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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021

원본 파일: 박정훈,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021.pdf
변환 일시: 2026-04-0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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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박정훈

제1절 서설

행정학의 임무가 사회과학의 관점에서 행정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라면, 정

치적․ 사회적․ 경영적 행정 현상과 더불어, 규범적 행정 현상 ―즉, 행정의 행위

규범과 재판규범― 이 그 연구대상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반대로, 행정법학

이 행정에 관한 실정법의 체계적 인식과 비판, 그리고 대안 제시를 임무로 한다

면, 행정의 현상과 기능을 연구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요컨대, 행정학과 행정

법학은 ‘행정과학’의 지붕 밑에서 만난다. 말하자면, 행정법학과 행정학은 이제

다른 학문 사이의 ‘학제 간(inter‒disciplinary)’ 연구가 아니라, 행정을 연구하는 동

일한 학문 안의 ‘학내 간(intra‒disciplinary)’ 연구부터 이어가야 한다(박정훈 2015:

175-178).1)

그러나 행정학이 행정의 규범적 측면을 소홀히 하고, 행정법학이 행정재판

을 위한 도그마틱에 한정되면, 언제든지 양자의 대화가 단절되기 쉽다. 양자의 연구

1) 행정법학자로서 한국행정연구원의 행정학 포럼에 초대받아 행정법학의 관점에서 적극행정에 관한 발표를 하게 되어 감회가 크다. 특히 1960년부터 15년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법 교수 로 재직하시고, 이어 1996년까지 같은 대학교 법과대학 행정법 교수로 재직하면서 항상 행정법학 과 행정학간의 대화를 강조하신, 저의 은사이신 고 서원우 교수(1931-2005)의 학은을 깊이 느 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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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07

대상을 연결하여 서로 간의 대화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키워드’가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키워드로서 지금까지 조종(management; Steuerung), 책임(responsibility;

Verantwortung), 의사소통(communication), 결정(decision; Entscheidung) 등이 역할을

해 왔다(Schuppert 1999: 110; 박정훈 2005). 오늘 주제인 ‘적극행정(proactive

administration)’도 이와 같이 행정학과 행정법학을 연결하는 새로운 핵심 키워드

이다.

제2절 적극행정의 연혁과 현황

  1. 도입

이명박 정부(2008-2013)가 들어선 2008년 12. 10. 「적극행정 면책제도 운영

규정」이 감사원훈령 제331호로 제정되어 다음 해 1월 8일부터 시행되었다. 동 훈

령에 의하면, ‘적극행정’은 “공무원 등이 국가 또는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성실하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제2조 제1호). 이러한 적

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부분적인 절차상 하자 또는 비효율, 손실 등과 관련하여

그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 등에 대하여 감사원은 징계요구, 문책요구, 해임요구,

시정․ 주의요구 등을 하지 않는다(제2조 제2호, 제4호).2) 요컨대, 적극행정 제도는

2009년 처음에는 감사원훈령의 모습으로, 적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에 대하

여 감사원이 징계 등 불이익처분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도입되었다(박정훈

2) 구체적인 면책요건은 “적극행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 등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한 경우”로서 ① 공익성, ② 타당성, ③ 투명성을 충족한 경우로 요약할 수 있다(제6조). 즉, 공 익성은 “업무처리의 목적이 국가 또는 공공의 이익 증진을 위한 경우로서 관련 공무원 등의 개인 적인 이익 취득이나 특정인에 대한 특혜 부여 등의 비위가 없을 것”을 의미하고, 타당성은 “법령상 의 의무이행, 정부정책의 수립이나 집행, 국민 편익증진 등을 위해 제반 여건에 비추어 해당 업무 를 추진․ 처리해야 할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을 것”을 의미하여, 투명성은 “의사결정의 목적․ 내용 및 그 과정 등을 관련 문서에 충실히 기재하여 합당한 결재를 받는 등 업무를 투명하게 처리하였 을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절차에 따른 업무처리로는 국가안위 및 공공이익 증진 등의 행정 목적 달성이 명백하게 곤란할 정도의 시급성․ 불가피성 등이 있는 경우에는 투명성 요건을 완화하 여 적용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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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2009: 333면 이하).

