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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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299
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윤재왕·임철희*
contents
<제1부>
Ⅰ. 서론
Ⅱ. 반대의견: 부작위설의 이론적 빈곤
Ⅲ. 다수의견: 반법치국가적 자본이데올로기
- 위력 판단의 공식화
<제2부>
-
새로운 문제: 해석과 적용 사이의 모순
-
오래된 문제: 업무방해죄의 위헌성과
위헌적 업무방해죄 해석
- 파업의 구성요건비해당성과 형사입법
자의 오류
Ⅳ. 논증의무 위반과 법왜곡
논문투고일자 : 2015. 10. 15, 심사일자 : 2015. 11. 9, 게재확정일자 : 2015. 11. 12.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박사(교신저자). **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강사, 법학박사(주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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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발터 벤야민은 1920년에 작성한 수수께끼와도 같은 논문 ‘폭력비판을 위하
여’ 1)에서 법의 근원적 폭력성을 지적하고, 근대적 의미의 법치국가적 법 역시 법
을 제정하는 폭력과 법을 유지하는 폭력이라는 기본적 형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
한다고 말한다. 즉 물리적 폭력을 독점하여 이를 기초로 법을 제정하고 법을 유지
하는 국가 역시 그 정당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일정한 목적을 위한 수
단으로 폭력을 사용하고, 따라서 폭력 사용의 전제조건인 법의 제정과 제정된 법
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활동 역시 그 자체 폭력일 뿐이라고 한다. 이러한 벤야민의
법비판은 궁극적으로 목적-수단의 관계를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폭력, 즉
‘순수한’ 폭력과 메시아적 폭력을 통해 법을 초월하는 혁명적 세계를 구상하는 것
에서 정점에 도달한다.2)
벤야민은 이러한 혁명적 또는 유토피아적 구상을 피력하기 위해, 법치국가가 폭
력의 억제를 목적으로 구사하는 법적 폭력의 미시적 작동방식을 분석하는 맥락에
서 특히 노동자들의 파업권에 관한 서술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벤야민에 따
르면 파업은 그 자체 하나의 폭력이다. 다만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가 노동자
들의 압박에 직면하여 이 폭력이 새로운 법제정적 폭력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하
기 위해 특정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국한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합법적 폭력이
라고 한다. 하지만 국가는 노동자들의 이 예외적 폭력으로서의 파업권이 국가를
위협하는 새로운 법제정적 폭력으로 상승하여 법치국가 질서 자체를 위협하는 것
을 차단하기 위해 일정한 절차규칙에 따른 법제정적 폭력 또는 심지어 무법적 폭
력을 행사한다고 한다.3) 다시 말해 국가는 한편으로는 파업권을 인정하면서도, 다
른 한편으로는 이 권리를 억압, 통제하는 이중적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점
1) Walter Benjamin, Zur Kritik der Gewalt, in: ders., Gesammelte Schriften, Bd. II-1, 1977, S. 179-203(인용은 ders., Zur Kritik der Gewalt und andere Aufsätze. Mit einem Nachwort von Herbert Markuse, 1978에 따름). 2) W. Benjamin, ebd., S. 32ff. 이 논문에 대한 개괄적 설명으로는 Axel Honneth, “Zur Kritik der Gewalt”, in: Burkhardt Lindner(Hrsg.), Benjamin Handbuch. Leben - Werk - Wirkung, 2006, S. 193ff. 참고. 3) W. Benjamin, ebd., S. 50f., 55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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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그와 같은 이중성은 국가가 단순히 지배계급인 사용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이
데올로기적 장치에 그치지 않고, 국가 자체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폭력적 장치
(Dispositiv)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의 법적 폭력성 또
는 폭력적 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파업’과 같이 특정한 목적에 구속되지 않는
‘순수한’ 폭력의 발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벤야민의 결론이다.4)
이러한 벤야민의 구상은 혁명을 통해 탄생한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이 현실 속에
서 온전히 실현되지 못한 역사적 상황에서 제기되었고, 실제로 그 이후의 사회국
가적 발전을 미처 예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등장한 것이다. 즉 노동조합의 파업권
이 형식적 및 실질적 의미에서 하나의 기본권으로 정착하고, 다른 모든 실정법 질
서와 사법적 작용이 이러한 헌법적 기준에 따라 형성될 수 있는 역사적 잠재성을
충분히 의식하지 않았던 셈이다. 물론 사회 내의 제반 세력들 사이의 권력적 균형
관계를 관찰하는 비판사회학적 관점에서는 노동조합의 파업권을 둘러싼 법적 규율
이 여전히 사용자, 즉 지배계급 및 국가의 이익에 봉사한다는 급진적 비판이 가능
하고, 이러한 비판의 이론사적 근거로 얼마든지 벤야민을 원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외재적 비판은 적어도 노동조합의 권리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회적 법
치국가가 정착한 사회에서는 곧바로 내재적 비판으로 전환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헌법을 진지하게 고려(Taking Constitution Seriously)하는 한, 이 질서의 내재적 차
원에서 헌법으로 보장된 기본권에 대한 지속적인 수정과 변화의 가능성이 확보되
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벤야민의 이론은 - 그 철학적, 역사적 타당성과는 별개로 -
어쩌면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더 높은 설득력을 가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근로자
의 파업권은 명백히 헌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기본권임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률
의 차원에서 이 파업권을 제한하는 미시적 메커니즘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법현실주의(legal realism)나 비판법학(critical legal studies)의 관점을
수용하여 법질서의 작동을 경험적 사실이나 이데올로기로 축소시키지 않는 한, 헌
법과 법률의 규범성을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헌법 자체의 규범성을 인
정하다는 전제하에 파업권은 명백히 기본권이지만, 이 기본권의 행사를 다른 기본
권과의 관련 하에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이라는 헌법 하위의 규
4) ebd., S. 5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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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을 통해 일반적으로 제한하는 ‘법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법학의 영역
을 벗어난 체계초월적 인식뿐만 아니라, 법의 규범성을 어떤 식으로든 일단 전제
하고 법질서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체계내재적 비판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체계내재적 관점까지 취할 경우, 외재적 비판과 내재적 비판의 접합
지점에서 가장 현저하게 드러나는 불일치 또는 체계모순의 중심에는 헌법을 통해
인정된 파업권을 제한하는 형법상의 업무방해죄 구성요건과 이 구성요건을 거의
무제한적으로 해석, 적용하는 법실무가 서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논문은 일단 업무방해죄라는 형벌구성요건이 현재 우리나
라의 법현실에서 파업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 행사를 ‘반’헌법적으로 제한하는
법제정적 및 법유지적 폭력에 해당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본 논문은
벤야민과 같은 체계초월적 차원에서 행하는 비판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비판을 의식의 저변에 흐르도록 하면서 무엇보다 형법 도그마틱이라는 내재적 차
원에서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에 대한 진정해석과 및 비진정해석5)을 둘러싼 기존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파업과 업무방해죄 구
성요건과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가장 섬세한 논증을 제시하고 있는 2011년의 대법
원 판결을 비판적 논의의 직접적 대상으로 삼는다. 이 대법원 판결은 관찰자의 관
점에 따라서는 판례가 갖고 있던 기존의 ‘보수적’ 태도를 상당부분 극복한 ‘진보
적’ 판결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 논문은 이러한 정치적 관점과는 별개로 무
엇보다 도그마틱의 차원에서 판례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는 작업을 우선적인 과제
로 여긴다. 이는 물론 해당하는 문제영역이 순수한 도그마틱적 논의의 대상이라거
나 또는 도그마틱의 중립성이 가능하다는 인식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체계내재적
비판의 필요성과 한계를 충분히 의식하고 동시에 체계초월적 비판과의 접점 또는
그러한 비판의 구체화를 함께 고려하려는 의도의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 논
문이 외관상 대표적인 판례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의 판례는 단지 업
무방해죄에 관한 전반적인 논의를 위한 ‘발견술적(heuristisch)’ 기능을 할 뿐이다.
따라서 본문에서 대법원 판례의 반대의견(II)과 다수의견(III)으로 나누어 서술하는
것은 단지 이 측면에서만 의미를 가질 뿐, 그 자체 절대적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5) 진정해석과 비진정해석이라는 켈젠의 개념에 관해서는 윤재왕, 한스 켈젠의 법해석이론, 고려 법학 제74호(2014), 525, 550면 이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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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에 해당하는 IV에서는 우리 대법원 판례 전반에 걸친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논증의무의 불이행 또는 그 위반이라는 현상을 업무방해죄에 초점을 맞추어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자 한다. 끝으로 글쓴이들의 의도와는 달리 원고의 분량이 학술
지에 실리는 한편의 논문을 훨씬 상회한다는 사정 때문에 1부와 2부로 나누어 게
재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밝혀두고자 한다. 그만큼 문제의 ‘복잡성’을 보여
주는 측면이기도 하다. 1부와 2부를 나누는 기준은 어떠한 실질성도 없으며, 단지
분량을 기계적으로 나눈 것일 뿐이라는 사정도 함께 밝혀둔다.
Ⅱ 반대의견: 부작위설의 이론적 빈곤
반대의견6)은 단순히 근로자가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음으로써 근로제공을 하지
않은 ‘단순 파업’은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부작위라는 점으로부터
출발한다.7) 그러나 근로자는 ‘기업활동의 자유라는 법익’ 8)을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본다.
