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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인, 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원본 파일: 성낙인, 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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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1)

成 樂 寅**

요 약

통일헌법은 통일과정에서의 헌법, 통일시점에서의 헌법, 통일 후의 헌법이라는 각

단계별로 거쳐야 할 과정이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과정을 거치는 사이에 지켜져

야 할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앞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첫째, 통일헌법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입헌주의적 헌법질서를 존중하는 가운데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근대 입헌주의

헌법에서 현대 사회복지국가 헌법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헌법의 소중한 원리에 입각

할 때 진정한 통일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통일헌법은 그 전문

과 총강에서 인류보편의 헌법적 가치를 포섭해야 할 뿐 아니라 한반도 유일한 정부

로서의 국가적 정체성을 담보하는 헌법이어야 한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그 국가는

단순히 적법성만 담보할 것이 아니라 정통성까지 담보하는 그런 국가의 기본법이

되어야 한다. 셋째, 이상적으로는 통일의 과정에서 1국2체제가 가능할지 모른다. 그

러나 현실적으로 1국2체제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궁극적으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국가형태의 구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자유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를 배척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민민주주의까지 포섭하는 자유

민주주의여야 한다.

주제어: 통일헌법, 기본원리, 전문, 총강, 자유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 통일국가, 대 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정체성, 국민주권주의, 민주공화국, 사회복지국가, 국제평화주의

  • 이 글은 서울대학교 헌법․통일법 센터가 2011년 10월 14일 개최한 통일헌법의 학술 대회에 발표한 논문에서 필요한 부분을 재정리한 것이다. 통일헌법상 권력구조에 관 해서는 필자가 이미 발표한 바 있는 “통일헌법상 권력구조에 관한 연구”(공법연구 제 36집 제1호, 한국공법학회, 2007. 10, 453-490면)를 참고하였음을 밝혀 둔다.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학발전재단 출연 법학연구소기금의 2012학년도 학술연구비의 지원을 받았음.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법학대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년 3월 415∼446면 Seoul Law Journal Vol. 53 No. 1 March 2012. pp. 41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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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설

(1) 통일국가로의 길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성공에 따른 인민민주주의의 세계화는 지구촌을 동서 양

대진영으로 양분하여 왔다. 동서분단에 따른 소위 냉전시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

는 국가의 분단은 바로 20세기적인 분단국가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고 이들 국가

의 통합과 통일 문제는 20세기가 해결하여야 할 최대의 과제로 남아 있었다. 냉전

시대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분단국가인 베트남은 오랜 전쟁 끝에 공산화통일로

귀결되었다. 반면에 독일은 동독(독일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서독(독일연방공화국)

에 흡수통일됨으로써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제 동서 냉전시대의 산물인 분

단국가는 한반도가 유일한 상황에 이른다. 북쪽(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남쪽

(대한민국)이 각기 60년 이상 분단국가의 모델로 냉전시대의 유물로 남아 있다.

(2) 남북 통합의 기초 정립

남북은 각기 독자적인 국가를 구축해 왔다. 1948년에 대한민국이, 1949년에 조

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독자적인 국가로서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 사이 1950년

의 6.25 사변을 거치면서 남북 사이의 골은 더욱 깊어갔다. 전쟁의 상처는 결국

양쪽 모두 무력통일을 구호로 내세우는 분단의 고착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1970

년대에 접어들면서 남북 사이에 대화의 문이 열리면서 양쪽 모두 평화통일의 모

드로 전환되기에 이른다. 외형상의 남북 협력과 화해가 교차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쟁의 기운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남북정상회담과 고

위급 상호 교류와 회담의 일상화, 개성공단의 정립 등은 남북 사이의 교류활성화

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금강산관광객 피습, 연평도 피격,

천안함 피격과 같은 일련의 북쪽의 도발로 인하여 남북 사이의 대화가 단절되는

양상을 띠고 있으며 여전히 대화의 장은 쉽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향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남북 사이에 지

속적인 대화의 길은 계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와 같은 대화와 협상은 불가피하

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 양쪽이 언제나 이렇게 대치 국면에 머무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에는 다 같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통일을 향한 길

로 나아가는 단초를 열어갈 것인가의 문제로 귀착되는바, 각기 다양한 차원에서의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통일 이전에라도 남북간의 이질성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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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가 전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원론적인 법적인 문제로 되돌아와서

어떻게 하면 남북통일을 위한 법적 접근을 할 것이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와 같

은 논의의 선상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 바로 통일에 따른 국가의

기본법으로서의 헌법의 정립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통일헌법은 통일과정에서의

헌법, 통일시점에서의 헌법, 통일 후의 헌법이라는 각 단계별로 거쳐야 할 과정이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과정을 거치는 사이에 지켜져야 할 갖추어야 할 기본적

인 덕목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앞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II. 근대 국민국가의 정립에 따른 국가의 분단과 통일

  1. 서양의 세계 지배와 국민주권적인 근대국민국가의 탄생

유럽에서 절대왕조의 구축을 통한 근대 국민국가의 형성은 절대왕조의 세계지

배와 맞물려 팽창을 거듭하여 왔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이 각기 세계정복에 나서는 과정에서 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 대륙은 차례로

이들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유럽에 의한 세계사적인 정복과정은 기존 대륙에서의

왕조의 해체와 새로운 국가 건설로 이어졌다. 이들 국가에서의 새로운 흐름은 더

이상 종전의 폐쇄적인 국가가 아니라 세계사와 상응하는 국가로 변모되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국민국가를 향한 열망은 더욱 고조되었다.

18세기말에 발발한 세계사적인 두 개의 혁명, 즉 1787년의 미국의 영국식민지

로부터 독립과 1789년에 프랑스에서 절대왕조의 구체제(ancien régime)와의 단절

을 통한 국민주권국가의 건설은 세계사적으로 절대왕조에 입각한 군주주권국가에

서 국민주권주의에 입각한 근대국민국가의 효시를 이룬다. 미국독립과 프랑스혁

명으로 야기되었다. 시대순으로는 1776년 미국독립선언과 1787년에 제정된 미국

헌법이 1789년의 프랑스혁명에 앞서고 있으나, 후자가 근대헌법의 탄생에 보다

큰 기여를 하였다. 네덜란드․스위스․이탈리아 등에서는 이른바 혁명기간대에

공화국헌법이 탄생하였고, 연이어 스웨덴 왕국헌법(1809년)․스페인 헌법(1812년)

․노르웨이 왕국헌법(1814년)이 탄생하였으며, 나폴레옹 몰락 후인 1815년에는 네

덜란드 헌법이 탄생하였다. 그리스는 1821년에 터키로부터의 독립과 더불어 프랑

스 인권선언과 1791년 헌법 원리에 입각한 헌법을 제정하였다. 유럽 각국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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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제정은 그 사상적 배경을 자유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봉건적 지배체제의

종식을 의미하며, 사회적으로는 산업화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한편 라틴 아메리카 각국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로부터의 독립을 통하여 미국

식 헌정제도를 채택하였지만, 유럽 각국에서의 근대입헌주의 물결과는 달리 지주

계층에 의하여 지배되는 가톨릭적 과두정치체제에 머무르는 한계를 가졌다. 특히

잦은 정변으로 인하여 집행부우월적인 라틴 아메리카형 대통령주의제가 등장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1830년 혁명은 유럽 헌법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

한 흐름에 따라 제정된 1831년의 벨기에 헌법은 의회제적 군주제를 채택하여 권

력의 균형을 이룬 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헌법은 오늘날까지 그 효력을 지속

하고 있으며, 미르킨-게츠비츠(Mirkine-Guetzévitch)가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19

세기 유럽 각국의 헌법(특히 동유럽의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등)

에 영국의 헌정체제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친 헌정체제로 평가된다. 1848년 혁명

이후 제정된 프랑스 제2공화국헌법은 유럽 여러 나라 국민의 호응을 불러 일으켰

던바, 특히 독일과 폴란드․이탈리아 등의 헌정사에 큰 영향을 미친 바 있다.

