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영,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원본 파일:
최계영, 거부처분의 사전통지.pdf
변환 일시: 2026-04-09 22:44
1페이지
【논 문】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
— 법치행정과 행정의 효율성의 조화 一
최 계 영“
------------------- S 次
I . 서설
n. 판례와 학설
m. 비교법적 고찰
IV. 우리법의 해석론
V. 결어
I. 서설
- 문제의 소재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통지하여 국민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1조,제22조). 역사적으로 볼 때 이
러한 사전통지 절차는 형사절차에서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출발한 것이다. 형
사절차상의 권리가 행정절차의 영역으로 넘어와 처음에는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보장되
기 시작하였고,그 다음에는 행정상 제재처분의 절차에 적용되었다. 그리고 지금은,적어도 일
반론으로서는,비단 제재의 성격을 갖는 행정작용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어떠한 불이익한 영향
을 미치는 행정작용이라면 사전에 이에 관한 의견 표명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異
좋이 없는 듯하다.
이렇듯 사전통지 절차의 적용영역은 계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는데,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수
-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발전재단 출연 법학연구소 기금의 2007학년도 학술연구비의 지원을
받았음.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전임강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박사과정 수료(행정법 전공)
2페이지
270 行政法硏究 第18號
있는가와 관련하여 현재 경계선 상에 서 있는 문제는 거부처분이다. 수익적 처분의 신청을 거
부할 때에도 사전에 이를 통지하여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1998
년 행정절차법 시행 이후 행정실무에서 논란이 되어 온 문제이다. 수익적 신청의 거부도 국민
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인 이상 사전에 의견을 표명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경우에 따라서는 행정에게 지나치게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입하게 하는 것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청인은 다수이나 그 중 극히 일부의 신청만이 인용되는 경
우, 거부처분을 받게 되는 사람들에게 모두 사전통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때로는 필
요 없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달리 표현하면 법치행정과 행정의 효율성의
충돌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3년 대법원은 거부처분은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판
단하였다. 이와 같은 대법원 판결 이후 행정실무는 사전통지를 하지 않는 쪽으로 점점 굳어져
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거부처분에 대한 사전통지를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 판결과 행정실무
는 행정의 효율성만을 우선시한 것으로서 법치행정의 관점에서 염려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법치행정과 행정의 효율성을 조화시킨다는 관점에서 거부처분의 경우에
도 사전통지가 필요한지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 행정절차법의 규정
이는 구체적으로는 행정절차법 규정의 해석문제로 귀결된다.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은 사
전통지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라고 규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의무를 과하는 처분’은 비교적 그 의미가 명확하여 작위,부작위 또는
수인을 명령하는 처분,즉 하명 처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은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다. 이를 좁게 이해하면 수익적 처분을 직권취소,철회하거나 효력을 일부
제한하여,수익적 처분에 의해 이미 부여된 권익을 나중에 박탈하는 경우에 한정될 것이다. 반
면 넓게 파악한다면 수익을 사후적으로 박탈한 경우뿐만 아니라,수익적 처분의 신청을 거부한
경우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먼저 이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판례와 학설을 살펴보고(n.),다음으로 다른 나
라의 입법례와 판례를 검토한 후(in.), 행정절차법의 해석론(IV.)을 전개하도록 하겠다.
3페이지
n. 판례와 학설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71
- 판례
판례는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원칙적으로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
수임용신청에 대하여 연구실적물로 제출한 논문이 표절이라는 이유로 임용거부처분을 하였으
나,거부처분 이전에 이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반박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사안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신청에 따른 처분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이 부과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청에 대한 거부처
분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어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여
기에서 말하는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1) 현재까지 이 문
제에 관한 유일한 대법원 판례인 것으로 보인다.
- 학설
(1) 부정설2)
많은 학자들도 판례와 유사한 입장이다. 신청에 대한 거부는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 아니
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는 첫째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
이 부여되지 않았고,둘째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그것이 불이익처분을 받는 상대방의 신청에
1) 대법원 2003. 1 1. 28. 선고 2003두674 판결.
2) 김동희,행정법 I, 박영사,제12판, 2006, 377쪽; 흥정선, 행정법신론(상),박영사,제13판,2005, 466쪽;
박윤흔,최신 행정법강의(상),박영사,개정 29판,2004, 490쪽; 박균성, 행정법론(상),제5판,2006, 475
쪽; 최송화,“행정재량의 절차적 통제”,서울대학교 법학 제39권 2호,1998, 89쪽; 이한성,“불이익처분의
절차”, 김동희 편,행정작용법,박영사,2005, 843쪽. 다만 김동희,앞의 책,377쪽은 “영업허가의 신청
등 강학상의 허가신청에 대한 거부처분도 실질적으로는 침익적 처분의 성질을 가진다 할 수 있으나, 이
것도 동법상의 침익적 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서술하고 있는바,실질적으로 침익적 처분인 영업
허가의 거부처분이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한 홍
정선,앞의 책,466쪽은 수익적 행위의 거부는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나 “수익적 행위의 거부
도 침익적 성질을 갖는다고 볼 때,수익적 행위의 거부의 경우에 사전통지제도의 적용이 없는 것은 문
제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는바,침익적 성질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 구체적
인 이유는 역시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박균성,행정법론(상),제5판,2006, 475쪽은 원칙적으로 사
전통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갱신허가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사전통지의 대상이 된다고 한
다.
4페이지
272 行政法硏究 第18號
의한 것이므로 성질상 이미 의견진술의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으며,셋째 행정의 신속성,
경제성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2) 긍정설3)
이에 대해 거부처분도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반론이 있다. 첫째 법치행정의 원
리 그리고 국민의 권익보호라는 행정절차법의 목적(행정절차법 제1조)에 비추어 볼 때 사전통
지의 대상은 가능한 한 넓게 해석되어야 하고,둘째 신청에 대한 거부가 취소소송의 대상인 처
분이 되기 위해서는 법규상 •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입장인데
그렇다면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어떠한 권익(신청권)에 대한 제한이라고 할 수 있으며,셋째
신청인이 알지 못하는 사실을 근거로 거부처분을 하였을 경우 이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
였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in. 비교법적 고찰
- 독일
(1)개관
독일 행정절차법(VwVfG) 제28조 제1항은 ‘관계인의 의견청취’(Anhörung Beteiligter)라는 표
제 하에 “관계인의 권리를 제한하는(in Rechte eines Beteiligten eingreift) 행정행위가 발급되기
이전에 당해 관계인에게 결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어야 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견청취의 권리는 가장 중요한 절차적 권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
와 인간의 존엄성 존중(기본법 제1조 제1항)으로부터 도출된다고 한다.4)
관계인이 결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를 사전에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행정청은 관계인에게 결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을 사전에 통지할 의무가
있다. 독일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전통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의견
청취의 권리에 대한 해석으로부터 사전통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도출된다. 이에 관한 일반적인
3) 오준근,행정절차법,삼지원,1998, 339쪽; 김철용,“신청에 대한 거부처분과 처분의 사전통지 대상”. 인
권과 정의 349호,2005. 9., 149〜152쪽; 윤형한,“사전통지의 대상과 훔결의 효과”,행정판례연구 10집,
- 6., 219〜222쪽.
4) Kopp, VerwaltungsVerfahrensgesetz, 9.Aufl., 2005, §28 Rn. 3a; Maurer,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5.Aufl., 2004, §19 Rn. 29 등 참조.
5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73
논의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위 조항은 문언상 의견청취의 대상을 ‘사실’에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청은 자신이
어떠한 법적 관점에 서 있는지 알려 줄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5) 이에 대해 법
적 문제와 사실적 문제는 명확히 구별될 수 없고,사실적 문제를 이해하고 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법적인 설명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적어도 중요한 법적 문제에
관해서는 이를 사전에 알려주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반론이 있다.6)
둘째,의견청취의 대상이 되는 사실은 '결정의 전제가 되는’(für die Entscheidung erheblich)
사실에 한정된다. 여기에서 결정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사실의 존부에 따라 행정청의 결정
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유용하지 않은 의견은 절차에서 처음부터 배제하기 위해
요구되는 요건이다. 그러나 무엇이 결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인지는 최종적인 평가의 단계에 이
르러야 비로소 판단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결정의 전제성은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한
다. 따라서 다른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한다.7)
셋째,‘결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만이 의견청취의 대상이므로 행정청이 어떠한 내용의 행정
행위를 발급할 예정인지는 통지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8) 이에 대해 예정된 결정의 내용을 알
아야만 관계인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예정된 행정행위의 내용도 알려 줄 의무가 있다는 반론이 있다.9)
넷째, 행정청이 관계인에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점을 특별히 지적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한을 정하고 그 기한 내에 의견을 제출하도록 할 의무는 원칙적으로 없다고 한
다. 다만 예외적으로 관계인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행정청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이를 지적해 줄 의무가 있다고 한다JO)iU
(2) 신청의 거부
5) Ule/Laubinger, Verwaltungsverfahrensgesetz, 4.Aufl., 1995, §24 Rn. 4; Laubinger, Zur Erforderlichkeit der
Anhörung des Antragstellers vor Ablehnung seines Antrages durch die Verwaltungsbehörde, VerwArch
1984, S. 70; Ehlers, Anhörung im Verwaltungsverfahren, Jura 1996, S. 619.