물론 일하지 않는 형태의 쟁의행위는 결근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출근한 이후
회사 내에서 집회를 하거나9) (근로시간외)노동을 거부하고 퇴근하거나10) 또는 사업
6)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판례공보 2011상, 864, 871면 이하. 이 글에서 단순히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이라고 언급하는 경우, 이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견들을 의미한다. 인용할 때에는 선고일자와 사건번호를 생략하고 판례공보만을 인용한다. 7) 이런 주장으로는 이미 김순태,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적용불가론 및 업무방해죄의 위헌성 - 업무방해죄의 연혁 및 적용사례에 대한 검토를 중심으로 -, 민주법학 제12호(1997), 90, 96면 이하. 같은 주장으로는 예를 들어 백원기, 쟁의행위로서 파업의 업무방해죄 성립여부에 관한 고찰, 형사판례연구 제20호, 2012, 350, 371면; 김성천, 부작위로서의 위력과 업무방해, 중앙 법학 제16집 제3호(2014. 9.), 275, 292면. 8) 반대의견(판례공보 2011상, 864, 872쪽)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라는 결과를 ‘자 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하는 위험이나 결과’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위험이라는 구성요건 결과는 위력이라는 구성요건행위의 위험성과 명확히 구별되기 어렵다. 9) 예를 들어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도2771 판결. 10) 예를 들어 대법원 1991. 1. 23. 선고 90도285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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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앞에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으려는 근로자를 설득하거나11) 회사가 요구하는 업
무 복귀 확인 신고를 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행태12)로도 실행될 수도 있다. 반대의
견이 ‘단순파업’의 개념을 매우 좁게 이해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작위와 부작위를
사실적인 측면에서 구별하는 데에 있다.13) 즉 출근하지 않는 행위는 신체적 활동
등 적극적인 행위가 없이 단지 소극적으로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은 행위로서 부
작위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태업14)이나 준법투쟁15)뿐만 아니라 쟁의행위의 일
환으로 작업장을 이탈16)하는 행위는 신체 활동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작위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양태의 쟁의행위들도 폭력을 수반하지 않으며,
단지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반대의견처럼 이와 같은
행위유형들을 작위라고 이해하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배제되기 어렵
다. 결국 근로자 측의 채무불이행을 위력에 포섭시키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의 관점
에서 부당하다는 반대의견17)은 ‘단순파업’이 부작위라는 도그마틱적 관점을 통해
뒷받침되지 않는다.18)
이와는 달리 쟁의행위에 참가하는 근로자가 기업활동의 자유19)를 보호해야 할
보호보증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파업을 부작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볼 수 없다
는 반대의견의 입장 자체는 타당하다.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근로자와 사용자는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가 상정하듯 -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
11) 예를 들어 쟁의행위에 수반되는 피케팅에 대해서는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305의 원심판결인 대구지방법원 2012. 2. 8. 선고 2011노2375 판결, 17면. 12) 예를 들어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7도6754 판결. 13) 판례공보 2011상, 864, 872면. 14) 예를 들어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1다39946 판결: “근로를 불완전하게 제공하는 형태 의 쟁의행위의 일종인 태업.” 15) ‘정시출근, 정시퇴근, 시간외 근로 거부’를 준법투쟁으로 이해하는 대법원 1991. 11. 8. 선 고 91도326 판결. 16) 예를 들어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도3450 판결. 17) 판례공보 2011상, 864, 876면. 쟁의행위가 채무불이행이라는 관점에 대한 타당한 비판은 조 경배,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해석론 및 입법론의 재검토, 민주법학 제51호(2013. 3.), 361, 381-382면. 18) 이 점에 대한 타당한 지적으로는 이근우, 노동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 성립에서 ‘전격성’ 의 의미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 대한 비판적 검토, 경원법학 제4권 제2호 (2011. 8. 31.), 201, 218면. 19) 판례공보 2011상, 864, 87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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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위해 쟁의행위를 통해 서로 맞서는 노동쟁의의 당사자이다. 두 당사자는 상대
방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침해할 수 있고, 따라서 상대방의 쟁의
행위에 맞서 위협받는 이익을 각자가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
계조정법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단체행동권이 보장되는 경우에 비로소 임금협
상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실질적 힘의 균형이 보장될 수 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20) 공격의 당사자인 근로자가 동시에 그 공격으로 위협받는 사용자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보호보증인이라고 보는 것은 모순이자 역설이다.21) 비유적으
로 말하자면 파업으로부터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의무의 주체가 파업을
깨부수는 ‘구사대’일 수는 있지만, 근로자일 수는 없다.22)
그러나 반대의견이 보호보증인의 개념과 관련해서는 내용상 실질설을 따르면
서도, 보증인지위의 발생근거와 관련해서는 형식설을 취하는 것23)은 문제가 있
다. 대법원은 법령, 법률행위, 선행행위 (…) 기타 신의성실 원칙이나 사회상규 혹
은 조리24)뿐만 아니라, 심지어 불문법25)까지도 보증인지위의 발생근거로 인정한
다. 또한 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를 사용자의 이익을 배려해야 할 의무로
이해하고, 이 의무는 근무시간 외에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졌을 경우에도 이행되어
야 한다고 본다.26) 만일 근로계약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근로계약상의 성실의
무를 부담하는 근로자는 강제근로를 거부할 권리를 일정 부분 제한하기로 합의했
다고 볼 수도 있고, 심지어 파업의 경우 근로계약에 따른 보증인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결론27)을 내릴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대법원은 “노사간에 체결된 단체협약
20) 노동쟁의(행위)의 실질적 대등과 무기대등에 관해서는 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다34331 판결 및 도재형, 직장폐쇄의 형사적 쟁점, 노동법학 제33호(2010. 3.), 163, 165면 아래 참 고. 21) 이런 취지의 견해로는 손동권, 노동쟁의행위의 가벌성에 관한 연구 - 우리나라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 일감법학 제3권(1998), 211, 221면. 22) 사용자의 쟁의행위 방해 및 폭력행위에 대한 사례는 엄진령, 자본의 사적 폭력에 의한 노동권 침탈: 실태와 근절방안, 민주법학 제48호(2012. 3.), 91, 95면 이하 참고. 23) 판례공보 2011상, 864, 873면. 24)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3도4128 판결. 25)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도3034 판결. 26) 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27) 예를 들어 김동현, 쟁의행위의 정당성 문제, 충남대학교 법학연구 제21권 제2호, 2010, 219, 25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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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에 (…) 업무상 필요가 있을 때에는 사용자인 회사가 휴일근로를 시킬 수 있도록 정
하여져 있어서, 회사가 이에 따라 관행적으로 휴일근로를 시켜왔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휴일근로를 거부”하면 그 쟁의행위가 정당하지 않다고 본
다.28) 이와 같은 형식설을 전제하게 되면 근로자가 묵묵히 열심히 일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심지어 사용자에 대하여 쟁의행위까지 하는 것은 당연히 보증인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는 무모한 결론에 도달한다.
반대의견은 근로계약에 기한 근로의무가 형법 제18조의 위험의 발생을 방지
할 의무가 아니라고 보는 근거를 ‘사적 자치’로 본다.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의무
를 부진정부작위범의 작위의무로 이해하면,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문제로 그쳐야
할 쟁의행위 문제가 결국 노동력의 제공을 형벌로 강제하는 것이 되고 만다는 것
이다.29) 이 주장은 계약위반을 범죄화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타당한 관점30)을 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일정한 작위의무가 근로계약에 기초하고 있다
든가 근로자들의 파업이 채무불이행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오로지 그 근로
계약에 따른 의무의 내용과 이 의무의 위반을 법익보호 의무 또는 그 위반으로 이
해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는 ‘단순 파업’도 - 노동력이 투
입되었다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 사용자의 업무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을 발
생시키고, 그 위험은 바로 근로제공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근로계약의 노동력 제공 의무가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만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근로자가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그
대가로 임금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이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근로계약
을 통해 오로지 자신의 생존이익을 추구하는 것일 뿐,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호하
려는 것이 아니다. 이와는 달리 형식설의 관점에 서면 근로계약 위반을 그 자체로
업무방해죄의 보증인의무의 위반으로 이해하거나 또는 신의성실 원칙, 더 나아가
28) 예를 들어 대법원 1991. 7. 9. 선고 91도1051 판결. 29) 판례공보 2011상, 864, 875면. 이에 동조하는 견해로는 도재형, 쟁의행위와 업무방해죄의 성립, 노동법학 제38호(2011. 6.), 193, 197면. 30) 이에 관해서는 울프리드 노이만, 형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회적 해석도식의 체계상대성 - 파 업과 연좌시위의 가벌성 판단, 구조와 논증으로서의 법(윤재왕 옮김, 2013), 208, 220-221 면도 참조. 채무불이행을 범죄화한 예인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제43조)의 임금체불죄 와 관련해서는 이상돈, 노동형법정책과 헌법질서, 형사정책연구 제17권 제4호(통권 제68호, 2006 겨울호), 103, 118, 124-125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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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07
사회상규 혹은 조리를 근거로 법익 보호 의무를 인정하게 될 위험31)이 배제된다고
보기 어렵다.32)
더 나아가 근로계약 그 자체가 보증인의무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은 기
업의 특수성(필수공익사업)이나 업무의 특수성(필수유지업무)을 이유로 제한될 수 없
다.33)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쟁의행위를 일정 정도 제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그
위반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제한의 근거가 기
업활동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
31) 예를 들어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도1639 판결은 ‘고객들이(가짜 상표가 새겨진 상품 을) 구매하도록 방치하여서는 아니(될 …) 근로계약상·조리상의 의무’를 백화점 근로자가 다 른 정범의 상표법 위반 범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범죄를 저지해야 할 법적 의무라고 이해 한다. 이에 따르면 사용자에 대한 “근로계약”상의 의무가 - 사용자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 운 - 소비자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안전보증인의) 보증인의무로 변질된다. 또한 상표법 위반 범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범죄의 보호법익은 소비자의 재산이 아니라 상표권 소유자의 재 산이라고 보는 것이 옳고, 위 백화점의 사용자나 근로자가 이런 재산에 대한 보호의무를 진다 고 보기 어렵다. 32) 이 점에서 다수의견을 파업을 부작위로 보면 무죄가 되기 때문에 작위로 본다는 비판은 타당 하지 않다. 이런 주장으로는 예를 들어 도재형, 업무방해죄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와 과제 - 후속 판결례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 노동법연구 제33호(2012), 433, 469면; 우희숙, 위 력업무방해죄의 ‘위력’ 개념에 대한 해석론 - 대법원 2011.3.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 체 판결을 중심으로 -, 성균관법학 제24권 제3호(2012. 9.), 451, 466면 참고. 33) 이러한 주장으로는 류문호, 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의 타당성과 정책방향 검토: 집 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에 대한 판단사례를 중심으로, 노동정책연구 제12권 제4호(2012), 99, 116-117면; 김규림/이재강, 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의 적용 가능성 - 단순한 노무 제공 거부의 사안을 중심으로 -, 저스티스 제137호(2013. 8.), 334, 364면 참고. 이와 유사 하게 손동권, 노동쟁의행위의 가벌성에 관한 연구 - 우리나라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 일 감법학 제3권(1998), 211, 222면은 쟁의행위가 “근로관계법령”을 위반한 경우와 위반하지 않은 경우를 나누어 전자의 경우에 보증인의무를 인정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 법의 금지규범에 반한 쟁의행위는 작위를 통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이 문제될 뿐이고, 이 경우 - 구성요건해당성을 인정하든 하지 않든 - 선행행위에 근거한 보증인의무는 인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금지규범은 보증인의무의 요구규범으로 변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예를 들 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제2항과 같이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할 요구규범을 위반한 경우에는 이 법이 그 자체만 으로 범죄화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1조 위반죄만 문제되지, 형법 제 314조 제1항이 문제된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요구규범의 위반은 - 쟁의행위를 하 지 말고 ‘근로’를 제공하라는 의무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 사용자의 자유를 보 호할 의무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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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법 제89조와 제90조 위반죄는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조의 입법목적