이처럼 2009년 한국에서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도입된 것은 대통령 5년 단임

제와 직업공무원제의 발전이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87년 민주화의 결실

인 제9차 개정헌법(현행헌법)에 도입된 대통령 5년 단임제에 의해 2009년 당시 벌

써 다섯 차례에 걸쳐 대통령이 교체되었다. 특히 1998년부터 10년간 두 차례의

‘진보정부’ 이후에 2008년 보수 신자유주의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그

이전 정부에서 승진․ 보임된 관료들이 대거 교체되자, 공무원의 전체 분위기가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 비우호적으로 바뀌어 소위 ‘복지부동’의 사태가 우려

되었다. 이는 법사회학적으로, 1961년 제5차 헌법개정 시 도입된 헌법 제7조의

직업공무원제 조항3)에 의거하여, 특히 1987년에 ‘유신’과 ‘신군부’ 독재가 종식된

이후, 행정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어느 정도 확립되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록 표면적으로는 ‘경제난 극복’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공무원 사회에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였음이 분명하다. 적

극행정을 징계 등의 면책사유로 정하여 이를 장려 내지 진작시키고 이로써 동시

에 ‘소극행정’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새로운 정권에 대한 복지부동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1. 발전

이와 같이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정권․ 정부 교체 시에 공무원의 복지부동 방

지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 ―역시 ‘보수정부’로서, 정권의 교체는 아니

지만, 상당한 권력 변화가 있었던 ―박근혜 정부(2013-2016)에서도 폐지되지 않

고 오히려 발전되었다. 우선 법형식 관점에서, 위 감사원훈령이 2015. 2. 3. 「적극

행정면책 등 감사소명제도의 운영에 관한 규칙」이라는 감사원규칙(제267호)으로

승격되고 같은 날 감사원법이 개정되어 제34조의3에서 동 감사원규칙의 법률적

근거까지 마련되었다.

3) 제7조 제1항: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2항: “공무원 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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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09

그리고 내용상으로도, ‘적극행정’을 감사원법은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등 공

공의 이익을 위하여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한 결과”(제34조의3 제1항)로 정의하

고, 이어 위 규칙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거나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등 공공

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제2조 제

1호)로 정의함으로써, 구체적인 예시 ―즉,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공익사업의 추

진― 를 추가하였다. 그리고 각주 2)와 같은 구체적인 면책요건 대신에, 위 규칙

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을 유일한 소극적 요건으로 정하면서(제5조 제4호), 대상

업무 사이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없고, 대상 업무의 처리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였으며, 법령에서 정한 필수적인 행정절차를 거쳤고, 필요한 결재 절차를

거쳤다는 4개의 조건하에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제6조).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공무원의 적극행정 면책 신청권 인정이다. 위 규칙 이전

에는 면책 신청권이 감사대상 기관장에게만 인정되어, 해당 공무원이 면책을 신

청한 경우에는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면책검토서의 작성과 같은

별도의 검토․ 처리절차가 없었으나, 이제는 해당 공무원도 감사소명자료 제출과

함께 적극행정 면책을 신청할 수 있고(제8조), 감사원은 이를 검토․ 처리하여 감사

결과의 처리에 반영할 의무를 진다(제9조).4)

또한, 감사원에 의한 감사 이외에도,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

관의 자체감사에 대해서도 위 감사원법 개정 및 감사원규칙 제정과 같은 날(2015.

  1. 3.)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3조의2 신설 및 동법 시행령 제13조의3 및 제

13조의4에 의하여 위와 동일한 내용과 절차로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도입되었다.

뿐만 아니라, 2016. 8. 31. 개정․ 시행된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총리령 제

1317호)에 의해, 징계(양정)기준에 관한 [별표 1]의 제1호에 성실의무위반의 하부

비위유형으로서, “부작위․ 직무태만”(다목)과 더불어 “소극행정”(라목)이 추가되어,

부작위․ 직무태만과 거의 동일한, 일부는 더 가중된 징계기준이 규정되었다.