6) Kopp, a.a.O., §28 Rn. 42; Maurer, a.a.O., §19 Rn. 20.
7) Kopp, a.a.O., §28 Rn. 33.
8) Kopp, a.a.O., §28 Rn. 15; Ehlers, a.a.O., S. 620.
9) Laubinger, a.a.O., S. 69.
,0)Kopp, a.a.O., §28 Rn. 20; Laubinger, a.a.O., S. 70.
ii) 우리 행정절차법은 독일 행정절차법과는 달리 사전통지에 관해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처분의 ‘법적
근거’(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3호),‘처분의 내용’(같은 호),‘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같은 항
제4호),‘의견제출기한’(같은 항 제6호)을 통지하여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과
같은 논란이 발생할 소지는 비교적 적다고 할 것이다.
6페이지
274 行政法硏究 第18號
독일에서도 의견청취의 권리와 관련하여 가장 논란이 되는 문제는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
위도 의견청취의 대상이 되는가이다. 독일 행정절차법 제28조 제1항은 “관계인의 권리를 제한
하는(in Rechte eines Beteiligten eingreift) 행정행위’’를 의견청취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도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행위인지 문제가 되는 것이다.
p}) 독일 연방행정법원의 판례
독일 연방행정법원은 행정절차법 제28조 제1항은 행정행위가 관계인의 기존의 법적 지위를
제한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다. 즉,행정행위에 의해 기존의 법적 지위가 불이익하게 변경되거나,작위 또는 부작위 의무가
부과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status quo에서 status quo minus로 변화하는
경우에만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수익적 행정행위에 관해서는 이전에
관계인에게 이익을 부여하였던 행정행위를 무효라고 선언하거나,직권취소 또는 철회하거나,
그밖에 관계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만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다고 한
다.12)
이러한 입장은 독일 행정법원법(VwGO)의 소송유형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행정법원법 제42조에 따르면 행정행위의 폐지를 구할 때에는 취소소송을,행정행위의 거부에
대하여 행정행위의 발급을 구할 때에는 의무이행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바,행정절차법 제28조
의 의견청취는 그 중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행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연방행정법원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하나는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의 경우 관계인
은 통상 결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에 관해 신청시에 의견을 제시할 충분한 기회가 있다는 점이
다. 따라서 신청의 거부 이전에 다시 한 번 의견제출의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행정절차법 제28조의 제정과정에서 나타난 입법자의 의도이다. 1963년의 ‘행정절차법
모범초안’(Musterentwurf eines Verwaltungsverfahrensgesetzes)은 현재의 제28조 제1항에 해당하
는 조항에 덧붙여 2문에서 “행정행위의 발급을 구하는 신청을 거부하기 이전에도 마찬가지이
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1970년 연방정부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입법안(BT-Drucks VI
/1173)에서는 2문이 삭제되었고,1976년 행정절차법 제정시에도 2문이 삭제된 채로 입법되었다.
따라서 신청의 거부에 대해서는 의견제출의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라는
것이다.1川4)
12) BVerwGE 66, 184, 186; BVerwGE 68, 267, 270 등.
13) 연방정부는 1970년의 입법안에서 2문을 삭제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회법전(SGB) 제24조는
행정절차법 제28조와 거의 유사한데,사회법전에 관한 연방정부의 1973년 입법안(BT-Drucks 7/868)에서
는 그 이유를 비교적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⑴ 관계인은 통상 신청시에 의견제출의 기회를
갖게 되고,⑵ 신청을 거부할 의도임을 통지하는 것은 행정을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드는 것이며, ⑶ 관
7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75
(나) 판례에 대한 비판
독일의 많은 학자는 위와 같은 연방행정법원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미 주요한 논거는 다
음과 같다. 첫째,가장 강력한 논거는 행정절차법 제28조 제2항 제3호이다. 이는 ‘행정청이 신
청시에 이루어진 사실적인 진술과 모순되게 관계인에게 불이익하게 판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는 의견청취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반대해석하면 관계인이 신청시에
한 진술과는 관계없는 또는 그와 모순되는 사실에 근거하여 관계인에게 불이익한 결정을 하게
될 때에는 사전에 관계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행정
절차법 제28조 제2항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견청취의 예외는 신청에 대한 거부도 원칙적
으로 같은 조 제1항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
이다.비 1970년 연방정부 입법안에서 신청의 거부에 대한 규정이 삭제된 이유도 행정절차법
제28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하는 규정이 신설되었기 때문에 굳이 주의적인 성격의 규정을 둘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미
둘째,의견청취는 법치국가 원리와 인간의 존엄성 존중Pᅵ본법 제1조 제1항)으로부터 도출되
는 헌법상 원리라는 점이다. 행정의 결정은 관계인이 사전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었던 사실에
만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에 의해 의견청취가 요구되는 범위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
러나 침해행정(Eingri伴sverwaltung)과 급부행정(Leistungsverwaltung)의 구별은 유동적이고,현대
사회에 있어서 급부는 침해가 없는 것 못지않게 인간의 자유로운 생존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
를 가진다. 따라서 급부의 거부에 대해 일률적으로 의견청취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은 법치국가
원리와 인간의 존엄성 존중에 반한다는 것이다.
계인은 행정심판절차 또는 행정소송절차에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4) 연방행정법원의 판례에 찬성하는 입장으로는 Clausen, in: Knack, Verwaltungsverfahrensgesetz, 5.Aufl.,
1996, §28 Rn. 3 참조. 그 논리는 다음과 같다. “신청한 급부를 구할 법적 청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
부가 위법한 경우에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 청구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부된 경우
에는 권리에 대한 침해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거부가 위법한 경우에 의견청취의 권리는 실질적으로 의
미가 없다. 왜냐하면 행정청이 의도적으로 위법하게 활동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청의 거부에 있어
의견청취는 그 자체로 이미 위법성의 자기고백이 될 것이다.’’
15) Kopp, a.a.O., §28 Rn. 26a, 26b; Ule/Laubinger, a.a.O., §24 Rn. 2; Maurer, a.a.O., §19 Rn. 29; Badura, in:
Erichsen(Hrsg.),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2 Aufl., 2002, §37 Rn. 15; Laubinger, a.a.O., S. 72〜77;
Ehlers, a.a.O., S. 618-619.
6)연방행정절차법 제28조 제2항 제3호의 ‘신청’을 침해행정에 있어서 보다 가벼운 침해로 변경해줄 것을
신청한 경우 또는 복효적 행정행위에서 제3자가 신청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하고자 하는
견해도 있다. Weides, Verwaltungsverfahren und Widerspruchsverfahren, 2.Aufl., 1981, S. 93. 그러나 문언
상 ‘신청’이라고만 되어 있으므로 이를 그렇게 한정하여 해석할 근거는 없다고 한다. Ehlers, a.a.O., S.
619.
17) Laubinger, a.a.O., S. 75.
8페이지
276 行政法硏究 第18號
셋째,행정이 신청을 거부한 것만으로도 이미 ‘권리’는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 제한
되는 권리가 무엇인지는 행정작용의 유형에 따라 달리 파악된다.