과 구별되는, 형법적 법익의 관점에서 표현한다면34) - 시민의 생명, 건강 또는 (집
단적) 자유와 같은 사회적 법익을 보호하는 것일 뿐이다. 이 부수형법의 구성요건
들에서 기업 활동의 자유는 단지 반사이익에 불과하다.35) 따라서 규범보호목적 이
론의 관점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필수유지업무 규범은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필수유지업무를 방해하는
형태와 같은 쟁의행위에 의해 창출된 위험은 업무방해죄 구성요건결과인 업무방
해가 될 수 없다. 이와는 달리 반대의견은 - 기존의 대법원 판례가 보여주듯 - 형
식적인 관점에서 인정할 수도 있는 보증인지위와 그 지위에 따른 구체적인 의무의
내용이 형법관련성을 띠고 있는지 살피지 않은 채, 단체행동권의 보호영역이나 강
제노역금지와 같은 쟁의행위 금지의 헌법적 정당성 문제로 도피하고 있다.36)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노동과 자본의 결합이라는 생산 활동을 위한 내부적 결합
관계로부터 이탈하면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라는 집단적 형태로 그 힘을 보여주
는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위의 구조적 측면에 비추어 볼 때 쟁의행위와 관련
된 근로자의 의무는 외부적 침해로부터 법익을 보호하는 보호의무가 아니라, 자신
의 행동에 의해 다른 사람의 법익을 침해하는 것을 막아야 할 안전의무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37) 이렇게 침해방향의 관점에서 쟁의행위를 바라보면, 파업뿐만 아니
34) 이를 구별하지 않는 견해로는 박성민, 업무방해죄의 해석과 쟁의행위 중 파업과의 관계, 형사 정책연구 제23권 제1호(2012), 85, 104면. 35) 이 점을 타당하게 지적하는 조경배, 쟁의행위 정당성론의 논리구조에 관한 비판과 민사면책법 리의 재정립에 관한 연구, 민주법학 제36호(2008), 149, 184면 이하 참고. 또한 헌재 2011. 12. 29. 2010헌바385 등 결정, 판례집 23-2하, 673, 690-691면도 참고. 다른 견해로는 손 동권, 노동쟁의행위의 가벌성에 관한 연구 - 우리나라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 일감법학 제3권(1998), 211, 220면; 김봉수, 쟁의행위와 형사책임 -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적용 필요 성 및 가능성에 대한 비판적 검토 -, 법학논총(전북대학교 법학연구소) 제34집 제1호(2014), 87, 101면 참고. 36) 판례공보 2011상, 864, 873면 이하 참고. 이러한 견해로는 이승욱/정인섭/도재형, 쟁의행위 의 정당성과 형법적용에 대한 연구 - 업무방해죄를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 사례와 시사점 -, 노동부 학술연구용역사업 보고서(2008.10.), 310-311면 참고. 37) 이 점에서 반대의견(판례공보 2011상, 864, 873쪽 아래)이 행위정형의 동가치성 판단을 위해 ‘근로관계’를 원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에서 행위정형(‘위력’)의 동 가치성은 쟁의행위가 작위이든 부작위이든 그 행위가 사용자에게 ‘압력을 행사’한다는 점에 있으므로, 행위정형의 동가치성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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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09
라 다른 쟁의행위 형태도 - 쟁의행위를 전체적으로 고려하든 아니면 쟁의행위의
개별 행위를 분리하여 바라보든38) - 부작위가 아니라 작위라고 보고, 쟁의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작위범 구성요건39)을 충족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반대의견
은 채무불이행과 부작위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고,40) - 대부분의 대법원 판결과 마
찬가지로 - 작위와 부작위를 적극적 행위와 소극적 행위의 관점에서 구별하는 태
도를 보인다.41) 그러나 사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 단지 출근하지 않는 형태로 -
38) 우희숙, 쟁의행위의 작위성에 관한 연구, 법학논총(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제37권 제1호 (2013), 209, 215쪽 이하에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를 대부분 요구규범의 위 반행위로 이해한다. 그러나 쟁의행위가 노동조합에 의해 주도되지 아니하거나, 일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또는 ‘부당한’ 목적을 위해 실행된 경우, 그 쟁의행위가 실행되지 않으면 노동 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를 구성하지 않으므로 이 구성요건들은 모두 금지규범을 위반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39) 박무원, 쟁의행위와 위력업무방해죄의 관계 설정에 대한 시각의 전환, 한국형법학의 전망: 심 온 김일수교수 정년기념논문집(2011), 207, 219-220면은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이 금지규범 뿐만 아니라 요구규범의 위반을 규율하고 있다고 봄으로써 형법 제314조 제1항을 일종의 의 무범으로 이해하지만, 무슨 근거로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이 어떠한 구체적 요구규범을 독자적 으로 창설한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40) 모든 채무불이행 형태의 쟁의행위를 부작위로 볼 수 있다는 견해로는 엥기쉬(Karl Engisch) 의 ‘규범화된 에너지투입설’을 들 수 있다. 이 견해에 대해서는 이석배, 형법상 이중적 의미 를 가지는 행위의 작위부작위 구별과 형사책임의 귀속, 형사법연구 제25호(2006년 여름), 55, 60면 참조. 41) 예를 들어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5235 판결은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 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보면서 작위/부작위의 구별을 소극적/적극적 행위의 구 별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은 - 반대의견이 인용하고 있는 대 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뿐만 아니라 - 다른 구성요건의 해석, 예를 들어 형 법 제347조의 해석에서도 등장한다(이에 대해서는 이석배, 묵시적 기망행위와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 비교형사법연구 제10권 제1호(2008), 203, 218면 이하 참고). 이 점에서 반대의견 이 근로자가 노동력의 제공을 거부하는 다양한 형태를 단지 소극적 근로제공의 중단이라고 서 술하고, 이 소극적 행위는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여전히 부작위로 보면서 다수의견 을 비판하는 것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한 근로자의 행위가 소극적인 부작위라 면,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그 소극적인 부작위 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그 집단성 때문에 근 로자들의 행위가 작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집단적 부작위가 상호 의사연락을 통 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작위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이를 오해하는 대법원 1991. 1. 23. 선고 90도2852 판결; 헌법재판소 1998. 7. 16. 97헌바23 결정, 판례집 10-2, 243, 257쪽; 오영근, 2011년 형법 중요 판례, 인권과정의 Vol. 424(2012), 60, 71면 참고). 왜냐하면 파 업에 참가하는 근로자들 사이의 의사연락은 오로지 근로자의 지배영역 안에 머물러 있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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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채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는 ‘단순파업’은 부작위이지만, 예를 들어 태업과 같은
채무의 불(완전)이행은 여전히 노동력을 (적게) 투입하는 신체적 활동이므로 작위라
고 보아야 한다. ‘단순파업’에 비해 업무저해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태업은 - 적어
도 반대의견이 취하고 있는 부작위설에 따르면 - 오히려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포
섭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태업을 통해 노동력이 투입되는 것이므로 그 행위는 소
극적 (부작위)행위가 아니고 적극적 (작위)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반대의견이 취하고
있는 사실적 관점은 -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을 사실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는 ‘자
연주의적’ 이론과 마찬가지로 - 일정한 구성요건에 포섭되어야 할 (부작위)행위가
(부작위범)구성요건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신체적 활동이 전혀 없는 소극적 행위도 문제의 구성요건표지를 충족하거나 개별
구성요건이 상정하고 있는 일정한 사태의 인과적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42)
그러나 ‘자연주의적’ 구별기준은 문제되는 행위가 일정한 구성요건행위로 포섭되
어야 한다는 점과 이 포섭이 구성요건행위에 대한 법률해석을, 다시 말해 형법적
판단을 전제로 한다는 점은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일정한 행위가 적극적 또
는 소극적으로 실행되었는지 여부는 작위/부작위를 구별하는 기준이 아니라, 일정
한 기준에 따라 작위/부작위를 구별한 이후에 작위를 적극적 행위로 또는 부작위
를 소극적 행위로 명명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형법적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일
정한 행위가 관련된 (작위 또는 부작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일 뿐, 일정한 행
위가 ‘자연주의적’ 의미에서 작위인지 부작위인지 여부가 아니다.43)
이와 관련하여 반대의견은 근로자 개인이 신체적 활동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
가 없이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는 채무불이행에 불과한 부작위일 뿐
이고,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집단적인 부작위
가 작위인 위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한다.44) 그러나 반대의견도 위력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렇
불과하여, 사용자에 대한 위력과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42) 이를 다르게 이해하는 이석배, 묵시적 기망행위와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 비교형사법연구 제10권 제1호(2008), 203, 217-218면도 참고. 43) 다른 견해로는 유성재,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와 위력업무방해죄, 법학논문집(중앙대학교 법 학연구원) 제34집 제3호(2010), 215, 235면 이하 참고. 44) 유사한 입장으로는 박홍규, 업무방해죄 판례의 비상식성, 영남법학 제5권 제1·2호(1999), 293, 298면 이하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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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반대의견은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고 생산을 중단시켜
가치가 창출되지 않도록 하는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이 왜 사용자에 대한 ‘압력’이
되지 않는지를 해명해야 한다.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한다고 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할 수 없으므로 위력을 행사한 것이 되지 않을 것이고, 근로
자들이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생산을 중단시켜야 비로소 사용
자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위력 행사의 존부를 결정짓는 것은 사실적 관
점에서 보는 집단성 그 자체가 아니다.45) 따라서 반대의견의 사실적인 관점에 따
라 작위/부작위를 구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더라도, 근로자들이 노동력을 투입
하지 않는 형태의 쟁의행위는 노동력의 불투입이라는 부작위를 통해 위력을 행사
하는 형태의 업무방해죄 작위범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다시 말해 부작위를
통한 작위범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반대의견 스스로 지적하고 있듯이46) 형사입법자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행위
를 폭력이나 폭행 또는 협박이 아닌, ‘위력’으로 규정한 것은 바로 근로자들이 집
단적으로 벌이는 파업이 사용자에 대한 압력수단이 된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노동을 투입하지 않는 생산이란 가능하지 않으므로 근로자들은 ‘단순파업’이라는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임금상승과 같은 쟁의행위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
다. 이 점에서 반대의견이 ‘단순파업’을 위력이 아니라고 보는 것은 근로자 투쟁
의 역사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역사적이고, 근로자 파업의 현실을 인
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47) 또한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가 원칙적으로 쟁의행위의 수단을 제한하지 않고 있는데도 단지 부작
위로 평가되는 쟁의행위 수단만이 가벌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결
코 근로자 친화적이라 할 수 없다. 이 점은 반대의견이 근로자의 쟁의행위와 업무
45) 이 점을 오해하는 하재홍,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로서의 파업과 부작위범위 성립요건 - 대법 원 2011.3.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35 호(2012), 289, 311면은 파업이 “부작위범의 공동정범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 집 단적 작위범으로 보아야 할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 근로자가 부작위범의 단독범 으로서 하던 일을 그만두는 (1인) ‘쟁의행위’를 한다고 해서 사용자에게 어떤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46) 판례공보 2011상, 864, 876면. 47) 이 점을 타당하게 지적하는 조경배,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쟁의권 - 헌법재판소 2010.4.29. 선고, 2009헌바168 결정을 중심으로 -, 민주법학 제44호(2010), 225, 232-2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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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죄의 문제를 사적 자치(단체자치)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죄의 정당성을 승인한다는 점48)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근
로자와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노동쟁의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업무방
해죄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를 파업행위에 적용함으로써
국가가 노동쟁의에 편파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49) 반대의견은 무엇보다 폭력50)
을 수반하지 않는 평화적 쟁의행위가 단체행동권의 보호영역에 속한다는 헌법 제
33조 제1항을 해석한 결론51)이 형법의 부작위범 이론을 통해서 관철될 수 없다는