  1. 20세기에 전개된 양차에 걸친 세계대전과 국민국가의 변용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봉건적 제국의 붕괴와 러시아제국의 붕괴에 이어

서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의 제정과 더불어 오스트리아․폴란드․체코․터키의 헌

법과, 소비에트 헌법 및 1931년 스페인 공화국헌법으로 이어진다. 제3의 물결은

급진적이며 상이한 두 개의 흐름으로 나타난다. 인민민주주의적 정치제도를 채택

한 소비에트 헌법과 프랑스 헌법의 영향을 받은 입헌주의적인 중부 및 동부유럽

의 헌법이 그것이다. 전자는 사회주의를 표방하였으며, 후자는 합리화된 의회제를

특징으로 한다. 특히 후자의 국가에서 채택한 합리화된 의회제의 개념은 영국식

내각우위의 내각책임제보다는 프랑스식 의회우위의 의원내각제로 기울어져 있었

다. 종래 제정(제국)에 의한 집행부우위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던 좌파의 영향과,

프랑스의 제1차 세계대전 승리가 그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합리화된 의회

제는 정부와 의회의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하여 의회의 정부구성과 정부에 대한

정치적 책임추궁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

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제1차대전 후에 채택된 헌법은 대부분 초기단계에

서 좌초되고 말았다. 의회제의 합리화 여부를 떠나 자유민주주의의 전통이 취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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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나라는 러시아에서 공산주의가 승리함에 따라 헌정체제가 과격하게 단절되

었으며, 이탈리아․독일․오스트리아․폴란드․루마니아․포르투갈․스페인 등은

차례로 파시즘의 희생자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타나는 양상은 인민민주주의에 입각하고 있는 동유럽

을 제외한 세계 각국으로 자유의 물결이 널리 퍼져 나갔다. 이것은 세계적인 탈식

민지화 경향과 그 궤를 함께 한다. 이제 세계 각국은 그 헌법체제의 현실적 적용

문제는 논외로 하고, 자유민주주의원리에 입각한 헌법체제의 정립기를 맞이하고

있다. 앙드레 오류는 이로써 헌법의 팽창이 그 종착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

서도 동유럽 국가의 문제는 여전히 예외로 남겨두고 있다.1)

한편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로 대변되는 러시아를 정점으로 한 공산주의

국가에서의 변혁의 물결은 서유럽 자유민주주의체제로의 헌법체제전환을 의미한

다는 점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세계사의 전개라 할 수 있다.

생각건대 세계헌법사는 굳이 앙드레 오류의 표현을 빌리지 아니하더라도 여러

차례의 혁명과 전쟁을 겪으면서 권력의 제한과 자유의 확보라는 공통의 이념에

따라 보편화되어 간다. 20세기를 풍미한 사회주의의 물결이 자본주의적 틀에 기반

을 둔 고전적 헌법체제에 들어옴으로써, 현대헌법은 사회복지국가원리에 입각한

사회적 법치국가로 진전되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각국 헌법에서는 헌

법의 최고규범성을 확인하는 헌법재판제도, 즉 법률의 적헌성 통제를 통해서 헌법

의 규범적 효력을 강조하여 궁극적으로는 국법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

한 헌법재판은 “피치자의 권리보장․법이념의 공식화․불명확한 자유와 권리개념

의 재정립”을 통하여 근대헌법이 구축한 자유민주주의이념을 ‘사법적 민주주의’로

전환시켰으며, 궁극적으로는 ‘피치자 민주주의’의 실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2)

  1. 20세기에서 21세기로 이르는 새로운 질서의 재편과 분단국가의 통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개된 동서냉전시대는 20세기말에 불어 닥친 개혁과 개

방의 물결로 인하여 그 시대적 사명을 다하고 있다. 실로 20세기 초에 야기된 공

산주의 물결은 1917년에 발생한 러시아혁명을 기점으로 새로운 세계사적인 전개

1) 18세기 말 근대시민혁명 이후에 전개된 세계헌법사의 흐름에 관한 상세는, 성낙인, 헌 법학 제12판, 법문사, 2012, 8-10면; 성낙인, 프랑스헌법학, 법문사, 1995, 79-81면; Maurice Hauriou, Précis de droit constitutionnel, 2e éd., Paris, Sirey, 1929, pp. 293-331.

2) Dominique Rousseau, “Une résurrection: la notion de constitution”, R.D.P., 1990, p.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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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보여준 바 있다.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갈등 과정에서 인류는 다시금 “인간의

얼굴을 한 역사”의 중요성을 실감한 바 있다. 공산주의의 유토피아적 이데올로기

는 인간의 삶의 현장에서 그 적응력을 상실하고 오히려 더욱 더 비인간적인 역사

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바로 여기에 공산주의의 한계가 현실적인 국가생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었고, 그것은 결국 공산주의의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산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이상향이 아무리 바람직하고 인간적이라 할지라도 현실

의 국가생활에서 생육기반을 상실하였을 때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펼쳐진 개혁과 개방의 물결 속에서

공산주의국가는 새로운 자유민주주의국가로의 편입을 알렸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공산주의 종주국이던 구 소련의 해체를 통하여 독립국가연합(CIS)이라는 특수한

형태를 취하면서 러시아도 이제 새로운 시장경제질서로 편입되었다. 하지만 생산

수단이 공적 소유에서 사적 소유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계획경제질서에서 시장경

제질서로의 이행은 여전히 많은 숙제를 남기고 있다. 여하튼 공산국가의 몰락으로

인하여 이제 세계헌법사는 인민민주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의 대전환을 거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전시대에 잉태된 분단국가의 통일문제는 여전히 숙제를

남겨준 바 있다.3) 그간 분단국가의 통일과 관련된 주된 논의의 대상은 베트남, 예

멘 및 독일이었다.4) 중국은 본토와 대만의 현저한 차이로 인하여 이를 통일문제

로 비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5)

그런데 분단국을 상징하던 독일의 경우에 구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합병되면서

통일대업을 달성하였다. 동독의 몰락과 서독으로의 흡수 통일로 인하여 이제 냉전

시대에 이루어졌던 분단국으로는 유일하게 한반도가 남게 되었다. 독일의 통일은

3) 전득주, 세계의 분단사례 비교연구, 푸른길, 2004 참조.

4) 장명봉, 분단국가의 통일헌법 연구-독일과 예멘의 통일사례와 자료, 국민대 출판부, 1998; 그 외에도 민족문제 등으로 인하여 분단된 상태에서의 통일논의가 국제적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논의는 앞으로 우리의 통일방안에도 유용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법무부 간, 키프로스 통일방안 연구-UN사무총장 통일방안을 중심으로, 2004 참조.

5) 신우철, 체제전환과 국가-독일통일․중국개혁의 비교헌법론,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3; 許崇德, “Unification of China and the Policy of ‘one nation-two systems’”(일국양제와 중국의 통일방안), 공법연구 22-1, 9-32면; 韓大元, “Silent Features of Macao Basic Law.”(중국과의 통일을 위한 마카오 기본법의 특색), 공법연구 22-1, 33-70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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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21

흡수통일로 인하여 독일연방공화국(서독) 기본법(Grundgesetz)의 단순한 개정형식

을 통하여 통일독일의 헌법으로 자리 잡았다.6)

하지만 한반도에 있어서의 통일은 아직도 그 방향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실정

이다. 흡수통일이 될지, 합의통일이 될지 그 자체에 관한 논의가 아직까지 그 어

떠한 가늠자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7) 흡수통일이든

합의통일이든 간에 여하한 경우에도 통일에 따라 야기되는 많은 법적 문제8)가 제

기되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국가의 기본법인 헌법은 통일에 따라 필연적으로

새로운 모델이 탐구되어야 한다. 경제헌법의 영역에서는 공산주의적 계획경제질

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의 통합은 필연적으로 경제질서 전반에 관한 새로

운 법적 모색이 불가피할 것이다.9) 정치헌법의 영역에서는 어떠한 방향으로 정치

제도의 틀을 짤 것이냐의 문제가 바로 통일에 따른 정치적 통합의 기준이 될 것

이다. 바로 여기에 통일을 대비한 중에서 특히 헌법적 논의를 멈출 수는 없는 현

실적 요청이 제기되면 이에 따른 통일헌법의 논의에 관한 적실성이 제기된다.