우선 허가(Erlaubnis)의 경우 허가의 거부는 헌법상 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허가의 대상
이 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는 자유권으로서 헌법에 의해 부여되어 있는 권리이다. 다만
공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행정청이 공익 침해 여부를 심사할 기회를 갖기 위해,허가를
받은 후 행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허가는 헌법상 이미 보장되어 있는
자유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주는 것이므로 허가의 거부는 헌법상의 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영업허가의 거부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
다음으로 헌법에 의해 포섭되지 않는 권리,즉 법률에 규정된 권리라고 할지라도 행정절차
법 제28조 제1항의 ‘권리’에 해당한다고 한다. 사회보장급부나 보조금의 지급에 관하여 규정하
고 있는 법률이 그 예가 된다. 이 때 관계인의 권리는 행정청의 결정에 의해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의 요건을 충족할 때 이미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장급부나 보조금
신청의 거부는 법률에 의해 이미 발생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된다J8) 이는 법률상 재량행위
로 규정되어 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 경우에도 관계인은 적어도 하자 없이 재
량을 행사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Anspruch auf
fehlerfreie Ausübung des Ermessens)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신청시 주장한 권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행정절차를 거치면서 비로소 밝혀질 사항
이므로 권리의 존재를 의견청취의 요건으로 해서는 아니 된다는 점이다. 주장한 권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는 취소소송 또는 의무이행소송의 원고적격(독
일 행정법원법 제42조 제2항)을 판단함에 있어서 권리침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가 아니
라 단지 권리침해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만이 검토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논리라고 한다. 따라
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행위에 대해서만 의견청취의 권리가 인정된다는 연방행정법원
의 입장과는 대조적으로,취소소송이 대상이 되든지 의무이행소송의 대상이 되든지 간에 원고
적격이 인정될 수 있다면,의견청취의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한다.
(3) 요약
요컨대 독일의 경우 연방행정법원은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에 대하여는 의견청취의 권리
를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많은 학자는 이를 비판하며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는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설에 의하더라
18》Kluth, in; WolffTBachof/Stober, Verwaltungsrecht Bd. 2, ö.Aufl., 2000, §60 Rn. 66은 허가와 사회보장급부
를 구별하여 허가의 거부에 대해서만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된다는 입장이다. 독일에서는 사회권적 기
본권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사회국가원리(Sozialstaasprinzip)만이 인정된다는 점이 핵심적 논거이다.
9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77
도 행정청이 신청시에 이루어진 사실적인 진술과 모순되게 관계인에게 불이익하게 판단하지
아니하는 경우는 법률상 규정된 예외에 해당하여 의견청취를 생략할 수 있게 된다.
-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의견청취의 권리를 ‘방어권’(droit de döfense)이라고 부른다. 방어권은 형사절차
에서 피고인이 갖는 권리를 지칭하는 말이었으나,판례에 의하여 행정절차에도 적용되어야 할
법의 일반원리로 인정되었다. 그 계기가 된 사건은 ‘트롱삐에 그라비에’ 판결이다. 이 판결에서
꽁세유데따(Conseil d'Etat)는 ‘행정상 제재조치를 취함에 있어서는 그에 앞서 그 상대방에게 의
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정립하였다.19)
이러한 방어권의 법리는 처음에는 행정상 제재조치에 대해서만 인정되었으나 꽁세유데따의
판례를 통하여 그 적용범위가 점점 확대되었다. 그리하여 2000년 ‘행정과의 관계에서 시민의
권리에 관한 법률’20 * )에 의해 이유제시 의무가 있는 ‘불이익한 결정’(decision administrative
individuelle defavorable)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률로
입법화되었다.
그런데 위 법률은 그 예외사유의 하나로 ‘신청에 대한 결정의 경우’를 들고 있다. 이 경우에
는 신청인이 신청 당시에 이미 자신에게 유리한 의견을 밝히고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방어권 보장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川 그러나 꽁세유데따는
예외사유를 축소 해석하여 신청에 대한 거부결정 중 일정한 경우에는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한
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거부결정의 경우에도 ‘신청시에 고려하거나 인용한 바 없는 사유로
신청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에 대한
결정을 방어권의 예외로 한 이유가 신청시에 의견제출의 기회가 부여되었다는 데 있으므로,실
질적으로 의견제출의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위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은 공증인 지명 신청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이 신청인의 인
간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공증업무수행을 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거부한 사안
이다. 이에 대하여 꽁세유데따는 신청인이 신청 당시에 전혀 고려하거나 언급한 바 없는 사유
이므로 그 거부사유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22》
요컨대 프랑스의 경우 신청에 대한 거부는 법률상 명시적으로 방어권의 예외로 규정되어 있
,9)김동희,앞의 책,358쪽 참조.
20) Loi n°2000-321 du 12 avril 2000. Loi relative aux droits des citoyens dans leurs relations avec les
administrations.
川 권상대, “프랑스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와 방어권”,서울대학교 법학석사학위 논문,2006, 98쪽 참조.
22》CE 25 novembre 1994, Palem (n° 129381).
10페이지
278 行政法硏究 第18號
으나,판례는 이를 축소 해석하여 ‘신청시에 고려하거나 인용한 바 없는 사유로 신청을 거부하
는 때’에는 방어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 영국
영국에서 행정절차는 자연적 정의(Natural Justice)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의견청취의 권
리는 이러한 자연적 정의의 구성요소이다.:비 누구도 의견청취 없이는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
는 것이다.23 24 * ) 이러한 의견청취의 권리는 적절한 사전통지(notice)가 이루어질 것과 공정한 의견
청취(fair hearing)의 기회가 보장될 것을 요구한다.均
영국에서도 직업 허가(licensing) 와 관련하여 의견청취의 권리가 ‘최초의 신청’(initial
applicati아!)의 경우에도 보장되는지 논의가 있다. 이에 관하여 최초의 신청과 허가의 갱신 신청
또는 허가의 철회 사이에 원칙적으로 차이는 없다고 한다.26》최초로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거부되기 이전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고,특히 거부가 인적 사유로 인
한 것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27) 1916년에 확인된 이러한 법리는 이후에도 계속 적용
되었다. 1968년의 도박법(Gaming Act)에 의하면 도박클럽의 허가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도박협
회의 동의서가 필요하였는데, 대법원은 동의서 발급을 거부하기 전에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28》또한 유흥업소(entertainment) 허가 신청에 대해서도 자연적 정의
가 적용되어야 하므로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29)
23) 다른 하나의 구성요소는 '누구도 자신의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judex in causa 애이는 것이
다.
24) '다른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라’(audi alteram partem).
25》이하의 내용은 Wade/Forsyth, Administrative Law, 8th ed., 2000, pp.528-531; Craig, Administrative Law,
3rd ed., 1994, pp.320-321 참조.
26) 다만 Mclnnes v. Onslow-Fane 사건([1978] I WLR 1520)에서는 허가를 최초로 신청한 경우와 이미 부여
된 허가를 사후에 철회하는 경우를 구별하였다. 전자의 경우에는 사전통지와 의견청취가 요구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편견과 자의 없이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허가의 갱신의 경
우에는 허가가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legitimate expectation)가 있으므로 철회의 경우에 준하여
절차적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사안은 계약(contract)에 근거한 경우이므로 일
반화할 수 없다고 한다. Wade/Forsyth, supra, pp.529-530 참조.
27) R V. Brighton Cpn. ex p. Thomas Tilling Ltd.[1916] 85 LJKB 1552.
28) R V. Gaming Board fo Great Britain ex p. Benaim and Khaida[1970] 2 QB 417.
29) R v. Huntingdon DC ex p. Cowan[1984] 1 WLR 501.
11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79
- 미국
미국에서 행정절차는 “누구든지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생명, 자
유,재산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는 미국 수정헌법 제5조에 근거하여 발전하였다. 적법절차의
원리 또한 행정이 어떠한 결정을 하기 이전에 사전에 상대방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고지를 하
고(adequate notice), 상당한 방법으로 의견을 진술할 기회(meaningful opportunity to be heard)를
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적법절차의 원리의 적용문제는 주로 ‘자유’와 ‘재산’이 무엇인
가를 중심으로 논의되고,신청에 대한 거부도 포함되는지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직업허가(licensing)도 일정한 경우에는 적법절차에 의해 보호되는 ‘재산’에 속하
게 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허가 신청의 거부에 대해서도 적법절차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판례가
있다. 변호사 자격을 신청하였다가 성격상의 결함을 이유로 거부된 사안에 관하여 연방대법원
은 사전의 청문이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고,3이 보험중개인,미용사,약사에 대해서도 마찬가
지라고 판시하였다.시)
- 소결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나라의 경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독일의 경우 연방행정법원은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는 의견청취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나,학설은 이에 대해 비판적이다.