문제는 그때까지 ‘적극행정’은 법률과 법령, 감사원규칙에서 정의되어 있었

4) 감사원이 발행하는 「감사연보」에 의거하여,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약 220건의 면책 신청에 대하 여 55건이 면책 인정되었고 직권면책 136건을 포함하여 총 191건이 면책된 것으로 확인된다. 2016 년까지의 통계에 관해서는 김수종(2017: 15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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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으나, ‘소극행정’의 개념은 이론적으로 분석이 시도되었을 뿐(박정훈 2009: 335), 감

사원 내부자료에 있었을지 몰라도, 법률․ 법령․ 감사원규칙은 물론 감사원훈령에

도 정의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법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개념인

‘소극행정’이 부작위․ 직무태만과 별도로, 시행규칙상 징계(양정)기준과 관련하여

성실의무위반의 하부유형으로 처음 도입되었다. 새로운 징계사유가 창설된 것은

아니지만 성실의무의 내용이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법률상 근거가 필요하였던 것

이 아닌지 의문이다.

  1. 현황

현재 문재인 정부(2017~)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1998-2007)와 정치적 뿌리를 같이하는 ‘진보정부’로의 정권교체로 성립되었

으나, ‘보수정부’인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 발전된 적극행정 면책제도는

역시 폐기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면책이 감사에 의한 징

계요구 단계뿐만 아니라 징계요구에 의한 징계위원회 의결에까지 확장되고, 면책

사유에 사전컨설팅이 추가되었으며, 나아가 면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적극행

정을 장려하고 소극행정을 예방․ 근절한다는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우선, 2018년 5월 30일에 개정․ 시행된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총리령 제

1467호) 제3조의2 제1항은 ‘적극행정’을 위 감사원규칙보다 더 자세하게 정의하면

서5) 이러한 적극행정의 결과로서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하지 않은 비위에 대해

서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의결 또는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로써 면책이 징계요구 단계뿐만 아니라 징계요구에 의한 징계위원

회 의결에까지 확장되었다.

5) “1. 국가적으로 이익이 되고 국민생활에 편익을 주는 정책 또는 소관 법령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정책 등을 수립․ 집행하거나, 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업무처리 절차․ 방식을 창의적으로 개선하는 등 성실하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 2. 국가의 이익이나 국민생활에 큰 피해가 예견되어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책을 적극적으 로 수립․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정책을 수립․ 집행할 당시의 여건 또는 그 밖의 사회 통념에 비추어 적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극히 곤란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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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11

또한, 2018년 12월 13일 개정․ 시행된 위 감사원규칙(「적극행정면책 등 감사소

명제도의 운영에 관한 규칙」)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해당 공무원이 감사원이나 자

체감사기구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하여 사전컨설팅 의견대로 업무를 처리한 경우

에는, 사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제1항의 적극행정 면책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사전컨설팅이 적극행정 면책사유에

추가됨으로써 사전컨설팅이 강력하게 유도된다.

근본적인 확대 발전은 2019년 8월 6일 대통령령 제30016호로 제정․ 시행된

「적극행정 운영규정」에 의하여 이루어졌다.6) 즉, 동 규정은 ‘적극행정’을 “불합리

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

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로 정의할 뿐만 아니라, ‘소극행정’을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등 소극적 업무행태로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국가 재정상 손실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한다(제2조).

그리고 적극행정에 대하여 징계요구 등 면책(제16조) 및 징계 등 면제(제17조)

와 더불어, 징계절차․ 수사절차․ 민사소송에서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지원(제18

조 제2항)도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적극행정 실행계획(제7조), 적극행정

관련 교육(제8조),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법령의 정비․ 개선 및 적극적 해석(제9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제14조) 및 특별승진임용, 근속승진기간 단축 등 인사

상 우대조치(제15조)까지 규정하고 있다.

반면에, 소극행정에 대해서는 징계관계 법령에 따라 징계의결 요구 등 소극

행정의 예방 및 근절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제19조), 나아가 인사혁신

처장과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소극행정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조치 및 관련 자료의

제출 요구, 교육과 홍보 사업의 추진을 규정하고 있다(제20조).