통일헌법의 논의에 있어서는 그것이 흡수통일이든 합의통일이든 통일에 기초한

새로운 헌법의 탄생이 불가피하다. 합의통일일 경우에는 더욱 그 새로운 국가의

6) 서울대-베를린자유대 공동통일포럼 자료집, 한국․독일의 통일개념 정립과 전략-회고와 전망, 2004.3.10; 김철수, 독일통일의 정치와 헌법, 박영사, 2003; 콘라드 헤세, 계희열 역, 통일독일헌법원론, 박영사, 2002; 한겨레신문사 편, 독일통일백서, 1999; 김승대, 통 일헌법이론-동서독과 남북한통일의 비교법론, 법문사, 1996; 허영 편, 독일통일의 법적 조명, 박영사, 1994; F. Ossenbühl, “Rechteinheit als Problem und Aufgabe der Wiederve- reinigung Deutschlands”(통일된 독일의 문제와 과제로서의 법질서 통합), 공법연구 22-1, 71-118면; H. J. Mengel, “Verfassungsrechtliche und verfassungspolitische Aspekte der Transformation von staatlicher Planwirtschaft in Markwirtschaft. Dargestellt am Beispiel Deutschlands”(국가계획경제로의 전환의 헌법적․헌법정책적 관점-독일의 예를 중심으 로), 공법연구 22-1, 119-174면; Rupert Scholz, “Deutsche Einheit und Reform des Grundgesetzes”(독일통일과 기본법의 개정), 공법연구 23-1, 87-111면 참조.

7) D. I. Steinberg, “Being prepared for Korean Reunification: Legal Ramifications for the United States”(남북한 통일성취과정에 대한 미국의 입장), 공법연구 22-1, 175-208면 참조.

8) 최대권, “장차 전개될 남북관계의 형성과 통일의 법적 문제”, 공법연구 22-1, 257-284 면; 백진현, “한반도 통일시 남북한 체결조약의 승계에 관한 연구”, 남북한 체제통합 과 제와 정책, 서울대 통일학연구발표회 자료집, 2006.3.1; 김도균, “남북한법의 비교와 통 일법의 모색”, 통일시대의 체제 통합, 서울대 통일학연구사업 발표회 자료집, 2005. 4. 28. 참조.

9) 정영화, 평화통일과 경제헌법, 법원사, 1999; 정영화, “남북평화번영을 위한 헌법적 과 제-남북한 통합정책에 관한 헌법정책론의 검토”, 한국공법학회 제122회 학술발표회 자 료집, 2005. 5. 2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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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기초로서의 헌법의 제정이 불가피하다. 그 합의에 있어서는 통일헌법의 기본

적 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 방향은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 있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방안”10)이 하나의 주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체만으로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에 기초한 헌법

적 틀이 마련될 수는 없다.

흡수통일일 경우에는 현행헌법의 단순개정을 통하여 새 통일한국의 법적 기초

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흡수통일의 경우에도 독일의 경우

와 같은 헌법의 단순개정만으로는 통일헌법의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11)

바로 여기에 통일헌법의 새로운 이정표의 구축이 필요하다. 헌법은 일찍이 정치

헌법과 경제헌법이라는 이원론적 사고가 가능함을 보여 준 바 있다. 하지만 정치

헌법과 경제헌법이 결코 이질적인 헌법일 수는 없다. 사실 합의통일일 경우에 내

몰릴 수 있는 경제헌법의 특수성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 문제는 남북의 상이한 경제체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로 남아 있다.12)

적어도 정치헌법에 관한 한, 경제헌법적인 논의와 별개의 논의가 진행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정치헌법과 경제헌법을 분리해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지

만, 현 단계에서 통일에 관한 논의는 정치헌법으로부터 비롯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0) 장명봉, “남한의 연방제안과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 비교”, 고시계, 2000. 8, 19-30면.

11) Otto Deppenheuer, “Grundgesetz und Wiedervereinigung”; Priscilla M. F. Leung, “Changing Constitutionalism: China and Hong Kong”, 한국공법학회 제129회 학술발표회 자료집, 2006.5.20. 참조.

12) 성낙인, “통일헌법상의 경제질서”, 통일논총 제20호 (2002. 12), 숙명여자대학교 통일 문제연구소, 3-41면; 성낙인, “남북한통일의 경제질서와 사회주의”, 아․태공법연구 2 (’93. 11), 아세아․태평양공법학회, 121-141면; 성낙인, “남북한헌법상 경제질서와 통 일지향적 질서”, 고시계 427 (’92. 9), 72-90면; 김형성, “통일헌법상의 경제질서”, 의정 연구 제7권 제2호, 통권 제12호 (2001. 12), 157-17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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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23

III. 통일헌법상 입헌주의 이념의 정립

  1. 통일헌법이 지향하는 헌법이념: 근대 입헌주의헌법에서 현대 사회복

지국가헌법까지

통일헌법은 세계사적으로 동시대에서 전개되고 있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입

각하여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통일헌법은 근대입헌주의 헌법이 담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포섭하면서 현대적인 사회복지국가의 원리까지 함께하는 헌법이어야 한다.

근대입헌주의이론은 18세기에 만개한 일련의 사상적 흐름, 즉 법적으로는 근대

자연법론, 사상사적으로는 사회계약론․계몽주의에 기초해 있다. 근대입헌주의 헌법

의 고전적 개념은 16세기에 시작되어 18세기에 개화한 사회계약이론에서 그 기원

을 찾을 수 있는바, 헌법은 바로 시민사회의 형성을 통하여 정립된 사회계약의 확

인으로 나타난다. 또한 입헌주의는 역사적으로 권력제한의 의미를 가진다. 프랑스

에서 1789년 이후 혁명기에 제정되었던 일련의 헌법장전은 입헌주의원리에 따라

정부활동에 대한 제약과 시민의 권력참여를 확인하였으며, 이들 시민의 권리는

“불가양의 자연적이고 신성한” 권리로서 1789년 인권선언에 구현되어 있다.

사실 헌법은 권력의 전횡에 대한 성문의 법적 차단벽이다. 오늘날 모든 국가는

그들 국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

를 보장하는 헌법을 갖고 있다. 그러나 헌정현실에서 정치권력에 대한 통제가 제

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헌법규범은 추상적 이론으로 머물기도 한다. 입헌주

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후진민주국가의 경우는 논외로 하더라도,

민주주의가 만개했던 시대로 평가받는 프랑스 제3공화국에서조차도 의회를 비롯

한 정치세력의 국민주권에 대한 침식현상이 드러난 바 있다. 여기에 입헌주의의

역사적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헌법현실에 나타난 한계와 미흡함이 드러난다.

근대입헌주의 헌법은 국민의 주권적 정당성에 기초한 헌법체제이다. 그것은 구

체제의 군주주권을 국민주권으로 대체하였다.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

장되지 아니하는 곳에 진정한 국민주권주의가 존재할 수 없다. 국민주권주의에서

는 모든 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비롯되는바, 그 권력은 국민의 자유와 권

리를 보장하고 확보하기 위한 권력이어야 한다. 즉 권력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권력의 민주화란 권력의 합리적 통제를 통하여 권력의 전횡과 남용을 방지

하는 것이다. 입헌주의헌법에서 권력의 구조와 조직체계에 관한 배려는 바로 권력

의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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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입헌주의의 본질적 징표는 헌법을 통한 국민주권주의의 현실적 구현에 있다. 여

기에 헌법규범의 최고성과 우월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헌법규범의 특성을 유지하

기 위하여 근대입헌주의 헌법은 헌법의 성문화와 더불어 헌법개정절차의 엄격성

을 강조하는 경성헌법을 채택하고 있다. 즉 근대입헌주의 헌법은 국민주권․기본

권보장․권력분립․대의제․법치주의 등을 그 내용으로 하고, 성문헌법 및 경성헌

법을 그 형식으로 출발하여, 20세기 현대 사회복지국가 헌법으로 이어진다. 그러

므로 현대 사회복지국가 헌법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근대입헌주의 헌법의 연장

선상에 있다.