점, 다시 말해 단체행동권의 헌법적 보장이라는 헌법규범은 형법에서 파업과 같은
쟁의행위를 작위로 보든 부작위로 보든 상관없이 관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
로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
Ⅲ 다수의견: 반법치국가적 자본이데올로기52)
다수의견은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
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
48) 판례공보 2011상, 864, 878면. 49) 이 점과 관련된 독일의 예는 윤재왕, 노동법과 형법 - 노동력의 형법적 보호를 둘러싼 후고 진츠하이머와 구스타프 라드브루흐의 대립과 화해 -, 노동법포럼 제11호(2013), 229, 242면 이하 참고. 50) 판례공보 2011상, 864, 871쪽은 ‘폭행·협박·강요·점거농성’등이 수반된 쟁의행위를 ‘폭 력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단순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는 업무의 중단을 가져오는 것이므 로, 개념적으로 보면 - 실제로 파업을 하던, 아니면 단체협상 과정에서 파업을 가능성을 언급 하건 - 불이익을 알리는 ‘협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견해는 예를 들어 박종희, 노동3권 의 보장의의와 내용, 고려법학 제48호(2007), 107, 115쪽: 단체행동의 “외형적 형태는 타인 에 대한 위협과 협박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또한 폭행이나 협박이 아닌 ‘강요’행위가 무엇 을 의미하는지 모호하고, 대법원이 (부분적으로) 허용된다고 보듯 점거농성 형태의 쟁의행위 가 언제나 금지되어야 할 ‘폭력적’ 행위도 아니다. 더 나아가 사용자의 위법한 쟁의행위에 대 해서는 ‘폭행’을 동반하는 쟁의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언제나 불법한 행 위인 것도 아니다. 51) 판례공보 2011상, 864, 876, 878면. 52) 여기서 사용하는 이데올로기 개념은 울프리드 노이만, 법에서 행해지는 이데올로기적 개념구 성의 전략, 구조와 논증으로서의 법(윤재왕 옮김, 2013), 71, 72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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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13
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 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한다고 본다.53)
다수의견은 한편으로는 기존의 위력 개념 -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 - 을 고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파업 시기의 전격성과 중
대한 손해의 야기라는 기준을 통해 업무방해죄 구성요건해당성이 있는 ‘집단적 노
무제공의 거부’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선별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 위력 판단의 공식화
지금까지 대법원은 노동력의 제공을 거부하는 행위의 위력성과 관련하여 ‘노무
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위력을 협박과 유사하게 이해54)
하였다. 근로자가 단결하여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압력을 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으면 생산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사용자
에게 (넓은 의미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다수의견이 사용자
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
를 위력과 연결시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55) 그리하여 사용자에게 발생
하는 ‘손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든 아니든, 그 원인이 근로자들의 파
업에 있든 경영자의 대체근로 동원의 실패에 있든 어쨌든 사용자가 그 발생을 저
지하고자 하는 모든 형태의 (경제적) 불이익56)을 의미하게 된다.57) 더 나아가 사용
53) 판례공보 2011상, 864, 868면. 54) 이와 관련해서는 국제노동기구의 보고서(International Labor Office, Case No. 1865, 2602 (Republic of Korea), 363rd Report of the Committee on Freedom of Association, March 2012, paragraphs 93, 446면)가 위력을 ‘collective threat of force’ 로 번역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를 끈다. 55)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다수의견을 비판하는 이근우, 노동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 성립에서 ‘전격성’의 의미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 대한 비판적 검토, 경원 법학 제4권 제2호(2011), 201, 216면 이하도 참고. 56) 사용자의 손해와 쟁의행위의 실효성의 관계를 지적하는 조경배, 쟁의행위 정당성론의 논리구 조에 관한 비판과 민사면책법리의 재정립에 관한 연구, 민주법학 제36호(2008), 149, 151면 참고. 57) 쟁의행위의 협박 관련성에 대해서는 임종률, 쟁의행위와 형사책임,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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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자가 이렇게 발생할지도 모를 손해를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면, 사용자는 그 손해
를 방지하거나 축소하기 위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없어, 결국 그 손해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고 손해도 더 커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쟁의행위의 예측불가
능성은 경영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파업 시기의 예측(불)가능성은 실행될(또는 실행
된) 파업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더라도 - 예를 들어 근로자들이 전면파업이 아
니라 준법투쟁이나 부분파업을 선택하는 경우 - 생산의 불확실성을 높임으로써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58)
(1) 위력과 정당성
그러나 다수의견이 위력 표지를 새롭게 해석하였거나 구체화하고 있는 것은 아
니다. 이 점은 다수의견이 쟁의행위가 원칙적으로 위력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기존의 관점을 되풀이하는 것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다수의견은 단지 쟁의행위
인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파업 시기의 전
격성과 중대한 손해 발생이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결국 다수의견은 위력 개념을
제한해석하거나 또는 분명히 한 것59)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
는 형태의 쟁의행위에 대해 업무방해죄를 제한적으로 적용하려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위력성 판단 기준이 쟁의행위의 정당성 판
단의 구조와 유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법원은 이미 쟁의
행위에 의해 사회·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가려 형사상 죄책유무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60) 또
1982, 124면; 박종희, 노동3권의 보장의의와 내용, 고려법학 제48호(2007), 107, 115면 참 고. 58)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견해로는 이근우, 노동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 성립에서 ‘전격성’ 의 의미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 대한 비판적 검토, 경원법학 제4권 제2호 (2011), 201, 217면 및 각주 14; 김영문, 쟁의행위와 업무방해죄에 관한 몇 가지 비판적 관 점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 482 전원합의체 판결과 최근 판결례를 중심으로 -, 법조 Vol. 691(2014), 223, 263면 참고. 59) 이런 주장으로는 판례공보 2011상, 864, 879쪽; ‘쟁의행위로서의 파업과 업무방해’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 보도자료(2011. 3. 17.), 4쪽. 60) 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도1855 판결; 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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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15
한 대법원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제2항 본문을 위반한 것만으로
무조건 정당성이 결여된 쟁의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노동조합이 기자회견 등을 통
하여 미리 파업시기를 공표한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로 말미암아 사용자의 사업운
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본다.61) 따라서 문제의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새로운 것은 쟁의행위와 업
무방해의 문제를 단지 쟁의행위의 정당성(위법성) 판단의 문제로 축소시켰던 이전
의 태도와는 달리, 그 정당성(위법성) 판단의 관점을 구성요건요소인 위력을 충족하
는 쟁의행위를 판단하는 업무방해죄의 적용과정에 집어넣었다는 점이다.62) 이것은
당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이 전격성을 긍정하는 이유로 직권중재에 따라
금지된 파업을 강행하였다는 사정을 제시하거나63) 대법원의 후속판결에서 쟁의행
위의 목적을 언급하는 것에서도64)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65)
그러나 쟁의행위의 정당성 판단을 업무방해죄 적용에 끌어 들이면, 무엇보다 구
성요건의 행위정향기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66) 예를 들어 ‘전후 사정과 경위’
를 고려하여 파업 시기의 전격성과 중대한 손해의 발생을 기준으로 파업의 위력성
이라는 구성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면, 파업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위 형사판결에서는 근로자들이 작업 개시 이전에 시위를 한 행위이므로 개념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쟁의행위가 될 수 없고, 이 행위는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인 위력이나 업무 방해를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업무방해의 형사상 책임을 물을 만큼 정당성”은 처음부터 문제 되지 않는다. 61) 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도4812 판결; 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4도689 판결. 62) 이에 대한 타당한 분석은 우희숙, 위력업무방해죄의 ‘위력’ 개념에 대한 해석론 - 대법원 2011.3.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 성균관법학 제24권 제3호 (2012), 451, 470-471쪽. 63) 판례공보 2011상, 864, 869쪽. 64) 예를 들어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11쪽. 이 사건에 관여한 대법관 3인 (김용덕, 신영철, 이상훈)은 이전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도4420 판결에서는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 이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적고 있다. 65) 같은 관점으로는 예를 들어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도12440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66) 이에 대한 타당한 지적은 대전지방법원 2012. 11. 8. 선고 2011노369 판결, 각급법원(제1, 2심) 판결공보 2013. 1. 10, 72, 79면 참고. 이미 헌재 1998. 7. 16. 97헌바23 결정, 판례 집 10-2, 243, 259-260면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또한 백원기, 쟁의행위로서 파업 의 업무방해죄 성립여부에 관한 고찰, 형사판례연구 제20호(2012), 350, 378면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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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직권중재에 반하거나 파업 목적이 ‘불법’이라는 근거로 사용자의 예측불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형태의 쟁의행위는 금
지규범에 반하는 것이어서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근로자가 적법하게 행위 했더
라면 회피할 수 있었을 쟁의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불)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파업 금지에 관한 규범적 기대와 같은 것이 되고 만다. 이 점은 쟁의
행위 이후에 발생한 손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쟁의행위 이후에 발생한 손해
가 쟁의행위의 정당성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 측면은 다시 쟁의행위 개시 시
점의 위력을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고, 결국 사업장의 규모나 사용자의 (쟁
의)행위67)도 쟁의행위의 정당성 및 위력의 판단을 좌우할 수도 있다. 구성요건해당
성의 판단을 둘러싼 이러한 극도의 불명확성은, 그 자체 매우 넓은 외연을 갖고 있
는 위력 개념을 구체화하기보다는 개별 사안에 대한 ‘종합적 고찰’이라는 미명하
에 판결의 예측가능성 대신 결단적 성격만을 강화하는, 대법원 특유의 방식에 기
인한다.68)
물론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 정당성 판단을 압축하여 - 제시한 두 가지 요소
를 쟁의행위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하기 위한 공식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 형태의 쟁의행위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 이전과 비교할
때 -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쟁의행위 시
기의 전격성과 그로 인한 중대한 손해의 발생은 - 모든 쟁의행위가 원칙적으로 위
력의 개념에 포섭되고, 쟁의행위가 이것만으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
다고 보는 것과 달리 - 업무방해죄의 적용범위가 좁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
나 다수의견은 바로 이 지점에서 스스로 모순되는 결론을 도출하고, 이 결론은 -
파기하지 않은 - 이전의 판결에도 배치되며,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의 후속 판결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답습하고 있다. 즉 다수의견이나 후속판결은 스스로 위력
을 판단하는 요소로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고 보지만, 사용자가 쟁의행위의 시기를 예측하였거나 실제로 알고 있
었음에도 - 그 쟁의행위의 ‘시기’가 아니라 - 쟁의행위 자체가 ‘전격적으로’ 실
67) 예를 들어 파업참가자를 대체하는 노동력을 투입하는 사안인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 도2701 판결. 68)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역시 전형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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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17
행되었다고 본다. 그 근거는 예를 들어 쟁의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파업(강행)금지 규정을 위반하였다거나 쟁의행위의 목적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이
다. 그러나 사용자가 근로자들의 쟁의행위 개시시점을 어떤 식으로든 인지하고 있
었다면, 이러한 이유들은 사용자가 근로자들에 대항하는 쟁의행위를 하거나 손해
방지조치를 취하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69) 또한 노동쟁의 당사자 사이에 그
쟁의행위 개시에 관하여 정보격차가 없으므로 이 점에서 쟁의행위가 불공정한 것
도 아니다.