‘소극행정’의 개념이 위와 같이 정의됨으로써, 2020년 7월 28일 개정․ 시행된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총리령 제1632호)은 [별표 1] 징계기준 제1호 라목에서

비로소 성실의무위반의 하부 비위유형으로 “「적극행정 운영규정」 제2조 제2호에

따른 소극행정”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또한 위 시행규칙 제4조 제2항은 징계감

6) 동일한 내용으로 같은 날 역시 대통령령으로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이 제정․ 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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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경 배제사유로 역시 “「적극행정 운영규정」 제2조 제2호에 따른 소극행정”(제7호)

을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제7의2호)과 별도로 신설하였다.

문제는 대통령령인 위 「적극행정 운영규정」의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점이

다. 앞서 본 감사원법 제34조의3은 적극행정 면책에 관한 것이므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러한 점에서 후술하는 「행정기본법」안 제4조의 ‘적극행정의 추진’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여하튼 2009년 도입․ 시행된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그동안

권력기반과 정권의 성격이 판이한 세 차례의 정부하에서도 폐기되지 않고 오히

려 확장되고 나아가 근본적으로 적극행정의 장려와 소극행정의 예방․ 근절의 차

원으로 발전한 것은 대통령 5년 단임제와 직업공무원제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한

국 특유의 정치․ 행정문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제3절 적극행정의 이념적 기초

  1. 공무원의 성실의무

적극행정의 이념적 기초는 공무원의 성실의무로부터 시작한다.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봉사’(奉仕)는

자신의 이해를 돌보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일한다는 뜻으로, 그 의미 자체

로 적극행정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공무원법(제56조)과 지방공무원법(제48

조)은 ‘성실의무’라는 표제 아래에서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

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1989년 대법원판결7)에 의하면, 여기서 말하는 ‘성실의무’는 “공무원에게 부

과된 가장 기본적인 중요한 의무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

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

는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재산세 담당공무원이 관내 토지소유자들의 주민등록번

호 전산자료입력업무를 소속 구청의 평균치보다 월등하게 더 많이 처리하였으나,

7) 대법원 1989. 5. 23. 선고 88누316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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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13

3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주민등록표 등의 열람 또는 관할 동사무소에의 조회를 통

해 적시에 확인하지 못하여 당해 연도의 재산세를 부과하지 못한 것은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판시 내용 중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

모하고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라는 문구들은 적극행정의 이념을 여실

히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성실의무의 내용으로서의 적극행정의무는 위 2009년

감사원훈령에 의해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도입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한국의

실정법에 규범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상술한 바와 같이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에 ‘소극행정’이 2016년

성실의무위반의 하부유형의 하나로 ‘소극행정’이 명시되고 2020년 징계감경 배제

사유의 하나로 규정된 것은, 명확한 법률상 근거는 없으나, 헌법 및 공무원법상

의 성실의무를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위헌․ 위법의 문제는 없다

고 본다.

다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에서 성실의무를

규정함에 있어 “법령을 준수하고”를 앞세우고 있는 것은 법치행정을 강조하기 위

한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는데, 이러한 법령준수의무가 적극행정의무와 상충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적극행정의 반대말을 소극행정으로 이

해하면 징계사유가 부당히 확대되어 직업공무원제에 위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이러한 의문과 우려를 표명하는 견해가 있고(김용

섭 2020: 4-7), 저자도 일찍이 후자의 우려와 함께 적극행정의무를 ‘행위책임’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박정훈 2009: 335-7).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2019년 제정․ 시행된 「적극행정 운영규정」(대통령

령)은 ‘소극행정’을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등 소극적 업무행태로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국가 재정상 손실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함으로써, 적극행정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바로 소극행정이 되어 징계사유에 해

당하는 것은 아니라, 국민의 권익 침해 또는 국가재정상 손실이라는 결과가 발생

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하게 되었다.8) 성실의무위반으로 인정한 위 1989년 대법