근대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은 고유한 의미의 헌법에서 정의하는 단순히 국가

의 조직과 구성에 관한 기본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 ㉠ 헌법

제정이 바로 주권자인 국민에 의하여 제정되는 국민주권주의헌법, ㉡ 주권자의 자

유와 권리가 확보되어 있는 기본권보장의 장전으로서의 헌법, ㉢ 대의민주주의원

리에 따라 주권자를 대신하여 현실적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권력분립의 원

리를 채택한 권력통제규범으로서의 헌법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헌법의 형식

상 일반적으로 ㉠ 성문헌법과 ㉡ 경성헌법의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다른 한편 현

대 사회복지주의적 의미의 헌법은 근대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의 내용과 형식상

특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주권주의․기본권보장․권력통제를 보다 실질화시킨 헌

법을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제정된 바이마르공화국헌법이 그 효시를 이루

고 있다. 그 내용으로서는 ㉠ 국민주권주의를 실질화하기 위하여 대의민주주의에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고, ㉡ 사회복지국가원리에 입각하고 기본권

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사회적 기본권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를 채

택함으로써 사회정의의 실현을 기하고 있다. ㉢ 또한 국가의 기본법이자 최고규범

인 헌법규범의 실질적 효력을 담보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제도를 도입하고 있다.13)

  1. 현대 헌법으로서 통일헌법이 갖추어야 할 기본원리

(1) 의의

헌법의 기본원리는 헌법의 이념적 기초인 동시에 헌법을 지배하는 지도원리이

다. 주권을 가진 우리 국민들은 헌법을 제정하면서 국민적 합의로 국가의 정치적

존재형태와 기본적 가치질서에 관한 이념적 기초로서 헌법의 지도원리를 설정한

13) 성낙인, 헌법학 제12판, 17-1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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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25

다. 이러한 헌법의 지도원리는 국가기관 및 국민이 준수하여야 할 최고의 가치규

범이고, 헌법의 각 조항을 비롯한 모든 법령의 해석기준이며, 입법권의 범위와 한

계 그리고 국가정책결정의 방향을 제시한다.

대한민국헌법은 제헌헌법 이래 근대입헌주의 헌법의 기본원리에 현대복지국가

원리를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를 논의하는 방향은 대체로

헌법의 기본원리와 헌법의 기본질서를 구별하기도 하고 헌법의 기본이념과 기본

원리 또는 헌법질서의 기초라고 하여 같이 서술하기도 한다.14)

현대 헌법의 기본원리는 국민주권주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입

각하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기

본적 틀을 헌법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무릇 헌법이 가지는

정치적 설계의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면, 헌법의 기본질서도 바로 정치적 설계로

서의 자유민주주의로부터 비롯된다. 자유민주주의는 헌법상 총강․기본권․정치

제도론을 관류하는 기본원리이기도 하다. 경제․사회․문화의 기본원리는 헌법상

20세기적인 사회복지국가의 이념에 기초해 있다. 나아가서 우리 헌법은 지구촌시

대에 있어서 고립적인 자세가 아니라 세계적 헌법질서를 널리 수용하는 국제평화

주의에 기초해 있다. 이와 같은 헌법의 기본원리에 관한 논의는 오늘날 시대와 국

경을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한국헌법의 기본원리는 원칙적으로 통일헌법의 기본원리로도 타당성을

갖는다.15)16)

(2) 헌법의 법적 기초로서의 국민주권주의

주권재민에 입각한 국민주권주의는 현대헌법의 법적 이념적 기초를 이룬다. 여

14) 권영성 교수(헌법학원론, 법문사, 2009, 126면)는 한국헌법의 기본원리로서 국민주권의 원리, 자유민주주의, 사회국가의 원리, 문화국가의 원리, 법치국가의 원리, 평화국가의 원리를 들고 있다.

15) 한국헌법의 기본원리에서 출발한 아래에서의 논의는, 성낙인, 헌법학 제12판, 127면 이하 참조.

16) 박정원 교수(“통일헌법의 이념과 기본질서에 관한 일고”, 헌법학연구 제3집, 615-635 면)는 통일헌법의 미래지향적 이념과 가치로서 1. 개방적 민족주의, 2. 자유민주주의 의 공고화, 3. 실질적 평등주의, 4. 인간존중주의, 5. 사회복지주의를 들고, 통일헌법의 기본질서로는 1. 최고원리로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존중의 설정, 2. 정치적 기본질서로 서 참여민주주의의 고양, 3. 경제적 기본질서로서 사회적 시장경제체제의 발전, 4. 사 회‧문화적 기본질서로서 기본권 및 사회보장의 강화, 5. 국제적 기본질서로서 국제평 화주의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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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기서 말하는 국민은 전체국민이며, 주권보유자로서의 국민이다. 이러한 국민주권

주의의 법적 기초 아래 그 하위개념으로서 주권의 현실적 행사자는 바로 선거인

내지 유권자다. 그 선거인은 선거법상의 자격과 요건을 갖춘 일정한 국민에 한정

된다. 주권(보유)자로서의 국민은 주권행사자로서 국민투표권과 대표자선거권자로

서 대통령선거권․국회의원선거권을 가진다.

한편 직접민주주의의 이상이 작동하는 곳에 대의민주주의는 배척될 수밖에 없

지만, 근대입헌주의국가에서 민주주의는 간접민주주의, 즉 대의제를 기초로 정립

되어 왔다. 이에 따라 직접민주주의적인 사상적 세계에서 배척될 수밖에 없는 정

당제도는 이제 대의제의 실질적 구현을 위한 불가피한 제도로 인식되었고, 특히

다원적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하는 데 불가결한 요소로서 복수정당제도가 보장

되기에 이른다.

또한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직업공무원제의 보장이 필요하다. 주권자인 국민에게

봉사하고 책임을 지는 공무원제도는 국민주권주의의 구현을 위한 현실적 제도이다.

(3) 정치적 기본원리:자유민주주의

현대헌법은 그 이데올로기적 기초로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적 지표 아래 이

를 구현하기 위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규정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특히 바이마르공화국의 가치중립적 원리로 인하여 나치가 등장하게

되었다는 반성적 성찰에 따라 기본법에서 위헌정당해산(제21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공격하는 경우의 기본권상실(제18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

한 비상대권발동(제91조 제1항) 등을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곧 독일기본법

특유의 방어적(투쟁적) 민주주의 이념으로 연결된다.

헌법재판소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 함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 즉

반국가단체의 일인독재 내지 일당독재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

치․자유․평등의 기본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

의 독립 등 우리의 내부체제를 파괴․변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

다.”17) 헌법재판소의 결정내용은 대체로 그간 국내학자에 의하여 제시된 민주적

17) 헌재 1990.4.2. 89헌가113,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한 위헌심판(한정합헌); 동지: 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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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27

기본질서의 내용을 수용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독일 헌법 제21조 제2항에 근거한

독일공산당(KPD) 위헌판결에서 나타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의 의미와도 대체로 상통한다.18)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모든 폭력과 자의적 지배를 배

제하고 그때그때의 다수의 의사에 따른 국민자결과 자유 및 평등에 기초한 법치

국가적 통치질서를 말한다. 이 질서의 기본원리로는 최소한 다음의 요소들이 포함

되어야 한다: 기본법에 구체화된 기본적 인권, 무엇보다도 생명과 그 자유로운 발

현을 위한 인격권의 존중, 국민주권, 권력의 분립, 정부의 책임성, 행정의 합법성,

사법권의 독립, 복수정당의 원리와 헌법적인 야당의 구성권과 행동권을 가진 모든

정당의 기회균등”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판시사항과 비교해 보

면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하는 경제질서를 언급하고 있지 않는 반면에,

국민주권을 명시하고 있다.19)

자유민주주의는 사회민주주의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작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자유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인민민주주의까지 포괄하는 자유민주

주의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한국적 특수성상 논란의 소지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소위 자유민주주의의 전형적인 국가로 지목되고 있는 미국․프랑스․영국․이탈

리아․일본 등에서 이미 인민민주주의를 수용하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점에서 본다

면 통일헌법에서의 기본질서도 그와 같은 예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대

한민국의 기본질서로서의 자유민주주의와의 차별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민민주

주의를 지향하는 공산주의 내지 공산당도 사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구 소련

의 붕괴 이후 점차 그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

다면 통일헌법에서의 자유민주주의는 폭력적 지배를 배제하는 헌법과 법률에 입

각한 인민민주주의적인 공산당까지도 허용하는 자유민주주의여야 할 것이다. 하

지만 극좌적인 공산당을 허용한다고 해서 극우적인 파시스트정당까지 허용하여야

하는가의 문제는 별개라 할 것이다.

1990.6.25. 90헌가1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의 위헌심판(한정합헌).

18) KPD Urteil, 1956. 8. 17, BVerfGE 5, 85.