학설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되고, 예외적으로 행정청이 신청시에 이루어
진 사실적인 진술과 모순되게 관계인에게 불이익하게 판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보장
할 필요가 없다. 프랑스의 경우 법률상 신청에 의한 결정에 대해서는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도록 규정되어 있으나,꽁세유데따는 신청인이 신청시에 고려한 바 없는 사유로 거부하고자
할 때에는 방어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한다. 영국과 미국의 판례에 대해서는 일반론으로 이야
기하는 곤란하지만,한 가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신청에 대한 거부라는 이유만으로
의견청취의 권리가 배제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수익의 거부에 대하여 의견청취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가의 문제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거나, 경계선상에 서 있는 문제이다. 법치행정의 원리와 행정의
효율성이 충돌하는 바로 그 지점에 위치한 문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를 제
외하면 신청의 거부라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의견청취의 권리가 배제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그러하기 때문에 독일의 판례는 학계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 *
30)Willner v. Committee on Characer & Fitness 373 U.S. 96(1963).
川 Breyer/Stewart/Sunstein/Spitzer, Administrative law and regulatory policy, 5th ed.,2002, p.783 참조.
12페이지
280 行政法硏究 第18號
비교법적 고찰을 참고하여 우리법의 해석론을 전개시켜 나가고자 한다.
IV. 우리법의 해석론
- ‘권익’의 해석
(1) 이른바 ‘신청권’의 법리
해석론의 출발점은 ‘권익’이다. 행정절차법은 사전통지 절차의 대상을 ‘권익을 제한하는 처
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권익’에 대한 입법상의 정의는 없는 것으
로 보인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사전적인 정의로는
권익은 ‘권리와 그에 따르는 이익,이다.32 * * 》권리가 중심이 되는 개념임은 분명하지만 이익도 함
께 포괄하는 개념이므로,권익은 권리보다는 넓은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행정법 관계 법률에
서 사용되는 개념 중에 이와 가장 유사한 개념으로는 취소소송 등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나
타내는 개념인 ‘법률상 이익’(행정소송법 제12조)이 있다. 판례와 통설은 ‘법률상 이익’을 근거
법률에 의해서 보호되는 이익으로 해석한다.씨 그런데 법률상 이익을 근거 법률에 의해 보호되
는 이익으로 해석할 경우 이는 실질적으로 권리(주관적 공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이다.34》따라서 행정절차법의 ‘권익’을 아무리 좁게 해석하여도 판례 • 통설에 의해 ‘근거 법률
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이라고 해석되는 ‘법률상 이익’보다 좁게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할 것
이다. 행정절차법에서는 권익을 제한하는 다른 수식어가 없는 반면에,행정소송법에서는 ‘법률
상’이라는 수식어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현재의 판례상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는 최소한 ‘권익을 제
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판례에 의하면
신청에 대한 거부를 취소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35》그리고 신청권이 인정되어 처분성이 긍정되는 경우 신청을
하였다가 거부당한 자는 별도의 판단 없이 행정소송법 제12조의 법률상 이익이 있는 것으로
32》이기문 감수,동아 새국어사전,제4판,두산동아,1999, 311쪽 참조.
33) 대법원 1992. 12. 8. 선고 91누13700 판결 등 참조.
34) 김동희,앞의 책,6기쪽 등 참조.
35) 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누438 판결 등; 거부처분의 요건으로서의 신청권에 관해서는 백윤기,“항고
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 - 처분성인정요건으로서의 신청권에 대하여 대법원 사법연구자료 제20
집,1993, 47〜91쪽 참조.
13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81
보아 원고적격을 긍정하고 있다. 따라서 판례가 신청권이 있다고 하여 처분성을 긍정하는 경우
라면,그러한 거부처분은 최소한 행정절차법 소정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
아야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을 것이다.36》
(2) 헌법상 기본권의 관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통지의 대상에 관하여 판례는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라고 하더라
도” “신청에 따른 처분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이 부과되지 아니
하였으므로”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 아니라고 한다.37) 여기에서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이 부
과되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행정청의 처분에 의해 부과되지 아니하였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
렇다면 권익은 ‘행정청이 부과한 권익’에 한정되는 것인가? 헌법상 기본권과 법률에 근거하여
발생하는 권리는 ‘권익’으로 볼 수 없는가? 아래에서는 신청에 의한 처분의 대표적인 예인 허
가, 특허의 경우와 사회보장급부의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pl) 허가와 특허
공익상의 이유로 국민의 행위를 규제하는 법률상의 방식은 다양하다. 이를 약한 강도의 규
제부터 나열하면 신고 - 허가 - 특허의 순서가 될 것이다.38) 신고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은 신고를 하면 족하고 행정청의 처분은 필요 없다. 신고는 사후에 공익상 위해
가 발생할 경우 이를 규제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행정청이 습득하는 수단일 뿐이다. 허가
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전통적 이해에 따르면 자연적 자유에 속하는,최근의 유력한 견해39 40 * )에
의하면 헌법상 자유권에 속하는 행위이다. 허가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신고와는
달리 행정청의 처분이 필요하다. 특허는 자연적 자유 또는 헌법상 자유권을 넘어서는 새로운
권리를 형성하여 주는 행위이다. 특허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허가와 마찬가지로
행정청의 처분이 필요하다.4이
위와 같이 이해한 개념을 전제로 하여 일단 신고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허가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신고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허가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모두 헌
법상 자유권의 대상이 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신고는 사후적 규제의 전제조건이 되는 반
면, 허가는 행청청의 처분이 있어야 비로소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적 규제이다. 그
36) 同旨: 윤형한,앞의 글,219, 220쪽.
37》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두674 판결.
3«)홍정선,“사인의 공법행위로서 신고의 법리 재검토”,고시계 46권 4호,2001, 16쪽 참조.
39) 김동희,앞의 책,275〜277, 281쪽 참조.
40) 허가와 특허에 관해 상세한 것은 이원우,“허가 • 특허 • 예외적 숭인의 법적 성질 및 구별”,김동희 편,
행정작용법,박영사, 2005, 122니43쪽 참조
14페이지
282 行政法硏究 第18號
런데 신고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대하여 사후에 규제권한을 행사하여 (일정 기간 동안 또는
종국적으로) 당해 행위의 금지를 명령하는 처분을 할 경우 이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
한하는 처분’으로서 당연히 사전통지의 대상이 된다.시) 반면 사전적 규제인 허가는 신고에 비
해 자유권을 더 강하게 제한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판례에 의하면 허가 신청을 거부하여
실질적으로 당해 행위를 금지시키는 처분에 대해서는 사전통지가 필요 없게 된다. 기본권 제한
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이에 대한 절차적 보장이 강해져야 할 것인데 오히려 기본권 제한의 강
도를 높임으로써 절차적 보장이 필요 없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의 일반적인 견해에 의할 때 허가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헌법상 자유권에 속하는 행위라는 점
에서 허가 신청의 거부는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나아가 특허 신청의 거부는 어떠한가? 헌법상의 자유권을 기준으로 하여 허가
신청의 거부는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고 특허 신청의 거부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주
장도 가능할 것이다.42) 즉,특허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헌법상 기본권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
이므로 그 신청을 거부하더라도 ‘권익,의 제한은 없다는 논리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러나 한편 허가와 특허의 구별은 상대적이라는 것이 현재의 유력한 견해이다. 허가와 특허 사
이에는 일도양단적으로 구별될 수 없는 여러 중간단계가 있고 헌법상 기본권의 보호범위 또한
사회 • 경제적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43 44 ) 나아가 기본권은 포괄적인 성
격을 가지므로 특허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기본권의 보호범위 내에 속한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즉, 특허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원칙적으로는 기본권의 보호범위 내에 속한다는 것을 전
제로 하여,특허 신청의 거부 역시 기본권 제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도 가능할 것
이다. 헌법재판소도 특허적 성격을 갖는 직업도 일단 직업의 자유의 보호범위 내에 포섭되는
것으로 보고 기본권 제한의 관점에서 진입규제의 합헌성을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45)
4,)예컨대 신고의 대상인 일반음식점영업에 대하여 식품위생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영업정지처분을 하거
나 영업소 폐쇄명령을 내리는 경우. 다만, 식품위생법상 영업소 폐쇄명령에 대해서는 별도의 청문절차
가 규정되어 있다(같은 법 제64조).