원판결의 사안에서도 재산세 부과 누락이라는 재정상 손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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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또한, 적극행정과 법치행정의 관계에 관해서도, 적극행정의무를 ‘행위책임’으

로 이해하는 저자의 견해에 의하면, 주관적으로 법령위반에 대한 고의 또는 중대

한 과실 없이 ―정확하게 말하면, 위법성 인식 또는 정당한 사유를 결여한 위법

성 착오 없이― 적극행정을 위하여 업무 수행을 한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위법한

업무 수행이 되더라도 징계를 면책한다는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양자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첫째, 주관적 요건에서 법령의 준수를 요구함으로써 법치행정을

담보할 수 있고, 둘째, 징계만을 면책하는 것이지 그 위법한 업무 수행을 직권취

소, 행정쟁송 등을 통해 시정되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적극행정

에 장애가 되는 법령, 다시 말해, 업무 수행의 위법성을 야기하는 법령들을 개정

․ 폐지하는 것 자체가 적극행정의무의 중요한 내용이다(박정훈 2009: 334-6, 342).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15년 감사원규칙9)에 의한 적극행정의 유일한 소극적

요건인 “고의나 중대한 과실”(제5조 제4호)과 고의․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

는 네 가지 조건(대상 업무 사이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없고, 대상 업무의 처리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였으며, 법령에서 정한 필수적인 행정절차를 거쳤고, 필요한 결재절차

를 거침)들도 위와 같은 적극행정의 주관적 요건으로서 법령준수를 의미하는 것으

로 이해되어야 한다. 또한 상술하였듯이 2018년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10)에서

‘적극행정’의 두 번째 요소로 규정되어 있는 “ …정책을 수립․ 집행할 당시의 여건

또는 그 밖의 사회통념에 비추어 적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극히 곤

란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는 것도 위법성 착오의 정당한 사유를 판단하는

기준에 불과할 뿐, 당해 공무원이 명확한 위법성 인식을 갖고 업무 수행을 감행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

8) 이진수(2020)도 같은 취지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9) 2015년 2월 3일의 「적극행정면책 등 감사소명제도의 운영에 관한 규칙」(감사원규칙 제267호).

10) 2018. 5. 30.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총리령 제1467호) 제3조2 제1항 제2호; 박정훈(2020: 33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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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15

  1. 제1법관으로서 행정

적극행정의 이념적 기초는 공무원의 성실의무에서 출발하지만, 그것만으로

는 부족하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의 성실의무는 ‘이념적’ 기초로서의 성

격보다 오히려 규범적, 심지어 실정법적 기초로 파악될 수 있다. 적극행정의 본

격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두 번째 단계의 이념적 기초는 ‘제1법관으로서의 행

정’이다.

즉, 행정은 행정법을 적용하여 집행하는 첫 번째 법관이라는 것이다. 흔히

의회는 법을 만들고 행정은 법을 집행하며 법원은 법을 적용한다고 하지만, 틀린

말이다. 법의 집행과 적용은 분리될 수 없다. 법은 적용됨으로써 집행되기 때문

이다. 이러한 법의 적용과 집행을 민사법은 처음부터 판사에게 맡기고, 형사법은

경찰․ 검찰을 거쳐 판사에게 맡기는 반면, 행정에게 일차적으로 법의 적용과 집

행을 맡기고 그에 불복이 있는 경우 비로소 ―두 번째 법적용인― ‘사법 재심

사’(judicial re‒view)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로 행정법이다. 다시 말해, 행정

은 행정법의 유일한 집행기관인 동시에 첫 번째 적용기관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행정은 행정법의 제1법관이다. 한국은 미국(연방)과 달리 이러한 행정의 법적 지

위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11)

법관은 법의 통제를 받는 동시에, 법의 해석과 적용의 주관자로서 지위를 동

시에 갖는다. 20세기 후반 독일은 나치불법국가에 대한 철저한 반성으로 행정에

대한 법적 통제를 강화하는 행정법이론을 구축하였다. 행정을 의회와 법원 사이

에 끼인 권력으로 파악하고 의회의 법률과 법원의 사법심사를 통해 행정을 최대

한 통제한다는 구도가 그것이다(박정훈 2009: 337 이하; 박정훈 2005: 98 이하). 한국

의 행정과 행정법은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독일의 소극행정 내지 자유주의 행정