19) 최희수, “위헌정당해산제도에 관한 연구”, 정당과 헌법질서, 계희열교수화갑기념논문 집, 1995, 444-47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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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4) 경제․사회․문화의 기본원리:사회복지국가

18세기 말 근대시민혁명의 성공과 더불어 국민주권주의가 정립되고 대의제의

원리에서 권력분립을 통하여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이룩함으로써 법치주의의 기

틀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19세기 산업혁명의 성공에 따라 야기된 빈부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제 더 이상 국가는 단순히 형식적 자유의 보장자로서만 그치는 것

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생활에서 구현하기 위하여 개입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국가기능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한 국가의 최고

의 합의문서인 헌법에 새로운 국가의 기능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

은 이미 1848년 프랑스 제2공화국헌법에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회복지국가(복지국가, 사회국가, 적극국가, 급부국가)의 원리는 20세기

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헌법의 원리로 대두되었다. 1919년 바이마르헌법은 사

회복지국가원리를 수용하였다. 그것은 전통적인 자유국가의 이념과 체제를 유지

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회복지국가원리를 현대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사회복지국

가원리는 1789년 프랑스혁명의 구호였으며 현행 프랑스 헌법에 국시로 명시된 자

유․평등․박애 중에서 평등과 박애정신의 현대적 구현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회

복지국가원리는 근대입헌주의 헌법원리인 기본권보장․대의제․권력분립․법치

주의의 원리를 수용하는 가운데 이를 보다 실질적으로 국가사회에서 구현하기 위

한 원리이다.20)

독일에서는 1919년 바이마르헌법에서 사회권을 규정한 이래 사회국가 원리가

1949년 독일 기본법의 기본원리로 자리잡았다. 사회국가란 사회적․경제적 약자

와 소외계층, 특히 산업사회가 성립하면서 대량으로 발생한 무산근로대중의 생존

을 보호하고 정의로운 사회․경제질서를 확립하려는 국가로 정의할 수 있다. 그

것은 결국 정치적 자유민주주의에서 경제․사회적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사회국가원리의 정확한 의미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 계희열(헌법학(상), 박영사, 2005, 379면): “법치국가가 국가와 시민사회간의 대립에서

성립되고 법치국가의 개념이 시민혁명의 산물인 것처럼 사회국가는 국가와 산업사회간

의 대립에서 성립되고 사회국가의 개념은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허영(한국헌법론, 박

영사, 2009, 16면): “민주주의가 자유와 평등의 통치형태적 실현수단이고, 법치국가가

자유와 평등의 국가기능적 실현수단이라면, 사회국가는 자유와 평등이 국민 스스로의

자율적인 생활설계에 의해서 실현될 수 있도록 생활여건을 조성해 주는 이른바 사회구

조의 골격적인 테두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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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29

한편 독일과 달리 1946년 제4공화국헌법에서 프랑스는 “민주적․사회적 공화

국”임을 명시한 이래, 현행헌법 제2조 제1항에서도 이를 그대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적’이라는 표현은 이미 1848년 제2공화국헌법에서도 명시된 바 있지만, ‘사

회적’이라는 표현은 20세기헌법에서 비로소 도입된 것이다. 여기서 “민주적․사회

적 공화국”은 곧 사회민주주의원리를 채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민주주의란

정치적 영역에서의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역에서도 민주주의를 구현하려

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특히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하여 국가가 직접 배려하는 원리이다. 이와 같은 국가의 사회적 책

무는 프랑스의 경우 1789년 인권선언과 1946년 헌법전문에 규정되어 있는 내용을

현행 헌법전문에서 재확인하고 있다. 인권선언 제1조에서는 “인간은 권리로서 자

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며 생존한다. 사회적 차별은 공동이익에 기초한 경우에 한

하여 행해질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6조에서는 법 앞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1946년 헌법전문에서는 사회적 기본권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즉 오늘날 사회복지국가원리는 18․19세기적인 정치적 민주주의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경제․사회영역에서의 민주주의를 구현함으로써 국가공동체 구

성원 상호간의 연대를 확보하려는 원리이다.

(5) 국제질서의 기본원리:국제평화주의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평화”의 연속으로 점철되어 왔다. 전쟁의 참화를 방지하

기 위하여 일찍이 그로티우스(H. Grotius), 칸트(I. Kant) 등이 국제평화론을 제창

하였지만, 국제평화주의 이념을 제도적으로 실현하지는 못하였다. 이준 열사가 참

여한 바 있는 1907년 제2차 헤이그 국제평화회의(계약상 의무이행강제를 위한 전

쟁금지)는 평화를 위한 현대적 국제회의의 시작이었다. 특히 20세기에 자행된 양

차에 걸친 세계대전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제평화주의 이념은 국제적

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창설된 국제연맹은 초강대국 미국의 불참으로 처음부터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1928년에는 전쟁포기에 관한 조약(不戰條約)

이 체결되었으나 그 위반에 대한 제재수단의 결여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은 인간존엄성말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이에 국

제연합(UN)이 탄생하였고, 유엔헌장은 침략전쟁뿐만 아니라 분쟁해결수단으로서

의 전쟁 또는 무력의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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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평화주의이념은 최고의 합의문서인 헌법에 명시되었

다. 각국 헌법에서 국제평화주의의 선언은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첫째, 1949년

독일기본법에서와 같이 강력한 평화조항을 규정하는 예를 들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은 전쟁야기에 대한 책임의식을 헌법전 속에 담고 있다. 침략

전쟁의 거부, 평화교란행위의 금지(제26조 제1항), 군수물자의 생산․수송․유통

의 통제(제2항), 통치권의 제한(제24조 제1항), 양심적 병역거부권(제4조 제3항),

국제법규의 국내법에 대한 우월(제25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둘째, 제2차 세계대

전의 또 다른 전범국가인 일본은 1946년 헌법에서 교전권의 포기와 전력(戰力) 보

유의 금지까지 규정한 유일한 국가이다(제9조). 셋째,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으

로는 한국헌법 등을 들 수 있다. 넷째, 영세중립을 선언한 국가도 있다. 스위스는

이미 1815년 비인회의의 결과 영세중립국이 되었고, 1955년 오스트리아 헌법은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있다(제1조 제1항). 다섯째,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의무를

국가의 의무로서 헌법에 규정하기도 한다(1931년 스페인 헌법).

각국 헌법에서의 평화유지를 위한 노력은 오늘날 지역안보회의 등을 통하여 상당

부분 결실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세계대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국지전이 계

속되고 있고, 강대국을 중심으로 군비강화나 신무기개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자

국의 안보를 위한 노력은 각국에서 강화되고 있다. 특히 남북분단의 특수상황에 처해

있는 한반도와 그에 이웃한 경제대국 일본의 재무장은 새로운 주목을 끌고 있다.

IV. 통일헌법상 헌법전문과 총강: 국가정체성의 확립

  1. 의의

다른 법규범들과 달리 헌법은 그 자체에 전문을 설정하여 당해 헌법의 성립유

래와 더불어 그 헌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원리를 천명해 두고 있는 것이 일반

적이다.21) 비록 북한헌법에는 전문이 없지만 통일헌법이 갖는 시대사적․민족사

적 중요성에 비추어 본다면 전문에서 통일헌법의 성립유래와 더불어 통일헌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적 가치를 분명히 하여야 할 것이다.

21) 성낙인, 헌법학 제12판, 122-126면; 성낙인, “헌법전문상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우제 이명구박사화갑기념논문집,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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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31

나아가서 헌법총강에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이 지향하고자 하는 기본원리는 원

칙적으로 통일헌법에도 그대로 타당하여야 한다. 통일헌법에서는 헌법전문과 총

강에서 국민주권, 자유와 권리의 보장, 사회복지, 국제평화, 민족문화의 창달 등에

관한 기본적 규정을 설정하여야 한다.22) 헌법총강에서는 원칙적으로 통일한국의

국기․국가․국시 등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기와 국가는 헌법에 규정되

어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률로서도 제대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그간 논란의

대상이 되어온 바 있다. 하지만 분단국가의 통일이라는 특수성에 비추어 본다면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국기․국가․국시․국어 등에 관한 사항은 헌법규범으

로 편입되어야 할 것이다.23)

정치제도의 구체화는 현실적 권력담당자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의 여부에 따

라 전적으로 상이한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떠한 형태의 통일헌법

이라 하더라도 근대입헌주의헌법이래 정립되어온 권력분립주의의 틀을 뛰어 넘을

수는 없다. 권력분립원리는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원리로서 이

제 세계 각국 헌법의 기본원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새로운 헌법질서에서는 근대입헌주의헌법질서의 체제우위성에 기초하여

지난 2세기 이상 형성되어온 근대입헌주의 헌법질서의 세계사적 변용을 널리 수

용한 이른바 20세기적인 현대입헌주의원리에 기초하여 21세기 정보사회에서의 입

헌주의 헌법질서의 새로운 정립 방향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24) 정보사회의 급

격한 진전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헌법의 틀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통일한국의

헌법이 21세기를 대표하는 새로운 헌법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1. 헌법 전문: 국가의 성립유래와 헌법의 기본원리 천명

(1) 헌법 전문의 존재 여부

헌법 전문의 존재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헌법 전문이 존재

22) 박정원, “통일헌법의 이념과 기본질서에 관한 일고”, 헌법학연구 3, 615-635면; 최용기, “통일헌법의 기본원리”, 헌법학연구 4-2, 313-330면;

23) 성낙인, “헌법과 국가정체성”, 서울대학교 법학 제52권 제2호, 2011. 6. 참조: 예컨대 프랑스헌법에서는 국기․국가․국시․국어를 헌법총강에서 명시하고 있다. 특히 수도이 전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사실은 관습헌법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헌재 2004.10.21, 2004헌마554등,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 위헌확인(위헌)).