42) 각주 내)의 Kluth의 견해 참조.
43) 허가와 특허의 상대성에 관해서는 김동희,“행정법상 허가와 특허의 구별에 관한 소고”,현대공법논총 -
월암 변재옥 박사 화갑기념논문집,1994, 475〜485쪽; 이원우,앞의 글,132, 133쪽 참조.
44) ‘경비업,에 관한 헌법재판소 2002. 4. 25. 선고 2001헌마614 결정(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과 같이
경비업을 경영하고 있는 자들이나 다른 업종을 경영하면서 새로이 경비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자들로
하여금 경비업을 전문으로 하는 별개의 법인을 설립하지 않는 한 경비업과 그밖의 업종간에 택일하도
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당사자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사유에 의한 제한은
월등하게 중요한 공익을 위하여 명백하고 확실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고,따
라서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을 심사함에 있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요구하는바 과잉금지의 원칙,즉
엄격한 비례의 원칙이 그 심사척도가 된다) 등 참조.
45》특허의 관념은 오토 마이어의 ‘공기업특허’(Verleihung eines öffentliches Unternehm en) 에서 비롯된 것이
15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83
이와 같이 허가와 특허의 구별은 상대적일 뿐만 아니라,특허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원칙적으
로 기본권의 보호범위에 포섭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특허 신청의 거부 역시 기본권을 제한하
는 것으로 보아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지 않을까 한다.
(나) 사회보장급부
다음으로 사회보장급부의 신청 거부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 헌법은 독일 기본법
과는 달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민법 제34조) 등 사회권적 기본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
한 사회권적 기본권이 입법 없이도 관철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그 법적 성격이 추상적 권리
인가,구체적 권리인가에 관해 논란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회적 기본권이 일단 법
률을 통해 구체화된 경우에 구체적인 법적 권리가 발생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혹i命이 없을 것
이다.46) 따라서 사회보장급부를 규정한 법률이 존재하는 경우 법률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면
구체적 권리가 발생한다고 할 것이고,이 경우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권익을 제한하는 처
분,이 될 것이다. 즉,사회보장급부의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권익을 행정청이 부과한 권익에 한
정할 근거는 없고,헌법상 기본권 조항에 의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이를 구체화하는 법률에 의
해 ‘권익’은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
(3) 소결
결국 ‘권익’을 그 문언에 따라,그리고 헌법상 기본권에 비추어 해석할 경우,이를 행정청이
부과한 권익에 한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문언상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도 권
익을 제한하는 처분으로 보아야 한다고 할지라도,거부처분이 반드시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어
다. 특허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본래 행정임무에 속하는 것으로서 강한 공공성을 갖기 때문에 강한 공
법적 통제를 받는 대신 일종의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설명된다(이원우,앞의 글,135, 137,
138쪽 참조). 그런데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시장에 하나의 공급자만을 허용하여 시장을 독점화하는 것
을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단계이론에서 3단계인 이른바 ‘객관적 기준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
한 제한’)으로 이해하고 있다(BVerfGE 21, 245; 21, 261). 심지어 행정주체가 독점하는 경우에도 원칙적
으로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 보아 목적의 정당성 등 기본권 제한의 합헌성을 심사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으로는 Berringer, Regulierung als Erscheinungsform der Wirtschaftsaufsicht, 2003, S, 178, 179
참조.
46) 헌법재판소 1995. 7. 21. 선고 93헌가 14 결정(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로부터는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의 유지에 필요한 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상
황에 따라서는 직접 도출될 수 있다고 할 수는 있어도,동 기본권이 직접 그 이상의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구체적인 권리를 발생케 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 권리는 국가가 재정형
편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법률을 통하여 구체화할 때에 비로소 인정되는 법률적
권리라고 할 것이다) 등 참조.
16페이지
284 行政法硏究 第18號
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전통지 절차가 수행하는
기능을 고려할 때,거부처분에 대해서는 그러한 절차를 보장해 줄 필요가 없다는 논리도 가능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래에서는 사전통지 절차가 수행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살펴본 후,
이에 비추어 거부처분에 대해서도 사전통지 절차가 보장되어야 하는지 검토하도록 하겠다.
- 헌법적 근거와 기능
(1) 헌법적 근거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절차는 지금은 행정절차법에 규정되어 있지만,행정절차법 제정 이전부
터 헌법재판소는 이를 헌법상 근거를 갖는 법의 일반원리로 인정하였다.47 * 》헌법재판소는 그 근
거를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의 원칙에서 찾고 있다.씨 국가공권력이 국민에 대하여 불
이익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국민은 자신의 견해를 진술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절차의 진행과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49)
(2) 헌법적 기능 - 수단적 측면
그렇다면 사전통지 절차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가장 본원적인 기능은 행정이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일 것이다. 결정의 기초
가 되는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자는 바로 당사자라고 할 것이므로,당사자가 제출한 의견은 행
정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50) 이러한 점에서 법
치행정의 원리의 한 구성요소인 ‘행정의 법률적합성’과 연결이 되지만,‘법률적합성’으로 모두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결정이란 기본적으로 적법한 결정을 말하는 것이지만,이를 넘
어서 가장 정당한 결정이라는 의미까지 내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
경우 의견제출은 단순히 적법한 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넘어서 정당한 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된다. 법률이 행정청에게 재량을 부여하는 이유는 법률에서 일반화하여 규정하기
47) 헌법재판소 1990. 11. 19. 선고 90헌가48 결정 참조(법무부장관의 일방적 명령에 의하여 변호사 업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당해 변호사가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을 진술하거나 필요한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청
문의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하여 적법절차를 존중하지 아니한 것이 된다).
4«)헌법재판소 1992. 12. 24. 선고 92헌가8 결정 참조(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은 동조 제1항과 함께 적법절
차원리의 일반조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형사절차상의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입법,행정 등 국가의 모
든 공권력의 작용에는 절차상의 적법성뿐만 아니라 법률의 구체적 내용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실
체적인 적법성이 있어야 한다는 적법절차의 원칙을 헌법의 기본원리로 명시하고 있는 것).
49) 헌법재판소 2004. 5. 14. 선고 2004헌나1 결정 참조.
50) 행정절차법의 목적 조항(제1조)에서 말하는 “행정의 공정성” 확보가 이에 해당한다.
17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85
어려운 개별 사안을 둘러싼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결정의 상대방은 의견제출 절차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을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
료를 제출할 수 있다. 행정청은 상대방이 주장한 사정을 바탕으로 하여 사안에 관련된 공익과
사익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정당한 이익형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정소송도 행정결정의 적법성을 확보하는 기능을 갖지만,사전통지 절차는 적법성 확보에
한정되지 않는 보다 넓은 기능을 갖는 것이다.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 경우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행정의 적법성을 심사할 수 있는 강도는 약화된다.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남용이 있
는지만이 심사될 수 있을 뿐이다(행정소송법 제27조). 따라서 의견제출 절차의 기능은 행정소
송이 수행하는 기능을 단순히 시점만 행정결정 이전으로 앞당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행
정청이 제출받은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을 내릴 때에는 재량권을 행사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들이 최초로 파악되고 구체화되는 반면,행정소송에서는 이렇게 재량권을 행사한 결과에 일탈
또는 남용이 있는지만이 사후적으로 심사될 뿐인 것이다.
이처럼 사전통지 절차는 정당한 행정결정에 기여하게 되는데,이를 통해 또한 국민의 권익
보호에도 기여하게 된다.51) 정당한 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법치행정의 객관적 측면
이라면,국민의 권익보호에 기여한다는 것은 법치행정의 주관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리고 행정소송절차와 비교해 볼 때,행정청의 결정에 의해 권익이 침해되기 이전에 이를
보호하는 것이므로,사전적인 권익보호의 성격을 갖게 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사전적 권익보호의 측면 역시 행정소송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권리구제를 단순히 시점만 앞
당긴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재량결정의 경우 법원의 심사강도가 제한됨으로 인해
행정소송에서는 심사될 수 없는 부분이 의견제출 절차를 통해서는 고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피
(3) 헌법적 기능 - 비수단적 측면
지금까지 살펴본 정당한 결정을 담보하고,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능은 사전통지 절차가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전통지 절차
의 기능은 이러한 수단적 측면에만 한정되지 아니한다.비 * * *
51) 행정절차법 제1조에서는 행정절차법의 목적으로 행정의 공정성 확보와 더불어 “국민의 권익보호”를 규
정하고 있다.