법의 영향을 받아 왔다. 적극행정은 바로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 법의 주관자로

11) 헌법 제66조 제4항 :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제86조 제2항 : “국무총 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제94조 : “행 정각부의 장은 국무위원 중에서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96조 : 행정각부의 설 치․ 조직과 직무범위는 법률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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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서 행정의 지위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고, 그 첫걸음이 제1법관으로서의 행정

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행정절차는 더 이상 행정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기 위

한 절차적 장애물이 아니라, 소송절차를 통해 판결의 정당성이 확보되듯이, 제1

법관이 자신의 행정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여 가는 과정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행정재량 문제도 사후적으로 법원에서 심사받아 재량권남용이면 취소될지 모른

다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행정재량의 행사 과정에서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수집하여 그 재량행사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공적으로 인정

받겠다는 자세로써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법규의 불확정개념에 관한 행정의 해

석․ 적용이 ‘판사의 존중(judicial deference)’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적․ 인적․ 조직

적 요소가 확충되어야 한다(박정훈 2009: 345-6).

바로 여기에서 행정법학과 행정학의 대화가 가능하다. 제1법관으로서 행정

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 인사, 조직, 예산 등 모든 정책적인 요소들이

관심의 대상으로 포착되기 때문이다. 행정법학은 행정을 제1법관으로 파악함으

로써 법원과 행정소송만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온 편협에서 탈피하고, 비유컨대,

그 제1법관의 건강과 지혜를 위한 행정학의 연구 결과를 경청한다. 반대로 행정

학은 행정의 절차․ 인사․ 조직 등이 결국 제1법관의 결정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확

보하기 위한 것임을 직시하고, 그 결정의 법적 기준을 위한 행정법학의 연구 결

과를 경청하는 것이다.12)

  1. 제1입법자로서 행정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제1입법자로서의 행정’이다. 한국 헌법은 대

통령, 국무총리, 행정각부의 장에게 행정입법권을 부여하고 있다.13) 또한, 정부는

12) 이러한 생각의 단초에 대해서는 박정훈(2015: 178면) 참조할 것.

13) 헌법 제75조: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 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 제95조: “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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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17

국회의원과 함께 법률안 제출권을 갖는다(헌법 제52조). 심지어 국회의원이 제출

하는 법률안도 대부분 실질적으로 정부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은 자

신을 규율하는 입법을 내용적으로 먼저 만들고 이를 의회에 제출하여 형식적으

로 민주적 정당성을 받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행정은 ‘제1입

법자’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많은 경우에 법률에서는 대강만을 정하고 핵심 내

용은 행정입법, 즉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행정은 주도적 입법자로서의 지위에 서게 된다. 이와 같이 행정은 법률

에 의해 통제받는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제1입법자 내지 주도적 입법자로

서의 지위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바로 적극행정의 세 번째 단계의 이념적 기초

이다.

제1입법자로서의 행정은 입법의 주관자이므로 위법․ 부당한 법령을 단지 방

치하거나 우회적으로 또는 심지어 직접적으로 위반하여서는 아니 되고, 입법조치

를 통해 개정․ 폐지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 점에서, 바로 여기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공무원의 법령준수의무와 성실의무(적극행정의무)가 합치된다.

또한, 근거 법령이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행정조치를 거부하거나 다른 행정기관

에 미루는 것이, 국민의 권익 침해 또는 재정상의 손실 발생과 결합되면, 소극행

정으로 성실의무위반이 된다.