24) 최용기, “통일헌법의 기본원리”, 헌법학연구 4-2, 313-329면; 박정원, “통일헌법의 이념 과 기본질서에 관한 일고”, 헌법학연구 3, 615-635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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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헌법의 성립유래와 헌법의 기

본원리를 담고 있는 의미에서의 헌법전문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은 전문이 없는 대신 서문만 있을 따름이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본다면 논쟁적일 수 있는 헌법 전문을 두지 아니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통일헌법을 제정하면서 통일에 따른 헌법

의 성립유래와 그 헌법이 담고 있는 기본원리를 설명하지 아니하는 것은 결코 바

람직하지 않다. 바로 그런 점에서 통일헌법에 전문을 두되 논쟁적이거나 이질적인

것들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2) 헌법의 성립 유래

일반적으로 법률은 전문을 두고 있지 않지만 유독 헌법은 전문을 따로 두고 있

다. 헌법전문은 헌법의 본문 앞에 위치한 문장 또는 조문을 지칭한다. 대부분의

국가는 헌법에 전문을 두고 있다. 한국헌법도 1948년 제헌헌법 이래 전문을 두고

있다. 헌법전문에서는 일반적으로 당해 헌법의 성립유래와 기본원리를 천명한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

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3․1독립운동 이후 탄생한 대

한민국은 비록 성격상 임시정부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48년에

수립된 대한민국의 역사적 기초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곧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바

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쪽뿐 아

니라 북쪽에서도 이와 같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기초한 통일헌법의

성립유래에 관해서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25)

다만 건국과정에서의 문제를 헌법 전문에 포함시킬 것이냐에 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를테면 일제의 피식민지배 이후에 1945년에서 1948년에 이르는

해방공간에 있어서 남북이 각기 미군과 소련군의 지배를 받았다는 사실과 그 과

정에서 친탁과 반탁의 논쟁이 전개되었고, 결과적으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과, 1949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성립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는 하나 이 시점에서 통일헌법의 전문에 이 과정에서의

논의를 굳이 포함시킬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

25) 김철수, “통일헌법의 제정방향”, 고시계 1997. 12, 97-112(99)면: 특히 한일합방이 무효 임을 천명할 것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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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33

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라는 표현 이외에 특별히 추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헌법은 전문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다만 서문이

존재하는데 그 서문에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김일성 수령이 창시한 사회주

의공화국을 강조하면서 위와 같은 3․1운동이나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관한 언급이

없다. 하지만 북쪽에서도 그것이 어떠한 형태의 통일이 되건 관계없이 위와 같은

정도는 삽입하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3) 헌법 전문의 내용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담고 있는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원리와 직결된다. 그 내용으로는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민족적 민주주의,

조국의 평화적 통일,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 인류공영에 입각한 세계평화주

의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들 내용 또한 원칙적으로 타당하다.26)

다만 첫째, 대한민국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이 지향하는 인민민주주의 사이에는 본원적인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를 어떻게 헌법의 틀 속에서 용해해 나갈 것이냐

가 통일헌법의 중요한 과제의 하나이다. 생각건대 통일헌법이 제정되는 시점에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이데올로기적 갈등은 승화되어야 한다고 본다면 이 시점에

있어서 인류보편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의 틀 속에서 전개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

자유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를 배척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민민주주의까

지 포용하는 자유민주주의여야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에서의 제한적 자유민주주

의와는 구별된다.

둘째, 민족적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의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에 비추어 본다면 이

제 그 종착역으로 이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통일헌법이 지향

하는 민주주의는 민족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민주주

의를 추구해야 한다. 5천년 역사에서 단일민족을 강조하여 왔고 바로 그런 관점에

서 한민족의 자긍심과 국가의 정체성을 추구해온 게 사실이지만 시대 변화에 순

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민족적 민주주의의 시대는 마감하는 것이 맞다고 본

다면 보이지 않게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드러나 있는 민족주의적 관점은 제거되

26) 김철수, 앞의 논문(99면)에서는 헌법 전문에 기본이념으로서 ① 국민주권주의, ② 기 본권존중주의, ③ 민족문화국가주의, ④ 국제평화주의와 국제협조주의, ⑤ 정의실현과 복지국가주의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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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어야 할 것이다.

  1. 헌법 총강: 국가의 정체성 확립

(1) 의의

헌법 총강에 관련된 원론적인 논의는 이미 제3장에서 논술하였기 때문에 특별

한 중론은 필요하지 아니하다. 또한 통일헌법의 국가형태에서 연방제냐 단일국가

냐의 문제도 이미 남북의 통일방안에서 논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특별한 논의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나머지 문제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최소화해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27)

(2) 통일국가의 국가형태: 주권재민의 민주적․사회적 공화국

국가형태의 전형적인 논의는 단일국가와 연방국가의 문제와 민주공화국과 입헌

군주국의 문제가 있다. 국민주권주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보편적 이념이

자 법적 기초이므로 그 어떠한 형태의 통일이던 관계없이 지켜져야 할 기본가치

이다.

나아가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냐의 여부에 관해서는 더 이상 특별한 논의의 필

요성이 없다. 헌법 전문에서 적시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바로 인민민주

주의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의 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입헌

군주국이 아닌 민주공화국을 헌법 제1조에서 천명한 것은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민주공화국은 비록 헌법에서 프랑스 헌법의 예에서처럼 “헌법개정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라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당연히 헌법개정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

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프랑스 헌법에서의 논의에서처럼 혁명을 통해서 군주제를

타파한 프랑스에서는 군주제 헌법개정 불가라는 헌법의 의미는 단순히 헌법개정

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군주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천

명한 것으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그 차별성을 인식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적 틀을 견지한다고 하더라도 통일국가에서의 사회권 내지

생존권의 문제는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그것은 사회복지국가의 확대를 통하여 달

성될 수 있다고 본다면 통일헌법에서는 단순히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27) 김철수, 앞의 논문(99-101면에서는 헌법 총강의 내용으로서 1) 국민주권주의, 2) 권력 분산주의, 3) 복수정당주의, 4) 민족문화국가주의, 5) 국제협조주의, 6) 복지국가주의, 7) 사회적 시장경제주의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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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35

민주적․사회적 공화국을 천명함으로써 통일국가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에서도 헌법제정의 형태를 통해서 입헌군주제의 도입이 가능할

것이냐의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특정정당은 한국적 민주주의의 불행이 대통령

독재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반성적 성찰에서 입헌군주제의 도입을 주창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건국의 정통성은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의 몰락과 그에 따른 일

제식민지배로 인하여 조선왕조의 국민적 정통성은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바

로 그런 점에서 1919년 3․1운동 이후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구성한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반증한다. 여기에 1948년 대한민국 헌법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을 계승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역사적 순리이다.28)

(3) 영토와 국민

현행 대한민국헌법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

다”라는 규정은 통일헌법에도 여전히 타당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영토조항으로서

는 문제가 많고 논쟁적이지만 통일헌법의 영토조항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규정이다.

현행 대한민국헌법 제2조의 “대한민국의 국민된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라는 규

정도 통일헌법의 국민 요건으로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통일헌법에서의

국적법은 보다 개방적인 성격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다. 국민, 즉 통일헌법을 제

정한 국민의 범위는 논쟁의 여지를 남긴다. 하지만 해방이전, 즉 대한민국이 건국

되기 이전에 조선 국적을 취득한 적이 있는 국민29)을 포함하여 남북의 국민30)으

로 포섭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 및 대법원 판례는 타당성을 갖는다.

또한 남녀평등의 구현과 다문화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부계혈통

주의의 위헌성을 지적한 헌법재판소의 판례31)에 따라 부모양계혈통주의를 채택한

28) 성낙인, 헌법연습, 23-38면 참조.