52) 행정소송절차에서 새로운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으므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시에는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절차가 필요없다는 논리도 가능할 것이다. 각주 13) 참조.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객관적 • 주
관적 법치행정의 원리와 관련하여 행정절차는 행정소송절차와는 구별되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그러한 논
리는 옳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53) 절차적 권리의 수단적(instrumental) 기능과 비수단적(non-instrumental) 기능에 관해서는 Craig, supra,
p.282 참조.
18페이지
286 行政法硏究 第18號
공권력 행사는 통상 행정의 일방적인 결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민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
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국민이 제출한 의견을 행정결정에 반영하는 것은 국민이 일방
적인 행정결정의 대상이 아니라, 행정결정에 참여함으로써 행정과 더불어 절차의 주체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54) 이는 헌법 제10조 제1항에서 보장하는 ‘인간으로서
의 존엄과 가치’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사전통지 절차는 행정청이 어떠한 근거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인지 알려 주
는 것이므로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한다.55》이는 특히 다른 행정절차상의 제도와 비교할 때
사전통지 절차가 갖는 고유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불이익한 처분이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이익한 처분을 받거나 또는 예상하지 못한 사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받게 될 경우 국민과 행정 사이의 신뢰관계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56) 따라서 국민
에게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는 행정결정은 국민 자신이 예측할 수 있었던,따라서 이에 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를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줄할 수 있었던 사유에 근거
해야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사전통지절차는 지금까지 주로 실체적인 측면에서 논의되어 왔던
신뢰보호의 원칙을 절차적인 측면에서 구현한 제도라고도 할 수 있다.57》
- 법치행정과 행정의 효율성의 조화
(1) 법치행정의 관점
이상에서의 논의를 종합하면,사전통지 절차는 행정의 올바른 결정을 담보하고,이를 통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며,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행정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하
는 기능을 수행한다. 요컨대 법치행정의 원리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능에 비
추어 볼 때 거부처분의 경우에도 사전통지 절차는 보장되어야 하는가?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관련된 기본권의 중요성에 비추어 전형적
인 침익적 처분과 차이가 없다는 논리도 가능할 것이다.58》59》그러나 한편 징계처분,제재처분
54) 각주 49)의 헌법재판소 결정 참조(국민은 국가공권력의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절차의 주체로서,자신의
권리와 관계되는 결정에 앞서서 자신의 견해를 진술할 수 있어야만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가 보장될
수 있고 당사자간의 절차적 지위의 대등성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55) 행정의 예측가능성 보장은 법치행정 원리의 하위원리인 법적 안정성 원리의 일부이다. 행정절차가 행정
의 예측가능성에 기여한다는 점에 관한 상세한 논의는 Kopp, Verfassungsrecht und Verwaltungsver
fahrensrecht, 1971, S. 131-148 참조.
대》Laubinger, a.a.O., S. 57 각주 8) 참조.
57)행정절차법 제 1 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의 “신뢰성” 확보가 이에 해당한다.
5«) Kopp, a.a.O., S. 107 참조.
19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87
그밖에 국가 주도 하에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불이익처분과 일정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국민의 신청에 의해 처분절차가 개시되고,신청시에 자신에게 유리한 사
정을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할 기회도 있기 때문에,사전통지 절차가 수행하는
기능 중 상당 부분은 신청을 통해서 이미 수행되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기능이 행정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한다는 기능이다. 신청이 의견제출
절차의 기능은 대신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국민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신청을 했다는 것만으로
는 국가가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 반드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
다. 오히려 국민은 자신의 신청이 인용될 것을 예상하지 거부될 것을 예상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
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신청은 행정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2) 행정의 효율성의 관점
예측가능성과 함께 주목해야 할 측면은 행정의 효율성이다.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에 대해서
까지 사전통지를 할 필요 없다고 보게 되는 가장 실질적인 논거는 바로 행정의 효율성을 저해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59 60 61 ) 행정절차는 법치행정의 원리와 행정의 효율성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비 행정절차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법치행정의 원리는 행정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반대로 행정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출 경우 법치행정의 원리는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행정절차법의 규율은 이 두 가지 원리 사이의 긴장관계를 조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
다. 행정절차법은 이른바 예외조항을 통하여 이러한 긴장관계를 조화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
인다. 예컨대, 적용범위의 예외(제3조 제2항),처분기준 설정 • 공표의 예외(제20조 제2항),처분
의 이유제시의 예외(제23조 제1항 각호),행정상 입법예고의 예외(제41조 제1항 단서),행정예
고의 예외(제46조 제1항 단서) 등이 그것이다. 사전통지에 관해서도 행정절차법 제21조 저14항
은 예외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바,제3호는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하여 포괄적인 예외사유를 규
정하고 있다.62)
59) 극단적으로는 신청을 전부 인용하는 처분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사전통지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견해
도 있을 수 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
치행정의 객관적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입장으로는 König, Der Grundsatz des
rechtlichen Gehörs im verwaltungsbehördlichen Verfahren, DVB1. 1959, S. 191.
60) 앞의 D. 2. (1) 참조..
61) 행정절차에서 행정의 효율성과 법치국가적 임무 사이의 관계를 다룬 독일의 논문으로는 Degenhart,
Verwaltungsverfahren zwischen Verwaltungseffizienz und Rechtsschutzauftrag, DVBI. 1982, S. 872;
Steinberg, Komplexe Verwaltungsverfahren zwischen Verwaltungseffizienz und Rechtsschutzauftrag, DÖV
1982, S. 619; Rainer Wahl, Verwaltungs verfahren zwischen Verwaltungseffizienz und Rechtsschutzauftrag,
VVDStRL 41(1983), S. 151 등 참조.
20페이지
288 行政法硏究 第18號
(3) 해결방안
이와 같이 거부처분에 대한 사전통지 절차와 관련해서는 행정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는 것
이 특히 중요하다는 점과 행정의 효율성과도 조화되어야 한다는 점,그리고 행정절차법의 예외
조항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과의 조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을 종합하면,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
릴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해석론으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권익’을 ‘행정청이 부과한 권익’에 한정할 근거
가 없다는 점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도 원칙적으로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부사유가 신청인이
‘예측할 수 있는 사유’인 경우에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3호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
견청취가 …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괄적으로 규정된 예외조항을 활용하여 법치행정의
원리와 행정의 효율성의 조화를 꾀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입법론으로는 거부처분도 원칙적
으로 사전통지의 대상이 되고 예외적으로 사전통지가 생략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
해 거부처분과 관련된 구체적인 예외조항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에 있어서 그 거부사유가 신청인이 신청시에 한 주장과 제출한 자료 등
에 비추어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와 같은 조항을 신
설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방안은 앞서 비교법적 고찰에서 살펴본 독일의 통설 및 프랑스 꽁세유데따의 판
례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독일의 통설에 의하면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행위에 대해서도 원칙
적으로 의견청취의 권리가 보장되지만,‘행정청이 신청시에 이루어진 사실적인 진술과 모순되
게 관계인에게 불이익하게 판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의견청취를 생략할 수 있다. 또한 프
랑스의 경우 신청에 의한 결정의 경우에는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지만 ‘신청시에 고려하거나
인용한 바 없는 사유로 신청을 거부하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방어권이 보장되게 되는데 원칙
과 예외는 뒤바뀌게 되지만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 민사소송법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규정을 발견할 수 있다. 민사소송절차에서 “법
원은 당사자가 간과하였음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법률상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하는데,이 조항에는 국가기관이 국민이 예
62) 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제3
호 중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상당히 곤란…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령등에서 요구된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되면 반
드시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그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된 사실이 법원의 재판등에 의하
여 객관적으로 증명된 때”는 제3호 중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1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89
측할 수 없는 사유를 근거로 하여 결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이를 통지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법원리가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63)
- 예측가능성의 판단기준
(1) 문제점
신청인의 '예측가능성’을 기준으로 사전통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제기될 수
있는 비판은 ‘예측할 수 있는 사유’와 ‘예측할 수 없는 사유’의 구별이 모호하다는 점일 것이
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청인의 입장에서는 인용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
각하여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결국 대부분의 경우 사전통지가 필요하게 되고 행
정의 효율성이 저해될 것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는 예측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
을 객관화함으로써 그러한 우려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래에서는 예측가능성을 판단하
는 기준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2) 판단기준의 객관화
행정절차법은 사전통지시 통지해야 할 사유를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행정절차법 제21조 저11항 제3호)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거부사유가 사실 문제
일 경우와 법적 문제일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의견청취의 대상
을 ‘사실’에 한정하고 있는 독일과는 달리,64 65 ) 우리 행정절차법은 “법적 근거’’도 사전통지의 대
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청인이 예상할 수 없었던 법적 문제를 이유로 신
청을 거부할 때에도 사전통지는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판단기준을 객관화함에 있어서는 행정절차법 등에서 마련하고 있는 다른 절차적 제도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절차법은 신청에 필요한 구비서류 기타 필요한 사항을 게시하
거나 편람을 비치하도록 하고 있고(제17조 제3항),처분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도록
하고 있으며(제20조 제1항),개별 법령에서는 대개 신청서의 양식6기을 미리 마련해 놓고 있다.