이러한 제1입법자로서의 행정은 행정법학과 행정학의 본격적인 대화의 광장

을 마련해 준다. 행정학은 당해 입법의 정책적,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필요성

과 영향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고, 행정법학은 헌법합치성과 기존 법체계․ 개념과

의 상호관계, 해석상의 문제점, 재판규범으로서의 효과 등에 대한 분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사법적극주의와 행정적극주의

적극행정의 네 번째, 마지막 단계의 이념적 기초는 ―‘사법적극주의’(judicial

activism)에 상응하는― ‘행정적극주의’(administrative activism)이다. 사법이 적극적

이어야 하느냐 소극적이어야 하느냐에 관하여 이론적으로나 현행헌법 해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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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나 견해가 나뉠 수 있으나, 행정에 관해서는 그럴 수 없다. 행정은 그 개념 자체

로 공익실현과 법치준수의 책임을 지고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적극행정’일 수밖

에 없다. 그리고 헌법상 기본권보장, 사회보장․ 사회복지, 평생교육, 고용증진, 환

경보전 등을 위한 국가 책임의 현장에 항상 행정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행정

적극주의’는 헌법상 요청이다.

사법적극주의는 법원이 법률의 문언적 의미에 한정되지 않고 체계적 해석,

연혁적 해석, 나아가 목적론적 해석 ―최근에는 또한 비교법적 해석까지― 을 추

구하고, 필요할 때에는 유추, 목적론적 축소 등을 통한 ‘법형성(Rechtsfortbildung;

further development of the law)’까지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박정훈 2015: 26면 이

하). 행정적극주의 또한 근본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행정

이 왕왕 법규의 문구에만 매달린 편협한 해석을 고집하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

비판되어야 한다. 소극행정의 전형적인 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적극주의

에 대해서는 법원이 입법자(의회)의 권한을 참칭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행

정적극주의는 행정입법에 관해서는 행정이 입법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으로

부터 자유롭다.

다만, 다음 두 가지 한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첫째, 법률에 대해서는 목적론

적 해석과 비교법적 해석까지는 권장될 수 있지만, 해석의 차원을 넘어 ‘법형성’

까지는 허용될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법률안제출권을 통해 법률

개정을 시도하여야 한다. 둘째, 행정입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법해석․ 법형성에

의해 민원 내지 분쟁을 해결한 후에는, 행정 자신이 입법자이므로, 즉시 그에 적

합한 개정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여야 한다.

제4절 「행정기본법」과 적극행정

  1. 적극행정 조항

현재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행정기본법」안(이하 ‘법안’)이 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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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19

행정에 대하여 갖는 일차적 의미는 그 법률적 근거를 이룬다는 점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2019년의 대통령령 「적극행정 운영규정」은 2015년 감사원법 및 감사

원규칙에 의거한 적극행정 면책 차원을 넘어 적극행정의 진작과 소극행정의 예

방․ 근절을 위한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한 명시적인 법률적 근

거가 아직 없다.

법안 제4조는 ‘적극행정의 추진’이라는 표제로 제1항에서 먼저 “공무원은 국

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직무를 수행하여

야 한다”고 하여 공무원의 적극행정 의무를 규정하고, 제2항에서 “국가와 지방자

치단체는 소속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

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하고, 이와 관련된 시책 및 조치를 추진하여야 한다”고 하

여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행정 책무를 규정한 다음, 제3항에서 “제1항 및 제

2항에 따른 공무원의 직무 수행 및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시책의 구체적인 사

항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대통령령에 대한 위임근거를 마

련하고 있다.

  1. 권익보호와 행정통제

「행정기본법」은 법안의 제안이유에서 밝히고 있듯이, “국민 혼란을 해소하

고” “국민 중심의 행정법 체계로 전환”하며 “국민의 권익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

한 것으로서, 일차적으로 ‘국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행정법이 행정권

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한다는 점에서 당

연하다. 소위 ‘주관적’ 법치주의 이념이다.