29) 헌재 2001.11.29. 99헌마494,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위 헌확인(헌법불합치,잠 정적용). 이 결정에 따라 국적법이 개정되었다.

30) 북한국적의 주민에 대하여 대법원은 “조선인을 부친으로 하여 출생한 자는 남조선과 도정부법률 제44호 국적에관한조례의 규정에 따라 조선국적을 취득하였다가 제헌헌법 의 공포와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 … 북한지역은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 에 속하므로 북한국적의 주민은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유지함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판 1996.11.12. 96누1221, 강제퇴거명령무효확인 등).

31) 부계혈통주의는 위헌이다. 구법상 父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었던 한국인 母의 자녀 중에서 1998년 신법 시행 전 10년 동안에 태어난 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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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것도 시대 흐름에 부응한 것이다.

(4) 통일헌법과 국가의 정체성

가. 의의

구체적으로 통일국가에 보다 특유한 사항들은 국시, 국어, 국기, 국가, 수도 등

을 들 수 있다. 우리 헌법에서는 제헌헌법 이래 이들 모든 사항에 대하여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는 외국의 헌법에 비추어 보면 다소 예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사항을 모두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나라는 드물지만 그래도 이들 사항 중에

서 일정 사항은 헌법에 적시하고 있든가 그렇지 않으면 헌법에서 법률로 정함을

명시하는 정도의 규정은 두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통

일헌법에서는 국가의 정체성을 표상하는 규정들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32)

나. 국시

국시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국시가

무엇이냐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다. 실제로 그 규범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은 북쪽의 공산세력에 대한 안티테제였다는 점

에서 반공은 사실상 동시대의 국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

가에 반공법이 존재하고 그 반공법의 존재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긴 역사적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장군을 중심으로 하는 군부세력

이 쿠데타를 성공시킨 이후 제시한 혁명공약의 첫째 항목으로 “반공을 국시의 제

1의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체제를 재정비 강화할 것입

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1980년 12월 31일 법률 제3318호로 전면 개정된 국가

보안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반공법이 폐지되긴 하였지만 건국이래 반공법이 폐

지될 때까지 실제로 반공은 사실상 대한민국의 국시로 작동하여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1986년의 유성환 의원 사건을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유성환 의

원은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임을 주창했다. 그러나 그의

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인 신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의 헌 법불합치 및 잠정적용을 명한다(헌재 2000.8.31. 97헌가12, 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 위헌제청(헌법불합치, 잠정적용, 각하)).

32) 성낙인, “헌법과 국가정체성”, 서울대학교 법학 제52권 제1호(통권 158호), 101-12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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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37

발언 이전에 원고사전배포행위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의 면책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되기도 하였다. 비록

그는 정권이 바뀐 이후 원고사전배포행위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의 범주에 속하

며 나아가서 그의 발언 내용 자체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면소판결을 받

게 되었지만, 이는 동시대에 있었던 국시 논쟁을 단적으로 반증한다.33) 대한민국

의 국시는 반공이라는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국시가 통일일

수도 없을 것이다. 통일은 한민족의 염원사항이긴 하지만 통일이 국시라면 통일

이후 대한민국의 국시가 소멸되고 새로 정립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오늘날 일반론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통일국가의 국시는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은 수긍하기에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는 통일국가에만 특유한 징표적

특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연 통일국가의 국시를 자유민주주의라고 명

시적으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는 의문을 갖게 된다.

다. 국어

국어는 세종대왕이 창제하고 반포한 한글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

다. 적어도 이 점에 관한 한 남과 북이 공유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헌법은 침묵하

고 있다. 그 사이 우리는 국어를 강조하여 왔고 심지어 한글전용 정책까지 시행한

적이 있지만 이는 아무런 헌법적 근거나 심지어 법률적 근거조차 갖지 못한 상황

이었다. 국어기본법은 2005년에 비로소 제정되었다(제정 2005. 1. 27. 법률 제7368

호; 일부개정 2009. 3. 18 법률 제9491호). 국어기본법에서는 제정 목적으로 “국어

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의 창조적 사고

력의 증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한다(제1조). 여기서 ““국어”라 함은 대한민

국의 공용어로서 한국어를 말한다”(제3조 제1호). ““한글”이라 함은 국어를 표기

하는 우리의 고유문자를 말한다”(제3조 제2호).

우리말 국어 한글의 소중함을 그렇게까지 강조하면서도 한글과 국어를 근거지

우는 헌법은 고사하고 법률조차도 뒤늦게 제정되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그만큼 국

가 정체성에 둔감하였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33) 서울지법 1987.4.13. 86고합1513; 서울고법 1991.11.14. 87노1386; 대판 1992.9.22. 91도 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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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라. 국기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극기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들은 없다. 하지만 태극기가

무엇을 근거로 무엇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기인지에 관해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있는 국민은 드물다. 대한민국국기법은 2007년에 제정되었다(2007. 1. 26 법

률 제8272호). “이 법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기의 제작․게양 및 관리 등에 관

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기에 대한 인식의 제고 및 존엄성의 수호를

통하여 애국정신을 고양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대한민국의 국기(이하 “국

기”라 한다)는 태극기(太極旗)로 한다”(제4조). 이에 따라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이 제정되었다(제정 2007. 7. 27. 대통령령 제20204호; 일부개정 2008. 7. 17 대통

령령 제20915호).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에서는 국기에 대한 맹세(제4조), 게양식 및 강하식(제19

조)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사항은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제

정 1984. 2. 21 대통령령 제11361호; 일부개정 2002. 11. 6 대통령령 제17770호)에

서 규정한 바 있는 국기에 대한 맹세(제3조), 게양식 및 강하식(제14조)의 규정을

답습하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1984년 이전에는 대한민국의 그 어떠한 규범에도

국기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기에 대한 경례와 그에 대한

벌칙이 존재하여 왔다는 사실이 뜬금없기까지 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기는 공산당을 상징하는 표현들이 들어 있기 때문

에 대한민국의 국기와 완전히 달리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남북단일팀 구성에서

는 파란색 바탕의 한반도를 그린 소위 한반도기를 사용하여 왔다. 그런데 주지하

다시피 태극기는 이미 조선왕조 말기 내지 대한제국 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도 사용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태극기가 통일국가의

국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 국가

대한민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 애국가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으로 온 국민이 부르는 노래다. 백과사전적 설명에 의하면 나라마다 애국가가 있

으며 한국은 10여 종의 애국가 중에서도 1896년 11월 21일 독립문정초식에서 불

린 애국가의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죠션 사람 죠션으로 길이 보죤 답세”

가 지금도 맥을 잇고 있다. 한국 국가에 준용되는 애국가는 작사자 미상이며, 16

소절의 간결하고 정중한 곡으로 1930년대 후반 안익태(安益泰)가 빈에서 유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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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39

작곡한 것을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국가로 제정하였다.

2005년 3월 16일 안익태의 부인인 로리타 안이 애국가의 저작권을 한국 정부에

기증하였다.

그러나 애국가의 법적 의미는 현재로선 전무하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불려지고 있는 소위 애국가가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국가라는 법적 기술은 보이지

않는다. 헌법에도 그리고 그 어떠한 법규범에도 애국가가 대한민국의 국가라는 구

체적이고 명확한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제정

    1. 21 대통령령 제11361호; 일부개정 2002. 11. 6 대통령령 제17770호)에서

애국가 내지 애국가 연주라는 표현이 있을 뿐이다: 제3조(국기에 대한 맹세) 국기

에 대한 경례를 할 때에는 다음의 맹세문을 낭송하여야 한다. 다만, 국기에 대한

경례중 애국가를 주악하는 경우에는 이를 낭송하지 아니한다. 제14조(게양식 및

강하식) ② 게양식 및 강하식은 애국가의 주악에 맞추어 이를 행하되, 애국가의

주악은 이를 청사의 건물내외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게양식의

경우에는 애국가의 주악은 이를 생략할 수 있다. 제15조(게양식 및 강하식에 있어

서의 국기에 대한 경의표시) 게양식 및 강하식에 있어서는 다음 각호에 따라 국기

에 대하여 경의를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체육대회 등으로 경의를 표시하지 못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사람과 제14조제2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애국가의 주악

을 생략하는 경우에 국기를 볼 수 없는 사람은 경의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 이후에 법률로 격상되어 제정된 대한민국국기

법(제정 2007. 1. 26 법률 제8272호)에 따른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제정 2007. 7.