이와는 달리 검찰은 전격성을 사용자가 파업시기를 미리 알 수 있었느냐는 취지
의 ‘사실적 예측가능성’뿐만 아니라 노조가 부적법한 파업에 돌입할 것을 사용자
가 과연 예측할 수 있었느냐는 ‘규범적 예측가능성’ 그리고 미리 예고한 후 파업
에 돌입하더라도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막을 수 없었는지 여부를 의미하는 ‘대비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70) 그러나 검찰이 주장하는 예측가능
성의 규범성이란 결국 쟁의행위의 (부)정당성에 대한 법적 판단과 동일한 것일 뿐
이고,71) 위력의 상대방인 사용자의 내면상태인 자유의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근로자가 정당하지 않은 쟁위행위를 하리라는 사용자의 기대는 일정한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적극적) 일반예방적 효과를 피해자인
사용자의 관점에서 서술한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통해 실
69) 이 점을 타당하게 지적하는 권두섭, 2009년 철도노조 파업에 관한 대법원 판결 검토, 헌법적 권리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의원 심상정 등 주최 철도파업 관련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한 긴급토론회 자료집(2014. 9. 2), 5, 20면 참고. 70) 김선수, 노동기본권을 무력화하는 손해배상·가압류 및 업무방해죄, 손배가압류 등 노동현안 으로 본 박근혜 정부 1년 평가와 개선방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 토론회 자료집(2014), 1, 15면에서 재인용. 또한 대검찰청/경찰청, 철도노조 파업 관련 공안대책협의회 보도자료 (2013. 12. 16), 5면 참고. 검찰의 주장과 유사한 입장으로는 김영문, 쟁의행위와 업무방해 죄에 관한 몇 가지 비판적 관점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 482 전원합의체 판결과 최근 판결례를 중심으로 -, 법조 Vol. 691(2014), 223, 263-264면 참고.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737 판결(환송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의 원 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16. 선고 2011노4032 판결, 15면에는 “파업이 작업시 간 중 기습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체 인력을 투입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는 표현이 등 장한다. 71) 예를 들어 대구지방법원 2012. 2. 8. 선고 2011노2375 판결에 나오는 검사의 항소이유 에 따르면 이 사건의 “노동조합은 이전에 법규에 반하는 파업을 강행한 적이 없어 주식회사 KEC(…)는 이 사건 불법파업에 대하여 전혀 대비하지 못하였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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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지,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을 지키기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검찰이 주장하는 대비가능성은 이전
대법원 판결에서 주장하는 ‘손해방지조치’의 가능성과 내용적으로 차이가 없지
만, 대법원은 쟁의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절차를 위반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쟁의행위를 인지한 경우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
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72) 더 나아가 노동쟁의의 당사자가 그 상대방의 손해
발생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줄 수 있도록 행동하라는 요구는 (노동)쟁의행
위의 공정성에 부합하지도 않고, 근로자들이 쟁의수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
록 하고 있는 현행법에도 배치된다.
구성요건의 행위정향 기능에 비추어 볼 때 더 심각한 문제는 중대한 손해 요소
이다. 다수의견은 어느 정도이어야 비로소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인
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물론 다수의견이 침묵하는 이유
는 그 납득할만한 - 특히 계량적인 - 기준을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손해의 발생 그 자체나 규모는 근로자의 파업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대항행위에 의
해서도 좌우되기 때문이다.73) 그러나 근로자가 그들의 행위에 대항하는 사용자의
쟁의행위를 사전에 인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손해 발생의 규모를 인지할 가능
성이 줄어들면, 그 손해발생을 회피할 수 있는 행위를 해야 할 동기도 희박해질 수
밖에 없으므로, 행위자인 근로자가 금지규범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정향할 가능
성도 적어진다. 이렇게 되면 결국 법관이 사후에 판단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손해
란 사업장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실효성 있는 파업
은 위법하고, 실효성 없는 파업만 적법하다는 노동적대적인 형사정책에 이를 것이
다.74)
72) 대법원 2000.10.13. 선고 99도4812 판결. 이 점에서 “노조법이 정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인 정을 위한 요건들이 결국은 사용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박순영,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다482 전원합의체 판결 -, 정의로운 사법. 이용훈대법원장재임기념(2011), 1006, 1014면의 주장은 잘못이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정반대로 조정전치주의를 위반하여 쟁의행위를 개시한 경우에도 파업시기가 공표되었던 점을 고려하여 예기치 않은 손해의 발생 을 부정하고,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73) 예를 들어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도2701 판결 참고. 74) 타당한 비판으로는 김진, 토론문, 민주노총/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업무방해죄. 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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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쟁의행위의 수단, 목적, 결과 그리고 위력
다수의견에서 말하는 위력 판단이 구성요건의 행위정향 기능에 충실한 것이 아
니라는 점은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선고된 판결75)에서도 드러난다. 대법원 판결
가운데에는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실시한 체육대회와 같이 쟁의행위가 아닌 사건
에 새로운 위력에 관한 법리를 적용한 경우가 있는 반면,76) 피고인이 골프장 경기
보조원들로 하여금 출장을 거부하게 한 행위의 경우에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언급
하지 않은 채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
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
로 판단”해야 한다고 종합적, 객관적 판단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77) 물론
이 후자의 판결에서 대법원은 출장거부로 인해 사용자가 입은 손해나 불이익이 입
증되지 않았거나 매우 경미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피고인의 행위는 “사정을 종
합하여 보면 (…)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자유의사를 제압·혼란
케 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78) 하지만 대법원의 종합적·객
관적 판단은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정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이어야 하는지
또는 그 위력의 정도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논
증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그 구체적 기준이 무엇인지 언급하지 않으면서 상대적
으로 경미해 보이는 행위를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보고,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정도의 위력에 포섭시키지 않을 뿐이다.
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긴급 토론회(2011. 3. 24.), 12, 14면 참고. 75) 후속 (하급심)판결에 대한 분석은 도재형, 업무방해죄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와 과제 - 후속 판결례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 노동법연구 제33호(2012), 433, 447면 이하 참고. 76)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도11102 판결. 이에 대한 타당한 지적으로는 김홍영, 평일에 실시한 노조체육대회와 업무방해죄, 노동법학 제39호(2011), 365, 366면 참고. 77)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도12440 판결. 유사한 표현으로는 “제반 사정을 종합적·실 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이 있다(예를 들어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78) 마찬가지로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737 판결(환송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을 원용하는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15108 판결(환송판 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6260 판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 적으로 파업이 이루어 졌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 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가 초래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고, 이 경우 업무방해죄를 구성할 정도 의 위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강조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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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1) 손해, 혼란 그리고 경미한 법익침해
이와 같이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이와 같은 사회적 상당성 - 특히 경
미한 법익침해 - 관점을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
로 바꾸어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즉 ‘막대한’ 또는 ‘중대한’ 손해란 그 명확한 기
준이 정립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경미하지 않은 손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소극적’ 79) 형태로 실행되고, 그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은 쟁의행위(보기: 근로자
100명 중 2명이 … 2시간 파업에 참여한 경우80))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중대한 것이 아
니라는 것이다.81) 또한 대법원은 파업의 규모 그 자체는 - 사업장의 특성상 - 작
지 않지만 실제로 방해된 업무의 내용이 경미한 경우에도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82) 그러나 손해의 중대성에 대한 판단을 - 단순히 법관의 직관
적 판단을 넘어 - 다른 사건에도 적용할만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
다. 예를 들어 2일에 걸쳐 총 11시간 동안 통상적으로 해오던 연장근로를 집단적
으로 거부하여 그 결과 수천 대에 이르는 자동차의 생산이 중단된 경우83)나 특근
거부 기간이 총 이틀 남짓에 불과하지만 조립 작업의 특성상 어느 한곳의 생산이
중단될 경우 완성차 생산공정 전체가 중단된 경우84)에는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것
으로 본 반면, 9일 동안 주·야간 작업조별 각 2시간씩, 총 28시간의 연장근무를
거부하여 월 생산계획량의 약 5%(=1,176대 ÷ 25,000대)에 불과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손해가 중대하지 않다는 것이다.85) 대법원이 이들 사안에서 중대한
79)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도12440 판결. 80)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 이와 유사한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도5961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6260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7733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5392 판결도 참고. 81) 이러한 관점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도2961 판결(“공 소외 2,3이 같은 노동조합원인 공소외 4를 대동하고 … 3시간 정도 조기 퇴근한” 행위) 참고. 82) 예를 들어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열차 56대를 10분에서 46분간 지 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3시간 남짓 동안 열차 7대가 11분에서 56분간 지연운행”) 83)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09도3972 판결. 84)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1039 판결의 원심판결인 전주지방법원 2011. 12. 30. 선 고 2011노1021 판결. 85)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505 판결. 사실관계는 이 판결의 원심판결인 수원지방법 원 2012. 6. 1. 선고 2012노942 판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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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21
손해의 발생과 업무방해죄 적용 가능성을 다르게 판단한 것은 발생한 손해의 규모
가 사업장의 규모, 업무의 특성 또는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의 수 등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위력 개념을 구성하는 것이 집단적으로 노무제
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 그 자체에 있다면, 사업장의 규모 또는 쟁의행위에 참가
한 근로자의 수와 같은 요소는 위력의 존부가 아니라 그 위력의 정도와 관련될 뿐
이다. 다시 말해 발생한 손해가 파업의 불법성을 구성한다면, 그 발생한 손해를 다
시 양적인 기준에 따라 불법의 정도를 차등화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 불법
의 차이를 불법성의 존재 여부와 같은 것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상당성
이론, 특히 경미한 법익침해 이론의 약점과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발생
한 손해의 중대성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없고, 설령 그러한
기준을 제시할지라도 언제나 자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손해의 중대성을 기준
으로 업무방해죄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개별 사례를 판단하는 법관의
주관적 손해 감수성에 좌우되고 말 것이다.86)
더 나아가 대법원이 영업수익이나 광고수익의 감소를 고려하여 중대한 손해를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대체근로에 지급한 비용87)이나 생산계획량의 차질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88)을 사용자에게 발생한 손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손해
란 그 발생 시점에서 수입과 지출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재산이 감소된 것이
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에 참
가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사용자가 파업과 생산중단을 저
지하기 위해 대체근로를 투입하고 그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 쟁의행위가
없었던 상황과 비교할 때 - 사용자의 재산은 원칙적으로 감소되지 않는다.89) 사용
86) 특히 문제가 많은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737 판결(환송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의 원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16. 선고 2011노 4032 판결, 14면 이하에서는 사용자가 대체인력을 투입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는 점 또는 고객 및 거래처에 대한 신뢰도 등 금액으로 산출하기 어려운 무형적 피해도 발생한 손해의 중 대성의 근거가 되는 사정으로 언급한다. 87)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 참고. 88)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09도3972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505 판결;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1039 판결. 89) 타당한 견해로는 도재형, 업무방해죄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와 과제 - 후속 판결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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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자가 쟁의행위 기간 중에 대체근로를 투입하여 오히려 매출실적이 향상된 경우90)
에 (중대한)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면, 대체근로를 투입하여 - 쟁의행위가 없었더라
면 유지되었을 생산 활동과 비교하여 - 통상적인 수준의 생산 활동이 이루어진 경
우에도 사용자에게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 회사의 생산 활동 자체가 중단된 것도 아니고, 장애가 발생할 것도 아니
기 때문이다.91) 또한 쟁의행위 기간 동안 생산량이 감소된 경우에 그 재고량과 수
요량92) 또는 자동차판매계약을 체결한 차량 대수 내지 출고된 차량 대수93)를 함께
고려하더라도 그 생산량의 감소 자체는 재산의 감소가 아니므로 실손해가 아니라