그러나 「행정기본법」의 의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역시 법안의 제안이

유에서 “행정의 신뢰성․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하듯이, 행정의 적법성

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통제의 관점도 간과할 수 없다. 소위 ‘객관적’ 법

치주의 이념이다. 이러한 행정통제는 행정소송을 통한 ‘타자통제’와 행정심판․ 이

의신청을 통한 ‘자기통제’로 나뉘는데, 후자의 자기통제와 관련하여 「행정기본법」

은 적극행정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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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제2부 법계와 적극행정

즉, 적극행정의 필수 요소는 행정 스스로 자신의 오류를 시정하여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따라서 법안 제37조에서 이의신청 제도를 모든 처분

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확대하고, 이의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행

정심판․ 행정소송 제기기간이 정지되도록 한 것은 의의가 크다. 또한, 법안 제38

조에서 처분의 재심사 제도를 도입하여, 제재처분 및 행정상 강제를 제외한 모든

처분에 대해서는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에도 당사자에게 유리한 사실상 또는

법적인 사정변경을 이유로 처분의 취소․ 철회․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법안 제8조(법치행정의 원칙), 제9조(평등의 원칙), 제10조(비례의 원칙),

제11조(성실의무 및 권한남용금지의 원칙), 제12조(신뢰보호의 원칙), 제13조(부당결부금

지의 원칙)도 “행정의 법 원칙”으로서, 행정의 자기통제를 위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는 점에서 적극행정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 행위규범과 권한규범

국민의 권익보호와 행정의 타자통제를 위한 「행정기본법」은 그 성격상 ‘재

판규범’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행정의 자기통제를 위해서는, 물론 사후적인 시정

에 관해서는 일종의 재판규범적 기능을 하지만, 근본적으로 행정과정에 대한 행

위규범, 나아가 권한규범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행위규범․ 권한규범으

로서의 「행정기본법」은 바로 적극행정의 규범적 기초가 되는 것이다.

행위규범․ 권한규범은 일차적으로 상술한 ‘제1법관으로서의 행정’에 관한 것

이다. 다시 말해, 행정이 스스로 적법․ 타당한 행정결정을 내리기 위해 적용하는

규범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에서 본 법안 제8조 내지 제13조의 행정의 법 원칙

들 이외에도, 제14조(법 적용의 기준), 제17조(부관), 제18조(위법․ 부당한 처분의 취

소), 제19조(적법한 처분의 철회), 제21조(재량행사의 기준), 제22조(제재처분의 기준),

제32조(공법상 계약의 변경․ 해지 및 무효), 제33조(행정상 강제), 제34조(이행강제금의

부과), 제35조(직접강제), 제36조(즉시강제)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가운데

제33조 내지 제36조의 규정은 당해 강제수단의 근거가 다른 법률에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그 법률의 제정 및 해석․ 적용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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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적극행정과 「행정기본법」 221

가 있다.

나아가 행정의 행위규범과 권한규범은 ‘제1입법자로서의 행정’을 위한 것이

다. 이를 위하여 법안 제39조에서 “행정의 입법활동”을 법률안제출과 행정입법,

조례안제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한 다음, 제40조(규제에 관한 법령등의 입안․

정비 원칙), 제41조(행정법제의 개선), 제42조(법령해석)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특

히 위 제41조 제1항은 “정부는 법령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법령을 개선하여야 한

다”고 규정함으로써, 행정입법의 입법자인 행정에 대하여 적극행정의무를 명시하

고 있다.

제5절 결어

적극행정은 적극행정 면책제도로부터 출발하여 적극행정의 진작과 소극행정

의 예방․ 근절로 확대되었으며, 그 법적 근거도 감사원훈령, 감사원규칙, 감사원

법,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대통령령인 「적극행정 운영규정」으로 발전하여 현

재 「행정기본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적극행정의 이념적 기초는 공무원의

성실의무에서 출발하여, 제1법관으로서의 행정, 제1입법자로서의 행정을 거쳐

‘행정적극주의’로 완성된다. 적극행정의 관점에서 「행정기본법」은 국민의 권익보

호만이 아니라, 행정통제, 그 중에서도 자기통제를 위한 행위규범․ 권한규범으로

서의 성격과 기능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성격과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조항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적극행정의 실현은 행정의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행정법의 관점에서는 행정이 ‘법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스스로 ‘법실력’과 ‘법권위’

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필요한 인사․ 조직․ 정책적 환경 조성을 위

하여 행정법학과 행정학은 대화하고 협력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