  1. 대통령령 제20204호; 일부개정 2008. 7. 17 대통령령 제20915호)에서도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제4조(국기에 대한 맹세) 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때에는

다음의 맹세문을 낭송하되, 애국가를 연주하는 경우에는 낭송하지 아니한다. 제19

조(게양식 및 강하식) ① 법 제8조제4항의 낮에만 국기를 게양하는 학교 및 군부

대는 그 주된 국기게양대의 국기를 게양․강하하는 때에는 게양식 및 강하식을

행한다. 다만, 같은 조 제5항의 사유로 국기를 게양․강하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법 제9조의 게양식 및 강하식은 애국가의 연주에 맞추어 행한다. 다

만, 주변여건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애국가 연주를 생략할 수 있다.

애국가가 대한민국의 국가임을 천명한 법규범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기법을 통해서 애국가 연주를 강제한다는 것 자체가 규범의 체계정합성을 상실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헌법에 규정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법률로써 애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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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가 대한민국의 국가임을 명시하는 법률제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국가는 애국가이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애국가를 사용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한 바대로 이미 1896년부터 지금의 애국가에

유사한 애국가가 애창되었음에 비추어 본다면 애국가가 통일국가의 국가가 되어

야 할 것이다.

바. 수도

수도가 헌법사항이냐, 수도가 서울임이 비록 헌법에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관

습헌법이냐의 여부가 행정수도이전문제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첨예한 문제로

등장한 바 있다.34) 논의의 핵심은 수도가 서울이라는 사실이 관습헌법인가의 여

부이다. 다수의견은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은 관습헌법이므로 법률로서 수도를 이

전할 수 없으며 헌법에서 명시한 제130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위헌법률이라

고 판시한다. 이에 대해 소수의견은 관습헌법의 효력은 성문헌법의 보완적 효력을

가질 뿐이며, 관습헌법의 개정은 헌법개정에 속하지 않는다고 본다. 위 위헌결정

에 따라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위헌확인(헌재 2005.11.24. 2005헌마579등) 사건에서 7인의 재판관은

각하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6인의 재판관은 기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수

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관습헌법에 속한다고 본 반면, 3인의 재판관은 관습헌법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2인의 재판관은 신행정수도는 결과적으로 수도를 분할하는

것이므로 국민적 합의나 동의 절차를 생략한 것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 법률에 대하여는 수도분할이라는 비판론을 반영한 개정안이 2010년에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부결된 바 있다. 생각건대 헌재가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을

관습헌법으로 보았다면 수도분할을 의미하는 위 특별법도 또한 위헌이라고 판시

하였어야 마땅하다.

아무튼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하지만 수도의 기능은 과천, 대전, 세

종시로 분산되어 있다. 이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적

으로 수도를 이전한 나라(브라질, 터키 등)는 있어도 수도를 분할한 나라는 없다

는 점도 왜 그러한지를 숙지하여야 한다. 아무리 정보통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수도의 기능은 한 곳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도 통일국가의 수도는

여전히 서울이어야 한다. 다만 북쪽의 수도인 평양에 대한 배려가 불가피하다고

34) 헌재 2004.10.21. 2004헌마554등,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 위헌확인(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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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41

본다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평양의 수도로서의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방국가로 통일이 될 경우 북쪽 지방(支邦)의 수도로서 평양이 기능

하면 될 것이다.

사. 헌법총강을 통한 국가 정체성의 보완

국가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이를 보호․보장하는 것은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

는 국민 일반의 책무라고 할 것이다. 그 국가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보장하는 방책

은 바로 국민의 합의에 기초한 최고의 합의문서인 헌법에 규범적 기초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입헌군주국이냐, 민주공화국이냐, 자유민주주의냐 인민민주주의냐,

단일국가냐 연방국가냐에 관한 국가의 기초적 틀은 헌법전 속으로 당연히 포섭되

어야 한다.

프랑스나 독일의 헌법처럼 헌법총강에서 몇 가지 분명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컨대 헌법총강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천명하지 못하고 전문

과 총강의 통일조항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되어 있을 뿐이다. 사회국가원리는 헌법

총강에서 전혀 표현되어 있지 아니하고 ‘제9장 경제’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되어 있

을 뿐이다. 정교분리도 종교의 자유(제20조 제2항)에서 규정되어 있다. 지방분권도

‘제8장 지방자치’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헌법개정이 이루

어질 경우에는 이들 대한민국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사항 즉 민주공화

국과 더불어 단일국가, 자유민주주의, 사회국가, 정교분리, 지방분권 등에 관한 사

항을 헌법총강에서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대한민국 특유의 정체성 확보에

관한 논제들 즉 국시, 국어, 국가, 국기, 수도 등에 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시를 명시하는 입법례는 그리 많지 않지만 국어, 국가, 국기에 관한 사항

은 외국의 입법례나 대한민국이 처한 특수성에 비추어 본다면 반드시 헌법적 근

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

에서는 ‘제7장 국장, 국기, 국가, 수도’에서 이와 관련된 사항을 명시한 것과도 대

비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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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V. 결 론

통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연구방향은 학문의 전방위에 걸쳐서 논의가 가능

할 것이다. 그러나 통일시대를 맞이하게 되면 통일국가의 법적 기초가 마련되지

아니하는 곳에 통일학의 논의도 하나의 무지개 빛 환상으로 그칠 우려가 있다. 바

로 여기에 비록 그 실현의 가능성이나, 실현시기가 미정이라 할지라도 새 시대의

이정표로서의 통일헌법의 기본원리에 관한 논의가 통일학 연구의 밑 그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분단국가에서의 통일유형35)이 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논의가 얼마나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나. 우리들 머리 속에 그

려질 수 있는 가능한 통일유형을 염두에 두고서 작성하였다는 점을 결론적으로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통일헌법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입헌주의적 헌법질서를 존중하

는 가운데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근대 입헌주의헌법에서 현대 사회복지국가

헌법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헌법의 소중한 원리에 입각할 때 진정한 통일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통일헌법은 그 전문과 총강에서 인류보편의 헌법적 가치를 포섭해야 할

뿐 아니라 한반도 유일한 정부로서의 국가적 정체성을 담보하는 헌법이어야 한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그 국가는 단순히 적법성만 담보할 것이 아니라 정통성까지

담보하는 그런 국가의 기본법이 되어야 한다.

셋째, 이상적으로는 통일의 과정에서 1국2체제가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

적으로 1국2체제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36) 바로 그런 점에서 궁극적으로 자

유민주주의에 입각한 국가형태의 구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자유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를 배척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민민주주의까지 포섭하는 자

유민주주의여야 한다.

투고일 2012. 1. 30. 심사완료일 2012. 3. 9. 게재확정일 2012. 3. 9.

35) 정용석, 분단과 통일, 단국대학교출판부, 1999, 195-201면 참조: 그 유형으로는 중립화 통일유형(오스트리아), 공산화 통일유형(베트남), 비례대표 통일유형(예멘), 자유선택 통일유형(독일) 등이 있다.

36) 장명봉, “남북예멘통일헌법에 관한 연구”, 공법연구 21, 113-15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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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헌법의 기본원리 소고 / 成樂寅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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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서울대학교 法學 제53권 제1호 (2012. 3.)

Study on the Principles of the Constitution of a United Korea

Sung, Nak In*

37)

The Constitution of a United Korea will undergo a process of three steps, that is,

before unification, during unification and after unification. But the first initiative to-

wards preparing the Korean unification must be the recognition of fundamental vir-

tues that need to be upheld during the unification process involving the three steps

aforementioned. First, having in light the fact that the Constitution of a United

Korea needs to be built respecting a constitutional order based on universal values,

we can only compose a Constitution of a United Korea when it is based on the

principles that have been built since the modern constitutionalism constitution to the

modern social welfare constitution. Second, the Constitution of a United Korea has

to not only include universal values in its preamble and Chapter One, but it also

has to be able to guarantee the national identity of the Korean government as the

sole government in the Korean peninsula. It is in this sense that the Constitution

should become the fundamental law securing both the legality and legitimacy of the

state. Third, it may be ideal to achieve a one-nation-two-system structure during the

transition period for unification. Yet it is still doubtful whether that could be even

possible. This is why it is inevitable to build a nation based on liberal democratic

values. However, it is to note that these liberal democratic values should be broad

enough to also embrace the people's democratic ideals.

Keywords: Republic of Kore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Unification,

Liberal Democracy. People’s Democracy, Sovereignty, Welfare State

  • Professeor, College of Law/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