편의를 위해 민사적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고 그것이 용인되는
것은 도시정비법의 취지에 반한다. 분양계약의 주된 목적이 조합원의
사전적 비용부담을 위한 것이라면, 관리처분계획에 그 내용이 반영되도
30)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10881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
63380 판결 등; 노경필,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동의의 유효성 및 매도청구권과의
관계”, 사법 제14호(2010), 199-232쪽.
31)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6다25066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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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운영되어야 하고 법에 근거도 없는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도시정비법 제48조 제1항에 ‘조합원이 사업기간 중 부담해야
할 금액과 그 시기’를 포함시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최근 국회에서
개정논의 중인 조항 중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자를 현금청산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은 처분중심형 사업의 구조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것임을 지적해 둔다.
- 정관과 처분의 균형
3.1 구법시대 재건축사업의 법적 성질
구법시대 재건축사업은 구조상 정관중심형으로 행정청은 조합설립인
가에만 간여하고 나머지의 절차는 조합정관(또는 재건축결의의 내용)에
의존했다. 그러나 반대하는 조합원을 배제해야 한다는 점, 권리배분을
위한 절차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 사업의 개시 여부에 대해 행정
청이 개입할 필요성이 높았다는 점 등에서 재건축사업은 그 본질이 처분
중심형과 유사했으며, 그에 준하는 수단들이 사실상 필요했다. 그래서
구법시대에도 반대하는 조합원의 소유권을 박탈하기 위해 매도청구권이
인정되고 있었고, 사업의 개시여부에 행정청의 간여를 정당화하는 안전
진단제도가 도입되었다. 또 권리배분과 관련해서 법에 근거도 없는 관리
처분총회가 사실상 개최되었다. 이러한 제도들의 부분적 변형에도 불구
하고 구법시대 재건축은 여전히 정관중심형 사업이었다고 보아야 하는
데, 주요한 영역에서 행정처분을 통해 행정청이 간여하거나 또는 조합원
이 취소소송으로 다툴 만한 처분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7페이지
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73
3.2 정관중심형 선례의 후속효
대법원은 구법시대에 재건축사업에서 정관을 매우 중요하게 보았다.
정관에서 정해지는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으
면 조합설립이 무효라거나, 정관에서 정해진 공사비를 임의롭게 변경하
는 것이 무효라고 선언하였다.32) 정관중심형 사업이었던 재건축사업에
서 정관의 내용을 통제해서라도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높았다
는 점에서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수긍할 만한 것이었다. 문제는 정관의
의미가 매주 중요한 것으로 강조되던 구법시대의 선례들이 도시정비법
이 제정된 후에도 여전히 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33) 구법
시대 판례이론에 의해 힘이 강해진 정관은 다시 그 정관에 대한 동의를
중요한 것으로 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처분중심형 사업에
대한 평가를 왜곡할 위험이 매우 높다.
3.3 처분과 정관의 역할조율
도시정비법의 구조에서 처분이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는 주장은 정
관이 전혀 무의미하다는 의미로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수인의 이해
관계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정관의 효력은 부분적으로 보강되도록
해석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다만 도시정비법이 중요한 마디마다
배치해 놓은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와 같은 처
32) 김종보, “재건축재개발 비용분담론의 의의와 한계”, 행정법연구 제24호(행정법이론
실무학회, 2009), 131-158쪽.
33) 대법원 2005. 4. 21. 선고, 2003다4969 전원합의체 판결; 이에 대한 평석으로 김대
원,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의 재건축에 관한 합의내용의
변경을 위한 의결정족수”, 대법원판례해설 제55호(법원행정처, 2005), 115-135쪽
등; 그 외 최근의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다31884 판결; 대법원 2009.
-
- 선고, 2007다31822 판결.
38페이지
일감법학 제 20 호 174
분에 대해서는 이를 공정력 있는 처분으로 해석하고 그 처분의 효력을
우회적으로 무력화하려고 하는 민사소송을 제한해야 한다. 또 이러한
처분들이 성립하는 과정에서 토지등소유자가 하는 동의의 의미를 조합
계약에 대한 의사합치와 같은 것으로 보고, 그 흠결의 의미를 과대평가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Ⅵ. 동의에 대한 공법적 평가
- 처분과 동의의 흠결
1.1 처분중심형과 동의흠결
개발사업은 정관중심형 사업과 처분중심형 사업으로 구별되고 재건
축, 재개발을 포함한 정비사업은 도시정비법의 제정으로 처분중심형
사업으로 편입되었다. 사업이 조합계약의 힘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각 절차별로 존재하는 처분의 효력에 의존해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처분
의 발급을 위해 법률이 정해놓은 요건으로 강등해서 평가해야 한다.
정비사업에서 행정청이나 공공기관이 단독시행자가 되는 경우와 조합
이 사업시행자가 되는 경우는 질적인 차이가 아니고 단지 양적인 차이만
이 있다. 조합이 시행하는 사업에서 각종 절차별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은 행정청이 시행자가 되는 경우에 비해 정당성
과 합리성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한 취지 정도로 해석하면 충분하다.