따라서 처분의 근거 법령과 행정청이 공표한 처분기준,신청서의 양식상 기재가 요구되는 사
항, 편람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거부사유가 예측가능한 사유인지를 어느 정도 객관화하여 판단
«) 다만 위 조문에서는 의견진술의 대상을 ‘법률상 사항’에 한정하고 있는데,이는 민사소송절차에서는 변
론주의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법원이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
라서 변론주의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행정절차에서는 ‘법률상 사항’에 한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64) 앞의 ffl. 1. (1) 참조.
65) 예컨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22조 별지 13호의 영업허가신청서 서식 등.
22페이지
290 行政法硏究 第18號
할 수 있다.
p}) 거부사유가 사실적 문제인 경우
먼저 거부사유가 사실적 문제인 경우에 관하여 보도록 하겠다. 첫째,신청서에 기재하지 않
은 사실을 근거로 하여 거부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신청인이 예상할 수 없었던 사
유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청서 양식에서 기재를 요구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불충분하게 기재한 경우라면 신청인이 예상할 수 있는 사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행정청은 “신청에 구비서류의 미비등 훔이 있는 경우” 신청인에게 보완을 요구하여야 하
므로(행정절차법 제17조 제5항) 신청인이 행정청의 보완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만 이에 해
당될 것이다. 둘째,신청서에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신청인이 예상할 수 없었던 사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경우로는
신청인이 주장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와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를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 근거 법령,처분기준,편람 등에 비추어 제출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제출하지 않은 경우라면 신청인이 예상할 수 있었던 사유일 것이지만(이
경우에도 행정절차법 제17조 제5항의 행정청의 보완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은 경우
만이 해당될 것이다),제출이 요구되지 아니하였다면 신청인이 예상할 수 없는 사유일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가 위조,변조되었다거나 허위라고 하여 거부하고자 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사유는 신청인이 예상할 수 없었던 사유로 보아 신청인에게 자료의 진정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사전에 부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나) 거부사유가 법적 문제인 경우
다음으로 거부사유가 법적 문제인 경우에 관하여 보도록 하겠다. 신청인이 신청서에 기재한
사실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66) 근거 법령과 행정청이 설정 • 공표한 처분기준에 비추어
볼 때 거부처분이 예상되는 경우라면,사전통지가 필요 없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예측가능성
은 근거 법령과 처분기준이 어느 정도로 구체화되어 있는가에 따라 달리 판단되어야 할 것이
다. 근거 법령과 처분기준에 의할 때 신청인의 신청이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이 통상인의 관점에
서 보아도 명백한 경우라면 사전통지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근거 법령과 처분기준이 추
상적이고 불명확하여 통상인의 관점에서 볼 때 신청인에게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 이를 신청인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 거부처분을 하고자 한다면 사전통지를 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논의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66) 민사소송에서의 ‘주장 자체로 이유 없는 경우’(Unschlüssigkeit)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Laubinger,
a.a.O., S. 72 참조.
23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91
사전통지가 필요한 경우
① 신청서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거부하고자 하는 경우(단,신청
서 양식상 기재가 요구되지 않는 사항일 것)
② 신청서에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자 하는 경우
③ 신청인이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거부하고자 하는 경우
(단, 법령,처분기준,편람 등에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 자료일 것)
④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가 위조,변조되었다거나 허위라는 이유로 거부하
고자 하는 경우
⑤ 법령과 처분기준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한데 이를 신청인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 거부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통지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① 신청서 양식에서 기재를 요구한 사항임에도 이를 기재하지 않거나 불 충분하게 기재한 경우(단,행정청의 보완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② 법령,처분기준,편람 등에서 제출을 요구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제출
하지 아니한 경우(단,행정청의 보완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③ 법령과 처분기준이 구체적이고 명확하여 통상인이라면 신청이 거부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경우
- 補論 - 신청에 의한 처분절차의 유기적 이해
행정청이 공표한 처분기준과 미리 마련한 신청서의 양식이 거부사유의 예측가능성을 판단하
는 기준이 된다는 점은 우리 행정절차법이 규정하고 있는 신청에 의한 처분절차를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행정절차법상 신청에 대한 처분절차를 개관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행정청은 처분기준과 신청서 양식을 통해 일반적인 입장을 표명한다. ② 신청인은 신
청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를 주장한다. ③ 행정청은 사전통지를 통해 신청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한다. ④ 신청인은 의견제출을 통해 행정청의 입장을 반박한다. ⑤ 행정
청은 처분시 이유를 제시하여 최종적인 입장을 표명한다(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즉,① 처
분기준과 신청서 양식 — ② 신청— ③ 사전통지 -> ④ 의견제출 — ⑤ 처분과 이유제시의 과
정을 거치면서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사전통지에 관해서는 행정절차법 제21
조 제1항 제3호,이유제시에 관해서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2)는
점점 구체화되어 최종적인 처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사전통지가 필요한지 또는 어느 정도로
24페이지
292 行政法硏究 第18號
구체화된 사전통지가 필요한지(③)는 그 앞 단계인 처분기준(①)과 신청(②)을 통해 어느 정도
로 사실적 • 법적 쟁점이 구체화되었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의 이유제시가 필요한지(⑤) 또한 그 앞 단계의 절차를 통해서 사실적 • 법적 쟁점이 어느 정도
로 구체화되었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극히 간단한 이유제시만으
로도 충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67)68) 또한 반대로 (I卜④의 과정을 거쳤으나 그 과정
에서 나타나지 않은 새로운 사실적 • 법적 관점에 근거하여 거부처분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시 사전통지를 해야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사전통지를 보장해야
할 또 다른 근거를 보여준다. 신청이 예측할 수 없었던 사유로 거부되고 그에 대하여 사전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조차 없었을 경우,신청인은 이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도 있지만,신청기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등의 사유가 없는 이상 재신청을 하게 될 가능성도 클
것이다. 이 경우 나타나게 될 ‘신청—거부처분—재신청—처분’의 구도는 ‘신청—사전통지—의견
제출—처분’의 구도와 비교해 볼 때,신청의 처리와 관련하여 행정청이 투입하는 비용과 노력
은 같거나 그 이상이면서,행정청과 신청인 사이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연속적인 구체화
과정은 중단되고,신청인과 행정청 사이의 신뢰관계도 형성되지 못할 것이다. 즉, 사전통지 없
는 거부처분으로 인해 오히려 행정의 효율성이 저해될 수도 있는 것이다.
V. 결어
이상에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하기 이전에도 사전통지를 하여야 하는지의 문제를 살펴
보았다. 이 문제는 의견청취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오는 과정 속에서 현재 경계선상에
놓여 있는 문제이고,또한 법치행정과 행정의 효율성이 서로 충돌하는 지점에 서 있는 문제이
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신청인의 ‘예측가능성’을 기준으로 의견청취가 필요한지를 판단함으로
써 법치행정와 행정의 효율성의 조화를 모색하고자 하였다. 거부처분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67) 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0두8912 판결은 이러한 해석의 단초를 보여준다(행정청이 토지형질변경허
가신청을 불허하는 근거규정으로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를 명시하지 아니하고 ‘도시계획법’이라고만
기재하였으나,신청인이 자신의 신청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구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불허된 것임을 알 수 있었던 경우,그 불허처
분이 위법하지 아니하다고 한 사례).
6») 이러한 논리를 그대로 관철시키면 0卜④의 과정을 통하여 더 이상 구체화될 여지없이 사실적 • 법적 쟁
점이 정리된 경우 처분의 이유제시는 불필요하다는 결론에도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
은 이유제시의 예외사유를 비교적 좁게 규정하고 있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의 문언에 반할 소지가
있다.