단지 평가손해에 불과하여 손해 자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94)
물론 이 중대한 손해라는 기준 지체의 모호함과 적용상의 불명확성을 피해가기
위해 손해 이외에 심대한 혼란을 원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95) 예를 들어 대법원
분석을 중심으로 -, 노동법연구 제33호(2012), 433, 461-462면 참고. 90)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도2701 판결. 91) 이 점에서 문제가 있는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도4083 판결: “사용자인 속초시 시설 관리공단으로 하여금 1일 평균 한시일용직 약 16명을 고용하여 피고인들의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한 사실.” 92) 다른 견해로는 도재형, 업무방해죄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와 과제 - 후속 판결례에 대한 분 석을 중심으로 -, 노동법연구 제33호(2012), 433, 460-461면. 이 경우 자동차가 실제로 판 매되면 이익이 실현되는 것이므로 그 생산차질이 계약해지 등으로 자동차 판매로 연결되지 못 한 경우에만 기대이익의 감소가 실손해에 해당된다. 더 나아가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737 판결(환송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의 원심판결인 서 울중앙지방법원 2013. 5. 16. 선고 2011노4032 판결, 14면 이하에서는 “파업 이후 연장근 무, 특근 등으로 그 손해를 일부 만회하였다거나 이 사건 파업 당시 재고물량이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손해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중대한 손해를 인정하는 사정이라고 본다. 이로써 발생한 손해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손해 발생을 확정할 수 없다는 사정을 손 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로 뒤바꾼다. 93)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도11102 판결. 94) 그밖에 (민사법상의) 손해의 개별 요소와 관련해서는 김재완, 불복종으로서의 쟁의권과 쟁의 행위, 민주법학 제55호(2014), 53, 61면 이하 참고. 95)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5면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내용을 ‘심대한 혼 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위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없는 내용 을 어떠한 이유로 추가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손해를 초래할 위험은 손해 산정의 구체 적 기준을 포기한 것에 불과하고, 결국 내용적으로 볼 때 혼란과 구별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 면 혼란과 손해 발생의 위험을 구별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결국 위 최근 판결의 동어반복에 불 과하다. 이와 유사한 표현은 이미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판례공보 2011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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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23
은 피고인들의 업무를 대행할 대체인력을 긴급히 고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등으로 그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심대한 혼란 내지 중대한 손해96)를 인정하기도
하고, “사용자측이 손해를 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아니하였고 (…) 파업에
참가한 인원이 9명에 불과하여 피해 규모가 적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2007도482
판결의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 사용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케 할
만한 세력이라고 주장하는 원심판결에 위법이 없다”고 보기도 한다.97) 이와 같은
사례에서 인정된 것은 심대한 혼란 내지 중대한 손해가 아니라 심대한 혼란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사용자의 업무가 유지되었거나 손해를 확정할 수 없다면, 중대한
손해는 유죄 판단에 독자적인 의미가 없어 굳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문
제는 심대한 혼란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무엇인가이다. 이에 대해 납득할만
한 기준이 정립되기 어렵다는 것은 위 판결 가운데 - 쟁의행위가 전격적으로 이루
어졌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 대체근로의 투입이 가능하고, 그 대체근로를 통해
회사의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심대한 혼란을 인정하는 것에서 이
미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법관이 - 특히 근로자와 쟁의행위에 대한 적대적 태도 때
문에 - 혼란, 그것도 그 정도가 심대한 혼란이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판단이 회사의 업무가 쟁의행위 이전과 마찬가지로 진행되었다
는 점, 즉 업무방해가 없다는 사실 자체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심대한 혼란의 내용이란 결국 사용자가 근로자들의 쟁의행위를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는 점과 같은 주관적 심리상태, 즉 당혹감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라는 업무방해죄의 적용 요건은 그 불명확성으
로 인해 법관의 자의적 법적용을 가능하게 할 뿐이다. 대법원의 위력에 관한 법리
가 명확하지 않으면, 하급심 법원의 법관은 그 법리를 개별 사안에 어떻게 적용해
야 할지를 두고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고, - 대법원의 종합적·객관적 판단이 보
여주듯 - 하급심 법원에서 개별 법관의 주관적인 손해 감수성에 따라 서로 다른
법적용이 가능해지며, 파업에 참가하는 근로자들은 행위정향에 큰 혼란을 겪을 수
864, 869면(“예기치 않은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초래”)에 나와 있다. 96)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도4083 판결. 97)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 원심판결인 대구지방법원 2011. 5. 17. 선고 2010노3030 판결, 20면 및 각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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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이 이러한 사안들을 판단할 때 시민과 국민의 일상
생활에 끼칠 수 있는 심대한 지장이라는, 구성요건 및 그 해석과는 무관한 요소까
지 언급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98)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점은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라는 업무방해죄 적용
요건이 다수의견이 언급한 단체행동권의 헌법적 보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
실이다. 근로자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 것이 헌법 제33조 제1항의 보호영역에
속하는 한,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단체행동권 행사의 결과는 단지 - 객관적 귀속이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 허용된
위험이 실현된 결과에 불과하다. 헌법의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은 그 기
본권의 행사가 단지 경미한 법익침해를 야기할 뿐이기 때문에 기본권의 보호영역
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달리 대법원이 말하는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
해는 개별 사업장의 규모(예컨대 필수공익사업장99)) 또는 쟁의행위의 발생양태(예컨대
개별 기업 단위가 아니라 산별단위의 쟁의행위100))에 따라 단체행동권의 보호영역을 서로
다르게 판단하는 결과에 이르고 만다. 다시 말해 사회적 상당성, 특히 경미한 법익
침해 원칙은 - 이 원칙이 최소한 결과적으로 근로자 친화적인 형사정책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더라도 -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해 헌법적 가치를 갖는 단체
행동권의 보호영역을 구체적 법적용 과정에서 실현하는 데에 적합한 (형)법이론이
아니다.
2) 시기의 전격성과 예측가능성
다수의견이 말하는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의 발생이 근로자들의 파업 이
후에 진행되고, 행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우연적 - 특히 사용자가 쟁의행위에 대
항하여 대체근로를 투입하거나 신규채용을 실시하는 등의 대항행위와 같은 - 요
소에 좌우되는 것과 달리, 쟁의행위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
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적용 요건은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는 근로자들
의 의사결정, 바꿔 말해 자신들의 행위가 파업금지규범에 지향되도록 결정하는 데
98)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도4083 판결;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 468 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 99)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 100)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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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업 개시의 전격성이란 사용자의 관점에서 볼 때
노동쟁의의 상대방인 근로자들이 그 쟁의행위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때
에 갑자기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전격적으로 개시된 파업을 기습적 파업행위라고
바꾸어 말하는 대법원 판결101)도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
의체 판결 이전에 선고된 판결에서 언급된 기자회견102)과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이
‘지부쟁대위소식’을 통해 연장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하였고,
사용자가 이 선언을 즉시 파악하여 알고 있었으며, 불법파업(잔업거부)을 즉각 철회
할 것을 요청하며 이를 강행할 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위협하여 파업
을 막으려고 한 사안에서 전격성을 부정한 원심판결에 위법이 없다고 본다.103) 또
한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조정법 제41조 제1항 제1문 또는 제45조가 규정하는 쟁
의행위의 (개시)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104)나 단체협약이 정한 절차에 합치하지
않는 경우105)에는 전격성을 인정하는 것은 쟁의행위 ‘시기’의 전격성을 요구하는
다수의견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마지막 두 개의 대법원 판결은 전격성을 판단할 때 쟁의행위가 사용
자의 근무지 조정과 같은 사용자의 인사·경영권과 관련된 사항을 쟁의행위 목적
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또는 ‘미쇠고기 재협상 및 산별 중
앙교섭 쟁취’와 같이 사용자에게 처분권한이 없는 목적을 언급한다는 점106)이 문
101)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 이 표현은 원래 원심판결인 대구지방법원 2011. 5. 17. 선고 2010노3030 판결. 102) 대법원 2000.10.13. 선고 99도4812 판결. 103) 수원지방법원 2012. 6. 1. 선고 2012노942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505 판결. 104)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도4083 판결. 105)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 106)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 및 그 원심판결인 대구지방법원 2011. 5. 17. 선고 2010노3030 판결, 17면 및 20면은 ‘미쇠고기 재협상 및 산별 중앙교 섭 쟁취’와 같은 쟁의행위의 목적을 불법한 것으로 보는데, 쟁의행위가 ‘사용자 측에 단체 협약상 보장되는 조합원 교육시간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후 그 교육시간에 이루어진’ 행위와 관련해서는 그 목적을 언급하지 않고, 절차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그 목적을 전격성 판단의 요소로 언급한다. 전자의 판결처럼 절차 위반이 없는 경우로는 수원지방법원 2011. 8. 18. 선고 2011노883 판결에 위법이 없다고 본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도11537 판결이 있고, 후자의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는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09도3972 판 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15108 판결(환송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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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다. 즉 앞의 판결은 다른 절차 규정의 위반이 있는 경우에 굳이 목적을 언급하
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 목적을 아예 설시에서 빼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고, 뒤의 판결에서는 쟁의행위의 (불법한) 목적이 쟁의행위의 전격성 판단에 어
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모호하다.107) 더 나아가 대법원은 쟁의행위의 규모가 작아
중대한 손해를 부정하는 판결 사안에서는 위력 판단에서 불법한 쟁의행위의 목적
을 언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쟁의행위의 전격성에 대한 판단과도 구분하지 않
는다.108) 급기야 대법원은 쟁의행위가 절차 규정을 준수하여 개시된 경우에도 오
로지 그 쟁의행위의 목적을 근거로 그 행위의 전격성을 인정하면서, “비록 그 일
정이 예고되거나 알려지고 필수유지업무 근무 근로자가 참가하지 아니하였다고 달
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109) 다시 말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쟁의행위의 목적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후속 판결에서는 - 절차 위반
이외에 - 목적까지 고려한 것도 있고, 목적만으로도 쟁의행위의 전격성을 긍정하
는 것도 있다. 후자에 해당하는 판결들은 대법원이 유급 노조 전임자의 유지를 목
적으로 한 쟁의행위를 전격적 쟁의행위로 보지 않은 원심판결에 위법이 없다고 본
판결110)이나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111)
2009도6260 판결): “총파업의 경위와 그 방법의 기습성”;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 도17422 판결이 있다. 107) 이런 모호함에 대해서는 이미 전형배, 단순파업과 위력업무방해죄. 대법원 2011. 3. 17. 선 고 2007도482 판결, 노사저널 846호(2011. 5), 39, 44면 참고. 108)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5961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6260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7733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도3566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5392 판결 참고. 최근 판결로는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 결, 7면의 ‘안전운행투쟁’ 부분 참고. 이와는 달리 - 위 판결 가운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6260 판결을 다룬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15108 판결(환송판 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6260 판결)은 “총파업의 경위와 그 방법의 기습성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고 하여 전격성과 손해의 중대성을 구분하여 판단하고 있다. 109) 예를 들어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11-12면. 이 판결과 문구까지 상당 부분 동일한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도 참조. 110)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305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505 판 결. 111) 이러한 주장으로는 예를 들어 김선수, 노동기본권을 무력화하는 손해배상·가압류 및 업무 방해죄, 손배가압류 등 노동현안으로 본 박근혜 정부 1년 평가와 개선방향, 경제정의실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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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순을 비판하는 견해는 쟁의행위의 목적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가 아
니라, 단지 (규범적) 기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사정112)과 관련될 수 있을 뿐이라
는 점에서 타당하기는 하다.113) 부당한 쟁의행위의 목적, 즉 정부정책이나 입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정치파업의 목적 또는 경영권에 개입하려는 목적은 단체교
섭 과정이나 근로자의 기자회견과 같은 근로자들의 행동을 통해 사용자가 쟁의행
위의 목적을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인식할 수도 있다.114) 따라서 쟁
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경우에 사용자가 그 부당한 목적을 위하여 (쟁의행위를) 실
제로 강행하리라고 예측할 수 없었다고 평가하는 것115)은 - 사용자가 그 목적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였는지 또는 실제로 인식하였는지에 관계없이 - 그저 ‘부당
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실행한 쟁의행위는 ‘부당’하다는 법관의 (위법성에 대한) 평