1.2 처분의 중대한 하자
처분중심형 사업에서 처분요건으로서 동의의 흠결은 중대한 하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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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75
해당하지 않으며 단순 위법을 구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동의율과 같은
하자는 처분을 위법하게 만드는 데 충분하지만, 동의율을 충족하는 한
동의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동의 내용 일부가 누락된 정도로는 처분이
항상 위법해 지는 것도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34) 예컨대 관리처분총회
나 사업시행계획을 위한 총회에서 동의는 처분을 위한 절차를 구성할
뿐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동의를 사업의 각 단계별로
온전한 소유권을 보유한 자의 흠결 없는 처분행위로 보는 것은 과도하게
민사적으로 판단하는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 총회무효소송과 ‘확인의 이익’
현재 커다란 문제 중의 하나는 수많은 소송에 의해 정비사업에 대한
이견(異見)이 법정의 내외에서 과도하게 분출되고 사업은 현저히 지연
되지만, 실제로 그 판결의 실효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종국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소송이라기보다는 가처분(假處
分)을 통해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또는 기타의 목적을 위한 소송의 비율
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남소(濫訴)에 대처하기 위해 법원
은 총회의 무효를 심리하기 위한 ‘확인의 이익’이 있는가를 엄밀히 따져
보아야 하며, 현재와 같이 제기되는 민사소송에 대해 본안과 가처분절차
를 의심 없이 진행하는 것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업전반에
대한 소송이 아니라 일회성 총회의 유무효를 판단하는 분절적(分節的)
민사소송은 도시정비법이 정해 놓은 동의의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
법원은 구역지정,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몇 개의 처분만 취소할 권능을 보유하면 위법하게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34) 김연수/남성우/도정원/류호중/유정우/이의영/최유신/문형배/김애정/송오섭, 판사
들이 들려주는 재개발ㆍ재건축이야기(부산지방법원, 2010), 78쪽에서 행정청의 심
사의무가 동의서내용 전범위에 걸친다는 견해는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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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76
것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정비사업이 처분중심형 사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과도한 민사소송을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정비사업에 대한
법원의 강력한 통제권을 관철하는 데 효율적이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민사소송에서 요구되는 확인의 이익을 엄격하게 판단하면 과도
한 소송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조합장 개임(改任), 자금의 차입방법변경 등 행정처분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조합원총회는 가급적 취소소송으로 흡수
해야 한다. 그러므로 비용관련 안건 등에 대한 총회결의에 대해 독자적
인 민사소송을 불허하고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에서 절차하자로 취급
해야 한다. 또 조합장변경이나 해임 등의 경우에도 조합설립변경인가라
는 처분에 의해 행정청이 조합장의 변경을 승인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취소소송을 허용해야 한다. 또 처분과 연결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총회
무효소송도 사업에서 발급되는 처분의 효력과 간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당사자소송으로 심리해야 할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35)
- 분양신청의 한정해석
정비사업에서 분양신청은 사업시행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고, 토지등
소유자에게는 자신의 희망평형을 신청할 한정적인 권한만을 부여한다.
분양신청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 조합원이 분양을 포기할 권리까지
갖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전체 구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5) 노경필,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소송의 법적 취급”, 행정판례연구XV-1
(한국행정판례연구회, 2010), 391쪽 이하; 박정훈,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의 관
계”, 특별법연구 제9권(특별소송실무연구회, 2011),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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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77
(투고일 2011년 6월 28일, 심사일 2011년 8월 4일, 게재확정일 2011년 8월 23일)
주제어 : 구조이론, 정비사업의 동의, 분배형, 환권형, 처분중심형, 강제가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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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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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의 구조이론(構造理論)과 동의(同意)의 평가181
[ Abstract ]
Introduction to Structure Theory and Evaluation of Consent in Improvement Project
Jong-Bo Kim*
In 2009, the Supreme court ruling showed that improvement project cases
should not be within the jurisdiction of the civil court, but the administrative
court. Accordingly, it is needed to reconsider the meaning and the function
of consent in improvement project.
Considering that the entire system of improvement project is related to
the factors such as ownership of the lands, partnership structure,
administrative disposition factor, etc., this article offers a standard to explain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 factors and the entire system, which will be
called “structure theory of improvement project”. Structure theory will help
to improve legal and administrative system for improvement project, to
provide judges a guideline to find the meaning of the relevant provisions,
and to understand practical issues in the field.
Three main factors of structure theory are as follows. First, as to ownership
of the lands, some type of project is designed to require project implementer
to obtain ownership of the lands, which will be called “distributional type”.
The other type also exists, and will be called “non-distributional type”.
Secondly, in administrative disposition aspect, whether the process of the
- Associate professor of Law School,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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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법학 제 20 호 182
project is mainly run by the administrative dispositions or the articles of
the association is also an important factor. Lastly, concerning the structure
of partnership of the project, there are two types; closed shop or union shop.
Application of structure theory helps evaluation of consent in improvement
project. First, consent should be construed as a requirement for an
administrative agency to make a disposition. Secondly, the legality of
improvement project can be controlled by revocation litigation, and the civil
litigation should not be easily allowed for improvement project cases. Thirdly,
regarding that application for parcelling-out is designed for convenience of
project implementer, and has limited meaning for partnership members, it
doesn’t mean that the members can withdraw the partnership, who fail to
file an application for parcelling-out.
Key Words : Structure Theory of Improvement Project, Consent, Distributional
Type, Administrative Disposition-Oriented Project, Closed Shop
Type Partner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