25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93
사전통지를 하여야 하고,다만 거부사유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부처분에는 사전통지가 필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의 결론에
찬성할 수 없다. 위 대법원 판결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아서 예외적
으로 사전통지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기는 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
결 사안의 거부사유는 연구실적물로 제출한 논문이 위조되었거나 표절이라는 이유이므로 이
글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사전통지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행정절차법 시행 이후 혼란을 겪던 행정실무는 대법원 판결 이
후 거부처분에 대해서는 사전통지를 하지 않는 쪽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전
통지 절차가 행정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행정과 국민 사이의 신뢰관계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
서 이는 우려스럽다. 사전통지 절차의 기능을 고려한 행정절차법의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고 할 것이다.
주제어: 행정절차법,거부처분,사전통지,의견청취,예측가능성
26페이지
294 行政法硏究 第18號
참고문헌
[국내문헌]
단행본
김동희,행정법 I, 박영사,제12판, 2006.
박균성,행정법론(상),제5판, 2006.
박윤혼,최신 행정법강의(상),박영사,개정 29판, 2004.
오준근,행정절차법,삼지원, 1998.
홍정선,행정법신론(상), 박영사,제13판,2005.
논문
권상대,“프랑스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와 방어권”,서울대학교 법학석사학위 논문,2006.
김동희,“행정법상 허가와 특허의 구별에 관한 소고”,현대공법논총 - 월암 변재옥 박사 화갑기
념논문집,1994.
김철용,“신청에 대한 거부처분과 처분의 사전통지 대상”. 인권과 정의 349호,2005. 9.
백윤기,“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 - 처분성인정요건으로서의 신청권에 대하여 -”,대
법원 사법연구자료 제20집, 1993.
윤형한,“사전통지의 대상과 흠결의 효과”,행정판례연구 10집,2005. 6.
이원우,“허가• 특허 • 예외적 승인의 법적 성질 및 구별’’,김동희 편,행정작용법,박영사,
2005.
이한성,“불이익처분의 절차”,김동회 편,행정작용법,박영사,2005.
최송화,“행정재량의 절차적 통제”,서울대학교 법학 제39권 2호, 1998.
홍정선,“사인의 공법행위로서 신고의 법리 재검토”,고시계 46권 4호,2001.
[외국문헌]
단행본
Berringer, Regulierung als Erscheinungsform der Wirtschaftsaufsicht, 2003.
Breyer/Stewart/Sunstein/Spitzer, Administrative law and regulatory policy, 5th ed., 2002.
Craig, Administrative Law, 3rd ed., 1994.
Erichsen(Hrsg.),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2 Aufl., 2002.
Knack, Verwaltungsverfahrensgesetz, 5.Aufl., 1996.
27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95
Kopp, Verfassungsrecht und Verwaltungsverfahrensrecht, 1971.
, Verwaltungsverfahrensgesetz, 9.Aufl., 2005.
Maurer, Allgemeines Verwaltungsrecht, 15.Aufl., 2004.
Ule/Laubinger, Verwaltungsverfahrensgesetz, 4.Aufl., 1995.
Wade/Forsyth, Administrative Law, 8th ed., 2000.
Weides, Verwaltungsverfahren und Widerspruchsverfahren, 2.Aufl., 1981.
Wolff/Bachof/Stober, Verwaltungsrecht Bd. 2, 6.Aufl., 2000.
논문
Degenhart, Verwaltungsverfahren zwischen Verwaltungseffizienz und Rechtsschutzauftrag, DVB1.
1982.
Ehlers, Anhörung im Verwaltungsverfahren, Jura 1996.
König, Der Grundsatz des rechtlichen Gehörs im verwaltungsbehördlichen Verfahren, DVBL 1959.
Laubinger, Zur Erforderlichkeit der Anhörung des Antragstellers vor Ablehnung seines Antrages
durch die Verwaltungsbehörde, VerwArch 1984.
Rainer Wahl, Verwaltungsverfahren zwischen V erwaltungseffizienz und Rechtsschutzauftrag,
VVDStRL 41, 1983.
Steinberg, Komplexe Verwaltungsverfahren zwischen Verwaltungseffizienz und Rechtsschutzauftrag,
DÖV 1982.
28페이지
296 行政法硏究 第18號
[Zusammenfassung]
Zur Erforderlichkeit der Anhörung des Antragstellers vor Ablehnung
seines Antrages durch die Verwaltungsbehörde
Choi, Kae-young*
In dieser Arbeit geht es darum, ob auch bei einem Verwaltungsakt, der einen Antrag ablehnt,
das rechtliche Gehör anerkannt wird. Das Verwaltungsverfahrensgesetz bestimmt als Gegenstand
der Anhörung ‘einen Verwaltungsakt, der in Rechte eines Beteiligten eingreiff. Die Frage ist, ob
auch ‘der ablehnende Verwaltungsakf betroffen ist. Die Antwort des Obersten Gerichts lautet,
dass es sich in diesem Fall nicht um einen eingreifenden Verwaltungsakt handelt, und dass die
Behörde daher dem Bürger keine Anhörung zu versichern braucht. Viele Wissenschaftler stimmen
dem zu.
Erstens, werde ich mich der Sache rechtsvergleichend annähern. In Deutschland ist das
Bundesverwaltungsgericht der gleichen Meinung wie der Koreas, dass im Falle eines ablehnenden
Verwaltungaktes das Recht auf eine Anhörung nicht gewährt werden muss, aber viele deutsche
Wissenschaftler legen Kritik vor. In Frankreich ist zwar im Gesetz verankert, dass von einer
Anhörung abgesehen werden kann, wenn nach dem Antrag eine Entscheidung getroffen wird.
Aber Conseil d'Etat interpretiert es in einem kleineren Rahmen. Danach lautet es, dass es
geboten sei, eine Anhörung durchzufuhren, falls der Antragsteller den Grund der Ablehnung nicht
vorhersehen kann. Auch in England und Amerika wird nur durch den Grund, dass es ein
'ablehnender Verwaltungsakf ist, das Recht auf eine Anhörung nicht ausgeschlossen.
Als nächstes, kommt es auf die Bestimmungen des Verwaltungsverfahrensgesetzes und auf die
Funktionen der Anhörung an. Das Oberste Gerichtshof interpretiert das Recht in einem kleineren
Rahmen. Aber es besteht kein Grund zu behaupten, dass das Recht im Sinne des
Verwaltungsverfahrensgesetzes das verfassungsrechtliche Grundrecht oder das auf Grund des
Gesetzes begründete Recht nicht erfaßt. Angesichts der Funktionen des Anhörungsverfahrens gibt
es auch keinen Grund, das Anhörungsverfahren beim ablehnenden Verwaltungsakt auszuschließen.
Die Anhörung hilft der Verwaltungsbehörde richtige Entscheidungen zu treffen und leistet somit
einen großen Beitrag für den Rechtsschutz der Bürger. Auch wird die Vorhersehbarkeit der
- Full-time Lecturer, College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29페이지
거부처분의 사전통지 297
Verwaltung abgesichert, weil man weiß aus welchem Grund ein Verwaltungsakt mit welchem
Inhalt folgen wird. Falls es ein Verwaltungsakt ist, der einem Antrag erfolgt, hat der
Antragsteller beim Antrag die Gelegenheit zur Äußerung. Generell kann man aber nicht
vorhersehen aus welchem Grund der Antrag abgelehnt wird. Um die Vorsehbarkeit der
Verwaltung zu versichern, muss daher auch im Falle eines Verwaltungaktes, wobei ein Antrag
gestellt worden ist, ein Anhörungsverfahren versichert werden. Aber wenn in allen Fällen, wo der
Antrag abgelehnt wird, das Anhörungsverfahren versichert werden muss, kann es zu Verlust in
Bezug auf die Verwaltungseffizienz fuhren. Daher ist es angebracht, in den Fällen, bei denen
man den Grund der Ablehnung vorhersehen kann, die Anhörung ausfallen zu lassen. Durch diese
Lösung können das Rechtstaatsprinzip und die Verwaltungseffizienz in Einklang gebracht werden.
Schlüsselwörter : Verwaltungsverfahrensgesetz, Anhörung, rechtliches Gehör, Ablehnung, Antrag,
Vorhersehbark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