민연합 주최 토론회 자료집(2014), 1, 15면; 권두섭, 2009년 철도노조 파업에 관한 대법원 판결 검토, 헌법적 권리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의원 심상정 등 주최 철도파업 관련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한 긴급토론회 자료집(2014. 9. 2), 5, 36면 이하 참 고. 112) 예를 들어 타임오프제도의 실시에 즈음하여 유급노조전임자의 유지를 목적으로 한 쟁의행위 와 관련한 항소심 판결에서 검사는 항소이유로 노동조합이 “이전에 법규에 반하는 파업을 강 행한 적이 없어 (사용자가) 불법파업에 대하여 전혀 대비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그 쟁의행위가 전격적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대구지방법원 2012. 2. 8. 선고 2011노2375 판결, 3면 참고). 113) 이 견해는 쟁의행위의 목적(만)으로 그 전격성을 판단하면,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전 격성이라는 기준을 통해 업무방해죄의 적용 범위를 좁히려고 했던 취지에 반한다는 점, 다 시 말해 쟁의행위의 목적은 전격성 판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거나 그 목적만으로 전격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전제한다. 그러나 “노조법이 정한 쟁의행위의 정당 성 인정을 위한 요건들이 결국은 사용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 다”는 주장(박순영,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법 원 2011. 3. 17. 선고 2007다482 전원합의체 판결 -, 정의로운 사법. 이용훈대법원장재임 기념, 2011, 1006, 1014면)을 고려하면,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이 말하는 구성요건해 당성 단계의 전격성 판단은 이전 판결에서 공식처럼 사용되는 정당성(위법성) 판단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쟁의행위가 아닌 사례를 다루는 업무방해죄 판결에 서 대법원은 ‘종합적’ 고찰이라는 이름으로 행위자의 목적을 고려한다. 114) 예를 들어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305 판결의 제1심 판결인 대구지방법원 김천 지원 2001. 6. 22. 선고 2010고단1403 등 판결, 30면; 권두섭, 2009년 철도노조 파업에 관한 대법원 판결 검토, 헌법적 권리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의원 심상 정 등 주최 철도파업 관련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한 긴급토론회 자료집(2014. 9. 2), 5, 27 면 이하 참고. 115)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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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 같은 내용일 뿐이다.116) 이와 같이 쟁의행위의 정당성(또는 위법성) 판단의 요
소였던 부당한 목적을 구성요건해당성 판단에서 고려하면, 부당한 목적의 쟁의행
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바로 그 목적 때문에 정당화되지도 않는
다는 식117)으로 구성요건해당성 판단과 위법성 판단 사이에 내용상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된다. 이것은 이미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이 이 사건에서 직권중재회부
결정이 있는 경우에 쟁의행위가 금지됨에도 불구하고 그 쟁의행위를 강행하였다
는 점 때문에 그 쟁의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따라서 구성요건
해당성이 있는 쟁의행위는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미 알 수
있다.118)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의 (실제) 내면상태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부당한 목적이
구성요건해당성 판단에서 고려되면,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통해 일정한 목적을
이루려고 마음먹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
란케 할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한다는, 다시 말해 내심의 행위목표 때문에 그 자체로
효력을 갖는 목표달성의 수단이 된다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에 도달하지 않
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쟁의행위의 업무방해
죄 구성요건해당성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추구하는 목적이 부당하다는 평가로 환
원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대법원이 말하는 평가가 쟁의행위와 위력 행사의 상대
방인 사용자, 즉 ‘피해자’의 관점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왜 그리고 어떻게 행위자
의 주관적 목적이 피해자의 자유의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지 않는(또는 못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 여기서는 집단적으로 노동력 투
입을 거부하는 것이 -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생산관계로부터 이탈하여 회사의 생산 활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 자체에 있는
116) 타당한 비판으로는 김선수, 노동기본권을 무력화하는 손해배상·가압류 및 업무방해죄, 손 배가압류 등 노동현안으로 본 박근혜 정부 1년 평가와 개선방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 최 토론회 자료집(2014, 1), 15-16면 참고. 117) 예를 들어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17422 판결, 5면; 대구지방법원 2011. 5. 17. 선고 2010노3030 판결, 20면. 회사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을 관철하려는 목적이 위법성과 관련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도4420 판결도 참조. 118) 판례공보 2011상, 864, 869면 및 871면. 이 동어반복을 타당하게 비판하는 견해로는 우희 숙, 위력업무방해죄의 ‘위력’ 개념에 대한 해석론 - 대법원 2011.3.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 성균관법학 제24권 제3호(2012), 451, 462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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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29
것이지,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음으로써 달성하려는 목적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즉 근로자가 단결하여 사용자에게 그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한 것은 쟁의행
위라는 수단에 기초한 것이지, 그 쟁의행위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때문이 아니
다. 오히려 ‘부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행되는 쟁의행위는 바로 그 목적 때
문에 사용자에 대한 압력행사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산 쇠
고기 수입반대’, ‘한미FTA 체결 저지’, ‘언론관련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저지’와
같은 목적119)은 사용자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전혀 아니므로, 처음부터 사용자
의 의사결정과 자유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실력행사의 대상인 국가기관은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이 상정하고 있는 피해자120)가 아니다.121) 이 경우 사용자는
오히려 그 ‘부당한’ 목적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몰아붙이면서 공안기관
을 동원하여 그 ‘불법파업’을 제압할 수 있고,122) 손해배상청구 및 가압류 소송을
119) 각각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6260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09도 3972 판결;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17422 판결 참고. 120) 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 참고. 121) 이러한 이유에서 정치파업이나 동조파업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다른 견해로는 대전지방법원 2012. 11. 8. 선고 2011노369 판결, 각급법원(제1, 2심) 판결공보(2013. 1. 10.), 72, 79면; 우희숙, 위력업무방해죄의 ‘위력’ 개념에 대한 해석론 - 대법원 2011.3.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 성균관법학 제24권 제3호(2012), 451, 460면; 정치파업의 새로운 범죄화 주장으로는 이상돈, 노동형법정책과 헌법질서, 형사정책연구 제17권 제4호(2006), 103, 125면 참고). 이는 구속근로자에 대한 구형량에 대한 항의와 석방촉구를 목적으로 한 근로자들의 집단조퇴, 월차휴가신청에 의한 결근과 같이 쟁의행위가 아닌 행위(대법원 1991. 1. 23. 선고 90도2852 판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모든 업무방해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 라, (사용자에 대한) 위력으로 (사용자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만을 범죄구성요건화하고 있다 (방해받은 업무가 없다고 보는 견해로는 김순태, 업무방해죄 소고 -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 민주법학 제5호(1992), 33, 53면 참고). 또한 근로자가 이러한 형태의 파업을 통해 사용자 의 의사결정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나 구성요건적 고의도 부정 해야 하고, (불가벌인) 불능미수도 성립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한국경영자총 협회, 동정파업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 2000, 31면이 “노동조합이 그 사용자에게 직접적이 고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정치파업이나 동정파업으 로 사용자에게 일정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거나 이러한 형태의 파업이 헌법 또는 노동법에 따를 때 정당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업무방해죄 구성요건해당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122) 예를 들어 대검찰청/경찰청, 철도노조 파업 관련 공안대책협의회 개최, 2013. 12. 16. 보 도자료, 4-5면; 경영자총협회, 동정파업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2000), 32면(“공권력 투입 요구”). 또한 International Labor Office, Case No. 2602 (Republic of Korea), 363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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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제기하여 도리어 근로자를 압박할 수도 있어, 이 ‘부당한’ 목적의 쟁의행위가 ‘위
력’을 갖는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3) 원칙적 금지와 예외적 허용
대법원은 당해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된 보도자료에서 “위법한 쟁의행위로서
의 파업의 경우 만연히 업무방해죄로 처벌하여 오던 종래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파업이 위에서 제시한 위력의 개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
업무방해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자평한다.123) 이
보도자료는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 자체와 후속 판결에서 드러나는 모호함과 모
순이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즉 다수의
견이 기존의 위력 개념 및 쟁의행위의 위력성에 대한 관점을 포기하지 않고 그 판
결의 첫머리에 언급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면, 다수의견이 말하는 새로운 위력
개념은 위 보도자료에 언급된 위법성 판단과 같은 것처럼 보인다. 다수의견은 실
제로는 쟁의행위가 - 최소한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조정법의 행위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기초로 - 위법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면서,124) 이 결과를 단지 쟁
의행위가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요소인 위력에 포섭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125)
이 점은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한 평석에서도 드러난다. 즉 “노조법이 정한 쟁
의행위의 정당성 인정을 위한 요건들이 결국은 사용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
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사정까지 감안하면,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갖
춘 단순 파업은 (…)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게 될 것
Report of the Committee on Freedom of Association, March 2012, paragraph 446: “risks of abuse of judicial procedure on grounds of ‘obstruction of business’”도 참 고. 123) 대법원, ‘쟁의행위로서의 파업과 업무방해’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 보도자료 (2011. 3. 17), 4면. 124) 이러한 추측과 관련해서는 판례공보 2011상, 864, 874면도 참조. 125) 타당한 비판으로는 조경배, 한국의 쟁의행위와 책임, 쟁의행위와 책임(한국노동법학회·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연구소 주최 2014년 국제학술회의 자료집), 2014, 125, 141면 참 고. 이와 같은 비판적 시각을 ‘커다란 오류’라고 보는 이호중, 철도파업과 업무방해죄, 철 도노조파업의 정당성 등에 관한 토론회 자료집, 2013 (http://www.hopesumi.com/ wp/?p=2322), 12면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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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31
이다”라고 한다.126) 그렇기 때문에 반대의견도 직권중재회부 결정과 쟁의행위 금
지를 위반한 쟁의행위가 -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
라 - 사용자로서는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본 다수의견에 따를 때 쟁의행위로서의 정
당성 요건을 흠결한 때에는 전격성이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를 거의 상정하
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대입장을 취하는 것이다.127) 마지막으로 대법원이 쟁의행위
가 조정전치의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정당성이 결
여된 쟁의행위라고 볼 것이 아니고,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가려 형사상 죄책 유무를 판단128)
해야 한다고 본 것에서, 형사상 죄책 유무를 정당성/위법성이 아니라 구성요건해
당성으로 바꿔 읽으면, 바로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과 똑같은 결론에 도달한
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쟁의행위와 위력에 관한 법리는 전원합의체 판결 이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으로 변한 게 아무 것도 없다.129) 노동조합의 기자회견을 근
거로 조정전치주의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한 99도4812 판결과 비교
하면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더 불리하게 변경된 셈이다.130)
126) 박순영,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다482 전원합의체 판결 -, 정의로운 사법. 이용훈대법원장재임기념(2011), 1006, 1014면. 127) 판례공보 2011상, 864, 879면. 다수의견 스스로도 이 사건의 파업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 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기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본다(판례공보 2011상, 864, 871면 참고, 강조는 필자). 128) 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도4812 판결. 129) 대법원의 후속판결 가운데 (부분)무죄 취지의 판결은 쟁의행의의 규모와 손해와 관련되어 있 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전에는 결국 무죄 취지의 부분까지도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을 것이므로, 이 한도 내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를 인정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경미한 손해를 근거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부정하는 것은 단지 대법원이 말하는 사회통념으로도 해결할 수 있으므로(예를 들어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도12440 판 결), 이 한도 내에서는 전원합의체 결정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더 나아 가 대법원이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본 것(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1도16718 판결)과 비 교해 보면, 다수의견이 말하는 ‘예기치 않은 중대한 손해’란 위 판결의 ‘특별한 사정’에 상 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130) 이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737 판결(환송판결: 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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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따라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근로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더욱 충실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주장은 단
지 - 대법원 스스로 만들어 낸131) -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새로운 구성요건해당성 판단 기준과 기존의 위법성 판단 기준이 본질적
으로 같다면, 쟁의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보거나 단
지 위법성이 배제된다는 것 사이에 아무런 실질적 차이가 없고,132) 전원합의체 판
결에도 불구하고 내용상 변화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쟁의행위는 사용자의 사업계
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제한된 경우에 한
정하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그 평가의 기준이 그
이전의 정당성 판단의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 이전의 견해인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기만은 헌법재판소가 구체적
사안에서 쟁의행위가 목적·방법·절차상의 내재적 한계를 일탈하여 (업무방해죄
에) 의하여 처벌될 수 있는지 여부는 법원이 쟁의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
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보면서도, 그 단체행동권의 보호영역에 속하는 쟁의행위를
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의 원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16. 선고 2011노4032 판결, 12면 참고: “이 사건 파업이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예고된 것이기 는 하나, 정치적 파업으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더구나 대부분 단체협약상의 절 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13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에 가담했던 대법관들 가운데 쟁의행위의 전격성을 판단하 면서 목적을 언급하거나 오로지 목적만으로 쟁의행위의 전격성을 인정하는 견해를 취한 경 우로는 예를 들어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김능환, 민일영, 안대희),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09도3972판결(민일영, 신영철),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신영철),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17422 판결(양창수),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 (민일영)을 들 수 있다. 이와 달리 전원합의체 판결 에서 반대의견에 가담했던 대법관 이인복은 위 후속 판결들 가운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045 판결과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4654 판결에서 다른 대법관 과 같은 견해를 취하였다. 마지막으로 부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쟁의행위이지만 그 손해 가 경미하다고 보면서 전격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후속 판결에는 전원합의체 판결 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에 가담했던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132) 이와 관련된 타당한 비판으로는 김기덕,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와 노동기본권 침해 실태 및 개선방안, 국가인권위원회, 업무방해죄와 노동인권 정책토론회 자료집, 2010, 3, 44면 이하; 조경배,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쟁의권 - 헌법재판소 2010.4.29. 선고, 2009헌바168 결정을 중심으로 -, 민주법학 제44호(2010), 225, 229면 이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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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33
노동법상 요건을 갖추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행위로 이해하는 것133)에서도 이
미 나타난 바 있다. 즉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의 보호영역이 노동법에 따라 결정된
다면, 그러한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든지 아니면
단지 위법성만이 배제된다고 보든지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에 아무런 차이
가 없고, 하나의 범죄체계론 안에서 서로 다른 이론구성을 하는 것(또는 완전히 다른
범죄체계론을 따르는 것) 때문에 - 헌법재판소 결정이 주장하는 것처럼 - 헌법상 기
본권의 보호영역이 하위 법률을 통해 지나치게 축소되는 것도 아니다.134)
물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는 - 그 헌법합치성
을 일단 전제하면135) -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 이유는 쟁의행위의 예측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규범이론적 근거에
서 그렇다. 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쟁의행위에 관한 금지나 요구를 내
용으로 하는 행위규범을 일차적으로 규율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규
율하는 행위규범은 쟁의행위로 나아가는 근로자들이 그 규범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향시키도록 조종하는 기능을 한다. 업무방해죄를 쟁의행위에 적
용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규율하는 행위규범을 전제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을 준수하는 행위가 형
133) 헌재 2010. 4. 29. 2009헌바168 결정, 판례집 22-1하, 74, 83면. 이 관점에 대한 타당한 비판으로는 정영화, 헌법상 단체행동권과 업무방해죄 법리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비판(대법 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세계헌법연구 제17권 2호(2011), 269, 278면 참고. 134) 다른 견해로는 헌재 2010. 4. 29. 2009헌바168 결정, 판례집 22-1하, 74, 83면. 135) 예를 들어 쟁의행위에 관한 노동조합 조합원의 찬반 투표를 다룬 대법원 2001. 10. 25. 선 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노동조 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노동조합과 그 구성원인 근로자들의 문제이므 로, 국가가 이런 의사형성 방식에 개입하는 것이 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라는 점을 망각한 것이다. 이 판결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 제1문에 대 한 타당한 비판으로는 예를 들어 이달휴, 업무방해죄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을 위반한 쟁의행위, 비교형사법연구 제4권 제1호(2002), 553, 561면 이하; 정진경, 쟁의행위의 절차적 정당성과 업무방해죄 -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중 심으로 -, 저스티스 통권 제72호(2003), 201, 224면 이하; 김기덕, 제정노동쟁의조정법상 쟁의행위규제에 대한 이해 - 국회 제정심의 내용, 그리고 현행법과의 비교검토를 중심으로 -, 민주법학 제34호(2007), 265, 282면 이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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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법의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136) 대법원은
이러한 형법의 노동법종속성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까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
해당성 판단에 연결시키지 않고, 위법성(정당성) 판단에서 고려하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의 쟁의행위 개념이 업무저해성을 그 요소로 하고 있
다는 점으로부터 쟁의행위가 당연히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고,
단지 그 쟁의행위가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인 경우에 위법성이 조
각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대법원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
(금지규범 또는 요구규범)을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에 (개념적으로) 해당하는 쟁의행위
를 정당화하는 허용규범137)으로 변용하고,138) 구성요건해당성과 위법성 사이의 범
주적 차이를 오해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위법성 단계에서 쟁의행위가 허용규범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
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을 위반하였다는 점에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판
단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법원이 말하는 주체, 목적, 시기·절차, 수단·방법
의 정당성 요건을 모두 충족한 위법하지 않은 행위란 실제로는 노동조합 및 노동
관계조정법이 규율하는 행위규범을 위반하지 않은 행위가 된다.
따라서 전원합의체 판결이 어떤 새로운 법리를 정립한 것으로 보려면, 특히 법
리가 쟁의행위와 업무방해죄의 문제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호하는 단체행동권으로부터 이끌어 낸 것으로 보
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인정을 위한 요건들
이 사용자의 예측가능성의 근거가 되고,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을 갖춘 파업만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배제된다고 볼 것139)이 아니라, 노동조합 및 노동
136) 이에 대한 지적은 울프리드 노이만, 형법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회적 해석도식의 체계상대성 - 파업과 연좌시위의 가벌성 판단, 구조와 논증으로서의 법(윤재왕 옮김, 2013), 208, 218 면 참고. 137) 행위규범과 허용규범에 대해서는 김일수, 근로자의 쟁의행위와 업무방해죄, 고려법학 제36 호 (2001), 1, 22면 참고. 138) 같은 취지에 기초한 타당한 비판으로는 조경배,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쟁의권 - 헌법재판소 2010.4.29. 선고, 2009헌바168 결정을 중심으로 -, 민주법학 제44호(2010), 225, 237면 참고. 139) 이러한 경향으로는 박순영,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다482 전원합의체 판결 -, 정의로운 사법. 이용훈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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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을 위반한 쟁의행위라 할지라도 원칙적으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는 것이어야 한다.140) 예를 들어 내용적으로 볼 때 조정전
치주의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기자회견을 언급한 99도4812
판결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럴 때에만 쟁의행위의 예측가능성 판단이 쟁의행
위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 위반성과 분리되면서, 형법의 보충
성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141) 그렇지 않으면 형사입법자가 그 불법의 정도
를 서로 다르게 평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를 충족하는 다양한 형
태의 쟁의행위가 모두 일률적으로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는 결과에 도달한다.142)
이렇게 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행위규범을 위반한 행위 자체를 이미
범죄화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을 위반한 행위를
그 자체만으로 다시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행위의 불법을 이중으로 평
가하게 된다. 따라서 쟁의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 이외에 업무
방해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쟁의행위가 개별 노동조합 및 노동
관계조정법 위반죄의 불법을 초과하는 불법의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하고, 이 불법
의 요소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유형화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
한 중대한 불법이 무엇인지 해명하지 않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
8호 쟁의행위의 개념을 기초로 모든 쟁의행위가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
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서, 그것만으로 구성요건해당성을 긍정한다.
장재임기념(2011), 1006, 1014면 참고. 140) 이러한 해석으로는 예를 들어 도재형, 업무방해죄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와 과제 - 후속 판 결례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 노동법연구 제33호(2012), 433, 444면 이하 참고. 141) 김영문, 쟁의행위와 업무방해죄에 관한 몇 가지 비판적 관점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 482 전원합의체 판결과 최근 판결례를 중심으로 -, 법조 Vol. 691(2014), 223, 250-251면에서는 형법의 보충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 가 모든 쟁의행위를 범죄화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한도 내에서 - 특히 부당한 목적을 위해 실행된 쟁의행위에 대하여 - 업무방해죄가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형법의 보충성의 관점에서 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자체가 범죄화하지 않은 쟁의행위는 - 노동법의 관점에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 형사입법자가 그러한 행위의 당벌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형법의 보충성과 의심스러울 때에는 자유(in dubio pro libertate)의 원칙에 합당할 것이다. 142) 이 관점에 대한 타당한 비판으로는 김봉수, 쟁의행위와 형사책임 -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적 용 필요성 및 가능성에 대한 비판적 검토 -, 법학논총(전북대학교 법학연구소) 제34집 제1 호(2014), 4, 87, 99면 이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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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다수의견은 이러한 관점을 변경했다고 선언하지만, ‘전격성’ 개념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행위규범과 관련될 뿐이어서, 그 규범의 위반을 넘어서는 불법
을 담고 있지 않다. 이와는 달리 손해의 중대성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
반죄의 불법을 초과하는 (결과)불법의 근거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중대성은 결국
경미한 손해를 배제하는 역할만을 할 뿐이므로, 불법을 높게 설정함으로써 업무방
해죄를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기능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주제어 : 쟁의행위, 노동력 제공 거부, 파업권, 위력, 업무방해죄, 단결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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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왕·임철희_업무방해와 파업방해(I)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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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노동법포럼 제16호(2015. 11.)
The obstruction of business and the obstruction of strikes (I)
Yoon, Zai-Wang · Yim, Chul Hee
The Supreme Court (17 March 2011, 2007do482) have revised the former opinion
of the punishability of the collective refusal to work, but still hold the view: if a strike
were “committed abruptly at a time unpredictable to the employer causing serious
confusion or material damage”, then strikers would be charged with the “obstruction
of business” under article 314 (1) of criminal code. In this paper I try to show that this
revised opinion of the Supreme Court is still unconstitutional and anticonstitutional. A
strike can only exercise force over the employer if it has already disrupted a business
operation. Therefore a strike can not be an exercise of force which shall disrupt a
business operation. The assertion, a strike is criminal, is based on a slurring of the
two constituent elements of the criminal obstruction of business, scilicet the exercise
of force and the interference with business operation. This violates the principle
rule of clarity. The Supreme Court’s view is also anticonstitutional due to the lack
of consideration that the article 33 (1) of constitution guarantees the free choice of
mediums of industrial action and that material damages to the employer is a criminal
irrelevant risk.
Key Words : industrial action, refusal of work, right to strike, force, crime of
obstruction of business, infringe on the freedom of association
principles.